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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소나무,파리-서울전 15일까지 서울과 파리에서 활동하는 한국과 외국의 소나무협회 소속작가들의 전시회. 한국작가 56명, 외국작가 13명 등 69명의 그림, 사진, 설치예술, 조각 등이 선보인다. 서울 순화동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02)3463-5600. ■ 김홍석전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설치미술가 김씨의 최근 작품인 비디오, 설치 오브제, 사진 등 전시.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사진으로 ‘카피’한 것을 다시 변용해서 자신만의 예술영역으로 확보했다.30일까지 서울 청담동 카이스 갤러리.(02)511-0668. ■ 고숙희전 서예가 고씨가 자신만의 특유한 한글 흘림체를 창안, 써내려간 8폭 병풍의 글씨는 현대적 감각과 세련미가 돋보인다. 또 고전에도 충실한 한문 서예작품도 있다.7∼13일 세종문화회관 신관 2실.(02)399-1111. ■ 고승관전 금속공예품인지 조각품인지 의문을 던지는 고씨의 브론즈 작품들이 선보인다. 지퍼를 활용한 브론즈 작품에는 브론즈가 주는 차가움을 유머로 뒤덮는다.4일까지 서울 태평로 서울갤러리(02)2000-9737. ■ 이재효전 달걀 모양이나 사각형의 목재로 형상을 구축한 뒤 그 위에 수 많은 못을 구부려 박아 놓은 특이한 조각작품전. 불에 태워 그슬린 후 빛나도록 갈아낸 못이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신비한 느낌을 준다.6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아트사이드. 뮤지컬 ■ 마리아마리아 1월8일까지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예수를 유혹하는 창녀 마리아를 주인공으로 한 창작극.2004년 한국뮤지컬대상 4개 부문을 수상했고, 내년 9월 브로드웨이 진출을 앞두고 있다. 강효성 박혜경 김선영 출연.1588-9088. ■ 마포 황부자 18일까지 장충체육관. 마당놀이로 환생한 ‘베니스의 상인’. 배삼식 극본·손진책 연출,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 출연.(02)747-5161. ■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1월1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 초등학생 아들과 엄마, 교사가 퍼뜨리는 행복 바이러스. 노우성 번안·연출, 서태화 박상우 출연.(02)421-5722. ■ 겨울나그네 25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상처받은 청춘들의 안타까운 사랑.8년 만에 재공연되는 무대로 애니메이션을 삽입, 팬터지적인 요소를 강화시켰다. 최인호 작·윤호진 연출, 오만석 윤공주 서범석 출연.(02)575-6606. 어린이 ■ 로봇 태토 2∼4일 국민대 대극장. 재일교포 작가 정의신과 일본 오페라전문극단 곤냐쿠좌가 만든 어린이 오페라.(02)744-0300. ■ 우리는 친구다 1월1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 초등생 민호, 유치원생 슬기 남매의 좌충우돌 일상과 이웃 친구 뭉치의 우정. 김민기 번안·연출, 이석호 김은영 출연.(02)763-8233. 클래식 ■ 오페라 이순신 3~4일 서울 여의도 KBS홀. 이순신 장군 순국 407주기와 한·러 수교 15주년을 맞아 준비된 한·러 합동 오페라. 러시아 오페라의 선이 굵고 웅장한 서정, 한국의 신화적인 서사 스토리와 아름다운 민족적 정서가 어우러져 볼 만한 무대가 될 듯.(02)6000-5577. ■ 피아니스트 강충모의 클래식 시리즈 7일 서울 호암아트홀. (02)3436-5222. ■ 국립합창단 정기공연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87-8111. ■ MIK앙상블 3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02)1544-5955. ■ 문희란 피아노 독주회 1일 금호아트홀. (02)3436-5929. 연극 ■ 마르고 닳도록 1~17일 예술의정당 자유소극장 애국가 저작권료를 받아내려고 대한민국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한국땅을 밟는 스페인 마피아 집단의 황당무계한 사기극. 이강백 작·이상우 연출, 문성근 최용민 강신일 출연.(02)747-1010. ■ 우리 나쁜 자석 4명의 소년들의 유년기와 사춘기를 그린 성장극. 더글러스 맥스웰 작·김효중 연출, 정청민 박승배 김유철 손석배 출연.(02)764-8760. ■ 지상의 모든 밤들 31일까지 혜화동1번지.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성매매 여성들의 삶. 김낙형 작·연출, 이영숙 손용수 출연.(02)762-0010. ■ 용호상박 7일까지 드라마센터. 강사리 범굿을 주재하는 일을 두고 무가 형제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그린 창작극. 오태석 작·연출, 이호재 전무송 출연.(02)745-3966. ■ 늙은 창녀의 노래 31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1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양희경의 1인극. 송기원 작·위성신 연출.(02)569-0696.
  • 국제 범죄조직 한국 문어발 진출

    일본 야쿠자와 러시아 마피아, 중국 삼합회 등 국제범죄조직들이 한국에서 마약 밀매·밀입국, 금융·부동산 및 호텔사업, 수산물 거래 등에 광범위하게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조직들은 이미 한국에 거점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주변국 범죄 조직원들은 수시로 우리나라를 드나들면서 연고자를 활용해 국내 활동거점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일본 야쿠자 33개 조직 8만 7000명 가운데 야마구치구미 등 8개 조직이 칠성파 등 국내 범죄조직과 결탁해 금융·부동산 시장에 진출하려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7월 ‘스미요시카이’ 조직원인 재일교포 이모씨 명의로 국내 한 호텔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마피아는 220개의 극동지역 마피아 중 ‘마가족(族)’‘야쿠트족(族)’ 등 20개 조직이 국내에 수산관련 업체를 설립, 수산물 거래 등에 개입하고 있다. 국정원은 “이 가운데 야쿠트족은 2003년 2월 부산에 내국인과 합작으로 자본금 1억원의 수산업체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100만명으로 추산되는 중국 ‘삼합회’는 현지에 진출한 내국인 범죄조직 및 중국 동포와 연계, 한국을 대상으로 마약 밀매와 밀입국 알선 등을 자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9월 홍콩에서 제작한 위조 신용카드를 이용해 국내에서 고가의 물품을 구입한 홍콩 삼합회 일당 4명을 적발했다.”고 공개했다. 마약류 범죄와 관련해선 “국내 유통 마약류는 주로 히로뽕으로 과거 90% 이상이 중국에서 반입됐으나, 최근에는 필리핀과 캐나다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로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히로뽕은 중국·필리핀·태국·캐나다를 통해 반입되며, 아편·헤로인은 서남아 및 동남아에서 생산돼 이란·태국·중국을 거쳐 유입되고, 엑스터시·케타민 등 신종 마약은 미국·네덜란드·중국 및 동남아에서 반입된다.”고 밝혔다. 또 “국내 유통 위폐는 대부분 미화 100달러권으로, 위조 엔화·유로화도 적발되는 등 종류가 다양화되고 있다.”면서 “동남아 범죄조직들이 국내에서 위조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빈도가 증가, 신용카드 부정사용 규모가 연간 미화 500만달러로 세계 2위”라고 보고했다. 한편 국정원은 2003년 참여정부 출범 이후 총 407건,2640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범죄 유형별로는 ▲마약범죄 170건,950명 ▲위폐범죄 9건,29명 ▲출입국 범죄 121건,1106명 ▲금융범죄 44건,267명 ▲밀수 등 기타 범죄 63건,288명 등이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현대 일본희곡 공연·심포지엄 개최

    한·일연극교류협의회는 17∼19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2005 현대 일본희곡 낭독공연 및 심포지엄’을 개최한다.재일교포 작가 정의신의 ‘행인두부의 마음’, 가라 주로의 ‘진흙인어’, 베스야쿠 미노루의 ‘나무에 꽃피다’등이 소개된다.20일에는 ‘한·일 양국의 극작 양상과 극작가의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02)744-0300.
  • “은행원 서비스도 해외 전수”

    “눈동자를 상하좌우로 돌려보세요. 입 속에 바람을 넣고 굴려 보세요.‘위스키∼’하고 소리낼 때의 입모양이 바로 고객을 대할 때 짓는 미소입니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연세빌딩에 자리잡은 우리은행 서비스아카데미 교육장. 머리에 히자브(이슬람식 두건)를 두른 인도네시아 여성과 바레인 여성이 전문강사의 눈과 입 모양을 연신 따라한다. 이어진 워킹 강습.“상체는 움직이지 말고, 팔은 자연스럽게 흔들며, 두 무릎이 스치듯이 ‘11자’로 경쾌하게 걸어 보세요.”상하이와 하노이에서 온 남자들이 어색한 발걸음을 내딛자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우리은행은 이날 해외 13개 현지법인에서 일하는 외국인 은행원들을 초청, 서비스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내용은 서비스마케팅의 기초인 표정, 인사, 자세, 말씨, 복장 등이었다. 국내 은행원들은 시시때때로 받는 예절 교육이지만 이들은 처음 접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서비스아카데미 책임자인 이진경 차장은 “현지 은행원들도 주로 우리 교포들을 상대하는 만큼 국내 은행 수준의 서비스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어 교육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또 “각국의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바레인 지점에서 근무하는 자흐라는 “이슬람 사람들은 왼손을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고객에게 통장 등을 두 손으로 전달하는 게 어색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디안 메일리나는 “손님이 은행에 들어오면 일어서서 인사하도록 교육받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고객들은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고 말했다. 전 세계의 유명한 금융기관이 몰린 상하이에서 온 카오 징은 “손님을 대하는 자세만큼은 한국의 은행원들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 지점의 트린 민 쿠옹은 “친구들 사이에서 한국의 은행은 바쁘기로 소문났다.”면서 “베트남 은행들도 요즘은 한국의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재일교포로 도쿄지점에서 일하는 조홍제씨는 “일본 은행원들은 미소나 예의 바른 행동이 체질화됐지만 일처리가 느려 고객들로부터 종종 항의를 받는다.”면서 “웃는 얼굴로 정감있게 대화하면서도 업무를 빨리 처리하는 한국의 은행원들은 큰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경 차장은 “미소나 표정 등 기초적인 예절이 이미 몸에 밴 국내 은행원들은 요즘 협상기술이나 고객 성향에 따른 대화법을 배우고 있다.”면서 “‘미소가 고객을 불러 모은다.’는 국내 은행들의 마케팅 전략이 이젠 해외로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선 ‘소상팔경도’ 美서 6억에 팔려

    재일교포가 소장했던 것으로 알려진 겸재 정선의 ‘소상팔경도’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59만 8400달러(약 6억 1600만원)에 팔렸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열린 아시아주간 한국·일본 미술품 경매에 출품된 작품 중 최고가이며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소상팔경도는 중국 후난성 둥팅호 남쪽 링링 인근의 샤오수이강과 샹장강 합류지의 경치를 8가지 소재로 한 그림으로 정선의 소상팔경도는 중국 화보와 연관 관계가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뉴욕 연합뉴스
  • [부고]

