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재취업 제한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심층 인터뷰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면제 기준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법원행정처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개인정보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3
  • [열린세상] 고위공직자, 자긍심 어디 갔나/이상일 호원대 초빙교수·언론인

    [열린세상] 고위공직자, 자긍심 어디 갔나/이상일 호원대 초빙교수·언론인

    전직 총리와 장관들이 재벌 회장과 식사한 후 그 회장이 일어서자 다들 일어서고 그 회장이 나선 뒤에 뒤를 따라가는 모습을 본 어느 공무원은 공직자로서 서글픔을 느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고위공직자들이 현직 때는 재벌 회장들을 모아 놓고 일갈 훈시도, 당부도 하다가 퇴직 후에 재벌 회장보다 낮은 지위에서 처신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고위직 인사들이 재벌 회사의 고문, 사외이사로 가서 ‘식객’ 노릇을 하는 모습이 그 공무원에게 비애감을 주었으리라. 공무원들이 퇴직 후 특정 기업이나 법무법인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은 한국에서 흔한 풍경이다. 말년에 여유로운 생활을 위해 기업과 법무법인에서 길을 찾은 것이다. ‘대장부 세상에 나서 나라에서 써 주면 죽음으로 충성할 것이며 써 주지 않으면 밭을 갈며 살리라’(이순신 장군 전서)는 옛날 일일 뿐 현대판 ‘밭을 갈며‘(耕野)는 기업과 법무법인에서 고소득 활동을 하는 것임을 이순신 장군은 몰랐으리라. 사실 공무원연금 개혁을 필자는 크게 반기지 않았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몇 배나 높은 연금을 받고 퇴직 공무원의 4명 중 1명은 월 300만원 이상 받는다고 해도 공무원을 대우해 주는 명분과 타당성은 있다고 생각했다. 공무원들은 박봉-요즘은 대우 향상으로 그리 박봉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에 시달리고 평범한 국민이면 거리낌 없이 즐기는 골프도 음주도, 노래방 가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는 직종이다. 한국 공무원은 원칙대로 살면 절간에서 수도하는 스님 같다. 오죽하면 공무원 사위는 좋은데 아들딸이 한다면 말리고 싶은 게 공무원이란 농담까지 나왔겠는가. 사생활에서 더 불이익을 받는 공무원들이 재직 때 기업들에 휘둘리지 말고 나라를 위해, 공익을 위해 소신껏 일하라고 공무원연금을 두둑이 챙겨 주는 것 아닌가. 또 공무원들이 퇴직 후 공적인 기관에 가서 일하도록 배려해 주는 것은 그들이 퇴직 후를 염려해 재직 때 민관 유착을 하지 않게 하는 장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신문 보도를 보면 한국 공직자들은 관피아 논란을 넘어 공익보다 사익(私益)에 충실한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줘 실망스럽다. 고위공직자(행정, 입법, 사법, 지자체 4급 이상) 자손들의 현역 군 복무 비율은 84.7%로 일반인(90.9%)보다 낮다. 사회복무요원과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 등 보충역 비중은 고위공직자 자녀가 10.9%로 동일 연령대 성인 남성 비율 5.4%의 두 배가 넘는다. 또 경찰서장(총경)급 이상 경찰 고위 간부 아들 중 절반 정도가 의무경찰로 복무 중이고 그중 상당수가 국회경비대 등 ‘꽃보직’을 받았다고 한다. 이미 한국에선 군 면제자 출신이 대통령을 지냈고 국회의원이나 장관 중 군 면제자가 적지 않았다. ‘정치가 4류이고 정부가 3류’라고 어느 기업인이 일갈했는데 3류나 4류나 거기서 거기, 정치인이나 공무원이나 공직 의식이 옅은 것은 대동소이 아닌가 하면서도 직업 공무원까지 병역 특혜를 추구한다면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의 인사혁신처는 요즘 고위공직자 재취업을 엄격히 제한하려 하고 있다. ‘퇴직공직자취업심사제도’가 공무원들의 꼼수에 의해 악용된다는 판단에서라고 한다. 국가 정책을 집행하는 고위공직자들이 사익을 위해 자녀들에게 병역상 특혜를 주려고 제도의 허점을 노린다거나 정부가 정한 재취업 제한의 틀을 변칙적으로 우회하려는 혐의를 받는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주기에 족하다. 올 초 가구 기업인 ‘한샘’의 조창걸 창업자는 “한국에서는 총리, 대법관과 장관 등을 지낸 고위공직자가 갈 곳이 특정 단체 이익을 대변하는 로펌밖에 없다. 그러면 국가 전략과 비전은 누가 세우느냐”고 한탄했다. 이 기업인은 공직자들이 퇴직 후 재충전하며 다시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와 비슷한 연구소를 수천억원의 사재를 털어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직자들은 이런 기업인의 통찰에 응답할 차례다. 공직자들이 기업이나 법무법인에 고개를 숙이지 않고 국가의 공익에 봉사할 길을 찾아야 한다. 병역 등에서 꼼수를 부리지 않고 정도(正道)를 걷겠다는 공직자들의 결의대회라도 보고 싶다. 후진국을 선진국 반석으로 올려놓았던 공직자들의 자긍심 회복이 절실하다.
  • 취업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 수강료면제·무료수강으로 획득한다

    취업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 수강료면제·무료수강으로 획득한다

    최근 학교에 상담교사로 취직하게 된 A씨는 원격 평생 교육기관을 통해 학교폭력전담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주부로 집에서 아이들을 보면서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공부하며 자격증을 취득해 재취업에 성공한 것. 여기서 그치지 않고 A씨는 취득 후에도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 자기주도학습관리사 자격증 등을 시간을 내어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스마트 폰의 발달은 이런 원격교육을 더욱 원활히 가능할 수 있도록 도와 모든 국민이 평생 공부할 수 있는 평생교육시대가 도래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눔원격평생교육원(www.nanumedu.kr)은 이런 평생교육을 선도하는 곳이다. 나눔원격평생교육원은 최근 트렌드에 맞춰 수요가 높은 인성지도사, 미술심리상담사, 심리상담사, 방과후지도사, 자기주도학습지도사, 학교폭력예방상담사, 병원코디네이터 등 14개의 전문과정을 개설하여 운영 중이다. 자격증은 모두 국무총리 산하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직업능력 개발원에 등록된 자격증으로 실제 취업 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학교 폭력 전담 상담사의 경우 날이 갈수록 심각해 지는 학교 폭력 문제를 해소하고자 2012년 부터 국가가 정책적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점차적으로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 의무적으로 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어 취업과 바로 연계가 가능한 유망한 자격증이다. 병원 코디네이터의 경우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관광이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병원감염관리, 병원 환경관리 등과 맞물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자격증 중에 하나이다. 미술심리상담사, 심리상담사, 방과후지도사 등 교육, 심리상담에 대한 과목도 인기를 얻고 있다. 나눔원격평생교육원은 보다 많은 이들이 평생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선착순 100명 이내 지원자에 한해서 현재 개설되어 있는 14개 과정 중 2과정을 전액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에 있다. 응모자격에 제한은 없으며 나눔원격평생교육원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교육회원 가입 후 1:1 온라인 상담란에 수강하고자 하는 과목을 남겨주면 무료로 수강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창번 前 청와대수석 ‘김&장’ 재취업 가능

