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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순국선열 박물관으로…수유동에 역사를 심자”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순국선열 박물관으로…수유동에 역사를 심자”

    “수유동 통일연수원 밑 부지에 시립 근현대사 박물관을 지어 북한산 둘레길 중심의 역사문화관광벨트가 완성되길 바랍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15일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중요한 획을 그은 순국선열묘역 21기(基)와 문화예술인들이 잠들어 있는 수유·우이동 일대에 역사문화의 숨결을 되살릴 때”라고 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암 손병희(1861~1922) 선생과 몽양 여운형(1886~1947), 이준(1859∼1907), 이시영(1869~1953) 선생 등 17명의 전시공간을 조성해 현대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역사·문화·자연 자원을 활용해 문화 관광 명소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이미 애국지사들의 유물과 자료를 상당수 확보해 놓았다.”며 “당시 시대상황과 삶을 재조명할 수 있는 박물관이 건립된다면 시민들의 문화체험현장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 운동시설과 둘레길이 부지 중앙을 통과하고 있는데다 4·19국립묘역 남쪽을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 북한산 남쪽 자락인 이 일대에 고려 말~조선 초 청자 가마터가 20여곳이나 발견돼 발굴이 진행 중이라는 이점도 갖췄다. 장인이나 문화·예술인촌이 인근에 들어설 경우 이와 연계한 역사·문화·예술 콘텐츠 개발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이~신설동 경전철까지 완공되면 둘레길과 연계한 테마별 관광코스가 갖춰져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체험의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체험공방에서 제작된 도자기, 목공예, 그림, 짚공예품 등을 전시하고 관광객들의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구는 올해 박물관 부지 선정 및 전시계획을 위한 기본현황조사를 마쳤고 강북 웰빙 관광벨트 조성사업을 위한 용역을 시행 중이다. 박 구청장은 “박물관 예정부지를 국립공원 지역에 건립할 경우 공원시설 반영을 위한 계획변경이 필요하고 자연환경영향성 평가용역 시행이 필수여서 사업비 130억원 지원 등 서울시 협조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종서러움…조국을 되찾자” 1세기만에…조국서 해방가

     95년만에 발굴된 신흥무관학교 ‘학우단가’(學友團歌)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가사에는 독립운동에 몸 바친 선열들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해외 항일문화 국내 영향”  1절 ‘조상의 세우신 녯나라 어듸메뇨. 충용한 무리아 그 은혜 끄까지 이즈랴’라는 부분에서는 나라를 잃은 설움과 함께 조국을 기억하려는 독립투사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2절의 ‘종설음 받으며 이 목숨 이여가는 이천만 생령의 인생길 인도할이 뉘뇨’라는 노랫말에서는 일제의 억압에 신음하던 동포들의 선각자가 되어야 한다는 신흥무관학교 출신들의 사명감이 느껴진다. 3절 ‘우리의 마음을 련단코 큰 힘 길너 녯나라 억만년 새기초 공고케 세우세’는 해방 조국에의 희망과 의지가 담겼다.  노동은 교수는 “가사를 음미해보면 당시 어려운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과 함께 선각자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특히 새로운 나라를 건설해야 한다는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뜻이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은 당시 항일운동이 국외에서는 항일무장투쟁, 국내에서는 계몽운동으로 구분돼 있었다는 기존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하던 독립군 노래가 국내에 전파돼 핍박받던 국민들의 독립의지를 키우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당시 만주에서 불리던 많은 항일노래가 국내에 전파돼 민족사학을 중심으로 교육됐다.”면서 “해외 독립운동 과정에서 만들어진 문화가 국내에 영향을 줬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학우단가의 발굴이 항일음악은 물론 우리 음악사 연구에도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노래는 단순한 유흥의 요소를 갖고 있었지만, 문맹률이 높아 주로 교육·선전의 도구로 사용됐었다. 실제 일제는 1919년 3·1운동 이후 문화통치라는 미명하에 민족문화 말살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의 가요를 우리 국민들에게 강요해 황국신민화의 내용을 담은 노래가 국민들 사이에서 불려지게 됐다. ●항일음악·친일음악 연구 전환점  그러나 자료가 대부분 망실돼 항일음악과 친일음악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학우단가의 곡이 실린 ‘광성중학교 최신창가집(1914년)’도 일본 국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항일운동 중에서도 무장투쟁과 관련된 자료가 부족하다. 특히 신흥무관학교는 국군의 뿌리인 만큼 육·해·공군사관학교부터 이런 정신들을 발굴·계승하려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신흥학우단가 가사와 해설  1절  祖上(조상)의 세우신 녯나라 어듸메뇨  忠勇(충용)한 무리아 그 恩惠(은혜) 끄까지 이즈랴  四千春光(사천춘광) 빗나소든 배달 내나라  自由(자유)의 樂園(낙원)을 지을자 우리가 안인가    조상이 세우신 옛 나라는 어디냐  충성스럽고 용감한 무리야 그 은혜를 끝까지 잊으랴  4000년 역사의 빛나는 배달 내 나라  자유의 낙원을 만들 자 우리가 아닌가    2절  종설음 받으며 이 목숨 이여가는  二千萬(이천만) 生靈(생령)의 人生(인생)길 引導(인도)할이 뉘뇨  굳은 마음 참된 精誠(정성) 힘을 다하야  썩어진 民族(민족)의 새 榮光(영광) 나타내이여라    종의 서러움을 받으며 이 목숨을 이어가는  이천만 생명의 인생길을 인도할 사람이 누군가  굳은 마음 참된 정성 힘을 다해  썩어진 민족의 새 영광이 나타나게 해라    3절  우리의 마음을 鍊鍛(련단)코 큰 힘 길너  녯나라 億萬年(억만년) 새基礎(기초) 鞏固(공고)케 세우세  大千世界(대천세계) 덥고 남은 긔운 다하라  普天下優勝(보천하우승)의 冕旒冠(면류관) 길히 빗나도다    우리의 마음을 단련해 큰 힘을 길러  옛 나라 억만년의 새 기초를 공고하게 세우자  큰 세상을 다 덮고 남은 기운을 다해라  온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면류관 길이길이 빛나라
  • [7일 TV 하이라이트]

