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재이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승부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39
  • 이동체통신과 주파수 자원/서정욱 한국이동통신 사장(시론)

    이동체통신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주파수자원을 확보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 하는 것이 당면과제가 됐다.따라서 이미 운용하고 있는 주파수대의 이용효율을 높이고,아직 이용되지 않은 새로운 주파수대를 개척하며,주파수를 다목적으로 공용하고 사용목적을 유연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촉진해야 한다.우선 운용하고 있는 주파수대의 이용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간,시간및 주파수 측면에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먼저 공간 측면에서는 소 셀(소 cell)화 기술,어댑티브(adaptive)셀 구성기술,간섭경감기술,간섭상쇄기술 등을 들 수 있고 시간측면에서는 다이내믹채널할당기술,자율분산 채널할당기술 등을 들 수 있으며,주파수 측면에서는 협대역 전송기술,고능률 부호화기술,CDMA와 같은 다중접속·변복조기술 등을 들 수 있다. 앞에 들은 기술들을 모두 확보·조합해서 주파수를 운용하면 그 이용효율이 높아진다.그 중에서도 CDMA방식은 셀룰러 전환 및 PCS에 적용하면 주파수의 이용효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공간측면의기술로서 셀반경을 작게하는 소 셀화 기법은 시스템의 큰 변경없이 주파수의 이용효율을 높일 수 있다.이동체통신 시스템을 소셀화해서 기지국수를 늘리면 이용효율이 높아지지만 기지국 수를 늘린 배수만큼 효율이 높아지는 이론상의 극대치를 얻는 것은 아니다.그것은 셀마다 트래픽과 간섭이 다르기 때문이다. 셀구성을 고정하지 않고 통신 트래픽량에 따라 시간적으로 적응제어(adaptive power control)해서 불필요한 전력방사를 억압하는 어댑티브 셀 구성기술,간섭을 상쇄해서 주파수를 근거리에서 반복 이용할 수 있는 간섭상쇄기술 등은 같은 주파수의 반복 이용률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기술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한편 시간 측면에서 주파수의 이용효율을 높이기 위한 주파수 할당,즉 주파수 관리를 자율화하고 다이내믹화하는 자율 분산제어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특히 이동국마다 간접거리가 필요 최소한이 되도록 주파수를 할당하는 자율분산 제어기술은 시간적 이용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공간적 이용효율도 높일 수 있어서 그 실용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멀티미디어를 확신시킴에 있어서는 통신과 방송이 멀티미디어로 융합돼 가는 추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주파수의 이용방법에 있어서도 통신과 방송이 융합돼가는 추세를 보일지 모른다.이를테면 UHF대의 방송업무와 이동업무간의 공용을 실현하는 것이다.또한 복수용도에서의 공용,특히 위성통신과 육상이동통신간에 공용하기 위해 고성능 필터를 개발해야 한다.앞으로는 통신과 방송을 세분하지 않고 UHF대 등에서 트래픽에 따라 융통성을 갖게 하는 등 주파수 배분의 유연성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한다. 다음에 아직 이용되지 않은 새로운 주파수대를 개척해야 한다.마이크로파,준밀리미터파,밀리미터파대의 주파수대는 전파손실이 주파수와 함께 증대되기 때문에,그리고 고정무선중계,위성통신 등 타분야에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동체통신에는 거의 이용되지 않았다.그러나 화상전송이나 고속신호전송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광대역 주파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마이크로파대,준밀리미터파대,밀리미터파대,더 나아가 광영역 주파수대를개척해야 한다. 앞에 들은 주파수대에서는 전파의 집속성 때문에 극소 셀의 구성이 쉽고,효율적으로 주파수를 재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단말의 이동성을 어느 정도 제한하고 지향성 안테나를 이용하면 전파의 전파변동이 작은 고품질전송이 가능하다.따라서 화상신호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적합한 통신환경을 실현할 수 있다. 결국 기지국과 단말기간,즉 송수신간 거리의 단축으로 인한 소셀화에 의해서 전파손실·지연,강우의 영향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의 대상을 보다 높은 주파수대로 옮겨야 한다.특히 밀리미터파대와 같은 높은 주파수 영역에서 부품,장치 등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당국이 이용주파수를 조기에 할당함으로써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주파수를 다목적으로 공용하고 사용목적을 유연화해야 한다.멀티미디어 시대에는 음성,화상,데이터를 복합적으로 취급하게 됨으로써 다양한 모드의 정보를 하이퍼미디어(hypermedia)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동체통신은 음성계 시스템,패킷데이터 시스템,무선호출 시스템과 같은 편방향 시스템과의 접속도 가능해야 한다.또한 종합적인 주파수의 이용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여타 통신시스템과 주파수대를 공용하는 기법에 대해서도 무선통신의 기반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연구개발을 촉진해야 한다.그리고 관련 국제 권고 및 표준을 수용하면서 이동체통신 분야의 기술,상품,서비스를 개발해서 국내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이 세기의 인물탐구:81)

    ◎박진감 넘치는 심혼의 선율… 청중 사로잡아/5세에 입문… 미 줄리아드서 혹독한 레슨 거쳐/연 100회 이상 공연 스케줄 잡힌 세계10대 연주자/67년 레벤트리트경연서 주커만과의 공동우승은 세계음악사에 기록 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83년 「최근 20년간 가장 위대한 기악연주자」로 정경화를 선정한 적이 있다.그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다이내믹과 이모션은 한번 활을 잡기만하면 폭풍같은 절조로 청중을 일시에 혼도시키고야 만다.흡사 「마야의 박사가 조각조각 찢어져 신비에 가득찬 근원자의 무릎앞에 펄럭이 듯이 그의 몸속에선 마혹과 초자연이 흘러나온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더구나 자기비판에 엄격하여 「열광적 도취를 알지 못하는 정관(정관)은 참으로 조용히 바라보는 정관이 되지 못한다」는 차원에서 최근에는 진주빛 화염을 가라앉힌 「진한 포도주의 바다같은 심혼의 선율을 빚어낸다」는 평을 듣는다. 정경화의 일사불란하게 화려한 연주경력을 일일이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그는 데뷔이래 「톱」의 자리에 우뚝 선 채 자신의 위상을 도도하게 지켜왔고 지금도 그렇다.그중에서도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지난 70년 앙드레 프레빈이 지휘한 런던심포니와의 차이코프스키 협연을 들지 않을 수 없다.이 한번의 연주로 그는 미국의 9대 교향악단을 비롯하여 영국에서 30회를 연주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고 연 1백회이상의 연주스케줄을 갖는 가장 위대한 연주가의 한사람이 되었다. ○데뷔이래 정상에 우뚝 이보다 앞서 67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레벤트리트 경연대회에서 핀커스 주커만과 공동우승을 차지한 일은 세계음악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기도 한다.평론가 위데 콤베는 이날 정경화연주에 대해 「하이페츠나 오이스트라흐나 스턴이 이보다 더 출중한 연주를 했다할지라도 그것은 다 지나간 일이며 그녀만이 갖는 강한 호소력은 최고의 경지에 이른 최상의 연주」라고 호평한바있다. 음악평론가 한상우씨도 『실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잭 스턴을 대부로 하는 막강한 유태계 세력이 주커만을 에워싼 가운데 고독한 싸움에서 이긴 정경화는 지금 주커만 펄만과 어깨를나란히 하면서 명실공히 세계10대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돌아본다.70년대와 80년대 일본에서 여신처럼 떠받들려진 그는 75년 샤를르 뒤트와 시벨리우스를 연주했을 때는 일본의 평론가 우노 호이모로부터 「예리한 칼로 살을 베었을 때 푹 솟아오르는 선혈처럼 신선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는 등의 극찬 등 황홀한 찬사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는 일찍이 레코드 재킷에서나 볼 수 있는 로린마젤 게오르그 솔티 리카르토 무티 앙드레 프레빈 루돌프 켐페 등이 지휘하는 세계적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물론 영국의 데카를 통해 20여장의 레코드를 내놨고 언제부턴가 한국의 정경화만이 아닌 세계적 「대가」로 군림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그는 천재이며 타고난 재능으로 자연스럽게 오늘에 이른 것일까.이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단호하게 「노!」다. 「정상에 이르는 길은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한다」는 그는 「음악에서 기적은 일어날 수 없으며 연주할때마다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연주에 임하고 있고 단 한번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다」고 말한다.지난번 광복 50주년 기념연주차 귀국했을 때도 그가 묵고있는 신라호텔 미팅룸에서 하루종일 바이올린을 어깨에 메고 연습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머리가 숙여지게 했다. 청중을 사로잡는 마력 때문에 만사에 적극적이고 어딘지 여걸스러우리라고 짐작되지만 정경화의 진짜 성격은 낯가림이 심하고 「말도 못하게 내성적」이며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서 친구도 별반 없는 편이다.다만 첼리스트인 언니 명화씨와 지휘자인 동생 명훈씨와의 트리오는 혈육다운 최상의 절창을 이루고 그리고 그를 생명처럼 키워낸 어머니 이원숙여사에 대한 효성이 지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용모 또한 화사하고 순수하여 무대에서의 관록이나 권위따윈 찾아볼 수 없다.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 널리 알려지다시피 그는 5살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서 9세때 서울시향과 협연,61년 가족이 미국에 이주하면서 줄리아드음악원에서 일류 바이올리니스트만을 키워낸 이반 갈라미언교수와 조지프 시게티의혹독한 레슨을 거쳐 「자기만의 표현능력과 음악적 언어로써 감정을 총괄하고 통제」하는 연주자로 성장했다.이는 「정말 바이올린이 없으면 죽을 것 같은 열정이 몸속에서 꿈틀거린 때문」이며 「수많은 장애를 극복한 일은 경이롭다고 밖에 표현할길이 없다」는 음악계의 평은 옳다.그런 점에서 「때로는 강력한 힘으로 밀어붙이듯 때로는 귀기가 서린 박진감으로 인해 그의 연주를 듣고난 다음 다른 연주를 들으면 어딘지 채워지지 않는 구석이 남아있는 듯 성에 차지 않는다」는 이순열씨(음악평론가)의 말은 음악애호가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위대한 음악가들은 자연과 함께 살면서 그 속에서 작품을 썼기 때문에 그들의 음악속에는 자연의 모든 색깔들이 칠해져 있다는 걸 나는 일찍이 스승들로부터 배웠어요』 따라서 「지금까지의 연주활동은 앞으로 10년을 위한 준비과정에 불과」하며 「음악이 지닌 색채감과 이디엄에 집중하여 자신감을 성취한 지예에 다다르고 싶다」는게 그의 꿈이다. 바이올린의 화신인듯 그래서 음악과 결혼한 것처럼 보이던 그가지난 84년 케임브리지대 출신의 영국인 사업가 제프리 리게티씨와의 결혼을 발표했을 때 이로인해 그의 들끓는 정열과 현란한 선율이 한치라도 사그라들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그러나 결혼후 피아니스트 필립 몰과 레코딩한 「정경화 콘 아모레」는 『살바도르 달리가 「피는 꿀보다 달다」는 그림을 그렸지만 이젠 「정경화의 바이올린은 꿀보다도 달다」란 그림을 그려야 할때』라는 평을 받을 만큼 신기의 솜씨로 청중을 도취시켰다.영국의 평론가 에드워드 그린필드는 「정경화가 온세계를 향해 바이올린의 활로 쏜 화살은 에로스의 황금화살보다 더 감미로운 사랑의 기쁨을 느끼게 할뿐 아니라 우리들을 음악의 유토피아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쓸 정도였다.지난 봄 그의 귀국 연주에 대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강숙교장도 「음악을 끝까지 지킨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가 활을 긋는 그 순간부터 정경화는 아직도 우리의 희망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일깨운다.부군인 리게티씨(49)는 「성격이 온화한 정경화 음악팬」으로서 그의 음악생활에 대한 모든 것을 협조하고 외조한다고 전한다.두아들은 엄마를 따라 재곤(프레데릭·10)은 첼로와 피아노,유진(7)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우고 방학을 이용해 광복50년기념행사에 다녀갔다. ○두 아들도 음악공부 실제로 결혼후 정경화만큼 눈에 띄는 변모를 보인 예술가는 별로 흔치 않다.한국에서 태어나 무수한 장애를 넘어 정상에 올라야 한다는 끈질긴 집념과 강한 개성 때문에 「때때로 발톱을 세운 고양이처럼 앙칼져 보이기도 했던」 오기는 이젠 어느 구석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패기와 자존심과 싱싱함과 날카롭게 찔러오는 그 전율」은 한층 침후해지고 그의 손과 머리와 마음은 움직일 때마다 아름다움을 캐면서 달빛이 녹아 강물을 이루듯 흘러넘치는 광채로 청중의 온몸을 적신다. 지금 「세계가 기억하는 연주가 정경화」는 「자연의 심장인 명작의 숲」속에 서서 인간의 심장이 아닌 영혼을 깨우고 흔드는 절기의 선율로 하늘을 꿰뚫고 싶을지도 모른다. □연보 ▲1948년 서울에서 출생.정준채씨와 이원숙여사의 4남3녀중 넷째 ▲53년서울시향과 협연 ▲61년 이화여중 재학중 도미­줄리아드음대서 갈라미언및 시게티사사 ▲64년 카네기홀 독주 ▲66년 메리웨더 포스트청소년 국제 콩쿠르 수상 ▲67년 레벤트리트 국제바이올린콩쿠르에서 주커만과 공동1위­줄리아드 음악원 졸업­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입상 ▲70∼84년 런던심포니(지휘 앙드레 프레빈)뉴욕필(지휘 레너드 번스타인)을 비롯,필라델피아·클리블랜드오케스트라,몬트리올·보스턴심포니,로스앤젤레스·이스라엘·로열필,암스테르담 콘체르트헤보·빈·프랑스 국립교향악단 등과 연 1백회연주,데카 EMI전속 ▲73년 「스트라빈스키 왈튼협주곡」레코드로 에디슨상,독일평론가들이 선정한 「올해의 스타상」수상 ▲80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심사위원 ▲84년 결혼이후 런던필(지휘 리카르도 무티)·프랑스국립교향악단(피아노 필립 몰)·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오케스트라·프랑스국립관현악단·베를린필협연등 연 70회연주,유럽 캐나다 일본 오스트레일리아지역 순회연주 ▲92년 미국의 92 엑설런스 20 00상 수상 ▲94년바르토크 협주곡으로 그라모폰상,차이코프스키 협주곡 「빈티지 레코드」선정 ▲95년 정트리오 시향협연및 부산 청주 마산 독주회,광복50주년 축전음악회 「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대향연(잠실주경기장) 피아노 필립 몰·라두루프 등과 데카·EMI에서 레코드 20여장및 CD LD출반
  • 역이민 재이민(임춘웅 칼럼)

