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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팬 패싱 우려 日고노 내주 한국行… 위안부 합의 후 외무상 첫 방한

    재팬 패싱 우려 日고노 내주 한국行… 위안부 합의 후 외무상 첫 방한

    일본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가운데 고노 다로 외무상이 다음주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이 3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고노 외무상은 다음주 초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양국은 고노 외무상의 방한 일정을 이달 9~13일 중 이틀간으로 조정하고 있다. 일본 외무상이 한국을 찾는 것은 2015년 12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외무상이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 발표를 위해 방한한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고노 외무상의 이번 방문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일본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뒤 뒤늦게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여러 루트를 통해 북한 측과 접촉해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아베 신조 총리가 고노 외무상의 방한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외무상은 방한 기간 문 대통령을 만나 납치 문제에 대해 피해자 안부 확인과 즉시 귀국을 주장하는 일본 측의 입장을 북한에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는 한편 북한에 의한 한국인 납치 문제 해결에 일본이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힐 방침이다. 또 강 장관에게는 북한에 대한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한·일 관계 개선에 노력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고노 외무상은 한·일 합의에 대한 이행도 우리 정부에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한·일 합의에 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로, 1㎜도 움직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 왔다. 외교부는 이날 고노 외무상의 방한 문제와 관련해 “한·일 외교당국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재팬 패싱 우려 日고노 내주 한국行…위안부 합의 후 외무상 첫 방한

    재팬 패싱 우려 日고노 내주 한국行…위안부 합의 후 외무상 첫 방한

    일본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가운데 고노 다로 외무상이 다음주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이 3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고노 외무상은 다음주 초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양국은 고노 외무상의 방한 일정을 이달 9~13일 중 이틀간으로 조정하고 있다. 일본 외무상이 한국을 찾는 것은 2015년 12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외무상이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 발표를 위해 방한한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고노 외무상의 이번 방문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일본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뒤 뒤늦게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여러 루트를 통해 북한 측과 접촉해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아베 신조 총리가 고노 외무상의 방한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외무상은 방한 기간 문 대통령을 만나 납치 문제에 대해 피해자 안부 확인과 즉시 귀국을 주장하는 일본 측의 입장을 북한에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는 한편 북한에 의한 한국인 납치 문제 해결에 일본이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힐 방침이다. 또 강 장관에게는 북한에 대한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한·일 관계 개선에 노력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고노 외무상은 한·일 합의에 대한 이행도 우리 정부에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한·일 합의에 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로, 1㎜도 움직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 왔다.  외교부는 이날 고노 외무상의 방한 문제와 관련해 “한·일 외교당국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日 ‘패싱 굴욕’… 아베 방미 회의론

    북·중 정상회담 개최로 인해 일본 정부가 받은 충격은 단순한 ‘재팬 패싱’(일본 배제) 차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리토모 학원 문서조작’ 파문으로 정권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일련의 악재들은 지금까지의 외교 정책의 틀을 기초부터 흔들고 있다.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결정할 때도 일본과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은 미국의 철강 수출 규제에서도 예외를 인정받는 데 실패했다. ‘굴욕 외교’라는 비난을 감수하며 전적으로 미국에 매달려 왔던 일본 입장에서는 ‘아메리칸 퍼스트’를 앞세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냉정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로 예정된 아베 신조 총리의 미국 방문도 별다른 성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일본 정부는 뒤늦게 북한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아베 총리가 사학 스캔들로 하락한 지지율을 북·일 정상회담으로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의도가 있음을 북한 측에 약점으로 잡혔기 때문에 교섭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 “재팬 패싱 사태 현실이 됐다” 긴장

    中·美 등 사전에 설명·언질 안해 ‘北, 日 고립 전략’ 분석에 힘실려 일본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및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28일 공식 확인되자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이 됐다”면서 긴장하고 있다. 미·중 양대 강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대북 관계 정상화 분위기 속에서 자칫 일본이 소외되고,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공조가 와해될 수 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강경론을 주도해 온 일본으로서는 북한이 미국, 한국에 이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일본을 대화의 장에서 제외하려 한다는 시각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들어 한국 및 미국 측과 주중 북한대사관 등을 통해 북한에 아베 신조 총리와 김 위원장의 회담 의사를 전달하면서 유화정책 카드도 가동시켰지만, 북한 측의 외면 속에서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북한이 ‘일본 고립전략’을 쓰면서 한국·미국·중국과의 협상을 진전시켜 나가는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정부 입장이 무엇인지 질문을 받자 “중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 수집과 분석을 하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측으로부터 제대로 설명을 들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답변으로 일본이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중국, 미국 등으로부터 사전에 아무런 설명이나 언질을 받지 못했다는 게 분명해졌다. 미국도 중국 측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방중을 ‘사후 통보’받긴 했지만, 일본에는 이후 브리핑조차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의 답변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일본만 소외되는 ‘재팬 패싱(배제)’ 현상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렇지만 아베 총리는 일본이 이런 대화 분위기를 끌어내는 데 공헌했다는 ‘역할론’을 주장했다. 일본이 대북 경제제재 등 국제사회의 압력 강화를 주도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재팬 패싱 논란을 모면하려는 해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으로는 한반도 대화 국면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뺏겼다는 우려도 남겼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미·일 안보라인 ‘완전한 비핵화’ 협의… 北제재 지속 메시지

