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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1호 시각장애인 최영 판사 재판 공개현장 가보니…

    국내1호 시각장애인 최영 판사 재판 공개현장 가보니…

    최영(32) 판사는 ‘시각장애인 판사’가 아니라 ‘판사’였다. 다를 거라는 것은 편견에 지나지 않았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사건을 보는 듯했다. 11일 오전 10시 서울 북부지법 701호 법정. “모두 일어서 주십시오.” 민사11부 판사들의 입장을 알리는 소리와 동시에 국내 첫 시각장애인 법관인 최 판사가 동료 판사들의 팔을 잡고 법정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초임인 최 판사는 부장판사의 왼쪽, 선임 판사는 오른쪽에 앉았다. 최 판사의 모습과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 ‘디케’의 이미지가 오버랩됐다. 디케는 편견을 갖지 않기 위해 눈을 가렸다. 최 판사는 다른 판사들과는 다르게 사건 기록이 담긴 휴대용저장장치(USB)를 장착한 노트북에 연결한 이어폰을 한쪽 귀에 꽂았다. 재판 도중 확인이 필요한 부분의 사건 기록을 듣기 위해서다. USB에 담긴 내용은 재판을 위해 업무보조원이 증거 자료와 사건 기록 등을 미리 음성 파일로 만들어 저장한 것이다. 변론 도중 다른 판사들이 펜으로 메모하는 것과 달리 최 판사는 필요한 내용을 음성으로 듣기 위해 노트북을 두드렸다. 그는 변론을 진지하게 청취했다. 중간중간 다른 판사와 조용히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재판장의 공지 뒤 재판 내용을 별도로 녹음했다. 최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주심을 맡은 전세권 설정 소송에 대한 변론을 주의 깊게 들었다. 법원 측은 최 판사의 업무를 돕기 위해 지난 2월 최선희(30·여) 실무관을 채용했다. 최 실무관은 최 판사에 대해 “시각장애인인데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데 감동해 자원했다.”고 밝혔다. 최 실무관의 주요 업무는 최 판사가 음성으로 사건 기록을 검토할 수 있도록 내용을 한글 파일로 작성해 주는 일이다. 접수된 사건 기록을 최 판사와 함께 읽고 최 판사가 필요한 부분을 결정하면 해당 내용을 한글 파일로 만드는 것이다. 최 판사는 이후 센스 리더 프로그램을 활용해 사건 기록을 들을 수 있다. 청취 속도는 비장애인에 비해 훨씬 빠르다. 눈으로 보아야 할 증거 자료는 손으로, 사진이나 그림은 설명으로 읽는다. 최 판사는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었기 때문에 자료를 이해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보이지 않는 탓에 제대로 판단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일 뿐이다. 고교 3학년 때인 1998년 시력이 점점 나빠지는 망막색소변성증을 진단받고 이듬해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최 판사는 현재 방에 불이 켜졌는지 정도만 알 수 있는 1급 장애 상태다. 이창열 북부지법 공보판사는 “음성 기록 파일을 두 번 정도 들으면 사건 내용을 모두 외울 정도로 업무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면서 “기억력이 좋다.”고 말했다. 최 실무관 역시 “법학 전공이 아니라 어려울 때도 많지만 최 판사께서 차근차근 알려주셔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최 판사는 재판 뒤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시각장애인이라서가 아니라 판사라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장애에 얽매이지 않고 판사로서의 본분을 다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시각장애인의 임용을 여성 법관 임용에 비유, “처음엔 여성 법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금은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최 판사는 “법원도, 저 자신도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고 밝혔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석면피해 주민에 배상을” 업체 책임 인정 첫 판결

    석면제품 생산공장 인근에 산 주민이 석면중피종으로 숨졌다면 회사 측에도 배상책임이 있다는 국내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2009년 석면 생산공장과 근로자 간의 소송에서 법원이 근로자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인근 주민들로까지로 범위와 영향을 확대한 판결이어서 향후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부산지법 제6민사부(재판장 권영문)는 10일 2008년 부산 연산동 소재 제일화학 주변에 살다가 석면중피종으로 사망한 김모(2006년 사망 당시 44세)씨와 원모(2004년 사망 당시 74세)씨의 유족이 제일화학(현 제일ENS), 정부와 일본 N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가와 제일화학에 기술을 이전한 일본 N사에 대해서는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당시 석면 공장에서 발생한 석면 가루가 인근 주택가로 날아왔고, 악성중피종을 일으키는 원인의 80~90%가 석면에 의해 생긴다는 의학적인 소견 등으로 미뤄 볼 때 회사 측이 이들의 사망 원인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개인적 체질과 건강 상태 등을 감안해 회사의 책임을 60%로 한정한다.”며 “원고인 제일화학 측은 김씨 유족에게 1억 1100여만원, 원씨 유족에게는 1400여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국가와 기술이전을 해준 일본 N사에 대해서는 “당시 정부는 석면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없었고, 입법 부작위로 인한 잘못으로 보기 어렵다. 또 기술이전 기업에 대해선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각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 이날 판결과 관련 석면추방공동대책위원회는 “주민 피해에 대해 기업의 책임을 인정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비중을 너무 낮게 잡은 점과 정부와 이전 기업의 책임을 불인정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고시원 여고생 성폭행 미군 6년형

