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재주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주방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조리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소녀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5만원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53
  • 美 의료보험을 까발리다

    美 의료보험을 까발리다

    약지와 중지가 잘려나갔다. 중지를 붙이는 데 6만달러, 약지를 붙이는 데 1만 2000달러가 든다. 당신의 선택은 뭔가. 릭은 약지를 택했다. 왜냐. 그게 더 싸게 먹히니까. 릭의 아내는 울먹이고야 만다.“사람의 몸에 돈을 매기다니요….” 마이클 무어(54) 감독의 신작 ‘식코’(Sicko·새달 3일 개봉)는 이렇게 시작한다.‘볼링 포 콜럼바인’에서는 교내 총기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까발리고,‘화씨 9/11’에서는 부시행정부의 외교정책에 화살을 날린 감독의 전적(?)을 보면 이번 영화도 만만치 않을 거란 짐작이 든다. 이번에 마이클 무어가 저승사자를 자처한 주제는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체계다. 감독은 자신의 홈페이지(MICHAEALMOORE.COM)에서 의료보험의 피해를 입은 사람의 메일을 공개적으로 받았다. 메일은 무서운 속도로 답지했다.24시간만에 3700건, 일주일만에 2만 5000건의 이메일이 쏟아져 들어왔다. 감독은 일갈한다.“안 아프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다. 매년 1만 8000명의 미국인은 죽을 테니까.” 실제로 연간 의료보험 지출이 2조달러인 미국에서 보험이 없어 1만 8000명이 죽어나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그게 어디 맘대로 되나. 엄마는 딸을 눈앞에서 잃고, 아내는 남편의 죽음을 속수무책으로 맞는다. 병원비를 못 내는 환자들은 쓰레기처럼 길가에 버려진다. 보험에 가입된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배후에는 ‘목숨 놓고 돈 먹기’에 바쁜 민간 보험사들이 있다. 이들의 뒤를 닦아주며 자기 배 채우기 바쁜 의회도 있다.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면 바로 ‘빨갱이’ 취급받는 곳이 바로 아, 그 이름도 찬란한 민주주의의 나라 아메리카다. 그런데 이 감독, 그 와중에도 웃기는 재주 있다. 장엄한 ‘스타워스’ 배경음악과 함께 A부터 Z까지 보험 부적격 질환을 나열하는가 하면, 영부인 시절 전국민 의료보험제를 외치던 힐러리를 ‘섹시∼’하다며 추앙한다. 킬킬거리다가도 ‘제도’ 때문에 삶이 산산조각난 사람들을 내세워 웃음기를 싹 가시게 하는 재주도 있다. 내부 고발자들은 평범한 미국인들의 눈물에 확신을 더한다. 보험 판매원은 말한다.“부적격 통보할 때마다 마음이 아파 일부러 전화를 못되게 받아요.” 보험사의 의학 심사위원인 리나 피노는 내부 고발로 양심 선언을 했다.“환자를 죽이고 불구로 만드는 더러운 제도를 고발합니다.” 환자도 모르는 병력을 찾아내는 기업해결사는 말한다.“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는 거죠. 모든 것은 이윤 극대화 때문이에요.” 그들은 하나같이 ‘참 못할 짓’이었다고 토로한다. 캐나다, 영국, 프랑스, 쿠바까지 쫓아다닌 감독. 끈덕진 취재로 사례만 200여개를 채집한. 그의 말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답은 요원하다.“환자를 대하는 더 좋은 제도가 있고 서로에게 더 잘할 수 있는데, 우리는 뭐가 잘못 돼서 그렇게 못하는 걸까.” 그리고 이건 이제 남의 얘기만은 아니다. 그래서 ‘식코’의 예고편은 ‘will be soon’(곧 개봉)이라고 말하지 않는다.‘get well soon’(곧 쾌차하시길)이라고 말한다. 정말이지 모두들 더 좋은 제도 아래에서 쾌차하시기를.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부고]

    박상서(사업)민서(〃)씨 부친상 차주덕(사업)한종태(서울신문 논설위원)씨 빙부상 14일 서울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2072-2018김성철(전 한국레슬레 전무이사)씨 별세 대환(한국마즈 마케팅 과장)지연(법무법인 충정 변호사)경리(미국 GE capital)씨 부친상 강병훈(소중한아이정신과 원장)씨 빙부상 전앤(명지대 대학원생)씨 시부상 14일 서울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2072-2022최해식(외환은행 부장)씨 빙모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30분 (02)3410-6901송하봉(전주 MBC 편집부장)씨 모친상 14일 전북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10시 (063)250-2441송승환(PMC프러덕션 대표)씨 모친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2)3010-2631권홍국(한국건설산업중앙회 영업부 부장)찬국(한국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과장)씨 부친상 최종화(홍익대 도서관 멀티미디어팀장)씨 빙부상 13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016-9396-7978송철호(전 제일기획 전무·전 농심기획 사장)영호(의정부지검 부장검사)씨 모친상 김남선(한국자산신탁 부장)윤석원(자영업)서용석(〃)씨 빙모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2)3410-6912함종리(전 고성군청 환경보호과장)종득(강원도민일보 이사·독자국장)종화(춘천시청 수도과)종성(속초시청 세무과)태정(속초 소야초등학교 교사)씨 부친상 심상범(전 서울 성심여고 교감)임영록(속초 조양초등학교 교장)노재영(전 수원세무서 근무)씨 빙부상 이기순(홍천여중 행정실장)홍혜숙(춘천시청 지식산업과)고향미(양양 도레미피아노 원장)씨 시부상 14일 속초 아산상조장례식장, 발인 16일 오전 8시 (033)635-2143송재주(전 충북도의원)씨 별세 백훈(사업)남훈(〃)인호(〃)씨 부친상 14일 충북 옥천농협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8시30분 011-9425-5145홍순명(평화통일시민연대 명예이사장)씨 별세 13일 남양주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8시 (031)528-4445하태권(서울산업대 행정학과 교수)씨 별세 박낭자(서일대 유아교육학과 교수)씨 상부 진수(아시아경제신문 증권부 기자)용수(학생)씨 부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30분 (02)3410-6920문대근(현대중공업 기전연구소 과장)씨 빙부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3010-2262이영선(국민은행 남산타운지점장)씨 부친상 이승근(강신산업 부장)씨 빙부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3010-2263
  • 스타를 사랑한 거위 / 세빔 악 지음

