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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나코 스테파니 공주 연하 곡예사와 재혼

    |제네바 AFP 연합|스테파니(사진 위·38) 모나코 공주가 9살 연하인 포르투갈 출신의 서커스 곡예사와 지난 12일 스위스 제네바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모나코 왕실 소식통들이 16일 밝혔다. 스테파니 공주의 새 남편이 된 곡예사 아단스 로페스 페레스(사진 아래)는 17일 스위스 타블로이드 신문 ‘블릭’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둘은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다.스테파니와 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블릭의 보도에 따르면 페레스는 결혼식을 마친 뒤 서커스단에 합류,공연한 다음 스테파니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하루 숙박비가 6000스위스프랑(약 390만원)이나 되는 한 호반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첫날밤’을 지냈다.블릭은 또 이날 결혼식은 신랑,신부와 스테파니의 세 자녀,그리고 그의 법률대리인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졌다고 덧붙였다. 스테파니는 경호원 출신 다니엘 뒤크뤼와 결혼,두 자녀를 두었으나 지난 1996년 뒤크뤼가 벨기에 스트리퍼와 함께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혼했고 신원을밝히지 않은 남성의 아이도 낳았다.
  • ‘영원의 황야’로 떠난 찰스 브론슨

    ‘황야의 7인’의 할리우드 액션스타 찰스 브론슨(사진)이 영면의 길을 떠났다.브론슨의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세다스 시나이병원에서 브론슨이 폐렴으로 숨졌다고 밝혔다.81세. 찌푸린 미간에 굵게 파인 주름을 트레이드 마크로 1970년대 은막을 누볐던 그는 40대 이상의 남성팬들에겐 지금도 ‘콧수염 카리스마’로 각인돼 있다.국내에 그가 처음 알려진 것은 1968년 알랭 들롱과 호흡을 맞춘 ‘아듀,라미’가 소개되면서부터.이후 ‘데스 위시’ 등에서 카리스마 연기와 선굵은 액션을 선보여 팬층을 꾸준히 넓혀갔다.총기있는 40,50대 액션팬이라면,그의 새 영화가 들어올 때마다 유행어처럼 나돌았던 포스터 카피 ‘브론슨 형님이 또 왔다.’를 기억할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낸 광부였던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 미 공군으로 참전했다가 이후 필라델피아 극단에서 세트작업 등 허드렛일을 하며 연기의 꿈을 키워나갔다.스크린에 정식 데뷔한 것은 1951년.데뷔작 ‘군중’(The Mob) 이후 개성있고 강렬한마스크로 주로 악역을 맡으며 연기 영역을 확장했다.60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패러디한 서부극 ‘황야의 7인’에서 스티브 매퀸,율 브리너 등과 함께 열연했으며 71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배우’로 뽑혀 골든글로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냉전이 한창이던 54년 관객들이 사회주의권 국가식의 이름에 거부감을 느낄까봐 성을 부친스키에서 브론슨으로 바꿨고,58년 액션물 ‘켈리’로 유명세를 탔다. 74년 ‘데스 위시’에서 악당들에게 부인이 살해당하면서 난폭한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는 배역으로 큰 성공을 거뒀으며 이후 시리즈물로 잇따라 제작됐다.당시 영화의 지나친 폭력성을 비판하는 여론도 많았으나 그는 “범죄에 희생되면서도 당국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이라고 변호했다.브론슨은 68년 재혼한 영국 출신 여배우 질 아일랜드와 잉꼬부부로 금실을 자랑했으나,아일랜드가 90년 유방암으로 사망하면서 황혼기를 외롭게 맞아야 했다. 황수정기자 sjh@
  • 부동산 1년이내 팔면 양도세 50% 중과세

    내년부터 주택이나 토지 등 부동산을 구입한 뒤 1년 이내에 팔 경우에는 양도차익의 50%,1∼2년내는 40%로 양도소득세율이 높아진다.현재는 1년 이내 36%,1∼2년내 9∼36%의 누진세율을 각각 적용해 왔다.또 미등기 전매의 양도세율은 현행 60%에서 70%로 상향조정된다. 유·무형의 재산을 직·간접적으로 증여받은 경우 증여세를 물어야 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등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가 연내 입법화돼 변칙적인 부(富)의 세습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관련기사 4면 또 이르면 내년 3·4분기부터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카드가맹점에서 현금 사용에 대한 영수증을 발급받아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현금영수증카드’ 제도가 도입된다. 1인당 연간 500만원까지 혜택을 받고 있는 대학생 교육비 소득공제 한도가 700만원으로 늘고,근로자 본인의 의료비가 총급여액의 5%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제한으로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 근로소득세 경감조치 등으로 연 급여가 4000만원가량인 근로자(본인 및 배우자 대학생 1명 유치원생 1명 등 4인가족)는 최고 26만원가량 세금을 덜 내게 된다. 재정경제부는 28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3년 세법 개정안’을 심의하고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정부는 또 이날 당정협의에서 민주당이 촉구한 대로 부동산 미등기 전매의 양도세를 현행 60%에서 70%로 높이기로 했다. 개정안은 단기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중과세를 부과하되,주택임대소득 비과세 기준은 ‘3주택 이하’에서 ‘2주택 이하’로 바꾸기로 했다. 또 근로소득세 산출때 적용하는 기본공제 대상 가운데 부양가족의 범위를 직계존속에 계부·계모를 포함시키고 기준 연령을 남녀 모두 ‘55세 이상인 자’로 통일했다.직계비속의 범위에는 재혼한 경우 배우자의 비속도 포함시켰다.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걷기로 했던 농어촌 특별세는 2009년 6월 말까지 5년간,회사택시의 부가가치세 납부세액 50%의 경감시한은 2006년 말까지 3년간 각각 연장된다. 장기저축성보험의 비과세 요건은 현재 7년에서 10년으로 강화되며 올해 말로 끝나는 농·수협조합 등의 예탁금 이자에대한 비과세 혜택은 2년 더 연장된다. 개정안은 또 서화·골동품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물리되 분리과세 또는 종합과세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복권당첨 소득의 원천징수세율도 금액에 상관없이 22%(주민세 포함)로 하던 것을 앞으로는 5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33%를 적용받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당정회의에서 ▲중소기업특별세액 감면제도 폐지 1년간 유보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기간 3년 연장 ▲농·수산업 등의 예탁금 이자 비과세 2년 유보 등을 정부측에 건의했다. 주병철 안미현기자 bcjoo@
  • 2003 세법 개정안 /알아둬야 할 바뀐 세금상식

