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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현 CJ 회장 모친 손복남 고문 별세

    이재현 CJ 회장 모친 손복남 고문 별세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어머니인 손복남 고문이 지난 5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6일 밝혔다. 89세. 1956년 삼성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의 장남인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결혼하면서 삼성가와 인연을 맺은 손 고문은 이 회장, 이미경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등 삼남매를 뒀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누나이기도 하다. ‘일 처리에 치밀하되 행동할 때는 실패를 두려워 말라’며 장남인 이 회장에게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가르친 고인은 자신의 제일제당 지분을 그에게 증여하며 CJ그룹의 출범을 도왔다. 이후 회사가 글로벌 생활문화그룹으로 커 나가는 주요 기점마다 막후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CJ가 문화 사업에 진출한 계기인 1995년 미국 드림웍스 지분 투자 당시 고인은 창업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직접 집에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며 양사의 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0년대 초반 회사의 글로벌 한식 브랜드 이름을 ‘비비고’로 정할 때도 “외국인들도 부르기 좋고 쉽게 각인되는 이름”이라며 힘을 실어 줬다는 후문이다. 서울 필동 CJ인재원에 차려진 빈소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어머니 홍라희씨와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직접 조문했다. CJ 관계자는 “CJ인재원 자리는 이재현 회장이 어린 시절 고인과 함께 살던 집터”라며 “최근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가족들이 장례를 비공개 가족장으로 검소하고 차분하게 치르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발인은 8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경기 여주시 선영이다.
  • [포토] 이재용·홍라희, 손복남 CJ그룹 고문 빈소 조문

    [포토] 이재용·홍라희, 손복남 CJ그룹 고문 빈소 조문

    5일 별세한 고(故) 손복남 CJ그룹 고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 6일 정·재계 인사들이 잇따라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함께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또 이날 오전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각각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도 이날 빈소를 방문했다. 손 고문은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남 고 이맹희 CJ명예회장과 결혼해 슬하에 CJ 이재현 회장, 이미경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삼남매를 뒀다. 고인은 CJ그룹의 초석을 놓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993년 삼성그룹에서 제일제당이 분리될 당시 손 고문이 보유한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지분을 제일제당 지분과 맞교환했고 이후 이를 장남 이재현 회장에게 모두 증여했다. 손 고문은 앞서 이병철 회장에게 상속받은 안국화재 지분을 통해 회사 최대주주이자 임원으로 활동했었다. 이병철 회장은 큰며느리인 손 고문을 각별히 아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손 고문도 이 회장 별세 이후 시어머니 박두을 여사를 2000년 1월 타계할 때까지 장충동 본가에서 모셨다. CJ그룹은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른다.
  • CJ그룹 탄생에 막후 역할...이재현 회장 모친 손복남 고문 별세

    CJ그룹 탄생에 막후 역할...이재현 회장 모친 손복남 고문 별세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어머니인 손복남 고문이 지난 5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6일 밝혔다. 89세. 1956년 삼성 창업주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남인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결혼하면서 삼성가와 인연을 맺은 손 고문은 이 회장, 이미경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등 삼남매를 뒀다. 경기도지사를 지낸 고 손영기씨의 장녀인 고인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누나이기도 하다. 고인은 ‘일 처리에 치밀하되 행동할 때는 실패를 두려워 말라’며 장남인 이 회장에게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가르쳤다. 이런 노력으로 이병철 회장은 장손인 이 회장을 유독 아꼈고, 곧은 심성을 지닌 맏며느리인 손 고문을 신뢰해 집안 대소사를 꼭 상의하며 총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인은 또 1993년 삼성그룹에서 제일제당이 분리될 때 보유한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지분을 제일제당 지분과 맞교환한 뒤 이를 모두 이 회장에게 증여하면서 CJ그룹의 출범을 도왔다. 이후 그는 회사가 글로벌 생활문화그룹으로 커나가는 주요 기점마다 막후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CJ가 문화 사업에 진출하는 계기인 1995년 미국 드림웍스 지분 투자 당시 고인은 창업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직접 집에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며 양사의 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0년대 초반 회사의 글로벌 한식 브랜드 이름을 ‘비비고’로 정할 때도 “외국인들도 부르기 좋고 쉽게 각인되는 이름”이라며 힘을 실어줬다는 후문이다. 이날 서울 필동 CJ인재원에 차려진 빈소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모친 홍라희 여사와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30분간 머물며 유족을 위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등도 차례로 빈소를 방문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CJ 관계자는 “CJ인재원 자리는 이 회장이 어린 시절 고인과 함께 살던 집터”라며 “최근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가족들은 장례를 비공개 가족장으로 검소하고 차분하게 치르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발인은 8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경기 여주 선영이다.
  • 특수본, 이태원 현장 출동 경찰 4명 조사…“아직 혐의 없어”

    특수본, 이태원 현장 출동 경찰 4명 조사…“아직 혐의 없어”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목격자와 부상자 등 85명을 조사했다고 4일 밝혔다. 특수본은 사고 원인을 명확히 한 다음 범죄 혐의가 있는 관계자를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입건된 피의자는 한 명도 없다. 손제한 특수본부장은 이날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참사 목격자, 부상자 등 67명과 인근 업소 관계자 14명, 현장 출동 경찰관 4명 등 85명에 대해 조사를 마쳤다”며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1441개를 확인 중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3차원(D) 시뮬레이션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참사가 벌어졌을 당시 공간의 군중 밀집도와 그 영향 등을 3D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몰렸을 때 참사가 발생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손 본부장은 “현장 상황을 재구성할 당시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과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3명이 참고인으로 조사받았지만 아직 혐의를 발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계자 조사를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사고 원인이 어느 정도 밝혀지면 용산경찰서와 용산구청 등 유관 기관이 대비를 소홀히 했는지, 참사 발생 후 경찰이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등에 대한 조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핼러윈 대비 적절한 안전관리대책이 세워졌는지 여부는 압수물 토대로 관련자를 불러 구체적으로 진술을 들어봐야 알 수 있다”면서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 안전조치 주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신속히 지자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참사 발생 직전 압사 우려 관련 112 신고 11건 중 7건에 대해 경찰이 출동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특수본 관계자는 “수사 초기라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후에 관련자를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이 핼러윈 대비 경비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당연히 그 부분을 포함해서 수사하겠다”고 했다.
  • ‘천원짜리 변호사’ 오늘도 결방, 아예 주 1회 편성 굳힌 듯

