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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국고보조금 제도 이대로는 안 된다/강태혁 한경대 교수·전 한국은행 감사

    [열린세상] 국고보조금 제도 이대로는 안 된다/강태혁 한경대 교수·전 한국은행 감사

    우리 경제의 덩치가 커졌다. 세계 경제 깊숙이 편입돼 복잡해지고, 경제구조가 고도로 전문화·세분화되기도 했다. 그런 한국 경제가 요즈음 게걸음을 한다. 한때 세계 10위권까지 도달했던 것이 뒷걸음질을 하더니 몇 년째 14~15위권을 맴돌고 있다. 겉으로 나타난 현상만 보고 하는 질책은 아니다. 발이 자라면 신발을 바꿔야 잘 달릴 수 있듯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려면 국가 운영 시스템이 선진국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1960년대 고도 성장기 때 구축된 “국력 총동원, 효율 극대화” 체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많다. 행정 권한의 중앙 집중과 그물망 통제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 운영 방식은 더이상 우리 경제의 발에 맞지 않는데도 말이다. 나라 살림살이 하는 방식이 그렇다. 지난 7월 1일로 우리 지방자치는 스무 살이 됐다. 분가해도 될 만큼 성장했다는 말이다. 지방의 행정 체제를 보면 자치단체장과 의회의 자리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커졌다. 외양만으로는 모자랄 데 없는 성년이다. 그런데 어른 노릇은 아직 옹골지지가 못해 중앙정부의 지원에 기대고 일일이 간섭을 받고 있다. 2015년 정부 예산을 보자.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고보조 사업 수는 940개, 예산은 45조원에 이른다. 같은 해 총지출 규모(370조원)의 12.2%를 차지한다. 2005년에는 총 469개 보조 사업에 예산은 16조 5000억원이 배분됐다. 같은 해 총지출 규모(210조원)의 7.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총지출 규모가 1.8배 증가하는 사이 보조금 사업 수는 2배 늘었고 보조금 예산은 3배나 증가했다. 당연한 귀결로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날개 없이 추락하기만 해 왔다. 같은 기간 지방재정 자립도는 56.2%에서 45.1%로 떨어졌다. 국고보조금이 늘어나니 지방은 재정자립도가 떨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재정의 건전성과 효율성을 해치게 된다. 그 원인은 매우 많다. 첫째, 정치적 흥정으로 따낸 보조금은 꼼꼼하게 관리되지 않고 낭비적 지출을 초래하게 된다. 둘째, 사업 결정을 중앙이 주도하기 때문에 지방은 주인 의식이 없고 책임성도 부족해진다. 셋째, 지방은 보조사업 분담분에 치여 항상 재원 부족에 허덕이게 된다. 넷째, 보조금은 ‘공짜 돈’으로 ‘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인식 아래 비리·유착·부패의 온상이 된다.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 최근 행정자치부와 지방행정연수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5.1%가 지방재정의 건전성에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국고보조금이 팽창하면 지방재정의 문제만 키우는 것이 아니다. 지역 사업 결정권한이 중앙에 집중됨에 따라 정책 지연과 경직적 운영으로 시장활동이 위축된다. 국가 경제의 활력을 잃게 된다. 소소한 지역 사업의 계획·집행·통제에 중앙정부가 관여하면 인력·조직이 중첩적으로 소요돼 정부가 비대해지고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국회까지도 지역 사업에 얽매여 의정활동이 분절화된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 조세의 적정성 감시 등 국회 본연의 임무는 뒷전이고, 지역 사업의 보조금 예산 투쟁에 의정활동을 집중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국고보조금제도에는 많은 문제가 잠재해 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국고보조사업 운용평가’에 따르면 보조사업 1422개 가운데 734개(51.6%)만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민간이나 지자체가 스스로 수행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평가단의 조언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보조금 예산이 한없이 늘어나는 이유는 이해관계자들의 먹이사슬 때문이다. 재정 당국을 포함해 중앙정부 부처, 지자체, 국회는 서로 예산을 흥정하고 타협하면서 자기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니 보조금 예산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관성을 가지게 마련이다. 재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정부 단위별로 자기 책임에 의한 재정운영을 철칙화하는 것이다. 정부 기관끼리의 거래가 필요 없도록 국고보조사업을 원칙적으로 없애자. 여기서 발생하는 재원은 지방교부금에 얹어 주어 지방이 정부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지역 사업을 하도록 하자. 그리고 부실한 성과에는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지방자치의 이념에도 맞고, 지방재정의 건전성·자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담보하는 길이고 선진 경제로 가는 길이다.
  • [단독] [직격 인터뷰] “민주주의 확장하려면 주민이 甲되는 지방자치가 답이다”

    [단독] [직격 인터뷰] “민주주의 확장하려면 주민이 甲되는 지방자치가 답이다”

