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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 賞과 罰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사 잭 웰치 회장과 중국 삼국시대 제갈량(諸葛亮)의 용인술(用人術)에는 공통점이 있다.제갈량이 한 시대를 풍미한 전략가로,그리고 잭 웰치가 금세기 세계 최고 기업인으로 이름을 떨친 것은 모두 신상필벌(信賞必罰)에 충실한 덕분이다. 제갈량은 신상필벌에 대해 “상이란 공로가 없는 자에게 주어선 안된다.그런 이에게 상을 주면 공을 세운 사람의 불만을 사게 된다.벌은 죄없는 이에게 내려선 안된다.그렇지 않으면 착실히 법령을 지키는 사람의 원한을 사게 된다”고 설파했다.제갈량이 눈물을 흘리며군령을 어긴 마속의 목을 베었다는 고사 ‘읍참마속(泣斬馬謖)’을보면 그가 얼마나 신상필벌을 중시했는지 알 수 있다. GE사를 20여년 경영하면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가꾼 잭 웰치는 일과시간의 50%를 9만명에 달하는 직원의 업무성적을 챙기는 데 쓴다.직원 능력을 5등급으로 나눠 1등급 10%에게는 꼭 스톡옵션을 준다.반면5등급 10%는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원’들로 분류해 가차없이 해고해 버린다.그는 “양 손에 비료와 물을 들고 꽃을 가꾸되,아름다운정원이 되지 못하면 잘라버리는 것,그것이 내 경영의 전부다”라고공언할 만큼 신상필벌에 분명하다. 1998년 2월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9월까지 2년7개월 동안 정부가수여한 훈장 수가 무려 4만6,000개에 달했다.6공화국 5년 동안의 훈장 수보다 벌써 2만여개 이상 더 주었으니 훈장 남발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짐작이 간다.훈장을 이토록 남발하면서도 정작 주어야할 사람에게는 안 주고 받아서는 안될 사람이 받는 일이 숱했다.재작년 고 장준하(張俊河)선생에 대한 문화훈장 추서가 무산됐던 것이 그한 예다. 당시 정부는 월간 ‘사상계’ 발행인으로 유신시대 등불 같은 존재이던 그에게 은관문화훈장을 주려고 했다.그러자 유족이 “막사이사이상을 받을 정도로 민주언론 수호에 큰 족적을 남긴 고인에대한 예우가 아니다”며 수상을 거부했다.결국 지난해 정부가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 것으로 이 문제는 해결됐다.하지만 군사정권과 결탁한 언론사의 사주에게도 준 금관훈장을 독재정권에 항거한 이에게 당초 주지 않으려했던 것은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은 처사였다. 대학입시에서 학교장 추천제가 확대되면서 요즘 일선 고교에서도 상을 남발하고 있다.학생 한 명이 1년에 평균 1.2개의 상을 탈 만큼 ‘상 부풀리기’ 경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이렇게 상을 타서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간 학생의 40%가 학과수업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휴학이나 자퇴하고 있다니 얼마나 기가 막힌 모순인가. 상벌의 가장 중요한 원리는 일관성이다.신상필벌의 원칙을 저버리는것은 훈장이나 상의 희귀성을 떨어뜨리는데 그치지 않는다.사회가 규범화되려면 사회정의의 바로미터인 상벌이 엄격해야 한다.상벌의 일관성이 무너지면 사회정의 실현이 공염불이 되고 만다.따지고 보면정치권의 공천 무원칙에 따른 폐해도 신상필벌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데서 기인한 것이다.공천을 받아서는 안될 사람이 국회의원에 당선됨으로써 정치정의를 유린하는 광경을 우리는 수없이 보고 있다.또사면권 남용으로 풀려나선 안될 사람이 사면됨으로써 사법 질서를 어지럽히거나,부정부패를 저질러 적발당하고도 “재수없어 걸렸다”는식의 불만이 공직사회에 팽배한 것도 상벌의 일관성 붕괴가 자초한결과에 다름 아니다. 고려 충신 정몽주(鄭夢周)는 “한 사람을 상줌으로써 천만 사람이힘써 일하게 되고(賞一人而 千萬人動),한 사람을 벌줌으로써 천만 사람이 두려워하게 된다(罰一人而 千萬人懼)”고 했다.사회가 제대로굴러가려면 상이 상답고 벌이 벌다워야 한다는 뜻일 게다.훈장은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아야 빛이 나고,상은 상다워야 가치가 있다는 것을너무 소홀히 여기는 세태인 것같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
  • [여성 선언]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

    연예인 홍석천씨가 그의 성적 정체성(동성애적 취향)과 관련해 언론으로부터 아웃팅 당했다.한 인터뷰에 따르면,그는 차근차근 자신의자발적인 커밍아웃(사회적으로 공인받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행위)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었다고 한다.커밍아웃의 전후 사정과는 상관없이 홍씨는 자신이 맡고 있던 어린이프로그램 ‘뽀뽀뽀’에서 퇴출당했다.“윗분들이 부담스러워한다”는얘기를 전해들은 홍씨는 “그러면 그만 두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고정적인 직위가 아닌 연예인으로서는 그만두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종종 대중매체나 일상의 직장에서 윗분이라는 표현을 접한다.‘윗분의 뜻’이라는 말로 많은 일들이 설명없이 구체적인 해명없이도 통용된다.그럴 때마다 궁금한 게 ‘그 윗분이라는 사람이 도대체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실제로 어떤 말을 했는지,과연 그런의도로 한 말인지’ 혹시 ‘과잉해석은 아닌지’ 궁금하다. 이미지가 생명인 대중스타에게는 대중의 취향이 결정적인 변수이다. 그러나 대중스타란 또한 대중의 취향자체를 변화시키는 힘을 갖는 존재이기도 하다.대중에게 호소력이 있어서 스타가 되기도 하지만 스타라는 존재는 또한 대중의 취향이나 관점을 유도하는 힘이 있다.따라서 홍씨의 경우,그의 개인적인 성적 정체성과 상관없이 현행의 자리를 그대로 유지한다면,그것은 성적 소수자들을 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의 어린이들이 성인이 될 때쯤이면 개인들의 성적 정체성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그런 어린이들에게 이분법적논리에 의해 사람들을 ‘정상/비정상’으로만 나누는 그런 교육이과연 바람직할까?