    ‘천원짜리 변호사’ 오늘도 결방, 아예 주 1회 편성 굳힌 듯

    드라마의 높은 인기에도 잦은 결방과 편성 푸대접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산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극본 최수진·연출 김재현)가 4일에도 방영되지 않는다. 포털에 게재된 SBS 편성표를 보면 이날 낮 12시 40분 ‘천원짜리 변호사’ 10회가 재방송되고, 본방송 시간인 밤 10시 30분에는 ‘지선씨네마인드’가 편성돼 있다. 당초 SBS의 사회공헌 지식나눔 프로젝트인 ‘2022 D포럼’ 중계가 편성돼 있었는데 이 중계가 취소됐는데도 대신 ‘지선씨네마인드’가 방영된다. 이 드라마의 편성 푸대접은 지난달 21일 시작됐다. 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1~8회 내용을 간추린 ‘천원짜리 변호사-인터미션’을 대체 편성해 원성을 샀다. 지난달 28일에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중계 때문에 결방됐고, 다음날 10회가 방송됐다. 또 4일도 쉬고 다음날 밤 10시 11회가 방송된다. 이어 11일 최종회를 내보낸다. 결방 논란이 이어지자 아예 주 1회 편성이라고 답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20%대 시청률을 넘볼 수 있다는 평가를 듣는 이 드라마를 12회로 축소하는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누구 하나 속시원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단돈 천원을 받고 가난하고 힘없는 의뢰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천지훈(남궁민) 변호사가 시보 백마리(김지은), 사무장(박진우)과 어울려 펼치는 코믹 활극에 많은 시청자들이 시원하고 통렬하다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현실에 그런 변호사는 진정 없는가 묻는 드라마다. 천지훈이 왜 천원만 받는 싸구려 변호사를 자처하는지 그 이유를 드러내고 이주영(이청아)을 살해하고 아버지의 죽음에 원인을 규명하는 데 관심이 쏠리고 있었는데 잦은 결방으로 흐름을 뚝뚝 끊고 축소 편성으로 황급히 막을 내리려 하고 있다. 방송사가 속시원히 이유를 밝히지 않으니 시청자들이 여러 갈래 추측을 내놓는 상황이다. 첫째 천 변호사의 아버지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신이 모두 뒤집어쓰게 되자 극단의 선택을 한 것이 검찰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추측이다. 물론 법조계 전반에 이 드라마가 좋게 비칠 리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둘째 천 변호사 등이 중간광고를 하면서 의도적으로 센 멘트(광고주의 기분을 맞춰주는 것 같지만 아예 싸구려 약장수 같은 태도를 보인 것)를 해 광고주나 방송사 윗선의 심기를 거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셋째 다른 드라마의 제작을 총괄하던 PD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제작이 중단되는 바람에 드라마 편성이 전체적으로 꼬였는데 그 파장이 ‘천원짜리 변호사’에 집중됐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렇게 여러 논란이 거듭되는데도 방송사는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 ‘화투그림으로 보는 김해’...김해 19개 마을 이야기 화투그림으로 그려 전시

    ‘화투그림으로 보는 김해’...김해 19개 마을 이야기 화투그림으로 그려 전시

    경남 김해시 19개 마을 이야기를 그린 화투 전시회가 열린다.김해시는 진영역철도박물관에서 ‘김해이야기화투 특별전’을 이달 30일까지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김해이야기화투 특별전은 지역문화진흥원이 공모한 지역문화 활동 지원 사업에 김해시 마을활동단체 ‘감(監)을 잡다’가 뽑혀 진행된 사업이다. 김해시 마을활동가가 김해지역 19개 읍·면·동을 직접 찾아다니며 보고 들은 마을이야기를 화투 그림 형식으로 그렸다. 김해이야기를 그린 화투는 모두 48장이다. 1월 부터 12월까지 각 달마다 4장씩 구성돼 있다. 1월 화투 4장에는 한림면 화포천 황새 그림을 담았다. 이어 2월부터 12월까지 차례로 상동면 매화, 장유면 반룡산 산벚꽃, 생림면 감자, 칠산서부동 창포, 주촌·진례면 분청사기, 대동면·불암동 수국, 동상동·삼안동·활천동 천문대, 진영읍 단감·장군차, 내외동 경운산 단풍, 회현동·부원동 봉황·수로왕, 북부동 김해향교 등 지역별 풍경이나 특색을 화투에 담았다. 진영역철도박물관은 김해이야기 그림화투는 1960년대 화투 재질이 종이였던 역사적 의미를 담아 종이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해이야기 화투그림을 그린 마을활동가 고지현(43·김해시 진영읍)씨는 “19개 읍·면·동 마을을 돌며 보고 주민들로 부터 들은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화투에 담았다”며 “이번 전시가 지역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진영역철도박물관은 경전선 복선전철화사업으로 문을 닫은 옛 진영역을 단장해 개관한 제2종 철도박물관이다. 옛 진영역은 1905년 일본이 러일전쟁을 하기위해 군용철도를 만들면서 설치돼 1943년 현재 위치에 이전해 건립됐다. 2010년 외곽에 새 진영역이 신설될때 까지 100여년 넘게 진영의 교통중심지 역할을 했다.진영역 철도박물관 제1전시실에는 옛 진영역의 대합실을 재현한 공간과 진영역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디지털 영상 자료 공간, 실제 무궁화열차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기관사 역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있다. 기증을 통해 수집한 각종 승차권과 역무원 유니폼, 각종 철도용품 등도 전시돼 있다. 제2전시실에는 옛 진영과 현 시가지의 모습을 형상화한 디오라마와 각종 철도 모형 등을 전시해 놓았다. 디오라마 속 열차는 버튼을 누르면 레일을 돌고 레일 위의 모습을 실시간 영상으로 보여준다. 박물관 바깥에 전시된 무궁화호 열차와 철도 선로도 진영역철도박물관 볼거리 가운데 하나다.
  • 다시 뿌리내린 도시, 미래에 숨을 불어넣다

