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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지거래허가구역 287㎢ 6일부터 풀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287㎢ 6일부터 풀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면적의 60%가 풀린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토지거래허가구역 287.228㎢를 해제한다고 5일 밝혔다. 여의도 면적의 64배다. 이에 따라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전 국토의 0.2%에 해당하는 195㎢만 남게 됐다. 중앙행정기관 이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개발사업 등으로 투기 우려가 높은 세종시와 대전시에 지정된 허가구역은 이번 해제 대상에서 빠지고 내년 5월 말까지 재지정된다. 이번 해제는 땅값 안정으로 허가구역 지정 사유가 소멸된 지역,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개발사업지구와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허가구역이 풀린 주요 국책사업지구는 황해경제자유구역, 광명시흥·하남감일·하남감북·과천지식정보타운 보금자리지구 등이다. 의왕백운지식문화밸리지역 등 지자체 사업도 포함됐다. 이들 지역은 개발사업자의 재무여건 악화 등으로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방치돼 토지를 소유한 주민들이 장기간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고 있던 곳이다. 보상을 예상하고 토지를 담보로 대출받거나 주변 토지를 매입(대토)했으나 보상이 지연돼 이자 부담 등이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허가구역 해제와 국책사업 추진 여부는 무관하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유병권 토지정책관은 “허가구역이 풀린다고 개발사업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고, 개발지역 보상은 지구지정일 해당 연도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평가 당시의 정상적인 지가 상승분만 반영하므로 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사업비 증가 우려도 없다”고 설명했다. 해제는 수도권과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서울에서는 고덕강일 보금자리지구를 포함해 용산구 용산동 미8군기지 국공유지, 강남구 자곡·세곡동 일대 주거지역이 허가 대상에서 풀렸다. 경기도에서는 성남 수정구 신촌·오야동 일대와 분당구 운중·석운동 일대, 하남시 보금자리주택지구와 주변 지역이 해제됐다. 인천은 경제자유구역과 주변 지역이 대거 풀렸다. 대구·광주·울산광역시와 경남은 이번 조치로 국토부 지정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모두 해제됐다.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은 내년 5월 30일까지 허가구역이 유지된다. 국토부는 해제 지역이더라도 땅투기 우려가 생기면 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할 방침이다. 허가구역에서 풀린 곳에서는 6일부터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 없이 토지 거래가 가능하고 기존에 허가받은 토지의 이용 의무도 소멸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5) 홍기택 산은금융 회장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5) 홍기택 산은금융 회장

    홍기택(62)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갤럭시 기어를 차고 다닌다. 말로는 “손목시계용”이라지만 중요한 문자나 이메일은 상대방과 대화 중에도 시계를 보는 척하며 곧바로 확인한다.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건 빨리빨리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그는 “큰 조직의 리더가 되니 이런 소소한 재미가 많이 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지난 한 해 굵직한 현안이 너무 많이 터져 솔직히 아쉬움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는 홍 회장은 “올해도 정책금융 맏형으로서의 역할은 확실히 할 것”이라면서 “대신 기업들도 공공기관에 기대 경영권을 지키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산업은행을 믿고 거래해도 되나.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아 우리도 긴급 점검을 해봤다. (정보 관리나 보안 시스템에) 별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믿을 놈 하나 없다’는 생각으로 철저하게 이중삼중 빗장을 치도록 했다. 이번 사고도 시스템 자체보다는 사람을 막지 못해 생긴 문제 아닌가. →2년 만에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돼 직원들의 불만이 있을 것 같다. -산은 민영화를 없던 일로 하기로 했으니 불가피한 수순 아니겠나.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정금공)가 합쳐지면 산은지주가 소멸 법인이 된다. 그래서 통합법인 출범 뒤 재지정됐으면 했는데…. 이왕 재지정된 이상 투명성을 더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 →정금공과의 통합이 언제 될지 모르지 않는가. 통합산은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되고 있는데.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국회 논의가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실적으로 당초 목표했던 7월 통합은 어려울 것 같고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때 산은 민영화에 찬성했다가 정책금융 맏형론을 들고나와 자질 시비가 일기도 했다. -산은 민영화에 찬성했던 것은 대학(중앙대) 교수로 있던 2008년 초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 줄 몰랐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대기업들이 휘청댔다. 이럴 때는 정책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분명히 말하지만 산은은 정책금융 맏형 역할을 확실하게 해나갈 것이다. 지난해 테크노뱅킹에 1500억원을 지원했는데 올해 성장사다리펀드에 60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창조경제 지원에도 힘을 쏟을 작정이다. 대신 기업들도 공공기관에 기대 경영권을 지키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런 시대는 이제 지났다. →통합 산은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된다는 우려도 있다. -그렇지 않다. WTO가 문제 삼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 특정 산업에 대한 지원인가, 둘째 특정 기업에 대한 지원인가, 셋째 해당 기업에 특혜가 되는 것인가다. 민간은행인 국민은행이 나서도 이 세 가지 중 하나에라도 걸리면 WTO 규정 위반이다. 지원 주체가 산은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대우증권은 매각하나. -정금공과 산은이 합쳐진 뒤 결정할 문제다.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하는 데 대우증권이 필요하면 갖고 있어야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팔게 되지 않겠나. →STX, 동양, 동부 등 지난해 자금난을 겪었던 그룹이 모두 산은의 주거래 기업이다. -인수위 때(홍 회장은 현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위원을 지냈다) 세 그룹 때문에 누군가 고생깨나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내가 될 줄 꿈에도 몰랐다(웃음). 지난해 고생한 덕분에 큰 고비는 넘긴 것 같다. →금융경험이 부족해 구조조정에 혼선을 빚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원하는 대로 해 주지 않으니 (기업들이)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겠나. (그런 평판에)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금융사를 직접 경영하지만 않았을 뿐 삼성증권·한국투자공사(KIC) 사외이사 등을 두루 지냈다. 금융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김한철 산은 수석부행장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수출’하셨다. 농반진반 실세 회장의 영향력이 입증됐다고들 한다. -실세는 무슨…. 김 내정자는 전적으로 정책금융의 오랜 경륜을 인정받아 발탁된 것으로 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학(서강대) 동문인데 캠퍼스에서 본 적 있나. -박 대통령이 70학번이고 내가 71학번이니 경호원 대동하고 등교하는 모습을 여러 번 뵈었다. 당시만 해도 미니스커트가 유행이었는데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긴 검정치마에 흰색 블라우스를 단정하게 받쳐 입었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난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인천국제공항 전통문화의 공간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인천국제공항 전통문화의 공간을 가다