    “20년 전 제대로 된 의미의 지방자치제를 실시할 때 ‘시기상조다’, ‘국론까지 분열시키고 말 것’이라는 등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도마 위에 올랐지요. 활발한 주민 참여의 출발점이어서 결국 희망을 엿보게 만든 계기였다고 봅니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이런 말로 ‘지방자치 20주년’이자 취임 1년을 맞은 소감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지만 권위주의를 극복하고 주민소환제 도입 등을 통해 민주주의 측면에서 적어도 제도적으론 갈 만큼 갔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확장하려면 지방자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인터뷰 내내 입을 앙다물며 “아직 보따리를 다 풀지 않았다. 꾸준히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으로 치면 성년이 된 지방자치의 의미와 성과를 평가해 달라. -지방자치의 본질은 지방의 발전과 지방의 문제를 주민, 지방단체장, 지방의회가 스스로 결정하고 처리하는 것이다. 주인인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공무원은 대민 봉사자로서 역할을 하며, 자치단체는 다양하고 특색 있는 정책을 구현하는 마당이다. 20년 사이 민선 단체장들은 주민 생활 개선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도시환경·문화·복지 등 주민 실생활과 관련된 환경을 적극 개선했다. 전주 한옥마을, 원주 의료클러스터, 임실 치즈밸리 산업 등 지역에 특화된 산업·관광단지 조성으로 지역 경쟁력을 높였다. 충남 보령 머드축제, 전남 순천 정원박람회,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제적인 행사로 발전한 지역축제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가꾸고 공동체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성과도 일궜다. 주민이 지방행정의 주인으로 전면에 등장했다는 의미가 있다. →국민들은 지방자치를 어떻게 평가한다고 보나. 또 미진한 부분은. -국민 80%가 지방자치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20년간 성과에 대해 73.5%가 보통 이상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주민 생활과 관련해 중요한 개선 과제로는 주민 안전, 지역경제 활성화, 환경관리, 보건복지, 주민 참여 순으로 응답했다. 중앙 권한의 지방 이양에 대해 72.2%, 지방재정 건전성엔 54.9%가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그러나 외양적인 자율성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책임성 확보엔 소홀했다. 해마다 불거지는 지방의원의 역량과 자질에 대한 불신, 외유성 해외 연수, 지방의회 내 정쟁 등이 문제다. 지방의원에 대해 국민 47.7%가, 단체장에 대해 국민 37.3%가 불만족한다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지방재정 불건전성도 빼놓을 수 없다. 무리한 사업으로 인한 재정난은 골칫거리다. 지난해 기준 지방자치단체 평균 재정자립도는 44.8%에 불과하다.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 해결조차 못하는 지자체가 78개로 32%나 차지한다. 자율성 역시 실질적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방사무 비율은 32%, 지방세 비율은 20%로 낮아 지자체의 실질적 권한이 미미하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공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향후 지방자치가 지향할 새 방향은. -새로운 지방자치는 주민 행복을 증진시키는 자치, 주민이 갑(甲)인 자치다. 이를 위해 행자부에서는 공동체 기반 활성화 및 공동체 중심의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현장의 의견에 기반한 지방규제 개혁, 권한 위임으로 주민 생활 편의 제고, 주민의 지방자치에 대한 신뢰 제고를 위한 지방재정 개혁을 골자로 정책을 꾀할까 한다. 올해 역점 정책은 ‘책임 읍·면·동제’ 도입이다. 인구구조 급변, 거주여건 변화 등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한 행정수요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지역 문제 해결 과정에서 주민과 공동체가 직접 참여하는 현장자치 수요가 급증했다. 자치단체가 스스로의 권한과 책임하에 지역의 여건과 특성에 맞게 읍·면·동을 혁신하려는 취지다. 읍·면·동장이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본래 기능에 더해 시·군 본청의 주민 밀착형 기능까지 함께 제공함으로써 주민에 대한 현장 서비스와 책임을 보다 강화하는 주민 중심 자치모델이다. ‘본청 → 일반구 → 읍·면·동’으로 획일화된 행정구조를 ‘본청 → 읍·면·동’ 2단계로 축소, 2~3개 동을 묶어 중심동에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행정 서비스와 주민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다. →20년 사이에 지방재정이 변화한 양상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지방자치가 정착되면서 가장 확연하게 달라진 부분은 자치단체가 재정 운용의 자율성을 갖고 주민을 위해 돈을 쓸 수 있게 된 점이다. 지방재정 규모는 1995년 32조원에서 올해 173조원으로 5배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저출산·고령화로 지방예산 지출 비중이 사회간접자본(SOC) 중심에서 사회복지 중심으로 변화해 1995년 SOC 23.2%, 사회복지 10.6%에서 올해 SOC 15.6%, 사회복지 27.0%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소방, 안전 등 새로운 행정수요 발생으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국세(221조원) 대 지방세(59조원) 비중이 8대2라는 구조는 20년간 요지부동이다. 재정자립도는 1995년 63.5%에서 45.1%로 내려앉았다. 더욱이 기초연금 등 신규 복지제도 도입에 따라 내년부터 해마다 3조 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재정 개혁안을 짰다.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 지방교부세 등 재정제도 정비, 재정 운용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 등 내용을 담았다. →그중 핵심이 지방교부세 개편이라고 평가되는데 구체적 내용은. -이번 제도 개선은 ‘국민에게 제공하는 기본 행정 서비스의 지역 간 형평성 보장’이라는 지방교부세 제도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국민적 수요 반영, 자치단체의 세입 확충, 세출 절감 노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첫째, 사회복지 및 지역균형발전 수요 반영 확대다. 보통교부세의 경우 사회복지와 지역균형발전 수요 반영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부동산교부세 분야에선 사회복지 비중을 25%에서 35%로 늘린다. 복지 지출이 급증하는 자치구 재정 지원을 위해 특별·광역시와 함께 조정교부율 조정을 추진하겠다. 서울시(25개 자치구)의 경우 이번 확대 방안을 적용할 때 조정교부금은 2322억원쯤 늘어난다. 대신 자치단체의 재정건전화 자구노력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법령 위반, 과다 낭비 지출에 대한 교부세 감액제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자체 배분율을 조정한다는 점에서 통제 논란도 있는데. -자치단체가 ‘스스로 벌어 쓰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어려운 가운데 애쓰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 일정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한다. 물론 앞으로 한층 더 노력할 터다. 2013년 9·26 대책을 통해 지방소비세율을 5%에서 11%로 인상했다. 지방소득세의 독립세화, 영유아 국고보조율 인상(15%)도 눈여겨볼 만하다. 비과세·감면 정비와 체납액 징수율 제고 등 자주재원 확충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감면율을 2013년 23%에서 2017년까지 국세 수준인 15%로 정비할 것이다. 또한 지방소비세 확대, 지방교부세율 인상 등 국가와 지방의 재원 조정 방안에 대해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생각이다. 이번 재정 개혁은 과거 중앙부처 중심의 통제에서 벗어나 지방이 보다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변화된 행정환경을 반영해 재정제도를 정비하고 재정 공개, 주민 참여 확대 등을 통해 자치단체가 책임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경북 경주(58) ▶경북고, 서울대 법학과, 경희대 법학석사, 연세대 법학박사 ▶사법시험(24회)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1989), 서울대 법학대학원장(2010), 국회 정치쇄신자문위원장(2013), 검찰개혁심의위원장(2013), 한국헌법학회장(2014) ▶한국공법학회 학술상(1992), 국민훈장 석류장(2012)
  • 방역사업 국비지원, 가축은 ‘수백억’ 사람은 ‘0원’

    방역사업 국비지원, 가축은 ‘수백억’ 사람은 ‘0원’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가축에 대한 방역비(국비)를 지원하면서 정작 국민 보건 증진을 위한 방역비는 지원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가축방역사업을 위해 전국에 국비 1037억 6400만원을 지원한다. 시·도별로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이른다. 경북도의 경우 올해 가축방역사업에 총 479억 7300만원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국비가 216억 9500만원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한다. 분야별 국비는 약품 구입비 75억 2100만원, 방제단 인건비 7억 7900만원, 운영비 7억 3700만원 등이다. 하지만 정부는 사람들의 감염병(전염병) 예방 등을 위한 방역사업에는 국비 예산을 일절 지원하지 않는다. 경산시보건소는 올해 방역비 예산으로 시비 2억 4300만원을 편성했다. 약품 구입비 1억 2000만원, 인건비 8300만원, 차량 임대비 4000만원 등이다. 경산은 인구 25만여명에다 12개 대학, 1400여개의 기업체가 몰린 곳이라 도내에서 방역 관련 민원이 많은 편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2만 4018명)의 34.9%로 전국 최상위권인 군위군보건소는 방역 예산이 1억 3800만원이다. 전액 군비다. 군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6%대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관광 도시인 안동시와 경주시의 올해 방역 예산도 시비 각각 3억과 6억원으로 짜였다. 이처럼 전국 시·군·구보건소의 방역 예산은 전액 지방비로 편성되고 있다. 관련 국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탓이다. 게다가 시·도도 방역 예산 지원에 인색하다. 경북도가 올해 도내 23개 시·군보건소에 지원하는 방역 관련 예산은 6000만원이 전부다. 이마저도 일반 방역이 아닌 재해 대비 방역소독약품 구입비다. 이 때문에 재정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 지자체들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방역 예산을 최소화하는 등 방역사업이 다른 일반 사업에 비해 뒷전으로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군 보건소 관계자는 “방역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수요 또한 증가하지만 관련 예산 확보 문제로 사업 추진에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지자체의 보건방역사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지원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지자체, 곳간 비는데 주민수당 펑펑

    지자체, 곳간 비는데 주민수당 펑펑

    ‘이사비 지원, 대학생 상품권 지원, 자동차등록 경비 지원….’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급락하는데도 일부 지자체가 인구 유출을 방지하고 새로운 인구를 유치하기 위해 각종 주민수당을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정악화는 ‘나 몰라라’ 하면서 혈세를 선심성 수당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지자체 차원에서 조례·규칙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주민수당을 지급해 온 곳이 많았다. 법률에 없는 조항을 자체 조례로 억지로 만든 것이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행정자치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에서 16억원, 경북·충남·충북이 각 3억원, 경남 8억원, 전남 1억원 등이 인구 전입을 독려하고자 지출됐다. 지난해 충북 괴산군은 장례식장 지원금 100만원, 증평군은 농촌 총각 국제결혼 시 300만원, 경북 안동시는 전입대학생에게 상품권 5만원, 경남 합천군은 이사 온 주민에게 67만원, 강원 화천군은 주택 수리비 150만원, 충남 예산군은 대학생 생활용품 구입비 5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재정자립도는 열악하거나 최근 들어 악화되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7개 광역 지자체 중 세종시와 제주를 제외한 15곳의 재정자립도가 감소했다. 또한 226개 기초 지자체 가운데 62개 기초 지자체가 한 자릿수 재정자립도를 나타냈다. 인구 감소로 세입이 줄어 인프라를 갖추지 못해 인구가 유출되고, 인구 유치를 위해 다시 수당을 남발하면서 재정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이 의원은 “상당수 지자체가 각종 수당을 남발하고 불요불급한 곳 외에 사업을 벌이다 보니 재정 위기가 발생해 복지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주행세 때문에… 지방재정 지표 왜곡 심각