    어린이 서가에서라면 암만해도 질리지 않을 이야깃감이 ‘꿈과 사랑’일 터다. 하지만 빤한 해피엔딩을 향해 달리는 어지간한 화법에는 이젠 좀체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독자도 있을 것이다. 익살맞은 표현들이 끊임없이 간지럼을 태우는 터키산 환상 동화라면 어떨까. 마음도, 행동도 엉뚱하기 짝이 없는 거위 한 마리가 “세상에 이룰 수 없는 꿈은 없거든!”하고 목청 돋우는, 주제의식이 선명한 창작동화다. ‘스타를 사랑한 거위’(세빔 악 글, 김중석 그림, 이난아 옮김, 푸른숲 펴냄)의 주인공은 빨간 나비 농장의 거위. 그런데 시작부터 책은 독자들을 바짝 긴장시킨다. 어느 날 갑자기 거위가 사라져 버린 도입부 설정으로 ‘발칙하고 엉뚱하지만 용기 있는’ 한편의 모험담을 속도감 있게 펼친다. 거위를 누구보다 아껴주었던 요리사 아줌마가 애타게 찾지만, 거위는 엉뚱한 곳에 가 있다. 무작정 집을 나서 그토록 원했던 TV스타 ‘보’를 만난 것. 보의 마음에 들고 싶어 거위는 온갖 재주를 다 부린다. 개, 고양이 목소리까지 흉내내는 피나는 노력 끝에 보와 함께 TV에 출연해 마침내 스타가 되어 ‘푸프’라는 새 이름도 얻는다. 행운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푸프를 무지무지 사랑하는 수컷 거위도 생겼다. 객관적 관찰자 시점에서 빠르게 전개되는 글맛이 깔끔하다. 주제어를 향해 후반부의 갈등을 가볍게 넘어서는 순발력도 어린이 동화에선 제격이다. 수컷 거위의 청혼에 망설이다 푸프는 꿈을 더 단단히 여물리겠다는 선택을 한다.“나는 햇빛이 되고 싶어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고, 누구나 알 수 있는 빛이 되고 싶어요….” 인기 그림작가 김중석의 삽화가 경쾌하게 잘 어울린다. 초등3년 이상.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0) 연담 김명국의 ‘은사도(隱士圖)’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0) 연담 김명국의 ‘은사도(隱士圖)’

    조선 중기의 화가 연담 김명국(1600∼?)에게는 술에 얽힌 일화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청구영언’의 서문을 쓰기도 한 정내교(1681∼1757)의 ‘화사(畵師) 김명국전’에도 그런 이야기가 전하지요. 어느날 한 스님이 연담을 찾아와 명사도(冥司圖)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명사도란 명부전에 걸리는 불화로 저승에서 염라대왕에게 심판받는 일종의 지옥그림이지요. 스님은 고운 삼베 수십 필을 사례금조로 건네주었는데, 연담은 아내에게 건네고는 몇 달 동안 마실 술로 바꾸어 오도록 했습니다. 어느날 통음을 한 연담은 술기운이 오르자 한 붓에 휘둘러냈습니다. 그림은 생동감이 넘쳤지만 불에 타거나 칼로 베이고, 절구에 짓이겨지는 자가 모두 중이었다지요. 스님이 깜짝 놀라자 연담은 “일생동안 지은 악업이 혹세무민이니 지옥에 갈 자가 너희들이 아니고 누구겠느냐.”고 일갈했습니다. 그리곤 “술을 더 사오면 그림을 고쳐주겠다.”고 했지요. 취기가 오르자 다시 붓을 잡더니 잠깐 사이에 머리와 턱에는 숱을 그려넣고, 승복에도 빛깔을 넣어 스님을 탄복하게 했습니다. ●평소 호방함 대신 경건한 분위기 풍겨 이런 연담이지만 규장각이 소장한 각종 의궤에는 그의 이름이 明國(명국)뿐만 아니라 鳴國(명국)과 命國(명국)으로도 남았습니다. 국가기관인 도화서에 소속되어 있다고는 해도 신분이 낮은 화원(畵員)의 이름쯤은 밝을 명이든, 울 명이든, 목숨 명이든 상관없었던 사회 분위기를 보여주지요. 명사도에 얽힌 일화는 천대받던 환쟁이로서 왜곡된 현실에 대한 연담의 조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연담의 불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반영합니다. 명부전의 후불탱을 새로 모시는 불사(佛事)를, 제아무리 도화서 화원이라고는 해도 불교의 교리와 도상을 모르는 사람에게 주문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연담은 훗날 신필(神筆)로 떠받들어졌지만 도화서 화원 시절 그의 진면목은 오히려 일본사람들이 알아봤지요. 그는 1636년과 1643년 조선통신사의 수행화원으로 일본에 건너갔습니다. 수행화원이란 통신사의 활동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역할을 하는 직책이지만, 행세깨나 하는 사람들의 요청을 받아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당시 일본에는 선승화(禪僧畵)가 유행하고 있었는데, 힘차게 내닫는 몇 가닥의 붓질로 깊은 정신세계를 형상화해내는 연담의 달마도는 열렬한 환영을 받았지요. 묵필을 잡은 사람에게는 사람의 본성을 곧바로 가리킨다는 선종의 종지인 직지인심(直指人心)의 경지를, 감상하는 사람에게는 마음 비우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달마도의 의미를 제대로 구현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담의 달마도 일본인들이 먼저 알아줘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연담의 ‘달마도’는 우리나라 달마도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김명국의 이름은 몰라도 이 달마도는 누구나 기억해낼 수 있을 만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요. 중앙박물관은 ‘달마절로도강도(達摩折蘆渡江圖)’라는 연담이 그린 또 하나의 달마그림을 갖고 있습니다. 달마가 양무제에게 남의 칭송을 바라는 공덕은 이미 공덕이 아니라는 깨우침을 준 대가로 죽임을 당한 뒤 환생하여 서쪽으로 가다가 갈대를 꺾어 들고(折蘆) 강을 건넜다(渡江)는 불교설화를 알지 못하면 손댈 수 없는 주제입니다. 통신사 수행화원 시절 그렸을 두 점의 달마그림은 중앙박물관이 일본에서 사들여 우리 손에 들어왔습니다. 만년의 작품인 ‘은사도(隱士圖)’에서는 술에 취하지 않으면 재주가 다 나오지 않았고, 또 술에 취하면 취해서 제대로 그릴 수가 없었다는 연담의 호방한 기운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달마도에서는 찾을 수 없는 철학적 경지마저 느껴지지요. 이 그림의 주인공이 제목처럼 속세를 떠난 선비(隱士)가 아니라 죽음을 향하여 무거운 걸음을 내딛는 화가 자신의 모습이라고 설명한 사람은 이광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입니다.‘내가 그림으로 그릴망정 유언으로 전하겠는가.’라는 발문의 한 대목을 제대로 해석함으로써 이 그림의 성격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 그림에 대한 연구가 더욱 진전되면, 김명국의 대표작은 ‘달마도’가 아니라 언젠가는 이름이 다시 붙여져야 할 ‘은사도’가 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dcsuh@seoul.co.kr
  • 어르신 눈높이 공연 인기

