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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은 개·돼지” 나향욱, 교육부 산하기관으로 직급 강등 복귀

    “민중은 개·돼지” 나향욱, 교육부 산하기관으로 직급 강등 복귀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파면됐다가 법정 소송을 통해 공무원 신분을 회복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직급을 낮춰 교육부 산하기관으로 복귀하게 됐다. 교육부는 이달 13일자로 나향욱 전 기획관을 교육부 산하 중앙교육연수원 연수지원협력과장으로 발령한다고 10일 밝혔다. 직급은 파면 직전(고위공무원)보다 한 단계 낮은 부이사관으로 복직됐다. 법원 판결에 따라 정부가 징계 수위를 파면이 아닌 강등으로 조정했기 때문이다. 중앙교육연수원은 교육 정책이 학교 등 현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도 교육연수원, 대학과 협력해 교육 분야 공무원들의 역량 개발과 전문성 강화를 돕는 기관이다. 국립대학 사무국장으로 발령낼 경우 학생회나 교수회 등이 반발할 것이 예상돼 연수원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나향욱 전 기획관은 2016년 7월 한 언론사 기자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민중은 개·돼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샀다. 당시 인사혁신처는 공직 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킨 점 등을 들어 나향욱 전 기획관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렸지만, 나향욱 전 기획관은 불복하고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공무원 지위에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했다”면서도 발언 경위 등을 고려하면 파면은 지나치게 무거운 징계라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비슷한 판결이 나오자 교육부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고 판결을 수용했다. 공무원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로 나뉘며, 파면·해임은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성’이 있는 경우 내려진다. 재판부가 발언에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인사혁신처는 징계 수위를 강등으로 낮췄다. 그러나 나향욱 전 기획관은 징계 수위를 더 낮춰달라는 심사서를 지난 6월 인사혁신처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과로사 기준 못미쳐도 인과성 상당하면 산재 인정” 판결 뒤집혀

    [단독]“과로사 기준 못미쳐도 인과성 상당하면 산재 인정” 판결 뒤집혀

    실직 우려 등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로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면 업무시간이 정부가 정한 기준을 초과하지 않더라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 배광국)는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줄 수 없다고 처분한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노동자의 유족이 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고인은 7년 동안 택지개발, 전원주택 건축 및 분양 업무를 맡았으나,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분양이 거의 전무해지면서 실적 부진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한 때 공황장애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런 중에 회사로부터 권고 사직 통보를 받았다. 그로부터 약 2주 뒤에 고인은 회식 자리에서 동료 직원들에게 권고 사직에 대한 부당함을 토로했고, 이후 가족들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후 고인은 사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검안 결과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거나 타살의 흔적은 없었다. 유족은 고인이 과로와 업무상 스트레스로 사망했다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했다. 공단은 지급을 거부했다. 부검이 실시되지 않아 고인의 사망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고,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규정한 과로사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당시 고용노동부 고시는 ‘발병 전 24시간 내에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의 발생과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가 있는 경우’, ‘발병 전 1주일 이내 업무의 양·시간이 평상시보다 30% 이상 많아진 경우’ 등을 업무와 사망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보고 있었다. 1심 재판부도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한다”면서 “근로자의 사인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업무에 기인한 사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고인의 흡연 습관이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공단이 주장한 것과 같이 고인의 노동시간이 정부가 정한 과로사 인정 기준의 업무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모두 뒤집었다. 재판부는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사망 당시의 상황에 관한 정보나 과거의 치료 경력 등을 고려하면 사망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면서 “여러 의사들의 소견 등을 종합했을 때 고인은 급성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돌연사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또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업무시간에 관한 기준은 예시적 규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업무 수행을 둘러싼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사직을 권고받은 것과 고인의 사망 추정일 사이에는 약 보름 정도의 시간적 간격이 있으나 이 기간이 경과했다고 충분히 안정됐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의사들의 소견 등을 종합했을 때 “고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당시 의사들은 “권고 사직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심혈관 질환의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어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법률사무소 인정의 오빛나라 변호사는 “그동안 과로사에 관한 판례 경향을 보면 (개정 전) 정부가 정한 과로사 인정 기준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참작했고, 회사로부터 권고 사직 통보를 받았더라도 근무시간, 업무량, 업무 변화 등 업무 부담이 객관적으로 과중하지 않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어려웠다”면서 “퇴직 강요나 해고는 일생 중 드물게 경험하는 강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유발하지만 이런 스트레스가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부검을 하지 않았더라도 제반 사정들을 종합해 사망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고 보았고, 업무상 스트레스의 ‘양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질적 측면’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추진… ‘재판 거래’ 구제 길 열리나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추진… ‘재판 거래’ 구제 길 열리나

