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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마·블루보틀은 이제 제 겁니다”…중국이 글로벌 브랜드 잇따라 삼키는 이유 [핫이슈]

    “푸마·블루보틀은 이제 제 겁니다”…중국이 글로벌 브랜드 잇따라 삼키는 이유 [핫이슈]

    최근 중국 기업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해외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 기업들이 치열한 내수 경쟁과 디플레이션 압박을 피해 해외 브랜드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삼킨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는 독일 스포츠웨어 기업 푸마다. 중국 스포츠의류 기업인 안타스포츠는 올해 푸마 지분 29%를 15억 유로(한화 약 2조 6430억원)에 인수했다. 이 기업은 앞서 2019년에도 호카·살로몬·아크테릭스를 보유한 아메르스포츠를 인수했고 지난해 4월에는 독일 아웃도어 브랜드 잭울프스킨도 사들였다. 중국 커피 프랜차이즈 1위 기업인 루이싱커피는 지난달 미국 네슬레로부터 고급 커피 브랜드인 블루보틀 지분을 인수했다. 패스트 패션 업체 쉬인은 최근 미국의 친환경 의류 브랜드 에버레인을 1억 달러(약 1514억 2000만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유럽 기업 중심으로 사들이는 중국중국 기업의 해외 소비재 브랜드 인수 합병 규모는 올해 1분기에만 24억 달러(3조 6350억원)에 달하는데, 대부분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이뤄졌다. 컨설팅 회사 로디움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소비재 브랜드 총 투자액은 68억 달러(10조 3000억원)로 2018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로디엄그룹의 아르망 메이어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에 “검증된 해외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 처음부터 글로벌 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라며 “중국 기업들은 둔화하는 내수 시장 대신 해외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 같은 추세와 관련해 “중국 기업이 ‘제품 수출’에서 ‘브랜드 세계화’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해외 브랜드 인수를 확대해 전략적 기회를 포착하고 세계 소비재 시장의 재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 배경에는 수십 년간 축적한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중국의 공급망 경쟁력, 운영 효율성, 재정 능력의 지속적인 향상과 더불어 제조업 강국에서 소비 주도형 경제 강국으로의 꾸준한 발전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마와 블루보틀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잇따른 인수가 중국 경제의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의미다. 더불어 서방 언론이 최근 현상의 배경을 두고 ‘치열한 국내 경쟁 때문’이라고 분석한 것에 대해서는 반박 의견을 내놓았다. 글로벌타임스는 “기업이 일정한 발전 단계에 도달하면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면서 “이는 국내적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억제에 기여하는 적극적인 행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기업의 해외 소비재 브랜드 투자 확대를 치열한 국내 경쟁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기업이 인수한 대표적인 해외 유명 브랜드로는 지리 홀딩스가 인수한 볼보 자동차와 로터스, 상하이 자동차가 인수한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MG 모터스와 LDV, 중국 레노버가 인수한 씽크패드와 모토로라 모빌리티 등이 있다.
  • “교육감 직무평가 꼴찌”…조전혁·한만중, 현직 정근식에 공세

    “교육감 직무평가 꼴찌”…조전혁·한만중, 현직 정근식에 공세

    서울시교육감 선거 첫 TV토론회에서 현직 교육감인 정근식 후보가 집중 공세를 받았다. 보수 진영의 조전혁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와 민주시민교육, 선거법 위반 의혹 등을 고리로 공격에 나섰고, 같은 진보 진영의 한만중 후보 역시 사교육·특권학교 문제 등을 앞세워 정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서울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22일 개최한 서울시교육감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는 8명의 후보 중 세 후보가 참석했다. 이번 토론은 교육활동 보호 방안, 교육격차 해소, 교육재정 배분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가장 거센 공세는 조 후보가 주도했다. 조 후보는 정 후보를 향해 “전국 교육감 직무수행능력평가에서 거의 매달 꼴찌 수준”이라고 직격했고, 정 후보는 “수도권 교육정책은 다양한 견해가 존재해 평가가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기준으로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조 후보는 학생인권조례 문제도 파고들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는 학생 권리만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책임 없는 권리만 강조하는 조례를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 후보는 “서울시의회가 폐지를 추진했지만 결국 학생인권조례는 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후보를 향한 공세는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도 번졌다. 조 후보는 “정 후보가 직무정지 이전 공무원을 상대로 사전 선거운동을 했고, 보좌진을 통해 조직적으로 경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사실이라면 당선무효형 사안”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정 후보는 “학생들이 보고 있는 교육감 선거에서 계획된 주제를 심하게 벗어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언급된 내용은 나중에 잘 증명하겠다”고 대응했다.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한 후보도 “오늘 토론이 그 문제 중심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교육격차 문제를 두고 정 후보를 정면으로 겨눴다. 그는 영유아 국제학교와 사립초 선호 현상을 언급하며 “출발선 평등을 말하면서 사교육 격차를 유발하는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공교육 불신과 돌봄 문제가 사립초 선호의 원인”이라며 “4세·7세 고시와 조기 영어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는 “사립학교를 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경쟁력 없는 공교육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학교별 학업성취도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시민교육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조 후보는 정 후보에게 “이재명 대통령 관련 공소 취소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으며 정치 편향 논란을 제기했다. 이에 정 후보는 “12·3 비상계엄 이후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이 커졌다”면서도 “정치적 이슈를 교육 현장에 과도하게 들여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 삼성 반도체 세제 혜택만 10.5조…“기업 혼자만의 성과 아니다”

    삼성 반도체 세제 혜택만 10.5조…“기업 혼자만의 성과 아니다”