    샐러리맨들은 내년도 소득에 대해 연말정산을 할 때 올해보다는 웃을 것 같다.본인의 의료비가 전액 공제되는 등 근로소득자들을 위한 공제 혜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대학생 자녀와 ‘늦둥이’ 유치원생을 둔 연봉(총급여 기준) 4000만원의 직장인이라면 세금이 올해보다 26만원쯤 줄어든다.물론 연봉이나 자녀수 등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감세(減稅)액은 달라진다.따라서 달라진 제도를 꼼꼼히 따져 공제를 최대한 받는 ‘세테크’의 지혜가 필요하다.공제를 많이 받을수록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인 과세표준이 줄어 세 부담도 줄게 된다. ●본인 의료비 전액 공제 직장인이 한해 동안 병원비·약값 등으로 총 1000만원을 썼다면 내년부터는 이를 전액 소득에서 빼준다.지금은 가령 의료비로 1000만원을 지출해도 무조건 500만원까지만 공제해주고 있다.그러나 내년부터는 근로자 본인에 한해 이 상한선이 없어진다.대신 부양가족의 의료비 공제혜택은 줄어든다.지금은 부모나 자녀에게 들어간 총 의료비가 연봉의 3%를 넘으면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5%를 넘어야 한다.예컨대 연봉이 3000만원이고,부양가족 의료비로 100만원을 지출했다면 연봉의 5%(150만원)에 미치지 못해 한 푼도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재혼해도 공제 혜택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계부·계모도 부양가족으로 공식 인정된다.1인당 100만원의 부양가족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당연한 혜택이 너무 늦게 주어진 감도 있다.부양가족으로 인정해주는 부모의 나이도 지금은 남자 60세,여자 55세이지만 내년부터는 모두 55세로 통일된다.6세 이하 영유아 자녀에 한해 추가로 공제해주는 혜택은 연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어난다. ●교육비 공제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상향 조정 대학생 자녀의 교육비는 1인당 연간 700만원까지 공제된다.올해보다 200만원이 늘어난다.이공계 대학생들의 등록금이 700만원 안팎인 현실을 감안한 조치다.유치원비 등 미취학 아동의 교육비 공제 한도도 연간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어난다.직장에서 받는 출산수당이나 육아 보조금은 월 10만원까지 비과세된다.새로 생긴 혜택이다.본인(전액)과 초·중·고교생 자녀(200만원)의 교육비 공제 한도는 변함이 없다. ●최고 50만원까지 세금 할인 근로소득 자체에 대한 공제 한도도 늘어난다.1500만원(500만원까지는 완전 비과세) 이하 소득에 대해서는 절반인 750만원(공제율 50%)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긴다.지금은 787만 5000원(공제율 47.5%)에 대해 세금이 부과돼 세금 부담이 더 크다.세금을 깎아주는 세액 공제율도 납부세액이 50만원 이하일 경우 50%에서 55%로 5%포인트 높아진다.세금 할인액 상한선도 45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신용카드 세제혜택은 축소 지금은 연봉의 10%를 초과하는 부분의 20%까지 공제해주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공제 한도가 15%로 줄어든다.예컨대 연봉 3000만원인 근로자가 신용카드로 연간 500만원을 결제했다면 올해까지는 40만원을 공제받지만 내년에는 30만원밖에 받지 못한다.학원비를 지로로 납부하거나 직불카드,기프트카드(기명식 선불카드)로 결제하면 신용카드보다 10%포인트 공제혜택을 더 받는다.하지만 신문·우유값은 지로로 내도 소득공제 혜택을받지 못한다.한때 공제혜택을 주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무산됐다.카드 가맹점(개인사업자)들의 세제혜택도 축소됐다.매출액의 ‘2%’를 세금(부가가치세)에서 깎아주고 있으나 ‘1%’로 줄어든다. 물건 구입 대금 등을 현금으로 치르고 영수증을 제출해도 신용카드 사용액과 마찬가지로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지만 단말기 설치 등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에 ‘수혜’를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저축성 상품도 세제혜택 축소 지금은 저축성 보험상품에 7년 이상 가입하면 이자수입에 대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지만 내년부터는 10년 이상 가입해야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우리사주조합원 세제혜택 강화 우리사주조합원은 비조합원보다 세금부담이 줄어든다.조합 출연금에 대해 400만원(현행 240만원)까지 공제혜택이 주어진다.출연금을 찾을 때에도 다른 소득에 비해 매우 낮은 세금이 부과된다.회사에서 모든 종업원들에게 지급하는 식비는 월 10만원(현행 5만원)까지 비과세된다. ●전자신고하면 세금 할인 인터넷으로 세금을 신고하면 소득세·법인세는 각각 2만원,부가가치세는 1만원을 깎아준다.세무사 등의 세무 대리인에게는 세금 성격에 관계없이 건당 1만원씩 연간 100만원까지 깎아준다. ●결과적으로 세금 얼마나 줄어드나 대학생과 유치원생 자녀를 둔 4인 가족의 가장으로서 신용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자(의료비·교육비 지출액 등은 표 참조).연봉이 4000만원이라면 올해보다 26만원,연봉 5000만원이라면 65만 8000원의 세금이 줄어들다.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 공제 혜택이 늘어 세금 절감액은 더 커진다.같은 기준의 3000만원 연봉자는 3만원가량 세금을 내고 있지만 내년에는 각종 공제혜택으로 면세자가 된다. 안미현기자 hyun@
  • 호주제 이르면 2006년 폐지

    법무부가 오는 2006년 호주제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예정이지만,이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이 미온적이어서 법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법사위원들은 대체적으로 법 개정에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민주당과 한나라당도 당론을 정하지 못한 가운데 호주제의 전면 폐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다만 여야 일각에서 친양자제 도입과 호주승계 우선순위 조정 등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일부 절충 가능성도 있다. 법무부는 호주 중심의 현행 가족단위 호적을 대신해 국민 개개인의 신분을 등록하는 개인별 신분등록제를 도입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민법 개정안을 오는 27일 전후로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와 함께 이혼 또는 재혼 가정의 자녀들은 가정법원의 결정에 따라 친아버지의 성 대신 새 아버지 또는 어머니의 성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고,부부가 합의할 경우 자녀가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이번 입법예고안에 포함됐다. 이번 법무부의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호주’‘가족’의 개념은 민법상에서 사라지게 되며,따라서 여성의 경우 결혼과 동시에 호주가 바뀌는 일이나,자녀가 호주를 승계하 일 등이 사라지게 된다. 정은주기자 ejung@
  • [사설] 호주제 대안, 충분한 여론 수렴을

    호주제 폐지를 위한 법무부의 민법 개정안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1960년 민법 시행과 함께 도입된 호주제는 그동안 많은 문제점이 지적돼 폐지 여론이 고조돼 왔다.남성 중심의 호주 및 호주 승계 순위를 규정해 부계 혈통주의를 제도화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남아 선호와 성차별을 조장하고 이혼 가족이나 미혼모 자녀 등에게 호적과 성(姓)문제로 인한 고통을 안겨준 점 등이다.이번 개정안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면서도 가족 제도와 국민 관습을 존중하려는 노력을 담은 것으로 평가된다. 호주 중심의 가족단위 호적을 대체할 새 신분등록제도로 개인별 신분 등록제를 도입한 것은 일면 파격적으로 보일 수 있다.그러나 개인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이고 여성의 경우 결혼과 동시에 호주가 바뀌거나 어린 아들,손자가 어머니,할머니를 대신해 가장이 되는 불합리한 상황 등을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또 여성계가 폐지를 요구해 온 부성(父姓)강제 조항에 대해서는 부성을 원칙으로 하되 부부가 합의하면 어머니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정도로 조정했다. 다만 재혼한 여성의 자녀에 대해서는 가정법원의 판단을 거쳐 성을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은 피해자들의 불편을 줄여 줄 수 있는 현실적 조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개념이 법률상 사라진다는 점에서 심리적 공허와 개인주의 심화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가부장적 가족 가치를 중시하는 유림 등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법제도는 국민 경험과 감정을 도외시할 수 없다.이 점에서 가족법도 예외가 아니다.앞으로 정기 국회 상정까지 입법예고,관련 부처 의견수렴 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충분한 토론을 거쳐 국민의 뜻이 모아진 최선의 합의안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 [마당] 아직도 호주제 타령인가