    다시 뿌리내린 도시, 미래에 숨을 불어넣다

    결국 그 영화를 다시 꺼내 봐야 했다. 두 번 보기 꺼려졌던 영화, ‘지옥의 묵시록’이다. 마초적이고 영웅적인 결말을 원하는 단순 영화팬에게 ‘지옥의 묵시록’은 굉장한 충격이었다. 그 묵직한 영화의 배경이 된 공간을 다녀왔다. 베트남 남부 껀저와 ‘사이공’(공식 명칭은 호찌민)이다. 사이공이야 지금도 유명한 여행지이지만 껀저는 다르다. 어지간한 여행 책엔 나오지도 않는다. 베트남을 샅샅이 소개하는 책자에도 겨우 ‘원숭이섬’ 정도로 소개되는 게 고작이다. 관광객으로선 사실 가지 않을 이유가 더 많다. 한데 알려지지 않았을 뿐 껀저의 맹그로브숲은 꾸찌, 떠이닌과 더불어 베트남전쟁(1960~1975) 3대 국가전적지 중 하나다. 1960~70년대만 해도 네이팜탄과 고엽제가 난무하며 지옥도를 이뤘던 곳이다. 죽음의 땅이었던 맹그로브숲은 반세기 만에 생명력 넘치는 ‘호찌민의 허파’가 돼 돌아왔다. 대단한 볼거리는 없더라도 베트남의 어두운 역사를 되짚어 본다는 의미에서 찾아볼 이유는 충분하다.베트남은 프랑스, 미국, 중국 등 강대국과 싸워 이긴 나라다. ‘이겼다’고는 해도 완승을 거둔 건 아니다. 그저 ‘지지는 않았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1995년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베트남전쟁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북베트남과 베트콩 전사자는 110만명에 달했다. 이들과 맞서 싸운 남베트남군은 25만명, 미군은 약 5만 8300명의 사망자를 냈다. 남베트남 편에서 싸운 한국군도 4000명 이상 사망자를 냈다고 한다. 결국 미국과 남베트남의 압도적 화력에 맞선 북베트남이 몇 배의 피를 더 흘린 뒤 승리를 지켜낸 것이다. 양측의 민간인 사망자도 200만명에 이른다. 고엽제 등의 후유장애로 고생하는 이들은 아예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이 정도 피해 끝에 거둔 승리라면 ‘상처뿐인 영광’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그래도 ‘영광 뒤의 상처’로 이해해야 할까. ‘지옥의 묵시록’은 베트남전을 그린 영화다. 첫 개봉은 1979년이었지만 군부 정권이던 한국에선 상영이 금지돼 1988년에야 개봉됐다. 단테의 ‘신곡’처럼 이 영화도 광기의 지옥도를 단계별로 그려 낸다. 주인공이자 관찰자인 윌러드 대위(마틴 신 분)가 맹그로브 정글을 지나 캄보디아 국경 너머에 은거하는 커츠 대령(말런 브랜도 분)을 제거하러 가는 과정에서 마주한 전쟁의 공포와 광기가 주제다. 다만 ‘신곡’이 일곱 연옥을 지나 천국에 이르는 단계를 그렸다면 ‘지옥의 묵시록’은 야수의 시대로 역행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는 게 다르다. 껀저는 사이공에서 50㎞ 정도 떨어진 섬이다. 저 유명한 ‘메콩 델타’ 유역 중 하나다. 전체 면적은 서울보다 다소 크다. 이 가운데 국가사적지로 지정된 곳은 ‘룽삭’(Rung sac)이라는 맹그로브 정글이다. 룽삭은 베트남전쟁 당시 ‘암살자의 숲’이라 불렸다고 한다. ‘삭’은 베트남어로 맹그로브 등 염생식물을 뜻한다. 그러니까 룽삭을 번역하면 맹그로브숲이 된다. 한데 미군과 남베트남군은 삭 자를 ‘삿’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삿’은 베트남어로 ‘암살자’다. 그래서 룽삭이 아닌 ‘암살자의 숲’ 룽삿으로 불렀다는 거다. 설령 룽삭으로 제대로 들었다 해도 맹그로브 정글에 짜증과 공포를 동시에 느꼈던 미군으로선 룽삿이라 불렀을 법하다. 룽삭의 면적은 약 200㎢다. 서울 여의도(2.9㎢)의 70배 정도 크기다. 발길 닿는 곳 대부분이 맹그로브 정글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섬 곳곳에 최고급 요리 재료인 제비집을 얻기 위해 ‘제비 호텔’을 지어 놨다는데 아쉽게도 실제 볼 수는 없었다. 맹그로브숲은 고요하다. 맹그로브의 검은 뿌리 위로 싱그러운 초록 세상이 펼쳐져 있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생명이 사라진 죽음의 땅이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는 풍경이다. 맹그로브 나무는 바닷가에서 자라는 염생식물이다. 가장 큰 특징은 갈퀴 같은 뿌리다. 들물 때는 잠기고, 날물 때 드러난다. 치어, 게 등 작은 동물들에게 이 뿌리는 피난처이자 보육원이다. 인간에게 맹그로브숲은 고효율의 공기 정화 장치다. 탄소를 가두고 산소를 뿜어낸다. 이 일대를 ‘호찌민의 허파’라고 부르는 이유다. 온갖 폐수로 오염된 강물을 정화하는 역할도 한다니 ‘호찌민의 신장’이라 불러도 틀리지 않겠다. 베트콩은 1950년대 후반부터 룽삭을 근거지로 삼았다. 미군과 북베트남군에게도 이 지역은 전략 요충지였다. 사이공으로 전쟁 물자를 나르는 병참로였기 때문이다. 베트콩과 미군 등은 정글 속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안내판은 “1966년부터 1975년까지 베트콩 제10 특공연대(남베트남군에선 암호명 ‘T10’으로, 주민들은 ‘10부대’로 불렀다)가 대소 400번의 전투를 벌여 6000명이 넘는 미군과 (북베트남) 병사들을 제거했다”고 적고 있다. 수백 척의 함정과 헬리콥터도 수장시켰다. 베트콩의 피해도 커서 860여명이 사망했고, 그중 542명의 유골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10부대는 ‘인민군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았고, 일대는 국가사적지로 조성됐다. 반면 현지 지형에 어두운 미군에게 맹그로브숲은 악몽이었다. 덥고 습한 데다 맹그로브 뿌리 너머에서 베트콩이 유령처럼 공격해 왔다. 최선의 선택은 이 일대를 깨끗이 밀어 버리는 것. 고엽제로 맹그로브를 말려 죽이고, 네이팜탄으로 싸그리 태워 버렸다. 이제는 모든 전쟁 영화의 표준이 되다시피 한 ‘지옥의 묵시록’의 첫 장면, 그러니까 리하르트 바그너의 음악 ‘발퀴레의 기행’을 배경으로 UH1H 헬기가 어지러이 날고 정글 위로 거대한 화염이 솟구치는 장면은 이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컴퓨터 그래픽이 없던 시절이라 당시 헬기, 네이팜탄 등이 모두 실제로 쓰였다고 한다. “난 아침의 네이팜 냄새가 좋아. 그 휘발유 냄새는…, 승리의 향기지”라던 킬고어 중령(로버트 듀발 분)의 섬뜩한 독백도 여기서 나왔다.전쟁통에 맹그로브숲에 기대 살던 게잡이원숭이 등 야생동물들도 자취를 감췄다. 숲이 온전히 옛 모습을 회복한 건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지난 뒤다. 다시 맹그로브 나무가 자라고 뿌리엔 게와 작은 물고기들이, 우듬지엔 원숭이들이 모여들었다. 2000년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등재됐다.맹그로브숲 깊은 곳에 베트콩 유격대 막사 등이 재현돼 있다. 추모탑, 베트콩 조형물 등도 조성됐다. 유적지 들머리에서 유격대 막사까지는 2㎞ 정도다. 목재 데크길이 조성돼 있긴 하지만 가급적 정글 보트를 타고 돌아보길 권한다. 들물 때 길이 끊기는 데다 게잡이원숭이들의 공격도 우려된다. 껀저가 ‘원숭이섬’으로 불리는 건 약 1만 5000마리에 달한다는 원숭이 때문이다. 현지인들은 이들을 ‘악동’으로 여긴다. 여행객의 모자, 안경 등을 훔치고 먹거리를 빼앗는다. 이 때문에 단체 여행객이 들어오면 관리인들이 새총, 맹견 등을 동원해 원숭이들을 쫓아낸다. 들머리엔 악어사도 있다. 악어 먹이주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껀저에서 사이공강을 건너면 사이공(호찌민)이다. 두 도시를 잇는 건 페리다. 워낙 사람과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곳이라 언제 가도 곧 출발하는 페리를 탈 수 있다. 사이공강은 온통 누런 흙탕물이다. ‘지옥의 묵시록’ 속 윌러드 대위도 이 강을 거슬러 캄보디아까지 올라갔을 것이다.
  • 北 전역서 온종일 미사일 25발 퍼부어… 울릉도 겨눠 ‘노골적 위협’

    北 전역서 온종일 미사일 25발 퍼부어… 울릉도 겨눠 ‘노골적 위협’

    北 “끔찍한 대가” 핵무력 시사8일 美중간선거 전 긴장 최고조7차 핵실험 뒤 ‘핵보유국’ 방점美와 담판 위한 전조행보 분석 “한미훈련 불만… 핵무력 자신감”북핵 고도화 대응책 필요성 대두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2일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7차 핵실험 임박 관측 속 핵능력 보유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오는 8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발 수위를 최고조로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계속적으로 고조시키고 7차 핵실험으로 방점을 찍은 뒤 사실상 ‘핵보유국’ 위상을 갖고 미국과 담판에 나서기 위한 전조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울릉도가 포함된 남쪽으로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미사일을 울릉도 방향으로 정조준하고 낙탄이 NLL 이남으로 떨어지도록 치밀하게 거리 계산을 한 노골적인 무력도발인 셈이다. 한미연합 공중훈련 기간 중 도발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에는 핵 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함이 동원된 한미 연합훈련 기간 당시 포사격, 공군 합동타격훈련으로 도발한 바 있다. 공평원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은 이날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핵무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며 “한미연합 공중훈련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전술핵무기 체계를 비롯한 핵무력 고도화를 위해 장기 계획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더 큰 북한의 의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보여 준 저위력 전술핵 미사일 실전능력에 기반해 자신들이 도발해도 한미가 대응하기 어렵다는 확신에 따른 행동”이라고 했다. 특히 핵보유국인 인도·파키스탄 사례처럼 더욱 공격적 군사행동을 취해 불안정이 증대되는 이른바 ‘안정·불안정 역설’이 한반도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재개에 맞서 초기에 기선제압을 하고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려는 의도도 섞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 정부가 미사일 도발마다 미시적으로 집중하기보다는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의 ‘전술핵무기 대응’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우리 군의 압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박정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새벽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 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없이 실행할 것”이라며 “미국과 남조선은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전날 언급한 ‘대등한 대가’보다 위협 수위를 높여 핵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등 실명을 적시한 말폭탄을 쏟아내며 특유의 담화전과 함께 실제 도발로 간다면 외교 공간이 더 협소해진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정부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사실을 전략적으로 인지하고 현실적인 ‘핵군축’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한 핵작전 공유 등 확장 억제 방안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 (한미) 협의가 진행 중이고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 억제가 구체성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어서 이를 획기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 北, 미사일 10여발·포탄 100발 퍼부어… 울릉도 겨눠 ‘노골적 위협’