    주행세 때문에… 지방재정 지표 왜곡 심각

    행정자치부가 내년도 보통교부세 산정을 위한 통계조사를 실시 중인 가운데 주행분 자동차세(주행세)로 인한 지방자치단체 재정지표 왜곡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행세로 거둔 세수가 대부분 운수업계로 흘러 들어가는데도 장부상으로는 지자체 세입으로 편성되면서 착시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주행세로 인한 재정지표 왜곡은 지방교부세 산정과 국고보조율 책정 등 중앙·지방 재정관계 전반에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2013년도 당초예산을 기준으로 주행세 세수는 3조 4355억원이다. 유가보조금은 2조 4525억원으로 전체 주행세 가운데 71.4%를 차지한다. 문제는 유가보조금이 전액 민간으로 이전되는데도 지자체 세입예산으로 편성되다 보니 재정통계에 착시효과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유가보조금은 지방재정에 도움은 되지 않고 세입 규모만 부풀리는 셈이다. 3일 서울신문이 재정고와 지방세정연감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주행세 때문에 발생하는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 왜곡이 1.4% 포인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 연천군과 여주시는 각각 8.65% 포인트와 6.27% 포인트, 전남 화순군은 6.25% 포인트나 됐다. 연천군은 공식 재정자립도는 22.51%(2013년도 당초예산 기준)지만 주유세를 빼면 13.86%로 떨어진다. 화순군은 24.48%에서 18.23%로 줄어든다. 연천군은 지방세입이 409억원이지만 이 가운데 주행세가 292억원이나 되고 그중 유가보조금이 284억원이다. 화순군은 지방세입 473억원 가운데 주행세가 269억원이며, 이 가운데 유가보조금이 257억원이나 된다. 연천군과 화순군이 주행세 때문에 재정지표 왜곡으로 피해를 입는 이유는 주행세 제도의 특징 때문이다. 주행세는 정액으로 지원하는 지방세수 보전금과 유가보조금으로 구분한다. 보전금은 국가정책에 따른 자동차 관련 지방세 감소분을 보전해 주기 위해 2000년 신설했다. 유가보조금은 2001년 경유·LPG 세제를 인상하는 에너지가격 구조개편에 따른 운수업계 부담 완화를 위해 도입했으며 이후 꾸준히 지원율이 늘었다. 주행세 가운데 보전금 역시 개선이 시급하다. 승용차는 2003년 1028만대에서 지난해 1575만대로 늘어났지만 정액으로 보전한다는 규정 때문에 사실상 보전금은 갈수록 줄어들고 오히려 지방세수 감소분 보전이라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유가보조금만 늘어나고 있다. 유가보조금 규모는 2004년 1조 1000억원, 2007년 2조 2600원, 2010년 1조 9500억원, 2013년 2조 4500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주행세에서 유가보조금 제도를 폐지하고 정부예산에 유가보조금을 신설해 지자체에 국고보조금으로 보조하는 방식”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미 해양수산부는 연안여객선 유가보조금을 국고보조금으로 지급 중이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도 관련 보고서를 통해 “장기적으로 주행세를 독자적인 과세표준과 세율을 가지는 독립세로 전환하는 걸 고려할 수 있다”면서 “해외에서 유류에 관한 조세는 대부분 개별소비세를 중심으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서초 자치회관 보조금 50~100% 차등 지원

    서초 자치회관 보조금 50~100% 차등 지원

    서초구가 지역 18개 자치회관에 차등지원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 각 자치회관의 경영상태나 자립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천편일률적으로 지원했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서초구는 주민의 세금을 알뜰하게 사용하고 예산집행의 효율성과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동 자치회관(주민자치센터, 인천광역시 등에서는 주민자치센터 이름으로 사용)의 보조금을 차등지원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자치회관 필요 예산 지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기존의 예산지원 방식이 자치회관별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구는 이러한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전국 기초지자체로는 최초로 동 자치회관의 보조금 지급에 대한 보조율 제도를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구가 마련한 보조율제는 재정자립도를 지표로 하는 기준보조율(70%)과 분야별 재정지수를 포함한 차등보조율(30%)을 합산 또는 선택하여 적용하는 방식이다. 재정자립도는 자치회관 전체 수입액에서 자체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의존 재원에 대한 자주재원의 비중을 산출한 값이며, 차등보조율은 재정자립도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재정이 열악한 곳은 지원금이 많아지는 ‘보조의 역전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자치회관의 운영 활성화 등 4개 지표로 구성되는 자치회관 자구노력도를 반영한 값이다.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면 서초지역 18개 동 자치회관의 재정자립도와 자구노력에 따라 보조금 지급 보조율이 50%에서 100%까지 차등 적용된다. 박재원 주민행정과장은 “이번 자치회관 보조금 보조율제 시행으로 주민 세금인 예산을 보다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치회관 스스로 체질 개선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지방자치 20년 성찰] 재정·조직분권 시대로

