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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00여명에게 새 희망… “여전히 벽에 부딪히는 이들 도와야”

    4300여명에게 새 희망… “여전히 벽에 부딪히는 이들 도와야”

    지난해 2월 26일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4300여명이 복지 사각지대에서 구출됐다. 적극적인 기초생활수급자 발굴로 신규 수급자 수가 3년 연속 크게 감소하다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아직도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의 자살 소식이 들리고, 건강보험료 개혁은 비틀거리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에 등록된 신규 기초생활수급자는 2013년보다 4313명 늘었다. 2011년부터 3년 연속 해마다 1만명 이상씩 줄어든 이래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송파 세 모녀 사건으로 지자체들이 앞다퉈 취약계층을 발굴한 결과다. 서울 중랑구 관계자는 “시가 지난해 더함복지상담사를 채용토록 했고, 기초생활수급자 심사 때 돕지 않는 부양자 때문에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경우를 해소하기 위해 집중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간 자식이 있는 경우 도움을 주지 않아도 부양자가 있다는 이유로 가난한 이를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자식이 부양 의무를 하지 않거나 부양 능력이 없을 경우 이를 지자체가 나서 증명해 주고, 적극적으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하고 있다. 17개 시·도 중 경기도는 지난해 전년보다 1348명의 신규 기초생활수급자를 새로 발굴해 그 수가 가장 많았다. 이후 서울시(746명), 인천시(653명), 충남도(557명), 충북도(547명) 순이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는 중랑구가 22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은평구(215명), 송파구(175명), 강서구(173명), 동작구(100명) 순이었다. 지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위한 소득 기준을 최저생계비의 80% 이하에서 100% 이하로 확대했고 생계 급여도 최대 2만원 올렸다. 서울 강남구는 복지재단을 출범시켰고, 용산구 등도 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성북·도봉·성동·금천구 등은 올해부터 찾아가는 복지플래너 활동을 시작한다. 국회는 지난해 말 ‘송파 세모녀법’으로 불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긴급복지지원법 개정안,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통과시켰고, 오는 7월 시행된다. 하지만 송파 세 모녀에게 월 5만원의 건보료가 부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촉발된 건보료 개편은 백지화와 재추진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고, 취약계층의 자살 소식은 여전히 들려온다. 홀로 장애 1급인 언니를 돌봐야 했던 류모(28)씨는 올해 초 대구의 한 주차장에서 승용차에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했다. 그는 밀린 월세값 등을 남겼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도움을 받을 곳이 없었다. 복지플래너 김모씨는 “근로 능력이 없는 이들도 당연히 도와야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스스로 살려 하지만 벽에 부딪히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이들은 작은 도움만 있으면 가난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 치기 때문에 이를 구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국회가 어린이집 아동 학대 방지대책 내놓아라

    그제 국회 본회의에서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부결 처리됐다. 재석 171명 가운데 찬성 83명, 반대 42명, 기권 46명으로 의결정족수인 과반(86표)에 세 표가 모자랐다. 개정안은 지난 1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경악할 만한 수준의 아동폭행 동영상이 공개된 뒤 만들어졌다. 보육교사의 인권 침해 논란이 있었지만 여야 의원들은 만장일치 합의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보육교사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학대받는 아동의 인권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던 본회의에서는 결과가 뒤집혔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지역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이익단체인 어린이집의 원장과 보육교사의 보복을 두려워해 눈치를 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개정안은 CCTV 설치를 학부모 전원이 반대하면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하고 영상 열람은 학대행위를 의심하는 학부모와 수사기관으로 제한했다. 보육교사의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런데도 뒤늦게 보육교사의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의원들이 다시 제동을 걸었다. 인천 어린이집 사건이 터지자 안심하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는 대책을 내놓겠다고 앞다퉈 약속했던 여야가 전국의 학부모를 우롱한 셈이다. 이런 식이라면 불특정 다수인을 감시하는 전국의 교통·방범 CCTV는 물론 은행, 편의점, 병원 등에 설치된 CCTV도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만하다. 학부모들은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제대로 된 건 CCTV 의무화 하나였는데 어이가 없다. 이민 가고 싶다”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뒤 불안에 떨고 있는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야는 모두 개정안 부결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어제 “반대하거나 기권한 의원들의 이유를 들어 보니 단순히 어린이집의 압박 때문이 아니라 나름 소신이 있기 때문에 그런 상태라면 그대로 (개정안을) 재추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반대나 기권을 한 의원들이 아동 학대를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 새누리,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부결 역풍에 당혹

    새누리당은 4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전날 국회 본회의 통과 및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법(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부결을 놓고 당혹감이 역력했다. 김영란법은 여론 눈치를 본 반면 정작 영유아보육법은 이익단체 압력에 굴복해 여론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곧바로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새 원내 지도부가 전략 부재로 야당의 협상 전략에 휘말리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중요한 협상카드(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만 잃었다는 내부 비판도 나왔다.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공개회의에서 “매우 죄송하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힌 데 이어 비공개회의에서도 “원내지도부의 무능 때문에 이렇게 됐다. 죄송하다”면서 거듭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4월 임시국회에서 재추진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그럼에도 이날 회의에서는 “전략의 부재”, “수도권 민심이 우려된다”,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영유아보육법을) 미리 자세히 설명해 줬으면 통과되지 않았겠나” 등의 질타가 적지 않았다. 아울러 새누리당 아동학대근절특위 간사인 신의진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 1월 인천 송도 어린이집 폭행사건을 거론하며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을 부모님들께 약속드렸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이날 간사직을 사퇴했다. 당내에선 야당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을 놓고 “여야 간에 합의했는데 야당에 당했다”는 불만도 나왔다. 당내에선 지난달 출범한 유승민 원내 지도부의 첫 성적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가 처리를 요청했던 11개 경제활성화법 중 클라우드컴퓨팅 발전·이용자 보호법, 국제회의산업 육성법 등 2개만 통과된 반면 예산 등 파급력이 큰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을 내주고 민생법안인 영유아보육법도 부결된 이유에서다. 김무성 대표는 “참 애절한 호소가 있었는데 11개 경제활성화법 가운데 2개만 처리돼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아동학대 예방책 무위로… 역풍 조짐에 유승민 “4월 재추진”