문제는 성적 소수자의 경우만이 아니다.정상/비정상이라는 이분법으로 사람들을 심판하는 우리 사회의 지배논리는 자신이 정상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약자나 소수자들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는 시각을 강화시키고 있다.미혼모,동성애자,장애인,외국인 취업노동자 등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협한 시각을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지 묻고 싶다. 사람들은 누구나 입으로는 타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사람들간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동성애자,장애인,외국인 취업노동자 등을 바라보는 시각은 존중이나 인정과는 거리가 멀다.우리 사회에서 타인 존중의 의미는 실제로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자신이 정상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간의자기네들끼리의 존중과 인정일 뿐인 경우가 많다.나와 유사한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인정은 굳이 가르칠 필요도 강조할 필요도 없다.그것은 시키지 않아도 이미 누구나 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양성을 인정하라고 강조하는 까닭은,나와는 다른 사람들이혹은 내가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을 수있기 때문이다.그들이 비록 소수일 뿐일지라도 그리고 내 상식이나이해력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경우라도,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이것은말로 가르쳐지는 교육이 아니라 체험으로 습득함으로써 이루어질 것이다.이미 프랑스에서는 동성애자들도법적인 부부로 인정되고 법적혜택을 받고 있다.그런데 우리 사회는 언제까지 차이를 차이로 보지않고 비정상으로 보도록 가르칠 것인가? 동성애자이니까 어린이 프로를 맡기기에 곤란하다는 주장에 대해,나는 오히려 동성애자도 정상인이고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체험으로 가르쳐주기 위해서라도 홍씨가 그 프로를 그대로 맡기를 바란다.차이를 비정상으로 보지 않도록 해주는 훈련이 필요하다. ■ 김 성 옥 장안대 교수·철학
  • [오늘의 눈] 새 장관에 보내는 편지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님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아니 조금은 위로를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군요.그만큼 어려운 자리니까요.제가 펜을든 것은 오늘 취임식에서 장관님께서 말씀하신 “문화예술을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말을 음미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소설가이기도 한 장관님께는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문화예술계’라는 말에는 문화예술을 팔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이익집단의 성격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문단·화단·음악계·무용계등 장르별로 세분화하면 이익집단의 성격은 더욱 도드라지지요. 문화부가 그동안 총력을 기울여 문화예술계를 지원해왔다는 사실을잘 알고 있습니다.더구나 최근에는 파격적으로 지원액수가 늘어나기도 했지요.그러나 문화예술계가 어느 때보다 문화부를 칭찬하고 있는동안 총력지원이 실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있는지에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결론은 ‘문화예술의 수요자를 생각하지 않는지원정책’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정부가 문화예술계에 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어디에 지원을 하는것이 효과적일까요’라는 시험문제가 있다고 합시다.모든 사람이 ‘이익집단으로서의 문화예술계’보다는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문화예술의 기능’에 동그라미를 치겠지요. 그러나 세상의 상식과는 달리 문화부의 지원은 ‘이익집단으로서의문화예술계’에 집중된 것은 아니었는지요.수요자를 외면한 가운데공급자가 선호하는 지원방식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은 아닙니까.그럼에도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지요.“정책은 없고 정치인 장관의 선심만 있다”는 시각도 비판을 위한 비판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장관님도 정치인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면,정치인을 보는 세상의 인식을 바로잡을 기회로 삼으시는 것은 어떨까요. 장관님.“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말은 문화예술인의 창조정신을 해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때는 절대로 옳습니다.그렇지만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지원하고도 어떻게 쓰이든 관심을 갖지 않는것은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입니다.정책방향을 올바르게 세운 뒤 공정하게 간섭하는 것이 문화부의 존재이유가 아닐까요.이렇게되면 문화예술의 공급자 일부로부터 인기는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수요자,즉국민들이 앞장서 장관님을 도울 것입니다.장관님의 건승을 빕니다. 서동철 문화팀 차장 dcsuh@
  • [高油價를 이기자](1)’절약’이 최선의 대책