    ●가요무대(KBS1 밤 10시) ‘가요무대’에서는 1960년대 불후의 명곡을 남기고 떠난 한국 가요계의 전설, 배호를 조명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폭넓은 음역으로 고음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호. 특유의 호소력 짙은 독보적인 음색으로 1964년부터 1971년까지 가요계를 풍미한 배호를 재조명해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본다. ●세상의 모든 다큐(KBS2 오전 11시 20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내부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뜨겁고 거대한 엔진의 힘으로 작동되는 정교한 기계다. 우리의 발밑 4800㎞ 아래에서 돌고 있는 불타는 고체 금속 공이 지구의 엔진인 내핵이다. 이 내핵은 화산활동, 지진, 끊임없이 이어지는 육지의 움직임 등 모든 지구 활동의 출발점이기도 한데…. ●일일연속극 불굴의 며느리(MBC 밤 8시 15분) 연정과 비는 석남과 혜자를 설득하려 하지만 쉽지 않고, 석남과 혜자 역시 자식들에게 양보할 수 없다고 버틴다. 혜원은 임신을 하고 현 여사는 혜원에게 금두꺼비를 선물한다. 이 모습에 영심은 혜원이 부럽기만 하다. 한편 현 여사는 영심이 결혼 전 난소낭종 수술을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기절초풍하고 만다.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SBS 밤 9시 55분) 자신의 딸 향기를 위해 현아는 지형을 찾아간다. 하지만 현아는 단호한 지형의 태도에 자존심이 폭발해 버린다. 한편 서연(수애)을 불러내 마주 앉은 수정의 심경은 복잡하기 그지없다. 향기는 위장장애로 급기야 입원까지 하게 되고, 양가 모두 둘의 결혼에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1시 20분) 백두산, 지리산 등과 함께 오악으로 불리는 서울의 명산, 북한산. 그곳에는 국내 최초의 경찰산악구조대 북한산 경찰산악구조대가 있다. 경사 75도가 넘는 암벽과 마주하며 등산객들의 안전을 사수한다. ‘직업의 세계-일인자’에서는 1000만 등산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북한산 산악구조대의 김창곤 대장을 만나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한나라당 전 대표 정몽준. 그가 여러 가지 소문에 휘말려 힘들었던 심경을 털어놓는다. 30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현대중공업 사장이 되어 5만명이나 되는 직원을 이끌어 갔던 이야기, 회사를 세계 최고의 조선소 자리에 올려놓기까지 고난을 헤쳐나간 이야기, 맨손으로 시작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감동시킨 이야기 등을 들어본다.
  • ‘중·북부 임진란 의병활동’ 학술대회

    박권흠(79) 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장은 오는 1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충북 청주시 운천동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중부지역과 북부지역 임진란 의병활동의 역사적 재조명’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오인택(부산교대)·곽호제(청양대)·정해은(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이 주제발표를 한 뒤 유한성(고려대) 교수의 사회로 종합토론을 벌인다.
  • [보고 듣고 즐기세요] 클래식·재즈

    ●에우로파 갈란테&이안 보스트리지 11월 4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6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바로크 바이올린 거장 파비오 비온디가 이끄는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와 역사학 박사 출신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18세기 ‘스리 테너’로 군림했던 보로지니, 파브리, 비어드의 아리아를 재조명한다. 3만~9만원. (02)2005-0114, (031)783-8000. ●2011 레 프레르 내한공연 11월 11일 오후 8시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한 대의 피아노에서 두 명이 연주하는 ‘포 핸즈’(four hands) 스타일로 유명한 일본 재즈 피아노 듀오가 3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프랑스어로 ‘형제’란 뜻의 팀 이름처럼 사이토 모리야와 케이토 형제가 2002년 결성했다. 3만 3000~4만 4000원. (02)3274-8600.
  • [문화마당] 소설 ‘디데이’와 영화 ‘마이웨이’/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소설 ‘디데이’와 영화 ‘마이웨이’/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오는 11월 중순에 발간되는 소설 ‘디데이’(D-DAY)의 작가 김병인과 오랜만에 조우했다. 책이 나오기까지 10년. 질곡으로 점철된 김 작가의 운명적 시간들은 소설만큼이나 감동적이었다. 이 소설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연말 개봉을 앞둔 대작 영화 ‘마이웨이’의 시나리오 원작 소설이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탄생은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됐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관한 책에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독일 군복을 입은 채 미군에게 생포되는 빛바랜 사진 한 장을 보았다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발단이었다. 김 작가는 세계대전의 끔찍한 참화 속에서, 또 일본 제국주의의 무자비한 압제 속에서 어떻게 왜소한 체구의 한국인이 그 머나먼 이국땅, 그것도 아군이라 할 수 없는 독일군의 옷을 입은 채 발견되었는지 커다란 의문을 품게 되었다. 김 작가는 책상머리에 앉아 자료만 뒤적이면서는 도저히 글이 써지지가 않아 서울에서 만주를 거쳐 러시아의 볼고그라드, 프랑스의 노르망디를 직접 답습했다. 실존하는 그곳의 풍광은 어떤지, 낯선 환경 속에 떨어진 주인공들의 심정은 어땠을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였다. 귀국 후 곧장 ‘디데이’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 시나리오 구상 단계에서부터 일본 최고의 광고회사인 ‘덴쓰’가 소재만 전해듣고도 선뜻 투자금을 보내 올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제작사인 ‘지브리 스튜디오’의 스즈키 도시오 사장 등 각계각층의 조언을 수렴하고, 다년간에 걸친 자료 조사와 답사, 그리고 고통스러운 퇴고 작업을 거쳐 ‘디데이’의 시나리오 초고가 탄생됐다. 이 시나리오가 할리우드 최대 영화사인 워너 브러더스로 흘러들어가면서 더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워너 브러더스의 가장 아래 단계부터 읽히기 시작한 시나리오가 사장인 리처드 폭스의 테이블에까지 올라갔고, 곧바로 투자가 결정된 것이다. 유명 감독이나 배우의 지원도 없는 무명작가의 처녀작이 이런 과정을 거쳐 영화화가 결정된 것은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워너 브러더스는 김 작가의 동의를 얻어 당시 공상과학영화로 할리우드 진출을 시도하느라 미국에 체류 중이던 강제규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하며 대본을 건넸다. 고심 끝에 제안에 응한 강 감독은 2007년 8월, 워너 사장의 초대로 김 작가와 워너 본사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한국과 일본 양 시장을 목표로, 한국의 작가와 감독, 한국과 미국의 자본, 워너 브러더스의 세계배급망, 한국과 일본의 배우, 뉴질랜드 특수효과팀이라는 글로벌한 판이 짜여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프로젝트는 해체되고 말았다. 지난해 5월 6일 자로 워너가 투자 철회를 공식통보했다. 투자 철회의 이유는 강 감독이 수정한 대본이 김 작가의 원작 대본과 현격히 달라 수익성이 심각하게 결여될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이었다. 통지문에 적시하진 않았지만, 김 작가는 워너 측에서 일본 대중이 받아들일 수 없으리라 예측했을 것이라 판단했다. 원작을 각색해 온 강 감독의 수정방향에 김 작가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강 감독은 확신에 차 있었다고 회고했다. 결국 영화에서 배우를 제외한 모든 글로벌한 요소들이 배제되었고, 그 공백을 한국 회사들이 채웠다. 한국과 일본의 대중 모두를 상대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김 작가로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김 작가는 강 감독의 역량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쉬리’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열었고, ‘태극기 휘날리며’로 1000만 관객시대의 도래를 이끌었다. 연출한 작품마다 영화산업의 지평을 획기적으로 넓힌, 영화계의 거목이라는 점에서 식견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소설 ‘디데이’는 사진 한 장을 포착한 작가의 10년 여정이 담긴 작품이자 반백년이 넘게 묵었던 기존의 한·일 관계를 동반자적 관점에서 전혀 새롭게 재조명했다. 원작과 각색을 거듭한 영화의 관점을 올해 안에 동시에 비교할 수 있게 됐다. 그 문화적 유희가 은근히 기대되는 이유다.
  • 태조 이성계 사냥행차따라 걸어볼까