    어쩌다 도심호텔에 들를 일이 있어 가보면 으레 몇사람의 재미교포들을 만나게 된다.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뉴욕 등지에서 온 사람들이다. 모처럼 형제,친지들을 만나보러 설레는 기분으로 고국에 들른 사람,하는 사업이 한국과 관련돼 있어서 잠시 체류하는 사람,한국에서 해볼 일이 없을까해서 일시 귀국중인 사람,다시 돌아오고 싶은데 마땅한 자리가 있을까해서 나와본 사람들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해볼 일이 없을까해서 온 사람들은 얼마후 연락해보면 대부분이 미국으로 되돌아가고 없다.자기의 기대와는 달리 이 좁은 땅덩어리에 그들을 위해 그럴싸한 자리가 남아있을리 없는 것이다.이렇게 미리 알아보는 신중파도 적지 않지만 최근에는 이것저것 따질것 없이 아예 보따리를 싸들고 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뉴욕 타임스지가 22일자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한 것을 보면 한국경제가 고속성장을 계속하면서 한국인들의 미국이민숫자는 지난 5년간 58%나 줄어든 반면 재미 한국교포들의 역이민 숫자는 지난 10년간 7∼8배나 늘어났다는 것이다.이 신문은90년 2만5천5백여명에 달했던 한국인 이민자가 94년에는 1만8백여명으로 절반이상 감소했으나 80년 8백여명에 불과했던 역이민자수는 80년대말 이후 매년 5천∼6천5백여명에 이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미 국무부영사국 자료를 인용한 보도이니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실제의 역이민숫자는 이보다도 더 많을 것이다.영주권을 살려두고 한국에서 사는 사람이 상당수인 것이다.지난 5월 워싱턴 포스트지도 한 경제연구소 자료를 토대로 이와 거의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일이 있다. 우리는 이런 기사를 대할 때마다 어깨가 우쭐해지고,조금은 유쾌한 기분에 젖게 된다.다시는 안올 것처럼 당당히 이민을 떠났던 사람들이 되돌아오는 것을 바라보는 별로 나쁘지 않은 기분도 없지 않을 것이나 보다 큰 이유는 우리가 잘 살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이리라. 그러나 믿을만한 통계는 없지만 재이민 숫자도 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재이민이란 역이민을 온 사람들이 이민갔던 나라로 다시 가는 것이다.미국에서 못 살겠어서 돌아왔으나다시 온 고국은 옛날에 살던 내나라가 아니라 불현듯 낯선 땅이 돼있던 것이다. 할일이 마땅치 않아서만이 아니라 불합리하게 돌아가는 사회구조에 쉽사리 적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민가기 전까지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일들에도 보다 합리적인 미국에서 잠시나마 살아본 이후에는 적응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다.한국사회의 이중성 때문이다.경제적으로는 잘 돼가고 있고,최첨단 소재라는 반도체생산 세계 1위,조선수주 세계최고를 기록하는 한편에선 무너지고 폭발하고 좌절한다.그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우리사회 구석구석에 엄존하고 있는 부조리들이라고 한다. 되돌아온 사람들이 참으로 잘 돌아왔다고 만족해하는 조국이 돼야한다.
  • 통합의 큰 정치(사설)

    김영삼 대통령이 김대중씨를 비롯한 정당대표를 포함하여 전현직 3부요인등 정계의 원로들과 오찬회동을 갖기로 한 것은 대화합의 큰 정치를 실천하는 상징적인 뜻이 크다.대규모 사면복권과 재계인사들과의 회동에 이어 집권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마련된 화합의 모임을 우리는 크게 환영하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새 정치의 획기적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국민화합과 사회통합이 정치의 근본적인 존재이유이고 대통령의 국가관리책임 가운데 최우선적인 대상이지만 6·27선거 이후 더욱 절실한 정치과제가 되었기 때문에 8·23 청와대회동은 시의적절하다.지방선거 이후 고착화한 지역주의 정치와 정당의 이합집산에 따라 각자의 자리와 권력에만 전념하면서 사회분위기를 흐트러뜨리는 반통합,분열의 정치가 국가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있는 상황은 시급히 타개되어야 한다. 이러한 갈등과 대립을 확대재생산하는 작은 정치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따라서 국가차원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통합의 기반을 다지려는 대통령의 집권후반기 국정운영 기조에 대해 정치지도자들인 회동 참석자들이 정파와 당파의 차이를 초월하여 대국적인 협력을 다짐하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정계은퇴선언을 번복하고 복귀한 김대중씨의 실체를 인정하며 김씨 역시 국민통합의 구심점으로서 대통령의 권위를 존중하는 자세를 보인 것은 긍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광복 50주년을 맞은 역사적 시점에서 우리의 정치는 공정한 게임으로 투쟁하되 국가발전에는 협력하는 통합의 새 정치로 근본적인 전환을 이루어야 할 때다.정통성문제가 해소된 문민시대에서,싸움에는 능하고 통합에는 무능하기 짝이 없는 구시대의 행태를 계속할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그런 후진형 정치로는 국민소득 1만달러,세계 10위권 수준의 경제를 이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8·23 청와대회동은 상징성을 넘어 정치사에 새로운 큰 획을 긋는 대통합의 정신을 창출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외국인·교포 2,3세에 우리말 널리 전하자”