    어르신 눈높이 공연 인기

    ‘얼∼쑤’ 연방 감탄사를 날리며 어깨춤을 추던 김창식(69·종로구 청운동) 할아버지는 “순이할멈, 이리 나와. 같이 놀자고….”라면서 앞에 앉아 있던 할머니의 손목을 잡아 끈다. 흥겨운 음악과 무용단의 춤에 할아버지·할머니 모두가 흥겨움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지난 11일 종로구 청운동 청운양로원에 춤, 사물놀이, 민요 등 어르신들 눈높이에 ‘딱’맞는 공연을 하는 스카이 예술봉사단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2시간 동안 20여명의 자원봉사단원이 펼치는 밸리댄스, 탈춤, 가요와 민요, 사물놀이, 부채춤, 북춤, 장구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나른한 노인정의 오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이날 공연을 한 스카이봉사단은 전문 자원봉사 공연단체로 회원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주를 남을 위해 쓰고자 지난 2006년에 종로구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하여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김흥자 스카이봉사단 단장은 “우리의 작은 재주가 어르신들에게 힘과 활력을 드린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깔깔깔]

    ●네 이웃의 것을… 어떤 사람이 기차 여행을 하는데 옆의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보니 둘은 모두 크리스천이었다. 그런데 점심때가 되자 그 중 한명이 샌드위치 도시락을 꺼내 기도를 하고는 점잖게 혼자 먹는 것이었다. 옆 사람에게 먹어 보라는 말 한마디 없는 게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그는 도시락이 없어 시장기를 느끼고 있던 터였다. 그는 은근히 화가 나서 말했다. “형제님, 나는 요즘 주님 말씀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더군요. 특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말입니다.” 그러자 상대는 도시락은 감싸며 “네, 참 좋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저는 ‘네 이웃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말씀이 얼마나 귀한 말씀인지 모르겠더군요.”●길들이기 재주 부리는 사자가 제 친구에게 말했다. “드디어 저 사람을 길들였어. 이제 내가 저 불붙는 링을 통과하기만 하면 그가 나에게 고기를 던져 준단다.”
  • “12일 기분 황당” 마지막 글… 죽음 예견한 듯

    숨진 김연숙(45)씨와 세 딸의 미니홈피에는 11일 하루종일 누리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김씨가 미니홈피에 마지막으로 올린 ‘오늘의 기분’은 ‘황당’이다. 마치 황당한 죽음을 예견이나 한 것처럼….‘사랑하는 가족’폴더에는 세 딸의 예쁜 모습들이 가득하다. 특히 3년 전 모 여대 앞에서 4모녀가 다정하게 끌어안고 찍은 스티커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날의 즐거웠던 모습은 실종사건 전단지에 실리게 되는 운명을 맞았다. 김씨는 “이쁜 것들, 서로 자기가 이쁘단다.”라는 글을 올렸다. “2008년엔 집안일도 잘 하고 엄마에게 효도하는 현모양처 썬”이란 글이 또렷이 남아 있는 큰딸 정선아(20)씨의 미니홈피에는 친구를 허망하게 떠나보낸 친구들의 슬픔이 묻어났다. 선아씨의 ‘일촌’ 김모씨는 “얼마나 무서웠니…믿을 수가 없다. 기도할게….’라는 글을 남겼다.“노래로 웃고 노래로 울고 노래로 행복한 썬이에요.”라고 자신을 소개한 선아씨의 꿈은 뮤지컬 배우였던 모양이다. 한 친구는 “노래하는 천사가 되어 있겠지? 사랑해 너무.”라는 글을 남겼다. 피아노 연주가 수준급이었던 둘째 진아(19)양의 홈페이지에도 해맑은 피아노 연주모습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막내 해아(13)양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영어로 일기를 쓰기도 했고,‘나의 작품방’이란 별도의 폴더에 직접 만든 지점토 인형을 올릴 정도로 재주가 많은 아이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동양화의 고정 소재 탈피 독창적 사유세계를 은유

    동양화의 고정 소재 탈피 독창적 사유세계를 은유

    소치(小癡) 허련, 남농(南農) 허건, 의재(毅齋) 허백련. 우리시대 간판 동양화가 직헌(直軒) 허달재(56)를 이끌어온 남종화단의 계보이다. 고사리 손에 숙명처럼 붓을 쥐고 친할아버지 허백련을 사사해 오늘에 이른 그는 스승인 선대 할아버지들을 지금도 “오르지 못할 태산”이라고 말했다. 4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개인전을 여는 그는 “할아버지 의재의 작품에 비한다면 내 것은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겸사를 했다.“할아버지 작품의 격조를 좇는 게 영원한 숙제”라고 했다. 광주 무등산 자락의 의재미술관에 칩거하며 일년에 한번꼴로 부지런히 작품전을 열어온 작가는 이번 전시제목을 ‘만개(滿開)’라 붙였다. 희고 붉은 꽃잎들이 튀밥처럼 소담스럽게 화폭을 뒤덮은 매화그림들을 푸지게 보여준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소재는 맨드라미. 매, 난, 국, 죽 등 동양화의 고정 소재에 머물지 않고 “어렸을 적 오랜 추억을 더듬어 어느날 문득 붓가는 대로 그린 그림”이다. 북종화가 직업 화가들이 장식적 선묘를 구사한 그림이라면, 남종화는 학문적 깊이를 추구하는 사대부가 수묵담채(水墨淡彩)로 정신세계를 담아 그려내는 온화한 동양화의 기법이다. 작가 역시 ‘그림이란 무릇 인품으로 그려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인이 박히도록 듣고 자랐다. 사물의 형태 자체가 아니라 학문적 깊이를 싣는 남종문인화 작업에서 맨드라미 소재는 작가에게 또 하나의 사유 대상이자 세상과의 소통창구인 셈이다. 자줏빛 꽃송이와 초록 잎줄기가 선명하게 대비되는 ‘계관(鷄冠)’ 연작은 작가의 기존 작풍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꽃과 줄기에 점점이 찍힌 노란 반점들은 단순히 대상을 화폭에 반영한 차원을 넘어선 독창적인 사유세계를 은유한다. 동양화의 가치를 환기시키기 위해서는 현대인의 감수성을 살피는 일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화폭 안팎의 새 소재를 끊임없이 찾는 노력은 그래서이다. 불그스레한 빛이 감도는 바탕한지는 그가 직접 개발했다. 의재미술관 옆에 손수 차밭을 일구고 있기도 한 작가의 손재주 덕분이다. 정성껏 골라 따낸 찻잎으로 홍차를 만들어 붉은 물을 우려내고, 거기에 한지를 담갔다 은근히 말려낸다. 단조롭지 않게 변화를 보이는 바탕색의 묘미는 그렇게 빚어진다. 하루 여덟시간씩 그림에 매달린다는 작가는 “작품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건 ‘마음보’”라며 “난세에 어지럽고 거친 그림이 쏟아지는 건 그 때문”이라며 허허 웃었다. 이번 전시에는 ‘계관’시리즈를 비롯해 매화, 포도 등 모두 40여점이 선보인다. 미술평론가 윤진섭 호남대 교수는 “맨드라미 그림은 채색화이면서도 녹색과 붉은색의 농담(濃淡)의 조절로 이뤄졌다.”며 “형사(形似)와 사의(寫意)의 사이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숙련된 테크닉의 소산”이라고 평했다.(02)549-7574.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16강전 2국] 이세돌,LG배 우승…세계대회 4관왕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16강전 2국] 이세돌,LG배 우승…세계대회 4관왕

