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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호순 1심 사형 선고

    강호순 1심 사형 선고

    부녀자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연쇄살인범 강호순(39)에게 1심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태수 부장판사)는 22일 부녀자 8명을 납치 살해하고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처와 장모를 살해한 혐의(살인,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치사, 존속살해)로 기소된 강호순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녀자 8명을 살해한 혐의와 함께 강이 혐의를 부인해온 2005년 10월30일 경기 안산시 본오동 장모 집 방화살인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녀자 8명 살해에 대해서는 피고인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있고, 장모 집 방화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정황증거로 보면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장모집 방화살인에 대해 “직접증거는 없지만 소방관, 화재감식전문가, 목격자 진술, 현장 사진 등에 의하면 화재가 고인화성 액체를 사용한 방화로 인정되며,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피고인 이외에는 달리 방화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또 “화재직전 처가 보험에 가입한 경위나 혼인신고 시점, 화재 이후 피고인의 거동, 이전의 보험사기 전력 및 유사 범행의 존재 등을 종합하면 처에 대한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불을 낸 것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장모집 방화 살인에 대한 이번 판결은 “범죄사실을 인정하려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증거재판주의’ 원칙에 비춰 의미있는 판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초등생 성추행교사, 성폭력치료 강의 받아야”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홍준호)는 17일 교무실에서 여자초등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여수 모 초등학교 분교 교사 K(52)씨에 대해 징역 3개월 집행유예 1년에 성폭력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K씨가 어린 여제자를 교무실에서 성추행한 범죄는 죄질이 나쁘다.”며 “형의 집행을 유예하지만, 성폭력 치료 강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K씨는 지난해 5월 교무실에서 학생 P(11)양의 몸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었다. 앞서 K씨는 2006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초등학교 4, 5학년 여학생 3명을 각 4차례씩 모두 12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해 9월 순천지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8월 해임된 K 전 교사는 같은 해 9월 법원의 선고 이후 P양을 성추행한 혐의로 따로 기소돼 이번에 징역 3개월, 집행유예 1년, 성폭력치료 강의 40시간을 선고받았다. 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법원 “강호순, 유족에 13억배상”

    수원지법 안산지원 민사1부(재판장 소영진 부장판사)는 16일 연쇄살인범 강호순(39)에게 살해된 피해자 6명의 유가족 21명이 강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강호순은 유족에게 13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변론기일에 불출석해 민사소송법에 따라 자백간주 판결을 선고한다.”고 밝혔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형 구형

    부녀자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연쇄살인범 강호순(39)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됐다.수원지검 안산지청 한승헌 검사는 8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401호 법정에서 제1형사부(재판장 이태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살인, 현주건조물방화치사, 존속살해,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 이같이 구형했다.한 검사는 “피고인이 참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억울한 피해자와 유족들을 생각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켜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강호순은 이날 피고인 직접 신문에서 2005년 10월30일 장모집에서 발생한 화재 사망사고가 자신의 범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깔깔깔]

    ●같은 비율 어느 식당 주인이 닭고기 튀김에 값싼 늙은 말고기를 섞어 판 죄로 법정에 섰다. 재판장이 닭고기와 말고기를 어떤 비율로 섞었는지 묻자 식당 주인은 대답했다. “50대50으로 섞었습니다.” 판사는 같은 비율로 섞은 게 참작이 된다며 벌금형에 처했다. 재판이 끝난 뒤 한 친구가 식당 주인에게 정말 50대50으로 섞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식당 주인이 말했다. “응. 닭 한 마리에 말 한 마리” ●멍청이 비아냥거리기를 좋아하는 강사가 “이 강의실에 멍청이가 있으면 일어나봐요?”라고 말했다. 한참만에 신입생 하나가 일어섰다. “한데 학생. 어째서 자신을 멍청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실은 저 자신이 바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선생님만 혼자 서 있는 게 보기 딱해서요.”
  • [김형준 정치비평] 좌절·분노의 ‘新위험사회’ 치유법

