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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상승률 반영되나 죽을 때까지 나오나 두 가지를 기억하라

    물가상승률 반영되나 죽을 때까지 나오나 두 가지를 기억하라

    은퇴 후 생활비가 200만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 나은퇴(54)씨. 국민연금의 수령 연령 조정에 따라 62세부터 월 100만원가량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나씨는 이에 연금보험으로 30만원, 퇴직연금을 종신연금으로 수령해 70만원을 다달이 받을 수 있게 준비해뒀다. 얼핏 보면 200만원이 준비됐지만, 실제 필요한 생활비 마련에는 실패했다. 연금별 특징을 고려하지 않아서다. 이런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연금 자산을 구성할 때 반드시 두 가지를 따져봐야 한다. ‘연금수령액에 물가상승률이 반영되는가’와 ‘죽을 때까지 연금이 나오는가’다. 19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종신연금 100만원은 국민연금 72만원(남성 기준), 확정연금 100만원은 국민연금 67만원에 불과하다. 서로 다른 연금이 같은 가치를 지니도록 조정해주는 ‘연금 전환율’을 적용한 결과다. 종신연금은 139만원이어야, 확정연금은 148만원이어야 국민연금 100만원과 같은 가치를 갖는다.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은 해마다 한 차례씩 전년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연금수령액을 올려준다. 그리고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계속 나온다. 반면 생명보험사의 주요 상품인 종신연금,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수령 방식을 종신으로 고른 퇴직연금 등은 죽을 때까지 연금이 나오지만 물가상승률은 반영하지 않는다. 즉 저물가라도 물가가 조금씩 오르기 때문에 연금 가치가 매년 떨어진다. 10년, 20년 등 약속한 기간만 연금이 나오는 연금보험이나 연금저축 등은 가입자가 약속한 기간이 지나서도 생존해 있으면 아무 가치가 없게 된다. 연금보험이나 연금저축은 가입자가 연금 수령기간 중 사망하면 남은 연금의 상속은 가능하다. 생존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사적 연금이 필요하다. 여성의 경우 종신연금 100만원은 국민연금 69만원, 확정연금 100만원은 국민연금 57만원에 불과하다. 사적 연금의 실제 가치가 남성보다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종신연금은 146만원, 확정연금은 176만원이어야 국민연금 100만원 수준이다. 연금을 받을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종신연금이나 확정연금은 물가상승률이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수령 초기의 연금이 나중에 받는 연금보다 많은 가치를 갖게 된다. 따라서 수령 초기에는 받는 금액의 일부를 재투자해야 나중에 생활비 부족에 시달리지 않는다. 재투자가 어렵다면 종신연금을 여러 개 가입해 연금 수령시기를 분산시켜 연금액이 늘어나도록 만들어야 편안한 노후가 가능하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확정연금이 전체 소득원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할 경우 수령기간을 늘리거나 연금액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저금리 시장 장기화로 위례신도시 내 상가 인기 좋네~

    저금리 시장 장기화로 위례신도시 내 상가 인기 좋네~

    10월 15일 기준금리 2%로 추가 인하... 상가 임대사업이 투자 대안 주택담보대출로 이자보다도 높은 수익률로 역투자 현상까지 ‘인기’ 한국은행이 금리를 2%까지 떨어뜨리는 강수를 두면서 상가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낮은 금리로 여유자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고 불안해진 금융시장으로 인해 뭉칫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러한 여유자금들이 부동산 시장 상품 중에서도 상가에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대를 주면 은행 이자에 비해 높은 고정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다 경기가 회복되면 짭짤한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 15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 인하했다. 8월 기준금리를 2.25%로 내린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빠르게 금리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2.0%로 금리가 떨어진 적은 2009년 2월, 글로벌 금융위기로 내려 2010년 6월까지 유지했던 것이 마지막이다. 이번 금리 인하로 무려 52개월만에 다시 2.0%까지 낮아진 것이다. 투자자과 임대사업자들은 반색하는 모습이다. 금리가 인하돼 구입이 더욱 쉬워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은행 예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17개 시중은행의 1년 단기 일반 예•적금 금리는 1.9~2.8%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가의 경우 적어도 5%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게 보통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는 오히려 저금리를 이용,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상가에 재투자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약 3~4%대인데 비해 수익형 부동산으로 5%대의 수익만 올려도 충분히 이자를 감당할 수 있다”며 “부동산 매매 시장이 조금씩 호황을 보이면서 기존 주택을 가지고 있는 수요자들이 주택탐보대출로 자금을 마련해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재투자를 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 내 최고의 블루칩지역으로 꼽히는 위례신도시 트랜짓몰 내에서 상가 분양이 시작돼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바로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 C1-5,6블록에 조성하는 복합단지, 위례신도시 중앙 푸르지오의 상업시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우건설이 만드는 ‘위례 중앙 푸르지오’의 상업시설은 트램을 따라 늘어선 가로에 지하1층, 지상2층에 중소형 점포 156개가 들어서는 형태로 계약면적 약 2만480㎡ 규모로 공급된다. 정자동 카페거리나 신사동 가로수길과 같이 일반적인 상가들과 차별화된 이국적인 모습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저층부의 상가가 길을 따라 늘어서 있어 접근성과 가시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특히 위례~신사선(위례중앙역~신사역)및 위례선(트램)의 최대 수혜상가로 꼽힌다. ‘위례 중앙역(가칭)’과 새교통수단인 위례선(트램)이 단지 바로 앞에 만들어져 더블역세권의 상권을 형성한다. 또한 이 상가는 바로 앞에 약 1만6000여㎡ 규모의 대형 광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주변의 주거단지 배후수요들의 산책과 나들이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집객력이 뛰어나다. 이를 통해 위례신도시뿐만 아니라 송파구를 거쳐 강남, 강동까지 아우르는 배후수요를 흡수가 가능하다. MD구성도 남다르다. 1층은 100% 도로와 대면해 있는 상가의 입지적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카페, 전문음식점, 패션, 뷰티, 판매시설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2층은 각 실별 테라스 및 데크를 활용한 고급 레스토랑을 입점시키며 지하1층은 광장과 연계한 수직동선 및 아트리움 등으로 채광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위례 중앙 푸르지오 상업시설 분양관계자는 “이미 분당신도시 정자동에서 고급 주상복합 상가들이 늘어서 있는 곳의 상권가치가 검증된 바 있다”며 “위례신도시의 트랜짓몰 또한 이와 같은 장점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향후 가로수길 등을 뛰어넘을 스트리트형 상권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융 특집] 대신증권

    [금융 특집] 대신증권

    초저금리인 은행 예금의 수익에 만족하기는 어려운 시대다. 그래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에 투자하면서도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주가연계증권(ELS)을 택했다. 그런데 ELS는 6개월~3년에 상환되므로 재투자하려면 새 상품을 청약해야 하고 기본 가입금액도 백만원 단위였다. 대신증권은 이런 단점을 해결한 적립형 지수ELS랩을 내놨다. 대신밸런스 적립형 지수ELS랩은 매월 적립식으로 들어오는 자금을 지수ELS에 투자한다. 지수ELS는 개별 종목에 기반한 ELS에 비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다. 투자하는 지수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60% 밑으로 떨어질 경우에만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한정된다. 조기 상환 가능성과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투자 대상 지수ELS가 선정된다. 최소투자금액은 10만원이다. 적립형이라는 점에서 장기 분산 투자와 이에 따른 세금 분산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환매수수료도 낮다. 보통 중도 환매하면 ELS 평가 가격의 3~10%를 환매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대신밸런스 적립형 지수ELS랩은 이를 1% 미만으로 낮췄다. 특정 시점에 재투자하지 않겠다고 미리 요청하면 이마저도 없다. 운용수수료는 연 0.5%(후취)다. 유승덕 대신증권 고객자산본부장은 “은행권에서 접할 수 없는 지수ELS 투자 일임 서비스”라고 밝혔다.
  • 최대 실적 ‘신바람 SK하이닉스’ 대규모 시설투자 갈수록 빛 본다