    며칠 전 정기국회 개회를 한 달 앞두고 호주제 폐지에 관한 국회의원들의 의견을 전화로 미리 설문한 결과를 뉴스로 들었다.67명이 찬성했고 4명이 반대했고,그 나머지가 답변을 미루었다고 한다.아직도 200여명이 답을 미루거나 반대라니! 신원조회가 필요했을 때였다.그동안 내가 암기해왔던 본적을 꾹꾹 눌러써서 제출했는데 전화가 왔다.본적이 틀렸다는 것이다.다시 불러가며 확인을 해주었더니,전화를 통해 건네 온 말은 “결혼하셨잖아요.그러면 남편의 본적이 본인의 본적이 되는 겁니다.”라는 근엄한 계도의 남자 목소리였다. 아차,싶었다.부랴부랴 남편에게 전화를 해 남편의 본적을 받아 적은 후 다시 수정했다.엉겁결에 수정은 했으나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듣도보도 못한,내 유전자에도 입력이 안 된 남편의 본적이 어찌 내 본적이 된단 말인가.그렇다면 아들이 없는 내가 만약 이혼을 하거나 사별을 하게 되면 내 호적은 다시 친정으로 가야 한단 말인가.물론 아들이 있다 한들 그 아들이,그 아들의 아들이 내 호주가 된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말이다. 족보와 본과 씨를 유난스러울 정도로 중시하셨던 아버지는 늘상 “딸은 출가하면 남이야.”라곤 하셨다.어쭙잖은 책을 출간할 때도 아버지는 약력부터 챙기시는데,출생지를 조상의 선산이 있는 본적지로 수정하실 것을 당부하곤 하셨다.그래도 여전히 나는,본적란에는 내 유전자의 ‘절반’이 인식하고 있을 출가전의 장소를 쓰고 있고(문제가 되면 ‘그들’로 하여금 수정하게 하지,뭐- 하는 속셈이다.),약력란에는 내 탯자리와 추억이 묻혀 있는 장소를 쓰고 있다.어머니 성도 부계성이긴 마찬가지라며 성 자체를 쓰지 않는 운동은 고사하고,보다 온건한 부모 성 함께 쓰기 운동에도 동참하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얼마전 유명 코미디언이 자신은 아버지와 성이 다르다고 커밍아웃을 하며 호주제 철폐 운동을 지지한 적이 있다.여성은 이혼 후 친권 및 양육권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자녀를 자신의 호적으로 옮길 수 없다.재혼한 남편이 다행이 ‘허락’해준다면 아이의 성을 바꿀 수 있고,그러지 않으면 같이 살고 있는 아버지와 다른 성으로 살아야 한다.실질적인 친권과 양육권을 행사해야 마땅할 새아버지의 자격은 동거인에 불과하다. 자녀가 새아버지와 다른 성으로 인해 당하는 불편부당한 사례는 이루 말할 수 없다.때문에 재혼을 하고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거나 심지어 아이를 사망신고한 후 출생신고를 다시 하는 탈법까지 저지르는 실정이다.이혼율 세계 1,2위를 다투는 우리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이는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불씨임이 분명하다. 세계 제일의 입양아 수출국이라는 오명도,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1년에 3만명에 달하는 뱃속의 아이를 죽여야만 하는 잔혹행위도,기형적인 남녀의 성비(性比)도,가족의 대소사가 시가(媤家) 중심으로 이루어져 생기는 불화도,기실 이 호주제에 그 뿌리가 있는 것 아닌가. 호주제가 필요할 것인가도 의문이지만,집 혹은 가족이라는 개념이 이렇게 남성을 대표하는 ‘아버지의 이름만으로’ 이루어진 호주제라면 바꿔야 하지 않을까.주민등록제와 다른 개념의 이 호주제가 당분간 존속해야만 한다면 새로운 호적의 편제 단위는 ‘남편의 아버지’ 중심이 아니라,부부가 혼인을 하거나 혼인을 하지 않았더라도 자녀를 출산함으로써 하나의 새로운 호적이 생겨야 마땅하지 않을까.이게 시작이 아닐까,선영아! 정 끝 별 시인 문학평론가
  • “결혼생활 꼬일땐 툭 털어놓자”

