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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1920년대를 한 장의 사진으로 기억한다면, 그것은 아마 넓게 퍼져 허리까지 올라가는 치마를 입고 담배를 입에 문 채 춤을 추는 젊은 여인의 모습일지 모른다. 때는 바야흐로 ‘플래퍼(flapper)’라 불린 신종 여성들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의 ‘반란의 시대’. 무한한 가능성과 낭만, 모순이 공존한 1920년대 미국은 요컨대 미국 역사상 가장 특별한 시대였다. 금주법을 시행하고 진화론 교육을 금지하는 등 보수화의 물결이 일었는가 하면, 한편에선 성의 자유를 외치고 스윙재즈가 폭발적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미국사는 이 시기를 ‘광란의 1920년대(the Roaring Twenties)’로 규정한다.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박진빈 옮김, 앨피 펴냄)는 바로 이 1920년대 미국의 다양한 얼굴을 다룬 책이다. 알 카포네,KKK단, 할렘 르네상스, 빨갱이 사냥, 잃어버린 세대, 라디오와 포드 자동차…. 이 시대를 특징짓는 현상들의 목록은 끝이 없다.‘하퍼스 매거진’ 등 유명 잡지 편집자로 명성을 얻은 저자는 극적인 사건으로 점철된 미국의 젊은 시절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1931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1920년대를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히 그린다. 그래서 책의 원제도 ‘Only Yesterday’다. 책은 1918년 11월11일 1차대전이 끝난 때부터 이른바 ‘쿨리지 호황’을 극적으로 붕괴시킨 1929년 11월13일 주식시장의 대폭락까지 11년간을 다룬다. 이 ‘전후 10년기’는 미국사에서 특별한 의미와 독특한 풍취를 지닌 시기로 기록된다. 아직 제 갈 길을 찾지 못한 ‘젊은 제왕’ 아메리카의 정체성이 형성돼 가던 때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1차대전의 종결과 함께 반동적인 보수주의의 물결을 맞게 된다.1920년대 미국의 보수화를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적색공포’. 윌슨 대통령 유고 당시 ‘반공주의 전사’로 맹활약한 미첼 파머 법무장관은 1920년 ‘빨갱이 사냥’으로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체포했다. 그런가 하면 정치가들은 “빨갱이에 대한 나의 모토는 S.O.S(ship or shoot, 추방이냐 사살이냐)다.”라는 위협적인 선언을 예사로 했다. 물론 이처럼 국수주의적이기까지한 보수적 사회 분위기가 1920년대 미국의 전부는 아니었다.1920년대 미국은 어느 때보다 문화적으로 다양하고 활기찬 시기였다. 라디오와 자동차는 새로운 차원의 소비재 시대를 열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全)국민적 스포츠시대가 열린 것도 이 때였다. 특히 라디오는 미국인들의 일상을 바꿔 놓은 ‘감동상자’였다.1920년 11월 웨스팅 하우스 전기회사가 피츠버그에 설립한 세계 최초의 상업 라디오방송 KDKA는 하딩과 콕스의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을 처음으로 중계해 관심을 모았다. 라디오 상업방송이 시작된지 1년도 안돼 라디오는 미국인의 필수품이 됐다. 라디오는 모든 걸 ‘쇼’로 만들었다. 가수 겸 배우 루디 발리는 라디오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콧소리의 크룬(croon) 창법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오늘날의 오빠부대 격인 ‘플래퍼’들을 가는 곳마다 몰고 다닌 그는 대중매체가 낳은 20세기 최초의 팝스타였다. 이 책은 이처럼 ‘사람’이 살아 있는 비공식 역사를 지향한다. 시시콜콜한 사건까지도 소상히 다룬다. 책에는 알 카포네가 뉴욕에서 시카고로 진출한 뒤 처음 들고 다니던 명함 문구(‘알폰소 카포네 중고가구 판매’)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매혹과 광기의 1920년대. 어느 때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임에도 이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은 1920년대의 다양한 특성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 보여준다. 그 그림이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다. 백인 주류사회의 시각에서 도시 중상류층에 초점을 맞춰 씌어진 만큼 이민자나 산업노동자, 흑인문제, 농촌 사정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오늘날 ‘제국의 오만’과는 좀 다른 1920년대 젊은 미국의 풋풋한 모습에 ‘원더풀’이란 말이 슬몃 새어나오는 흥미로운 책이다.1만 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대공원으로 나들이… 봄맞이 행사 풍성

    ‘대공원으로 봄나들이 떠나요.’ 1일부터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는 흥겹고 화려한 봄 축제가 시작된다. 어린이대공원에서는 ‘봄꽃 축제’가 열려 공원 곳곳이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 등 형형색색의 꽃으로 꾸며진다.800여그루의 은백색 벚꽃은 8일쯤 개화돼 15일쯤 절정을 이룬다. 개막일인 1일 오후 8시에는 불꽃놀이쇼가 펼쳐져 1500여발의 불꽃이 능동벌을 수놓고, 동물공연장과 구의문 사이에는 100여개의 이색 장승이 세워져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공원 생태연못 옆 특설무대에서는 6월11일까지 줄타기, 자전거 곡예, 접시돌리기, 공중곡예 등을 볼 수 있는 ‘동춘 서커스’가 열린다. 성인 9000원, 청소년 7000원.이밖에 재즈콘서트(9·16·23일),‘결식아동 돕기 로체배 연예인 축구대회’(15일),‘트로트 가요제’(22일),5월중 ‘어버이날 기념가요제’(7일) 등이 열린다. 서울대공원에서는 1일 ‘동물사랑 큰잔치’가 650여그루의 왕벚꽃 속에서 화려하게 개막된다. 금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2시와 4시 맹수사에서는 사육사가 북한호랑이 ‘낭림의 사랑이야기’를,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4시 대동물관에서는 일본 코끼리의 동물원 생활 이야기를 들려준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새달 6일부터 4일간 ‘2006 뮤직 포레스트’

    새달 6일부터 4일간 ‘2006 뮤직 포레스트’

    한국 대중음악 창작의 숲을 거닐며 산소 같은 음악을 들이마셔 보자. 일곱 빛깔 무지개가 드리워진 숲이다. 대중성보다는 음악성이 돋보이는 뮤지션의 공연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새달 6일부터 4일 동안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열리는 ‘2006 뮤직 포레스트’가 무대다. 제3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품은 뮤지션들 가운데 7팀이 초청돼 릴레이 콘서트를 펼친다. 앞선 3일 동안은 두 팀이 차례로 단독 공연을 연 뒤,30분 정도 협연을 벌이며 흔하게 접해볼 수 없는 음악의 향연을 선사하게 된다. 감수성 짙은 재즈 연주를 들려주는 밴드 트리오로그가 첫 날 테이프를 끊는다. 데뷔 앨범 ‘Speak Low’로 ‘올해의 연주’ 부문과, ‘It Rains’로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싱글’ 부문을 거머쥐었다. 연주 음악 토양이 척박한 상황에서 한국 재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담백한 노랫말과 감각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2인조 소규모아카시아밴드(올해의 신인 공동수상)가 무대에 오른다. 홍대 클럽가에서 확고한 팬 층을 갖고 있는 밴드다. 7일에는 한국 록 음악의 대부 신중현의 두 아들,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의 동생인 신윤철·신석철이 이끄는 서울전자음악단(최우수 모던록-싱글)이 나선다. 아버지와 형의 그늘에 가려진 것 같지만 그에 못지않은 음악 세계를 펼쳐낼 예정이다. 지난해 ‘Where The Story Ends’를 내놓으며 새로운 감각의 행복한 일렉트로니카를 선보이고 있는 W(올해의 가수-그룹·최우수 모던록-앨범)가 함께 한다. 8일은 “그동안 한 번쯤 함께 공연을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던 두 팀이 함께 하는 날이다. 아이돌의 껍질을 깨고 아티스트로 성장한 이상은(올해의 가수-여자)과 펑크와 솔을 바탕으로 국내 흑인음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5인조 밴드 윈디시티(최우수 알앤비&솔 싱글·앨범)의 순서다. 윈디시티의 음악은 미국의 전설적인 솔·펑크 그룹 어스 윈드 앤 파이어나 슬라이 앤 더 패밀리스톤의 것과 비교해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마지막날에는 올해의 앨범, 올해의 신인(공동수상), 최우수재즈&크로스오버-앨범 등 3개의 타이틀을 따내며 올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두번째달이 단독무대를 갖는다. 드라마 ‘아일랜드’(2004년)의 주제곡 ‘서쪽 하늘에’로 이름을 알렸고 숱한 CF 배경음악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다국적 7인조 에스닉 퓨전 밴드다. 최근에도 드라마 ‘궁’ OST에 참여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혀 시장성이 없어보였던 켈틱 민요 등 월드뮤직을 화두로 한 이들의 연주는 음악 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파란을 일으켰다.(02)559-1333.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좋은’음악무대 2년을 맞이하다