    여야는 3일 여론만 의식하다 정작 민생은 챙기지 못한 채 2월 임시국회를 마무리했다. 특히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기 위한 영유아보육법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아동 학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추가 대책이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당내 의견을 모아 재추진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 입법 재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진통이 예상된다.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의무화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은 아예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이번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팍팍한 서민들의 삶에 숨통을 틔워 줄 민생 법안 처리도 줄줄이 연기됐다. 새누리당은 경제 활성화 법안인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관광진흥법,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하는 주거복지기본법과 생활임금법(최저임금법) 등을 오는 4월 국회에서 우선 처리하거나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법안의 세부 내용을 놓고 여야 간 입장 차가 뚜렷하다. 여야 합의가 ‘정치적 선언’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혈세 먹는 하마’ 논란에 직면한 공무원연금 개혁, 무상보육 예산 확보를 위해 지방채 발행 기준을 완화한 지방재정법 등도 아직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태다. 게다가 여야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고 이달 중순에는 대립각을 키울 수 있는 4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앞두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는 김영란법 외에 소득세법 개정안 등 여론의 압박이 심한 법안 처리에만 속도를 냈을 뿐이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13월의 세금 폭탄’ 논란을 낳았던 연말정산 사태의 후속 대책으로 추가 납부 세액이 10만원을 초과할 경우 이를 3개월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가 경제 활성화 법안으로 꼽은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도 의결됐다.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업들이 공공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비리를 감시, 적발하는 특별감찰관 후보로 이석수, 임수빈, 이광수 변호사에 대한 추천안도 가결됐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특별감찰관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공식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신분당선으로 살아나는 용산, 뜨는 지역을 잡아라

    신분당선으로 살아나는 용산, 뜨는 지역을 잡아라

    국제업무지구 개발 중단으로 사업 추진이 불투명했던 신(新)분당선 ‘용산~강남’ 구간 건설이 예정대로 진행될 계획이어서 인근 지역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지하철 노선이 개통되고, 교통여건이 좋아지면, 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상권이 발달하는 등 도시가치가 상승해 주변 집값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용산 지역은 신분당선의 마지막 역으로 유동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용산 미군기지 땅의 조기개발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신분당선 연장 재추진으로 용산 지역이 뜨면서 용산 전면 3구역에 분양 중인 ‘래미안 용산 SI’ 오피스텔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래미안 용산 SI’는 신분당선 개통 예정지와 인접해 있어 신분당선 ‘용산~강남’ 구간이 완공되면 강남까지 전철을 타고 가는 시간이 30분에서 13분 정도로 줄어 들게 돼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지하철 1호선과 중앙선 환승역을 이용해 시청, 종로를 10분내로 왕십리를 20분 내로 갈 수 있으며, 특히 4호선인 신용산역은 단지 지하 2층과 바로 연결돼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래미안 용산 SI’는 단지 주변 생활환경도 우수하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아이파크몰 등 대형쇼핑센터와 노량진 수산시장, 남대문종합시장 등 재래시장이 가까이 위치해 있다. 또, 한강시민공원이 인접해 있으며, 서울 숲의 2배인 243만㎡의 용산민족공원도 인근에 조성될 예정이어서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래미안 용산 SI’는 보안 및 사생활 보호 특화 설계로 젊은 층에 인기를 얻고 있다. 오피스텔 각 실을 중앙부를 중심으로 편복도형으로 배치해 문을 열어두더라도 입주민간에 간섭이 적도록 했다. 또, 외부 창호를 52㎜ 로이삼중유리와 24㎜ 로이복층 유리를 사용해 도심 및 이웃간의 소음을 최소화 시킬 수 있도록 했다. 보안을 위해서 오피스텔 입주자와 방문객들의 동선도 구분했다 오피스텔 방문객들은 1층 로비에서 방문객 등록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으며, 차를 가져온 경우에는 방문객용 엘리베이터 내 인터폰으로 인증을 받아야만 방문이 허락된다. 또 지상 20층에는 커뮤니티 시설을 설계해 쾌적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20층에는 동과 동을 연결하는 독특한 외관의 스카이 브릿지를 만들어 두 건물 간의 이동 편의성은 물론 주민들의 휴게공간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래미안 용산’은 지하 9층, 지상 40층 2개 동의 트윈타워로 만들어진다. ‘래미안 용산 SI’는 지상 5층~19층까지 배치되며, 전용면적 기준 42~84㎡ 총 782실 규모로 구성된다. 15개 평면타입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으며, 19층의 J(전용 56㎡)·M(전용 74㎡)·O(전용 84㎡) 등 3개 타입 10실(일반분양 물량)은 테라스가 있는 오피스텔로 조성된다. 모델하우스는 송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 5층에 위치해 있으며, 입주는 2017년 5월 예정이다. [문의전화 : 02-451-3369]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징비록 열풍에… 안동 ‘서애 기념관’ 재추진

    경북도와 안동시가 최근 ‘류성룡 열풍’ 조짐에 편승, 선심성 논란에 휩싸인 서애 기념관 등의 건립 사업에 또다시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도는 올해부터 서애 류성룡(1542~1607) 선생과 학봉 김성일(1538~1593) 선생 기념관 건립 사업을 추진해 2017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서애 선생 기념관은 풍천면 도청 신도시 부지 3만 3000㎡에, 학봉 선생 기념관은 서후면 학봉종택 인근 2만㎡에 각각 1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기념관은 호국역사관, 임진왜란 무기고 및 사적비, 추모각, 서고 등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당초 내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이 혈세 낭비이자 특정 문중에 대한 특혜 사업이라고 거세게 반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미 서애 종택에는 ‘영모각’이란 유물관이 있고, 학봉 종택에는 유물관인 ‘운장각’에 ‘기념관’까지 2개나 있다”고 주장한다. 급기야 지난해 시의회까지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미 확보한 예산 40억원(국비 20억원, 도비와 시비 각 10억원)이 한 푼도 집행되지 못했고, 올해 시비 부담금 5억원 전액도 삭감됐다. 시 관계자는 “최근 KBS1 TV 사극 ‘징비록’이 첫 전파를 타고 관련 서적 출판이 잇따르면서 국난 극복에 앞장선 서애 선생을 재조명하자는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을 잘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내년까지 180억원을 투입, 구미 금오산 입구 채미정 주변 3만 6000여㎡ 부지에 성리학의 기초를 다진 야은 길재(1353~1419) 선생의 기념관 건립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IBK펀드 금호고속 매각 제안… 제시 가격 5000억 안팎 예상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이었던 비상장사 금호고속의 최종 매각 제안이 23일 이뤄졌다. 현재 대주주인 IBK투자증권과 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이하 IBK펀드)는 23일 금호아시아나 그룹 측에 최종 매각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금호그룹은 2주 안에 금호고속을 인수할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 최종 매각 가격은 5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금호그룹 측은 “최종 매각제안서를 이날 오전 전달받아 자세히 검토 중”이라면서 “자금 여력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지만 25일 그룹 지주사 격인 금호산업 인수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충분히 따져 보고 최종 의사를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호그룹이 다음달 9일까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면, IBK펀드는 곧바로 공개 매각이나 수의계약 방식으로 금호고속 매각을 재추진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파이프라인 구축 땐 남·북·러 ‘윈윈’… 한반도 정세·가스값이 관건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파이프라인 구축 땐 남·북·러 ‘윈윈’… 한반도 정세·가스값이 관건