    정책금융·인프라까지 전방위 지원 지난해에만 세액공제 6.5조원 넘어 K칩스법 개정으로 추가 혜택 예상 K반도체가 수출 효자를 넘어 한국 경제 전체를 이끄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세제 지원이 있었다. 하지만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을 좀처럼 풀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 노사는 그 결실이 각자 자신의 노력으로 이룬 성과라고 인식하는 분위기다. 노사 양측이 반도체 산업이 국민 혈세로 성장한 측면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18일 “반도체는 1980년대 정부 주도의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서 출발해 산학연 합동으로 D램을 개발하고 30~40년간 이어진 투자와 지원의 결과”라며 “기업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R&D·세제·인프라·인력 양성·협력업체 지원·외국인 투자 유치가 맞물려 경쟁력 확보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5년간 반도체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반도체 R&D 세액공제, 통합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을 통해 세제 지원을 대폭 강화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333조 6000억원, 영업이익 43조 6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세액공제로 절감한 비용과 올해 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추가로 받을 혜택을 합치면 그 규모는 2030년까지 최대 10조 5500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3월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세액공제 규모만 6조 5536억원에 달했다. 여기엔 지난해 2월 K칩스법 통과로 상향된 공제율이 적용된 약 2조 3000억원의 세액공제분이 반영돼 있다. 법인세 총액은 -2505억원으로 기록됐다. 2023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2024년 법인세를 한 푼도 안 낸 이후 지난해 ‘이월결손금 제도’를 통해 세금을 감면받고 세액공제 혜택도 이월된 영향이다. 개정된 K칩스법은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율을 5% 포인트 높여 대·중견기업은 20%, 중소기업은 30%까지 공제받도록 했다. 반도체 시설투자 공제율은 2021년 3%에서 지난해 20%까지 4년 만에 약 7배 뛰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 전인 재작년만 하더라도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아 공적기금 등 각종 지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 역시 “삼성전자가 적자를 기록하던 시기에도 정부는 인프라·설비 투자·R&D 지원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3년 업황 불황 속에 반도체 부문(DS)에서 14조 8800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정부는 반도체 R&D 세액공제 일몰도 2031년 말까지 연장했다. 이에 따라 대·중견기업은 투자액의 30~40%, 중소기업은 40~50%를 세액공제받게 된다. 앞서 정부는 2024년 평택·기흥·용인을 잇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하며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 비용 지원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용인 기흥 차세대 R&D 단지(NRD-K)에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하는 사업도 K칩스법 통과로 세액공제 혜택이 기존 약 2000억원(공제율 1%)에서 최대 4조원(2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통해 반도체 특화단지 인허가를 60일 내 처리하는 ‘인허가 타임아웃제’를 도입했다. 산업기반시설 구축비 지원, 화학물질관리법 등 규제 민원 신속처리, 예비타당성 조사 특례 등 각종 재정·행정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의 빠른 전력 공급을 위해 국가기간전력망법도 입법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산업 지원 규모를 26조원에서 33조원으로 확대했다. 올해도 정책금융 252조원 중 150조원을 반도체 등 5대 첨단전략산업에 투입한다. 국민성장펀드 2호 투자처로 선정된 삼성전자 평택 5라인(P5) 공장에는 첨단전략산업기금에서 2조 5000억원의 저금리 자금도 지원한다.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반도체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의무지분율을 100%에서 50%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한가족’ 호소와 정부의 긴급조정 압박 속에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노사는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19일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반도체 수출·생산 등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에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파업 시 최대 100조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긴급조정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삼성전자 노조 파업은 정부의 긴급 조정권 발동 요건에 해당된다”며 “공장 가동이 멈추면 협력업체들의 연쇄 차질과 공급 부족에 따른 반도체 가격과 소비자 물가 급등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시진핑, 트럼프 면전서 “신중하라” 경고…‘투키디데스 함정’과 ‘대만 레드라인’ [미중정상회담]

    시진핑, 트럼프 면전서 “신중하라” 경고…‘투키디데스 함정’과 ‘대만 레드라인’ [미중정상회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년 만에 중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협력과 경고의 메시지를 동시에 던졌다. 신흥 강대국이 필연적으로 기존 패권국과 충돌한다는 의미의 ‘투키디데스의 함정’ 개념을 거론하며 공존을 강조하는 동시에, 자국의 ‘핵심 이익’으로 규정하는 대만 문제에 대해선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투키디데스 함정’ 언급…협력 당부시 주석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미 관계의 안정은 세계에 호재”라며 대국(大國)이 올바른 공존의 길을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미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을 넘어설 수 있을지, 대국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할 수 있는지는 역사적 질문”이라며 “나와 당신이 대국의 지도자로서 함께 써 내려가야 할 시대의 응답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대중화한 이론인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신흥 강대국에 대한 두려움이 전쟁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한 고대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명제를 재정의한 것이다. 시 주석은 2015년 미국 국빈 방문과 2024년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이 표현을 쓰며 미국과의 공존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시 주석은 아울러 “적수가 아닌 파트너가 돼 서로를 성취시키고 공동 번영하며, 신시대 대국 간 올바른 공존의 길을 가야 한다”며 중국이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에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존론 뒤에 따라붙은 대만 문제다만 대만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의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며 잘못 처리할 경우 양국 관계가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이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고,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팽당(碰撞)하거나 심지어 충돌(衝突)할 것이고, 중미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지경으로 밀어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는 중미 양측의 최대 공약수이므로, 미국 측은 반드시 대만 문제를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어 표현 ‘팽당’과 ‘충돌’은 모두 ‘부딪침’을 의미한다. 팽당이 표면적·우발적 부딪침이라면, 충돌은 심층적이고 장기적인 대결에 가까운 의미다. 두 단어를 단계적으로 배치한 것은 대만 문제의 처리 방식에 따라 중국의 반응 수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다. 공존을 말하되, 그 조건을 대만 문제로 못 박은 셈이다.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성사된 부산 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아예 거론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대만 문제를 둘러싼 시 주석의 경고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담 전날 대만 앞세운 ‘4대 레드라인’중국은 회담 전날 주미 중국대사관 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통해 4대 레드라인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대만 문제, 민주주의와 인권, 발전 경로와 정치 시스템, 중국의 발전권 등이다. 그 맨 앞에 대만 문제가 놓였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 문제를 “핵심이익 중의 핵심”이자 “미중 관계 발전의 정치적 기초”로 규정해왔다. 중국에 대만은 양안 관계를 넘어 정권 정통성과 영토 보전, 대외관계의 한계선을 함께 담은 사안이다. 회담 직전 레드라인을 다시 꺼낸 것은 미국을 향한 압박이자 중국 내부를 향한 메시지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 선을 건드리면 협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이고, 중국 내 강경 여론에는 “대만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호다. 시 주석의 회담장 발언은 이 사전 경고의 연장선이었던 셈이다.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공존의 문은 열어두되, 그 문턱에 대만 문제를 세워 ‘조건부 공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당시 자금성 의전으로 ‘대국의 부상’을 보여줬다면, 이번 회담에서는 대만 문제를 통해 달라진 힘의 균형을 직접 확인시키려 한 것으로 평가된다.
  • 고령화에 무임손실도 눈덩이…전국 도시철도 기관들 “국비 보전 법제화만이 답”

    고령화에 무임손실도 눈덩이…전국 도시철도 기관들 “국비 보전 법제화만이 답”