    최근 인터뷰했던 한 뮤지션이 말했다. 얼마전 EBS 스페이스 무대에 올랐는데 공연 스태프들이 연주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끊임없이 물어봐 황송할 정도였다고. 이런저런 무리한 요구를 해대는 다른 무대와는 정말 달랐다는 느낌을 전했다. 당시 그만큼 좋은 음악을 관객들에게 들려줬다는 후문이다. 대중문화의 고급화를 지향하고 있는 라이브소극장 EBS 스페이스가 문을 연 지 2년이 됐다.2004년 4월3일 소프라노 신영옥을 시작으로 시작된 데일리 릴레이 공연(주말 제외)은 지난 15일 싱어송라이터 피아니스트 장세용 무대까지 508회나 이어졌다. 거쳐간 국내외 실력파 뮤지션만 3000여명(세션 포함)에 달한다. 또 스페이스를 찾은 음악팬들은 무려 8만 1734명이라고 한다. 스페이스가 100평 남짓 151명 규모의 소극장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2005년 11월에 열렸던 자우림 공연은 9742명의 신청자가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스페이스가 음악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은 까닭은, 무엇보다도 장르에 대한 편식이 없었기 때문이다.재즈, 클래식, 크로스오버, 블루스, 뉴 에이지, 월드뮤직,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사하며 대중문화와 고급문화의 경계를 허물어왔다.‘그 나물에 그 밥’인 기존 공연이나 음악공개방송의 틀을 깼다는 평가도 받았다. 뮤지션의 숨소리와 땀방울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무대와 객석 사이 거리도 스페이스가 지닌 강점이기도 하다. 인터넷 홈페이지 추첨을 통해야하지만 수준 높은 공연을 무료로 접할 수 있다는 점도 EBS 스페이스 공연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국악, 재즈, 클래식 등 모든 장르의 고수들을 초대하는 ‘명인 연주 시리즈’와 실력있는 음악인들을 선정해 소개하는 ‘음악의 재발견’, 엔니오 모리코네·조지 거슈인·아스트라 피아졸라·비틀스 등의 음악을 새롭게 해석하는 ‘20세기 작곡가 시리즈’ 등 번뜩이는 기획 공연도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말부터는 ‘우리가 그들을 거장이라 부르는 이유’ 시리즈를 마련하며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한대수 주찬권 이정선 김수철 김창완 최이철 등이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다음 주자는 한국 포크의 뿌리 김의철(4월26∼27일)이다. 두 돌 기념 공연이 열린다. 새달 3일 록그룹 부활의 언플러그드 무대를 시작으로 블랙홀(5∼6일) 김목경·전제덕(7,10일) 서울전자음악단(11∼12일) 언니네이발관(13∼14일) 등이 2주일 동안 차례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마니아] 몸매관리는 기본…호신은 덤 ‘무에타이’

    [마니아] 몸매관리는 기본…호신은 덤 ‘무에타이’

    “선수가 아니고, 그냥 취미로 무에타이를 배울 수 있나요?” “네.” “회원 중에 여성도 있어요?” “네.” 운동선수 출신답게 단답형으로 일관하던 오성일 관장과 태국 전통무술 ‘무에타이’를 배우는 여성을 만나러 20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구심체육관을 찾았습니다.20평 남짓한 체육관에서 선수 2∼3명이 샌드백을 발로 차며 훈련중이었죠. 이미 벌겋게 달아오른 선수의 발목을 보자 덜컹 겁이 났습니다.‘체력이 뛰어난 여성들만 모여 운동하겠구나.’ 그러나 강의시간에 맞춰 하나둘씩 체육관을 찾은 여성들은 그저 평범해 보였습니다. 대부분 앳된 20대 초반 여성이었지요. 아들과 함께 무술을 배우는 40대 주부도 있었습니다. 5∼6명의 여성들이 자리하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오 관장도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고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회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관장의 동작을 따라하며 ‘춤’을 췄습니다. 순간 당황했습니다. 무에타이를 응용한 에어로빅 ‘무에타보’였습니다. 힘차면서도 유연한 게 묘한 매력을 발산하더군요. 20분쯤 흘렀을까요. 회원들은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다이어트는 기본, 호신은 덤”이라던 오 관장의 설명이 바로 이해되더군요. 허공을 가르는 발차기가 얼마나 상쾌해 보이던지. 긴장했던 기자도 발뒤꿈치가 들썩거렸습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무에타이? 어려워하지 마세요 20일 오후 8시 서울 관악구 봉천6동 대한무에타이협회 구심체육관.20평 남짓한 체육관에 회원들이 하나둘 도착한다. 이마에 마주 잡은 손을 올려 인사를 건넸다. 오성일 관장이 들어오자 일순간 긴장감이 감돈다. 국기를 향해 경례를 한 뒤 수업을 시작했다. 모두 맨발이다. 신체 접촉이 많은 무술이다 보니 남성과 여성이 따로 자리했다 ●에어로빅 접목한 ‘무에타보´로 몸풀기 첫 순서는 무에타이에 에어로빅을 접목한 ‘무에타보’.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회원 10여명의 얼굴에 미소가 퍼졌다. 가볍게 주먹을 쥐고 리듬에 맞춰 팔을 뻗는다. 발은 좌우로 움직이며 흥을 돋운다. 회원들은 거울에 비친 동작을 보며 어색한 부분을 바로잡는다. 힘을 빼고 가볍게 움직이지만, 어느새 팔이 뻐근해 진다. 다음은 다리올리기. 무릎을 접어 다리를 번갈아 올리며 앞으로 움직인다. 허벅지 근육이 당겨온다. 엉덩이를 탄력있게 만드는 동작이다. 이제 공중에서 무릎까지 편다. 기를 배로 모아 내뱉느라 입에선 ‘휙휙’바람소리가 나온다. 어느새 얼굴은 땀범벅으로 변했다. 공중으로 팔과 다리를 수차례 뻗었을 뿐인데 등줄기가 흥건히 젖었다. 음악이 바뀌었다. 이제 두 명이 한 조로 ‘춤’을 춘다. 글러브를 끼고 한 사람이 주먹을 날리면, 다른 사람이 막는다. 팔꿈치, 무릎, 다리로도 공격한다. 어느새 발차기에 힘이 실린다. 방어하는 사람이 겁먹은 표정으로 놀란다. 에어로빅을 가미했지만 무술이라 ‘승부욕’이 살아나는 탓이다. 체육관은 땀 냄새가 가득했다. 이제 서로 목을 움켜쥐었다. 무릎을 상대방 배쪽으로 올려치면 막아내는 동작. 타이밍이 어긋나면 다칠 수 있다. 조심하며 천천히 발을 옮긴다. 틀린 부분을 서로 지적해주는 모습이 다정하다. 무에타보는 20분 남짓 진행됐지만, 운동량이 상당했다. 대다수가 헐떡거리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복합운동” 아들과 함께 등록한 주부 서현숙(48)씨는 “무에타이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운동”이라고 정의했다. “강한 동작도 음악과 어우러지면 부드럽게 변합니다. 재미있게 따라하다 보면 손·발놀림이 달라진 것을 느껴요.” 서씨는 태권도, 재즈, 에어로빅 등을 배웠지만 무에타이만큼 복합적인 운동은 처음이라고 했다. ●샌드백과 마주하기 다음은 샌드백과 한판 승부를 벌일 차례다. 샌드백 4개에 나눠 선 회원들은 오 관장의 시범을 따라한다. 우선 주먹으로 샌드백 치기부터. 한두번 치더니 연속해서 가격한다. 그리고 벽까지 천천히 달려갔다 온다.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다. 발차기로 이어진다.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묘한 카타르시스가 번져온다. 흔들리는 샌드백을 힘껏 걷어차자 쌓였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이다. 잔소리하던 직장 상사나 술먹고 매일 늦는 남편을 떠올리는지 모른다. 샌드백에 손·발자국이 선명해질수록 가슴이 뚫리는 듯싶었다. 2분 운동하고 30초 휴식이 원칙이라 초보자도 쉽게 따라한다. 동작은 매번 바뀌어 지루하지 않다. 시간이 짧으니까 오히려 동작마다 최선을 다하게 된단다. 대학생 최효정(22)씨는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한달 만에 5㎏을 뺐고,1년 3개월간 운동하며 탄탄한 몸매를 가꾸고 있다. 자신감까지 덤으로 얻었다. “몸이 강해진 걸 느끼니까 생활도 변하더라고요. 밤 골목도 무섭지 않고, 옷을 입어도 맵씨가 나고. 기분 좋죠.” ●와이크루로 마무리 마무리는 와이크루. 원래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신과 스승, 부모에게 표하는 의식이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부드러운 율동을 선보이는 터라 긴장감을 풀어주는 워밍업으로도 사용한다. 오 원장은 와이크루를 수업 후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으로 사용했다. 무릎 꿇고 앉아서 손을 머리 부분에 올리고 원을 그리며 뻗어준다. 관절의 긴장을 촘촘히 짚어주는 느낌. 뻐근했던 어깨와 등이 이완되는 듯하다. 박수로 수업을 마치면 삼삼오오 모여 체육관을 청소한다. 바닥에 땀이 많이 떨어져 물걸레로 깨끗이 닦아낸다. 얘기를 나누며 걸레질하는 모습이 여고 교실과 닮았다. 영화 ‘옹박’을 보고 즉흥적으로 무술을 시작한 직장인 윤효진(26)씨는 “청소까지 끝내고 나면 정말 몸이 개운하다.”고 했다. “하루를 알차게 보내 내일을 힘차게 시작할 힘을 얻는 것 같은…. 그 맛에 푹 빠졌죠 뭐.”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무에타이란? 무에타이는 태국식 발음으로 ‘무워이 타이’다.‘무워이’는 복싱 또는 싸움을,‘타이’는 태국을 뜻한다. 태국 무술 전문가들은 무에타이가 2000년 전부터 존재했다고 설명한다. 주무기가 태권도 돌려차기와 비슷한 발 기술인데, 미얀마·필리핀·인도 등 동남아시아 지방에서 비슷한 발차기가 많아 역사가 깊다고 짐작한다. 무에타이는 이외에도 주먹, 팔꿈치, 무릎과 함께 ‘빰’(목잡기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한다. 무에타이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17년 1차 세계대전부터다. 연합국으로 참여한 태국 군인들이 무에타이를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까지 무에타이는 가죽과 대마로 주먹을 감고 유리가루를 발라 신체 모든 부분을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고대 방식의 경기였다.1930년부터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글러브를 착용하고 있다. 태국에선 무에타이를 습득한 뒤에 국제식 복싱으로 전향하거나, 무에타이와 복싱을 겸하는 선수가 많다. 반면 킥복싱은 무에타이와 일본의 가라테 등을 합친 일본 특유의 경기로 1966년에 만들어졌다. ●오성일(31) 관장은 카리스마가 넘친다. 날카로운 눈빛과 탄탄한 근육 탓에 첫만남에 상대방을 압도한다. 그러나 경쾌한 리듬에 맞춰 ‘무에타보’(무에타이 에어로빅)를 선보일 때면 180도 달라진다. 날렵하고 정확한 동작 속에서 부드러움이 스며난다. “선수로 나설 계획이 없다면 무에타이는 과격한 무술이 아닙니다. 근육을 골고루 사용해 오히려 다이어트와 체형 교정에 효과적이죠.” 회원 50명 가운데 여성이 20여명인 것도 이런 이유란다. 오 관장이 무에타이를 시작한 것은 1994년, 우리나라에 소개될 무렵이다. 온몸을 사용하는 격투기의 역동성에 반한 그는 태국으로 떠났다. 본고장에서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99년까지 선수로 활동하며 실력을 쌓았다. 챔피언이 탄생할 때마다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는 무술이라 지금도 태국을 자주 방문해 기술을 익힌다.98년에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구심체육관을 열어 선수를 키우고 있다. 요즘엔 심판으로도 활동한다. 오 관장은 초·중·고급 과정을 3개월 단위로 가르친다. 초급 3개월이면 대부분 기본자세를 익힌단다. “처음에는 몸이 맘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특히 잘 쓰지 않던 왼쪽 팔과 다리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하면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른발을 10번 뻗을 때, 왼발을 20번 뻗도록 가르친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몸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몸이 뜻대로 움직이면 자신감을 얻고 대인관계까지 향상된다고 오 관장은 설명했다.“링은 사회이고, 상대 선수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연습하다 보면 세상에 맞설 자신감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봄철건강 구청서 챙겨요