    고유가로 나라경제가 비상이다.고유가 파급효과는 폭발적이다.당장국제수지가 악화되고,물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전기료 등 공공요금인상조짐으로 서민경제도 영향권에 들었다.고유가 여파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에너지절약책 및 실천방안을 5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싣는다. 원유를 포함해 올해 에너지 수입비용으로 우리가 지출하는 돈만 연간 300억달러가 넘는다. 올 원유도입량(예상)만 9억배럴.단순히 계산해도 유가가 1달러 오르면 9억달러의 비용부담이 생긴다.우리 경제구조는 석유가 한방울도나지 않아 고유가에 매우 취약하다.1·2차 오일쇼크에서 이미 입증됐다.때문에 고유가 대책이란 사실 절약밖에 없다.에너지 수입비용을감안하면 10%만 줄여써도 30억달러가 절약된다. ◆에너지 과소비=그러나 우리현실은 절약과 동떨어져 있다.우리 경제규모는 세계 11위이나 석유소비량은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러시아에이어 6위다.경제규모에 비해 석유소비가 많다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에너지원을 대부분 수입해야 하는 입장에선 심각한 일이다.더 심각한것은 에너지 소비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소비증가율이 연평균 10%대로 선진국들을 제치고 ‘세계 최고’다. 경제성장률(90년대 평균 6.3%)을 크게 웃돈다.경제성장률 대비 1차에너지 소비증가율을 나타내는 ‘에너지 탄성치’는 ‘1’이상이 되면 국제 에너지가격이 급변할 때 효율적으로 대처하기가 어렵다.우리나라 에너지 탄성치는 1.21(98년 기준).미국(0.38) 영국(0.46) 일본(0.52) 등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다.1인당 국민소득은 일본의 3분의 1 수준임에도 1인당 생활에너지 소비량은 3.8TOE(석유환산톤수)로 일본(3.9TOE)과 비슷하다.승용차의 연간 대당 연료사용량(3.1TOE)도 일본(1.3TOE)이나 미국(2.7TOE)을 앞지른다.에너지 과소비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통계들이다. 산업이 에너지 다소비업종인 시멘트 철강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중심으로 돼있는 것도 에너지 절약의 장애요인이다.에너지 다소비업종의 비중이 30.8%로 일본 21.7%,독일 23.8%에 비해 훨씬 높다. ◆작은 것부터 절약=손쉽게 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중 하나가 전기절약이다.백열등을 전구형 고효율 형광등으로 교체하면 소비전력의 70%가 절약된다.전체기준하면 연간 760억원이다.모든 사무실의 조명을 고효율 기기로 교체해도 연 3,304억원을 아낄 수 있다.석유공사는 10부제를 실시하면 연간 20억5,000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체가 더 문제=가정도 중요하지만 사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체들의 절약이 더 절실하다.에너지 손실요인을 찾아 개선하고,적정용량의 고효율 기기를 사용하거나 노후기기를 교체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나가야 한다.산업체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40%가 폐열로 날아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폐열을 온도 단계별로 재이용하고 회수된 폐열을 이웃 공장이나 아파트와 나눠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대형 건물이나 공동주택의 경우 ESCO(에너지절약전문기업)를 활용하면 기술과 투자비를 들이지 않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ESCO사업은 기업이나 건물주의 자금부담 없이 에너지 전문기업이에너지 절약설비를 해주는 사업이다. 에너지관리공단 김홍경(金弘經)이사장은“에너지의 97%를 수입에의존하는 우리나라가 국제원유가의 변화에 무방비 상태임에도 생활의식이나 에너지 소비패턴은 과소비형”이라며 “절약운동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는 것만이 고유가 시대를 헤쳐나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발언대] 종묘내 필름판매소 설치한적 없어…

    대한매일 8월30일자에 실린 위동환씨의 ‘종묘필름판매소 음료자판기 꼴불견’ 제하의 독자투고와 관련,잘못된 부분이 있어 올바로 알려드리고자 한다. 종묘는 조선왕조의 위패를 모신 곳으로 사적 125호로 지정·관리되고 있으며,지난 95년 12월9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따라서 우리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아끼고 보존해야 할 소중한 문화재로평가돼 해마다 많은 내·외국인이 찾고 있다. 그러나 투고자가 지적한 조립식 가건물 필름판매소는 종묘에 설치한 적이 없다. 또한 음료자판기는 관람객의 편의를 위하여 한 때 설치하였으나,사적지의 경관에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어 올해 2월21일 이미 철거하였다.다시 말해 현재 종묘 내에는 음료자판기는 물론,어떠한 판매시설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 덧붙여 종묘에서는 문화재 보존관리와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화기반입 및 취급,음식물 반입 및 취식,상행위,음악 및 가무,집회 및 시위,드러눕기 등을 일절 금지하고 있다. 종묘의 관리담당자로서 종묘에 대한 격려와 성원에 감사드린다.문화재는 관리자의 성실한 관리도 중요하지만,관람객 및 국민 여러분의관심과 문화재를 아끼는 마음이 더욱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귀중한 문화재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종묘를 보다 더 잘 보존,관리하기 위하여는 종묘를 찾는 모든 사람들이 종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무 한 포기,돌 하나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소중히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종묘관리소장 우경준
