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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고문(顧問)의 세계] 그들은 무슨일 하나

    [대한민국 고문(顧問)의 세계] 그들은 무슨일 하나

    “아는 선후배 등을 통해 회사 수익활동을 위해 뛰어다녔다. 그런데 처음 고문으로 있는 6개월여 동안 아무 일도 맡기지 않아 오히려 불편하더라. 나중에는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먼저 말했을 정도다.”(전직 관료 A씨) “사회부처 퇴직관료는 로펌에서 거의 찾지 않는다. 기업을 클라이언트로 둔 로펌 입장에서 효용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대체로 로펌에 고문으로 들어가면 2~3년은 대우를 받는다. 그런데 원하는 소기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연봉 계약 시 초기 수준의 절반으로 깎아서 계약하자고 한다더라. 그러면 ‘아 이제 내 효용가치가 다했구나’ 하고 나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그대로 눌러앉는 경우도 있다더라.”(전직 관료 B씨) 기업체나 로펌에 재취업한 고위 공직자들이 소속 회사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3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민간기업에 들어간 고위관료들은 일반적으로 재취업한 회사의 이익을 위해 퇴직 전 부처의 후배들과 교류하며 정책 동향을 파악하고 담당자를 소개하는 등 이른바 알선, 청탁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다 보면 이해 충돌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20일 참여연대의 자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2009년 6월 1일부터 2010년 5월 31일까지 재취업이 가능하다고 통보한 퇴직자 130명을 대상으로 취업 전 업무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무려 81명(62%)이 직·간접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업체나 협회 등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14명 등 44명은 절대 취업해서는 안 되는 경우로 지목됐을 정도다. 분당경찰서장과 경기지방경찰청 교통과장 등을 지낸 C씨는 한 경비업체 중부본부 고문으로 취업했다. 과거 자신이 감독하던 민간업체에 취직함으로써 경찰과의 유기적 업무 협조를 원활히 도모하고 있으나 공직자윤리법 위반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참여연대는 특히 국방부 출신의 업무 관련 업체 취업을 많이 지적했다. 국방부 육군교육사령부 모 준장의 경우 화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방산업체인 ㈜현대위아의 상임고문으로 취업, 기업체의 재산상 권리에 직접적이고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참여연대는 분석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국방부, 방위사업청 퇴직자의 경우 업무 내용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상당수에 대해 업무 연관성을 판단하기 쉽지 않았지만 대부분 방위사업체에 취업하고 있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방위사업체로의 취업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고위공직자서 기업 고문(顧問)으로… 카멜레온 같은 그들의 세계

    고위공직자서 기업 고문(顧問)으로… 카멜레온 같은 그들의 세계

    사법고시나 행정고시 등에 합격하고 20년 안팎의 공직 경력을 토대로 현직 후배들을 챙기며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사람은? 기업체나 로펌의 고문이다. 받는 연봉에 비해 놀랍게도 비상근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산저축은행 예금 부당 인출 사태로 전관예우 문제가 불거지면서 장·차관 등 고위 관료 출신 고문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거세다. 정부가 공직자윤리법 개정 등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정책개정 노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로펌이나 대기업에서 전직 관료들을 고문으로 영입하는 것은 ‘수익은 극대화하고 위험은 최소화하는 보증수표’를 챙기는 효과가 있다. 이들은 “전문성을 갖춘 실력 있는 관료들의 사회 진출을 제한하는 것은 전문성이나 능력을 사장시켜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고 옹호한다. 공직자는 국민의 세금인 국비로 해외연수 등을 통해 능력을 키웠으므로 취업 제한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문이 현직 공무원 후배들을 통한 정책 동향 파악 등 알선·청탁을 위한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다는 비판적 지적이 대체적이다. ●고문에도 부익부 빈익빈 부처에서 뛰어난 실력을 입증했다고 하더라도 모든 퇴직 관료가 고문이 될 수는 없다. 대체로 민간 기업에 대한 규제 권한을 가진 경제 부처 출신 퇴직자들은 시장에서 ‘우량주’로 우대받는 반면 사회 부처 소속 관료들은 ‘찬밥 신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 로펌 전문 인력의 절반 이상이 공정위·금감원·국세청 출신 공직자였다. 이렇다 보니 알게 모르게 퇴직 이후를 생각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퇴직 상관의 일자리를 알선하는 등 공무원 행동강령과 배치되는 행동을 하게 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회 부처 공무원들이 퇴직 후 고문으로 가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의 움직임은 한가로워 보인다. 얼마전 행정안전부는 국회의원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발의에 대해 장단점을 소개한 의견을 제출했다. 퇴직자들의 취업 제한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입장에서 보면 소극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의견이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취업 제한의 부작용 등 장단점을 다 고려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라면서 “그런데 지금은 저축은행 사태도 터졌고 상황이 바뀌었지 않느냐.”고 개정에 적극적일 것임을 내비쳤다. 저축은행 사태가 생기지 않았다면 공직자윤리법 개정은 없었을 것이라는 방증이나 다름없다. 국세청은 현직 공무원들이 퇴직 선배를 위해 기업체 고문 계약을 알선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으나 이 제도의 실효성을 놓고 말들이 적지 않다. 최고위직급들이 퇴직 후 주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로펌이나 유명 회계법인에 재취업하는 현실에서 일선 관서장급으로 물러나는 일반 직원들에게만 적용될 소지가 있다는 푸념이다. ●잘못된 공직관 바꿔야 시민사회에서는 이렇게 가다가는 국가로서의 정상적인 기능 자체가 마비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강지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는 “장관 등 고위직을 지내고 재벌 회사로 가는 게 상상할 수 있는 일이냐.”면서 “이는 현직에 있을 때 한 건 봐주고 퇴직 후 그 기업 품에 안기는 것이다. 이처럼 공직을 더 좋은 자리로 가기 위한 대기처로 인식하는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은 “당사자들도 당연히 고액을 받아야 된다는 선민의식을 버려야 한다. 이익 추구형이 아닌 사회 환원형 봉사 개념으로 의식이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진상·오일만기자 jsr@seoul.co.kr
  • [대한민국 고문(顧問)의 세계]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 전관예우를 말하다

    [대한민국 고문(顧問)의 세계]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 전관예우를 말하다

    “최근 고위 공직자와 판검사 등 법조인의 전관예우 문제와 관련해 언론이 지적하고 우려하는 부분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권익위원회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2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고위 공직자들의 전관예우 문제에 대한 의견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 정부 관련 부처에서 논의 중인 단계라 구체적인 방안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적극 동의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최근 서울신문이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진단하고 있는 데 대해 특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로펌行, 돈 추구하는 듯 비쳐져” 그는 전관예우 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먼저 공직자들의 삶의 자세를 지적했다. “오랫동안 공직자로 일해 왔다면 퇴임 후에는 ‘돈’보다 희생하는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법조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이 로펌으로 향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는 것도 ‘돈을 추구하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로펌 근무 경험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언론이나 일반 국민들이 고위 공직자 또는 판검사들의 로펌행을 로비스트화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면서 “비록 자신만은 아니라고 부정할지 몰라도 일반 국민들의 눈에 그렇게 비친다면 희생을 해서라도 로펌행 등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이홍훈 대법관이 전관예우 금지법의 정신을 존중해 퇴직 후 1년 정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이 대법관은 다음 달 1일 정년 퇴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김 위원장은 “나는 로펌 일이 적성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관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대법관을 그만둔 후 로펌의 제의를 받았다는 소문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면서 “로펌에서는 단 한건의 제의도 없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판검사의 로펌행과 고위 공직자의 산하기관 및 사기업체 재취업은 문제가 다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 부분을 포함한 전관예우 문제 전반을 검토하고 대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로비스트 양성화는 섬세한 검토 필요” 하지만 일부에서 주장하는 로비스트 제도의 법제화에 대해서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며 비교적 자세히 의견을 밝혔다. 현재도 청원권 행사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로비가 가능한 상태이고 더욱 확대된 의미의 로비까지를 법제화하는 데는 판단이 잘 안 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로비스트 제도의 법제화는 양성화로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섬세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김 위원장은 국내 최초로 여성대법관(2004~2010년)을 지냈다. 지난해 8월 퇴임 당시에는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전관예우 관행에 젖어 있는 법조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남편이자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대표로 있는 강지원 변호사는 “집사람은 퇴임 일년 전부터 개업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애들이 다 컸고, 돈 벌어서 뭐 하느냐. 젊은 사람 일자리를 뺏어 가는 것”이라고 뒷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나도 지난 연말에 변호사 폐업 신고를 했다.”면서 “요즘 봉사 활동을 하러 다닌다.”고 소개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정책흐름 파악’ 대리행위 막으면 재취업까지 차단 가능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정책흐름 파악’ 대리행위 막으면 재취업까지 차단 가능