    한·미·일 안보라인 ‘완전한 비핵화’ 협의… 北제재 지속 메시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17∼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협의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9일 밝혔다. 한·미·일 3국 정상의 외교·안보 핵심참모이자 ‘안보 컨트롤타워’가 마주 앉은 것은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 회동 이후 두 달여 만으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한 이후로는 처음이다.김 대변인은 “참석자들은 과거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앞으로 수주간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 국면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계기로 만들고자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한·미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일 3국 안보수장의 긴급 회동은 남북 관계의 빠른 진전에도 한·미·일 안보 공조에는 균열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려는 3국 공통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체적인 비핵화 관련 조치가 나오기 전까지는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는 효과도 계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위 ‘재팬 패싱(소외현상)’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일본을 다독이려는 미국의 입장도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맥매스터 보좌관이 그간 일본의 입장을 많이 헤아려 주는 편이었다”며 “이번 한·미·일 공조 역시 미·일 주도의 대북 압박 정책에서 북·미 대화로 급변하는 상황에 대해 일본이 당혹스러워하는 상황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미 안보수장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설정 및 회담 전략 등 실질적인 논의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맡아 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물밑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면, 정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를 토대로 공식적인 조율을 담당하는 구조다. 청와대는 이번 안보수장 회동을 계기로 비핵화 논의의 핵심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일각에서는 ‘일괄적’, ‘포괄적’ 해법이 거론되고 있다. 6자회담 등 과거 협상과 같은 ‘실무대화 후 정상 간 대화’(상향식)가 아니라 ‘정상 간 대화 후 실무회담’(하향식)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일괄적·포괄적 해법은 여러 카드를 꺼내 놓고 다양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게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로드맵을 추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정신은 살리되 구체적 해법은 어떻게 변형시킬지가 향후 관건”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康외교, 미·일 고위급 연쇄회동…워싱턴서 북핵·회담 조율

    康외교, 미·일 고위급 연쇄회동…워싱턴서 북핵·회담 조율

    이방카 만나고 국무부장관 대행과 회담 하원의장 등 만나 철강 관세 면제 당부 日외무상 접촉… 브뤼셀서 EU측과 회동최근 소외론이 제기될 정도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본격 행보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의회 고위관계자와 일본 고위급을 만나고, 19일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해 유럽연합(EU)의 주요 인사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특사단이 중·러·일 방문에 대해 보고하자 ‘주변국뿐 아니라 세계의 지지를 얻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강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하자마자 이방카 보좌관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5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번 만남에 대해 강 장관은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좋은 인연을 맺은 이방카 보좌관이 당시 워싱턴에서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고 해 이뤄졌다”면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이어 강 장관은 미 의회를 방문해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상 공화), 제임스 리시 외교위 반테러소위원장 등 상·하원 의원 등을 연이어 만나 최근 한반도의 긍정적인 상황 변화를 알렸다. 미 의회는 비핵화 논의가 진전되면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강 장관과 상·하원 의원들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의미 있는 진전과 돌파구 마련을 기대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철강 관세 폭탄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 분야에 대해 강 장관의 적극적인 협조 요청에 의원들도 “가능한 해법을 모색하도록 행정부에 조언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16일과 17일에는 존 설리번 국무부 장관대행,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각각 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되기를 원하는지 의중을 탐문할 기회다. 또 ‘재팬 패싱(소외현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일본이 북·일 수교에 얼마나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는지도 관건이다. 19일 EU 초청으로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비공식 외교이사회’에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처음 참석한다. EU도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당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이를 불식시키고, 남북대화 분위기에 대한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북측이 EU에 호의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조력자 역할이 기대되며, 한국 입장에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외교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아베 ‘2002년 평양선언’ 거론…북·일 대화 직접 언급

    ‘일본 패싱’ 의식…통화서 한·일 공조 강조 文대통령,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 협력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둘러싼 고차원 방정식을 풀고자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1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으며, 조속히 일본을 방문하고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 흐름을 이어 가려면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당사국인 일본의 협조가 필요하다. 일본 또한 비핵화 논의에서 밀려나는 ‘재팬 패싱’(일본 배제)을 당하지 않으려면 논의를 주도하는 한국과 밀착해야 한다. 이런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냉랭하던 한·일 관계가 급진전하는 분위기다. 한·일 정상은 지난달 9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열린 양자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 날 선 설전을 벌인 뒤 한 달여간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일본의 태도가 달라진 건 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에 합의한 이후부터다. 아베 총리가 전화통화에서 북·일 대화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는 한편 북·일 대화 카드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현재 진행 중인 비핵화 논의에 참여할 공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일 대화가 진행돼야 일본 정부의 숙원인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도 가능하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북·일 평양선언도 언급했다. 당시 합의 정신을 살려 북·일 국교 정상화 교섭 재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일 국교 정상화가 추진되면 비핵화 실천 과정에서 일본도 대북 경제 지원의 한 축을 담당하게 돼 한국 정부도 부담을 덜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간 한국 정부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에 소극적 입장을 취해 왔다. 일본이 이 문제로 한반도 대화 흐름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전향적 자세를 취해 일본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중·일 정상회담과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5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급적 빨리해야 하는데, 5월 10일은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이기도 해서 날짜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무 차원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강경화 訪美·리용호 스웨덴行… 남북 고위급 평화협의 잰걸음