    노인들이 교통카드를 찍을 때 도시철도 요금은 0원. 1984년부터 국가가 시행한 법정 무임승차 제도 덕분이다.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가 혜택을 받는다. 그런데 이 ‘0원’의 청구서는 40년째 국가가 아닌 도시철도 운영기관에만 돌아온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청원심사소위원회에 ‘도시철도 무임손실 국비 보전 법제화 촉구 청원’이 안건으로 올라,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 회부가 최종 결정됐다고 00000일 밝혔다. 22대 국회에서 계류 중인 도시철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병합 심사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24일 국민동의청원 5만2186명을 달성하며 상임위 회부 요건을 충족한 지 5개월 만의 성과다. ■ 숫자로 보는 착한 적자, 도시철도에 닥친 재정 위기 무임수송제도가 도입된 1984년, 전국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4.1%에 불과했다. 2025년에는 21.2%로 급증했고 2050년에는 40.1%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제도는 그대로인데 감당해야 할 무게만 다섯 배 늘었다. 가장 심각한 곳은 부산이다. 2021년 10월, 부산은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먼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5.5%에 달한다. 지난해 부산도시철도 전체 승객 중 무임승객 비율은 34.9%로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부산·서울·대구·인천·광주·대전) 중 가장 높다. 그중 88.6%가 만 65세 노인이다. 무임손실액은 운수수입의 67.1% 수준인 1854억원으로, 지난해 당기순손실 2143억원의 86.5%를 차지한다. 여기에 2022년 4월 이후 총 7회에 걸쳐 인상된 전기요금이 급증하며 재정 압박은 한층 가중됐다. 심각한 재정난에 부산교통공사가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전동차에 고효율 주행시스템을 도입하고 환기실에 고효율 인버터를 설치해 2025년 전력 사용량을 절감했다. 고강도 긴축 재정으로 비용 205억원도 추가로 아꼈다. 2023년 10월과 2024년 5월 기본운임을 150원씩 두 차례 인상했지만, 운임 현실화율은 여전히 29.6%에 불과하다. 요금 인상만으로 구조적 적자를 해소하기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 ■ 코레일은 받는데 도시철도는 왜 못 받나 핵심 모순은 형평성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2005년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으로 무임손실에 대한 국비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2016~2024년 전체 무임손실의 약 74.3%에 해당하는 1조 6634억원을 국비로 지원받았다. 반면,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동일한 법정 무임승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국비 지원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 같은 복지를 제공하고 같은 손실을 입는데 법 조항 하나 차이로 운명이 갈린다. 서울 신도림역에서 코레일 1호선 개찰구를 통과하면 국비 보전이 되지만, 같은 역 서울교통공사 2호선 개찰구를 통과하면 국비 보전이 없다. 같은 역, 같은 어르신, 다른 청구서다. 65세 이상 국민이라면 거주지, 소득, 시간대와 관계없이 전국 어디서나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방정부는 이를 거부할 권한도 조정할 권한도 없다. 무임수송제도는 명백한 국가 사무다. 운영기관은 무임수송제도에 긍정적이다. 어르신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 여가 생활과 경제활동을 활성화하고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연간 2362억원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국가에 귀속된다고 추정된다. 한편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2025년 당기순손실은 1조4875억원이다. 이 중 무임손실이 7754억원으로 52.1%를 차지한다. 2040년에는 1조402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계된다. 이병진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이렇게 비용은 운영기관이 지면서 편익은 국가가 가져가는 불균형한 구조”라며 “해결의 출발점은 국가가 무임수송제도 책임의 주체임을 법에 명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도시철도 무임손실 국비 보전 법제화, 국토위 법안소위 ‘본무대’ 오른다 도시철도 무임손실 국비 보전 법안은 20여년 동안 반복적으로 발의됐다가 전부 폐기됐다. 22대 국회에도 현재 5건의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4월 27일 청원심사소위의 결정으로 곧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도시철도 공익서비스 국비 부담 신설 조항을 담은 도시철도법안과 병합 심사가 이뤄진다. 관련 법안이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심사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도 4월 30일 도시철도 운영기관과 소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도시철도 공공 서비스 의무(PSO) 관련 어려움을 해소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입법부가 움직이는 동시에 행정부도 관심과 해결 의지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오는 5월 30일에는 제22대 국회 후반기가 출범한다. 6개 운영기관은 전반기 내 처리를 강력히 촉구하는 한편, 후반기 상임위가 구성되는 5~6월 이후에도 새 위원들을 대상으로 입법 논의가 이어지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현재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무임수송제도 현황과 재정 영향, 사회적 가치, 국내외 사례 비교 분석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정책 대안을 개발하는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연구용역 결과는 관련 법안 개정의 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어 9~11월 국회 예산심의 시기에는 정부 예산 반영을 촉구하고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공론화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가 연대하고 국민이 서명하고 국토교통부가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제 남은 것은 국회의 답”이라고 강조했다.
  • 대통령 자격 있나…트럼프 “국민들 경제 고통? 상관 없어” 발언 논란 [핫이슈]

    대통령 자격 있나…트럼프 “국민들 경제 고통? 상관 없어” 발언 논란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자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고물가·고유가로 고통받는 국민의 경제적 형편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 힐의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로부터 ‘미국인의 경제적 형편이 이란과의 합의 동기가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조금도 아니다. 이란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단 하나, 그들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미국인들의 재정 상황을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단 한 가지만 생각한다.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고유가와 이로 인한 물가 상승 압박으로 신음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50달러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최근 12개월 동안 3.8% 올랐고, 4월 한 달 동안에도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합의가 이뤄지면 휘발유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란과의 종전 협상은 사실상 교착에 빠졌고 오히려 이란의 대응은 더욱 강경해지는 상황이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에너지 공급망 마비로 허덕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로지 자신의 출구전략만을 앞세워 자국민의 경제적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간선거에 악영향 미칠 이란 전쟁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이 결국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 11일 공개된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자신이 사는 지역의 생활비를 끌어올렸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5%는 이란 전쟁이 자신의 재정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기름값과 물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정책을 향한 피로감도 확산하는 흐름이다. 지난달 3일 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순 지지율은 –21로 나타났다. 순 지지율은 지지 응답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을 뺀 숫자다. 순 지지율 –21은 조 바이든 전임 대통령은 물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와 관련해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호감은 통계로 표현된 것보다 훨씬 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실제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훨씬 더 큰 격차로 패배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어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을 토대로 “현재 시점에서 모의 중간선거를 진행한다면 민주당이 하원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95%”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28일 로이터·입소스가 지난달 15~20일 성인 1269명을 대상으로 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4%에 불과했다. 이는 2기 집권 들어 최저치다. 미·중 정상회담, 트럼프 돌파구 될까오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약 8년 반 만이다. 다만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약화를 초래한 문제들의 해결을 모색할 만한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미국의 승리로 마무리한 뒤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중간선거에서 유리할 카드를 얻어 올 계획이었지만, 오히려 상황은 반대에 가깝다. 종전은 요원하고 지지율도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방문을 6주 연기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굴복시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현재 시점이면 이란이 농축 우라늄 수백㎏을 전량 반출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을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폐쇄되어 있고 재개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앞에서 꺼낼 카드가 현저히 부족함을 의미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길에 오르면서 “시 주석과 논의할 것이 많다. 무엇보다 무역이 최우선 의제”라고 밝혔다. 또 이란 전쟁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해 전쟁이 협상력을 약화하는 것을 경계했다.
  • 전남도교육청 4,440억원 감소에 재정 쇼크

    전남도교육청 4,440억원 감소에 재정 쇼크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여파로 전남교육 재정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교육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정선 전남광주통합교육감 후보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남교육이 직면한 재정 위기는 단순한 긴축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개혁의 기회”라며 교육재정 운용의 전면적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남교육청의 2026년 예산은 전년 대비 4,440억 원(9.1%) 감소했다.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중앙정부 이전수입 감소와 기금 축소가 겹치면서 재정 압박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이번 위기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정된 재정을 학생들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집중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핵심 정책은 ▲365-스터디룸 확대 ▲1고교 1대입 디렉터 배치 ▲1인 1AI 튜터 도입 ▲공립형 윈터스쿨 운영 ▲지역 산업 연계형 특성화고 확대 등이다. 단순 현금성 지원이나 보여주기식 사업보다 공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데 예산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광양 이차전지, 고흥 우주항공, 여수 에너지·MICE, 나주 AI·에너지 산업 등 지역 전략 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교육 확대 방안도 내놨다. 교육과 취업, 지역 정착이 이어지는 ‘정주형 교육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학생과 학부모가 전남에서도 충분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갖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복지”라며 “성과 없는 사업은 과감히 재검토하고 미래 역량 강화 분야에 재정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삼성전자 노사 첫날 합의 실패… 오늘 조정안 제시할 수도