    “야쿠티아(시베리아의 일부 지역)에는 60억t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었다. 이는 한국이 50년 이상 쓸 수 있는 양이었다. 그동안 수송로와 기후 문제로 많은 나라의 정부와 기업들이 발길을 돌린 곳이다. 유럽 국가들에겐 경제성이 없고 악조건인 이곳이 우리에겐 거꾸로 매력적이었다. 야쿠티아에서 생산된 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여온다면 에너지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결될 수 있었다” 최근 발간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1990년 현대건설 회장이던 이 전 대통령은 천연가스 사업을 따내기 위해 구소련 야쿠티아 공화국(현재 사하공화국)을 방문했고 소련 정부를 상대로 남·북·러 가스관 사업에 관해 수차례 협상을 진행해 결국 사업 계약서에 사인을 받았다. 하지만 1992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대선 출마에 따른 현대그룹의 위기와 소련 붕괴로 인해 사업은 결국 무기한 보류될 수밖에 없었다. 남·북·러 가스관 사업 구상은 이후에도 꾸준히 제기됐다. 1992년 8월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은 러시아와 북한의 동의를 바탕으로 러시아의 일원이었던 사하공화국과 가스전 개발에 대한 협의를 시도했다. 대우그룹은 다른 대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가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사하공화국의 열악한 인프라 문제와 경제성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러 정상회담 이후 양자 간 석유·가스의 운송 개발에 대해 합의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사업이 조금씩 진척되기 시작했다. 2008년 9월에는 이 전 대통령이 18년 만에 다시 러시아 정부와 가스관 사업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북한~한국을 연결하는 가스관을 통해 30년간 약 750만t(900억 달러 상당)의 천연가스를 도입한다는 내용이었다. ●MB, 건설사 CEO 때 첫 사업 계약 북한도 한때 적극적이었다. 북한의 에너지 정책은 석탄과 수력에 주로 의존했고 이는 전력생산 차질과 공업 생산가동률 저하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1년 8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가스관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당시 우리 정부는 “유엔 대북 제재와 한국의 5·24조치는 가스관 협력과 무관하며,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사업 재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도 2012년 9월 과거 북한에 제공했던 차관 110억 달러 중 90%를 탕감하고 나머지를 양국 간 합작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합의해 북한의 사업 참여를 독려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인해 남북 관계가 경색되자 사업은 난항에 빠지게 됐다. 현재 남·북·러 가스관 사업은 중단된 상태다. 외교부 관계자는 13일 “현재 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사안은 없다”면서 “남북 대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5·24 대북제재 조치도 유지되고 있어 사업 추진을 위한 여건 조성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도 “북한 문제도 걸려 있고 대규모 자본이 투자돼야 하는 사안이기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사업의 불씨는 여전하다.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유라시아의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했듯이 남북한과 러시아가 가스관 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때 주춤했던 협상 진척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2년 12월 12일 국정연설에서 “21세기 러시아 발전의 방향은 동쪽을 향하고 있다”면서 “시베리아 극동은 우리의 거대한 잠재력이며 이 잠재력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극동 개발을 강조했다. 인프라가 열악한 극동 시베리아 지역은 지방정부의 재정여건도 취약하다. 특히 이 사업은 에너지 자원으로 국가의 힘을 비축해 소련 시절처럼 ‘강한 러시아’를 부활시키겠다는 목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러시아는 극동 지역에서도 미·중·러의 ‘3국 체제’를 정립시킨다는 전략적 목표를 추구한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결국 푸틴 정부 극동개발의 핵심은 시베리아의 가스를 동북아시아 시장에 공급하는 방향으로 귀결된다는 평가다. 이로써 러시아는 유럽을 보완할 수 있는 거대한 에너지 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 게다가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성공할 경우 동북아 문제에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견제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MB정부, 가스관 연결 MOU 체결 에너지원의 약 97%를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에도 이는 저렴한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남·북·러 가스관이 개통되면 이를 통해 러시아에서 한국에 전달되는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가 현재 배를 통해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보다 18~29%가량 저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PNG는 LNG와 달리 액화시키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대규모 저장시설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남·북·러 가스관이 도입되면 동북아 가스 에너지 허브로서의 역할도 가능해진다. 게다가 가스관 사업을 통해 북한의 개방을 이끌고 남북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적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도 가스관 사업은 단비와 같은 존재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가스관 통과료 명목으로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현금 혹은 에너지 등의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약화시키는 ‘등거리 외교’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하지만 사업 재추진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러시아나 북한이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갑자기 가스관을 봉쇄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가 남아 적극적 사업 진행이 쉽지 않다”면서 “남북 관계도 경색돼 현재로선 사업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는 극동개발을 통해 LNG 수입 국가 1·2위인 일본과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악화돼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에 처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남북관계 경색에 따라 난항 악화된 가격 경쟁력도 변수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한국가스공사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과 수차례 협상을 갖고 상당 부분 세부 조건에 대한 의견 일치를 봤지만 단가에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셰일가스를 고려할 때 러시아 측이 제시한 단가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기관의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가스를 도입할 경우 액화비용과 수송비를 합해도 기존 아시아 시장 가격보다 25~30% 저렴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덧붙였다.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경제난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투자할 만큼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투자환경이 좋다고도 할 수 없다”면서 “남북 관계가 아직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가스관 연결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오는 5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식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초청했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가 가스관 사업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계기로 전망된다. 마침 북한도 지난해 11월 15일 발행한 북한 사회과학원 학보를 통해 “원유·천연가스 수송관의 부설과 시베리아횡단철도·조선종단철도의 연결이 주목되는 협력대상”이라고 전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2013년 10월부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유라시아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다시 한번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삐걱거리는 당정] 黨·靑, 표심 따라 정책결정 뒤집기… ‘식물정부’는 속앓이만