    관광객 1000만 시대에 발맞춰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공항의 면세구역에서는 다양한 우리나라 전통문화 시연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공항이 한국을 다녀가는 외국 여행객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전해주면서 우리 문화를 알리는 독특한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 22일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면세구역에서는 집박 소리와 함께 “주상전하 납시오”라는 외침이 들렸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조선시대 왕과 왕비가 궁궐 안을 산책하는 모습을 재현한 ‘왕가의 산책’ 행렬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공항 이용객에게 우리의 전통 궁중문화를 알리기 위해 하루 3차례씩 진행된다. 왕과 왕비를 중심으로 구성된 23명의 등장인물들이 스토리에 따라 다양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를 지켜보는 외국인들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하다. 퍼레이드가 문화센터 앞에 마련된 포토존에 멈춰 서자 출연진과 기념촬영을 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왕비와 같이 사진을 찍던 러시아 관광객 스비에타는 “감동적인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면세구역에는 전통문화체험관과 전통공예전시관 등의 문화시설이 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2009년부터 출국장 동·서편 탑승구 통로에 ‘한국전통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센터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Free Event’(프리 이벤트) 푯말. 모든 체험과 공연은 무료다. 강정임 한국전통문화센터 매니저는 “일년 내내 판소리, 가야금, 대금 연주 등 다양한 장르의 전통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방문이 세 번째인 자메이카 관광객 프레터는 이곳에 오기 위해 탑승시간보다 두 시간 먼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가 체험해본 것은 한지탁본. 먹물을 머금은 솜방망이로 탁본 틀에 올린 한지를 툭툭 치자 틀에 있던 전통문양이 한지에 새겨지기 시작했다. “우와~대단해요”라고 감탄하며 “한국에 오면 올수록 한국전통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출국장 4층 환승 라운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통공예전시관’은 단순한 볼거리 제공 차원을 넘어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관에서는 23년 만에 국경일로 재지정된 한글날을 기념하여 ‘한글, 세상을 물들이다’라는 한글 관련 전시물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출신 유학생인 루빈스타인은 “한글이 과학적인 문자이며, 표현이 무궁무진함에 놀랐다”고 말했다. 여객터미널 중앙 지역 4층 ‘한국문화거리’는 기와집과 정자 등 전통가옥으로 꾸며져 공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공항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우리나라의 훌륭한 전통문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천공항은 한국과의 첫 만남의 장소다. 그만큼 첫인상이 중요하다. 한류 열풍과 올해 인천아시안게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 국제적인 행사를 앞두고 늘어나는 외국 방문객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효과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한국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혼이 깃든 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해 인천공항은 현재 변신 중이다. 글·사진 jongwon@seoul.co.kr
  • 산은·기은 ‘정부 규제’ 받는다

    산은·기은 ‘정부 규제’ 받는다

    산은금융지주와 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2년 만에 ‘기타공공기관’으로 다시 지정됐다. 한국거래소는 방만 경영이 해소될 때까지 ‘준공공기관’으로 유지된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거래소는 방만 경영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2년 연속 정부의 중점 관리 대상에 포함 됐다. 기획재정부는 24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2014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항공안전기술센터와 한국건강가정진흥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아시아문화개발원, 워터웨이플러스 등 6개 기관은 신규로 기타공공기관이 됐다. 국립생태원은 새로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총공공기관 수는 295개에서 304개가 됐다. 공공기관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기업(시장형·준시장형), 준정부기관(위탁집행형·기금관리형),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정부가 거래소를 공공기관 지정에서 빼지 않은 까닭은 방만 경영과 공공기관 개혁이라는 정부의 원칙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방면 경영의 대명사인 거래소를 빼고는 공공기관 개혁을 논할 수 없다는 얘기다. 거래소는 정부 부처 산하 304개 공공기관 중 직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이 지난해 기준 1억 1339만원으로 최고인 데다 1인당 복리후생비도 1500만원에 육박한다. 기본급 5900만원에 고정수당 3140만원, 실적수당 575만원, 급여성 복리후생비 742만원, 경영평가 성과급 271만원, 기타 성과상여금 730만원 등이다. 종업원(상시) 수는 707명, 평균 근속 연수는 17.4년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연봉 1억 3000만원 이상의 부부장급 이상 직원 117명 가운데 중간 관리자나 일반 직원도 할 수 있는 업무를 맡고 있는 간부가 56명으로 조사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석준 기재부 2차관은 “거래소가 이달 말 정부에 제출할 정상화 계획에 맞춰 과도한 보수 등 방만 경영을 개선하고 그 성과가 뚜렷하다고 판단되면 해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각종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정부의 경영평가를 받고 임원의 임면과 경영 지침도 간섭받는다. 공공기관은 120여개의 경영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 과도한 부채와 방만 경영에 대한 관리 강도가 세진다. 사실상 임금 삭감과 복지 혜택 축소가 예고된 셈이다. 거래소 노조는 “정부가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붙잡아 두는 것은 명백한 월권 행위”라면서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반발했다. 2년 만에 다시 지정된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동안 수익성은 악화됐고 직원 복지 혜택은 늘었기 때문이다. 산은은 공공기관에서 제외되자마자 은행장과 이사 등 임원의 임금을 전년보다 10% 안팎 올려 눈총을 받았다. 산업은행장은 4억 5900만원이던 연봉이 5억 600만원으로 올랐다.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으로 올해 기관장 최대 연봉 상한선이 3억 8000만원으로 내려갔기 때문에 산업은행장의 연봉 삭감도 불가피해졌다. 기업은행은 2012년 사내복지기금으로 400억원이나 출연했다. 기업은행 간부는 “민간 시중은행과 경쟁하고 있는데 공공기관 재지정으로 정부의 일률적인 평가 대상에 포함돼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500년 된 성균관 은행나무 ‘서울 문화재’된다