    ●정운영 중앙일보 논설위원 정운영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24일 오전 9시 서울삼성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61세. 대구에서 출생한 고인은 1971년 서울대 경제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한국일보·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81년 벨기에 루뱅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와 고려대 강사, 경기대 교수로 활동했다.MBC 시사프로그램 ‘100분 토론’ 사회자를 맡기도 했으며 최근까지 중앙일보에 ‘정운영 칼럼’을 연재했다. ‘시지프의 언어’‘저 낮은 경제학을 위하여’ 등 저서를 남겼으며 96년 언론인클럽 언론상(신문칼럼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양선(55)씨와 유경(34)·유신(33) 등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삼성병원, 발인은 27일 오전 11시.(02)3410-6905. ●재일교포 인권옹호 이이누마 지로 재일교포 인권운동을 펼쳤던 일본인 시민운동가 이이누마 지로 전 교토대 교수가 24일 폐렴으로 숨을 거뒀다.87세. 그는 미국의 북베트남 폭격에 대한 항의를 계기로 시민운동에 뛰어들어 교토에서 시민단체인 ‘평화연합’의 주역으로 활약했다.1969년 ‘조선인’이라는 잡지를 창간, 조선문화의 재인식과 재일교포 인권보호를 호소했다.‘한국을 사랑한 일본인 전도사’라는 저서를 냈다. ●이영근(자영업)근호(CMB 대전방송 전무이사겸 CMB 웹엔TV 대표이사)씨 모친상 25일 오전 6시 경북 고령 영생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54)956-4455 ●임길상(자영업)달식(공무원)정상(하나은행 차장)씨 모친상 25일 문경제일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54)550-7700 ●김덕기(근화지주 회장)상기(사업)승기(동양아파트㈜ 대표)씨 모친상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2)3410-6917 ●김준일(부천의원 원장)씨 별세 신동선(시스코 코리아 이사)씨 빙부상 23일 경희의료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2)958-9545 ●조두희(한양조씨대종회 부회장)선희(라인앤지 대표이사)수희(동화금사 대표)씨 모친상 조용길(삼성인스빌 대표)씨 조모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02)3410-6919 ●최규근(개인사업)규옥(장애인 신문사 대표 및 사회복지법인 곰두리 복지재단 이사장)씨 모친상 백진기(한화종합상무)씨 빙모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방인 27일 오전 7시 (02)3010-2230 ●조용은(101부띠끄대표)씨 부친상 송인국(송인국 정영외과원장)배남신(시애틀 UPS대표)씨 빙부상 2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2)3010-2269 ●기세환(자영업)세원(대흥상사 사장)세홍(운수업)세학(대흥상사 부장)씨 부친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5시 (02)3010-2268 ●이승규(KCC건설)씨 부친상 박재우(ASM Karea)씨 빙부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6시 (02)3010-2239 ●이동명(강북구청 건설교통국장)동희(건설업)씨 모친상 강진모(자영업)양영홍(중부교육청 관리과장)소근섭(건설업)황호신(한국전력공사)씨 빙모상 24일 전북 남원시 월납동 333-3번지 자택, 발인 26일 오전10시 (063)635-444 ●권우용(비전 대표이사)씨 빙모상 김문남씨 모친상 25일 경희의료원, 발인 27일 오전8시 (02)958-9546 ●김준기(다예사 대표)윤기(유한양행 부장)홍기(SK텔레콤 부장)형기(다예사)씨 부친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3010-2292 ●안효승(한겨레 플러스)유선(필립스전자)씨 부친상 최경희(김·장 법률사무소)씨 빙부상 25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30분 (02)392-3499 ●주양일(대선주조 대표이사)배성환(세종대 교수)차흥남(교보생명 전무)장석우(자영업)씨 빙모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30분 (02)3010-2295 ●최수동(영창실업 전무이사)성동(외환캐피탈 부장)씨 모친상 김정래(현대중공업 전무)김규수(에프원컨설팅 상무)씨 빙모상 2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3010-2293 ●김대식(㈜신세계 홍보담당 과장)종식(세원물산)순미(KT 대리)씨 부친상 25일 오후 2시 20분 대구 칠곡가톨릭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053)326-5995 ●김우진(전 삼양사 상무)호진(GS건설 자문역)복신(군산시 보건진료소장)경신(전남대 교수)씨 부친상 김현철(삼일자동차상사 대표)정병수(하이마트 광고홍보담당 상무)씨 빙부상 25일 오전 8시 35분 삼성서울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02)3410-6915 ●조우석(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재석(정철필립어학원장)인석(목동수능학원장)씨 부친상 서현선(세무회계사 대표)씨 빙부상 25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27일 오전 10시 (02)2001-1095 ●이창복(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성복(계명대 교수)씨 부친상 정달수(사업)한상화(사업)길호영(천안 충무병원장)씨 빙부상 2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3410-6906 고인은 문부성이 일본국가인 ‘기미가요’ 제창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것은 헌법위반이라고 주장하며 1987년 제소, 유명한 ‘기미가요 소송’의 원고대표로 소송을 이끌었다.
  • 2년만에 신작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낸 윤대녕

    2년만에 신작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낸 윤대녕

    윤대녕(44)이 달라졌다. 아니, 그의 소설이 달라졌다. 1990년 등단 이후 존재의 시원을 찾는 여정에 줄곧 매달려온 그가 작심하고 낯선 행로로 발길을 돌렸다. 지난 15년간 애써 외면해온 길이다. 하지만 그 길을 가보지 않고는 더이상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지경에 마침내 이르렀고, 작가는 사방이 바다인 외딴 섬에 스스로를 유폐시킨 채 홀로 고난의 행군을 시작했다. 신작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생각의 나무)는 제주도로 내려간 작가가 지난 2년간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으로 자맥질해 들어가 고통스럽게 건져올린 작품이다. 그동안 386세대 작가로서의 자의식을 의도적으로 회피해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혼란스러웠던 80년대와 90년대를 차분히 응시한다. “등단 이후 평론가들로부터 시대나 역사의식을 놓치고 지나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때는 지난 연대와 다른 문학을 한다는 생각 때문에 별로 개의치 않았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한번은 내 마음속의 불안과 부담감의 근원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싶었습니다.” 주인공 영빈은 62년생 81학번 작가다. 직장을 다니며 밤에 소설을 써 등단한 그는 동료들과 자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직을 종용받고, 회사를 그만둔다. 아파트 앞동에 사는 아홉살 연하의 해연과 친구도, 애인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로 지내는 그는 어느날 ‘호랑이를 잡겠다.’며 제주도로 훌쩍 떠난다. 난데없이 호랑이라니? “상처입고 몸부림치는 내면의 불안함, 고독감의 정체라고 할까요. 정면대결하지 않고는 결코 그것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으니 찾으러 나서야지요.” 영빈은 모범생 형의 그늘에서 자랐다. 형은 판검사가 돼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80년대 학생운동과 무관하게 공부만 하다 프락치로 몰렸고,‘결백하나 수치심에 졌다.’는 유서를 남긴 채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영빈은 비통해하는 아버지에게 자신도 형을 의심했다며 상처를 안긴다. 뒤늦게 용서를 구하려 하지만 아버지는 이미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다. 9년 전, 성수대교 붕괴 당시 영빈과 우연히 같은 택시에 탔던 인연을 간직한 해연에게도 치료가 쉽지 않은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이 있다. 현모양처였던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외도와 그로 인해 바다낚시에 집착하다 실족사한 아버지는 그녀의 삶을 불안하게 뒤흔든다. 영빈과 해연 사이에서 기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재일교포 여인 히데코나 실존 작가인 사기사와 메구무는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현실에서 부유하는 인물들이다. 작가는 “386세대의 불안, 가족 해체로 인한 불안, 그리고 경계인으로서의 고통 등 외부의 영향으로 인해 지난 시절의 트라우마를 지닌 사람들을 문학적으로 구원하고, 화해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설에는 작가가 제주도에서 보낸 일상의 흔적이 곳곳에 담겨 있다. 체험에서 우러난 바다낚시의 생생한 묘사나 요리책에 나오지 않는 민간 생선요리법 등은 색다른 읽을 거리다.“자칫 낚시소설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는 그는 “달의 인력에 따라 리듬을 타는 바다의 순수한 생명력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10년 넘게 문학하면서 늘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제 약간은 홀가분해진 느낌입니다. 요즘 작가들 참 발랄하게 글을 쓰던데 저도 이제 탄력있게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 어린이 ■ 마법전사 미르가온 21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마법세계를 구하러 떠나는 어린 전사들의 모험담.(02)764-8760. ■ 꼬방꼬방 28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전래동화로 엮은 극단 사다리의 놀이음악극.(02)382-5477. ■ 고양이가 말했어 21일까지 인켈아트홀2관. 초등학생 지영이의 성장기를 그린 인형극.(02)741-3934. ■ 클래식 ■ 광복 60년 경축 대음악회 15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안익태, 윤이상, 진은숙의 작품세계를 만나보는 자리. 일제시대부터 현재까지 이들 작곡가 3인의 작품 연주를 통해 광복 60주년의 특별한 의미를 되새기는 무대다. 소프라노 박정원, 베이스 양희준, 오보에 이윤정 등이 협연.(02)580-1135 ■ 클래식 나들이 15일,18∼ 21일 영산아트홀.(02)586-0945. ■ 박진희 이재향 두오 리사이틀 11일 영산아트홀 (02)587-5961 ■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 14일 금호아트홀.(02)302-1533. ■ 한일정상 콘서트 12일 양재횃불회관.(02)2068-8000. ■ 미술 ■ 해피니스(Happiness)전 한전플라자 갤러리 젊은 작가들을 통해 아름다운 개인의 상상을 찾는 작업. 회화, 조각, 설치, 사진등의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 8명과 1팀의 작품 전시. 유승호 홍경택 홍성도의 작품에서는 그들만의 독특한 자유로움이 엿보인다. 강용면과 프로젝트 그룹 옆은 즐겁게 미술과 소통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02)540-5584. ■ 김관형전 사진과 드로잉의 절묘한 만남. 머릿속 오만가지의 상념과 모습들을 스케치한뒤 이를 사진으로 찍었다. 작가는 말을 하는 순간 모든 것이 거짓이 된다는 사실이 싫어 생각을 그림으로 묘사해낸다는 설명.30일까지 사간동 갤러리 온.(02)733-8295. ■ 김기린전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작업한 모노크롬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사각의 틀속에 파란색과 분홍색 등으로 수많은 점을 찍어낸 단색 회화는 면에 대한 깊은 사유를 보여준다.23일까지 갤러리 토포하우스.(02)734-7555. ■ 김시연전 자신을 둘러싼 환경, 생활들을 관찰해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삶을 소금이라는 특수한 물질과 접목시켜 나간 설치미술. 소금을 인간 감성의 정제물로 여겨 작가의 감정에 대입하고 있다. 서초동 세오갤러리.(02)583-5612. ■ 뮤지컬 ■돈키호테 2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셰르반테스의 명작을 뮤지컬로 본다. 삽입곡 ‘더 임파서블 드림’으로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김성기 류정한 강효성 출연.(02)501-7888. ■ 청년 장준하 15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 독립군이 되려 중경 임시정부로 가는 대장정을 그린 뮤지컬. 조한신 작·연출, 서영주 최성원 출연.(02)722-1467. ■ 밑바닥에서 21일까지 예술극장 나무와물. 막심 고리키의 원작을 세미 뮤지컬로 각색. 왕용범 연출·박용전 작곡, 황태광 이창욱 출연.(02)745-2124. ■ 풋루스 10월16일까지 연강홀. 반항과 억압, 사랑과 고통 등 분출하는 젊음의 열정을 춤과 노래로 풀어낸다. 서지영 이한 김영민 출연.(02)766-8551. ■ 연극 ■ 셜리 발렌타인 13~9월 11일 우림청담시어터 중년여성의 자아찾기 여정을 그린 연극. 배우 손숙의 농익은 연기가 빛나는 모노극으로 강북 산울림소극장에 이어 강남으로 무대를 옮긴다. 글렌 월포드 연출.(02)569-0696. ■ 바람의 아들 11∼13일 한강 둔치 럭비구장. 재일교포 김수진 연출가가 이끄는 천막극단 신주쿠양산박의 내한공연.(02)352-0766. ■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9월25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작품. 임영웅 연출, 박정자 정세라 출연.(02)334-5915. ■ 왕비,100년 만에 외출하다 12일∼9월11일 상상아트홀. 명성왕후의 일대기를 그린 1인극. 박영 작·이승옥 연출. 박정재 출연.(02)765-4565.
  • 아키하바라 가전상가 게임업체가 점령

