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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국정조사] 박범계 “회의록 짜깁기, 악마의 편집” 권성동 “국조범위 포함 안돼”

    [국정원 국정조사] 박범계 “회의록 짜깁기, 악마의 편집” 권성동 “국조범위 포함 안돼”

    여야는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의 24일 법무부 기관보고 자리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을 놓고 거친 공방전을 벌였다. 검찰 수사 결과를 놓고도 여야는 서로 다른 폭로와 비난을 남발하며 날카로운 기싸움을 전개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권영세 주중대사(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 종합상황실장)의 NLL 발언 녹취파일을 추가 폭로하며 ‘회의록 짜깁기’ 의혹을 제기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권 대사는 “MB(이명박) 정부, 그래서 원세훈으로 원장 바뀐 이후로 기억을 하는데 내용을 다시 끼워 맞췄거든요. 아마 그 내용을 가지고 청와대에 보고를, 요약 보고를 한 거지. 그걸 이제, 아마 어떤 경로로 정문헌한테로 갔는데”라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국정원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 사건과 이를 시발점으로 한 NLL 대화록 불법 유출 사건은 일란성쌍둥이”라면서 “정권 유지와 더 나아가 장기 집권을 꾀하기 위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내용을 조작한 것은 물론 재집권 후에도 남재준 국정원장이 회의록을 공개하는 사전 시나리오설을 제기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조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내용”이라며 즉각 반발했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은 “노무현 정권의 문재인 비서실장 및 비서진이 사초를 절도한 것”이라고 반격했다. 권 대사도 언론을 통해 “국정원이 대화록 내용을 풀어서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얘기를 (다른 곳에서) 들은 대로 전한 것”이라고 부인하면서 “민주당이 정확하지도 않은 내용을 덧붙여서 조작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의원은 “국정원이 6월 서상기 정보위원장에게 보고한 발췌록에는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분명히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2페이지 분량이 빠졌다. 이것이 바로 권 대사가 말한 짜깁기 내용”이라면서 “악마의 편집”이라고 재반박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사건 축소 의혹도 강하게 제기했다. 정청래 의원은 국정원·경찰의 대선 개입 의혹을 들면서 “지난 (대통령) 선거는 부정선거였다”고 맞불을 놨다. 반면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의 국정원 직원 매관매직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댓글 사건은 국정원 전·현직 직원이 민주당 당직자와 짜고 기획하에 이뤄진 정치공작, 제2의 병풍사건”이라고 맹공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노 전 대통령 지시로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이 회의록을 삭제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그런 확정적 진술을 한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후 질의에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파고들자 “조 전 비서관이 삭제 관련 얘기는 했지만 어떤 진술을 했는지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회피했다. 황 장관은 회의록 실종 사태에 대한 이장우 의원의 질문을 받고 “수사 단서가 만들어진다면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태흠 의원이 “인지수사란 것도 있지 않으냐”고 다그치자 황 장관은 “수사 방법이나 시기는 검찰이 적절히 판단해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씨줄날줄] ‘진보’를 반납한 진보/진경호 논설위원

    북한 공산체제와 맞선 한국 사회는 진보세력에게 ‘재앙의 땅’이었다. 조선공산당, 인민당 같은 진보결사체가 일제강점기 때부터 없지 않았으나 미 군정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궤멸됐고, 명맥을 유지한 조봉암의 진보당도 이승만 정부에 의해 해체됐다. 이후 사회대중당, 혁신당 등이 잠깐 등장했으나 5·16 쿠데타 이후 자취를 감췄다. 그러곤 30년 가까운 암흑기를 맞았다. 많은 진보인사들이 피를 흘리고 목숨을 잃었다. 반공 이데올로기에 철저히 짓밟혔다. 1987년 6월 진보세력에게 봄이 왔다. 제정구·예춘호의 한겨레민주당과 이우재·장기표·이재오 등의 민중당이 13, 14대 총선을 통해 제도정치권을 두드렸다. 그러나 잔설이 두터웠다. 반공 교육으로 무장한 대중은 마음을 열지 않았다. 세상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1, 2세대의 시련과 좌절을 딛고 진보진영이 국회에 둥지를 트는 데는 그로부터 12년이 더 걸렸다. 서울신문 기자와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권영길 등이 주도한 민주노동당이 17대 총선에서 10개 의석을 차지하며 제3당의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이도 잠시, 4년 뒤 18대 총선에서 민노당은 5개 의석으로 쪼그라들었다. 이후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으로 갈라진 뒤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민주통합당과의 연대라는 선거공학의 힘을 빌려 13개 의석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곧바로 선거 부정과 종북 논란을 고리로 한 당 주도권 다툼 속에 사분오열되고 말았다. 세상은 문을 열었지만 그들은 수구화된 진보의 울타리 안에서 나올 줄 몰랐다. 스스로 무너졌다. 통합진보당과 갈라선 진보정의당이 그제 정의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19대 총선 참패 후 당명이 말소됐던 진보신당도 같은 날 노동당으로 개명했다. 앞다퉈 ‘진보’를 떼어냈다. ‘사회’ ‘평등’ ‘해방’처럼 좌파를 연상시키는 단어들이 들어간 당명 후보들도 모두 배척했다. 진보 스스로 ‘진보’를 반납했다. 정치학자 모리스 듀베르제는 저서 ‘정치의 관념’에서 “소련이든 미국이든 20년 뒤의 국가 발전 청사진은 다를 게 없다”는 말로 정치에 있어서 이념의 무의미성을 지적한 바 있다. 먼 사례를 따질 것도 없다. 진보의 가치를 선점한 보수의 재집권, 박근혜 정부를 낳은 한국 정치가 듀베르제의 모델이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진보정치는 더 넓은 광장으로 나서야 한다”고 다짐했다. 수없이 외쳤건만 단 한 번도 제대로 실천해 본 적 없는 구호다. 수구적 진보가 아닌, 진취적 진보의 새 길을 찾기 바란다. 진보정당의 무덤에 함께 묻어 버리기엔 진보의 가치가 소중하지 않은가.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日의원 야스쿠니 집단 참배] 이제는 대놓고 역사도발… 7월선거 보수 표심몰이 검은 속셈

