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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日우토로지구 토지매입 환경정비사업 착수

    정부가 일제시대 비행장 건설에 동원됐던 재일동포 후손들이 살고 있는 일본 우토로지구의 땅을 사들여 거주 환경정비사업에 착수한다. 1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정부가 우토로지구 토지 매입 등을 위해 설립한 ‘우토로 일반재단법인’은 3일 일본 오사카에서 우토로지구 토지 소유주인 ‘서일본식산’과 우토로지구 3808.40㎡(약 1152평, 매입금액 1억 8000만엔)에 대한 토지 매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번 토지 매입으로 우토로 지역 재일동포의 숙원사항이었던 거주 환경정비사업을 착수할 수 있게 됐다.”며 “우토로 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우토로 마을 만들기 협의회’와 후원단체 등의 의견과 여론을 수렴해 주거 환경개선사업이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국인이란 사실 한번도 잊은 적 없어”

    “한국인이란 사실 한번도 잊은 적 없어”

    “저는 비록 일본으로 귀화했지만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한번도 잊어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아시안컵 축구대회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일약 스타로 떠오른 재일동포 이충성(왼쪽·25·일본명 리 다다나리)이 한국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나타냈다. ●“한·일 우호관계 다리 역할 맡고 싶어” 이충성은 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한국 문화를 배웠고 조선학교를 다니면서 몸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일본 국가대표 선수로 뛰고 있지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늘 가슴에 품고 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충성은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재일교포 선수들이 다양한 갈림길 앞에 놓인다는 사실도 전했다. 한국 국적을 보유하거나 자신처럼 일본으로 귀화하거나 아니면 정대세 선수처럼 북한을 위해 뛰는 선수들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그는 “재일동포들 모두 각자 자기에 맞는 길을 찾아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열고 넓혀가고 있지만 한국인라는 사실을 그 누구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역 관계로 매년 30여 차례 한국을 방문한다는 아버지 이철태(오른쪽·53)씨도 “충성이가 일본 대표로 뛰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한·일 간 민간 교류가 늘어나듯이 양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맡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이씨는 “아들이 일본 대표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할수록 한국인의 우수성을 일본에서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폴란드 출신 축구 선수인 미로슬라프 클로제나 루카스 포돌스키 같은 대스타들이 독일 대표 선수로 맹활약해 독일과 폴란드 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日 수족관 “13일까지 李씨는 무료” 실제로 일본 내에서도 이충성의 결승골을 계기로 한국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본 가나가와 현 미우라 시에 있는 수족관인 ‘게이큐아부라쓰보 마린파크’는 이충성의 결승골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13일까지 성이나 이름에 ‘이’(李)라는 한자를 쓰는 고객에게는 입장료 1700엔(약 2만 3000원)을 받지 않기로 하고 한국 손님 모시기에 나섰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람·자연·사회를 관조하는 시선

    사람·자연·사회를 관조하는 시선

    온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에 사람 냄새 솔솔 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빠질 수 없다. EBS는 2일 낮 12시 10분부터 ‘불멸의 전설 재일동포야구단’을 방영한다. 1956년 창단된 재일동포야구단은 지금은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1970년대 고교야구의 열기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그 이름이 낯설지 않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팀은 재일동포 2세로 구성됐다. 모국에서 경기 한번 치러보고 싶다고 모인, 일종의 외인구단인 셈이다. 재일동포야구단의 살림을 꾸린 이는 1969년 이후 30년간 감독직을 맡았던 한재우다. 초특급 왼손투수로 꼽혔으나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었다. 그 뒤 재일동포야구단을 맡았다. 고된 일이었다. 지원이 신통찮으니 후원금을 모아야 했고, 선수를 뽑기 위해 일본 구석구석을 누비며 선수 본인 뿐 아니라 부모를 상대로 설득작업에 나서야 했다. 이념 문제로 복잡했던 여권 수속 뒤치닥거리도 그의 몫이었다. 지금은 잊혀진 팀이지만, 이들은 한·일 양국 프로야구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일본에서는 첫 3000안타 기록을 가진 장훈, 선동열의 주니치 드래곤즈 시절 호흡을 맞췄던 포수 강무지를 비롯해 ‘한신 타이거즈의 얼굴’ 황진환, ‘오사카의 호랑이’ 김박성 등을 배출했다. 한국에서는 초창기 프로야구 시절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야신’(野神)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 ‘잠수함 투수’라는 명칭을 처음 알려준 청보 핀토스의 투수 김기태, 원년 우승팀 OB 베어즈의 김영덕 감독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한국 프로야구의 한 기둥이라해도 손색없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NGC)은 1~4일 밤 11시에 ‘위대한 여정’을 방영한다. 동물들은 생존과 번식을 위해 험난한 이동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이동길을 7개 대륙, 20개국에 걸쳐 67만㎞을 따라간 작품이다. 3년간 100억원을 쏟아부은 땀과 힘을 느껴볼 수 있다. 1~5일 밤 10시에는 ‘차마고도’를, 3일 오후 6시에는 ‘히틀러의 비밀’을 방영한다. 아리랑TV는 3일 오후 8시 30분 ‘행복한 왕국의 비밀 부탄’을 방영한다. 부탄은 ‘상식적이지 않은’ 나라다. 전 국토 대부분이 2000m 이상 산악지대라 먹고 살기 막막한 데도 무상의료·무상교육을 의무화했고, 국토 60% 이상은 산림으로 유지하라고 헌법에 명시해뒀다. 국민총생산보다 국민행복지수가 더 중요하다는 철학에 따른 것이다. MBC는 ‘아프리카의 눈물’ 2부와 3부 앙코르 방송을 3일 오전 9시 40분부터 연속 내보낸다. 극장판 제작 전 방송으로는 마지막 공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라응찬 前회장 면죄부 논란