    아키하바라 가전상가 게임업체가 점령

    |도쿄 특별취재팀|1999년 여름 일본 기타큐슈에 자리한 국제동아시아연구센터(ICSEAD)를 찾았을 때의 일이다. 한국은 점차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일본은 사뭇 달랐다. 당시 방문한 국제 규모의 연구센터엔 제법 빠른 속도의 인터넷망이 연결돼 있었지만 공공기관이나 가정에선 거의 대부분 전화선을 통한 ‘거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0년 전후 한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이 초고속인터넷이라는 사회기반시설을 기반으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할 즈음 뒤늦게 출발한 일본 IT는 2005년 현재 한국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e재팬 전략’의 성공 한 나라의 IT 수준을 평가하는 기본 잣대로 초고속인터넷 이용 현황이 종종 거론된다. 일본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26만가구. 총무성 통계국 자료 등에 따르면, 이는 일본 전체 4937만가구의 37% 수준이다. 가입자 비율로 보면 지난 6월말 현재 전체 1533만가구 가운데 80%인 1220만가구가 가입한 한국에 뒤지고 있지만 규모로는 이미 2003년부터 한국을 추월했다.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는 한국에 비해 성장 여력도 크다. IT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초고속인터넷의 이같은 ‘초고속’ 보급은 일본 정부의 ‘e재팬(Japan) 전략’이 성공을 거둔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1999년 실무진 검토를 시작으로 2001년 1월 본격 시작된 ‘e재팬 전략’을 주관하는 일본 정부의 IT전략본부 본부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장기침체에서 허우적거리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IT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정부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2001년 당시 ‘5년 내에 일본을 세계 최고수준의 IT국가로 만든다.’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우며 출발한 ‘e재팬 전략’에 대해 정부 담당자들은 “속도가 빠르고 값싼 인터넷을 사용토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재팬 전략’을 담당하는 경제산업성 정보정책과 사카이 마사요시 과장보좌는 일본에서 인터넷 종량제가 사라진 상황을 예로 들었다. 종량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회사는 일본 굴지의 기업인 NTT였다고 한다. 그런데 2001년쯤 모뎀에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으로 인터넷서비스가 바뀌면서 종량제는 거의 사라지고 월 정액제가 주종을 이루게 됐는데, 이는 ‘e재팬 전략’의 성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정부가 기업으로 하여금 요금을 강제로 내리게 하지는 않았지만 그같은 방향으로 유도했다는 뜻이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2001년 3월 1개월에 7800엔이었던 요금은 지난해 7월 2600엔으로 급격히 인하됐다. 같은 기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19배 이상 증가했다. ●IT를 이끄는 게임산업 IT정책을 담당하는 경제산업성 정보통신기기과 히라이 아쓰오 과장보좌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탄탄한 인프라를 갖춘 IT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에 대해 묻자 경제의 ‘거점’이란 뜻의 ‘플랫폼(platform) 기업’이란 신조어를 사용해 설명했다. 그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의 기업들이 IT산업을 이끌고 있어서 분야를 구분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지 않다.”면서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을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드웨어인 게임기와 소프트웨어인 게임프로그램을 동시에 만드는 소니(Sony)를 언급했다. 그가 선뜻 대표적 게임기업인 소니를 거론한 것은 게임산업이 일본에서 차지하는 위상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컴퓨터엔터테인먼트협회(CESA)가 발간한 ‘2004 CESA 게임백서’에 따르면,2003년말 현재 일본 게임시장은 4462억 1800만엔(약 4조원) 규모였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일본판 7월호에서 일본 억만장자들에 포함된 재일교포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와 통신기업 히카리쓰신 등도 IT산업의 대표기업으로 평가받지만, 전문가들은 세계적 경쟁력을 인정받아온 일본의 게임기업들이 IT산업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 갈수록 높아지는 게임산업의 위상은 한때 최첨단 전자제품 상가로 이름을 날리던 도쿄 아키하바라의 변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상점들이 최근 3∼4년새 플레이스테이션을 비롯한 게임 관련 점포들로 대체되고 있다.”는 아키하바라의 전자제품 상점 직원 미조베 교코의 말처럼 이미 게임이 아키하바라를 장악한 지 오래다. 그나마 남은 전자제품 상점들은 상당수가 전자제품뿐 아니라 향수와 여행 기념품까지 파는 잡화점 형태로 바뀐 상태였다. ●새로운 도전 온라인게임 정부의 ‘e재팬 전략’으로 구축된 초고속인터넷망과 게임산업이 만나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분야는 온라인게임이다.‘게임은 게임기로 즐기는 것이며 컴퓨터는 사무용 기기다.’는 인식이 뿌리깊이 박힌 일본의 엄청난 변화다. 아직까지 온라인게임이 게임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성장세는 눈부시다.‘디지털 콘텐츠 백서’에 따르면,2000년 9억엔에 불과했던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2003년 198억엔에 이어 지난해 382억엔을 기록하는 등 불과 4년 새 42배나 성장했다. 한국의 게임기업들이 온라인게임 분야의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열도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게임업체들도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직까지 그렇게 시장 규모가 큰 것은 아니다. 다만 온라인게임은 이용자가 서버에 접속하는 시간에 비례해 요금을 받기 때문에 복제품 범람으로 개발비도 건지기 어려운 중국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게임기업 남코(Namco)의 이시무라 시게이치 사장의 말은 온라인게임에 대한 일본 게임업계의 평가를 대변한다. surono@seoul.co.kr ■ “게임 업계 경쟁력은 돈 작년 200억엔 R&D 투자” |도쿄 특별취재팀|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디오게임 ‘철권(鐵拳·일본명 데켄)’시리즈로 유명한 남코(Namco). 지난 5월25일 도쿄 오타구 야구치에 있는 남코 본사에서 이시무라 시게이치 사장을 만나 일본 게임산업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로 연구 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들었다. 남코가 ‘기동전사 건담’ 등 캐릭터 장난감과 게임 ‘다마고치’로 유명한 일본 최대 완구업체 반다이(Bandai)와의 합병을 발표하고 20여일이 지난 시점이어서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합병 문제로 시작됐다. 게임업체 ‘세가(Sega)’와 슬롯머신업체 ‘사미(Sammy)’가 합병하는 등 일본 게임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짝짓기를 통한 몸집불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이같은 합병 바람은 출산율 저하에 따른 게임과 장난감 업계의 경쟁 격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다이와의 합병을 결정한 이유는. -출산율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합병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반다이의 어린이 고객과 남코의 청소년 및 성인 고객이 합쳐질 것을 기대했다. 우리가 만든 게임을 즐긴 세대가 부모가 되고, 나중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돼서도 자녀는 물론 손자 손녀와 더불어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져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일본 게임 경쟁력의 원천은. -돈이다. 돈을 많이 투자한 게임은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785억엔(약 1조 6300억원)의 연간 매출 가운데 200억엔가량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했다. 마케팅의 경우 특별히 정해진 비용은 없지만 10억∼20억엔 정도라고 보면 된다. ▶남코가 최근 10년간 집중적으로 투자한 부문은. -플레이스테이션이 출시되면서 철권 등 격투기와 총격전 등의 3차원(3D)게임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 때문에 살아남지 않았나 싶다. ▶일본의 IT산업에 대한 전망과 게임업계와의 관계에 대해. -IT와 관련, 컴퓨터 운영체계(OS)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 대표되는 미국 기업이 단연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 응용프로그램이나 주변기기 등에 있어서는 일본과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다고 본다. IT와 게임산업의 관계를 보면, 예를 들어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기려면 해상도 높은 화면을 제공하는 액정이 필요한데, 그런 액정이 개발되면 그런 화질로 즐길 수 있는 수준높은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상호 보완적이다. ▶온라인게임 시장을 어떻게 보나. -아직 발표는 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 역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컴퓨터보다 게임기로 즐기는 게임 문화가 훨씬 먼저 정착된 일본은, 온라인게임 문화가 발달한 한국이나 중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우리도 온라인게임에 주목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즐기는 게임은. -(남코의 대표적 게임인 철권 등의) 격투기 게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웃음). 자동차 운전게임을 좋아한다. suron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고향에 묻혀 ‘제주화풍’ 외길 변시지 화백