    법안 발의 준비 중인 박주민 의원 “공정 재판 위해 독립 재판부 필요” 피해자 재심사유 특례 적용 등 논의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이 줄줄이 기각된 가운데, 법조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법농단 관련 재판을 맡을 독립된 특별재판부 구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된다. 땅에 떨어진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의혹 해결 과정의 형식과 내용이 모두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사법농단 특별법 제정’ 공청회를 열고 사법농단 사건 재판을 맡을 특별재판부 구성과 ‘재판 거래’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법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별재판부는 1948년 반민족행위처벌법에 근거해 설립된 특별재판부 이후 70년 만에 처음으로 논의되는 것이다. 당시 특별재판부는 국회의원 5명, 고등법원 이상 법관·변호사 6명, 시민사회 인사 5명 등 16명으로 구성됐다. 일제강점기 법관으로 근무했던 이들이 공정한 재판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특별재판부를 운영한 것이다. 사법농단 사건도 법원 내의 반발로 공정한 재판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특별재판부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 의원과 서울변회의 주장이다. 실제 지난달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의 3차 조사 결과와 함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2시간 30분여 만에 대법관들이 이에 반발하는 내용의 입장 자료를 냈다.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박 의원은 “사법농단 수사에 대한 법원 내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사법부가 재판을 맡으면 ‘셀프 재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면서 “제대로 된 수사와 공정한 재판을 위해 사법농단 사건 관련 영장담당 판사와 재판부를 독립적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준비되고 있는 법안은 먼저 대한변호사협회와 사법농단 재판을 관할할 서울중앙지법(1심)·서울고법(2심) 판사회의, 시민사회(비법조인)가 3명씩 추천한 9명의 인사로 특별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돼 있다. 또 이 위원회가 수사 단계에서 압수·수색·검증·체포 등의 영장 심사를 맡는 특별영장전담법관 1명과 기소 이후 재판을 담당하는 특별재판부 판사 3명을 2배수로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임명하게 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은 방식으로 구성된다.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고 재판 상황은 방송을 통해 생중계하게 했다. 특별재판부 도입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은 최근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가 법원에 의해 발목이 잡히고 있다는 여론이 높아서다. 대법원은 검찰이 요청한 자료 중 법관 인사 자료와 주요 혐의자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메신저·이메일 사용 기록, 관용 차량 일지 등의 제출을 거부했다. 대법원은 자료 제출 거부 이유로 법관들의 개인정보 문제 때문에 임의 제출할 경우 증거 능력이 훼손된다는 이유를 들면서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나 기각한 데 이어, 지난 27일 청구한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인사심의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기각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재판 거래’ 등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이들에게 재심 사유에 관한 특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구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안희정 성폭행 사건’ 27일 결심 공판...안희정·김지은 최후 입장 밝힌다

    ‘안희정 성폭행 사건’ 27일 결심 공판...안희정·김지은 최후 입장 밝힌다

    팽팽한 진실공방과 장외 논쟁을 벌여온 안희정 전 충남지사(53)의 재판이 27일 결심공판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 조병구)는 이날 오전 10시 결심 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한다. 결심공판은 검찰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후변론, 피고인의 최후 진술로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안 전 지사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지사에 대한 피의자 신문은 검찰과 안 전 지사 측이 모두 거부해 제외됐다.이날 피해자 김지은(33)씨도 피해자 진술을 한다. 앞서 김씨에 대한 피해자 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이번 진술은 공개된다. 김씨가 직접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지난 3월 5일 성폭행 폭로 후 처음이다. 안 전 지사와 김지은씨의 통신내역 압수수색 결과 증거조사, 김씨의 심리상태 및 증언 신빙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 증거조사 등도 이날 함께 진행된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를 저지른 혐의로 4월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안 전 지사는 그동안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안 전 지사와 김씨의 관계에서 ‘업무상 위력’이 작용 했는지 여부다. 그러나 추상적 개념인 업무상 위력에 대해 양측 모두 정황 증거와 증인들의 증언에만 치중하면서 진실공방이 반복됐다. 법정 밖에서도 한달 간 치열한 논쟁이 벌여졌다. 안 전 지사 측이 피해자 측 증인을 모해위증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가하면, 안 전 지사측에 유리한 증언들이 공개되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재판부도 지난 13일 5회 공판을 마친 뒤 “증인의 진술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 자극적인 보도가 이뤄지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와 안 전 지사의 마지막 입장을 들은 뒤 선고공판 기일을 정해 1심 판결을 내릴 방침이다. 선고공판은 8월 중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여성에게 “메갈·워마드”라고 하면 폄하 또는 모욕

    여성에게 “메갈·워마드”라고 하면 폄하 또는 모욕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말다툼을 하던 여성에게 ‘보슬아치’ 등의 여성 폄하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터넷 보수매체 기자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이수영)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김모(62)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2016년 8월 같은 인터넷 카페 동호회 회원 735명이 모인 카톡 단체 채팅방에서 한 여성을 향해 “돼지 콧구녕이 하는 짓을 보면 잘 봐줘야 보슬아치, 좀 심하면 메갈리아, 좀 더 나가면 워마드에 속한다는 게 내 생각임”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등 14회에 걸쳐 모욕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1심은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이 있는 모욕행위를 한 것”이라면서 “단순히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거나 다소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을 쓴 정도에 그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보슬아치’ 비속어에 해당하지 않아 피해자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고 볼 수 없고,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범위 안에 있어 처벌할 수 없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도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보슬아치’는 여성임을 앞세워 온갖 권력과 특혜를 누리려 하는 여성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말로 ‘여성의 성기’를 여성을 지칭하는 데 사용했고, ‘메갈리아’나 ‘워마드’는 과격하고 혐오적인 표현을 하는 여성들을 지칭할 때 주로 등장하는 말”이라면서 “이들 단어는 여성인 피해자를 폄하하거나 경멸적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도 전체 법질서상 용인될 정도로 사회적인 타당성을 갖췄다고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희정 재판 ‘2차 피해 vs 방어권’ 논란