    500년 된 성균관 은행나무 ‘서울 문화재’된다

    고생대에 출현해 모습을 오롯이 간직한 채 생존해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서울 성균관 은행나무는 조선의 영고성쇠를 지켜본 주인공이다. 서울시는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성균관 대성전 앞뜰의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시 기념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한양도성을 둘러싼 산자락 곳곳에 남아 있는 바위글씨인 삼청동문(三淸洞門), 종로구 누상동 백호정(白虎亭), 송월동 월암동(月巖洞)은 문화재 자료로 지정할 방침이다. 기념물로 지정될 은행나무들은 400∼500년으로 추정되는 수령과 사료에 비춰 중종 때 동지관사 윤탁이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 문화재위원회는 일부 외과수술로 변형됐지만 전체적으로 원형이 보존됐고 수형이 빼어난 노거수(老巨樹)로, 역사적 유래와 변천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삼청동 입구 삼청동문 글씨는 조선 후기 문신 김경문 또는 이상겸의 것으로 전해진다. 활터 백호정을 알리는 백호정 글씨는 숙종 때 명필가 엄한붕이 썼다. 월암동은 조선 중기 이후의 글씨체로, 결구가 치밀하고 품격이 높아 문화재 자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시는 이날 4건의 문화재지정계획을 공고했다. 다음 달 17일까지 여론을 수렴해 3월 중 서울시 기념물과 서울시 문화재 자료로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문화재 지정 후 삼청동문, 백호정, 월암동 일대의 자연경관 회복을 위한 보존·정비 방안도 추진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교학사 역사교과서 철회 고교 20곳 특별 조사

    교육부가 6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한 고교 20곳을 대상으로 특별조사에 나섰다. 채택을 번복하고 다른 출판사 교과서를 재지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교육부가 교학사 편을 들고 있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교학사와 새누리당 중진들은 “교과서 마녀사냥이 일어났다”며 교학사 교과서 거부 운동을 편 학생, 학부모, 진보단체를 비난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과서 문제가 이념논쟁으로 번지는 게 안타깝다”며 저조한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오전 전북 전주 상산고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할 지 7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상산고는 “촉박한 일정 때문에 교과서 내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고 학생, 학부모, 동창회, 시민사회의 우려와 질책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채택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상산고가 채택을 취소하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정규 고교는 신설학교인 경기 파주 한민고가 유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후 들어 교육부는 상산고와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취소한 학교 등 20곳에 특별조사 인력을 파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했다가 갑자기 번복한 학교에 대해 이들이 외부 압력에 의해 교과서를 바꿨는지 알아보려는 목적”이라면서도 “(일부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록 조작 의혹이 제기된) 교학사 교과서 채택 과정이 아니라 번복 과정이 조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콩·LED 조명 등 중소기업 적합업종 내년 재지정 앞두고 또 충돌

    콩·LED 조명 등 중소기업 적합업종 내년 재지정 앞두고 또 충돌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 차원에서 운영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를 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대기업 등 재계는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산업을 외국계가 잠식할 우려가 있어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소기업계는 대기업들이 내년 적합업종 재지정을 앞두고 지정 범위를 축소하려고 허위 주장을 한다고 반박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동반성장위원회와 대기업, 중소기업이 함께 모여 특정 업종을 지정해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고 중소기업의 경영 활동을 3년간 보호해 주는 제도다. 현재 85개 제조업 품목과 15개 서비스업 품목 등 100개 품목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자동차 재제조 부품, 순대, 떡 등 2011년 10월에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품목을 시작으로 3년의 보호 기간이 끝나는 업종들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재지정 여부 검토에 들어간다. 한국연식품연합회(중소두부업계), LED조명협동조합 등 소상공인·중소기업 8개 단체는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합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중소기업 간 협의를 통해 이뤄낸 경제민주화의 대표적 산물인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운영이 대기업과 일부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이 제도는 민간 자율 합의를 바탕으로 산업 생태계를 복원하는 목적이 있는 만큼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계가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단체들은 최근 제기된 적합업종 관련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선윤 한국연식품연합회 회장은 두부가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들이 콩을 사주지 않아 국산 콩 수요가 감소했고 농민들의 피해가 크다는 논란에 대해 “올해 콩 생산량이 20% 증가해 생긴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 문제”라면서 “대기업들이 두부를 하나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1+1’ 출혈 경쟁을 접은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LED 조명시장의 경우 적합업종 지정 이후 필립스, 오스람 등 외국계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60%까지 상승하고 중국계 킹선의 국내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윤희진 한국조명공업협동조합 전무이사는 “외국계의 점유율은 적합업종 지정 시점 앞뒤로 4%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기업들은 조명 완성품 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외국계 기업처럼 부품 소재 분야 개발에 집중해 이를 중소기업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외국 기업들이 직접 투자 방식이 아니라 우회적인 방법으로 국내에 진출하는 경우가 있다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법제화를 두고서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중소기업 단체들은 “실효성 있는 제도 운영을 위해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기업은 통상 마찰을 이유로 반대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민간 자율 단체인 동반위가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권고하는 것은 국제협정 위반 가능성이 작지만 이를 법으로 지정하고 정부 기관에서 운영한다면 외국계 기업과 통상 마찰을 빚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조합원 자격, 노조가 결정하는 건 당연…정부가 나서는 일? 172개국 어디도 없어”

    “조합원 자격, 노조가 결정하는 건 당연…정부가 나서는 일? 172개국 어디도 없어”