    태조 이성계 사냥행차따라 걸어볼까

    조선초기 최대 국가행사였던 태조 이성계의 사냥행차 모습이 재현된다. 성동구는 오는 29일 오전 8시 사근동 살곶이운동장에서 ‘태조 이성계 사냥행차’와 ‘2011 성동구민 한마음 걷기대회’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사냥행차는 태조 이성계가 사냥에 나서던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사적 제160호인 살곶이다리에서 시작돼 중랑천을 따라 이어진다. 걷기대회는 살곶이체육공원을 출발해 사냥행차의 뒤를 따라 들풀이 어우러지는 중랑천변과 서울숲 야외무대에 이르는 코스에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시원한 가을바람과 갈대숲 사이사이 숨어 있는 철새 등 도심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청정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걷기대회는 지역 주민과 기업들이 뜻을 모아 ‘성동구민 한마음 걷기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마련했다. 도착지인 서울숲 야외무대에는 어린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어우러지는 공연과 자랑스러운 구민을 뽑는 성동구민대상 시상식 등이 준비돼 있다. 또 참가자들에게는 자전거와 냉장고 등 푸짐한 경품도 주어진다. 참가를 원하는 주민은 사전신청 없이 행사 당일 오전 8시까지 살곶이체육공원으로 오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마음 걷기대회 추진위원회(2286-6234)로 문의하면 된다. 고재득 구청장은 “전곶교(箭串橋)로도 불리는 살곶이다리는 현존하는 조선시대 다리 중 가장 긴 다리로, 이곳에서 열리는 사냥행차 재현은 살곶이다리와 살곶이벌의 역사성을 재조명하고 학생들에게 우리 고장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1980년, 부산 민주화 투쟁 소설로 재조명

    1980년, 부산 민주화 투쟁 소설로 재조명

    요즘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찌질’한 가장(家長) 연기를 탁월하게 해내는 배우 안내상씨는 토크쇼에서 충격적인 과거를 밝혔다. 1988년 광주 미국문화원에 사제 폭탄을 설치했던 골수 운동권이었다는 것. 정치인을 제외한다면 운동권 출신으로 가장 유명세를 떨치는 안씨가 그 시절을 완전히 떠났다면, 소설 ‘1980’(산지니 펴냄)을 펴낸 노재열(53)씨는 “나는 아직 현역이자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1980’은 부산 녹산공단의 노동상담소장으로 일하는 노씨의 첫 소설이다. 1980년 5월 17일 전국 비상계엄령 확대가 선포되자 부산 남포동에서 ‘성전 포고에 즈음하여’란 유인물을 뿌린 주인공이 고문을 당하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5·18 30주년을 맞으면서 관련자들이 모여 회의를 한 적이 있었다. 관련 자료가 너무 없고 글이 부정확하며, 특히 당사자의 글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써놓은 게 있다’고 말했다. 글을 써놓은 지는 15년이 넘었지만 남에게 보이기 겁나 그렇게 세월이 지났다.” 노 소장의 소설은 1979년 10월 부마항쟁부터 1981년 3월까지만 집중해서 다루고 있다. 그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계기인 부림사건(대학생, 교사, 직장인 등을 반국가단체 찬양 혐의로 구속하여 고문한 사건) 당시 1차로 구속돼 꼬박 2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전두환 군사정권 8년 동안 세 차례나 구속돼 20대의 대부분을 교도소에서 보내거나 수배 상태로 있었다. 노 소장은 “소설에서 부림사건은 다루지 않았다. 5·18 이후의 사건을 담게 되면 또 다른 이야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맞아 죽은 사람, 깡패 두목 등의 이야기를 보고서 형식으로 하려면 한계가 있었다. 나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름도 없이 고통당하고 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설로밖에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일은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이며 가상의 인물도 없다. “물고문을 하려면 사람을 꽁꽁 묶어야 해. 통닭처럼 매달려 있는 모습은 머리가 거꾸로 서면서 하늘을 향해 입과 코가 벌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얼굴에 젖은 수건을 덮어씌우고 물을 부으면 항우장사라 해도 버티기가 힘들어. 숨을 쉬지 못한다는 것만 해도 죽을 고통인데 거기다가 공기 대신 물을 들이마시게 되면 급기야 폐가 난도질 당하는 느낌이 들면서 토하게 되지.” 저자의 체험에 기반을 둔 감방 구조, 내부의 자체 규율, 고문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끔찍함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노 소장은 당시 자신을 고문했던 사람들에 대해서 “개인에 대해서는 별 감정이 없다. 그 사람도 군부세력의 지시를 받아 끔찍한 일을 자행했던 하나의 희생자다. 뺨 한 대 때리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라며 그들의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1990년대에는 ‘80년대식 글 나부랭이들’ ‘우려먹기식의 운동권 후일담 소설’이란 평들이 있었다. 노 소장은 “내가 볼 때는 아직 더 해야 하고 지금까지 나온 문학은 주변부 이야기일 뿐이다. 평론가들이 벌써 문을 잠그는 게 아닌가 하는 공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학적 재미는 그다지 고려하지 않은 이 우직한 소설의 저자는 “20대 젊은 대학생이 이 책을 봐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그는 특히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광주 지역에만 국한된 투쟁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광주뿐 아니라 부산, 대구 등 전국에서 이뤄진 투쟁이었지만 의미가 축소됐고, 민주화 투쟁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실질적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국가유공자는 장례 비용이 나라에서 나오지만 5·18 민주화 유공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화를 위해 젊음을 바친 노씨지만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회계층 간의 내용으로 보면 변한 게 없다.“며 “우리 사회가 빨리 변해 소외된 사람이 늘었다.”고 한탄했다. 30년 전 빛났던 청춘의 아픈 기록을 소설로 풀어낸 저자의 목소리는 뜻밖에 담담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팔만대장경 속 부처의 가르침 재조명