    [日의원 야스쿠니 집단 참배] 이제는 대놓고 역사도발… 7월선거 보수 표심몰이 검은 속셈

    아소 다로 부총리 등 각료 3명이 지난 21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이어 23일에는 일본의 여야 국회의원 168명이 집단 참배했다. 최근 몇 년간 100명 이하의 의원들이 참배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부쩍 늘었다. 이러한 참배 인원 증가는 일본 정치권의 보수화 추세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치인들은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왜 매년 춘계·추계 예대제와 패전일인 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집착하는 것일까. 야스쿠니 신사는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태평양전쟁 등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나섰다가 숨진 이들을 신격화해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다. 1978년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을 연합군에 의해 오명을 뒤집어쓴 ‘순난자’(殉難者)로 규정한 뒤 비밀리에 합사해 놓았다. 신사에는 2만 1000여명의 조선인들도 강제 합사돼 있다. 전범자와 일반 전몰자들이 섞여 있다 보니 우익이 아닌 일반 참배자 대부분도 유족의 관점에서 참배하지만 겉보기에는 A급 전범자들을 용인하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사회가 급격히 우경화되면서 우익들에게는 군국주의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상징적인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부분의 우익들은 A급 전범들을 범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이 일본의 중대 전쟁 범죄인을 재판하기 위해 1946년 실시한 도쿄재판에 대해서도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전쟁 책임은 인정하지만 14명만이 특별히 책임질 일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나라를 위해 숨진 영령들을 위로하는 이곳을 국정 최고 책임자인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긴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1985년 나카소네 전 총리가 야스쿠니를 참배한 이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집권한 2001년부터 해마다 참배해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지난 2006년 총리 때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못한 게 한으로 남는다”고 말한 아베 신조 총리는 이번 춘계 예대제에는 공물을 봉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해 3년 4개월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자민당은 오는 7월 참의원(상원)에서도 보수층의 지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외교적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각료나 의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참배했다고 발뺌하는 형식이 되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3일 “일본에는 신교(神敎)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각료든 초당파 의원이든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익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가이에다 반리 대표는 한국 정부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일본 방문을 미루기로 한 것과 관련,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이미 외교에 영향을 미쳤다”며 “정권 핵심에 있는 사람은 대국적 입장에서 행동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진보 언론들도 정치인들이 내정을 위해 외교 분란을 일으키는 것에 비판하고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야스쿠니 문제, 왜 불씨를 만드는가’라는 제목의 23일자 사설을 통해 “이웃 나라들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한 때 아베 정권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야스쿠니 참배는 역사인식에 관한 문제이며, 양국(한국과 중국)의 반발은 당연히 예상된 것”이라고 적었다. 마이니치신문도 사설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 한국과의 협력을 어렵게 함으로써 결국 일본의 국익을 해칠 수도 있다”며 “무신경한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지극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고노 “일본 과거사 확실하게 반성해야 한다”

    고노 “일본 과거사 확실하게 반성해야 한다”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은 아베 신조 총리의 군사대국화 등 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가 과거 항구적인 군사대국화 포기를 선언한 ‘후쿠다 독트린’을 거론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고노 전 의장은 14일 한·일 국제 포럼 초청 특별강연에서 “일본은 과거 한국에 일본의 가치관을 강요한 역사적 사실을 진지하게 직시하고 확실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사실이 반드시 전제돼야만 한국과 일본이 ‘진정한 친구’로서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의 ‘대등하고 상호 유익한 협력 관계’가 ‘일본의 반성’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재집권한 아베 총리와 자민당의 군사대국화 기조에 대해 후쿠다 전 총리의 1977년 필리핀 마닐라 연설인 ‘후쿠다 독트린’을 거론했다. 그는 “일본이 군사 강국이 되지 않겠다고 약속한 후쿠다 독트린의 원칙은 일본 외교의 중요한 기본 방침”이라며 아베 정부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에 대한 반대의 뜻도 밝혔다. 고노 전 의장은 1965년 체결된 한일기본조약에 ‘일본의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와 ‘청구권에 의거한 배상’이 전혀 규정돼 있지 않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조약을 체결한 것은 전략적인 큰 결단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적으로 말하면 이 조약에는 일본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 문구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가 1998년에 맺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뒷얘기도 전했다. 고노 전 의장은 “김 전 대통령이 오부치 전 총리에게 ‘식민 지배에 대해 문서로 명확하게 사죄의 뜻을 표명한다면 두번 다시 이런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요청해 기본조약 체결 33년 만에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가 문서화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8년까지 일본 측이 명확한 문서로 사죄하지 않은 건 부당한 처사였다”며 “양국 관계를 인의를 바탕으로 구축하려 했다면 (과거사 사죄 문서화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이 한·일 관계의 기초를 닦은 지도자라는 점이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이 서로 일방적인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노 전 의장은 북한의 3차 핵실험 등 동북아의 핵 위기에 대해 한·일 공동의 이익 추구를 위한 긴밀한 협력 관계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요동치는 동아시아, 계사년의 권력 방정식/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요동치는 동아시아, 계사년의 권력 방정식/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 한 해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권력구조가 요동친 해였다. 연중 계속된 정치 캠페인은 새누리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창출, 한국형 복지라는 여러 경제공약의 실천뿐 아니라 사회갈등을 봉합하는 정치적 과제도 떠안고 있다. 상반기의 총선에 이어 연말 대선을 치르면서 여당이나 야당 할 것 없이 후유증을 앓고 있다. 새로운 민심의 표출에 적응하기 위한 정치적 이합집산과 구조조정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다. 2013년의 한국정치는 연초부터 어수선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 주변 강대국의 정치적 변화도 극적으로 전개된 한 해였다. 일찌감치 재집권을 노려오던 러시아의 푸틴체제가 공식 출범하였고, 미국에서도 오바마 행정부가 한 차례 집권을 더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에서는 공산당 권력 개편이 이루어지면서 새롭게 시진핑 체제가 자리를 잡았고, 일본인들은 자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함으로써 아베 내각을 출범시켰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정치적 변화가 이처럼 짧은 기간 내에 한꺼번에 일어난 것도 매우 드문 현상이다. 여기에 더해서 지난 1년 동안 김정은 체제가 권력다툼의 우려 속에서 불안하게 지속되어온 것도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권력구조를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남북한 대화 채널이 막히고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가 끊어진 상황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재개 움직임은 분명 한반도 상공에 먹구름을 드릴 공산이 크다. 어떻게든지 남북한 사이에, 그리고 동아시아 당사국들 사이에 평화와 안정을 확보해야 하는 무거운 부담이 기다리고 있다. 이렇듯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권력구조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단지 그 수가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운 권력경쟁의 판이 짜이면서 확실하고 안정적인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력한 러시아의 부흥을 외치면서 자원민족주의를 부각시키는 푸틴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을 지속시키면서 중화 부흥을 외치고 주변국과의 영토분쟁도 마다하지 않는 시진핑의 중국은 기존의 세력균형 구도를 계속 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하여 과거사문제와 영토분쟁 등 현안에서 더욱 극우성향을 보이는 정부를 선택한 일본은 군사적 재무장을 위한 헌법 개정까지 부르짖고 있다. 동아시아의 권력구조 개편은 특히 두 가지 점에서 눈에 띈다. 첫째는 이 지역에서 헤게모니를 행사해 오던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수정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수정주의 성향의 국가가 많아질수록 정세는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기존 헤게모니 국가와 충돌하거나 자신들끼리 경쟁하면서 권력구도를 뒤흔들 것이다. 큰 나라들 사이에 권력다툼이 격화되면 작은 나라들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말하자면 어떤 강대국과 가깝게 지낼 것인지 ‘편승’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 이는 곧 동맹의 대상이 바뀔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는 동아시아 주변 강대국의 정치적 변화가 모두 국내사회의 강력한 요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를 통해 이루어진 정치적 결과가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그대로 반영하는 속성을 더욱 강하게 띠게 된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관계를 유지해온 엘리트주의적 외교와 이데올로기적 동맹관계를 넘어 훨씬 더 복잡한 국내정치로부터 영향을 받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러시아·중국·일본 모두 우경화된 정부 또는 보수주의적 성향의 정부를 선택했으며, 미국과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동아시아의 이런 정치적 변화는 지금까지 이어왔던 어떤 구도보다도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 수정주의 성향이 가속화되고 내재성의 논리가 강해지는 동아시아 정치구도는 올 한 해 주변 정세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그만큼 지금의 동아시아 국제관계는 단순한 확신이나 어설픈 계산으로 풀어낼 수 없는 복잡한 방정식을 우리 앞에 던져주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선거를 위한 정치적 경쟁에 힘을 쏟았다면, 이제는 요동치는 동아시아 권력 방정식을 풀기 위한 지혜를 모을 때이다. 뱀의 해, 뱀의 명민함을 닮은 정치를 기대해 본다.
  • 박근혜정부 ‘4대 키워드’