  • [기고] 벤처정신으로 보는 IMT-2000

    요사이 신문의 정보통신 지면을 온통 뒤덮는 화두는 역시 IMT-2000이다.생각해보면 이 IMT-2000이라는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되어온 지제법 되었는데,최근에는 IMT-2000의 기술방식이 최대의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듯 하다. 사실 내로라 하는 통신분야의 전문가들이 기술방식을 놓고 벌이는논쟁을 보면서 누가 옳고 그른지 자신있게 판단하기란 일반인들에게는 벅찬 일이다.그래서 주장하는 바의 내용보다 접근하는 자세를 두고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F.드러커 교수는 “기업가란 변화를 탐구하고,변화에 대응하며,변화를 기회로 이용하는 자이다”라고 했다.급변하는 디지털 경제환경에서의 기업가정신을 말할 때 곧잘 인용하는 구절이다. 정보화 사회에서의 1년은 산업사회의 10년에 맞먹을 정도로 변화의속도와 깊이가 대단하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생명체와같이 항상 움직이는 기업환경에서 생존과 번영을 도모하기 위해서는도전과 미래지향의 기업가정신,벤처정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IMT-2000의 기술방식에 접근하는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통신사업자이든,장비업체이든 세계시장의 변화를 수용할 뿐 아니라 현재의 약점을 오히려 기회로 생각하고 도전할 때 비로소 기업가정신에 충실할수 있다. 국내든 세계든 기술방식은 동기식과 비동기식 모두 선택가능한 상황이다.우리는 이와 같은 상황을 다양성의 기회로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오늘의 기술방식을 둘러싼 혼란이 과거 PCS사업자 선정시 모두 똑같은 기술방식을 선택했던 탓도 있다.따라서 벤처정신의 한 축인 자율과 경쟁에 바탕을 둔 ‘다양성’이 기술방식의 결정과정에서 존중되었으면 한다. 다양성의 보장 위에서 동시에 고려해야 할 점은 역시 세계시장의 존재이다.벤처 비즈니스의 활로는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세계시장 진출에 있다고 본다.기술방식의 경우에도 한국시장을 방어하기 위하여 세계시장과 다른 방식을 고집한다면,우리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 세계 시장의 상실은 어느 한 기술방식의 기반이 아닌 통신산업 전체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도 있으므로 우리는 다양성과 시장 사이의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향후 통신산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IMT-2000의 기술방식 결정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열린 사고방식이다.기술방식 자체도 상호 호환가능한 열린방식이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채택과정에있어서도 열린사고가 필요하다. 정부가 기술적 방식에 대한 직·간접적인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열린사고를 막아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이미 상당한 개발비용을 들였거나, 앞으로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야하는 사업의 주체 이외에 이 사업에 대해 그 누가 더 잘 알고, 더 잘판단할 수 있겠는가?따라서 정부는 사업자가 자기의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율적으로 기술방식을 선택할수 있도록 끝까지 완벽하게 보장해야 할 것이다. IMT-2000의 성공적인 도입과 정착에는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검증되지도 않은 주장을 경쟁적으로 보도하여 오해와 갈등을 증폭시켜서는 안될 것이며,정부와 마찬가지로 어느 한 방식을 유도해서도 안될것이다. 기술방식의 문제는 눈앞의 이익이 아닌 변화와 도전으로 힘겹게 성취해야할 더 큰 이익을 보고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와 통신사업자,제조업계 모두가 혜안을 갖고 문제를 풀어나가기를 기대한다. [이민화 벤처기업연합회 고문]
  • 강동구,스페인 세고비아시와 결연

    강동구(구청장 金忠環)는 25일 구청 강당에서 스페인 세고비아시(市)와 자매결연 협정식을 갖는다. 지난 95년부터 중국 미국 일본 등과 자매결연 사업을 펴 활발한 해외교류 활동을 해온 강동구는 지난해 3월 김구청장이 제34차 IULA(지방자치단체 국제연합)회의 참가차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스페인주재한국대사관으로부터 세고비아시와의 자매결연을 추천받고 이를 추진해왔다. 관광도시인 세고비아시는 인구 11만명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로마시대 유적인 수도교(水導橋)는 세계적인 문화재이다.1985년에는 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강동구는 세고비아시와의 자매결연을 계기로 문화예술인 상호공연,작품교환 전시 등 문화교류와 홈스테이 등을 통해 청소년교류 및 경제교류를 다각화해나갈 방침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 [굄돌] 나는 이 순간 몰입하고 있는가