    남편이 가정생활을 시시콜콜 털어놓는다는 것은 금기시됐던 일 가운데 하나다.‘수신제가(修身齊家)…’라 했던가.“제 가정 하나 제대로 못 다스리면서…”라는 말은 남편들에게 ‘복잡한’ 집안일을 선뜻 남에게 고백하는 것을 막아왔다. 그러나 이젠,문제가 생기면 상담소나 정신과를 찾는다.심지어 방송에 출연,전국을 향해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도 낯설지 않은 시대다.부부생활도 배워야 잘 한다는데…. ●상담소 찾는 남편들 “도대체 여자를 모르겠어요.나는 열심히 가족들 벌어먹였는데,나와는 더이상 못 살겠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내가 외도를 한 것도 아니고 폭력을 휘두른 것도 아니고…” 주위에서 성공한 직장인이라는 평판을 듣고 있는 강경식(가명·51)씨는 아내의 이혼요구에 ‘황당하다.’고 했다.“나는 바깥 일 열심히 했고,가정은 아내에게 맡겼는데 이제 아내는 나와 이야기도 하기 싫답니다.도대체 나와는 말이 안 통한다는 겁니다.내가 무슨 잘못을 했지요?” 강씨의 아내 김영진(가명·47)씨가 냉담해진 것은 2년 전.“이제와서 생각하니 ‘이야기 좀 하자.’는 아내의 말을 번번이 무시했던 것이 사실입니다.부부 사이에 무슨 이야기를 해요.제가 성실하고,한눈 팔지 않으면 됐지.그런데 연애하던 때도 아니고 도대체 부부 사이에 무슨 이야기할 게 그리 많답디까?”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김순옥(성균관대 교수)소장은 “2∼3년 전부터 남편들이 상담을 원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있고 길게 말하지 않는 남자들이 2∼3시간씩 속마음을 털어놓는다.”고 말했다.‘돈 벌어다주면 된다.’고만 생각했던 남편들이 ‘결혼의 위기’를 맞으면서 결혼생활의 문제점을 체크하고,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것이다.더욱이 20∼30대 부부의 경우,이혼의사는 일반적으로 여성이 더 높기 때문에 남성들은 ‘왜?’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 전문상담가를 찾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대부분 의사소통이 없었던 부부관계가 문제다.동기는 달라도 결국은 부부간의 대화 부재가 문제의 핵심임을 확인하곤 한다.많은 부부들이 대화하는 방법을 몰라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이 알아주기만을 바라고,‘이해해주지 않았다.’,‘무시했다.’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고 지적했다.서로 대화하는 방법을 몰라 “나는 이야기했다.당신이 못 알아들었을 뿐”이라고 말하거나,“화 안내면 그게 애정표현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신과 병원 방문한 30대 여성 48평 아파트에 사는 전성자(가명·39·경기 고양시 일산구)씨는 아이들의 사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파출부 일을 하고 있다.맵짠 살림솜씨는 진작부터 소문났던 터라 입소문이 나면서 여느 사람보다 1만∼2만원씩 더 받으면서 일한다.‘파출부’라는 어감이 좀 싫긴 하지만 외국어 고교를 목표로 하는 큰아들(중3)과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딸(중1)의 뒷바라지에 큰 도움이 된다.그런데 낮에는 남의 집일,밤에는 자신의 집일을 하느라 몸이 피곤할 대로 피곤하기 때문에 그는 가끔 남편에게 위로받고 싶었다.하지만 아내가 파출부일을 한다는 것에 자존심 상한 남편은 “당신이 좋아서 하는 일,내 탓은 하지 마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하곤 했다.결혼 16년동안 동창회는커녕 변변한 옷 한 벌없이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게 후회스럽다는 전씨는 “희생하고 살아온 내 인생이 허무하다.”고 한숨을 내리 쉬었다.우울증이 깊어간다고 했다. ●KBS ‘아침마당’생방송 스튜디오 한 부부가 공개적으로 상담을 받고 있다.아이 둘 딸린 연상녀와 결혼한 연하남 부부는 결혼 12년째.평소 아이들에게 자상하고,얌전한 남편 정의복(45·택시기사)씨는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15일씩 내리 ‘술독에 빠져' 지낸다.“나는 아버지로서 잘 해왔지만 요즘 보면 제 엄마와 이야기할 뿐,내가 집에 들어가면 모두 입을 닫는다.나는 외롭다.술마시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아내 이명자(47)씨는 “남편이 밥 한 끼 먹지 않고 술만 마시는 것을 보면 괜히 재혼했다는 생각이 들고 후회하게 된다.그동안 아이들에게 잘 해준 것은 알지만,회사에 들어갔다가도 한 달을 채우지 않고 나오는 술꾼 남편에게는 질렸다.”고 말했다. 상담을 담당한 정신과전문의 송수식 박사는 “혹시 ‘남의 아이만 키웠기 때문에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냐?”고 물으며 남편의 속마음을 열어보였다.그리고 “나는 매일 술을 마시지않으니 알코올중독자가 아니다.”라고 항변하는 남편에게 알코올중독임을 진단,치료받을 것을 권했다. 생방송이 끝난 후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상담은 이어졌다.“당장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속마음을 털어놓으니 시원하다.”는 부부의 얼굴은 방송 시작 전보다 많이 펴져보였다. KBS TV의 ‘아침마당­부부탐구’는 시작한 지 11년째,지금도 매주 10건 정도 꾸준히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담당연출자 김정수PD는 “자신을 열어보이는 일은 용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렵게 출연을 결정하고도 마지막 순간에 ‘못 나오겠다’고 물러서는 사람들도 있다.하지만 출연자 중 70% 쯤은 방송에 출연한 뒤 좋은 쪽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결혼생활을 원만한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 사람들 가운데 상담소나 정신과를 찾기 어려운 저소득층은 기꺼이 방송을 택한다.”고 말했다. ●왜 부부들은 상담을 원하는가 정의복-이명자 부부는 “앞으로 어떻게 사는 게 좋을지 몰라서 방송에 나왔다.”고 말했다.또 69세의 할아버지는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황혼이혼을 원하는 할머니(65)의 마음을 열기위해 “박사님에게 진단을 받아보자.”고 방송상담을 신청하기도 했다. 늘어나는 이혼.이제 더이상 이혼은 남의 일이 아니다.그래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을 느낀 부부들이 ‘이혼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상담을 원한다는 것이다. ●부부문제,어긋난 대화에서 시작된다 송수식 박사는 ‘부부생활도 배워야 잘 한다.’는 책을 통해 부부 문제의 핵심을 밝힌다.“사람이란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다.그런데 그 방법이 너무 달라서 엉뚱하게 처음 의도하는 것과 달리 서로 감정을 상하게 된다.부부싸움은 어처구니없게도 이렇게 ‘어긋나는 대화’에서 비롯되기 일쑤다.” 여자는 문제가 생기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감정표현을 ‘말’로 전달하려고 한다.금방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을 하고 싶어하고,말을 들어줄 상대를 물색한다.대부분 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을 바라고 말을 꺼낸다.그런데 문제는 남편이 아내의 이야기를듣고싶지 않아 한다는 것이다.남자는 문제가 생기면 이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모색한다.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수원대 최규련 교수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부부대화법’이란 책에서 “아내들은 남편과의 관계에서 감정을 나누거나 이해받지 못해서 불만을 가진다.반면 남편들은 아내의 이야기를 들을 때 자신이 무엇인가 해줘야 하고 해결방법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그 결과 아내의 감정을 인정해주려고 하기보다 대응하는 반응을 보이게되고 아내들은 더욱더 과도한 감정적 반응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허남주기자 hhj@
  • 여성가구주 291만8000명 10명중 2.8명만 노령연금 / 통계로 본 여성의 삶