    팔만대장경 속 부처의 가르침 재조명

    꼭 1000년 전인 고려 현종 2년, 거란의 침략으로 수도 개경이 함락당하는 위기 속에 불력을 빌려 나라를 지키고자 대장경을 새기는 최초의 작업이 시작된다. 76년 만에 완성된 초조대장경은 당대 불교경전 일체를 한자로 새긴 기록문화의 결정체다. 1232년 몽골 침입으로 초조대장경은 불타 없어졌다. 하지만 고려왕조는 몽골에 대한 항전의지를 담아 두 번째 대장경인 재조대장경을 새기기 시작한다. 1251년 완성된 결실이 현재 합천 해인사에 보관된 팔만대장경이다. KBS가 15일 첫선을 보이는 4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다르마’(Dharma·진리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는 팔만대장경에 담긴 부처의 가르침을 재조명해 인간의 삶과 죽음, 고통과 해탈이라는 인류 공통의 난제에 대한 답을 모색한다. 윤찬규 PD는 1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자의적 해석을 배제하려고 내레이션을 없앴다. 대장경의 역사를 개괄하는 1편을 제외하고 2~4편은 지구 반대편 두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15일 밤 8시에 방송되는 1편 ‘붓다의 유언’에서는 미국 버클리대 루이스 랭커스터 교수의 3차원(3D) 입체 대장경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세계인들이 붓다의 최후를 기록한 고려대장경을 릴레이로 읽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세계 최초로 팔만대장경의 영문목록을 작성한 랭커스터 교수는 고려대장경 목판 전체를 가상공간에서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2편 ‘치유’(16일)에서는 미국 매사추세츠의 유매스 메모리얼 병원과 영국 런던 외곽의 아마라바티 불교사원을 넘나들며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알아본다. 특히 약물을 쓰지 않고 불교의 수행법을 통해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MBSR(정신에 기초한 스트레스 감소법)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뇌졸중 등으로 고통을 겪는 30명의 환자가 8주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3편 ‘환생과 빅뱅’(22일)에서는 빅뱅 실험이 벌어지는 유럽핵물리학 연구소와 4100m 고원에 있는 티베트 불교수행처가 교차되며 ‘우리는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4편 ‘천국은 어디에 있는가’(23일)에서는 오스트리아의 성 베네딕트 수도원과 지리산 쌍계사의 절경을 통해 행복의 의미를 고민한다. 다큐멘터리는 해설 없이 출연자의 육성과 음악으로만 구성된다. 베르나르도 베스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로 1988년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받은 일본의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음악을 맡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시장 예비후보 24시] 범야권 시민후보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 24시] 범야권 시민후보 박원순

    가을비가 간간이 흩뿌린 29일 범야권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인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잠시도 쉬지 않고 서울 전역을 바쁘게 돌아다녔다. 새달 3일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앞두고 그의 표정에는 특유의 수줍은 미소와 함께 비장함이 감돌았다. 박 전 이사는 캠프에서 TV토론 준비에 6시간을 쏟는 한편 기자회견을 통해 “돈을 넘어 조직을 넘어 서울시민과 함께 가겠다.”며 국민경선을 위한 선거인단 참여를 호소했다. 범여권 시민후보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의 불출마 선언 여파와 함께 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턱밑까지 추격해 온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의식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양대 노총 사무실을 찾아가 지지를 호소한 박 전 이사는 38억 8500만원이란 법정선거자금을 47시간 만에 모아준 펀드 참가자들과 ‘번개’ 모임을 갖고 고마움의 눈물도 흘렸다. ●朴 “새로운 변화는 노동운동과 연대 필요” 오AM 9 : 00 전 5시 30분 잠에서 깬 박 전 이사는 강행군에 앞서 자택(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밥을 국에 말아 든든히 배를 채웠다. ‘체력이 필수’라는 참모진의 조언 때문이다. ‘카니발’에서 내린 그는 회색빛 정장과 하늘색 와이셔츠를 갖춰 입고 넥타이는 매지 않았다. 단정한 왼쪽 가르마에 왼쪽 가슴에 꽂힌 노란색 볼펜이 눈에 띄었다. 박 전 이사는 오전 9시 여의도에서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을 만났다. 박 전 이사는 이 위원장이 ‘친기업 프렌들리’를 선언한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언급하며 정책을 주문하자 주황색 수첩을 꺼내 꼼꼼히 기록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노총 윤리위원장이었다. 난 노동자의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AM 10: 30 곧바로 민주노총도 방문했다. 박 전 이사는 김영훈 위원장이 단일 후보로 박 전 이사가 되면 연대, 지지하겠다고 하자 “참여연대와 민노총은 영원한 동반자이며 절친”이라면서 “새로운 변화는 시민운동만으로는 안 되며 노동운동과의 연대가 필요하다.”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사무실 구석구석을 살피며 인사를 나눈 박 전 이사는 한진중공업 해고자로부터 손수건과 책 등을 선물받기도 했다. 그는 직후 수행원 10여명과 정동 부근 식당에서 갈비탕을 뚝딱 해치웠다. ●“여행비 털어 펀드 동참” 얘기에 눈물 PM 12: 12 발길은 광화문으로 향했다. 세종문화회관 지하 1층 카페에서 트위터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박원순 펀드’ 참가자들의 번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20여명이 모인 모임에서 박 전 이사는 ‘국민참여경선 동참’을 호소하는 패널을 목에 걸고 “선거인단에 많이 등록해 주는 게 제 10·3 본선 진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인도에 갈 여행비를 털어 자신의 펀드 모금에 동참해 준 시민의 얘기를 할 때는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캠프서 대국민경선참여 호소문 낭독 PM 12: 45 박 전 이사는 이후 종로구 안국역 부근의 캠프로 넘어가 ‘대국민경선참여 호소문’을 낭독했다. 캠프 입구에는 맨발 상태로 찍은 박 전 이사의 실물 크기 패널이 서 있었고 내부 벽에는 응원 메시지 100여개가 붙어 있었다. 박 전 이사는 “변화해야 한다는 시민의 여론을 조직이 이길 수 없다. 민주당원들이 새로운 시대에 투표해 줄 것을 의심치 않는다.”며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PM 4: 00 이어 박 전 이사는 마포구의 한 인터넷 방송에서 프로그램을 2시간가량 소화한 뒤 오후 4시 토론을 위해 캠프로 복귀했다. 전문가 5명이 포진한 TV토론팀은 비공개로 2시간 동안 1차 회의를 가졌다. PM 7: 00 박 전 이사는 청계광장을 찾아 반값 등록금 실현 촛불대회 행렬에 동참했다. 다시 캠프로 돌아간 박 전 이사는 오후 9시부터 다시 TV토론팀과 2차 회의를 갖고 서울시 현황과 정책 점검 작업을 벌였다. 회의는 30일 새벽 1시에 끝났다. 그는 “역사의 힘, 시민의 힘, 시대의 힘이 잘 끌어갈 것이라는 큰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 박원순과 5분 토크 →민주당이 공식후보 등록 전에 신상과 재산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데. -내가 공개 안 한 게 있나. 공개되면 굉장히 실망할 것이다. 나중에 한번 보라.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올랐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보나. -처음부터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숫자는 변할 수 있다. 그 속에 담겨 있는 시민의 마음을 읽는 게 중요하다. →TV토론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시간이 없어 기본으로 해야겠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살아오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실천해 온 것으로 해야 하지 않겠나. 시민들도 그걸 바라는 거 아닌가. 좋은 말로 갑자기 한다고 되는 일도 아닐뿐더러 그건 나와 맞지 않는 일이다. →범여권 시민후보로 추대됐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기도 한데 이 변호사에 대해서는 코멘트(언급)할 입장이 아니다. 시민들은 다 알고 계신다. →야권 단일화 규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여론의 압도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조직이 없어 엉뚱한 결론이 날 수도 있다. (민주당에)너무 많이 양보한 것 같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게 지지해 주는 단체, 조직에 호소하러 다니고 있다. 상황이 그냥 험한 정도가 아니다. 정당의 경우 선거인단 명부 공개에 거리낌이 없는데 무소속은 사전 선거운동에 제한이 많아 손발이 묶여 있다. →영화 ‘도가니’로 인해 인화학교 사건이 재조명받고 있다. -시사회 갔을 때 나도 눈물을 훔쳤다. 정의가 어떻게 현실에서 왜곡되는지 보여 주는 것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미궁의 범죄’ 시민 재판정에… 공소시효 연장 끌어내