    지난해 9월 서울 마포구 고시원에 살던 여고생을 성폭행하고 노트북을 훔쳐 달아나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미군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환수)는 9일 미8군 제1통신여단 소속 R(22) 일병에게 징역 6년, 정보공개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팬티에 묻어있던 정액에서 R일병의 DNA가 검출된 점, 피해자가 영어를 못하는 점, 피해자가 상황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점 등을 볼 때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면서 유죄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R일병의 신상정보가 정보통신망에 10년간 공개된다. R일병은 첫 재판 때부터 선고 때까지 정복을 입고 법정에 나왔고, 담담한 듯 표정 변화가 없었다. 재판장의 선고 내용을 통역인이 영어로 말하자 굳은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국가적 보물 훼손 가능성 많아 조건 없이 기증 결심”

    “국가적 보물 훼손 가능성 많아 조건 없이 기증 결심”

    “그대로 두다간 국가적인 보물이 훼손될 가능성이 많아서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경북 상주에서 발견된 직후 도난당해 행방이 묘연한 훈민정음 해례본(이하 상주본)의 소유자 조용훈(67·골동품상 운영)씨가 상주본의 소유권을 국가로 넘기기로 한 까닭이다. ●1조원 가치… 10일 항소심 2차 공판 조씨는 상주본을 훔쳐간 배모(49·경북 상주시)씨를 상대로 지난 4년 동안 형사고발, 소유권 이전 소송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대법원까지 간 민사소송에서는 상주본을 조씨에게 돌려주라는 판결이 났지만 배씨는 끝까지 “내 것”이라고 주장하며 숨겨놓은 물건을 내놓지 않았다. 배씨는 지난해 8월 문화재보호법 위반(절취, 은닉) 혐의로 구속돼 대구지법 상주지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현재 대구지법에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상주본의 훼손을 우려한 문화재청은 지난해 일정한 보상을 조건으로 소유권을 넘겨 받겠다는 복안을 세우고 조씨 설득에 나섰다. 소유권을 국가가 가져오면 “조씨에게만은 절대로 넘길 수 없다.”는 배씨가 상주본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물건이 수중에 없지만 1조원가량의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는 상주본 소유권을 조씨가 국가에 넘길 결심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달 19일 대구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서 배씨가 상주본을 내놓을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법정 분위기를 전해 들은 조씨에게 심경의 변화가 일어났다. 조씨가 문화재청 사범단속계 강신태 반장에게 전화를 건 것은 지난달 28일. 그리고 지난 3일 대전에 있는 문화재청에 부인과 함께 찾아가 “기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조씨는 “아무런 보상이나 조건 없이 국가에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된 소회에 대해 “속이 후련하다.”고 덧붙였다. 통상 이런 기증의 경우 국가에서 문화재 감정가의 20%를 기증자에게 주게 돼 있다. 물론 실물을 찾아 문화재위원의 감정 및 평가를 거친 뒤의 얘기다. ●문화재청이 손수 공권력 집행 가능 소유권이 국가로 넘어오면 무엇이 달라질까. 국가 소유가 되면 문화재청이 상주본을 찾기 위한 강제집행력을 갖는다. 지난달 12, 13일 이틀간 배씨 집과 주변에서 이뤄진 상주본을 찾기 위한 ‘물품인도 강제집행 압수수색’은 조씨가 법원에 신청해 이뤄졌다. 상주본을 찾는 데는 실패했지만 앞으로는 문화재청이 번거로운 절차 없이 국가 소유 문화재를 회수하기 위한 공권력을 손수 집행할 수 있게 된다. 최선의 방법은 배씨가 국가에 상주본을 내놓는 것이다. 항소심 1차 공판에서 재판장은 피고 배씨에게 “다른 얘기 필요 없고 상주본의 행방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배씨는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앞서 1심 재판을 맡은 김기현 재판장은 지난 2월 징역 10년을 선고하면서 “상주본을 내놓으면 선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배씨에게 충고한 바 있다. 2차 공판이 열리는 오는 10일 배씨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진공포장해 파묻었다는 첩보 있어 상주본의 보관상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추측이 나돈다. 문화재청 강신태 반장은 “골동품 상식이 있는 배씨가 서울에서 10만원을 들여 진공포장을 해 항아리에 넣어 파묻었다는 첩보가 있다.”고 말했다. 실물 없는 훈민정음 해례본(상주본)의 기증서 전달식은 7일 오후 1시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다. 서울 황성기·상주 김상화기자 marry04@seoul.co.kr
  • 직장 그만두고 아기 키운 아버지 아들 떨어뜨려 사망케 했는데…