    4개월 가까이 진행된 ‘신한은행 고소·고발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놓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이 29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에 대해서는 기소(불구속)한 반면 ‘신한 빅3’의 정점인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하자 ‘검찰수사는 1라운드’에 불과할 뿐 진짜 승부는 법원에서 가려질 것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라 전 회장에게 재일동포 4명의 차명계좌를 운용, 204억여원을 입출금해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한 혐의로 행정처분을 내렸다. 또 라 전 회장은 이희건(92)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가운데 5억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이 라 회장에 대해 ‘면죄부’를 발부한 것은 결국 수사의지가 약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명예회장에 대해 전화조사만 했으며, 실정법으로 금지된 재일동포 4명의 이름으로 차명계좌를 운용한 이유와 출처가 불분명한 비자금 성격의 이 돈에 대한 출구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오비이락 격이기는 하지만 라 전 회장과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은 ‘상촌회’(상주 출신 모임) 멤버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윤갑근 3차장 검사는 “금융실명제법 위반은 과태료 사안으로 형사처벌 법규가 없고, 자문료 횡령 혐의는 입증 근거를 찾을 수 없어 무혐의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라 전 회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건넨 50억원도 이자와 함께 반환된 점을 근거로 개인 투자금으로 봤다. 검찰은 신 전 사장에게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금융지주법, 은행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신 전 사장은 2005~2009년 이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를 가장해 은행자금 15억 6600만원을 빼돌리고, 2006~2007년 행장시절 438억원대 불법 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여기다 압수수색을 통해 신 전 사장이 재일교포주들로부터 8억 6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입증해 기소했다. 이 행장에게는 2008년 신 전 사장과 함께 은행 자금 3억원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 2009년 교포주주에게서 5억원을 받은 혐의(금융지주법·은행법 위반) 등이 적용됐다. 특히 이들은 은행 내부 시스템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 명예회장이 국내에 들어올 때마다 자문료를 지급토록 2001년 이사회 결정이 난 점을 이용, 2004년쯤부터 이 명예회장이 모르게 자문료를 입금, 세탁 과정을 거쳐 비자금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윤 차장검사는 “신한금융지주 회장실과 사장실, 신한은행장실 등은 감사조차 받지 않는 등 은행 시스템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신한 빅3가 유사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으나 기소와 불기소로 엇갈리면서 기소된 이들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주목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올 성장률 6%대 등 외형 ‘화려’ 서민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

    올 성장률 6%대 등 외형 ‘화려’ 서민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

    2010년 우리 경제는 외형적으로 준수한 결실을 보았다. 경제 전반이 정상궤도에 접어들었고 대형 국제행사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하지만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 올해 우리 경제는 6%대 성장률(한국은행 추정 6.1%)을 달성했다. 2002년(7.2%)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워낙 힘든 2009년을 보낸 데 따른 반작용(기저효과)의 측면이 강하긴 하지만, 적어도 2008년 발 위기는 과거 얘기로 흘려보낼 수 있게 됐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를 다시 넘어서고 수출도 규모 면에서 세계 7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규모 세계7위 달성할 듯 지난달 11~12일에는 글로벌 경제협력체로 자리잡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열렸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는 과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탈바꿈한 성공담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었다. 시장결정적 환율제도 이행, 코리아 이니셔티브(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 및 개발 의제) 구체화, 금융규제 개혁 강화 등 서울선언을 주도했다. ●G20으로 “한국의 성공담” 알려 올해에는 북한의 천안함 격침(3월)과 연평도 포격(11월)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됐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에 오랫동안 길들여져 있는 국내외 투자자들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남유럽 재정위기 같은 외부변수만큼의 영향력도 지니지 못했다. 지난 14일 코스피 지수의 2000 재진입은 연평도 포격으로 남북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달성됐다는 점에서 과거와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10월에는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체결됐고 연말에는 미국과의 해묵은 FTA 재협상이 우리나라의 대폭적인 양보로 타결됐다. ●연평도사태 속 코스피 2000 올라서 경기가 살아나면 성장에서 분배로 정책기조가 바뀌기 마련이다. 이번에도 청와대가 하반기부터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와 상생협력 등 동반성장에 정책무게를 실었다. 국회도 유통산업발전법,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을 입법했다. 하지만 11월 말 등장한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통큰 치킨’은 중소기업·자영업자의 보호와 소비자의 권익 사이에 어떤 것이 진정한 해답인지에 대한 고민을 재차 던져주었다. ●채소값 폭등·전세난으로 고통 어려운 서민살이는 여전했다. 특히 올해에는 전에 없이 치솟은 배추, 무 등 채소가격이 주부들의 지갑을 더욱 얇게 만들었다. 이상기후와 수요관리 실패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오르기 시작한 배추의 가격은 9월 말 1만원대 중반까지 뛰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수많은 선의의 집주인들에게 어려움이 가중됐다. 집 없는 사람들은 혹독한 전세난을 겪어야 했다. 9월 2일 신한은행이 전 행장인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신한금융 사태’가 시작됐다. 라응찬 회장·신 사장·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이른바 ‘신한 빅3’가 주연으로, 재일동포 주주와 국내 이사회 등이 조연으로 화제에 올랐다. 현재 라 회장과 신 사장은 사퇴한 상태로 검찰은 횡령 등 혐의에 대해 사법처리를 준비하고 있다. 4월 중앙은행 수장이 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중앙은행도 큰 틀에서 정부”라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과 경기 과열 등 우려로 초저금리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한은은 7월과 11월 2차례만 금리를 올렸다. 그 과정에서 청소년 아이돌그룹에서 차용한 ‘동결중수’라는 별칭이 나오기도 했다. 한은 총재 자리를 놓고 막판까지 경합했던 어윤대 전 국가브랜드위원장은 지난 7월 KB금융의 수장이 됐다. ●“중앙은행도 큰 틀에서 정부” 화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연말 외환은행 인수 추진에 성공해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초 우리금융 민영화에 따른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 유력했지만 막대한 인수비용 등에 대한 부담으로 덩치가 작은 외환은행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우리금융 인수전은 ‘유효경쟁’의 요건에 균열이 생겼고 결국 민영화 중단의 파행으로 치닫게 됐다. ●중국 ‘왕씨 부인’ 한국투자 관심 G20 정상회의를 이끌었던 사공일(한국무역협회 회장) G20 준비위원장을 비롯해 이창용 G20 준비위 기획조정단장,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 G20 준비팀도 2010년의 인물들로 기억된다. 올들어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왕씨(王氏) 부인’의 존재감이 크게 부각됐다. 왕씨 부인은 일본 투자자를 말하는 와타나베 부인과 비슷한 중국 투자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미국 국채 가격 하락 등으로 중국인들이 한국 채권 및 주식시장에 대거 몰려들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찬호 오릭스행 왜?