    [삐걱거리는 당정] 黨·靑, 표심 따라 정책결정 뒤집기… ‘식물정부’는 속앓이만

    “집행은 정부가 하지만 결정 권한 자체가… (정부에는 없다).” 정부 관계자의 이 말은 현재 엇박자가 나고 있는 당·정·청 관계에서 정부가 처한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정부가 정책 결정을 내리더라도 당이나 청와대가 제동을 걸어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관가에선 ‘일할 맛이 안 난다’는 불평이 나온다. 총선을 1년 남짓 앞두고 표심(票心)에 민감해진 여당과 지지율 급락 상황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 청와대 사이에 끼어 이도 저도 아닌 ‘식물 정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표적인 예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논의 중단 사태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보건복지부다. 지난달 27일 기자들과 따로 만나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만큼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다. 도와 달라”고까지 한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하루 만에 “올해 추진은 어렵다”고 말을 바꾸는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설이 불거졌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여당의 요구에 밀려 개편안을 재추진하겠다고 했을 때도 논의의 중심에 복지부는 없었다. 지금도 사실상 여당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9일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논의 중단으로 빚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한 언론의 비판이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자초한 일로 여당에 끌려다니게 된 상황에 대한 무기력감이 팽배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정치권의 복지 증세 주장에 쐐기를 박고 이를 두고 정치권이 갑론을박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한 발 비켜서 관전하는 분위기다. 교육부도 속앓이를 하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 때 교육부는 대학입시에 인성평가를 도입하겠다는 얘기를 꺼냈다가 비난이 빗발치자 한발 물러섰다. 이 과정에서도 청와대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청와대가 직간접으로 개입된 듯 알려지니 교육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일할 맛이 안 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밝혔다. 김신호 교육부 차관이 6개월 만에 별다른 이유 없이 교체되고 김재춘 청와대 교육비서관이 신임 차관으로 오자 “또 청와대냐”며 고개를 흔드는 이도 상당수다.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이런 와중에 차관으로 대통령의 심복이 왔으니 교육부를 좌지우지하는 배경에 청와대가 있다는 말이 더 돌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여론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당과 청와대의 개입이 꼭 부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직자들은 정책의 중심이 무너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여당이) 긴 안목 없이 임기응변으로 방침을 내놓고 있다”며 “구호는 거창하지만 결국은 빈 수레”라고 꼬집었다. 정부 부처의 다른 관계자도 “입법 과정에서 정부안이 고쳐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정부안 자체를 심의하지 않는 등 정책이 엎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힘이 빠지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모든 부처가 당·청의 등쌀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적은 부처는 당의 관여가 적은 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표에 영향이 큰 사안은 당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안에는 무관심한 것 같다”면서 “당이 먼저 안을 내기보다는 반응을 보고 대안을 내놓는 주먹구구식 접근이 많다 보니 논란이 확대되고 정책 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부처 종합
  • [기획] 샌드위치 ‘官’

    [기획] 샌드위치 ‘官’

    복지·증세 논쟁을 놓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서로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국회가 먼저 ‘합의’해 달라며 일단 공을 입법부에 넘기고 호흡을 가다듬던 관(官)은 9일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불가’ 선 긋기에 또 한번 얼어붙었다. 공무원들은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정국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몰라 잔뜩 움츠린 채 관망에 들어갔다. “소나기가 퍼부을 때는 쓸려 가지만 않으면 된다”는 공무원 특유의 ‘젖은 가랑잎 처세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기재부·복지부 정책 유턴에 자신감 잃고 ‘우왕좌왕’ 이날 관가에 따르면 무기력감이 가장 강한 곳은 기획재정부다. 연말정산 파문과 증세 없는 복지 논란을 야기한 장본인인 탓이다. 엘리트 의식이 유난히 강한 기재부 공무원들이지만 요즘에는 자신감을 상실한 채 ‘있는 일이나 하자’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국장은 “몇날 며칠 밤새워 정책을 만들어 당·정 합의까지 이끌어내도 여론에 따라 순식간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국회 변덕에 지쳤다”면서 “이럴 때는 그저 젖은 가랑잎처럼 (길바닥에 철썩 달라붙어) 쓸려 가지 않는 게 최고”라고 털어놓았다. 업무에 동기 부여가 안 되다 보니 무리하게 ‘정책 총대’를 메지 않겠다는 복지부동도 역력하다. 기재부의 또 다른 관료는 “(정책이) 번번이 당이나 청와대에 막히다 보니 일할 맛이 안 난다”면서 “새로운 일을 만들기보다는 지금 (벌여 놓은) 일이나 마무리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료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보건복지부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공무원은 “(정책) 집행권과 결정권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요즘 절감한다”면서 “여당 압력에 엿새 만에 (건보료 개편 재추진으로) 말을 바꾸다 보니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자괴감과 무력감이 심하다”고 말했다. 증세·복지 논란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다른 부처는 공무원 조직 전체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연말정산 파문과 증세 논란 등에서 정부가 우왕좌왕한다고 하지만 요즘 공무원은 그냥 여론과 윗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힘 없는 을(乙)”이라고 토로했다. ●“정책 혼선·어설픈 대책 자업자득” 지적도 자업자득이라는 비판도 있다. 정책 혼선과 어설픈 대응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당사자가 바로 정부 관료들이라는 것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그 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면서도 “정치적 판단을 우선하는 의회 권력이 점점 세지는 반면 공무원 조직은 행정적 뒷받침만 해 주면 되는 것으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국회의 목소리가 커지면 정책이 ‘표퓰리즘’(표+포퓰리즘)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다른 부처의 공무원은 “10년 전 정부와 국회의 주도권이 7대3이었다면 지금은 3대7도 안 된다”면서 “관료들이 영혼이 없다거나 책임을 안 지려 한다기보다는 이제 사회 흐름이 ‘옳은 것’보다 ‘국민이 바라는 것’으로 옮겨 갔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당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라고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민주주의가 성숙해지는 과정이라는 시각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黨이 정책 중심…靑·정부에 책임 전가 안 할 것”