    정부가 추진 중인 퇴직 공직자의 전관예우 방지 개선안 마련을 앞두고 취업제한 기준뿐만 아니라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퇴직 공직자의 청탁·알선·대리행위도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기준을 무엇으로 삼을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19일 “재취업 제한보다 제재 수준이 더 높은 ‘이해충돌’에 대해선 의견이 제각각이라 내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대리행위, 특히 로펌에 재취업한 퇴직 공직자의 소송 참여는 절대 허용해선 안 된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대리행위는 제도적 제한 가능” 최유진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알선·청탁은 물밑에서 이뤄지므로 잡아내기 힘들지 몰라도 대리행위는 명확히 드러나는 만큼 제도적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대리 사건의 소송 상대자가 전에 몸담았던 정부 부처일 경우 음으로 양으로 부처 내부 정보·동향을 캐낼 수 있다.”며 대리행위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대리행위는 비단 소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직접 소송에 관여하지 않아도 고문 등의 형식으로 얼마든지 전 직장 선후배들에게 정책 관련 협상을 할 수 있다. 김&장 등 굴지의 로펌들이 공정거래위, 기획재정부 등 주요 경제부처 출신 간부들을 연간 자문료만 수억원씩 퍼주며 고문으로 영입하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 때문에 퇴직자의 직접적인 소송 참여뿐만 아니라 정책 흐름 파악 등을 위한 간접적인 대리행위까지 금지하면 고문· 감사는 물론 사외이사의 재취업까지 거를 수 있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다만 대리행위 금지의 경우 기간을 한정해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를 대표하는 고위 공직자의 대리행위는 영구금지하고 중간 간부는 2년간 금지하고 있다. 고위 공무원은 사실상 재취업을 할 수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이 공무원들의 조언 행위 금지 기간은 1년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 정도 기간이면 공무원 조직도 물갈이되고 제도도 바뀌어 퇴직 공직자의 입김이 작용하기 어렵다는 계산에서다. ●실효성 놓고 정부 내 이견 알선·청탁의 경우 이른바 ‘부탁 전화 한 통’처럼 기준이 애매해질 수 있어 금지 여부를 놓고 정부 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규제하기로 했다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참여연대의 이재근 시민감시팀장은 “업무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퇴직 전 소속 기관 직원을 상대로 한 퇴직자의 청탁행위, 자신의 이익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소속 기관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알선) 등을 규제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면서 “이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국회나 행정부의 의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방송통신대 윤태범 교수는 “취업 형태는 아니지만 자문, 사외이사처럼 사실상 고용 상태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태반이라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행위까지 취업을 막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개최된 ‘공직자 전관예우 관행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발표된 국민·공무원 인식조사에 따르면 알선·청탁·대리 행위를 금지하는 행위제한 제도 도입에 대해 일반 국민은 물론 경제기관·사정부처 공무원 등 대부분 공무원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전관예우 실질적인 근절이 중요하다

    정부가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전관예우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무총리나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들이 퇴직 후 일정 기간 법무법인(로펌)이나 세무·회계법인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퇴직하기 이전에 몸담았던 조직의 공무원들에게 청탁이나 알선 또는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취업제한 업체 범위를 확대하고, 퇴직 공직자들이 사기업에 취업한 이후 현직 공직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는 투트랙 전략으로 전관예우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이전에도 공직자윤리법 및 시행령을 통해 공직자들의 유관기관 취업제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별 실효성이 없었다. 실제로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때마다 전직관리가 전관예우를 통해 단기간 내에 수억, 수십억원을 챙긴 것이 문제가 되곤 했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실질적인 전관예우 근절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공직자가 퇴직한 공직자를 접촉할 때는 사전·사후 신고하도록 하거나, 신고 미이행 시에 엄중하게 처벌하는 등 실질적인 보완조치도 필요하다. 7월부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로펌 시장이 개방돼 경쟁이 격화되는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회투명성도 더 높여야 한다. 그 다음 제도로서 불법 로비를 근절하는 게 중요하다. 제도는 정교해야 한다. 일본처럼 민간기업에 재취업한 퇴직 공무원의 현직에 대한 의뢰 요구를 금지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정무직 고위공직자에게 퇴임 후 5년간 해당 기관을 위한 로비활동을 금지시킨 미국의 연방집행명령도 참고할 만하다. 물론 공직자가 평생 쌓은 전문성을 사장시키거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 직업공무원제도는 공직에 전념한 뒤 명예롭게 퇴직해 연금생활을 하라는 의미가 크다. 중간에 퇴직하고 고액연봉 직장으로 옮기는 걸 당연시하는 풍토는 너무 위험하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제도를 참고로 해 공직자의 취업 제한과 로비 관련 법제를 촘촘하게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취업제한 기한을 피하기 위한 악의적 경력 세탁도 막아야 한다. 전관예우가 만연하면 정부 불신이 심화됨을 명심해야 한다. 퇴직공직자 취업 제한 여론을 수렴해 개선안에 반영해야 한다.
  • 전관예우 관행 인식差 크다

    전관예우 관행 인식差 크다

    우리나라 현직 고위 공무원 네 명 중 한 명은 의사 결정을 할 때 퇴직 상관을 의식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위 공무원단(고공단)의 15.7%는 퇴직 상관에게서 직접 부당 압력을 받았으며, 45.7%는 부당 압력을 받은 사례를 들어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행정연구원은 17일 서울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공직자 윤리성 확보를 위한 전관예우 관행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공무원 167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공단의 24.3%가 퇴직한 전직 상관을 의식해 의사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4~5급은 12.6%, 6급 이하는 12.2%가 의사 결정 과정에서 퇴직한 전직 상관을 의식했다고 각각 답했다. 퇴직 상관에게서 부당한 압력을 직접 받은 경험은 고위직으로 갈수록 훨씬 두드러졌다. 고공단이 15.7%로 가장 높았으며, 4~5급(10.7%)과 6급 이하(9.8%)가 뒤를 이었다. 부당한 압력을 받은 사례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공단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45.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4~5급과 6급 이하는 39.6%, 37.4%가 각각 같은 대답을 했다. 전관예우 관행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과 공무원 사이에 인식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국민권익위원회를 방문한 민원인 34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복수 응답) 결과에 따르면, 일반 국민 응답자들은 법조(85.6%), 금융(84.4%) 이외에도 조세(38.9%), 국방(38.4%), 경제 규제(25.6%), 경제 조장(25.3%) 등 전관예우 관행이 전반적으로 널리 퍼져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고위 공무원들은 법조(88.6%), 금융(94.3%), 조세(64.3%) 분야가 특히 문제라고 지적했고 국방(30%), 경제 규제(18.6%), 경제 조장(4.3%) 등에 대한 문제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퇴직 공직자를 외부에서 채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공단의 90%와 일반 국민의 78.3%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로비용이라고 답했다. 이어 고공단의 51.4%와 일반 국민의 59.5%가 퇴직 공직자들이 재취업한 곳에서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로비·보수액 상한 규제 필요”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로비·보수액 상한 규제 필요”