    약 한 달전 필자가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의 인터뷰 코너에 한 유태인 연예인을 초청한 적이 있었다.그가 이슈가 된 이유는 자기 나라에서는 대단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소위 잘 나가는 연예인으로서 하루아침에 깨달은 바가 있어 모든 부와 명예를 뒤로하고 스스로 동양 각국으로 선 수행 길에 나섰기 때문이다.그 여정 중에우리 나라에 들렀다가 스튜디오를 찾은 것이다.필자는 인터뷰 질문을 하는 입장에서 어느새 그의 말에 빠져들기 시작해 하마터면 정해진시간을 넘길 뻔했다.물론 이제 막 구도행각에 든 벽안의 외국인에게깊이 있는 얘기를 다 들을 수는 없었다.그러나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자신을 한순간이나마 돌아보게 하기에 충분했다. 여기 물 한 컵이 놓여있다고 하자.그 물 컵에는 물이 반쯤 들어 있는데 이를 half full 즉 그래도 아직 반이나 차있다고 보는 사람은사물을 낙천적으로 보는 사람이고,half empty 즉 벌써 반이나 비었다고 보는 사람은 매사에 비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그런데 이 사람의 말은 좀 달랐다.뭘 그걸 반이 찼고 비었고 따지느냐는 것이었다.그냥 얼른 물 잔을 들어 벌컥 마셔버리면 되는 것을….즉 선이라 함은 과거나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현재이 순간에 바로 실천으로 옮기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었다.그것이 선에 관한한 맞는 말이고 아니고는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않았다. 다만 무릎을 치게 만든 것은 나 자신이 이것 저것 하는 일없이 바삐 시간을 쪼개어 살아가다 보니 딸 아이와 동화책 한 권을 읽는 중에도 머리 한 구석에는 “이거 빨리 하고 원고 써야 되는데”“이 시간에 출판사에 전화해 줘야 되는 것 아닌가”하는 딴 생각에 글 한 줄에도 나 자신을 몰입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것 저것 생각을 꼬아 하지 말고 그 시간에 얼른 행동으로 옮기라는 그의 말이 크게와닿았다는 것이다.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나는 과연 나 자신을 몽땅 이것에 빠져들게 하고 있는가 다시 생각해본다.그렇지 못하다면 나는 과거도 미래도 이 순간마저도 다 놓쳐버리고 있는 것이아니겠는가.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이 보 영 교육방송
  • [유형준의 건강교실] 病 이야기

    누구든지 건강할 적보다 더럭 병이라도 들어섰을 때에 그 소중함을 보다 진득하게 느낀다.그러나 일생 내내 건강하기가 쉬운가.‘행복은 변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그 순간’이라고 이른 것처럼 어디 순간이 아닌 것이 있는가.행복도 겪어보고 불행도 당하듯이 가끔 병으로 몸져누워 지난 일도 되새겨보는 것이 범상한 삶이다. 그러한 까닭인지 김동인은 ‘병이라는 것은 아름다운 꿈이외다.아편과 같고공상과 같은 즐거운 환각이외다.그런 즐거움을 맛보지 못한 사람은 불행하고가련한 사람이리다’라고 적고 있고,어느 시인은‘병은 잊을만하면 찾아주는벗’이라고 슬쩍 반색을 하기도 한다. 더구나 병이 하나 있어서 더 건강에 남달리 조심하여 더 오래 산다는 의미의 ‘일병장수’란 말도 있다.그러고 보니 전에 미국의 한 생명보험회사에서발표한 통계 결과가 생각난다.병의 있고 없음과 무관하게 수명의 길이만 따져보면 뚱뚱한 사람이 안 그런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는 내용이다.비만하다는 자체가 엄연한 병적 소질임에도 불구하고 더 장수한다는 것이다.예술가들이 소재나 주제로 자주 다루는 병은 정치나 사교에서도 절대 필요한 존재이다.즐겨 마시던 술을 마다하거나,어색한 모임을 잠깐 비켜 가게 하는데 뛰어난 핑계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두루 역할을 하는 병은 나름대로 나이를 가지고 있다.몇 시간 며칠 이내에 결판이 나는 급성 질환에서부터 두고두고 끌어가는 만성병 등이 그것이다. 현재는 만성병이라면 단순히 고치기 힘들고 귀찮은 것이라는 의미로만 이해하고 있지만,만성병이란 말은 어원적으로는 ‘세상의 대부분의 병은 세월이흐르면 저절로 해결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용어이다.바꾸어 말하면 자나깨나 병을 피해 다니며 한평생을 병만 생각하면서 살수는 없는 일이니 서두르지 말고 무리하지 않으며,설령 병이 들어왔다고 해도 허겁지겁 서둘러그릇 덧나게 하지말고 차근차근 다스리라는 도리를 일러주는 게 아닌가 여긴다.기실,진정한 건강은 병이 있고 없음보다는 오히려 튼튼하고 서두르지 않는 심신의 자세에 있는 것이다. 유형준 한림대의대 부속 / 한강성심병원·내과학
  • 정치 뉴스라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골프장 오찬회동 후 국회법 ‘밀약설’ 파문으로 톡톡히 곤욕을 치른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4일 원색적인 비난전을 전개했다.한나라당이 JP의 ‘골프정치’를 비아냥대는 보도자료를 내자 이에 격분한 자민련도 ‘막가파식 추태’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오전 대변인실을 통해 ‘JP가 골프를 좋아하는 7가지 이유’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밀약설 ‘앙갚음’을 시도했다.먼저 ‘JP가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의 첫번째는 이름대로 “(종)일토록 (필)드에서 살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 등이다. 이에 대해 자민련 박경훈(朴坰煇)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대변인실에서 배포한 JP비난 자료는 기본적인 정치도의의 상실은 물론 정당 대변인실의 기능과 존재이유를 의심케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민주당 장성민(張誠珉)의원은 4일 ‘결렬된 중동 평화회담의 교훈’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중동평화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상이한 결과가 도출된 것은 지도자 리더십의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 본보기였다는 이색주장을 폈다. 장의원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국민의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통일을 위한 화해와 상생의 리더십을 발휘한 반면,바라크 총리와 아라파트의장은 강·온으로 분류된 국내 정치적 상황에 발목을 잡혀 대승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남북은 당사자간 직접협상과 주변국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지적했다.