    [지방자치 20년 성찰] 재정·조직분권 시대로

    2010년 경기 성남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호화청사 건립, 지역축제 남발, 무리한 건설 사업 등 방만한 재정운영이 비난받았다. 하지만 최근의 지방재정위기는 중앙정부 위주의 조세·재정정책, 복지지출의 증가가 원인이다. 지자체가 재정자율권을 갖고 있지 않아 돈을 아껴도 적자를 면치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28일 경기도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지난 1월 국가지원지방도 사업의 국고보조율을 축소하겠다고 갑자기 통보하면서 도가 앞으로 총 4272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며 “올해만 100억원을 내야 하는데 도로건설에 막대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남동구는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보류한 상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초기 추진비로 2억 5000만원을 지원키로 했지만 100억원 이상 소요되는 사업임을 감안하면 향후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 경우 완공을 보장할 수 없어서다. 최근 중앙정부가 사업비의 일부만 국비로 부담하는 매칭사업을 늘리면서 지자체의 지출은 커졌다. 2007년 지방예산의 28%였던 국고보조금 사업은 2013년 36%로 증가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복지다. 2008년 신설된 기초노령연금은 지난해 기초연금으로 개편됐고, 2009년에는 양육수당, 2010년에는 장애인연금이 시작됐다. 또 2011년에는 영유아보육료가 확대됐다. 복지 분야의 전국 지자체 사업비는 2008년 8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 3900만원으로 약 8배가 됐다. 특히 자치구의 사회복지비 지출 비율은 2010년 40.5%에서 지난해 50.9%로 늘었다. 복지비용을 빼면 공무원 월급도 안 나온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복지 사무도 급증했는데 예를 들어 광주 북구의 경우 2008년 2과 6팀이 사회복지 기능을 담당했지만 4과 11팀으로 늘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지방 재정자립도는 44.8%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재정자립도가 50% 이상인 곳은 244개 지자체 중 12개에 불과했다. 또 올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재정자립도 역시 31.5%로 가장 낮았다. 세출 규모를 보면 지난해 지방정부는 160조원(50.3%)을 지출했고, 중앙정부는 158조원(49.7%)을 썼다. 하지만 세입 규모는 중앙정부가 80%인 반면 지방정부는 20%에 불과하다. 이는 지방정부의 세입 비율이 50%인 미국뿐 아니라 일본(45%), 독일(48%), 프랑스(24%)보다 낮다. 2013년 실질 구매력을 기준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 이상인 23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지방세 비율이 26.2%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지방 세수 비중은 낮은 편이다. 국가는 국세수입 중 일부를 교부세라는 이름으로 지자체에 나누어 준다. 올해 교부세는 33조 2000억원이다. 지방세수가 적은 곳을 돕는다는 장점은 있지만, 지자체가 세입 확충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는 도덕적 해이를 낳을 수 있다. 중앙정부가 지자체를 통치하는 수단이 될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외 사용처를 정해 지방에 주는 특별교부세는 배분기준이 모호하고 배분 절차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심지어 정권의 민원해소용 ‘쌈짓돈’이라고 불리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지방세는 국세에 비해 부동산 경기가 안 좋으면 세수가 크게 줄어든다. 국세는 90% 이상이 소득·소비과세인 반면 지방세는 43%가 재산과세이기 때문이다. 실제 저성장을 했던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국세는 7.1%가 늘었지만 지방세는 3.9% 증가했다. 또 지방세 중 하나인 취득세의 경우 중앙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인하카드로 활용하면서 지자체의 세수 감소에 일조했다. 지방자치의 의미대로 지자체가 지방재정에 대한 책임을 지게 만들려면 국세와 지방세의 세수 비율을 OECD의 권고치인 60대40까지 서서히 바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하능식 한국지방세연구원 세제연구실장은 “양도소득세처럼 지방세 성격이 짙은 국세 세목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등 지방세수 비중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민정 경기연구원 연구원은 “지방소득세나 지방법인세 등을 도입해 지방세의 세목을 소득과세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또 레저세나 지역자원시설세의 과세 대상을 확대해 지방정부의 과세자주권을 일부 허용하는 것이 재정분권을 확립하는 방향과 부합한다”고 전했다. 이 외 국가가 주도하는 복지사업은 국가 재원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과 지방소비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하지만 행정자치부는 재정자율권을 지자체에 부여할 경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프랑스, 스웨덴, 독일 등이 지방정부끼리 재정자금을 이전해 지방 간 재정형평성을 구축하는 것을 보면 꼭 중앙정부가 교부금의 형태로 예산을 배분하는 것이 해법은 아니다”라면서 “우리나라도 수도권의 지방소비세를 출연해 비수도권에 주는 지역상생발전기금을 만든 바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표심만 노리는 공약과 입법 이제 중단하라

    한국 정치가 대중인기영합주의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인가. 어제 서울신문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동으로 민선 6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공약 실천 계획을 분석한 결과에서 그 조짐이 드러났다. 전국 지자체장들이 지난해 6·4 지방선거 때 내건 공약을 이행하려면 767조원이란 천문학적 재원이 소요돼 애당초 실현 불가능한 공약(空約)이었다면 말이다. 그런가 하면 국회의원들까지 선심성 입법을 남발하고 있다. 이러다가 포퓰리즘의 덫에 걸려 선진국 대열에서 탈락한 아르헨티나나 최근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그리스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지사가 내건 공약은 2138개, 226개 시·군·구청장이 공표한 공약은 1만 4108건이었다. 문제는 이런 크고 작은 공약을 이행하는 데 광역단체는 333조 7319억원, 기초단체는 434조 835억원 등의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요 재원을 전부 합치면 767조원 규모로 우리나라 올해 예산(376조원)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네 지자체들은 중앙정부의 교부금에 크게 의존하면서 재정자립도가 극히 낮은 수준이다. 이런 열악한 지방재정을 감안하면 공약을 죄다 이행하기란 어차피 언감생심이다. 영화 제목처럼 ‘미션 임파서블’한 공약을 쏟아낸 게 원천적인 잘못이지만, 현시점에서 고지식하게 공약을 이행하려 하는 게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자체 재원이 없는 지자체들로선 빚을 내거나 중앙정부의 지원에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차입 경영은 지역의 미래세대에 ‘부채 폭탄’을 안기는 꼴인 데다 중앙정부에 손을 벌리는 데도 한계는 있다. 보육 예산을 놓고 벌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핑퐁게임은 뭘 말하나. 복지예산 급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정 조기 집행으로 올 1분기 재정 적자가 26조원으로 늘어나면서 국가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다. 자칫 지자체들이 민간 투자를 유치하려다가 특혜 시비 등 부패의 덫에 걸릴 우려마저 제기되는 이유다. 이 마당에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내년 총선을 의식한 국회의원들이 ‘입법 쇼’에 골몰하는 인상이다. 국가 재정이 고갈되든 말든 온갖 생색내기용 법안들을 쏟아내면서다. 광역 시·도의회에 유급보좌관을 두도록 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특히 사회적 경제기본법 등 올 들어 발의된 신규 제정 법안 34개 중 19개가 협회나 위원회를 설립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럴싸한 명분을 대고 있지만, 국가 예산으로 선거전에서 손 안 대고 코 풀듯 이들 단체의 지지를 유도하려는 꼼수가 묻어난다. 단체장들이나 의원들이 이제라도 나라 곳간을 염두에 두고 공약을 구조조정하고, 입법 활동을 하는 게 정도다. 그렇지 않으면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게 할’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3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페이고(pay-go) 법’부터 처리하기 바란다. 물론 새로운 예산을 편성할 때 재원 조달 방안을 함께 마련하도록 강제하는 ‘페이고 원칙’은 입법 활동뿐만 아니라 선거 공약 발표 때도 지켜지게 해야 한다. 온 나라가 포퓰리즘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국민이 눈을 부릅뜰 때다.
  • [이슈&이슈] 광양시 ‘사계절 푸른 도시’의 꿈 꽃피울 수 있을까