    왜 갑자기 일본행일까. 복합적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맞아떨어졌다. 박찬호와 오릭스 둘 다 윈윈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박찬호 입장에선 현실적인 메이저리그 상황을 충분히 고려했다. 메이저리그 몇 개 팀에서 연락이 왔지만 우선 협상 대상자가 아니었다. 일단 나이가 걸림돌이었다. 세계 어느 리그건 같은 값이면 젊은 투수에게 기회를 주게 마련이다. 지난 시즌 박찬호의 성적을 감안할 때 37세 불펜 투수에게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시할 팀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제의할 가능성이 큰데, 그렇다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다시 치열한 경쟁을 통과해야 한다. 확실치 않은 상황에 모험을 걸기엔 박찬호의 나이가 너무 많다. 그렇다고 바로 한국 생활을 선택하기엔 규제가 많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상 박찬호는 내년 8월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야 한다. 선수로 뛰는 건 이듬해에나 가능하다. 특별 규정이 마련되지 않는 한 야구를 1년 쉬어야 한다는 얘기다. 당연히 선수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이런 가운데 오릭스가 박찬호를 강하게 두드렸다. 박찬호로선 일본 생활이 여러모로 장점이 있다. 처가가 일본이다. 부인과 두 딸이 생활에 적응하기 편하다. 시즌 동안 가족과 함께 지낼 시간도 미국에서보다 훨씬 많아진다. 오릭스는 박찬호 영입으로 중계권료와 광고 수입, 한국 팬 유치 등 다양한 마케팅 효과를 한번에 낼 수 있게 됐다. 박찬호와 이승엽을 동시에 내세우면 한국에서 그것보다 더한 광고는 찾기 힘들다. 오릭스는 지난 9월 한국의 한 저축은행을 인수해 한국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재일동포가 많은 오사카가 홈이라 입장수익 증대도 기대했을 법하다. 오릭스로서도 수지 맞는 장사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日오릭스 입단 이승엽 “본래 모습 보여줄 것”

    日오릭스 입단 이승엽 “본래 모습 보여줄 것”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퇴출된 이승엽(34)이 퍼시픽리그 오릭스 버펄로스로 이적했다. 오릭스 구단은 2일 “이승엽과 1년간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연봉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본 언론은 이승엽이 올해 받은 연봉(6억엔)의 절반의 절반 수준인 1억 5000만엔(약 20억 5000만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따로 받을 예정이다. 요미우리에서 등번호 25번을 달았던 이승엽은 오릭스에서는 3번을 받는다. ●6년 만에 퍼시픽리그 복귀 오른손 강타자 알렉스 카브레라(38)가 팀을 떠나면서 오릭스는 힘있는 1루수를 구해왔고, 이승엽을 적임자로 낙점해 일찍부터 협상테이블을 차렸다. 한때 이승엽의 연봉이 대폭 삭감돼 8000만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오릭스는 거론된 액수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을 책정, 이승엽의 자존심을 세워줬고 영입에 성공했다. 이승엽은 오릭스와의 인터뷰에서 “계속 일본에서 뛸 기회를 준 오릭스 구단에 감사한다.”면서 “최근 몇년간 생각만큼 성적을 남기지 못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심기일전, 내 본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성원을 부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4년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일본 무대를 밟은 이승엽은 이로써 6년 만에 친정인 퍼시픽리그에 복귀했다. 올해 지바 롯데와 3년간 계약한 김태균(28)과의 화력 대결도 벌써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05년 지바 롯데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2006년 센트럴리그 요미우리로 이적한 이승엽은 7년간의 일본 무대 통산 675경기에 출전, 타율 .267에 홈런 144개, 388타점을 기록했다. ●숙적 오카다감독과 손잡아 오릭스는 한화에서 은퇴한 뒤 호주 프로리그로 넘어간 왼손투수 구대성(41)이 2001~04년 뛰었던 팀으로 한국팬에게 익숙하다. 재일동포가 많이 사는 오사카, 고베 지역을 연고로 해 이승엽은 든든한 응원군을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 사령탑인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과 이승엽의 인연도 새삼 시선을 끈다. 요미우리의 강력한 라이벌인 한신 타이거즈 감독이었던 2008년, 그는 이승엽의 맹타 때문에 스스로 지휘봉을 놓았다. 당시 한신에 13경기나 뒤졌던 요미우리는 이승엽이 한신전에서 쐐기포(9월 21일)와 결승 2점포(9월 27일), 결승 2루타(10월 8일)를 잇달아 터뜨린 덕에 한신을 물리치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악연으로 만났던 둘이 이번에는 명예회복을 위해 서로 손을 잡는 셈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막 오른 금융권 빅뱅] (4) 내홍 신한금융 돌파구는