    봄철건강 구청서 챙겨요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깨우는 봄. 몸과 마음이 나른해지기 쉬운 봄을 맞아 ‘건강 챙기기’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인기 코미디언 김형곤씨의 돌연사는 다시금 ‘건강’과 ‘웰빙’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가까운 구청에는 수준 높은 웰빙 프로그램들이 많다. 구청에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무시한다면 이는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요즘 구청의 시설이나 프로그램은 고급 헬스클럽이나 백화점 문화센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비용은 절반 정도면 충분하다. 골프와 테니스, 수영 등 고급 스포츠를 비롯해 웰빙 붐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는 요가나 단전호흡 등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각 구청 보건소에서는 구민들에게 무료로 건강검진과 체력측정을 해준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좋다고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다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체력을 고려해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번 주에는 집 주변에 있는 가까운 구청을 방문해 건강을 챙기고, 봄철의 나른함을 운동으로 극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종합병원 못잖은 區보건소 대부분의 보건소에서 의사뿐 아니라 영양상담사, 심리상담사, 운동처방사 등 전문가들이 주민들의 건강을 진단해 준다. 분야는 ▲영양·비만 관리 ▲운동·신체 활동 ▲절주·금연 ▲스트레스 상담 등 다양하다. 특히 강북구·성북구 보건소는 보건복지부의 ‘주민건강증진센터 시범사업’을 하고 있어 이같은 진단을 종합적으로 받을 수 있다. 기본적인 건강 진단 이외에도 특색있는 사업을 벌이는 보건소들도 있다. 중구(구청장 권한대행 김충민) 보건소는 홈페이지에 건강상담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내과(샘내과)·비뇨기과(이윤수 비뇨기과)·소아과(김순화 소아과)·이비인후과(임이비인후과)·피부과(아름다운나라피부과)·산부인과(조아산부인과) 등 중구의사회 소속 전문의들이 직접 상담을 해준다. 비공개 상담도 할 수 있고, 비용은 무료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 보건소는 일반 병원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각종 암 질환 검사를 해주고 있다. 남자는 간암, 소화기암, 전립선암 등을 2만 3000원에, 여자는 간암, 유방암, 난소암 등 6종류의 검사를 3만 4000원에 받을 수 있다. 또 특수 검사로 갑상선 기능 검사,C형 간염 항체 검사, 풍진 면역 검사도 하고 있으며, 다른 구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대상별로 실시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있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성북구(구청장 서찬교), 강북구(구청장 김현풍) 등은 예비 부부나 자녀 출산 계획이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간염, 빈혈, 혈당, 간기능, 고지혈증, 당뇨, 단백뇨, 혈뇨, 성병, 에이즈, 흉부X-선 검사 등을 무료로 해준다. 또 서초구(구청장 조남호) 보건소는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강서구(구청장 유영)는 결식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 검진을 해준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몸상태 종합측정 ‘웰빙’ 처방까지 “앗, 날씬한 내가 비만이라니….” 지난 21일 서울 강북구보건소 삼각산 분소를 찾은 김현수(32)씨는 ‘따끔한 충고’를 들어야 했다. 평소 말랐다는 얘기를 듣지만, 보건소에서는 운동부족과 잘못된 식습관으로 오히려 비만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건강은 평소에 지켜야 하는 만큼 뒤늦게라도 이같은 사실을 알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종합건강상담을 거쳐 운동·신체활동 상담, 영양·비만관리 상담을 받았다. 우선 신장·체중·근육량·체지방량·체지방률을 측정한 뒤 실내 체육관에서 본격적인 체력 측정에 들어갔다. 각종 기기로 손에 힘주기(악력), 제자리 높이뛰기, 윗몸 일으키기, 눈감고 외발 서기 등을 하면서 민첩성, 평형성, 지구력, 폐활량, 유연성 등을 측정받았다. 젊은 탓인지 체력 측정은 대부분 정상으로 나왔지만 체지방률이 문제였다. 체중과 신장으로만 따진 ‘겉보기 비만 지수(체중/신장X신장)’는 21㎏/㎡로 평균(18.5∼25㎏/㎡) 수준이지만 지방·근육·수분 등을 고려한 체지방률은 33%로 평균치(18∼28%)를 웃돌았다. 보건소 홍지영 운동처방사는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만 비만이 아니다.”면서 김씨가 비만으로 판정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영양을 저장하는 체지방이 근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저근육형 비만’입니다. 비만은 지방 성분이 혈관벽에 붙어 동맥경화,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을 잃어 고혈압, 지방성분이 혈관내에 떠도는 고지혈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예방을 해야 합니다.” 김씨는 홍씨로부터 비만에 적절한 운동법을 처방받았다. “지방을 줄이려면 빠르게 걷기 등을 통해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만드세요. 근육은 지방을 태우는 장소랍니다. 윗몸일으키기, 배를 깔고 다리를 뒤로 올리기 등도 근육을 키우는 데 좋은 운동이지요.” 홍씨는 비만이 평소 식습관과도 무관치 않다면서 김씨를 영양상담실로 안내했다. 이성은 영양상담사는 김씨에게 하루에 3끼를 꼬박 먹는지,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는지, 여유있게 천천히 식사는 하는지, 곡류 음식을 매끼 먹는지, 과일을 먹는지, 싱겁게 먹는지, 과음을 하는 지 등 20여개 항목을 점검했다. 그 결과 김씨의 식습관 점수는 70점으로 나왔다. 이는 그리 나쁜 편은 아니지만 주의는 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씨는 김씨에게 가장 실천하기 쉬운 과제로 여유롭게 음식을 먹을 것을 권했다. 간식을 줄이고, 나트륨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피하는 것도 ‘숙제’에 포함됐다. “허겁지겁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높아져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음식의 감촉, 모양, 냄새, 맛 등을 오감으로 음미하는 ‘먹기 명상’을 함께하는 것도 좋지요.” 이 영양사는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비만관리 프로그램도 소개해줬다.3개월 과정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보건소에 와서 먹기 명상, 웰빙 음식 나눠먹기, 등산, 스트레칭 운동 등을 하는 것이다. 김씨는 보건소에서 처방을 내려준 대로 생활한 뒤 2주일 뒤에 다시 보건소에 와서 건강을 진단받기로 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구청 골프교실 ‘귀족 스포츠’로 불리는 골프는 서민들에게 여전히 낯선 운동이다. 운동을 즐기는 것은 고사하고 배우는 데도 적지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각 구청의 생활체육 프로그램들이 다양화되면서 저렴하게 골프를 배울 수 있는 ‘골프 교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수강료도 수영이나 테니스 등 다른 스포츠와 비슷한데다 시설도 사설 스포츠센터 못지 않다. 올 봄에는 가까운 구청의 생활체육교실을 찾아 멋진 ‘티샷’을 준비해 보자. ●“‘황제골프’ 부럽지 않아요” ‘딱, 나이스 샷!’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 도심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6층 골프연습장에는 20여명의 주부들이 한가로이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평일 오전인 탓에 널찍한 골프연습장은 빈 타석이 생길 정도로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푸른 잔디밭이 아닌 40m앞에 있는 과녘을 향해 티샷을 날리지만 스트레스와 건강을 위해 땀을 흘리는 이들은 “‘황제 골프’ 부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구력 30년의 캐나다 프로골퍼인 김대우(54)수석프로로부터 자세 교정을 받고 있는 주부 황영숙(43·성동구 금호동)씨는 골프광인 남편과 함께 운동을 하기 위해 지난 8일 골프채를 잡았다.“배운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스윙폼이 좋다.”는 김 코치의 말에 황씨는 “운동 신경이 둔해 못해서 그렇지 너무 재미있다.”며 활짝 웃었다. 주부 선혜숙(44·성동구 금호동)씨는 “그동안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골프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큰 딸애가 대학에 진학해 조금 여유가 생겨 남편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씨는 “아이들에게도 골프를 가르쳐 남편, 아이들과 한팀을 이뤄 필드에 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주부 최경숙(56·서초구 잠원동)씨는 “예전에 다니던 골프장에 비해 시설이 좋고 가격도 절반 정도로 저렴하다.”면서 “1시간 정도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성취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김 수석프로는 “사용료와 강습료 등이 사설 스포츠센터에 비해 저렴해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배우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골프장 이용료가 비싸 상당수가 필드에 나가지 않고 이 곳에서만 운동삼아 골프를 즐긴다.”고 귀띔했다. ●시설과 수강료에 두번 놀란다 중구청에서 동국대에 위탁, 운영하는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는 최고급 시설을 갖췄다.5∼6층에 실내(19타석), 실외(18타석)와 함께 7홀 규모(93평)의 퍼팅연습장을 갖췄다. 다른 곳과 달리 모래 5t으로 만든 펑커 연습장이 있다. 수강료는 1개월에 실내연습장 9만원, 실외연습장 12만원(80분 기준)으로 사설 스포츠센터에 비해 30∼50%가량 저렴하다.1개월에 10만원의 강습료만 내면 월∼금요일까지 매일 김 수석프로 등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세미프로 강사 4명으로부터 골프를 배울 수 있다.3개월이면 초보과정을 마칠 수 있다고 한다. 강습료가 저렴한 탓에 중구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몰려 회원수가 무려 400여명에 이른다. ●각 구청의 골프교실 인기 송파구는 잠실본동 LA골프교실과 삼전동 그린골프연습장, 방이1동 골프아카데미 등 3곳에 골프교실을 운영한다. 매주 월·수·금 주 3회에 강습와 장비대여, 레슨 등을 모두 포함해 2개월 10만원이다. 양천구는 다음달 3일부터 2개월 과정(수강료 8만원)으로 신정 6동 주민자치센터에서 골프교실을 시작한다. 마포구 생활체육교실에서 모집하는 골프교실은 3개월 단위로 3차례 모집한다. 참가비는 레슨비를 포함해 3개월에 20만원이다. 이밖에 은평구와 도봉구, 영등포구 등에서도 골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요가 단전호흡 “무릎과 허리 등 자세가 좋아지고 관절염 등 많은 병이 낫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 주민자치센터에선 요가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철썩…철썩…철썩…”고요한 바다의 파도 소리가 잔잔하게 울려퍼졌다. 요가 강사 천현진씨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누워 있는 수강생들에게 “머리 끝, 발 끝, 손 끝의 긴장을 풀고 온 몸이 바닥 속으로 들어간다고 느끼세요.”라고 속삭였다. 수강생들은 편히 숨을 쉬고 얼굴에 편한 미소를 지었다. 1년쯤 배운 명미란(47·주부)씨는 “무릎이 안 좋아 무릎을 굽힐 수 없었는데 요가를 한 뒤 다 나았다.”면서 “마음도 편안해져 요가 수련을 하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수요일쯤만 되면 피곤해 애를 먹었던 김은희(41·회사원)씨는 “더 이상 피곤하지 않고 감기도 안 걸리고 몸의 라인도 예뻐졌다.”고 자랑했다. 이계순(59·주부)씨는 “원래 밥을 많이 먹으면 소화가 안돼 자주 토했는데 자세가 바로 잡힌 뒤 소화가 잘 된다.”면서 “복잡한 생각을 하다가도 요가를 하면 평온해진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강서구 화곡 6동 주민자치센터에선 국선도 단전호흡이 이뤄지고 있었다. 요가와는 달리 국선도 단전호흡 수업은 우리의 전통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파란 색 도복을 입고 각자 급수에 맞는 띠를 허리에 두른 수련생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았다. 수업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경건하게 했다. 수업이 시작되자 레코드에서 굵은 목소리의 구령소리가 들렸다. “양손 깍지를 끼고 상체를 왼쪽 무릎으로 반대 방향으로∼” 수련생들은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을 했다. 본격적인 수련인 행공에 앞서 몸을 푸는 단계이다.3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 뒤 복부 밑에 있는 단전에 기를 모으고 온 몸에 기를 퍼뜨리는 행공 시간이 왔다. 모두들 누운 상태에서 하복부에 있는 단전으로 숨을 쉬었다. 한동안 시간이 지난 뒤 5분쯤마다 종이 울리자 수련생들은 각자 급수에 맞는 다양한 동작을 취했다. 한 수련생은 눈을 감고 천장을 바라봤고 다른 수련생은 상체를 숙이고 손가락을 발가락에 대었다. 또 급수가 높은 한 수련생은 물구나무서기를 했다. 평소 불면증으로 고생했던 신주자(65)씨는 “사업이 여러 차례 부도나 신경이 예민해져 수시로 새벽에 잠을 깨고 가슴이 막혀 호흡이 잘 안 됐는데 단전호흡을 배운 뒤 모두 없어졌다.”면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70대의 한 할아버지는 단전호흡을 한 뒤 젊어졌다고 말했다. 강인배(72)씨는 “감기와 관절염, 요통 등 때문에 수시로 병원에 다녔는데 단전호흡을 배운 지 2년이 됐는데 예전에 비해 병원 가는 횟수가 3분의1로 줄었다.”면서 “온 몸에 활기를 느껴 다시 젊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 든 어른한테 단전호흡을 추천하는 게 효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요가·단전호흡이란?요가란 동작과 호흡, 의식집중을 통해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불균형한 자세를 좌우 균형이 맞게 잡아준다. 호흡을 통해 불수의근인 내장계와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따라서 요가를 하면 몸이 유연해지고 신경계가 안정돼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특히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가장 효과를 본다. 또 자세가 바로잡혀 소화가 잘 되고 호르몬 분비가 잘 돼 각종 질병 치료에 좋다. 단전호흡이란 행공을 통해 단전에 기를 모으고 기가 흐르는 경과 혈을 뚫어 온 몸의 말초신경까지 에너지를 보내는 것이다. 몸에 기를 충전하고 기가 맥을 통해 흐르면 저항력과 항병능력이 강화돼 질병을 예방하고 지병을 퇴치시켜 건강해진다. 또 충전된 기로 마음이 안정되고 감정이 순화돼 역시 잠을 푹 자고 활기도 찾는다. ■ 이색 프로그램 구청마다 ‘풍년’ 2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광진구 구의동 광진문화원 경락마사지 교실. 장매화 선생님이 침대에 누운 주부의 골반을 두 손으로 누른다. 주부 20여명이 필기를 하며 장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힘을 약간 싣고 누르듯 돌려주세요. 허리쪽으로 올라가시면 안 됩니다. 꼬리뼈 중심을 어루만지는 느낌으로 옆구리까지 문지르세요.” 주부들은 손모양을 흉내내며 따라해 본다. “두드릴 때도 가볍게, 45도 각도로 비스듬하게 치세요. 세게 친다고 시원하지 않습니다.” 시범이 끝나자 실습에 들어갔다. 삼삼오오 무리를 이뤄서 번갈아 가며 배운 대로 따라한다.‘아프다.’고 장난치면서도 골반을 마사지하는 손길이 야무지다. 경락마사지 교실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3개월 동안 진행된다. 수강료는 5만원. 그러나 대부분 재수강한다. 마사지가 손에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고 또 연습하기 위해서다. 송미화(46)씨는 경락마사지가 가족을 화목하게 한다고 말했다.“지친 남편과 아이들에게 마사지를 해주니까 너무 좋아해요. 피로가 확 풀린다고 하네요.” 허춘강(64)씨는 사위에게 마사지를 해줬더니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고 자랑이다.“몸이 얼마나 신비한지. 마사지와 더불어 우리 몸 구석구석을 배우니까 재미나죠.” 꾸준히 얼굴 마사지를 했더니 표정도 밝아지고, 혈색도 좋아졌단다. 성신여대, 원광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는 장 선생님은 “복부·하체비만이나 어깨·두통·허리통증 등 주부의 고민거리를 해결할 마사지를 주로 강의한다.”고 설명했다. 근육이나 경혈을 풀어주는 방법이라 무리하게 마사지를 하지 않도록 늘 주의를 기울인단다. ●이색 프로그램 풍성 웰빙열풍에 부응하기 위해 구청들이 앞다퉈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광진구의 경락마사지와 귀반사이형요법, 발마사지 등이 대표적이다. 마포구는 스킨스쿠버 강좌를 마련한다. 물이 그리워지는 5∼7월 매주 토요일 낮 12시∼오후 5시에 진행된다. 교육기간은 한달이다.2호선 삼성역 인근 프리존 다이빙센터 5m풀에서 열리며 교재비 2만원과 입장료, 공기통 사용료를 내야 한다. 수영과 배드민턴, 수영과 골프 등 운동을 묶은 ‘1+1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구로구도 레슬링과 다이어트를, 인라인스케이트와 몸짱 만들기를 합쳤다. 송파구는 킥복싱을 활용한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밴드를 이용한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본래 운동선수가 경기 전후에 근육 긴장을 풀려고 활용하던 밴드를 일상체조에 응용한 것이다. ●춤의 변신은 무죄 댄스 프로그램도 무척 다양하다. 강남구는 한국무용, 스포츠·재즈·차밍·라틴댄스를 운영한다. 동대문구는 넷째주 토요일에 부부댄스스포츠, 벨리댄스, 나이트방송댄스 등을 무료로 진행한다. 서대문구는 직장인을 위해 토요일 벨리댄스, 댄스스포츠교실을 운영한다. 또 탈춤을 생활체조에 접목한 덩더쿵 체조, 우리춤체조, 실버체조를 마련, 어르신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금천구는 유아발레, 어린이 재즈 등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 인기를 얻고 있다. 독산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마련한 색소폰교실도 이색적이다. 영등포구는 성인 남성요가 교실을 시작했다. 요가를 배우고 싶어도 여성들이 많아서 참여를 망설였던 남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성동구는 관상학교실을 매주 월요일 오후 6시부터 3시간씩 진행한다. 세상을 사는 지혜와 처세술을 강의한다. 또 연기에 관심이 많은 고교생을 위해 연기교실도 열었다. 탤런트 정기성씨가 신체훈련 및 연기술을 강의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재담 선수들’ MC 장외홈런