    [이슈&이슈] 광양시 ‘사계절 푸른 도시’의 꿈 꽃피울 수 있을까

    전남 광양시가 1000만 그루의 꽃과 나무를 심어 꽃과 숲이 어우러진 녹색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의 예산 일부를 기업 협찬으로 메울 방침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49개 외주 파트너사, 광양컨테이너 부두, 광양항 등이 있는 광양시는 국제 철강·항만도시로 유명한 곳이다. 이 기업들의 영향으로 시는 재정자립도가 31.8%로 전남 지자체 중 가장 높은 부자도시다. 산업도시의 위상을 확보한 시는 기존 이미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푸른 나무와 꽃들로 둘러싸인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철강도시의 딱딱하고 어두운 이미지를 벗어나 사계절 푸른 도시를 조성해 친환경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산업도시만으로 고착된 모습을 지역의 단점으로 여기고 있는 광양시가 정원도시의 형태와 어느 만큼 절묘한 화합을 이룰지 관심이 되고 있다. 시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4년간 도시 곳곳에 1000만 그루의 꽃과 조경수를 심기로 했다. 수목 500만 그루·초화 500만 포기다. 1000만 그루 나무 심기는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정현복 시장의 주요 공약사항이다. 정 시장은 산업단지가 있는 도시는 꽃과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수목이 많으면 산소 공급이 풍부해져 공기의 자정력을 갖게 돼 도시경관도 아름다워진다는 생각에서다. 정 시장은 “인근 도시인 여수는 해양도시로, 순천은 정원박람회로 도시를 아름답게 탈바꿈시켰는데 우리 시만 이대로여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도 크게 작용했다”며 “4년 동안 1000만 그루의 수목과 꽃을 심고 나면 도시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확신을 실천해 가겠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 150만 그루를 시작으로 내년 220만 그루, 2017년 280만 그루, 2018년 350만 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 사업의 가장 큰 난관은 총 3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시는 국비 82억원, 도비 13억원, 시비 139억원, 기타 66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중 기타 예산이 문제가 되고 있다. 광양제철소 등 기업들의 후원금에 의존한다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기업에 예산 부담을 전가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해소해야 한다. 아직 시는 광양제철소 등에 공식적으로 사업 협조를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기업체들은 1000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재원 마련을 위한 협조 요청에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적자 누적도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업체들은 “아직 언급은 없지만 시가 자체 예산으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거절하기도 어렵고 시민들에게까지 따가운 시선을 받게 돼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전임 시장이 강조해 온 자투리땅에 기업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 현 시장 체제에서 소홀해지는 것도 문제점이다. 2008년 ‘도심 숲 가꾸기 위원회’를 발족한 이래 지금까지 22개의 기업공원을 조성하는 등 모범적으로 기업공원을 조성 관리하고 있지만 이들에 또다시 재정적 부담을 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시는 올해 예산 65억원을 확보해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목 34만 그루, 초화 116만 포기 등을 심고 있다. 지난 3월과 4월 두 달 동안 꽃잔디만 135만 포기를 심었다. 면적만 4만 4754㎡(약 1만 3562평)다. 꽃잔디 식재지 중 광양읍 고인돌 공원 1840㎡, 광양읍 서천변 장미동산과 연계한 4482㎡, 와우생태공원 앞 2063㎡, 마동근린공원 1342㎡ 등은 벌써 가족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시는 꽃길, 꽃동산 조성지의 사후관리는 시민 참여의 사후관리 시스템으로 유도하는 등 지역민 애향심 운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목을 심는 대신 잡초 제거나 청소, 가지 전정, 물주기 등 관리는 지역 사회단체나 기업들이 참여하는 범시민 운동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별로 분산해 중마동새마을부녀회와 동광양상공인회, 바르게살기협의회, 중마동통장협의회, 광양읍 이장단 등이 각각 구역을 맡아 관리하는 식이다. 이처럼 공업도시를 탈피하기 위한 바람직한 정책으로 불리고 있지만 시민들과 지역 기관들의 협조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어서 어느만큼 자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낼지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시민들은 시의 1000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에 대해 아직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보여주기의 형식적 운동보다는 시기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 연차적으로 시민들의 자발을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시가 다년생이 아닌 눈에 쉽게 띄는 단년생 위주로 심고 있는 것도 개선해야 할 사항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봄가을 등 계절별로 반복적으로 심을 경우 행정적 관리 소요와 예산 낭비 우려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 지난달 읍·면·동별로 평가한 것처럼 연 2회 확인 점검을 한다는 방침도 공무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녹색공간 확충과 아름다운 경관 조성으로 광양에 누구나 찾고 싶은 매력 있는 문화·관광도시 기반이 조성될지 주목된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줌 인 서울] 서울 자치구 ‘살림 빠듯’ 재정자립도 갈수록 하락

    [줌 인 서울] 서울 자치구 ‘살림 빠듯’ 재정자립도 갈수록 하락

    서울 자치구의 재정자립도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기초노령연금 등 복지 관련 지출이 늘어나면서 자치구가 재정 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25개 자치구의 재정자립도 평균은 31.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정자립도가 낮을수록 자치구는 재정운영을 자율적으로 하기 어렵다. 25개 구의 재정자립도는 1995년 지방자치제도 시행 이후 꾸준히 50%를 웃돌다가 2010년 49.3%, 2011년 47.7%, 2012년 46.0%, 2013년 41.8%로 떨어지다 지난해 33.6%로 급락했다. 시 관계자는 “무상보육과 기초노령연금이 시행되면서 자치구 재정이 많이 악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자치구들은 무상보육에 필요한 재원의 32.5%인 3430억원을, 기초노령연금 재원의 15%인 2180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자치구들의 총예산은 일반회계기준 10조 2032억원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무상보육과 기초노령연금 등이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시행되면서 자치구의 재정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정자립도가 30%를 밑도는 구도 전체의 3분의2에 달했다. 재정자립도가 50%를 웃도는 구는 강남구(60.0%), 중구(58.6%), 서초구(57.4%) 등 3개 구에 불과했다. 이어 종로구(50.0%), 영등포구(44.2%), 송파구(42.1%), 용산구(40.1%) 등의 순이었다. 성동구(34.5%)와 마포구(33.3%)는 겨우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노원구(15.9%)를 비롯해 강북구(18.6%), 도봉구(19.5%), 은평구(19.8%) 등 4개 구는 10%대에 불과했다. 시 관계자는 “기초노령연금 등 보편적 복지를 위한 재원부담 비율을 다시 조정하지 않으면 자치구들의 재정자립도는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나랏돈 보태 준다지만… 지자체, 예산 부담에 “매칭사업 NO”

    살림이 팍팍해진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와 함께 예산을 부담해야 하는 매칭사업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있다. 재원 마련이 어렵자 매칭사업 자제령까지 내리는 지자체까지 생겨나는 등 ‘매칭사업이라도 국비를 많이 확보하면 최고’라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됐다. 11일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인천 남동을) 의원에 따르면 남동구에 국민체육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국비 2억 5000만원을 확보했지만 구는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않았다. 구 측은 “막대한 지방비가 소요돼 체육센터 건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초기 지원금을 받았다가 나중에 불용 처리되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 재정담당 부서는 국비 매칭사업 추진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각 실·국에 내렸다. 국비에 따라 일정비율을 시비로 조달해야 하는 매칭사업이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비 전액이 국비로 지원되거나 70∼80% 이상 국비가 투입되는 매칭사업만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그러나 도로·항만·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국책사업, 복지·장애인정책 등을 제외한 분야는 50%가량을 지방비로 부담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문화·예술·체육 등은 시의 방침대로 하면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 없다고 봐야 한다. 관련법은 문화시설 확충·운영사업은 40%, 체육시설은 30%의 국비를 지원토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는 국토교통부와 도로 개설에 따른 매칭사업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토부는 파주 조리∼법원(235억원), 광주 오포∼포곡(155억원) 도로 등 올 초 정부 예산에 편성된 도내 10개 도로 건설비 849억원을 배정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가 100억원을 매칭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는 경기도에 ‘신규사업의 경우 공사비의 70%, 계속사업의 경우 90%만 국가가 부담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경기도는 예전대로 100%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전남 지자체 중 가장 높은 광양시도 매칭사업비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골약동∼진월면 간 국도 2호선 대체우회도로 토지보상비의 경우 읍·면 지역은 국비, 동지역은 시비로 부담하다 보니 시는 52억원에 달하는 보상비를 마련하지 못해 사업이 연기되고 있다. 심지어 국비 매칭사업에 편성할 광역단체 예산이 부족하면 재원 부담을 기초단체로 미루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비(매칭사업)를 잘 따오는 직원이 일 잘하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요즘은 국비를 가져오기 위해 재정부서에 결재 올리는 게 눈치 보이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지방자치 20년 성찰] “지자체 예산, 중앙정부보다 우선돼야”

    [지방자치 20년 성찰] “지자체 예산, 중앙정부보다 우선돼야”