    “김씨, 새벽에 부부 침실 들어와” 안 전지사 측근들 증언 파장 커 김씨 측 “악의적 이미지 만들어” 재판부도 “자극적인 보도 우려” 안희정(54)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혐의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피해자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증인으로 출석한 안 전 지사 측근이 안 전 지사에게 유리한 발언을 내놓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차원으로 봐야하는지 ‘2차 가해’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지난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제5회 공판기일에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온 안 전 지사의 아내 민주원(54)씨는 “김씨가 새벽 부부 침실로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3~4분간 내려다봤다”면서 “남편이 ‘지은아, 왜 그래’라고 말하자 김씨는 ‘아, 어’ 딱 두 마디를 하고는 후다닥 쿵쾅거리며 도망갔다”고 증언했다. 같은 날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캠프 청년팀에서 일한 성모씨는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와 김씨가 지난해 7월 러시아와 9월 스위스에서 보내온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안 전 지사의 무죄를 주장했다. 메시지는 ‘ㅋㅋㅋ’ 등 김씨의 기분이 좋았음을 암시하는 내용이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이 두 차례 출장에서 김씨를 성폭행했다. 지난 11일 4회 공판에서도 김씨의 후임 수행비서였던 어모씨는 “안 전 지사의 농담에 김씨가 ‘지사님이 뭘 알아요’라며 대거리를 하는 모습에 모두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김씨는 안 전 지사를 격의 없이 대했다”고 증언했다. 이처럼 김씨가 피해자일 수 없는 이유를 증명하겠다는 안 전 지사 측 변론 방향에 따른 진술들은 고스란히 공개되어 언론 보도를 타는 반면, 앞서 안 전 지사와의 관계가 강압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김씨와 검찰 쪽 증인 신문은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되는 등 비대칭적인 상황이 2차 가해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김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 측 증언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2차 피해가 심각하다. 김씨는 자책감과 불안감 등으로 불면증을 겪으며 입원치료 중”이라면서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있으니 소송지휘권을 엄중히 행사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를 돕고 있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도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이 김씨를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면서 이미지를 왜곡해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증인 진술 한마디 한마디가 자극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위은진 변호사는 “재판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공개가 원칙”이라면서 “재판 공개 여부 문제라기보단 민감한 재판을 실시간 중계하듯 보도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위’의 이수원 변호사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민감한 사안에 대한 증인 신문은 가급적 비공개로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안희정 패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안희정 패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안희정 캠프 자원봉사자 “김지은, 해외출장 무렵 힘들다 호소” 증언안희정 측 “해외 출장 중 통화한 기록 없다” 반박 “김지은씨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해외로 출장 갔을 때 힘들다고 호소했습니다.” 지난해 초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구모씨는 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세 번째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김씨의 측근들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구씨는 “캠프에서 김씨와 가깝게 지냈고, 김씨가 안 전 지사와 해외출장을 갔을 때에도 연락을 자주했다”면서 “특히 러시아·스위스로 출장 갔을 때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의 공소 사실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러시아·스위스 출장 등에서 김씨에게 심부름을 시켜 자신의 방으로 불러 성폭행했다.안 전 지사의 변호인은 반대 신문에서 구씨에게 “김씨의 개인 휴대전화 통화기록에는 러시아·스위스 출장 중에 구씨와 통화한 내용이 없다”면서 “정확히 어떻게 연락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구씨는 “통화, 메신저, 직접 만나서 하는 대화 등 어떤 형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판부도 증인에게 “김씨가 전화로든 메신저로든 ‘러시아 혹은 스위스에 있다’고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구씨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구씨는 또 “3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밤 안 전 지사의 큰아들로부터 ‘그 누나(김씨) 정보를 취합해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큰아들에게 전화했더니 (안 전 지사의 아내인) 민주원 여사가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민 여사는 ‘안희정이 정말 나쁜 XX다. 패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김지은이 처음부터 이상했다. 새벽 4시에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도 있다. 이상해서 내가 (지난해) 12월에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바꾸자고 했다. 김지은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충남도청 콘텐츠팀에서 안 전 지사의 업무 모습을 촬영하는 일을 했던 정모씨도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정씨는 “안 전 지사와 현장에 동행하는 도청 직원 가운데 김씨를 제외하면 제가 유일한 여성이었고, 김씨와 자주 술을 마시며 김씨를 ‘언니’라 부르며 친하게 지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안 전 지사가 민주적이고 생각이 열려 있다고 생각해 지지했는데, 도청에 들어가 보니 안 전 지사의 말 한마디로 모든 일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김씨와 저는 여성 지지자들의 질투 대상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간혹 김씨와 술을 마실 때면 ‘여성 지지자들이 도대체 왜 안 전 지사를 남자로 보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했다”는 진술도 했다.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이성으로 보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김씨의 후임으로 온 수행비서는 안 전 지사의 해외출장에 동행하지도 않았다”면서 “안 전 지사가 김 씨에 대해서는 행사장에서 자신의 눈에 안 보이면 저를 시켜 찾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안 전 지사 측은 반대 신문에서 정씨에게 “김씨의 폭로 이후 지인에게 연락해 ‘(안 전 지사가) 다른 여자와 잤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한 적이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이에 정씨는 “당시 한 말은 ‘어떻게 도지사가 여직원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 실망스럽다’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안 전 지사 측은 또 “지지자들 사이에서 안 전 지사에게 꽃다발 등 선물을 줄 때 김씨 눈치를 봐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느냐”고 물었고, 정씨는 “다른 직원에게서 ‘그 비서(김씨)가 깐깐하게 군다고들 하더라’는 말을 들은 적은 있다”고 답했다. 이날 김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지난 2일 첫 번째 공판을 방청석에서 지켜봤고, 6일 두 번째 공판 때에는 증인으로 출석해 긴 시간 동안 증언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대법원의 군색한 변명…“KTX 승무원 판결, ‘재판 거래’ 아니었다”

    대법원의 군색한 변명…“KTX 승무원 판결, ‘재판 거래’ 아니었다”