    우리나라 여성의 삶이 과거에 비해 나아졌지만 여전히 ‘우울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통계청이 2일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먼저 남자보다 적게 태어난다.신생아 100명당 아들이 딸보다 5.4명 많다(2001년 기준).그나마 셋째아이는 아들이 무려 41.4명이나 많다. 딸이 아들보다 많게 태어나는 자연성비를 훨씬 웃돌아 딸들이 보이지 않게 ‘지워졌음’을 알 수 있다.밀레니엄(새 천년) 시대에도 남아 선호사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평균 학력은 고졸.이 중 일부는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지만 남자 임금의 64%만 받는다.또 10명 가운데 7명은 직장내 성차별을 느끼고 있다. ●결혼…이혼…재혼 27살(2002년 통계)에 결혼을 한다.동갑내기나 연하의 남자와 결혼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동시에 이혼율도 높아지고 있다.평균 37.1세에 이혼해 37.9세에 재혼한다.초혼·이혼·재혼 나이가 모두 전년보다 0.2∼0.4세가량 높아졌다.가구의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 가구주’는 2003년 291만 8000명으로 28년전(85만명)에 비해 무려 3.4배 늘었다.그러나 노령연금을 받는 여성은 10명중 2.8명에 불과했다. ●평생 1.3명 아이 낳고,0.7회 낙태 평생동안 낳는 평균 자녀 수는 1.3명(2001년 기준).1970년의 4.54명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이같은 추세라면 우리나라도 조만간 프랑스처럼 ‘아이낳는 여자’에게 각종 특혜를 주고 아이 낳기 캠페인을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반면 인공 낙태수술을 한 여성은 1000명중 33명으로 전년(44명)보다 줄었다.피임기술이 발달한 탓이다.낙태 횟수는 평균 0.7회. ●여성 네티즌 늘었지만 주된 용도는 ‘e메일’ 아내가 집안일의 대부분을 맡고 있는 경우도 전체의 89%를 차지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20세 이상 기혼 여성의 대부분(96.8%)은 하루 3시간40분을 가사일에,2시간을 음식 준비에 쏟고 있다.여가활동은 여전히 TV시청(62.3%)이 1위를 차지했다.하루 평균 TV시청 시간은 3시간58분.컴퓨터와 인터넷을 할 줄 아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주된 용도는 ‘전자우편’으로 남성의 ‘게임’과 대조적이었다. 안미현기자 hyun@
  • 그린스펀도 자문 월가 ‘공인경제통’/ 美 웰스 파고 은행 손성원 수석부행장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월가에선 손성원(58)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경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그는 미 언론에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그의 말 한마디가 실려야 기사의 비중이 올라간다고 할 정도다.지난 17일 워싱턴의 한 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첫 인상은 “아주 깔끔하다.”였다.검정색 양복에 긴팔 흰색 와이셔츠를 입었다.노란색 넥타이로 멋도 냈다.중서부에 6000개의 지점을 거느린 웰스 파고 은행의 수석 부행장답게 미국의 전형적 은행가 차림이다. 그러나 그의 말투는 노련함과 차가움이 배어있는 한국의 은행가들과는 다소 달랐다.미국에서 30년을 살아서였을까.다소 더듬거리는 그의 한국말에 거부감보다 친근함이 엿보였다. ●“출장길엔 아내 동반하세요” “집안이 행복해야 일을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냐.” 일벌레로 통하는 그답지 않게 가정을 첫번째로 꼽았다.1965년 100달러를 쥐고 혈혈단신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외로움 때문일까.아니면 교통사고로 부인을 먼저 잃은 아픔 때문일까.그는 출장시 직원들에게 부인을 동반하라고 권장한다.일까지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저녁식사에 동참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그 자신 재혼한 11살 연하의 부인과 함께 늘 출장을 다닌다. 경제문제를 묻자 막힘이 없다.왜 그가 월가에서 인정받는 경제전문가인지 이해가 갔다.사실 워싱턴에 온 것도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만나기 위해서다.24∼25일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그린스펀 의장이 그와의 면담을 요구했다.벌써 10년째 계속돼온 일이다.그 때문인지 그린스펀의 후임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그린스펀 의장은 1월과 6월 의회에 낼 경제전망 보고서 작성에 앞서 미 최고의 경제전문가와 은행가 3∼4명을 만난다.실물경제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다.여기에 그가 매번 끼였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능력은 입증된 셈이다. 그는 미국 경제의 두가지를 걱정한다.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과 주택시장의 버블이다.디플레이션의 경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에 비유한다.걸릴 확률은 적지만 감염되면 치명적이라고 한다.그러나 현재로서는 심각한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한다.과잉생산이나 수요부족에 의한 디플레이션이 문제지만 지금처럼 기술향상에 의한 가격하락은 긍정적이라는 얘기다.일반인들은 그린스펀이 말한 디플레이션을 나쁜 쪽으로만 받아들인다.이번에 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자칫 디플레이션을 시인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주택시장은 저금리로 활황세를 이어가지만 거품을 걱정한다.주식가격 대비 임대료의 비율이 너무 커 버블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것. ●한국경제 낙관… 노조엔 부정적 한국경제는 낙관한다.내수에 어려움이 있지만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 점차 대외 수출이 늘 것으로 본다.노조에는 부정적이다.외국인 직접투자의 장해 요인으로 꼽는다.북한 문제에 한국 정부가 강경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본다. 그는 한때 한국의 은행장으로 갈 생각을 했다.제안이 있었다고 했다.그러나 3년 임기가 문제였다.“미국의 은행에는 정년이 없기 때문에 임원들이 소신을 갖고 일을 하는데 임기를 제한하면 행장이단기적인 이익에만 급급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그의 경력에는 최단기,최초라는 표현이 많다.피츠버그대에서 2년만에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아 25세의 나이로 닉슨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됐다.27세 최연소 노스웨스트 부행장,이후 미네소타 주립대 총장을 지낸 아시안계 최초의 미 대학 총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은행 본사가 있는 미네소타주는 그를 월터 몬데일과 함께 미네소타를 빛낸 20세기의 100인으로 선정했다. mip@
  • ‘로마의 휴일’ 그레고리 펙 전설속으로 / 12일 87세 일기로 타계

    ‘스크린의 영웅’에서 ‘영원한 할리우드의 전설’로. 20세기를 대표하는 할리우드 ‘별중의 별’ 그레고리 펙(사진)이 12일(현지시간) 87세의 나이로 타계했다.펙은 이날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프랑스 언론인 출신의 아내 베로니카 파사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그의 공보담당 먼로 프리드먼이 밝혔다. ‘미남배우의 전형’인 펙은 큰 키에 훤칠한 외모로 버클리 대학 재학시절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우연한 기회에 연기를 시작,평생 60여편의 영화에 출연해 ‘망각의 여로’‘케이프 피어’‘모비딕’‘오멘’등 수많은 히트작들을 남겼다. 우리 영화팬들에게는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에서 일탈을 꿈꾸는 공주(오드리 헵번 분)와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한 기자로 더 친숙하지만 펙은 “영웅의 이미지에 가장 걸맞는 배우”라는 평을 들어왔다.특히 퓰리처상 수상작을 영화화한 62년작 ‘앵무새 죽이기(일명 앨라배마 이야기·To Kill a Mockingbird)’의 주인공 ‘에티커스 핀치’는 자타가 공인하는 그가 맡은 최고의 배역.이 영화로 같은 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스크린 밖에서도 그는 뛰어난 인간이었다.한때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로 거론됐었고,67년부터 3년간 아카데미 영화예술과학협회 회장을 역임했다.55년 첫 부인 그레타 라이스와 이혼한 뒤 두 번째 부인 베로니카와 재혼했으나,별다른 스캔들 한번 일으키지 않고 40여년간 모범적인 가정을 꾸려왔다. 1916년 4월5일 캘리포니아 라 졸라에서 태어난 펙은 42년 연극 ‘모닝스타’로 브로드웨이에 먼저 데뷔했으며,2년 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광의 날들’로 헐리우드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28세 때 찍은 두 번째 영화 ‘왕국의 열쇠’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처음으로 노미네이트된 이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5차례나 이름을 올렸다.이밖에 아카데미 인권상을 비롯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을 2차례 석권했고,99년 83세의 나이로 골든글러브 남우조연상을 수상,노익장을 뽐냈다. 박상숙기자 alex@
  • “웨딩드레스 두번 입어요”/ 홍은희 KBS2‘장미울타리’ 주연 이혼녀役… 신혼연기 실제처럼