    “현재 미시간주는 주 정부의 예산을 먼저 책정하고 남은 돈을 시에 보내는 형국인데, 시 정부의 예산을 먼저 고민하고 늘려야 합니다.” 지난달 2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리보니아시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훈영 합굿(40) 주 상원의원은 일선에서 주민들을 직접 지원한다는 점에서 지자체의 예산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부터 꾸준히 시 예산 증가를 요구하고 있는데 기대만큼 잘 되지 않는 상태지만 계속 추진 중”이라면서 “시 수입의 대부분이 주택 관련 세금이기 때문에 경기가 안 좋으면 재정이 크게 타격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지자체는 중앙정부보다 주민과 밀접해 재정이 필요한 곳을 더 잘 안다. 중앙정부가 사용처를 미리 정한 후 지자체에 전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가 고민해 볼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그는 디트로이트시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형평성을 고려할 때 중앙정부나 주 정부의 도움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앙정부의 예산이 충분해도 지자체 파산의 최후 보증인이 되기 힘들다는 의미다. 결국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정부 중심의 예산 구조가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또 합굿 의원은 파산의 경험이 주민 참여를 더욱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파산 직전 디트로이트 시장의 비리들을 감안할 때 투표를 통한 주민 참여의 중요성은 분명 커졌다”면서도 “투표로 뽑힌 시장이 중간에 해고되면서 시민들이 투표에 대한 관심을 줄일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합굿 의원은 1974년 인천에서 태어나 보육원으로 보내졌고, 2년 뒤 미시간주의 합굿 부부에게 입양됐다. 미국 최대 노조연합체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에서 근무했고, 민주당 하원의원의 정책 보좌관 등으로 활동하다 2002년 미시간주 사상 첫 한인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3선을 했고 2011년부터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지방자치 20년 성찰] ‘美디트로이트 파산’ 경험이 주는 교훈

    [지방자치 20년 성찰] ‘美디트로이트 파산’ 경험이 주는 교훈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0년이 됐다. 사람으로 보자면 성년이지만 중앙정부의 통제로 지방자치는 유년기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많다. 지방자치가 ‘중앙자치’로 불리기도 하고, 지자체가 맡은 재정과 사무가 20%인 점을 빗대 ‘2할 자치’라고 폄하하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지방자치의 원래 의미대로 자치조직권과 예산운영권을 지자체가 가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그 시점과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갈등이 많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의 현 상황을 분석하고 20살이 된 지방자치제가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해 5회에 걸쳐 점검한다. “한국에도 디트로이트와 같이 재정이 열악한 지역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문제는 도시 파산의 피해와 책임을 중앙정부, 기업, 상류층을 제외한 평범한 시민들만 짊어졌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3일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랜싱시 미시간주립대학교(MSU)에서 만난 안드레이 시모노프(50) 경제학과 교수는 2013년 7월 발생한 디트로이트시의 파산 원인을 자동차 산업의 퇴조보다 시의 부패에 대한 시민 감시 소홀, 주민 이주 가속화 등 미흡한 주민 참여에서 찾았다. 그는 “자동차 산업의 퇴조는 인건비 절감을 위한 공장 이전 등으로 50년 이상 진행됐다”며 “따라서 파산의 직접적 이유는 시민 참여가 줄면서 부패 정부 감시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트로이트시는 지난해 12월 파산을 종료했다. 하지만 여전히 신호등과 가로등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 있고, 지난 1월 실업률은 14.3%(미시간주 5.9%)였다. 주민들이 떠나면서 10년간 인구의 22.1%가 줄었다. 경찰은 신고 후 30분이 넘어서 도착하고, 2006년 이후 발생한 노숙자만 2만여명이다. 하지만 ‘빅3’로 불리는 GM, 포드, 크라이슬러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건재하고, 시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담보권을 행사해 이익을 보전했다. 상류층은 인근 부촌인 버밍햄시로 이전했고 시 정부는 연금 축소 등 피해를 공무원과 시민에게 떠넘겼다. 서민들은 일자리와 집을 잃었고 높은 세금 부담을 견디고 있다. 시는 도로 건설, 가로등 정비 등을 위해 이달 매출세를 6%에서 7%로 올리는 투표를 실시한다. ●시민들, 우범 지역 된 빈집 정리 운동 우리나라도 지난해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가 44.8%로 최저를 기록했고 부동산 침체로 지방세인 재산세가 줄고 있다. 그래서 재앙의 피해가 서민에게 집중되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곳 거주자의 절반이 글을 읽지 못한다. 대졸 비율은 12.7%로 미국 전체(28.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흑인 비율은 82.7%로 미국 전역(12.6%)의 6배가 넘고, 저소득층 비율은 39.3%로 미국 전체(14.5%)의 2배 이상이다. 34만 9170개의 주택 중 22.8%가 비었고, 재산세 미납으로 시에 압류된 빈집이 1만 6000개다. 지난달 2일 미국 디트로이트시내에 위치한 노숙자 시설 ‘디트로이트 레스큐 미션’에서 만난 스티븐 헤어리어드(48)는 시의 파산이 지난해 12월 끝났지만 서민 형편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연봉 4만 3000달러(약 4700만원)를 받던 직장을 잃고 5개월 만에 홈리스로 전락했다”며 “대학도 나왔고 자동차 부품을 18년이나 만들었는데 구직 시험에서 11번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4만 3000달러의 연봉을 받으며 자동차 부품 회사에 다녔지만 회사가 지난해 4월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아시아로 이전했다. 직원 7000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퇴직금을 받기 위해 소송 중이다. 8년 전 이혼한 전처에게 양육비를 보내며 1200달러짜리 월세에 살던 헤어리어드는 5개월 만에 돈을 내지 못해 쫓겨났다. 이후 차에서 자면서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부분 기업이 2008년 금융위기에 해고한 직원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계속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면서 “우울증이 생기고, 양육비를 못 주면서 전처와 함께 사는 아이들도 생계가 곤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내에는 빈집뿐 아니라 빈 빌딩도 많았다. 시의 사무실 공실률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25.1%에 달한다. 빈 건물은 그라피티로 덮여 있고, 소상공인 유치를 방해한다. 파인 도로 때문에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 재정 부족으로 운행을 중지한 철도 탓에 폐허가 된 중앙기차역은 다른 용도로 개발하기 위해 유리창을 갈아 끼우는 공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시내의 한 빌딩에서 그라피티를 흰색 페인트로 덧씌우던 조지 피트(62)는 “인근에서 병원을 운영하는데 빈 건물 때문에 고객이 오기를 기피해 그라피티를 지우고 있다”며 “수도까지 끊기는 지역이 있다”고 답답해했다. 리사 쿡 MSU 경제학과 교수는 “세금을 빼돌려 내연녀에게 주고 사회지도층에게 수도요금을 면제해 주는 등 킬패트릭 전 시장의 부정을 감시하지 못한 것이 파산의 이유”라며 “다만 파산으로 인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를 살리는 노력을 하고 정부 감시의 필요성, 투표의 중요성에 대해 눈을 뜬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市 예산 사용 감시 등 도시 재생 노력도 이어져 시민단체는 범죄자 은신처로 사용되는 빈집을 리모델링하는 일을 시작했다. 예술가들은 폐공장을 사들여 예술품 벼룩시장으로 바꿨다. 무엇보다 시 정부의 예산 사용에 대해 주 정부와 시민 대표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었다. 또 기업 유치를 위해 미시간 주 정부는 1500개의 기업 규제를 없앴다. 데이비드 로렌 대한민국 명예영사관은 “일자리를 늘려 시내를 살리자는 운동의 일환으로 사우스필드시에 있던 은행을 디트로이트시내로 올해 안에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디트로이트가 재활하기 위해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시민단체 DRMM의 차드 아우디 대표는 “파산 이후 시 정부의 예산을 감시하고 우범 지역이 된 빈집을 정리하는 시민운동이 일어나는 등 시 재생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파산을 막는 방법은 중앙정부의 감독 강화가 아니라 시민의 관심”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디트로이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시-강남구 ‘제2 시민청’ 건립 놓고도 충돌