    고향에 묻혀 ‘제주화풍’ 외길 변시지 화백

    바다와 산이 온통 황토빛이다. 어찌 색의 구별이 없을까만, 평생 제주 바다를 응시해온 노(老)화가는 파도와 바람, 조랑말이 어우러지는 무채색의 진풍경을 길어올렸다. 30년동안 제주도에 묻혀 살며 한국의 전통미를 추구해온 변시지(79) 화백. 그의 그림에는 자연과 인간이 나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는 경지가 담겨 있다. 황토빛 바탕에 먹빛, 두가지 색뿐이다. 여기에 단순한 구도를 통해 깊은 심연에 감춰진 제주도의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변시지처럼 색채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도 역설적으로 색감이 느껴지도록 표현한 작가는 많지 않다. 바다도, 산도 누런 색이지만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바다는 바다색, 산은 산의 색, 자연 그대로의 색으로 다가온다. ●“독창적 작품은 역사·문화 풍토가 밑바탕” 자신만의 예술적 뿌리를 찾기 위해 몸부림 쳤던 변시지 화백을 만나러 제주도를 찾았다. 장마 끝무렵의 빗줄기가 간간이 해안가에 뿌리는가 싶더니 산과 바다의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안개가 제주에 진주하기 시작했다. 제주공항에서 서귀포로 향하는 차창 밖으로 마주친 안개 속 풍경들을 통해 첫인상에 다소 낯설게 느껴졌던 강렬한 황토빛의 변시지의 작품세계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검푸른 파도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바다, 해안가 벼랑에 쓰러질 듯한 초가집. 안개 낀 들판의 소나무 한 그루가 외로움을 견디고 있고, 모진 바람에 갈기조차 성치 않아 보이는 조랑말 한 마리가 그 풍경의 일부가 되는 세계’ 변시지가 화폭에 담은 제주도다. “예술에서 풍토는 창작의 모체(母體)다. 독창적인 작품이 나오려면 역사와 문화가 담긴 풍토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스페인 출신 피카소가 프랑스에서 활동을 해도 그의 작품에는 스페인의 정열이 그대로 담겼듯이.”그에게 제주도는 끝없이 샘솟는 예술의 원천이다.“제주도에 살지 않았으면 이런 그림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제주의 바람이 화폭의 물감을 말리면서 농익은 빛을 우려냈다. 제주의 색으로 황토빛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아열대 태양빛의 농도가 극한에 이르면 흰빛도 하얗다 못해 누릿한 황토빛으로 보인다.” ●“70년대 해외유학 ‘붐´ 때 나는 귀향” 다른 화가들이 프랑스 등 해외로 떠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던 70년대 중반. 그는 거꾸로 고향 제주도로 회귀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쉽게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처음 제주도에 내려와 화려하고 섬세한 기법으로 그렸는데 겉껍질은 제주의 모습인데 정작 밑바닥에서 우러나오는 것은 없었어요.” 화폭에 담지 못한 열정을 술잔에 채웠다.“2년동안 술로 지샜어요. 죽음에 대한 공포마저 사라져 해안가 자살바위 근처를 배회하는 일도 허다했지요. 하지만 ‘예술적 패배’가 싫어 캔버스와 싸우고 싸웠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제주화풍’의 그림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처음 2년간은 그림 못 그리고 술로 새워 변시지 하면 떠오르는 황토빛 그림은 한국의 미(美)를 길어올리기 위한 순수한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는 노 화가의 정진이 빚어낸 결정품. 일본에서 얻은 화려한 명성과 찬사를 뒤로 한 채 가족과 떨어져 홀로 귀국할 때부터 그는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했다. 기성 화단의 부와 명예를 벗어던지고 홀연히 중앙 화단을 떠나 제주도로 낙향한 것은 예술을 향한 혹독한 채찍질이었다. 그는 손자들의 재롱을 보며 노년을 즐길 나이. 하지만 이 노 화가는 가족과 떨어져 홀로 예술의 길을 걷고 있다. 당초 1년 정도 생각하고 내려왔던 제주도 생활이 어느새 30년을 훌쩍 넘었다. 서울에 있는 부인 이학숙(동양화)씨와 첫째딸 정은씨도 화가다. 변시지의 작품에는 지팡이를 짚은 채 고개를 숙인 한 사내가 자주 등장한다. 쓸쓸해 보이는 그 사내는 작가의 자화상이다. 그러나 작품 ‘귀로’‘기다림’ 등을 보면 변시지의 마음은 저 바다 건너 뭍, 가족이 사는 곳을 향해 있는 듯하다. ●“점만 하나 찍어 제주도 되는 그림 그리고파” 그의 그림이 “조용하게 정지된 것 같지만 역동적인 생명력이 느껴진다.”고 했더니, 그는 “그림 속 사람은 조용하게 서 있지만 내심은 모순, 비리, 부정에 대한 저항심으로 끓어 오르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응답했다. 바다와 산의 색채가 같다는 지적에는 “바다와 산이 누런색이지만 굳이 색을 쓰지 않아도 색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했다.”며 “아무도 이런 그림을 그린 적은 없다.”고 했다. 변시지의 그림은 동양화도, 서양화도 아니다. 그렇다고 민화도 아니다. 그림에 ‘경계’가 없어진지 오래다. 현란한 ‘색’도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고 작품에 대한 욕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3년 전만 해도 아침 식사 전에 붓을 들면 아침도 점심도 잊고 어두워져 전깃불이 들어올때까지 그렸어요. 앞으로 선 하나, 점 하나로 완성되는 작품, 점만 하나 찍어도 제주도라고 생각되는 작품을 그리고 싶어요.” “예술은 완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이지만 “예술에서 깨달음을 얻는 경지까지 이르러 작품을 남기는 것”이 그의 꿈이다.‘제주도 화가’ 변시지가 60년 작품 활동을 결산하는 전시회를 6일∼11월4일 서귀포 기당미술관에서 연다. 대표작 ‘폭풍의 바다’ 등 80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다. 이 미술관은 변 화백의 친척인 재일교포 강구범씨가 1987년 지어 서귀포시에 기증한 국내 최초의 시립미술관으로 제주도의 관광명소다. 제주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변시지 화백은 제주도 서귀포 출신 변시지 화백은 6세 때 가족이 일본 오사카로 이주하면서 그곳에서 대학까지 마쳤다.1948년 23세에 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광풍회전’에서 최연소 최고상 수상기록을 세웠다. 이듬해 광풍회 심사위원으로 선정되며 화가로서 확고한 뿌리를 내렸다. 당시 40,50대 선배 화가들이 그와 마주치면 자존심의 상징인 베레모를 벗고 인사했을 정도였다. 아들의 수상 소식에 감격한 어머니는 장롱 깊이 넣어 두었던 한복을 꺼내입고 그의 아틀리에에 드나들었다. 그후 일본 화단에서 개인전을 하면 모든 작품이 팔리는 등 승승장구하며 잘 나갔지만 마음 한구석 공허함을 느꼈다. 평론가들로부터 ‘일본인의 기질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꿈틀거리고 있다.’라는 작품평을 듣고 민족의식이 솟구쳤다고 변 화백은 말했다. 마침 “조국의 미술발전을 위해 서울대 강의를 맡아달라.”는 윤일선 서울대 총장의 제의를 받고 1957년 귀국했다. 그러나 자유당 말기 중앙 화단은 반목과 질시로 어지러웠고, 그는 그런 화단과 타협하지 않았다.‘소신발언’의 여파로 서울대에서도 스스로 나와 마포고 미술교사, 서라벌예대 미술과 교수를 거쳐 제주도에 새로운 예술 세계의 둥지를 틀며 1975년부터 1991년까지 제주대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서귀포시 기당미술관 명예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재일교포2세 연극인 김수진씨

    지난 93년 서울 한강 둔치에 대형 천막극장을 치고 공연한 연극 ‘인어전설’로 한국 관객과 공연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재일 한국인 2세 연극인 김수진(51)씨가 극단 신주쿠양산박과 함께 전국 순회공연을 갖는다. 공연작은 그가 극단 목화의 오태석 연출가와 더불어 연극인생의 두 스승으로 꼽는 일본 극작가 가라 주로의 ‘바람의 전설’.30·31일 밀양을 시작으로 양평(8월5·6일), 서울(11∼13일), 대구(19·20일), 전주(25·26일), 아산(31일·9월1일), 속초(6·7일) 등 50일간 7개 도시를 돈다. “그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지만 ‘양산박 스타일’로 공연하는 건 ‘인어 전설’이후 12년 만입니다.”‘양산박 스타일’이란 일본에서도 유일무이한 천막극장 공연을 뜻한다. 한번 이동하려면 11t 트럭 두 대와 지게차, 발전기 등을 몽땅 옮겨야 하기 때문에 쉽게 엄두를 못낸다는 설명. 대충 짓는 임시 천막이 아니라 200대의 조명기가 들어가는 정식극장의 형태이기 때문에 설치하는 데 3일 정도 걸린다. 따로 스태프가 있는 게 아니라 배우들이 연장을 들고 직접 나선다. ‘바람의 전설’은 지난 2003년부터 그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하고 있는 작품. 자위대 훈련기를 타고 사라진 애인을 찾아 나서는 두 여행자의 이야기로, 가라 주로의 작품중에서 최고봉으로 꼽힌다. 겹겹의 상징과 메시지가 숨어 있는 심오한 작품이어서 지난 73년 초연 이후 누구도 섣불리 무대에 올리지 못했었다. 그는 “배우들의 에너지가 엄청나게 요구되는 공연이라 그동안 엄두를 못냈다. 암호처럼 숨어 있는 내용을 찾느라 고생 좀 했다.”며 웃었다.‘인어전설’에서 한강을 무대로 끌어들이고, 한강변 아파트를 무대세트처럼 활용한 그의 연출방식은 탄성을 자아냈었다. 극의 마지막에 무대 뒤의 막을 떨어뜨려 극장 안과 극장 밖, 일상과 연극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형식은 이번 ‘바람의 전설’에서도 등장한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꿈속 장면에서 실제 10m 길이의 비행기가 무대위를 떠다닌다.“강이 있고, 다리가 있으면 그곳이 바로 최상의 무대세트”라는 그는 “밀양 강변무대와 한강 둔치 등에서 공연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02)352-076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롯데그룹(1)-신격호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롯데그룹(1)-신격호 회장家