    [김형준 정치비평] 좌절·분노의 ‘新위험사회’ 치유법

    사회 전반에 이념 갈등이 증폭되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혹독한 경기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 사회에 대한 다양한 진단이 제시되고 있다. 한 사회학자는 우리 사회가 가난과 빈곤으로 점철되었던 ‘헝그리 사회’에서 증오와 분노가 판을 치는 ‘앵그리 사회’로 변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밴듈러 교수는 위기 상황에서 인간의 분노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지를 심리학 차원에서 연구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위기가 도래하면 초기에 사람들은 그 위기가 자신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기대를 갖는다. 하지만 위기가 깊어지면서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아무리 노력해도 위기가 극복되지 않으면 결국 좌절하고 누군가를 향해 분노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좌절과 분노가 심화하면 국민은 제 처지를 구원하고 일상의 삶을 조정해 줄 수 있는 ‘대리 통제(proxy control)’를 찾게 된다. 밴듈러 교수는,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좌절과 분노를 빠르고 적절하게 다스리지 못하면 사회를 재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카리스마적인 인물이 등장해 인기영합의 선동 정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잠재적 위험을 피하려면 무엇보다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권위 붕괴 현상’을 조속히 차단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국민의 편에 서서 법을 만들고 집행하고 판결해야 할 입법부·행정부·사법부 모두가 국민이 위임해 준 신성한 권위를 스스로 망가뜨리고 무너뜨리면서 국민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는 폭력의 전당으로 변한 지 오래되었고,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이 야당에 의해 윤리위에 제소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경제를 살리고 선진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정부는 인사 실패와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집회를 겪으면서 집권 초 권위가 무너졌다.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너무 쉽게 거론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법을 집행하는 경찰이 시위대에 두들겨 맞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사법부 권위도 재판 결과에 불만인 세력이 재판장에서 난동을 일으키면서 도전받고 있고 최근에는 대법관의 부적절한 행위로 중대 위기에 처해 있다.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 이메일과 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촛불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퇴 압력에 직면해 있다. 신 대법관의 언행이 재판 간섭인지 사법행정의 일환인지는 대법원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수 있다. 하지만 이메일을 받은 판사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압력을 느꼈다면 이는 재판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다. 권위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도덕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무한책임을 질 때 빛을 발한다. 국회가 입법부로서 권위를 회복하려면 입법 활동의 핵심적인 일을 외부인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에만 맡겨 놓는, 지극히 정치 편의주의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이라도 미디어법 관련 상임위는 불철주야로 공청회·청문회를 개최하고, 여당은 야당이 제기하는 정부의 언론 장악 우려를 불식하는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일부 세력에게서 조롱받는 공권력을 회복하기 위해 국민 신뢰와 합의에 바탕을 둔 법치 확립에 속도를 내야 한다. 사법부는 대법관의 재판 개입 의혹으로 추락한 권위를 바로잡기 위해, 자체 진상조사가 끝난 후에도 국회, 재야 법조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객관적인 기구를 설치해 조사 결과를 검증받는 대담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사법부가 진정 당당하다면 이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박연차 기내난동’ 사건도 재판 개입