    최대 실적 ‘신바람 SK하이닉스’ 대규모 시설투자 갈수록 빛 본다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운 SK하이닉스가 올 4분기 1조원 정도 규모의 추가 재투자에 나선다.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로 제품 경쟁력이 강화됐고 경영성과로 이어졌다는 판단에서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조 301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 3분기보다 11.7% 늘었으며 전 분기보다는 20.0% 증가했다. 1조 2700억원대로 영업이익을 내다봤던 증권가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의 수익성이 향상된 결과다. 올 3분기 D램은 20나노 중반급 공정기술 비중 확대와 PC와 서버용 제품의 탄탄한 수요로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7% 증가했다.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10나노미터(nm·1nm = 10억분의1m)급 공정기술 비중 확대와 솔루션 제품 위주의 공급 확대로 출하량이 26% 늘고 평균판매가격은 모바일용 제품 수요 개선에 따른 수급 균형에 힘입어 2% 하락하는 데 그쳤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이 앞으로도 서버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노트북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 증가와 자료센터 내 SSD 비중 확대, 스마트폰의 기기당 채용량 증가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SK하이닉스는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한 제품과 원가 경쟁력 강화가 연이은 호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경영성과에서 발생한 재원을 근본적인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3분기까지 이미 3조 9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4분기 1조원 정도를 추가로 투자해 연간 투자액이 4조원대 후반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 것은 그동안 과감한 투자가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경영성과가 향상되는 이른바 ‘투자 선순환’의 효과를 톡톡히 봤던 경험 때문이다. 2012년 반도체 시장환경이 열악해지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규모를 평균 11% 정도 줄였지만 SK하이닉스는 반대로 10%(3조 5000억→3조 8500억원) 늘렸다. 하이닉스를 SK그룹에 편입(2012년 2월)시킨 후 성장동력을 찾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결단이었다. 2012년엔 당장 영업손실(-2270억원)을 기록했지만 미세공정 기술력 확보 등으로 지난해부터 급격한 성장을 이뤄 SK텔레콤·SK이노베이션과 함께 그룹의 3대 축으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조희팔 채권단, 1000억 빼돌렸다

    조희팔 채권단, 1000억 빼돌렸다

    검찰이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과 관련, 6년 만에 전면 재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조씨가 2008년 고철 사업자에게 투자한 760억원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1000억원대에 달하는 조씨의 은닉 자금이 추가로 파악돼 조씨 사건 전반을 다시 파헤치는 쪽으로 수사를 전환했다.<서울신문 9월 1일자 2면> 검찰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조씨 소유의 부동산, 투자 자금, 법인 자산 등도 전수조사하고 있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 이기옥)는 2008년 11월 결성된 조씨 사건 ‘전국 피해자 채권단’ 대표, 부대표 등 상임위원들이 조씨 소유의 호텔, 백화점, 건물, 공장 부지 등 부동산과 주택사업 투자금 등 1000여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뒤로 빼돌린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조씨의 범죄 수익금이 피해자들에게 단 한 푼도 돌아가지 않았다”며 “채권단이 빼돌린 돈의 규모와 종착지를 규명할 뿐 아니라 조씨의 숨겨진 자산도 모두 찾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은닉 자금 추적을 위해 대검찰청에서 계좌 추적 전문 검사들도 지원받았다. 검찰은 최근 대구·부산지역 공동대표 곽모·황모씨와 인천지역 부대표 박모씨, 피해 자금 회수 전산 처리 담당 김모씨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곽씨 구속 이후 잠적한 인천지역 공동대표 김모씨를 출국 금지하고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조씨는 2004년부터 5년여간 10여개 피라미드 업체를 통해 4만여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4조원을 가로챈 다단계 사기범으로, 중국으로 도주했다가 2012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조희팔 측근들 채권단 장악… 부동산·현금 빼돌려 ‘돈잔치’ 2008년 10월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이 터지자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전국 피해자 채권단’이 결성됐다. 하지만 무늬만 피해자를 위한 채권단이었을 뿐 대표, 부대표 등 채권단 상임위원들은 사리사욕을 채우기에만 급급했다. 검찰이 대표, 부대표 등 채권단 ‘윗선’부터 줄줄이 구속한 것도 채권단을 비리의 온상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22일 검찰 등에 따르면 2008년 11월 구성된 전국 피해자 채권단의 대표, 부대표 등 상임위원들은 대다수가 조씨가 운영했던 계열사들의 본부장급 이상 간부 출신이었다. 순수 피해자는 거의 없었다. 조씨 최측근인 곽모(구속)씨, 본부장 출신인 김모(지명수배)씨, 일반 투자자 황모(구속)씨가 각각 대구·인천·부산지역의 공동대표 자리를 꿰찼다. 조씨는 대구·인천·부산에서 사업을 집중적으로 펼쳐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채권단이 꾸려졌었다. 채권단의 부정 행각은 상상을 초월했다. 조씨 소유의 자산은 파악되는 대로 모두 뒤로 빼돌렸다. 대구지역 공동대표 곽씨는 조씨 소유의 법인 자금, 검찰에서 압수한 현금 등을 착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는 “곽씨는 전국에서 모은 피해자들의 돈을 빼돌렸다”며 “대표, 부대표 등 상임위원 밑에서 전산 처리 등을 하던 보조 업무자들까지 최소 6억원 이상을 가로챘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공동대표인 황씨는 당시 시가로 300억~500억원에 달하는 부산 누리마루백화점을 경매를 통해 126억원에 처분한 뒤 판매 대금을 착복했다. 인천지역 공동대표 김씨는 곽씨와 함께 부곡로얄호텔을 저가에 매각한 뒤 돈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지역 부대표 박모(구속)씨는 처벌까지 받았다. 그는 조씨 소유의 경기 동두천 슬러지공장 부지를 경매에서 31억원에 판 뒤 그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박씨는 이 일로 2010년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3월 출소했다. 그러나 박씨는 출소 7개월여 만에 또다시 구속됐다. 검찰은 “채권단 회의록을 봐도 어떤 건물을 얼마에 팔았는지 등 조씨 부동산 매각 대금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매각 대금이 깡그리 사라졌다는 것이다. 조씨의 다른 자산도 공중분해됐다. 안동지검 39억원, 서산경찰서 4억 8000만원 등 수사기관이 압수한 현금은 오리무중이다. 김천 삼애원 일대 도시개발사업, 컨빌건축시행사업 등 조씨가 전국에 투자한 돈도 전혀 회수되지 않았다. 아파트시행사인 샤빌코리아, 티컴스, 에임넷 등 조씨의 수많은 계열사에 분산돼 있던 현금과 채권은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는다. 정·관계 로비 자금도 마찬가지다. 조씨 자금 세탁을 담당했던 김모씨는 로비 자금 9억원을 들고 도주한 이후 지금껏 검거되지 않고 있다. 채권단은 조씨가 2008년 고철 사업자 현모씨에게 투자한 760억원도 회수하지 않았다. 회수는커녕 현씨에게 해당 자금을 재투자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현씨가 그 돈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용인까지 해 줬다. 검찰은 조씨가 자신의 측근들을 채권단에 배치해 놓고 그들을 통해 돈을 빼돌렸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조씨 측근들이 국내 자산을 중국으로 밀항한 조씨에게 빼돌렸다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수사 과정에서 조씨와 측근들의 비호 세력이 드러날지도 관심이다. 조씨는 평소 측근들에게 “내가 입을 열면 대한민국이 뒤집어진다. 아무 일 없을 테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조희팔 측근들 채권단 장악… 부동산·현금 빼돌려 ‘돈잔치’

    조희팔 측근들 채권단 장악… 부동산·현금 빼돌려 ‘돈잔치’

