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명작 춤으로 읽는다’ 30일 서울세계무용축제 개막
‘희랍인 조르바’‘로미오와 줄리엣’.영화나 희곡,연극 등의 장르를 통해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이 작품들을 무용으로 보는 기회가 마련된다.오는 30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열리는 99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99)는 그리스의나프시카,일본의 H.아트 카오스,미국의 세컨드 핸드 무용단 등 6개 해외단체와 국내 중견무용인들이 참여해 예술의전당·국립극장·정동 이벤트홀·창무포스트 극장에서 20여일 동안 계속된다.
‘세계무용 100년의 정리와 재창조’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 축제는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주최하는 행사.작년보다 규모는축소됐지만 최신 무용조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구성해 볼거리가 풍부하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주목되는 단체는 그리스 나프시카 무용단과 일본의 H.아트 카오스 무용단.나프시카 무용단이 선보일 ‘희랍인 조르바’는 70분짜리무용극으로 주인공 조르바의 침착함과 순수한 영혼,영웅주의와 용기,순박함을 춤으로 표현했다.안무가 소피아 스마일루는 희랍적인 주제에 발레와 그리스 민속무용을 조합하는 작업을 했으며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연극적인 요소를 많이 도입했다.
카오스 무용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하는 여자무용수 시라카와 나오코는 재일동포로 뉴욕 댄스 매거진 선정 최우수 무용수상을 3년연속 받은 춤꾼.1인2역을 맡으며 80분 동안 관객을 사로잡는다.원작에서 나타난 가족제도의 비극을 현대사회의 정보처리 비극으로 재해석한 연출자의 참신한 시각이돋보인다.
남성으로만 구성된 미국의 세컨드 핸드 댄스,프랑스 르 갈레 그리 무용단,인도의 조티 스리와스타우 무용단도 만날 수 있다.특히 세컨드 핸드 댄스의 무용·코미디·체조가 뒤섞인 독특한 동작은 인체를 이용해 보여줄 수 있는 동작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특별초청 작품으로는 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조형예술가 한영원의 ‘이것은 무용이 아닙니다’와 홍신자의 ‘시간 속으로’가 선보인다.
‘이것은…’은 한영원과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세계적인 무용수 조르주 몸보이,비디오 아티스트 미셸 스코트가 참여해 영상과 춤을 통해 인간과 자연,기계문명이갈등을 벗어나 하나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축제에 소개되는 우리 춤으로는 조흥동,정재만,채상묵,김말애,서영님등 중진 5인이 풀어내는 전통춤과 30대 초중반의 안무가 한소영·조현진·최병희·이화석 4명의 실험정신이 담긴 춤이 있다.
이밖에도 세계 무용 100년을 정리하는 학술행사와 워크숍도 함께 열린다.
강선임기자 sunny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