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재취업 제한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법원행정처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경제성장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다세대주택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30만원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3
  • “금감원 제재수위 어느 정도일까” 잠 못드는 은행장들

    “금감원 제재수위 어느 정도일까” 잠 못드는 은행장들

    요즘 잠 못 드는 시중은행장들이 많을 듯하다. 금융감독원이 그동안 벌여왔던 각종 검사를 마무리하고 시중은행장들을 정조준하고 있어서다. 각각 다른 내용으로 시중은행장 4~5명이 줄지어 징계 대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제재 수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누구는 가중 처벌을 받을 것이고, 누구는 빠질 것이라는 뒷말도 나돈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솜방망이’라는 단어만큼은 쏙 들어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8일 “이달 말 정보유출 사고에 대한 제재를 시작으로 국민은행 내분 사태, 청해진해운의 부실 대출, KT ENS 협력업체의 사기 대출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징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직원이 고객정보를 빼돌렸다가 적발된 한국씨티은행의 하영구 행장은 오는 26일 금감원의 징계 대상에 오른다. 하 행장은 2001년 이후 지난 13년간 자리를 지켜온 최장수 은행장이다. 이번에 문책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차기 여섯 번째 연임은 물 건너 간다. 중징계를 받은 은행 임원은 향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우호적이지 않다. 앞서 고객정보 유출 사고로 카드 3사의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물러났다. 리처드 힐 전 한국SC은행장도 이에 대한 책임으로 전격 교체됐다. 특히 씨티은행에서 유출된 3만 4000여건의 고객정보는 2차 피해로 연결돼 사회적 물의가 더 컸다. 자칫 형평성 논란도 제기될 수 있어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 4월 옛 미래저축은행의 유상 증자와 관련한 징계로 금감원과 날 선 각을 세운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또 제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KT ENS 협력업체의 사기 대출에 가장 큰 피해(1600억원)를 본 곳이 하나은행인 데다 이에 따른 종합감사까지 진행돼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차례 중징계를 받은 김 행장이 이번에도 버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나마 경찰 수사에서 하나은행의 직원 공모가 드러나지 않아 도덕적 비난은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의 주시했던 은행 내부 직원의 공모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검찰 수사에서 좀 더 보강이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불거진 국민은행 내분 사태는 결국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정병기 감사 모두 징계를 받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금감원 조사에서 리베이트 연루설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사회 보고서에서 전산시스템 교체에 따른 리스크 축소 등은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도쿄지점 부당 대출과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고객정보 유출에 따른 징계까지 한꺼번에 모아서 징계를 내리는 만큼 사상 초유의 최고경영진 일괄 중징계 가능성도 커 보인다.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가시방석이다. 고객 계좌를 무더기로 불법 조회한 사실이 적발돼 이번에 징계가 결정된다. 은행의 비도덕적인 행위로 사회적 비난이 쏟아졌던 만큼 제재 수위가 강할 것이라는 후문이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부실 대출에 연루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도 ‘여의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10대 로펌에 경제 관료 출신 177명 재취업

    10대 로펌에 경제 관료 출신 177명 재취업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공공기관, 협회 등에 낙하산으로 내려간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가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10대 대형 법무법인(로펌)에 재취업한 전직 경제 부처 관료가 18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공직에서 받았던 연봉의 3배에 가까운 수억원의 연봉을 받고 로펌의 고객인 기업 및 금융권의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퇴직 공무원의 로펌 취업 제한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정부 부처와 대형 로펌에 따르면 김앤장, 태평양, 광장, 세종, 화우, 율촌, 바른, 충정, 로고스, 지평 등 10대 로펌에서 일하는 경제 부처 출신 관료가 177명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외교부, 감사원, 안전행정부 등 비경제 부처 출신 관료도 16명이나 로펌에서 일하고 있어 로펌에 재취업한 관피아는 총 193명에 달한다. 부처별로는 국세청 출신이 68명으로 가장 많았고 금융감독원 37명, 공정거래위원회 34명, 관세청 19명, 기획재정부 15명, 금융위원회 3명, 국토교통부 1명 등의 순이다. 특히 국세청, 관세청 출신인 ‘세피아’(세무관료+마피아)가 87명으로 전체의 49.2%를 차지했다. 세무조사를 받을 경우 수백억원 이상의 세금을 맞을 수 있는 등 경영상 큰 타격을 우려하는 기업들이 국세청, 관세청 출신 관료가 있는 로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세피아’ 다음으로는 금감원, 금융위, 공정위 출신들이 많은데 금융 분야의 각종 인허가 규제와 공정위가 부과하는 과징금에 대응하려는 은행과 기업들이 많아 대형 로펌에서 관련 부처 출신 관료를 영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펌 별로는 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앤장이 가장 많은 66명의 경제 부처 출신 관료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태평양 31명, 광장 24명, 율촌 17명, 세종 11명, 화우 10명, 충정 8명, 바른 6명, 지평 4명 등의 순이다. 로고스는 경제 부처 출신 관료를 영입하지 않았다. 로펌에 간 관료들의 직급은 실무자에서부터 과장, 국장 등으로 다양했고 전직 국세청장, 관세청장, 금융감독위원장(금융위원장), 장관까지 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각종 규제를 우회하려고 하니까 로펌은 전직 관료를 영입해 정부에 로비스트로 동원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로펌 등 민간부문에 대한 공무원 재취업 규제도 강화하고, 전관예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업무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로펌 진출 관료들, 또 다른 ‘관피아’다