    제11보(154∼168) 이세돌 9단이 한상훈 2단을 꺾고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결승3국에서 이세돌 9단은 한상훈 2단에게 흑불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2승1패로 타이틀을 획득했다. 우승상금 2억 5000만원. 이로써 이세돌 9단은 올 초에 열린 삼성화재배 우승을 포함, 도요타덴소배,TV바둑아시아선수권 등 세계대회 4관왕에 올랐다. 여기에 국수, 명인, 물가정보배, 맥심커피배 등 4개의 국내 기전 우승을 보탠다면, 국내외 8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보유한 셈이 된다. 김지석 4단은 특히 부분전에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수읽기가 빠르고 정확한 것은 물론, 상대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수를 만들어내는 솜씨가 특히 일품이다. 그러나 현재의 국면은 이미 회복불능의 상태가 되어버려 김4단의 재주도 이제 와서는 무용지물이다. 백154로 잇자 중앙 흑 석점이 간단히 잡혔다. 흑이 (참고도1) 흑1로 움직여 보아도 백2로 찝어서 그만이다. 여기서 흑은 당장 돌을 거두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지만, 김4단은 패배의 아픔을 추스르려는 듯 수순을 이어가고 있다. 백162로 이은 뒤 164로 넘은 것이 완벽한 백의 마무리 펀치. 백168 다음 흑이 (참고도2) 흑1의 빈삼각을 두면 흑 넉점은 다시 살릴 수 있지만 이번에는 백2로 막혀 좌변 흑이 모두 잡힌다. 아쉬운 바둑을 놓친 김지석 4단이 여기서 돌을 거두었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9) 경남 하동군 화개면 맥전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9) 경남 하동군 화개면 맥전마을

    화개면소재지에서 5㎞ 남짓 떨어진 맥전(麥田)은 ‘보리암’이라고도 불리는 모암마을에 편입된 곳이어서 보리 재배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러한 이름이 붙었다.‘화개면지’에 따르면 1936년 3월 큰 지진이 있었고, 같은 해 여름 홍수까지 덮치면서 산사태가 발생, 마을 전체가 흔적 없이 무너져 내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밀쳐 없어진 동네라 하여 ‘미라태’라는 달갑지 않은 이름도 얻었다. 산사태의 악몽을 걷어내고 한두 호씩 마을을 재건해 한때 40호쯤 되었던 것이 지금은 8가구만 남았고 그나마 원주민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강 건너 구례에서 시집와 맥전 사람으로 60년을 넘게 산 박점순(84) 할머니가 뜨거운 물속에 자꾸만 찢어진 종이상자를 넣었다 빼낸다. 사찰 등에서 쓰고 남은 초를 녹인 물이라는데 이렇게 적셔서 말려두면 불쏘시개로 톡톡히 제 몫을 해낸다. 슬하에 자식도 없이 할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20년 넘게 홀로 사셨다는 박 할머니의 집은 아궁이 군불로 난방을 한다. 봄철엔 간간이 찻잎을 따지만 그것도 고질적인 관절 악화로 제대로 해낼 수가 없다. ●3대째 가업 잇는 ‘조태연가 죽로차’ 전에는 부식을 싣고 찾아온 용달차에서 찬거리를 사곤 했는데 요즘은 이 마을 사람들도 자가용을 타고 다녀 덩달아 부식차마저 들어오는 일이 드물어졌다. 버스 정류장까지는 쉬엄쉬엄 1시간 거리여서 시장에 나가는 일이 부쩍 힘에 부친다. 경치 좋고 조용한 이 마을도 박 할머니에겐 그저 적적하고 불편하고 어려운 것이 ‘쌔고 쌨지만’ 할 수 없이 사는 곳에 불과한 모양이다. 맥전에는 하동군 내에서도 내로라하는 녹차 명가가 있다.1962년 우리나라 최초로 녹차 상표를 낸 ‘조태연가(家) 죽로차’가 그곳. 녹차 재배는커녕 있는 차나무도 다 파내고 유실수를 심어댔던 반세기 전쯤 부산에서 차를 찾아 화개로 들어온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지금은 고 조태연옹의 손자 조윤석(37)씨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촉각, 후각, 미각, 거기에 손재주며 눈썰미까지 제다인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데다 어려서부터 몸에 익은 환경이 현재의 그를 만들었다. 어린 윤석에게 찻잎 따기는 용돈벌이였고, 찻물은 동상에도, 감기에도, 배앓이에도 빠짐없이 쓰이던 만병통치약이었다. 처음엔 편찮은 어머니를 위해 일손을 돕는 것으로 출발했다. 녹차 상품 포장만 2년을 하다 하나씩 작업 과정을 배워갔다. 녹차를 더 알고 싶단 생각에 식품공학을 전공했고, 요즘은 대학원에서 자원식물개발을 공부 중이다. 좋은 원료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란다. 젊은 후계자는 녹차가 생산되지 않는 달엔 쑥, 감잎, 뽕잎, 연잎, 국화(감국), 구절초, 겨우살이 등을 활용한 차 만들기에 전념한다. 이런 대용차들도 몇 년간 선방 스님들의 시음 의견을 수렴한 후에야 상품으로 내놓는다. ●한정된 수량 100% 수작업 조태연가의 모든 차는 한정된 수량에 한해 100% 수작업만 한단다. 대량 생산을 할 경우 품질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45년을 이어온 브랜드 인지도를 떨어뜨릴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고. 조윤석씨에겐 두 명의 어린 자녀가 있다. 내심 둘째딸이 가업을 이어주길 바란다는 그는 차의 생성부터 완성까지를 꼼꼼히 기록한다. 그가 젊은 시절 겪었던 시행착오를 아이들에겐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다. 두툼한 작업일지 속엔 3대를 지나 4대로 이어질 지리산 야생차 비법이 그득하다. 아직 찻잎을 덖으려면 두어 달은 더 기다려야 하는데 이 댁 다실엔 벌써부터 찻잔 가득 봄 향기가 기지개를 켜는 듯하다.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부산 서부 사상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화개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의 중간 지점이므로 구례나 하동까지 온 다음 화개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나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19번 국도를 이용해 화개로 간다. 남해고속도로는 하동IC로 바로 진입한다. 맥전마을은 화개장터 삼거리에서 쌍계사 방향으로 진입해 5㎞쯤 직진해야 하는데 계곡 건너편 산기슭에 있다. 글·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 (www.emountain.co.kr)
  • [길섶에서] 웃고 있어도/ 함혜리 논설위원