    2008년 10월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이 터지자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전국 피해자 채권단’이 결성됐다. 하지만 무늬만 피해자를 위한 채권단이었을 뿐 대표, 부대표 등 채권단 상임위원들은 사리사욕을 채우기에만 급급했다. 검찰이 대표, 부대표 등 채권단 ‘윗선’부터 줄줄이 구속한 것도 채권단을 비리의 온상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22일 검찰 등에 따르면 2008년 11월 구성된 전국 피해자 채권단의 대표, 부대표 등 상임위원들은 대다수가 조씨가 운영했던 계열사들의 본부장급 이상 간부 출신이었다. 순수 피해자는 거의 없었다. 조씨 최측근인 곽모(구속)씨, 본부장 출신인 김모(지명수배)씨, 일반 투자자 황모(구속)씨가 각각 대구·인천·부산지역의 공동대표 자리를 꿰찼다. 조씨는 대구·인천·부산에서 사업을 집중적으로 펼쳐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채권단이 꾸려졌었다. 채권단의 부정 행각은 상상을 초월했다. 조씨 소유의 자산은 파악되는 대로 모두 뒤로 빼돌렸다. 대구지역 공동대표 곽씨는 조씨 소유의 법인 자금, 검찰에서 압수한 현금 등을 착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는 “곽씨는 전국에서 모은 피해자들의 돈을 빼돌렸다”며 “대표, 부대표 등 상임위원 밑에서 전산 처리 등을 하던 보조 업무자들까지 최소 6억원 이상을 가로챘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공동대표인 황씨는 당시 시가로 300억~500억원에 달하는 부산 누리마루백화점을 경매를 통해 126억원에 처분한 뒤 판매 대금을 착복했다. 인천지역 공동대표 김씨는 곽씨와 함께 부곡로얄호텔을 저가에 매각한 뒤 돈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지역 부대표 박모(구속)씨는 처벌까지 받았다. 그는 조씨 소유의 경기 동두천 슬러지공장 부지를 경매에서 31억원에 판 뒤 그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박씨는 이 일로 2010년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3월 출소했다. 그러나 박씨는 출소 7개월여 만에 또다시 구속됐다. 검찰은 “채권단 회의록을 봐도 어떤 건물을 얼마에 팔았는지 등 조씨 부동산 매각 대금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매각 대금이 깡그리 사라졌다는 것이다. 조씨의 다른 자산도 공중분해됐다. 안동지검 39억원, 서산경찰서 4억 8000만원 등 수사기관이 압수한 현금은 오리무중이다. 김천 삼애원 일대 도시개발사업, 컨빌건축시행사업 등 조씨가 전국에 투자한 돈도 전혀 회수되지 않았다. 아파트시행사인 샤빌코리아, 티컴스, 에임넷 등 조씨의 수많은 계열사에 분산돼 있던 현금과 채권은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는다. 정·관계 로비 자금도 마찬가지다. 조씨 자금 세탁을 담당했던 김모씨는 로비 자금 9억원을 들고 도주한 이후 지금껏 검거되지 않고 있다. 채권단은 조씨가 2008년 고철 사업자 현모씨에게 투자한 760억원도 회수하지 않았다. 회수는커녕 현씨에게 해당 자금을 재투자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현씨가 그 돈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용인까지 해 줬다. 검찰은 조씨가 자신의 측근들을 채권단에 배치해 놓고 그들을 통해 돈을 빼돌렸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조씨 측근들이 국내 자산을 중국으로 밀항한 조씨에게 빼돌렸다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수사 과정에서 조씨와 측근들의 비호 세력이 드러날지도 관심이다. 조씨는 평소 측근들에게 “내가 입을 열면 대한민국이 뒤집어진다. 아무 일 없을 테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新 국토기행] 염태영 시장이 그리는 수원

    [新 국토기행] 염태영 시장이 그리는 수원

    “향후 130만 시대를 대비해 수원 경제의 파이를 키워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수원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비롯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3일 “수원시가 향후 10~20년 뒤 어떻게 먹고살 것인지에 대해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이 있어서 세수 증대는 물론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10년 뒤, 100년 뒤에도 이런 기업이 수원에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면서 다른 도시가 흉내 낼 수 없는 수원만의 특징과 장점을 모색해 시정에 연결시키고 그 규모를 키워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비행장 이전 공간에 첨단과학도시를 조성하는 한편 광교신도시에 컨벤션센터를 건립하고 마이스산업 육성과 수원R&D 사이언스파크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염 시장은 “이들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연구개발-산업화-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수원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동시에 창조적 혁신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가겠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그러면서도 “수원시는 광역시급 도시인데도 지방자치법상 기초자치단체로 묶여 있어 시민들의 다양하고 복잡한 행정서비스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는 엄연한 차별이고 불평등으로 이제는 중앙정부가 지방자치 발전에 더 이상 발목을 붙잡지 말고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실현시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프라운호퍼재단을 배우자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프라운호퍼재단을 배우자

    박근혜 정부가 ‘한국형 창조경제’의 기치를 내건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과학기술로 한국의 미래를 제시하겠다는 비전에 대해 아직도 의구심을 표시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정부가 창조경제의 롤모델로 주목해 온 독일·스위스 등지를 찾아 과학기술이 미래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취재해 6회에 걸쳐 전달한다. 막 태동한 한국형 창조경제의 현재와 미래도 살펴본다. 프라운호퍼재단 산하의 67개 연구소는 ▲정보통신기술 ▲생명과학 ▲미세전자공학 ▲광학 및 표면공학 ▲생산공학 ▲재료공학 및 소재부품 ▲국방과학 등 7개 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하나의 연구소는 한 개 이상의 그룹에 포함돼 있어야 하고, 다른 그룹에는 ‘참관인’ 자격으로 가입돼 있다. 기업체가 프라운호퍼재단 측에 어떤 프로젝트나 연구개발을 의뢰하면 해당하는 그룹 관계자들이 모여 어떤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할지 역할을 분담한다. 67개나 되는 연구소가 있으면서도 ‘중복투자’ 또는 ‘중복연구’로 인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는 프라운호퍼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가브리에레 칸넨 프라운호퍼 특허지원실장은 “독일은 물론 전 세계에 산재한 프라운호퍼 산하 연구소들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계할 수 있는 것도 이같이 거미줄처럼 엮여 운영되기 때문”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하나의 연구소에 의뢰를 하더라도 전체 프라운호퍼재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정부출연연구소들이 ‘화학연구원’, ‘기계연구원’, ‘전기연구원’ 등 막연한 학문적 분류에 기반해 있는 것과 달리 프라운호퍼 연구소들은 ‘비파괴연구소’, ‘태양광연구소’ 등 임무 부여형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에서 연구개발을 의뢰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원하는 연구소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구조다. 개별 연구소들은 각 지역의 대학 및 민간연구소, 기업 등과 거대한 클러스터를 구성해 시너지 효과를 추구한다. 주 정부 역시 클러스터 유치와 육성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연방 형태인 독일의 특성상 중앙정부의 지원과 주정부의 예산은 재정이 열악한 구동독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동등하게 1대1로 이뤄진다. 클러스터는 지역의 기업이 프라운호퍼에 기술개발을 의뢰하고, 개발된 기술을 함께 나누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익은 지역에 재투자되기 때문에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 프라운호퍼재단 본부가 위치한 바이에른주에는 건설기술 및 화학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바이에른 화학클러스터의 다니엘 고스차드 대표는 “현재 프라운호퍼를 중심으로 160개 기업과 40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2013년 클러스터 전체의 매출은 870억 유로에 이를 정도로 윈·윈이 가능한 모델”이라고 밝혔다. 프라운호퍼는 기업체와의 협력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하지 않는다. 필요한 기술이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간다는 뜻이다. 현재 프라운호퍼가 기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9000여개 프로젝트 중 대기업이 60%, 중소기업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프라운호퍼가 철저히 실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은 각종 수치로 입증된다. 칸넨 실장은 “프라운호퍼재단이 보유한 산업재산권과 특허는 2013년 기준 6407개에 이르고, 이 중 2800여개가 산업체에 기술이전됐다”면서 “나머지 특허 역시 향후 시장이 형성되면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8년 5015개였던 특허가 2012년 6407로 늘어나는 등 특허가 급격히 늘어나고 축적되면서 프라운호퍼 자체의 산업계 영향력도 커지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현재 프라운호퍼는 전 세계 기업과 연구소를 모두 합쳐 특허 가치 평가에서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위권 대부분이 글로벌 기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프라운호퍼의 또 다른 강점으로는 스핀오프(분사)를 들 수 있다. 단순히 기업에 기술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라운호퍼는 1999년 벤처 전담 기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도미니크 말테르 프라운호퍼 벤처 대표는 “아이디어로부터 창업의 과정에 요구되는 기술, 재원조달, 기업설립, 경영참가 등 광범위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설립 이후 400개 이상의 창업 콘셉트가 개발됐고, 그중 약 150개 신규 창업 회사 설립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프라운호퍼는 이 과정에서 90개 기업에는 경영에도 직접 참가해 추후 지분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입을 얻기도 했다. 프라운호퍼는 내부 연구원들이 창업을 해 분사하는 것을 ‘인력유출’로 보지 않고, ‘인력의 산업체 이전’이라는 성과로 평가한다. 매년 800명의 고급 인력이 프라운호퍼에서 산업과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고, 프라운호퍼와 대학의 산학협력 과정을 통해 2000명의 박사가 배출된다. 프라운호퍼의 궁극적인 목표가 ‘실용성’인 만큼 연구원이 기술을 개발하고 창업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프라운호퍼 비파괴연구소 연구원이면서 의료기기 업체 ‘누가 랩’ 창업자인 한태영 박사는 “프라운호퍼가 아무나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고,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는 판단이 들 때만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프라운호퍼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MP3 특허료 수익을 기반으로 2011년 공익재단 ‘프라운호퍼 미래재단’을 설립했다. 미래재단은 지적재산권 확보 및 기술이전 촉진을 전담하게 된다. 뮌헨·가르힝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만기별 국고채 수익률 보면 경기가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만기별 국고채 수익률 보면 경기가