    국내 10대 대형 로펌에서 활동하는 경제 부처 관료가 모두 177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세청과 관세청 출신 공무원을 지칭하는 이른바 ‘세피아’(세무공무원+마피아)가 절반쯤 되고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이 다음으로 많다. 세무·금융직 공무원 출신에게 로펌은 제2의 직장인 셈이다. 관료로 일하다 퇴직 후 관계있는 공공기관에 재취업하는 ‘관피아’와 크게 다를 게 없다. 이들은 관피아보다 더 많은 봉급을 받으면서 대정부 로비나 편법적 기업 비호 활동을 하기 때문에 폐단은 결코 작지 않다. 국세청이나 공정위 출신들은 기업에 부과된 세금이나 과징금 사건이 의뢰되면 관련 당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법률 자문을 해 주고 금액을 줄여주는 활동을 한다. 이들은 변호사 자격증이 없이도 세금이나 과징금 부과 소송에도 관여한다고 한다. 로펌 공직자 사회에서도 법조계의 전관예우와 비슷한 대우가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한다는 점에서 세무·금융직 공무원의 로펌 진출은 판검사들의 전관예우보다 더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할 만하다. 관피아는 전에 일하던 관청의 후배들과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자신이 몸담은 기관의 이익과 조직 보호를 위해 활동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들이 소속 기관의 방패막이 역할을 함으로써 감독이 느슨해지고 결국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세월호 사례에서 보았다. 공직자들의 로펌 진출도 그런 면에서 비슷하다. 금품이 오가는 부정한 로비가 아니더라도 은연중에 이들의 활동은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가로 봐서는 이런 행위가 정상적인 법 절차와 제도를 약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관피아의 경우와 같이 후배들로서는 자신들도 나중에 로펌에 진출할 수도 있으므로 냉정하게 거절하기도 어렵다. 퇴직 공무원의 취업을 2년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이 있지만 허점이 많다. 자본금 50억원 이상이고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의 기업에 취업을 금하고 있는 규정만 피하면 된다. 국내 로펌 중에서 자본금이 50억원이 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로펌 취업 제한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선진국은 우리보다 공무원의 취업 제한 규정이 훨씬 더 엄격하다. 세월호 사고로 관피아 개혁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우리도 규정이 강화될 전망이다. 관료들의 관련 기관 진출 제한과 마찬가지로 로펌행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속히 마련해야 한다.
  • [오늘의 눈] 관피아 척결, 그 이후를 준비하자/장은석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관피아 척결, 그 이후를 준비하자/장은석 경제부 기자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척결하겠고 발표했다. 퇴직 관료들과 공공기관 및 협회 등의 고질적인 유착 관계를 뿌리뽑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지만 벌써부터 관피아 척결 이후에 있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고위 공무원의 재취업을 제한하는 기준을 소속 부서 업무에서 소속 기관 업무로 확대하고 취업 제한 기간은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려 한다. 안전감독, 인허가 규제, 조달 등의 업무와 관련 있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 및 감사직에 공무원의 재취업을 막기 위해 공공기관 및 협회에 대한 분류작업도 진행 중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퇴직 공무원의 재취업길이 사실상 막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관피아 척결 이후에 대한 고민은 깊다. 당장 관피아를 대체할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공공기관, 협회 등의 임원 자리를 ‘정피아’(정치인+마피아)나 ‘교피아’(교수+마피아) 등이 차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능력보다 인맥으로 임명된다는 문제의 본질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사실 공공기관이나 협회가 인재를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지금 같은 공모제를 유지한다면 알음알음 인재를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현 공모제는 우리가 이렇게 좋은 자리를 공모하니 인재가 있다면 알아서 찾아오라는 일방적 공지에 불과하다. 민간기업이라면 인재를 찾아 사방을 살핀다. 스카우트도 마다하지 않는다. 물론 공공기관이나 작은 규모의 협회라면 정보력과 비용 면에서 민간 대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인재 영입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2000년부터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DB)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안전행정부가 관리하는 국가인재DB에는 5급 이상 국가공무원 4만 2849명 외에도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대학 조교수 이상, 박사학위 소지자 등 19만 4537명의 비(非)공무원 인재 정보가 담겨 있다. 그간 국가인재DB에 등재된 인재를 공공기관 임원 후보로 추천하기는 했지만 지난 14년간 1577건(연평균 112건)에 불과할 정도로 활용도는 높지 않았다. 현재 공석이거나 올해 안에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 및 유관단체의 기관장 자리만 10개가 넘는다. 정부는 국가인재DB를 확충하고, 공공기관 및 유관단체의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전문성 있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관피아 척결 이후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esjang@seoul.co.kr
  • ‘교피아’도 표적, “교피아는 또 뭐야”

    ‘교피아’도 표적, “교피아는 또 뭐야”

    교육부 공무원이 퇴직 뒤 사립대 총장으로 가는 관행이 법적으로 봉쇄된다.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 ‘검피아(검찰+마피아)’와 같이 이른바 ‘교피아’ 역시 ‘교육부 관료+마피아’ 를 일컫는다. 결국 관피아 척결 움직임이 ’교피아’에까지 불똥이 튄 것이다. 28일 국무조정실, 교육부,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해당 부처 차관들이 모여 공직자윤리법상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 기관에 사립대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현행 법령에서 4급 이상 공무원이 퇴직일로부터 2년간 취업이 제한되는 기관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기업체, 법무법인, 회계법인, 세무법인 등으로 국한된 까닭에 사립대는 빠져 있었다. 이에 따라 교육부 공무원이 퇴직 뒤 업무 관련성이 큰 대학으로 재취업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더욱이 고위 공무원이 사립대 총장으로 취임해 정부 감사 등으로부터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금까지 교육부 차관을 지낸 고위 공무원 14명 가운데 10명이 퇴직한 뒤 사립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해 말 2급 이상 고위공직자가 퇴직 후 2년간 사립대 총장으로 가지 못하도록 ‘교육부 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했다. 그러나 행동강령이 현직이 아닌 퇴직 공무원들에게 적용되지 않은 탓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가 취업제한 대상 기관에 사립대를 포함시킴에 따라 4급 이상 교육부 공무원의 사립대 취업이 법적으로 금지된다. 문제는 금지 선이다. 총장 이외에 부총장, 기획처장 등 보직교수까지 제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교수로 가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에 위배될 수 있는 탓에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학과 업무 연관성이 있는 다른 부처와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공직자윤리법 취업제한 기관으로 대학을 포함하고 어느 수준으로 취업을 제한할지 구체적인 범위는 하위법령에서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슈&논쟁] 행정고시 축소