    강경화 訪美·리용호 스웨덴行… 남북 고위급 평화협의 잰걸음

    “방북 모멘텀 살려 한·미 간 조율” 北외무상·최강일, 美 접촉 가능성 4월말 ‘비핵화 로드맵’ 나올 수도방북 결과 설명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5일 귀국하면서 ‘특사외교’는 일단 막을 내렸다. 한국은 특사외교를 통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 냈다.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중·일·러 등 주변국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곧바로 남·북·미 고위급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긴 협의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미국으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특사단) 방북의 모멘텀을 살려 나갈 필요가 있고 앞으로 중요한 외교 일정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한·미 간) 여러 레벨에서 긴밀히 조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만나고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면담한다. 16일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질로 대행을 맡은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어 유럽연합(EU) 초청으로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비공식 외교이사회’에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처음 참석한다.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15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모습을 나타냈다. 리 외무상은 북·스웨덴 외교장관 회담 참석을 위해 스톡홀름행 비행기에 올랐다. 북한의 대미 외교를 담당하는 최강일 부국장도 이날 리 외무상과 같은 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해 스웨덴에 동행한 것으로 추측돼 북·미 접촉 가능성이 점쳐진다. 스웨덴은 서방국 중 유일하게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오는 21일 방한해 정 실장과 면담한다. 정 실장은 지난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면담 전 양 국무위원과 3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고 1시간 30분간 오찬을 했다. 두 차례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한반도 정세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대화를 중재하고 주변국의 지지를 얻어낸 한국의 ‘특사외교’가 마무리되자 각국 고위급의 행보가 빨라진 것이다. 정 실장은 지난 1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면담한 서훈 국정원장과 함께 오전 11시부터 50분간 문재인 대통령에게 각국 방문 결과를 보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주변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정 실장은 인천공항에서 중·러 양국의 지지를 전하며 시 주석이 ‘견빙소융 춘란화개’(단단한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오고 꽃이 핀다)라는 옛말로 한반도 평화 국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특사단은 ‘4월 남북 정상회담, 북한의 비핵화 의지 확인’ 등 파격적인 결과를 들고 돌아왔다. 이어 정 실장과 서 원장은 9일 미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5월까지 열겠다’는 결과를 현지에서 발표했다. 지난 12일부터는 중·러·일 등 3국을 찾아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하고 소위 ‘차이나 패싱(소외현상)’, ‘재팬 패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비핵화 문제가 주요 의제이고 북·미 정상회담의 방향을 제시하는 성격도 있다”며 “따라서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15 남북 공동선언’처럼 비핵화 로드맵 등을 담은 공동선언문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평창동계패럴림픽 참가를 위해 방남했던 북한 선수단과 대표단 24명은 이날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日매체 “아베, 김정은과 대화 불가피···정상회담 모색”

    日매체 “아베, 김정은과 대화 불가피···정상회담 모색”

    日정부 관계자 “北과 납치 문제, 국교정상화 이야기할 것”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재팬 패싱(일본 배제)’ 우려에 휩싸인 일본 정부가 북일정상회담을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교도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서훈 국정원장 방일 후 새로운 대북 대응책 검토에 착수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연대하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간격을 좁힐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총리관저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북일 정상회담을 시야에 넣는 것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의 해결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실제로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 북한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도 “핵·미사일 문제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협의하고, 납치문제와 (북일) 국교정상화는 북한과 일본 사이에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효과적인 타이밍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고, 외무성의 한 간부는 “(북일간 협상의) 모든 것은 지금부터다”라고 말했다.앞서 13일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북일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라는 관점에서 앞으로의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의 ‘미소(微笑)외교’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최고 수위의 대북 압박’을 줄기차게 강조해온 일본 정부는 북미정상회담 추진 발표 이후 뒤늦게 북한과의 대화에 환영을 표하며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모색하고 나섰지만,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거 북일 대화가 가동됐던 것은 북한이 일본에 미국과의 다리 역할과 경제협력을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의 실현을 앞둔 북한이 일본과의 대화 재개에 인센티브(이익)를 못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납치문제 해결을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미국 정부의 북한 정책 담당자가 잇따라 사퇴하고 있어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과의 견해 공유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북핵 패싱’ 차단… 특사단 극진 환대한 중·일

    아베도 예정보다 45분 넘게 환담 급진전된 정세에 배제될라 촉각 대북 특사단이 중국과 일본에서 국가 수장을 직접 대면하는 등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차이나 패싱(소외현상)’ 및 ‘재팬 패싱’을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월 13일자 1면 상단에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만남을 자세히 다룬 기사와 사진을 배치하며 둘의 만남을 이례적으로 부각시켰다. 시 주석이 바쁜 양회 기간에 외국 사절을 만나는 것은 일종의 특별대우다. 전날 일본에 도착한 서훈 국정원장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이날 아베 신조 총리와 직접 면담했다. 오전 11시부터 15분간 예정된 면담은 약 1시간 동안 계속됐다. 최근 급진전된 남북 및 북·미 대화 여건에 대한 일본 측의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일은 이미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자신들을 제외하고 동북아 질서가 급격하게 변동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 등 대북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특사단을 통해 특히 북·미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갈지, 또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카드가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측은 올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양해한다고 언급했고, 주한미군의 성격을 동북아 질서 유지로 인식해 주둔을 용인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북·미의 급격한 대화 진전이 중국의 군사·안보 전략에 불편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난해 미국 정부가 대만에 무기 수출을 승인했고 최근 미국이 국방수권법과 타이완 여행법을 통과시키며, 미·중 사이에 긴장도가 높아졌다”며 “중국이 배제된 북·미 관계 개선은 동북아에서 중국의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대북 제재·압박에 집중했던 일본도 북·미 정상회담 소식에 재빠르게 외교 노선을 수정하는 형국이다. 박영준 국방대 교수는 “갑작스런 북·미 관계 전환에 일본이 당혹스러운 것 같다”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의중을 확인한 뒤 자국 정책을 조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연구소장은 “일본도 한국과 같이 북핵의 직접적 위협을 받기 때문에 비핵화를 근본적으로 찬성한다”며 “북한 역시 평화는 북·미 관계에서 얻을 수 있지만, 100억 달러(약 10조 6700억원)로 추정되는 식민지 배상금은 일본에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북·일 수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서훈 국정원장에 ‘높은 의자’ 내준 아베…‘재팬 패싱’ 우려 때문?