    박근혜정부 ‘4대 키워드’

    내년 2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큰 틀은 어떤 모습일까. 국정 운영과 정부 조직, 주요 정책, 인선 방식 등이 지난 5년과는 여러 면에서 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 운영의 대전제는 민생을 위한 ‘책임 있는 변화’로 요약된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 조직 개혁의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선 방식은 책임총리제를 필두로 권한과 책임을 함께 위임하는 형태를 띨 전망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첫 공식 일정인 현충원을 참배한 자리에서 방명록에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썼다. 후보 시절인 지난달 27일 현충원 방문 때도 “책임 있는 변화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재집권하지만 박 당선인은 이명박 정부의 공은 계승하고 과는 과감히 털어내며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박 당선인 스스로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이명박 정부가 민생을 챙기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하면서 “정권 교체를 넘어선 시대 교체를 이뤄내겠다. 앞으로의 정부는 ‘민생정부’가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우선 정부 조직 개편의 수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의 ‘투명하고 유능한 서비스 정부’에 대한 구상은 각별하다. 7월 10일 출마 선언 이후 나온 첫 공약도 정부 개혁안인 ‘정부 3.0’이었다. 상명하복의 ‘정부 1.0’, 쌍방향 ‘정부 2.0’을 넘어서 개인별 맞춤 행복을 지향하는 ‘정부 3.0’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한 정부 협업 시스템 활성화, 행정 정보 공개 대폭 확대, 시민·대학·연구소·기업 등 민간 부문과의 협업 확대 등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부를 밑그림으로 그리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를 책임질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기술(ICT)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등 부처 개편이 예고돼 있다. 여기에 박 당선인은 국가미래전략센터를 신설해 개별 부처를 아우르고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취임 직후 주요 정책은 4대 국정 지표인 국민 통합과 정치 쇄신, 경제민주화, 중산층 재건에 맞춰 추진될 전망이다. 박 당선인이 출마 선언문에서 3대 과제로 내걸었던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창출, 복지 확대와도 겹치는 대목이다. 재벌의 경제력 남용 방지 등 경제민주화 법안을 필두로 0~5세 무상보육, 과학기술 중심의 일자리 창출, 일·가정 양립을 위한 여성 정책, 비정규직 차별 개선 등이 우선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 각료 인사 방식은 학연, 지연을 배제한 능력 위주의 대탕평 인사를 하되 ‘믿고 맡긴다’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책임총리제가 대표적이다. 정치 쇄신 분야에서도 박 당선인은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 보장, 국회와의 협력 강화 등을 약속했다. “정치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해 온 박 당선인이 청와대, 국회 간 권력 불균형 현상을 어떻게 시정할지도 주목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보금자리 확대 예산 대책 미흡… 취득세 인하 등 규제완화 기대