    ‘박연차 기내난동’ 사건도 재판 개입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재촉’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해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의 ‘기내 난동’ 재판에도 당시 부산지법 수뇌부가 배당 등 재판에 개입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재판 개입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대법원의 진상조사가 전국 법원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부산지법에 근무했던 판사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박 회장은 술에 취해 항공기에서 소란을 피우고 비행기 출발을 1시간가량 지연시킨 혐의로 지난해 2월 벌금 10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사건을 배당받은 부산지법 형사3단독 A판사는 같은 해 4월 “약식기소할 만큼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며 직권으로 사건을 정식재판에 넘겼다. 약식기소는 피고인 없이 가능하지만, 정식 재판은 피고인이 반드시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정식 재판에 회부된 박 회장 사건을 부산지법은 다른 일반 사건과 같이 컴퓨터로 무작위 배당했고, 공교롭게도 약식을 맡았던 A판사에게 돌아갔다. 그러자 당시 수석부장이던 B판사가 사건을 재배당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했다. 약식 사건을 심리한 판사가 정식 재판까지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설명이다. 법관 사무 분담 예규에 따르면 사건은 컴퓨터 무작위 배당이 원칙이고 관련 사건이거나 쟁점이 같은 사건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사건 배당 주관자가 임의 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박 회장 사건은 이러한 예외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장전담 판사일 때 구속했던 피고인 사건을, 나중에 재판장으로 다시 심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다. 수석부장의 임의 배정에 대해 A판사는 문제를 제기했고, 사건은 A판사와 같은 방에서 근무하던 형사4단독 C판사에게 돌아갔다. A판사는 서울신문과 만나 “지나간 일이라 할 말이 없다.”면서도 “재판 자체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말했다. C판사는 “(당시 잡음이 있었지만) 잘못된 부분에 대해 건의했고, 다시 순리대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B부장판사는 “재배당을 지시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컴퓨터 배당이 (A판사와 같은) 변수를 고려하지 못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부장판사는 지역법관으로 부산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 재력가로 통하는 박 회장은 현재 김해상공회의소 회장이다. 박 회장은 기내 난동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벌금 1000만원형으로 감형됐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월드이슈] 고문 비디오테이프 90여개 파기 CIA 은폐 의혹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포로심문 과정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 90여개를 파기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테이프에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포로수용소 등에서 물고문을 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3일 CIA가 인권침해 논란이나 고문행위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이를 의도적으로 파기한 것으로 추정돼 CIA의 도덕성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인권관련 소송을 진행하면서 당국을 상대로 관련 테이프의 제출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재판부에 제출한 서한을 통해 밝혀졌다. ●부시 시절 물고문 장면 등 담겨 있어 이와 관련, 연방검찰은 “CIA가 비디오 테이프의 존재와 함께 파기 사실도 확인했다.”면서 “92개의 비디오 테이프가 파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장 엘빈 헬러스타인 판사 앞으로 전해진 서한에서 CIA는 관련 소송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으며, 거기에는 파기된 기록들의 목록과 내용물에 대한 사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정부측은 비디오 테이프 존재 사실 자체를 부인했으나,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심문과정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 2개와 오디오 테이프 1개가 있다고 말을 바꿔 왔다. ACLU측은 “이번에 드러난 사실은 CIA가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인 시도를 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포로 인권문제 상당기간 논란될 듯 CIA와 미 정부 당국의 포로 인권 문제는 앞으로 상당기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존 던햄 연방검사를 책임자로 임명해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조사를 벌이도록 했다. ACLU측도 부시 행정부 당시 포로들의 고문을 허가한 정부 고위관리의 신원 및 영장 없는 도청과 관련한 책임자 등에 대해서도 끈질기게 추적해 나갈 방침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日야스쿠니 합사 취소訴 기각

    │도쿄 박홍기특파원│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제2차 세계대전 전사자들의 유족이 일본 정부와 신사 측을 상대로 “고인을 합사자 명부에서 삭제해 달라.”며 오사카지방재판소에 제기한 소송이 26일 기각됐다. 오사카지법 무라오카 히로시 재판장은 “고인을 존경하고 추도하는 인격권은 법적 보호 대상이 아니다. 합사는 야스쿠니신사가 판단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판결했다. 제2차 대전 때 숨진 군인 등 11명의 유족 9명은 지난 2006년 위자료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hkpark@seoul.co.kr
  • 위기의 법집행

    위기의 법집행

    비리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경찰이 검찰청사에 침입해 검사실에 불을 지른 사건이 뒤늦게 밝혀지는 등 현직 판·검사에 대한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법원과 검찰 내부에서는 이 같은 테러에 대해 공권력에 도전하는 행위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현직검사에 대한 대표적인 테러는 지난해 12월 발생한 광주지검 사건이다. 폭행 혐의로 벌금형을 물게 된 한모씨가 담당 검사 등을 고소했지만 이 역시 기각되자 고소 사건을 담당한 부장검사실에 찾아가 흉기로 검사의 얼굴과 머리를 폭행한 뒤 체포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이 서울중앙지검 청사의 대형 유리창을 벽돌로 깨고 구속된 사례도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의 한 부장검사는 “사건관계인 등의 반응이 너무 극단으로 치닫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면서 “수사에 불만이 있으면 법원에서 다투거나 항고, 재항고하는 등 불복할 수 있는 사법 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만큼 이에 따라 의사를 표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들에 대한 테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07년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박홍우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석궁테러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김 전 교수는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돼 수형생활을 하고 있다. 김씨는 1991년 성균관대 수학과 조교수로 임용됐지만 1996년 2월 재임용에서 탈락하자 교수지위 확인 소송을 냈는데, 1심에서 패소하고 2007년 1월 항소마저 기각되자 항소심 재판장이던 박 부장판사를 집 앞에서 석궁으로 쐈다. 또 지난해 7월 최모(64)씨가 판결에 불만을 품고 흉기를 소재한 채 서울중앙지법에 찾아가 판사를 협박했다가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최씨는 얼마 뒤 법원공무원을 상대로 폭언을 하고 분신자살 소동을 벌이다가 구속기소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본인의 인격적·경제적·사회적 불만을 합리적으로 법이 정한 제도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해결하려거나, 사적 보복으로 풀려고 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서울광장] 징역12년 구형과 무죄 판결 사이/황성기 편집위원