    ‘퇴직공무원 취업제한 기준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보수액 기준도 추가하라.’ 한국행정연구원이 17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개최한 ‘공직자 윤리성 확보를 위한 전관예우 관행 개선방안’ 세미나에선 실효성이 떨어지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공직사회 내부가 국민 여론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회전문 인사에 대해 너그럽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요지를 정리했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공직자의 윤리 확보와 이해충돌의 방지’ 주제발표에서 “이해 충돌은 공직 전 생애(입직 전-재직 당시-퇴직 후)에 걸쳐 발생하는데 특히 퇴직 후 발생하는 전관예우가 문제”라고 전제한 뒤 “미국의 정부윤리법을 차용한 우리 공직자윤리법은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고 비판했다. ●유관업종 취업제한 2년→4년 미국은 이해충돌 방지에 초점을 맞췄지만 우리는 이를 외면하고 취업으로만 국한시켰다는 것이다.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3년 취임 후 처음 서명한 법안은 정무직 고위 공직자에 대해 퇴임 후 5년간 해당 기관을 위한 로비활동을 금지시킨 연방집행명령이었다. 또 미국 의회 스스로 20세기 가장 훌륭한 법률이라고 자평하는 뇌물 및 이해충돌법률(1962년 제정)은 전직 공무원·의원들이 특정 문제와 관련해 연방기관에 대해 특정한 정당을 대변하는 행위, 연방 공무원이 연방정부 일처리와 관련해 특정인을 대변하거나 재정적 이해관계를 갖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나카무라 도라아키 우송대 솔브리지 국제대학 교수는 일본의 전관예우 실태와 방지제도를 소개했다. 일본에도 낙하산 인사는 있다. 이른바 ‘아마쿠다리’ 혹은 ‘와타리’로 상급기관의 공직경험을 토대로 유관기관에 재취직하는 ‘특권적 신분보장’이다. 그러나 나카무라 교수는 “전관예우가 사회적인 골칫거리는 아니다. 사법부의 경우 정년퇴직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에다 전관변호사에 대한 각 지역 변호사회 감시가 매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2008년 12월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을 통해 민간기업에 재취업한 퇴직 공무원의 현직에 대한 의뢰·요구를 금지하고 있다. 공무원이 다른 임직원이나 전 임직원의 재취직을 알선해서도 안 된다. 대상기관은 지방공공단체, 국가·국제기구를 제외한 모든 영리기업, 주요 비영리법인이다. 특히 일본은 공무원 취업제한은 물론 이해관계가 있는 행위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이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에 대해 구직활동을 할 수 없다. 이환성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공직자윤리법 강화를 통한 제도적 보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직자윤리법 제2조의 2에 명시된 이해충돌 방지 의무 대상자를 현 공직자는 물론 퇴직자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퇴직자의 취업제한 기간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이해충돌 가능성이 높은 특정업무는 제한기간을 4년까지 확대하고, 고의적인 경력 세탁 방지를 위해 업무관련성 기준 기간도 ‘퇴직 전 3년 이내’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안을 내놓았다. 업무관련성 적용범위도 ‘퇴직 전 3년간 소속부서’로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고 있는데 과장 이하는 소속 과, 국장 이하는 국, 기관장은 기관 전체업무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소속부서 업무와 관련 있는 영리 사기업체’ 범위도 현재보다 넓게 해석해 간접적으로 관련되는 업무도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영리 사기업체 기준이 자본금 50억원 이상이고 연간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인 업체로 한정돼 있다.”면서 “둘 중 한 가지 요건만 충족시키도록 하고 법무·회계·세무법인을 취업제한업체로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의 100% 취업승인률 낮춰야” 이 밖에 공직자 윤리위원회 역할을 강화해 행정심판권을 주는 대신 남발되는 취업승인권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언급도 눈길을 끌었다. 이 연구원은 “취업 후 2년간 연간 보수액을 신고토록 해 기준액을 초과하면 윤리위가 별도로 심사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오승호 서울신문 편집국 정치에디터는 “전관예우 당사자인 법조인, 금융인들의 인식이 일반 시민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오 에디터는 “한 은행 지점장은 ‘금감원 출신이 시중 은행 감사로 오는 관행은 필요악’이라고 하더라.”면서 “변호사협회의 한 회원은 판검사 출신 전관예우에 대해 ‘오히려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대형 로펌행이 더 심각한 게 아니냐.”고 반문하는 등 아예 딴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오 에디터는 “로펌의 수익구조 절반 이상이 용역서비스인데 이 곳에 중앙부처 출신들이 몰린다는 건 그만큼 현직 때 인맥을 동원한 로비 가능성을 내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수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보수액 규정으로 취업제한을 하거나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는 아예 퇴직 후 1~2년간 취업을 못 하도록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문성·직업자유 훼손 없어야” 그러면서 “재취업은 보장해야 하지만 법의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고 ‘행위 제한 제도’를 재산등록의무자 전체를 대상으로 도입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퇴직공무원의 법률대리 행위나 고문 역할 등 간접적인 압력행사까지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재근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은 “한승수 전 총리가 부총리·총리를 거치면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왔다 갔다 했다.”면서 “이런 분들의 청탁이나 알선을 무시할 수 있는 공직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직업공무원제의 의미는 공직에만 전념한 뒤 명예롭게 퇴직해 연금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중간퇴직하고 고액 연봉의 직장으로 옮기는 걸 당연시하는 풍토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박재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예로 들면서 “건전한 규제는 강화되어야 하지만 규제권을 가진 공무원의 재량을 과도하게 거둬들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연구위원은 “자칫하면 평생 쌓은 공무원의 전문성을 무시하거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현재 시행 중인 공직자윤리법의 운영의 묘를 찾아야 한다.”면서 “현재 거의 100%에 이르는 취업승인율을 대폭 낮추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금감원 출신→로펌 비상임 고문→로비’ 꼼수 어떻게 막을건가”

    “‘금감원 출신→로펌 비상임 고문→로비’ 꼼수 어떻게 막을건가”