    [이슈&논쟁] 행정고시 축소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공직사회가 안고 있던 아킬레스건인 전문성 부족과 민관 유착 관행이 또다시 민낯을 드러내고 말았다. 잦은 순환보직의 영향으로 안전 분야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해양 부처에서 퇴직한 관료들이 선박 안전을 책임지는 산하기관에 들어가 공직 인맥을 악용해 정부의 관리감독 기능을 무력화시켰다.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간관리자급 채용 제도인 5급 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5급 공채) 선발 규모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채용 제도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5급 공채 선발 인원을 줄이고 민간 전문가를 공직에 많이 데려오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5급 공채 존폐 여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한쪽에서는 다양한 공무원 인재를 선발하고 이익 집단화된 5급 공채 출신 공무원들의 카르텔 문화 극복을 위해 시험 전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5급 공채 폐지가 ‘관피아’ 척결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제2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퇴직 공무원들의 엄격한 취업 관리가 우선이라 맞서고 있다. [贊] 김재일 단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관피아 등장·‘사다리’ 역할 무색…민간 경력자 채용해 폐해 척결을 국민 대부분이 행정고시로 알고 있는 5급 공무원 공채시험은 1973년 전형에 학력 제한 조건이 폐지됨에 따라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인재 선발 방식’으로 인식돼 왔다. 가장 공정한 과정을 거쳐 선발된 엘리트 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은 부정부패와 같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요인으로 작동해 왔으며, 길고 어려운 고시 공부 기간 동안 국가행정에 대한 열정은 높은 충성심으로 연결됐다. 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나 국립외교원처럼 공적 또는 사적 교육비의 투입 없이 검증된 엘리트 계층의 인재를 확보해 공직사회에서 일정한 질적 수준의 확보도 가능하게 했다. 엘리트 집단 내 경쟁을 유도해 고시 합격 동기 및 선후배 간 건전한 경쟁체계를 형성, 국가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처럼 대한민국 인재의 산실 역할을 해온 고시 제도가 최근 공직윤리를 저버린 일부 관료를 일컫는 신종어인 ‘관피아’의 등장과 함께 ‘왜 폐지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관피아는 ‘관료+마피아’의 합성어로 관료라는 동질성을 바탕으로 형성돼 범죄집단 마피아와 유사한 행위를 저지르는 조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피아란 일반적으로 자신들이 관리하는 특정 지역에서 상인들에게 ‘보호’라는 명목으로 갈취행위를 하는 집단이며, 구성원은 마치 가족처럼 유기적이다. 따라서 관피아는 자신들이 속한 관료 집단이 관리하는 유관 단체들을 보호해 주고 거기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 실체가 확인되면서 고시 폐지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시 제도가 가지고 있었던 경제적 및 사회적 소외계층의 사다리 역할론은 최근 합격생들의 50% 정도가 특목고·자사고 및 강남 지역 고교 출신이라는 것만 봐도 그 취지가 퇴색했음을 알 수 있다. 또 근래에는 주거비, 생활비, 학원비 등 매월 수백만원이 투입돼야 합격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여러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울러 공직 내 고시와 비(非)고시의 이분법적 분류를 통해 고시 출신 간 경쟁보다는 기수별 승진과 전보를 통한 공직 문화의 나눠먹기식 폐쇄성이 만연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시험만을 통해 합격해 외부와의 교류 부족으로 발생하는 환경과의 부적합성은 사회 변화에 대한 낮은 대응성을 야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고시 제도 폐지 때 발생할 수 있는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를 지적하지만 민간 경력자 채용은 민관을 넘어 세계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효과성이 입증된 가장 보편적인 채용 방식이다. 또 국가 발전을 위해 엘리트 인재의 획일적 선발의 필요성은 정부와 관료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경제개발 시대에는 적합한 제도였지만 지금처럼 다양성이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민관 간의 이동을 자유롭게 해 새로운 인재가 항상 영입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공직사회를 활성화시키고 관피아의 폐해를 막을 수 있을 길이다. 물론 모든 고시 출신 공무원이 관피아는 아니다. 하지만 한 방송 매체의 조사에서 보도됐듯이 전 공공기관 임원의 약 50%가 관료 출신이라는 것은 관피아 문제가 광범위하고 심각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학연, 지연, 심지어는 ‘흡연’까지도 중요한 인맥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관계중심적 사회(원칙보다는 상황적 요인이 핵심가치)에서 고시 출신이라는 동질성으로 종적(부처 내), 횡적(부처 간)으로 끈끈하게 연결된 ‘엘리트 카르텔’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지난 60여년간 유지돼 온 고시제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反] 진재구 한국인사행정학회장·청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세월호 참사 책임 돌리기에 불과…엄격한 퇴직 관리서 해법 찾아야 많은 언론이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이른바 ‘관피아’ 문제를 지적하면서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담화와 함께 관료사회 개혁을 위해 ‘고시’로 통용되는 5급 공무원 공채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이 방안이 담고 있는 논리는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관료들의 전문성 결여와 민관 간 유착 문제가 5급 공채 방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즉 매년 일정 시기에 학력과 경력의 제한이 없이 누구나 응시할 수 있게 하는 5급 공채가 분야별 전문가의 공직 진입을 어렵게 하고, 공채 기수별 집단주의로 변질돼 이들이 고위직으로 갈수록 하나의 거대한 ‘관료 이익 집단’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진단과 해법은 결론부터 말하면 틀렸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틀렸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잉태하는 긁어부스럼식 해법이다. 우선 이 대안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고, 비난의 화살을 정치권으로부터 관료 사회로 향하게 하는 정치권의 ‘관료 때리기’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세월호 참사의 중심에는 행정규제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대기업이나 이익 집단의 이익에 충실한 법률과 정책 양산을 주도한 정치권이 있다.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엉뚱한 해법을 내놓은 것이라는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에는 너무나 논리가 박약한 해법을 들고 나온 셈이다. 설사 범위를 좁혀서 세월호 참사 발생 원인을 관료 집단의 책임으로 규정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드러난 민관 간 유착과 관료 부패 문제는 공무원 채용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엄격한 퇴직 관리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관피아 문제는 고위 관료들이 퇴직 후 과거 자신들이 감독하고 규제하던 민간 기업이나 협회에 재취업함으로써 정부 규제의 칼날을 무디게 하거나, 민간 기업과 협회에 유리한 법령과 정책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제도화되고 집단화된 관료 부패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일로 불거진 5급 공채 폐지론의 논리는 이런 관피아의 문제가 5급 공채에서 비롯된다는 것인데, 5급 공채 제도가 폐지되면 7급 공채 출신이나 민간 경력자 출신 관피아가 새로 형성될 것은 자명하다. 관피아나 민관 간 유착 관계가 생겨나는 것은 민간 기업이나 협회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부 규제를 없앰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관료 영입 전략과 퇴직 고위 관료들의 탐욕이 맞물려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5급 공채를 폐지하거나 대폭 줄이고 민간 경력자를 채용하면 이번 세월호 사태에서 나타난 관료의 비전문성과 무능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또한 근거가 박약한 낙관론일 뿐이다. 정부의 업무 중에는 오히려 민간 부문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전문가를 찾을 수 없는 분야가 더 많다는 점, 민간 경력자 채용 과정에 참여해 본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오랫동안 민간 기업에 근무한 경력자들은 학교를 갓 졸업한 5급 공채 신입 공무원에 비해 오히려 공익과 봉사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박약한 경우가 많다는 점, 과거에 민간 경력자 특채 제도가 정실 임용의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가 있어서 지금도 일반 국민의 불신이 매우 높다는 점 등은 민간 경력자 채용 제도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이다. 정부가 내놓은 5급 공채의 축소와 민간 경력자 채용 확대 방안은 공직의 충원 경로를 다양화하고 개방성과 경쟁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유의미한 것이지만, 이른바 관피아 문제의 척결을 위한 대안으로써는 틀린 해법이다.
  • [기본을 지키자] “법조·금융계 퇴직자 취업 제한도 강화해야… 이게 바로 기본”

    [기본을 지키자] “법조·금융계 퇴직자 취업 제한도 강화해야… 이게 바로 기본”

    “고위 공직자들의 인사 청문회 때마다 세금 포탈, 부동산 투기 등의 비리 의혹이 불거져도 어물쩍 넘어가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위법 사항에는 법을 엄정하게 적용해 공직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정남준 행정개혁시민연합 공동대표는 23일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국민에게 헌신한다는 공직자로서의 기본자세를 돌이켜봐야 할 때”라면서 “퇴직 공무원의 부적절한 재취업 관행 역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뿌리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관행은 비단 행정·기술 관료들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고 판사나 검사 출신들의 전관예우도 기본에서 벗어난 문제”라고 말했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판·검사들의 퇴직 후 법무법인 재취업은 공직자윤리법 취업 제한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공인회계사 시험,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퇴직 관료들이 회계법인, 세무법인에 취업할 때도 심사를 받지 않는다. 정 대표는 “대통령이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 대상 기관 수를 지금보다 3배 이상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여기에 법조계, 금융계에 몸담았던 퇴직자들에 대한 취업 제한 기준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으로 돌아갈 때 더 확실히 하자는 것이다. 그는 “공직자윤리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비교적 큰 기업에 대해서만 취업을 제한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민간 업체의 출자회사 형태로 소규모 회사를 만들고 퇴직 관료를 사장으로 영입하는 신종 수법이 등장했다”면서 “단순히 자본금 규모나 외형 거래액만으로 규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퇴직 전에 있던 기관 전체와 관련성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쪽으로 사각지대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정치, 공약을 지켜라