    서훈 국정원장에 ‘높은 의자’ 내준 아베…‘재팬 패싱’ 우려 때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총리 공관에서 한국 외교 사절을 접견할 때 언론이 주목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접견실 의자 높이다.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문희상 의원, 지난해 12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 도쿄 지요다구 나카타초 총리 공관을 찾았을 때 앉았던 의자는 아베 총리가 앉았던 의자보다 높이가 눈에 띄게 낮았다. 한국 사절이 앉았던 의자는 분홍색이고, 아베 총리 의자는 청록색에 금색 꽃무늬가 있는 의자다. 분홍색 의자는 청록-금색 의자보다 높이가 현저히 낮다. 더 높은 의자에 앉은 아베 총리가 한국 측 인사를 내려다보는 모양새가 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한국 외교 인사를 맞이할 때마다 ‘낮춰 대하는’ 의전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매번 나왔다.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해 6월 일본 총리 관저를 찾았을 때에는 의자 높이를 미리 살펴보고 ‘그렇게 하면 안 만나겠다’고 해서 일본 측에서 분홍색 의자 2개를 마련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지난 13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남북·북미정상회담 관련 상황을 주변국에 전달하기 위해 일본 총리 관저를 방문, 아베 총리를 면담했을 때에는 어땠을까. 이날 서훈 국정원장과 아베 총리가 앉은 의자는 모두 청록-금색꽃무늬 의자로 높이도 동일했다. 정세균 의장 방문 당시 분홍색 의자로 ‘높이를 낮춰’ 맞춘 것과 달리 이번엔 ‘높이를 높여’ 맞춘 셈이다.의자 배치에 대해 한일 양국 간 사전 조율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을 취재했던 일본 기자들 사이에선 “한국 언론의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진 것인가”라는 추측의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남북·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가운데 홀로 적대적인 대북 정책을 고수하다가 ‘재팬 패싱’(일본 소외) 우려를 빚은 일본 정부가 스스로 ‘의자 차별’을 개선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일본 총리 공관 측은 별다른 확인을 해주진 않았다. 서훈 국정원장과 아베 총리의 면담은 당초 15분으로 예정됐지만, 이를 훌쩍 넘긴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아베 총리는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변화의 움직임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북핵 대화’, 주변국 우려 해소하고 협력 끌어내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부터 ‘5월 북·미 정상회담’ 카드를 받아들고 어제 귀국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오늘 중국·러시아와 일본을 각각 방문한다.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만나 4월 남북 정상회담에 합의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북·미 정상회담을 끄집어낸 과정을 설명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관련국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요청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이 여장을 풀 틈도 없이 다시 이들 나라로 향한 것은 그만큼 북핵 위기 극복과 한반도 평화체제 안착에 이들 한반도 주변국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력이 당사자 간 노력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지금 북한을 대화의 문 앞으로 이끌어 내기까지 이들의 역할은 컸다. 특히 북핵 제재의 ‘구멍’으로 지목돼 온 중국이 북·중 교역의 중심 무대인 단둥의 경제가 무너졌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유엔 대북 제재 이행에 적극 보조를 맞춰 온 것이 한몫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지난 5일 대북 특사단 방북 이후 불과 일주일도 안 돼 벌어진 대화 국면에 당혹해하는 이들에게 소상하게 경위를 설명하고 협력을 당부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중국과 일본에선 갑작스런 상황 변화에 ‘차이나 패싱’,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 미국으로 달려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로 한 데 이어 북핵 사찰 초기 비용을 부담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부터가 이런 당혹감을 대변한다. 중국 또한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북·미 회담 환영의 뜻을 밝혔으나 내부에선 한반도 비핵화와 맞물려 추진될 북·미 평화협정 체결이 동북아 안보 지형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비록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방위 조약’을 바탕으로 한 전통 혈맹 관계가 형해화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강력한 대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처지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제치고 트럼프 대통령부터 만나기로 했다는 점에 내심 충격을 받은 모습이라고 한다. 이렇게 가다 간 미국과의 동북아 패권 경쟁에서 크게 밀리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이다. 아직 본격 대화가 시작도 되지 않은 터에 이런 전망은 그야말로 우물가에서 숭늉을 말하는 격이겠으나 주변국들의 복잡다기한 셈법이 앞으로 북한과의 다자협상 국면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 과거 6자회담이 그러했듯 향후 북한과 비핵화 조건 및 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 러시아의 외교적, 재정적 지원과 동참은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비핵화 이후의 한반도가 자신들의 국익에도 부합한다는 확신을 이들 세 나라가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북핵 로드맵을 새롭고 면밀하게 가다듬기 바란다.
  •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후] 재팬 패싱 우려… 다급해진 日 “北, 핵사찰 받으면 30억 내겠다”

    일본 정부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핵사찰을 받게 될 경우 인원과 기자재 조달에 필요한 초기비용 3억엔(약 30억 3000만원)을 부담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지난 10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북한이 최근 남북 회합에서 비핵화 의사를 보인 것과 관련해 이런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 한반도 문제에서 발언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교도통신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에 비해 뒤처진 일본이 비핵화에 공헌하는 자세를 보여 존재감을 발휘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에 핵포기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압박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2009년 IAEA 감시요원을 추방한 뒤 핵사찰을 받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우라늄 농축 공장과 원자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공장 등이 있는 영변의 핵시설을 염두에 두고 비용 부담 방침을 정했다. 영변 핵시설의 초기 사찰 비용으로는 3억 5000만~4억엔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IAEA에 낸 자금에서 북한 핵사찰 초기 비용을 꺼내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설로 사찰 대상이 확대되면 부담 비용을 증액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앞서 지난 2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국장과 만나 북한에 대한 사찰 재개를 위해 연대할 것을 확인한 바 있다. IAEA는 지난해 8월 북핵 사찰 재개에 대비한 전문가팀을 설치해 신속하게 북핵에 대한 재사찰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를 주장해 오던 일본 정부는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연달아 결정되자 일본을 소외시키는 ‘재팬 패싱’을 경계하면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과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트럼프-김정은, 속도감 있는 ‘비핵화 논의’ 가능할까