    직장 그만두고 아기 키운 아버지 아들 떨어뜨려 사망케 했는데…

    생후 8개월 된 아들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 최모(30)씨는 재판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남들 다 하는 ‘억울하다.’는 변명도 하지 않았다. “무죄 판결에 대한 공시를 원하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도 “그런 것은 필요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최씨는 아들을 안고 우유를 먹이다가 바닥에 떨어뜨린 뒤 열이 나는 아들을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뒀다는 이유로 유기 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밤새 아들의 열을 식히기 위해 돌보다 다음 날 아침 병원 응급실에 데려갔지만 며칠 뒤 숨졌다. 사인이 뇌출혈로 판단되자 병원은 아동 학대를 의심해 아동보호센터에 신고했다. 아들은 선천성 담도폐쇄증을 안고 태어났다.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병으로, 황달 등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동거녀가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돼 집을 나가자 최씨는 아들을 돌보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결국 재판부는 아기의 발열은 바닥에 떨어진 충격이 아닌 담도폐쇄증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설범식)는 “사회 일반인의 응급조치에 대한 인식이나 의료복지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발열이 있음을 안 때로부터 상당 시간이 지난 후 병원에 도착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최씨의 양육 의지와 책임감, 애착과 염려 정도로 볼 때 유기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2일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역사적 단죄… ‘피 묻은 다이아’ 찰스 테일러

    10만명 이상이 숨진 이웃국 내전에 개입해 반군을 돕고 그 대가로 ‘피 묻은 다이아몬드’를 챙겼던 찰스 테일러(64)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유죄 선고를 받았다. 국제 재판소가 전직 국가 정상을 단죄하는 것은 2차 대전 후 처음 있는 일로 역사의 새 장이 열리게 됐다. 유엔의 시에라리온 특별법정은 2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재판에서 테일러 전 대통령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테일러는 1991년부터 10년간 이웃나라 시에라리온 내전에 개입해 반인륜 범죄를 도운 혐의로 2006년 체포됐다. 검찰은 그가 살인, 강간, 아동 강제 징집, 테러 등 11개 죄목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왔다. 리처드 루시 재판장은 평결문에서 “심리부는 피고인이 반인륜 범죄와 전쟁 범죄를 방조한 데 형사법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테일러에 대한 최종 형 선고는 다음 달 30일 내려진다. 영국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테일러 전 대통령이 영국 형무소에서 징역형을 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은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테일러 전 대통령은 판결이 내려지는 동안 묵묵히 들었다. 평결의 일부 내용을 메모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그는 그동안 “나에게 덮어 씌워진 모든 혐의는 거짓말이고 나는 아프리카의 평화를 위해 일했다.”며 결백을 주장해 왔다. 전쟁 피해국인 시에라리온 국민들도 수도 프리타운의 법원 건물에서 생중계된 재판을 모니터로 지켜봤다. 나비 필라이 유엔인권 최고대표는 “국제 정의의 진전에서 역사적 순간”이라면서 “이번 평결은 폭압적 통치자가 더 이상 피 묻은 돈을 챙긴 채 물러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라이베리아에서 1948년에 태어난 테일러는 1972년부터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 1997년 대통령이 됐다. 그는 앞서 1991년부터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지인 이웃국 시에라리온 내전에 개입해 반군인 혁명연합전선(RUF)에 무기를 제공했고 그 대가로 다이아몬드를 받았다. 당시 시에라리온에서는 내전으로 10년 동안 12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RUF는 수천명에 달하는 민간인들의 팔다리를 자르는 등 잔혹한 만행을 저질렀다. 테일러는 2003년 라이베리아 내 반대 세력에 의해 축출된 뒤 나이지리아로 망명했으나 2006년 3월 체포됐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후 시에라리온 특별법정을 구성해 이 사건을 다뤄 왔다. 재판 과정에서 테일러가 세계적 모델인 나오미 캠벨에게 다이아몬드를 선물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대공원쇼 돌고래 포획업체 몰수형