    ‘박근혜 시대’가 열리면서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보금자리주택의 임대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보금자리주택의 임대주택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임대 비율 확대에 따른 예산 부담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대책이 없어서 향후 어떻게 정책이 전개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생애 최초, 전세자금대출 등 저리의 자금지원 규모도 지금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취득세 인하와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새누리당이 재집권함에 따라 분양가상한제의 제도 개선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도, 본래 여당의 입장인 만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로 종료되는 9·10부동산대책의 취득세 인하 혜택도 박 당선인이 연장을 언급한 만큼 내년에도 계속 시행될 전망이다. 지역개발과 도심 활성화의 일환으로 도시재생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뉴타운 출구전략의 대안으로 내년 이후 도시재생 사업 예산을 확대해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종부세 부활 등이 논의되면서 주택시장이 더욱 냉각됐을 것”이라면서 “분양가상한제와 중과세 등을 폐지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것만으로도 시장에는 일단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의 공약이 주택경기 활성화보다는 서민 주거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정부 정책보다 시장의 심리 훼손이 현재 부동산시장 침체의 더 큰 원인이기 때문에 몇가지 부양책이 나온다고 해서 시장이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8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보수의 재집권이 이뤄졌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살펴보고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가 가야 할 길을 전문가 좌담을 통해 짚어봤다. 20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에는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득표율에서 나타난 51.6%대 48%란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이 아닌 협력체제로 만들 수 있느냐에 박근혜 정부의 성패가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이 박 당선인을 승리로 이끌었나. -김형준:첫째, 야권이 승리하려면 후보가 중심이 돼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는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 2%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은 자기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자마자 했던 게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었고, 패착도 있었다.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데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은 빼고 가니 많은 국민들, 특히 50~60대는 또다시 이념 대결이 오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두번째 승인은 보수대연합이다. 유권자 진영에도 굉장한 변화가 왔다. 2030세대가 줄고 보수 성향이 강한 5060세대의 비율이 늘었다. 문 전 후보가 승리하려면 치열한 경선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안철수 전 후보를 이겼어야 했다. 후보단일화 실패로 박 당선인이 반사이익을 봤다. -김윤철:민주당은 호남 지역 기반 외에 별다른 사회 기반이 없었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가 기대한 것은 비전 제시 능력이었는데 여기에도 실패했다. 예를 들어 북방한계선(NLL) 논란 당시 단순히 ‘포기한 게 아니다.’며 부인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파고 들어가 대북·대중국 정책의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 결국은 새누리당 프레임에 말려들어간 것이다. 정당 쇄신도 못했고 단일화에 의존하니 민심이 등을 돌렸다. -윤희웅:민주당이 현 정권 심판론과 박 당선인의 공동책임론을 주장했지만, 심판의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 싸움의 대상은 박근혜 당선인이다 보니 심판과 경쟁의 대상이 불일치했다. 심판론 자체가 작동하기 힘들었다. 시대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정치 쇄신은 야당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던 것인데, 새누리당이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쟁점화·전선화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세밀한 부분까지 거론하며 목소리를 키웠어야 했는데 차별화에 실패했다. →문재인 전 후보의 패인은 무엇이었나. -김형준: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 싸움에서 이기면 승리한다고 맹신했다. 단일화에 치중하다 보니 박 당선인이 민생대통령,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얘기하는 동안 ‘사람이 먼저다’라는 추상적 선거구호로 끌고 갔다. 새 정치가 이뤄지면 나의 삶이 어떻게 좋아진다는 연결 고리도 만들지 못했다. 외연을 확대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념적 문제를 강화시키는 패착을 범했다. -김윤철:친노와 386의 ‘인질정치’ 때문이다. 중도를 끌어들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손학규·정동영 등 잠재적 경쟁력이 있는 사람들을 배제했다. 친노 위주의 조직 구도, 그들이 주도하는 선거 캠페인이 가장 큰 패인이다. -윤희웅:대중의 욕구, 실용적 정서에 대한 고려도 미진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역과 세대별 대립구도가 두드러졌는데. -김윤철:예전의 지역구도는 약해지는 상황이지만 세대는 더욱 분화됐다. 20대에서도 박 당선인을 지지했다. 2030세대는 진보적, 5060세대는 보수적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맞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형준:난 다르게 본다. 세대갈등뿐만 아니라 지역갈등이 오히려 강화됐다. 박 당선인의 대구 득표율은 80.1%이고 문 전 후보의 광주 득표율은 92%다. 어떻게 지역주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있겠나. 지역주의 강화 DNA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새 대통령은 이 부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는 40대가 방향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20~40대가 하나로 묶이고 50~60대는 따로 가고 있다. 이게 바로 세대 갈등이다. 이념·세대·지역 갈등까지 겹쳐진 복합 갈등의 시대가 왔다. →박근혜 시대의 과제는. -김윤철:양극화된 정치적 지형의 화합이 필요하다. 경제 민주화를 하려고 해도 조세정책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치세력 간 타협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협력체제로 끌고 가는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김형준:한국의 정치는 ‘극단·파워·포퓰리즘’으로 요약된다. 앞으로 ‘타협·협조·합의’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 정치권이 극단으로 가면서 나타난 게 ‘안철수 현상’이다. ‘안철수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박 당선인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자신도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식의 대전환이 전제되지 않으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윤희웅:수평적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과 악화된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 민생을 강조해 대통령이 됐는데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중들은 참여정부 때처럼 빠르게 등을 돌릴 것이다. 50대 이상 유권자까지도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박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김윤철:사상 첫 과반 대통령의 탄생은 별 의미가 없다. 다수의 절대 지지를 받았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큰일 난다. 민주당도 안철수로 대표되는 제3세력을 반정부 에너지로만 이용하려고 한다면 큰코다친다. 과반 대통령이란 사실을 빨리 잊고 시민 참여 주도형으로 정치 전반을 바꿔야 한다. -김형준:청와대, 새누리당, 국회가 모두 박 당선인 추종세력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일사불란한 체제가 만들어지면 상호 균형이 깨진다. 이명박 대통령도 과반을 믿고 단독으로 밀어붙이다가 실패했다. 통치연합, 선거연합의 불일치가 왔을 때 그 대통령은 100% 실패한다. 선거 때 도움을 받았다가도 통치하면서 잘라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노무현 정부다. 박 당선인의 딜레마라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보수대연합을 이뤘는데 새 정치를 하려면 그걸 깨야 한다는 것이다. 겉으로 봐선 안정적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정 요소를 갖고 있다. -윤희웅:선거 과정에서 경제 민주화, 검찰 개혁에 대한 합의가 여야 간에 이뤄졌다. 회피하지 말고 하나씩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며 5년간 국정관리를 해낼 가능성이 높다. →박 당선인을 둘러싼 외부 환경도 만만치 않은데. -김형준:앞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데도 경제 민주화를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기대치는 상승했는데 외부적 환경이 어렵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에 의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내년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폭풍이 올 수 있다.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의 성공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 -윤희웅:박 당선인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대북감정이 악화된 상태다. 남북 협력으로 가겠다고 하면 핵심 지지층인 강경 보수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핵심 과제다. -김윤철:박 당선인이 시민 참여 구조로 대북정책을 잘해 낸다면 반대층이 지지층으로 갈 수 있다. 보수성향의 5060세대도 남북관계는 이념적 문제를 떠나 전략적으로 잘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김형준:좀 걱정되는 게 박 당선인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표현을 썼다. 곧 신뢰가 한반도 평화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비핵·개방이 조건이 돼 멈춰선 것이다. 이미 북한에서 로켓을 쐈고 신뢰는 깨졌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간다면 5060세대의 반감을 살 수 있다. →향후 정계개편 등 정국을 진단하면. -윤희웅:새누리당은 박 후보의 당선으로 당장 보수의 재구성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 반면 민주당은 해체 수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진보만 강조해서는 큰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워 야권도 변화될 수밖에 없다.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로 나타날 수도 있다. 1차 민심 위기가 언제 도래하느냐에 따라 정계개편과 안철수의 등장이 맞물릴 것이다. -김형준:아무리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있다고 해도 2월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 임팩트가 얼마나 있겠는가. 안 전 후보도 내년 4월로 시점을 잡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계 개편은 서서히 진행될 것이다. 1년간 박근혜 정부의 통치 형태를 보며 엄밀히 따질 것이다. 사회 오일만차장 oilman@seoul.co.kr 정리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日 정권교체 국수주의 강화 계기 안 되길