    윤창번 前 청와대수석 ‘김&장’ 재취업 가능

    윤창번(61) 전 청와대 미래전략 수석비서관이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취업할 수 있게 됐다. 30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에 따르면 37건에 대해 취업가능 결정을 내렸다. 하나로텔레콤 회장 출신인 윤씨는 2008년부터 김&장 고문으로 일하다 2013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청와대 미래전략 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윤씨가 이번 결정을 받으면서 ‘김&장에서 왔다가 김&장으로 간다’는 이른바 ‘김&장 회전문’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문승국(63)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일진디스플레이의 사외이사로, 박찬우(56) 전 안전행정부 제1차관은 ㈜KB자산운용 사외이사로, 이복실(54·여) 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케이티스 비상근사외이사로 취업할 수 있게 됐다. 한 육군 준장은 ㈜효성 고문으로, 해군 준장과 공군 준장은 ㈜한화 고문으로 일하게 됐다. 이번 심사 대상은 모두 41건으로, 이 가운데 ‘취업제한’ 결정이 2건, 취업승인 1건을 포함한 ‘취업가능’ 결정이 37건이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관피아 방지법 시행] “1만 5000곳 취업제한 다 한다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아”

    “공직에서 얻은 교훈으로 인정받으며 충분히 보람을 느낄 수 있어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국가기록원에서 근무하다 2012년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최모(51)씨는 31일 “바깥에서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눈길이 따가운 게 사실이지만, 대다수의 경우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어 정착에 어려움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다른 재취업자는 “관피아를 막아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렇지 않은 인재도 있어 옥석을 가려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에서 22년 만에 민간기관으로 일터를 바꾼 박모(54)씨는 “예산, 조직운용, 문서작성 등 잘 배운 공직사회 업무체계를 자율적인 민간 영역과 버무려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박씨는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유능한 민간자원을 받아들여 부처 칸막이와 울타리를 걷어내고 자율성, 창의성을 한껏 살려야 하는데 배타적인 분위기 탓에 잘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개정 공직자윤리법(일명 관피아방지법) 시행으로 이 같은 부작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곁들였다. 특히 공직 일선 현장에서는 퇴직 공무원이 오래도록 쌓은 경험과 역량을 썩히게 된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한 금융감독원 직원은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생활해 왔는데 관피아방지법에 묶여 퇴직 후 아무것도 못하게 될 것을 생각하니 많이 답답하다”며 “적어도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인데 금융당국 출신이라고 무조건 관피아로 싸잡아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신 ‘정피아’(정계+마피아)나 ‘학피아’(학계+마피아), 정치권 캠프 출신이 민간 분야로 진출해 잇속을 챙기는 등 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취업 진로를 좁히는 법이 시행되는 데 따른 퇴직자 감소로 공직사회 내부에 민간자원을 유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또 다른 ‘악화’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인 기업체 재취업자는 “당장 취업 제한으로 부패와의 유착을 막는 데 효과를 발휘할 수는 있지만 거꾸로 해당 업무에 대해 잘 아는 인력의 활용을 공직자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제한하는 것은 업무 효율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서로 배치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기관을 1만 5000여곳으로 늘린 데 대해서도 “모두 하겠다는 선언이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관피아 방지법 시행] “새 길 가련다” 중앙부처 이직자 급증

    [관피아 방지법 시행] “새 길 가련다” 중앙부처 이직자 급증

    중앙부처 공무원들 가운데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이직자는 최근 들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직자 증가와 맞물려 이해충돌 가능성과 로비스트 활용 의혹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취업제한 강화 등을 담은 제도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으론 공직에 대한 만족도와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제도 변화 움직임을 우려하는 시선 또한 존재한다. 인사혁신처 자료를 분석해 보면 2013년 한 해 동안 물러난 중앙부처 공무원은 4130명이다. 특히 일반직은 5급 이상만 963명이나 된다. 5급 385명, 4급 361명, 3급 48명, 고위공무원단 169명으로 나뉜다. 의원면직은 2004년 2438명, 2007년 2452명, 2009년 3017명, 2011년 4490명으로 줄곧 늘다가 2013년 4130명으로 다소 줄었다. 중앙부처 5급 이상 이직자는 2009년 246명, 2010년 266명에서 2011년 882명으로 1년 만에 세 배가량 늘어난 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위공무원 이직자는 2009년 70명에서 2013년에는 169명으로, 3급은 19명에서 48명으로, 4급은 63명에서 361명으로, 5급은 94명에서 385명으로 늘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직을 떠난 이들이 향하는 목적지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부처 4급 이상, 사정기관 7급 이상 퇴직공직자 1276명 가운데 717명(56.2%)이 민간기업으로 재취업했다. 특히 삼성 계열사로 재취업한 공무원이 135명(10.6%)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 계열사 78명, LG 계열사 40명, 한화와 롯데 계열사 각각 25명으로 나타났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관피아 원천봉쇄 복지부동 부작용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을 강화한 개정 공직자윤리법(일명 관피아 방지법)이 3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취업제한기관이 1447개 추가됐다. 이로써 공무원이 재취업에 제한을 받는 기관은 1만 5033개로 늘었다. 인사혁신처는 재직 당시의 업무 연관성을 심사받아야 하는 취업제한기관에 ▲시장형 공기업 14개 ▲안전감독·인허가·조달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유관단체 157개 ▲사립대학과 학교법인 656개 ▲종합병원과 의료법인 468개 ▲기본 재산이 100억원 이상인 사회복지법인 및 비영리법인 152개를 추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취업제한 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취업이 제한되는 시장형 공기업으로는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부산항만공사 등이 지정됐다. 안전 등 공직유관단체는 한국선급, 국방과학기술품질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고, 대형 사회복지·비영리법인에는 CJ나눔재단, 강원랜드 복지재단,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사립대학과 종합병원은 대부분 취업제한기관으로 묶였다. 공무원의 재취업 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공직사회에서는 퇴직을 미루고 승진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복지부동’(伏地不動) 등과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직 혁신을 위해 민간 채용을 확대하는 현행 정책과도 배치될 수 있다. 공무원 정원이 총량제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기존 공무원이 자리를 빼지 않는데, 민간인을 마냥 더 뽑을 수 없어서다. 전문가들은 편법으로 제한선만 뛰어넘으면 재취업 뒤엔 불법 로비를 해도 무방하다는 풍조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현재도 실효성을 의심받는 취업제한기관을 무작정 확대하기는 어렵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직자에게 윤리를 요구하는 방식에서 취업제한만이 능사가 아니다”면서 “유용한 공직 경험을 되살릴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깨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 시행 과정에서 기존 퇴직자들에 대한 사후평가, 또 퇴직을 미루는 현직들의 의식과 행동 변화를 잘 살펴서 보완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진국처럼 공무원들의 재취업은 충분히 보장하되 취업 후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있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의 ‘행위 제한’ 방식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퇴직 후에도 준공직자 수준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관피아 방지법 시행] “이직했다간 ‘관피아’ 낙인… 정년 보장되는데 끝까지 간다”

    [관피아 방지법 시행] “이직했다간 ‘관피아’ 낙인… 정년 보장되는데 끝까지 간다”