    “조합원의 자격은 노조가 결정할 사안이다.” 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설립취소 방침에 대한 항의성으로 지난 16일 한국을 방문한 수전 호프굿 세계교원단체총연맹(EI) 회장은 17일 서울 영등포동 전교조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EI 소속 401개 단체들은 일반적으로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두고 있고 이는 당연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 172개국 401개 회원단체가 가입한 EI는 세계 최대 교원단체로 꼽힌다. 회장의 방한에는 프레트 판 레이우언 사무총장도 동행했다. 국제적 행사를 제외하고 회장과 사무총장이 한 국가를 방문한 건 처음이다. 호프굿 회장은 “정부가 먼저 나서서 교원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시도는 EI 소속 172개국 어디서도 본 적이 없고 그만큼 이 사안이 시급하다고 봤다”며 방한 취지를 설명했다.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정부의 주장에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조합원의 자격을 노조가 결정하는 건 매우 당연한 일이고 EI 소속 단체들 대부분이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둔다”면서 “물론 (해직자를) 배제하는 곳도 있지만 중요한 사실은 노조가 결정을 내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내법 준수가 우선이라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유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 한국이 가입한 이상 국제적 법률 준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동안 EI는 한국이 1996년 OECD 가입 당시 ‘노조의 권리를 보장해 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해 왔다. 그는 국제사회의 반발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한국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호프굿 회장은 “각국에서 한국 정부로 항의서한이 9000통 정도 쇄도했는데 이것만 봐도 해외에서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서 “이번 2박 3일간의 일정 동안 청와대 및 정부와 면담하길 바랐지만 잘 안 돼 아쉽고 아마 정부도 할 말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I는 다음 달 열리는 OECD 노조자문위원회에서 한국의 특별노동감시국 재지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현오석 “산은, 공공기관 재지정 방안 검토중”

    현오석 “산은, 공공기관 재지정 방안 검토중”

    정부가 지난해 초 공공기관에서 제외했던 산은금융지주와 한국산업은행을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산업은행과 함께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했던 중소기업은행의 재지정도 고려하고 있다. 당초 산업은행, 기업은행을 민영화하기 위해 공공기관에서 뺐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민영화 계획을 완전히 접은 만큼 공공기관에 편입시키겠다는 취지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지난해 산업은행이 공공기관 지정에서 제외되는 등 공공기관 지정에 일관성이 없다는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산업은행을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공공기관으로 다시 지정되면 은행장을 비롯한 임원 선임, 경영실적 공시 등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한다. 한국산업은행법에 더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공공기관 지정 해제 이전과 같이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일단 임원 선임에는 변화가 없다. 기존과 같이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이사, 감사를 선임하고 은행장은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 하지만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경영공시 의무는 생긴다. 경영목표, 예산 및 운영계획, 결산서, 임원 및 운영인력 현황, 인건비 예산과 집행 현황, 금융위원회 감사 결과 등을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공시해야 한다. 공기업 또는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되면 임원 선임 절차가 바뀐다. 은행장 선임은 공기업이 되면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후보자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되면 임원추천위가 복수로 추천한 후보 중에서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기재부는 기업은행, 금융감독원(2009년 공공기관 지정 해제), 한국은행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한국거래소를 지정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산은과 기은의 민영화를 철회했으므로 내년 초 공공기관에 다시 넣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면서 “한은과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편입과 한국거래소의 지정 해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정부 부처마다 국어전문관 둔다

    정부 각 부처마다 국어전문관을 두고 공공기관부터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벌여나가고, 공공언어 인증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중앙행정기관들로 ‘전문용어 표준화 협의회’를 꾸려 각 분야 전문용어의 표준화를 추진해 나가는 등 우리말을 쉽고 곱게 쓸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앞장서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범국민적인 언어문화개선운동을 벌여 나가겠다고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보고했다. 정부는 23년 만에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한 것을 계기로 우리말과 글의 정체성과 우수성을 살리기 위해 힘쓰겠다는 것이다. 특히 갈수록 혼탁해지는 방송 언어의 자율 지침을 마련해 준수를 권고하고, 맞춤형 질의응답 시스템을 마련해 방송 현장에서 언어생활을 지원하기로 했다. 방송·언론 관계자를 대상으로 언어 교육을 실시하고, 우리말 어휘·표현 자료를 발굴해 제공하기로 했다. 또 전국 18개소의 국어문화원을 지원·육성해 지역 내 언어문화운동 확산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단계적으로 교과과정과 연계, 자유 학기제를 활용해 참가할수 있는 언어문화교육 집중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는 내용도 대책에 담았다. 이와 함께 학생 및 학부모, 교원 대상의 국어사용 자가진단표를 개발·보급하고 학교장·교원 대상의 연수를 강화하고 언어폭력 예방 및 언어문화 개선 분야 전문 강사를 집중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정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품격 있는 언어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는 언어순화를 위한 정책이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승화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한글날 광화문에 모인 한석봉들