    일본의 급속한 우경화는 매우 우려스러울 정도다. 어제 실시된 중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이 집권당 자리를 내주고 자민당이 3년여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는 단순히 정권이 교체됐다는 의미를 넘어 일본 내 국수주의 분위기가 팽배해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민당이 과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극우파 일본유신회도 약진했다. 보수 대연합을 이뤄내면 개헌 추진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듯싶다. 배타적 자민족중심주의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본다. 앞으로 총리가 될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일본 정계에서도 손꼽히는 극우파 정치인이다.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용의자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인 그는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하겠다고 공언해온 인물이다. 시곗바늘을 2차 세계대전 시절로 되돌리겠다는 그의 발상은 21세기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착오적인 망상 아닌가. 그런데도 핵무장을 주장하는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 도지사가 이끄는 정당 일본유신회는 개헌을 전제로 자민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제의한 놓은 상태다. 여차하면 보수 대연합으로 일본의 재무장이 실현될 소지가 없지 않다. 자민당은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을 일본 정부 차원의 행사로 격상하고,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수정까지 벼르고 있다. 영해침범죄를 신설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공약들은 한국·중국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갈등을 빚을 사안들투성이인데다,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와 중국 항공기의 센카쿠 상공 진입은 일본의 우경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공산이 커 동북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일본 자민당은 재무장을 하겠다는 시대착오적 인식에서 한시바삐 벗어나야 한다.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 내세운 공약들은 거둬들이는 게 현명하다. 자민당은 윤전기를 돌려서 엔화를 무제한으로 찍어내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자민당이 이웃나라와의 협력을 외면하고 쇼비니즘에 매몰되어서는 일본의 경제 회복도 국제적 위상 제고도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은 동북아의 트러블 메이커가 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 ‘1%’ 이정희 퇴장… 첫 1대1 보혁대결

    ‘1%’ 이정희 퇴장… 첫 1대1 보혁대결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가 16일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범야권의 제3후보인 이 후보가 투표일을 사흘 앞두고 대선 무대에서 자진 퇴장하면서 야권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주축으로 한 단일 대오를 완성하게 됐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선에서 여야 어느 쪽도 분열없이 1대1 보혁 구도로 치러지는 첫 대선이 됐다. 정치권은 지지율 1% 안팎을 기록한 이 후보의 사퇴로 초박빙 접전 양상인 막판 판세에 미칠 ‘이정희 나비효과’(나비의 날갯짓이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다는 과학이론)에 주목하고 있다. 이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보민주개혁 세력이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실현하라는 국민 열망을 이뤄내기 위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친일의 후예, 낡고 부패한 유신독재의 뿌리,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재집권은 국민에게 재앙이자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퇴행”이라며 “노동자, 농어민, 서민이 함께 사는 새로운 시대, 남과 북이 화해하고 단합하는 통일의 길로 가기 위해 우리는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측 김미희 대변인은 “(민주당과) 어떤 조건이나 합의가 없었으며 문 후보와 만날 계획도 없다.”며 “실질적인 정권교체 실현을 위해 현실적으로 사퇴 선택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고보조금 27억원에 대해 “현행법대로 처리하겠다.”며 국고에 반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 법률상 정당의 대선 후보가 중도 사퇴해도 국고보조금을 반납할 의무는 없다. 박 후보 측은 이 후보의 사퇴를 종북 연대를 통한 야권의 권력 나눠 먹기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조해진 대변인은 “이 후보가 문 후보를 향해 종북연대를 제안한 만큼 문 후보가 밝힌 공동정부 구성에 이 후보가 지분을 갖고 참여하는지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은 “이 후보의 사퇴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무겁게 받아들인 결정으로, 새 정치를 실현하고 사람이 먼저인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환영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日 자민당, 정권 탈환 아베 5년만에 재집권

    日 자민당, 정권 탈환 아베 5년만에 재집권

    일본 자민당이 16일 중의원(하원) 총선에서 압승해 3년 3개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자민당의 승리를 주도한 아베 신조 총재는 오는 26일 제96대 총리에 취임한다. 2007년 9월 총리에서 물러난 뒤 5년 3개월 만이다. 아베 총재는 일본의 잘못된 과거사를 부정하고,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영유권 분쟁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앞으로 한국의 새 정부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새 지도부와의 갈등 국면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국가안전보장기본법 제정, 헌법 개정을 통한 국방군 보유, 자위대의 인원·장비·예산 증강, 센카쿠 실효지배 강화 등을 추진한다는 공약을 밝혔다. NHK 방송에 따르면 이날 밤 12시 현재 자민당은 중의원 의석의 과반(241석)을 훌쩍 넘는 277석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의석(118석)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중의원의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과반을 장악하고 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는 절대 안정 의석(269석)을 초과했다. 공명당은 28석을 차지해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자민당과 공명당 의석을 합하면 305석에 달해 참의원(상원)에서 법안이 부결되더라도 중의원에서 재의결해 성립시킬 수 있게 된다. 헌법 개정 발의도 가능하다. 민주당은 기존 의석(230석)의 3분의1에도 못 미치는 48석을 확보했다. 민주당 대표인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이날 밤 11시쯤 참패가 확실해지자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 대표가 이끄는 일본유신회는 43석을 넘어 제3당의 지위를 예약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朴 “통합 대통령” 文 “상생 대통령”

    朴 “통합 대통령” 文 “상생 대통령”

    18대 대통령 선거 첫 TV토론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4일 열린 가운데 정치·외교·안보·통일 문제와 대통령 자질론 등을 놓고 대선 후보들 간 공방이 펼쳐졌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이번 선거는 준비된 미래로 가느냐, 실패한 과거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로,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통합의 대통령이 필요하다.”면서 “중산층 복원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중산층 70%의 시대를 여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상대를 실패시켜 성공하려는 정치, 서로 싸우는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면서 “싸우지 않고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두 후보는 6∼7%에 이르는 ‘안철수 부동층’을 견인하려는 듯 노골적인 네거티브는 자제했지만 권력형 비리 등 특정 이슈와 관련해서는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며 팽팽한 기싸움을 연출했다. 안보와 관련해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는 안보를 강조하지만 실제로 보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 휴전선 ‘노크 귀순’ 등 안보에 구멍이 뚫리지 않았느냐.”면서 “그러나 국민의 정부는 두 차례 서해교전에서도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했고, 참여정부 때는 단 한 건도 군사 충돌이 없었다. 아예 도발을 할 수 없게끔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는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는 구분해야 한다. 퍼 주기를 통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면서 “확고한 안보 바탕 위에서 ‘도발하면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강력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한편 신뢰 구축 노력을 병행해 얻어지는 평화가 진짜 평화”라고 강조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새누리당 재집권은 절대 허용하지 말자.”면서 “민주정부의 부족함을 넘어서는 진보적 정권 교체, 노동자·농민·서민을 살리는 정권 교체를 이뤄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서 박 후보와 이 후보가 충돌하면서 ‘박근혜-이정희’ 대립 구도가 더 부각됐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세 후보는 오는 10일과 16일 선관위 주최 TV토론을 두 차례 더 갖는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멕시코 새 대통령 취임 날… 곳곳서 反정부 시위