    불법 포획돼 돌고래 쇼에 동원된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몰수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재판장 김경선)은 4일 불법 포획된 돌고래로 공연을 해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귀포시 소재 P공연업체 대표 H씨와 관리본부장 K씨에게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P공연업체에 대해서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는 한편 쇼에 동원된 돌고래 다섯 마리를 모두 몰수했다. 몰수란 기소된 범죄 행위와 관련된 물건의 소유권 등을 박탈해 국고에 귀속시키는 형벌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그동안 돌고래를 활용해 취한 이득이 적지 않고 몰수하지 않을 경우 수익 창출이 계속돼 불법을 그대로 유지토록 방치하는 것”이라고 몰수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또 “돌고래를 바다에 방사할 경우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피고인들의 주장도 형 집행과정에서의 어려움일 뿐 판결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P공연업체는 법원에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소심 또는 상고심에서 몰수형이 최종 확정되면 돌고래는 국가가 환수해 자연으로 방사하는 절차를 거치게 될 전망이다. H씨 등은 1990년부터 2010년 8월까지 제주 연안에서 불법 포획된 큰돌고래를 어민들로부터 700만~1000만원에 사들여 조련시킨 뒤 공연에 사용하거나 다른 지역 공연장 등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불법 포획된 돌고래 11마리 중 5마리는 죽고 현재 제주 P공연장에 5마리, 서울대공원에 1마리가 생존한 상태다. P공연업체는 대체 돌고래 확보를 위해 공연용 낫돌고래 포획 신청을 냈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승인 여부를 무기한 보류한 상태다. 앞서 지난달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제주 P공연업체에서 넘겨받아 서울대공원에서 공연에 동원되고 있는 돌고래를 1년간의 야생적응 훈련 과정을 거친 뒤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학원업계 인사들 법정 소란 최태원 SK회장 공판 파행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원범) 심리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에 대한 4차 공판에서 학원업계 관계자들이 법정에 몰려들어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워 개정 전부터 어수선했다. 문상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장은 이날 오전 공판이 시작될 때쯤 “SK그룹 피해업체에서 나왔다. 최 회장에게 할 말이 있다.”며 재판부에 발언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장인 이 부장판사가 허락하지 않았다. 문 회장 등의 항의가 계속되자 재판장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5분간 나가 있다가 들어오라.”며 퇴정을 명령했다. 속개된 재판에서도 학원업계 인사들의 발언 요청이 잇따르자 재판장은 “직접적인 피해자로 보기 어려워 진술할 수 없다.”면서 “의견이 있으면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말했다. 학원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재판 중간중간 목소리를 높여 최 회장을 비난했고, SK 임직원들도 “퇴정시켜라.”라고 맞대응했다. 학원업계 관계자들은 SK그룹이 온라인 학원사업 진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유명 강사들을 이투스청솔로 스카우트,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SK 측은 “이미 학원사업에서 손을 뗐다.”고 반박했다. 공판은 최 회장 등의 횡령 혐의 등을 다루는 자리였지만 학원사업과 관련된 문제로 파행 속에 진행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민정수석실과 사전조율 사실무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 재판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당시 재판장인 김용섭(56·사법연수원 16회) 변호사는 22일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김 변호사는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등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항소심 재판장이었으며, 지난 2월 퇴임해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김 변호사는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이나 청와대 민정수석실, 총리실 인사에게서 전화나 청탁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 연락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전날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최 전 행정관은 지난해 3월 17일 장 전 주무관에게 “민정에서의 얘기도 그렇고 자네는 이제 최대한 벌금형 정도, 그리고 진경락(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 정도는 일단은 집행유예 상태로 만들어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3월 17일은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 날이다. 김 변호사는 재판 개입설에 대해 “재판 관련 사항은 원칙적으로 공개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어떻게 답해야 할지 난감하다.”면서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최 전 행정관이 “바로 2주 후에 재판부는 큰 부담 없는 상태에서 바로 선고를 해버리겠다는 거거든.”이라고 말한 것처럼 첫 공판에서 바로 변론을 종결한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증거 신청이 없어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선고가 한 차례 연기된 뒤 4월 12일에 내려진 것에 대해서는 “볼 자료가 많았다.”면서 “판결문 작성에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선거사범 재판 1·2심 4개월내 끝낸다”

    대법원은 20일 4·11 총선 선거사범의 1, 2심 재판을 집중 심리를 통해 2개월씩 4개월 안에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금품 살포 후보자는 당선무효형을 원칙으로 삼았다. 전국 선거재판부 재판장 58명은 지난 19일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총선 관련 선거재판의 처리기간 및 기준을 마련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죄 재판 1심은 기소 뒤 6개월 이내에, 2, 3심은 원심 선고 뒤 3개월 내에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예규는 선거범죄 사건이 배당되면 재판 날짜를 곧바로 정해 일주일에 한 차례씩 재판하도록 하고, 1심은 가급적 기소 2개월 안에 마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앞서 18대 국회의원 당선 유·무효 관련 선거사건에서 1심 처리 기간 6개월을 준수한 경우는 100%였지만, 2개월 안에 재판한 사례는 55.5%에 불과했다. 또 항소심 처리기간은 91.9%가 3개월을 지켰지만, 2개월 안에 마무리된 재판은 전체의 32.4%로 대법원 예규를 따르지 않았다. 재판장들은 또 항소심 때 1심의 양형 판단을 기본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1심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으로 당선무효형이 내려져도 항소심 재판부가 감형, 의원직을 유지하도록 했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재판장들의 회의 결과는 오는 8월 확정될 선거범죄 양형기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후보자 매수와 같은 중대한 범죄에 대해서는 징역형을 권고, 허위사실 공표 등의 범죄는 파급력을 고려해 당선 무효 이상으로 양형 기준을 높이는 쪽으로 결론을 낸 상태다. 고영한 법원행정처 차장은 “법원의 신속하고 엄정한 재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선거법을 어기고 당선된 사람이 몇 년씩 국민이나 지역주민의 대표 행세를 하도록 내버려두는 상황에서는 공정선거가 실현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재판부·배심원, 고3 아들 ‘심신 미약’ 인정했다