    ‘미궁의 범죄’ 시민 재판정에… 공소시효 연장 끌어내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관련 사건이 재조명되는 가운데 ‘도가니’와 같이 실제 사건을 다룬 기존의 영화들이 주목받고 있다. 기억 속에 남아있던 실제 사건을 극적으로 묘사한 영화들은 대중의 관심을 증폭시키면서 제도 변화나 묻혀졌던 사건의 재수사 등을 이끌어냈다. 한마디로 ‘영화의 힘’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정도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살인의 추억’은 2003년 개봉 당시 상당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살인의 추억’은 570만명의 관객을 동원, 그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한동안 잊혀졌던 해당 사건과 진범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폭발, 재수사 요구가 빗발쳤다. 영화가 종영된 뒤에도 9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는 2005년 11월을 앞두고 공소시효기간 폐지에 대한 논의에 불을 댕겼다. 2007년 1월 선보인 영화 ‘그놈 목소리’는 공소시효기간 연장을 이끌어냈다. 199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압구정동 이형호군 유괴살해사건’을 소재로 삼은 이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 실제 범인의 몽타주와 함께 범행 당시 이군의 부모를 협박했던 실제 목소리를 들려줬다. 영화 개봉 1년 전 사건 공소시효는 만료됐지만 공소시효기간 폐지운동을 벌인 결과 그해 12월 최장 15년이었던 공소시효기간을 25년으로 연장시키는 법안이 통과됐다. 사건은 미궁에 빠져 있다. 2009년 막을 올린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은 검찰의 재수사를 이끌어냈다. 영화는 1997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모(당시 23세)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다뤘다. 당시 현장에 있던 유력한 용의자 2명 중 한국계 미국인 에드워드 리(32)가 진범으로 지목됐지만 1998년 대법원은 이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고 다음 해 9월 무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흉기 소지 및 증거 인멸 혐의만 적용됐던 또 다른 살인용의자 아서 패터슨(32)은 복역 중이던 1998년 8월 특별사면으로 풀려났고 검찰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다음 해 8월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태원 살인사건’이 개봉돼 당시 사건이 재조명되자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의 요청에 따라 2010년 1월 패터슨에 대해 미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내년 4월에 만료된다. 지난 2월에는 ‘대구 성서초등학생 실종사건’, 이른바 ‘개구리소년’을 다룬 ‘아이들’이 개봉돼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기간 폐지 운동에 다시 한번 불을 지피기도 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안중근 시복시성 추진해야”

    “안중근 시복시성 추진해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숨지게 한 토마스 안중근은 살인자인가 가톨릭의 예비 성인(聖人)인가.’ 28일 오후 1시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명동 가톨릭회관 7층 강당에서 여는 심포지엄에선 안중근(1879~1910) 의사와 관련한 흥미로운 논문 한 편이 발표된다. 두물머리복음화연구소 황종렬 박사의 ‘안중근의 시복시성 가능한가’가 화제의 논문. 황 박사는 안중근 의사의 생애에 대한 재인식을 통해 한국천주교가 안중근 의사를 가톨릭 최고의 명예인 복자와 성인의 품에 올릴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 박사의 논문은 최근 ‘안중근’에 대한 재조명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처음으로 안 의사의 성인 반열을 거론한 만큼 천주교계의 큰 반향을 부를 전망이다. 19세 때인 1897년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가족 친척과 함께 영세를 받은 안 의사는 황해도 일대를 돌며 전교활동을 한 신앙인이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직후이며 뤼순 감옥에서 형장으로 나아갈 때도 기도를 잊지 않은 신실한 신자로 기록된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천주교에서도 죄악이 아닌가.”라는 일본 검사의 신문에 “남의 나라를 탈취하고 사람의 생명을 빼앗고자 하는 자가 있는데도 수수방관하는 것은 더 큰 죄악이므로 그 죄악을 제거한 것뿐”이라고 응대했던 그다. 이토 저격 사건 당시 조선교구장이었던 뮈텔(1854~1933) 주교는 ‘살인죄’를 지었다는 이유로 사형에 앞서 마지막 성사를 원한 안 의사의 요청을 거부했고, 심지어 안 의사에게 성사를 베푼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빌렘(1860~1938) 신부에게는 미사 집전 금지조치를 내렸다. 황 박사는 안중근의 유년기부터 신앙 입문기, 교육 활동기, 의병 항거기, 동양 평화 수인기에서 최후까지를 거론하면서 독실한 신자로서의 신앙적 측면이 간과된 채 그저 ‘이토 살해자’로 부각돼 온 종전의 안 의사에 대한 평가는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황 박사는 “어떤 한 사건을 놓고 그 이전과 이후의 역사와 시공적으로 가능한 한 분리해 의도적으로 고립시켜 판단하려는 경우가 있다.”며 안 의사의 평가도 그런 예에 속한다고 말한다. 황 박사는 “안중근은 뤼순을 일본과 청나라, 한국이 형제국으로서 동양의 평화를 이루고 세계의 평화를 구현하는 데 함께 연대할 거점이 되게 할 것을 제안했다.”며 “그가 현대 가톨릭 교회의 모범이자 동아시아와 세계 가톨릭 교회, 전 지구 사회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고해성사를 통해 정화를 거친 영혼으로 상징되는 갈림 없는 마음으로 이토 저격 이후 일관되게 증거한 그의 믿음과 민중과 조국에 대한 투철한 사랑에 있다.”고 못박았다. 황 박사는 결국 “하느님의 종이나 시복시성 여부는 교회가 판단할 일”이라면서도 “안중근의 저격부터 죽음에 이르는 151일간 그의 생애를 다시 한번 믿음의 마음으로 만나자.”고 제안한다. 황 박사가 논문을 발표할 심포지엄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와 증거자’ ‘근현대 신앙의 증인’에 대한 2차 시복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 그 자리 자체가 뮈텔 주교 이후 한국 천주교에서 줄곧 배척당하던 안 의사의 위상 차원에서 큰 변화로 관측된다. 안 의사는 순국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3월에야 정진석 추기경 집전으로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추모미사를 통해 천주교 신자임이 공인돼 공식적으로 천주교의 품안으로 들여졌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진시황 폭군인가, 영웅인가