    [기본을 지키자] 정치, 공약을 지켜라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여야 가릴 것 없이 선심성 공약 남발과 재탕·삼탕 끌어온 정책들은 여전하다. 매번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은 장밋빛 공약을 앞세워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지만 정작 투표가 끝나고 나면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던진 표의 향방에 대해 알 길이 없다. 민주주의의 기본 틀인 선거문화가 바로 서려면 일회성에 그친 ‘투표 심판’이 아니라 ‘공약 감시’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선거 이후에도 유권자들이 공약 이행 상황을 계속 감시하는 사회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정치인의 기본은 유권자와 약속한 공약을 잘 지키는 것”이라면서 “하드웨어 측면에서 상향식 공천 정착으로 유권자들이 거짓말하는 정치인에 대해서는 다음 선거에서 응징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선거에 임박해서야 후보가 확정되는 현 선거 시스템으로는 공약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공약 이행실행 계획서를 통해 정치인들의 약속을 계속 감시할 수 있는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후보 공약에 대해 최소한의 검증이 가능토록 선거 준비 기간을 조정하고, 잘못된 공약을 내세운 후보에 대해선 낙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선거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당의 6·4 지방선거 공약을 살펴보면 공약 검증은 물론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명확히 설명치 못한 경우가 많았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여야 모두 안전공약을 급하게 전면에 내세우긴 했지만 새누리당은 퍼주기식 지방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이 태반이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재원 조달처가 불분명한 복지 공약들이 눈에 띄었다. 새누리당은 10대 공약 중 1번 공약으로 ‘대한민국 안전, 기본부터 제대로 챙기겠습니다’를 제시했다. 세부 공약으로는 ▲국가 재난안전관리 시스템 전면 개편 ▲안전 관련 잘못된 관행과 비리 철폐 ▲다중이용교통시설의 안전 대책 강화 등이 눈에 띈다. 세월호 사태에 대한 사후 대책으로 ▲퇴직 공직자 유관단체·협회 등 재취업 엄격 제한 ▲대형 재난에 대한 유형별 안전진단, 대책 마련 ▲노후 교통수단 운행 기준 강화 ▲노후학교 시설 긴급 개선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사고 이후 언론을 통해 나온 지적사항을 공약으로 급조한 티가 역력했다. 그러나 지역별 주요 공약을 살펴보면 ‘안전 관련’ 사항보다 SOC 관련 공약이 압도적이다. 새누리당은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별로 5개씩 80개의 지방공약을 내놨지만 안전 정책은 거의 없다. 그나마 80개 공약 가운데 17개(20%)만이 신규 공약이고 나머지는 대선 때 제시됐던 계속성 공약이거나 지역 SOC 공약이다. 당장 지역 유권자 표를 의식하다 보니 상업단지 인근 미니복합타운 확대, 신공항 건설 추진, 구도심을 살리는 도시재생사업 지원,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해양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국책사업성 대형 공약들이 여전했다. 지역개발을 위해선 불가피하게 규제를 푸는 부분도 많아 전체적으로 안전 기조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판박이성 공약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신규 사업을 대폭 늘리기보다는 지난 총·대선에서 국민과 약속한 지역 공약이 빠른 시일 안에 차질 없이 추진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13일 ‘여유는 더해주고, 부담은 줄여주고, 안전은 지켜준다’는 뜻의 ‘더·줄·지’라는 제목의 생활 공약집을 발표했다. 우선 안전 공약으로 재난 발생 시 골든타임 내에 현장에 도착해 구조활동이 가능하도록 재난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키로 했다. 하지만 백화점 나열식에 그쳐 급조했다는 인상이 짙다. 법적·제도적 보완책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빠져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응방안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의료 분야에선 간병서비스를 제공해 보호자가 필요 없는 병원을 전국적으로 확대, 간병 부담을 절감키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 후 도입한 서울 의료원의 ‘보호자 필요 없는 환자 안심 병원’을 모델로 했다. 소요 재원은 연간 약 3조 887억원으로 추산했다. 정부와 국민이 공동 부담하면 1인당 월 5520원을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지만 건강보험 재정상황을 낙관적으로 본 추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 부문 최저임금을 30% 이상 인상하는 ‘생활임금제 도입’도 주요 공약으로 내놨지만 고용노동부로부터 위헌 논란까지 나왔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선거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4년간 27조원으로 추산했다. 주요 재원조달 방안은 재정지출 절감, 재벌·대기업 법인세 과세 정상화, 부자 감세 등 여야 논란으로 현실화가 높지 않은 방안이 대부분이다. 광역단체장 후보 공약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진다. 면밀한 사전검토나 관계부서 협의 없이 졸속으로 먼저 발표하고 보는 방식이 많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경전철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박 시장은 자체 용역조사 뒤 경전철 사업을 발표했지만, 국토교통부에선 관계 법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올해 1월 승인을 거부하면서 유관기관 협의 없이 사업안만 무리하게 발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가 발표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개발지역 지정 해제 후 5개월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졸속 개발 공약이라는 반박도 나왔다. 후보 간 경쟁 과열로 ‘공약 베끼기’ 논란도 불거졌다. 특히 야권의 경기지사 경선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새정치연합 예비후보였던 원혜영 의원이 ‘버스공영제’를 내세우자 후발주자인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무상버스’를 들고 나와 베끼기 논쟁이 뜨거워졌다. 김 전 교육감은 무상버스 공약이 ‘공짜 버스’ 논란으로 비화돼 직격탄을 맞았고 결국 경선에서 김진표 의원에게 패배했다. 경기북부 평화특별자치도 공약 역시 김진표 후보와 예비후보 원 의원,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간에 서로 ‘내 공약’ 논쟁을 빚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국회, 세월호 입법에 초당적으로 나설 때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내놓은 세월호 참사 수습 대책에는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대목이 적지 않다. 당장 담화의 핵심을 이루는 해양경찰청의 폐지와 국가안전처의 신설,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의 조직 축소를 위해서는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른바 관피아가 넘쳐나지 않도록 공무원이 퇴직한 이후 재취업 제한을 강화하는 데도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요구된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 계류돼 있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의 조속한 처리도 촉구했다. 이른바 ‘김영란법’이다. 여당은 여당대로 범죄행위로 불법취득하고 숨겨 놓은 재산을 환수하기 위한 이른바 ‘유병언 특별법’도 선제적으로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때마침 ’세월호 국회’라고 할 수 있는 임시국회가 어제 문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없지 않은 정치권이다. 국민은 여야가 5월 국회서 관련 입법을 신속하게 처리해 늦었지만 안전한 국가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 국민에게 세월호 수습 입법보다 중요한 민생 과제는 없다. 하지만 관련 입법이 국회에서 순탄하게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임시국회 개회와 함께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가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지만, 현안을 둘러싼 견해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가안전처를 설치해 재난 위기 상황의 컨트롤 타워로 만들겠다는 청와대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한다. 그 역할을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세월호 특검 범위 역시 여당은 청해진해운의 특혜 의혹 등 민관 유착에 한정하고 있지만, 야당은 정부의 초동대응 실패와 여객선의 선령(船齡) 확대를 비롯해 전 정부의 규제개혁을 포함하는 성역 없는 조사를 강조한다. 진상 규명 역시 청와대는 이른바 세월호 특별법의 테두리에서 하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범국민기구인 ‘안전한 대한민국 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에겐 안전 없이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절체절명의 숙제가 안겨져 있다. 정치권이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출발 단계에서부터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야는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입법을 지연시키는 모습을 보였을 때 국민적 반감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번만큼은 대화와 타협의 기본 정신을 살려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관가 포커스] ‘관피아’ 논란 여파 명퇴 신청 급감