    동료들과 한담을 나누노라면 자연스레 자녀들 이야기가 나온다. 말을 안 들어 속상하다거나, 대학 입시 준비하느라 고생하는데 성적이 안 올라 걱정이라든가, 사교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든가 뭐 그런 이야기들이다. 그러면서 결론은 “무자식이 상팔자”라며 혼자인 내 처지가 부럽다고 한다. 나는 대답한다.“하하하, 맞아요. 내 걱정이라고는 우리 강아지가 밥 안 먹는 것 말고는 없거든요.” 얼마 전에는 40대 초반의 어느 여인이 여덟살 아래의 부하 직원과 열애 끝에 결혼하기로 했다는 얘기가 화제가 됐다. 연상녀와 연하남이 결혼하는 게 뭐 그리 새삼스럽다고 그렇게들 즐거워하는지…. 얘기 끝에 내게 화살이 돌아왔다. 나도 연하남을 찾아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것이다.“하하하, 나는 그런 재주도 없어요.” 요즘 유난히 가슴에 와닿는 노래구절이 있다. 조용필이 부른 ‘그 겨울의 찻집’ 중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대목이다. 화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웃어 넘길 때가 많다. 하지만 속으로는 울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인사]

    ■국회사무처 ◇부이사관 승진 △총무과장 이재록△국회예산정책처(전출) 김일권△국회입법조사처 총무팀장(〃) 고상근△경상북도(파견) 계준호△전라남도(〃) 남원희△부산광역시의회(〃) 이상헌△강원도(〃) 임석순△광주광역시(〃) 전영복△경상남도(〃) 조기열△국회사무처 김창진 정일선◇부이사관 전보△감사담당관 이상진△법제실 법제조정과장 임재주△정무위 입법조사관 배용근△국방위 〃 박용수△행자위 〃 박정호△국제국 구주과장 이승재△국회사무처 박출해 이정득◇부이사관 전입△예산결산특위 입법조사관 송대호△국회기록보존소장 이인섭◇부이사관 파견△대전광역시 최시억△한국법제연구원 박창현◇부이사관 파견복귀△정무위 입법조사관 이승철◇서기관 승진△법제실 건설환경법제과 법제관 김정연△정무위 입법조사관 한석현△보건복지위 〃 임재금△국회예산정책처(전출) 김준규 유인규 이화실△의사국 의정기록1과 최성주◇서기관 전보△기획조정실 행정법무담당관 지동하△〃 비상계획〃 이경균△법제실 재정법제과장 박찬수△의사국 의정기록1〃 이경식△〃 의정기록2〃 손재옥△국회운영위 입법조사관 김병천 최병권△법제사법위 〃 엄태석△재정경제위 〃 이주성△문화관광위 〃 박재유△보건복지위 〃 최병혁△정보위 〃 장세훈△관리국 관리과장 이신우△국제국 의전〃 박상진△〃 아주〃 최용훈△관리국 설비〃 박재훈△법제실 법제조정과 법제관 이은정△〃 재정법제과 〃 김사우△의사국 의정기록1과 최예숙△〃 의정기록2과 권영찬 조영기△법제사법위 입법조사관 연광석△재정경제위 〃 정대영△행정자치위 〃 배종학△교육위 〃 정환철△과학기술정보통신위 〃 정홍진△건설교통위 〃 이양성△관리국 관리과 양재권◇서기관 전입△의사국 의안과 유상경△통일외교통상위 입법조사관 정경윤△농림해양수산위 〃 강대훈△환경노동위 〃 김대안△예산결산특별위 〃 신종숙◇서기관 파견△국립국어원 김란희△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오정두△교육훈련 파견 정운경◇서기관 파견복귀△특별위원회 입법조사관 박영창 ■헤럴드미디어 △이사 김관선 ■하나IB증권 ◇이사 선임 △부동산본부장 안홍빈
  • [서울광장] ‘국보 1호’를 비워두라/진경호 정치부차장

    [서울광장] ‘국보 1호’를 비워두라/진경호 정치부차장

    늘있었다. 앞으로도 죽 있을 줄 알았다. 한강처럼, 남산처럼. 그런 숭례문이 사라졌다. 출근길 매번 그 앞에서 차를 돌리면서도 올려다본 건 숭례문의 수려한 처마 끝이 아니라 그 앞에 매달린 신호등이었다. 숭례문은 그런 존재였다. 언제든 있을 테니까 보지 않는…, 보지 않아도 되는…. “세계적인 유산 숭례문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겠습니다.”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의 이 취임사를 숭례문은 어떻게 들었을까. 육백 성상(星霜)의 시련과 영화를 꿋꿋이 견뎌냈건만 하룻밤 화마(火魔)에 이리도 허망하게 무너질 것을 숭례문은 예감했을까. “노숙자들이 ‘확 불질러버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숭례문 개방은 바람직했지만 너무 경비가 돼 있지 않습니다. 탁상에서 답하지 마시고, 한번 현장에 나가보십시오. 한숨만 나옵니다. 잘못하면 조만간 누가 방화할 수 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지난해 2월 문화관광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오른, 경복궁을 스물아홉차례 답사했다는 스물두살 청년의 절박한 호소다. 시청역에서 쫓겨난 노숙자들이 숭례문 누각으로 몰려갔다는 얘기를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번이라도 들어봤을까. 나가보고, 들었는데도 숭례문은 무너졌을까. 문화재와 너무 친숙해서인지 제 집 안마당인 양 왕릉에서 가스불을 피워댄 문화재청장 유모씨는 멀쩡한 광화문을 뜯어 옮기기에 앞서 그 돈으로 숭례문 안에다 소화기라도 몇 개 더 갖다 놓겠다는 생각은 정말 하지 못했나. 티가 나지 않는 일이라 생각이 미치지 않았나. 유모씨가 낸 사표를 굳이 퇴임 이틀 전에 수리하겠다며 가슴에 품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심사는 대체 뭔가.“숭례문이 근 1세기 만에 다시 시민 품으로 돌아온 것은 뜻 깊은 일”이라며 자서전을 통해 자찬을 아끼지 않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숭례문이 서둘러 시민 품을 떠난 지금 왜 한 줄의 자탄도 없나. 국민 가슴을 숯덩이로 만든 숭례문 잿더미 속에서 또 다른 절망의 불씨가 피어 오른다.“3년 안에 복원”,“국보 1호 유지”,“복원은 국민 성금으로….” 복원에 쓸 부재(部材)를 말리는 데만 3년 걸린다는데 무슨 재주로 3년 안에 복원인가. 그렇게 숭례문을 새로 지어 ‘국보 1호’라 외치면 불살라진 조선의 혼과 얼, 민초들의 숨결이 되살아나는가. 숭례문이 스러진 지 반나절도 안 돼 터져나온 국민성금 발상은 이번 숭례문 참화의 절정이다. 앞집 옆집 한푼두푼 모은 국민성금으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터진 이 국가적 흉액을 국민 총화의 계기로 반전시키겠다는 역발상의 기민한 위기대응능력에 혀를 내둘러야 할지, 혀를 차야 할지 그저 헷갈린다. 무슨 철거가옥도 아닐진대 포클레인으로 숭례문 잔해를 거둔다는 소식엔 말문이 막힌다. 당장 가림막부터 걷어치우라. 지금은 복원을 말할 때가 아니다. 아니 복원이란 말로 재건(再建)을 가릴 때가 아니다. 숭례문 잿더미 속을 헤집어 복원 때 쓸 서까래 대들보 조각을 찾을 때가 아니다. 전통과 문화와 역사를 불태운, 천박한 우리의 자화상부터 끄집어 내야 한다. ‘국보 1호’를 영구 결번으로 비우고, 그 자리에 이 부끄러운 자화상을 담아 두자. 한없이 비정하고 그래서 가슴이 저미지만, 재건한 숭례문을 ‘국보 1호’로 둔갑시키는 자기기만은 버리자. 부끄럽지만…, 그렇게 부끄러워야 국보 2호,3호를 살린다. 숭례문은 죽었다. 진경호 정치부차장 jade@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 in] ‘어톤먼트’ 리뷰