    “돌아가신 분과 소년 모두 가혹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보입니다… 그러나 고인에 대한 추모와 자신에 대한 반성이 이뤄진 후에 정상적인 사회복귀가 조기에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20일 오후 9시 45분쯤 서울 동부지법 제1법정. 방청객들이 숨을 죽인 채 형사 11부 윤종구 부장판사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했다. 성적 압박감으로 어머니를 살해하고 8개월 동안 시신을 방치해 큰 충격을 안겨준 ‘어린 아들’에 대한 법적 처분이 내려지는 순간이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재판부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지모(19)군에게 장기 징역 3년 6개월에 단기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이례적인 판결이었다. 앞서 검사가 징역 15년을 구형한 것에 비하면 무려 11년 6개월이나 낮은 형량이다. 이날 재판의 최대 쟁점사항이었던 ‘심신미약’ 부분에 대해 재판부와 배심원단은 지군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쟁점 자체가 복잡하면서도 단순했다. (지군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으며 소년법 적용을 받는 것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9명의 배심원 가운데 5명은 징역 3년, 2명은 징역 5년, 1명은 징역 2년 6개월, 1명은 징역 2년의 양형 의견을 냈다. 재판은 19일과 20일 이틀간 무려 19시간 동안 진행됐다. 19일 심리가 살인사건 자체에 대한 공방이었다면 이날은 지군의 ‘심신미약’에 초점이 맞춰졌다. 죄는 인정하되 감형을 받을 부분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졌다. 법원 측이 위촉한 전문심리위원은 “피고인은 오랫동안 어머니의 체벌 속에서 비정상적인 모자관계를 유지했고, 그렇다고 항거할 수도 없었다.”며 지군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 측이 제시한 치료감호소 정신감정서에서는 지군이 심신미약 상태는 아니나 불특정 인격장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군은 최후진술에서 “용서받지 못할 죄, 평생토록 따라다니겠지만 마음만은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모든 분들께, 돌아가신 어머니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드립니다. 죄송합니다.”라며 흐느꼈다. 마침내 재판장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자 아버지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지군의 아버지는 배심원단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자리를 뜨지 못했다. 김진아·명희진기자 j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나고 싶다/황성기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나고 싶다/황성기 문화부장