    “일률적으로 뭉뚱그려 발을 묶어놓으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물론 일부 공직자의 잘못을 부인할 수 없긴 하지만….” 31일 행정자치부 한 간부는 씁쓸한 얼굴로 말꼬리를 흐렸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하는 다른 부처 직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발효된 개정 공직자윤리법(일명 관피아방지법)이 공직에 민간채용을 늘려 인사혁신을 이루겠다는 취지와 어긋나 혼동을 빚고 있다. 새로운 법률 시행으로 공무원의 민간 재취업을 제한하면 퇴직 공무원 수가 종전보다 줄어들 게 뻔한데, 다른 한편으로는 공직자를 외부 민간영역에서 많이 충원하는 정책을 펴 모순을 빚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에서 일하다 2011년 공채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김모(52) 국장은 “소신대로 다른 직업에 나서기 어려워져 가뜩이나 지적을 받는 복지부동 분위기를 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내부 반발이 만만찮다는 얘기다. 개정 공직자윤리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47명이 무더기로 재취업 심사를 신청한 데서 보듯 앞으로 공무원 퇴직자는 눈에 띄게 줄어들 전망이다. 공직사회의 오랜 순혈주의가 더 짙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공보·감사업무 등 전문직군만 민간인으로 충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각 부처에선 씁쓸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은 먹고살 길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국장급 고위공무원은 “공직생활 내내 야근, 주말 근무 등으로 뼈 빠지게 일하고 사기업보다 낮은 연봉에 시달렸다”며 “그래도 선배들이 퇴직한 뒤에 공기업 등에서 근무하며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젊은 날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다 사라졌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국장급 공무원은 “고위공무원은 50대 중반만 넘어도 나가라고 난리인데 관피아법으로 취업을 제한하려면 정년을 보장해 주든지 대안을 마련해 줘야 하지 않느냐”며 “연금은 60세를 넘어야 나오는데 그때까지 굶으라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산하 공기업이 많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세월호 참사로 인해 관피아법의 직접적인 원인 제공 부처로 지목된 해양수산부의 은퇴 연령 전후의 공무원들도 착잡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 국장급 공무원은 “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공적인 이해관계를 활용해 폐단을 저지르는 잘못된 ‘행위’를 규제해야지 ‘사람’을 규제하는 건 옳은 방향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오래 버티자는 게 유행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개방형 직위 확대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민간에서 개방형 직위로 들어왔다가 본업으로 되돌아가는 데도 공직자윤리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민간에서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려고 해도 돌아갈 자리가 보전되지 않으면 누가 오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충북 청주시의 한 지방공무원(4급)은 청주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됐지만 퇴직 당일 발표된 퇴직 공직자 취업 제한기관에 공단이 포함되면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게 됐다. 시는 충북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판단을 요청할 방침인데 만일 기존 직책과 새 직위가 업무 연관성이 있을 경우 취업은 무산된다. 서울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생각나눔] 감독하던 보험대리점에 재취업하는 ‘금피아’

    [생각나눔] 감독하던 보험대리점에 재취업하는 ‘금피아’

    대형 보험대리점(GA)의 준법감시인 가운데 23%가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GA는 보험회사를 대리해 보험 모집 및 고객 서비스를 하는 곳이다. 수수료를 좇는 영업 관행 탓에 불건전 영업행위가 끊이지 않아 금융 당국의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현직 시절 자신들이 감독했던 GA에 금피아들이 잇따라 재취업하면서 당국과의 유착 및 소비자 보호 역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금감원은 전문성을 갖춘 감독 인력이야말로 불법 영업을 막을 대안이라고 반박한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4일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GA 준법감시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500인 이상 대형 GA 39곳 가운데 9곳(23%)의 준법감시인이 전직 금감원 임직원이다. 2011년 1월부터 시행된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라 대형 GA는 영업 직원의 규율 위반 감시 등 내부통제 차원에서 준법감시인을 반드시 선임해야 한다. 그런데 GA에 입사한 금감원 출신 9명 모두 2011년 이후 채용됐다. 정부가 준법감시인을 선임하라고 하자마자 금융 당국 출신을 뽑은 것이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GA 준법감시인은 당국의 ‘방패막이’로 쓰이는 게 통상적”이라고 비판했다. 전관예우 차원에서 당국의 힘을 빌리거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한 보험대리점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 준법감시인이 있는 경우 검사가 수월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불완전판매, 리베이트 제공 등을 막아야 하는 게 (준법감시인의) 원래 역할인데 당국 검사 때 피해야 할 항목들을 짚어 주는 역할을 할 소지가 크다”면서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사도 볼멘소리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GA와 보험사 간 분쟁이 많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보험사 압박 카드로 GA가 관피아 출신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GA의 금감원 출신들은 퇴직한 지 2년이 넘어 ‘공직자윤리법’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자본금 10억원 이상, 연매출 100억원 이상만 취업제한 대상이어서 중소형 GA는 사실상 이들의 재취업행을 막을 장치가 없다. 금감원은 역차별이라고 반박한다. GA에 소속된 설계사만 전국적으로 20만명인데 덩치 큰 GA를 제어하기에는 당국 출신만큼 좋은 자원이 없다는 주장이다. GA 검사 업무를 맡았던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 매출에만 목을 매 법규 마인드가 전혀 없는 GA에 강하게 조언해 줄 수 있는 감사 역할은 기존 감독업무 인력이 제격”이라고 항변했다. 또 다른 금감원 고위 관계자도 “연봉 1억원이 넘던 사람이 절반 금액도 안 되는 자리에 자존심을 굽혀 가는 것은 ‘로비스트’ 차원이 아니라 보험사 감사를 위한 경력 쌓기용이나 생계용으로 보면 된다”면서 “인허가 업무도 아닌데 당국과 유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맞섰다. 법적인 문제가 없는데 단지 감독 업무를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GA행을 문제 삼는다면 지나친 역차별이자 취업 자유 제한이라는 것이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부원장은 “준법감시인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고 내부지배 관리 체계를 다시 만들어야 (GA의)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도 “금감원 출신들이 GA에 다수 포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GA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규정할 수 있는 업무 개선 방안을 다음달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새달 18일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 과목별 필승 전략