    [막 오른 금융권 빅뱅] (4) 내홍 신한금융 돌파구는

    지난 24일 신한금융은 7개월 만에 처음으로 KB금융지주에 시가총액을 역전당했다. KB금융은 20조 6312억원, 신한금융은 20조 5566억원이었다. 둘의 차이는 딱 746억원. 액수는 크지 않지만 의미는 꽤 상징적이다. 올 초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시달리던 KB금융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면, 최근 내홍을 겪은 신한금융의 시련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신한금융은 4대 금융지주사 중 자산규모 꼴찌로 밀려날 신세가 됐다. 지금 신한금융 최고의 우선순위는 지배구조 확립이다. 지난달 30일 사퇴한 라응찬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류시열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섰지만 류 회장은 어디까지나 직무대행이다. 이백순 신한은행장과 직무정지 중인 신상훈 지주 사장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포스트 라응찬’의 큰 그림을 그리는 임무를 맡은 특별위원회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류 회장과 8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위는 지난 9일 첫 회의를 열어 윤계섭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뽑았다. 지난 25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위원들 간 지배구조와 CEO 선임 원칙을 놓고 각자 의견을 개진했다. 논의 내용은 ▲CEO 구성을 현행대로 회장-사장-행장으로 두는 방안 ▲사장직을 없애고 회장과 사장의 기능을 통합하는 방안 ▲회장직을 없애고 사장과 행장 체제로 가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특위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루빨리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서라도 후계 구도에 대한 논의를 빨리 진척시켜야 하는데 특위의 논의가 너무 늦다는 것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일단 위원들이 한 달 이상 지배 구조에 대한 공부가 되면 그때부터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라응찬’의 그림도 아직 너무 불투명하다. 1991년 이후 20년간 CEO 자리에 머무른 라 전 회장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한 데다 조직도 라 전 회장 체제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기 때문에 후계자로 누가 오더라도 라 전 회장 때의 신한금융만큼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금융권 내에서 나온다. 신한 사태를 계기로 지분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재일동포 주주들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의 창립에 일조한 공은 인정하지만 소수의 지분을 갖고 신한금융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한 사태를 촉발시킨 이유 중 하나는 소액주주들의 견제가 전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신한금융의 태생적 약점인 재일동포 주주 관련 차명계좌가 검찰에서 어디까지 조사될 것이냐에 따라 신한금융의 향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한동안 인수·합병(M&A)은 없다고 공언한 신한금융이 다시 몸집 불리기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그간 조흥은행과의 통합 작업 때문에 M&A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차근히 내실을 다져 내년에 (CEO 문제가 해결되면) 금융지주사 중에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된 뒤 M&A 시장에 뛰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신한금융 재일교포 주주 이백순 행장 해임소송 취하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주주들이 25일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상대로 낸 해임 청구 소송를 취하했다. 이에 따라 26일로 예정됐던 선고는 연기됐으며, 이 행장 측이 소 취하 의사를 전달받은 날부터 2주 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소송이 종결된다. 신한금융의 주식 100만주 이상을 보유한 재일동포 주주들의 모임인 ‘밀리언클럽’ 회원 12명 중 4명은 지난 9월 이 행장이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을 검찰에 고소해 회사와 주주에게 피해를 줬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정운찬 전 총리 “한·일 양국, 물품과 함께 희망도 수출하길”

    정운찬 전 총리 “한·일 양국, 물품과 함께 희망도 수출하길”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18일 “세계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신감이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은 이런 자신감을 활용해 동북아와 세계에 평화를 정착시키며,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고, 정신대와 징용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많은 자신감·개방성·연민 필요” 일본 도쿄(東京)대 총장 자문위원 자격으로 도쿄대를 찾은 정 전 총리는 ‘한국-과거의 100년과 향후 100년’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한국은 역동적인 시장 경제체제이며, 일본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해 모범이 됐다. 양국의 젊은이들이 김연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월드컵 등 한국과 일본의 장점과 자랑을 향유해 왔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또 “이 점에서 최근 한국의 국보 일부를 반환하기로 한 일본 정부의 결정은 고무적이며, 일본의 자신감과 선의를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日, 재일동포 발언권 강화해야” 그는 또 “세계 기후 변화 및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강대국의 부상,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 현재 세계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처해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개방성과 진취성이 필요하고, 일본 역시 100만명의 재일동포를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발언권을 강화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와 함께 “우리는 더 많은 연민이 필요하다.”면서 “한·일 양국이 전자제품과 선박 등 물품뿐 아니라 희망과 전망 또한 수출하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한국이 향후 100년 동안 ‘동방의 등불’로서 국내는 물론 과거, 현재, 미래의 친구들에게 빛을 비추고 도움의 손을 내밀기를 바란다.”면서 “일본 역시 성실함과 동정심을 가슴에 품고 또 하나의 등불 역할을 수행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美 펜실베이니아대 석좌교수 제의받아 지난 2006년부터 도쿄대 총장 자문위원을 맡아온 정 전 총리는 19일 자문위원회의에 참석해 도쿄대 발전방안 등을 논의한다. 다음 달 7∼9일에는 타이완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내년 1월 5∼7일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전직 총리 자격으로 참석하는 데 이어 같은 달 중순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세미나도 가질 계획이다. 정 전 총리는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석좌교수직을 제의받았지만,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회장선임 등 ‘위상’ 놓고 고심

    신한 ‘빅3’에 대한 압수수색이 전격 단행된 2일 신한금융지주 내부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빅3’가 동반퇴진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태 수습의 임무를 맡은 특별위원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전부터 서울 태평로 신한금융은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직원들은 “라응찬 전 회장이 사퇴한 바로 다음날 압수수색이 들어올 줄은 몰랐다.”면서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신한금융 최고경영진 집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상훈 사장뿐 아니라 라 전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의 집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3인 모두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방증 아니겠냐는 시각도 있다. 신한 ‘빅3’는 이희건 명예회장의 자문료 15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모두 받고 있다. 신한금융은 담당 변호사를 통해 압수수색에 대응했고 담당 부서 직원들도 6층 행장실과 16층 회장·사장실을 분주하게 오갔다. 회장실에서 업무를 보던 류시열 회장은 검찰 수사진이 들어오자 오전 11시 30분 회장실을 비웠고 오전 출근해있던 신 사장도 집무실을 비웠다. 이 행장은 비서실장과 함께 집무실에 남아있었다. 신 사장을 비롯한 ‘빅3’의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사태 수습을 위한 특위의 활동을 주목하고 있다. 특위는 빠르면 이번 주중 운영 방안을 내놓고 조직 수습과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방안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특위의 위상을 놓고 고심 중이다.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새 지배구조를 마련하는 밑거름 역할만 할지, 아니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처럼 잠재 후보자를 골라 선임에도 관여할지를 놓고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존 이사회 중심의 선임 방식과 회추위 방식 중 일단일장이 있어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라 전 회장 중심으로 돌아갔던 기존 이사회 중심의 선임 방식으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회추위를 꾸려 공모 방식으로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 경우 회추위가 지금 꾸려진 특위가 될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특위의 구성을 놓고도 류 회장이 참여했다는 이유로 재일동포 사외이사들이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희·강병철기자 haru@seoul.co.kr
  • ‘신한 빅3’ 집무실 전격 압수수색