    사람들은 모두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특히 돈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내가 산 주식이 오를지, 대출받아서 집을 사고 싶은데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지, 근처에 식당을 차리려는데 잘 될는지 등 이유도 다양하다. 이렇게 미래 경제상황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정부나 중앙은행의 정책 담당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경기를 예측하기 위해 수익률 곡선을 꼭 참고한다. 도대체 수익률 곡선은 무엇일까. 우리가 은행에서 가입하는 정기예금은 만기가 1년이냐 3년이냐에 따라 금리가 다르다. 채권 등 금융상품은 신용도 등 다른 조건이 모두 같더라도 만기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난다. 이처럼 같은 특성을 지닌 채권, 특히 신용위험이 없는 국채의 만기와 수익률의 관계를 그린 곡선 모양의 그림이 수익률 곡선이다. 이런 수익률 곡선은 통상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으므로 대체로 만기가 길수록(오른쪽으로 갈수록) 금리가 오른다(우상향). 그러나 가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낮은 경우도 나타나 오른쪽으로 갈수록 내려가기도 한다(우하향). 수익률 곡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장기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아야 한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개월 만기 국고채 금리와 왜 다르고 이들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금리결정이론에 따르면 장기금리는 예상되는 미래 단기금리들의 평균치와 기간 프리미엄의 합으로 이뤄진다. 여기서 첫 번째 부분은 투자자가 장기채권에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이 최소한 현재의 단기채권에 투자한 후 미래의 단기채권에 계속 재투자했을 때의 기대수익률과 적어도 같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장기채권에 투자하려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수익률이 연 3.0%인 1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년 뒤 4.0%, 2년 뒤에는 5.0%로 오른다고 예상된다면 현재의 3년 만기 금리는 적어도 이들의 평균치인 대략 연 4.0%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경기가 과열돼 물가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을 경우 장기금리는 미래의 단기금리들이 오르면서 상승한다. 반대로 미래에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을 때에는 미래의 단기금리들이 떨어지면서 장기금리는 하락한다. 장기금리를 결정하는 두 번째 요인인 기간 프리미엄은 장기채권이 단기채권에 비해 유동성이 낮고 금리변동, 채무불이행 등의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더 높은 대가를 요구하는 데서 발생한다. 즉 기간 프리미엄은 만기 이전에 별안간 돈이 필요해졌을 때 즉시 현금화할 수 없을지도 모를 위험, 현금으로 바꾸더라도 손해를 보고 팔지 모를 위험 등에 대한 보상의 성격으로 보통 플러스(+)값을 갖는다. 이런 점에서 기간 프리미엄은 유동성 프리미엄 또는 리스크 프리미엄이라고도 부른다. 장기금리는 이 두 요소 간의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데 미래에 단기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두 요소 모두 플러스값을 가져 장기금리가 현재의 단기금리보다 항상 높게 결정되고 이에 따라 수익률 곡선은 우상향한다. 반면 미래의 단기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되고 하락폭이 기간 프리미엄 변동을 상쇄할 정도로 크다면 장기금리가 현재의 단기금리보다 낮아져서 수익률 곡선은 우하향한다. 이처럼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 즉 장단기금리차는 일정 시점에서 기간 프리미엄이 작거나 크게 변동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경기 및 인플레이션 기대, 중앙은행의 정책기조 변화 전망 등 미래 단기금리를 결정하는 요인에 주로 영향을 받아 바뀐다. 이와 같이 장단기금리차는 미래 경제상황 및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잘 반영하고 속보성도 우수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서는 이를 경기선행지수 산정항목에 포함시키는 등 유용한 정보변수로 쓰고 있다. 특히 장단기금리차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예측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1960년 이후 2000년대 초까지 장단기금리가 역전돼 수익률 곡선이 우하향하는 현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된 사례가 총 10차례 발생했다. 그런데 이 중 7차례에서 장단기금리 역전 이후 약 1년 이내에 실제 경기침체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 들어 소위 ‘그린스펀의 수수께끼’ 논란이 생기면서 장단기금리차와 경기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즉 2004~06년 중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정책금리를 크게 인상했음에도 장기금리가 상승하지 않자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가 수익률 곡선의 형태를 결정한다는 그간의 인식에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많은 연구 결과 이런 현상은 그간 작거나 거의 변동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됐던 기간 프리미엄이 시장의 불확실성, 채권시장의 수급상황 등을 반영해 크게 변동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준의 전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 등 미국 정책당국자들도 ‘그린스펀의 수수께끼’ 현상이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으로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함에 따라 기간 프리미엄이 크게 감소한 데 기인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데도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크게 하락한 것은 위기가 점차 진정되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들자 기간 프리미엄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장단기금리차는 대체로 경기에 선행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미래의 경제상황을 예측하는 유용한 지표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00%에서 3.25%로 1.25% 포인트 인상했으나 같은 기간 장단기금리차는 오히려 축소돼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장단기금리차의 경기예측력을 근거로 이런 현상을 경기 둔화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는 연준의 양적완화정책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이 대규모로 들어온 시기였다. 따라서 당시 현상이 경기둔화의 신호보다는 채권 매수세 우위에 의한 기간 프리미엄 축소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수익률 곡선, 즉 장단기금리차의 경기예측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으며 많은 학자들이 이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장단기금리차가 미래의 경제상황, 중앙은행의 정책방향 등에 대해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많은 정보를 주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하기가 어렵다. 평소 신문 지면에 등장하는 금리 관련 기사를 그냥 스쳐 지나가지 말고 장기금리에서 단기금리를 빼서 그 격차를 살펴보는 습관을 기른다면 우리 모두 미래를 잘 예측하는 경제전문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쏙쏙 경제용어] ■경기선행지수 비교적 가까운 장래의 경기 동향을 예측하는 데 가장 유용한 소비자심리지수, 기계수주액, 자본재 수입액, 건설 수주액, 금융기관 유동성, 장단기금리차 등 10개의 지표를 선정해 이들의 계절 및 불규칙 요인에 의한 변동을 제거하고 진폭을 표준화하는 가공 과정을 거쳐 작성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월 통계청이 작성해 발표한다. ■그린스펀의 수수께끼(Greenspan’s Conundrum) 2000년대 중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이름을 딴 것으로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했는데도 시장금리가 그만큼 오르지 않는 현상을 일컫는다. 2004년 6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연준이 정책금리를 3.75% 포인트나 인상했음에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4.62%에서 4.85%로 0.23%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는데 그린스펀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곤혹스러워했다.
  • 中충칭 반도체 후공정 공장 준공…SK하이닉스, 재투자 전략 일환

    中충칭 반도체 후공정 공장 준공…SK하이닉스, 재투자 전략 일환

    SK하이닉스는 26일 중국 충칭에서 반도체 후(後)공정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중국에서 번 돈을 중국에 재투자하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일환이다. 웨이퍼(반도체 원료인 실리콘 원판)를 직접 가공하는 공정을 전(前)공정인 ‘팹’이라 하고, 이 팹에서 가공된 웨이퍼를 검사·포장하는 공정을 후공정이라 한다. 최근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16나노미터까지 공정이 미세화돼 물량이 급증해 후공정 공장 증설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번 준공으로 SK하이닉스의 후공정 공장은 한국 이천, 청주, 중국 우시 충칭 등 4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에, 그중에서도 정보통신(IT)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충칭에 공장이 들어서 현지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28만㎡ 규모에 달하는 충칭 후공정 생산법인은 지난해 7월 건설을 시작해 올해 5월 완공됐다. 이후 시험생산과 제품 인증을 마치고 7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한국, 유럽·日보다 소득 불평등 가속… 누진세로 조정해야”

    “한국, 유럽·日보다 소득 불평등 가속… 누진세로 조정해야”