    새달 18일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 과목별 필승 전략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신문은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시험에 대비해 공무원 시험 전문학원인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강사들의 도움으로 시험의 특징과 대비법을 전격 분석했다. 지난주까지 국어, 영어, 한국사 등 필수과목과 사회, 수학 등 선택과목(고교이수과목)을 짚어본 데 이어 행정학, 행정법의 출제경향과 대비법을 살펴봤다. 많은 수험생이 선택하는 행정학과 행정법은 서로 다른 특징을 띠고 있기 때문에 과목별로 적합한 대비가 필요하다. 행정학은 매년 평이한 난도로 출제되면서 기출문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행정법은 2007년 이후 출제 경향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에 판례와 법조문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신용한 강사는 “국가직 9급 시험에서 행정학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되고 있다”며 “올해 역시 예년 수준의 난도로 출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난도는 평이하지만 출제경향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기출문제를 소폭 변형시키거나 행정학 교과서 이론을 토대로 하는 기본적인 문제가 많았다. 특히 개념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는지를 묻는 이른바 개념문제가 증가했다. 신 강사는 “지금은 기본적인 개념을 모두 다지고,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히고 있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행정학 교과서를 바탕으로 한 기본 이론과 핵심 개념에 대한 숙지와 함께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의 변화된 법령 및 제도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신 강사는 “박근혜 정부의 2차 정부조직개편, 공직자윤리법 개정 등은 올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19일 정부조직개편으로 새롭게 출범한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의 조직 규모와 업무, 정부조직법 개정안 내용, 강화된 공직자윤리법 내용 등은 시험 당일까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범정부적인 재난 관리 사령탑을 맡고 있는 국민안전처는 정원 1만 375명의 거대 조직으로 산하에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를 두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인사행정의 전문성, 독립성, 집중성 등을 강화하는 취지로 출범했고, 안전행정부는 행정자치부로 명칭을 바꿨다. 아울러 이번 달 말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직자윤리법은 일명 관피아법이라고 불린다. 개정법은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2급 이상 고위직에 대한 업무 관련성 판단 기준을 ‘소속 부서의 업무’에서 ‘기관의 업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세무사 자격을 가진 공직자의 관련 기관 재취업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험을 한 달 정도 남긴 시점에서는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기보다는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에 대한 복습이 우선돼야 한다. 신 강사는 “행정학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의 이해도와 암기 수준이 당락을 결정한다”며 “다른 수험생들이 맞히는 문제를 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분야별 기본적인 사항의 기출문제를 재점검하고, 간단히 전 범위 모의고사 등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행정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조문과 판례다. 박춘철 강사는 “출제경향이 2007년 이후 바뀌었고 현재까지 법조문과 판례 위주의 출제가 유지되고 있다”며 “특히 행정법 시험에서 판례의 태도, 입장, 내용을 묻는 유형이 거의 대부분에 이를 정도로 높은 출제비중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즉 판례의 결론을 문제로 제시한 뒤 판결내용이 긍정이냐 혹은 부정이냐에 대한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가 대부분이라는 의미다. 필수과목이었던 행정법이 선택과목으로 바뀌면서 난도 역시 낮아져 정답 찾기가 수월해졌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박 강사는 “생소한 문제 유형이나 지문의 길이가 긴 문제라도 판례의 핵심 포인트만 잘 파악한다면 어렵지 않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문제가 기출문제 혹은 중요 판례 등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중요 판례 및 법조문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행정법은 출제되는 문제의 범위가 정해져 있는 데다 판례와 법조문의 출제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고득점이 가능한 전략 과목이다. 박 강사는 “시험을 한 달 정도 남겨놓은 지금 시점에서는 기출판례와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는 마무리된 상황이어야 한다”며 “마지막까지 기본서의 회독수를 늘리면서 모의고사 및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마무리 전략은 판례의 결론 정리와 논지 파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험에서 자주 출제되는 행정절차법,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행정심판법, 행정소송법 등의 주요 법조문은 매일 20~30분 정도 일정한 시간을 두고 눈에 익을 정도로 암기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마지막으로 과목별 학습전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험 당일에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건강 및 체력 관리다. 시험을 코앞에 두고 무리한 학습을 강행하거나 밤을 새우는 등 신체 리듬이 깨지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을 준비한 시험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시험 당일에 맞춘 식단 조절, 건강관리, 학습량 조절 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드림팀’ 거듭나는 제주 도시계획위

    ‘관피아’ 논란을 빚었던 제주도 도시계획위원회가 전면 쇄신된다. 제주도는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 실현을 위해 심의기구인 도시계획위원회를 개편하기로 하고, 오는 20일까지 위원을 공모한다고 11일 밝혔다. 도는 도시계획위가 지금까지 학회와 대학교 추천 등 개별 위촉해 오던 것을 전문성(도시 관련 민간 전문 분야) 위주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도시계획 관련 분야별 전문가는 전체 위원의 3분의2 이상으로 구성하도록 돼 있음에 따라 이번에는 도시계획(9명), 디자인·경관(2명), 문화·관광(2명), 건축(4명), 교통(2명), 환경(2명), 방재·소방(2명), 토목(2명), 에너지(1명), 농림·정보통신(1명) 분야 등을 공모한다. 도시계획위원은 총 30명 중 민간 전문가를 90%인 27명 위촉하고, 도의원 1명과 공무원 2명으로 구성된다. 민간 전문가 가운데 제주도 내 현업 종사자는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제주도 각종 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 7조에 따라 동일인이 3개 초과 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하지 못하게 돼 있어 공모평가 과정에서 제한된다. 앞서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지난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도 산하 위원회 현황과 실태를 파악한 결과 전·현직 공무원이 124명으로 가장 많았고 교수 111명, 민간 전문가 109명, 도의원 12명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중국 자본 제주 투자기업 등에 상당수 전직 공무원이 재취업, 해당 기업의 인허가 업무를 맡는 등 관피아 논란을 빚었다. 좌광일 제주 경실련 사무처장은 “제주는 지역 경제의 행정 의존도가 높다 보니 모든 게 관료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며 “공모제를 확대하고 위원회 활동 및 회의록 등을 상시적으로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어린이집 정책 한 달, 엄마들에게 듣는다] “육아 부담에 둘째는 엄두 못 내”

    [어린이집 정책 한 달, 엄마들에게 듣는다] “육아 부담에 둘째는 엄두 못 내”

    →인천 어린이집 학대 사건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한지영·35)어린이집에 대한 믿음이 커 우리 애가 당했을 거란 생각은 안 했다. 그래도 선생님이 바뀔 땐 불안하더라. 원장도 엄마들 불안 때문에 지인에게 추천받은 교사만 고용한다고 했다. 타지 출신 보육교사는 취업 길이 막혀 버린 것 같다. -(정서윤·35)전업맘이 되기 전 나도 보육교사로 일했다. 좋은 보육교사가 더 많다는 것을 아는데도 학대 사건이 연달아 터지니 의심이 들더라. 아이가 다쳐도 평소에는 ‘넘어졌겠지’ 했는데, 지금은 ‘혹시나 우리 아이도?’라는 생각이 든다. 고민이 부쩍 많아졌다. →정부는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을 줄인다는 방침인데. -(정)전업주부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차 한잔 마시면 안 되나. 엄마도 엄마의 삶이 있다. ‘전업주부면 무조건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발상은 구시대적이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은 안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밤을 꼬박 새워야 하고 낮에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다. 24시간 호출하는 ‘상사님’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아이를 키우다 우울증에 걸린 엄마도 더러 봤다. 전업맘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이유는 엄마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아이를 일찍 낳았지만 출산 연령이 갈수록 높아져 나이 많은 엄마는 체력이 달린다. 나도 첫째를 낳고 아이가 예뻐 둘째를 낳으려 했는데 엄두가 나지 않더라. 육아를 개인 책임으로 떠넘기고 저출산 문제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대신 집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보육료를 더 주면 어떨까. -(한)돈 문제가 다는 아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지 않아도 몸이 너무 힘들어 어쩔 수 없이 보내는 전업맘이 더 많다. 보육 문제는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려 보육의 질을 높이면 해결될 일이다. 맞벌이맘의 어린이집 이용을 장려하고 전업맘의 이용을 줄이겠다는 것은 그저 정부가 돈이 없어 그런 것 같다. -(정)외벌이 가정은 맞벌이 가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일부 가정의 얘기다. 나도 잠시 일을 쉴 뿐 아이가 크면 재취업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전업주부도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 3~4년 아이만 키우다 보면 저임금 일자리, 비정규직밖에 갈 곳이 없다.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문제라면서 왜 하루 6시간, 아이를 맡기고 공부할 시간도 제한하려는지 모르겠다. →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위해 어린이집에 맡긴다는 엄마도 많다. -(정)아이를 엄마가 품고 있으려면 소득이 많아야 한다. 체험전, 전시회에 함께 가서 아이가 풍부한 경험을 하게 하고 키즈 카페 등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외벌이를 하면 소득이 줄어 쉽지가 않다. 돈 없이 집에서 아이를 키우면 정말 힘들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놔야 할까. -(정)보육교사의 실습 시간을 확대한다는데 어지간한 확대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직도 모르는 게 많고 배워야 할 게 많다. 보육교사도 마찬가지다.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길러야 한다. 정규교육 과정에서 적어도 1년 정도의 실습을 거쳐야 한다. -(한)보육교사 처우가 너무 안 좋다. 내가 아는 교사도 처음 일을 시작할 땐 월급이 80만원밖에 안 됐다고 한다. 어느 정도 월급을 받아야 선생님도 사명감이 생긴다. 보육교사의 월급, 고용 안정성 등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또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를 위해 육아법 교육 등을 나라에서 제공했으면 한다. 친정어머니나 시부모가 안 계신 집은 정말 막막해 어린이집을 찾을 수밖에 없다. 글 사진 오산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안 내용 “연금 지급률 재직자 1.5%, 신규자 1.0%”