    ◎한국어 「표준교재」 개발 한창/국제교류재단­하와이 KLEAR센터 공동추진/영어권­국내 33개 대학 교수 47명 참가/초급∼최상급 4단계 총14권 발간 예정 전 세계 영어권 대학에서의 한국어교육을 위한 한국어 표준교재 공동개발사업이 한창이다. 6개년 계획으로 추진중인 이 사업은 미국 하와이에 있는 「국제 한국어 교육·연구센터」에서 이루어지고있다. 이 센터는 지난 해 7월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설립됐다.하와이 주법에 따른 법인체로서 하와이대 동아시아 어문학과장인 손호민(62)교수가 소장을 맡고있다.국제교류재단은 이 센터와 1백만달러 규모의 교재 개발사업 계약을 맺었다. 이 사업에는 미국,캐나다,호주등 영어권 나라와 한국의 33개 대학에서 47명의 한국어 전공교수들이 참여하고있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의 전격 지원아래 전 세계의 영어권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들이 모두 모여 교재를 공동개발하는 획기적 사업인 것이다. 80년대이후 한국의 국제적 지위가 크게 향상되면서 영어권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강생들이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교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다. 2∼3개의 교재가 1∼2학년 수준에서 사용되고있으나 이는 주로 한국내에서의 외국인 교육을 위한 것이고 외국에서의 실정에는 맞지않는다는 것이 대부분 현지 교수들의 불만이었다. 한국내에서는 한국인들과 함께 생활하기때문에 외국인들이 이 정도 교재만 가지고도 어느 정도 한국어 숙달이 가능하지만 외국에서는 교실만 나서면 그만이라고한다.한 학기를 가르쳐봐야 문장 몇 개 외우게하는 것이 고작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 교재들도 초급수준에 머물고 3∼4학년 대상의 고급 교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체계적인 한국어 교재의 필요성은 한국어 과정이 개설된 모든 대학에서의 공통된 것이었다. 현재 영어권 나라에서 한국어과정이 개설된 대학은 줄잡아 80여개에 이른다.미국에서만도 한 학기에 한국어를 수강하는 대학생수가 5천여명을 넘어서고있다. 특히 70년대 후반부터 한국어를 잘 모르는 교포 2·3세들이 대거 대학에 진학하면서 한국어 과정 수강생들은 급격히 늘어났다. 한국어 표준교재는 초급,중급,고급,최상급 4단계로 나누어 총 14권이 발간되며 초급과정의 3권자리 본 교재는 1권은 올해안에 나올 예정이다. 교재개발을 위한 지침서 6권이 벌써 완성되어 이를 바탕으로 현재 말하기·듣기·쓰기등 각 분야별로 나누어 교재 집필이 진행되고있다. 국제 교류재단은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일본어,중국어,러시아어,불어,독일어등 각 언어권에서의 한국어 교재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인터뷰/국제 한국어교육 학술대회 참가차 내한/손호민 하와이대 교수/“우리것 알리기엔 한국어 가르치는게 최고”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학을 진흥시키는 데는 한국어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제6차 국제 한국어 교육학술대회(15∼17일)에 참석차 서울에 온 「국제한국어 교육·연구센터」(KLEAR)의 손호민(62)소장은 한국어 교육 표준교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71년 제가 하와이대에서 처음 한국어 교육강좌를 맡을 때만해도 한 강좌에 학생 1∼2명이 고작이었는 데 이제는 10∼15명으로 늘었고 한학기 전체 수강생은 1백50여명이나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교재가 없다는 것은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라는 것이다.늘어나는 수강생들에게 교재가 없어 신문을 복사해 나누어주면서 얼굴이 뜨거웠던 적이 많았다고한다. 일본어의 경우는 이미 20여전부터 표준교재가 사용되고있기 때문이다. 아직 초기단계인 교재개발사업은 숙달도 위주의 외국어 교수법에 따라 단계별로 16개의 교재개발원칙을 적용해 진행하고 있다. 초·중·고급·최고급을 각각 3단계로 나눠 교재를 개발한 뒤 말하기·듣기·읽기·쓰기의 숙달정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수시로 참여교수들과 의견을 교환하기는 하지만 문법보다는 실용성위주의 교재를 만든다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라고 한다. 손 소장은 『각국의 대학에서 자리잡고있는 참여교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가 쉽지않은 현실에 비추어 센터내에서 상근할 전담교수가 필요하지만 구하기가 쉽지않다』며 안타까워했다. 『국가적 대사업이고 한번 개발하면 오랫동안 사용해야할 교재이기 때문에 서두르지않고 최상의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손 소장의 목표이다.
  • “대우자 판매 올 국내 2위로 올릴터”/우리자판매 박성학 신임사장

    ◎“24시간 완벽 애프터서비스 체제 구축” 『대우자동차의 내수 판매를 올해 내에 2위로 올려놓고,오는 2000년 이전에는 점유율 40%로 업계 최고로 만들겠습니다』.대우자동차의 내수 판매를 담당하는 우리자동차 판매의 박성학(52) 신임사장의 야심찬 포부다. 올들어 지난 달 말까지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현대자동차가 31만5천9백77대,기아자동차가 14만1천5백60대,대우자동차는 12만4천4백11대.기아를 앞서려면 매월 3천대씩을 기아보다 더 팔아야 한다. 『업계 1위를 하기 위해 3년 내에 고정고객을 3백만명으로 늘릴 생각입니다』.박사장은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이다.천성이기도 하지만,현대에서 잔뼈가 굵은 것도 하나의 이유다. 쉽지 않은 얘기지만,야심에 찬 공언이기에 그저 공언만으로는 들리지 않는다.그는 자동차 판매의 귀재이다.지난 67년 11월 현대자동차의 창립멤버로 입사,2년 후 영업직을 자원해 4개월간 일했다.관리직으로 복귀했지만,74년에는 인천 영업소장을 맡아,본격적으로 판매전선에 나섰다. 포니를 본격 생산한 지난 76년부터는 강제로 수출부로 차출됐다.81년까지 60여개국을 돌아다니는 강행군으로 시장을 개척했다.그가 판매의 귀재라는 말로 본격적으로 불린 것은 83년 현대자동차의 캐나다 현지법인 대표이사를 맡으면서다. 그해 포니를 캐나다에 2만8천대 판매해 「포니신화」를 엮어냈고,미국 현지법인 대표이사 시절인 87∼88년에는 미국에 엑셀 28만대를 판매해 보기좋게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88년 현대에서 물러나,선친이 하던 개인사업을 4년간 맡는 외도를 했다. 『판매에는 왕도가 없읍니다.부지런한 게 판매의 최대 비결이지요』.우리자동차 판매 사장으로 돌아온 지금도 그의 지론에는 변함이 없다. 박사장은 『판매의 3대 전략은 좋은 위치,훈련된 직원,체계적인 판촉』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7천9백명의 영업사원을 올해 말까지 1만명으로 늘리고,8백90개소의 영업점도 위치가 좋은 곳으로 옮길 것』이라고 적극적인 판촉을 강조한다. 지난 92년 5월 대우자동차 판매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된 뒤,93년 2월부터는 우리자동차 판매 부사장으로 옮겨 작년에 대우가 기아를누르고 내수 판매 2위에 복귀하는데 일조했다. 그 뒤 지난 해 8월부터는 (주)대우의 자동차 수출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바꿔,대우자동차의 서유럽 개척을 지휘했다.올해 대우의 승용차 수출이 지난 달말까지 13만7천2백85대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2백41.5% 증가한 게 그의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자동차 품질은 차이가 없습니다.24시간 정비를 포함한 완벽한 애프터서비스로 고객을 끌어모을 자신이 있습니다』.그가 대우로 옮긴 것은 김우중 회장과는 경기고 5년 후배인 데다,배순훈 대우전자 회장과 고교동기라는 점이 작용했다. 지난 14일 사장에 취임했다.
  • 교육현장 일제 찌꺼기 말끔히 씻자/「초등학교 10조」 보급 운동

    ◎「국교」명칭 변경계기 교사들 동참/“내면적 의식변화가 진정한 광복”/주요 내용/학교시설 개방… 주번­반장제 폐지/운동회방식 변경·폭언­폭행 등 없게/종 치지말고 번호­출석 그만 부르기 광복 50주년을 맞아 국민학교 명칭이 54년만에 초등학교로 바뀌게 되자 일선 국교에선 이번 기회에 교육현장의 일제 찌꺼기들을 말끔히 씻어내자는 목소리가 드높아지고 있다. 교실과 운동장 곳곳에 「황국신민」의 모습을 그대로 둔채 단순히 명칭과 간판만 바꾸어서는 일제의 잔재 청산과 극일의 길을 열 수 없다는 인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서울시내 상당수 일선 학교·교사들은 통제와 획일에서 벗어나 자율과 다양성이 중시되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초등학교 10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의 변화를 부르짖고 있다. 「제1조,각종 학교 시설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자」 지금까지 학교문이 굳게 닫혀있었던 것은 「학교는 곧 관」이라는 일제 때부터의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제2조,학부모가 교사를 어려워하는 것이 미덕이 되어서는 안된다」 교사를 자식의 성적과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권력」으로 여기는 풍토는 없어져야 한다. 「제3조,주번제도를 없애야 한다」 아침마다 주번이 교문앞에 서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감시·감독」하는 것 역시 일제시대의 잔재이다. 「제4조,반장제도도 없애야 한다」 수업시간마다 「차렷·열중 쉬어·경례」를 호령하는 모습도 군국주의의 찌꺼기이다. 「제5조,인사예절을 바로 가르쳐야 한다」 교사에게는 인사하면서 주민에게는 선뜻 고개를 수그리지 않는 것은 일제시대 교육이 남긴 비뚤어진 인사법이다. 「제6조,번호 출석은 이제 그만」 『1번』,『2번』,…『50』번과 같이 번호로 불리는 「인격모독」과 「개성말살」의 의식을 물려주어서는 안된다. 「제7조,상급기관 관계자나 외부 손님이 찾아오면 대청소를 하는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 교사의 권위와 편의를 위해 「얼굴이 비치도록」 유리창을 닦아대는 대청소 관행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는 거리가 멀고 노동력을 빼앗는 것이다. 「제8조,종을 치지 말자」교사는 수업시간을 재량껏 줄이거나 늘릴 수 있어야 한다. 「제9조,운동회도 일제시대 이후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집단체조와 기마전 등의 운동회 종목과 형태,진행과정,상명하복식의 전달체계,청군과 백군으로 나누는 통제 체제를 탈피해야한다. 「제10조,폭언과 폭행·상급자 눈치보기는 이제 그만」 고학년의 저학년에 대한 명령·억압은 민주적 사고로 전환,사랑과 존중으로 대체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선교사들은 전국 5천7백72개 국민학교마다 소요될 학교간판교체등 33만원씩의 기본 비용을 포함,명칭 변경에 따른 20억8천만원의 외형적인 예산의 책정으로 개칭의 과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개칭의 진정한 의미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과거 청산(21세기 한­일 새 지평:1)