    엔리케 페냐 니에토(46) 멕시코 대통령이 공식 취임했다. 그러나 취임 당일 도심 곳곳에서 그의 취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거세게 일어 향후 6년간 멕시코를 이끌 ‘페냐 니에토’호의 험로가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멕시코시티 국회의사당에서 대통령 선서를 한 뒤 인근 국립궁전으로 자리를 옮겨 취임사를 했다. 그는 “멕시코의 경제 발전을 제한했던 악습과 기존 패러다임을 함께 고쳐야 할 때”라면서 사회기반시설 확충, 공교육 개혁 및 범죄예방 등 새 정부가 추진할 13개 주요 역점 과제를 발표했다. 그는 ‘마약과의 전쟁’에 국력을 소진했던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과 달리 경제성장 위주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저개발 지역의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고 국가적 빈곤 탈출 계획을 수립하는 등 서민 경제 활성화 계획과 함께 국영석유회사 페멕스에 대한 외국자본 투자 활성화 등 에너지 개혁안이 포함됐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또 “새 정부의 첫 번째 목표는 멕시코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마약조직 단속과 함께 범죄자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위한 형법 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제도혁명당(PRI) 소속의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지난 7월 1일 치러진 대선에서 야당 좌파진영인 민주혁명당(PRD)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이에 따라 71년간 장기 집권하다 2000년 국민행동당(PAN)에 정권을 내 준 PRI는 12년 만에 정권을 되찾아 오게 됐다. 그러나 과거 부패와 탄압을 일삼으며 악명을 떨친 PRI가 재집권함에 따라 독재 시절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선서식 장소 안팎에서는 취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선서식에 앞서 국회의사당에 있던 좌파 의원들은 피켓을 들고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불법 선거를 통해 집권했다고 비판하면서 “과거로의 회귀라는 악몽이 시작됐다.”고 규탄했다. 선서식장 밖에서는 시위대가 “제도혁명당 없는 멕시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화염병과 돌을 던지고 경찰이 최루가스로 맞서는 등 격렬히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76명이 부상을 입고 폭력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92명이 체포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가자교전 지휘’ 이스라엘 국방장관 돌연 정계은퇴

    이스라엘 안보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에후드 바라크(70) 국방장관이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놓고 국제사회를 압박하는 동시에 ‘아랍의 봄’ 이후 중동 질서가 재편되는 중요한 시점에서 불거진 것이어서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라크 장관은 26일(현지시간) 텔아비브 국방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1월 22일 총선 이후 새 정권이 들어서면 국방장관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그는 “정계 활동에 지쳤고 정치 말고도 나라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은 많다.”면서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도 했다. 2007년 국방장관에 임명된 그는 그간 수차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이 선제 공격에 착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이스라엘 안보 정책을 지휘해 왔다. 지난 21일까지만 해도 그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가자지구에서 8일간의 교전을 이끌었다. 이스라엘 정부와 미국 정부 간의 입장 차를 중재하는 비공식 특사 역할도 도맡아 왔다. 1999~2001년에는 총리를 지낸 베테랑 정치인이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 배경을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바라크 장관은 가자교전 휴전 협상에 서명하기를 원했으나, 내각 일부에서는 이를 반대했고 이에 집권 리쿠드당이 장관 교체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과 관련, 미국의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할지를 놓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의견 충돌을 빚었다는 설도 있다. 바라크 장관의 은퇴 발표 직후 네타냐후 총리는 “바라크 장관의 결정을 존중하고 국가안보에 기여한 그의 공로에 감사한다.”는 성명을 냈다. 지난해 독립당을 창당한 바라크 장관은 네타냐후의 연정 파트너다. 그의 사임은 내년 총선에서도 재집권이 확실시되는 ‘매파’ 네타냐후 정권에서 ’온건파’가 분리된다는 의미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이스라엘 강경파들은 그가 건축 승인 보류 등으로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을 약화시킨다고 비난해 왔다. 후임으로는 모세 얄론 부총리와 사울 모파즈 전 국방장관 등이 꼽힌다. 한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단거리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돔’으로 하마스의 로켓포를 방어하는 데 성공한 이스라엘은 이번엔 중거리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25일 “반경 300㎞ 안의 미사일이나 로켓포를 공중에서 격추할 수 있는 ‘다윗의 돌팔매’를 시험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2014년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선택 2012 D-23] 朴 “지면 정계은퇴” 文 “정권교체 실현”