    “黨이 정책 중심…靑·정부에 책임 전가 안 할 것”

    새누리당 원유철 신임 정책위의장은 8일 “청와대와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당이 먼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정·청은 국정 운영을 함께하는 공동운명체로, 어느 한쪽이 고장 나면 모두 고장이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린 여권 전체의 위기 국면에서 ‘당 주도론’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말정산 파동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논란 등에서 보여 준 당의 ‘정부 정책 뒤집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원 정책위의장은 지난 6일 당정회의를 거쳐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을 재추진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정부의 설익은 정책으로 인한 혼선이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고 진단한 뒤 “예전에는 당과 정부가 핑퐁식으로 책임 떠넘기기를 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하지 않았다. 당이 정책의 중심을 잡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위의장 취임 전까지 당의 무상급식·무상보육 태스크포스(TF)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증세·복지 논란과 관련, “정책위에서도 무상급식, 무상보육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뤄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원 정책위의장은 “정책 입안 단계부터 당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당정회의를 실무 단계부터 강화할 것”이라며 “어려운 민생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에서 답을 찾는 ‘현장 당정회의’를 활성화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민심의 다양한 요구를 당이 수용할 수 있도록 정책위의장단을 확대 개편할 것”이라면서 “그때그때 민생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도 꾸려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의 본령은 갈등 중재와 화합 도출”이라며 “이런 일에 선천적으로 소질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4선의 원 정책위의장은 당내에 ‘적이 없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당·청과의 소통에 한계를 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원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 “28세 때 경기도의원 선거 이후 수많은 선거를 치렀지만 코피를 흘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지난 대선 때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재외국민선대위원장을 맡아 코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했다. 계파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와의 ‘정치적 호흡’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대표의 경우 1996년 15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국회 96학번 동기’, 유 원내대표는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를 함께한 ‘상임위 짝꿍’이라는 것이다. 원 정책위의장은 특히 유 원내대표에 대해 “소신과 추진력만 있는 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실력까지 갖췄다”며 “유 원내대표가 경제통, 저는 외교·안보통이다. 튼튼한 안보 속에 경제를 꽃피울 수 있도록 상호 보완재가 되겠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갑이 지역구인 원 정책위의장은 ‘수도권 규제 완화’에도 정책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수도권 규제 완화는 수도권과 지방 간 제로섬(Zero Sum·한쪽이 이득이 되면 다른 쪽이 손해를 보는 구조)게임이 아니다”라며 “수도권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는 기업들의 해외 이전, 즉 국부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 수도권의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 지방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스필오버(Spil Over·주변으로 효과가 번지는 것)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모델’ 정치인으로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꼽은 원 정책위의장은 “케네디 대통령의 도전 정신과 용기를 닮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012년 전당대회와 지난해 경기도지사 경선 등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뒤 당내 선출직으로 정책위의장이라는 직함을 처음 받아 든 그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처음 주신 만큼 놓치지 않겠다”고 말을 맺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당정 건보료 개편안 상반기 나온다

    당정 건보료 개편안 상반기 나온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6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지난달 28일 ‘백지화 논란’을 자초했던 정부가 여당의 ‘대안 마련’ 요구에 또다시 입장을 바꾸는 모양새가 됐다. 정책 추진 여부를 둘러싼 지난 열흘간의 혼선이 일단락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과 보건복지부는 이날 국회에서 당정회의를 갖고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이 마련한 개편안을 수정·보완하기로 합의했다. 고소득자의 보험료 부담을 늘리고 저소득자의 부담을 줄이는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개편안을 추가로 손질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획단이 마련한 개편안처럼 최저보험료(1만 6480원)를 도입할 경우 저소득 지역가입자 등의 보험료가 오를 수 있어 이를 보완키로 했다. 보험료를 내지 않고 의료 혜택을 누리는 ‘무임승차’ 논란을 일으킨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인정 기준도 소득과 재산 등을 분석해 정하기로 했다. 특히 ‘송파 세 모녀’ 사례처럼 지역가입자의 성(性), 연령, 생계형 자동차, 전·월세까지 보험료 부과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해 이를 제외하되 고가 자동차만 기준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기획단의 7가지 개편안이 모두 건보 재정에 2600억~1조 7500억원의 손실을 줄 수 있어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키로 했다. 당정은 이런 내용을 뼈대로 수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당정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이명수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체계 개편 시기, 방법, 대상, 범위 등을 두루 검토하겠다”면서 “2~3개월 시뮬레이션을 한 후 (수정안이) 상반기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기획단이 1년 6개월에 걸쳐 만든 개편안을 발표하려다 지난달 28일 전격 취소했다. 그러나 원내 지도부를 교체한 새누리당이 정부의 ‘정책 혼선’을 질타하자 엿새 만인 지난 3일 방침을 선회했다. 결국 이날 회의를 통해 개편안 추진을 둘러싼 논란의 원인이 정부의 ‘설계 미숙’에 있음을 자인한 셈이다. 보완책 마련과 더불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추궁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우체국의 빌딩화/정기홍 논설위원