    삼성전자 노사 첫날 합의 실패… 오늘 조정안 제시할 수도

    노조, 성과급 상한 폐지 재차 요구사측, 제도화 거부로 ‘평행선’ 달려암참 “파업 시 경쟁국 이익” 우려구윤철 부총리, 중재 의지 재강조 삼성전자 노사가 11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첫날 회의에서 11시간 30분에 이르는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중노위가 “내일 일단 조정안을 제시할 정도의 논의는 진행됐다”고 밝히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은 남겨뒀다. 같은 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까지 총파업 우려를 공개 표명하면서 노사 협상에 대한 압박 수위도 커지는 모습이다. 황기돈 중노위 조정위원은 이날 오후 9시 30분쯤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그냥 내일 계속하는 걸로 결정됐다”며 “내일 일단 조정안을 제시할 정도의 얘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가 서로 이야기해서 굳이 조정안을 안 내고 (노사끼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으면 그 방법으로 가는 것이 최고이고, 안 되면 조정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 지급 제도화를 재차 요구했고, 사측은 상한 폐지의 제도화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과 상한 폐지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한 입장이 없으면 조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협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암참은 이날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문을 내고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암참은 “삼성전자에서 상당한 수준의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병목과 가격 변동성 확대, 조달 안정성 악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략 산업 내 노동 불확실성은 한국이 구축해온 안정적 제조·기술·공급망 허브로서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참 회원사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는 인공지능(AI) 서버·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암참은 “운영 안정성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경쟁국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정부도 중재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가 반도체 칩을 구하려고 하는 중요한 시기에 노사 불협화음으로 스스로 기회를 놓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노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주길 다시 한번 당부한다”고 말했다.
  • 묵힌 말 많은 트럼프·시진핑… 이틀간 6차례 ‘끝장 회동’

    묵힌 말 많은 트럼프·시진핑… 이틀간 6차례 ‘끝장 회동’

    최대 현안 ‘이란전쟁’ 등 의제 산적트럼프, 中 통해 종전안 압박 계획시진핑은 대만 독립 반대 요구 전망희토류·수출 통제 등 완화도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양국 정상의 대좌는 지난해 10월 말 부산에서 이뤄진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동 전쟁을 비롯해 대만 문제, 무역 전쟁 등 안보와 경제를 아우르는 폭넓은 사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11일 미국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의 발표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 초청으로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건 1기 집권기인 2017년 11월 이후 8년 6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시간으로 13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해 14일 공식 환영 행사에 참석한 뒤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같은 날 두 정상은 베이징 명소인 톈탄공원을 둘러보고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중국을 떠나기 전 시 주석과 티타임과 업무 오찬을 갖는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14~15일 이틀간 최소 여섯 차례에 걸쳐 공식 일정에서 대면한다. 중동 정세 악화로 한 차례 연기된 끝에 성사된 이번 회담에서는 최대 안보 현안인 이란 전쟁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해 미국의 종전안을 수용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 대한 중국의 재정 지원과 무기 수출 중단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대만 문제 역시 주요 의제다. 중국은 그간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을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해왔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중동 전쟁 중재를 지렛대 삼아 미국에 대만 무기 판매 중단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 정부 당국자는 사전 브리핑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기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되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계속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 문제도 양국의 관심사다. 주요 외신은 두 정상이 현재의 ‘무역 휴전’ 상태를 유지하되 안정적인 교역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 항공기와 대두 등 농산물 대중국 수출 확대와 같은 무역 성과를 거두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비군사적 용도’로 사용한다는 전제 아래 미국에 희토류 공급을 제안하고, 미국으로부터 대중 수출 통제 완화 등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 이번 회담에서 극적인 합의나 중대한 양자 협정이 도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보 현안에 대한 이견이 팽팽한 만큼 투자·무역 분야의 가시적인 성과에 집중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오밍하오 상하이 푸단대 미국학 센터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회담에서 특별히 실질적이고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고 평가했다.
  • 삼성전자 노사 첫날 합의 실패…암참 “파업 시 경쟁국 이익” 우려

    삼성전자 노사 첫날 합의 실패…암참 “파업 시 경쟁국 이익” 우려

    삼성전자 노사가 11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첫날 회의에서 11시간 30분에 이르는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중노위가 “내일 일단 조정안을 제시할 정도의 논의는 진행됐다”고 밝히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은 남겨뒀다. 같은 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까지 총파업 우려를 공개 표명하면서 노사 협상에 대한 압박 수위도 커지는 모습이다. 황기돈 중노위 조정위원은 이날 오후 9시 30분쯤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그냥 내일 계속하는 걸로 결정됐다”며 “내일 일단 조정안을 제시할 정도의 얘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가 서로 이야기해서 굳이 조정안을 안 내고 (노사끼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으면 그 방법으로 가는 것이 최고이고, 안 되면 조정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 지급 제도화를 재차 요구했고, 사측은 상한 폐지의 제도화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과 상한 폐지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한 입장이 없으면 조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협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암참은 이날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문을 내고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암참은 “삼성전자에서 상당한 수준의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병목과 가격 변동성 확대, 조달 안정성 악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략 산업 내 노동 불확실성은 한국이 구축해온 안정적 제조·기술·공급망 허브로서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참 회원사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는 인공지능(AI) 서버·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암참은 “운영 안정성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경쟁국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정부도 중재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가 반도체 칩을 구하려고 하는 중요한 시기에 노사 불협화음으로 스스로 기회를 놓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노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주길 다시 한번 당부한다”고 말했다.
  • “검증 끝났는데 돈이 문제”…KF-21 120대 전력화, 속도 조절하나 [밀리터리+]