    공무원연금 개혁안 내용 “연금 지급률 재직자 1.5%, 신규자 1.0%”

    공무원연금 개혁안 내용 공무원연금 개혁안 내용 “연금 지급률 재직자 1.5%, 신규자 1.0%” 정부가 6일 공무원연금의 지급률을 낮추고 재직자의 퇴직금은 현행을 유지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관련 정부 기초제시안을 정식으로 공개했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전날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를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전체회의’ 질의응답을 통해 이 같은 안을 밝힌 뒤 ‘정부안’이 아니라고 해명했으나 다시 자료가 정식 공개되면서 논란도 예상된다. 인사혁신처가 이날 배포한 ‘국민대타협기구 논의를 위한 정부 기초제시안’에 따르면 정부는 재직자에 대해 공무원연금 지급률을 현재의 1.9%에서 재직자는 1.5%로, 신규자는 1.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새누리당이 발의한 법률안과 비교해 신규자는 동일하지만 재직자의 경우 지급률을 0.25%p 높인 것이다. 공무원 기여율(보험료율)은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현행 월소득의 7%에서 재직자는 10%로 높이고, 신규자는 4.5%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경우 정부가 부담하는 보험료율은 현재 12.7%에서 최대 18%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의 39% 수준인 퇴직금은 재직자의 경우 현행을 유지하되, 신규자에 대해서는 민간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전체적으로 현행보다 ‘더 내고 덜 받는’ 기조이지만, 새누리당안보다는 공무원의 입장을 한층 더 반영했다는 평가가 많다. 현행 지급개시 연령은 2010년 이전 임용자는 60세, 2010년 이후 임용자는 65세지만, 정부는 이를 2010년 이전 임용자도 2023년 퇴직부터 2년에 1세씩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지급개시 연령은 2031년부터 65세로 통일된다. 연금수령 최소 가입기간은 현행 20년에서 10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새누리당안(현행과 동일)에 비해 가입기간 제한을 완화한 것이다. 현행 33년인 기여금(보험료) 납부 기간은 33년 이상이 돼도 내도록 납부 기한을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장기 재직자의 연금액이 현행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하는 조건에서다. 현재는 퇴직후 일정금액의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이 있더라도 연금액의 최소 50%를 지급하도록 돼 있다. 새누리당은 선거직 진출이나 공공기관 재취업 시 전액 지급 정지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정부는 선거직·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 재취업 시에도 전액 지급 정지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에는 있지만 현행 공무원연금에는 없는 소득재분배 기능도 추가될 전망이다. 연금 수령액 산출 시 본인 재직기간의 평균급여만 적용하는 대신 앞으로는 전체 공무원 가입자의 재직기간 평균소득을 적용해 보정하겠다는 뜻이다. 보험료 소득 상한은 현행 전체 공무원 평균소득의 1.8배에서 1.5배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물가와 연동되는 연금액 인상률은 향후 5년간 동결하고 고령화지수를 반영해 물가 인상률 이하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는 기존에 연금액에 따라 3%의 재정안정화기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이번에는 빠졌다. 현행 2010년 이전 임용자 70%, 2010년 이후 임용자 60%로 구분돼있는 유족연금은 임용시기와 무관하게 60%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근면 처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타협기구 전체회의에서 “정부안이 있느냐”는 참석자의 질문에 “대타협기구에서 논의할 기초 제시안이 있다”며 준비해온 안을 읽었다. 참석자들의 반발로 회의가 정회됐다 재개되자 이 처장은 “기구에서 논의할 수 있는 생각이 제시된 안”이라고 했다가 “정부안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어 인사혁신처는 해명자료를 내고 “대타협기구에서의 논의를 위해 제시한 것으로 정부안이 아님을 알린다”고 확인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개혁안을 흘려 여론을 떠본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정부는 이를 이 처장의 ‘돌출행동’으로 정리한 셈이다. 하지만 인사혁신처가 하루 뒤인 이날 다시 정식으로 자료를 배포함으로써 정책 혼선과 불신만 키웠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날 공무원단체들은 “정부가 타협기구의 합의정신을 무시했다”며 “소모적 논란을 일으키고 신뢰를 깨뜨린 인사처장을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 세진 관피아법 오기 전에… 짐싸는 官들의 한숨