    ‘송지헌, 송은이, 박철을 만나자.’ 뛰어난 말솜씨로 무장한 인기 MC들이 지상파 3사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송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프로그램 시청률의 상당부분을 MC가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활동영역 확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봄 개편을 단행한 EBS에는 실력파 MC들이 다수 모였다. 개그우먼 송은이씨는 장수프로그램인 ‘장학퀴즈’에 6년 만에 다시 돌아와 김범수 MC와 공동진행을 맡았다.19일 컴백무대를 가진 송씨는 “딱딱할 수 있는 퀴즈 프로그램에 오락적 요소와 진행상 재미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얼짱’ 안혜경 MC는 ‘코리아 코리아’(수 저녁 8시)의 진행을 맡아 개그맨 정재환씨와 함께 북한과 통일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신설 프로그램인 ‘지식 다락방’(월 오후 8시)은 손범수 MC가,‘사이언스 매거진 N’(화 오후 11시)은 박나림 MC가 맡았다.‘문화예술 36.5’(수 오후 10시)는 뮤지컬배우 김선경씨가 맡아 따끈따끈한 문화계 소식을 전한다. 또 ‘책 익어주는 여자, 밑줄 긋는 남자’(목 저녁 11시55분)는 혼성그룹 ‘클래지콰이’의 여성보컬 호란(본명 최수진)이 MC로 발탁, 매주 책 한권을 자세히 소개한다. 이와 함께 색소포니스트 대니정도 EBS라디오의 간판 어학프로그램인 ‘모닝 스페셜’에 합류, 새 코너인 ‘대니 정의 JAZZ LIFE’(수 오전 8시30분)를 진행하고 있다. 재즈에 대한 각종 정보 소개는 물론,‘미니 라이브 콘서트’를 통해 대니 정이 엄선한 곳을 직접 라이브로 연주한다. 케이블 경제뉴스채널 MBN은 최근 봄 개편으로 스타급 중견 앵커 송지헌씨를 영입, 케이블채널에서는 보기 드문 100분짜리 데일리 뉴스 프로그램 ‘송지헌의 뉴스 광장’(월∼금 오후 3시)을 신설했다.송씨는 “이름을 내걸고 하는 뉴스인 만큼 날카로운 질문과 촌평으로 뉴스의 이면을 심층적으로 파헤칠 것”이라며 포부를 다졌다. 특유의 공격적인 입담으로 잘 알려진 탤런트 박철씨도 TBS(교통방송·95.1㎒)의 DJ로 오랜만에 등장했다. 평일 오후 4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하는 ‘박철의 4시 탈출’을 맡아 20일 첫 전파를 탔다.해외여행, 라이브, 오디오드라마 등 다양한 코너를 진행하게 된다. 박씨는 SBS라디오 ‘박철의 2시 탈출’을 진행하면서 큰 인기를 모았으며,iTV에서 ‘박철의 2시 폭탄’의 DJ로 활약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영화채널 ‘채널 CGV’는 경력 25년차의 배테랑 배우 정경순씨를 MC로 영입, 영화에 대한 솔직·대담한 토크를 나누는 ‘정경순의 영화잡담’(금 오후 9시)을 자체적으로 제작, 오는 24일 첫 방송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공연 711회·관객 20만명… 도심 ‘문화메카’로