    [서울광장] 징역12년 구형과 무죄 판결 사이/황성기 편집위원

    검찰이 액셀을 과도하게 밟았다. 간첩이란 증거가 불충분한데도 인신을 구속하고 기소부터 해놓고 증거를 모았다. 그 귀결은 무죄였다. 탈북자 김동순(64)씨. 지난해 9월 기소 때부터 “진짜 간첩이 맞냐?”는 의구심을 낳았던 사건이다. 18일 수원지방법원 310호 법정. 재판장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가 떨어지자 김씨는 지난 반년 미결수로 지낸 끔찍한 시간을 털어내듯 울먹인다. 지난해 촛불정국 직후 여간첩 사건이라고 발표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원정화(35)씨의 의붓아버지이다. 김씨 재판은 원씨와는 달리 이목을 끌지 못했다.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방청권까지 나눠줬던 원씨 때와 비교하면 김씨의 재판은 방청석이 썰렁했던 잊혀진 간첩 사건이었다. 남에 있는 가족조차 간첩 친척이라는 눈길이 무서워 재판에 거의 오지 않았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본다면 김씨는 원씨 못지않은 간첩이다. 공작원 원씨에게 간첩 행위의 편의를 제공하고, 황장엽씨 거처를 알아내려 시도했고, 노동당 당원증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중국 단둥에 있는 북한대표부 부대표로 위장한 보위부 직원과 만났다는 게 기소 내용이다. 그에게는 국가보안법의 간첩, 잠입·탈출, 찬양·고무, 회합·통신, 편의제공이란 무시무시한 죄명이 적용됐다. 하지만 검찰이 내놓은 증거는 원씨 진술과 중국을 왕래한 행적, 조선노동당 당원증이 고작이었다. 김씨는 원씨가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자신이 공작원이라는 것을 계부가 알고 있었다는 딸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맞섰다. 유일한 직접 증거라 할 수 있는 당원증도 그가 훗날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쓸 때 자료로 활용하려고 가지고 왔다고 했다. 당원증은 김씨 집을 압수수색할 당시부터 김일성 얼굴에 낙서가 돼 있는 상태였다. 진짜 간첩이라면 소지할 리가 없고 훼손하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다는 다른 탈북자의 증언이 공판에서 채택됐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간접증거를 일절 인정하지 않았다. 선고를 한 차례 연기하면서 열렸던 변론재개에서도 재판부는 원씨와 김씨의 전화통화 감청 가운데 검찰에 유리한 발췌 기록이 탐탁지 않은 듯 감청내용 전부를 듣고 피고에게 진위를 물어보는 씁쓸한 광경도 있었다. 간첩 하나 만들고 낙인 찍긴 쉬워도 잘못 찍힌 낙인을 지우기는 어렵다. 지난달 법원은 ‘80년 진도 가족간첩단 사건’ 재심에서 29년이란 세월이 흘러서야 무죄로 돌렸다. 검찰은 민주화 이전 시절의 살벌한 공안 드라이브를 타려는 것일까. 검찰의 “국민의 보안의식이 해이해져”라는 논고처럼 최근 공안을 강화하는 데 2008년판 ‘가족 간첩단’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재판장이 판결에서 지적한 대로 “간첩이라는 대전제 하에”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들을 만하다. 공안당국의 폭주에 손바닥을 맞췄던 과거 사법부 같았다면 분명 유죄 판결이 나왔을 것이라는 섬뜩한 상상도 해본다. 이 사건 변호사는 “국가보안법이 이렇게 무서운 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전가의 보도처럼 국보법을 빼든 검찰의 징역 12년 구형은 무죄로 매듭지어졌다. 검찰의 역주행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단 하루라도 인간답게 살려고 남에 왔다.”는 김씨. 탈북 2년 사이 지옥과 천당을 오가며 만신창이가 된 그는 도대체 어떻게 위로 받고 보상 받아야 하나. 황성기 편집위원 marry04@seoul.co.kr
  • 원정화 계부 간첩혐의 무죄 선고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용석 부장판사)는 18일 간첩 등 혐의로 기소된 여간첩 원정화의 계부 김동순(64)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탈북한 뒤 중국에서 무역을 하면서 북한보위부 간부 등을 만난 점, 국내 입국 후 원정화에게 집 전화로 통화를 못하게 한 점 등은 간첩으로 의심은 되지만 간첩을 인정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는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무죄판결 대법 홈피에도 공시