    우체국은 공무원이 사업을 하는 유일한 곳이다. 금융업과 택배사업을 하고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한다. 3000개에 가까운 우체국에서 4~6급 우체국장들이 돈을 버는 구조다. 물론 국가 업무인 우편사업과 저소득층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는 본연의 일이다. 이런 이유로 고위직은 아니지만 지역의 기관장회의와 각종 의전행사 참석을 도맡아 하고 있다. 중앙 부처에서는 국장이 돼야 집무실을 갖지만 큼지막한 집무 공간에서 일을 보는 것도 특이하다. 공공성과 기업성을 가진 두 얼굴의 국가기관인 셈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우체국 땅 개발에 본격 나서겠다고 한다. 노후한 우체국 건물을 고층 빌딩으로 재건축해 오피스텔, 호텔 등의 임대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보유 중인 땅은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의 1.3배인 384만㎡에 이른다. 지역 특성에 따라 서울 용산우체국에는 호텔을, 경기 안양집중국에는 오피스텔 위주로 짓는 방식을 택했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개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광역도시의 노른자위 땅이 대상”이라고 했다. 우정본부는 수년 전에도 서울 중앙우체국(21층)을 재건축해 사무실로 쓰고 나머지는 일반에 세를 놓은 적이 있다. 우정본부가 땅 개발에 나선 것은 어려워진 경영 여건과 무관치 않다. 전통의 우편사업은 수요 감소로 적자의 길을 떨치지 못하고, 예금과 보험사업은 경쟁 금융기관의 견제 등으로 볼륨 키우기가 여의치 않다. 한때 장례업 등 사업 다각화를 검토했지만 민간 영역을 침범한다는 이유로 무산된 적도 있다. 국가기관으로서 조직과 인력, 예산 운용에 한계가 많다는 뜻이다. 2013년 9월부터는 저가폰인 알뜰폰 수탁판매 사업을 시작하는 등 경영 다각화에 고심에 고심을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택배 부문에서 큰 탈이 났다. 지난해 8월에 어렵게 결정한 토요일 우체국택배 중단이 경영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말았다. 택배 중단은 집배원의 주 5일 근무 정착을 위한 결정이었지만 택배 물량의 급감으로 이어졌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최근에 택배 물량이 30~40% 줄었다”고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규모다. 토요일 배송을 하지 못하면서 접수를 월·화·수요일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NH농협이 틈을 비집고 우체국택배의 주요 영역인 농수산물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 진출을 구체화하고 나섰다. 자칫 집배원을 감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우정본부와 우정노조는 토요일 택배 재추진 여부를 심각히 거론 중이다. 땅 개발 임대사업은 이러한 여건의 악화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정 선진국도 우편물량 감소에 따른 경영 타개를 위해 부동산 개발과 우체국을 활용한 광고 유치 등 각종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우정본부의 이번 결정이 우체국 적자를 메우고 본연의 공공성을 지키는 블루오션으로 자리할지 지켜볼 일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정몽구 회장 父子 현대글로비스 지분 블록딜 재추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달 12일 팔려다 투자자를 모으지 못해 실패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재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5일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장 마감 후 보유 중인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 지분 13.39%(주식 502만 2170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팔기 위해 국내외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정 회장 지분 4.8%(180만주)와 정 부회장 지분 8.59%(322만 2170주)로 지난 12일 처음 블록딜에 나섰을 때와 같다. 매각이 성사되면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로 낮아진다. 예상 매각 가격은 이날 현대글로비스 종가(23만 7000원)에서 2~4% 할인된 22만 7520원~23만 2260원으로 정해졌다. 한 번 실패 후 재추진되는 블록딜인 만큼 물량이 전량 소진되지 않으면 주간사인 시티글로벌마켓증권에서 잔여 물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블록딜의 목적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지분 매각 후에도 최대주주는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매각이 성사되면 정 회장 부자 지분은 각각 251만 7000주(6.71%)와 873만 2290주(23.28%)가 남는다. 지배주주 지분율로 따지면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 등의 현대글로비스 보유지분 등을 감안하면 우호 지분은 40% 수준에 달한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대신 총 보유 지분이 ‘29.99%’로 줄어들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또 1조원이 넘는 현금도 정 회장 부자에게 돌아온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가 총수와 친족 지분이 30% 이상인 기업과 특혜성 거래를 하면 총수나 해당 계열사에 과징금을 물리고 상황에 따라 책임자는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한화S&C 등 4개 기업 등과 함께 1년간 유예 기간을 받았지만 다음달 14일이면 유예 기간이 끝난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는 지난달 12일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현장 블로그] 오락가락 복지부… 국민은 언제까지 인내해야 합니까

    [현장 블로그] 오락가락 복지부… 국민은 언제까지 인내해야 합니까

    아침저녁으로 뜯어고친다는 뜻의 ‘조변석개’(朝變夕改),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오락가락’, 올바른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우왕좌왕.’ 요즘 보건복지부가 보이는 행태에 딱 들어맞는 말입니다.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놓고 손바닥 뒤집듯 일주일 새 여러 번 말을 바꿨으니 오락가락이란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지요. 국민도, 국회도, 언론도 한목소리로 복지부의 ‘갈지자’ 행보를 비판하는데 유독 당사자인 복지부만 억울하다고 항변합니다. 지난 3일 당정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연내 재추진키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복지부는 해명자료를 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연내 재추진키로 결정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당정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니, 현 시점에서 공식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바꿔 말하면 당이 등 떠밀면 개편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개편 논의 중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을 때도 꿈쩍도 않던 정부가 말입니다. 중심을 잡고 무엇이 국민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인가를 진중하게 고민해야 할 당국자들이 여당만 바라보는 형국입니다. 여당 지도부가 청와대와 정부에 잇따른 정책 혼선을 강하게 경고하지 않았다면, 1977년 건강보험 제도 도입 후 38년 만에 찾아온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기회를 영영 놓쳐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이쯤 되면 정부가 정말 두려워하는 게 국민인지, 정치권인지 아리송합니다. 같은 날 복지부는 또 다른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오락가락 정부 등 언론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겁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까지 나서 일부 언론사에 직접 전화해 ‘왜 오락가락이 아닌지’에 대해 설명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이런 열의로 장관직을 걸고 청와대를 설득했다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논의 중단 선언 후 번복’과 같은 코미디는 없었을 겁니다. 소신을 굽히지 않고 기초연금에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연계하는 정부안에 반대하다 사임한 진영 전 복지부 장관처럼 말이죠. 1년 6개월간 마련한 개편안을 사실상 백지화하면서 사과 한마디 않고, 욕 먹을 게 두려워 대외 이미지 개선에만 열을 올리는, 이런 장관 이런 정부를 국민은 언제까지 인내해야 합니까. hjlee@seoul.co.kr
  • 6일 만에 U턴… 건보료 개편 재추진