    “한국은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유럽이나 일본보다 빠르게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 어느 정도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지만 부가 소수의 최상위층에 편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죠. 정부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최근 국내 출간된 저서 ‘21세기 자본’으로 주목받고 있는 토마 피케티(43) 파리경제대 교수가 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1% 대 99% 대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다음달 개최될 세계지식포럼의 사전 행사인 토론회에서 그는 공공교육의 강화와 누진세 과세가 부의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등 그동안 펼쳐 온 자신의 주장들이 한국 사회에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서를 통해 던진 주요 메시지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미국도 중산층 비율이 30년 전 30%대에서 현재는 20% 초반으로 낮아졌다. 정부가 누진세 등을 통해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케티 교수는 국세청 자료를 활용해 소득 분위별 집중도를 연구한 김낙년 동국대 교수의 논문을 예로 들어 “자료를 살펴보면 한국은 소득 불평등도가 높아지고 있다. 소득과 부의 분배에 대해 체계적 조사 자료가 있으면 이를 갖고 민주적인 토론을 벌여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대부분 나라가 과세하는 부유세는 누진적이지 않다”며 “누진적 부유세는 부의 이동성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피케티 교수의 주장에는 반론도 이어졌다. ‘레이거노믹스’를 이끈 미국의 대표적 우파 경제학자인 로런스 코틀리코프 보스턴대 교수는 “정부가 제공하는 사회보험과 연금, 복지 혜택 등을 감안하면 미국 사회가 체감하는 부의 불평등은 피케티 교수의 주장처럼 크지 않다”면서 “‘누구와 결혼했느냐’, ‘자녀가 몇 명이냐’ 등 소득 불평등을 야기하는 요인은 다양하며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의 거액 기부처럼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라고 반박했다. 피케티 교수의 연구 방법론에도 이의가 제기됐다. 한국의 경제 상황에 선진국 위주로 이뤄진 연구 결과를 적용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조원동 중앙대 교수는 “한국에선 전체 가구 자산에서 부동산 등 비금융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80%에 육박하고 감가상각도 크다”면서 “부동산 등을 자본의 범주에 포함한 피케티의 책 제목을 ‘21세기 자본’이 아닌 ‘21세기 부동산’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도 “한국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성장 속도가 빨라야 하고, 이를 위해선 꾸준한 투자가 필수다. 자본수익률과 경제성장률의 차이가 불평등을 가져온다면 성장률을 높이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피케티 교수는 “한국이 연 5%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1인당 국민소득을 따라잡는다 하더라도 영원히 고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지속 가능한 해법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에 적합한 소득 불평등 해소의 해법으로 공교육에 대한 재투자를 주문했다. “교육을 통해 소외계층을 줄이면 결국 성장률도 높아질 것”이란 요지였다. 2박 3일 일정으로 지난 18일 방한한 피케티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 이어 ‘21세기 자본’의 한국어판 출간 행사 등에 잇따라 참석할 예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미래에셋證 ‘퇴직연금 MP 랩어카운트’ 가입자 1만 육박… 적립금 2500억원

    미래에셋증권은 24일 ‘퇴직연금 모델 포트폴리오(MP) 랩어카운트’의 가입자 수가 1만명에 육박하고, 적립금도 25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MP 랩어카운트는 퇴직연금 자산관리 서비스로, 정기적으로 자산을 조정해주는 방식과 고객이 설정한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다시 적립식으로 재투자하는 방식 등으로 나뉜다.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 상품) 운용에 바탕이 되는 모델 포트폴리오는 분기마다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자산배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임인수 미래에셋증권 연금사업센터장은 “퇴직연금은 고객이 직접 상품을 고르고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퇴직연금 MP 랩어카운트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열린세상] 교육 세계화·산업화의 뿌리 디지털 교육콘텐츠/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열린세상] 교육 세계화·산업화의 뿌리 디지털 교육콘텐츠/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2012년 7월,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유튜브에 게시한 지 벌써 2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2014년 6월 현재 유튜브 조회 수 20억건을 뛰어넘으며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이 뮤직비디오 한 편이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와 이미지를 크게 상승시키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는 것에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본다. 유튜브가 아닌 전통적 아날로그 매체를 이용했다면 단 기간에 그렇게 빨리 유포될 수 있었을까. 초고속 인터넷의 확산과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의 폭넓은 보급에 힘입은 바가 크다. 향후 모든 만물이 연결되는 초연결 지식창조 사회가 보편화됨에 따라 고도화된 인프라 환경에서 보편적 서비스의 핵심 요소는 디지털 콘텐츠라고 본다. 디지털 콘텐츠는 홀로그램, 가상현실, 4D 등의 기술과 결합돼 인간의 이해와 감성을 더욱 확장해주는 실감형 콘텐츠로 발전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디지털 콘텐츠가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일까. 그것은 바로 교육 분야일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국가의 운명은 청년의 교육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교육의 중요성을 가장 잘 나타낸 것이라 본다. 교육의 수월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는 바로 양질의 교육 콘텐츠다. 오늘날 교육에서 가장 주목할 트렌드 중의 하나는 교육의 세계화와 산업화이며 그 뿌리에는 디지털 교육콘텐츠가 자리하고 있다. 콘텐츠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래 지향적이고 생명주기가 긴 것이 교육콘텐츠다. 디지털기술기반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세계 각국은 교육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간주하고 그 중심에 있는 디지털 교육콘텐츠의 개발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추세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유럽국가 등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디지털 교육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가고 있다. 지금 한국은 어떠한가. 최근 몇 년간 스마트교육 혹은 디지털교육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교육콘텐츠보다는 디바이스 중심의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춘 면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기반 디지털 교육콘텐츠 확보에 보다 많은 관심과 투자가 요구된다. 디지털 교육콘텐츠 생태계 발전의 가장 큰 장애요소는 무엇일까. 교육콘텐츠는 무료라는 개념과 교육현장에서 만들어진 디지털 교육콘텐츠에 대한 보상체제의 미비다. 적절한 가격평가와 기업과 공공기관이 연계된 유통 및 공유가 활성화될 수 있다면 교육의 질적 수월성은 그만큼 향상될 것이다. 물론 정부 주도로 개발해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도 있겠으나 지속적인 신규 개발 및 유지보수가 요구되는 디지털 교육콘텐츠 생태계에서는 발전적 방안이라고 볼 수 없다. 글로벌 교육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양질의 디지털 교육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생산 유통하여 학교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고, 창출된 수익이 다시 우수한 콘텐츠 개발에 재투자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산업의 원활한 육성을 위해서는 교육의 산업적 접근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교육을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산업으로 보며, 미래교육의 핵심적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지적자산으로 인정하는 발상의 전환 및 글로벌 시각이 필요하다. 현재 기업을 평가할 때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는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나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는 지식기반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생각을 바꾸고 디지털 패러다임의 변화를 직시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를 감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평가관리사’와 같은 자격증제도를 세계 최초로 한번 도입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미래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디지털 교육콘텐츠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하고 인정할 때 우리 교육의 세계화와 산업화를 통한 국가의 미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 [사설] 일상의 경제활동으로 세월호 충격파 줄일 때

    과거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 달가량 지나면서 소비심리가 서서히 정상화 조짐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세월호 충격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환율 하락으로 중소 수출업체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세월호 사고로 인한 경제적 고통은 서민형 자영업자들에게 집중되고 있어 내수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정밀 분석해 있는 그대로 국민들에게 알리고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어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3.7%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민간소비 부진 등의 영향으로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미진한 것이 조정 이유다. 한국은행이 그제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는 세월호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가늠케 한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5로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가계의 경기상황에 대한 인식은 크게 나빠졌다. 현재 경기판단 CSI는 4월 91에서 5월 76으로 급락했다. 그러잖아도 우리 경제는 가계부채와 기업들의 투자 부진으로 내수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은이 어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1024조 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 3조 4000억원 늘었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제 성장의 제약 요인인 가계부채 문제를 원점에서 재고하기 바란다.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 속에서도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때 서민가계의 고통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958개교, 24만 2293명이 제주행 수학여행을 취소했다고 한다. 제주도는 기업체의 단체관광 취소까지 겹쳐 전세버스 등 교통 부문에서만 72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관광지 등에서 음식·숙박업체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소비가 줄어들면 법인세나 부가가치세 등 세수(稅收) 확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들은 그동안 자제해 왔던 마케팅 활동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들린다. 대기업들은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사내유보금 등으로 잔뜩 쌓아 놓고 있다. 기업들의 재투자가 이뤄져야 내수가 살아난다. 수출과 내수의 선순환 구조를 회복하기 위해 설비투자 계획을 앞당겨 집행하는 등 세월호 쇼크를 줄이는 선제 대응을 해야 한다. 정부는 건전한 소비를 견인할 수 있는 대책과 더불어 평균 수명 증가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직장인들의 조기 퇴직 등 소비 부진의 구조적 요인에 대한 처방을 해야 한다.
  • “세월호 계기 기업 책임 다하게 ‘사회적 경제’ 공통공약 추진을”