    ◎바람직한 이웃관계를 위한 제언 광복 50년은 한국과 일본간에 아직도 완결되지 않은 여러가지 문제들을 매듭짓고 바람직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계기가 돼야 할것이다.과거청산,외교·안보,경제협력,문화교류등 주요 분야별로 두나라 전문가들로부터 바람직한 한일관계의 미래상을 연재로 들어본다. ◎“일은 수억 아시아인 고통 외면 말아야”/일의 과거사 인식 자세의 문제점/아직도 침략전쟁 책임 회피 급급/굴절된 역사 직시… 참된 자성 필요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85년5월 당시 서독의 바이츠제커 대통령은 독일 연방의회에서 『과거에 눈을 닫는 자는 현재도 볼 수 없게 된다.비인간적인 행위를 마음에 새겨두지 않는 자는 또다시 그러한 위험에 빠지기 쉽다』며 나치즘과 제2차대전의 교훈을 상기시켰다.같은해 8월 일본의 당시 나카소네총리는 A급 전범 7인의 위패가 모셔진 정국신사에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참배를 감행하였다. ○독일과 인식 큰 차 일본 각료들의 참배는 해마다 계속되고 있다.금년 일본 각 지방자치단체 의회에서는제2차대전에 참전하였다가 죽은 일본군의 넋을 추모하는 결의가 무성하였다.과연 오늘의 독일에서 현직 각료가 나치 수뇌의 묘소를 참배하는 사태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똑같은 제2차대전의 추축국이었지만 일본과 독일의 이같은 차이는 과거사에 대한 양국 인식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증거이다. 일제의 침략주의에 대한 책임추궁제도로는 인적책임에 대한 전범재판과 물적책임에 대한 샌프란시스코조약체제로 요약될 수 있다.그러나 제2차대전 후의 냉전구도 속에서 일제의 과거사에 관하여는 인적 책임과 물적 책임 그 어느편도 철저히 규명되거나 추궁되지 못하였다.전후 국제질서를 주도한 미국은 전후처리 과정에서 일본의 과거사 책임을 단죄하기보다는 아시아에서의 대공방벽 구축에만 심혈을 기울였다.아시아 피해국에 대한 일본의 배상보다도 일본의 경제부흥과 재군비를 더욱 강조하였다.그 결과 일본에서는 침략전쟁의 책임자들이 전후의 집권세력으로 재등장하였으며 죄의식이 없는 이들에게 전후처리가 맡겨졌다. ○가해자 인식 부재 이러한과정속에서 진행된 일본의 전후처리 태도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부각되었다.첫째,일본의 가해자 의식의 부재이다.수억의 아시아인이 일본의 침략주의로 인하여 장기간 막대한 고통을 당한 사실은 외면되었고,오히려 일본은 세계 유일의 원자폭탄 피해국이라는 점만이 강조되었다.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한 것이다. 둘째,가해자 의식의 부재는 전쟁책임의식의 부재로 연결되었다.일본인 스스로가 피해자의 대열에 섬으로써 과거 침략행위의 진상이나 피해 파악을 외면하였고 역사에 대하여 특별히 책임질 일이 없다고 강변하였다.패전 50주년을 맞아 일본 국회차원에서 추진하던 사죄결의가 속빈 강정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상의무도 회피 셋째,전쟁책임의식의 부재는 자연히 대외적 배상의무 회피를 조장하였다.전후 일본이 구군인 등 자국민 피해자에게 지불한 보상액의 누적합계가 근 40조엔에 육박하고 현재도 연간 2조엔에 상당하는 지불이 계속되고 있는데 반하여 일본이 25개국과 체결한 29개 전후처리조약을 통하여 대외적으로 지불한 금액의 합계는 1조엔을 약간 넘을 뿐이다.제2차대전의 희생자란 그릇된 나치즘의 피해자라는 성격 규명을 분명히 하고 있는 독일과 달리 일본에서의 전쟁희생자란 군국주의 정책수행에 앞장서다가 피해를 당한 자국민이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현재 일본 각지의 법원에서는 한국인을 비롯하여 필리핀인·중국인·네덜란드인·홍콩인 등 각국 외국인이 일본을 상대로 과거사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이 무려 30건 가까이 진행중이다.대부분이 70을 넘은 고령의 피해당사자가 그들 살아 생전에 끝나기나 할지조차 전망이 불투명한 소송이라는 수단을 선택한 심정을 일본은 되새겨야 할 것이다. ○대일 소송 잇따라 금년 5월 유럽에서는 제2차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런던에서 모스크바까지 성대한 기념식이 거행되었다.파리에서는 독일군의 시가행진도 있었다.금년의 독일군이 50년전과 다른 점은 더 이상 침략자가 아닌 유럽 번영의 동반자로서 행진하였다는 점이다.일본은 현재 자신을 구적국으로 규정하고 출범한 유엔체제 내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그러나 8월15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기념하여 서울이나 남경 아니면 마닐라에서 일본자위대가 시가행진을 하는 모습을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않는 가운데서는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그에 합당한 지도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과거사에 대한 인식 전환­이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일본 자신이 될 것이다. ▲정인섭 방송통신대 교수(41세) ▲서울 법대졸 ▲법학박사 ◎“왜곡된 역사 교과서 바로잡는 일부터”/과거청산과 한­일 미래를 위하여/위안부 보상문제 등 적극 나설때/「불전결의 불발」 같은 추태 없어야 지난 6월9일 채택된 전후50주년 결의를 둘러싸고 일본 국회(중의원)가 보인 추태는 「50년 결의」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웃나라에의 국제공약이었던 만큼 대외적으로 전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일 국민 기대 배신 그것은 또 전후50년 결의가 아시아 여러나라와 진실로 화해하고 미래지향의 관계 수립을 향해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을 마음으로부터 바란 많은 일본인의 기대를 배신하는 것이었다. 하타 쓰토무(우전자) 전총리(신진당 부당수)는 『전후50년이라는 고비를 살리지 못하고 결의를 끝내게 되면 세계 여러나라로부터 대단히 엄한 반발을 받을 것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그 신진당은 「50년결의」 채택의 본회의를 보이콧했다.여당 3당으로부터도 다수의 결석자가 있어서 5백2명의 중의원중 채택에 참가한 것은 겨우 과반수인 2백52명으로 이례적인 사태였다. 가이후,미야자와,호소카와,무라야마등 역대 일본총리가 방한시 행한 불행한 과거에 대한 반성발언을 알고 있는 한국인으로서는 나라를 대표하는 역대 총리의 발언을 없었던 일과 마찬가지로 만들고 만 일본국회의 어처구니없는 전후결의의 결과는 이해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찬물 끼얹는 행위 그런 가운데 일본인을 구해 준 것은 『일본의 국회결의는 대단히 유감스럽다.새로운 불신으로 연결되는 것을 우려한다』면서도 『좋은 내용의 결의를 향하여 노력해온 사람들의 노력을 평가하고 싶다.그 사람들은 이 결의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앞으로의 노력에 주목하고 싶다』라고 말한 김태지주일대사의 적절한 발언이었다.(아시히신문·통일일보 인터뷰) 한일기본조약 체결 30주년에 즈음하여 일본의 유력지들은 나름대로 특별기사를 게재하였으나 국교30년의 양국의 현재위치를 가장 단적으로 표현한 것은 「깊어가는 상호의존」,「아직 두꺼운 마음의 벽」이라는 제목을 붙인 닛케이신문 6월 20일자였다.앞서 언급한 추태의 극을 보인 일본국회의 전후결의가 마음의 벽을 없애기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었다는 사실은 더 말이 필요없다. 하지만 소걸음과 같지만 역사교과서 기술의 개선,종군위안부 문제의 구체적 해결등 불행한 과거의 청산을 향해서 움직이기 시작한 사실을 여기에서 지적하고 싶다. 일본의 문부성이 6월28일 발표한 국민학교 6년생의 사회과 교과서에는 일본어의 강제,창씨개명,토지의 몰수,손기정선수의 일장기 사건등 식민지 지배에 관한 기술이 대폭 늘어나 국민학생도 잘 알수 있도록 됐다. 90년 5월 방일한 노태우전대통령은 일본 국회연설과 일본 기자클럽 회견을 통해 역사의 진실에 대한 인식의 공유를 호소했다.일본 문부성이 한일 신시대의 개막을 향해 양국간의 역사에 대해 국교·중학교의 수업중 꼭 다루도록 지도를 거듭 내린 것도 이 때부터였다. 미야자와총리의 방한 이래 3년 넘어 보상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종군위안부문제에 대해서도 보상사업을 추진하는 임의단체로서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이 설립돼 7월27일에는 전참의원의장 하라 분베에(원문병위)씨가 이사장으로 취임,한국 중국 필리핀등 1천명을 넘는 것으로 보이는 전 위안부에게 일시금을 보상함과 아울러 복지와 의료면의 지원사업에는 일본정부로서도 일부 책임을 지는 형태로 됐다. ○청산 움직임 일어 관계의 긴밀도를 재는 사람의 왕래는 30년전의 1백20배.지난해는 2백69만명을 헤아렸다.필요가 만들어낸 필연적인 사람의 왕래의 확대다. 미래지향의 관계도 따지고 보면 한일 쌍방이 필요로 하는 관계의 심화와 발전인 것이다.앞에서 말한 닛케이신문은 「깊어지는 상호의존」의 관계를 묶는 키워드를 「공통의 이익」이라고 하고 있다. 최근 현실화하려 하고 있는 한일간 수평분업체제는 또한 공통의 이익을 위해 상호 필요로 하는 관계 자체다.엔고현상으로 생산거점을 대폭 해외이전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일본기업의 움직임은 98년 생산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의 닛산자동차의 전면적인 참가에서도 나타난다. ○협력관계 불가피 관련부품 메이커 1백15개사의 부산유치와 함께 삼성자동차를 중심으로 기타큐슈를 한국 남부와 결부,국경을 넘는 경제권의 성립이 예상되는 것이다. 「국제무대에서 한일 양국이 이인삼각으로 보여지는 것은 양국민의 뿌리깊은 감정마찰과는 별도로 세계의 외교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기존사실로 돼 있다」라는 닛케이신문의 지적은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앞서 짚어보는 것으로서 매우 시사적인 것이다. ▲하야시 다케히코 일본 동해대 교수 61세 ▲나고야대 졸
  • 꾸준한 인기 「르망」이 남긴 교훈(자동차 이야기)

    대우자동차의 르망은 데뷔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렸다.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5만㎞ 로드테스트」를 실시한 것부터가 화제였다.월드카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것도 르망이다.월드카란 세계 어느 지역의 오너드라이버들에게도 취향이 맞는 차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르망은 독자모델이 아니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물방울 모양」의 디자인 개념을 국내시장에 처음 도입해 우리의 자동차 산업과 문화를 한차원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탈리아의 이탈 디자인사가 설계한 현대의 포니는 당시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였다.자로 잰듯 반듯한 디자인은 흔히 말하는 「종이접기식」 스타일링의 모범적인 모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르망은 완전한 라운드형으로 어느 한 곳 각진 곳이 없어 현대의 포니와는 대조를 이뤘다.앞쪽이 낮고 뒤쪽이 높아 쐐기 모양을 한 옆모습은 초창기의 국내 소비자들의 미적 감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그러나 자동차는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세계적 조류를 보여줌으로써 국내의 오너드라이버들에게 에어로다이내믹이란 개념을 인식하게 만든 차가 바로 르망이다. 르망은 독일의 오펠이 만든 카데트를 기초로 설계됐다.카데트는 80년대 초에 시판된후 지난 92년까지 생산된 롱셀러카로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던 오펠에게는 재기를 가능하게 만든 효자같은 존재이다.오펠은 대우가 자본제휴 관계를 맺고 있던 미국 GM의 유럽 자회사이다.당시 GM의 영국 자회사인 복스홀은 카데트의 영국판 개조 모델인 아스트라를 선보여 일약 베스트셀러카로 만들었다. 국내 소형차 시장에서 현대의 포니와 엑셀에 대항할만한 차를 물색중이던 대우에게 카데트는 최상의 선택으로 여겨졌다.이렇게 탄생한 르망은 88년 첫선을 보인 이래 아직가지 지칠줄 모르는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처음에는 르망의 스타일링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아하는 측과 싫어하는 측이 확연히 구분되는 양상을 보였다.진보적인 소비층과 보수적인 소비층의 대비였다.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은 친숙하면서도 구닥다리라는 평을 듣지 않는 모델로 남아 있다.쫑긋이 치켜 올라간 뒷모습은 아직도 오너들을 유혹하고 있다.르망의 스타일링은 시대를 앞서가는 모델만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 “월드컵 한·일공동개최 반대” 72%/극동조사연 여론조사