    신격호 롯데 회장은 빚을 몸속의 열에 비유하곤 한다. “몸에 열이 오르면 병이 나고 심하면 목숨이 위태롭다. 과다한 차입금은 만병의 근원이다. 특히 잘하지도 못하는 업종에 빚을 내 사업을 벌이는 것은 사회적으로 죄를 짓는 일이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과다한 차입경영이 논란이 되고 있는 요즘, 신 회장의 말은 울림이 크다. 일각에서는 “껌 팔아 부자됐다.”며 롯데의 국가경제 기여도를 얕잡아 보기도 하지만, 기여도가 높다는 삼성·현대·LG 등이 저마다 골칫덩이 자식 한두 개 때문에 국가경제에 고통을 줄 때도 롯데는 어느 계열사 하나 그런 곳이 없었다.“실패하더라도 빚을 돌려줄 수 있는 범위에서만 투자한다.”는 신 회장의 무차입 경영 덕분이다. 롯데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70.3%. 삼성(50.0%) 다음으로 재무구조가 튼실하다. 단돈 83엔을 들고 일본땅에 건너가 ‘조센징 장사꾼’이라는 멸시를 받아가며 부(富)를 일군 신 회장. 그렇게해서 번 돈으로 고국에서 다시 기업을 일으킨 그는 한·일 양국에 사업체를 갖고 있지만 지금껏 과실송금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한국에서 번 돈은 고스란히 한국에 재투자하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 창업주가 중후장대 기간산업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경박단소 첨단산업을 일으켰다면, 신 회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산업을 개척한 선구자다. 몇 안되는 생존 창업주인 그는 여든을 훌쩍 넘긴 지금에도 여전히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셔틀경영’을 하고 있다. ●또다른 이름 시게미쓰상 그는 홀수달에는 신격호, 짝수달에는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가 된다. 홀수달에는 한국에서, 짝수달에는 일본에서 일한다. 그의 셔틀경영이 언제쯤 시작됐는지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주위에서는 모국 투자가 시작된 1960년대 말부터라고 짐작한다. 벌써 30년째다. 월말이 되면 수행원도 없이 혼자 공항에 나가 훌쩍 비행기를 탄다. 생활철학인 거화취실(去華就實·화려함을 멀리하고 실속을 추구)이 엿보이는 단면이다. 한국에 머무를 때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을 쓴다. 집무실 겸 숙소다. 외출은 거의 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바로 옆의 롯데백화점 매장을 둘러보는 정도다. 올빼미족에게 반가운 얘기 한가지. 신 회장은 창업주 총수로는 드물게 ‘새벽형 인간’이 아니다. 오전 8시쯤 일어나 9시에 호텔방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임원들은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말수가 적다. 칭찬에도 인색하다.“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지론”이라고 스스로 말할 만큼 완벽주의자다. 타고난 내성적 성격에 오랜 일본생활까지 겹쳐 웬만해서는 ‘혼네’(속내)를 내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때로 냉정하다는 얘기도 듣는다. 둘째아들인 신동빈 롯데 부회장이 “결단코 자상한 분은 아니다.”라고 했을 정도다. 언론에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단돈 83엔 들고 일본으로 신 회장은 1922년-원래는 1921년생이지만 호적에 1년 늦게 올랐다-경남 울주군 삼남면 둔기리에서 5남5녀의 맏이로 태어났다. 울산농업보습학교를 나와 경남도립 종축장에 기수보로 취직했지만 “박봉의 삶이 싫어” 1941년 일본행 관부연락선을 탔다. 이 때가 열아홉살. 고향친구 자취방에 얹혀 살며 신문·우유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잡일을 했다. 돈이 모이면 헌책방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작가 지망생의 꿈은 오래 가지 못했다. 문학으로는 먹고 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기술을 배워야 했다. 와세다고등공업학교(현 와세다대 이학부) 화학과에 입학했다. 일본 패전의 기색이 짙어가던 1944년 어느날, 조선인 청년의 성실성을 평소 눈여겨보던 한 일본인 노인이 “커팅오일(기계를 갈고 자르는 선반용 기름) 사업을 해보라.”며 선뜻 6만엔을 내놓았다. 그러나 첫 사업체는 공습을 맞아 완전히 불타버렸다.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친구들은 “귀국선을 타자.”고 종용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는 살 수 없는 게 그였다. 빚을 갚으려면 돈을 벌어야 했다.1946년 5월 도쿄 스기나미구(區)의 낡은 창고에 가마솥을 내걸었다. 그럴 듯한 간판(히카리특수화학연구소)도 달았다. 커팅오일을 응용해 만든 비누와 크림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1년반만에 노인에게 진 빚을 모두 갚았다. 내친 김에 비누를 만들던 가마솥과 국수를 뽑아내던 기계로 껌을 만들었다. 또다시 대박. 신주쿠 허허벌판에 종업원 10명의 주식회사 롯데가 탄생했다. 껌회사에 소설 여주인공(‘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샬로테) 이름을 붙인 발상이 생뚱맞아 보이지만, 못다한 문학청년의 꿈은 그렇게 해서 다소 풀렸다.1948년 6월28일의 일이다. 신 회장은 훗날 “롯데라는 이름은 내 일생일대의 최대수확이자 최고의 선택”이라며 흡족해했다. 그가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했을 때, 일각에서는 “고국에 대한 첫 투자가 겨우 소비재 사업이냐.”며 비판했다. 신 회장은 이렇게 항변한다.“한·일 수교로 모국 투자길이 열리자 당시 정부는 내게 종합제철소를 지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후지제철소(현 신일본제철)의 도움을 받아 설계도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직접 제철소(포항제철)를 짓겠다고 했다.” 어찌됐든 그렇게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로 고국에 진출한 그는 한국롯데를 국내 재계서열 5위의 ‘유통 명가’로 키워냈다. 지난해 말 현재 자산 29조 7000억원, 계열사수 41개, 종업원수 3만 5000명이다. 일본롯데에 비교도 안됐던 매출액(26조원)은 7대3 규모로 역전됐다. ●일본인 아내와 재혼 신 회장은 조혼 풍습에 따라 1940년 둔기리의 고향처녀(노순화)와 결혼했다. 신혼생활은 신 회장의 일본행 가출로 1년여만에 끝났다. 노 여사는 남편의 금의환향을 끝내 보지 못하고 1951년 29살에 요절했다. 신주쿠 허허벌판에서 일본 1위의 껌업체 하리스와 10년 상전(商戰)을 벌이는 동안, 신 회장에게 큰 힘이 돼준 이는 1952년 재혼한 일본인 아내 다케모리 하쓰코(竹森初子·78)씨였다. 결혼후 남편성을 따 시게미쓰로 바꿨다. 당시 일본 외무성 대신의 여동생이었다. 경영에 일절 참여하지 않는 시게미쓰 여사는 성품이 온화하다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우리말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알아듣기는 한다. 신 회장은 노 여사와의 사이에 맏딸 영자씨를, 시게미쓰 여사와의 사이에 동주·동빈 두 아들을 두었다. 롯데가의 한 인사는 “동주와 동빈이는 일본에서 나고 자라 집안에서는 히로유키, 아키오라는 일본이름으로 더 친숙하게 불렸다.”고 전했다. ●백화점 주역 신영자 부사장 모녀 신 회장의 맏딸 영자(63)씨는 롯데쇼핑 총괄 부사장 겸 호텔롯데 면세점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부산여고와 이화여대 가정학과를 나왔다. 유통업계의 라이벌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는 대학 동창이다. 지난해 말 롯데면세점 모델인 ‘욘사마’ 배용준씨의 사진전에 직접 참석했을 만큼 회사일에 적극적이다. 유통 사업가답게 의상과 화장이 화려하다. 다소 깐깐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새어머니인 시게미쓰 여사와는 팔짱을 끼고 다닐 정도로 사이가 좋다. 1967년 장오식 전 선학알미늄 회장과 결혼해 1남3녀를 두었으나 지금은 독신이다. 가장 눈에 띄는 자녀 혼사는 막내딸 정안(31)씨. 지난해 5월 영국계 로펌 클리포드&챈스의 이승환(37) 변호사와 결혼했다. 이 변호사는 한국케이블TV 대구방송 회장과 영남일보 주필을 지낸 이종명씨의 아들.‘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의 회원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외아들 지만씨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잡화 바이어(차장)로 일하던 정안씨는 결혼후 휴직, 남편과 함께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친구 소개로 이 변호사를 만나 2년간 연애했다. 주례는 시아버지의 절친한 ‘지기’ 한완상 한성대 총장이 맡았다. 한 총장과 이 전 회장은 미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함께 하기도 했다. 신 부사장이 사업적으로 가장 의지하는 이는 둘째딸 선윤(34)씨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를 나와 97년 롯데쇼핑에 입사, 올해 초 이사로 승진했다. 명품관 ‘에비뉴엘’ 개관의 일등공신이다. 외할아버지를 닮아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다. 성격도 소탈해 직원들 사이에 평이 좋다. 인테리어 회사 사장과 결혼했으나 지금은 독신이다. 외아들 재영(38)씨는 롯데에 포장지를 납품하는 인쇄업체 ‘재영상공’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맏딸 혜선(36)씨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선윤씨처럼 독신이다. ●일본롯데 이끄는 큰아들 동주 동주(51)씨는 일본롯데 부사장이다. 결혼이 다소 늦었다. 서른여덟살이던 92년 3월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재미교포 사업가 조덕만씨의 둘째딸 은주(41)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동주씨가 일본롯데의 미국법인 지사장으로 발령나면서. 아버지를 닮아 내성적인 그는 의외로 열살 연하의 거래처 여직원에게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남덕우 전 경제부총리가 주례를 본 두 사람의 결혼식은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아들(정훈·12)만 하나다. 현재 일본에 살고 있는 동주씨는 아오야마(靑山)학원과 같은 대학원에서 경영공학을 전공했다. 롯데와 무관한 미쓰비시 상사에서 10년간 샐러리맨 생활을 하다 87년 한국롯데에 입사했다.“순수하고 학자 같다.”는 게 주위의 공통된 평가다. ●한국롯데 이끄는 둘째아들 동빈 동빈(50)씨는 형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나고 자랐다. 역시 형이 다닌 아오야마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88년 일본 롯데상사의 이사로 롯데에 합류하기까지,8년을 다른 회사(노무라증권)에서 일한 것도 형과 같다. 한국무대에 데뷔한 것은 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를 맡으면서. 증권사에 오래 있어서인지 수치에 매우 밝다.97년 2월 한국롯데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중국적자이던 그는 한국생활을 시작하면서 일본 국적을 정리했다. 처음엔 우리말이 서툴렀으나 지금은 발음이 조금 어색할 뿐, 대화를 주고받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와인을 즐기지만 폭탄주는 좋아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문학 기질을 이어받아 사석에서 가끔 괴테의 시를 영어로 읊기도 한다. 이승엽 프로야구 선수가 뛰고 있는 일본 롯데 지바 마린스의 구단주 대행도 맡고 있다. 세간에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으나 집안 인사의 얘기는 다소 다르다.“형인 동주보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적극적인 성격은 아니다. 원래 신씨 집안 남자들이 활달한 편은 못된다.” ●한·일 넘나든 현해탄 혼맥 롯데가는 물론 재벌가를 통틀어 화려한 혼맥의 정수로 꼽히는 게 동빈씨의 결혼이다.85년 형보다 먼저 일본에서 다섯시간에 걸친 일본전통 혼례식을 치렀다. 신부는 일본의 대형 건설사 다이세이의 오고 요시마사 부회장의 둘째딸 마나미(眞奈美·46)씨. 일본 귀족학교인 가쿠슈잉(학습원)을 졸업한 재원이다. 일본황실의 며느리감 후보로도 거론됐다.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 총리가 중매를 서고 주례까지 맡았다. 결혼식에 나카소네 당시 총리를 비롯해 전·현직 일본 총리가 세 명이나 참석해 한·일 양국에서 떠들썩한 화제가 됐다. 마나미씨를 만나본 한 인사는 “평범하고 참한 인상”이라고 전했다. 아들 유열(19)군과 규미(17)·승은(13) 두 딸을 두고 있다. 부인과 자녀들은 일본에 살고 있다. 한달에 두세번 신 부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간다. 신 회장이 ‘셔틀 기업경영’을 하고 있다면, 신 부회장은 ‘셔틀 가족경영’인 셈. 수행원 없이 다니는 것은 부자(父子)가 똑같다. ●남다른 고향사랑과 초고층 건물에의 꿈 해마다 5월이면 신 회장은 울산시 울주군 둔기리 호숫가의 너른 잔디밭에서 사재를 들여 잔치를 벌인다.69년 대암댐 건설로 고향마을이 물에 잠기자 전국에 흩어진 고향사람들을 수소문,1971년 5월 돼지머리에 막걸리를 기울인 것이 시초가 됐다. 이후 지금껏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있다. 모임 이름도 고향에서 따 ‘둔기회’라고 지었다. 처음엔 수십명이던 회원수가 아들·며느리·손자의 가세로 지금은 수백명으로 불어났다. 고향 못지 않게 신 회장에게는 애틋한 대상이 있다. 파리 에펠탑 같은 세계 최고층 건물이다. 여든살이 되던 해인 2002년,112층 건물 청사진을 내보이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언제까지나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교통영향 평가 등에 걸려 지금껏 삽도 떠보지 못했다. 신 회장은 ‘건설통’ 서울시장에게 기대를 걸며 초고층 건물을 재추진하고 있다. ●유통명가 떠받치는 롯데맨들 롯데에는 사장단 회의가 따로 없다. 지난해 신설된 정책본부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계열사간 조정자 역할을 한다. 호텔롯데 소속의 김병일(62) 사장이 신동빈 부회장(본부장)을 도와 부본부장을 맡고 있다.73년 호텔롯데 경리부장으로 입사해 81년 그룹 기획조정실 이사를 시작으로 20년 이상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신 회장 부자의 심중을 가장 정확히 읽어낸다는 핵심참모다. 짧은 스포츠형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전무가로 말수가 적다.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는 경리분야에서 20년 잔뼈가 굵은 한수길(64) 사장이 맡고 있다. 자일리톨껌 등 ‘연타석 홈런’으로 경영성과를 끌어올렸다.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은 삼성 출신의 장경작(62) 사장과 ‘젊은’ 이인원(58) 사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조선호텔 사장을 지낸 장 사장은 올 2월 롯데맨으로 변신했다. 수익사업의 귀재라는 수식어를 달고다닌다. 평균 연령이 60대인 롯데 경영진 사이에 드물게 50대인 이 사장은 97년 CEO(최고경영자)로 파격 발탁돼 8년간 장수하고 있다. 관리·영업·매입 등 백화점 3대 요직을 모두 거쳤다. 의심나면 끝까지 파헤친다. 할인점 업계 최초로 중소기업 박람회를 연 롯데마트 이철우(62) 사장과 정통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대석유화학 인수 주역인 호남석유화학 이영일(64) 사장도 눈에 띈다. 신 회장의 가족 가운데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는 친동생인 신준호(64) 롯데햄·우유 부회장과 5촌조카 신동인(59)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지금의 롯데를 일구는데 일조했으나 지금은 한발 물러나 있다. 음료업계 최초로 순 매출액 1조원 돌파의 대기록을 세운 롯데칠성음료 이종원(61) 대표이사 부사장, 스피드 경영으로 유명한 롯데건설 이창배(58) 대표이사 부사장, 워커홀릭(일중독자)으로 불리는 롯데삼강 이광훈(57) 대표이사 전무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롯데맨이다. 황각규(51) 롯데쇼핑 상무와 강현구(45) 롯데닷컴 상무 등은 신 부회장의 관심사업을 보좌하고 있다. ●“평창면옥에 해답이 있다” 이철우 사장의 회고다. “잠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의 일이다. 백화점을 짓기는 했는데 신세계의 세 배인 드넓은 매장을 채울 일이 걱정이었다. 회장님은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며 타박하시더니 평창면옥에서 해답을 찾으라고 했다.” 당시 서울 평창동에 있던 평창면옥은 5000원짜리 밥맛이 워낙 좋아 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사람들이 왜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그곳까지 가겠는가.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상품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훌륭한 상품을 만들면 문제는 절로 해결되기 마련이다.” 신 회장의 이 얘기는 지금도 롯데 임직원들 사이에 자주 회자된다. hyun@seoul.co.kr ■ 절친했던 신격호·정주영 회장 신격호 회장은 생전의 정주영(왕회장) 현대 창업주와 절친했다. 왕회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는 직접 추도사를 쓰기도 했다. 신 회장이 일곱살 아래다. 흥미롭게도 두 사람의 인생 역정은 매우 닮았다. 우선 대가족의 장남이다. 신 회장은 동생이 9명, 왕회장은 7명이다. 중농·빈농의 아들로 농사규모는 달랐지만 식솔이 워낙 많아 삶이 퍽퍽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성공 신화의 시작이 가출이라는 것도 같다. 두 사람 모두 열아홉살 때 “앞이 안보인다.”며 집을 뛰쳐나왔다. 사업 시작후 최대의 시련도 ‘불’이었다. 신 회장은 처음 차린 커팅오일 공장이 불에 몽땅 타버려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왕회장도 첫 사업인 자동차수리공장이 불에 타는 바람에 고초를 겪어야 했다. 신 회장은 이 때문에 지금도 임직원들에게 자나깨나 불조심을 외친다. 롯데호텔 준공 때 멀쩡한 새 건물의 복도 천장을 뜯게 한 뒤 손전등으로 직접 방화 장치를 확인한 일화는 유명하다. 공교롭게도 죽을 고비도 한차례씩 넘겼다. 여든이 다 될 때까지 직접 운전을 하고 다녔던 신 회장은 언젠가 밤길에 귀가하다가 트럭과 정면으로 부딪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왕회장도 새벽에 울산공장을 시찰하러 직접 운전하고 가다가 차가 바닷물에 빠져 죽을뻔 했다. 발상도 기발하다. 신 회장은 풍선껌에 대나무 대롱을 함께 포장해 장난감처럼 불 수 있게 했다. 왕회장은 겨울 골프에 빨간 골프공을 도입한 주인공이다. 이 유명한 빨간공 일화를 남긴 1970년 초봄 라운딩의 동반자가 바로 신 회장이었다. 신 회장은 훗날 “폭설이 내려 (하얀 골프공을 찾을 수 없는 만큼)의당 약속이 취소된 것으로 여겨 하마터면 큰 실수를 할 뻔했다.”고 회고했다. M&A(인수합병)보다는 직접 공장말뚝 박기를 즐겼던 것이나 귀향잔치(둔기회·소떼방북)를 벌인 점도 똑같다. 다만, 신 회장은 언제나 소리가 나지 않았고 왕회장은 늘 요란했다. 대선 출마 등 말년에 한눈을 판 왕회장과 달리 신 회장이 사업에만 전념하는 것도 결정적 차이다. hyun@seoul.co.kr ■ 신동빈 부회장 ‘큰어머니’ 제사 해마다 직접 지내 지난달 21일 저녁 서울 성북동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의 자택. 검정 옷차림의 신씨가문 후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 날은 종손인 신격호 회장의 첫 부인 노순화 여사의 기일이었다. 신동빈 부회장은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어머니’의 제사를 주관했다. 누나인 신 부사장은 말없이 ‘생모’의 제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여느 재벌가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신 회장이 재혼한 아내와의 사이에서 얻은 동빈씨는 한국에 정착한 이후 노 여사의 제사를 꼬박꼬박 지내고 있다. 집안에서나, 그룹에서나,‘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빠르게 굳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후계구도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언급을 회피하던 그룹측은 이제 공공연하게 “후계구도 작업은 끝났다.”고 단언한다. 신 부회장이 일본인 아내를 맞은 점 등을 들어 일본롯데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장남인 점 등을 들어 한국롯데를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한때 유력했지만 현재로서는 뒤집힌 셈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신설된 정책본부의 장(長)을 맡으면서 후계자 논란을 확실하게 잠재웠다. 재계는 “그룹 대권을 둘째아들에게 넘기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로 해석했다. 신 부회장은 온라인쇼핑몰·편의점 사업 등에서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했지만,KP케피칼·현대석유화학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함으로써 아버지의 신임을 굳혔다. 현장을 중시하는 것은 아버지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지난 4월에는 롯데마트 금천점에 불쑥 나타나 한 시간 동안 매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현장에서 지시한 내용은 나중에 꼭 확인한다. 상장(6개사)에 인색한 기업 문화와 보수적인 토양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주목된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유엔, 재일교포 차별 조사착수