    서울의 한 호텔 예식장에서 진행된 KBS 새 아침드라마 ‘장미울타리’(극본 이선희,연출 배경수)의 촬영 현장.7회에 방영될 주인공 지선의 결혼식 장면 촬영이 한창이다. 새색시 홍은희(사진·24)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생글생글이다.결혼한 지 얼마 안 돼 극중 결혼식 장면을 찍는 게 쑥스러울 법도 한데 “똑같은 웨딩 드레스를 두 번 입어보는 신부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좌중을 웃겼다.그는 이날 자신의 결혼식 때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다시 꺼냈다. 3개월 전 탤런트 유준상(35)과 결혼한 홍은희가 지난 2일부터 전파를 탄 ‘장미울타리’에서 처음 주연을 따냈다.자의식이 강하지만 겉으론 표현을 못하는 지선역.안그래도 깨소금맛인 신혼 재미에 연기생활 5년 만의 주연까지 경사가 겹쳤으니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간다. 지선은 엄마의 재혼을 위해 서둘러 사랑없는 결혼을 했다가 곧바로 이혼하고,뒤늦게 진실한 사랑을 찾는 인물이다.홍은희는 “애교많고 여성스러운 엄마에 비해 지선은 속정은 깊지만 겉보기엔 무뚝뚝한 성격”이라면서 “요즘 보기 드문 여성 캐릭터”라고 했다. 홍은희는 98년 MBC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한동안 그늘에 머물다 2001년 ‘상도’에서 빛을 발한 이후 ‘내사랑 팥쥐’‘별을 쏘다’ 등에 잇따라 캐스팅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이전의 역할이 주로 남을 괴롭히는 악역이어서 공감대 형성이 잘 안됐다.”면서 “그러나 이번엔 현실적인 캐릭터라 연기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특히 결혼을 해서 훨씬 잘 이해되는 부분이 많단다. 이를테면 결혼식날 아침 엄마가 “지금 나가면 여긴 남의 집이다.”라며 울먹이는 장면은 자신의 경험과 똑같아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결혼 생활이 어떤지 안 물어볼 수 없었다.홍은희는 “둘 다 외출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나면 함께 뒷산을 올라가거나 집에서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그리곤 대답이 지나치게 평범했다고 생각했는지 “주위에서 ‘결혼은 현실’이라는 충고가 많았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좋던데요.”라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이순녀기자 coral@
  • 사건 패트롤/ 자살 부른 약물중독의 유혹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아버지 노릇을 해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20일 새벽 서울 관악경찰서 형사계.한 중년 남자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며 앉아 있었다.인천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그는 딸(26)이 전날 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달려왔다. 딸은 지난 95년 고교 2학년 재학중 가출했다.그해 이혼한 아버지가 재혼을 한 뒤 새어머니와 불화를 겪었기 때문이다.집을 나간 딸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자연스레 강남 일대 유흥가를 전전하며 술시중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고,결국 접대부로 전락했다. 딸이 각성제인 러미널에 빠져 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힘든 접대부 생활로 고민하다 ‘피로 회복에 좋다.’는 술집 동료의 꾐에 빠지게 됐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강한 중독성으로 끊을 수가 없었다. 한 차례 5알씩 먹던 것이 한달 만에 20알로 늘어났다. 중독이 심해지면서 말도 더듬고 환각 증세까지 보였다.심각한 우울증도 뒤따랐다.친구들이 “그만 먹으라.”며 말렸지만 러미널의 수렁은 너무나 깊었다. 결국 딸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을 택했다.지난 18일 환각상태에 빠져 집에서 수건으로 목매 자살한 것. 딸을 허망하게 보내 버린 아버지는 “순간적인 약물의 유혹이 평소 성격도 쾌활하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던 딸을 이 지경에 이르게 했다.”며 오열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드러나는 D성도회 엽기 행각 / 시신 간호일지 작성 ‘충격’

    신도를 살해한 뒤 ‘부활치료’를 고집해온 경기도 연천 D성도회의 엽기적인 행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D성도회는 부활을 보장한다는 ‘생명수’를 매개로 신도들에게 ‘상제님(교주)’에 대한 무조건적 신앙을 강요해 왔다.제보자인 신도 최모씨도 뱀에 물리면 사용할 약을 준비하려다 간부들로부터 “생명수로 치료하면 되는데 무슨 약이 필요하냐.”는 질책과 함께 집단폭행을 당했다. D성도회는 살해한 이모(41)씨와 외부에서 들여온 시신 3구에 생명수를 뿌리거나 바르면서 처방전 형식의 간호일지도 매일 작성해왔다.100여쪽 분량의 노트 2권과 수첩 등에 적힌 처방전에는 생명수 투여량과 투여된 시체 4구 및 환자 20여명의 신체변화 등이 그래프 형식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세세히 기록돼 있다.이들은 시체의 내장을 제거하고도 뱃가죽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엉뚱하게 기록하고 부패과정을 독성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멋대로 해석했다. 신도들은 팔각정 인근 지하 암반에서 지하수를 발견한 뒤 생명수,용천수,약수 등 3종류로 나누고 배급 형식으로 매일 처방했다.시신과 환자는 물론 일반 100여명의 신도도 마시거나 몸에 발랐다는 것. ‘선감’ 송모(49·여)씨와 수배중인 남편 최모(51)씨는 재혼한 사이로 지난 99년 D성도회를 이끌면서 고급 승용차를 몰고 부채를 청산하는 등 형편이 갑자기 좋아진 것으로 드러났다.송씨는 연천지역에서 보험모집원과 문구점을 했으며,최씨는 금융기관에 근무했으나 6∼7년 전 퇴직금 한푼 받지 못하고 그만둘 정도로 빚에 쪼들렸다는 것. 송씨는 신도들로부터 ‘정성금’이란 헌금을 매달 받아왔으며 송씨의 연천군 전곡읍의 고급 아파트 장롱에서 경찰이 압수한 정성금 봉투에는 신도들의 이름과 함께 100만원부터 8000만원까지 다양한 액수가 적혀 있었다. 송씨는 최고급 승용차인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다녔으며 집안에는 3000만원대의 외제가구를 들여놓았다.신도들로부터 거둔 헌금은 최씨가 대표인 S건설 계좌 등에 넣어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송씨가 이끄는 단체의 신도수가 1만여명에 이르지만 별다른 수익사업이 없이 신도헌금만으로 운영되고 있으며,모 종교단체 동두천지회 회관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분리과정이 완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결과 이모씨의 사인이 외상으로 인한 갈비뼈 5개의 골절에 따른 호흡곤란으로 밝혀짐에 따라 송씨와 이모(30·선감),김모(32)씨 등 D성도회 간부 5명에 대해 폭행치사와 감금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달아난 송씨의 남편 최씨와 이모·김모씨 등 3명을 수배했다. 연천 한만교기자 mghann@
  • 1차걸프전 실종 美해군 조종사 “스파이커 대위를 찾아라”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전장터에서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돌아오지만 아내가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면.그것도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와…” 영화속에서나 접할 수 있는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비극의 주인공은 12년전 걸프전 첫날 야간공습에서 실종된 미 해군 소속 F-16 전투기 조종사 ‘스콧 스파이커’. ●걸프전 첫날 야간공습중 실종 미군은 그해 공중 폭발에서 스파이커가 즉사했다고 발표했으나 10년이 지난 2001년 1월에 ‘임무중 실종’,다시 지난해에는 ‘실종/전쟁포로(POW)’로 병역기록을 바꿨다.정보당국도 그가 사망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혀,그가 전투기에서 탈출했을지 모른다는 그간의 소문을 공식 확인했다.살아있다면 44세. 그럼에도 그의 행방은 묘연해 세간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듯했다.그러나 이라크전이 끝나고 미군이 스파이커 대위를 찾으라는 특명을 내리자 미 언론의 초점은 후세인 못지않게 스파이커의 생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정보당국도 후세인 정권이 그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었을 것으로 분석,머지않아 그의 행적이 드러날 전망이다. ●부인은 동료조종사와 재혼 플로리다주립대에서 만나 1983년 스파이커와 결혼한 조애너는 어린 자녀들을 위해 남편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였다.아이들에게 아버지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갔다고 말했다.다행히 남편의 친구들이 따뜻이 대해줬고 특히 가장 친했던 동료 조종사 앨버트 해리스가 아버지 역할을 대신했다. 남편이 실종된 지 18개월만에 조애너는 해리스와 재혼했다.그들은 두명의 자녀를 더 뒀고 모두 스파이커-해리스라는 성을 붙였다.그러나 스파이커의 죽음에 의심이 가는 새로운 정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95년 스파이커가 탔던 비행기 잔해가 이라크 사막에서 발견됐다.국방부는 국제적십자사와 현장을 찾아 조종석의 일부와 스파이커의 비행복을 발견했다.그러나 사막에서 4년간 버려졌다는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스파이커가 탈출했을 가능성을 높였다.미국인 조종사를 다른 곳에서 봤다는 정보가 입수됐으나 입증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1999년 이라크 망명자는 미국인 조종사를 자신이 직접 바그다드로데려갔다는 정보를 제공했다.스파이커의 사진까지 정확히 짚어냈으며 거짓말 탐지기 검사도 통과했다.급기야 2001년 중앙정보국(CIA)은 미 상원에 스파이커가 전쟁포로로 살아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mip@
  • [길섶에서] 라일락 향기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여류소설가인 고 강신재는 그녀의 대표작 ‘젊은 느티나무’를 이렇게 시작했다. 재혼 부부사이 남매간의 순수하면서도 가슴 저린 첫사랑을 그린 이 소설의 첫 문장은 여러 평자들에 의해 한국 단편소설 첫 문장의 백미(白眉)로 꼽히고 있다. 해마다 4월이면 도심 한복판 콘크리트 빌딩 숲에서도 강신재의 ‘비누 냄새’에 못지않은 향기가 난다.바로 라일락꽃 향이다.라일락 꽃은 우리에게 은은하고,알싸한 향기 이상의 각별한 메시지를 선사한다.동백이나 매화가 봄의 전령이라면 라일락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종말을 선언한다.더 이상 꽃샘 추위는 없다,앞으로는 찬연한 봄날만이 펼쳐진다고 라일락꽃은 약속한다.봄이 완성됐다는 메시지에 나는 두꺼운 겨울 옷을 주저않고 벗어버린다. 이렇듯 화사한 자연과 달리 최악의 경기침체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잔인한 달 4월’ 경제불황의 종언을 고하는 또 다른 라일락꽃은 언제쯤 피어날까.기다려진다. 김인철 논설위원
  • 돈이 뭐기에