    ◎“공동개최땐 개회식·개막전 한국서” 55%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의 한·일공동개최에 대해 우리국민의 72.5%가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극동조사연구소가 지난 13일 전화번호부를 이용한 무작위추출방식으로 전국의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조사(오차 3.1%)에서 밝혀졌다. 한·일공동개최에 대해 응답자의 47.7%가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의견을 보였고 24·8%는 「대체로 반대한다」고 답해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반대 입장을 취했고 「전적으로 찬성한다」는 의견은 5.8%에 불과했다. 반대의견은 20대(75.1%)와 30대(79.6%),고학력(대재이상 80.3%)에서 높게 나타났다.반대의 이유로는 「반일감정」(33.2%) 「한국의 위신실추」(28.8%) 「일본에 이용당할 우려」(16.4%)등을 들었다. 공동개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친선도모」(38.1%) 「일본의 유치가능성이 높다」(17.6%) 「한국위상 제고」(14.3%)의 순으로 그 이유를 들었다.또 공동개최시 개회식과 개막전을 한국에서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55.3%로 결승전·폐회식을 한국에서 갖자는 의견(26.5%)보다 높았다. 한편 그동안 정부가 벌여온 유치활동에 대해서는 75·1%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 “주먹구구”집계 “얼빠진”대책본부/「삼풍」실종자 허수에서 실수까지

    ◎“구청 접수분 중복많아 확인 지연”/“국조 시작하자 서둘러 발표” 비난 서울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대책본부가 13일 실종자 수를 하룻만에 지금까지 밝혔던 것보다 두배가 넘는 4백9명이라고 발표한 것은 대책본부의 행정체계가 얼마나 엉망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나아가 그동안 실종자 관리와 집계가 엉성했음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대책본부는 『실종자 신고접수를 서울시청과 서초구청등 두 곳에서 받았는데 서초구청 접수분은 귀가자·중복접수자등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안돼 일단 시청 접수분만을 공식적인 집계자료로 사용해 왔다』고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구청 접수명단에는 가족과 직장 동료들이 이중으로 신고한 것이 많은데다 주로 전화로 접수,부정확하고 내용이 부실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실종자로 처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명단의 두배에 가까운 구청명단을 서울시가 공식집계에서 뺀 것은 여론을 의식해 일부러 줄이려 했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지난 9일 구조된 최명석(20)군이 한때 실종자명단에 없었다고 알려진 것도 최군이 구청명단에만 등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혼선은 대책본부가 실종자 접수창구를 시청과 서초구청 두 곳으로 이원화했으면서도 통합 관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대책본부는 사고 엿새째인 지난 4일 서초구청에 접수된 실종자명단을 넘겨받아 확인작업에 나섰다.그러나 전산입력과 실종자들의 가정방문등 실사작업에서 늑장을 부려 무려 열흘이 지난 이날에야 중복신고·착오·사망·귀가자 1천1백37명을 빼고 4백9명을 공식 실종자수로 발표한 것이다. 서울시가 이처럼 반쪽짜리인 시청명단을 공식자료로 발표한데 대해 실종자가족들은 『서울시와 구청이 제멋대로 실종자수를 줄였다가 국정조사가 시작되자 서둘러 진상을 공개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분노한 시민들을 계획적으로 속여왔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같은 대형사고는 처음 겪어 구청과 손발이 잘 맞지 않는등 대처능력이 부족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어쨌든 대책본부가 공식 발표를 허위로 한 것은 그렇지않아도추락하고 있는 행정당국의 공신력과 신뢰를 회복 불가능의 상태로 몰아넣었다고 볼 수 있다. ◎류양생환 사흘째/“잡지책 달라” 안정 되찾아/빨리퇴원해 외할머니댁에 가고파 구조 당시 의료진조차 놀랄만큼 건강상태가 좋았던 유지환(18)양은 회복 속도도 빨라 2∼3일 지나면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질 것 같다. 생환 3일째인 13일 유양은 점심식사부터 미음 대신 죽을 먹었으며 14일 아침부터는 밥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2백85시간만에 죽음의 공간에서 살아나올 정도로 심신이 강인한 유양도 이날 아침 깨어나면서 『천둥소리와 함께 건물이 무너지면서 콘크리트 더미가 코 앞에까지 다가왔다가 멀어지는 꿈을 꿨다』고 말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양은 『전날과 달리 몸은 특별히 아프지 않아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 발랄한 신세대답게 병상생활이 벌써 지루한 듯 『잡지책을 갖다 달라』고 주문하기도 하고 『빨리 퇴원해 외할머니가 계신 강원도 홍천에놀러가고 싶다』고 어리광도 부렸다. 『갇혀 있는 동안 누굴 원망한 적은 없으며 사이가 나빴던 사람조차 그리웠다』는 그녀는 『처음엔 옥상에 있던 냉각탑의 물이 떨어지는 줄 알고 마시지 않았으며 구조 과정에서 콘크리트 더미가 다리위에 쏟아졌을 때 「이제 죽었구나」라는 생각도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아버지가 운동을 열심히 해 빨리 낫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면서 『어서 아버지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친한 친구인 미선·재이·희정이가 보낸 축하엽서를 보며 심심함을 달랜다는 유양은 구조된 첫날 중환자실에서 잠시 만났던 최명석(20)군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 힘들었던 상황을 얘기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강남성모병원 외과의사 오승택(37)씨는 『구조 당시 이상 증세를 보였던 신장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심폐기능이 약해져 정밀진단을 할 예정이나 걱정할 정도는 아니어서 2∼3일 지나면 일반 병실로 옮겨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포브스지,10대 억만장자 발표

    ◎정주영씨/재산 62억달러… “세계 9위 부자”/빌게이츠 1백29억 달러로 1위/일 쓰쓰미,부동산값 떨어져 3위 【워싱턴 연합】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귀재이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경영주인 빌 게이츠는 1백29억달러의 재산으로 금년도 세계제일의 갑부로 올라섰으며 현대 그룹의 정주영씨도 62억달러의 재산을 가진 세계 9번째의 거부로 평가됐다. 미국의 재계전문지 포브스지는 세계 10대부호를 비롯,억만장자들의 순위를 매기면서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주식이 급상승한 덕분에 순재산이 지난해의 82억달러에서 1백29억달러로 늘어나 세계제일의 거부로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지난해 월평균 4억달러씩의 재산이 늘어난 셈이다. 포브스지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업가들을 평가하기 시작한이래 미 시민이 세계제일의 거부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특히 미국의 경제사정이 호전되고 있음을 반영하듯 세계 두번째의 부호역시 코카콜라사,질레트사 등의 주식들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미 버크셔해서웨이사의 워런 버피트씨(1백7억달러)가 차지했다. 재산증식의 비율로 볼때 현대건설의 창업주인 정주영씨의 재산이 전년대비 무려 72%나 급등해 가장 많이 늘어났다. 작년도 세계제일의 억만장자로 평가됐던 일본의 부동산왕 쓰쓰미 요시아키는 일본의 부동산값 폭락으로 스웨덴의 거대한 포장운송회사 경영주인 한스라우싱과 함께 90억달러의 재산을 가진 공동 3위로 처졌다. 일본의 부동산왕 쓰쓰미는 지난 87년 포브스지에 의해 2백억달러이상의 재산가로 평가되기도 했으나 부동산값 하락으로 결국 약 8년만에 1백20억달러나 재산이 줄어든 셈이다. 그 밖의 10대거부는 ▲5위 파울 자허(스위스의 로슈제약회사 상속인)=86억달러 ▲6위=차이 완 린(대만의 캐세이 생명보험창업주)=85억달러 ▲공동7위 케네드 톰슨(캐나다 토론토의 톰슨사주·언론및 여행업도 경영),리 샤우 키(홍콩의 핸더슨사)=각각 65억달러 ▲10위=리 카 싱(홍콩의 부동산,에너지,통신관련회사 경영)=59억달러 등이다. 한편 포브스지는 정주영씨와 그 가족외에 여타 한국의 억만장자들을 소개하면서 ▲롯데 그룹의 신격호=45억달러 ▲삼성의 이건희와 그 가족=40억달러 ▲LG그룹의 구자경 및 그 가족=29억달러 ▲대우의 김우중=19억달러 ▲선경의 최종현 및 그 가족=19억달러 ▲쌍용의 김석원 및 그 가족=13억달러 등의 재산을 각각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포브스지 선정 미제외 5백대 기업/삼성물산 84위·현대상사 113위/삼성·LG전자 등 한국계 15사/「50대 수퍼」 1위 제너럴 모터스 【워싱턴 연합】 한국의 종합무역상사인 삼성물산이 미국의 재계전문지 포브스지가 선정한에서 94년도 총수입 1백93억8천7백만달러로 84위를 차지했고 현대종합상사는 1백60억9백만달러로 1백13위로 집계됐다. 포브스지는 17일자에서 94년도의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5백대 해외기업을 선정하면서 삼성전자(1백27위) 대우(1백47위) 현대자동차(1백71위) 한전(1백91위)등15개 한국기업을 포함시켰다. 이밖에 다른 한국기업순위는 ▲LG전자(2백24위) ▲포항제철(2백30위) ▲유공(2백84위) ▲LG인터내셔널(3백4위) ▲현대 건설(3백14위) ▲현대자동차써비스(3백48위) ▲기아자동차(3백55위) ▲쌍용(4백63위) ▲선경(4백86위)등이다. 한편 포브스지는 매출,이익,자산,시장가치등을 종합 평가한을 선정했다.▲1위에는 제너럴 모터스(미) ▲2위 제너럴 일렉트릭(미) ▲3위 로열더치 셸그룹(네덜란드) ▲4위 포드 자동차(미) ▲5위 엑슨사(미)등이 각각 선정됐다.
  • 변조폭로 흑색선전 아닌가(사설)