    “세월호 계기 기업 책임 다하게 ‘사회적 경제’ 공통공약 추진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사회적 역할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이윤 챙기기에 몰두한 청해진해운의 행태가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별위원장인 유승민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 위원장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신계륜 의원은 지난 2일 한목소리로 “여야가 6·4 지방선거에서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취지에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공통 공약을 추진해 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특별대담에서 두 사람은 여야 공동 입법을 통한 사회적경제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왜 지금 사회적 경제인가. 신계륜(이하 신) 새누리당에서 사회적 경제특별위를 만든 것이 의미 있다. 중앙정부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논의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양당이 필요에 의해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유승민(이하 유) 사회적 경제의 필요성은 수십년 전부터 있었다. 양당이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은 협동조합법 등이 생겨서 나타난 측면도 있지만 공감했기 때문이다.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사회적 경제를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정부나 국회 차원에서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된다. 여당이 공명하고 같이 움직여야 국회에서 결실을 맺겠다는 생각이 있다. (새누리당 측) 사회적 경제기본법 당론 발의가 쉽지 않아 우선 64명의 서명을 받아서 했다. 6월 국회는 어려워도 이번 정기국회는 여야가 추진 중인 법안들을 종합해 (공동) 입법화를 했으면 좋겠다. →사회적 경제가 기여할 수 있는 여지는. 유 성공해야 한다고 본다. 성공하면 기여할 부분이 많다. 지금은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진화, 진보라는 분명한 확신이 들었다. 지속 가능하고 성공해야 한다. 잘되기까지 과정은 힘들 것이다. 신 여야가 서로 토론회를 하면 네거티브 토론회가 많다. 포지티브가 없다. 사회적 경제는 양당이 협력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주제다. 정당 사상 초유의 일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주제다. 매우 의미가 크다. 사회적 경제가 등장하면서 시장경제가 더 건강하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경제에서 고쳐 나가자고 말할 수 있는 견제 기능이 될 수 있다. 유 우리가 1997년, 2008년 두 번 금융위기를 겪을 때 양극화가 훨씬 심해졌다. 공동체가 무너지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문제, 세월호 생명 안전의 문제, 사회적 가치 같은 것들이 굉장히 무너졌다. 양극화 대응 방법이 복지 재정을 늘리는 것 외에는 없었다. 사회적 경제가 공동체 안에서 연대와 신뢰 등의 싹을 틔우면 바람직한 현상이다. →우리에게도 향약, 두레, 계 등 사회적 경제 전통이 있었는데 최근 불씨가 살아나고 있는 것인가. 신 사회적 경제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토착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우리도 내부에 (사회적 경제 토양이나 전통이) 있는데 그것을 포착해 우리 것으로 만들어 가면 뿌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야가 협조하는 부분이 있나. 신 사회적 경제 용어를 사용한 것은 우리 둘이 처음이다. 사회적 경제와 관련된 제도를 정비하려는 것이라 목표가 대부분 일치한다. 사회경제기본법은 역사적 발걸음이 될 거다. 보완하고 협력해 완성품을 만들 것이다. 공동 행사도 많이 할 것이다. →사회적 경제는 시장경제의 보완인가. 유 사회적 경제가 자유시장경제를 대체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일부 기능은 대체도 가능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기업의 영역, 시장의 영역하고 이 영역은 차이가 있다. 기업들이 (사회적 경제를) 돕겠다면 연결해 주고 촉진해 주고 하는 것은 정부나 제도의 역할이다.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많다. 민간 기업들이 기여를 하고 싶다면 당연히 받아 주고, 세제 혜택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신 기업의 노동조합이 사회적 기업을 만든 것은 있긴 한데 미미하다. 노조 분들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 → 국내에 수천개의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이 생겨나고 있는데. 문제는 없나. 유 협동조합이든 사회적 기업이든 다양한 분야에서 생기고 있다. 수가 많아지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닐 테고 실패도 나올 것이다. 통계적으로 연연할 필요는 없다. 성공 확률을 높여 가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간 성공에만 집착하면 안 된다. 지원금만 챙기려는 사람들을 잘 식별하면서 장기적으로 보고 소수라도 성공하면 좋겠다. 사회라는 단어가 들어가 사회주의를 연상시킨다며 찜찜해하는 분위기도 있다. 신 아직 태동기다. 시행착오가 많을 것이다. 바른 원칙을 제시하면 대로가 열릴 것이다. 어려움을 고쳐 가는 쪽으로 가야 한다. →정부, 정치권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신 지원은 간접지원이 좋다. 정치권에서 나설 수 있는 문제들은 많다. 유 정부지원금 한 푼 없이도 원리에 충실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돈도 벌고, 분배하고, 재투자하면 된다. (일례로 생협이 성장기에 접어들 때) 제도적 장벽이 많아 소송을 하는 일이 있는데 정부가 빨리 방향을 잡아 줘야 한다. →지원금이 잘 쓰이는지 감시할 수 있는 체계는. 유 투명성 관리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신 사회적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면 임금을 일정 기간 지원하는 정도다. 부정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사회적 경제 공통 공약 개발하나. 유 각 지역에서 지역공동체를 복원하려는 노력과 맞닿아 있다. 지방이 (사회적 경제가) 더 필요하다. 새누리당도 사회적 경제 공약을 할 필요가 있다. 여야 간에 최대한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으면 같이 약속을 드리는 것도 필요하다. 지방선거이니까 공통으로 약속할 수 있으면 의미가 있다. 신 전국 사회적 경제매니페스토실천협의회가 있는데 처음으로 하는 거다. 지금까지 여야가 공통 공약으로 하는 게 거의 없었다. 낮은 수준으로 해도 매우 의미 있다. 공통 공약을 내는 것은 좋지만 성과를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 경제기본법도 정략적으로 가지 않는 게 좋겠다. 우리 둘이서는 할 수 있겠지만 큰 정쟁 때문에 정책을 희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 공약을 표절해서 하는 경우도 많다. 기초의회 폐지 약속 등 비슷한 공약도 많았다. 여야가 같이하겠다는 것은 없었다. →농협, 축협 등 기존 협동조합과의 차이는. 유 8개 개별법에 의해 설립된 농협 같은 것은 (2012년의) 협동조합기본법에서는 제외가 됐다. 운영 원리나 정체성이 너무 다른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갈등이 있기 때문에 제외됐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사회적 경제기본법에는 다 집어넣었다. 사회적 경제기본법에 오래된 협동조합들을 넣어 내부 개혁 같은 것들을 희망해 보자는 생각도 있다. 당장 혼선은 없지만 거부감은 있을 것이다. 신 새누리당이 기존 협동조합을 넣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농협 등 관계된 분들의 충분한 이해와 동의 속에서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 가서 토론과 논의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의사를 무시하는 것도 문제다. →사회적 경제의 강점은. 신 사회적 경제라고 말한 공공부문이 중간자 역할로서 시도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공공기업을 민영화시키는 데 사회적 경제를 넣어서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유 사회적 경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문제가 있으니까 나온 것이다. 제3의 길, 제3 섹터, 사회적 경제라는 것이 성공만 할 수 있다면 기업들도 정신을 차릴 것이다. 공기업 민영화 때 충분히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고 본다. 사회적 경제의 모든 원리는 아니더라도 일부만이라도 (공기업 민영화에) 적용시키는 방법이 있다면 충분히 생각 가능하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양당 분위기는. 유 새누리당은 뜨악해하거나 저게 뭐지 하는 기류가 있지만 점점 관심도 생기고 있다. 동료 의원들이 뭔지만 알게 되면 대부분 찬성해 줄 것이라고 본다. 신 새정치연합 소속 전체 의원들이 온당하게 이해하고 있지는 않다. 보편화된 개념이라기보다는 선진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유 아직 사회적으로도 모르는 부분이 많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현장에서 협동조합이나 자활센터가 생겨나는 것을 보고 알게 되면서 우리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고 있다. 진행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정리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란 자본보다 사람 우위… 부의 분배를 중시 협동조합·공제조합·자활기업이 대표적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는 자본보다 사람을 우위에 두는 경제개념으로 인식된다. 자본시장경제의 대체가 아닌 보완적 역할을 한다. 그래서 SK 등 대기업들도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는 협동조합, 공제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비자생협, 사회적 기업 등이 있다. 최근엔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델로 사회적 경제가 조명받는다. 사회적 경제는 그러나 한계와 과제도 많다. 만능열쇠가 아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사회적 경제의 개념을 정립해 가는 것도 과제다. 한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사회적 경제라는 용어는 프랑스의 자유주의 경제학자 샤를 뒤느와이에가 1830년 발표한 한 논문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학에서 사회적 경제는 노동계급의 상태 및 노동계급과 타계급의 관계에 대한 연구라고 정의된다. 경제학자 왈라스는 사회적 경제를 사회정의와 부의 분배에 대한 학문으로 정의했다. 호혜와 나눔 정신을 토대로 하는 사회적 경제 조직은 근대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근대적 형태를 갖춘 사회적 경제 조직은 19세기에야 정립됐다. 우리나라도 향약과 두레, 계 등 사회적 경제의 전통이 오래됐지만 일제 식민지를 거치며 거의 없어졌다가 최근 들어 착한 경제 차원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참여주체들에게 협동과 연대, 자립 의지가 요구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서울 지하철 추돌사고] 1~4호선 24%가 노후 차량… 기관사들도 “잦은 이상 느꼈다”