    [선택 2012 D-23] 朴 “지면 정계은퇴” 文 “정권교체 실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간 대선 쟁투가 25일 막을 올렸다. 두 후보는 후보등록 첫날인 이날 후보 등록을 마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7일부터 ‘22일간의 대선 열전’에 들어간다.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새누리당과 5년 만에 정권교체에 나서는 민주당은 남은 기간 당의 조직을 총동원해 세 결집을 시도하며 승부를 벌인다. 대선 초·중반까지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각 구도로 짜인 18대 대선판은 안철수 후보가 지난 23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전통적인 여야 양자구도, 보수 대 진보, 산업화 대 민주화 세력의 대결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후보 등록에 즈음한 입장 발표’를 통해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뒤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 한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저의 정치 여정을 마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도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야권 단일 후보의 막중한 책임, 정권교체의 역사적 책임이 제게 주어졌다.”며 “안철수 전 후보가 갈망한 새 정치의 꿈은 우리 모두의 꿈이 됐으며 그 힘으로 정권교체와 새 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라는 박·문 두 후보의 이력으로, 이번 대선에서는 ‘박정희 대 노무현’, ‘과거 대 미래’의 프레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를 ‘실패한 정권’으로 몰아붙이면서 실패한 정치세력의 재집권 시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펼쳤고, 민주당은 박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귀족과 서민’,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안 전 후보가 대선 무대에서 물러났지만 그를 지지했던 중도표가 박빙 판세에서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안철수 지지층 가운데 ‘중도 이탈표’ 공략에, 민주당은 안철수 지지층의 ‘온전한 흡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안 캠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공동선대위 구성을 모색하는 등 단일화 후속 조치에 들어갔고, 새누리당은 이번 단일화는 문 후보와 민주당이 구태의 단면을 보여 준 것이라고 비판하며 단일화 바람 차단을 시도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경남(PK) 표심의 향배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시론] 독도·이어도와 정치인 이미지의 가치/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시론] 독도·이어도와 정치인 이미지의 가치/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얼마 전 공군 KF16 전투기를 타고 독도를 다녀왔다. 하늘에서 바라본 독도는 정말 아름다웠다. 미래자원인 메탄하이트레이트를 상당량 매장하고 있다니 경제적 가치에서도 소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한데 하늘에서 독도를 감상할 시간은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연료가 부족해 이내 기수를 돌린 것이다. 우리 공군이 160여대를 보유하고 있는 F16 전투기는 미 공군도 아직 주력으로 쓰고 있다. 미국이 개발하는 거의 모든 대형 정밀폭격 무기를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강한 전투기다. 그러나 작기 때문에 연료 탑재량이 적어서 멀리 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고, 이로 인해 독도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한다 해도 KF16 전투기를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우리 공군이 독도에 투입할 수 있는 전투기는 60대에 불과한 F15K가 전부다. 반면 일본은 F15J가 213대, F16의 확대형인 F2가 98대나 된다. 수적으로 우리가 태부족이다. 이를 해결할 방안이 있다. 하늘의 주유소라고 할 수 있는 공중급유기다. 일본도 이미 4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 공군이 공중급유기를 도입하면 F16전투기들도 독도뿐 아니라 이어도에까지 투입할 수 있다. 날로 첨예해지는 동북아의 해상영토분쟁에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차원에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공중급유기인 것이다. 공군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예산편성이 이루어지지 않다가 올해는 국방부가 아닌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이 공중급유기 예산 467억원을 책정했다니, 드물게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된 일을 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19대 국회 국방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잘한 일은 또 있다. 바로 독도와 이어도 수호를 위한 기동함대 구성을 위해 이지스 구축함 3척을 추가 건조할 타당성 조사비용으로 100억원의 예산을 반영한 것이다. 전임 18대 국회에서 5억원의 예산으로 국방대학교에 용역을 주어 독도 수호를 위한 기동함대 전력규모에 대한 연구를 했다. 그 결과는 우리 해군력과 일본 해상자위대 전력의 격차가 너무 크니 3~4개의 기동전단으로 구성된 기동함대를 만들어 주변국의 해양 위협에 대응하라는 것이다. 정작 주무부처인 국방부가 이런저런 이유로 미적거리는 사이 19대 국방위원들도 기동함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방부가 신청하지도 않은 이지스 구축함 3척 건조 타당성 조사 예산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했다고 한다. 칭찬해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칭찬은 여기까지다. 제주해군기지 부지인 서귀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야당의 한 국방위원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결사 반대하면서 몽니를 부리고 있다. 내년도 제주해군기지 공사예산 2010억원을 전액 삭감하지 않으면 독도와 이어도 수호를 위한 핵심전력인 공중급유기와 이지스함 관련 예산이 포함된 수정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여론이 나빠지자 이미 2395억원이 집행된 제주해군기지 건설예산을 대선 이후로 미루자고 한다. 그러나 야당도 제주해군기지 반대가 결코 대선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당내 반발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역구에서의 정치적 입지만을 생각해 독도와 이어도 수호의 핵심전력 예산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면, 대체 야당의원 모두의 숙원인 재집권조차 나는 알 바 아니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은 국제정치에서 힘의 논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중국은 1974년 베트남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던 시사(西沙)군도를 침공해 빼앗은 전례도 있다. 이런 주변국과의 해상영토 분쟁에서 우리가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독도·이어도 수호를 위한 교두보라 할 제주해군기지와 그 기지를 채울 기동함대, 그 함대들을 지원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공중급유기 도입이 좌절되어서는 안 된다. 오랜만에 일 잘한 국회의원들이 끝까지 잘해서 좋은 결과를 이루어내기 바란다.
  • [기고] “日, 위안부 문제 해결로 인권 존중을”/도시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기고] “日, 위안부 문제 해결로 인권 존중을”/도시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유엔인권이사회의 심의보고서가 지난 2일 일본에 전달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31일 제네바에서 개최된 유엔인권이사회의 국가별 정례인권검토 회의에서 일본의 인권상황에 대한 권고를 담은 것이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지난 2008년 6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첫번째 심의보고서를 채택한 바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각국의 권고와 질의에 맞서 자국에 가장 유리한 논거로 고노 담화를 통한 사과,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한 보상, 조약을 통한 법적 문제의 해결 등을 제시하며 위안부 문제가 완료되었음을 주장했다. 일본 정부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 첫째, 고노 담화는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의 관여와 강제연행을 인정했지만, 2007년 아베 내각은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폄하해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퇴행시켰다. 둘째, 아시아여성기금의 경우 대표적인 반인도적 국제범죄에 대한 국가책임의 회피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이미 1998년 유엔특별조사관인 맥두걸 보고서는 적절한 국제적 대표자로 구성된 새로운 행정기금의 설치를 주장했다. 셋째, 조약을 통한 법적 문제의 해결과 관련해 일본이 주장하는 1951년 대일강화조약(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한국의 당사국 지위를 배제했을 뿐만 아니라,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역시 불법적인 식민지배와 그에 따른 책임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주장은 궁여지책에 불과할 뿐이다. 이에 따라 일본을 비판하는 국가가 2008년의 5개국에서 올해 7개국으로 늘었다. 일본은 고령의 피해자들을 외면한 채 시간만 지연시킨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한국과 북한, 중국, 네덜란드, 코스타리카, 동티모르, 벨라루스 등 국가의 대표들은 이번 이사회에서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 인식,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는 사과와 배상, 피해자의 명예회복, 미래세대 교육을 위한 일본 교과서 기술, 국제사회와 인권조약기구의 권고 이행 등의 조치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런데 현 노다 내각의 보수 회귀 조짐에 더해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일본이 과거의 ‘사죄’마저도 부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집권 당시 고노 담화를 부정했던 일본 제1 야당의 아베 총재가 조만간 재집권하게 되면 역사교과서 검정기준으로 이웃국가를 배려한다는 근린제국조항을 포함한 미야자와 담화, 전후 50년을 맞아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인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무라야마 담화까지 모두 부정하겠다는 정책을 공언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아베 총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40주년을 맞아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이 표명한 독일인의 자기 몰입에 대한 경구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 눈감는 자는 현재에 대해서도 눈멀게 된다. 비인간성을 기억하려 하지 않는 자는 새로운 감염 위험에 놓이기도 쉽다.” 오늘날 유엔인권이사회 등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류 보편적 가치로서의 인간의 존엄성’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인류의 보편적 정의와 양심으로 화답하기를 다시 한번 진심으로 촉구한다.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야통’ 류중일, KS 재집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야통’ 류중일, KS 재집권