    더 세진 관피아법 오기 전에… 짐싸는 官들의 한숨

    #사례1 금융 당국의 수장을 지낸 모 인사는 최근 한 시중은행의 사외이사직에 지원하려다가 포기했다. 외부에는 “고사했다”고 ‘공식 멘트’를 날렸지만 실상은 다르다. 당국의 반대 기류를 전해 들어서다. 취업제한 기한 2년이 풀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국민 정서상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게 간접적으로 확인한 당국의 기류였다. 그는 “일명 관피아법 제정으로 후배(공무원)들의 재취업은 더 어려워졌다고 하더라”면서 “요건을 강화한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취업제한 룰’을 지키고 나면 경험을 살려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제발 법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사례2 금융감독원의 한 고위 임원은 “나가 달라”는 윗선의 요구에 두말 없이 “그러겠다”고 했다. 후배들을 위한 용퇴 차원이기도 했지만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취업제한 문턱이 더 높아진다는 점을 의식해서였다. 그는 “공무원이기 이전에 나도 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인데 조금이라도 취업 가능성이 높을 때 옮기는 게 낫지 않겠느냐”면서 “그런데 아직 관피아법 시행 전이라 현직 시절 업무와 연관성이 없을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취업할 수 있게 돼 있는데도 금융권과 당국이 실체도 불분명한 여론몰이로 아예 지원조차 못 하게 눈치를 주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 방지법’으로 알려진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전·현직 관료들의 한숨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 세진’ 관피아법이 오기 전에 짐을 싸는 게 낫다며 ‘현실적 선택’을 하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의 더 큰 항변은 ‘족쇄’(취업제한 규정)가 풀려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정서법’에 막혀 재취업의 길이 막혀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강화된 공직자윤리법은 오는 3월 31일 시행된다. 재취업 제한 기한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취업제한 범위도 ‘소속 업무’에서 ‘소속기관 업무’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쉽게 말해 금감원 임원은 기관 전체의 대표성을 띤다고 간주, 은행만 담당한 임원일지라도 보험회사에 재취업하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그러자 퇴직이 몇 달 안 남았거나 1년 넘게 남았더라도 차라리 관피아법 시행 전에 나가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 금피아(금감원+마피아), 관피아가…”라는 부정적 인식이 아직은 강하다. 아예 ‘취업 심사’조차 받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크다. 원칙적으론 3월 30일까지는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면 ‘해당 기관 심사 신청→상위 기관 확인→인사혁신처 검토→공직자윤리위 상정’ 등의 절차를 거쳐 재취업 승인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관료들은 현실에서는 ‘그림의 떡’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금감원 임원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감원 임원이 금융사 관련 취업심사를 신청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전했다. 수십 년간 전문성을 획득한 인재와 노하우를 통째로 사장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등 또 다른 권력기관만 좋은 일 시킨다는 주장이다. 한 경제부처 관료는 “솔직히 전문성이나 경험 면에서 정치인들이 관료보다 낫다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한 뒤 “관 출신은 무조건 안 된다는 (주홍글씨) 낙인효과가 우리 사회에 너무 강하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평판이나 실력을 감안할 때 전문성 있는 경제관료 출신을 영입하자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있지만 워낙 관피아 배제 정서가 강해 총대를 메기 어렵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관의 자업자득 측면도 크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수십 년간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왔던 관피아들도 반성해야 하고 힘있는 관 출신을 방패막이로 활용했던 시장도 적폐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별도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위원회를 만들어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 구제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제3의 심사위를 만들어 선별 구제하는 방안은 또 다른 옥상옥이나 객관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관료들의 재취업을 일괄 제한하는 사전적 규제보다 업무 연관성으로 이득을 취했을 경우 일벌백계하는 사후 규제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국민들이 정부의 ‘사후 처벌’ 의지를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박흥식 중앙대 공공인재학 교수도 “법 취지는 좋지만 자칫 직업 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2급 이상 고위공직자 재취업 더 까다로워진다

    앞으로 2급 이상 고위공직자가 퇴직한 이후 재취업하는 절차가 한층 까다로워진다. 인사혁신처는 오는 3월 31일부터 시행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관피아 방지법)에 따른 세부 내용을 정한 시행령 개정안을 22일 입법예고했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2급 이상 고위공직자에게는 업무 관련성 판단 기준이 기존의 ‘소속 부서’가 아닌 ‘소속 기관’으로 확대 적용된다. 부서 업무가 아닌 기관 전체 업무과 관련이 있는 민간기업 등에는 취업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기관 업무는 부속기관과 특별지방행정기관을 포함한 기관 전체의 업무로 정해졌고, 해당 규정을 적용받게 되는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직원도 정해졌다. 우선 공무원 가운데 별정직 공무원·연구관·지도관·장학관·교육연구관·임기제공무원(2급 상당)을 비롯해 고등검찰청 검사급 이상, 소장 이상의 장관급 장교, 치안감 이상 경찰공무원, 소방감 이상 소방공무원에게 적용된다. 공직유관단체 가운데 한국은행·금감원·예금보험공사의 1급 직원과 한국수력원자력 1급 직원이 포함됐다. 아울러 취업제한 기관은 인허가 규제 업무나 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유관단체, 안전관리·지도·단속업무를 하는 공직유관단체, 기본재산 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사회복지법인으로 확대된다. 또 취업이력공시제 시행에 따라 퇴직자의 성명과 취업한 기관이름, 직위, 일자를 10년간 매년 공시하고, 퇴직 전 소속기관명·직위·퇴직일자·취업예정기관명·직위·일자 및 취업심사결과도 공개한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부처 협의 등 절차를 거쳐 공직자 윤리법이 제대로 작동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국가혁신 8개부처 업무보고-안전·인사혁신] 공무원 인사·보수체계 성과 중심 개편…우수 공무원 2계급 특진 경쟁체제 강화

    [국가혁신 8개부처 업무보고-안전·인사혁신] 공무원 인사·보수체계 성과 중심 개편…우수 공무원 2계급 특진 경쟁체제 강화

    앞으로 공무원 인사관리와 보수체계가 성과 중심으로 개편되고, 성과 우수 공무원에겐 2계급 특별승진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21일 인사혁신처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점수 및 서열화로 이뤄지고 있는 평가체계는 등급제로, 연공서열이 아닌 성과 중심으로 바뀐다. 과장급 이상 공무원에 대해서는 성과급 비율을 늘리고, 탁월한 실적을 낸 공무원은 2계급 이상 특진과 함께 인센티브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반면 성과가 미흡하면 직무전환 배치 등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복지부동과 무사안일이라는 비판을 받던 공직사회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러한 성과 중심 평가의 정착을 위해서는 평가대상자가 승복할 수 있는 세부적인 기준을 먼저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남준 행정개혁연합 공동대표는 “다른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철저히 능력으로만 평가해 (평가대상자가) 결과에 승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가체계뿐 아니라 임용과 보직 이동도 전문성 강화 중심으로 개편, 운영된다. 모든 직급에 국민인재 경력채용제도를 도입하고, 고위공무원단에 최고 전문가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채용 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5년 임기 제한도 없어진다. 인사혁신처는 이러한 경력채용 확대로 2017년까지 공개 채용과 경력직 채용의 비율을 5대5로 조정할 참이다. 민간 전문가의 공직 유입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행정고시 순혈주의를 타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수치만 앞세운 공직 개방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실제 경력을 필요로 하는 공직 분야는 대외협력 등과 같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무늬만 개방형이 아닌 실질적인 개방이 되기 위해선 민간 전문가를 필요한 분야에 적절히 투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퇴직공직자 재취업 기준을 명확히 정립해 공직에서 얻은 전문성을 활용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유연하게 운영하고, 환경·안전 등 전문성이 필요한 직무는 전문직위로 지정해 4년(직군은 8년) 동안 보직을 이동할 수 없도록 해 전문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제외하고 연금 삭감에 따른 공무원 사기 진작을 위한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사설] 공직 개방 넓혀 발빠른 뉴거버넌스 만들라