    특별조사단 ‘박근혜 청와대의 노동개혁 위한 판결’ 지적에대법원 “다른 사건에도 일관된 법리 적용해 문제 없다”대법원이 20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지난 2015년 KTX 비정규직 승무원의 부당해고 관련 판결이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 거래’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대법원은 당시 사건에 대해 “정확하고 적정한 법리를 선언하는 데 관심이 집중되었던 사건”이라면서 “KTX 여승무원 사건뿐만 아니라 모든 사건에 일관적으로 법리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KTX에서 승객 접대를 하던 승무원들은 소속은 코레일이 아니라 철도유통과 KTX관광레져였다. 비정규직 신분이었던 승무원들은 코레일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지난 2006년 파업을 벌였지만 코레일은 부채와 경영난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채 파업을 계속한 승무원들은 해고됐다. 2008년 11월, 승무원들은 무단 해고가 부당하다며 코레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0년 9월 승무원들과 코레일의 직접 근로관계가 인정되며 해고도 무효라고 판결했다. 2011년 8월 2심 재판부도 역시 코레일과 승무원 사이에 묵시적 직접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된다며 승무원들의 손을 들어줬다.그러나 2015년 2월 대법원은 승무원과 코레일의 묵시적 근로관계가 인정되지 않고, 승무원들의 파견근로자 지위도 인정할 수 없다며 사건을 2심 재판부로 다시 돌려보냈다. 결국 승무원들의 법정 투쟁은 실패로 끝났다. 1, 2심 결과 후 복직으로 간주돼 월급을 받았던 승무원들은 소송비용과 함께 1인당 8000만원이 넘는 거액을 KTX에 돌려줘야 했다. 빚 부담에 괴로워하던 한 승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까지 일어나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다행히 지난 1월 종교계의 중재가 받아들여져 승무원들은 반환금의 5%만 코레일에 돌려주기로 했다.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 했던 KTX 여승무원 사태는 지난달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조사하던 특별조사단의 발표 이후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다. 대법원이 박근혜 청와대의 원활한 국정 운영에 협력하기 위해 청와대의 뜻을 담아 판결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특히 노동개혁에 기여할 수 있는 KTX 승무원 사건, 정리해고, 철도노조 파업사건 등이 사례로 제시됐다.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 이런 내용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자신들의 판단이 옳았다고 옹호하는 자료를 낸 것이다. 이에 대해 군색한 변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KTX 승무원 해고 사건과 함께 현대자동차 파견근로 사건에도 같은 법리를 적용해 판결한 것이므로 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원고용주(KTX 관광레져 등)가 어느 근로자(승무원)로 하여금 제3자(코레일)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파견근로자 보호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계약 관계가 아니라, ▲코레일이 근로자에 직간접적 업무수행에 구속적인 지시를 하는지 ▲승무원이 코레일 소속 직원과 공동작업을 하는지 ▲KTX관광레져가 근로자 선발, 작업 및 휴게시간, 휴가 등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하는지 ▲근로계약 목적이 범위가 한정된 업무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KTX 승무원의 경우 파견이 아니라 노무 도급(하청)으로 보는 게 우세하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국민참여재판 “물대포, 일부 불법 있었지만 불가피”

    국민참여재판 “물대포, 일부 불법 있었지만 불가피”

    만장일치로 공무집행 방해 유죄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각종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영주(53)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배심원들은 이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된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공무집행이 적법했다고 판단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14일 이 전 총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벌금 50만원을 선고유예했다. 2년가량 수배 생활 끝에 지난해 12월 말 자진 체포 식으로 구속됐던 이 전 총장은 6개월 만에 석방됐다. 이 전 총장 측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와 차벽 설치, 최루액 물대포 살수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공무집행 관련 혐의는 모두 무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를 유죄로 봤다. 쟁점이 된 집회금지 통고와 차벽 설치 과정은 위법하지 않았고, 물대포 살수도 일부 불법은 있었지만 폭력 집회를 제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도 “많은 집회 참가자가 다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위법한 공무집행이 있었던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찰의 공무집행 전부가 위법했다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전 총장이 피해 경찰관에게 사죄 의사를 표시한 점, 경찰의 집회 대응에 위법하고 부적절한 면이 있는 점 등을 들어 배심원 7명 중 6명이 집행유예로 형량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집회 및 시위 문화가 성숙돼 범행이 반복될 우려가 줄어든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원, 가정폭력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부인 ‘집행유예’ 선고

    법원, 가정폭력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부인 ‘집행유예’ 선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지팡이로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70대 부인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송각엽)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6·여)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살인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으며 상해치사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존귀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범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B씨로부터 장기간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이 범행 또한 B씨의 폭력적 행위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유족들이 A씨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배심원의 양형 의견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 9명 중 6명은 A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3명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양형 의견을 제시했다. 배심원들은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만장일치로 평결했으며 재판부도 A씨의 살인 혐의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9일 오전 10시쯤 광주 광산구 아파트에서 남편 B(당시 79세)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길이 84cm의 철제 네발 지팡이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쓰러진 남편을 두고 양로원에 다녀온 뒤 같은 날 오후 7시쯤 숨져 있는 것을 보고 다른 가족들에게 알리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20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해 말 고관절 수술을 받고 치매 판정까지 받아 가족의 도움을 받아 생활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수십년간 술을 마시고 폭행과 폭언을 해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또 다투게 돼 화를 참지 못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 불출석은 위법” 재판부 경고…MB 측 “박근혜도 안 나오는데”