    중국은 왜 유럽처럼 다양한 민족과 언어와 국가로 나뉘지 않고 전제적이고 획일적인 통일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다양하고 이질적인 민족과 문화가 산재해 있었던 드넓은 유라시아 대륙의 상당 부분이 어떻게 중화제국에 의해 통일성과 일관성을 갖고 굴러올 수 있었을까. ‘진시황 평전’은 이 같은 질문에 적지 않은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책은 진시황 개인에 관한 단순한 전기가 아니다. 격동의 전국시대에 서쪽 변방의 작은 제후국이 어떻게 독립된 나라로 발전했으며 전통적인 강대국들을 꺾고 천하 통일을 이뤘는지, 어떻게 새 시대를 열었는지를 역사서에 근거해 기록했다. 저자는 역사학자인 장펀톈(張分田) 중국 난카이(南開)대학 중국사회사연구센터 교수. 한글판은 중국 런민(人民)출판사 ‘중국역대제왕전기’ 시리즈 중 하나인 ‘진시황전’(秦始皇傳) 2007년판을 완역한 것이다. 저자는 역사 문헌과 연구물들을 근거로 들며 “중국 문명의 틀을 만들었다는 한나라는 진나라의 여러 제도를 계승했다.”(漢承秦制)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진나라의 역사상 지위가 한나라의 원형, 기본 틀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 뒤 2000년 동안 ‘진나라 제도’(秦制)의 기본 원칙과 제도가 중국 역사를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야별로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이와 함께 500년의 춘추전국시대는 진나라의 역사로 수렴되고, 진의 역사는 진시황과 그의 가족사라고 지적하면서 진시황을 비난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질서의 창조자로 자리매김하고 재조명하려 했다. 또 진시황을 사회역사적인 의미를 포함해 다각도로 분석했다. “세계사에서 그는 최초로 진정한 국가와 법의 이론 체계를 현실화했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제국을 세운 대표적인 인물이며 춘추전국의 사회적·역사적 변혁을 완성한 주인공이다.” 저자는 진시황을 법제사의 관점에서는 최초로 ‘법치’를 실천한 황제이지만 법가를 중심으로 각종 사상가들을 포용하고 수용한 ‘잡가(雜家)적인 황제’였다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그가 추진했던 모든 정책과 사업은 과거 춘추전국시대에 각 제후국에서 시행했던 각종 변법, 즉 주나라를 정통으로 삼는 사상 및 문화적 전통과 각 제후국들이 시도했던 각종 법률, 제도의 개혁을 계승·발전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또 진시황을 영웅과 폭군의 일면을 모두 지닌 야누스적인 인물이었다고 정의하면서도 그의 정치를 폭압으로만 해석하려는 경향에는 반대했다. 당시 선진국이었던 초나라, 제나라 등 6국의 연합 전선을 무너뜨리고 통일한 과정과 전략 등 통일을 위한 진시황의 정치·군사·외교 책략도 곁들였다. 4만 8000원.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1700년대 고지도 ‘Korea Sea’ 표기, 일본의 역사왜곡 사료 모아 맞서라”

    “1700년대 고지도 ‘Korea Sea’ 표기, 일본의 역사왜곡 사료 모아 맞서라”

    “문화 강국이라야 자국의 영토를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이런 문화 인식이 부족해 아쉽습니다.” 19일 경기도 용인시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있는 ‘혜정박물관’에서 만난 김혜정(65·여) 관장은 대학 2학년 때 우연히 고서점에서 고지도를 보고는 한눈에 반했다. 그때부터 모은 고지도와 그림, 문서 등이 무려 수천점. 김 관장이 2002년에 그동안 모은 사료를 경희대에 기증하면서 국내 최초의 고지도 박물관인 혜정박물관이 만들어졌다. 김 관장이 고지도에 빠지게 된 데는 동양사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김 관장은 “처음에 고서점에서 본 고지도의 색깔이며 그림이 정말 아름답다고 느껴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용돈을 긁어 모아 당시 8만엔(약 80만원)짜리 고지도를 샀더니 주변에서 ‘왜 돈 들여 이런 걸 사느냐.’고 야단들이었지만 아버지만은 달랐다.”고 돌이켰다. 이후 김 관장은 어렵게 고지도를 구할 때마다 아버지와 함께 살피며 그 세계에 빠져들었다. 김 관장은 “학교에서는 ‘Japan Sea’로 배웠는데 1700년대 고지도를 살피면서 ‘Japan Sea’가 아니라 ‘Korea Sea’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는 “한국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할머니로부터는 일제 강점의 부당함을 귀가 아프도록 듣고 자랐다. 이런 자극이 고지도를 통해 한·일관계를 재조명해보고 싶다는 구체적인 학구열로 자리를 잡았다. 김 관장은 ‘문화 강국’이라야만 자극의 영토와 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문화의 역사적 해석을 통해 독도가 명백한 우리 땅이며,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임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 오래 살았던 그는 하찮은 사료일지라도 소중히 보관하는 일본과 일본인의 문화의식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사료를 모으고 보존하는데 지원이 부족한 정부의 정책이 항상 아쉽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500여평의 박물관에 전시된 고지도만 200여점. 나머지 사료들은 전부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박물관을 새울 때 대학에서 적잖은 도움을 줬지만 여전히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보물급으로 여겨지는 사료가 묻혀있는 것도 안타깝다. 경기도가 지원을 약속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다. 김 관장은 “지도를 보는 것은 역사를 보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계속 지도를 모으겠지만 혼자 힘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다. 역사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정부가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천년의 지혜’ 대장경을 만나다

    ‘천년의 지혜’ 대장경을 만나다

    고려대장경 간행 착수 1000년을 기념해 그 역사를 한눈에 조망하는 행사가 다채롭게 열린다. 불교중앙박물관과 고려대장경연구소, 동국대도서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초조대장경 조성 1000년을 기념해 21일부터 11월 12일까지 마련한 특별전 ‘천년의 지혜 천년의 그릇’ 전을 연다. 천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으로 불리는 대장경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한꺼번에 살필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다. 전시는 대장경의 의미를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전달하도록 꾸민 게 특징. 전통 경전의 분류 방식을 따라 천·지·현·황의 ‘함차’로 구분해 ‘말씀을 담는 그릇, 대장경’, ‘고려에서 대장경을 처음 새기다-초조대장경’, ‘대각국사 의천 스님과 교장(敎藏)’, ‘우리 손으로 승화 재해석하다-재조대장경’, ‘고려대장경의 전승과 발전’ 등 총 5부로 구성돼 국보·보물 40여점을 비롯해 대장경 관련 유물 164점이 공개된다. 초조본 ‘신천일체경원품차록’(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을 비롯해 국보·보물로 지정된 초조대장경 인출본 다수와 재조대장경 목판 ‘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국보 32호·해인사 장경판전 소장), ‘대각국사문집’(국보 206-22호) 등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유물도 나와 있다. ‘천(天) 말씀을 담는 그릇, 대장경’ 편에서는 부처님이 입멸한 뒤 조성된 대장경이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을 거쳐 동아시아로 확산된 과정을 보여 준다. 경판을 찾아보기 쉽도록 경판에 매달았던 ‘송광사 경패’(보물 175호)와 ‘패엽경’(고려대장경연구소)이 들어 있다. ‘지(地) 고려에서 대장경을 처음 새기다-초조대장경’은 불교문화의 핵심인 대장경 조성 과정을 담은 공간. 국보 제126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경전 목록인 ‘초조본 신찬일체경원품차록’(국보245호),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국보 256호)이 전시된다. ‘현(玄) 대각국사 의천 스님과 교장(敎藏)’에는 대각국사 의천이 대장경에 대한 각종 해설서와 연구 성과물인 연구주석서를 모아 펴낸 4000여권의 교장이 들어 있다. 대각국사 진영(선암사 성보박물관 소장·보물1044호)과 함께 해인사 보관 목판인 대각국사 문집, 기림사 성보박물관 소장 ‘대방광불화엄경소’, 안동 보광사의 ‘정원신역화엄경소’도 눈에 띈다. ‘황(黃) 우리 손으로 승화 재해석하다-재조대장경’ 편에서는 초조대장경 소실 이후 만들어진 대장경을 중심으로 대장경에 대한 전반적인 교정 내용과 사유를 밝힌 수기 대사의 ‘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을 볼 수 있다. 이 별록은 재조대장경 판각 시 초조대장경과 개보대장경, 거란대장경 등을 참고해 내용의 오류를 바로잡고 교정의 사유를 명시해 놓은 판본으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대장경 내용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유물로 꼽힌다. ‘우(宇) 고려대장경의 전승과 발전’에서는 숭유억불 정책을 폈던 조선시대에도 대장경 간행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흥선 스님은 “대장경은 지금까지 전해지는 불교 문헌을 모은 불법(佛法)의 총체”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대장경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제공, 대장경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경남 합천 해인사와 인근 가야면 야천리, 창원컨벤션 센터에서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45일간 ‘2011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이 열린다. 주행사장의 대장경 천년관과 지식문명관 등에서 열리는 전시회와 국제학술심포지엄,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하는 해인아트프로젝트를 통해 세계문화유산인 대장경의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수행 외길 성철 스님 현실 도피 은둔자?