    ‘신한 빅3’ 집무실 전격 압수수색

    신한은행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2일 신한금융지주의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이른바 ‘신한 빅3’의 집무실 등을 동시에 전격 압수수색했다. 신한은행이 지난 9월 2일 신 사장 등 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소한 지 두 달 만이다. 검찰은 그동안 대출 의혹과 관련, 대출을 받은 투모로그룹 등 해당 기업을 압수수색한 적은 있지만 신한금융지주와 은행을 압수수색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오전 검사와 수사관 수십 명을 서울 중구 태평로2가에 있는 신한금융·은행 본점에 보내 16층 라 전 회장과 신 사장, 6층 이 행장 사무실과 부속실 6~7곳에서 각종 전산자료와 결재서류,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라 전 회장, 신 사장, 이 행장의 고소·고발과 관련된 자료들과 혐의 및 추가 의혹을 밝힐수 있는 자료들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3명이 2005∼2009년 이희건 신한금융지주 명예회장에게 지급할 자문료 15억여원을 빼돌려 쓴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증거를 찾아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당초 신한은행 측은 신 사장이 이 명예회장의 자문료 15억여원을 횡령했다고 고소했지만 이중 5억원은 라 전 회장과 이 행장이 가져갔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빅3’ 모두 횡령 혐의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이 행장은 자문료 중 3억원을 직원을 시켜 현금으로 인출해 정권 실세에게 전달했다는 의혹도 정치권에서 제기됐었다. 검찰은 또 라 전 회장이 2007년 차명계좌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50억원을 전달하는 등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했다는 의혹과 이 행장이 재일동포 주주에게 기탁금 명목으로 5억원이 입금된 통장을 전달받았다는 의혹도 이번 압수수색에서 새 물증이 나온다면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당분간 압수물을 분석하고 대출 의혹 관련 금강산랜드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빅3 혐의 입증에 주력할 것”이라며 “빅3의 의혹을 모두 수사하는 만큼 이들 소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빅3는 다음주 초에 소환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훈·강병철기자 hunn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주식회사 스티브 잡스/주병철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주식회사 스티브 잡스/주병철 경제부장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를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삼성전자 고위 임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애플의 CEO가 아닙니다. 주식회사 스티브 잡스입니다. 한마디로 One Man Company(1인 회사)라는 얘기입니다.”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미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인데, 중요한 것은 세계의 아이폰 고객들이 제품 성능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스티브 잡스라는 CEO에 매료돼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혹자는 스티브 잡스의 매력은 검증된 도덕성과 미래예측능력이라고 말한다. 20살에 애플이란 회사를 차렸지만 10년 뒤 그 회사에서 쫓겨났고, 이후 설립한 neXT를 애플이 인수하면서 애플의 CEO로 다시 오른 과정은 그의 끊임없는 도전과 자기성찰을 말해 준다는 것이다. 주주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도 오늘의 그를 만든 동인이라고 한다. 귀감이 되고 부러운 일이다. 유감스럽게도 국내로 눈을 돌리면 한국판 스티브 잡스라고 부를 만한 인물이 눈에 쏙 들어오지 않는다. 국내 굴지의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회장님을 한번 보자. 검찰 조사를 한두번 받지 않은 사람이 없고, 법정 투쟁으로 날밤을 새운다. 잊을 만하면 또다른 회장님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된다. 이뿐이 아니다.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도 심하다.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되면 여지없이 해외로 내뺀다. 올 국감에서도 기업인·금융인 수십명이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한 사람은 거의 없다. 아예 국감 이전에 해외로 나가 별 볼일 없이 보내기 일쑤다. 현지 교민들은 “대한민국의 법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 민망하다.”며 탄식한다고 한다. 이들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 오직 대물림이다. 최근 재계와 금융계 오너 또는 회장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정체불명의 뭉칫돈을 굴리다 내부 직원에 의해 까발려진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은 대기업인 삼성그룹의 수법을 그대로 답습했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돈인데, 증여세를 낼 테니 봐달라는 것이다. C&그룹은 옛 대우그룹처럼 부실기업을 집어삼키면서 배를 불렸다. 후계 문제에서 촉발된 태광은 현대의 글로비스처럼 단돈 5000만원으로 회사를 차려놓고 계열사들의 물량을 받아먹는 식으로 매출을 올려 이익을 남겼다. 머리 큰 동생들이 큰 형님(?)들의 좋지 못한 행태를 그대로 물려받아 경영권 승계 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어미소가 볼품없다고 외면하다 세금(공적자금)으로 영양분을 공급해 키워놨더니 서로 가져가겠다고 치고받고 싸우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행태도 모럴 해저드의 극치다.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사태에 이은 신한금융지주의 사태도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1982년 재일동포들이 가방에 엔화 뭉치를 넣고 들어와 회사를 차렸고, 불법으로 외화를 유출해온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결국 터질 것이 터진 것이지만, 라응찬 전 회장 등의 행적은 금융 후진국의 양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남보기가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글로벌 시대에는 스티브 잡스 같은 글로벌 리더가 많이 나와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굴지의 글로벌기업을 많이 키웠다. 그러나 오너와 회장은 있었지만 존경 받는 글로벌 리더는 없었다. 자식에게 물려주거나 장기집권을 위해 2인자를 인정하지 않는 풍토 때문에 글로벌 리더를 키우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데 관심을 쏟아야 한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계·금융계의 얼룩진 과거와 잘못은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말해주고 있다. 기회가 왔는데도 그냥 뭉개거나 액땜하듯이 넘어가면 글로벌 리더 양성은 요원하다. 기업의 목적을 주주가치의 이익 증대보다는 더 많은 고객, 행복한 고객을 확보하는 데 두는 스티브 잡스의 경영노하우를 벤치마킹해 보면 어떨까.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판 스티브 잡스가 줄이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bcjoo@seoul.co.kr
  • ‘빅3’ 모두 등기이사직 유지… 갈등 불씨 여전