    오는 3월부터 대법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무죄 판결 공시가 이루어진다. 무죄 판결 공시의 폭이 넓어지는 셈이다.대법원은 이 같은 내용으로 공시절차 지침을 개정해 3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이 제도는 범죄 혐의를 받고 기소됐으나 재판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게 그 무죄 취지를 널리 알려 명예회복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재심 사건은 원칙적으로 공개하고, 일반 형사 사건은 당사자가 요청하면 재판장의 판단에 따라 공개가 결정된다. 재판장은 대개 무죄 판결을 내릴 때 공시할 뜻이 있는지 피고인에게 확인한다.그동안 법원은 관보와 해당 법원 소재지에서 발간되는 일간지의 광고면에 무죄 판결의 주요 내용을 1차례 게재하며 공개해 왔다. 이번에 개정된 지침에 따라 대법원은 홈페이지에 무죄 판결을 알리는 공간을 따로 마련한다. 공고 내용은 6개월 뒤 자동 삭제된다.우리나라의 경우 무죄 판결을 받아도 재판정에 섰다는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어 이 제도의 활성화가 더딘 상황이다. 하지만 수사를 받거나 기소되는 자체로도 마치 죄가 있는 듯 여겨지는 국내 정서상, 이 제도는 당사자의 명예회복에 큰 도움이 되며 꾸준히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게 대법원 입장이다.대법원 관계자는 “지방 소재 신문의 경우 공시의 실제 효과가 높지 않았으나 이번 개정으로 효과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재판장 이인복 부장판사 “환자·가족에 압박으로 작용 않길”

    재판장 이인복 부장판사 “환자·가족에 압박으로 작용 않길”

    “이 판결의 취지를 오해하는 일이 없길 바라며 환자분께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사망과정에서 평안을 찾게 되길 바랍니다.” 10일 서울서초동 서울고법 405호 법정에서 열린 김모(77·여)씨에 대한 연명치료장치제거 소송 항소심에서 재판장인 이인복 부장판사는 사회에 대한 당부와 환자에게 보내는 말로 선고를 마쳤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항소심 선고에서 이 부장판사는 생명 중단에 대한 무거운 마음 때문인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판결이유를 읽은 뒤 “판결에 담지 못한 내용”이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금도 병상에서 치료될 날을 기다리며 힘겹게 회복에 힘쓰는 환자들과 이들을 치료하고 간호하면서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는 의료진과 가족들이 있다.”면서 “자칫 이 판결이 그런 환자나 가족들 및 의료관계자들의 고귀한 노력을 무의미한 것으로 폄하하거나 불필요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으로 오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부장판사는 “치료 중단이 허용되는 사례에 의해 일단 계기가 마련되면 마치 경사진 비탈면을 구르듯 허용 요건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돼 치료중단의 허용이 환자나 가족에 대한 강요나 압박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고 경고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현재현 동양그룹회장 무죄