    트럼프-김정은, 속도감 있는 ‘비핵화 논의’ 가능할까

    정상 수준에서 직접 담판을 짓는 ‘톱 다운’(Top Down)방식으로 논의될 가능성 커져핵폐기·북미수교...큰 틀 다루는 협상 이뤄질거란 관측도 가능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전 정권과의 차이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속도감 있게 북한을 밀어붙일 수도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는 6자회담 등을 통해 실무적으로 수많은 논의를 거쳐 합의를 끌어내는 ‘바텀 업’(Bottom Up) 방식이었다면, 이번엔 정상 수준에서 직접 담판을 짓는 ‘톱 다운’(Top Down) 방식으로 논의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과거와 같은 단계적 해법이 아니라 양측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을 토대로 핵폐기와 북미수교 등 구체적 의제에 대한 큰 틀의 내용을 일괄 타결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가능하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1일 “미국은 정상회담 직전까지 북한에 일괄타결을 요구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만나자고 한 것은 결국 끌지 않고 곧바로 핵심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미 정상이 큰 틀의 합의를 이루더라도 이를 구체화하고 이행을 담보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후속 논의의 틀이 가동될 수 있다. 우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검증이나 이에 대한 상응 조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다자구도가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북핵 해법이 과거 북미 양자협의로 시작했지만 4자, 6자 등 다자 틀이 등장한 것도 양측의 이행을 담보할 일종의 ‘연대 보증인’이 필요한 측면이 컸다. 먼저 주목되는 것은 남북과 미·중·일·러가 참여하는 6자회담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2003년 시작된 6자회담은 ‘9·19공동성명’과 ‘2·13합의’ 등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결국 검증 의정서 체결 고비를 넘지 못하고 2008년 12월 제6차 회담을 끝으로 10년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6자회담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일본도 한반도 문제에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6자회담 참여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핵사찰을 받게 될 경우 일본 정부가 초기 비용 3억엔(약 30억3천만원)을 부담할 방침이라는 교도통신 보도가 최근 나온 것도 이른바 ‘재팬 패싱’ 우려를 덜기 위해 선수를 친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근래 북핵 문제에 대해 일본과 러시아의 역할이 부각되지 않았고 미국도 이렇다 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6자회담이 재가동될 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다자적 틀을 갖추더라도 효율적인 협상 진행을 위해 6자회담이 아닌 북·미에 한국과 중국이 동참하는 4자회담 형식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김영삼 정부와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4자회담’이 열렸으나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와 미북 평화협정 체결 문제 논의를 고집하면서 특별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미국에 한국이 참여하는 남북미 ‘3자회담’도 이번에는 가능성 있는 대안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의 협상 국면도 한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에 북한과 미국이 호응한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도 한국이 핵심 당사자이면서 중재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북·미 등 핵심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라도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 긴밀한 조율 하에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미 양측이 최고지도자 간 담판에 이어 상당한 정도의 후속 양자 협의를 관련국과의 조율 하에 계속 진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학스캔들·‘재팬 패싱’...흔들리는 日아베 신조 총리

    사학스캔들·‘재팬 패싱’...흔들리는 日아베 신조 총리

    日 재무성, 사학스캔들 의혹...총리직 사퇴 요구 공세 이어져“일본이 대북 대응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다”...비판 거세 자민당 총재 3연임을 달성해 장기 집권을 실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학스캔들과 ‘재팬 패싱(일본 배제)’ 논란으로 곤경에 몰렸다. 국내적으로는 재무성이 사학스캔들과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문서를 수정했다는 언론의 문제제기를 인정하며 총리에 대한 사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남북과 북미의 정상 회담이 추진되는 ‘악재’가 나오면서 일본이 대북 대응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11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재무성은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매각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내부 결제 문서가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고 인정하기로 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지난 2일 재무성이 국회에 국유지 매각과 관련한 내부 결제 문서를 제출할 때 원본에서 “특수성” 등 특혜임을 뜻하는 문구를 여러 곳에서 삭제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계속되는 의혹 추궁으로 궁지에 몰린 재무성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 맞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뿐 아니라 아베 총리의 퇴진까지 언급하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민진당의 오쓰카 고헤이 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삭제 혹은 조작된 부분의 내용에 따라 아베 총리의 퇴진에도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고 말했으며 다마키 유이치로 희망의 당 대표도 트위터에 “아소 부총리는 물론, 총리 자신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비판의 목소리는 공동여당인 공명당이나 여당 자민당 내에서도 나왔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역시 같은 날 “아소 부총리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고, 포스트 아베 주자인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도 “의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설명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케 학원 스캔들과 함께 아베 총리를 괴롭히는 2대 사학스캔들 중 하나인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은 사학재단 모리토모학원이 국유지를 헐값으로 사들이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직접 혹은 손타쿠(스스로 알아서 윗 사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함)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모리토모학원은 초등학교 부지로 쓸 국유지를 감정가인 9억3천400만엔(약 94억5천만원)보다 8억엔이나 싼 1억3천400만엔(약 13억6천만원)에 사들였다. 재무성의 문서조작 인정이 아베 총리의 퇴진에까지 직접적인 타격을 줄지는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올 9월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심각한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작년 모리토모학원 스캔들로 퇴진 위기에 처했을 때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과장해 알리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북풍 몰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되는 등 대북 대화 분위기가 퍼지면서 북풍의 힘을 빌리기도 어렵게 됐다.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는 아베 정권에 또다른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대북 압력 노선을 국제사회에 줄기차게 호소해온 일본 정부의 생각과 정반대 쪽으로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일본이 논의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 전직 방위상은 지난 10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일본의 머리 위에서 (일본을 배제한 채) 정해졌다”고 말했고 야부나카 미도시 리쓰메이칸대 특별초빙교수는 “북미정상회담의 급격한 전개에 일본이 방관자로서 배제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압력 일변도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론도 거세다. 다나카 히토시 일본종합연구소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은 마이니치신문에 “북한에 대한 압력만 강조해서는 한국과 중국이 허심탄회하게 일본에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에 대북정책을 수정할 것을 주문했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북한의 자세를 ‘미소외교’로 오해하며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상황을 전혀 예상을 못했다. 지금부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큰일이다”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트럼프·김정은, 역사적 대화 문 열었다