    아이는 순수할까. 아니 순수한 것은 곧 선한 것일까. 사람은 착하게 태어나 악을 배우는 것일까, 아니면 본능처럼 타고난 악을 세련화하고 억압하며 ‘인간’이 되는 것일까. 속죄를 뜻하는 영화 ‘어톤먼트’(Atonement·21일 개봉)는 과연 아이의 영혼이란 순수한 것인가 라는 오래된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제목처럼 영화는 어린 시절 저질렀던 실수를 속죄하고자 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여자는 말한다. 어린 시절의 ‘무지’가 씻을 수 없는 죄가 되어 평생을 짓눌렀노라고 말이다. 열한 살의 소녀 브라이오니는 지금 한창 최초의 희곡을 써냈다. 희곡을 쓰는 소녀는 이야기를 꾸며 내는 재주를 타고 났다. 그런 소녀 앞에 자신이 알고 있는 원리로 설명할 수 없는 장면이 펼쳐진다. 자신의 언니와 저택 가정부의 아들 로비가 정사를 나누는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영화 속에서 소녀는 로비가 변태 성욕자가 틀림없다고 소문을 내고, 경찰에게 거짓 정보를 증언한다. 흥미로운 것은 로비를 바라보는 소녀의 눈빛이 실은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의 것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소녀는 로비를 좋아하고 그에게서 최초의 남성을 느낀다. 자신이 물에 빠지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고는 당돌하게도 물에 빠져 그를 시험한다.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하는 소녀를 보며 로비는 화를 낸다. 로비가 화를 내며 돌아서자, 소녀는 그 순간 로비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거뒀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실상, 소녀의 잔망스러운 행위는 그의 사랑을 확인하려는 욕망에 가깝다. 자신에게 화를 냈던 로비가 언니와 얽혀 있는 것을 본 순간, 소녀는 그를 변태 성욕자로 몰아간다. 어른이 된 소녀는 친구에게 말한다.11살 때 난 그 장면들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거짓말과 허구를 잘 지어내는 이야기꾼 소녀는 그 장면의 의미를 너무도 잘 알았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소설가가 된 그녀가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이 시절을 다루는 순간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야기의 마지막 그러니까 소설의 마지막이자 영화의 마지막 부분, 할머니가 된 브라이오니는 말한다.“나는 소설 속에서 어떻게 해서든 그들에게서 속죄받고 구원받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써넣었다. 하지만, 실상 이 모든 것들 역시 나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로비는 전쟁 중에 패혈증으로 사망했고 언니 역시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로 죽었다.” 결국 브라이오니는 누구로부터도 속죄받지 못한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조차도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한다.‘어톤먼트’는 관객의 가슴에 무거운 추를 달아 놓은 듯한 통증을 전해준다. 아마 마음이 있다면 거기쯤 있지 않을까싶을 정도로 가슴 속 어느 한 부분을 둔중하게 누른다. 삶은 몇몇 우연한 장면들에 의해 다른 미래로 이어진다. 장래가 촉망되던 두 연인은 소녀의 당돌한 거짓말 때문에 참혹한 결말을 맞게 된다. 한 번 쯤, 우연한 선택에 의해 인생의 유턴 지점을 놓쳐본 사람들의 가슴을 두드리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우아한 비관론, 때론 비극이야말로 삶의 비밀이기도 하다.
  • [일요영화] 너무 많은 여자를 사랑했던 남자

    ●여자를 좋아했던 남자(EBS 일요시네마 오후 2시20분) ‘현대판 카사노바’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물로 누벨바그의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대표작. 평생 여자들만 쫓아다니던 한 남자의 일생을 이야기하면서 감독의 이성관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영화는 너무 많은 여자들을 사랑했던 한 남자가 자동차에 치여 죽게 되기까지 지나간 여성편력을 회고담처럼 풀어낸다.1976년 크리스마스 다음날,40대 초반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베르트랑 모랑(샤를 드네)의 장례식이 몽펠리에의 한 공동묘지에서 거행된다. 많은 여성들이 장례식에 참석하는데 모두 베르트랑이 사랑했던 여인들이다. 엔지니어였던 베르트랑은 한 평생 여자들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며 살았던 한량이다. 하지만 사려 깊고 세련되고 신사다운 면모 덕분에 주변에 여자들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그는 어떤 여성을 만나든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을 찾아내 모든 여성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재주(?)를 갖고 있다. 관찰자이자 수집가이며 자전적 소설을 쓰기도 하는 베르트랑의 모습은 트뤼포의 이전 영화들에서 익히 보아온 캐릭터다. 이 작품은 트뤼포 영화의 몇몇 특징적인 요소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문 밖에 내놓은 음식을 고양이가 와서 핥아 먹는 장면은 전작 ‘아메리카의 밤’에서도 볼 수 있었다. 화려한 여성편력으로 점철된 인생이지만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 한 남자의 이야기는 트뤼포 감독 친구의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장 뤼크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과 함께 누벨바그를 이끈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은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카이에 뒤 시네마’를 통해 평론가로 먼저 데뷔했다. 이후 ‘피아니스트를 쏴라’(1960),‘도둑맞은 키스’(1968),‘사랑의 묵시록’(1973),‘이웃집 여인’(1981) 등 30여편의 영화를 감독했으며 10여편에는 직접 출연도 했다. 한편 이 작품은 1983년 블레이크 에드워즈 감독 연출에 버트 레널즈, 줄리 앤드루스, 킴 베신저 등이 주연한 ‘사랑 도박’(The Man Who Loved Women)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120분.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06일 TV 하이라이트]