    “…즐거울 때나 슬플 때나,괴로울 때나 편안할 때나 한결같이 서로 아끼고 참고 이해하면서…” 결혼 주례사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다.검은 머리 파뿌리되도록 백년해로하라는 축복어린 당부와 함께.행복한 결혼생활.새내기 부부들의 꿈이자 희망이다.이들은 달콤한 신혼의 꿈을 안고 결혼생활에 첫 발을 내딛지만 많은 경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2 결혼·이혼 통계 결과’에서 2쌍이 결혼하면 거의 한쌍이 이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혼이 결혼의 필수품’이 된 요즘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하는 사람들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결혼 18년차인 박모(47·부산 수영구 남천동)씨.소규모 주택건설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지난 2000년 초까진 아들 둘을 두고 단란하게 살았다. 하지만 2000년 초 거래업체의 도산으로 연쇄 부도가 발생,100억원의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해 그 역시 부도를 냈다.은행 등 여기저기를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부도를 막으려 했으나 허사였다. 이후 박씨는 채권자들을 피해 사찰에 숨어 지내는 등 1년6개월 가량 집에 들어가지 않으며 피신생활을 했다.숨어 지내는 동안 아들은커녕 부인 안모(44)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부인 안씨 역시 빚쟁이들로부터 “남편을 내놔라.” “밤길을 조심해라.” “집이 크다.”는 등의 협박성 전화에 시달렸다.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와 행패에 못 이겨 이사를 두차례 했지만 빚쟁이들이 계속 따라다녔다.참다 못한 부인 안씨는 자신 명의의 52평짜리 아파트라도 건져야겠다는 생각에 남편과 ‘잠시’ 이혼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이들 부부는 ‘잘 풀리면 다시 결합하자.’는 묵언의 합의가 있었다고 한다.하지만 빚쟁이들로부터 ‘위장이혼’이란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서로 소식을 끊은 채 지냈다. 그러나 사업 재기를 노리던 박씨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닌다는 소문이 돌면서 부인 안씨가 지난해 10월 재혼하는 바람에 영영 갈라섰다. 주부 강모(36·서울 관악구 신림동)씨 역시 세 자녀를 두고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최근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 이유는 돈 문제였다.2000년 의류제조업을 하던 남동생을 위해 1억 8000만원을 보증섰다가 동생 회사가 도산했다.강씨의 친정은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났다.빚을 갚으라는 은행 독촉에 시달려온 강씨는 남편 몰래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와 대출을 받아 연체이자를 2차례 막았다.하지만 남편이 이를 알아채고 “남은 식구라도 살기 위해 이혼하자.”고 하자 결심했다는 것이다. 회사원 이모(36·경기도 안산시)씨는 요즘 전 직장에서 서준 보증문제로 역시 이혼위기에 내몰렸다. 97년 한 중소기업의 계장으로 근무할 당시 1억원의 운전자금을 대출받는데 연대보증을 서 달라는 사장의 끈질긴 요구를 뿌리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이씨는 직장을 옮겨 새 직장에서 자리잡을 즈음인 2001년 봄 갑자기 은행에서 대출금을 대신 갚으라는 독촉장이 날아들었다.이씨는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아파트 가압류가 들어오고 급여도 차압당해 매달 50%씩 떼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그는 “아파트를 장만할 때 아내의 돈도 많이 들어갔다.”며 “아내라도 살려면 이혼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빚 보증,사업 실패 등과 같이 경제적인 이유로 지난해 이혼한 사례가 1만 9700 건으로 전체 이혼 14만 5300 건의 13.6%를 차지했다.이혼 사유로서 경제문제는 성격차이(44.7%)와 가족간의 불화(14.4%)에 이어 세번째 요인이 됐다.경제문제로 인한 이혼은 지난 1995년 2.9% 에 지나지 않았으나 외환위기를 겪은 98년 6.6,99년 7.0,2000년 10.7,2001년 11.6%로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문덕현 변호사는 “과거에는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으나 이젠 그렇지 않다.”며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여성의 경제 문제로 이혼하는 경우도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 ■결혼전 재산관리 논의 바람직 “결혼한 지 12년 만에 집을 한 채 장만했는데,당연히 남편 명의로 했다.남편의 외도 때문에 이혼하려고 보니 집이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상태였다.알아보니 나에게 나눠주기 싫어서 명의만 바꿔놓은 것이다.” “남편은 대기업의 회사원이고 나는 중학교 교사다.결혼하고 6년 동안 살면서 남편에게 생활비라고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낭비벽이너무 심한 남편과 이혼하려고 하니 그동안 옷 한 벌 제대로 못 사 입은 내가 한심하다.” 절친한 부부,특히 아무 문제없는 부부가 경제적 소유를 따지는 것은 때론 야박해 보이고 부적절해 보이지만,경제가 사람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이를 마냥 낙관하거나 결코 소홀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우리 민법은 법정재산제로서 부부별산제를 채택하고 있다.별산제는 부부가 각각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 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하고(민법 제830조 제1항),소유가 불분명한 것은 부부의 공유재산으로 추정하며(제830조 제2항),특유재산은 부부가 각각 관리·사용·수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831조).그러나 현실은 대체로 주택이나 은행예금 등을 자연스럽게 남편의 명의로 하는 우리의 관례에 비추어 부부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면 여성에게 현저히 불리하다. 이런 별산제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1991년부터 이혼 시 재산분할청구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재산분할청구권은 부부의 실질적 평등을 보호하고 이혼할 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그러나 실제 ‘명의자=소유자’의 문제로 인해 이혼 전에 배우자가 자기 명의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경우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고 또한 가사노동의 기여도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이혼과 별개로 재산분할청구를 하고 싶다는 상담이 많지만 법적으론 불가능하다.현행 부부재산제를 보완하기 위해서,가사노동의 가치에 대한 실질적 평가와 함께 재산분할청구권 도입이 적극 검토돼야 할 것이다.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주택을 구입할 때 부부 공동명의로 하거나,혼인 전에 재산에 대한 계약을 맺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본다. 곽 배 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 하루 398쌍 갈라서… 세계2위 ‘이혼 공화국’