    어제 법무부 등 8개 부처가 ‘국가 혁신’을 주제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새해 주요 업무 계획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인사혁신처의 공직 인사개혁 방안이다. 민간기업인 삼성그룹에서 오랜 기간 인사 혁신을 주도하다 지난해 말 공직에 발을 들인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어제 보고에서 개방형 직위 확대 등 ‘국민인재 열린 채용’을 기조로 한 이른바 이근면 혁신안을 내놓았다. 민간 부문 인재의 공직 참여 기회를 넓히고 공무원의 전문성을 민간 분야에서 발휘할 여건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인사혁신처는 먼저 민간 전문가의 공직 진출 확대를 위해 그동안 민간에 개방돼 있었으나 사실상 공무원 출신이 임명돼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개방형 직위를 개편, 오로지 민간 출신만 채용할 수 있는 ‘경력개방형 직위’로 바꾸기로 했다. 5년으로 묶여 있는 임용 한도도 아예 없애기로 했다. 1·2급 고위공무원 직위의 경우 장관이 공모 절차 없이 직접 민간 인재를 영입하는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2017년까지 5급 공무원 신규 채용에서 공개채용과 경력채용 비율을 5대5로 조정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그동안 개방형 공무원제가 임기 제한과 공모 과정의 번거로움 등으로 인해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민간의 공직 진출을 보다 용이하게 할 개선책으로 평가된다.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이젠 민간의 역량이 공공부문의 역량을 앞선 지 오래인 세상이다. 사회 변화를 따라가는 속도에서도 민간이 크게 앞서 있다. 그런 점에서 공공부문의 민간 참여 확대는 정부 기능의 박제화(剝製化)를 막고 공공부문에 생명을 불어넣는 시대적 요구라 할 것이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경계가 옅어질수록 국민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거버넌스가 가능해질 것이다. 민간의 공공부문 참여와 더불어 공직자의 전문성을 민간이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할 일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요구가 거세게 제기되면서 퇴직 공무원의 취업 제한이 한층 강화됐으나 그 당위성과 별개로 그에 따른 폐해도 이제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퇴직 공무원들이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쌓아 온 자신의 역량을 사회에 제대로 환원하지 못한다면 이 또한 사회적 손실인 까닭이다. 민·관 협치의 안정적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도 관피아와 구분되는 공직자의 민간 진출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어제 인사혁신처가 공무원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차원의 재취업은 허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만큼 속히 그 얼개가 제시되길 기대한다.
  • [열린세상] 정부3.0 시대의 공직자/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부3.0 시대의 공직자/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공직을 극장 모형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대한민국은 하나의 극장이다. 국민은 극장의 주주 겸 관객이다. 극장의 무대는 중앙정부(국가), 지방자치단체, 특수법인(공공기관) 세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각 무대의 연기자는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공공기관 직원이다. 합쳐서 공직자로 부른다. 이들은 경쟁시험을 통해 무대에 올라 처음엔 뒤쪽의 단역에서 출발해 여러 배역의 조연을 거쳐 점차 무대 앞쪽의 주연급으로 이동하며 수십 년간 머물다 무대를 떠난다. 무대 위 공연 작품은 국가나 공공단체의 각종 정책이다. 관객은 세금 등 입장료를 내고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뿐만 아니라 3~5년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주주총회에 참석해 극장의 총괄 대표인 대통령과 부문별 대표인 지방자치단체장 그리고 임원 격인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을 선출한다. 연기자는 입장료의 일부를 급여로 받는다. 우리나라가 가난해 정부 주도로 경제·사회발전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던 1980년대까지는 무대의 위치가 객석보다 높았다. 그래서 객석에서는 무대 뒤쪽까지는 잘 안 보였다. 또 입장료를 낼 형편이 안 되는 관객이 많아 작품 내용이나 객석 환경에 대한 비평이나 불만을 제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영화 ‘국제시장’ 주인공의 독백처럼 ‘진짜 힘들게’ 살았던 건국·산업화 세대의 피와 땀으로 입장료를 조금씩 올려 객석을 개량할 수 있었다. 그 결과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어느덧 무대와 객석의 높이가 비슷해져 무대의 작품과 공연 내용이 훨씬 잘 보이고 관객의 목소리도 경청하게 됐다. 이어서 민주화·개방화·정보화·선진화 세대의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통해 2000년대부터는 객석이 무대보다 높아졌다. 인터넷 시대의 관객들은 이제 무대 위 모든 상황을 자세히 보고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무대 위치는 극장 설립 당시와 별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객석이 계속 업그레이드되면서 정부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변했다. 그래서 무대가 객석보다 높았던 때를 ‘정부1.0’, 두 높이가 같은 때를 ‘정부2.0’, 객석보다 낮아진 후를 ‘정부3.0’이라 한다. 이에 따라 극장 구성원 전체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겨 공직 사회에 대한 개혁 조치는 불가피했다. 공직 연기자에게 연공급 대신 일반 연기자의 출연료와 같이 역할의 중요도와 크기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직무성과급제도, 객석의 민간 경력자에게 필기시험 없이 역량평가 등을 거쳐 배역을 바로 부여하는 개방형제도, 정부가 보유 중인 데이터를 국민이 요청하기 전에 먼저 공개하는 제도 등은 모두 정부3.0 시대의 산물이다. 즉 직업공무원제도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신분과 계급 중심의 인사제도를 직위와 역할 중심으로 바꾼 사례들이다.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극장이 존재하는 한 무대는 없앨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무대의 크기나 위치는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 그런데 무대가 있다면 연기자도 있다. 연기자는 항상 관객을 향해 일한다. 일반의 관객은 훌륭한 연기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 극장도 이렇게 돼야 바람직하다. 대다수 공직자는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공직자들에게 정부1.0 시절의 ‘국가 발전의 견인차’나 정부2.0 시절의 ‘국정 운영의 동반자’와 같은 자긍심을 기대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나 정부3.0 시대에도 ‘대한민국 헌법’ 제7조에 규정된 ‘국민 전체의 봉사자’ 역할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개인에 대한 봉사는 감사로 돌아오지만 전체에 대한 봉사는 당연시하기 쉬워 공직자가 국민으로부터 감사의 말을 듣기가 어렵다. 양의 해 2015년에는 지난해 공직 사회의 자조적인 ‘3종 세트’(세종시 이전, ‘관피아’ 논란과 재취업 제한, 공무원연금 개혁)와 같은 절망의 말 대신 희망의 선플이 많이 달리면 좋겠다. 오늘도 각종 정책 현안을 해결하느라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렇지만 잘한 일 99.9%에는 관심 없고 모자란 0.1%만 문책한다면 누가 열심히 일하고 싶을까. 무대 분위기가 우울하면 관객도 별로 즐겁지 않다. 새해 업무보고로 분주한 요즘 공직 연기자들이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보람과 긍지를 갖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극장의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의 따뜻한 격려의 말이 필요할 때다.
  • 공직혁신 첫 단추는 감사·인사평가·재무 등 ‘실질적 개방’