    ●생생웰빙테크〈우리의 옷, 한복〉(YTN 오전 7시25분) 천년의 우리 옷, 우아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우리 옷 한복. 우리 민족의 지혜와 얼이 담긴 옷이지만 입기가 어렵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실생활에선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가 한복의 아름다움을 극찬하면서 건강을 위한 옷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엄마야 강변살자(KBS1 오후 10시30분) 아직도 밤이 되면 그림자 놀이를 하고, 어두운 골목길을 숨이 차도록 달리는 아이들이 있다. 도시가 영원히 잃어버린 칠흑 같은 어둠이 그곳에는 있다. 그저 ‘어둡다’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천지사방이 텅 비어버린 것 같은 완벽한 어둠 속에서 아이들은 달빛을 좇아 그림자 밟기를 한다.   ●주말연속극 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영일에 대한 서운함에 어깨가 처진 한자에게 충복이 위로의 술 한 잔을 권하는데 평소 주정 때문에 눈총을 받던 이석은 기회를 놓칠세라 남의 술을 냉큼 채다가 마셔버린다. 한편, 정현으로부터 이미 결혼상대가 있다는 말을 들은 엄마는 영미의 집안조건을 듣자 더더욱 어이가 없다.   ●특집 다큐-원시고래잡이 마을 라마레라(EBS 오후 6시50분) 상업적인 고래잡이는 전 세계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 동쪽 끝에 위치한 라마레라 마을에서는 고래잡이가 합법적으로 인정된다. 그런데 이 마을에 위기가 찾아왔다. 엘니뇨로 인한 수온상승으로 더 이상 라마레라 앞바다에 고래가 나타나지 않는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SBS 오후 5시5분) 설날특집 제2탄 2008년 모두 다 강호동을 꺾어라! 연변에서 날아온 5m 위에서 공중회전하는 널뛰기 달인, 중 2학년 장사 이성문 대 천하장사 강호동의 팔씨름 대결, 겨자를 쭉 짜 먹는 삼천포 사나이와 얼음에 김치 싸먹는 중곡동 소녀들, 연예인들이 벌이는 포복절도 탕수육 게임 등으로 채워진다.   ●2008 팔도 모창 가수왕(MBC 오후 9시30분) 팔도를 대표하는 모창 재주꾼은 다 모였다. 조정린, 박슬기 등 슈퍼스타를 배출하며 2001년부터 스타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한 ‘팔도 모창 가수왕’.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008 팔도모창가수왕’ 무대에 오른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사람들이 전하는 끼와 열정의 무대를 만나본다.
  • [우리말 여행] 어금지금하다

    서로 실력이나 재주가 비슷하다. 낫고 못함이 없다. 한마디로 백중(伯仲)이다. 이럴 때 일상에서는 ‘백중세’(伯仲勢)라는 표현이 자주 보인다. 미국 대통령 예비선거가 한창이다.“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백중세(伯仲勢).” 다른 말로 ‘난형난제(難兄難弟), 막상막하(莫上莫下)’도 잘 쓴다. 순 우리말로는 ‘어금지금하다’,‘어금버금하다’가 있다.
  • 강도가「님」되니 “더 놀다 가시라”

    강도가「님」되니 “더 놀다 가시라”

    <제1화> 탐라「비바리」울린 얘기 F=파렴치 백수건달 얘기를 하나 할까? 있지도 않은 매부를 팔아서 순진한 「탐라 아가씨」를 울린 친구가 있어. D=재주 좋은 아저씨군. F=충남 대전에 산다는 정재성(鄭在誠·27)이 그 주인공인데, 직업도 없이 빌빌 떠돌이 생활을 하는 친구야. 며칠전 서울역에 나갔다가 예의 탐라 아가씨 송(宋)모양(18)과 인연을 맺은 거지. 올봄에 제주에서 여고를 나오고 취직차 상경했던 아가씬데 취직에 실패, 실의를 안고 귀향하던 길이었어. 정에게 『목포가는 완행열차를 어디서 타느냐?』고 물어본게 탈이었어. G=눈물의 목포행 완행열찬가?(웃음) F=같이 기차를 타고 대전까지 동행하면서 각본을 짠거지. 자기 매부가 한국은행 계장인데 까짓 취직쯤이야 하고 큰소리 친거야. 집에 가있으면 자기가 전보로 부를테니 그때 사진·이력서 지참코 급히 상경하라고 「고마운 분」행세를 그럴 듯하게 했어. E=물론 매부 비슷한 사람도 한국은행엔 없었겠지. F=2일 후에 「취직 결정 급상경」전보를 받고 단숨에 온 그 아가씨를, 서울역 앞 무허가 하숙에 잡아두고는…. D=그 다음엔 얘기 안해도 알겠다. F=이 친구 그 아가씨 손가락에 낀 금반지까지 빼먹었는데 19일 동안 꿩도 먹고 알도 먹다가 쇠고랑찼지. 그런데 이친구 하는 얘기가 『그 아가씨가 삼삼해서 그랬다. 출옥한 뒤에 정식으로 구혼하겠다』야. A=의리는 있다 이거지?(웃음) <제2화> 밤에 쌓아올린 만리장성 E=하수구로 사라진 신출귀몰 강도 얘기를 할까? 얼마전 성동서에서 일어난 사건인데 강도 피해 신고가 들어왔어. 출동을 해보니 20만원을 갖고 집앞 하수구로 강도가 튀었다는 거야. 독안에 든 쥐지. 그 하수구는 어찌나 「메탄·개스」가 많은지 「개스·마스크」를 해야 들어갈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분명히 강도는 20만원을 품에 안은채 기절해 있으리라고 믿었지. 그런데 웬걸? 하수구를 아무리 샅샅이 뒤져봐도 간곳이 없어. H=「메탄·개스」와 함께 사라지다군. E=결국 수사를 단념하고 말았는데, 그로부터 얼마뒤 이 녀석이 용산서에 걸렸어요. 역시 강도짓을 하다 잡혔는데 전과를 캐다보니까 예의 하수구 증발 사건을 불더래. 그런데 전혀 엉뚱한 비밀이 숨어 있었지 뭐야? I=말 못할 사연인가? E=그렇지. 그친구가 고백한 「그날밤에 있었던 일」을 들어보면-먼저 도심(盜心)을 품고 담을 넘어가 지하실로 스며들었어. 사람들이 잠들기를 기다리다 보니 아차! 깜박 잠이 들고 말았어. 그때 공교롭게도 주인여자가 물건을 가지러 지하실에 내려왔는데 문소리에 그 친구가 깨어나고 말았어. 얼결에 옆에 있던 몽둥이를 들고 위협, 안방까지 끌고 갔지. 때마침 남편은 출장 중이고 그집엔 부인과 식모 단 두사람뿐이었어. 별수 없이 요구하는 대로 돈(20만원)을 내주었지. 그런데 그때 시간이 너무 일렀어요. 통금 해제가 되려면 아직 멀었고. 한밤중 한 방에 「여와 남」이 같이 있으니…. D=막간 이용한 「게임」을? E=결국 일이 벌어졌는데 그게 참 묘하지. 모두 세차례의 관계를 했다는데, 그중 첫번째는 이 친구가 강제로 덮친 것이지만 나머지 두번은 여자 쪽의 간청(?)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나. E=그래 강도로 들어갔다 「님」이되어 나오게 된건데, 통금 해제가 되고 막 방문을 나서는데 식모에게 들키고 말았지 뭐야. 다급한 김에 마나님이 외치는 소리가 『강도야!』 A=『강도님을 고이 보내드리오리다』가 망했군.(웃음) <제3화> 3살박이 소녀심청 A=지난 주의 「빅·이벤트」는 역시 청평호 「버스」추락사고였지. B=80여명이 떼죽음을 당했다는 「버스」사고 신기록을 수립한 사건이었어. A=처음 그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갈 때는 피투성이가 된 시체가 뒹구는 아비규환을 연상하고 갔는데, 막상 가보니 그렇게 조용할 수가 없더군. E=이윽고 와글와글 사람들이 모여들었지. 특히 물속에 잠긴 「버스」를 끌어 올릴때는 유가족, 인근 주민, 기자… 천여명이 모여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A=물결이 일면 「버스」를 끌어올리는데 지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시체를 흘릴 염려가 있어서 조심 조심 작업을 하고 있는 판인데, 「모터·보트」한대가 윙윙거리면서 마구 헤집고 다니는 거야. 청평유원지에 놀러온 족속이었지. E=잠수부들이 몽둥이를 들고 올라가서 죽인다고, 한동안 소동이 벌어졌었지. B=이번 사고 중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아이 얘기를 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 아이가 살았다는게 불가사의야. 어머니가 창 밖으로 던져서 살아 났다고 짐작되는데, 「버스」가 낭떠러지에서 물에까지 떨어지는 시간이 2초 정도였어. 그 짧은 순간에 어떻게 아이를 밖으로 던질 수 있었겠느냐는 거지. A=「올림픽」 선수라도 그렇게는 못할거야. C=그런데 어쨌든 아이는 살아났고, 그 아이 때문에 감옥에 있던 아버지도 풀려나오게 됐고. B=아버지가 석방된 건 순전히 기자들의 덕이라 할 수 있지. 기자들이 담당 판사에게 석방시키도록 간청했으니까…. A=그래서 명숙(明淑·아이이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효녀심청이」가 된 셈이지. [선데이서울 71년 5월 23일호 제4권 20호 통권 제 137호]
  • 전세계 1000마리 남은 희귀종 강아지 아세요?