    北, 미사일 10여발·포탄 100발 퍼부어… 울릉도 겨눠 ‘노골적 위협’

    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2일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7차 핵실험 임박 관측 속 핵능력 보유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오는 8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발 수위를 최고조로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계속적으로 고조시키고 7차 핵실험으로 방점을 찍은 뒤 사실상 ‘핵보유국’ 위상을 갖고 미국과 담판에 나서기 위한 전조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울릉도가 포함된 남쪽으로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미사일을 울릉도 방향으로 정조준하고 낙탄이 NLL 이남으로 떨어지도록 치밀하게 거리 계산을 한 노골적인 무력 도발인 셈이다. 한미연합 공중훈련 기간 중 도발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엔 핵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이 동원된 한미 연합훈련 기간 당시 포사격, 공군 합동타격훈련으로 도발한 바 있다. 공평원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은 이날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핵무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며 “한미연합 공중훈련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전술핵무기 체계를 비롯한 핵무력 고도화를 위해 장기 계획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더 큰 북한의 의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보여 준 저위력 전술핵 미사일 실전능력에 기반해 자신들이 도발해도 한미가 대응하기 어렵다는 확신에 따른 행동”이라고 했다. 특히 핵보유국인 인도·파키스탄 사례처럼 더욱 공격적 군사행동을 취해 불안정이 증대되는 이른바 ‘안정·불안정 역설’이 한반도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대대적인 한미 연합훈련 재개에 맞서 초기에 기선제압을 하고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려는 의도도 섞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 정부가 미사일 도발마다 미시적으로 집중하기보다는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의 ‘전술핵무기 대응’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우리 군의 압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국지전이 발생하더라도 핵무기가 있는 만큼 확전우세라고 생각해 훨씬 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군사적 긴장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국면 전환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NLL은 넘기되 공해상에 좌표를 설정해 9·19 군사합의를 전면적으로 파기하는 행동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여러 도발 변수 중에 (이태원 참사 등) 국가애도기간은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 같지 않고, 도발 수위를 높여 가기 위한 여러 명분을 찾고 있기 때문에 한미 ‘비질런트 스톰’이 명분이 됐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적반하장이며 북한이 모든 위기 고조 원인을 제공하는 당사자”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정부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사실을 전략적으로 인지하고 현실적인 ‘핵군축’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한 핵작전 공유 등 확장 억제 방안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현재 (한미) 협의가 진행 중이고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 억제가 구체성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어서 이를 획기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 [고든 정의 TECH+] 쿠키 속에 QR 코드 심는다?…식품 3D 프린팅 기술 공개

    [고든 정의 TECH+] 쿠키 속에 QR 코드 심는다?…식품 3D 프린팅 기술 공개

    3D 프린트 기술은 기존의 방법으로는 한 번에 제조가 힘들었던 복잡한 부품을 출력하거나 맞춤형으로 제조해야 하는 특수 제품에 꼭 맞는 차세대 제조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복잡한 내부 구조를 지닌 로켓 부품도 금속 3D 프린터로 한 번에 출력할 수 있고 환자에 이식해야 하는 임플란트나 의료용 스텐트도 맞춤형으로 제조할 수 있습니다.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소재도 다양하게 변해서 이제는 플라스틱이나 금속은 물론 살아 있는 세포나 시멘트, 음식도 출력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식품 3D 프린터의 경우 개발 초기에 주목받았던 것에 비해 대중화는 매우 더딘 상태입니다. 현재의 적층 기술로는 음식 출력에 많은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음식 고유의 맛과 식감을 3D 프린터로 재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 오사카 대학 연구팀은 식품 3D 프린터를 좀 더 영리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이들이 개발한 식품 3D 프린터는 적층 방식으로 제조해도 맛이 크게 다르지 않은 쿠키와 빵을 출력합니다. 중요한 것은 쿠키와 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정교한 패턴을 새기는 것입니다.일단 오븐에 굽고 나면 이 패턴과 문양은 그냥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밝은 조명 위에 올려 놓거나 스마트폰 플래시로 빛을 비춰 보면 숨겨진 QR 코드나 문자가 나타납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내부 QR(interior QR)라는 뜻으로 인테리큐알(interiqr)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사실 인테리큐알의 출력 속도는 여전히 손이나 기계로 하는 것보다 느리기 때문에 경제적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QR 코드와 문자를 숨길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QR 코드를 이용해 제품 자체에 유통 기한이나 영양 정보를 넣을 수도 있고 이름과 축하 메세지를 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이벤트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식품 3D 프린터 기술은 그 자체로는 식품 제조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독특한 응용 방법을 찾는다면 실용화 가능성은 한층 높아집니다. 다만 대중화에서 가장 큰 장벽은 맛과 가격이 될 것입니다. 식품인 이상 아무리 신기해도 맛이 없으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고 상품인 이상 너무 비싸면 선뜻 구매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예술이냐 사회 고발이냐/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예술이냐 사회 고발이냐/미술평론가

    세탁은 전통적으로 여자들 일로 여겨졌다. 세탁 노동은 여성의 직종이었다. 19세기 여성 노동자들은 남자들의 반밖에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세탁물을 삶아 빨고, 풀을 먹이고, 다림질하는 중노동을 했다. 여름에는 특히 힘들었다. 에밀 졸라는 ‘목로주점’에 세탁소의 모습을 여실히 재현해 놓았다. 빨래 삶는 가마솥의 열기, 이글거리는 다리미 난로, 그 둘레에 죽 놓인 달구어진 다리미, 땀을 뻘뻘 흘리고 얼굴이 시뻘겋게 돼서 거의 벌거벗고 일하는 세탁부들. 19세기 후반은 여성의 삶과 노동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한 때였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비판할 점이 많지만, 역사학자 쥘 미슐레는 ‘여성’(1860년)을 펴내 여성에 대한 부당한 대우, 불평등한 삶의 조건을 이슈화했다. 문학과 미술도 이에 호응했다. 드가의 세탁부 그림을 보고 공쿠르 형제는 드가가 자신들이 쓴 ‘마네트 살로몽’(1867년)을 읽었다고 생각했다. 졸라는 반대로 드가의 그림에서 소설의 몇 장면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이 그림은 줄에 널어놓은 세탁물이 배경을 이루고 있고 앳된 세탁부가 흰 오간자 커튼을 다림질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여성은 다림질을 하다 말고 초점 잃은 시선을 들어 관객을 바라본다. 속옷 차림인 게 작업장의 더위를 암시한다. 여성의 뺨은 발그레하고 드러낸 팔과 목덜미는 건강해 보인다. 같은 여성 노동자를 묘사했어도 이 지점에서 드가와 동시대의 사실주의 화가가 갈라진다. 이를테면 가난한 사람들을 자주 묘사해 ‘빈자의 화가’라는 별명을 얻은 페르낭 펠레즈가 그린 재봉사는 폐병으로 뀅한 눈, 창백한 얼굴을 하고 힘없이 의자에 기대 앉아 죽어 가고 있다. 드가는 노동자의 비참함을 부각하기보다는 노동자들이 일하거나 잠시 휴식하는 순간의 동작과 표정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색채의 혼합, 빛의 효과 같은 문제를 중시했다. 이데올로기가 앞서면 예술이 죽고 미학적 관심이 우세하면 예술을 위한 예술이 되면서 현실이 사라진다. 예술사는 드가의 손을 들어 주지만, 드가는 여전히 비판과 옹호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다. 드가가 생생한 이유다.
  • 음주 땐 정지거리·시간 두 배… 단속해 보면 절반은 상습범[교통안전 행복 플러스]