    “MB 불출석은 위법” 재판부 경고…MB 측 “박근혜도 안 나오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28일 예정된 2차 공판에 불출석해 재판이 연기됐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불출석을 강하게 질책하고 이후 모든 재판에 나올 것을 명령하면서 이날 재판을 다음으로 연기했다.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 나오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증거 조사 기일에는 법정에 나가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떤 날은 못 나오고, 어떤 날은 나올 수 있다는 자체가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에게 소환장을 보내 출석을 요구했다. 서울 동부구치소도 재판부의 의사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이 전 대통령이 무단으로 불출석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불출석에 대해 “출석을 못 하는 이유는 건강 상태 때문”이라면서 “혈당, 당 수치 등이 좋지 않고, (첫 재판이 열린 23일) 그날도 오후 8시쯤 구치소에 들어가서 저녁식사도 못 하고 거의 잠을 못 주무셨다”고 전했다. 재판장은 이날 변호인단에게 “출석을 요구했는데도 출석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은 뒤 “피고인이 증거조사 기일에 출석할 필요가 있는지는 피고인 스스로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증거조사 기일은 법리 공방 기일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실관계를 다투는 기일이라 피고인으로서도 직접 보고 다투는 게 방어권 행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매 기일에 출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매 기일 출석해야 한다고 명한다”고 재확인했다. 이어 “만일 피고인이 이런 사정에 관한 설명을 듣고도 다시 불출석 사유서를 낸다면 출정 거부로 판단하고 형사소송법 규칙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법 위반 태도에 대해서도 직접 지적했다. 재판장은 “전직 대통령께서 법률적인 의무나 이런 부분을 다 알고 불출석을 결정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면서 “형사 절차에서 피고인이 선별적으로 재판에 나올 수 있다는 인식은 어떻게 보면 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장은 변호인단에게 “피고인이 실제 그런 생각으로 불출석하겠다는 것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뒤 “오늘은 피고인이 안 나온 만큼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며 12분 만에 재판을 끝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 측은 재판부의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태세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재판 직후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할 권리도 있고, 의무도 있다고 해석하는데, 우리와는 법률 해석상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법정에 나가서 스스로 변론할 기회를 갖겠다는 것은 자기 권리이고, 스스로 그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것 역시 자유의사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출석 사례를 언급하면서 “그쪽 재판부도 박 전 대통령이 출정을 거부하면 불출석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재판하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 대통령도 증거 기일에 못 나가겠다 하면 더는 어떻게 할 방법은 없는 것 아닌가”라면서 불출석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형사소송법 276조(피고인의 출석권)는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재판을 시작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구속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된 때에는 피고인 출석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277조2에 규정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이 조항에 따라 궐석 재판이 이뤄지고 있다. 강 변호사는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해 재판부 뜻을 전달하고 이 전 대통령의 의사를 확인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고인석에 선 ‘MB’ 모습, 언론에 공개된다

    피고인석에 선 ‘MB’ 모습, 언론에 공개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법정 내 피고인석에 선 모습이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된다. 지난 3월 22일 구속된 이후 62일 만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2시 417호 대법정에서 열리는 이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에서 취재진의 법정 촬영을 허가했다. 다만 재판부가 입장해 개정 선언을 하기 전까지만 허용된다. 이 전 대통령은 수갑을 푼 모습으로 취재진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재판 모습이 외부에 공개될 경우 국가적 위신이 떨어질 수 있다며 법정 촬영에 우려를 표했지만, 재판부는 사건에 쏠린 국민적 관심과 사안의 중요성, 공공의 이익 등을 두루 고려해 촬영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 때도 그가 피고인석에 들어서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됐다. 1996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12·12사태와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돼 나란히 법정에 섰을 때도 언론을 통해 이 모습이 고스란히 공개됐다. 당시 재판부도 사건에 쏠린 국민적 관심과 역사적 중요성을 감안해 개정 직후 1분 30초간 사진 기자들의 법정 촬영을 허용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클로즈업]“한국 정부, 사과해야” 50년만에 용기 낸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생존자들