    [서울 지하철 추돌사고] 1~4호선 24%가 노후 차량… 기관사들도 “잦은 이상 느꼈다”

    지난 2일 발생한 서울 지하철 추돌사고도 예고된 인재(人災)였다. 안전불감증과 무분별한 규제완화, 비용절감에 따른 정비인력 축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행히 대형 참사는 면했지만 세월호 참사와 ‘판박이’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 운영)는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의 가장 큰 원인인 신호기를 메트로 직원이 추돌 사고 14시간 전인 2일 오전 1시 30분쯤 인지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달 29일 신호기 데이터 수정 시점부터 오류가 있었다고 6일 밝혔다. 2호선은 하루 평균 열차 550대가 운행되고 매일 시민 200여만명이 이용하는 수도권 최다 이용 노선으로 나흘 동안 ‘아찔한 운행’을 했던 셈이다.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점검 부실’이다. 시는 세월호 참사 후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2주간 지하철 특별점검을 했지만 신호기는 일상점검 대상이라는 이유로 제외했다. 그러나 일상점검에서도 신호기 오류를 발견하지 못해 사고 발생 전까지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트로 관계자는 “신호 체계를 변경한 지난달 29일 이후 열차끼리 접근한 상황이 없어서 신호기 오류를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 직원이 신호기 오류를 알고도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를 넘은 안전 불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20년 이상 된 노후 전동차도 문제다. 사고를 낸 후속 열차인 2260편은 1990년, 앞 열차인 2258편은 1991년 제작돼 모두 20년 이상 된 차량이다. 실제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전체 1954대 가운데 23.8%인 466대가 20년 이상 된 차량이었고 16~19년은 36.8%(718대)였다. 이들 노후 전동차는 잔고장으로 인한 대형 사고의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사고도 핵심 안전장치인 열차 자동정지장치(ATS·앞뒤 열차가 200m 정도의 안전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지하철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2009년 철도차량 내구연한을 25년으로 정하고 정밀진단을 통과하면 5년씩 최대 15년까지 연장, 운행 연한을 40년까지 늘리는 내용으로 철도안전법을 개정한 것은 사실상 사고 가능성을 제공한 것”이라면서 “전동차가 노후화할수록 고장도 잦다. 기관사들은 크고 작은 이상 신호를 자주 느낀다”고 털어놨다. 3조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를 줄이겠다며 정비인력 감축과 노후차량 정비 등 안전투자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메트로는 노인 무임승차 등으로 지난해 12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부채는 3조 3318억원이다. 2009년(2조 7100억원) 대비 22.9% 증가했다. 개통(1980년) 후 34년간 썼던 2호선의 선로(線路)와 운행 시스템 등은 이미 재투자 단계를 넘었지만, 부채감축을 이유로 미루고 있다. 서울메트로의 안전투자 비용은 올해 829억원으로 연간 수입 예산(1조 8442억원)의 4.4%에 불과하다. 서울메트로 측은 “원가 대비 80%에 불과한 낮은 운임비용과 무임수송 비용 때문에 낡은 시설 개선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하철 안전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고 미비한 안전장비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경북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경북지역 기초단체장

    전통적으로 ‘여당의 텃밭’인 경북은 새누리당의 경선전이 본격화되면서 후보들의 공약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저마다 자신들이 내세운 공약을 통해 지역을 새롭게 변모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여기에 야당 및 무소속 후보까지 공약 대결에 가세해 선거에 한층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연말 경북도청의 이전으로 신도청 소재지가 되는 안동시는 도청 이전과 더불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후보들은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지역 발전 공약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권영세 예비 후보는 문화와 역사, 깨끗한 생활 환경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도심 공간을 개발해 전국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를 조성하겠다며 한번 더 시장으로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박종규 예비 후보는 서민 주택 3000가구 건설을, 무소속의 권혁구 예비 후보는 안동 전 지역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확대 공약을 내걸었다. 안전행정부 차관 출신으로 역시 무소속인 이삼걸 예비 후보는 도청 소재지인 안동시와 예천군 통합 추진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안동시에 따르면 민선 5기 안동시장 38개 공약 가운데 가정용 상수도요금 반값 공급 등 30개는 완료됐고 초·중등 무료 급식 확대 등 나머지 8개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특히 시는 서울신문과 사단법인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최근 공동 실시한 ‘민선 5기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 이행 평가’에서 최고(SA) 등급을 받았다. 인구 41만명으로 경북 23개 시·군 가운데 포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구미시는 국가공단이 있는 경제도시인 만큼 침체된 지역 경제 활성화가 선거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인 김용창 새누리당 예비 후보는 구미공단 입주 업체들의 물류 운송 편의를 위해 공단 인근에 철도물류기지(CY)를 건설하고 첨단 게임 및 애니메이션 사업 유치를 통한 인터넷밸리 건설을 제안했다. 3선에 도전하는 남유진 새누리당 예비 후보는 경제 및 문화·관광 등 9가지 분야로 나눠 총 119개의 공약을 제시했다. 핵심 공약은 5공단과 4공단 단지 확장, 금오테크노밸리와 1공단 혁신단지 조성 등 구미공단 재창조다. 김석호 무소속 예비 후보는 대기업 재투자 증대, 중소기업 육성책 마련, 재래시장 활성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등의 청사진을 밝혔다. 경주 부시장을 지낸 이재웅 무소속 예비 후보는 금오공대에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국립유전자센터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구미시에 따르면 민선 5기 공약 100건 가운데 일자리 7만개 창출 등 58건은 완료됐다. 5공단 조성 등 58건을 추진 중이며 국제학교 설립과 국민체육센터 건립 등 2건은 보류됐다. 대구와 구미 등 인구 300만명의 대도시와 인접해 있는 칠곡군은 지역 간 균형 개발이 시급한 해결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맞춰 후보들도 지역별 특성을 살린 개발 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재선 도전에 나선 새누리당 백선기 예비 후보는 왜관3산단 및 북삼 오평산단 등 4개 산업단지 조성을, 경북도의회 의장을 지낸 송필각 예비 후보는 북삼역, 왜관공단역 역세권 개발을 공약했다.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총간사인 조민정 예비 후보는 칠곡의 핵심인 왜관권 인구 5만명 달성을 위해 읍·면 행정구역을 조정하고 구미권과 대구권 부심지를 설정해 주민 복지타운을 조성하겠다며 뛰고 있다. 배상도 무소속 예비 후보는 자신이 군수 시절 추진했던 석적과 왜관을 칠곡읍으로 함께 묶는 행정구역 통폐합을 반드시 매듭짓겠다고 강조한다. 칠곡군은 민선 5기 공약 42건 가운데 농기계 임대 사업 분점 설치 등 24건을 완료했으며 (신)왜관교 설치, 대구지하철 3호선 칠곡 동명 연장, 농산물 직거래 유통센터 건립 등 3건은 추진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났다. 현직 군수의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인 영덕군수 선거전은 9명이 예비 후보로 나서 경북 지역 최대 격전지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만큼 공약 경쟁도 치열하다. 영덕군 기획감사실장 출신인 새누리당 김성락 예비 후보는 삼사해상공원과 신(新)정동진, 고래불해양복합타운을 하나로 연결하는 동해안 관광벨트 사업 조기 착공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희진 예비 후보는 농어촌 버스 단일 요금제 시행과 유소년(U-15) 축구 특구 조성 등을 제시했다. 구미경찰서장을 지낸 조두원 예비 후보는 삼사해상공원 관광케이블카 설치와 소아과·산부인과 병원 유치를 약속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류학래 예비 후보는 농수산물유통단지 건립 및 폐교를 활용한 군립노인요양원 설치를 발표했다. 무소속 박병일 예비 후보는 동해안 해안도로를 정비하고 마을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북도 감사관 출신인 장성욱 예비 후보는 영덕의료원 설립과 무료 예식장 건립 등을 제시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도봉 ‘1인 1만원’ 햇빛 발전소 세운다