    “검증 끝났는데 돈이 문제”…KF-21 120대 전력화, 속도 조절하나 [밀리터리+]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개발 사업의 마지막 관문을 넘었다. 지상 시험과 1600여회 비행 시험을 거쳐 최종적으로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제 KF-21은 시제기 검증 단계를 지나 실제 공군 전력으로 들어가는 단계에 섰다. 문제는 속도다. 정부는 2028년까지 초도 양산 물량 40대를 공군에 인도하고 2032년까지 후속 물량 80대를 추가 생산해 총 120대를 전력화한다는 구상을 세워왔다. 그러나 최근 국방 예산 압박이 커지면서 연도별 인도 물량과 전력화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술 검증은 끝났다. 남은 변수는 돈이다. 방위사업청은 7일 한국형 전투기 KF-21 사업이 체계 개발의 최종 관문인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정은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이후 진행된 후속 시험 평가를 통해 KF-21 블록-I의 성능 검증이 완료됐다는 의미다. 방사청은 KF-21이 공군의 작전운용성능(ROC)을 충족했으며 실제 전장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 수준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KF-21 체계 개발 사업은 내달 중 최종 종료된다. ◆ 1600회 날고 1만 3000개 조건 검증했다 KF-21 사업은 2001년 8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국산 첨단 전투기 개발 선언을 계기로 출발했다. 2015년 12월 체계 개발에 본격 착수했고 2021년 5월 최초 시험 평가를 시작했다. 검증 과정은 길었다. KF-21은 올해 2월까지 약 5년 동안 각종 지상 시험을 거치며 내구성과 구조 건전성을 확인했다. 시제기 비행 시험도 1600여회 진행됐다. 공중 급유와 무장 발사 시험을 포함해 1만 3000여개 비행 시험 조건을 검증했다. 전투용 적합 판정은 단순히 “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군이 요구한 작전 성능을 충족하고 실제 전력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개발 단계의 시제기가 아니라 전투 부대 배치를 전제로 한 무기 체계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노지만 방사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라며 “향후 양산 및 전력화도 차질 없이 추진해 공군의 작전수행능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하반기 공군 인도…F-4·F-5 대체 본격화 올해 3월 출고된 KF-21 양산 1호기는 하반기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후 생산 물량도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된다. KF-21은 공군의 노후 전투기 F-4와 F-5를 대체할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F-4와 F-5는 오랜 기간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운용됐지만 기체 노후화와 정비 부담이 커졌다. KF-21 전력화는 단순한 신형기 도입이 아니다. 한국 공군의 세대교체 작업과 직결된다. 초도 양산 물량은 공대공 능력 위주의 블록-I 형상이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2028년까지 40대가 공군에 인도된다. 이후 2032년까지 공대지·공대함 능력을 확보한 후속 물량 80대를 추가 생산해 총 120대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 구상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KF-21은 한국 공군의 중추 전력으로 자리 잡는다. F-35A가 고난도 스텔스 침투와 전략 표적 타격 임무를 맡는다면 KF-21은 방공과 공중 우세, 장거리 초계, 노후 전투기 대체의 축을 담당하게 된다. ◆ 합격증 받았다…남은 변수는 예산 하지만 전투용 적합 판정이 곧바로 120대 전력화의 속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 단계에서 성능을 입증했더라도 양산 단계에서는 훨씬 큰 재정 부담이 뒤따른다. 기체 생산비만 필요한 것도 아니다. 무장 통합, 정비 체계, 조종사 교육 훈련, 부품 확보, 기지 운용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후속 물량으로 갈수록 공대지·공대함 능력 확보와 추가 시험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최근 국방 예산 전반에 대한 압박은 KF-21 전력화 일정의 변수로 떠올랐다. 방사청은 공군과 KF-21 양산 및 전력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0대 도입 계획 자체가 당장 흔들린다는 뜻은 아니지만 예산 배분 상황에 따라 연도별 인도 물량과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KF-21은 한국이 독자 개발한 첫 초음속 전투기다. 개발 성공만으로도 항공 산업과 방위 산업에 의미가 크다. 향후 수출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단순한 군 전력 사업을 넘어 국내 항공 생태계의 기반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투기는 개발이 끝났다고 곧바로 전력이 되지 않는다. 충분한 수량이 부대에 배치되고, 무장과 정비 체계가 안정적으로 따라붙어야 한다. KF-21은 이제 기술의 시험대를 넘었다. 남은 변수는 예산이다. 한국 공군이 계획대로 120대 규모의 보라매 전력을 얼마나 빠르게 손에 넣을 수 있을지가 향후 전력화의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 “짧게 끝난다더니”…트럼프 이란전, 37조 쓰고 ‘수렁’ 빠졌다 [핫이슈]

    “짧게 끝난다더니”…트럼프 이란전, 37조 쓰고 ‘수렁’ 빠졌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전이 두 달째 장기전 수렁에 빠졌다. 백악관은 당초 “짧게 끝나고 경제 충격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전쟁 비용은 이미 250억 달러, 우리 돈 약 37조 원으로 불어났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 여파로 에너지 시장은 흔들리고 미국 내 여론과 공화당 내부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이 크고 인기 없는 데다 뚜렷한 출구 전략도 없는 이란전의 현실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했던 단기전과 제한적 경제 충격 전망이 무너지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명분은 이란의 핵무장 저지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군사시설을 타격하고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고위 인사들을 제거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 체제는 무너지지 않았다. 이란은 여전히 미국을 압박할 군사 능력을 유지한 채 버티고 있다. ◆ “후회 없다”지만…짧은 전쟁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힌다. 그는 지난 1일 플로리다주 더빌리지스에서 열린 지지자 행사에서 “어리석었는지 용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명한 일이었다”며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쟁의 청구서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가 처음 공개한 비용 추산은 이란전이 더 이상 ‘짧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막대한 재정 부담을 동반한 장기전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이 숫자도 최종 청구서가 아닐 수 있다. 앞서 CNN과 CBS 등은 미 국방부의 250억 달러 추산에 중동 내 미군기지 복구비와 파괴된 장비 교체 비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 비용까지 더하면 전체 전쟁 비용이 400억~500억 달러, 우리 돈 약 59조~74조 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도 부담을 키운다. 해협은 앞으로도 수주 동안 사실상 닫힌 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이 곧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은 가격 상승이 올해 남은 기간 계속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 합의도 출구도 없다…커지는 정치 청구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흔들린다. 그는 불과 3주 전만 해도 이란이 미국 요구를 모두 받아들였고 돌파구가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이란이 농축우라늄 반출에 협조하고 에너지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이란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는 이란이 합의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테헤란 지도부가 혼란스러워 누가 결정권을 쥐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했다. 이란 공격 재개 가능성도 열어뒀다. 플로리다에서 기자들이 공격 재개 가능성을 묻자 구체적 설명을 피하면서도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이란의 최신 제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쟁은 외교 갈등으로도 번졌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미국 행정부는 독일 주둔 미군 수천 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전과 거리를 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도 비슷한 조치를 시사했다. 2주 뒤 중국 방문도 부담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해왔다. 미 의회 내부에서도 불만이 커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지속을 위한 의회 승인을 요청하지 않았다. 법정 시한인 60일을 넘겼지만 행정부는 휴전이 사실상 시계를 멈췄기 때문에 별도 승인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말해 행정부 논리를 스스로 흔들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이른바 ‘시계 정지’ 논리에 의문을 제기한다. 중간선거를 6개월 앞두고 전쟁 비용과 유가 상승, 여론 악화가 동시에 쌓이면 공화당도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NYT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이 이란전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란 핵 능력을 막기 위해서라면 휘발유 가격 상승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쟁 두 달째 공식 비용은 37조 원으로 불어났고 최종 청구서는 더 커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닫혀 있으며 협상 출구도 보이지 않는다. “짧게 끝날 것”이라던 이란전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와 경제, 정치 리스크를 동시에 키우는 장기전으로 바뀌고 있다.
  • [한정훈의 미디어gpt] 디즈니를 겨눈 FCC의 칼날