    [뉴스클로즈업]“한국 정부, 사과해야” 50년만에 용기 낸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생존자들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들에게 각 국가배상법 제3조에서 정한 배상기준에 따른 배상금을 지급하고, 원고들의 존엄과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책임 등에 관해 공식 인정하라.” 지난 22일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에서 재판장을 맡은 김영란 전 대법관의 주문 선고에 환호와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비록 모의법정이지만 원고로 참석한 두 명의 응우옌티탄은 “이겼다”며 환호했고, 5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상처를 보듬어준 것처럼 기뻐했다. 1968년 2월, 같은 시기 인근의 마을에서 일어난 비슷한 학살사건의 생존자인 같은 이름의 두 사람은 시민법정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8일 한국에 왔다. 원래 알던 사이도 아닌 두 사람이 자신들에게 아픔을 준 나라에 발을 내딛는데, 인천국제공항의 입국장 문이 열리자마자 손을 꼭 잡고 활짝 웃으며 나왔다. 시민법정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임재성(38·변호사시험 4회)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25일 “시민법정에 생존자들을 세우는 것이 오히려 가해자의 논리에서 폭력의 증거로 삼는 것 아닌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두 분의 모습을 보자마자 모든 걱정을 내려놨다”고 설명했다.1968년 2월 베트남 꽝남성 퐁니·퐁넛마을 학살 생존자인 응우옌티탄(58)씨와 하미마을 학살의 생존자인 응우옌티탄(61)씨가 이번 시민법정의 원고였다. 퐁니마을의 응우옌티탄씨는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을 찾았고, 하미마을 응우옌티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미마을 응우옌티탄은 베트남에서도 자신의 아픔을 알리는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어서 50년 만에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상처를 꺼내는 용기를 낸 것이었다. 시민법정에 참석하도록 설득하는 데 꼬박 두 달이 넘게 걸렸다. 어렵게 낸 결심이어서인지, 25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국회와 청와대에서 기자회견도 했지만 두 사람이 가장 힘있고 당당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 곳은 바로 시민법정이었다고 임 변호사는 전하며 “그 분들의 그 많은 고민 속에서 이뤄진 결심이 시민법정 내내 너무 당차보였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중심으로 50개 시민단체가 주최한 시민법정은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국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론화를 위해 추진됐다. 200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과 같은 양상이지만, 당시 도쿄의 시민법정은 이미 사법부에서 국가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온 뒤였다. 한국에서도 위안부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1993년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있는 증언이 나온 이후부터였다. 더 늦기 전에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도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변호사들이 모여 국가 손해배상 소송을 계획했다. 과거의 시행착오들을 최대한 줄이고, 생존자들에게 보다 더 진실한 방법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하다가 시민법정을 열게 됐다. 일종의 연극과도 같은 모의법정에도 무게감이 달랐다. 재판장인 김영란 전 대법관을 비롯해 이석태 변호사와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재판부로 선정됐는데 “각본이 짜여진 연극이라면, 더구나 내용이 부실하다면 참여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고 한다. “원고 패소 판결을 해도 되느냐”고까지 물었다. 준비위원회에서 만든 소장과 각종 증거, 자료들을 재판부도 매우 꼼꼼히 검토했고 정식 재판을 진행하듯 진지하게 임했다.법복을 입은 재판부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두 명의 응우옌티탄씨는 힘있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특히 불도저로 마을 전체가 휩쓸려 학살의 증거가 남지 않은 하미마을의 응우옌티탄씨는 “153명의 희생자들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며 한국군의 수류탄 때문에 어머니와 사촌동생을 잃고, 자신도 왼쪽 귀가 전혀 들리지 않게 된 당시 상황을 또박 또박 밝혔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내놨다. 그러면서도 “저는 전쟁으로 부모님을 잃어 외로운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저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제가 용기를 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라며 오히려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도 시민법정에 나와 연대 발언을 하려 했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김 할머니는 “우리는 아직까지 사과를 받지 못했고, 우리가 죽을 때까지 사과를 받기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면서 “여러분은 꼭 사과를 받길 바란다”며 두 사람에게 응원의 뜻으로 100만원씩을 건네기도 했다.시민법정을 넘어 실제로 우리 법원에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국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임 변호사는 “재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증거와 자료는 이미 충분히 확보했다”고 자신하면서도 “베트남과의 외교 문제 등 실제 소송으로 이어지기까진 검토할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는 아직도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원고 두 분이 진짜로 소송을 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어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면밀히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이라고 강조했다. 1968년 퐁니마을의 진상조사를 벌이기도 했던 국가정보원(당시 중앙정보부)을 상대로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 다음달 11일 첫 변론이 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삼성증권에 등돌린 소액주주 집단소송… “최소 1년 걸릴 듯”

    삼성증권에 등돌린 소액주주 집단소송… “최소 1년 걸릴 듯”

    9일 이후 주식 판 투자자만 해당 ‘6일 배당착오’와 인과관계 쟁점 직원 매도행위 직무 해당 여부도 “최소 1년 이상 진행될 것으로 본다. 참고할 판례도 마땅치 않아 재판부로서도 곤혹스런 사건이 될 것이다.” (증권 전문 변호사)삼성증권 ‘배당착오’ 사태 이후 피해자 보상에서 제외된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배상 소송 준비에 나서면서 재판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 빠르게 피해자 모으기에 나선 법무법인 한별은 23일부터 거래명세서, 소송위임장 등 소송을 위한 서류 접수를 시작했다. 한별 측 관계자는 “현인혁 대표 변호사를 중심으로 3~4명으로 구성된 팀을 꾸릴 예정”이라면서 “100여명 정도 피해자를 모아 5월 중 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4월 6일 배당착오→대규모 매도’와 9일 이후 주가 하락 사이의 인과관계를 핵심 쟁점으로 꼽으면서도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원고의 범위는 9일 이후 삼성증권 주식을 싼값에 내다 판 개인투자자로 한정되는 분위기다. 법학전문대학원의 한 교수는 “원고는 손절매로 인해 손해가 확정된 투자자, 여전히 주식을 보유해 평가손이 발생한 투자자, 삼성증권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을 거래한 투자자 등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지만 향후 주가 회복 가능성을 고려하면 매도자만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별 측도 9일 오전 9시 이후 주식을 처분한 투자자를 대상으로만 소송 접수를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상 집단소송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승소해도 소송에 참여한 투자자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현행법은 집단소송의 요건을 분식회계, 주가조작, 내부자거래 등으로 제한해 놨다. 첫 번째 쟁점은 ‘배당착오→유령주식 매도’가 다음 거래일인 9일 이후에도 주가 형성에 영향을 미쳤느냐가 될 전망이다. 삼성증권 주가는 6일 1450원(3.64%)에 이어 9일 1150원(3%), 10일 1650원(4.44%), 11일 100원(0.28%)이 각각 떨어졌다. 주가는 다양한 외부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특정 사건과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9일 이후 하락세를 보인 것은 6일 매도량 때문이 아니라 삼성증권의 신뢰도 저하와 배상에 따른 손실 등 기업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인과관계가 부족해 소송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자연스런 시장의 평가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 만큼 보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6일 사건 외에 특별한 변수가 없었다면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성우(법무법인 대호) 변호사는 “주식을 떨어뜨린 심리의 주된 배경에 배당 사고가 있다는 것이 감정으로 증명된다면 재판부도 배상을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재 세종대 교수는 “인과관계의 단절은 삼성증권이 증명할 문제지만, 9일 이후에도 사고의 영향이 ‘제로’(0)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직원들이 유령 주식을 내다 판 행위에 대한 책임을 회사에 물리는 문제를 두고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민법 756조는 사용자의 배상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사무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을 때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직원들이 잘못 배당된 주식을 내다 팔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었다는 점, 매도 행위는 업무 관련성이 없는 사적인 행동인 점, 사고 당시 주의 의무를 다한 점을 들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직원의 실수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이기 때문에 단순히 ‘몰랐다’, ‘주의를 줬다’는 정도로는 면책이 안 된다”면서 “이례적인 사건이고 삼성증권도 매도 행위를 두고서는 피해자로 볼 수 있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자신에게 흉기 휘두른 아들 위증으로 감싼 어머니 벌금형