    도봉 ‘1인 1만원’ 햇빛 발전소 세운다

    도봉구민들이 협동조합을 통해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끈다. 착한 전기와 착한 소비가 만나는 셈이다. 도봉구는 태양광 발전사업을 목적으로 지역 주민을 조합원으로 한 ‘도봉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을 발족한다고 15일 밝혔다. 친환경 발전을 사업으로 삼은 협동조합은 있었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은 처음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일반 협동조합과 달리 공익사업을 한다. 도봉햇빛발전은 주민 출자금과 각종 지원금을 재원으로 친환경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게 된다. 우선 도봉문화정보센터 옥상에 20㎾급 시민햇빛발전소 1호를 올해 안에 설치할 계획이다. 발전소 운영에 따른 수익은 빈곤층 전기요금 지원 등에 쓰인다. 일부는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확대하는 데 재투자된다. 조합원이 되려면 1인당 1구좌(1구좌 1만원) 이상 출자하면 된다. 가까운 동 주민센터 또는 창동도봉행정지원센터 내 협동조합추진위원회(070-8867-8672)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 가운데 하나로 구가 비영리민간단체를 지원하며 추진됐다. 지금껏 구는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주택 창호 개선 등 건축물 에너지 효율화사업, 주민 참여 에너지 절약사업 등을 진행해 왔다. 특히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민간 자본을 유치해 100㎾급 태양광발전소를 창도초등학교 옥상에 설치하고,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도봉햇빛발전은 지속 가능한 복지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조합이 자립 능력을 갖도록 설립 초기 단계부터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유토피아? 공산주의 실험? 스페인 남부 마을의 ‘이상한’ 협동조합을 가다

    유토피아? 공산주의 실험? 스페인 남부 마을의 ‘이상한’ 협동조합을 가다

    우리는 이상한 마을에 산다/댄 핸콕스 지음 윤길순 옮김/위즈덤하우스/288쪽/1만 5000원 스페인 남부 인구 2700명의 마을 마리날레다는 ‘유토피아’인가 아니면 ‘공산주의 테마파크’인가. 안달루시아 자치주의 주도 세비야에서 동쪽으로 100㎞ 떨어진 작은 도시 마리날레다는 별다른 산업 시설이나 관광자원 없이 올리브와 농작물을 가꿔 가공하는 농장과 공장을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면서 이를 수출까지 하는 곳이다. 주민 대부분은 이곳에서 하루 6시간 반을 일하며 모두 똑같이 월 1200유로(약 172만원, 스페인 최저 임금의 2배)를 받는다. 협동조합은 주민들에게 임금을 주고난 뒤 이윤이 생기면 분배하지 않고 재투자해 일자리를 늘린다. 그래서 마을에 최근 이주해 온 사람들을 제외하면 실업률이 제로다. 또 마을 주민들은 지방 정부로부터 건축 자재를 지원받아 방 3개짜리 집을 직접 짓고 한 달에 15유로(약 2만 1500원)의 월세를 낸다. 집은 공동체 소유이므로 다른 사람에게 팔 수는 없다. 이 마을엔 경찰 병력도 없다. 치안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확립하고 경찰 예산은 학교나 주민 복지를 위해 쓴다. 마을엔 축구 경기장, 야외 수영장, 종합 실내 스포츠 센터 등 운동 공간이 있다. 대개 무료인 레저시설들은 마을 규모에 비하면 대단히 넓다. 나투랄 공원에는 정원과 벤치, 테니스 코트, 야외 체육관, 석조 원형 극장이 있다. 원형 극장에서는 영화 상영은 물론 각종 축제나 록 콘서트도 열린다. 자체 텔레비전 방송국도 있다. 카뮈가 ‘반란의 고향’이라고 말했던 안달루시아는 스페인 역사에서 줄곧 빈곤과 소외의 지역이었다. 1970년대 후반 마리날레다의 소작농들은 일년에 한두 달밖에 일거리가 없어 다른 지역이나 해외로 일거리를 찾아 떠났다. 그러다 1979년 시장에 당선된 산체스 고르디요는 주민들과 함께 투쟁에 나선다. 1980년 이 지역의 실업률이 60%를 넘자 분노한 주민 700명이 9일 동안 ‘굶주림에 맞선 굶주림 투쟁’ 즉 단식 투쟁을 했고 국가로부터 생계 보조금을 얻어 냈다. 그러나 이들은 미봉책인 보조금에 만족하지 않고 토지 개혁 및 재분배를 요구하며 10년 넘게 싸웠다. 1980년대 내내 그들은 안판타도 공작의 땅인 우모소를 100차례 넘게 점거했고 여름에는 매일 16㎞씩 행진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점거하고 쫓겨나기를 무수히 반복했다. 그들의 불굴의 저항에 진이 빠진 정부가 1991년 마침내 굴복해 1200만㎡(약 360만평)에 대해 공작에게 일정한 보상을 한 뒤 마리날레다에 공유지로 주었다. 그동안 놀리던 땅으로 지평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드넓은 농경지였다. 주민들은 만세를 부르며 이 땅에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고르디요 시장이 있다. 역사 교사였던 그는 정치가이자 노동자 단결을 위한 집단인 안달루시아 좌파연합의 대표이다. 그는 “나의 정치적 신념은 예수와 간디, 마르크스, 레닌, 체 게바라가 뒤섞인 것에서 왔으며 낫과 망치로 상징되는 공산당에 가입한 적은 없지만 공산주의자 또는 공동체주의자다”고 말한다. 저자는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에 정치·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는 영국의 언론인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박대통령 “대학과 기업, 연애하듯 해야”

    박대통령 “대학과 기업, 연애하듯 해야”

    “정부 출연연구소 등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의 70% 이상이 활용되지 않고 쌓여만 있는 ‘장롱특허’다. 기술무역수지도 적자인데, 이런 기술이 사장되면 참 억울한 일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공공기관 개발 기술의 사업화’를 강조하면서 ‘민관 사이의 칸막이 허물기’를 호소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8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우수한 기술과 연구 인력에 민간기업의 자본 및 경영 능력을 결합시켜 국가·사회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자”며 ‘기술출자기업 제도’의 활성화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중소 벤처기업이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커 나가는 데 정부 출연연구소가 조력자가 돼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을 위해 정부 출연연구소가 연구소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초기 기술 인큐베이팅 단계에서 인력확보가 원활하도록 공공연구기관에 기술인력 파견 확대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시장진입과 성장단계에서 외부투자유치를 용이하게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술·개발 창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금융권에도 “금융기관이 보증위주 대출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 특허나 콘텐츠 같은 지식재산을 바탕으로 기술창업 기업에 적극 투자하는 선진 금융 시스템으로 변해야 한다”면서 은행권이 기술신용평가 등의 결과에 따라 대출한 경우는 면책하거나 책임을 경감해주고, 기업의 부실이 발생한 경우에는 그 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을 분리 처분해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대통령은 이공계 출신답게 ‘기술’ ‘공학’ ‘산학협력’을 수없이 되뇌였다. 박 대통령은 특히 ‘산학협동’에 대해서는 ‘연애론’까지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학생과 대학은 ‘기업의 관심이 부족하다’ 하고, 기업은 ‘재교육이 필요없는 인재를 달라’며 서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연애할 때 상대방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것 아니냐. 몸치장에 애도 쓰고 상대방이 무엇이 필요한지 선물도 맞춰 사고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런 열정을 가지고 대학도 기업도 서로에게 어필하는 과정에서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테니스’론도 폈다. “옛날에 테니스를 열심히 쳤는데, 기본 연습도 별로 없이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그러나 게임 요령으로으로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면서 “역시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고, 공학도가 깊이 발전할 수 있는 바탕도 기본기”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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