    음주 땐 정지거리·시간 두 배… 단속해 보면 절반은 상습범[교통안전 행복 플러스]

    지난달 5일 새벽녘 부산에서 20대 음주 운전자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길가에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들이받는 바람에 승용차 뒤에 있던 30대 차주가 목숨을 잃었다. 이날 사고는 음주 운전자가 몰던 차가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다가 길가에 주차한 승용차를 받으면서 일어났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차량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으로 나왔다. 최근에는 연예인들의 잇따른 음주운전 사고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등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1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 통계를 보면 음주운전 사고는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음주운전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346명에 이르렀지만,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에는 206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로 강력한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회식이 뜸해지고 음주운전이 줄어들어 사고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도 68명에 그쳐 이런 추세라면 연간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가 200명대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그러나 최근 저녁 모임이 늘면서 음주운전도 늘고 있다. 음주운전은 ‘한 잔의 유혹’에서 시작된다. 술을 마시면 평소와 달리 막연한 자신감이 생기고 고집이 세진다. 반면 판단력은 떨어진다. 지난달 28일 저녁,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당역 먹자골목 옆 공영주차장. 인근 식당에서 회식을 마친 30대 직장인은 대리운전을 불렀다가 기사가 바로 도착하지 않자 스스로 운전대를 잡았다 적발되는 일이 벌어졌다. 동료가 운전을 말렸지만 “한 잔밖에 마시지 않았다”며 시동을 걸었다고 한다. 음주는 인지력도 떨어뜨린다. 음주운전자의 신체 반응 속도는 평소보다 훨씬 느리다. 위험 상황을 즉각 판단하지 못하고,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거나 늦게 밟아 사고로 이어진다. 시야도 좁아져 전후방, 측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져 추돌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정상적인 운전자가 시속 60㎞로 달리다가 위험상황을 감지하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정지까지는 3~4초가 걸리고, 정지거리도 27m면 충분하다. 그러나 음주운전자(알코올농도 0.04%)는 정지까지 5~6초가 걸리고, 정지거리는 40~50m로 늘어난다. 공주시간(장애물 발견 반응시간), 제동시간(브레이크 작동시간), 정지시간이 모두 늘어나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음주운전 사고는 재범률이 높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11만 5882명) 가운데 두 번 이상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자가 44.5%(5만 1582명)나 됐다.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가중처벌을 담은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됐지만,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현재는 상습 운전자에 대한 뚜렷한 가중처벌 수단은 없는 상태다. 음주운전은 렌터카에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 최근 버스·택시·화물차 등 사업용 차량 음주운전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을 분석한 결과 렌터카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가 65.4%를 차지했다. 렌터카 10만대당 음주운전 사망자 수는 2.2명으로 일반 승용차(1.3명)보다 훨씬 높다. 연령대별로 30세 이하 운전자가 전체 음주사고의 29%를 차지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처 한재현 선임연구원은 “반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운전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상습 운전자 처벌 수위를 높이고, 렌터카 음주운전 사고를 막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용 측 “檢조사 99%는 대장동”… 이재명과 연결고리 집중 수사

    김용 측 “檢조사 99%는 대장동”… 이재명과 연결고리 집중 수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상대로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김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입증을 위한 인적·물적 증거 확보가 일단락되면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 대표를 겨냥하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이날도 남재현 주임검사를 중심으로 김 부원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이어 갔다. 남 검사는 김 부원장 구속 초기와 달리 8억 4700만원 정치자금 수수 의혹 대신에 최근에는 대장동·위례신도시 의혹을 캐묻는 데 전체 질문의 상당수를 할애한다고 한다. 남 검사는 지난해 9월 말 꾸려진 대장동 전담수사팀 출신으로 사건 초기부터 대장동 의혹을 파헤쳐 왔다. 김 부원장 측 변호인은 “10시간 조사를 하면 9시간 50분가량은 대장동 이야기를 하고, 10분은 정치자금법 이야기를 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 6월을 전후해 대장동 개발 방식이 바뀐 과정 등을 김 부원장에게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은 당초 민간개발 방식이 거론됐으나 결국 성남시가 100% 지분을 지닌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성남도개공과 같은 공공기관이 사업 전체 지분의 50% 이상을 참여하면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는 도시개발법 조항 덕에 원주민들이 토지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넘길 수밖에 없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부원장은 2010~2018년 성남시의원을 역임했다. 또 검찰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관여 여부도 함께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원장 측 변호인은 “대장동 이야기를 하면서 이 대표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오긴 한다”면서 “다만 주된 것은 아니다. 검찰이 정 실장에 대해서도 대장동과 관련해 질문을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김 부원장이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을 부인하니 정치 활동, 경력, 대장동 일당과의 관계라든지 본인이 진술 가능한 내용을 물어보는 것”이라며 “위례신도시 의혹 관련 공소장에도 2014년도에 대장동 일당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재선을 위해 힘을 모으는 내용이 나오고 김 부원장도 여기에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부원장과 대장동 일당의 관계를 전반적으로 살피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 김용 측 “檢조사 99%는 대장동”…이재명과 연결고리 집중 수사

    김용 측 “檢조사 99%는 대장동”…이재명과 연결고리 집중 수사

    김용 측 “대장동 이야기 위주, 李 얘기도”검찰, 정치자금법 관련 증거 확보 자신감“대장동 일당 관계·정치 활동 살피는 과정”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상대로 이 대표와 연관성을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김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입증을 위한 인적·물적 증거 확보가 일단락되면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 대표를 겨냥하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이날도 남재현 주임검사를 중심으로 김 부원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이어갔다. 남 검사는 김 부원장 구속 초기와 달리 8억 4700만원 정치자금 수수 의혹 대신에 최근에는 대장동·위례 신도시 의혹을 캐묻는 데 전체 질문의 상당수를 할애한다고 한다. 남 검사는 지난해 9월말 꾸려진 대장동 전담수사팀 출신으로 사건 초기부터 대장동 의혹을 파헤쳐왔다. 김 부원장 측 변호인은 “10시간 조사를 하면 9시간 50분가량은 대장동 이야기를 하고, 10분은 정치자금법 이야기를 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 6월을 전후해 대장동 개발 방식이 바뀐 과정 등을 김 부원장에게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은 당초 민간개발 방식이 거론됐으나 결국 성남시가 100% 지분을 지닌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성남도개공과 같은 공공기관이 사업 전체 지분의 50% 이상을 참여하면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는 도시개발법 조항 덕에 원주민들이 토지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넘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부원장은 2010~2018년 성남시의원을 역임했다.또 검찰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관여 여부도 함께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원장 측 변호인은 “대장동 이야기를 하면서 이 대표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오긴 한다”면서 “다만 주된 것은 아니다. 검찰이 정 실장에 대해서도 대장동과 관련해 질문을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김 부원장이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을 부인하니 정치 활동, 경력, 대장동 일당과의 관계라든지 본인이 진술 가능한 내용을 물어보는 것”이라며 “위례신도시 의혹 관련 공소장에도 2014년도에 대장동 일당이 성남시장 재선을 위해 힘을 모으는 내용이 나오고 김 부원장도 여기에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부원장과 대장동 일당과의 관계를 전반적으로 살피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 [나우뉴스] 日언론, 마네킹 동원해 ‘이태원 참사’ 분석…“아날로그식, 이해 쉽다”

    [나우뉴스] 日언론, 마네킹 동원해 ‘이태원 참사’ 분석…“아날로그식, 이해 쉽다”