  • [기고] 광복절과 백범

    독립기념관에서 광복절을 맞는 나는 자연히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희생하신 선열들을 생각하게 된다.그 중에도 백범에 대한 생각이 더 떠오른다.아마도 그분이 독립운동의 상징적 존재이고,통일을 염원했던 투쟁과 나의 집안과 맺었던 인간관계 때문일 것이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하고 하느님이 물으신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소원은 대한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다.“그 다음 네 소원은 무엇이냐”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라고 할 것이다.또 “그 다음 소원은무엇이냐?”하는 세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다.백범은 해방후에도 통일조국을 보지 않고는 죽을 수 없다면서 통일을 위하여 “이 육신을 조국이 수요한다면 당장에라도 제단에 바치겠다”고 말하였다.이는 백범의 간절한 소망들이었다. 나는 여기서 항일운동가나 노애국자로서의 백범을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다만 할아버지와 같은 인간 백범의 면모를 소개하고자 한다.백범은 나의 할아버지(백암 박은식),내 처의 할아버지(우강 양기탁)와는 항일투쟁의 동지이며 후배였고 상해 임정에서 고락을 같이 한 분이었다. 또 나의 외할아버지(최충호)와는 고향(황해도 신천) 선배이고 막역한 동지였으므로 나는 어릴 때 백범으로부터 손자와 같은 귀여움을 받고 자랐다는말을 들었다.이는 어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나의 어머니는 독립운동가이신 외할아버지를 따라 어려서 상해에 가서 한인보통학교(인성학교)를 다녔다.졸업 3일 전에 백범이 우연히 외할아버님 댁에 놀러왔다. 이때 어머니(윤신)는 울고 있었다.졸업식에 입고 갈 옷,신발과 양말이 없었던 것이다.백범이 그 모습을 애처로운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저 어린 것들이 무슨 죄가 있지? 다 우리들의 잘못인데…”라면서 “윤신아,오늘 밤에 꿈을 잘 꾸면,내일 백발 할아버지가 좋은 선물을 갖다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음날 백범은 1원을 보내,나의 어머니는 즐겁게 졸업을 하였다.당시 1원이 큰 돈이었고,가난한 독립운동가에게는 더더욱 큰 돈이었다.후에 안 일이지만 백범이 전당포에 당신의 외투를 맡기고 빌린 돈이었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해 백범이 귀국하면서 나의 장인어른께 종이 한 장을 갖다주셨다.그것은 우강 양기탁 묘소의 위치와 그 지방의 이름이었다.처가에서 그 종이를 반세기 동안이나 간직하다가 중국과 국교수립후 지형과 주소가다 변한 곳을 여러해 수소문한 끝에 유골을 찾아 1998년에 고국으로 봉환하였다. 나는 묘소를 수소문하면서 백범에 대한 존경심을 다시한번 더 갖게 되었다. 우강은 1920년말 임시정부가 매우 혼란할 때 마치 세상을 포기한 사람처럼홀로 한국인이 없는 중국의 오지 중의 오지에 가서 외롭게 살다가 세상을 뜨셨다. 백범은 해방을 맞아 그토록 그리고 그리던 귀국준비에 여념이 없었을텐데사망한 지 오래된 옛 선배동지의 묘소를 수소문해 귀국 전에 챙겼다는 것은보통사람이면 못했을텐데,하는 감동을 나는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여러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백범은 나라와 정의를 위하여는 추상과 같았고 무서운 의혈투쟁을 서슴지않았던 분이다.그러나 어린이를 사랑하고 동지를 아끼는 아름다운 인간미도많았던 분이다.그러기에 아마도 우리는 그분을 민족의 지도자라고 존경하는것이 아닐까. 박유철 독립기념관 관장
  • 바이오 벤처 미생물 특허출원 급증

    바이오 벤처기업들의 미생물 특허출원이 올해들어 급증하고 있다. 1일 특허청에 따르면 생명공학분야 특허출원을 위한 미생물기탁 건수는 6월말까지 217건으로,작년 상반기(158건)에 비해 37%나 증가했다. 미생물 기탁이란 유전자 세균 등 생물학적 물질의 특허출원시 명세서 기재이외에 관련 미생물을 지정 기탁기관에 의무적으로 맡기는 제도다.
  • [사설] 꼬인 정국의 해법

    국회는 운영위의 국회법개정안 변칙처리에 항의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점거로 회기 마지막 날인 25일 본회의를 열지 못하고 자동폐회됐다. 이에 따라 국회법개정안은 물론 추경예산안·정부조직법개정안·약사법개정안·금융지주회사법안 등 민생·개혁 관련 법안들마저 처리되지 못했다.민생을 챙겨야 할 국회가 민생을 팽개치고 당리당략을 앞세운 몸싸움 끝에 자동폐회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개탄을 넘어 분노를 느낄 것이다. 국회법개정안 변칙처리를 두고 ‘적법’이니 ‘원천무효’니 하며 다투는것은 부질없는 일이다.경색정국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기 때문이다.여야는 대치정국을 풀기 위해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해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대치정국을 풀기 위해 한나라당은 “국회법개정안 변칙처리에 대해 김대통령이 사과하라”는 주장을 거둬들여야 한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민주당총재이면서 동시에 국정 최고책임을 지고 있는 행정부의 수장(首長)이다.대통령이 국회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까지 사과할 수는 없다.국회법파동도따지고 보면 한나라당이 개정안의 운영위 상정 자체를 원천봉쇄한 데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한나라당도 알고 있지 않은가.서영훈(徐英勳)민주당 대표가결과적으로 대치정국을 불러온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본다. 민주당은 이런 수준의 사과마저 거부해서는 안된다.명분에 밀려서가 아니라집권당은 국정을 원활하게 이끌어갈 무한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김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여야 합의나 표결을 거치지 않은 법안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천명(闡明)하는 방안도 고려해봄직하다. 쟁점 의안 변칙처리에 대한 야당의 우려를 원천적으로 해소시켜줄뿐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움직일 수 없는 원칙으로 국민들 앞에재확인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한나라당도 당연히 이에 상응하는 조처가 있어야 한다. 여야 협상을 통한 합의를 전제로 “자민련의 국회 원내교섭단체구성 문제에 전향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그것이다. 우리는 자민련이 얻은 17개 의석이 대표하는 민의를 존중하고 의원 정수가 10% 줄어든사실을 들어 자민련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 복원’을 둘러싼 여야 대결은 국력 낭비일 뿐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민생을 외면한 여야 대치정국을 국민들은 더이상 용납하지 않는다.여야는 하루 빨리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 개혁과 민생이 걸린 법안들을 처리해야 한다.국회법개정안에 대해서도 여야가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면 절충점이 찾아질 것이다.