    ‘빅3’ 모두 등기이사직 유지… 갈등 불씨 여전

    라응찬(72)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30일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공식 사퇴함에 따라 류시열(72) 신한금융 비상근이사가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한시적으로 신한금융을 이끌게 됐다. 류 회장을 포함한 8명의 사외이사는 특별위원회(특위)를 만들어 조직을 추스르고 차기 회장 선임을 논의하기로 했다. 라 회장은 이날 서울 태평로 신한금융 본점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고객과 주주, 임직원에게 너무 많은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보장된 등기이사직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한 사태는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갈등의 불씨는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라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빅 3’가 모두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4일 금융감독원 제재와 라 회장, 신 사장에 대한 검찰 조사라는 큰 변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일동포 이사 ‘류회장 특위 참여’ 반대 특위는 조직 안정과 차기 후계구도 논의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형식상으로는 비상업무체제를 총괄하는 이사회 아래에 있지만 차기 회장 선임에 대한 방안을 만들거나 지배구조 개혁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브레인’ 역할을 하게 된다. 특위 위원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류시열 회장은 이사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위기극복과 성장에 대한 기반 확보, 투명하게 새 최고경영자(CEO)를 뽑는 일을 하는 곳”이라면서 “이사회에서는 일주일 전 소집 통고 등 번거로운 일이 많아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특위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위가 ‘빅 3’를 제외한 이사회 멤버로 꾸려진 것에 대해 관계자들 간 이견이 첨예하다. 신 사장은 당초 중립적인 인사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자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이사회와 특위가 다른 것이 뭐냐.”면서 불만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회장이 특위에 참여하는 것을 놓고도 사외이사 간 의견이 달랐다. 이사회에서 멤버들은 류 회장이 직무대행을 하는 데는 만장일치였으나 류 회장이 특위에 참여하는 안을 놓고는 7대4로 의견이 갈렸다. 재일동포 사외이사 4명이 반대했고 신 사장이 기권했다. 재일동포 사외이사들은 이날 이사회 이후 멤버들끼리의 늦은 오찬에도 불참했다. 향후 특위의 활동이 원활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빅3’ 모두 檢 칼 맞을 땐 큰 소용돌이 이날 이사회 결과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많다. 무엇보다 ‘빅 3’가 모두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 회장은 지난 9월 11일 약식 기자간담회에서는 “누군가는 사태를 수습해야 하지 않나.”라면서 회장직 유지 의사를 내비쳤지만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를 놓고 금감원과 검찰이 전방위로 압박해 오자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회장직 사퇴가 사태 수습을 위한 제스처일 뿐 내년 3월 주총 이후, 상황에 따라 다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신 사장 역시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퇴진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현재 신한은행에서 438억원을 대출받은 것과 관련해 신한은행으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소된 국일호 투모로그룹 회장이 구속돼 있고 신 사장도 이번 주 중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이 행장과 라 회장도 조만간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희건 명예회장의 자문료를 함께 사용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빅 3’가 모두 검찰의 칼을 맞게 될 가능성도 있어 신한금융이 더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다. ●금융권 “관치 개입 경계해야” 금융권에서는 ‘빅 3’가 동반퇴진하게 될 경우 관치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내부 출신들이 지배구조 안정에 실패한 만큼 외부 관료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 신한금융이 공모 방식을 도입해도 낙하산 인사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모 방식이 상대적으로 투명하지만 상당수 금융공기업에서 볼 수 있듯 낙하산 인사를 포장해 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풍으로부터 방패막이 역할을 해줄 외부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오는 것도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라면서도 “신한금융의 전통과 특성을 전혀 모르는 관 출신 인사가 낙하산으로 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놀랄것 없다… 조직안정에 도움될 것”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27일 서울 태평로 신한금융 본점은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였다. 당초 라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직을 자진 사퇴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에 새삼 놀랄 일이 없다는 것이다. 라 회장은 지난 25일 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귀국한 이후 사외이사 등 이사회 멤버들에게 “회장직을 그만둬야겠다.”고 심경을 여러 차례 토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이사회 관계자는 “4연임을 한 올 초에도 그런 말을 했었지만 요즘 들어 부쩍 그만두겠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면서 “이 때문에 최근 사외이사들이 모여 라 회장 사퇴 이후 신한금융의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실무자들은 언론 보도를 주시하면서 오는 30일 있을 이사회를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도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라 회장의 퇴진이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결자해지’의 차원에서라도 사퇴를 한 뒤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최근 들어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에서는 라 회장 사퇴 이후 회장 선임 과정에서 ‘관치금융’ 논란 등 잡음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4일 ‘빅 3’의 동반퇴진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재일동포 주주들도 관치 논란을 의식해 “신한 내부에서 후임자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신한금융의 다른 관계자는 “KB금융지주 사태 때에도 정부에서 인사에 관여한다는 논란이 생기면서 1년 가까이 조직이 흔들리지 않았느냐.”면서 “사퇴 이후에 조직이 빨리 수습돼 제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한금융 주가는 전날보다 200원(0.45%) 내린 4만 4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한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인 지난달 1일 종가(4만 6200원)에 비해 4.65% 하락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류시열 ‘직대’ 유력… 羅 ‘수렴청정’ 배제못해