    15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외신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의 한 방송사가 마네킹을 동원해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일본 ANN 방송은 지난달 31일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사상자 154명(보도 당시 기준)의 군중 눈사태 현장 재현’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마네킹을 스튜디오로 가지고 나와 자세히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밀집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겹쳐 쓰러지는 ‘군중 눈사태’로 인한 사고로 보고 있다. 군중 눈사태는 대규모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일부 인원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주변 사람들도 함께 엉키며 쓰러지는 현상이다.  이날 스튜디오에는 마네킹뿐만 아니라 경사각이 5.7도 되는 비탈길을 재현한 구조물도 등장했다. 또 당시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던 군중을 묘사하기 위해 9개가 바짝 붙은 마네킹을 그 위에 설치했다. 해당 보도를 맡은 기자는 “이렇게 좁은 길에서 어떻게 154명의 희생자가 나온 것인지, 사고 현장의 언덕을 재현하겠다”고 말한 뒤 마네킹 사이로 직접 들어갔다. 기자는 경사로를 재현한 구조물 위에 서서 “여기는 비교적 급격한 내리막 길이다. 화면에서는 완만해 보이지만, 몸을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리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마네킹 사이에 직접 들어간 후에는 “1㎡ 규모 안에 10명 이상이 들어가면 군중 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현재 눈앞에는 앞사람의 머리가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며 압박감이 느껴진다”면서 “발밑은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경사가 더 급격하게 느껴지고, 매우 무서운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ANN 기자의 검증 뉴스는 약 4분 20초간 이어졌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컴퓨터 그래픽보다 마네킹을 이용한 직접 설명 덕분에 군중 눈사태의 위험성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해당 유튜브 영상에 “이번 사건을 접한 한국인들이 엄청난 패닉에 빠져 있다”면서 “(사고의 위험성을) 직접 보여주니 더욱 쉽고 좋은 설명 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이어 “‘왜 참사가 일어났는지’라는 제목에 가장 잘 어울리는 뉴스였다. 공부가 됐다”, “경사로 구조물과 마네킹을 이용한 재현 덕분에 더욱 사고의 원인을 잘 알게 됐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한국 네티즌도 한국어로 “도미노처럼 쓰러졌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찾다가 보게 됐는데, 일본 방송이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 준 것 같다”고 쓰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번 참사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현지 네티즌의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본 ANN 방송사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노’가 일본을 강타했을 당시, 그래픽이 아닌 구름 모형을 활용한 아날로그식 설명을 포함한 보도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기상 캐스터는 스튜디오에 나와 “열대 저기압이 태풍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구름 모형 2개를 직접 손으로 잡아 이동시켰다. 또 다른 설명에서는 열대 저기압 구름 모형과 힌남노 모형을 두 손으로 잡아 하나로 합쳐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이를 본 국내 네티즌들은 현지 방송사가 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지 않는지에 의문을 표했지만, 현지에서는 “그래픽 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운 보도였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이번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희생자 155명 중에는 일본 국적의 여성 2명도 포함돼 있다. 참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3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를 접한 뒤 경찰청은 전국 경찰에게 핼러윈 시기에 다수의 인파가 예상될 경우 현지 지자체 등과 연계해 교통정리 등을 실시하고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과 당국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최대 번화가인 시부야역 인근의 경비를 강화했다. 경시청은 핼러윈 당일인 이날 경찰관 약 350명을 시부야에 배치하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상] 日언론, 마네킹 동원해 ‘이태원 참사’ 분석…“아날로그식, 이해 쉽다”

    [영상] 日언론, 마네킹 동원해 ‘이태원 참사’ 분석…“아날로그식, 이해 쉽다”

    15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외신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의 한 방송사가 마네킹을 동원해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일본 ANN 방송은 지난달 31일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사상자 154명(보도 당시 기준)의 군중 눈사태 현장 재현’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마네킹을 스튜디오로 가지고 나와 자세히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밀집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겹쳐 쓰러지는 ‘군중 눈사태’로 인한 사고로 보고 있다. 군중 눈사태는 대규모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일부 인원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주변 사람들도 함께 엉키며 쓰러지는 현상이다.이날 스튜디오에는 마네킹뿐만 아니라 경사각이 5.7도 되는 비탈길을 재현한 구조물도 등장했다. 또 당시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던 군중을 묘사하기 위해 9개가 바짝 붙은 마네킹을 그 위에 설치했다. 해당 보도를 맡은 기자는 “이렇게 좁은 길에서 어떻게 154명의 희생자가 나온 것인지, 사고 현장의 언덕을 재현하겠다”고 말한 뒤 마네킹 사이로 직접 들어갔다. 기자는 경사로를 재현한 구조물 위에 서서 “여기는 비교적 급격한 내리막 길이다. 화면에서는 완만해 보이지만, 몸을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리는 정도”라고 설명했다.마네킹 사이에 직접 들어간 후에는 “1㎡ 규모 안에 10명 이상이 들어가면 군중 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현재 눈앞에는 앞사람의 머리가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며 압박감이 느껴진다”면서 “발밑은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경사가 더 급격하게 느껴지고, 매우 무서운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ANN 기자의 검증 뉴스는 약 4분 20초간 이어졌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컴퓨터 그래픽보다 마네킹을 이용한 직접 설명 덕분에 군중 눈사태의 위험성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해당 유튜브 영상에 “이번 사건을 접한 한국인들이 엄청난 패닉에 빠져 있다”면서 “(사고의 위험성을) 직접 보여주니 더욱 쉽고 좋은 설명 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이어 “‘왜 참사가 일어났는지’라는 제목에 가장 잘 어울리는 뉴스였다. 공부가 됐다”, “경사로 구조물과 마네킹을 이용한 재현 덕분에 더욱 사고의 원인을 잘 알게 됐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한국 네티즌도 한국어로 "도미노처럼 쓰러졌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찾다가 보게 됐는데, 일본 방송이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 준 것 같다"고 쓰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번 참사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현지 네티즌의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일본 ANN 방송사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노’가 일본을 강타했을 당시, 그래픽이 아닌 구름 모형을 활용한 아날로그식 설명을 포함한 보도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기상 캐스터는 스튜디오에 나와 “열대 저기압이 태풍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구름 모형 2개를 직접 손으로 잡아 이동시켰다. 또 다른 설명에서는 열대 저기압 구름 모형과 힌남노 모형을 두 손으로 잡아 하나로 합쳐 보여주기도 했다.당시 이를 본 국내 네티즌들은 현지 방송사가 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지 않는지에 의문을 표했지만, 현지에서는 “그래픽 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운 보도였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이번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희생자 155명 중에는 일본 국적의 여성 2명도 포함돼 있다. 참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3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를 접한 뒤 경찰청은 전국 경찰에게 핼러윈 시기에 다수의 인파가 예상될 경우 현지 지자체 등과 연계해 교통정리 등을 실시하고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과 당국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최대 번화가인 시부야역 인근의 경비를 강화했다. 경시청은 핼러윈 당일인 이날 경찰관 약 350명을 시부야에 배치하기도 했다.
  • 9개의 마네킹·경사로 등장…日 방송, 이렇게 분석했다