    공직혁신 첫 단추는 감사·인사평가·재무 등 ‘실질적 개방’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후속조치로 신설된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는 출범 초기부터 개방형직위와 공모직위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개방형직위 및 경력채용 확대 등 공직 개방으로 민간전문가를 영입해 공직사회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개방형직위 정착을 위해서는 민간 출신을 양적으로 늘리는 데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민간 출신이 공무원보다 강점이 있는 감사, 인사평가, 재무 등의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개방과 함께 능력 있는 인재 영입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4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제도 시행 첫해인 2000년 130개에 불과했던 중앙부처 개방형직위는 지난해 433개(고위공무원단 167개, 과장급 266개)로 크게 늘었다. 개방혁직위는 1999년 5월 국가공무원법 개정을 계기로 2000년부터 지금까지 15년 동안 시행됐다. 전문성 강화와 효율적인 정책 수립을 위해 공직 내·외부에서 적격자를 임용할 필요성이 있는 직위에 대해 공개모집하는 제도지만 그동안 전문성 및 투명성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2011년 이전까지 개방형으로 지정된 직위 수는 200개 안팎에 불과했다. 게다가 각 부처에서 자체적으로 개방형직위에 대한 선발 절차를 진행하다 보니 공정성 논란까지 일었다. 개방형직위에 외부 인사(타 부처 공무원 포함)가 임용된 경우는 2007년(외부 임용률 56.1%)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1년 44.3%, 2012년 37.2%, 2013년 36.1%를 기록했다. 또 개방형직위 경쟁률은 2011년 6.1대1, 2012년 5.5대1, 2013년 5.8대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의 폐쇄성과 부처 이기주의로 개방형직위가 공무원 조직의 돌려막기 인사와 재취업의 통로로 변질되는 등 ‘무늬만 개방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각 부처에서 진행하던 선발절차를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된 중앙선발시험위원회(중선위)에 맡기는 한편 개방형직위 최초 임용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총임용기간 제한(5년)도 폐지하는 등 대책을 내놨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중선위가 개방형직위 선발을 맡은 이후 개방형직위 경쟁률은 지난 5년간 평균 경쟁률(5.9대1)보다 증가한 8.9대1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인사혁신처의 인재정보기획관(국장급) 등 10자리에는 220명이 지원해 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예전에 비해 지원 인원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인재정보기획관의 경우 지원자 18명 가운데 민간 출신이 17명이나 지원하는 등 외부 인사 지원도 증가했다. 진재구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선위가 선발 절차를 맡으면서 공정성이 담보되고 이로 인해 지원자도 늘어난 것”이라면서 “최초 임용기간 연장 등도 직위에 대한 안정성을 높여 능력을 발휘할 시간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외부 수혈이 필요한 개방형직위를 정하는 방식도 해당 부처와 중선위, 인사혁신처 간 논의를 거치는 등 새로운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자리 늘리기에만 급급해 이른바 ‘한직’만 개방형직위로 내놓는 등 부작용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사혁신처는 앞으로 국민안전처 특수재난실장을 비롯해 병무청 중앙신체검사소장, 여성가족부 국제협력담당관 등 개방형직위에 대한 공모를 이어갈 방침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관피아’에겐 너무 좁아진 재취업문

    ‘관피아’에겐 너무 좁아진 재취업문

    세월호 참사 이후 민관 유착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퇴직공직자의 유관기관 및 민간기업 재취업이 예년에 비해 엄격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올해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전체 260건 가운데 취업가능은 209건, 취업이 제한된 경우는 51건(제한율 19.6%)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는 2011~2013년의 평균 취업제한율 6.7%에 비해 3배 정도 높아진 수치다. 임만규 인사혁신처 윤리복무국장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공직자 퇴직 후 재취업 관행 개선과 함께 세월호 사고 이후 민관 유착의 폐해를 근절하기 위해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제도를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올 상반기에 위원회 심사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취업한 24건에 대해 18건은 취업가능, 자진퇴직 5건을 포함해 6건에 대해서는 취업제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에이스건설 고문으로 임의 취업한 조석준 전 기상청장은 자진퇴직했고, 베르넷크레디트대부 비상근고문으로 임의 취업한 김희중 전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은 취업제한 결정으로 해당 업체에 해임이 요청됐다. 위원회는 또 이달 들어 신청받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21건 가운데 17건은 취업가능, 4건은 취업제한으로 결정했다. 상반기 임의 취업과 12월 심사를 포함해 모두 45건 가운데 심사 절차를 위반한 17건(국가 업무 수행·생계형 취업 11건 제외)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위원회는 이러한 결과를 29일 홈페이지(www.gpec.go.kr)에 공개했다. 한편 내년 3월부터는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기간을 늘리고 업무 관련성 판단 기준을 확대하는 등 지금보다 강화된 공직자윤리법이 시행된다. 인사혁신처는 30일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공포돼 내년 3월 31일 전면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2년인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기간이 3년으로 연장되고 취업제한 기관도 민간기업에서 시장형 공기업, 인허가 규제 업무나 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유관단체, 비영리단체까지 확대된다. 2급 이상 고위 공직자의 경우 업무 관련성 판단 기준을 ‘소속 부서’가 아닌 ‘소속 기관’으로 확대 적용한다. 민관 유착의 고리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변호사·공인회계사·세무사 자격증을 가진 퇴직공직자가 법무·회계·세무법인에 재취업하는 경우에도 재산등록의무자(고위 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는 취업심사를 받도록 했다. 법을 어겼을 경우 현재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강화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일손 놓은 ‘샌드위치’ 공직사회

    박근혜 정부의 집권 3년차를 앞두고 공직사회가 기로에 섰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한 공직개혁 관피아법으로 상징되는 적폐 청산 움직임이 일선 공무원들에게는 외환(外患)으로 와닿고, 장관의 인사권 약화 조짐 등에 따른 불만과 반발이 내우(內憂)로 번지는 조짐이다. 특히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 유출 의혹과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대통령 비판 발언 논란이 불거지자 공직사회의 중추인 실·국장급들은 청와대와 권력의 움직임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혁신과 복지부동 사이에서 주춤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10일 정부 부처들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일반 직원들은 “고액을 받아가는 고위직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개혁에 앞장선 간부들을 겨냥하는 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9일 국회에서 통과된 관피아법 등으로 ‘퇴직 후 유관기관 재취업 제한’이 확대되자 “정년을 보장하면 될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국장급들 사이에서는 “일보다 (인간)관계로 승부하는 편이 더 확실하다”는 자조적 분위기가 팽배해졌다고 한 간부는 지적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논란을 계기로 청와대 비서진 교체와 개각설이 돌고, 수장(장관) 교체로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력을 가늠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라는 것이다. 새해 1·2월이 관가의 통상적인 정례 인사철이다 보니 인사의 폭과 방향을 놓고도 말이 무성하다. 이런 가운데 인사혁신처가 12~13일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시·도 교육청의 인사과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개최하는 워크숍을 앞두고 각 기관에 자체 인사혁신 방안을 보고토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과 향후 추이에 관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관가에서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장관의 인사권이 위축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청와대가 국장급 인사에 간여하려 한다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일부 간부들은 장관보다는 청와대와 권력 주변에 눈을 맞추려 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중앙 부처의 한 관계자는 “무기력한 장관들은 성과보다는 평판을 중시하기 시작했고, 일의 성취보다는 무난한 관리를 선호하는 관리형으로 기울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직사회가 구심점을 잃고 개혁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한 기관장은 “역대 어느 정부도 국장급 인사를 갖고 이렇게 청와대가 간섭하는 예는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청와대와 공직사회의 골이 깊다. 장관들의 재량권과 인사권을 돌려줘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제대로 된 인재를 발탁하고, 그 뒤에는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공직사회 정상화의 첫걸음이란 얘기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