    “재취업만 갖고 문제 삼는 게 오히려 문제다. 공직 때 몸담았던 업무와 이해 충돌 가능성이 있는 활동을 포괄적으로 제한해야 한다.” 공직자 재취업에 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을 주장해 온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13일 “비단 취업 기준만 높이는 게 능사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81년 제정된 공직자 윤리법은 미국에서 1978년 도입된 정부윤리법을 본땄다. 그러나 윤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법 제정 당시부터 재취업이 가능한 영리 사기업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는 등 ‘이해 충돌의 가능성’에 대해선 처음부터 외면했다. 이후 공직자 윤리법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40여 차례에 걸쳐 개정되는 등 누더기법이 돼 버렸다. 윤 교수는 “퇴직 후 재취업 기준을 강화하는 쪽으로만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지적한 뒤, “취업은 물론이고 재직 당시 업무와 관련해, 이해관계를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이라면 모두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금융감독원, 조세심판원 같은 감독기관에 근무하다 퇴직한 뒤 정식취업이 아닌 로펌 비상임 고문 등으로 활동하면서 감독기관 규제·감사 등에 대한 사전정보를 빼내거나 아예 변경시키는 꼼수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퇴직 전 3년간만 교묘히 경력관리를 한다면 공직에서 물러나자마자 재취업의 길이 널린 게 우리 현실이다.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이 한국증권금융(주) 사장으로 취임하고 방위사업청 팀장이 L 군수지원업체 상근고문으로 재취업하는 식이다. 윤 교수는 “이런 문제는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서 영리 사기업 취업기준(자본금 등)을 까다롭게 높여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취업활동을 안 한다 해도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후배·동료 공무원들에게서 내부 동향 등 고급정보를 캐낼 수 있다. 이런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근본적으로 막는 게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퇴직 공무원으로부터 업무 관련 청탁·로비를 받을 경우 소속기관장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 등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직시 업무와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활동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윤 교수는 이처럼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된다는 반대입장에 대해서 “그렇지 않다.”고 못 박았다. 그는 “직업 선택의 자유보다 공익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대전제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직 윤리가 엄격한 미국은 퇴직 후 재취업 때도 업무 연관성에 대한 정의를 폭넓게 해석한다. 예컨대 금융감독원 공무원이 현직에서 은행만 감독했다 하더라도 퇴직 후 제2 금융권엔 발을 붙일 수 없다. 업무에 잠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까지 걸러내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정부기관, 고위퇴직자 일자리 알선은 ‘관행’?

    정부기관, 고위퇴직자 일자리 알선은 ‘관행’?

    퇴직하는 고위 공직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갖는 것은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정무직에 해당하는 장·차관뿐만 아니라 1~3급 고위 공직자들의 상당수가 재취업에 성공한다. 퇴임 당시에 못 챙기면 몇 개월 지난 후에라도 새 일자리를 찾아낸다. 기업이 스카우트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관이 알아서 챙겨주는 것도 상당수 있다. 공공연한 관행으로 이어져 오고 있지만 이를 인정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퇴임 후의 일자리는 관련 기관의 산하 조직이 대부분이지만 로펌이나 대기업 등 민간 분야로 진출하기도 한다. 기업이나 금융시장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감사원 등 이른바 힘 있는 기관들은 재취업의 기회도 많을 뿐만 아니라 거액의 연봉까지 챙길 확률도 높아진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김대평 전 금감원 부원장은 법무법인 김&장 고문으로, 조학국 공정위 전 부위원장은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으로 있다. 문태곤 전 감사원 제2사무차장은 삼성생명의 감사로 근무 중이다.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은 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으로, 김정기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보는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강중협 전 행안부 정보화전략실장은 현재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을, 어청수 전 경찰청장과 김정식 전 경찰대학장은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전홍렬 전 금감원 부원장과 이동규 전 공정위 사무처장은 현재 법무법인 김&장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로펌의 경우 종전 장·차관 출신자들에게 기회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중앙부처 과장급까지 확산되고 있다.<서울신문 5월 11일 자 1면> 이 같은 고위 공직자의 퇴임 후 일자리는 공직생활 동안 챙기지 못했던 목돈을 단기간에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모두 공직에 있을 때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급 규모의 한 로펌은 전직 차관을 장관급 예우로 모셔 와 연봉 2억~3억원에 월 1000여만원 정도의 판공비를 제공하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 제17조에는 재산등록 대상 공직자는 퇴직 전 3년간 소속 부서 업무와 관련이 있는 영리 사기업 중 자본금 50억원 이상, 연평균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의 기업에 퇴직 후 2년간 재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규정은 유명무실하다. 고위 공직자가 퇴직 시 재취업할 경우 행정안전부에서 적격성 여부를 심사한다. 그러나 소속 부서 업무와 관련이 없으면 재취업을 막을 방법이 없다. 상당수 공무원들은 퇴임 1년여를 앞두고 교육 등으로 사실상 맡고 있는 업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자연히 공직자윤리법은 재취업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2009년 6월 1일부터 2010년 5월 31일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취업제한 판단을 의뢰한 퇴직자 169명 가운데 13명뿐이었다. 하지만 자체 조사 결과 최소 44명의 퇴직자는 직무와 연관성 있는 영리 사기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참여연대는 밝혔다. 2009년 12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행한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 개선방안’에서도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승인심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심사 기준도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직자의 재취업 제한을 강화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자본금 10억원, 3년간 연평균 외형거래액 30억원 이상 등으로 다소 강화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한경호 행안부 윤리복무관은 “공직자의 재취업 제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 등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6월 임시국회에서 이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전문가들은 재취업 기준 강화와 함께 공직사회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라영재 협성대 교수는 “고위 공직자를 영입하는 이유는 관련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길 기대하기 때문”이라면서 “전·현직 공직자를 통한 알선·중재 등 부정의 개연성을 없앨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구·박성국기자 yidonggu@seoul.co.kr
  • 공정사회 히든카드 전관예우 타파…유럽순방 떠나면서도 MB특명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전관예우’ 관행 개선에 나선다. 이는 최근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인해 민심이 극도로 악화되자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챙겨 불공정한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불거진 금융감독기관 출신 직원의 피감기관 진출 행태 등을 비롯, 고위공직자의 전관예우 관행 개선 대책에 대해 보고를 받는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 기획재정부·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해 전관예우 관행의 실태와 문제점 및 개선책 등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총리실의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 관계자들이 회의에 참여할지도 관심이다. 지난 9일 출범한 TF는 시스템 전반을 개선, 이번에 드러난 금융감독의 부정부패 및 부실 행태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음 달 중에 대책을 마련해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실 전관예우 관행 개선에 대한 이 대통령의 관심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유럽 3개국을 순방중인 이 대통령은 순방을 떠나기 전 참모진들에게 고위 공직자가 업무와 관련이 있는 민간 기업에 재취업하는 행태에 대해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앞서 지난 4일에는 여의도 금감원을 직접 방문해 자체 쇄신안을 보고받고 전관예우 행태를 강하게 질책한 뒤 별도의 특별기구를 구성해 고강도 개혁안을 내놓으라고 지시한 바 있다. 국무회의에서도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 등을 강조했었다. 정부 내에서도 뿌리 깊은 전관예우 관행을 손볼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공정 사회 추진회의’를 지속적으로 열어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한 각 부처의 과제를 보고받고, 구체적 실현 방안을 논의해 왔다. 정부는 이를 위해 5대 추진방향과 8개 중점과제를 선정했는데, ‘권리가 보장되고 특권이 없는 사회’가 추진방향에 포함돼 있고 ‘전관예우성 관행 개선’이 중점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김 총리 역시 국무회의를 통해 “공정사회를 구현하는 차원에서 그동안 금융당국 퇴직자가 민간 금융회사에 재취업해오던 관행에 너무 관대한 기준을 적용했던 측면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금융감독원 등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다른 공정사회 주제를 먼저 다룰까 하다가 이번 기회에 공직자 윤리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다루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금감원 ‘깜짝 방문’에 이어 직접 보고 청취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번 저축은행 사태가 이명박정부 후반기의 국정운영기조인 ‘공정한 사회 구현’에 치명타가 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여당의 근거지 가운데 한곳인 부산지역에 피해가 집중돼 민심이 나빠지고 있는 점 등도 감안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판·검사 전관예우 금지] 퇴직공직자 로펌行, 브레이크가 없다