    한글날 광화문에 모인 한석봉들

    한글 반포 567주년 한글날을 맞은 9일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휘호 경진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붓글씨를 쓰고 있다. 23년 만에 한글날이 공휴일로 재지정되면서 이날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한글날 행사를 개최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는 국어학자 이상규 경북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는 국어학자 이상규 경북대 교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서울 세종로 한복판에서 묵묵히 앉아 백성을 살피고 있는 세종대왕을 잠시 알현한다. “전하,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로 돌아왔다고 하옵니다.” 아무 말이 없다. 다시 아뢴다. “공휴일로 재지정된 것이 23년 만의 일이라고 하옵니다. 기쁘지 아니하십니까.” “….” 이번에는 주변에 있던 남녀노소 여러 사람이 세종대왕 앞으로 모였다. 다같이 노래를 부른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새 세상 밝혀 주는 해가 돋았네/ 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기르자~” 세종대왕은 그제서야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이 한글날 567돌이다. ‘돌아온 공휴일’이어서 한글에 대한 사랑과 세종대왕의 업적을 다시 한번 뜻깊게 되새기게 한다. 한글날의 유래를 잠시 되짚어 본다. 일제강점기 식민 통치 아래서 조선어학회는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국권을 회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1926년 음력 9월 29일(양력 11월 4일) 한글 창제 480돌을 맞아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가졌다. 바로 한글날의 시작이었다. 그러다가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된 이후 정인지 서문에 ‘구월 상한(上澣)’이라는 기록을 근거로 양력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한글날은 조선어학회의 한글운동, 즉 민족 정체성을 한데 뭉쳐 주권을 회복하자는 실천적 저항운동에서 출발했던 것이다. 이상규(60) 경북대 교수는 열정적으로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는 국어학자로 알려져 있다. 남북 언어학자들이 참여하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국어 연구와 어문정책을 총괄하는 국립국어원장 시절에는 ‘세종학당’ 설립을 통해 한글 세계화의 기반을 다졌다. 특히 그는 ‘한글 고문서 연구’ ‘언어지도의 미래’ ‘한국어방언학’ ‘둥지 밖의 언어’ ‘방언의 미학’, 그리고 최근에는 한글날을 앞두고 조선어학회 33인의 열전을 담은 ‘민족의 말은 정신, 글은 생명’이라는 책을 펴내는 등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전파하고 있다. 한글날 직전 서울 세종로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만났다. 잠시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세종로에서 열리는 이번 한글날 행사 때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논문집 ‘훈민정음, 영인 이본의 권점 분석’ 2500권을 나눠 주면서 훈민정음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다시 알릴 예정이라고 이 교수는 말했다. 최근에 펴낸 책 ‘민족의 말은 정신, 글은 생명’을 꺼낸다. 그는 “우리의 말과 글이 일제의 굴레에서 말살의 위기를 겪는 동안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일이라는 신념으로 희망의 땅을 일군 조선어학회 33인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가 추진하는 마루지 사업의 일환으로 광화문거리에 조선어학회 33인 기념탑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문화재청에서는 ‘광화문’ 한글 현판을 떼어내고 ‘光化門’이라는 한자 현판을 달았고 그 앞에 세종대왕 좌상이 있지 않느냐”면서 “대한민국은 한글 공동체임을 다시금 깨달아야 한다. 한글날이야말로 5대 국경일 가운데 한글공동체의 진정한 축제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 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세종대왕은 한자와 한자를 빌려 쓴 이두와 구결의 불편함으로 인한 지배계층과 백성들 사이 소통의 단절, 그리고 이로 인해 생겨나는 지식과 정보의 차등을 뛰어넘기 위해 한글을 만들었지요. 다시 말해 일반 백성을 교화하고 지식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탁월한 애민정신에서 탄생한 결과물입니다.” 문자 자체에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한글은 인류가 만든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창제자와 창제 연대가 밝혀진 문자라는 점, 그리고 문자의 구성과 조직 면에서도 매우 과학적이기 때문에 전 세계 언어학자들이 한글 표음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글의 창제 원리를 담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한국어가 유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서 국제특허협력조약(PCT) ‘국제공용어’로 채택돼 세계 속의 한글, 한국어로 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한국어 사용자는 8000만명이 넘을 정도로 세계 8~10위의 주요 언어권에 속하며, 근래 ‘세종학당’의 세계 진출로 그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세종학당’은 현재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51개국 113곳에 세워져 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한글과 한국어가 계속해서 꽃을 피워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문자는 사용 공동체가 강한 결속력을 갖게 하고 상상의 공동체를 구성하도록 하는 인자입니다. 로마자는 이라크 지역에서 만들어져 로마에서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으로 물 흐르듯 퍼져 나갔습니다. 이렇듯 우리 한글도 자연스럽게 상대 국가의 문화를 존중하는 문화상호주의를 기반으로 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문자가 없는 종족과 그런 국가의 표음문자로 전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외국의 언어학자들도 충분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 부처 간의 효율적인 지원과 운영이 절실하고 반듯한 표준학습 교재, 교원, 교육시설 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비정부기구(NGO) 등에서도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한글을 전 세계에 나눠 주는 ‘한글나눔운동’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이 한국어 배우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 국어 어휘 기반의 70%가 한자어에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정부의 외래어와 전문용어 관리가 느슨한 틈을 타 우리말의 생태 기반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 이르고 있지요. 사전에도 없는 외국어 한글 표기가 마치 표준어인 양 언론을 통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학문 연구의 성과로 과학, 인터넷에 등장하는 낯선 용어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 외국인의 한국어 배우기는 훨씬 쉬워집니다.” 맞춤법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어 기계화를 통해 역기능을 줄이는 것, 즉 사전을 활용하고 또 워드에 어문 교정기를 장착해 불편을 최소화하면 된다. 띄어쓰기 문제는 이미 자동교정 기술의 정확도가 거의 90%를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화제를 바꿨다. 아직도 ‘한글파’니 ‘한자파’니 하는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지 않느냐고 했다. “민감하고 난해한 문제이긴 하지만 국민 소통의 원칙을 지식인이나 국가 지도자의 눈높이에 맞추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한자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언어를 학습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 있듯이 전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국민도 있거든요. 말과 글은 하나입니다. 한글이 중심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그러나 수천년 누적돼 온 우리 문화유산이 대부분 한문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정밀하게 연구하려는 사람에게 한문의 학습은 너무나 당연하겠지요. 이런 특수 상황을 고려해 정부에서는 한글로 읽을 수 있도록 번역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문화의 창의적 발전을 위해 한글과 한자를 이념적 대립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한글 중심의 소통구조 속에서 필요하다면 대량 번역 작업을 통해 조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이 한글의 가치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단다. 한글의 미래에 대해서는 “앞으로 컴퓨터 언어가 인지와 추론까지 가능한 기술로 발전한다면 미래 로봇산업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부가가치가 대단히 높은 분야라고 할 수 있다”면서 걸어다니면서 한글 텍스트 입력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 언어의 자동 번역이 가능한 단계가 눈앞에 와 있다고 전망한다. 따라서 한글을 단순한 의사소통 차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 융성과 미래 지식 정보화 기술력의 한 축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글은 풍화하지 않는 주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은 순간처럼 흩어지지만 글자는 지식과 정보를 고정하는 창고의 기능을 하는 순기능과 더불어 개인과 세상을 어두운 감옥으로 유폐시킬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한글공동체 구성원입니다. 우리 모두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며, 언어 질서를 우리 스스로 순화시키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여야겠습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상규 교수는 국립국어원장 시절 ‘세종학당’ 설립 주도 1953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경북대학교 및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경북 방언의 통시 음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방언조사 연구원과 울산대학교 조교수를 거쳐 도쿄대학교 대학원 객원연구교수, 중국해양대학교 고문교수 등을 거쳤으며 국립국어원장, 남북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 및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경북대 국문학과 교수 외에 한국문학언어학회장, 국어정책학회장, 한글학회 이사, 방언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방언학’ ‘경북방언사전’ ‘둥지 밖의 언어’ ‘방언미학’ ‘언어지도의 미래’ ‘한글고문서연구’ ‘민족의 말은 정신, 글은 생명’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집으로는 ‘훈민정음, 영인 이본의 권점 분석’ ‘디지털시대의 한글미래’ ‘우리말 연구’ 등이 있다. 일석학술장려상(1986년), 외솔학술상(2011년), 봉운학술상(2012) 등을 수상했다.
  • ‘한글날’ 쉬나? 안쉬나? 논쟁 올해부터…