    수행 외길 성철 스님 현실 도피 은둔자?

    군사독재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 민주화의 운동이 가파르게 진행될 때 종교인의 입과 몸은 희망이자 돌파구로 작용하곤 했다. 그 희망과 돌파구의 중심엔 김수환 추기경이며 강원용·한경직·문익환 목사 등이 있었다. 대중의 요구에 부응해 사회에 뛰어들었던 대표적인 종교인들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평생 수행에 전념했던 ‘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은 불교계와 일반인 모두에게 존경받는 인물이면서도 사회현상엔 일절 관여하지 않아 구별된다. 성철 스님은 과연 현실도피의 은둔자였을까. ●“군사독재 시절 현실정치 방관” 비판 불교계에 성철 스님 재조명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방관자’로서의 성철 스님을 파헤친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 오는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서 있을 학술포럼에서다. 성철스님문도회가 주최하고 백련불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 제3차 학술포럼이다. 이 자리에서 김성철 동국대 교수는 ‘현대 한국 사회와 퇴옹 성철의 위상과 역할’을 통해 그동안 접근이 흔치 않았던 성철 스님의 대사회적 인식을 낱낱이 분석해 발표한다. ●“불교 본질 회복이 급선무” 판단 김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많은 사람이 김수환 추기경이나 문익환 목사, 지선·진관 스님 등 한국 사회의 정치적 혹한기에 사회현실에 적극 관여했던 종교인들과 비교해 성철 스님의 은둔적 행동과 비현실적 법어를 비판한다.”며 실제로 성철 스님은 현실정치를 백안시했다고 못 박았다. 김 교수는 “1965년 김용사에서 첫 대중설법을 한 이후 1993년 입적할 때까지 성철 스님의 활동기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군사정권 시기와 겹친다.”면서 “대중법문은 물론 1981년 조계종 종정 취임 이후 그 어떤 법문에서도 정치 현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성철 스님이 1964년 도선사에 머물면서 청담 스님과 다짐했던 서원문을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즉 성철 스님은 당시 한국의 출가자가 해야 할 일은 섣부른 사회 참여가 아니라 불교의 본질 회복이었다고 판단했다는 주장이다. ‘항상 산간벽지의 가람과 난야에 지주하고 도시 촌락의 사원과 속가에 주석하지 않는다.’ ‘항상 고불고조의 유법과 청규를 시법 역행하고 일체의 공직과 일체의 집회와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다.’ ‘항상 불조유훈의 앙양에 전력하여 기타 여하한 일에도 발언 또는 간여하지 않는다.’ ●“불교적 사회 참여는 어떤 정형 없어” 김 교수는 결국 성철 스님을 20대의 청년기에서 세수 50이 넘은 중년이 될 때까지 화두를 들고서 참선 정진한 산승이자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고 인간성의 극한을 추구하는 철저한 수행자로 정의했다. 김 교수는 특히 “불교적 사회 참여에는 어떤 정형이 있는 게 아니라 상황과 상대에 따라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모습으로 몸을 나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포럼에서 발표될 동국대 불교사회문화연구소 문무왕 박사의 ‘현대 한국 사회에 투영된 퇴옹의 삶과 사상’, 성철선사상연구원 최원섭 연구원의 ‘불교의 현대화에 담긴 퇴옹 성철의 의도’도 불교계의 주목을 끌 만한 논문들이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한가위 TV-다큐멘터리]

    [한가위 TV-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안방극장 볼거리다. KBS 1TV는 12~13일 오후 4시부터 방영하는 ‘꽃담의 유혹’을 통해 한국 전통의 미학을 조명한다. 궁궐에 있는 기와와 전돌로 쌓은 꽃담을 기억하는 이들로서는 사대부가와 민가에서도 꽃담이 있었나 싶다. 그래서 1부 ‘담장이 말을 걸다’에서는 골목길에서 흔히 마주쳤을 법한 꽃담들을 재조명한다. 민가에서 화려한 장식을 하긴 어렵다. 그래서 쓴 게 기왓장과 사기그릇 파편들.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문양을 느껴볼 수 있다. 형편이 나았던 사대부가의 꽃담은 더 유려했다. 남녀유별의 시대 종갓집 며느리들이 바깥 세상을 구경해볼 수 있었던 경북 청송 송소고택의 구멍담, 김장생의 예학 사상을 고스란히 옮겨둔 전북 전주의 돈암서원 문자담 등을 살펴본다. 2부 ‘꽃담, 사랑에 물들다’는 궁중의 꽃담에 집중한다. 궁중의 꽃담은 왕비나 후궁의 후원을 장식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후원이라는 사적인 공간과 꽃담이라는 장식 그 자체를 보며 놀라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권력쟁투가 벌어지는 궁궐이기에 꽃담에는 이들의 눈물이 배어 있다. 대조전, 교태전, 낙선재 꽃담에 얽힌 왕비와 후궁의 사연을 가상 인터뷰 형식으로 꾸몄다. EBS는 12~13일 오후 9시 50분 ‘경제한류의 원조, 라스팔마스의 꼬레아노’를 방영한다. 라스팔마스는 스페인 인근 대서양에 자리잡은 카나리오제도의 가장 큰 섬 그란카나리아에 자리 잡은 도시. 1966년 부산항에서 출발한 한국의 원양참치어선이 정박하기 시작해 한국의 원양어업 전진기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이곳에 정착한 한인 2세들은 1세대의 뒤를 이어 어업 관련 일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K팝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다. 경제한류의 원조인 이들의 삶을 살펴본다. 케이블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은 12~13일 오후 6시부터 ‘프리즌 브레이크’를 방영한다. 크게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자체가 아니라 드라마를 통해 탈옥의 역사와 수법 등을 다큐적으로 접근했다. 12~13일 오후 10시에는 ‘북한을 가다’를 방영한다. 북한 내 명소들, 평양시민들의 일상적 생활 모습 등이 외국인 관광객, 특파원 등의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겼다. 케이블채널 중화TV도 11~13일 오전 11시 ‘아름다운 중국’ 3부작을 방영한다. 자금성이나 만리장성 같은 압도적 건축물 외에도 중국 곳곳에 숨은 아름다운 풍광들을 잡아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단독] 옛 소련, 1963년 한국과 수교 검토했다