    ‘충무아트홀에는 뭔가 특별한 공연이 열린다.’ 오는 25일로 개관 1주년을 맞는 서울 중구 흥인동 재단법인 중구문화재단의 충무아트홀이 새로운 ‘문화메카’로 자리잡았다. 지난 1년동안 711회의 공연을 통해 관람객 20만명, 극장가동률 95%, 객석점유율 70%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공연분야도 실내악과 교향악, 국악, 재즈, 뮤지컬,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의 공연을 선보였다. 성공 비결은 기초단체 최초로 재단법인을 세워 전문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해 지역적인 한계를 뛰어 넘었기 때문이다. 수준높은 뮤지컬과 클래식 공연은 물론,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소극장 공연물을 무대에 올리는 등 차별화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또 공연 입장료도 다른 곳에 비해 20∼30% 이상 낮춰 관객들의 경제적인 부담감을 덜어 줬고, 각종 무료 공연도 개최해 주민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개관 1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에 나선다.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개관 1주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페스티벌에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관문인 ‘2005년 쇼팽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상하며 쾌거를 올린 피아니스트 임동민의 ‘2006년 첫공연’(26일 오후 5시)을 비롯해 첼리스트 조영창(25일 오후 7시30분),16살의 나이로 몬트리올 콩쿠르에서 우승한 캐서린 조(30일 오후 7시30분) 등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프랑스 플루트의 거장 막상스 라뤼(28일 오후 7시30분) 등 해외연주자 등이 참여한다.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cmah.or.kr) 또는 전화(2230-6624)로 문의하면 된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그룹 ‘두번째 달’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

    `올해의 앨범과 올해의 신인상에 이어 최우수재즈·크로스오버앨범상까지.´ 그룹 ‘두번째 달’이 14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제3회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에 올랐다. ‘두번째 달’은 8명의 멤버로 구성된 밴드. 우리에게는 생소한 캘틱 민요풍 음악 등 여러 전통음악을 섞은 에스닉 퓨전 음악을 추구하는 팀이다. 지난해 내놓은 데뷔앨범 ‘두번째 달’에서 몇몇 곡들이 광고 배경음악으로 쓰이기도 하고, 드라마 ‘아일랜드’와 ‘궁’의 OST 작업에도 참가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는 ‘두번째 달’의 수상 이유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는 분위기의 곡들을, 그것도 연주곡만으로 채우는 ‘상업적 자살’과 같은 용기있는 시도를 한데다, 전문성과 대중성까지 잘 조화시켰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올해의 노래에는 윤도현의 ‘사랑했나봐’가, 올해의 가수로는 ‘기톨로지’를 낸 조규찬(남자 부문),‘로만토피아’의 이상은(여자부문), 퓨전 일렉트로니카를 추구하는 W(그룹부문)가 각각 뽑혔다. 신인상은 ‘두번째 달’과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공동수상했다. 강렬한 록음악으로 민중가요를 불렀던 연영석은 심사위원 특별상,‘영원한 오빠’ 조용필은 공로상을 차지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오빠는 풍각쟁이야/장유정 지음