    올해부터 ’한글날’(10월 9일)이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됐다. 한글날은 한글 창제를 기념하는 날이지만 1991년부터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국회는 22년 만인 지난해 12월 24일 법정공휴일 지정을 위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령은 올해부터 적용됐다. 올해 처음 재지정되기 때문에 일부 달력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는 한글날이 공휴일로 표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한글날이 공휴일이라니 놀랍다”, “공휴일에 출근할 뻔 했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논쟁] 자사고 신입생 선발권 폐지

    [이슈&논쟁] 자사고 신입생 선발권 폐지

    교육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의 실효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심해지고 있다. 평준화 지역에 있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신입생 성적 제한을 폐지함으로써 일반고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신입생 선발권을 박탈당한 자사고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일반고가 슬럼화된 원인을 자사고에서 찾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반면 자사고의 신입생 선발권 폐지에 찬성하는 이들은 지금이라도 고등학교 서열화 문제를 조율해 일반고 슬럼화 분위기를 차단한 건 다행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사고 교육협의회장인 김병민 서울 중동고 교장과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에게 찬반 입장을 들어봤다. 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 “자사고로 인해 학교 서열화 심화… 엄격한 평가로 지정 취소 등 필요” 새 정부 출범 이후 중등교육과 관련해 발표한 첫 정책이 다름 아닌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이다. 과거 이명박(MB) 정부가 들어서면서 급작스럽게 추진했던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로 인해 일반고의 슬럼화가 심각하게 진행됐다. 이제 일반고의 정상화를 위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자율형 공립고(자공고)에 부여했던 특혜를 줄임으로써 고교 교육의 서열화 문제를 줄여 보겠다는 것이 이번 방안의 주요 내용이다. 따라서 만시지탄이 없지 않지만 이 정도로라도 고등학교 서열화 문제를 조율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유의미하다고 판단한다. MB 정부가 시작되면서 자사고가 본격 확대돼 지금은 전국적으로 50개에 가깝게 존재하고 있다. 기존의 특목고(과학고, 외국어고) 51개교, 국제고 4개교를 합치면 선발형 고등학교가 100개를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유형의 고등학교를 만든 것은 등록금 차별화, 성적 차별화로 인해 상층의 4분의1만을 위한 정책이 됐고, 이들에게만 학교의 선택권을 부여하고 나머지 75%에게는 열패감만 불러일으켰다. 아울러 이러한 학교들은 교육과정 특성화라는 본래의 취지보다는 명문대학 진학 중심의 입시 위주 교육을 강화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보편적 교육기회를 제공해야만 하는 공교육 체제에서 이러한 특수유형의 고등학교로 인해 교육기회의 양극화가 심화되었으며, 궁극적으로는 교육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더욱 강화시키는 역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학교 다양화 정책의 정당화 논리로 제시됐던 것에는 ‘학교 선택권 보장, 사교육 감소, 학교 특성화 유도, 사학 자율성 보장’ 등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운영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논리는 매우 우려스러운 결과만을 보여 줄 뿐이다. 이를테면 학교 선택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려 있지 않고,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교육기회의 차별화만 강화했다. 학교 특성화 역시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입시 위주의 교육에 치중하는 입시 명문고로의 지향만을 강화시켜 왔다. 사학의 자율성은 어떠한가. 자사고 진학을 둘러싼 입시 비리는 교육에 대한 근본적 신뢰마저 무너뜨리는 결과만을 초래했다. 2014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고교 교육 무상화가 실시된다. 이는 새 정부의 교육공약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무상교육 수준으로 우리 교육의 공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매우 중요한 전진이다. 지금까지는 교육에 드는 비용을 학부모가 부담하는 ‘수익자 부담 원칙’이 적용되었다면, 이제는 공적(公的) 지원을 통해 진정한 공교육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등록금을 일반고의 세 배나 받는 자사고의 존재 이유는 더욱 모호해진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번 방안에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 자사고와 특목고가 설립 초기의 취지를 위반하면 일반고로 전환시킨다고 했지만 이에 관한 뚜렷한 기준이 제시돼 있지 않다. 내년부터 자사고가 평가를 받기 시작한다. 재지정 취소의 조건을 분명히 제시하고 엄격한 평가를 통해 일반고 전환이 필요한 경우에는 지정을 취소해 나가는 등 강력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비평준화 지역의 자사고에 대한 정책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 오히려 쏠림현상이 발생하여 더 심각한 경쟁이 발생할 위험성도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교육에 대해서만은 매우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다. 공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평가 준거를 통해 선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사고는 그러지 못했다. 상위 계층에게 절대 유리한 불공정한 제도이다. 교육은 현재 세대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다. 향후 우리 사회를 좀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교육기회의 분배 방식만은 공정하고 평등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김병민 서울 중동고 교장 “일반고 위기는 똑같은 수업 때문… 교육의 하향평준화 이끄는 패착” 일반고의 위기가 심각하다.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학생과 학부모의 원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도 점점 늘어만 간다. 왜 이렇게 일반고가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가. 교육 당국은 그 원인을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에서 찾는 듯하다. 교육부가 발표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에 따르면, 자사고에서 우수학생을 휩쓸어 가는 바람에 일반고의 학업 분위기가 나빠졌다는 식의 논리가 엿보인다. 그래서 교육 당국은 ‘중학교 성적 상위 50% 이내’라는 서울 자사고의 진학 제한을 없애려 한다. 앞으로 고교평준화 지역의 자사고들은 ‘선(先)지원 후(後)추첨’ 방식으로 학생들을 뽑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 당국이 주장하는 바다. 하지만 이는 매우 납득하기 힘들다. 먼저 일반고의 어려움이 과연 자사고 때문에 비롯되었는지부터 따져 보아야 한다. ‘학교 붕괴’, ‘교실 붕괴’는 요즘 와서 오르내리게 된 말이 아니다. 오히려 평준화 정책이 절정에 달했던 2000년대 초반에 교실 붕괴라는 말이 가장 많이 통용되었다. 학업 성취도와 상관없이 한 교실에서 똑같은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 소질이나 적성과는 무관하게 모두가 천편일률적인 수업을 듣는 상황은 학생들을 무기력 속으로 몰아넣었다. 자사고, 자율형 공립고(자공고) 등 여러 유형의 고교를 설립한 것은 이러한 평준화의 문제를 풀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제대로 살려 보자는 취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고교 평준화 문제의 해법을 되레 ‘교육 문제의 원흉(元兇)’으로 내몰고 있는 꼴이다. 정책방향은 고교 평준화 때문에 생긴 문제를 평준화를 강화해서 풀겠다는 이해 못할 처방으로 치닫고 있다. 혹자는 전체 학생의 71.5%가 다니는 일반고가 자사고나 특목고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정반대인 얘기다. 적어도 28.5%의 학생들은 이제 학교에 만족하며 다니게 되지 않았는가. 보수건 진보건,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한 사례를 먼저 육성한 후 이를 일반화시키는 전략을 쓴다. 자사고의 역할도 다르지 않다. 많은 자사고들의 우수한 교육프로그램과 높은 학부모 만족도는 공교육의 바람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교육 당국은 28.5%의 성공한 학교를 무너뜨려, 71.5%의 어려운 학교 쪽으로 몰아가려 한다. 눈앞의 현상에만 주목하여 원인을 치료하지 못하는 ‘대증요법’(對症療法)으로 교육의 ‘하향평준화’를 이끄는 패착인 셈이다. 교육 당국은 “성적으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거나, 성적을 반영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현행 자사고 입시제도로는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이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교육 당국의 방안대로 추첨으로 학생을 뽑으면 과연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이 가능할까. 사학(私學)들에는 저마다 설립 취지와 교육 목표가 있다. 고교는 초등학교와 상황이 다르다. 열일곱 살이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이 상당 부분 형성되어 있는 나이다. 따라서 각 고교는 학교가 지향하는 교육 목표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 ‘추첨’으로 학생들을 무작위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면 수월성 교육은 불가능하다. 애초부터 ‘해당 분야의 소질과 적성을 가진 학생’이 아니라 ‘보통 학생’들을 위한 교육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기 때문이다. 기존 서울 자사고의 ‘성적 50% 이내 제한’이란 학생 선발 규정도 불완전한 것이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이 내놓은 ‘추첨’ 선발 방안은 최악이다. 이는 결국 그동안 자사고가 쌓아 왔던 교육적인 성과와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다. 그 결과가 과연 ‘일반고의 부흥’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우리의 평준화 정책이 과연 성공적인지를 물어보면 그 결과는 자명해 보인다. 자사고 신입생의 선지원 후추첨 선발 방식이 일반고 위기의 해법은 아니다. 교육 당국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 경영부실大 신입생 국가장학금 못 받는다