    [단독] 옛 소련, 1963년 한국과 수교 검토했다

    옛 소련이 1963년 우리나라와의 수교 여부를 검토한 정황이 담긴 외교 문건이 발견됐다. 양국이 1990년 9월 공식 국교를 수립한 시점보다 27년 앞선 일로 이 같은 정황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난달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극동지역에서의 러시아 역할이 재조명 받는 가운데 1960년대 막후에서 펼쳐진 동북아 외교전의 실체를 보여주는 자료로 주목된다. 미국 워싱턴DC 외교안보전문 연구소인 우드로윌슨센터가 발굴, 서울신문이 4일 입수한 이 문건은 평양 주재 체코 대사인 모라베츠가 1963년 8월 22일 평양에서 소련 대사와 나눈 대화 내용을 이틀 뒤인 24일 자국 외교부에 보고한 외교 전문이다. 전문에 따르면 바실리 모스코프스키 당시 평양 주재 소련 대사는 휴가차 본국에 돌아가 소련 외교부에 북한 정세 등을 보고했다. 당시 외교부는 모스코프스키 대사에게 “남한과의 수교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고 의견을 물었다. 이미 외교부 내에서 어느 정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련 당국은 당시 남한과 최소한 교역관계를 맺거나 특파원을 교환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고 모스코프스키 대사가 외교부 내 분위기를 전했다. 박상남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는 “1963년은 친미 성향인 이승만 정권이 물러난 뒤 박정희 군부가 5·16 정권을 일으킨 지 2년 뒤로, 소련이 남한을 최소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진영의) 중립지대로 만들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교육특강·미술제·역사포럼… 區마다 ‘문화 바람’] ‘龍山’은 어느 산을 일컫나… 지역사 재조명

    [교육특강·미술제·역사포럼… 區마다 ‘문화 바람’] ‘龍山’은 어느 산을 일컫나… 지역사 재조명

    지금의 용산(龍山)구는 그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원래 산이다. 그런데 대체 어느 산을 말하는 것이고, 또 그 이름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런 지역사 문제는 그 지역에 오래 뿌리내리고 살면서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1일 용산문화원에 따르면 이런 물음에 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30일 열린 ‘용산 지역사 학술 세미나’다. 조선시대부터 한강 문화의 중심지였던 용산의 위상을 알리고 그 변화상을 추적하는 한편 문화재 복원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용산구가 후원하고 한국땅이름학회와 용산사랑포럼이 주최했다. 세미나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 회장은 용산 지명의 유래를 이렇게 설명했다. 용산이라는 산은 지금의 원효로4가와 마포구 도화동 사이에 위치했는데, 풍수지리학적으로 한양을 둘러싼 우백호의 끝자락에 해당한다. 그런데 용이 한강에 닿아 물을 마시려고 고개를 숙인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지명으로 땄다. 용산은 예부터 한강이 휘도는 경치가 좋아 시인 묵객들의 놀이터였다. 또 다른 발표자로 나선 류지만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은 누정(亭·누각과 정자)의 정의에서부터 기원, 구조, 기능 등을 폭넓게 개관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김성태 용산성당 총회장은 ‘삼호정과 함벽정 정자 복원의 필요성’이란 제목의 발표에서 “문화재 복원은 우리 역사를 새롭게 하는 것이고 지역을 사랑해 온 사람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며 정자 복원을 주장했다. 30년 넘게 용산에 살면서 ‘용산 토박이’를 자칭하는 성장현 구청장도 참석했다. 성 구청장은 격려사에서 “용산이 지금까지 많은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개발에 속도를 냈다면 이제는 숨을 고르고 과거를 재조명할 때”라며 “세미나를 통해 용산의 가치 있는 문화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용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이 용산 시대를 끌어갈 주역”이라며 “구정을 통해서도 우리 전통과 문화를 더욱 아끼고 발전시키도록 애쓰겠다.”고 다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인천 연안부두에서 남서쪽으로 약 90㎞ 떨어진 곳에 위치한 굴업도는 인적이 드문 조용한 섬이다. 그런데 최근 대기업의 골프장 건설계획으로 논란이 되면서 굴업도의 자연환경이 재조명되고 있다. 굴업도의 풍광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희귀생물들.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추적 60분(KBS2 밤 11시 5분)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자 수 약 300만 명. 해마다 도박 중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카지노의 메카, 마카오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인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등, 연이어 일어나는 한인 강력 범죄로 마카오 사회가 들썩인다. 멈출 수 없는 도박 중독, 해외원정 도박의 실체를 따라가 본다. ●수목 미니시리즈 지고는 못살아(MBC 밤 9시 55분) 은재는 인터뷰하기 싫어하는 형우가 안 올까봐 걱정되어 역까지 마중 나간다. 그리고는 형우를 지저분한 자신의 차에 태워 인터뷰 장소로 향한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은재는 형우와의 야구장 첫 키스부터 결혼까지 떠올린다. 그 사이 형우가 먼저 자리를 뜨자 은재의 표정이 굳어버리는데…. ●드라마 스페셜 보스를 지켜라(SBS 밤 9시 55분) 무원의 고백을 받은 은설은 당황하고 만다. 그렇게 망설이던 찰나 갑자기 지헌이 자신에게 고백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도대체 왜 이 순간에 지헌이 떠오르는지 생각하던 은설은 갑자기 창밖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지헌을 발견한다. 그리고 지헌은 분노한 채 무원과 따로 대면하게 된다. ●EIDF 2011 월드 쇼케이스-황혼 금메달(EBS 밤 9시)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나이는 80~100세다. 매일을 즐기려는 의지로 가득할 때 인생은 추구한 것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무기력하게 집안에 앉아 죽음을 기다리는 대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와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함께한다. 얀 텐하벤 감독 작품.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야구계의 살아 있는 전설, ‘영원한 4할타자’ 백인천과 원년 홈런왕 김봉연, 미스터 올스타 김용희가 출현한다. 1970년대 고교야구에서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현재의 야구까지, 한국 야구사 속에 숨어있던 그들만이 아는 이야기들을 공개한다. 또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선전하고 있는 추신수에 대해 애정 어린 충고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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