    최근 영국에서 세계에서 가장 보기드문 견종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었다. 지난 2007년 한해동안 영국에서 단 36마리만 태어난 ‘아이리쉬 글렌 오브 이말 테리어’(Glen of Imaal terriers) 종이 그 주인공. 각종 애견 클럽에서 ‘가치있는 강아지’(vulnerable dogs) 부분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해 온 명견 중의 명견이다. 현재 전세계에 있는 아이리쉬 글렌 오브 이말 테리어의 수는 약 1000마리로 영국에서만 단 25마리의 강아지들이 사육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세계에 분포해 있는 멸종위기의 자이언트 판다(약1600마리)보다도 그 수가 적어 강아지 교배에 더 힘써야한다는 반응. 16세기 아일랜드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견종의 역사는 어느 테리어 종보다도 총명하고 용감한 기질을 갖고있다고 평가된다. 이 종은 농장에서 가축을 돌보거나 쥐를 잡는데 재주가 있으며 충성심·인내심이 뛰어나 가정견으로도 알맞다. 또 주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이해해 이 견종을 선호하는 애견가들도 적지 않다. 뉴베리 그래너리 견종클럽(Newbury Granary Kennels)의 사육사 제인 위더스(Jane Withers)는 “최대 15년까지 살 수 있는 이 종은 주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있다.”며 “멸종위기에 처해진 자이언트 판다보다도 더 적은 수여서 이 견종을 늘리는데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데스크시각] 시인이여,生態를 노래하라/김종면 문화부장

    선불교에도 일가견이 있는 미국의 생태시인 게리 스나이더는 언젠가 “나무나 산도 대표를 뽑아 의회에 보내고 고래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강조한 그의 말이 단순한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것은 지금 이 땅의 생태위기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원유 유출 사고로 신음하는 태안반도가 제모습을 찾으려면 수십년이 걸린다니 이를 어찌할 것인가. 사고 발생 40여일이 지나면서 피해 어민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참혹한 재앙도 시간이 지나면 또 까맣게 잊고 말 것이다. 여기에 진짜 비극이 있다. 엊그제 신춘문예 행사차 만난 오세영 시인과 우리 시대 시인의 소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절규하는 태안의 현실이 단초가 됐다. 그는 지속가능한 생태사회를 이루는 데 시인은 누구보다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시인이 ‘뜨거운’ 글을 써야 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뜨거운 글, 그것은 바로 생태시다. 마침 한국시인협회 시인 434명이 모여 ‘지구는 아름답다’라는 제목의 생태시집을 냈고, 일군의 진보성향 시인들은 ‘경부운하 예정지 답사 르포 출정식’과 함께 운하반대 시를 발표키로 한 터라 그의 말은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시인협회가 지난해 함평 생태시 축전을 열며 한국시사상 처음으로 ‘생태시 선언문’을 채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그 부드럽고 차진 흙은 내 살이며, 졸졸졸 맑게 흐르는 물은 내 피이며, 아름답게 우거진 수목들은 내 머리털이며, 밀물과 썰물로 나드는 푸른 바다는 내 심장이며, 찬란하게 빛나는 하늘은 내 영혼이다…” 거창한 선언이 꼭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문학선언의 몇 대목은 가슴에 와 닿는 데가 있다. 인간이 태어나 돌아가는 자연, 그것이 내 살이요 피요 머리털이요 심장이요 영혼이라는 자세로만 시를 쓴다면 누구라도 최고의 생태시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국 시단엔 자칭·타칭 생태시인이 넘쳐난다.1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모든 시인이 생태주의자로 자임할 정도다. 그러다 보니 ‘녹색’의 옷만 걸친 ‘적색’ 시가 종종 생태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반짝이는 것이 다 금이 아니듯, 자연을 노래했다고 해서 모두 생태시는 아니다. 우리 시단에 일찍이 생명의 씨앗을 뿌린 시인 김지하는 요즘 생태시는 영혼의 고통 없는 ‘이미지 범벅 시’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생태시는 이제 한 단계 성숙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먼저 매너리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필경 지구가 멸망하고 만다는 묵시론적 예언주의, 뭐든 가르치고 훈계하려 드는 계몽주의, 눈에 보이는 것만 그리는 소재주의에 머무는 한 생태시의 미래는 없다. 틀을 깨는 역발상의 사유가 필요하다. 생태를 다루는 시인이라면 적어도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강호의 임자’를 자처한 옛 조선 선비시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자연은 소유의 대상 혹은 객체로 그려지기 일쑤다. 사향쥐나 비버가 문학을 한다면 얼마나 신선한 시각을 드러낼까.‘콩코드의 성자’ 헨리 소로가 품었던 그 순연한 녹색 화두를 이 땅의 시인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이번 주말엔 한국문인협회에 이어 시인협회 소속 시인 40여명이 태안반도로 달려간다고 한다. 노역봉사도 필요하지만 어쩌면 시인만이 할 수 있는 ‘정신봉사’가 더 중요한지 모른다. 쟁쟁한 생태시를 쓰는 것, 그리하여 우리의 희미한 환경의식이나마 잠들지 않도록 불침번이 돼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 시인에게 주어진 책무다. 기름 때에 전 태안, 한층 탄력 받는 새만금 개발, 제 운명을 모르는 한반도 대운하…. 지금처럼 환경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적이 있었던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곧 ‘친환경선언’을 내놓을 것이라고 한다.‘왜 지금 다시 생태시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오늘이다. 김종면 문화부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