    서울시-강남구 ‘제2 시민청’ 건립 놓고도 충돌

    지난 2년여간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두고 갈등을 거듭했던 서울시와 강남구가 제2시민청 건립 계획을 두고 또 마찰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본청 지하에 운영중인 시민청(시민들의 문화, 여가 공간)과 같은 형태의 공간을 강남구 대치동 SETEC(서울무역전시관)에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29일 서울시장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구와 사전 협의 없이 관광·MICE 산업 등 영동대로 세계화 개발의 거점인 SETEC 부지에 시민청을 세운다고 시가 기습 발표했다”면서 “당초 계획대로 조속히 국제교류복합지구로 개발하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4월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구는 이를 토대로 영동대로변 청담 케이스타로드, 한전부지의 케이팝 테마거리, SETEC 부지로 연결되는 한류 문화 벨트 및 MICE 산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는 시의 계획을 ‘갑질 행정’이라고 규정했다. 구 관계자는 “SETEC 부지는 전람회장 용도여서 시민청이 들어설 수 없다”면서 “오는 6월 30일 사용기한이 끝나는데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구와 협의도 없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공공 목적이 있는 가설 건축물은 연장하는 게 관례인데 구가 철거 공문을 보냈다”면서 “계속 철거를 명령하면 집행정지처분을 법원에 내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통상 판결까지 2~3년이 걸리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는 또 수서동 727번지 공영주차장 부지에 임대주택 44가구를 건립한다는 시의 계획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KTX 등 5개 종류의 철도를 환승하게 될 수서역 역사 확장 계획을 감안할 때 주차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구는 2008년부터 재산세 공동과세를 시행하면서 시에 매년 1300여억원을 주는 반면 복지사업의 증가 등으로 재정자립도가 2011년 82.8%에서 올해 59.9%로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재산세 공동과세는 시가 구의 재산세 중 일부를 일괄적으로 걷어 재정자립도에 따라 나누는 제도로 강남구가 가장 많이 내고 가장 적게 받는다. 다른 구에 피해를 줄 수 있는데도 지방세 카드까지 꺼낸 것은 그만큼 양측의 대립이 심각함을 보여준다. 구룡마을 개발 문제 역시 구의 주장대로 수용 방식에 양측이 합의했지만 관련업무를 처리한 시 공무원의 처분을 두고 대립 중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6회) 간접고용, 대안을 모색하다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6회) 간접고용, 대안을 모색하다

    #1. 서울시는 민간에 위탁했던 민원전화 120 다산콜센터 상담원 440여명을 내년부터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고용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서울시가 직접 고용하거나 상담원들을 무기계약직(공무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앞서 청소·경비·시설물관리 간접고용 노동자 5958명을 2016년 말까지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2. 타타대우상용차(트럭 제조업체)는 2003년부터 매년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인도 기업인 타타그룹이 대우상용차를 인수한 이후 경영 사정이 나아지면서다. 10여년간 450여명의 간접고용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파견·용역 형태의 계약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한다. 간접고용은 원청업체의 ‘사용자성’을 희석시키고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등으로 근로조건을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근본 해결책 없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나 타타대우상용차처럼 직접고용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드물다. 다산콜센터는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시가 배경에 있었고 타타대우상용차는 정규직 노조가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을 끌어안았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대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오히려 간접고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파견 허용업종을 모든 업종으로 확대하는 한편 사용 기간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파견 규제가 완화되는 추세인데 한국만 규제를 엄격하게 한다는 논리다. 재계에서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는 기업 이윤이 많아지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노사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에 고용노동부도 간접고용을 ‘답 안 나오는 문제’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과연 해결책은 없을까. 노동 전문가들은 간접고용의 필요성을 인정하되 오·남용을 막자고 말한다. 서울시나 타타대우상용차의 반대지점에 있는 사례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꼽힌다. 지난해 10월 인천공항공사 직원 7344명 중 민간위탁 업체 소속 직원은 6270명(85.4%)에 이른다. 공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44개나 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연구교수는 “무분별한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더니 비용면에서도 더 효율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간접고용의 남용을 제한하면 간접고용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직접고용 노동자들이 생산 등 본연의 업무로 돌아갈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도입될 당시의 입법 취지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보기술(IT)기업의 청소·경비 종사자 등 회사의 주력사업과는 무관한 인력이나 특정 기술을 가진 인력이 잠시 필요할 때, 노동자의 병가 등으로 일시적으로 일손이 부족할 때, 갑작스럽게 물량이 넘쳐 짧은 시간에 노동자가 필요할 때 등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파견을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 노동자들을 사실상 지휘하는 고용 형태(파견)이지만 계약상으로는 사내하도급 형태인 ‘불법파견’을 정부가 엄단해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사실 파견직 일자리는 특정 분야의 기술을 가진 노동자 입장에서는 나쁜 일자리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다만 최근 대법원의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판결처럼 법을 어기면 엄정하게 징벌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낮은 임금, 장시간 노동 등 노동 환경을 개선하려면 이들을 양지로 이끌어내고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파견이 금지됐지만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제조업 직접생산공정 업무에 대해 파견을 허용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기도 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자와 사측이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파견 노동자들이 초기업별 노조를 조직해 단체협약에 나서 임금을 논의하면 처우는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직접고용 전환이 어렵다면 일시적 필요에 의한 간접고용이 아닌 늘 필요한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만이라도 고용 승계가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핵심은 원청업자에게 사용자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는 것인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구조여서 상시지속 업무임에도 고용 승계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직접 고용하지 못하더라도 한걸음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최소한 고용 승계부터 간접고용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감사원, 70여개 지자체 재정실태 감사 착수

    감사원, 70여개 지자체 재정실태 감사 착수

    감사원이 23일부터 5월 1일까지 전국 70여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방재정 운영 실태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다고 22일 밝혔다. 감사 대상은 경기도 등 광역 지자체 10여곳과 기초 지자체 60여곳이며 투입되는 감사 인력은 100여명으로 대규모다. 오는 5월 중순부터는 행정자치부와 50여개 지자체를 추가해 2차 감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지자체의 예·결산 등 회계 운영 실태와 주요 사업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예산 낭비, 위법 행위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고 계획 단계에 있는 사업의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등 지방재정 건전성에 대한 책임성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고위직 공무원이 연루된 비위 사건은 특별조사국의 감사 인력을 투입해 조사하는 등 감찰 활동도 병행하기로 했다. 다만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다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행정 면책제도’에 따라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최근 복지 확대 등으로 재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낮아지고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며 “아울러 일부 지자체가 단체장 공약 이행 등을 이유로 타당성이 부족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기고] 소나무 지키기에 시민의 동참을/이강덕 포항시장

    [기고] 소나무 지키기에 시민의 동참을/이강덕 포항시장

    우리 국토의 64%는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4분의1이 소나무 숲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와 같은 옛 산수화에서 소나무가 없는 그림은 볼 수 없을 정도다. 소나무는 임진왜란 때 거북선의 재료로, 불타 버린 숭례문 복원의 재료로, 조상 대대로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해 온 대표 수종이다. 또 애국가에 등장해 한민족의 기상을 상징하며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포항시의 소나무 숲은 1970년대 포항·영일 지구에서 추진됐던 대규모 사방사업으로 조성된 것으로 더욱 울창하게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국가적 자원이 됐다. 그러나 급격한 기후변화로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의 발생 환경이 좋아지면서 재선충병이 창궐해 우리의 푸르고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죽어 가고 있다. 소나무가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애국가의 가사가 소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로 바뀔지도 모른다. 재선충의 경우 발생 초기에 예산과 인력을 집중 투입해 잡지 못하면 일본의 경우처럼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나중에 아무리 많은 방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도 실패한다는 교훈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소는 잃고 다시 사면되지만, 소나무를 잃는다면 민족의 정서가 담긴 대신할 나무가 없다. 선조가 남겨 준 소중한 자산인 소나무 숲을 우리 세대에서 지키지 못하면 무슨 면목으로 후대에 이야기할 것인가. 지금 이 시점이 우리의 소나무를 지켜 나가야 할 때다. 하지만 아직까지 재선충 백신이나 저항 품종이 개발되지 못해 현재로서는 이를 완벽하게 박멸할 방법은 없다. 따라서 재선충병 감염을 예방하고 확산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정부에서는 2005년 재선충병 방제 특별법을 제정, 방제사업을 펼친 결과 2010년까지는 피해목 증가 추세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기상이변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매개충의 생육환경이 좋아져 개체수가 증가하고, 재선충병으로 인한 소나무 고사목도 급속도로 확산돼 우리 국토 전역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자연적인 확산 요인보다는 인위적인 요인이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묘지나 농경지에 해가림이 된다는 이유 등으로 산속의 소나무를 베어 내고 방제처리 없이 산속에 방치해 두는 등 산주를 비롯한 우리의 무관심으로 재선충병 재발생률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 포항시에서는 매개충이 활동하는 4월 이전에 고사목을 제거하고, 피해목의 불법적인 이동을 막아 재선충병 확산을 저지하며, 향후 수년간 지속적인 산림 관리를 통해 소나무 재선충병 발생률을 점진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재선충병은 국가적 재난으로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일선 시·군에서 재선충 방제에 많은 예산을 배정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재선충병 방제 사업에 우리 국민 모두의 역량을 결집해 아름답고 푸른 국토를 보전하고 가꾸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다. 53만 포항 시민 모두의 동참과 협조를 당부드린다.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 비정규직이 부럽다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 비정규직이 부럽다