    文대통령 중재로 성사된 북·미 회담 핵동결 아닌 폐기 향한 여정 되어야 日 등 주변국들도 적극 협력 나서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의를 받아들여 5월 안에 그를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사된다면 1948년 남북 분단 이후 만 70년 만에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얼굴을 마주하는 역사적 장면이 펼쳐진다. 한반도 비핵화 차원을 넘어 우리의 숙명과도 같았던 한반도 냉전 체제에 근본적 변화를 안겨 줄 수도 있는 회담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를 매개로 한 북·미 두 정상의 합의는 실로 의미가 지대하다고 할 것이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면담 직후 양국이 밝힌 협의 결과는 우리는 물론 지구촌 전체를 깜짝 놀라게 했을 만큼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이다. 정 실장이 지니고 간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를 놓고 대개는 북한의 대미 특사 파견과 북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카드 정도가 담겼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북·미가 실무급 또는 책임자급 당국자 간 대화 채널을 가동하는 데 합의하는 정도만으로도 큰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당장 만나겠다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안에 회담을 하자며 장군멍군을 부를 것이라곤 누구도 짐작 못 한 일이다. 거침없는 행보가 특질인 두 정상의 외교 스타일이 맞물린 결과일 수도 있겠으나 잇단 핵·미사일 개발과 강도 높은 대북 제재의 강 대 강 대결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상황에서 군사 충돌이라는 최후, 최악의 수순으로 들어서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두 정상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동인이라 할 것이다. 특히 북으로선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압박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자칫 체제 존립의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대화 테이블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리도록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이끌어 낸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도 박수받을 일이다. 첨예한 북·미 대치 속에 이른바 ‘코리아 패싱’, 즉 북핵 논의에서 한국이 별다른 역할을 못 하고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문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안보 불안 속에 정상적인 개최마저 걱정해야 했던 평창동계올림픽을 역으로 활용, 대규모 인적 교류와 더불어 적극적인 특사 외교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텄고 마침내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막을 올렸다. 긴밀한 막후 대화를 통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양측으로부터 신뢰를 끌어내지 않고서는 불가능했을 일이다. 비핵화 대화의 물꼬를 튼 이 시점부터가 더욱 중요하고 어려운 여정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무엇보다 북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이후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필두로 한 한반도 비핵화 노력이 번번이 수포로 돌아간 과정을 면밀히 살펴 정교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2003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된 북핵 6자회담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중단된 배경이 북의 지속적 핵 개발 야욕에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핵 동결-핵 폐기 2단계 프로세스’가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일체의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부터 국제사회가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핵 폐기와 북한 체제 보장으로 이어지는 비핵화 논의의 대장정에 나설 수 있다.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불가역적 비핵화 과정을 견인할 다자 논의의 틀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6자회담의 뒤로 핵 개발을 지속해 온 북의 행태가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할 단계별 ‘행동 대 보상’의 시나리오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결코 핵 동결이 아니며 북의 완전한 핵 폐기와 이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임을 분명히 밝혀야 하며 일각에서 우려하듯 북의 핵전력을 이대로 놔둔 상태에서 섣부른 관계 증진에 나서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주변국들의 협력도 중요하다. 한반도 비핵화와 이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은 남북한 차원을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핵심적인 전제임을 인식하고 적극 협력하기 바란다. 특히 일본의 전향적 자세를 주문한다. 평창올림픽을 전후로 남북 대화가 급물살을 타자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지도부가 나서 김정은의 ‘미소 외교’라 깎아내리며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아베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 뜻을 굳힌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북한이 핵 폐기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취할 때까지 최대한 압력을 가한다는 미·일 입장에 흔들림이 없다”고 밝혔다. 원론이지만 한반도 비핵 프로세스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재팬 패싱’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다음달 미국을 방문해 미·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점도 이런 우려의 방증일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는 일본의 안전보장과 직결된다. 자위대를 군으로 인정시키려 하고, 그러한 내용으로 개헌을 하려는 아베 총리의 복안에 차질을 줄 수 있다지만, 대국적으로 한반도 상황을 봐야 한다. 북·미가 관계 정상화를 이룬 뒤 정상국가로 거듭 태어나는 일은 일본의 안보와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나아가 일본의 숙원인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도 북·일 관계 개선에 달려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평양과 워싱턴을 방문했던 우리 특사들이 다음주 일본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에 가서 주변국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아닌 북·미 대화를 통한 비핵화를 지지해 왔던 만큼 대북 채널을 격상시켜 비핵화가 완전하고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건설적 역할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일본 패싱’ 당혹감에… 아베 “새달 트럼프 만날 것”