  • 옛 세종硏 부지 18만평 활용처 고심

    정부가 지난 92년 세종연구소(옛 일해연구소)로부터 기부채납받은 경기도성남의 18만여평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고민중이다.부지 관리를 맡고 있는 외교통상부와 각 부처 소유 부동산의 활용방안을 찾고 있는 기획예산처의 생각이 다르다. 외교부는 이곳에 국제교류연구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그동안 국제교류연구단지 조성을 추진해 왔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제대로 활용이 되지 않고있는 셈이다.한때 정보통신정책연구원도 이곳으로 이전한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기획예산처의 생각은 다르다.한 관계자는 24일 “국제교류연구단지로 만드는 것보다는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국제교류연구단지로 조성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게 주요인이다.그렇기 때문에 연구단지보다는 서울 양재동의 시민의 숲처럼 쉴곳으로 가꾸자는 얘기다. 분당의 아파트 단지와 양재동에서 차로 15∼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수원과 용인 등 수도권에서 접근하는 것도 괜찮아 교통여건은 좋은 편이다.지난 83년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 시절 일해재단이 설립될 때에는 현재 세종연구소가 쓰고 있는 부지 1만8,740평과 기부채납한 18만8,314평 모두 세종연구소(당시는 일해재단,일해연구소) 부지였다. 하지만 지난 92년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시절에 세종연구소 설립 배경에대해 말들이 많고 연구소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많은 땅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활용하지 않는 18만여평은 국가에 기부채납하도록 했다.현재이 땅은 외교부 산하의 국제협력단이 관리하지만 예산이 별로 없어 현상유지만 하는 정도다. 곽태헌기자 tiger@
  • 대한매일 창간96주년 여론조사/집권후반기 ‘개혁속 안정’주문

    *국정운영 기조. ‘개혁이냐,안정이냐.’ 개혁 없이는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혁과 안정은 동전의 양면같은 것인 데도,여론조사 결과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들은 학력과 소득수준에따라 체감지수가 달랐다. 조사결과 먼저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기조’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1. 7%가 ‘안정’을 택했고,31.2%가 ‘지금보다 더 강도높은 개혁’을,15.3%는‘현 개혁수준 유지’를 바랐다.이를 전체적으로 보면 안정이 51.7%,개혁이46.5%로 서로 엇비슷한 셈이다. 세분화하면 안정은 응답자 가운데 여성(61.1%),50대 이상(63.3%),농·임·어업 종사자(64.4%),블루칼라(55.5%),주부(62.5%),중졸 이하(64.3%),소득 100만원 이하(63.4%)가 주로 원했다. 반면 남성(41.2%),30대 이하(73.0%),자영업자(36.7%),화이트칼라(48.1%),학생(41.5%),대학재학 이상(39.5%),소득수준 251만원 이상(42.6%)에서 주로 지금보다 더욱 강도높게 개혁이 추진되길 희망했다. 이같은 결과는 저소득층 등 많은 소외계층이 생활안정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길 바라는 분야로는 경기활성화가 31.4%로 가장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빈부격차 해소(9.0%),물가안정(8.9%),정치안정(7.1%), 대북관계(4.5%),정치권 개혁(3.9%) 순이었다.이런 결과는 일부 고소득층의 과소비 풍조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지수는 상당히 낮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됐던 실업대책은 2.2%로 집계돼 사회의 관심에서 점차 비켜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순위별 격차가 크지만,1∼3위가 모두 경제와 관련된 것으로 국민들이 경제문제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었다. IMF 위기의 경험이 국민의식 저변에 잠재돼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실제 정치·사회문제인 부정부패척결(2.5%),사회질서 확립(2.1%),교육문제(1.9%) 등은 하위 순위를 기록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대통령 중임제 개헌. 최근 여야가 제기한 ‘개헌논의’에 국민들 과반수 이상이 부정적인 반응을보였다. ■개헌에 알레르기 반응 개헌 자체가 과거 정권에서 집권 연장을 위해 악용돼 왔다는 점에서 강한 ‘경계심리’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많은 국민들은 개헌 논의가 몰고 올 정치적 소용돌이를 결코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정치가 제발 조용히 해주었으면 하는 희망이 개헌에 대해 이같은 부정적 입장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 정부들어 제기됐던 ‘내각제 개헌’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태라 일부에서는 개헌논의를 정략적 발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전체적으로 아직은 ‘국민적 공감대’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대통령 중임제 지지 상대적으로 높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통령4년 중임제’ 및 ‘정·부통령제 도입’에 대해 응답자 56.4%가 개헌에 반대하며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개헌을 바라는 응답자 가운데 ‘임기 4년 중임제,정·부통령제’가18.8%,‘임기 4년 중임제 찬성,정·부통령 반대’가 12.0%,‘임기 4년 중임제 반대,정·부통령제 찬성’이 5.8%였다. 연령별로 50대 이상(61.0%),직업별로 농·임·어업 종사자(61.6%),블루칼라(64.5%) 계층에서 현행 유지를 지지했다.반면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 개헌은 자영업자(27.0%)와 학생(22.8%),대재 이상(20.6%)에서 상대적으로 지지가 높았다. 이들이 주로 여론 주도층을 형성하고 있어 향후 개헌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오일만기자 oilman@. *경제 현안. 금융기관 및 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원감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다소 높았다. 최근의 은행 파업 등의 집단행동에 대해선 정부의 정책 소홀과집단 이기주의를 모두 질책했다. ■금융·기업 인원감축에 대한 견해 54.8%가 근로자의 안정이 우선이므로 감원을 반대한다고 응답했다.