    9개의 마네킹·경사로 등장…日 방송, 이렇게 분석했다

    이태원 참사로 일본인 2명 사망 서울 용산구 대규모 압사사고로 일본인 10대 여성 1명과 20대 여성 1명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한 방송사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당시 사고 현장을 재현했다. 일본 ANN 방송사는 지난 31일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154명의 사상자 군중 눈사태 현장 재현’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진행자는 “서울 번화가 이태원 핼러윈 행사에 모인 많은 젊은이가 군중 눈사태에 휘말려 일본인 2명을 포함해 154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154명의 희생자가 이 좁은 길에서 나온 것인지 사고 현장의 언덕을 재현해 검증하겠다”고 덧붙였다.경사각 5.7도 구조물 설치, 9개의 마네킹 등장 스튜디오에는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 경사도인 10%(경사각 5.7도)의 비탈길을 재현한 구조물이 설치됐다. 구조물 크기는 1평방미터(㎡)로, 그 위에 9개의 마네킹이 세워져 있다. 기자는 “이는 비교적 급격한 내리막이다. 화면에서는 완만해 보이지만, 실제로 올라가 보면 경사가 급격해 조심해야 한다”면서 “몸을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린다. 휠체어 슬로프보다 2배 정도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기자가 마네킹 사이로 들어간다. 기자는 “1㎡에 10명 이상이 들어가면 군중 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제 눈앞에는 앞사람의 후두부가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며 압박감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이건 마른 체형의 마네킹인데, 실제로 사람들이 더 두꺼운 옷을 입고 소지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압박감이 더 심하다”면서 “발밑은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 사이에 있다 보니) 경사가 더 급격하게 느껴지고 어느 쪽이든 무서운 느낌”이라고 부연했다.“몸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려”…앞으로 쏠리게 되는 이유 기자는 허리를 숙이는 동작을 하면서 사람들이 중심을 잃고 앞으로 쏠리게 되는 이유도 분석했다. 그는 “서로 몸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지만, 누군가 허리를 숙이거나 땅에 떨어진 걸 주우려고 하면 주위에 있던 사람은 지탱하던 사람이 없어져서 넘어지고, 또 그 앞에 있던 사람도 함께 넘어지는 등 도미노처럼 우르르 쓰러진다. 경사가 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의 압력이 가해지면 사람은 답답함과 공포를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쓰러져 포개진다면 제일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는 수백㎏의 압력이 가해진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마지막으로 “이제 해마다 핼러윈이 돌아오면 이 참사가 떠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외국인 사상자도 우리 국민에 준해 지원 검토”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다수의 외국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외국인 사상자도 우리 국민에 준해서 가능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사상자 지원 법적 근거에 대해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에 대해서는 내국인에 준해서 외국인도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외교부 공무원과 사망자를 1대 1로 매칭 지정해 유가족과의 연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가족의 입국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해당 지역 내 우리 공관 통해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사망자가 발생한 해당 주한 공관에 장관 명의의 서신을 별도로 발송하고 위로했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지난 주말 이태원에서 있던 참으로 비극적인 사고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그 가족분들에 대해서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 ‘영록바’ 신영록 위해 K리그 스타 뭉친다

    ‘영록바’ 신영록 위해 K리그 스타 뭉친다

    급성 부정맥으로 인한 심정지 사고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영록바’ 신영록(35)을 위한 자선 경기가 열린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오는 6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학 실내체육관에서 제1회 선수협 자선 경기를 연다고 1일 밝혔다. 선수협 이근호 회장과 염기훈 부회장을 비롯해 남준재, 배승진, 백성동, 이청용, 정다훤, 조수혁 이사 등 임원진이 총출동하고 김보경, 이정협, 주민규, 양동현, 박진섭, 강현묵, 구자룡, 이명재, 김오규, 신진호, 고명석, 고재현, 김경중 등 K리그 올스타급 선수들이 함께한다. 여자축구 윤영글, 강가애 이사 등 WK리그 스타들도 무대를 빛낸다. 선수협은 올해부터 해마다 시즌이 끝난 뒤 자선경기를 열기로 하고 그 첫 무대에 지난 2011년 급성 부정맥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신영록을 초청했다. 이번 자선 경기의 수익금은 신영록의 재활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자선경기는 풋살로 진행된다. 신영록은 직접 경기를 뛰지는 않고 경기를 관전하며 K리그 선후배들과 교류하는 자리를 갖는다. 또 오랜 만에 축구 팬들 앞에 선다. 디디에 드로그바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해 ‘영록바’라는 별명을 얻은 신영록은 16세이던 2003년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했다. 연령별 대표팀 공격수로 활약하며 2008년 팀에서도 주전으로 도약하며 잠재력을 터뜨린 뒤 터키 리그에 진출하기도 한 신영록은 2011년 5월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나선 대구FC와의 경기에서 쓰러져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K리그에서는 모두 71경기를 뛰며 15골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염기훈 부회장은 “영록이는 내 젊은 시절 삼각편대를 이룬 친한 동생”이라며 “어느덧 나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즌에 이렇게 영록이와 함께 자선경기에 참여하니 많은 생각이 든다. 내가 주는 패스를 마무리하던 영록이의 모습을 기억하던 K리그 팬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근호 회장은 “기부를 시작하면서 항상 마음이 가는 친구가 영록이다. 정말 밝고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아이였으며 그라운드에선 누구보다 사자 같았다. 그라운드에서 비보를 접했을 때 정말 앞이 캄캄했다. 기적처럼 살아 돌아왔으니 이제 꾸준히 재활을 통해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청용 이사는 “이번 자선경기는 신영록 형 후원 행사뿐만 아니라, 그간 고생했던 선수들의 은퇴식도 겸하는 뜻깊은 자리”라면서 “후배들의 선배의 제2의 인생을 축복하며 보내주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기록문화의 꽃’ 외규장각 의궤… 귀환 10년을 돌아보다