    훈민정음을 온누리에 퍼뜨리고자 만든 게 해례본(解例本)과 언해본(諺解本)이다. 해례본은 한문으로 된 훈민정음 해설서, 언해본은 한글로 풀이한 해설서다. 언해본은 세조 5년(1459년)에 간행한 서강대 소장본 등 4개가 현존한다. 해례본은 아쉽게도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른바 ‘간송본’이 유일하다. 적어도 2008년까지는 그랬다. 경북 상주에서 발견됐다고 해서 편의상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라고 불러온 제2의 해례본은 2008년 7월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가 해례본의 일부를 실물로 봤고, 그 실물의 촬영본을 감정한 경북대 남권희 교수가 간송미술관 소장본과 동일한 목판본이라는 진품 평가를 내렸다. 국보 70호인 해례본과 같은 목판으로 찍어낸 것이고, 보관 상태는 기존 해례본보다 좋다고 하니 상주본도 가히 국보급이라고 하겠다. 고서적 전문가인 남권희 교수는 “상주본에는 한글 발음에 관해 붓으로 글씨를 써놓고 공부한 흔적이 있으며 간송본에는 없는 ‘오성제자고’(五聲制字攷·다섯음으로 만든 글자에 대한 고찰)란 표지가 있어 훈민정음 반포 이후 정착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라고 평가한다. 그게 ‘상주본 비극’의 시작이었다. “집 천장에서 발견됐다.”며 상주본 감정을 의뢰했던 골동품 수집상 배모씨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평소 배씨와 거래하던 상주의 골동품상 조모씨가 “내가 진짜 주인이며 배씨는 내 가게에서 훔쳐갔다.”고 나선 것이다. 소유권을 둘러싼 진흙탕 다툼이 시작된 지 3년반. 조씨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대법원은 배씨의 절도 사실을 인정하고 상주본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럼에도 배씨가 상주본을 내놓지 않자 훼손을 염려한 문화재청이 나서 문화재 절취, 은닉·훼손 혐의로 배씨를 검찰에 형사고발했다. 지난 2월 1심에서 배씨는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는 드물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례적인 중형 선고만 남았을 뿐, 상주본은 돌아오지 않았다. 문화재청이나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실정법과 높은 형량이란 무기로 압박하면 배씨가 상주본을 내놓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는데, 그게 오산이었다. 재판 과정을 지켜본 기자로선 문화재청의 낙관이 희망사항에 불과할 것이라는 불길한 예상을 했었다. 상주본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배씨에게 검사의 일방적 공세만으론 상주본의 회수는 어려울 것이라 봤다. 만일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을 우리 형법에서 인정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이를테면 검사가 배씨에게 상주본을 내놓는다면 기소를 유예한다든가, 구형 수준을 대폭 낮춘다든가 하는 일종의 거래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었다면 말이다. 배씨의 구속기소 후 6개월을 끌어온 지루한 재판은 피고와 검찰 양쪽의 항소로 2심으로 넘어갔다. 1심 재판장은 플리바게닝을 암시하는 주문을 피고 배씨에게 했다. “상주본을 내놓는다면 2심 법원에서 선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재판장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런 주문을 판결에 덧붙였을까 싶다. 1심 선고 직후 경찰서 유치장에서 만난 배씨는 “항소건, 항고건 끝까지 가겠다.”고 했다. 중형 선고에 격앙됐던 배씨가 2심 재판을 앞두고 심경을 바꾸었다는 얘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2심이 시작되기 전 문화재청이 배씨 집과 부근을 수색하는 강제집행을 시도할 것이라고 한다. 2008년에도 3차례 배씨 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지만 해례본을 찾지 못했던 터라 이번에야말로 치밀한 계획을 세워 샅샅이 뒤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상주본은 우리 모두의 소중한 유산이다. 문화재 보존전문가도 아닌 배씨가 3년반 가까이 어떻게 상주본을 숨겨 놓았을지, 그 보물이 훼손 없이 성하게나 있을지 걱정이 태산 같다. 간송미술관에 있는 해례본은 2006년과 2009년, 그것도 잠깐 세상에 나왔을 뿐이다. 제자리를 찾는다는 환지본처(還至本處)의 뜻처럼 상주본은 우리들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해례본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나고 싶다. marry04@seoul.co.kr
  • 할말없는 무바라크

    “할 말이 없다.”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축출된 뒤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온 호스니 무바라크(83) 전 이집트 대통령의 최후 변론은 단 한마디였다. 22일(현지시간)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에서 10시간 동안 진행된 마지막 공판에서 환자용 침대에 누워 법정에 참석한 무바라크는 재판장의 최후 변론 요청에 “할 말이 없다. 변호사가 진술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고 중동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가 보도했다. 무바라크는 지난해 이집트 시민혁명 기간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도록 지시해 840명의 사망자와 6000명의 부상자를 내고, 집권 기간 부정축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무바라크의 변호인단은 무바라크가 유혈 진압을 지시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무바라크는 이전 공판에선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 나는 무죄다.”라고 밝혔지만 마지막 공판에선 말을 아꼈다. 아흐메드 레파아트 재판장은 지난해 8월부터 7개월간 진행된 무바라크의 재판에 대한 선고 날짜가 오는 6월 2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두우 前수석 1년6개월 실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우진)는 22일 부산저축은행 구명 청탁과 함께 로비스트 박태규(72)씨로부터 금품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두우(55) 전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 1140만원을 선고하고 골프채 1개를 몰수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10년 동안 김 전 수석과 알고 지내며 매월 한두 차례 식사하고 자주 통화했던 사이로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2010년 11월 15일 한 한식당에서 2000만원을 건넸다는 박씨의 진술은 합리적 의심이 들어 인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고위 공무원으로서 지위와 영향력, 수수한 금품의 액수 등에 비춰 볼 때 사회적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면서 “법정에서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 등에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금융당국의 검사를 완화하고 퇴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청탁해 달라는 명목으로 2010년 7월부터 아홉 차례에 걸쳐 현금 1억 1500만원, 상품권 1500만원, 골프채 등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됐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 재판장이 여성용 골프채 한 세트를 받은 부분을 언급하자 김 전 수석의 부인이 통곡하는 바람에 잠시 재판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폭력 가해자 어리다고 솜방망이 처벌 말아달라”