    [한정훈의 미디어gpt] 디즈니를 겨눈 FCC의 칼날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최근 디즈니 산하 ABC 직영 방송국 8곳의 방송 면허 갱신 조기 심사를 전격 명령했다. 1969년 미시시피주 잭슨의 한 방송국이 인종차별 편성으로 면허를 잃은 이래 반세기 만에 등장한 ‘핵폭탄급’ 규제 카드다. 미국 방송 규제의 변곡점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세 갈래 흐름이 겹쳐 있다. 트럼프 2기의 미디어 통제 기조,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위법 차별’로 재정의해 방송사를 우회 압박하는 규제 전략, 그리고 대형 미디어 업체의 동시다발적 재편기에 그 어느 때보다 커진 FCC의 ‘협상 레버리지’다. 행정부가 콘텐츠·편성에 보내는 신호 효과 자체가 무기로 작동한다. 직접적 도화선은 코미디였다. ABC 심야 쇼 진행자 지미 키멀이 ‘예비 미망인 같은 광채’라며 멜라니아 트럼프를 조롱한 농담이 방송을 탔다. 며칠 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장 외곽에서 총격 사건이 터졌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키멀을 즉각 해고하라”고 요구했다.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FCC 명령이 공개됐다. 표면적 명분은 DEI다. 브렌던 카 FCC 위원장은 디즈니의 DEI 정책이 “회사의 장기적 인격 문제”라며 수위를 높여 왔다. 미국 방송 규제에서 ‘인격 자격’은 통상 형사 범죄·반복적 위법·반(反)트러스트 위반에 적용돼 온 면허 박탈의 핵심 사유다. DEI 비판을 면허 회수의 법적 근거로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설계로 읽힌다. 다년에 걸친 법정 공방이 예상되지만 그사이 자기 검열을 유발하는 ‘냉각 효과’가 더 큰 결과로 남을 수 있다. 한국도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국 시장 진입을 모색하는 한국 기업들은 FCC의 규제 환경 안에서 비즈니스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콘텐츠만 잘 만들면 된다”는 식의 접근으로는 부족하다. 미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채널, 미국 정가에서의 정책 네트워크, 미디어 규제에 대한 비교 연구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최소한의 ‘인프라’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형 다양성·젠더·인종 관련 콘텐츠가 미국 규제 당국과 법원 시선에 어떻게 비칠지, 어떤 리스크와 기회가 생길지 사전 검토도 필수다. 방송 규제의 정치화는 더이상 미국만의 이슈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오랜 공백과 파행 끝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출범했다. OTT·FAST·플랫폼을 아우르는 새로운 규제 체계 설계가 첫 과제다. 미국 사례는 거울이 될 수 있다. 공익성과 다원성을 명분으로 한 규제가 어떻게 특정 사업자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 또 그 과정이 어디에서 헌법적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미디어의 자유를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어떻게 제도적으로 보장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이제 FCC만이 아니라 방미통위 앞에도 똑같이 놓여 있다. 오는 28일까지 FCC가 디즈니를 상대로 벌이는 규제 카운트다운은 특정 기업만의 타이머가 아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모든 미디어 사업자에게 동시에 울리고 있는, 새로운 규제 시대의 초침이기도 하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
  • “37조라더니 74조”…트럼프 이란전 청구서, 동맹국에 돌아오나 [핫이슈]

    “37조라더니 74조”…트럼프 이란전 청구서, 동맹국에 돌아오나 [핫이슈]

    미국의 이란 전쟁 비용이 당초 보고치보다 두 배 가까이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 국방부는 의회에 전쟁 비용이 250억 달러(약 37조 원)라고 보고했지만, 이 계산에는 중동 미군기지 복구비와 파괴된 군사 자산 교체 비용이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구서는 미국 내부 예산 문제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전쟁 비용이 커질수록 미국은 동맹국에 더 큰 안보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도 방위비 분담과 유가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CNN은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산정한 이란전 비용 250억 달러에 중동 내 미군기지 피해 복구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기지 재건과 파괴된 군사 자산 교체 비용까지 더하면 전체 비용이 400억~500억 달러(약 59조~74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 국방부 회계책임자가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전 비용을 250억 달러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비용에 파괴된 기반시설 재건비가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 탄약값만 37조 원…복구비가 변수 쟁점은 250억 달러라는 숫자가 무엇을 담고 있느냐다. 미 국방부 회계책임자는 청문회에서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이 탄약 지출이라고 설명했다. 전투기와 폭격기가 투하한 정밀유도무기, 해군 함정과 잠수함에서 발사한 미사일, 방공·요격 체계 운용 비용 등이 핵심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전쟁 비용은 쏜 무기값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란의 반격으로 타격을 받은 미군기지를 복구하고, 파괴되거나 손상된 장비를 다시 확보하는 데에도 막대한 돈이 든다. 전쟁 초기 이란은 중동에 산재한 미군기지를 집중 공격했다. 바레인과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지의 미군 시설이 48시간 동안 타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활주로와 격납고, 연료 저장시설, 통신·지휘시설 등 핵심 인프라 피해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가 군사 자산 손실도 변수다. 요르단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레이더가 파괴됐고, 사우디아라비아 공군기지에 있던 미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3 센트리도 손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레이더는 미사일 탐지·추적의 핵심이고, E-3 센트리는 공중 지휘통제 자산이다. 한 대 손실만으로도 전력 공백과 교체 비용이 동시에 발생한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250억 달러에 기지 복구 비용이 포함됐는지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피했다. 그는 이란전이 이란의 핵무기 확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결국 250억 달러는 전쟁의 최종 청구서라기보다 현재까지 확인된 직접 지출에 가깝다. 미국이 공격에 쓴 비용은 계산했지만, 맞은 뒤 복구하는 비용은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셈이다. ◆ 방위비·유가 압박…동맹국 청구서 되나 이란전 비용이 커질수록 미국은 동맹국에 더 큰 안보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중동에서 기지를 다시 세우고 파괴된 장비를 채우고 추가 방공망을 배치하려면 결국 예산이 필요하다. 이 부담이 미국 재정에 쌓이면 워싱턴의 시선은 해외 주둔 비용 전체로 향할 수 있다. 한국에 이란전 비용을 직접 청구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 안보를 미국이 떠안고 있다”는 논리를 강화하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주일미군 비용, 나토 방위비, 중동 안보 비용이 하나의 정치적 묶음으로 다뤄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의 방위비 증액을 반복적으로 압박해왔다. 미국 내에서 이란전 청구서가 커질수록 동맹국이 더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 유가와 물류비도 변수다. 이란전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맞물려 있다. 호르무즈는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오가는 핵심 통로다. 이 해역의 긴장이 길어지면 국제유가, 해상보험료, 운송비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원유와 가스 가격이 오르면 정유, 석유화학, 항공, 해운, 제조업 비용이 연쇄적으로 올라간다.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미 국방부는 아직 기지 피해 규모와 복구 비용 산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어떤 시설을 원상 복구할지, 더 큰 규모로 재건할지, 일부 비용을 동맹국과 나눌지에 따라 최종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 공개된 250억 달러가 불완전한 숫자라는 점이다. 전쟁은 전장에서 끝나도 청구서는 뒤늦게 도착한다. 미국의 이란전 비용 논란이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닌 이유다.
  • 푸틴, 휴전 말하자마자 뒤통수?…1500㎞ 날아 러 석유시설 때렸다 [핫이슈]