    6일 만에 U턴… 건보료 개편 재추진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던 보건복지부가 6일 만에 입장을 바꿔 여당인 새누리당과 협의해 재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소득층의 보험료를 올리고 저소득층의 보험료를 내리는 내용의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안이 연내 재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복지부 핵심 당국자는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가 건보료 부과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했으니 이 문제로 당·정 협의가 열린다면 복지부는 그 결과에 따른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정 협의 결과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 재추진이 결정되면 정부안을 내놓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복지부는 개편안 원안을 연내 논의하는 것은 불가하며 고소득층의 보험료는 그대로 두는 대신 ‘형편이 어려운 지역가입자의 건보료를 먼저 낮추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복지부가 입장을 급격히 바꾼 데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박(비박근혜)계인 유 의원이 선출된 이후 당 지도부가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 논의 중단을 강하게 질타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 논의 중단 등 최근 정부의 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는 데 대해 “충분한 고민 없이 정책을 쏟아내고 조변석개하는 행태를 보여선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유 신임 원내대표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소득층에 혜택을 주려던 개편 취지는 옳다. 당장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강한 의지를 밝힌 만큼 당·정 협의가 열리면 논의가 빠르게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임신부 초음파와 출산 시 상급병실 사용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건강보험 중기보장성 강화 계획’(2015~2018년)을 발표하며 “계획에 따라 보장성을 확대하는 데 2016~2018년 연평균 3500억원이 소요되고, 이에 해당하는 보험료율은 연간 0.9% 포인트”라며 약 1% 포인트 수준의 보험료율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갈팡질팡 복지부… 시민단체 “장관부터 사과하라”

    보건복지부가 3일 여당인 새누리당과 협의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논의를 재추진하기로 한 데에는 사실 들끓는 여론보다 당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년 6개월간 공들인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공식 발표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돌연 취소한 이후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어도 복지부는 요지부동이었다. 지난 1일에는 고소득층 건보료는 그대로 두고 저소득층의 건보료만 경감하겠다는 ‘미봉책’을 내놓았지만 “올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부과체계 개편안을 언제 다시 추진할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2일까지만 해도 복지부의 담당 과장은 “기획단의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시행할 경우 저소득층의 건보료만 경감하는 것보다 재정 적자가 더 나게 될 것”이라며 개편안 재추진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심지어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을 총지휘했던 이규식 위원장(연세대 명예교수)이 “정부의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 의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2일 사퇴를 해도, “복지부가 해체하지 않는 한 기획단은 해체되는 게 아니다”라며 ‘의연(?)’한 모습까지 보였다. 그러나 원내대표가 바뀐 여당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중단 등 정책 혼선 문제를 강하게 질타하자 급격히 기류가 변했다. 당에 등을 떠밀려 ‘연내 추진 불가’에서 ‘당정 협의를 통해 결정’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시민단체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의 오건호 위원장은 “국민이 필요로 하는 개편안을 하루아침에 중단하고 또다시 번복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복지 행정에 대해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정 협의를 통해 개편안 재추진 결정이 공식화되고 추가적인 시뮬레이션 작업을 거쳐 부과체계 개편 정부안이 나오려면 올해 하반기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보료 부과체계 기획단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원안이 있지만, 문 장관이 지난달 ‘백지화’를 결정하며 그 이유로 “2011년 자료를 근거로 한 개편안이라 최신 자료로 추가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밝혀 복지부 입장에선 시뮬레이션을 다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 백영환 정책실장은 “지금 기획단 안 자체도 절대 빈곤층 모두에게 최저보험료 1만 6480원을 걷도록 설계돼 있어 문제가 많다”면서 “기왕 재추진하려면 빈곤계층의 6개월 이상 체납률이 40%가 넘는데, 이런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 보완이 더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김무성 유승민 한마디에 건보료 개선 연내 재추진?

    김무성 유승민 한마디에 건보료 개선 연내 재추진?

    김무성 유승민 김무성 유승민 한마디에 건보료 개선 연내 재추진?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의 중단을 선언한지 6일만에 연내 재추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고소득층의 보험료를 올리고 저소득층의 보험료를 내리는 쪽으로 바꾸려던 계획을 정부가 갑자기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후 비판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원내 지도부를 교체한 집권여당이 정부 정책혼선에 강력히 경고하며 당 주도의 당정관계를 밀어붙이자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여론악화와 집권여당의 드라이브에 밀려 정책방향을 다시 번복하는 셈이어서 중요 국가 정책을 두고 혼선을 빚었다는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핵심 당국자는 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정부가 건강보험 개선안을 마련하면 당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이른 시일 안에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정부안을 만들어 당정협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여당의 원내사령탑이 바뀐 만큼 중단된 건보료 개편 논의가 당정협의 등을 거쳐 재개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8일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논의중단을 선언한 이후 6일 만에 재추진 의사를 밝힌 것이다. 복지부가 건보 부과체계 개편과 관련해 ‘연내 불추진’에서 ‘연내 추진’ 쪽으로 기류를 바꾼 것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가 복지부의 정책혼선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면서 연내 재추진 필요성을 제기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건강보험료 개편 연기를 비롯한 정책 혼선과 관련,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에 대해 “위기의 종이 울리는 데 앞장서지 않거나 충분한 고민 없이 정책을 쏟아내고 조변석개하는 행태를 보여서는 절대 안 되겠다”고 경고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발표를 연기한 건강보험 개편에 대해 “저소득층한테 혜택을 주려던 개편의 취지는 옳다고 생각하고 당장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무엇 때문에 발표를 못 했는지, 어떤 점을 수정·보완해야 하는지 들어보겠지만, 완전히 추진하지 않고 백지화한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안이 사실상 백지화된 데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자 청와대는 두 차례에 걸쳐 “백지화는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월30일 “’연내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안이 발표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정회의에서 종합적으로 처리할 문제”라며 재추진 여지를 남겼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의 사회적 공감대를 얻으려면 좀 더 자세한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올해 중에 개선안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면서 건보료 개편 논의를 사실상 백지화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정부의 건보료 부과 개편 중단선언에 대해 보건의료시민단체는 “돌연한 논의 백지화는 황당한 정책 후퇴이며 정치적 셈법에만 치우진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을 이끌었던 이규식 위원장(연세대 명예교수)도 2일 “기획단이 1년 6개월을 논의했는데도 불구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것은 무책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청와대와 내각에 대한 일부 개편 그리고 당 정책위팀의 개편이 완료되는대로 구정 연휴 이전에 당정협의를 갖고 건보료 개편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을 위한 논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당정의 정책선회와 관련해 야당도 건보료 개혁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어 이 문제는 2월 임시국회의 최대 현안중 하나로 부상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마저 헌신짝 버리듯 해서 되겠는가”라며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의 이행을 거듭 요구했다.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는 오는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중단,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어 당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득 중심의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안을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직장가입자, 지역가입자로 이원화돼 서로 다른 기준으로 건보료를 부과하는 현재 기준이 공정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13년부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을 꾸려 논의를 해왔고, 지난달 29일 기획단 전체회의를 열어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하루 앞둔 28일 개편안 논의 중단 방침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與 원내대표 유승민 “건강보험 개편 백지화 잘못됐다” 재추진?