    “우리 애한테는 집이 편안히 쉬는 곳이 아니라 지옥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유서에 가해자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집 도어록의 비밀번호를 바꾸라고 했겠습니까.” 13일 오후 대구지법 11호 법정. 지난해 연말 있었던 중학생 권모(14)군 자살 사건 가해자로 구속 기소된 중학생 서모(14)군 등 2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권군의 어머니 임모(48)씨는 절규하듯 말했다. 이날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임씨는 “가해자들을 용서하려고 해도 용서할 수 없다.”고 눈물을 흘리며 진술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증인 선서를 한 임씨는 중간중간 울음 때문에 진술이 끊어지기도 했는데 “쉬었다가 해도 된다.”는 재판장인 제3형사단독 양지정 판사의 말이 있었지만 20여분간 진술을 계속했다. 법정에는 사건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숨진 권군 또래로 보이는 학생들이 많이 참석해 재판을 지켜봤다. 임씨는 “상상도 못 한 엄청난 일을 당하면서 세상에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생각했다.”면서 “그냥 넘어가면 (죽은 아들과 남은 가족이) 너무 억울할 것 같아 진술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교직에 있으면서 제자들에게 ‘착하게 살면 잘된다’, ‘나쁜 짓 하면 벌 받는다’고 가르쳤는데 이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며 “피고인들이 ‘어리다’는 이유 등으로 이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들을 용서하려는 마음을 먹어보기도 했지만 절대 용서가 안 된다.”며 “이들을 강력하게 처벌해 학교 폭력에 고통받는 다른 학생들이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수의 차림으로 피고인석에 있던 가해자 2명은 임씨가 진술하는 20여분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최후 진술 때 “친구에게 미안하다.”며 희미한 목소리로 짧게 말했다. 검찰은 이날 가해자인 B군에 대해서는 징역 장기 4년에 단기 3년, C군에 대해서는 징역 장기 3년 6개월에 단기 3년의 형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0일 오후 열린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낙동강살리기 사업 위법”

    정부의 4 대강 사업과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 등 기초 조사를 거치치 않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은 국가재정법을 위반한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재 공사 대부분이 완료된 상태여서 원래대로 원상복구를 할 경우 오히려 국가재정의 효율성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원고청구를 기각하는 ‘사정판결’(事情判決·처분이 위법하다는것을 판결문에 명시하되, 처분을 취소하지 않음)을 내렸다. 부산고법 행정1부(재판장 김신 수석부장판사)는 10일 국민소송단 1789명이 국토해양부 장관과 부산국토관리청장 등을 상대로 낸 ‘낙동강 하천공사 시행계획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의 청구를 모두 각하 또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들이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국가재정법을 위반한 것으로 명백한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위법하다는 판결로 4대강 사업 취소소송의 1~2심을 통틀어 처음 나온 것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국보급 문화재 영영 못보나

    지난 2008년 경북 상주에서 발견됐다가 이내 종적을 감춘 국보급 훈민정음 해례본(이하 상주본)은 끝내 세상 빛을 보지 못했다. 국보 70호 훈민정음 해례본과 같은 목판으로 인쇄된 상주본을 절도, 은닉한 피고인을 압박해 1심 선고 전에 내놓게 하려던 공권력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대구지법 상주지원 형사부(재판장 김기현)는 9일 상주본을 훔쳐 은닉하고 훼손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배모(49)씨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씨는 집수리를 하다가 상주본을 발견했다고 주장하지만 상주본과 관련된 대법원 판결과 증언, 검찰이 제출한 증거 등을 종합하면 상주본을 훔친 범죄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상주본은 국보 70호이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기존의 훈민정음 해례본보다 학술적·문화적 가치가 높을 수 있고 금전적인 가치는 산정할 수 없는 귀중한 문화재”라며 “그럼에도 상주본을 낱장으로 분리해 숨겨둔 채 원주인에게 돌려주라는 지난해의 대법원 판결에도 응하지 않은 것은 물론 고서가 이미 훼손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등 범행의 사안이 중하다.”면서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과 배씨 측은 모두 항소할 뜻을 밝혔다. 1심 선고 전까지 배씨가 상주본을 내놓지 않자 검찰과 문화재청은 적잖이 당황해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강신태 사범단속반장은 “이 사건은 결국 대법원까지 넘어가 장기화할 것”이라면서 “3년 6개월 이상 행방을 알 수 없는 상주본의 훼손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상주본의 원주인 조모(67·골동품상)씨는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배씨에게서 상주본을 넘겨받으면 국가기관의 감정과 보상을 거쳐 국가에 넘길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조씨가 상주본을 배씨로부터 회수할 경우에 대비해 문화재 감정을 거쳐 조씨에게 보상하고 국가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주본을 국가가 보상할 경우 대략 10억~20억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씨가 상주본을 내놓지 않는다면 이런 검토는 현재로선 공염불과 같다. 때문에 상주본을 회수할 현실적 방안으로는 조씨와 배씨, 당국 등 당사자 간의 이면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원주인 조씨조차 골동품 가게에 방치돼 있던 고서가 훈민정음 해례본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다가 배씨가 해례본을 훔친 뒤 감정을 해 그 진가를 세상에 알린 만큼 상주본을 내놓으면 형량을 줄여주고 보상금의 일정 부분을 배씨에게도 나눠줘야 한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그러나 “문화재 사범에게 금전적 보상이란 전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상주본이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는 우여곡절의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상주 황성기·김상화기자 marry04@seoul.co.kr
  • 축구 승부조작 최성국 집유