    류시열 ‘직대’ 유력… 羅 ‘수렴청정’ 배제못해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7일 사퇴 의사를 직접 밝히면서 지난달 2일 이후 두달가량 끌어온 신한 사태는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빅 3’인 라 회장·신상훈 사장·이백순 신한은행장의 동반 퇴진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면서 3인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3인이 완전히 퇴장하는 것인지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이사회… “라 회장, 끈 놓지 않을 것” 라 회장은 이날 오전 정례 최고경영자(CEO) 미팅에서 계열사 사장들에게 대표이사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신 사장의 대표이사 사장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라 회장이 사퇴하면 대표이사가 공석이 되기 때문에 이사 중 한명을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해야 한다. 직무대행은 류시열(72) 비상근이사가 맡을 것이 유력시된다. 옛 제일은행(SC제일은행) 행장과 은행연합회장 등을 역임한 데다 오랫동안 신한금융 사외이사를 맡아 신한금융 내부는 물론 은행권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기 때문이다. 류 이사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전까지 조직을 추스르고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류 이사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회장 직무대행을 맡으라는 언질은 아직 받지 못했다.”면서 “30일 이사회가 열리니 아직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라 회장이 완전히 떠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차기 회장이 선임되더라도 ‘명예회장’ 등의 형식으로 경영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라 회장이 (신한금융에 대한) 끈을 완전히 놓아버리려는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사장과 이 행장의 거취는 아직 불투명하다. 신 사장은 검찰 수사 결과 이후 거취를 정하겠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이 행장과 동반퇴진하지 않는 이상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그대로다. 이 행장은 안팎의 퇴진 여론에도 불구하고 자진 사퇴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사장·이 행장 동반퇴진은 미지수 26일 이 행장이 신 사장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달한 것도 이같은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신한 관계자는 “진심으로 사과한 것이 아니고 제스처 차원의 표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태를 봉합하고 행장직을 유지하려는 뜻이 강한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한 사태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 변수도 남아 있다. 검찰 수사다. ‘빅 3’를 모두 조사하고 있는 검찰에서는 3인을 모두 기소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상황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금명간 신 사장 등 관련자를 소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한 사태가 빨리 봉합되려면 3인의 동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관측이다. 최근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하다. 관치를 경계하며 “신한 내부에서 차기 회장이 선임돼야 한다.”는 재일동포 주주를 비롯한 신한금융 내부의 분위기 때문에 이인호 신한은행 고문(전 신한금융 사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 고영선 전 신한생명 사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민족성 지키는 재일조선인 이해를”

    “민족성 지키는 재일조선인 이해를”

    “재일조선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북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정대세 선수 때문에 재일동포의 현실이 일부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또 한 사람 있다. 나고 자란 곳은 일본, 본적은 제주도, 국적은 조선. 남한은 고향이고, 마음 속 조국은 북한이다. 재일동포 3세 리정애(35)씨 얘기다. 리씨는 최근 ‘재일동포 리정애의 서울 체류기’(임소희 그림, 보리 펴냄)를 펴냈다. 2007년부터 2년 동안 월간지 ‘민족21’에 연재됐던 내용에다 못다한 얘기들까지 묶었다. ●한·일 모두 미귀속… 사실상 무국적 1945년 광복 뒤 일본은 재일동포를 외국인으로 분류했다. 정확히 조선적(朝鮮籍)이라 했다. 말이 좋아 조선적이지 실제는 무국적이나 다름없다. 일본으로 귀화하지도 않고, 한국 국적을 얻지도 않는 동포들의 현실이다. 조선적에도 두 가지 경우가 있다. 북한을 선택하고 싶지만 일본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못하는 경우, 그리고 통일된 조국을 바라며 어느 한쪽도 택하지 않는 경우다. 2004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뒤 해마다 양국을 오가며 고향 땅에서 살아가는 재미에 푹 빠진 리씨의 기록은 독자에 따라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 리씨는 자신의 조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라 말한다. 색안경을 꺼낼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그러나 리씨 역시 이 땅의 젊은이들과 다를 바 없다. 인기 드라마 ‘추노’에 나오는 ‘최장군’ 팬이다. 일본인을 닮았다는 말에 상처받는다. 모국어는 일본어지만 우리말을 하는 게 더 좋다. 서툴다거나, 북한식 억양을 불편해하면 또 상처받는다. 조선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어온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서다. 차별과 멸시가 두려워 대부분 동포들이 ‘조선’이라는 말을 빼고 ‘자이니치’(재일)라고 줄여 표현하는 상황이 슬프다고 하는 리씨는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조선적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재일동포들이 민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겪어야 했던 인고의 세월을 체류기를 통해 접하다 보면 그가 국적을 바꾸지 않는다고 탓할 수 없는 까닭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리씨는 “(처음에는) 조선적을 지키는 게 재일조선인에 대한 일본의 차별과 제국주의 만행을 규탄하기 위해 해야 할 당연한 일로 생각했지만 정답 같은 것은 없는지도 모르겠다.”고 고백한다. ●조선-한국 국적 1호 부부 한편 리씨는 지난 10일 동갑내기 한국 청년 김익씨와 백년가약을 맺으며 ‘조선 국적-한국 국적 1호 부부’가 됐다. 통일이 되면 이룰 수 있는 여러 꿈 가운데 하나를 미리 앞당겨 성취한 그로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셈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라회장 “금융감독 당국 설득”… 믿는 구석 있나