    지난해 퇴직한 행정안전부의 한 고위 공무원은 퇴직 3년 전에 근무했던 경기도청 시절 결재한 계약서류 한 건 때문에 국내 굴지의 통신사 고문으로의 재취업이 좌절됐다. 취업제한 심사를 하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당시 결재가 재취업 이후 직무 수행과는 무관하지만 어쨌든 현행 규정에 걸린다.”고 재취업 불허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 재취업 58% 로펌으로 행안부 윤리복무관 관계자는 “퇴직 후 재취업을 하는 공직자들 사이에서도 이른바 ‘찬 밥’과 ‘더운 밥’이 갈린다.”고 설명한다. 로펌으로 직행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간 명암이 극명히 엇갈린다는 것이다. 공직자 윤리법 제17조에 따르면 재산등록 대상 공직자는 퇴직 전 3년간 소속 부서 업무와 관련있는 영리 사기업에 퇴직 후 2년간 재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업무 관련 기업 범위는 ‘자본금 50억원 이상, 연평균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으로 한정돼 있다. 자본금보다 인적 파워·네트워크로 일하는 로펌의 경우 공직자윤리법이 오히려 회전문 인사를 부추기는 통로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자본금 50억원을 초과하는 로펌은 국내에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위원회·법제처 같은 부처는 현직에서 쌓은 실무지식을 무기로 로펌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즐비하다. 공정거래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공정위를 퇴직하고 민간기업에 취업한 4급 이상 공무원 24명 중 14명(58.3%)이 김앤장 등 대형 로펌으로 이동했다. 반면 로펌에서 선호하지 않는 부처 출신들은 퇴직 후 손만 빠는 신세가 될 때가 많다. 이런 형성성 논란 때문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이 ‘자본금 10억원, 3년간 연평균 외형거래액 30억원 이상’으로 취업 제한 기업을 확대하는 개정안을 지난해 제출했지만 이를 비롯해 20건이 넘는 개정안이 국회에서 낮잠자고 있다. ●취업 제한 개정안 20여건 표류 특히 감사분야 공직자의 재취업 제한을 규제하는 개정안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 감사원·금융위 출신 공무원들은 현직에 있을 때 주로 정부기관을 상대한다는 이유로 퇴직 후 민간기업·은행 감사직에 재채용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금융위와 금감원 직원들이 퇴직일로부터 2년간 업무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금융위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법인이 고위공직자 영입할 때 숫자 제한하는 장치 필요”

    “법인이 고위공직자 영입할 때 숫자 제한하는 장치 필요”

    부패수준에 대한 일반인과 공직자 간 인식 차는 사법부의 상류층에 대한 법 집행이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엘리트 집단의 법과 제도 악용 방지를 위한 단호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위공직자들의 로펌행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가 청렴도를 높이려면 고위공직자의 퇴임 후 재취업뿐만 아니라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제한할 수 있는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직자 인식전환·제도개선 해야 각계 시민사회·전문가 30여명이 국민권익위원회에 국가 청렴도 향상을 위해 제시한 의견들이다. 지난달 13일과 27일 등 최근 6차례에 걸쳐 간담회 형식으로 이뤄진 권익위의 전문가 의견 청취에는 노한균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라영재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박흥식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효과적인 부패방지를 위해서는 공직자의 인식전환과 함께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권익위는 이 같은 의견을 국가청렴도 제고방안 마련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전·현공무원 유착방지시스템 필요 전문가들은 고위공직자 등 우리 사회 엘리트 집단의 법과 제도 악용을 막는 데 권익위가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영재(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협성대 교수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엔 고위공직자에 대한 직무 관련 분야 취업을 제한하고 있지만 로펌 등 고위공직자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분야로 취업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재무, 세무, 건설,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현직 고위공직자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알선, 중재 등 부정의 개연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 등 더 강력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 등 선진 국가에서는 퇴직공직자가 업무상 현직의 공직자들을 만나면 반드시 공직자윤리위원회 등에 신고토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퇴직 고위공직자와 현직 공무원과의 유착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래에 대한 보험 차원이 전관예우 이와 더불어 고위공직자는 법 이외에 사적영역의 행위기준까지 마련해 퇴직 후 로펌행 등은 고위공직자가 할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각인시키는 데 권익위가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또 전관 예우의 발생원인이 사실상 현직이 미래에 대한 보험차원에서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조기퇴직을 유도하면서 자리를 마련해 주는 관행이나 특정부서에 근무해야 산하기관 등에 재취업이 가능한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고 꾸짖었다. 전관예우 및 ‘쪽지예산’ 방지 등 사법부와 입법부의 부패 취약 분야에 대해서 권익위의 제도개선 권고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주문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국회 행동강령 제정도 제안했다. ●청렴정책 수렴시 구체적 방향 제시 부패문제는 가장 첨예한 시각으로 선제적, 선도적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무엇이 청렴이고 부패인지 모호하다며 지진발생 시 한·일 간 대처 요령의 차이점을 사례로 제시했다. 일본은 “책상 밑으로” 대피하라고 하는 반면 한국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식이다.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위공직자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민간분야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없진 않지만 특정집단에 과도하게 진출한다면 부패나 사유화 등의 문제점이 노출될 수 있다.”면서 “법인이 고위공직자들을 영입할 수 있는 숫자를 제한하는 장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익위를 중심으로 시민사회와 함께 반부패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라는 주문도 빠지지 않았다. 특히 지자체장 등 선출직과 임명직 공직자들의 부패예방 정책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박흥식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 대표는 “공직자 행동강령이나 부정부패방지법 등 제도적 장치는 충분하지만 이를 철저히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고위 공직자들의 부당한 행위가 사회문제화된다.”면서 공직자 범죄에 대한 보다 엄격한 법 적용과 원칙을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되더라…5월, 그리고 31년 그래서, 또 광주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되더라…5월, 그리고 31년 그래서, 또 광주다

