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억류 ‘패키지 협상’
정부가 지난 21일 개성공단에서 이뤄진 남북 당국자간 접촉 이후 후속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아직은 북한이 던진 통지문의 진의를 파악하는 등 탐색전 수준이지만 곧 북한과 차기 접촉에 나서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주 중 역제안 가능성
정부는 23일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실무회의를 개최하는 등 관련부처간 협의에 본격 착수했다. 현대아산 및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여론도 듣기 시작했다. 이 같은 관련 절차가 원활하게 마무리되면 이르면 다음주 중 북측에 역제안을 던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차기 접촉의 날짜, 의제, 장소 등에 대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우리측이 요구한 억류자 석방 문제와 북한측이 제의한 개성공단 기존 계약 재협상이 별도로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어떻게 연계시켜 접근할 것인지 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억류 문제 해결 후 개성공단 관련 협상을 할 것인지, 개성공단 협상을 하면서 억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 시나리오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북한이 추가 메시지를 전달해 올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앞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는 당국간 회담이 열릴 경우 북측이 제기한 임금 및 토지 사용 문제뿐 아니라 개성공단 출입·체류 문제 등도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며 “억류자 석방 등 역제안을 마련, 효과적인 시기에 북측에 통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문제 연결… 국제공조 강화
정부는 억류자 문제와 관련, 유엔 인권이사회 진정절차를 밟는 등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억류자가 북한법에 따라 기소될지도 모르는 우려 속에서 접근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을 인권 문제로 접근, 국제사회를 통해 압력을 넣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북한을 방문한 뒤 내일 방한하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개성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평양을 방문, 박의춘 북 외무상 등과 만나 억류자 문제 등 남북관계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서 러시아측에 우리측 입장을 전달하고 중재자 역할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을 둘러싸고 국제회의에서 남북간 갈등을 빚은 것을 감안한다면, 북한의 태도와 관련국들의 반응을 파악한 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