    푸틴, 휴전 말하자마자 뒤통수?…1500㎞ 날아 러 석유시설 때렸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임시 휴전을 논의한 직후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의 석유시설이 불길에 휩싸였다. 우크라이나는 국경에서 1500㎞ 넘게 떨어진 우랄산맥 인근 시설을 드론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페름 인근 석유 펌프장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표적은 러시아 국영 송유관 운영사 트란스네프트가 소유한 시설이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이곳을 러시아 석유 운송망의 핵심 거점으로 지목했다. ◆ 휴전 얘기 직후 러 석유시설 불길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전화 통화로 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을 논의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 문제와 관련해 지원 의향을 보였다면서도 “나를 돕기 전에 당신의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크렘린도 휴전 구상을 띄웠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5월 9일 전승절 행사 기간 휴전을 선언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장은 휴전 분위기와 거리가 멀었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보안국 발표를 인용해 드론들이 28일 밤부터 29일 새벽 사이 페름 선형 생산·분배 스테이션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 시설은 우크라이나에서 직선거리로 1500㎞ 이상 떨어져 있다. ◆ 1500㎞ 밖까지 간 우크라 드론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전은 최근 러시아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겨냥한다. 정유시설, 저장시설, 항만, 송유관 관련 시설이 잇따라 표적이 됐다. 러시아가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핵심 수입원이 에너지라는 점을 노린 공격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페름 시설이 원유를 여러 방향으로 나눠 보내는 전략 거점이라고 주장했다. 페름 정유소로도 원유를 공급하는 시설이라는 설명이다. 현지 매체들은 초기 보고를 토대로 저장탱크 다수가 불길에 휩싸였다는 주장도 전했다. 다만 피해 규모는 러시아 측 확인이 더 필요하다. AP통신도 이번 공격으로 페름 인근 석유 펌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영토가 넓고 방공망이 분산돼 있다는 점을 우크라이나가 파고드는 모양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방도 키우고 있다. 러시아 측은 밤사이 우크라이나 드론 98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도 러시아가 대규모 드론 공격을 벌였고 이 가운데 154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 젤렌스키 “장거리 제재”…러 석유망 정조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러시아 전쟁 경제를 겨냥한 ‘장거리 제재’로 규정했다. 그는 보안국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며 “직선거리로 1500㎞가 넘는다. 우리는 계속 사거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타격이 러시아 군수산업과 물류, 석유 수출 능력을 줄이는 정당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같은 날 러시아 오르스크와 페름의 산업시설도 드론 공격을 받았다. 오르스크에서는 러시아 대형 정유시설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오르스크네프테오르그신테즈가 타격을 받았다. 이 시설은 연간 약 500만∼600만t의 원유를 처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러시아 흑해 연안의 투압세 정유소와 해양터미널에서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키이우포스트는 투압세 정유소가 최근 2주도 안 되는 기간에 세 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정유·저장·운송 시설을 잇달아 겨냥하며 전선 밖 에너지 기반시설을 전쟁의 핵심 표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석유시설을 노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밀어내는 것만큼이나 전쟁을 떠받치는 돈줄과 물류망을 흔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원유·석유제품 수출은 국가 재정과 전쟁 지속 능력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 휴전은 말뿐, 전쟁은 더 깊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를 긍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양측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영토 양보를 고수하고 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휴전 논의가 나왔지만 전쟁을 멈출 조건은 아직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번 공격은 그 불신을 더 키웠다. 정상 간 통화에서는 휴전이 거론됐지만 현장에서는 러시아 석유시설이 불탔다.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드론으로 러시아 후방을 압박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도시와 기반시설을 계속 타격하고 있다. “휴전”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에도 전쟁은 더 멀리, 더 깊숙한 곳으로 번지고 있다.
  • ‘2100원 코앞’ 한국 기름값 더 오른다…국제 유가 4년 만에 최고치 경신 [핫이슈]

    ‘2100원 코앞’ 한국 기름값 더 오른다…국제 유가 4년 만에 최고치 경신 [핫이슈]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에 빠지면서 에너지 혼란이 장기화하자 국제 유가가 또다시 급등했다. 29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장중 배럴당 119.76달러로 고점을 높이며 2022년 6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약 7% 상승한 배럴당 106.88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앞서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소식 이후에도 상승한 바 있다. 지난 28일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11.26달러로 전장 대비 2.8% 올랐다. 브렌트유는 이날 상승으로 7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WTI 선물도 지난 13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의 OPEC 탈퇴가 국제 유가 하락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시장은 그의 기대와 다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로이터에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UAE의 탈퇴 소식은 원유 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상당한 매도세를 촉발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공급량이 늘어도 갈 곳이 없다. 유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 반영되는 시기는?아랍에미리트의 OPEC 탈퇴와 국제유가 최고치 경신이 국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주유소의 소비자 판매 가격은 브렌트유 등 기준 가격에 더해 원/달러 환율과 정유사의 정제·운송비용 및 마진과 더불어 부가가치세 등 세금 등을 포함해 정해진다. 최고가를 경신한 브렌트유의 가격이 한국 주유소에 반영되기까지는 2~3주의 시간이 걸리지만, 유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일부 주유소는 가격을 미리 올려 선반영하기도 한다. 우리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지만, 전쟁 장기화로 정부 재정 부담이 커지고 석유 소비를 억제하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제도를 당장 종료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동안 민생 안정을 위해 억눌러왔던 누적 인상 억제분이 한꺼번에 반영될 경우 국내 유가가 폭등해 서민 경제에 막대한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 국면에서도 4차 석유 최고 가격을 인하하기보다는 동결했다. 국제유가 하락 시에 최고 가격을 동결해 그간 쌓여온 누적 인상 억제분을 줄여 나감으로써 제도 해제 시점의 충격을 미리 완화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30일 오전 9시 기준 휘발유 가격 전국 평균은 2009.21원으로 전날보다 0.19원 상승했다. 서울 평균은 2049.10원으로 약 0.5원 상승했다. 트럼프 “호르무즈 봉쇄 이어갈 것”전 세계가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악시오스에 “이란과 핵 프로그램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해상 봉쇄를 계속하겠다”면서 “봉쇄가 폭격보다 다소 더 효과적이다. 그들은 ‘숨이 막힌 돼지’처럼 압박받고 있으며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의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석유 저장 시설과 송유관이 폭발 직전의 상태가 됐다는 주장을 반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해결을 원하고 나는 봉쇄를 계속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봉쇄를) 해제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란 역시 미국이 호르무즈 역봉쇄를 해제하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주말 파키스탄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함께 개방하고 전쟁을 먼저 끝내고 핵 프로그램 쟁점은 이후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초기부터 핵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6·3 지방선거 앞두고 ‘의·양·동 통합’ 다시 수면 위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북부 중앙에 위치한 의정부·양주·동두천 3개 시 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도시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행정 규모 확대를 통한 ‘100만 특례시’ 필요성이 지역 현안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8일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최근 지역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 잇따라 통합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서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개별 도시 단위로는 산업과 교통, 교육 등 핵심 인프라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현실 인식이 확산하면서 행정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시민단체인 ‘의·양·동 통합 범시민연대’는 양주별산대놀이마당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북부의 중심-의·양·동 통합시의 미래를 묻다’ 토론회를 열고 “세 도시 통합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며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강수현 양주시장이 27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재선 도전을 선언하며 “세 도시 통합을 추진해 100만 특례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과거 정치적 이해관계로 무산된 통합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시민이 주도하는 통합을 통해 경기북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의정부·양주·동두천 통합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9월 의정부시의회가 행정구역 통합 건의안을 의결하며 공식 논의가 시작됐고 2012년에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통합 요구가 이어졌다. 그러나 일부 지역 반발과 정치적 이해관계 등이 맞물리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됐고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2016년에도 통합 논의가 재점화됐지만 지역 간 이견과 여론 분열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통합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 의결과 주민 의견 수렴, 중앙정부 승인 등 절차가 필요한 만큼 정치권의 추진 의지와 주민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양·동 통합 범시민연대는 앞으로 범시민 서명운동과 공론화 활동을 확대해 통합 추진 동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 고위 관계자는 “김동연 지사가 추진해온 ‘경기북부특별자치도’처럼 통합 논의는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 문제가 아니라 지역 생존 전략 차원의 과제”라면서 “경기북부는 수도권 내에서도 산업 기반과 재정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도시 간 협력과 행정 효율성 제고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 [단독] 공무원연금 ‘밑 빠진 독’ 커진다… 2065년엔 적자만 23조원 돌파