    [관가 포커스] ‘관피아’ 논란 여파 명퇴 신청 급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퇴직 관료가 유관 기관에 재취업하는 ‘관(官)피아’ 논란이 거센 가운데 2014년 상반기 공무원 명예퇴직 신청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기관마다 하반기 인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승진대기자의 보직 발령이 늦어지는 등 인사 혼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19일 공직사회 혁신과 관련, 퇴직 이후 10년간 취업기간과 직급 등을 공개하는 ‘취업이력공시제도’ 도입이 발표되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이뤄지던 재취업 주선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지난 15일 정부대전청사 각 기관들이 상반기 (정기)명예퇴직 신청을 마감한 결과 조달청은 4급 이상 명퇴 신청자가 전무했다. 올해 7명이 명퇴했지만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전에 이뤄진 수시 명퇴로 후속 인사까지 마무리된 상태다. 지난해 16명, 2012년 14명, 2011년 13명이 명퇴한 것과 비교해 외형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지만 사정은 전혀 다르다. 산림청과 중소기업청도 4급 이상 명퇴 신청자가 없었다. 산림청의 경우 지난해 4급 이상 7명, 5급 이하 21명이 명퇴했지만 올해는 5급 이하만 12명이 명퇴를 신청했다. 중기청도 지난해 4급 이상 명퇴자가 7명이었으나 올해는 세월호 참사 이전 퇴직한 수시 명퇴자 3명 외에 정기 명퇴 신청자는 한 명도 없었다. 관세사 개업이나 세무사 자격 취득 후 세무법인 취업 등이 가능한 관세청도 상반기 4급 이상 명퇴 신청자는 4명에 불과했다. 지난해는 16명이 명퇴했다. 한 대전청사 공무원은 “정기 명퇴는 상대적으로 하반기에 많다”면서도 “인사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간부들의 명퇴가 급감했고 그나마 창업이나 건강 등 개인 신변에 따른 명퇴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명퇴자가 줄면서 하반기 인사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결원이 없는 데다, 승진대기자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승진 심사가 중단되는 등 심각한 인사 적체가 우려된다. 일부에서는 재취업이 결정돼 명퇴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유관 기관 등의 재취업을 보류하면서 출근하지 못하는 촌극까지 발생했다. 명퇴를 취소할 수도 없기에 당사자나 재직했던 기관이 곤혹스러워한다. 또 다른 공무원은 “충분히 예견됐던 조치다. 강화된 퇴직 공직자 재취업 및 취업제한 대상기관에 대한 정부의 후속 지침이 뒤따를 것”이라며 “조직 차원에서 명퇴가 필요한데, 인사 적체를 해소할 대안을 마련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실상 퇴직후 재취업 물건너가” “행시 없애면 개천의 용도 없어져”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로 정부 부처가 술렁이고 있다.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 직접적인 조직개편 대상 부처는 말할 것도 없고 직접 관련이 없는 부처들도 공무원 개혁과 관피아 철폐 방안 등에 대해 술렁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해수부, 안행부, 해경청 등 이번에 아예 해체되거나 기능이 크게 주는 부처들과는 달리 조직과 기능에 큰 변화가 없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등 경제 부처의 공무원들은 겉으로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밝힌 개방형 공무원 확대와 관피아 철폐 방안 등 공무원 사회의 개혁 방향에 대해 내심 걱정하는 목소리를 털어놓기도 했다. 주로 퇴직 이후의 진로, 인사 적체 등에 대해서는 걱정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기재부의 한 고위 공무원은 “취업제한 대상 기관이 확대되고, 취업제한 기간도 길어져 퇴직 공무원들이 갈 자리가 없다”면서 “민간 기관에 재취업하는 것을 차단하게 된다면 정년 보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남아 있는 인력을 활용할 방법은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취업금지, 정년 및 인사 제도만 건드려서 해결될 것은 아니고 정부와 민간기관 사이에 이해관계로 형성된 먹이사슬을 끊어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 사무관은 “그동안 고위직이 공공기관, 민간협회 등으로 빠지며 빈 자리가 생겨 승진 인사가 가능했는데 앞으로 재취업이 금지되면 인사 적체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면서 “고위직은 공직 생활을 더 오래 할 수 있어 좋을 수도 있지만 밑에 있는 직원들은 갑갑하다”고 토로했다. 5급 공채 인원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없앤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경제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전문성이 필요한 일부 분야에서 민간 전문가를 채용할 필요가 있지만 5급 공채를 전면적으로 없앤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사법시험이 없어진 마당에 행시마저 없어지면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을 들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행부 내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조직 개편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세월호 참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더욱 통감하고 있었다. 한 안행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담화에서 드러낸 용단과 별도로 공무원으로서 죄책감을 느끼고, 정부가 백 번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안행부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안행부로 바뀌는 과정에서 ‘안전’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면서 “4대악 근절 정도로만 생각하다 세월호 참사에 속수무책 당했다는 점에서 자업자득이라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17개 부처 중에 산하단체가 가장 많은 산업통상자원부는 말 그대로 비상 상황이다. 하지만 대통령 담화대로 안전감독·인허가규제·조달업무와 직결되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 공무원 임명을 배제하는 한편 업무관련성 판단 기준을 소속 부서에서 소속 기관으로 확대한다면 퇴직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것이 산업부의 시각이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취업연관성을 부서가 아닌 전체 기관으로 넓혔기 때문에 현재 발표대로라면 퇴직 후 3년 내에는 어느 한 군데도 갈 수 없다는 이야기”라면서 “구체안이 나올 때까지 더 기다려 봐야 되겠지만 대통령이 저렇게 작심하고 말했으면 큰 틀에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퇴직을 앞둔 한 고위공무원도 “뭔가 터질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제한 범위가 크다”면서 “내부에서는 사실상 재취업은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푸념도 나온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퇴직 공직자 재취업 제한 기관 3배↑… 관피아 ‘원천봉쇄’

    퇴직 공직자 재취업 제한 기관 3배↑… 관피아 ‘원천봉쇄’

    세월호 참사에서 공직 사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른바 ‘관(官)피아’의 발생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공무원의 퇴직 후 재취업을 제한하는 기관 숫자가 지금보다 세 배 정도로 확대된다. 이를 위해 정부 입법으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마련되고 국회에 계류 중인 ‘부정청탁방지법’(일명 김영란법)의 시행도 적극 추진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담화를 통해 밝힌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취업제한 기관 수 확대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기간을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 ▲취업제한 심사 기준 강화 ▲고위 공무원에 대한 취업이력 공시제 도입을 포함한다. 재산등록 의무 대상자는 자본금이 50억원 이상이고 연간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인 영리 사기업체, 연간 외형거래액이 150억원 이상인 법무·회계법인, 연간 외형거래액이 50억원 이상인 세무법인 등에 퇴직 후 취업할 때 취업제한 심사를 받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공사, 공단, 재단, 연구원 등 공직유관단체와 조합, 협회 형태의 비영리업체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올해 기준으로 취업제한이 적용되는 사기업체(법무·회계·세무법인 포함)는 총 3960곳이다. 정부는 자본금과 연간 외형거래액 기준 등을 개정해 취업을 제한하는 민간업체 수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그러면 영리 민간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조합·협회도 취업이 제한된다. 여기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무를 위임받아 수행하는 조합·협회는 물론 현재 810여개에 달하는 공직유관단체도 취업제한 기관 범위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기업체 등과의 업무 관련성 범위 역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는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됐던 부서의 업무를 과장 및 과장급 이하 직원의 경우 ‘과’ 단위로 규정하고 있고, 고위공무원단은 본인이 지휘·감독하는 부서의 업무로만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퇴직 공무원이 담당했던 부서 업무와는 연관성이 떨어지지만 취업한 업체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퇴직 전 몸담았던 정부기관과 업무 연관성을 갖게 되는 곳에 가더라도 취업이 제한되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공무원 재임 때 하던 업무와의 관련성 판단 기준을 고위공무원의 경우 ‘소속 부서’가 아닌 ‘소속 기관’ 업무로 확대해 취업제한 심사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동시에 취업제한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퇴직 공직자는 앞으로 퇴직일로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됐던 부서의 업무와 관련 있는 기관에 들어갈 수가 없게 된다. 아울러 퇴직 후 10년간 취업 기간과 직급 등을 공개하는 취업이력공시제도가 도입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4급 이상으로서 공공기관, 협회 등으로 옮긴 사람이 현재 64명인데 업무 관련성 판단 기준이 소속기관으로 확대되면 퇴직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는 곳이 사실상 거의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민관 진상조사단 80점 최고…정부조직 개혁 65.5점 최하