    ‘신혼 이혼’은 줄고,‘황혼 이혼’은 늘고 있다.황혼 이혼의 증가로 우리나라 이혼 건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14만 5000쌍이 이혼했다.하루 평균 398쌍이 헤어진 것이다.10년전(5만 4000쌍)보다 2.5배나 증가했다.인구 1000명 기준 이혼 건수는 3건으로 통계청이 공식집계를 시작한 197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혼인건수는 6.4건으로 사상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신혼이혼 비중 줄고,실버 이혼 증가 이혼부부의 결혼 기간을 살펴보면 결혼한 지 5년도 안돼 헤어진 커플은 전체의 26.9%로 10년전(36.4%)보다 9.5%포인트나 감소했다.결혼 5년차 미만 신혼부부의 이혼비중은 지난 85년(41.5%) 최고치를 기록한 뒤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전체 이혼쌍 가운데 20년 이상 살을 맞댄 부부의 이혼비중은 15.7%로 10년전(6.2%)보다 2.5배(9.5%포인트) 증가했다. ●이혼율 세계 2위 일본은 지난해 인구 1000명당 6쌍이 결혼하고 2.3쌍이 이혼했다.우리보다 이혼율이 훨씬 낮다.미국(2001년 기준)과 영국(20000년 기준)은 인구 1000명당 각각 4.0쌍,2.6쌍이 헤어졌다. 통계청 인구분석과 황희봉(黃熙鳳) 사무관은 “나라마다 결혼관습이 달라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면서도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세계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미국의 경우 한번 이혼했던 사람이 두번 세번 중복이혼하는 사례가 많아,순수 이혼율로 따지면 우리나라가 세계1위라는 지적도 있다.황 사무관은 “이혼사유 1위는 여전히 부부간의 성격차이지만 경제적 갈등으로 인한 이혼도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3.8쌍으로 가장 높았고,경북(2.4쌍)이 가장 낮았다.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40.6세,여자 37.1세로 10년 전에 비해 각각 3.2세,3.7세 높아졌다. ●혼인율 사상 최저 지난 한해동안 30만 6000쌍이 결혼했다.하루 평균 840쌍이 혼인서약을 한 셈이다.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는 6.4건으로 97년 이후 매년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29.8세,여자 27.0세로 전년보다각각 0.2세씩 많아졌다. 또 전체 혼인 가운데 초혼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재혼은 꾸준히 늘고 있다.지난해 결혼한 10쌍 가운데 1쌍은 남녀 모두 재혼이었다. 신부가 신랑보다 나이가 많은 ‘연상녀-연하남’ 커플은 전체 초혼 부부의 11.6%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안미현기자 hyun@
  • 강법무장관, 교통벌금 과태료 전환

    교통법규를 위반한 시민을 전과자로 만들던 벌금제도가 과태료나 범칙금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강금실 법무부장관은 25일 모 방송사 주부대상 프로그램에 출연,“서민들이 도로교통법을 위반해 벌금을 내면 전과자가 된다.”면서 “벌금을 행정벌인 과태료나 범칙금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 “재혼한 여성이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의 성을 새 남편의 성으로 바꿀 수 있는 ‘친양자제도’를 연구하고 있다.”면서 “호주제 폐지와 함께 여성부와 협의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벌금을 범칙금 등으로 바꾸자는 것은 형사벌을 행정벌로 전환,광의의 전과자 양산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대검에서 검토하고 있던 사항”이라면서 “호주제나 친양자제도 등도 검찰인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
  • “56년전에 헤어진 한국인 남편 찾아주세요”中상하이거주 샤오롄전 할머니

    |상하이 연합|“내가 죽기 전에 56년을 숨겨온 한국인 남편의 소식을 듣고 싶습니다.” 중국 상하이(上海)에 살고 있는 샤오롄전(蕭蓮珍·사진왼쪽·79) 할머니는 11일 반세기가 훨씬 넘도록 간직해온 소원을 털어놨다.1947년 3월 편지 한 장을 마지막으로 헤어진 한국인 남편의 소식을 죽기 전에 한번이나마 듣고 싶은 것이다. 특히 한국인 남편과 헤어진 뒤 태어난 아들에게 친부(親父)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게 마지막 소망이다. 샤오 할머니가 한국인 남편 박용식(朴龍植)씨를 만난 것은 1942년 가을,중국 저장(浙江)성의 한 마을.당시 박씨는 일본군으로 왔다가 퇴역해 한 운수회사(華中運輸)에 근무하다 샤오 처녀를 만나 사랑을 나눴다. 두 사람은 한국이 해방되기 3개월 전인 1945년 5월,서울로 왔다.서울 성동구 신당동 65번지 15호에서 1년7개월을 살았다.할머니는 서울에서 미국적십자사(ARC)에서 근무했고,남편은 신한공사라는 회사에 다녔다. 하지만 남편의 여자문제를 참을 수 없었던 할머니는 1946년 12월 상하이로 돌아갔다. 1947년 3월 남편으로부터 편지가 온 뒤로 할머니는 남편과 연락할 수 없었고,중국인과 재혼했다. 할머니는 “한국인 남편이 살았으면 산대로,죽었으면 죽은 대로 소식을 알고 싶다.”면서 “아버지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아들의 한도 함께 풀었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연락처는 주 상하이 한국총영사관 김창남 영사.전화 (86-21)6219-6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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