    ‘일본 패싱’ 당혹감에… 아베 “새달 트럼프 만날 것”

    4월 美·日정상 공조 강화 모색할 듯 中은 “대사건”… “中 역할 해야” 지적도 4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 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일본 정부 일각에서는 한반도 문제에서 ‘재팬 패싱’(일본 배제) 우려가 제기되는 등 급작스러운 국면 전환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그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화 노선 천명을 “미소 외교”라고 격하하며 무시해 오던 일부 내각 인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제안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4월 초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한반도 상황의 예상 밖의 급격한 국면 전환 속에서 양국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9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미 회담에 대해 언급하며 “이는 국제사회가 고도의 압력을 계속 가한 성과”라고 평가하면서 “핵·미사일의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위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때까지 최대한의 압력을 가해 나간다는 미·일의 입장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雙中斷,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의 효용성을 강조하며 “중국은 오랫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했고 우리는 이를 위해 큰 대가를 치렀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도 ‘중대 변화, 대사건’이란 용어를 쓰면서 놀라움을 나타냈다. 신화망은 ‘중대 변화’란 제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 초청 수락 사실을 전했고, 인민일보는 ‘대사건’으로 표현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면서 “북한과 미국이 손을 잡고 기습했다”고 전했다. 장롄구이 중앙당교 교수는 “중국은 북핵 문제는 북·미 간의 일이라 주장하며 스스로 제외됐는데,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북핵 문제에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속전속결 文…비핵화 ‘다자 구도’ 나설 듯

    靑-백악관NSC 의견 바로 주고받아 정의용·서훈 귀국 후 中·러·日 방문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북핵 문제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미국과 북한을 태운 채 실제 운전석에 앉은 문 대통령은 비핵화 현실화를 위해 주변국과 논의하고 지지를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북·미 간의 정상회담 결정까지 문 대통령은 속전속결을 택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사하자 이튿날 바로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도 두 차례 통화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평창올림픽 뒤로 연기하고, 대북 특사단 파견을 직접 설명했다. 특히 외교부와 미 국무부의 정통 채널이 아니라 청와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바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비밀 중재’라는 특성상 시간이 길어지면 오해와 반목이 생기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비핵화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문 대통령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선순환과 함께 주변국까지 포함하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우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10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각각 중국·러시아, 일본을 방문한다. 비핵화 선언은 북·미 간 이뤄지지만 북측의 핵동결 및 폐기, 검증 등 비핵화 과정은 다자 구도가 필요하다. 남북 및 미·중·일·러의 6자 구도, 남북·미·중 4자 구도, 남북·미 3자 구도 등을 다시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는 최근 6자회담의 유용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남북 및 북·미 관계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재팬 패싱’, ‘차이나 패싱’ 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통상 갈등 등으로 중국의 개입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를 타진하기 위해서라도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오는 4월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5월에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북한은 6월부터 북·중, 북·러, 북·일 정상회담을 연속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와의 공조 강화가 더욱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김정은, 비핵화 의지 천명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검증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김정은, 비핵화 의지 천명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검증해야”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정의용·서훈 대북 특사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면담에서 거둔 결과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는 것은 환영하지만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행동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향후 비핵화 전망에 대해서는 “북한과 미국의 대화는 시작되겠지만 미국이 바라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프로그램의 포기(CVID)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순간 한반도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김정은이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의 판문점 우리 쪽 지역 개최, 비핵화 의지 천명 등 파격적 결심을 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고립무원의 상태를 타개해 보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북한이 타깃이 될 수 있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제재를 벗어나려고 정치적 제스처를 보이기 시작했다. 북측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는 등 전향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다만 ‘거짓된 평화 공세’와 ‘시간벌기용 대화’가 아닌지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할 단계에 왔다. →공은 문재인 대통령에서 김정은으로,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넘어갔다. 대화를 시사하는 트럼프 발언도 있었다. 향후 북·미 대화, 한반도 비핵 프로세스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북한의 진정성이 관건이다. 핵보유 포기는 군사적 위협 해소와 북한 체제 보장이라는 조건부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도 ‘대화가 지속되는 한’이라는 조건부다. 미국도 탐색적 대화를 시작하겠지만 단계적일지라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가능한 것인지가 협상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다. 한국은 북·미 관계 정상화를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북한과의 신뢰할 수 있는 평화가 확립될 때까지 주한미군, 한·미 동맹을 협상의 테이블에 올리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 →특사 방북 결과를 환영하는 중국과 달리 일본은 뜨악한 표정이다. 대화 국면에서 자신만 빠지는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것 같다. 비핵 프로세스에서 일본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반도 비핵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면 일본은 북한에 대한 지원을 포함하여 긍정적 역할의 여지가 크다. 다만 일본은 그 이전까지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제재의 수위를 유지하면서 북한이 위장 평화공세나 거짓 협상에 나서지 않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다. →지난해 내내 ‘한반도 위기론’이 지배했다. 올해는 평화 무드가 올 것으로 보는가. -북한의 대화 공세에는 핵무기 개발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우세적 대화’를 하려고 한다. 한편으로는 미국,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유엔 결의에 기초해 강화하고 있는 대북 제재와 압박에서 벗어나려면 ‘수세적 대화’도 필수적이다. 북한의 대화 공세는 이런 점에서 양면적이다. 북한의 대화 공세, 도발 중단, 북·미 협상이 이루어지면서 상반기에 평화 무드가 조성되겠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 긴장이 재연될 공산이 크다. 만약 북한의 대화 공세가 시간벌기용 위장 평화공세였다고 판단된다면 남북, 북·미 간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일 관계로 화제를 돌려 보겠다. 문 대통령의 3·1절 경축사에서 독도 언급은 의외였는데.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본다. 민족주의적 정서나 국내 정치용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일본이 현재 독도 문제로 네거티브 캠페인이나 선전 공세를 강화한다면 모를까 어느 정도 경계수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도 언급은 좋은 전략만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이 경축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면서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 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떻게 봤는가. -위안부 문제는 절대로 끝낼 수 없는 문제라고 프레임을 완전히 바꿨다. 한·일 양자의 이슈이자 과거사 현안을 합의를 통해 끝낸 것을 재협상, 파기도 아닌 형태로 프레임을 바꾸어 국제인권의 보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끝날 수가 없고 일본이 사죄하고 반성을 계속 해야 한다며 싸움을 장기화시켰다. 일본은 “약속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도 2013년부터 유엔에서 전시여성 폭력 문제 해결에 대해 주도권을 쥐고 공헌하겠다고 얘기를 해 왔다. 위안부 문제는 전시여성 폭력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아베 내각이 너무 반발하면 자기모순에 빠진다. 하지만 우리가 위안부 문제를 반인륜적인 국제 인권침해 문제라고 한 것은 양날의 칼이다. 일본을 공격하는 측면도 있지만 합의로 끝낸다고 해 놓고 게임을 연장시킨 격이다. →한·일의 신뢰회복은 가능한가. -상호 신뢰가 약해진 한·일 관계는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어정쩡한 타협의 연속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갈등은 하면서도 북한의 위협 및 중국에 대한 대응, 동맹국인 미국과의 조율 때문에 파국을 맞지는 않을 것이다.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올봄 일본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다. 그전이라도 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필요가 있다는 소리가 있다. -대통령이 일본을 단독 방문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우선 한·중·일 3국 정상이 만나는 자리를 통해 동북아 평화와 번영이라는 공통의 목표에 대해 메시지를 보낸 뒤 한·일 셔틀외교의 복원이라는 의미에서 다시 일본을 방문해도 늦지 않다. →지금 일본에서는 어느 때보다 한국을 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그 원인과 처방은. -일본에서는 한국이 약속을 지키는 국제 국가인지 의심을 한다. 그리고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전 정권의 업적을 깎아내리는 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자민당이 장기 집권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아주 중시하기 때문이다. 정부 간 소통 채널의 복원과 강화가 필요하다. 민간 전문가 등을 동원한 맞춤형 대외 공공외교를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갈등의 근저에는 상호 이해의 부족과 오해의 축적이 있다. →아베 총리가 개헌에 아주 의욕적이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초 헌법개정안을 국회에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본의 개헌 시계를 어떻게 예상하는가. -일본은 2020년 이전에 개헌을 단행할 공산이 크다고 본다. 자민당 내부의 의견 조율, 연립여당인 공명당과의 타협점 마련, 그리고 여타 야당들과의 합의 도출이라는 과제가 있지만, 아베 정권의 인기를 감안할 때 2019년 후반이나 2020년 초반에는 개헌이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고 본다. 다만 개헌의 내용은 한국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절제적이고 타협적일 가능성이 크다. marry04@seoul.co.kr ■ 박철희 교수는 현대日학회장 지낸 ‘일본통’아베 총리와도 각별한 사이 1963년생. 서울대 국제대학원 원장 겸 교수로 서울대 정치학과, 같은 대학원 정치학석사를 거쳐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현대 일본 정치로 정치학박사를 취득했다. 일본 국립 정책연구대학원대학, 외교안보연구원 조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지내고 있다. 2012년부터 4년간 서울대 일본연구소장, 지난해 현대일본학회 회장을 지낸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일본통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 정계에 발이 넓어 정치인 150여명을 인터뷰했으며, 이 가운데 나카소네 야스히로(99) 전 총리, 아베 신조 총리와 각별한 사이다. ‘일본 국회의원이 만들어지는 법’, ‘자민당 정권과 전후체제의 변용’ 등의 저서가 있다.
  • 논란 된 ‘코리아 패싱’ 콩글리시?···정부 “미국도 안 쓰는 용어”