    ‘기록문화의 꽃’ 외규장각 의궤… 귀환 10년을 돌아보다

    ‘기록의 나라’ 조선에서도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행사 내용을 담은 ‘의궤’는 기록문화의 꽃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단 몇 줄로만 언급된 내용이 의궤에는 그림까지 곁들여 상세히 담긴 덕에 전통문화를 복원하고 행사를 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프랑스가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훔쳐갔던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 10주년을 돌아보는 전시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1일부터 열리는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는 그간 의궤를 연구한 성과를 대중의 시선으로 쉽게 풀어놓은 전시다. 이번 전시는 외규장각 의궤 297책과 궁중 연회 복식 복원품 등 총 460여점을 선보인다. 의궤는 한 번에 3부, 많게는 9부를 만들었다. 그중 1부는 왕이 읽는 ‘어람용 의궤’로 초록색 고급 비단 표지, 놋쇠 장식 등으로 특별하게 제작돼 남다른 품격을 자랑한다. 왕이 열람을 마친 의궤는 왕실의 귀한 물건들과 함께 규장각이나 외규장각에 봉인했다. 조선시대 강화도는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국가와 왕실의 안전을 지켜 주는 ‘보장지처’(堡障之處)였기에 외규장각 의궤는 가장 안전한 땅에 보관된 귀한 책이었다. 물론 어람용 의궤가 외규장각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규장각 의궤 297책 중 292책이 어람용 의궤일 정도로 가치가 남다르다. 전시관에 놓인 외규장각 의궤를 통해 관람객들은 ‘예치의 나라 조선’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전시를 준비한 임혜경 학예연구사는 지난 31일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예라고 하면 일상적인 예의범절을 생각하지만 조선시대의 ‘예’는 국가 경영 원리이자 공동체의 규범”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왕실 행사의 내용이 담긴 의궤는 곧 오늘날 법전인 셈이다. 글로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그림으로 첨부돼 있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의궤 297책 가운데 172책(57.9%)에는 행사 장면, 건물 구조, 행사 때 사용한 물건 등을 그린 도설(圖說)이 포함돼 있다. 행사에 참여했던 사람은 물론 동물까지 세밀하게 그린 그림은 만화나 게임 속 캐릭터 같은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순조가 할머니인 혜경궁 홍씨를 위해 준비한 진찬(進饌)연은 3D 영상 콘텐츠로 제작돼 관람객을 조선시대 왕실 잔치로 초대한다. 3부로 구성된 전시를 둘러보며 관람객들은 의궤 반환 의미와 반환 후 어떤 연구 성과들이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전시는 내년 3월 19일까지다. 박물관은 외규장각 도서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리며 반환에 기여했던 박병선 박사를 기리기 위해 그의 11주기를 전후한 오는 11월 21∼27일 무료 관람을 진행한다.
  • 질병·전쟁·기후변화·기근… 루터, 위기 속 돌파구 찾다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질병·전쟁·기후변화·기근… 루터, 위기 속 돌파구 찾다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10월 31일, 오늘은 핼러윈이기도 하지만 종교개혁 505주년 기념일이기도 하다. 1517년 10월 31일에 마르틴 루터가 그릇된 관습이나 잘못된 종교적 교리를 바로잡고 믿음의 근원으로 돌아가자고 주창한 날이다. 당시는 질병과 전쟁, 기근과 기후변화로 암울한 시대였다. 14세기 중반부터 주기적으로 유행한 흑사병이 유럽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앗아 갔고 결국 루터의 두 동생도 희생됐을 정도로 이 감염병은 오랜 시간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또한 백년전쟁(1337~1453)이 끝나기 무섭게 동쪽에서 루터가 ‘사탄의 분노’라 불렀던 오스만 튀르크 세력이 서유럽 깊숙이까지 쳐들어오자 유럽인은 전쟁의 공포와 종말적 긴박감에 지속적으로 사로잡혔다.오랜 질병과 전쟁 그리고 소빙기(小氷期·little ice age)라고 불린 춥고 불규칙한 날씨와 굶주림에 허덕이던 시대에 사람들이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에 시달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루터 역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아플 대로 아픈 중세인은 종교와 교회에 의지하고자 했지만 삶이 어렵고 힘들어질수록 개인적인 기복신앙에 깊이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수많은 성직자, 특히 헌신적인 성직자일수록 죽음이 임박한 감염자들에게 병자성사를 행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성직자 부족과 전쟁·전염병으로 그리스도교적 생활의 중심이라 할 성체성사와 죄를 고백하는 고해성사조차 할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의 불안과 심리적 공황은 커져만 갔다.사후 심판과 구원에 대한 두려움은 중세인에게 실재적·절대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개인이 고해성사를 하고 죄를 뉘우치면 금식·기도·성지순례·자선 행위 등 참회 고행을 하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처벌을 가볍게 하는 성례를 구원 수단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하지만 생전에 죄를 다 씻어 내지 않고 죽으면 천국에 들어가기에 앞서 연옥이라는 곳에서 고통받으며 죄를 마저 정화해야 했다. 구원을 갈망하던 대중의 간절한 욕구는 결국 면벌부(免罰符)라는 증서의 남발을 불러왔다. 면벌부를 돈으로 사면 참회 고행을 하지 않아도 벌을 가볍게 하는 특혜를 주는 것이었다. 이는 흑사병이 퍼지자 이동과 사제 접촉을 제한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대중의 종교적 욕구와 맞물려 확산된 민중적 신앙 행위였다. 나중에 루터는 물론 종교개혁의 후원자가 된 한 군주조차 200만년에 해당하는 면벌부와 성유물 1만 9000점을 소유했을 정도다. 1476년 교황 식스토 4세가 면벌부의 효력을 연옥에서 벌을 받고 있는 영혼들로 확대하면서 ‘망자를 위한 면벌부’가 죽음의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사실 대중은 이미 오래전부터 면벌부를 사들여 흑사병으로 급작스럽게 죽은 자들이 사면받기를 간절히 원했다. 이러한 행위가 광범위하게 늘어나면서 교회도 면벌부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수용해 교회 제도에 편입했다.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던 대중의 요구를 추인한 셈이다. ●기후변화와 성인 공경 종교개혁이 일어난 유럽 지역은 14세기 중반부터 소빙기에 접어들면서 한랭기후, 자연재해, 흉작, 굶주림과 폭동을 경험했다. 특히 15세기 후반에는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호우·홍수·산사태·병해충 확산 등의 재해가 빈번해졌는데, 이들은 주로 봄과 가을에 집중되면서 농업 생산성 하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잦은 전쟁으로 농산물의 생산, 유통, 판매에서 차질을 빚었고 물가는 상승했다. 흑사병이 남긴 상처에서 겨우 회복되던 때라 사람들은 더욱 심한 좌절감에 빠져들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특화된 기능을 지녔다고 믿는 성인들에게 하는 호소는 거의 절규에 가까웠다. 치아가 심하게 아프면 아폴로니아 성녀에게 낫게 해 달라고 빌었고, 흑사병은 전염병의 수호성인인 로코 성인에게 치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성인들에게 매달리고 기도하는 것으로는 안심하지 못한 사람들은 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성인들의 유골을 가까이 두고 싶어 했다. 살아 있을 때 이미 공경과 사랑을 받은 튀링겐 출신 엘리자베스 성녀의 장례식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얼굴을 가린 천 조각과 심지어 머리카락, 손톱 같은 신체 일부를 떼어 가려 했다. 민중의 이러한 기복신앙은 일종의 정신적 건강보험과 같았다.●개혁가 루터와 그의 후원자들 구원 문제에 극도로 민감했던 중세인들은 죄를 씻고 죽으려 했다. 그래서 이들의 종교심은 종종 불건전한 성인 공경과 극단적인 성유물 숭배, 망자를 위한 미사, 과도한 면죄부 구매 그리고 무엇보다 민간신앙적 행위를 수용하고 추인한 교회의 모호한 태도로 얼룩졌다. 루터는 이러한 신앙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가톨릭의 민중적 신심에 들어 있던 종교적 가치를 부인했다. 하지만 대중은 오래된 종교적 관행을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았고 급격한 변화에 혼란스러워했다. 그래서 루터와 다른 개혁가들은 때로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종교개혁은 루터를 후원한 많은 사람의 헌신적 노력으로 수행됐다. 그렇지만 그를 보호하고 지원한 세속 제후들에게는 종교개혁에 따른 정치권력 강화와 경제적 이득도 중요했다. 이들은 교리 문제보다는 교황이나 친가톨릭적인 황제의 간섭과 압력에서 벗어나 독립적 통치 기구를 구축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무엇보다 백성들의 돈이 면벌부를 사느라 교황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내심 못마땅해했다. 루터는 25년간 2주에 한 번 책을 펴냈을 정도로 왕성한 다작가이자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그의 책을 대량으로 생산한 인쇄출판업자들은 상당히 큰돈을 벌었다. 초기 자본가들이었던 시민 계층은 세속 군주들이 교회의 건물과 토지 재산을 몰수해 국유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잉글랜드의 헨리 8세는 교회에서 몰수한 토지를 자영농들에게 나눠줬는데, 이는 결국 근대 잉글랜드의 젠트리 같은 신흥 지주 계층이 성장하고 농업 자본주의가 태동하는 계기가 됐다.세속 군주들과 시민들이 종교개혁에 가담한 중요한 목적은 바로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이었다. 이러한 세속적인 이유 때문에 루터는 이들에게 갈등과 신뢰라는 양가감정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루터가 봉건 질서에 저항한 농민 봉기와 이를 지지한 급진적 개혁 세력에 반대하면서 개혁은 농민층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루터는 이들에게서 ‘제후들의 아첨꾼’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결국 그의 개혁은 대중운동 차원으로 승화되지 못했다. ●역사적 위기와 개혁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났다. 그로써 세계적으로 곡물과 에너지의 가격이 갑자기 오르고 있다. 밀·옥수수 등 곡물의 국제 가격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그 여파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은 더욱 심각한 식량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질병·전쟁·기후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종교개혁 시대의 파국으로 치닫던 묵시록적 세계가 재현되는 듯하다. 세계 역사를 거시적으로 성찰한 야코프 부르크하르트는 ‘위기는 늘 우리 곁에 있었고 낡은 생활 방식을 정리하기 때문에 강인한 사람들은 오히려 위기의 분위기를 사랑한다’고 봤다. 질병-전쟁-기후변화-기근으로 이어지는 위기의 시대를 살았던 루터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말세 풍조를 쇄신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그를 개혁으로 이끌었다. 지금 우리는 종교개혁의 성공 여부와 한계를 얘기하기보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 했던 루터의 정신을 기려야 한다. 이것이 2022년 10월의 마지막 날에 종교개혁 505주년 기념일을 기억하는 이유다. 중앙대 교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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