    법정관리 중이던 한일합섬을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한일합섬의 자산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기소된 현재현(60) 동양그룹 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김재승 부장판사)는 10일 배임 및 배임증재 등 혐의로 기소된 현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또 추연우(50) 동양메이저 대표에 대한 배임증재 혐의와 이전철(62) 전 한일합섬 부사장에 대한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서도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추 대표의 횡령 혐의는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한일합섬의 자산을 빼앗을 목적으로 합병이 이뤄졌다는 검찰의 주장은 증거가 부족하며, 합병 후 피합병 회사의 자산을 처분하더라도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법원, 태안 기름유출 유조선 배상한도 1425억원 받아들여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김재호 지원장)는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와 관련, 9일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조선 측이 신청한 ‘선주책임제한절차 개시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유조선 측의 피해배상 한도는 선주상호(P&I)보험 가입한도인 1425억원 이내로 확정됐다. 이로써 피해 주민들이 받을 나머지 배상액은 삼성중공업,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펀드), 정부가 나눠 배상한다. 유조선 측은 2007년 12월7일 사고 후 한 달쯤 지나 이 책임제한절차 개시를 법원에 신청했다. 피해 주민들은 오는 5월8일 오후 2시까지 채권신고를 해야 하고 배상액은 6월5일까지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의 피해조사와 사정 재판을 거쳐 결정된다. 배상액에 불만이 있으면 별도의 민사소송을 해야 한다. 서산지원 관계자는 “선주책임제한절차 개시 결정은 사고의 피해규모가 유조선 측의 선주상호보험 가입한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이뤄졌다.”고 밝혔다. 한편 허베이스피리트호를 들이받은 해상크레인 소속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배상 책임을 50억원으로 제한해 달라는 선박책임제한 절차개시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낸 상태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허범도의원 의원직 상실 위기

    부산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민중기 부장판사)는 2일 선거 운동원에게 돈을 준 혐의(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한나라당 허범도(경남 양산) 의원의 선거캠프 회계책임자인 김모(52)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또 법원은 같은 혐의로 김씨와 함께 기소된 허 의원 동생(54)의 항소도 기각했다. 현행 선거법에는 후보자가 아니더라도 회계책임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따라서 김씨의 형이 확정되면 허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재판부는 “관련 증거와 증인들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전화로 선거 운동을 도운 사람들에게 돈을 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전화 선거 운동원 26명을 고용해 선거운동을 시키고 모두 700만원을 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계약서에 없는 1층정원 전용공간 아니다”

    아파트 1층 입주자들이 앞쪽 정원의 전용공간 사용을 조건으로 2층보다 비싼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았어도 계약서에 이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다면 전용공간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청주지방법원 민사11부 (재판장 금덕희 부장판사)는 2일 “윤모(40)씨 등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푸르지오 아파트 입주자 28명이 1인당 700여만원에서 2000여만원씩 돌려달라며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들이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1층 정원을 독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윤씨 등은 아파트 입주 후 앞쪽 정원을 전용공간으로 사용하던 중 다른 입주자들의 반발로 독점사용이 어렵게 되자 분양가의 8%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1층 각 세대 앞 정원을 전원주택과 같은 개념으로 독점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2층보다 3% 비싼 가격에 분양계약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재국 청주지법 공보판사는 “계약서에 특약사항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 변호사들의 법관평가 공정성 더 높여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부장판사급 재판장 20명의 성적표를 대법원에 냈다. 456명 가운데 5차례 이상 평가를 받은 47명을 추려낸 뒤 최고·최하 점수를 받은 10명씩을 선정했다고 한다. 부산지방변호사회에서도 법관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해 전국적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변호사는 재판의 당사자인 데다 평가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므로 변호사들의 평가를 법관 인사에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지적에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변호사회가 밝힌 법관들의 막말과 모욕적 언사는 법관들의 권위적인 태도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현재 법관들은 질과 양적인 면에서 충분하게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부 평가와 통제만으로는 직역이기주의를 벗어날 수 없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2006년 초 “재판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지, 판사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재판론’을 폈듯이, 외부의 공정한 평가와 견제가 있어야 국민의 신뢰를 받는 건강한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다.재판의 당사자라고 해서 변호사가 판사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변호사는 재판을 받는 국민의 대리인이므로 법관이 그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로스쿨제의 도입으로 2016년이면 법조일원화가 실현돼 변호사 중에서 판사와 검사를 임용해야 한다. 이제 변호사회도 회원들의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법조일원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공정한 법관평가제를 더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 [특파원 칼럼] 日의 범죄피해자 권리 확대 정책/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日의 범죄피해자 권리 확대 정책/박홍기 도쿄특파원