    창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김경환 부장판사)는 9일 K리그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전 국가대표 최성국(29) 선수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최 선수는 광주상무에서 뛰던 2010년 6월 컵대회 두 경기 승부 조작에 가담하고 당시 팀동료 김동현과 함께 승부 조작에 가담할 선수를 섭외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향판 비리’ 유죄

    ‘향판 비리’ 유죄

    이른바 ‘향판 비리’로 기소된 선재성(50·전 광주지법 수석부장) 부장판사가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최재형)는 2일 법정관리 기업의 관리인에게 자기 친구인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알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선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현직 고법 부장판사급 고위 법관이 벌금형을 받기는 처음이다. 그러나 친구인 변호사로부터 들은 정보로 주식에 투자, 시세차익을 챙긴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선 부장판사에게 광주지법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하자 사상 처음으로 검찰의 관할 이전 신청을 수용, 2심을 서울고법에서 열었다. 이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 광주지법은 “향판에 대한 면죄부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파산부 재판장으로서 특정 변호사를 지명해 상담해 보라고 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그러나 회사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논의하던 중 법률 자문에 관해 조언·권고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선 부장판사는 중·고교 및 대학 동창인 강모 변호사의 소개로 광섬유 업체 주식에 투자해 1억원의 수익을 남긴 데다 변호사 선임 허가권이 자신에게 있는 법정관리 기업의 관리인에게 강 변호사를 사건 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소개·알선한 혐의로 기소됐다. 선 부장판사는 재판이 끝난 뒤 “정신이 없어 할 말이 없다.”면서 “자세한 것은 상고 이유서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직 5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상태인 선 부장판사는 헌법상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지 않는 이상 파면되지 않는 법관 규정에 따라 판사직은 유지할 수 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안성기 “사법부 부담 이해하지만 반대 생각도 있을 것”

    안성기 “사법부 부담 이해하지만 반대 생각도 있을 것”

    “사법부가 껄끄러워하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 있다면 다르게 생각하는 쪽도 분명히 있지 않을까요.” 영화 ‘부러진 화살’의 주인공 안성기(60)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와 만나 “이 영화의 흥행은 기존 상업영화의 흥행과 다른 의미가 있다. ‘워낭소리’처럼 완성도가 있으면 저예산 영화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의 성과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안성기는 영화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에 대해 영화의 주제와 예술적인 가치가 조화를 잘 이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워낙 민감한 이슈라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적인 완성도가 뛰어나지 않다면 주목받을 수 없죠. ‘부러진 화살’은 규모는 작은 영화지만 연출과 촬영·편집은 물론 연기 등 완성도가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는 순제작비 5억원이 투입됐다. 저예산 영화임에도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계 안팎의 관심도 흥행 수익에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흥행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많은 분이 봐 주셔서 고맙다.”면서도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흥행 수익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작품에 노개런티로 출연해 제작비를 낮췄다. 다만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을 경우 러닝개런티 개념의 보너스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러진 화살’은 5년 전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은 전직 대학교수 김명호씨가 재판장의 집을 찾아가 석궁을 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토대로 만들었다. 영화는 석궁으로 위협만 했을 뿐 화살을 쏘지 않았다는 김 교수 측과 피 묻은 옷을 증거로 내밀며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부장판사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갈등이 고조된다. 안성기는 이번 영화에서 온화한 이미지를 벗고 깐깐한 원칙주의자인 김 교수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논란의 복판에 있는 인물이고, 기존에 제게 있던 원만한 이미지 때문에 부담은 됐지만 철저히 시나리오에 따라 연기했습니다. 권력에 대항하는 개인의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동안 수없이 이야기된 소재가 아닐까요. 워낙 시나리오가 완벽했고 충분히 영화적으로 만들 가치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연기에 충실히 임했습니다.” 그는 “영화 속 김 교수는 법은 아름다운 것이라면서 법대로 하라고 주장하는데, 오히려 변호사는 ‘법은 쓰레기’라고 말한다.”면서 “이 대목이 사회의 모순점을 잘 드러내는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사법부에서 ‘영화가 사법 테러를 미화한다.’며 반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주인공의 시선에서 그렸기 때문에 사법부가 껄끄러워하고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측면에서 보는 쪽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쪽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김 교수의 “이게 재판이냐, 개판이지.”라는 대사가 화제가 됐다고 하자 “평소 나는 욕도 잘 안 하는 성격인데 다소 센 대사들이 나와 연기하기가 힘들었다.”며 웃었다. 아울러 ‘부러진 화살’은 최근 화제가 됐던 ‘도가니’와는 색깔이 다른 영화라며 선을 그었다. “과거에 얽매인 영화라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미래에 대한 영화입니다. 엔딩 장면에서 김 교수가 밝게 웃는 것도 힘들지만 함께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래는 밝을 것이라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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