    민관 진상조사단 80점 최고…정부조직 개혁 65.5점 최하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세월호 참사 대국민담화에 대해 행정·안전 전문가들은 ‘여야·민간 공동 진상조사 제안’에 대해 80점(100점 만점)으로 최고점을 부여했고 해경을 폐지하는 정부조직 개혁에 대해서는 65.5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주었다. 최하점도 ‘보통’(60점)을 넘어 이번 담화문의 대책 내용이 다른 때보다 상대적으로 실효성을 담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대책에 대해 11명의 행정·안전 분야 교수에게 이날 긴급 설문을 실시한 결과 전체 대책에 대해 65.5점의 점수를 주었다. ‘만족’에는 못 미치지만 ‘보통’보다는 높은 점수다. 이번 설문은 매우 만족(100점), 만족(80점), 보통(60점), 미흡(40점), 매우 미흡(20점)의 척도 점수를 전체 대책·정부조직 개혁·관피아 척결 대책·공무원 채용 개혁·민관 공동 진상조사·안전대책 등 6개 분야에 대해 주도록 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한민국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은 모두 망라돼 있어 만족스러운 수준의 대책”이라면서 “다만, 국회와 국민에 대한 설득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5급 공채 축소나 해양경찰청 폐지 등의 대책은 표면적으로는 큰 개혁 같지만 실제 긍정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형적인 백화점식 나열 대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가장 높게 점수를 준 세부 대책은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공동 진상조사단을 꾸리는 부분이었다. 청해진해운의 성장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민관 유착이 있었던 것을 밝히는 한편 은닉 재산까지 찾아내려는 대책에 5명의 전문가가 100점을 주는 등 평균 80점을 주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그간 대규모 재난 사고마다 일벌백계를 못하고 흐지부지된 것이 가장 큰 문제였기 때문에 법치를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5급 공채 시험을 장기적으로 아예 없애겠다는 ‘공무원 채용 개혁’도 74.5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배귀희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개방형 직위를 감안할 때, 민간경력자 채용을 통해 현재 계급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송창근 인천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너무 급하게 민간경력자를 50%로 늘리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연착륙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전 재난 지휘 체계를 만들고 11년째 진전이 없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에 대해 조속히 결론 내는 등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는 69.1점을 주었다. 공무원 취업제한 대상기관을 현재보다 3배로 늘리고, 취업제한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관피아 척결 대책’도 69.1점을 주었다. 이근주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직에 있을 때의 업무 연관성 등을 고려해 재취업 제한 적용범위에 대한 후속조치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일 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는 “관료라 해도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까지 막는 것은 아쉽다”면서 “근무기간 동안 청렴도를 지수화해 평가하는 대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정혁신처와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고 해경을 폐지하는 ‘조직 개편’은 65.5점으로 상대적으로 최하 점수를 받았다. 소 교수는 “제도의 문제를 마치 조직의 문제처럼 보이게 하는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박경원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중앙인사위원회가 거대부처인 안행부로 들어갈 때 학계에서는 준독립적 인사 기구를 없앴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다”면서 “또 가시적인 조직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해양사고를 다루는 부서를 재난안전처로 옮기는 것과 관련해 강일권 부경대 해양환경시스템관리학부 교수는 “해양 안전을 안전처로 옮기더라도 해양안전 업무를 전문적으로 다룰 하부조직이 필요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늘의 눈] 그래도 공무원 정년은 보장하자/오세진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그래도 공무원 정년은 보장하자/오세진 정책뉴스부 기자

    우리나라 공무원 제도는 공직에 들어온 젊은 인재가 정년까지 단계적으로 경력을 발전시키는 직업공무원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렇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외부 변화에 둔감하고 무사안일한 근무 태도가 생겨났다. 한때 사회로부터 존경받던 공무원들이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숱하게 돌을 맞는 지경에 이르렀고, 공직사회는 ‘철밥통’이라는 오명을 안았다. 일각에서는 공공 부문의 성과관리 체계를 민간 기업 수준으로 강화하자고 제안한다. 일부 대기업은 임원급들이 수익 향상에 기여하지 못할 경우 중도에 퇴출시키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것을 공직사회에 그대로 도입해 철밥통을 깨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직업공무원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을 뿐더러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지난해 한국조사연구학회가 작성한 ‘2013년 민관 보수수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민간 보수 수준의 약 95.9%까지 근접했던 공무원 보수는 지난해 84.5%로 떨어졌다. 공무원 월평균 소득이 447만원을 넘는다는 사실이 최근 관보에 고시돼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이는 장차관, 판검사, 외교관, 국공립학교 교수 등이 포함된 수치다. ‘평범한 공무원’의 월평균 소득액은 이보다 훨씬 적다. 40~50대 공무원만 하더라도 대기업에 다니는 같은 연령대 임직원에 비해 월급이 적은 실정이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삼진아웃제’라는 이름 등으로 정년 전에 공직에서 퇴출시키는 제도를 마련한다면 퇴직 공무원의 부적절한 재취업 관행이 지금보다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40대 공무원이라면 20~30대에 쌓은 실무 능력을 한창 발휘하고, 기혼자라면 가계를 책임져야 할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공직에서 물러나 집에서 아무 일 없이 머물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년 보장이 없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일찌감치 퇴직 경로를 찾는 데 몰두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평소 청렴한 업무 처리에도 적지 않은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일부 불성실하고 무능한 공무원들은 밉지만, 직업공무원제 취지에 맞게 정년을 보장해주는 대신 그들의 승진을 철저히 제한해 스스로 불명예로 느낀 나머지 제 발로 걸어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성과관리·평가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보다는 성과관리제도가 다양해지고 체계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기관장을 비롯한 상급자가 누구냐에 따라 공무원들의 승진과 전보 양상이 엇갈린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특히 심하다. 공직사회는 이제 연공서열과 정실에 의존하지 않는 확실한 성과평가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5sjin@seoul.co.kr
  • 공공기관 부패에도 관용은 없다… 200만원 이상 수수땐 형사고발

    공공기관 부패에도 관용은 없다… 200만원 이상 수수땐 형사고발

    공기업 등 공직 유관단체의 부패 행위자에 대해서도 공무원 수준으로 징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0만원 이상 금품 수수 때 형사고발 의무화, 징계 처분을 피하기 위한 자진 사퇴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부패행위자 처벌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전국 1180여개 공공기관에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공직자 부패방지 계획의 후속조치 격이다. 권익위가 지난해 10월부터 약 4개월간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패 금액이 300만원을 넘는 자들의 약 20%가 경징계 이하의 경미한 처분을 받는 등 공공기관의 솜방망이 처벌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한 구청 공무원은 특정업체에 수백억원대의 지가상승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부정하게 지구단위 계획을 변경해줬지만 경고 처리에 그쳤다. 또 충남의 한 시청 직원 역시 직무관련 업체에서 ‘떡값’을 받는가 하면 허위출장 방식으로 498만원을 조성, 상사에게 100만원을 상납하고 나머지는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비위를 저질렀지만 그동안의 ‘모범적 공직생활’과 반성 등을 이유로 감봉 처분만 내려졌다. 그나마 이 같은 경미한 징계조차도 공직 유관단체의 경우 시효가 짧은 상태다. 의원면직(본인의 사의 표명으로 공무원 관계를 소멸시키는 행위) 제한 규정도 없어 징계절차 중에도 당사자가 원하면 면직을 시켜 주고 있다. 부패 행위자들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퇴사해 다른 기관에 재취업하는 것이다. 자체적인 부패행위 적발 및 처벌 노력 역시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자치단체는 부패 행위자에 대한 자체 적발 비율이 18.2%에 불과하다. 또 상당수 공공기관은 형사 고발 기준이 없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권익위는 전했다. 2012년 기준으로 부패 공직자 중 200만원 이상 금품 수수의 68.4%, 공금 횡령·유용의 39.6%가 고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권익위는 ▲부패행위에 대한 징계양정 기준 마련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 5년으로 연장 ▲부패행위자의 유관기관 재취업 제한 ▲200만원 이상 금품수수·공금횡령에 형사고발 의무화 등의 장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외부 적발로 징계가 최종 확정된 자들의 제재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했다. 권익위는 부패행위자 무관용 원칙이 조기 확립되도록 각급 공공기관의 이행 현황을 분석, 공개하고 이를 부패방지 시책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주병철의 빅! 아이디어] 관료개혁의 전제조건들