    |교토 연합| 유엔이 재일교포 등 일본내 소수민족 차별과 관련, 처음으로 방문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유엔인권위원회의 두두 디엔(53·세네갈) 인종차별특별보고관은 5일 재일교포 거주지인 일본 교토의 우지(宇治)시 우토로 지역을 방문해 재일교포들의 거주 내력 및 주거 실태 파악을 시작했다. 우토로 지역은 제2차 세계대전 중 군비행장 건설을 위해 강제징용되면서 집단 거주하게 된 곳으로 재일교포들은 충분한 식수원 공급 및 하수처리 시설 없이 생활하고 있다. 특히 약 200명의 거주자들은 무단 점유를 이유로 지난 2000년까지 일본 법원으로부터 여러 차례 철거 명령을 받았다. 지난 3일 일본에 도착한 디엔 보고관은 “유엔 인권위원회에 전달될 자신의 보고서는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와 국민들이 현 상황을 잘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휴가지서 즐기는 ‘공연축제’

    휴가지서 즐기는 ‘공연축제’

    ‘이번 휴가는 어디로 가지?’ 매년 이맘 때면 똑같은 고민을 하게 마련. 밀물처럼 밀어닥치는 인파 피하랴, 넉넉지 않은 자금 사정 고려하랴 이래저래 생각만 많아진다. 이름난 피서지를 포기하는 대신 덜 북적이고, 비용도 적게 드는, 게다가 예술적 감수성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공연축제’ 휴가지는 어떨까. ●밀양 여름공연 예술축제 올해부터 ‘젊은 국제실험연극제’를 표방한 제5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16∼31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밀양연극촌에서 열린다.‘접촉’을 테마로 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공식초청작 7편, 젊은 연출가전 11편, 대학극 9편 등 총 35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국내외 젊은 연극인들의 협력작업을 통한 새로운 연극실험. 독일 안무가 헤르거가 연출하고, 카자흐스탄 국립극단 배우 나타샤와 연희단거리패 배우 이승헌이 출연하는 춤극 ‘피의 결혼’을 비롯해 러시아 베르니사쥐 시립극단 배우들과 한국인 연출가 김원석이 공동작업하는 ‘죄와 벌’, 양승희가 안무하고 프랑스와 벨기에 무용가가 출연하는 춤극 ‘코디네이츠 2’ 등이 공연된다. 서양 고전을 한국적 공연 문법으로 풀어낸 ‘해랑과 달지’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 ‘양반놀음’ 등도 눈길을 끈다. 올해는 특히 밀양시 중심 남천강변에 500석 규모의 가설 무대를 세워 관객들과의 접촉성을 한층 높일 예정. 재일교포2세 김수진씨가 이끄는 신주쿠양산박극단도 강변극장 옆에 천막극장을 설치하고 ‘바람의 아들’(30·31일)을 공연할 계획이다. 이밖에 배우와 무용가를 위한 전문워크숍, 관객이 참여하는 전통공예 체험학습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관람료는 편당 6000∼1만원. 밀양연극촌 숙박료는 1인 1만원.www.stt1986.com.(055)355-2308. ●거창 국제연극제 덕유산과 지리산, 가야산에 둘러싸인 인구 7만명의 소도시 거창. 피서 행렬이 절정을 이루는 매년 7월 말이면 이곳은 국내외 연극인들과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들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난해에는 총 11만 3000여명이 다녀갔다. 국내 최대 야외연극제로 명성높은 거창국제연극제가 17번째 행사를 갖는다. 오는 29일부터 8월17일까지 20일간 진행될 이번 연극제에는 일본, 프랑스, 독일 등 9개국 45개팀이 참가해 수승대 일원의 야외극장 10곳과 실내극장 2곳에서 총 199회 공연을 펼친다. 특히 지난해 문을 연 수상무대 무지개극장은 이 연극제가 자랑하는 명물이다. 올해 초청된 해외 작품들은 탈언어적인 경향을 띠는 공연이 주를 이룬다. 루마니아 바질극단의 ‘살로메’와 프랑스 극단 보이스오프의 ‘작은 서커스, 작은 황소들’, 일본 극단 동경건전지의 ‘한 여름밤의 꿈’ 등은 대사보다는 신체언어와 마임, 음악, 영상 등 언어 외적인 요소를 통해 작품의 효과를 극대화시킨 작품들로 눈길을 끈다. 국내 작품으로는 극단 목화와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연희단거리패, 조승미발레단의 대표작들이 선보인다. 이와 함께 거창연극학교, 희곡작품 발굴, 학술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매일 밤 은행나무카페에서 열리는 연극인들과의 뒤풀이도 잊지 못할 여름밤의 추억을 만들기에 좋은 기회가 될 듯싶다. 관람료 1만∼1만 5000원.www.kift.or.kr.(055)943-4152∼3. ●대관령 음악축제 한여름에도 서늘한 강원도 대관령은 여름 피서지로는 최고. 스키장으로 유명한 대관령 용평 일대에 평와의 음악이 울려퍼진다. 올해로 두번째 열리는 대관령국제음악제는 당초 강원도에서 동계올림픽을 평창으로 유치하고자 하는 원대한 계획 아래 시작됐다. 국제음악제를 통해 한국을 알리고자 했던 것. 하지만 한여름 밤 잔디밭에서 수준높은 음악회를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음악계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예술감독을 맡는 강효씨의 활동으로 세계 음악계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8월 3∼19일 열리는 이번 음악회의 주제는 광복 60주년을 기념,‘전쟁과 평화’로 잡았다.8월3일 세계 마지막 남은 분단국인 한반도의 DMZ(철원 노동당사 앞 특설무대)에서 김진희씨가 작곡한 ‘한 하늘’이 초연된다. 또 미국의 아스펜 음악제, 라비니아 음악제, 탱클우드 음악제 등 세계 유수 음악제에서나 만날 수 있는 볼프강 에마뉘엘 슈미티, 이고르 오짐, 미리암 프리즈 등 미국·유럽의 음악 대가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음악제에 참석한 김지연, 알도 파리소, 이성주 등도 대관령을 찾는다. 특히 이번 음악제에는 양양, 평창 등 ‘지역주민을 위한 특별연주회’와 ‘가족 초청 어린이 음악회’ 등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된다.www.gmmfs.com (02)733-1180. 최광숙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남해에 고양이 나라