    논란 된 ‘코리아 패싱’ 콩글리시?···정부 “미국도 안 쓰는 용어”

    지난 25일 밤 생중계된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TV토론회(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공동 주최)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라는 말을 놓고 공방전을 펼쳤다. 유 후보가 먼저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문 후보에게 물었다. 문 후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유 후보는 “오늘(지난 25일)이 북한 인민군 창건일인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전화 한통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신문에는 미국이 핵미사일을 선제타격 한다고 보도됐다”고 말하며 북한 문제에서 한반도가 제외된 상황을 설명했다.문 후보는 유 후보의 질문에 “미국이 그렇게 무시할 수 있는 나라를 누가 만들었냐”면서 “오로지 미국 주장을 추종만하니 미국이 우리하고 협의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런데 이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은 이른바 ‘콩글리시’에 가깝다는 평가가 짙다. ‘코리아 패싱’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서 주변국들이 한국을 소외시킨 채 논의를 진행하는 현상,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 한국이 제외된 상황을 가리키는 말로 현재 쓰이고 있지만, 각 국가가 사용하는 정식 용어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은 1998년 있었던 ‘재팬 패싱’(Japan passing)에서 비롯된 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건너뛰고 곧장 중국만 방문하고 돌아간 상황이 ‘재팬 패싱’이라고 표현된 적이 있다. 하지만 각국 정부 차원에서도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은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국내 일각에서 사용하는 ‘코리아 패싱’이라는 특이한 용어가 정확히 무슨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미국 등 국가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교부가 ‘코리아 패싱’이란 용어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하여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서 당사국인 한국이 주체적이지 못한 상황을 오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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