    [주병철의 빅! 아이디어] 관료개혁의 전제조건들

    40여년간의 적폐(積弊)의 골은 깊고도 넓었다. 노회한 관료집단의 보신(保身) 능력으로 볼 때 이번에도 적당히 피해 나갈 줄 알았는데 ‘세월호 정서법’에 꽁꽁 묶였다. 대통령까지 관료들의 적폐를 뿌리 뽑겠다고 벼르고 있으니 대수술은 불가피하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관료가 환란의 주범으로 낙인 찍인 이후 최대 위기다. 이들에 대한 죄목은 국민의 종노릇을 해야 할 공복(公僕·A public servant)으로서의 임무 방기(무사안일), 이익집단과의 유착(부패) 등 두 가지다. 일각에서는 관료개혁 방안으로 공무원의 각종 인허가 등 권한 축소, 고시 등 임용 제도 개선, 퇴직관료 취업 제한, 개방직 공무원 임용 확대 등 해법이 쏟아진다. 하지만 단기적이고 임시미봉책에 불과하다. 법과 제도 등 하드웨어를 뜯어고치기 전에 먼저 설정해야 할 전제조건들이 따로 있다. 우선 부처별로 내부 직원들이 볼 때 역량 있고 존경할 만한 인물을 장관(수장)으로 임명해 오래도록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관료 개혁의 성공 여부는 장관의 개혁 의지와는 별개로 임기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한 예로 정상명 검찰 총장 시절(2005~2007년) 검찰은 낡은 수사방식 개선, 검사들의 의식 개혁 등에 의욕을 보였는데 성과는 미미했다. 실세(?) 총장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임기(2년)가 실패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반면 법원의 경우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은 “검찰 조서를 집어던지라”며 공판중심의 판결을 주창했는데 6년 임기가 성공의 관건으로 작용했다고 법조계는 분석한다. 관료개혁도 장관 등이 지속적으로 잘못된 점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임명권자가 임기를 충분히 보장해 줄 때 그나마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는 얘기다. 곧 나갈 수장의 얘기는 아예 무시한다. 동시에 임명권자는 각 부처 장관 등과 주기적으로 독대하고 식사를 하는 등 수장들한테 힘을 실어줘야 한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조직의 장(長)이 임명권자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는지 등에 민감하다. 그래서 임명권자는 청와대 수석 등 참모보다는 각 부처 장관한테, 비서실장보다는 총리나 부총리에게 권한을 더 주고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렇게 될 때 개혁은 탄력이 붙는다. 그다음 해야 할 것은 국가가 공무원 비용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공무원 봉급 등에 대한 국가 예산의 획기적인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공조직이나 민간조직이나 일하는 만큼 보상해주지 않으면 유착이나 부패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공무원의 대부분은 현재의 월급으로 살아가기가 힘들다. 공무원들의 월급이 민간에 비해 적은 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래서 국가는 그동안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을 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퇴직 후 재취업 등의 기회를 주는 특혜를 묵인 또는 방조해 왔던 것이다. 이런 특혜를 없애려면 공무원 봉급을 현실화하는 등 공무원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은 안 되겠지만 자녀 교육비 등을 좀 줄여주는 방안도 검토해 봐야 한다. 국가가 국민한테 교육비를 보조해주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는 대학에만 돈을 쏟아붓는다. 잘못됐다. 대학까지 관리하는 교육당국의 역할도 재검토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관료개혁은 지속적이고 강도 높게 진행돼야 한다. 다만 공복을 하루아침에 ‘공공의 적’으로 매도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유착이나 부패에 연루되거나 퇴직 후 일자리를 보장받는 관료들은 전체 공무원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관료에 대한 불신 등으로 젊은이들이 공조직을 외면하게 해서는 안 된다. 국가적으로 우수 인력은 어느 조직이든 골고루 퍼져 있는 게 좋다. 합격만 하면 평생을 보장받는 고시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없애면 정실인사가 춤을 출 게다. 그래서 관료개혁에는 인내와 끈기도 요구된다. 혈세로 봉급받는 관료들이 진정한 공복이 될 수 있도록 감정적인 접근보다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이 뭔지를 먼저 차분하게 짚어야 할 때다.
  • [‘관피아 방지법’ 개정-논의와 쟁점] 공직자윤리법

    [‘관피아 방지법’ 개정-논의와 쟁점] 공직자윤리법

    퇴직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재취업 행태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이들의 취업제한 요건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퇴직 관료의 재취업 길을 단순히 막아놓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명시된 재산등록 의무 대상자는 퇴직 후 민간 기업, 법무·회계·세무법인 등에 취업할 때만 취업제한 심사를 받는다. 공단, 공사, 재단, 국책연구원 등 공공기관이나 조합, 협회 형태의 비영리업체는 취업제한 대상 기관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세월호에 대한 부실 검사로 논란을 빚은 한국선급(KR)과 한국해운조합 등에 해양수산부 출신 퇴직자들이 진출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해운업계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 퍼져 있는 민·관 유착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의 방침은 물론, 김재원·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최근 정치권에서도 취업제한 대상 기관 범위를 확대하자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취업제한 기관 수만 늘린다고 해서 ‘관피아’(관료 마피아)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희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원장은 “현행 법령은 자본금 50억원 이상, 외형거래액 50억원 또는 150억원 이상 규모의 민간 기업 및 법인만을 취업제한 대상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기관 업무의 성격”이라면서 “금액 규모를 불문하고 민간 기업이든 협회든 공단이든 간에 정부기관을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참여했거나 참여한 적이 있는 단체에 대한 취업제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퇴직 공무원 취업심사는 정부,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방자치단체별로 마련된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실시한다. 퇴직 공무원이 속한 기관에서 심사를 진행하다 보니 ‘제 식구 감싸기’ 문제가 나타날 소지가 있다.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각 기관 소속 퇴직 공무원 재취업 문제를 개별 기관에서 다루기보다는 공직윤리 확립 차원에서 독립적인 반부패 청렴 기구를 설치해 총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면서 “공직 청렴도 정책 추진과 함께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심사를 책임 있는 독립기구에서 담당하면 취업제한 제도 운영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일부 민간 기업·법인에서 일명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퇴직 공직자들과 그들이 몸담았던 기관에 있는 현직 공무원들과의 접촉을 투명하게 관리해 비리가 발생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방안도 대두되고 있다. 현직 공무원이 퇴직 공무원과 접촉한 일을 소속 기관장에게 모두 신고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지난해 9월 발의한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일부 퇴직 공무원이 재직 당시 인적 관계를 이용해 로비 활동을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 “변호사가 아닌 퇴직 공무원이 법무법인에 취업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전문가 의견] 취업심사 내용·결과 전면 공개해야 유한범 한국투명성기구(TI) 사무총장은 퇴직 관료 재취업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민·관 유착 비리 문제의 개선 방안에 대해 “현행 재산공개 제도처럼 취업심사 내용과 결과가 국민이 제3자의 위치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전면 공개돼야 한다”면서 “특정 퇴직 공직자의 재취업 결과를 놓고 업무 관련성 존재 여부 등 이해관계가 있는지 없는지 등을 국민이 판단하고 감시할 수 있도록 해서 공직윤리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전행정부는 취업심사 결과를 오는 7월부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누리집에 전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유 사무총장은 국회, 대법원, 각 지방자치단체 등 나머지 정부기관들도 정부와 같이 취업심사 결과를 모두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무원이 퇴직할 당시 적용되는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뿐만 아니라 재취업 이후 퇴직 공무원의 부정행위를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취업심사 진행 절차의 투명성 확보와 더불어 퇴직 공무원들의 잘못된 행위들을 계속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면서 “불법 로비를 시도한 퇴직 공무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을 거두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부정행위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지방선거 공약 ‘개발 → 안전’ 급선회