    남해에 고양이 나라

    사육단지 마련된 욕지도(欲知島)에 신나는 경기(景氣) 한 마리에 5천원 호가 지금 식구 천 2백 마리 엊그제까지 고양이 한 마리에 3, 4백원 하던 것이 벌써 5천원에 호가되고 있다. 무인도 70여 개와 유인도 60여 개를 안고 있는 통영군이 섬 지방의 쥐잡이 방안으로 착수한 고양이 사육의 범위가 확대되어 독립된 섬 하나를 고양이 사육단지로 선정, 수출용과 식육용, 애완용으로 구분, 사육하여 해외에까지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10월 15일부터 작업을 착수한 욕지도는 벌써 1천 2백 마리를 외지로부터 수입, 기르고 있다. 이곳 2천 2백 세대의 섬 사람들은 한 달 안으로 집집마다 한 마리 이상 고양이 기르기로 자발적인 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소한 1년에 3배 이상의 소득이 생기기 때문에-. 70년까지 10만 목표 연간 10배의 번식율 통영군은 이 사육단지에 올해 말까지 5천 마리 이상 기를 수 있도록 행정력을 뒷받침하고 오는 70년까지는 한산도(閑山島)와 사양도(蛇梁島)까지 사육단지를 확장, 10만 마리 이상 사육시켜 완전한 고양이의 나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남해안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섬들에는 쥐 한 마리 구경할 수 없게 되고 전국 농가에까지 보급이 될 경우 쥐 소탕작전은 완전한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암코양이는 1년 이상만 자라면 새끼를 밸 수 있고, 1년에 세 번 새끼를 낳는데 한 번 분만에 3마리 내지 5마리를 낳기 때문에 연간 10배의 번식율을 갖고 있다는 것. 이 소식을 들은 어느 재일교포는 10월 25일 욕지면장 앞으로 계속 수출계약을 맺자고 편지를 해왔는데 일본의 고유 악기인 삼미선(三味線:사미센) 재료로 쓰기 위해서라는 것. 가죽은 삼미선(三味線:사미센)의 재료 주문 밀리나 일체 사양 젖 8개가 달린 고양이 가죽이 삼미선 악기 재료로서는 최고라는데 이 가죽을 구할 수 없어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고전악기인 소고(小鼓)가죽도 고양이 가죽이 최고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일본 상선회사 등에서도 배마다 필수적으로 흑색 고양이를 키우는데 계속 공급을 절충 중에 있고, 국내 큰 중국음식점에서도 고양이 고기를 구할 수 없어 특유한 고양이 요리를 내놓지 못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선진국에서는 고양이를 애완용으로 모두들 키우고 있기 때문에 판로는 얼마든지 있다는 것. 그러나 69년까지는 사육단지 확장을 위해 일체 외지 반출은 않기로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쥐 소탕의 행정 뒷받침 년 73만kg 양곡 절약도 고양이는 우선 전염병이나 각종 질병을 앓는 예가 거의 없고 바닷가의 생선 찌꺼기가 많아 자연사료가 풍부하여 섬 지방의 대량 사육은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다는 통영군수 김상조(金相朝)씨의 설명이다. 그래서 김군수는 10월 20일 욕지도에 국한해서 쥐약판매금지령을 내렸다. 고양이가 약 먹고 죽은 쥐를 먹을 때는 같이 죽는다고 해서 취해진 조치. 김군수가 분석한 행정면으로서의 효과를 보면 내년 말까지 2만 마리의 고양이가 섬 지방에 분산되면 쥐 소탕으로 연간 73만 2천kg의 양곡이 절약되어 1,464만원의 이익이 생기고 지금까지 낭비되었던 쥐약대 138만 7천원(호당 250원 계산)이 절약되며 새끼 분만으로 생기는 소득이 6,606만원이나 된다고 자랑이 대단했다. 이런 계산으로 국내 분양과 해외수출로 판로가 완전히 틔어 본격적인 상품화의 거래가 된다면 70년대부터는 통영군 단독으로 수억원의 소득을 보게 된다고 원대한 꿈을 펼쳤다. 기르는데 돈 한 푼 안들고 이름표만 달아 자연방목 더욱이 이 고양이 사육은 사육비가 필요없어 정부의 융자나 보조가 없어도 되고 사육에 필요한 우리나 기구가 없어도 되기 때문에 고양이 몸에 주인의 표시만 해놓고 섬 안에서는 어디든지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자랄 수 있는 것이 특색. 이래서 욕지도의 중심부락인 동항리, 서산리, 두미리 등지 사람들은 대부분 육지로 고양이 구하러 나가있고 부락별로 예쁜 고양이, 귀족 고양이 기르기 대항운동을 벌여 시상제도도 마련, 경남도지사의 우승「컵」까지 얻어 놓았다고 한다. 가장 값비싼 고양이는 3색 고양이로 현재 시가 6천원까지 올라 있고 전신을 통해 흰 점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새까만 고양이는 외항선박이 값을 엄청나게 불러도 재수있는 동물이라고 사간다는 것. 현재 이 곳에서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고양이는 인도 지방의 야생 고양이로서 외항선박 선원들이 잡아다가 애완용으로 기르다 번식시킨 것인데 중국 등지에서는 식용으로 고급요리에 해당된다는 것. 가난의 상처 떨쳐 버리고 한 마리에 년 36불의 소득 이렇게 독특한「아이디어」에 새 터전을 마련한 신생 고양이 나라 욕지도는 삼천포항에서 일본 대마도쪽으로 20여「마일」떨어진 가난한 섬. 10여년 전만 해도 고등어 전갱이 주산지로 전국에서 가장 풍성한 어항으로 손꼽혔던 곳인데 해류 변동으로 고기떼도 사라지고 화려했던 옛날이 안겨준 가난의 상처만을 안고 있는 섬이었다. 이제 고양이 나라로 탈바꿈하면서 다시 한번 섬사람들은 풍성한 꿈을 안고 들떠있는 것이다. 한 지에 고양이 한 마리만 키워도 연간 36「달러」의 소득이 틀림없기 때문에 그 의욕은 크게 부풀어 있는 것이다. <공하종(孔河棕)·조기제(趙棋濟) 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1/10 제1권 제8호 ]
  • [‘한·일 우정의 해’ 기리는 공연 2題] 연극 ‘강 건너 저편에’

    [‘한·일 우정의 해’ 기리는 공연 2題] 연극 ‘강 건너 저편에’

    극작부터 연출, 배우, 스태프까지 한·일 양국 예술가들이 공동참여한 연극 ‘강 건너 저편에’가 새달 1∼3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예술의전당과 도쿄 신국립극장이 공동기획한 ‘강 건너 저편에’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 기념으로 양국에서 초연돼 호평받았던 작품. 그해 한국연극평론가로부터 ‘올해의 연극베스트3’로 뽑혔고, 이듬해 일본에선 아사히신문연극 대상을 받았다. 올해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일본 6개 도시에서 순회공연한 데 이어 한국 관객과 재회의 자리를 마련했다. 연극은 어느 따뜻한 봄날, 서울 한강 둔치에 소풍나온 한국인과 일본인이 털어놓는 사연과 에피소드로 채워진다. 한국어학당 강사인 문호는 소설가를 꿈꾸는 독신남이고, 그의 동생 재호는 캐나다 이민을 계획중 이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고민하고 있다. 문호의 수업을 듣는 일본인 학생들은 남편 따라 온 주부, 재일교포 수영선수, 세계여행중인 프리랜서 등으로 직업과 연령대가 다양하다. 극은 이들의 입을 빌려 한국의 가족과 이민문제, 일본의 평생직장 붕괴와 프리다족(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일본의 젊은이들) 등의 고민을 자연스럽게 펼쳐놓는다. 극작가 김명화가 집필하고, 연출가 이병훈과 히라타 오리자가 공동연출한 이 작품은 지극히 평범한 소재와 일상적인 대화로 한·일 현대사회의 단면을 잔잔하게 그려내는 사실주의 연극의 전형을 보여준다.‘서울 시민’‘도쿄 노트’ 등으로 한국 관객들에게도 낯익은 히라타 오리자는 “두 나라간의 미래에 거는 희망과 잊혀지는 과거 모두를 무대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출연진도 쟁쟁하다. 한국에선 국립극단 원로배우인 백성희를 비롯해 이남희 서현철 정재은 등이 출연한다. 일본에선 스타 배우 미타 가즈요와 사토 치카오 등이 합류한다. 대사는 한국어와 일본어로 동시 진행된다.1만 5000∼3만원.(02)580-1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北도 여풍?…장관급 회담 女3인방 ‘눈에 띄네’

    北도 여풍?…장관급 회담 女3인방 ‘눈에 띄네’

    여성들이 남북 당국간회담에서 주역으로 활약할 날이 머지않은 걸까. 15차 남북장관급회담에 참가한 북측 대표단에 여성 3명이 포함돼 있어 화제다. 다소 칙칙한 검은색 양복이 지배해 온 회담장에 불쑥 등장한 화사한 여성 정장들은 선명한 보색(補色)적 미학만으로 눈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민간급 교류에서 북측 여성들이 활동한 적은 있었지만 ‘딱딱한’ 장관급회담에 나타나기는 처음이다. 21일 흰색 정장을 곱게 차려 입고 인천국제공항을 빠져 나온 김성혜씨는 1960년대생으로 떠오르는 ‘대남일꾼’이다.2003년 제주도 민족평화축전 때부터 등장, 적십자회담과 올해 6·15 통일대축전 실무대표를 잇따라 맡으면서 낯설지 않은 얼굴이 됐다. 조평통 참사로 알려진 김 대표의 회담 역할은 ‘수행원’으로, 뒷자리에 배석한다. 우리측은 김씨를 배려해 여성 가이드를 붙였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매무새는 곱지만, 북측 입장을 설명할 때는 자기 주장이 아주 확실하다.”고 말했다. 꽃분홍색 정장 차림으로 눈길을 끈 김영희씨는 30대 중반에 내각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김성혜씨보다 직급이 낮은 보장성원(지원인력)으로 참가했다. 북한의 엘리트 코스인 김일성종합대 공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지난달 개성에서 열린 차관급 실무회담과 금강산 남북청년 상봉에 얼굴을 드러내는 등 최근 급부상한 인물이다. 김씨는 갸름한 얼굴에 조근조근한 말투로 우리측 남성 관계자들한테 인기가 많다. 북측 기자단의 홍일점인 노금순씨도 시선을 끈다. 조총련 소속의 재일교포 3세인 노씨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평양 주재 사진기자로 4개월째 활동하고 있다.20대 중반의 노씨는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매번 검은색 정장에 흰색 스니커스를 신고 카메라를 ‘조준’한다. 반면 우리측은 윤미량(45) 남북회담사무국 회담 1과장이 유일 여성 지원인력으로 참여하고 있어 수적으로는 열세인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젊은 여성들을 회담일꾼으로 본격 육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日파친코회사 ‘마루한’ 한창우 회장