    술에 취해 자신에게 흉기를 휘두른 아들을 위해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한 어머니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박우종)는 위증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모(59·여)씨와 이씨의 둘째 아들 손모(28)씨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과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씨의 큰아들은 2015년 8월 30일 새벽 술에 취한 채 어머니와 다툰 끝에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고 어머니의 팔에 상처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흉기로 가족들을 위협하고 폭행한 큰아들의 행동이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범행이라 보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집단·흉기 등 존속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조사에서 피해 사실을 자세히 설명했던 이씨와 둘째 아들은 재판에서 진술을 일부 바꿨다. 큰아들이 흉기를 들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가족들이 큰아들의 처벌을 낮추기 위해 허위 증언을 했다고 보고 큰아들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후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와 둘째 아들은 “큰아들의 술버릇을 고치기 위해 경찰에서 ‘흉기를 들고 있었다’고 거짓으로 진술했다”고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가족을 위해 허위로 증언한 사정을 생각해서 벌금으로 형을 정한다”고 밝혔고, 항소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박근혜 1심 선고 6일 TV 생중계

    박근혜 1심 선고 6일 TV 생중계

    오후 2시 10분… 朴 불출석할 듯오는 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이 TV로 생중계된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 변론이 생중계된 적은 있지만 1, 2심 선고 공판의 생중계가 이뤄지는 건 처음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중순 구속 기간이 연장된 이후 모든 재판을 ‘보이콧’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6일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리는 박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에 대한 생중계를 허가했다. 검찰은 앞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를 개정해 재판장의 재량에 따라 주요 사건의 1, 2심 판결 선고를 중계방송할 수 있도록 했지만 지금까지 한 차례도 시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과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 2심 선고와 지난 2월 최순실씨의 1심 선고가 중계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피고인들이 모두 반대했을 뿐 아니라 재판부도 피고인들의 불이익이 중계로 얻을 공공의 이익보다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재판부에 “생중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자필 답변서를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공의 이익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중계방송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사건의 정점인 박 전 대통령의 지위와 영향력, 사건의 중대성 등을 감안할 때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이 열린 지난해 5월 23일에도 재판부는 법정 입정 모습 등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다만 재판부는 선고 당일 법정 내 혼란을 최소화하고 질서 유지 등을 위해 각 언론사 카메라가 아닌 법원 자체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해 외부에 송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법정에 소송 관계인들과 취재진, 방청권을 얻은 일반인 방청객 외에 외부인들이 출입해 부딪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심 사상 첫 생중계가 결정됐지만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6일 자신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더는 법원을 신뢰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국정농단 사건과 별도로 추가 기소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뇌물 사건이나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 재판에도 잇달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 측은 재판부의 생중계 결정에 대해 “무죄 추정 원칙에 반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레인지로버 받은 부장판사, 환송심에서도 징역5년

    레인지로버 받은 부장판사, 환송심에서도 징역5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측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레인지로버 차량, 금품 등을 받은 혐의(뇌물, 알선수재)로 재판에 넘겨진 김수천 부장판사가 파기환송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문석)는 23일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부장판사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5년에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레인지로버 차량은 몰수, 1억2000여만원은 추징했다. 재판부는 “김 부장판사가 받은 돈은 정씨의 재판을 맡은 다른 법관에게 청탁해주는 대가(알선수재)로서의 성질과, 자신이 맡았던 정씨 관련 재판에 대한 대가(뇌물)로서의 성질을 함께 갖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는 앞서 대법원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것과 같은 취지다. 김 부장판사는 2014∼2015년 정 전 대표가 연루된 원정도박 사건과 민사소송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오게 해주는 대가로 정 전 대표에게서 총 1억8000여만 원에 달하는 차량과 현금·수표를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금품이 오간 시점에 따라 뇌물죄, 알선수재죄를 구분해 적용하거나, 또는 동시에 적용했다. 1심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과 추징금 1억3000여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그러나 2015년 10월 오간 1000만원의 경우 알선수재 혐의만 인정된다며 형량을 징역 5년으로 낮췄다. 김 부장판사가 맡았던 네이처리퍼블릭 유사제품 유통업자에 대한 재판이 이미 끝난 뒤여서 뇌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그러나 지난해 12월 “자신의 직무에 대한 대가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며 뇌물죄에 대해서도 유죄 취지로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대법원 결론을 따랐다. 다만 재판부는 형량의 경우 파기환송 전 원심과 동일한 5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알선수재와 뇌물수수의 법정형이 징역 5년 이하로 동일하고, 이미 알선수재로 형을 선고받았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중은 개, 돼지’ 발언 나향욱, 교육부로 복직 예정