    이달 말 지정되는 경영부실 대학의 2014학년도 신입생들은 국가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또 올해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평가부터 인문·예체능 계열은 취업률 지표 산정에서 제외되며 정원 감축을 적극 추진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교육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새 정부 들어 첫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4학년도 재정지원 제한대학 및 경영부실 대학 평가계획을 확정했다. 지난해까지 경영부실 대학에 학자금 대출을 제한했던 것보다 강력한 제재다. 교육부의 부실 대학에 대한 구조조정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까지 경영부실 대학들은 학자금 대출 한도를 제한받았다. 2010년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30개 대학을 선정, 등록금의 70%까지만 학자금 대출이 가능토록 했다. 여기에 국가장학금까지 지원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우선 교육부는 이달 중 기존 경영부실 대학을 평가해 재지정 여부를 가리고 신규 경영부실 대학을 지정한다. 국가장학금 미지급 대학은 이달 말 발표될 계획이다. 이로써 당장 올 입시부터 해당 대학들은 신입생 모집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교육부는 또 올해 정부 재정 지원 제한대학 평가부터는 취업률 지표 산정시 인문·예체능 계열은 제외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에 한해 기존 방식으로 취업률 산정시 하위 15%에 포함되지 않는 대학이 인문·예체능 계열을 제외했을 때 하위 15%에 들어가면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평가 지표에서도 각 항목의 비중 변화가 생긴다. 취업률 비중은 기존 20%에서 15%로, 재학생 충원율은 30%에서 25%로 5% 포인트씩 축소했다. 취업률 부풀리기 등 소모적 경쟁을 완화하고 학생 충원에 한계가 있는 지방대의 여건을 고려한 방안이다. 전문대는 취업률 비중을 유지하되 재학생 충원율만 5% 포인트 낮췄다. 이외에도 교내 취업자는 해당 대학 취업자의 3%까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앞서 교육부는 이날 새로 임명된 대학구조개혁위원 16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위원장에는 송용호(61) 전 충남대 총장을 위촉했다. 서남수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양적인 지표로 구조조정에 대비해 왔지만 좀 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전체적인 시스템이나 기준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여러 위원의 조언을 받아 새로운 제도적 틀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제헌절 공휴일 폐지된 이유는…올해 한글날은?

    제헌절 공휴일 폐지된 이유는…올해 한글날은?