    외교문서 변조사건은 이 정부와 김대중씨 가운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를 가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김씨와 권로갑민주당부총재의 주장대로라면 외무부는 『지방자치선거를 연기하기 위한 자료수집을 해외공관에 지시했다가 들통이 나자 조작지시를 한』 믿을 수 없는 정부가 된다.반면 외무부가 아니고 다른 누군가가 변조한 것이 드러나면 김씨와 권부총재는 허위사실을 선거에 악용하여 외무부와 정부의 신뢰와 명예,그리고 나라의 체통을 웃음거리로 만든 모든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은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통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히 수사하여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내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 권의원은 회견에서 제보자를 밝혔다 해도 검찰의 출두요구를 거부할 것이 아니라 떳떳하게 협조해서 변조자색출에 협조해야 한다. 김대중씨와 권의원이 뉴질랜드주재 영사로부터 받았다는 제보에 대해 별도의 확인노력이나 그것을 뒷받침할 다른 근거자료의 확보와 제시가 없이 제보자의 주장만으로 변조를 객관적인 사실로단정한 것은 설득력이 없고 무책임한 자세다.제보내용은 사실인 경우도 있지만 거짓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공표 전에 반드시 진부를 가려야 한다.이번 변조사건도 시사월간지의 확인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이번의 제보자는 권의원이 공개한 편지에 나타나듯이 「선생님과 선생님을 모시는 사람들」에 대한 그 열렬한 충성심 때문에 이미 객관성과 진실성이 의심스럽다고 보아야 한다.대통령후보를 세번이나 지낸 분과 제일야당의 부총재이자 국회의 정보위원인 사람으로서는 선거를 의식한 한탕주의 이전에 조작가능성까지 따져보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변조시비는 1백수십명의 공무원을 속이면서 정부가 조작을 하기는 불가능하고,지자제실시가 확정된 시점에 연기용 자료수집을 할 이유가 없으며 지시내용이 연기목적과는 맞지 않고 홍보자료수집용과 일치한다는 점등으로 보아 웬만한 분별력으로도 분간은 가능하다.다만 있을 수 없는 컴퓨터 개표부정시비까지 제기하던 사람들이니 만큼 꼭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 「미·일 무역마찰과 대한 영향」/무역분쟁 WTO서 해결 바람직

    ◎미 크루거 교수 국제교류재단 초청 강연/1대1 협상땐 한국 등 개방의존국 불리 WTO(세계무역기구)체제 출범 이후 세계 무역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특히 최근 미·일 무역마찰이 심화되고 우리도 미국의 개방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최창윤)은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앤 크루거 교수(61)를 초청,14일 롯데호텔에서 「미·일 무역마찰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특별 조찬강연회를 마련했다.「자유무역의 투사」로 잘 알려진 크루거교수는 현재 세계은행 부총재이며 미국경제학회 차기회장으로 선출된 국제경제정책 분야의 권위자이다.강연내용을 요약한다. 80년대 초 이후 미국의 무역정책은 종전의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나 현재의 WTO에 계속 참여하면서 개별 무역상대국과 1대1 협상에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금까지 1대1 협상은 많은 나라와 여러가지 문제를 가지고 이루어져 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상대국의 무역행위 가운데 미국이 받아 들일 수없는 것을 의제삼아 해당국 관련부처와 무역회담을 열었다. USTR는 회담에서 자신들이 용인할 수 없는 무역관행을 지적하고 거의 「일방적」으로 시정을 요구한다. 본인은 개방적 다자간무역체제가 1대1 협상 등과 같은 차별적 무역관행 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따라서 미국도 다자간무역체제에서 국익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최근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수입관행을 둘러싼 미국과 일본의 무역마찰은 잘 알려져 있다.미국은 이번달 안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슈퍼 301조를 발동,일본자동차 수입에 대해 100%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하고 있다.일본은 이에 대해 미국을 WTO에 제소하겠다고 선언했다.그러나 미국도 일본의 불합리한 무역관행으로 관세양허가 무효화됐다며 WTO도 함께 일방적인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미·일 무역마찰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개방적 무역국가들에게 똑같은 영향을 미친다.다시 말해 미국이 일방적 압력을 계속 행사할 경우,전세계 경제를 위해 매우 중요한 개방적 다자간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를 손상시킬 것이다.따라서 모든 나라들은 미·일 무역마찰을 양국간 협상이 아닌 WTO체제내에서 해결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처럼 성장이 국제경제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는 WTO의 성공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미국과 일본의 분쟁이 WTO체제의 약화를 초래한다면 다자간 무역체제 자체의 자동적인 약화를 가져와 한국에게도 이롭지 않다.따라서 한국은 미국과 1대1로 문제를 다루기 보다 WTO체제하에서의 「경기규칙」을 제정하는 데 노력하고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또 국익에 도움이 될 부분은 미국의 시장개방 압력이 있기 전에 스스로 개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미국은 미국인들의 관심 대상인 일방적인 협상과제를 선정한다.제3국에 대한 영향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중요한 것은 미국이 1대1 협상으로 선정된 의제에 대한 협상에서 성공할 경우 개방적 다자간 무역체제를 지지해온 미국내의 정치적 압력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란 점이다.즉 미국 수출업자들은 USTR의 대일 교섭을 통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다자간 협상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들은 WTO체제가 유지되도록 경제적·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미국이 일본과의 1대1 협상에서 일방적 무역압력이 성공하면 국익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위해 한국에도 일방적인 압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미·일 분쟁이 어떻게 해결되든 다자주의와 일방주의에 의한 근본 문제는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2차대전 이후 한국처럼 다자간 무역체제의 이점을 크게 활용한 나라들이 WTO를 적극 지지함으로써 다자주의에 의한 좋은 세계경제 여건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 DJ/KT/“마이웨이”시나리오 준비/「민주당 동거」청산수순 밟는다

    ◎「동교동 핍박」 명분쌓은후 떠날 듯­이 총재/지역당 탈색·정계복귀 차질 우려­동교동 화염에 휩싸인 민주호의 종착역은 어디인가. 권노갑 부총재의 2선후퇴를 요구한 이기택 총재나 이를 자신에 대한 「비수」로 여기는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 모두 서로를 포기한 인상이 역력하다.더구나 두 사람이 이미 결별에 대비,「마이 웨이」를 위한 시나리오를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강하게 갖게 한다.결국 이총재가 총재직 사퇴이후 어떤 수순을 밟을 것인지,그리고 동교동계의 대책은 무엇인지가 최대의 관심거리다.하지만 이 총재가 독립변수라면 동교동계는 종속변수인 형국이다. 이 총재는 29일 총재직 사퇴선언을 하더라도 곧바로 탈당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 같다.동교동계와의 「한시적 동거」인 셈이다.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추궁을 뒤집어쓰지 않겠다는 계산도 적지 않게 배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그는 평당원으로 남아 자신의 지지기반인 비호남지역의 선거지원유세에는 적극 나선다는 생각이다.김 이사장이 정계은퇴에도 불구,지방선거를 겨냥한 호남행을 강행하는데 이 총재라고 못할게 뭐 있느냐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이 총재는 비호남지역에서 예상밖의 성과를 거둔다면 이를 발판으로 삼아 8월 당권경쟁에 도전할 마음도 있는 것 같다.그러나 당내 역학구도상 현실성은 매우 희박하다는게 중론이다.따라서 지방선거후 이총재는 탈당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크다.물론 그는 이때까지 동교동계로부터 핍박받는 모습을 확대시켜 탈당에 대비한 명분축적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또하나 이총재는 사퇴후에도 동교동계가 계속 자신에 대한 흠집내기를 계속하면 직접 김이사장의 도덕성을 겨냥해 포문을 열 것으로도 짐작된다. 동교동계는 이총재의 사퇴와 이에 따른 당지도부의 유고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일단 총재권한대행과 선거대책위원장을 별도로 두는 2원체제를 생각하는 것 같다.이때 권한대행은 김원기수석부총재가 맡고 선대위원장은 정대철고문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동교동계는 그러나 이총재가 사퇴후 당에 남아 김이사장과 권부총재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매우 걱정하는 눈치다.이른바 이총재의 「재뿌리기」이다.그럴 경우 지방선거는 그야말로 끝장일 수 밖에 없다. 결국 뿌리가 다른 이 총재와 김 이사장의 동거생활은 멀지 않아 청산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그러나 이런 상황은 두사람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것 같다.김이사장은 끝내 「지역당」탈색에 실패,정계복귀 구도에 엄청난 차질을 빚게 되고 이총재도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당권만을 의식,당을 파국으로 이끌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내분 이모저모/“내가 총재이냐”… 동교동과 일전불사­이총재/“40년 정치했지만 저런 사람은 처음”­김대중씨 ○수습노력 볼수 없어 이기택 총재의 총재직 사퇴카드가 던져진 민주당은 27일 이 총재와 동교동계의 결별을 향한 수순밟기에 들어간 듯한 모습을 보였다.29일 총재직사퇴를 선언할 계획인 이 총재는 서울의 모처에서 사퇴 이후의 행보를 구상했다.동교동계 역시 권노갑 부총재에 대한 퇴진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수시로 대책회의를 열어 이총재 이후의 당운영방안을 논의했다.사태수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어느 쪽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고문 재추대 검토 ○…권노갑·김근태 부총재와 김상현·이종찬·정대철 고문,홍사덕·이해찬 의원 등 범동교동계 의원들은 이날 상오 신라호텔에 모여 이총재 사퇴이후의 대책을 숙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이 총재의 사퇴를 계획된 수순으로 단정짓고 그의 행태를 맹렬히 비난했다.이 총재를 「토라진 여인」으로,총재직사퇴를 「가출」로 비유하며 『더이상 그의 사퇴를 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와 함께 이총재 이후의 당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일단 29일 이총재의 회견 뒤로 미루되 총재권한대행과 선거대책위원장을 별도로 두는 이원체제로 하기로 대체적인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또 장경우의원을 사퇴시키고 경기지사후보에 이종찬고문을 추대하는 방안을 재추진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논의와는 별도로 동교동계 일각에서는 『아예 이총재를 사퇴와 동시에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심지어 한 관계자는 『결국 이총재가 여권으로 가는 것은 아니냐』며 이총재와 여권핵심부의 교감 가능성에 의구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할것 다해줬다 불쾌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은 27일 하오 전남 여수에서 여수고총동창회 초청으로 특별강연을 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나로서는 할 일을 다했다.이제는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다』라고 말해 이총재와의 결별도 불사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김이사장은 이날 아침 동교동자택을 찾은 권부총재와 정고문으로부터 이총재의 요구를 전해 듣고 격앙된 모습으로 『40년동안 정치를 했지만 이총재같은 사람은 처음』이라고 혀를 찬 뒤 총재직 사퇴문제에 대해 『그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이사장의 발언요지. 『오랫동안 정치를 하면서 (여러 사람을) 모셔오기도 했고 같이 (정치를) 하기도 했지만 이총재 같은 사람은 처음이다.해달라는 것은 다 해주었다.권부총재를 어떻게 하라는 말이며 동교동창구를 일원화하라는 말은 무슨 뜻이냐.그것(권부총재에 대한 당직사퇴요구)은 요구조건도 아니다.(이총재의 사퇴를 그대로 둘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모든 것은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 이총재가 결정할 일이다』 ○“이총재 심각한 고민” ○…이 총재는 이날밤 귀가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0일 공천장 수여식이 있는데 참석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총재 없으면 총재단이 하면 되는 것이고…』라고 뇌인 뒤 『내가 총재냐,한번(동교동쪽과)해보지 뭐』라며 격앙된 표정이었다. 그러나 측근인 김정일 전최고의원은 『총재가 심각한 고민에 빠진 듯하다』면서 『어제까지 심경은 분명사퇴였는데 지금은 판단을 못내리고 상당히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이 총재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
  • 민주/내분 폭발점 “분당” 위기감/「권 부총재 퇴진공방」 안팎