     31년이 흘렀는데 ‘5월 광주’를 말하고 있다. ‘또(혹은 아직도) 광주냐.’란 반응이 나올 법도 한데 개의치 않는 눈치다. 2년 동안 아내(주로미, 조연출·내레이션·구성작가)와 아들(김상구, 촬영보조)까지 동원해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다큐멘터리 ‘오월愛’(오월애)를 완성했다. 40여명 무명씨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기억하는 1980년 5월과 이후 30년의 사적(私的) 기억을 복원했다.  뿐만 아니다. 광주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돌면서 ‘민중의 세계사’란 주제로 10부작 시리즈를 만들겠단다. 20년 가까이 다큐멘터리 한우물을 파고 있는 김태일(48) 감독 얘기다.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전국 18개관 개봉(12일)을 앞둔 그를 지난 4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초등학교 졸업 뒤 제도권 교육을 거부하고 나선 ‘10대 스태프’ 상구(14) 군도 함께했다. “우리가 잊고 있던 31년을 살아온 분들이 궁금했다.” →경북 예천 출신인데 언제부터 광주항쟁에 관심을 두게 됐나. -대학(고려대 국문과 84학번)을 다닐 무렵이 아닐까. 엄청나게 피가 뜨거웠던 시절 아닌가. 광주의 진실을 알게 됐을 때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살아남은 우리가 모두 죄인이었다는 생각을 지을 수 없었다. →‘화려한 휴가’(2007) 같은 상업영화부터 각종 다큐멘터리까지 광주항쟁을 다룬 영상물은 넘쳐난다. 왜 지금, 광주를 다뤄야 했나. -기존 작품들을 대개 5월 항쟁 열흘의 기록이다. 당시 이름 없이 참가했던 분들의 기억과 지금의 모습을 통해 30년이 지난 이후 5월 광주에 대한 기억이 어떻게 남아있는지 궁금했다. →아예 광주에 내려가서 살았던데. -2009년 3, 4월 두 차례 답사했다. 광주 대인시장의 방 한 칸을 ‘대인 예술인프로젝트’(시장의 문 닫은 공간에 작가를 상주시켜 예술작업을 지원하고 시장도 활성화하는 사업) 관계자들에게 양해를 구해 작업·생활공간을 얻었다. 실제 광주에 머문 건 6개월쯤이다. →40명에 이르는 무명씨(항쟁 참가자)들의 인터뷰가 뭉클했다. 이들의 마음을 열기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에는 쉬울 줄 알았다(웃음). 2009년 5월1일 내려가서 처음 만난 인터뷰 대상에게 딱지를 맞았다. 그다음 뵌 게 양동시장 노점상 이영애(항쟁 당시 주먹밥 부대) 어머니다. 거리에서 30분을 혼났다. 매년 5월이면 언론에서 취재를 와서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는데 막상 보도는 시덥지 않으니까 화가 나 있던 게다. 일단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조연출(아내)이 나서 아줌마들끼리의 수다를 떨었다. 그렇게 서너 달이 흐르고서 비로소 인터뷰를 담을 수 있었다. →다큐에 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사람이 있나. -80년 5월 27일 새벽 도청이 진압될 때 방송실에 3~5명 정도가 있었다. 그 중 중 3 여학생이 있었다는 복수의 증언을 확보했다. 그런데 구속자나 사망자 명단, 어디에도 기록이 없다. 훈방되면서 기록이 안 남은 걸로 추정할 뿐이다. 당시 넝마주이들이 맹열하게 참여했다는 기록도 있는데 그분들이 모여 살았다는 월산동 일대를 샅샅이 뒤졌는데도 끝내 못 찾았다. “광주의 속살을 들여다보니 가슴이 아팠다” →‘언제부턴가 광주 안에서도 5·18이 우리 안의 타자가 된 것 같다’는 나레이션이 인상적이다.. -관련 단체끼리, 또는 단체와 시민 사이에 골이 깊어진 건 사실이다. 2년을 작업하면서 외부인으로 광주의 속살을 살짝 들여다봤다. 갈등은 90년대 중반 이후 보상과 함께 시작됐다. 이분들이 10년 정도를 폭도 취급을 받다 보니 생활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보상으로 목돈이 생기니까 빚을 갚거나 주식·사업을 한다고 90% 정도는 돈을 날려버렸다. 배운 것도 없고, 고문과 부상으로 막노동할 형편도 안 됐다. 5월의 트라우마는 고스란히 남았고, 후유증으로 최근까지 50여명이 자살했다.  현재는 도청 별관 철거 논란으로 갈등이 표면화돼 있다. 5월 정신을 계승하려면 도청별관을 보존해야 한다는 측과 하루빨리 (도청별관을 철거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남도청 일원의 17만㎡에 2014년까지 민주평화교류원·아시아문화원 등 완공 예정)을 건설해야 한다는 측이 맞서 있다. 후자 측은 5·18 관련 단체(5·18구속부상자회·부상자회·유족회)를 통합해 법적 지위를 인정받는 공법단체를 만들면 아시아문화전당의 자판기 수익금 등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런데 오랜 갈등을 지켜본 광주시민은 진절머리를 낸다. 결국 ‘5월’은 광주 안의 섬처럼 고립된 것이다. →제작비는 얼마나 들었나. 생계 유지가 쉽지 않았을 텐데. -생활비와 제작비의 경계가 모호해서 제작비를 따지기가 쉽지 않다(웃음). 영화진흥위원회와 부산영화제에서 4000만원을 지원받았다. 돈이 떨어지면 ‘알바’를 했다. 늘 외환위기 때처럼 살았다(옆에 있던 상구가 “내 통장도 털렸어요.”라고 폭로했다. 김 감독이 “빌린거지, 털었다고 하면 도둑 같잖아”라며 멋쩍게 웃었다). →부인과 아들까지 (영화 작업에) 끌어들였는데. -아내는 빈민촌 어린이집 교사였는데 문을 닫았다. 40대 중반이면 원장을 할 나이라 재취업이 안 됐다(웃음). 2008년 단편 ‘효순씨 윤경씨 노동자로 만나다’부터 함께 했다. 이전에도 모든 작품을 가편집 단계부터 보고 상의했기 때문에 스태프나 마찬가지였다. 가장 강력한 지지자이자 후원자, 동반자다. 10여년 동안 작품이 주목받지 못 해 갈등도 많았지만, 항상 아내가 ‘구애받지 말고 해라. 당신 만의 힘이 있다’고 토닥여줬다. 상구는 촬영보조로 딱히 한 일은 없다(이들 부자의 대화는 친구들끼리 말장난하듯 친근하다). →스태프로 뽑은 이유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겠나(상구가 “돈이 없으니까.”라며 끼어든다). 중학교를 안 다니는데 집에서 놀기만 하더라. 우리 부부는 거의 광주에 내려가 있어야 하니까 그럴 거면 와서 경험해 보라고 했다. 안 내려온다고 버티기에 ‘알바비’를 준다고 미끼를 던졌다. 작업일지를 잘 쓰고, 현장에 꼬박꼬박 출퇴근하면 보너스를 주겠다고 했다(상구가 “아빠 말이 맞긴 한데 아직 못 받았어요. 다 합치면 360만~370만원은 받아야 해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영화를 전공한 적이 없다. 1993년 ‘원진별곡’부터 다큐에 뛰어들었는데. -대학에서는 국문학을 전공했다. 시인이 되고 싶었는데 내 길은 아닌 것 같더라. 한국현대사에 관심이 많았고, 영상으로 옮기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독립영화협회에서 하는 3개월짜리 기초교육만 받고 바로 연출을 시작했다. 그때 조연출을 한, 두 편이라도 했다면 지금 고생을 덜 했을 것 같다. 그때는 다 배웠다고 생각했다(웃음). →‘민중의 세계사’ 시리즈 10부작을 기획했다고 들었는데. -최근에 현장답사를 다녀온 인도차이나를 먼저 다룰 거다. 중동과 팔레스타인,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콩고 등 중앙아프리카, 영국과 프랑스 등 서유럽, 동유럽, 호주와 남태평양 지역, 그리고 남미와 북미 등 얼개를 잡았다. →얼마나 걸릴까. -20년쯤은 걸리지 않을까. (기자가 상구에게 ‘나중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작업해도 되겠다’고 했더니 “전 관심없어요. 너무 무리 아닌가 싶어요. 10편에 집착하면 작품 완성도가 떨어질 수도 있고”라고 어른스러운 답을 내놓았다) →31년이 지난 지금, 광주정신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뉴스를 보니 중고생들이 행복의 조건으로 돈을 첫 순위로 꼽는다더라. 우리 사회는 경제적인 가치만을 좇고 있다. 31년전 광주에서는 국가폭력에 맞선 극한의 상황에서도 얼굴도 모르는 옆 사람을 위해 몸을 던졌다. 그렇게 많은 시민이 죽어가면서 지키고자 했던 연대와 나눔 등의 가치를 우리가 어떤 의미로 승화시킬지는 각자의 몫이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상구는 “5월의 공동체정신을 되새기자라고 하면 되는데 아빠가 너무 장황하게 얘기한다.”고 면박을 줬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금피아’ 개혁 칼날… 금융수장 반발