    가차없다. 철저한 엄벌주의다. 범죄를 대하는 일본 사회의 분위기다. 범죄자는 차치하더라도 용의자로 지목되는 순간 얼굴에 신상, 심지어 가족들까지 드러나기가 일쑤다. 범죄자나 용의자의 인권 침해, 무죄추정의 원칙은 사실상 뒷전이다. 범죄자가 미성년자가 아닌 다음에는 한국식의 ‘퍼즐게임’이 없다. K, P, 아무개 등의 이니셜이나 익명이 아닌 실명을 쓰는 까닭에서다. 모자를 눌러씌우는 것도 모자라 마스크까지 씌우는 과잉 보호는 찾아볼 수 없다. 모자이크 처리도 없다. TV나 신문의 사건보도에 여과장치가 없는 듯하다. 미디어의 선정성 탓도 없지 않다. 그러나 사회적 흐름이자 암묵적인 합의이기에 반대의 소리는 크지 않다. 범죄자 즉, 가해자의 인권 보호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인식에서다. 게다가 집단, 조직, 연대 책임의 풍토 속에 구성원의 일원이 범죄라도 저지를 경우엔 설사 사소하더라도 관리자가 사과와 함께 머리를 숙인다. 관료도, 사장도, 대학 총장도 예외란 없다. 마치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파괴한 데 따른 관리 소홀의 ‘죗값’을 치르는 절차 같다. 관행에 얽매인 형식적인 제스처로 비쳐질 수도 있다. 분명한 점은 한국과 비교해 대응 방식이 사뭇 다르다는 사실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지난해 12월1일 형사재판에서 변혁을 꾀했다. 다름아닌 피해자 참가제다. 피해자 권리의 보장이자 실현이다. 형사소송의 일대 혁신으로 평가할 만하다. 따지고 보면 ‘전국 범죄피해자들 모임’의 9년간에 걸친 기존 법적 사고틀과의 투쟁에 대한 결과다. 피해자나 유족은 더 이상 법정 방청인이 아닌 재판 당사자로서 참여, 증인이나 피고인에게 신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양형에 대한 의견도 낼 수 있다. 대상 재판은 살인, 상해치사, 성범죄 등의 중대 범죄에 한정됐다. 다만 피해자 측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난 1월23일 도쿄지법에서 개정법에 의거, 교통사고 과실치사죄 재판에 유족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법정의 풍경은 이랬다. -피해자의 형, “어째서 한 번밖에 사죄하지 않았습니까.” -피고인, “한 차례밖에 유족을 찾아가지 않았지만 피해자의 넋을 위해 늘 향을 올리며 속죄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부인,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고 살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형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제 의견이 판결에 반영되기를 바랍니다.” 피해자 측은 감정을 억누르며 피고인과 재판장에게 하고픈 말을 그대로 털어놓았다. 종전의 형사재판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법정이 피해자 측에서 스스로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장으로 바뀐 것이다. 일본은 피해자 권리 보장에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공소시효의 손질이다. 피해 감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해지는 데다 DNA감정 등 과학수사의 진보로 장기적인 증거보존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초점은 사형에 해당하는 죄의 현행 25년 시효기간을 40∼50년으로 늘리거나 아예 없애느냐다. 피해자 측의 청구에 의한 시효 중지도 논의 대상이다. 범죄피해자의 권리 및 보호 강화는 세계적인 대세다. 국민 법감정의 반영이다. 일본은 유엔의 사형 폐지권고에 대해 “국민의 감정이나 범죄의 상황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거부할 수 있을 정도로 국민 정서와 맞아떨어진 덕에 피해자 참가제를 비교적 빨리 시행할 수 있었다. 한국은 뒤늦게나마 지난해 11월 범죄피해자 권리선언을 채택, 피해자의 권리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 만큼 좀더 속도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가해자와 피해자의 인권을 제대로 구별해 대처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도 이뤄졌으면 한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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