    오빠는 풍각쟁이야/장유정 지음

    대중가요란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대중의 가요, 즉 대중이 향유하는 가요다. 당대의 사회상과 대중심리의 핵심을 알뜰하게 반영하는 노래가 바로 대중가요임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연구는 한 시대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음사 출판그룹의 새 브랜드인 민음in에서 펴낸 ‘오빠는 풍각쟁이야’는 그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본격적인 대중가요 연구서다. 저자는 2004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대중가요 연구(논문 ‘일제강점기 한국 대중가요 연구’)로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유정(33)씨. 한때 가수를 꿈꿔 대학가요제에 나가기도 했던 젊은 국문학자다. 20세기 대중가요 탄생에 자궁 역할을 한 것은 단연 유성기였다. 캐나다 출신 매체비평가 마셜 매클루언은 유성기를 가리켜 “장벽이 제거된 음악당”이라고 했다. 그가 적절히 지적했듯, 유성기는 음악 대중화에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1930년대 일제강점기, 유성기 음반에 대한 인기는 절정을 이뤘다. 유성기 천하요 레코드 예술가의 황금시대라 할 만했다. 당시 ‘매일신보’ 기사는 이렇게 전한다.“1930년의 첫 여름에는 만중표 ‘담배’와 같이 13도 방방곡곡이 ‘에디슨’의 귀한 선물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 불행한 조선의 남녀노소는 없게 되었다.…” 저자는 이런 유성기 음반 가사지를 1차 자료로 삼고 당시 신문, 잡지 등의 글을 분석해 대중가요를 둘러싼 한국 근대의 풍경을 복원해냈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밝혀진 사실도 적지 않다. 그 중 하나가 한국 최초의 ‘얼굴 없는 가수’는 누구이며 또 최초의 기생 출신 가수는 누구냐 하는 것. 우리나라 대중가요 초기에도 신비주의 마케팅 차원의 ‘얼굴 없는 가수’가 있었다.‘복면 가수’로도 불린 이 얼굴 없는 가수는 음반에 본명 대신 ‘미스 리갈’‘미스터 콜럼비아’라는 식의 이름을 썼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최초의 얼굴 없는 가수는 1934년 콜럼비아 레코드에서 ‘금강산 좋을시고’란 음반을 낸 ‘미스 코리아’다. 그러면 최초의 기생 출신 대중가수는 누구일까. 주인공은 ‘고도의 정한’을 부른 왕수복.‘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임종을 지킨 인물로 알려진 왕 여인이 바로 왕수복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1934년 ‘가신 님에게’를 만들어 부른 김정숙이고, 김소월의 스승 김억과 대중가요 작사가인 김포몽이 동일 인물이란 사실을 밝혀낸 것도 대중가요사 연구의 한 수확이다. 저자는 대중가요를 트로트, 신민요, 만요(漫謠), 재즈송 등 네 갈래로 나눠 살핀다. 트로트는 당시 일본 대중음악의 영향을 받아 새롭게 나타난 모든 곡을 통칭하는 용어. 일제강점기 트로트는 대중의 비참한 삶을 반영하는 한편 현실을 직시하고 시대 분위기를 일깨운 ‘엘리트 음악’이었다. 좀 거창하게 말하면 시대인식과 현실에 대한 초극의지가 담긴 노래가 다름아닌 트로트였다. 책에서는 이경설의 ‘세기말의 노래’, 채규엽의 ‘희망의 종이 운다’,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박향림의 ‘지상의 어머니’ 등을 대표적인 트로트 곡으로 꼽아 분석한다.1932년 배우이자 가수로 활동한 이경설이 부른 ‘세기말의 노래’의 한 대목.“…가랑잎에 동남풍을 실어 슬렁슬렁 떠나면/달 떨어진 만경창파 위에 까마귀만 우짖어/외로워라 이 바다야 내 사랑 바다야/뒤숭숭한 이 바다가 언제나 밝아지려 하는가…” 온갖 비유와 상징이 동원된 노랫말에서 소극적이나마 당시의 암울한 현실에 대한 저항의지가 엿보인다. 신민요는 기존의 민요 형식을 빌려 새롭게 출현한 자생적인 대중가요를 말한다. 그것은 크게 국토예찬, 봄맞이, 풍년맞이의 세 형태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강홍식의 ‘조선타령’, 이난영의 ‘봄맞이’, 강홍식·조금자의 ‘풍년맞이’ 등을 들 수 있다. 신민요 중에는 애상적 분위기의 ‘꽃을 잡고´(노래 선우일선) 같은 곡도 있다. 만요는 희극적인 만담 등을 노래로 만든 일종의 코믹송이다. 박향림의 ‘오빠는 풍각쟁이’, 강홍식의 ‘유쾌한 시골영감’, 유종섭의 ‘뚱딴지 서울’, 김장미의 ‘엉터리 대학생’, 이애리수·전경희의 ‘붕까라’ 같은 곡들은 가사만 봐도 흥미롭다. 특히 ‘오빠는 풍각쟁이’는 해학적인 웃음을 선사하는 곡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 풍각쟁이가 ‘심술쟁이’나 ‘짜증쟁이’처럼 일종의 비어로 사용된 점이 특이하다. 재즈송은 오늘날 말하는 재즈뿐만 아니라 서양 대중음악의 영향을 받아 나타난 팝송, 샹송, 라틴음악까지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국 정취와 향락적인 정서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재즈송으로 삼우열의 ‘다이나’, 채규엽의 ‘정열의 산보’, 무용수로 이름 높던 최승희가 부른 ‘이태리의 정원’ 등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책에는 초판에 한해 지금은 구하기 힘든 유성기 음반을 복각한 CD레코드 한 장이 보너스로 붙어 있어 관심을 끈다.2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서울경찰청 악대 실력·인기 ‘짱’

    경찰악대가 뜨고 있다. 특히 서울경찰청 악대는 8개 경찰 악대 가운데 최정예로 꼽힌다. 1954년 창단한 서울청 악대는 경찰공무원 32명과 의경 33명 등 65명으로 구성돼 있다. 경찰공무원 가운데 11명이 음악대학 출신이고 의경은 전원 음대 재학중 입대했다. 음대 출신이 아니라도 고교 관악대나 군악대 출신으로 인정받는 실력파들이다. 튜바 주자인 이동주(42) 순경은 유학을 다녀온 뒤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던 중 경찰서 앞을 지나다 경찰악대 모집 공고를 보고 입문한 케이스. 이 순경은 “음악으로 딱딱한 경찰의 이미지를 부드럽고 친근하게 바꿔 가는 것이 우리 임무”라고 강조했다. 한기원(26) 수경은 서울대 기악과 3학년을 마치고 입대해 경찰악대에 합류했다. 색소폰을 부는 한 수경은 “입대 전엔 클래식만 했는데 이 곳에서 재즈를 익혔다. 일본과 함께 아시아권에서 최고 수준의 실력이라고 자부하는 서울 경찰악대는 국제무대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도 10월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 경찰악대 콘서트’에 참가한다. 경찰악대와 공연하게 된 유명 가수가 처음엔 “악대를 못 믿겠다.”며 녹음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는 앙코르 요청에 어쩔 수 없이 경찰악대와 호흡을 맞췄다가 뛰어난 반주실력을 극찬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한 해 250여차례의 연주를 소화하는 경찰악대는 각종 의전 행사는 물론 경찰관과 장애인, 노인, 환자 등 문화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계층을 위한 자선공연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새달부터는 청와대 앞 무궁화 동산에서 기마대와 매주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서울경찰청 악대장 박대관(56) 경위는 “지난해 농촌 순회 공연 때는 매일 새벽이 돼야 일이 끝났지만 즐거워하는 어르신들 표정에 피로가 싹 가셨다.”면서 “고3 수험생을 위한 연주회 등 시민과 함께하는 공연을 계속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시론] 춤 열풍과 썰렁한 춤 공연장/장광열 무용평론가·한국춤정책연구소장

    [시론] 춤 열풍과 썰렁한 춤 공연장/장광열 무용평론가·한국춤정책연구소장

    대한민국에 봄 기운과 함께 춤 바람이 불고 있다. 며칠 전에는 ‘꼭짓점 댄스’라는 신조어가 거의 모든 신문의 지면을 장식했다. 꼭짓점 댄스는 독일 월드컵 D-100일을 기해 열린 한국과 앙골라 축구 대표팀의 경기에서 그 실체를 드러냈다. 서울 상암 경기장에 몰려든 수많은 관중들은 리더의 움직임에 따라 스탠드 위에서 연신 몸을 흔들어댔다. 오는 6월 독일 월드컵에서는 2002년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던 “대∼한민국”에다 춤이 곁들여질 것 같다. 이른바 응원춤이다.“대∼한민국”이란 구호가 연령과 계층을 초월해 한국민들을 한마음으로 만들었다면, 꼭짓점 댄스는 한반도를 넘어 세계인들과 그 율동을 공유하게 될지도 모른다. 몸짓은 그 자체로 이미 만국 공통어이기 때문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일반인들이 몸을 움직이는 것은 에어로빅을 하는 것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것도 즐기기 위한 춤이라기보다는 살을 빼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유행했던 주부들의 동호회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즈음엔 탈춤에서부터 재즈댄스, 밸리댄스, 파핑댄스, 탭댄스, 힙합, 브레이크댄스, 라틴댄스, 탱고에다 살사와 차차차 등의 스포츠 댄스까지 여러 종류의 춤들이 대중과 만나고 있다. 살을 빼기 위한 수단으로 강습실을 드나들었던 예전과는 달리 스트레스 해소와 취미 생활로, 더 나아가 춤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 춤추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이 같은 춤 바람은 비단 대중 춤에서뿐만이 아니다. 중년을 넘어 선 주부들은 우리나라 전통춤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 역시 진주의 명무 김수악의 춤세계에 매료되어 20년 넘게 우리 춤을 추어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발레를 배우는 여성들의 숫자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같은 춤 바람이 아직은 순수예술로서 무용 공연의 감상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1600회의 무용 공연이 열리고 있고 해외 단체의 내한 공연도 200회가 넘어설 정도로 시장이 팽창했지만 무용 공연장의 객석 점유율은 연극이나 음악에 비해 훨씬 뒤떨어진다. 그래도 한국 무용계의 미래는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지난해 국회에서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통과되면서 체험형 무용교육과 공연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움직임에 대한 감각을 터득하다 보면 춤을 잘 추는 사람들을 보는 즐거움도 자연스럽게 갖게 될 것이다. 인터넷,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사이버 공간이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순수의 세계, 감성·휴머니티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질 것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인간의 몸을 매개로 하는 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 민족은 고대로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즐겼다. 전국에 이는 춤 바람은 이같은 민족적인 기질과 무관하지 않다, 어릴 때 쥐불놀이를 하면서 야밤에 마을 동산을 뛰어다니면서 느꼈던 감성, 달리는 관광 버스에서도 일어나 춤추고 노래하는 아줌마 아저씨들의 즉흥성, 젓가락과 손바닥 장단만으로도 흥을 돋울 줄 아는 숨겨진 예술성, 이 같은 우리 민족의 끼는 언제든 국민적인 에너지로 결집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정부는 지원정책의 초점을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춤 바람을 더 많은 국민들이 생활속에서 맞을 수 있도록 하는데 맞추어야 한다. 가동률 50%에 머물고 있는 전국의 600개가 넘는 공연장에 순수 무용공연과 춤 강습회 프로그램들을 확충하는 손쉬운 일부터 시작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문화복지를 구현하는 지름길이다. 장광열 무용평론가·한국춤정책연구소장
  • [쉬어가기˙˙˙] “남편에게 1년에 한 번은 외도 허용”