    與 원내대표 유승민 “건강보험 개편 백지화 잘못됐다” 재추진?

    與 원내대표 유승민 與 원내대표 유승민 “건강보험 개편 백지화 잘못됐다” 재추진? 새누리당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는 3일 정부가 발표를 연기한 건강보험 개편에 대해 “저소득층한테 혜택을 주려던 개편의 취지는 옳다고 생각하고 당장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서 “무엇 때문에 발표를 못했는지, 어떤 점을 수정·보완해야 하는지 들어보겠지만 완전히 추진하지 않고 백지화한다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당청관계의 변화를 민생정책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했는데 건강보험 개편은 당연히 대표적인 민생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발간에 대해 “지금 시기에 해서는 안 될, 특히 남북관계에 대한 얘기가 있는 것은 유감”이라면서 “다만 더 이상 갈등으로 증폭되지 않도록 당이나 청와대도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지난 2년간 정책, 인사, 국민 소통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국민의 불신과 분노가 폭발 직전”이라면서 “당과 정부, 청와대가 민심을 보고 건강한 긴장관계를 만드는 변화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연말정산이나 건강보험료 개편 파동, 담뱃세 인상 등에서 새누리당이 힘들고, 고통받는 서민에게 다가서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경제, 노동, 복지, 교육 같은 민생 전반에 걸쳐서 국민 편에 새누리당이 서 있다는 것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 개편에 대해서는 “지난번 1차 인적개편을 발표했는데 국민은 아직도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비서실장하고 비서관 몇 명만 갖고 인적쇄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땜질식 건보료 경감책 재정 악화 부른다

    땜질식 건보료 경감책 재정 악화 부른다

    수입은 줄어드는데 지출이 늘어 저금한 돈으로 부족분을 메우며 생활하면 가계 재정이 어떻게 될까. 당장은 지장이 없어도 어느 시점에 통장 잔고가 ‘0원’이 되고 대출까지 받게 돼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마찬가지로 추가로 돈 들어올 곳은 없는데 저소득층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만 깎으면 수입이 줄어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 “부족분 누적흑자 12조로 메울 것” 정부는 지난달 28일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이 마련한 개선안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대신 연소득 500만원 이하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건보료를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건강보험 ‘수입’ 부족분은 건강보험 누적 흑자 12조원으로 메우겠다고 했다. 고소득자가 소득 대비 보험료를 적게 부담하고, 고소득 피부양자가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하는 불합리한 현행 부과체계 개편은 유보한 채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건보료만 경감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의 ‘땜질식 처방’이 더 큰 폐해를 낳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자금 수입과 지출 규모를 맞추는 ‘보험등식(수지상등)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보험을 건전하게 운영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원칙이 깨지면서 건강보험은 2001년 재정 파탄을 경험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1일 “당분간은 괜찮겠지만 고령화로 갈수록 건보재정 지출이 커지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보장성까지 확대하려면 보험료율을 대폭 올릴 수밖에 없어 결국 그 피해가 전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획단은 이런 점 때문에 애초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건보료를 깎되, 고소득층에게 보험료를 더 거둬 재정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건보료 개편안을 설계했다. 정부의 저소득층 건보료 경감 대책은 연 500만원 이하 지역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 외에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재 연소득 500만원 이하 지역가입자는 성(性)·연령, 재산, 소득, 자동차의 등급별 점수를 합산한 평가소득에 다시 재산 점수와 자동차 점수를 더하고 여기에 점수당 금액 178원(2015년 기준)을 곱해 보험료를 매기고 있다. 재산·자동차에 보험료를 이중 부과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수입·지출 규모 맞추는 보험등식 원칙 필요 건보공단에 따르면 평가소득분의 보험료는 지난해 지역가입자에게 걷은 총보험료 7조 6000억원 가운데 2조 2000억원에 이른다. 만약 정부가 평가소득을 없애는 대신 최저보험료 1만 6480원을 걷으면 5500억원이 확보돼 한 해 1조 6500억원의 수입 손실이 생기게 된다. 평가소득을 없애는 대신 생계형 자동차를 보험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고 성·연령별 점수를 낮추거나 현재 전·월세 공제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등 조금씩만 손봐도 매해 수천억원의 수입 손실은 감수해야 한다. 현재 6%대인 보험료율을 대폭 올리거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계획을 축소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건보재정 손실이 불가피하다. 건보재정이 사상 최대 흑자 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은 경기 불황 때문에 일시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줄어서다. 전문가들은 2016년부터 건보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추가 논의를 거쳐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2016년 4월 총선과 2017년 대선 정국을 감안하면 고소득자의 보험료를 늘리는 개편안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차기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임기 초반부터 민감한 건보료를 건드리기에는 부담이 크다. 이렇게 몇 해가 흐르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의 충격 흡수를 위해 남겨둬야 할 예비비조차 소진될 수 있다. 예비비가 소진된다는 것은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을 위한 ‘인프라’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김종명 건강보험하나로팀장은 “기획단이 분석한 자료로도 보험료 부과체계 구조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제도적 개선안을 마련하는 데는 충분하다”며 재추진 결정을 촉구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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