    日파친코회사 ‘마루한’ 한창우 회장

    |도쿄 이춘규특파원|1945년 10월22일 밤 11시 일본 시모노세키 해안. 얼굴에 보송보송한 솜털이 남아있던 열다섯살 한국 소년이 주위를 살피며 밀항선에서 조심스럽게 내렸다. 손에는 고향의 모친께서 쥐어준 쌀 두 말과 영어사전 뿐이었다. 그것으로 거친 일본생활을 헤쳐가야 했다. ‘일본 파친코 제왕’으로 불리는 재일교포 1세 한창우(75) 마루한 회장의 60년 전 모습은 이랬다. 상전벽해. 일본어판 포브스지는 지난달 순자산 1200억엔(약 1조 2000억원) 이상 되는 일본의 거부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계로는 정보통신(IT) 재벌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순자산 4730억엔으로 8위였고, 한 회장은 1210억엔으로 24위에 랭크됐다. 한 회장은 포브스가 지난 3월 발표한 전세계 갑부 순위에서도 584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마루한의 매출은 1조 2778억엔, 순이익은 210억엔이었다.2010년 매출목표는 5조엔이다. ●도쿄 한복판에 우뚝 선 밀항소년 스스로를 “한국의 보트피플 1호”라고 말하는 한 회장이 도쿄 한복판에 우뚝 섰다. 도쿄역이 발아래 내려다 보이는 초현대식 빌딩의 28층에 있는 마루한 도쿄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건물 벽면이 대형유리로 돼 있어, 일왕궁도 일부 보이는 요충지다. 임대료가 평당 4만 4000엔인 일본의 심장부에 밀항소년이 우뚝 서있는 것이다. 그의 경상도 사투리는 구수하고, 유창했다.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지금 고향 삼천포에는 동생이 살고 있다.3남 2녀 중 차남으로 일제 때 징용으로 끌려가 벽돌쌓기 일을 했던 형을 따라 밀항선을 탔다. 한때 사천시로 변경됐다가 삼천포라는 옛 지명을 되찾은 것을 모른 그는 “삼천포라는 명칭을 왜 없애냐고 고향의 선·후배들에게 따졌다.‘삼천포로 빠졌다.’는 것보다 ‘삼천포에 가자.’라는 긍정적인 면을 선전하면 오히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 아닌가. 그게 내 철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말을 들으며 차별이 심한 일본사회에서 역경을 이겨낸 긍정적 사고방식을 느낄 수 있었다. 밀항 뒤 혼란스러운 일본에서 검정고시로 고졸 자격을 딴 뒤, 호세대학 경제학부를 마쳤다. 호세대학은 당시 일본내 마르크스경제학의 총본산이었다. 그도 마르크스나 엥겔스, 레닌, 마오쩌둥을 접하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귀국해 정치가가 되겠다는 꿈도 있었지만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접어버렸다. 이후 관심도 마르크스에서 패션으로 옮겨갔다. 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하려 했지만 안돼 프랑스로 패션 유학을 떠나기 위해 교토의 미네야마에서 파친코를 하던 매형을 찾아간 것이 인생 항로를 바꿔버렸다. 여비를 빌리러 갔다가 매형이 한사코 파친코 일을 돕게 하는 바람에 주저앉았다. 업체간 경쟁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매형이 사업을 그만두려고 하자 “성공하면 두배로 드리겠다.”며 인수했다. 그것이 마루한의 모태가 됐다. 이후 미네야마에서 클래식 음악다방도 개업해 성공했고,1967년에는 당시 인기를 끈 볼링장 사업에도 뛰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이 시련이 될 줄은 까맣게 몰랐다. ●“매일 자살하려 했었다” “시즈오카에 120레인 볼링장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볼링 열기가 식으면서 경영상태가 악화됐고,5년 뒤에는 60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빚을 지고 말았다. 빚 독촉은 심하고, 갚을 길은 없어 매일 자살을 생각했지만 아이들 얼굴을 보니 못하겠더라.” 마음을 다잡았다. 택시운전이나 라면가게라도 해서 빚을 갚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행히 채권은행측이 “독촉을 안할 테니 천천히 갚아라. 신용·노력을 인정한다.”고 해 인감까지 은행에 맡겨놓고 뛰어다녔다. 새 사업을 물색하던 중 나고야 교외의 수천평 벌판에 주차시설까지 갖춘 파친코를 보고 힌트를 얻어 교외형 대형 파친코를 열기로 했다. 볼링장을 처분한 돈과 사채와 곗돈 등으로 시작했다. 자동차시대 도래를 정확히 예측한 사업 전략 덕분에 히메지, 고베 등에 세운 파친코점에 손님들이 물밀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호사다마일까. 이즈음 미국으로 영어연수를 갔던 당시 고교 2학년이던 장남이 요세미티 국립공원 계곡서 탁류에 휩쓸려 숨지는 액운을 당한다. 충격으로 열흘 정도 식음을 전폐하다시피하고 울고 또 울었다. 충격은 2년가량 이어졌다. 그래도 사업은 급성장,10년만에 60억엔 부채도 청산했다. 파친코의 선입견을 바꾼 영업전략이 주효했다. 손님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했다. 돈을 많이 잃은 고객에게는 구슬을 융통해주고 담배로 위로했다. 담배냄새 제거시설이나 샤워시설도 갖춰 카페식 분위기를 연출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급성장,1995년에는 도쿄 입성의 꿈을 이루고 현재는 전국 180여개 점포에 종업원만 7000명에 달한다. 이 중 한국인은 100여명.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도 추진 중이다. ●파친코, 이제는 폭력배와 무관 “파친코 하면 폭력조직과 검은돈을 연상한다.20∼30년전만 해도 폭력배들이 귀찮게 했었다. 청소해줄 테니 한 달에 얼마씩 달라는 정도가 있었지만 10여년전 법이 한층 강화되면서 그마저도 없어졌다. 가끔 행패를 부리려는 폭력배가 있지만 즉각 체포된다.” 한 회장은 파친코의 이미지를 바꿔 거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파친코 사장중 한국계가 70%라고 소개했다. 매년 250∼300명의 신입사원 중 대졸이 200여명에 이르고, 도쿄대 출신도 도쿄 본사에만 3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은 파친코의 이미지가 바뀐 방증이란다. 그는 일본내 차별을 뛰어넘기 위해 수익금의 1%는 지역사회 봉사용으로 내놓는다.3년 전 일본에 귀화했지만 ‘한국계 일본인’으로 만족한다. 조국에 대한 끈끈한 정은 여전해 1년에 서너차례는 꼭 한국을 찾는다.22일에는 도쿄 인근 지바에서 한국인 150여명 등 7000∼1만명을 초청해 대규모로 ‘매출 1조엔 돌파 기념행사’를 갖는다. 비용만 15억엔이나 들였다. 7남매를 낳아 현재 딸 둘, 아들 넷인 한 회장은 교토의 저택에서 부인, 막내 아들(31)과 함께 살고 있다. 손주들만 7명으로 다복한 편이다. 파친코 제왕의 파친코 실력은 얼마일까. “7∼8번 가볍게 해 본 경험밖에 없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taein@seoul.co.kr
  • [임영숙 칼럼] ‘걱정마세요’

    [임영숙 칼럼] ‘걱정마세요’

    얼마전 이사 온 아파트 옆집 아주머니가 딸의 유고집이라며 책을 건네주었습니다.‘걱정 마세요….’(김수경 글·그림)란 제목이었습니다. 미술을 전공하고 모닝글로리, 카드코리아 등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는 그 딸은 참 맑고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백혈병 진단을 받고 일년반만에 세상을 떠났다는 그녀는 자신의 투병기를 글과 그림으로 남겼는데 그 글과 그림이 눈물겨우면서도 미소를 짓게 합니다. 우주선(암병동)에 탑승(입원)한 빡빡이(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백혈병환자)가 남동생과 함께 탈출을 모의하고,TV에 비친 천진난만한 백혈병 어린이들을 보면서 “그 아이들도 이렇게 길고 힘든 치료를 받고 있을까요? 나도 이렇게 힘든데, 그 아이들은 얼마나 힘이 들까요.”하고 걱정합니다. 그녀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글에는 “암세포에게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끈기입니다.”란 구절도 있습니다. 그 어머니는 딸을 이렇게 기억합니다.“수경이는 생후 백일이 되기 전부터 저의 수다를 들어준 고마운 딸입니다. 재일교포와 결혼한 저는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일본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수경이는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활짝 웃어주곤 했습니다.”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 한 올 없을 때도 건강이 나쁜 어머니가 집 앞 가게에라도 갈라치면 얼른 모자를 쓰고 뒤를 따랐다고 합니다. 자식을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나 보낸 부모는 그 아이를 가슴에 묻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슬픔이 크고 잊을 수 없다는 뜻이지요. 가슴에 묻힌 또 한 젊은이의 유고집이 기억납니다.‘살아는 있는 것이오’(안승준이 남긴 글 모음)란 책입니다. 미국 유학 중 사고로 죽은 아들의 글을 아버지와 어머니가 묶은 것입니다. 지난 1990년대 초에 발간된 이 책은 4쇄까지 출판됐고, 그의 석사논문 ‘국가에서 공동체로, 한국의 근대화에 대한 비판과 대안’은 박사논문으로도 손색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환경운동연합에서 또 다른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두젊은이가 살아 있을 때 남들은 그저 평범한 아이들로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삶에 대한 그 치열함 때문에 오히려 말썽꾸러기로 비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고집은 그들이 얼마나 속 깊고, 어떤 점에서는 그들보다 나이 많은 어른들보다 더 성숙한가를 보여줍니다. 사실 부모들도 아이가 죽은 후에 자식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지금 살아 있는 우리 아이들도,20대에 이 세상을 떠나며 유고집을 남긴 저 아까운 젊은이들 못지않게 속 깊고 성숙했음에도 부모들은 그것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지난 5월 새로 출범한 청소년위원회가 청소년의 참여·인권 증진을 주요 정책으로 삼기로 한 것은 그런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그동안 육성·보호·선도에 머물렀던 청소년 정책이념이 참여·인권으로 확대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배운 지식을 평생 써 먹을 수 있었던 산업사회는 수직적 사회로 앞 세대에 대한 다음 세대의 복종이 강조되었다면, 지식주기가 짧아진 수평적인 지식사회에서는 세대간 연대와 통합이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우리 사회 문화영역의 변화 흐름을 주도하는 강력한 세대 집단으로 등장했음에도 어른들은 대부분 아직 이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정책이 변한다 하더라도 부모들의 생각이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 자녀를 과보호하고 그들의 복종만을 원한다면 진정한 변화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한 젊은이의 “걱정 마세요”는 그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이제 어른들이 그 말을 음미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논설고문 ysi@seoul.co.kr
  • “일본인 100만명에 한국음식을”

    |도쿄 이춘규특파원|광복 60주년을 맞아 재일교포 1∼1.5세에게 위로의 식사를 대접하고 일본인 100만명에게 한국 음식을 맛보게 해주는 ‘우정의 잔칫집’ 행사가 오는 9월부터 4개월간 일본에서 열린다. ‘광복 60주년 한·일 우정의잔치 조직위’(위원장 이창복) 주최로 열리는 행사에서는 도쿄와 오사카 등 일본 20개 도시 2000여개 한국 식당에서 삼계탕 대접상이 차려진다. 민단과 총련이 선정한 재일교포 1∼1.5세 노인 8만여명과 주일 한국기업과 거래하는 일본 기업인, 일본 시민단체 회원 등 2만여명이 초청 대상이다. 이들에게 1200엔짜리 삼계탕과 교환되는 초대권이 발송된다. 초대권 매입은 주일 한국기업들이 협찬한다. 행사 기간에 도쿄와 오사카 등 일본 3대 대도시에서는 한국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일본의 서울클럽이 각각 선정한 양국 신세대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우호·교류의 장도 마련된다. 잔칫상을 차린 2000여 식당들은 행사기간 내내 음식값을 30% 가량 할인하고 한국음식을 홍보하는 이벤트를 개최해 일본인 100만명이 한국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 한류붐 지속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에는 고깃집 3만여개를 포함해 총 3만 8000여개의 한국식당이 있다.80% 가량을 재일교포가 운영하고 있으며 주요 식자재는 한국의 농식품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식당의 붐이 일어나면 한국 농식품의 대일수출 기반이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taein@seoul.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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