    미프로농구(NBA) 유타 재즈의 러시아 용병 ‘AK 47’ 안드레이 키릴렌코의 아내 마샤 로파토바가 남편의 외도를 공식 허용했다고.6년 전 결혼해 4살짜리 아들을 둔 로파토바는 ESPN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부유한 프로 선수들과 관계를 갖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남편에게 1년에 한번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가져도 좋다고 허락했다.”면서 “외도 사실을 내게 알린다면 그것은 속이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공연단신] 해금 마에스트로 강은일 퓨전음악

    ●해금, 월드뮤직으로의 가능성. 정동극장이 올해 아트 프런티어 공연 세 번째 주자로 해금 마에스트로 강은일을 선택했다.9일에는 전통 및 창작 국악을 가지고,10일은 가야금과 피아노 기타 등이 어우러지는 퓨전음악으로,11일에는 즉흥 연주를 주제로 세 차례 공연을 갖는다. 강은일은 전통 악기 해금을 뉴에이지, 재즈, 퓨전 등 다양한 음악 장르로 연주하며 해금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아티스트. 사물놀이 대가인 상쇠 고 김용배, 타악의 독보적 경지를 개척한 고 김대환,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 등에게 사사하며 음악 영역을 넓혀왔다.(02)751-1500.
  • [4일 TV 하이라이트]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재즈 피아니스트 민경인은 전제덕, 웅산, 모그 등의 음반·공연작업을 통해 작곡가, 편곡자, 프로듀서로도 다채로운 재능을 인정받았다. 한국 재즈에서 최고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박철우와 류인기의 존재 또한 이 팀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준다. 이번 공연에는 재즈 색소폰 연주자 이인관이 함께한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0분) 낭만의 섬 거제의 봄소식을 전한다.700리 해안을 이루는 거제도에서 단연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로 꼽히는 해안도로의 신비로운 모습을 지켜본다. 멀리 해금강을 바라볼 수 있는 해금강 테마박물관도 둘러본다. 거제 최고의 맛이라는 신선한 도다리와 쑥의 환상적인 궁합, 도다리 쑥국 맛을 그대로 전한다. ●행복주식회사(MBC 오후 5시) 편안함과 유머를 겸비한 최고의 재간둥이 김영철, 대한민국 최고의 S라인을 가진 매력만점 팔방미인 하리수가 만원의 행복에 도전장을 냈다. 영철은 평소 절친한 동료 정선희와 탤런트 송재호에게 미션을 시도한다. 솔직한 여자 하리수의 지독한 일주일 버티기가 시작되는데, 남자친구의 반응은 어땠을까?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 ‘금주의 웰빙뉴스’에서는 새봄을 맞아 ‘이제는 운동이다’를 전개하고, 지금까지 웰빙뉴스가 한자리에 모은 최고의 운동법을 소개한다.‘스타가 잘 먹고 잘 사는 법’에서는 따뜻한 시어머니부터 코믹한 옆집 아줌마까지 개성 넘치는 연기파 배우 선우용녀의 새로운 보금자리와 잘 먹는 비결을 공개한다. ●서울 1945(KBS1 오후 9시30분) 개희와 향금은 최은관과 조순이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 판철을 땅에 묻는다. 그리고 자신들을 해치려는 문자작을 피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한 많은 함흥을 떠난다. 향금을 설득하여 경성으로 온 개희는 문자작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이름을 ‘해경’으로 바꾸고, 낯선 경성에서의 힘든 생활을 시작한다. ●진미 대탐험(KBS2 오전 8시) 뇌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와인부터 시금치까지, 각 음식의 효능과 두뇌 노화를 막는 음식비법이 ‘오! 마이 건강식단’ 코너에서 공개된다. 또 ‘작업의 정석’‘엽기적인 그녀’ 등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영화 속 음식, 촬영지에서 맛보는 영화 속 특별한 음식이 ‘e-럴땐 이런 음식’코너에서 소개된다.
  • [토요영화]

    [토요영화]

    ●주홍글씨(KBS2 밤 12시15분)데뷔작 ‘송어’부터 유작 ‘주홍글씨’까지 10년 동안 아홉 편의 영화를 남겼다. 지난 22일에는 수많은 팬들과 동료, 친구들이 모여 그녀를 기억하는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번지 점프를 하다’,‘안녕 UFO’,‘태극기 휘날리며’,‘하늘정원’,‘연애편지’ 등 그녀가 스쳐갔던 명장면들이 추모식에 온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스물 넷이라는 꽃다운 삶을 살다간 영화배우 이은주의 이야기다. 이은주는 멜로 스릴러 ‘주홍글씨’에서 격정의 사랑에 휩쓸린 재즈 가수로 나온다. 엇갈린 사랑과 그 대가를 치르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에로틱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김영하의 단편소설 ‘거울에 대한 명상’과 ‘사진관 살인 사건’에서 모티프를 따왔다.‘호모 비디오쿠스’로 단편영화계의 스타로 떴던 변혁 감독이 연출했다. 세상에 두려운 게 없는 강력계 엘리트 형사 기훈(한석규)은 순종적인 아내 수현(엄지원)과 도발적이고 매력적인 애인 가희(이은주)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성공을 향해 질주하던 그는 어느날 살인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치정에 얽힌 사건으로 판단한 기훈은 살해된 남자의 아내 경희(성현아)를 용의자로 여기게 된다. 하지만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한편 수현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기훈은 가희와의 관계를 청산하려 하지만 가희의 매력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한다. 가희는 기훈과의 사랑이 흔들리며 절망과 고통을 느끼기 시작하고, 기훈을 둘러싼 세 여자가 안고 있는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는데….2004년작.118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콜래트럴(캐치온 오후 5시15분)‘히트’,‘알리’,‘에비에이터’,‘인사이더’ 등 남성성이 물씬 풍기는 선 굵은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마이클 만 감독이 톰 크루즈와 제이미 폭스를 기용해 택시 운전사와 살인청부업자의 하룻밤 동거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 미국 개봉 당시 흥행 1위에 올랐고, 평론가 사이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톰 크루즈가 냉철하고도 매력적인 악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주목받았다. 맥스(제이미 폭스)는 LA의 평범한 택시 운전사. 돈을 모아 리무진 대여업을 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다. 어느날 밤 우연히 타지에서 온 빈센트(톰 크루즈)를 태우게 된다. 두 사람은 하룻밤 동안 다섯 군데를 들러 볼일을 본 뒤 새벽 6시까지 공항에 데려다달라는 전세 계약을 맺는다. 맥스는 빈센트가 말한 볼일이 청부살인이라는 것을 알고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하는데….2004년작.120분.
  • [25일 TV 하이라이트]

    ●버라이어티(EBS 오후 6시20분) 캐나다 출신으로 2003년 데뷔한 마이클 부블레는 헤리 코닉 주니어와 피터 신코티의 뒤를 잇는 스탠더드 재즈의 기대주이다. 젊은 가수들과는 달리 스탠더드 재즈 명곡과 대중적인 팝 클래식을 풍성한 음성으로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이후 부드러운 목소리로 옛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이 많은 인기를 끌고있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0분) 수원 화성을 소개한다. 수원화성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전통의 멋스러움과 현대의 건축물이 공존해 이채로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는 유적이다. 조선 정조대왕이 아버지의 능을 참배하러 가던 중 머물렀다는 임시처소 화성행궁. 이곳에 주둔하는 최정예 군사들이 익혔다는 무술시범도 감상한다.   ●결혼합시다(MBC 오후 7시55분) 가족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친정으로 들어간 나영은 엄마의 가출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다. 나영 가족은 엄마를 찾기 위해 수소문을 해보지만 허사다. 한편 재호는 석순에게 자신의 여자친구를 소개해 주겠다며 다짜고짜 석순을 데리고 간다. 마침내 나타난 재호 여자친구의 정체를 확인한 석순은 당황한다.   ●사랑과 야망(SBS 오후 9시45분) 태수는 편지를 하겠다는 믿지 못할 약속만 남기고 선희와 이별한다. 한편 일자리를 찾아 헤매던 미자는 꽁꽁 언 빙판길에 미끄러진 혜영과 부딪혀 기절한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미자는 혜영의 가게에서 일하게 된다. 혜영의 가게에서 미자를 발견한 혜주는 미자에게 관심을 보인다.   ●서울 1945(KBS1 오후 9시30분) 최운혁은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석경을 대하고, 석경은 그런 상황에 더 가슴아파한다. 한편 두 사람을 뒤쫓던 박창주는 피아노를 치는 조선인 처녀가 있다는 레스토랑 얘기를 듣는다. 결국 그 레스토랑을 찾아가 피아노를 치는 석경을 본 박창주는 아가씨를 이렇게 만들어 버린 운혁에 대해 심한 분노를 느낀다.   ●진미대탐험(KBS2 오전 8시) 겨울도 막바지인 2월. 풍성한 제철 음식들의 향연이 시작됐다. 살과 영양이 입에서 살살 녹는 가자미와, 오도독오도독 씹혀 바다의 인삼이라 불리는 해삼의 맛 대결이 펼쳐진다. 또 브라질의 추라스코부터 그리스의 무사카, 태국의 수끼까지 세계 각국 음식열전이 ‘e-럴 땐 이런 음식’에서 펼쳐진다.
  • [씨줄날줄] 록 애국가/진경호 논설위원