    기존에 법정 공휴일이었던 제헌절이 쉬지 않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제헌절은 대한민국 헌법 공포를 기념하는 날로 1949년 10월 1일 국경일로 지정됐다. 그러나 2007년 7월 17일을 마지막으로 제헌절의 법정 공휴일 폐지가 이뤄졌다. 2006년 공공기관 주40시간 근무제가 실시되면서 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제헌절의 법정 공휴일 포함은 시행 부칙에 의해 이듬해인 2007년까지만 유지됐다. 이로써 제헌절은 국경일이지만 공휴일은 아닌 유일한 ‘무휴 국경일’이다. 당시 일부 시민들은 제헌절 공휴일 제외로 인해 제헌절의 참된 의미를 기리지 못하게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1976년부터 10월 24일 유엔의 날 역시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1990년에는 10월 1일 국군의 날과 10월 9일 한글날이 법정 공휴일에서 폐지됐다. 또 4월 5일 식목일은 제헌절과 같은 이유로 2006년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한글날은 지난해 공휴일로 재지정돼 올해부터 다시 쉬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로당 냉방비 월 5만원씩 2개월 지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전국 경로당에 냉방비를 일시 지원하는 등 범정부 폭염 피해 방지대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안전행정부는 특별교부세 등을 활용해 전국 6만 2000여개 경로당에 월 5만원의 냉방비를 7~8월 두달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노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무더위쉼터를 재지정하고 정비에 들어갔다. 경로당과 마을회관, 수련관 등을 활용하는 무더위쉼터는 올해 3만 8789개소로 지난해보다 2571개소 늘었다. 무더위 쉼터를 전산관리하도록 해 각 지자체는 폭염 특보가 발령되면 즉시 현장 점검을 실시하도록 했다. 또 열대야가 발생하면 야간 연장 운영을 하고 있는지 등도 확인하도록 했다. 더불어 6만 8807명의 시·군·구 지정 재난도우미를 활용해 독거노인과 거동불편자 등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폭염 피해사례가 바생한 노숙인이나 쪽방촌 주민에 대한 특별보호 대책도 추진한다. 또한 전국 응급의료기관의 온열질환자 사례를 집계해 일일 폭염환자 발생상황을 보고하도록 했다. 한편 대구기상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구와 경북 경산, 칠곡 등에 올해 처음으로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국제중 전원추첨 선발… ‘지정취소 피하기’ 꼼수 논란

    국제중 전원추첨 선발… ‘지정취소 피하기’ 꼼수 논란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중학생이 되는 2015학년도부터 서울 소재 국제중학교인 영훈·대원 국제중은 신입생 전원을 서류 전형 없이 추첨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과도기인 내년 선발 과정에서는 서류전형은 유지하되 점수 조작 시비가 있었던 교사의 서술영역 평가와 자기개발계획서 등 ‘주관적 채점 영역’을 없애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러한 내용의 국제중 입학전형 개선 방안을 13일 발표했다. 하지만 교육계는 전원 추첨 방식이 국제중 설립 취지인 수월성 교육과 맞지 않을뿐더러 추첨 결과에 따라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며 시교육청의 개선 방안을 강력 비판했다. 2015년으로 예정된 국제중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지정 취소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교육청의 개선 방안에 따르면 2014학년도 사회통합전형(옛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중 70%를 기회균등전형 합격자가 차지하게 된다. 사회통합전형 모집 인원은 총 32명으로 22명이 이 전형 내에서 뽑힌다. 1차 서류전형에서 2배수인 44명을 뽑은 뒤 전산 추첨을 해 절반을 걸러낸 결과다. 기회균등전형(옛 경제적 배려 대상자 전형)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대상자로 사회다양성전형과는 차이가 있다. 나머지 30%인 10명은 사회다양성전형(옛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 전형)에서 선발한다. 소득에 관계없이 다문화가정 자녀, 북한이탈주민 자녀, 한부모가정 자녀 등에 속하면 지원 가능했던 전형이 이번 개선 방안에서 소득 8분위 이하로 지원 자격이 강화됐다. 부유층 자녀들의 입학 통로로 악용된다는 비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한부모가정 자녀’ 자격으로 영훈중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지자 그동안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까다로운 소득 수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병호 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기회균등전형 대상자가 최대한 선발되는 방향으로 개선했다”면서 “사회다양성전형 지원자의 자격을 소득 8분위 이하로 제한해 부유층이 지원할 수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학교 입학전형위원회의 외부 위원도 3명 정도로 늘린다. 현재는 10명 이내로 구성된 위원회에 학교에서 선출한 외부 위원 1명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투명성 담보를 위해 시교육청에서 선발한 2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입학전형과 심사의 전 과정을 관리·감독하게 된다. 특별 감사 또한 계획 중이다. 이번 시교육청의 개선 방안에 대해 교육계는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하병수 대변인은 “전원 추첨이라는 갑작스러운 방안으로 국제중의 설립 취지마저 스스로 부정하는 건 지정 취소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2015년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무성 대변인은 “전원 추첨이란 방안은 교육의 수월성을 인정한 국제중의 설립 취지를 생각하면 난센스”라면서 “비리는 비리대로 엄단하는 것이 필요하고, 학교의 기존 설립 취지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국제중 입학을 준비해 온 학부모들이 추첨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환경형 예비 사회적기업 9곳 선정

    환경부는 올해 환경형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 공모에 응모한 20개 기업과 단체 중 심사를 거쳐 최종 9곳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금성환경과 푸르내흐르내, 주양제이엔와이, 그린엔젤스, 에코그림판, 지디에코텍, 그린나래, 바이맘, 어시스타앤파트너스 등이다. 이 중 금성환경과 그린나래는 시민주주기업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중앙부처로서는 처음으로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 제도’를 도입해 총 39개 기업과 단체를 지정한 바 있다. 이번에 선정된 환경형 예비 사회적기업은 향후 사업 모델과 경영 방법 등에 대해 전문적인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다. 지정 기업에는 ▲일자리 창출사업 참여 ▲맞춤형 컨설팅 ▲온·오프라인 홍보 ▲사회적기업 인증 추천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지정 기간은 1년이며, 최대 3년 동안 재지정이 가능하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해 상반기에 지정한 20개 환경형 예비 사회적기업 가운데 재지정을 신청한 13개를 심사해 11개를 재지정했다. 현장 실사를 통해 기업들의 지난 1년간 성과를 점검해 본 결과, 일자리는 27% 늘었고, 저소득층·고령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美 “北, 9·19성명 이행해야 대화”

    미국은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비핵화 선언을 이행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핵 6자회담 재개의 전제 조건을 묻는 질문에 “미국의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북한은 6자회담과 2005년 공동성명을 포함해 국제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존 케리 국무장관이 몇 주 전 한국, 일본, 중국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미국은 이들 파트너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으며 북한이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설득하고 필요한 압력도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정부는 올 들어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잇단 전쟁 도발 위협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 대상에서 또다시 제외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2012 테러보고서’에서 이란, 시리아, 쿠바, 수단 등 4개국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8년 핵검증 합의에 따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던 북한은 올해까지 5년째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보고서는 북한을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른 ‘대(對)테러 비협력국’에 재지정했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자금세탁방지국제기구(FATF)가 여전히 북한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으며 북한이 FATF가 지적한 테러자금과 관련된 자금세탁 의혹 등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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