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중(세계의 개혁현장:17)
◎경쟁력 높이기 「반품제로 운동」/한글소프트웨어 개발 한국공략
캐나다는 오는 「10·25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간에 TV논쟁이 한창 열기를 뿜고 있다.지난 84년이후 계속 집권하고 있는 진보보수당은 자칫 정권을 내놓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선거일을 10여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현재 제1야당인 자유당이 38%의 지지를 획득하고 있는 반면 캠벨총리가 이끌고 있는 집권 진보보수당은 26%의 지지만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2백95석의 하원의석 가운데 단 1석만을 갖고 있는 극보수주의 색채의 개혁당이 20%의 지지를 받는 이변을 나타내고 있고 43석의 의석을 갖고 있는 좌파정당인 신민주당은 2%선으로 급락하는 등 캐나다 정치권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선거의 쟁점들은 모두가 캐나다의 경제를 어떻게 살려나가고 고실업과 엄청난 재정적자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이를 위해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할 과제는 바로 국제경쟁력의 강화라는데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캐나다상공회의소의 통상개발국장인 아이먼 야시니박사는 캐나다가 당면하고 있는 5개의 경제문제를 우선순위별로 들어달라는 질문에 제일 먼저 국제경쟁력의 제고를 들었다.
야시니박사는 『과거 공산주의 동구국가를 포함,전세계가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고 자유무역지대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선 무엇보다 상품의 국제경쟁력 확보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지난 91년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데 이어 금년엔 캐나다·미국·멕시코 3국간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체결돼 의회의 비준까지 끝났고 총독의 상징적인 재가만 남겨둔 상태다.이는 곧 경제적 국경이 없어지는 것이며 캐나다산업이 국제경쟁력을 제고하지 않고서는 경제가 전진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90년부터 시작된 불황의 여파로 91년 2월부터 10% 이상의 고실업률을 나타내기 시작한 뒤 작년에는 평균 11.3%의 실업률을 기록했고 9월 현재 11.2%를 나타내고 있다.이같은 실업의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캐나다의 대외경쟁력 상실에 따른 산업구조개편으로 발생된 구조적 실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국제경쟁력의 제고는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은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고 임금의 수준을 적정선에서 억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그리고 노사가 협력,회사 자체를 구하는 것이 우선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공기 부품납품공장인 캐나다 서부의 밴쿠버 소재 PWA회사는 미국 항공기산업의 불황으로 지난 91년부터 폐업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이 회사에 근무해온 6천여 근로자들은 지난 18개월동안 임금의 삭감을 통해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2억달러의 자본을 축적했다.
◎“일자리 지키자” 노조서 임금깍기/「국제경쟁력 제고」 총선 주쟁점
이로 말미암아 이 회사 경영진들은 모기업인 아메리카 에어라인의 포트워스 소재 AMR공장 경영진과의 재협상을 통해 기업도 살리고 종업원의 일자리도 확보할 수 있었다.
요즘 캐나다에서는 이와같은 노사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확산돼가고 있다.즉 과거처럼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정면대결하는 식이 아니라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함께 머리를 싸매고 필요할 경우 임금인상이 아니라 임금삭감을 통해서라도 회사를 구해 일자리를 확보해야겠다는 인식이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오타와의 싱크탱크인 캐나다 컨퍼런스원의 캐롤라인 팔쿠어경영연구소부소장은 『경영진과 노동조합간의 그같은 협력현상은 최근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토론토 인근의 크라이슬러 미니밴 캐나다공장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10개주 가운데 경제력이 가장 큰 온타리오주의 체스터빌에 있는 스위스 네슬레커피회사 캐나다공장의 경우도 최근의 노동현장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이 회사는 북미 4개공장(캐나다1,미국2,멕시코1개)가운데 일부를 폐쇄,보다 임금이 싼 곳으로 공장을 이동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이에따라 작년 봄 캐나다공장의 문을 닫았다.당시 이 공장 노동자들은 물론 전국의 노조지도자들이 몰려들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반대하며 네슬레사를 규탄하는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당시 6주간의 공장폐쇄가 계속되는 가운데 노사는 재협상을 통해 임금체계를노동생산성에 따라 재조정키로 합의하고 공장문을 다시 열었다.주40시간의 노동시간을 넘지 않는 이상 주말작업을 하더라도 초과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새로운 노사협약이 체결됐다.
캐나다 근로자들이 멕시코의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일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거나 아니면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임금수준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노사간의 이러한 새로운 협력이 일자리를 유지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캐나다가 보다 근본적인 국제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산업구조의 개편,직업재훈련,생산성향상이 뒤따라야 한다는데 경제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팔쿠어부소장은 캐나다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목재·광물 등 1차 산업의 천연자원의존에서 벗어나 통신·정보·생명공학 등 하이테크산업쪽으로 더 전환해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의 경제예측및 분석담당 부소장인 브라이언 홀란박사는 『캐나다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재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이와함께 철저한 시장조사,경영합리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공회의소의 야시니박사는 최근 몬트리올의 한 스웨터공장과 퀘벡의 전자회사 아시아콤을 예로 들면서 생산성의 향상을 강조했다.그는 스웨터공장은 새로운 기계도입 등 시설확충과 자동화를 통해 지금까지 4∼5%였던 소비자들의 반품률을 0%로 떨어뜨렸고 전자회사는 모니터의 스크린분리 화면기술과 한자·한글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아시아권에 수출을 크게 신장시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