    라회장 “금융감독 당국 설득”… 믿는 구석 있나

    ‘신한 사태’가 시작된 지 39일 만에 말문을 연 라응찬(72)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발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중징계로 예상되는 금융당국의 처분에 앞서 뭔가 들이댈 소명자료를 갖고 있다는 것과 신한의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당분간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11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정감사와 다음 달 4일 열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평소에 하지 않는 기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빅3의 동반퇴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금융실명제법 위반과 신상훈 지주 사장의 횡령 혐의를 별개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라 회장이 금감원에서 전체 혹은 일부 직무정지 조치를 받으면 곧바로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직무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그보다 낮은 문책경고 조치를 받으면 내년 3월까지 임기는 보장된다. 적어도 문책경고 이상의 조치를 받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는 듯하다. 라 회장이 이날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상세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을) 설득하면서 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라 회장의 지시 혹은 묵인 하에 차명계좌가 만들어졌다고 보는 감독당국에 라 회장은 ▲본인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과 ▲이로 인해 신한금융의 운영을 위태롭게 하거나 금융질서를 문란하게 하지 않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라 회장은 “차명계좌가 (금융실명제법 시행 전인) 옛날에 밑에 시켜서 했던 게 습관적으로 저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이어져 왔다.”면서 적극적인 개입을 부인했다. 그러나 라 회장이 차명계좌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데다 실명 전환 기회가 있었는데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명은 충분치 않다. 또 라 회장은 1982년 후발주자로 창립된 신한은행을 30년 가까이 일하면서 금융권 시가총액 1위 회사로 키워낸 점을 부각시켜 정상참작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차명계좌와 관련된 의혹뿐 아니라 검찰 조사를 통해 신한은행과 재일동포 주주들과의 부적절한 거래 의혹도 속속 제기되고 있어 라 회장의 거취가 본인의 의도대로 움직일지는 불투명하다. 라 회장의 거취는 이르면 다음달 초 결정된다. 신한금융 이사회도 그 이후에야 열릴 것으로 보인다. 라 회장은 “아직 이사회 일정을 따로 잡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도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이전에 이사회를 잡아봤자 별 의미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라 회장 사퇴, 회장과 사장 직무대행 선임 등 신한금융의 향배에 대해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신한금융의 ‘CEO 리스크’는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빅3의 거취 여부와 관련없이 이사회가 조직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권한만 있고 책임은 회피하는 이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사회가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지켜보는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면서 이 시점에서는 모종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희·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 檢, 신한銀 前직원 수백억 착복 수사

    신한은행 ‘빅3’(라응찬·신상훈·이백순)의 고소·고발 사건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신한은행에 재산 관리를 맡겼던 재일동포의 상속인이 “거액의 재산을 착복당했다.”며 전 직원들을 고소해 검찰이 수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검찰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재일동포 사업가였던 배모씨(2000년 사망)의 아들과 배씨의 부하 직원이던 김모씨는 신한은행 비서실에 근무했던 퇴직자 A·B씨를 배임과 횡령 혐의로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검 고소했다. 숨진 배씨는 신한은행 설립 초기 은행 영업에 기여한 재일동포 주주 431명 중 한 명이다. 고소인들은 “재일동포 사업가들의 국내 및 일본 재산은 신한은행 관계자들이 실질적으로 관리했고, 배씨 사망 당시 은행에 주식, 예금 등 상당한 재산이 있었는데 자금 관리자였던 피고소인들이 수백억원을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사건을 맡았던 중앙지검 조사부는 지난해 12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고소인들은 즉각 항고했고, 서울고검은 지난 4월 재수사를 명령해 현재 중앙지검 형사2부에서 다시 수사하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아오이 유우·탕웨이…아시아★들 “부산에서 만나요”

    아오이 유우·탕웨이…아시아★들 “부산에서 만나요”

    일본 톱배우 아오이 유우와 츠마부키 사토시, 영화 ‘색,계’의 히로인 탕웨이 등 아시아의 톱스타들이 한국을 찾는다. 이들은 오는 10월 7일 개막하는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축제를 빛낼 전망이다. 일본은 물론 국내 팬들에게도 깊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여배우 아오이 유우는 2004년과 2006년에 이어 올해 다시 부산영화제를 찾는다. 아오이 유우는 일본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번개나무’에서 청순한 매력을 발산하며 또 한 번 국내 관객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번개나무’에서 아오이 유우와 호흡을 맞춘 오카다 마사키도 함께 부산을 방문한다. ‘제2의 기무라 타쿠야’로 일컬어지며 급부상 중인 오카다 마사키는 2007년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으로 제12회 부산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리안 감독의 ‘색,계’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중국 여배우 탕웨이는 극중 파격적인 노출신과 정사신을 소화해 2008년 중국 광전광파국으로부터 모든 미디어 출연을 금지 당했다. 이에 해외 영화계로 눈을 돌린 탕웨이는 한국배우 현빈과 함께 김태용 감독의 ‘만추’에 출연했다. 올해 부산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은 탕웨이와 그녀의 ‘만추’를 함께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눈물이 주룩주룩’ 등으로 국내에 많은 팬을 보유한 츠마부키 사토시도 부산영화제를 찾는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2005년 제 10회 부산영화제에 이어 5년 만에 신작 ‘악인’으로 국내 영화팬들과 만나게 됐다. ‘악인’에서 츠마부키 사토시와 호흡을 맞춘 여배우 후카츠 에리도 함께 부산을 방문한다. ‘춤추는 대수사선’시리즈의 여형사 스미레로 국내에 잘 알려진 후카츠 에리는 제34회 몬트리올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인도를 대표하는 여배우 아이쉬와리아 라이 역시 부산을 찾는다. 신작 촬영 일정 때문에 9월에 열린 제67회 베니스영화제의 초청을 고사했던 아이쉬와리아 라이는 ‘라아바난’과 ‘라아반’ 2편의 영화를 들고 국내 팬들을 만난다. 2003년 인도인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에 위촉됐던 아이쉬와리아 라이는 영국 패션지 ‘하퍼스앤퀸’(Harpers and Queen) 선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10인’, 2010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등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재일동포 감독으로 유명한 이상일, 오미보 감독을 비롯, 장초치, 허안화, 마니 라트남, 위시트 사사나티엥 등 아시아 각국의 감독들도 부산영화제를 찾아 국내 관객을 만날 계획이다. 한편 제15회 부산영화제는 오는 10월 7일부터 15일까지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5개 극장에서 진행된다. 67개국에서 온 영화 308편으로 꾸며지는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식은 10월 7일 오후 7시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 상영관에서 레드카펫 행사와 함께 열리고, 10월 6일 오후에는 남포동 PIFF 광장에서 전야제가 마련된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영화 ‘백만엔걸스즈코’·‘만추’ 스틸이미지 / 사진설명 = 츠마부키 사토시, 아오이 유우, 탕웨이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에프엑스가 자는 곳은 어떤 모습일까? ▶ 김현주, 파격 상반신 노출 화보 ‘망설임 없이’ ▶ 산다라박, 과거 정일우와 눈물의 키스신 화제 ▶ ”이상형은 이효리”..존박 발언에 김은비 반응은? ▶ 최희진 “악플러 사과시 명단에서 제외”...네티즌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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