    공공부문 간접고용(파견·용역)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부러워한다. 정부는 2013년부터 공공부문이 직접고용하는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민간업체 소속인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는 2013년 11만 1940명으로 2011년(9만 9643명)보다 1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같은 기간 5.9%에서 6.4%로 0.5% 포인트 늘어났다. 2013년 9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계획에 따라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직접고용) 노동자 규모가 줄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2013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3만여명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정부는 올해까지 6만 5711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중앙행정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등에서 주로 청소나 경비 업무를 하고 있으며 용역, 파견 형태로 일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민간업체 소속이어서 직접 통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예산 등 이유로 공공부문 정원은 엄격하게 통제돼 있고, 이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면 용역업체들의 경영난이 우려되는 만큼 무기계약직 전환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각 공공기관이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때 해당 기관의 정원을 초과하더라도 불이익을 주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장려하고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예산과 정원을 좌우하는 기획재정부와 인사혁신처가 나서지 않는다면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총액인건비가 제한된 상태에서 권력 기관이 예산과 정원을 풀어주지 않으면 개별 기관은 움직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지자체 중에는 재정자립도가 80% 이상인 서울시 정도만이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바꿀 힘이 있고 나머지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는 직접고용에 앞서 임금부터 ‘생활임금’ 수준으로 높여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경기부양 나서는 정부] 초이노믹스, 뉴딜정책 새 화살

    [경기부양 나서는 정부] 초이노믹스, 뉴딜정책 새 화살

    정부가 임금 인상 추진에 이어 민자사업 활성화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선다. 20년 이상 노후화된 정수장과 도심지역 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에 ‘손익공유형’(BOA) 방식의 새로운 민자사업이 추진된다. 민·관이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제3의 방식’으로 정체 상태인 민자사업을 활성화, 내수 부양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른바 ‘한국판 뉴딜 정책’인 셈이다. 이렇게 되면 민간 투자자들도 가격 결정에 참여하게 돼 관련 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수장 사업의 경우 상수도 요금이 들썩거릴 수 있는 것이다. BOA 투자는 정부가 민자 사업의 위험을 70%가량 떠안는 대신 초과 수익은 정부와 민간 투자자가 공유하는 방식이다. 민간 투자자도 최대 30%의 투자금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서울 관악구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공사현장을 찾아 “민간과 정부가 사업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나누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민간의 투자 유인을 높이도록 할 방침”이라면서 “이달 안에 세부내용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세계가 금융위기 이후 경기 둔화의 극복 수단으로 뉴딜 정책을 쓰고 있다”면서 “우리도 그런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민자사업에 대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자사업 추진 절차를 3분의1로 단축하는 ‘패스트 트랙’도 도입된다. 국민 세금을 투입하는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의 민자사업도 합리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새 민자사업 방식은 노후 정수장과 도심지역 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에 우선 적용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 사업들은 민간 투자자들이 물 수요량과 교통량을 추정할 수 있어 수익이 어느 정도 날지 예측할 수 있다”면서 “활성화 방안이 발표되면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국 정수장 495곳 가운데 20년 이상 된 시설은 236곳(48%)이다. 236곳 가운데 220곳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다. 돈이 없어 보수를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정수장에 민간자본이 투입되면 수질은 나아지지만 이에 따른 요금 인상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원가에 부합하지 않는 요금 체계를 만들면 어디에선가 반드시 왜곡이 생긴다”며 “가급적이면 원가에 맞는 요금을 책정해 민자사업자가 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귀농·귀촌 지원사업 ‘토박이 역차별’ 갈등

    귀농·귀촌 지원사업 ‘토박이 역차별’ 갈등

    최근 들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귀농·귀촌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귀농·귀촌 가구에 대한 정착금 등의 지원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자체들은 귀농·귀촌 가구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반면 주민들은 지자체들이 재정난 속에 자발적인 귀농·귀촌 가구에 매년 수억~20억원(지방비)의 막대한 정착금 등을 지원하는 것은 예산낭비일 뿐만 아니라 주민 간 위화감까지 조장한다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4~2013년) 전국의 귀농·귀촌 가구는 모두 8만 7479가구다. 2004년에는 1302가구에 불과했지만 2011년 1만 1148가구, 2012년 2만 7008가구, 2013년 3만 2424가구 등으로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10년 새 25배 늘었다. 가구당 평균 인구는 1.7명 정도로 알려졌다.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무려 500배 가까이 폭증(2004년 19가구에서 2013년 9430가구)했다. 전남 67.7배(37가구에서 2506가구), 충북 34.5배(141가구에서 4918가구), 전북 18배(166가구에서 2993가구), 경북 10.5배(334가구에서 3496가구) 등의 순으로 증가했다. 이는 경기 불황에 따른 도시의 일자리 부족과 실직 불안, 베이비붐 세대 은퇴 등으로 농촌에 정착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농촌 지자체들이 인구 늘리기 등을 위해 다양한 귀농·귀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와 시·군의 경우 귀농 가구당 정착금을 최대 480만원까지 준다. 또 농가주택을 구입 또는 임대해 수리하면 300만원을 주고 이사비도 100만원까지 대준다. 논과 밭 등 농지 취득에 따른 취득세 등 각종 세제비와 자녀 학자금도 100만~200만원 지원한다. 가구당 지원액이 수백만원에서 1000여만원에 이른다. 연간 시·군별 지원대상 가구는 30~120 가구 정도다. 시·군들은 매년 수억원에서 2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다른 지역 실정도 비슷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자체들이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농촌 지자체들의 재정자립도가 10% 안팎에 불과해 선심성으로 예산 낭비일 뿐만 아니라 기존 주민에 대한 역차별이란 것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 영천시는 올해부터 귀농 가구에 대한 지원 규모를 대폭 줄였다. 지난해까지 가구당 1210만원을 지원하던 것을 올해는 400만원으로 60% 이상 삭감했다. 기존 주민들의 반발 등이 이유였다. 주민들은 “낮은 재정자립도로 공무원 인건비도 자체 충당하지 못하는 지자체들이 귀농 가구에 예산을 마구 퍼주고 있다”며 “이로 인한 기존 주민들의 소외감과 상실감이 커 일할 맛이 안 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귀농·귀촌 가구에 대한 정착금 지원과 관련해 기존 주민들의 불만이 있다는 것은 안다”면서도 “지역 실정에 어두운 귀농·귀촌인들의 조기 정착과 인구 유입 효과를 위해 정착금 등의 지원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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