    삼성이 통산 여섯 번째 정상에 우뚝 섰다. 삼성은 1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4회 홈런 등 집중 4안타 3볼넷으로 대거 6점을 뽑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SK를 7-0으로 완파했다. 4승2패를 기록한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자 2002년·2005~06년에 이어 통산 다섯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후기 통합 우승으로 한국시리즈가 무산된 1985년을 포함하면 여섯 번째 정상 등극이다. SK는 선발진이 고갈되면서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삼성은 1-0으로 앞선 4회 단숨에 승부를 갈랐다. 1사 1루에서 앞선 타석까지 KS 15타수 1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던 박석민이 상대 선발 마리오의 4구째 슬라이더를 통타, 왼쪽 담장을 훌쩍 넘는 2점포를 쏘아올렸다. 삼성은 조동찬·김상수의 연속 볼넷으로 계속된 2사 1·2루에서 배영섭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정형식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승엽이 3타점 3루타를 폭발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승엽은 생애 첫 KS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삼성이 KS 2연패를 달성한 것은 역시 마운드의 힘이었다. 삼성은 지난해 선동열(현 KIA 감독) 전 감독이 구축한 ‘지키는 야구’로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장원삼이 생애 첫 다승왕(17승)에 오르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고, 배영수가 팔꿈치 수술을 딛고 7년 만에 두 자리 승수(12승)로 가세하며 ‘선발 왕국’으로 거듭났다. 10승 투수를 4명이나 배출한 선발진의 힘이 오승환을 정점으로 한 ‘철벽 불펜’과 조화를 이루며 KS 제패의 원동력이 됐다. 우승 선봉에는 윤성환이 섰다. 장원삼을 제치고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그는 5와3분의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이어 승부처인 5차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SK 타선을 봉쇄했다. KS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79를 기록하며 2승을 따냈다. 2차전 선발로 바통을 넘겨받은 장원삼도 6이닝을 2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진가를 발휘했다. KS 첫승의 기쁨을 누리며 팀에 값진 2연승을 선사해 우승 분위기를 부채질했다. 6차전에서도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단 1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냈다. 앞서 3차전 선발 배영수(3이닝 3실점)와 4차전 선발 미치 탈보트(6이닝 3실점)가 부활한 SK 타선을 견뎌내지 못해 승부는 균형을 이뤘지만 결국 윤성환과 장원삼이 4승을 합작하면서 우승 축배를 들었다. 삼성의 우승 가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난공불락’ 오승환이다. 변함 없는 ‘돌직구’로 SK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았다. 1, 5차전에 나서 각각 1과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2세이브를 따냈고, 이날 7-0으로 앞선 상황인데도 9회에 나서 삼성 마운드의 보루임을 입증했다. 특히 2-1로 앞선 5차전 9회 선두 타자 최정에게 3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지만 박정권을 땅볼, 김강민과 박진만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은 압권이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아옌데 前대통령의 손녀 피노체트 추종자 꺾었다

    1970년대 초반 칠레 대통령을 지낸 살바도르 아옌데(1908~1973)의 손녀가 군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추종자로 알려진 우파 성향의 정치인을 꺾고 승리했다. 수도 산티아고의 구청장에 출마한 아옌데의 손녀 마야 페르난데스(40)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페드로 사바트 현 구청장을 꺾고 당선됐다고 AF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바트는 피노체트 정권 때부터 지금까지 18년 동안 이 지역 구청장으로 일했다. 페르난데스는 당선 직후 “할아버지인 아옌데 전 대통령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이 여전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페르난데스가 소속된 중도좌파연합인 ‘콘세르타시온’이 승리한 것은 이번 선거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사회당과 기독교민주당, 민주사회당, 급진당 등 4개 정당으로 이뤄진 콘세르타시온은 43.1%의 지지율을 기록, 37.5%에 그친 보수우파 여권을 눌렀다. 이에 따라 2008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4년 만에 재기에 성공한 콘세르타시온은 2014년 열리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서 재집권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남미에서 민주 선거로 선출된 첫 사회주의자 대통령이었던 아옌데는 1973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피노체트 장군의 군부 쿠데타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아옌데의 사인과 관련, 칠레 법의학연구소는 지난해 아옌데의 유해를 발굴해 부검한 뒤 “쿠데타가 진행되던 당시 대통령궁에서 AK47 소총으로 자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지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푸틴 3기’ 보수·우경화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밤 11시 이후에 고함을 치거나 발을 구르는 행동을 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개가 짖어도 개 주인이 처벌받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의회가 주민들의 숙면을 위해 제정한 ‘야간소음단속법’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아동에 대한 유해 정보 관리법에 따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주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의 공연 관객을 16세 이상으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오랫동안 ‘유럽을 향해 열린 러시아의 창’으로 불렸던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3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보수·우경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주의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아래서 목소리를 낮추고 있던 보수주의, 애국주의 성향의 관료들이 푸틴 재집권과 동시에 냉전 시대의 레토릭을 구사하며 옛 영광 재현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의회는 지난 3월엔 미성년자에 대한 동성애 선전 금지 조례를 채택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푸틴은 지난 12년간 정치 엘리트와 관료 사회에서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세력이 서로를 견제하도록 균형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12월 반정부 시위 열풍이 불어닥쳤을 때 자유주의자 관료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상황을 겪으면서 보수주의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변화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극우주의 언론인인 알렉산더 프로크하노프는 “푸틴은 자유주의 세력이 확산되면서 자신이 리비아 독재자인 무아마르 카다피 같은 운명에 처해질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3기 러시아의 보수·우경화 회귀는 러시아정교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크렘린은 최근 러시아정교회 사제를 국립원자력대학의 신학대 학장으로 임명했고 모스크바 기차역에 러시아정교회 신자들을 위한 교회를 세웠다. 푸틴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은 신성모독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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