    [단독] 공무원연금 ‘밑 빠진 독’ 커진다… 2065년엔 적자만 23조원 돌파

    2065년에 이르면 대한민국이 1년 동안 벌어들인 부의 0.7%가 공무원연금에 생긴 ‘구멍’을 메우는 데 쓰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공무원의 고용주로서 부담하는 법정 보험료와는 별도로, 부족한 연금 재원을 채우기 위해 투입되는 순수 적자 보전금이 국내총생산(GDP)의 0.69%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드는데 연금 부담은 늘면서 미래 세대의 복지 재원을 잠식하는 ‘재정 블랙홀’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이 28일 입수한 공무원연금공단 산하 연금연구소의 ‘공무원연금 장기 재정추계 보고서’를 보면, GDP 대비 적자 보전금 비중은 2025년 0.33%에서 2065년 0.69%로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정부가 부담해야 할 9%의 사용자 보험료와는 별개로 오직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추가로 투입되는 재정이다. 적자 규모는 이미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19년 2조 563억원이던 적자 보전금은 2024년 7조 4712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8조 6798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향후 증가 속도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2030년에는 10조 7584억원으로 ‘10조원 시대’에 진입하고, 2065년에는 23조 85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065년에는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지출해야 할 돈(41조 7530억원)이 보험료 수입(17조 9002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기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마저도 낙관적 전망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당장 2025년 보전금만 해도 전년 대비 1조 원 넘게 늘어난 흐름을 보면 실제 재정 상황은 이보다 훨씬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 적자 보전금이 정부 재량으로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의무지출’이라는 점이다. 지출이 늘어 다른 재정 여력이 줄어들면 복지 지출 간 ‘제로섬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이미 공무원들에게 장래에 지급할 연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충당부채는 2024회계연도 기준 1052조 30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미래의 빚’이다. 이처럼 재정 압박이 커지고 있는데도 국회 연금개혁특위는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직역연금 개혁을 의제에 올리지조차 않았다. 윤 위원은 “반도체 사이클 덕에 세수가 늘어나는 지금이야말로 부채와 의무지출을 관리할 시기”라며 “직역연금 개혁은 외면한 채 국민연금만 손대는 것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상황을 모면하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 日, 자국 세금으로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한국에게 ‘나쁜 소식’인 이유 [핫이슈]

    日, 자국 세금으로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한국에게 ‘나쁜 소식’인 이유 [핫이슈]

    일본이 자비를 들여 주일미군의 기지 시설 지하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 건물 구조 강화, 시설 분산 배치 등 주일미군 시설의 각종 방호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적에게 주일미군 기지가 공격받는 유사시에 피해를 최소화하고 반격 기능은 유지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강화해 미·일 동맹의 대응 능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일본 당국은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에 필요한 비용도 직접 부담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본은 미일 주둔군 지위 협정을 근거로 주일미군의 병영과 가족용 주택 등을 ‘시설 정비비’ 명목으로 지원해 왔다. 여기에 대규모 비용을 더 투입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일본은 5년마다 체결하는 주일미군 분담금 특별협정에 새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당 항목에는 폭발물과 전자기파 공격 등으로부터 주일미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올여름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과 일본의 주일미군 분담금 협상에서는 GDP 대비 방위비가 2%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동맹국에 재정 기여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의 노력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지만 일본의 향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주일미군 경비로 쓴 돈 2조 이상현재 일본에 주둔하는 주일미군은 약 5만 5000명이다. 지난해 일본이 주일미군 주둔 관련 비용에 쓴 돈은 2274억 엔, 한화로 2조 1000억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끌어올리라고 압박해 왔다. 일본은 이미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기준 방위비 예산을 총 10조 6000억 엔(약 98조원)으로 책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5%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일본은 현재 방위비보다 최소 19조 엔(약 175조 6000억원)을 더 쏟아부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일본이 주일미군 기지 시설 강화를 위한 비용을 부담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방위비 증액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이는 셈이 된다. 한국 방위비 분담금에도 영향 미칠 듯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미·일 동맹을 강조하며 방위비 예산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 비용 부담 역시 동일한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은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는 한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2025년 당시 2026~2030년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을 1조 5192억원에 합의했다. 이는 전년보다 8.3% 오른 것이며 2027년 이후부터는 해마다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을 반영해 올린다. 다만 증가율이 5%를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지난해 기준 한국 GDP(2663조원)의 약 0.06% 수준이다. 일본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를 통해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확대한 만큼, 일본과 비슷하게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는 한국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만료 1~2년 전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다음 협상 시기는 2028~2029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2029년 1월 20일까지인 만큼 차기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설] 연금지출 증가 G20 최고… 기초연금·교육교부금 수술해야

    [사설] 연금지출 증가 G20 최고… 기초연금·교육교부금 수술해야

    국제통화기금(IMF)이 어제 공개한 4월 재정모니터 보고서에 한국 재정의 민낯이 드러났다. 2025년부터 2030년까지 5년 사이 한국의 연금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7% 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연금 지출액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경고다. G20 선진국 평균 연금 지출 증가율은 0.4% 포인트, 일본은 0.2% 포인트에 그친다. 2050년까지 향후 25년 사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연금지출 변동의 순현재가치가 GDP의 41.4%로 G20 선진국 평균 12.2%의 세 배를 웃돈다. 국민연금, 직역연금, 기초연금까지 한국의 공적연금 부담이 그만큼 빠르게 부풀어 오른다는 뜻이다. IMF의 경고가 무거운 것은 1분기 1.7% 깜짝 성장 이면의 허약한 한국경제 근력을 꼬집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올해 1.71%, 내년 1.57%로 낮춰 전망했다. 성장의 기초체력은 허약해지는데 의무지출은 급증하는 구조인 것이다. GDP의 성장은 굼뜨기만 한데 연금·복지 지출이 빠르게 부풀면 미래 세대가 떠안을 청구서는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 된다. 기초연금과 함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지출이 내년부터 한 해 100조원을 넘어선다는 경고도 나왔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총지출 764조 4000억원 중 의무지출은 415조 1000억원으로 54.3%를 차지한다. 나랏돈의 절반 이상이 법적으로 사용처가 정해진 의무지출에 묶이면 재정 압박이 심각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재정 구조의 양대 변수인 기초연금과 교육교부금을 수술하지 않고서는 달리 해법이 없는 것이다. 교육교부금은 1972년 도입된 내국세 20.79% 자동 연동 방식이 반세기 넘게 그대로다. 해마다 70조원을 넘어서는데도 정작 학령인구는 2020년 546만명에서 2060년 302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역설적 상황이다. 이런 기형적인 구조의 폐단을 뻔히 눈으로 확인하면서도 메스를 댈 엄두를 내지 않고 있다. 1분기 성장률에 선방했다고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바람 앞의 등불 같은 한국 재정에 쏟아지는 경고를 아프게 듣는 것이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다. 소득 하위 70%라는 기초연금 수급 범위까지 통째로 수술대에 올려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교육교부금 역시 학령인구 변화에 맞춘 내국세 연동률 조정에서부터 고등교육, 평생교육, 돌봄 등으로 사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까지 두루 폭넓게 들여다봐야 한다.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고 반세기 묵은 제도를 못 본 척할 수는 없다. 기초연금, 교육교부금 재설계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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