    ◎이총재­“경선파동 배후” 겨눈 최후통첩/동교동­“총재권한대행체제 불사” 반격 민주당의 내분이 폭발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이번에는 그야말로 분당으로 달리는 긴박감마저 느끼게 한다.이기택 총재와 동교동계가 한 살림을 차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총재는 칩거 이틀만인 26일 칼을 빼들었다.그는 이날 두가지 요구를 당에,아니 동교동계측에 통보했다.첫째는 권노갑 부총재의 당직사퇴이고 둘째는 동교동계의 창구일원화였다. 이총재는 27일까지라는 시한까지 제시했다.이날중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총재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사실상 동교동계에 대한 최후통첩인 것이다. 이총재의 이같은 요구의 밑자락에는 경기지사 경선파동의 핵심이 폭력사태인데 당 진상조사위가 이는 외면하고 반대로 이총재측의 돈봉투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배후에 동교동계의 입김이 서려있다는 강한 불만이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결국 이총재는 당무포기쪽으로 기운 인상이 짙다.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분신이자 대리인격인 권 부총재의 퇴진은 동교동계가 받아들일리 만무한 일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동교동계는 즉각 이총재의 이같은 요구에 반발하고 나섰다.권 부총재의 사퇴는 절대 받아들일수 없는 일이며 『이총재가 정 사퇴를 하겠다면 총재권한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맞받아 치고 나왔다. 이총재가 이런 반응을 예상치 못했을리 없다.그럼에도 초강수를 쓴 까닭은 우선 동교동계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때문으로 여겨진다. 겉으로는 이총재를 감싸는 체하면서도 「이총재 목조르기」를 은밀하게 진행시키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지방선거만 끝나면 자신을 「용도폐기」할 것으로 믿고 있다. 단적인 예가 경기지사후보와 관련된 김 이사장의 최근 발언이라는 것이다.김 이사장이 기자들과의 잇단 접촉에서 이종찬고문의 추대가 무산된데 대해 지나칠 정도로 아쉬움을 표시한 것은 『이제 이총재와는 끝이다』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주장이다.특히 이총재는 김이사장이 이날 아침 국민대 행정대학원 강연에서 지역당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한것도 무척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당 탈피를 위해 민주당에 합세한 자신의 취지가 완전 백지화됐다는 낭패감마저 느끼고 있다는 것이 이총재 측근의 전언이다.또 전국적인 정당을 목표로 비호남권의 세확대를 추진하는 자신의 전략을 동교동계가 정면으로 분쇄하는 것은 김이사장의 정계복귀를 가시화해나가겠다는 시그널이 아니냐며 강한 의구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지사후보문제만 해도 동교동계는 이총재 뜻대로 장경우후보를 밀겠다고 되뇌어놓고 이면으로는 진상조사위 활동에 개입,자신에 대한 흠집내기에 열을 올렸다고 판단한다.한마디로 동교동계의 이중플레이라는 것이다. 이총재는 제2,제3의 강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여기에는 폭행피해자인 이규택의원의 권부총재에 대한 고발도 포함되어 있다.결국 이총재는 「마이웨이」를 위한 시나리오를 실행해가고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현재로서는 갈등의 탈출구가 없어 보인다.하지만 결별은 서로에게 너무 많은 것을 잃게 한다는 점에서 벼랑끝에 가서는 미봉책으로나마 봉합을 하게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총재단회의에 보낸 이총재 서한 전문 나는 우리당이 민자당과는 달리 6·27지방선거 후보추천과정이 완전한 자유경선으로 이루어져 우리당내에 당내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그러나 최근 당내에서 만연하고 있는 폭력사태에 대해 당을 책임지고 있는 총재의 입장에서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완전 자유경선으로 이루어진 경기도지사 경선대회가 폭력에 의해 불법적으로 중단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반민주적인 행태이다. 당 진상조사단의 조사활동이 문제의 본질인 폭력사태를 외면하고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현역 국회의원이 폭력배들에 의해 구타당하고 단상에서 끌려 나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반민주적인 행태이다.더욱이 선거관리위원장에게 폭력이 행사되고 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이 마비된 것은 민주적 절차의 본질을 마비시킨 것이다.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이다.폭력으로 대의원들의 의사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은 청산되어야 할 구시대의 잔재이다.분명히 말해 나는 야당사가 다시는 폭력에 의해 얼룩지지 않게 하기 위해 나의 모든 것을 걸 각오이다. 당의 총재가 이를 못막는다면 어느 누가 이를 막을 수 있겠는가. 경기도지사 경선이 폭력에 의해 중단되고,총재실이 무참히 유린되고,당이 수시로 점거당하고,국회의원이 당직자들에 의해 폭언을 당하고,동원된 전화부대에 의해 총재를 비롯한 당관계자들의 집에 협박전화가 다반사로 행해지고,안산의 김동현위원장은 자녀들이 학교에 가지 못할 정도로 출입이 봉쇄되는 이러한 폭력의 배후에 당내 인사들이 개입해 있다면 어느 누구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속에서도 참으면서 견뎌 왔지만 이제 당내 폭력이 우발사건으로 취급되는 이러한 상태에서는 더이상 인내만 할 수는 없다.당내 실세의 방해에 의해 당이 폭력사태에 대해 더이상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경기도지사 경선대회장의 폭력사태에 배후책임자가 있다는 것은 그 대회를 지켜봤던 모든 당원들이 이를 알고 있다.그들은 자진해서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 나는 이제 더이상 이들과 함께 당무를 의논할 의사가 없다. 최근 당내에서 행해진 감금 폭력 점거의 당사자들은 반드시 응분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이러한 조치가 이루어질수 없다면 나는 총재직을 더이상 수행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총재단회의에서 밝히는 나의 공식적인 입장은 두가지이다. ①경기도지사 경선대회의 폭력을 배후에서 조종한 당내인사는 자진해서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 ②정상적인 당운영을 위해 동교동측의 창구일원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나의 견해가 5월27일까지 수용되기를 기대한다.야당사에 얼룩진 당내폭력의 근절을 위해 나는 나의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 탈법선거 추방(지방자치 총점검:12)

    ◎「불법 저지른 후보」당선취소 전통 세운다/작년 3월부터 통합선거법 홍보활동/갈수록 지능화하는 「수법」에 단속 부심/선거법 어긴 후보엔 표 안주는 유권자 의식 절실 경기도 D시에서 발간되는 한 지역신문은 지난 2월 「시의회를 향해 뛰는 사람들」난에 한 출마예상자의 대해 「무소신,무능력으로 당선 가능성이 없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가 나간뒤 이 신문사대표는 경찰에 구속됐다.지역신문은 공직선거와 관련해 특정정당이나 후보자를 직·간접으로 지원 또는 반대하는 보도나 논평을 실을 수 없도록 하고 있는 정기간행물등록법 규정을 너무도 뚜렷이 어겼기 때문이다. 충남 C시의 한 지역신문은 지난 3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한 지역인사의 인터뷰기사를 냈다.그 인사가 주관한 지역행사와 시기를 맞추어 실은 이 기사는 선거에 출마한다는 직접적인 언급만 없었을뿐 지방선거를 겨냥한 「얼굴알리기」용이었다. 그럼에도 이 신문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누가보아도 특정후보를 지원하는 기사였지만 정당소속도 아니고 후보등록을 한 것도 아닌데다 직접적으로 정치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아 제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치관련 기사취급이 금지된 지역신문의 대부분은 탈법과 합법사이의 줄타기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특히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좀 더 아슬아슬한 곡예를 벌이고 있다는 느낌이다.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들은 지역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므로 일부 지역신문이 탈법의 유혹에 시달릴 여지도 그만큼 커진 것이다. 지역신문이라는 매체가 늘어남으로해서 나타난 새로운 부작용이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이른바 과학적 선거운동장비도 새로운 탈법선거를 부추긴다.전화 24회선을 컴퓨터에 연결시켜 5백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를 3시간만에 집계,분석해준다는 첨단시스템이 한 예다.생산업체에서는 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후보자가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당장 선거법을 위반하게 된다.후보자및 정당명의의 여론조사는 지난 4월28일부터 선거일까지 금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법처리 모면 줄타기 게다가 이 시스템의 가격은 2천4백만원에 육박한다.이번 선거에서 인구 1만2천명 지역에 출마한 기초의회의원의 선거비용제한액은 1천1백만원,인구 5만1천명의 제한액은 1천9백만원이다.선관위가 이 시스템구입비용을 선거비용에 넣는다면 후보는 이 시스템을 구입하는 순간 제한액을 넘기게 된다.따라서 당선되더라도 선거비용초과로 당선이 취소될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 지난 4일 대구의 한 구청장 출마예정자는 서울에서 열린 아들의 결혼식에 지역주민을 관광버스를 대절해 대거 참석시켰다.향응을 제공했다는 제보가 있었지만 선관위는 결혼식하객을 대접했다는 명분때문에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선거효과를 거두었으면서도 사법처리를 모면한 줄타기의 한 예다. 반면 인천의 한 구의원은 지난 2월 시내버스 노선표 귀퉁이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정류장마다 붙였다.그러나 이 기발한 아이디어는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아야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처럼 개인에 의한 탈법선거운동말고도 조직적인 불법양상도 새로운 문제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조직적 불법 양상 대두 노총과 이른바 민주노총준비위 등 노동조합관련단체는 이미 독자후보를 낼 뜻을 밝혔거나 공명선거추진활동으로 선거에 본격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그러나 노동조합법은 노조의 정치활동을 금하고 있는데다 선거법은 법령으로 정치활동이 금지된 단체에 대해 공명선거추진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비록 명목이 공명선거추진활동이라해도 불법을 저지르는 셈이다.선거에 임박해 노조관련단체가 개입하면 자칫 선거분위기를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민토론·설명회 활발 선관위가 이번 선거를 앞두고 불법·탈법을 막기 위한 활동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3월이다.선관위는 그동안 개혁차원에서 마련된 통합선거법의 내용을 신문·방송은 물론 전화자동응답기(ARS)와 천리안·하이텔 등 컴퓨터통신을 이용해 일반에게 알렸다.또 각급 선관위는 설명회나 시민토론회를 열어 선거법을 안내하며 후보자와 유권자의 의식개선을 촉구했다.선관위활동은 나름대로 충실했던 것으로평가되고 있다.그러나 그럴수록 후보들의 불법선거전략은 더욱 지능화돼가고 있다. 결국 불법선거를 막기 위한 방안은 한곳으로 귀착된다.선거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사람은 반드시 당선이 취소된다는 관례가 정착되면 불법선거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김영삼대통령도 이에 대한 의지를 여러차례에 걸쳐 강조했다.선거법을 어긴 후보가 오히려 「옥중당선」으로 입지화돼 당당히 배지를 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처럼 후보에 대한 물리적 제재이전에 먼저 유권자의 의식이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자신이 불법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유권자가 대다수일때 불법선거는 발붙일 곳이 없다는 논리다.표가 되기는 커녕 오히려 표가 떨어지는데 불법을 저지를 이유는 아무데도 없기 때문이다.
  • 기우는 첨성대(외언내언)