    ‘금피아’ 개혁 칼날… 금융수장 반발

    9일 발족한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 13인에는 금융감독원 출신이 한명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그만큼 ‘금피아’(금융감독원+모피아)와 모피아에 대한 불신이 정부 내에서도 강하고, 팽배해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전체에 확산돼 있는 금융 불신을 감안하면 혁신의 칼날은 전방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TF의 과제는 제한돼 있지 않다.”는 TF 공동팀장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의 설명은 성역 없는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한다. 금감원에 집중돼 있는 감독 권한, 부실한 감독 행태, 문제 발생 시 무책임한 관행과 함께 금융회사와의 유착 가능성 차단까지 혁신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구성된 TF 13인의 구성도 모피아에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 민간 교수와 공무원 비율은 7대6으로 민간이 많다. 모피아 대 비모피아로 따지면 3대10이다. 모피아는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추경호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등 3명이다. 청와대와 재정부에 소속된 모피아는 소속 기관의 입장을 반영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안양호 행정안전부 2차관이 포함돼 있는 것은 금감원 임직원의 재취업을 제한하도록 공무원윤리복무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간 쪽 TF 공동팀장인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MB 정부 1기 청와대 경제 참모진이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 청와대 경제수석실 재정경제2비서관으로 금융정책 분야를 담당했다. MB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개혁 바람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정렴 전 박정희 대통령 비서실장의 셋째 아들이다. 금융회사 단독 조사권을 놓고 금감원과 번번이 대립각을 세웠던 한국은행 쪽 입장이 반영될 소지도 많다. ‘친(親)한은’ 학자들이 2명이나 TF에 포함됐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2007년부터 올해 초까지 4년 동안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MB 정부 경제수석 하마평에도 오르내렸다. 김홍범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 자문교수다. 그는 “금융위와 금감원을 통합해 거기서 정책기능은 떼어낸 뒤 감독권만 책임지는 공적 민간기구로 만들자.”고 주장해 왔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공권력적인 행정작용인 금융감독권을 아무 기관에나 주자고 할 수는 없다.”고 반발해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행정권의 배분은 헌법에 따른 것”이라면서 “(금융감독권 재조정은)헌법의 대원칙을 훼손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법적 논란까지 예고했다.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이 대통령의 지시로 상급기관인 총리실에 구성된 TF의 활동 범위와 법적 논란까지 지적하고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금감원과 금융위를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서 “과거에도 금감원을 공무원 조직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우수인력을 충원할 수 없다는 문제점 때문에 중단됐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임 실장은 “금융위원장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라면서 “금융위의 견해를 밝힌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준경 교수도 “국회에 한은에 대한 검사권 부여 법안이 계류중이라 그런 것으로 본다.”면서“(TF 논의와는) 다른 차원이 아닌가 본다.”고 평가했다. 홍지민·유지혜기자 icarus@seoul.co.kr
  • 김석동 금융감독개혁 반발 “감독기능 죽이면 금융 미래 없다”

    김석동 금융감독개혁 반발 “감독기능 죽이면 금융 미래 없다”

    “잘하라고 때리는 건데 제 기능을 못 할 만큼 때려선 안 된다. (감독) 기능이 죽으면 대한민국 금융의 미래가 없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9일 “금융 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가 금융감독원의 검사 행태나 비리 직원의 문책에 비중을 둬야지 감독 체계 조직 자체를 바꾸는 문제까지 하면 답을 못 내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독권은 대체할 수 없는 공권력적인 행정 작용”이라면서 “아무 기관에나 줄 수 없고 법률적으로 생각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융감독원이 독점하는 감독 체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어서 향후 TF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의 지시로 구성된 TF 활동의 적절성까지 지적하고 나선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제 식구를 감싸려는 조직 이기주의의 전형이라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행정권의 배분은 헌법에 따른 것”이라며 “(금융 감독권 재조정은) 헌법의 대원칙을 훼손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감독 체계를 만들 때 법률 논쟁만 20년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TF가 금융감독원의 기능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같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검사 형태나 인력, 조직을 변화시키는 문제”라면서 “직원 윤리나 금융회사 감사 재취업과 같은 문제도 혁신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감독 체계 개선 방안에 대해 “예금보험공사와 한국은행의 공동 검사를 활용하면 된다.”면서 “필요하면 금융기관의 재산평가나 장부 정리와 같은 부분은 회계법인에 위탁해 검사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낙하산 감사’ 문제에 대해서는 상근 감사 제도를 없애고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제도를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홍지민·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4급까지 재산등록·감사 추천 금지… 금감원 ‘환골탈태’

    4급까지 재산등록·감사 추천 금지… 금감원 ‘환골탈태’

    금융감독원이 1999년 출범한 뒤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금융 보안 대란, 저축은행 부실 및 도덕적 해이 사태 등에 대한 책임론과 전·현직 직원 비리 의혹이 집중되며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현직 직원이 자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급기야 4일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적인 금감원 방문이 이뤄졌다. 외부 행사에 참석 중이던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대통령의 방문 소식에 부랴부랴 돌아왔다. 이 대통령의 호된 질책에 김 위원장과 권혁세 금감원장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 당국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전하면서 제도와 관행 혁파를 지시했다. 사상 유례없는 대통령의 전격적인 방문과 강도 높은 질책은 금감원의 엄청난 변혁을 예고한다. 금감원은 이 대통령 방문 직후 전 직원의 청렴도를 평가해 업무에 반영하고, 금융기관 감사 추천 관행을 폐지한다는 내용 등의 쇄신책을 제시했다. 특권적 지위를 전면 포기하고 법과 원칙에 충실한 본연의 업무 자세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공직자 재산등록 대상을 현행 2급에서 4급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보고했다. 하지만 이 정도 쇄신책만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최근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부실 감독과 정책 실패, 전관예우다. 대검찰청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금감원의 검사·감독 부실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제대로 된 현장 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대형 비리를 오랫동안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감사원도 지난해 비슷한 감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금감원의 독점적인 검사·감독 권한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정책 실패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저축은행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잘못된 대안으로 구조 조정 시기를 놓쳐 문제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장은 “감독 부실 이전에 정책의 문제도 있다.”면서 “저축은행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 않고 질질 끌어 온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정책 당국의 문제도 있다.”고 꼬집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은 물론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에 내부 임직원들을 감사로 내려보내곤 했는데 이번 부산저축은행그룹 사건을 보면 이는 결과적으로 ‘비리의 씨앗’이 됐다. 금감원은 낙하산 감사에 대한 비난 여론에 전문성을 강조했지만, 부산저축은행그룹 사건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비리를 견제하지 못하고 외려 동조한 ‘눈먼 감사’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최근 김황식 국무총리는 “금융 당국 퇴직자가 민간 금융회사에 재취업해 오던 관행에 너무 관대한 기준을 적용했던 측면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관행을 고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임직원에 대한 채찍만 거세졌을 뿐 문제를 일으킨 근본 원인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금융 감독 시스템 자체를 변경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 감독 권한의 독점을 막아서 경쟁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금감원 외에도 예금보험공사, 한국은행으로 감독 분야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도 “단일 감독 체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복합 감독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며 전문성과 권한,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 금감원 차원의 수습책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외부 수술 가능성도 높다. 그만큼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갖는 엄중한 의미를 금감원이 제대로 새겨야 할 것이다. 홍지민·오달란기자 icarus@seoul.co.kr
  • 정부, 인생 3모작 ‘100세시대 프로젝트’ 가동