    세월호 참사의 충격파 속에 여야가 6·4 지방선거의 주요 정책 공약을 ‘개발’ 대신 ‘안전’으로 급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국고보조금 지원 정당 4곳의 지방선거 10대 정책 공약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의 1번 정책 공약은 모두 ‘국민 안전 보장’이었다. 통합진보당만 10대 공약에서 안전 공약을 제외하고 무상 복지에 초점을 맞췄다. 새누리당은 안전 문제와 관련해 재난 대응 ‘컨트롤 타워’ 수립, 안전 기준 및 규제 강화, 퇴직 공직자의 유관 단체와 협회 재취업 제한, 안전교육 수업 강화, 다중 이용 교통시설의 안전 규제 대폭 강화, 아동 학대 근절 및 노약자에 대한 치안 서비스 제고 등을 공약했다. 새정치연합은 안전 공약으로 정치권과 정부,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범국가위원회’를 통한 종합 대책 마련,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부활, 안전 사고 유발 기업에 구상권 의무화, 다중 이용 교통시설 안전 기준·규제 강화, 학교 안전 교육 강화, 신속 구조·대응 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정의당은 안전 문제와 관련해 ‘범죄예방도시 디자인’ 도입, ‘동네 안전벨트’ 구축, 핵 안전 강화 등을 약속했으며 그 밖에 육아와 교육, 노후의 최저 복지 수준 보장,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을 공약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협회는 퇴직관료 취업심사 사각지대

    세월호 침몰 참사를 계기로 재조명된 퇴직 관료들의 유관단체 취업 관행이 해양수산부뿐만 아니라 다른 중앙부처에도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2013년에 걸쳐 한국면세점협회, 자동차환경협회, 대한건설협회 등 협회 총 79곳에 퇴직 공무원 141명이 직무 관련성을 따지지도 않고 취업했다. 협회에 재취업한 퇴직 관료 숫자는 국토교통부가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토부 퇴직 관료들은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한국건설기술협회 등 협회 21곳에 두루 분포했다. 환경부, 금융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근무했던 퇴직 관료도 각각 10명 넘게 업계 관련 협회에 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직에서 퇴직한 뒤 직무 관련성의 이유로 2년간 취업이 제한되는 민간 업체는 3960곳이다. 이들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한 협회 역시 취업심사 대상으로, 직무 관련성이 있다면 취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사무를 위탁받았거나, 임원 임명 및 승인 권한을 정부가 가진 협회의 경우에는 예외가 적용돼 취업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행부는 앞서 그동안 취업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협회들에 대해서도 취업심사를 진행하는 쪽으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을 고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의원은 “취업제한 심사 대상 기관을 정부나 지자체 지원을 받거나 공공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단체 전체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공직사회 철밥통을 깨자] 관·업계 유착을 끊어라

    [공직사회 철밥통을 깨자] 관·업계 유착을 끊어라

    세월호 참사를 통해 관료 조직과 유관 기관 사이의 어두운 유착관계가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선령 등을 제한한 ‘안전 규제’를 푸는 데 해양수산부 출신 퇴직공무원이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결국 규제가 이른바 ‘관(官)피아’를 잉태하고 만 것이다. 재무 관료 출신이 마피아처럼 끈끈하고 거대한 세력을 구축해 경제·금융계를 장악하는 현상을 빗댄 ‘모피아’가 공직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 ‘관피아’의 폐해를 거론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관피아는 해피아(해양수산부)뿐만 아니라 산피아(산업통상자원부), 국피아(국토교통부), 교피아(교육부) 등으로 광범위하다. 에너지 마피아, 원전 마피아, 철도 마피아 등 가지치기까지 이뤄졌다. 그동안 존재감이 미미했던 해피아의 폐해는 심각했다. 규제 대상이 규제권을 행사하는 구조여서 혀를 차게 만든다. 해운업체의 이익단체인 한국해운조합이 화물적재 상태나 구명장비, 소화설비 점검 등 회원사의 안전운항을 지도, 감독한다.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해수부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해운조합과 한국선급은 민간 조직이지만 각각 역대 이사장 12명 가운데 10명, 회장 11명 중 8명이 해수부 출신 관료여서 해피아의 본거지라는 오명을 들었다. 2009년 여객선 해양사고와 선령은 직접 연관이 없다는 여객선사들의 선령 연장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해외에서 헐값에 중고 선박이 유입됐다. 2011년에는 해운조합 대신 해양안전전문기관을 설립해 선박운항 안전관리를 맡기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관계 부처 등의 반대로 무산했다. 전직 관료들이 업계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됐다. 모피아나 산피아, 국피아 등 관피아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정부의 지원 수단 및 관련 규제가 너무 많은 탓이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양분이 충분하다는 말이다. 진재구(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은 “유관 기관이나 협회 등에서 퇴직 관료를 전문가라는 명분으로 영입하는 것은 로비스트로 활용하려는 목적이 있다”면서 “해당 부처에 우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자, 현직에게는 ‘미래의 자기 직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퇴직공무원의 재취업을 전면 금지할 수는 없다. 옥석을 가려낼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공직자들은 공직사회에 넓게 퍼져 있는 ‘이너서클’을 관피아의 근원으로 지적한다. 고시를 비롯해 학교, 업무 등 특정 인맥에 대한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퇴직공직자 취업 및 행위를 제한한 공직자윤리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사기업체와 달리 단체·협회·조합 등에 대한 심사는 유명무실하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인허가와 규제, 안전 관련 분야의 낙하산은 차단돼야 한다. 다만 정부가 우회 통로를 통한 취업까지 잡아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불온한 유착이 문제지, 자체 역량을 갖추지 못해 퇴직관료를 활용하는 관리형 취업까지 막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고 말했다. 퇴직관료의 재취업은 명예퇴직과 직결돼 있다. 엄중한 평가를 받으면서 정년을 보장받는다면 관피아의 폐해는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보통 부처에서는 정년 3년 전에 명퇴하는 4급 이상 간부들에게 보상 형태로 재취업을 주선한다. 부처로선 승진 등 인사적체를 해소할 수 있고 장기근속 고액연봉자 대신 신규 공무원 충원에 따른 일자리 창출 및 예산 절감 효과도 뒤따른다. 퇴직자의 경력을 재활용한다는 측면도 긍정적이다. 아울러 일부 ‘힘센 부처’를 제외하면 공무원 재직 때보다 급여가 떨어지는 기관들도 상당수이다. 진 교수는 “공직사회에도 임금피크제와 계약직 채용, 객원교수 등을 활용하는 다양한 인력 툴(운영체제)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