    세계적 유적도시인 그리스의 아테네도심에서는 지난 4월10일부터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되고 있다.2천수백년전의 문화유적이 자동차홍수의 대기오염으로부터 부식되는 것을 막기 위한 특별조치였다.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몰려 드는데도 「차없는 도심」을 선포한 것이다.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우리나라의 경주 첨성대 인접도로에도 7월1일부터 차량통금이 전면 실시된다.차량의 진동과 매연으로 큰 길가에 세워진 석조구조물인 첨성대가 기울고 산화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윗쪽이 1·19도가량 서쪽으로 기울었으며 중간부분 석재도 5㎝정도 이탈되고 있다는 것.상부와 기단의 중심도 일치하지 않는다. 1천3백여년전에 세워진 동양최고의 천문대가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원통형으로 몸통을 쌓아 올리고 그 정상부에 우물정자의 가구를 설치한 첨성대는 불국사와 더불어 경주의 상징.「정」자가 정확한 방위를 가리키고 있어 신라인의 높은 천문기술을 입증하는 과학문화재이기도 하다.오랜 풍상에 훼손되는 거야 어찌할 수 없지만 자동차의 진동과 매연때문에 훼손된다면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는 일. 진동과 매연에 의한 문화재훼손이 어디 경주의 첨성대뿐이겠는가.차량 2백만대의 서울은 훨씬 심각한 상황일 것이다.70년대초 지하철1호선 공사가 진행될 때 국보1호 남대문과 보물1호 동대문밑을 지하철이 통과하도록 된 공사를 반대하는 여론이 높았다.지하철진동이 문화재의 기단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때문이었다.수시로 진동측정을 한다는 양해하에 건설은 강행되었다.개통21년이 지난 오늘 진동의 측정은 하고 있으며 피해는 어느정도인지 알 길이 없다. 파고다공원의 원각사 10층석탑은 아황산가스에 의한 침식이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경주는 경부고속철도가 통과하게 된다.고속철도의 엄청난 진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
  • “각료가 그런 말을…” 즉각 문책/김숙희 교육장관 전격해임 배경

    ◎“국가 정통성 관련 묵과못할 발언”/“변명 설득력 없다” 파문 조기진화 김숙희 교육부장관의 전격 해임은 「돌발사건」이다.김장관이 교육을 책임진 각료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발언을 했고 그에 대해 바로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항의전화 빗발쳐 김영삼 대통령은 12일 아침 김장관의 발언 내용을 보고 받고 「진노」했다고 윤여전 청와대공보수석이 전했다.때문에 해임 발표문에 『대통령이 진노했다』는 표현을 넣는 것까지 검토했다는 후문이다.결국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발표가 됐지만 김대통령은 근래 보기 드물게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 장관은 지난 10일 하오 국방부 산하 교육기관인 국방대학원에서 특별강연을 하면서 『6·25는 동족상잔의 분쟁이었고 월남전은 용병으로 참여했으므로 올바른 전쟁의 명분을 갖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수강생은 국방대학원 안보및 석사과정 학생 2백여명으로 주로 영관급 장교와 고위 공무원. 강의가 끝난 뒤 수강생중 대령 두명을 비롯,몇몇이 김장관에게 강력히 항의했다.이어 김장관의 발언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청와대 등에는 재향군인회,파월용사회를 비롯한 단체에서는 물론 일반 국민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김 장관은 『장관이 아니라 개인 자격의 발언』『월남 파병이라는 용어를 썼다』고 해명했지만 때는 늦었다. 청와대는 김장관의 강연 녹음테이프를 입수,분석한 결과 김장관의 변명이 이유 없다고 결론지었다.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겠다면 해임함으로써 파문을 조기에 매듭짓기로 방침을 정했다. 윤 공보수석은 『김장관의 발언 내용을 보면 각료가 아니고 일반인이 한 얘기라 하더라도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라고 청와대의 분위기를 설명했다.김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민자당에서도 인책론이 나왔다. ○민자서도 문책론 일각에서는 김 장관의 해임이 6월 지방선거에서 「보수적 중산층 표」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김 장관의 발언은 선거 이전에 국가의 기본과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새정부들어 진정 나라를 위해 애쓴 인사들을 제대로 자리매김하려는 방안들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김 장관의 행동은 이런 노력에 역행하는 것으로 조속한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이홍구총리 내각이 들어선 뒤 각료 해임은 김덕 전통일부총리에 이어 두번째다.후임은 15일 이 총리 귀국후 임명된다.분위기 일신만을 위한 잦은 개각은 피하겠지만 명백한 잘못은 즉각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김숙희 전장관 문제발언 내용/“6·25는 명분없는 동족간의 분쟁/한국군,월남전에 용병으로 참전” ◇김 장관 강연=이화여대 교수 시절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군대가 학교정문을 막아 실습실에 들어가지 못할 때 「내가 적이 아닌데 왜 이럴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국방이 전제돼야 하며 역사를 전시와 평시로 구분해 볼 때 군의 존재이유는 전쟁시기에 외환을 막기 위한 데 있다.평화시기에 군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가간 무력분쟁이나 발생가능한 전쟁에 대비하며 명분 있는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한국군은 두번 전쟁을 치렀는데 하나는 6·25로 명분없는 동족간 분쟁이었으며 다른 것은 월남전이다.월남전은 용병으로 참여했으므로 올바른 전쟁의 명분을 갖지 못했다. ◇학생 질문과 김장관 답변 ­(박모 육군대령)대형사고가 군사문화 때문이라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단어사용에 신중을 기해달라. ▲일제시대 영향이라고 했다. ­(조모 육군대령)6·25는 명분없는 동족상쟁,월남전은 용병이라했는데 참담한 심정이다.그런 말씀은 안했으면 좋겠다. ▲충고를 받아들이겠다.
  • 호마·하마 그리고 대구/김주연 문학평론가·숙대교수(일요일 아침에)

    1백여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엄청난 참사가 또 일어났다.이번에는 대구에서.비슷한 사건이 너무 자주 일어나 불감증까지 걸릴 정도다.세간에서는 우리와 먼 거리에 있는 나라에서의 사건이름을 따서 「호마하마」비극이라고 다소 시니칼한 음성으로 말하는 이들이 있다. 는 폭탄이 터져 아비규환의 수라장이 된 를 가리키는 말이며,는 독가스 세례로 뒤숭숭한 를 일컫는 이야기다.그러나 호마하마 뿐만이 아니다.같은 나라 정부군에 의해 수천명이 학살당하고 있는 르완다를 보자.아니,먼 곳에서 들려 오는 소식에만 반드시 귀기울일 필요는 없다.우리 주변에서 들려 오는 저 사람죽이는 소리들을 들어 보라.자식이 부모를,부모가 자식을,친구·동료들끼리 서로 사랑한다고 하는 사람들끼리의. 이러한 비극적 현실의 원인을 인간이 원래 악질이라는 이론,즉 성악설에서 발견하는 견해가 있다.그런가 하면 문명이 발달하면서 물질주의적 가치관이 인명경시 풍조를 낳았다는 견해도 있다.그 어느 것이든 타당한 이유와 논리를 갖고있다.그러나 나로서는 인간에 대한 인간의 사랑의 결핍을 그 핵심적인 이유로 지적하고 싶다.인간애?이것 역시 너무 진부한 말 아닌가.그렇기는 하지만 그 사랑은 인간이 가진 여러가지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말하자면 총체적인 의미에서의 사랑임을 새삼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사람은 그 실존적인 조건이 각양각색이다.인종이 다르고,성별이 다르고,세대가 다르고 직업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아 그렇다.무엇보다도 얼굴들이 모두 다르지 않은가.이 서로 다름은 귀중한 인간의 축복이다.그러나 오늘날 인간의 인간에 대한 증오와 갈등,알력은 이 다른 것을 다른 것으로 보지 못하고 존중해 주지 못하는데서 생겨나는 것같다.흑백간의 인종분규라든지,같은 나라안에서의 이민족간의 살육이라든지,남녀간의 다툼이라든지,세대간의 대립이라든지,출신지역간의 알력이라든지,결국 서로 다른 것을 예쁘게 보아 주고 신통하게 생각하고 서로 받아들이지 않는데서 연유하는 것이다.우리의 문화도 지식도 학문도 이러한 갈등과 대립을 풀어주는데 기여하기보다 그것들을 조장하는데 오히려 칼을 갈고 있다는 느낌을 나는 문득문득 받을 때가 있다. 사람을 생산성과 규범 위주로만 보는 사회과학적 발상,인체를 부분적 기능으로 보기 일쑤인 자연과학적 사고,사람의 행복을 물질적·육체적 조건으로만 관찰하곤 하는(얼굴과 몸의 아름다움이 신이 되어 버린 세태를 보라.성형외과가 여성은 물론 남성들에 의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하지 않은가)시각은 이러한 현실을 극명하게 반영해 주고 있다.그것들은 모두 인간을 총체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어느 한 부분을 클로즈업시켜 국부적으로 바라보는데서 오는 왜곡된 인간관의 소산이다. 사람은 인격이 훌륭한 사람도 있고 돈이 많은 사람도 있고,얼굴이 잘생긴 사람도 있고,몸이 좋은 사람도 있고,유능한 사람도 있고,이른바 가문이 좋은 사람도 있다.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들도 너무 많다.이러한 분석은 한 인간에게서도 가능하다.사람의 몸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무수한 장기들로 구성된 유기체적 존재이다.두뇌와 심장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머리칼 하나,발가락 하나 모두 그것들과 닿아 있는 귀중한 요소들이다.이 모든 것이 종합되어서 총체적으로 움직일때 생명의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난다.우리는 한 인간이 비록 어떤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 조건에 있어서 커다란 부족이 있다 하여도 그를 총체적으로 감싸안고 사랑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자신과 이데올로기가 다르다고 하여 숙청의 대상으로 생각하거나,정치적 맞수를 적으로 생각하거나,도덕적으로 지탄받는 자를 사회악으로 몰아치거나 함으로써 이 사회의 선이 구현된다고 믿는 한,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의 비극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안전사고라고 할 수 있는 대구 가스폭발사건도,따지고 보면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총체적이며 은밀한 사랑이 부지불식간 결여된 탓에 일어난 참사다.사랑은 모든 일에 대한 섬세한 배려이외 다른 말이 아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