     ’수명 100세’ 복지정책이 수립된다. 퇴직고령자의 재취업 등 사회참여 확대와 고령 친화산업 활성화 방안 등의 정책과제가 중점 발굴된다.  5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가칭 ’100세 시대 프로젝트‘ 태스크포스(TF)를 지난 3월에 조직, 가동 중이다. 사회·경제 분야별로 고령화 영향을 분석하고 정책대안을 만든다.  TF에는 재정부와 복지부, 금융위원회,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 여성부 등 10개 부처가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관련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이달 말 공청회 형식의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TF에서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정년 퇴직자들의 재취업 분위기를 활성화하고 청소년기부터 100세까지 살 것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연금 가입과 저축률을 높인다는 등의 기본 아이디어를 놓고 정책과제 발굴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업은 기대 수명 100세를 기준으로 국가정책의 틀 전반을 다시 짜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신년연설에서 “인생 100세를 기준으로 사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국가정책의 틀도 이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1명의 노인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5명의 노동인구가 필요하지만 2050년쯤에는 노동인구 1명이 1명의 노인을 책임져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정책연구 초기단계라 어떤 내용을 담을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100세 시대 프로젝트‘는 정부의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가운데 고령사회 대책을 세밀하게 발전시키고 기존 대책에 예산상의 제약 등으로 담지 못했던 정책들을 새롭게 추가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평균 몸길이 20~30㎝에 적을 위협하는 날카로운 이빨조차 없는 작은 파충류, 카멜레온. 치열한 열대 우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생존 방법은 따로 있다. 카멜레온은 적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평소에는 나무와 비슷한 녹색과 갈색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카멜레온이 가진 생존능력의 비밀을 살펴보자. ●동안미녀(KBS2 밤 9시 55분) 학벌·나이·신용, 무엇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노처녀 이소영. 결국 그녀는 어리고 파릇파릇한 여직원에게 밀려 원단회사에서 해고당하고 만다. 그녀의 재취업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파란만장한 사건 사고들만 줄줄이 터진다. 그리고 서른넷의 나이를 스물다섯으로 속이고 패션회사 피팅 모델로 들어가기에 이른다.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시험관 시술을 시도했던 안나는 또다시 실패하고 유랑은 미숙아로 태어난 우주를 신생아 중환자실에 둔 채 강수와 대풍의 집으로 들어간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가냘픈 숨을 내쉬는 우주. 유랑은 그런 우주의 모습에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한편, 마린블루의 신메뉴 공모전에서 강수가 내놓은 감자전이 입상하게 된다. ●재미있는 퀴즈클럽(SBS 밤 8시 50분) 걸그룹 아이돌이 자리를 빛내주었던 ‘재미있는 퀴즈클럽’ MC 군단에 신예 가수 한그루가 전격 합류한다. 또, 4년 만에 미니앨범 ‘틸 던’(Till Dawn)으로 컴백한 연기자 겸 가수 이현우가 출연해 ‘난센스 퀴즈’ 강자로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이현우의 평소 진지한 이미지로 난센스에 특히 자신감 없는 모습도 만나본다. ●꾸러기 천사들(EBS 밤 8시) 어린이날 선물받을 기대에 부푼 보라반 꾸러기들은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카네이션과 효도 쿠폰을 만들기로 한다. 엄마 아빠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현서는 10장, 발레 학원도 가고 피아노 학원도 가야하는 채린이는 3장, 일찍 자야 하는 해라는 4장을 만들고, 민이는 심통 난 표정으로 효도쿠폰에 낙서만 하고 있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어느 날 밤, 손님 두 명이 택시기사를 마구 폭행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그들에게 택시비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눈 주위의 뼈가 모두 무너져 내려 시력 손상은 물론이고, 얼굴형까지 틀어진 상태였다. 과연, 범인들을 찾아 택시기사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을까.
  • [사설] 금감원 출신의 낙하산 재취업 막아라

    “금융 안정과 신뢰의 종결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던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금감원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감독 부실과 전·현직 직원의 구속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금감원을 일신하기 위해 국·실장 85%를 교체하고 검사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등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조만간 내부통제시스템 강화 등 제도 개선책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인적·제도적 쇄신을 통해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고 존재감을 시장에 분명히 각인시키겠다는 뜻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금감원 임직원들의 낙하산 착지 지점으로 변질된 금융기관 감사자리부터 정상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금감원 출신의 금융기관 감사 낙하산 재취업이라는 먹이사슬부터 끊으라는 얘기다. 지난 2009년 ‘금융회사 감사 공모제’가 도입됐지만 금감원이 낙점한 자기식구 외에는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현재 증권·투신사 15명, 저축은행 9명, 은행 8명, 보험사 7명, 카드사 5명 등 모두 45명의 금감원 출신이 감사 자리를 꿰차고 있다. ‘퇴임 후 2년간 유관기관 취업 금지’라는 공직자윤리법을 피하기 위해 조직 차원에서 ‘경력 세탁’을 지원해 주고 있는 것이 금감원의 현주소다. 전문성을 살린다고 강변하지만 금융기관 내부감시보다 금감원 상대 로비스트 역할이 주된 임무 아닌가. 금감원이 금융기관 감사라는 마약을 끊지 않는 한 어떤 쇄신책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재취업 금지기간을 획기적으로 더 늘려야 한다. 금감원 출신 감사들이 식사나 골프 접대와 같은 방식으로 후배들에게 접근하는 통로도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로비를 통하지 않더라도 감독당국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융기관 감사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감사가 선량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되 감시 소홀 등 법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는 행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감사는 감사(感謝)하는 마음으로 대주주와 금감원에 봉사하라는 자리가 아니다. 금감원의 환골탈태를 지켜보겠다.
  • 獨 통일 후 무엇이 달라졌나

    독일 통일 후 동독 지역 출신의 기업가들이 서독 출신의 기업가들보다 자본주의에 더 함몰된 경향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부가 독일 통일 20주년을 맞아 베를린 자유대학 한국학과에 의뢰해 발간한 ‘독일의 통일·통합 정책연구’에 실린 보고서 내용의 일부로, 추후 통일 정책을 수립하는 데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독 지역의 경제 엘리트(기업가 등)는 동독 시절 콤비나트(기업의 지역적 결합체)에서 일했던 엘리트들이 거의 그대로 재취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 정치 엘리트(고위 공무원, 의원 등) 자리를 서독 출신들이 차지했던 것과 달리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동독 출신 경제 엘리트들이 거의 자리를 보전한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동독 출신의 경제 엘리트들이 서독 출신들에 비해 ‘경쟁적 자본주의’ 성향이 짙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2002년 제조업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동독 출신 기업인 61%가 스스로를 “경쟁적 자본주의자”라고 답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서독 출신 기업인들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적 시장경제’ 성향이 강한 반면, 동독 출신 기업인들은 오히려 신자유주의적 경제 입장을 대변했다.”면서 “뒤늦게 시장경제에 참여하다 보니 더 경쟁적으로 나섰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동독 지역 정치 엘리트들은 동독 시절 하위 엘리트였거나 전문직 종사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통일 이전에 체제 비판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반(反)엘리트 계급으로, 통일 이후 비로소 요직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정치 엘리트 간 순환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또 통일 직후 동독 지역의 경제가 붕괴되고 일자리가 줄어들자 출생률이 40%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1989~1992년에 일자리 400만개가 없어지면서 결혼 감소,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 것이다. 통일 1년 후인 1991년에 출생률이 40%가 감소했고 92년, 93년에도 각각 19%, 8%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총 3권 2300여쪽으로 구성됐으며, 독일 통일 후 20년간 독일 정부가 시행한 정책과 결과를 분석, 평가한 논문과 당시 정부의 문건 등이 담겼다. 통일부 관계자는 “독일 사례가 전체를 통째로 따라야 할 모델도 아니고 북한은 동독과 같지도 않다.”면서 “그러나 통일 과정에서의 경험들은 한국을 위해 논의할 가치가 있고 연관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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