    애국가 록 버전으로 인터넷에 불이 났다. 한·일 월드컵의 가수 윤도현이 애국가를 록으로 편곡, 독일 월드컵 응원가로 내놓자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에 나선 것이다.“경건한 애국가를 제멋대로 불러도 되느냐.”“신나게 부를 수 있으면 더 좋은 것 아니냐.” 이런 논전을 펴는 네티즌이라면 순수, 아니 순진하다 하겠다. 사실 국가를 편곡해 부른 경우는 동서고금에 즐비하다. 미국 팝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2004년 미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자기 스스로 편곡한 국가를 불렀다. 우리나라만 해도 파페라 가수 임형주가 대통령 앞에서 애국가를 팝으로 편곡해 불렀고, 이은미와 박화요비는 각각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재즈와 R&B로 편곡한 애국가를 불렀다. 논란의 본질은 이 ‘퓨전 애국가’의 경박함 또는 경쾌함에 있질 않은 모양이다. 한·일 월드컵에 이어 2라운드를 맞은 이통통신회사 SK텔레콤과 KTF의 ‘월드컵 대전’이 본질인 것이다. 알려진 대로 한·일 월드컵 당시 공식 후원사는 KTF였고,SKT는 붉은악마를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대박은 SKT가 터뜨렸다. 윤도현의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와 붉은악마를 앞세운 마케팅으로 지금까지 나라 안팎에서 막대한 홍보효과를 거뒀다. 문제는 SKT와 붉은악마가 결별하면서 터졌다. 한·일 월드컵 이후 SKT와 마찰을 빚은 붉은악마가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후원사를 KTF로 바꾼 것이다. 다급해진 SKT는 전속모델료로 10억원을 주고 윤도현을 붙들었고, 결국 ‘KTF-붉은악마’ 대 ‘SK텔레콤-윤도현’의 대결구도가 짜여졌다. 록 애국가 논란은 여기서 비롯된다.SK텔레콤이 윤도현과 함께 록 애국가를 내놓은데 맞서 KTF는 붉은악마와 공동으로 월드컵 공식음반을 다음달 내놓는다. 마야, 버즈, 부활, 봄여름가을겨울 등이 참여했다. 당연히 붉은악마는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이들의 응원가를 부른다. 윤도현의 록 애국가를 부를지는 미지수다. 안익태기념재단마저 록 애국가에 거부감을 나타냈다니 SK텔레콤으로선 일단 궁지에 몰린 셈이다. 그나마 네티즌 상당수가 록 애국가에 찬성의 뜻을 밝힌 것이 위안거리다. 목 터져라 부르는 응원가 뒤로 거대자본이 입을 벌리고 있다. 둘, 셋, 넷으로 갈린 응원가에 월드컵의 감동마저 갈라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관객 어깨춤에 노년이 더 행복

    관객 어깨춤에 노년이 더 행복

    “노인네들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 실력 하나는 요새 젊은 애들이랑 붙어도 절대 뒤지지 않아.” 지난 17일 오후 2시 서울 강동구 명일동 강동노인종합복지관.‘베사메 무초(키스해 줘요)’가 트럼펫 특유의 또랑또랑한 음색에 실려 강당 안에 퍼진다. 곧이어 베이스와 키보드, 기타가 뒤를 받친다. 색소폰에 드럼까지 가세할 쯤 공연장을 찾은 150여명의 노인들은 어느새 의자에서 일어나 흥겨운 어깨춤을 춘다. 연주하는 이들은 모두 할아버지들. 바로 ‘강동실버스타’ 밴드다.2004년 8월 결성된 이들은 매주 금요일 이곳을 찾아 무료공연을 열고 있다. ●미8군부터 카바레까지 베테랑 음악인 65∼79세 6명으로 구성된 멤버들은 모두 4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급들이다. 연륜만큼이나 과거도 다양하다. 미8군 무대나 동아방송, 이봉조 악단 등 소위 ‘엘리트 코스’ 출신부터 카바레, 요정, 룸살롱 등 ‘실전 무대’를 누비던 이들이다. 다들 한가닥씩 했던 솜씨라 악보 없이도 정통 트로트부터 컨트리, 재즈, 블루스, 보사노바, 트위스트까지 못하는 장르가 없다. 하지만 요즘 공연의 주된 레퍼토리는 ‘이별의 부산정거장’‘갈매기 사랑’등 흘러간 가요들. 대부분 노인들인 청중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다. 이들은 15인조 이상 ‘빅 밴드’가 장안을 누비던 30여년 전에 인연을 맺었다. 당시는 음악깨나 한다는 사람이 서울에서만 4000여명이 넘던 시절이었다. 밴드마스터 송학봉(66)씨의 말.“당시엔 각자 잘 나가던 때라 자존심도 강했지. 그래선지 뭉치기가 쉽지 않았는데 나이들어 머리가 하얗게 세더니 밴드 한번 만들어 보자는 제안에 다들 흔쾌히 승낙하더군.” ●화려한 날의 회상 다들 음악이 좋아 한평생을 바쳤다. 관악기는 모두 그저 ‘나팔’로 불리던 시기 이른바 ‘딴따라’가 되기 위해 집안 어른들에게 맞아가며 악기를 잡았다. 주한철(65·색소폰)씨는 “박정희∼전두환 대통령 때가 전성기였던 같아. 우리더러 와달라고 사정하는 술집도 많았지.60년대 초 공무원들 월급이 3000원인가 그랬는데 우리는 그 3∼4배를 벌었지.”김희윤(65·드럼)씨가 맞장구를 쳤다.“TV가 없던 때 지방에서 남진이나 나훈아가 쇼 한번 하면 극장이 미어터졌지. 공연 끝나면 밴드에 반해 무대 뒤에 줄서는 여자들도 많았다니까.” 이제 화려한 날은 갔다.80년대 후반 신시사이저와 미디의 보급은 치명타였다. 송씨의 말 “이제 단추 하나 누르면 드럼부터 베이스까지 모든 악기가 연주되는 시기니 누가 돈 들여 우리 같은 밴드 쓰겠어. 경제논리에 음악이나 예술이 그저 묻히는 시대야.” 그래도 결론은 “아직은 우리가 설 무대가 있어 행복하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최연장자인 이현종(79·베이스기타)씨는 “가진 건 음악하는 기술이 전부야.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나이 든 연주인이 대접받지 못하지만 이 나이에 뭘 더 화려한 걸 바라겠나 싶어. 그나마 같이 늙어가는 사람들한테 음악으로 봉사하고, 또 기뻐하고 좋아해 주는 걸 보는 게 행복이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신화의 이미지/조지프 캠벨 지음

    20세기 최고의 신화해설가, 비교신화학자로 꼽히는 조지프 캠벨(1904∼1987). 그는 한때 뉴욕시에서 잘나가는 육상 선수였고 색소폰 주자였다. 대공황이 닥치자 그는 우드스탁의 숲속에 은거하며 재즈밴드에서 연주한 대가(對價)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다. 캠벨의 다채로운 삶은 그 자체가 하나의 ‘신화’라 할 만하다. 그 이름이 ‘신화학’과 동의어가 될 정도로 견고한 위상을 구축하고 있는 캠벨. 그의 후기 저작인 ‘신화의 이미지’(1974)가 국내에 번역돼 나왔다. 홍윤희 옮김, 살림 펴냄. “심상, 특히 꿈의 심상은 신화의 기반”임을 강조하는 캠벨의 저작이 갖는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그가 다양한 세계 신화의 스펙트럼 속에서 인류의 ‘정신사적 통일성’을 발견해나갔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벨은 “현대인은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신화’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삶을 무의미한 것으로 보고, 그래서 현대사회는 혼란 속에 있다.”는 진단을 내린다. 이 책에는 고대 세계의 문명 교류와 관련된 흥미로운 해석들이 가득하다. 캠벨에 따르면 예수의 탄생 장면에 등장하는 나귀와 황소는 이집트 신화에서 각각 세트와 오시리스라는 원수 형제를 상징하는 동물과 연결돼 있다. 때문에 나귀와 황소는 ‘예수 안에서의 원수들간의 화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됐다는 것이다. 동방박사들의 모자가 페르시아의 구세주 미트라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묘사된 조각들에 대해서도 캠벨은 독특한 해석을 내린다. 기독교 사회를 위협하는 적대적 전통의 추종자들까지도 예수를 경배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기독교인들의 배려였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책에는 이밖에 성처녀의 출산, 구세주의 탄생일, 성모, 추방당한 아기, 유아 살해 등 여러 문명권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다양한 종교적 모티프들에 대한 탐색과 해석이 담겨 있다. 이 책은 1941년 미국의 부호이자 자선사업가인 폴 멜론이 설립한 볼링겐 재단이 펴내는 볼링겐 시리즈(100권)를 마무리하는 기념비적인 저서다.3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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