    ‘민중은 개, 돼지’ 발언 나향욱, 교육부로 복직 예정

    ‘민중은 개·돼지’ 나향욱 복직할 듯…파면 취소 승소 확정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파면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교육부 관계자는 19일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었지만 법무부 국가 송무 상소심의위원회가 1·2심 판결을 뒤집기 어렵다며 상고 불허 방침을 알려 왔다”며 “2심 판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국가·행정소송에서 국가기관이 관행적으로 상소(항소·상고)하는 일을 막고자 지난해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상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가 상고를 포기하고, 상고 기한인 2주가 지남에 따라 나 전 정책기획관은 17일 승소를 최종 확정 지었다. 앞서 나 전 정책기획관은 2016년 7월 한 언론사 기자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민중은 개·돼지”,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공개돼 물의를 빚었다. 당시 교육부는 나 전 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했고,이후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킨 점 등을 지적하며 파면을 결정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국민의 봉사자인 공무원 지위에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했다”고 지적하면서도 발언 경위 등을 고려하면 파면이란 징계는 지나치게 무겁다고 판단했고, 올해 초 2심 재판부도 비슷한 판결을 내렸다. 교육부는 법원이 나 전 정책기획관의 비위 사실은 인정하지만 파면은 과하다는 취지로 판결한 점을 고려해 일단 복직시킨 뒤 징계 수위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살 의붓딸 강제추행한 30대 아빠, 딸 선처에 실형 면해

    10살 의붓딸 강제추행한 30대 아빠, 딸 선처에 실형 면해

    잠을 자던 10살 의붓딸을 수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딸의 선처로 실형을 면했다.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권성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2년간 보호관찰과 함께 8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범행을 모두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그의 어머니가 모두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10월 인천에 있는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딸 B(10)양을 4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했으나 구속되자 아내를 통해 B양이 피해 진술을 번복하도록 유도했다. B양은 엄마의 권유에 따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추행을 당한 적이 없다”며 말을 바꿨다. 그러나 A씨는 뒤늦게 재차 범행을 자백했고 재판부도 그의 혐의를 인정했다. B양은 최초 경찰 조사에서도 “아빠가 감옥에 안 갔으면 좋겠고, 다시 평범한 아빠가 돼서 집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용서할 마음이 조금 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의붓아버지인 피고인이 딸인 피해자를 강제추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보호할 위치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어린 피해자는 피고인이 구속되고 자신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던 것 모두 본인의 책임이라며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崔, 최고권력 박근혜 권한 남용…미르ㆍK 설립 주체는 靑”

    “崔, 최고권력 박근혜 권한 남용…미르ㆍK 설립 주체는 靑”

    국정농단으로 나라를 뒤흔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62)씨에게 13일 법원이 선고한 징역 20년은 박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1심 선고를 마친 국정농단 사범들 가운데 가장 무거운 처벌이다. 당초 검찰이 징역 25년과 1185억원의 벌금을 구형한 것과 비교해 벌금이 대폭 줄어들긴 했지만 중형에 해당한다. 최씨 측은 선고 직후 “가혹하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최씨에게 “피고인의 범행으로 초래된 극심한 국정 혼란과 그로 인해 국민들이 느낀 실망감 등에 비춰 보면 죄책이 대단히 무겁다”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기획된 국정농단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책임을 주변인들에게 전가하는 등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다. 450일간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했던 최씨는 오히려 이날은 멍한 표정으로 책상 위만 바라봤다. 이날 법정에는 구급함까지 준비됐다.검찰이 최씨를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이라고 지목했듯이 재판부도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영향력으로 삼아 각종 국정에 개입하고 기업을 압박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결론 냈다. 크게 18가지로 분류되는 혐의 가운데 공소사실 자체가 무죄 판단을 받는 것은 겨우 두 가지(사기미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뿐이다. 재판부는 최씨의 존재와 국정 농단 사건이 알려지게 된 시발점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관련 대기업들로부터 총 774억원을 강제 모금한 혐의를 유죄로 선고했다. 삼성 뇌물 사건에서 두 재단 출연이 뇌물이 아니라고는 거듭 판단됐지만, 출연을 요구하는 자체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에 해당하는지는 처음 나온 판결이다. 재판부는 “두 재단의 설립 주체는 청와대”라고 명시하며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출연한 기업들이 두 재단의 추상적, 단편적인 설립 취지만 듣고 출연을 결정했고 설립 이후엔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았다”면서 박 전 대통령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강요로 출연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재단이 설립된 뒤 박 전 대통령에게 재단 임직원들을 추천해 임명되게 했고, 임직원들에게 ‘회장님’이라고 불리며 재단이 추진하는 사업을 보고받고 결정하며 실질적인 주도를 했다고 분명히 했다. 1, 2심 판단이 엇갈려 논란을 빚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뇌물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는 말 소유권까지 최씨가 실질적으로 갖고 있던 게 맞다며 마필값까지 뇌물로 인정했지만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관련 뇌물 혐의에 대해선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결론 냈다.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SK그룹에 K재단의 해외전지훈련비 등 89억원의 뇌물을 요구한 혐의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단독 면담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은 SK의 경영 현안을 잘 인식하고 있었고 최 회장도 박 전 대통령의 지원 요청이 직무집행의 대가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최씨의 재판을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를 인정한 부분에 대해 “전혀 납득할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은 최씨가 아니면 어떤 것도 알 수 없었다는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재판부가 상당히 오도된 인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부회장의 항소심 결과와 다른 결론을 내린 데 대해서도 “이렇게 재판하면 같은 내용을 이 재판부, 저 재판부마다 다르게 내리는 것”이라며 “최씨의 1심 선고와 이재용의 1·2심 판결이 다 다른 만큼 비교 분석해 항소심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재판부를 설득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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