‘군살빼기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찬성한다’는응답(41.0%)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대 의견은 학력이 낮을수록(중졸 이하 66.5%),소득이 낮은 층(월소득 150만원 이하 100만원 이상 60.7%)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찬성한다는 응답은반대로 학력이 높을수록(대재 이상 51.9%),151만원 이상 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이같은 결과는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의 당위성과 고용안정이라는 근로자들의 현실적 요구사이에 정책결정이 쉽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그러나 정책의 선택은 반드시 여론조사에 나타난 인기를 좇아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민간자율이냐,정부개입이냐 금융기관등의 감원을 민간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응답은 56.6%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39.8%)보다 높았다.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대답은 부산·경남지역(65.5%),학력이 높을수록(대재이상 61.9%),소득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강원지역(73.3%)과 광주·전남지역(47.3%)거주자들이 많이 내 이채로웠다. ■집단행동의 근본 원인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때문’이라는 응답이 41.6%였다.집단 이기주의로 보는 견해가 31.6%,‘정부와 해당 집단간의 불신’이라고 한 대답이 18.2%였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는 응답은 여자(44.5%),30대(44.9%),주부(46.7%)에게서 조금 높게 나왔다. ■하반기 경제 전망 ‘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48.7%로 가장 높게나타난 가운데 ‘나아질 것’이라는 견해가 25.9%,‘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23.4%였다.낙관과 비관이 엇비슷했다.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광주·전라 지역(47.0%) 및 블루칼라(36.7%)가,나빠질 것이라는 예상은 대구·경북 지역(31.2%)및 자영업자(39.2%)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와 흥미롭다. 손성진기자 sonsj@. *조사방법.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6월13∼1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와 정치·경제현안에 대한 국민의식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방법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제주 포함) 1,006명을 대상으로 지역별 비례할당에 의한 무작위 추출법으로 실시됐다.지난 12일 오후 3시부터10시까지 전화면접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최대허용 표본오차는 ±3.09%”라고 조사를 맡은 리서치 앤 리서치는 밝혔다. ■설문 내용 남북 정상회담후 의식변화 파악이 목적인 만큼 질문 15개항 중남북 관계가 7개항을 차지했다.북한의 변화 전망과 통일비용 부담 의사를 묻는 질문이 골자였다. 개헌과 국가보안법 재검토,주한미군 철수 등 핫 이슈를 담은 정치 현안은 5개항,하반기경제전망 등 경제 현안은 4개항이었다.지난 11일 여야 의원들이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제기한 개헌론에 관심이 쏠리면서 개헌에 관한 질문은 설문조사 직전 추가됐다. 이목희기자 mhlee@
  • [시론] 남북화해 무드와 냉전적 對北인식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재미 언론인 문명자(文明子)씨와 원산에서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가진 외신회견에서 김위원장은 남북공동선언에 관한 평가와 전망을 비롯,미·일관계 등 주요현안에 대한 견해를 비교적 소상히 피력했다.특히 김위원장은 정상회담은민족 자력으로 성사시킨 통일의 첫 걸음인 만큼 어떤 경우에도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실천의지를 강하게 내보였다. 그동안 분단사에서 남북관계가 전향적으로 풀렸다가 다시 대결구도로 후퇴하는 악순환을 경험했던 전례에서 보면 김위원장이 6·15선언에 대한 실천의지를 강하게 다짐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또 김위원장의 이같은실천의지는 정상회담 이후 실제로 1개월동안 괄목할 만한 북한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휴전선에서 대남체제 비판과 비방방송을 일제히 중단했으며,지난해 교전이벌어졌던 서해상에서 북한어선이 한 척도 북방한계선(NLL)을 넘지 않았다.8·15 이산가족 교환방문단 문제를 협의했던 금강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보여준북측의 자세도 과거의 부정적 협상태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그리고 북한TV,라디오,신문 등 언론매체들이 남측에 대해 과거의 비난일색에서 우호적인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변화를 가장 잘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같은 북한의 실질적 변화는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실천의지에서 나타난 결과로 인식된다.또한 이번 인터뷰에서 주목되는 내용은 주한미군 문제에 대한 김위원장의 전향적 시각을 확인했다는 점이다.미국은 분단에 책임이 있는만큼 통일에도 책임이 있다는 전제하에 주한미군 문제는 우리민족의 통일을적극적으로 돕는 방향에서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북한이 6·25한국전쟁 이후 대남 통일전략전술 차원에서 일관되게 요구해왔던 주한미군 철수주장론에서 보면 획기적 발상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주한미군의 존재이유가 전쟁억지력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한반도 평화정착 의지를 엿보게 하는 전략변화로도 이해되며 주한미군이 동북아 안보환경에서‘균형자’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설득이 주효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이밖에도 김위원장의 중국방문을 통해 개방확대가 예상되며 현대그룹과의 금강산 경제특구 설정을 통한 남북경협의 활성화도 기대된다.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가시적 변화와 맞물리면서 한반도 해빙무드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남북간에 화해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냉전적 반북(反北) 논란이 일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북한은 최근 남한 모언론사의 보도태도가 반통일적이라며 강한 불만과 함께 해당언론사 기자의 북한입국 금지조치를 취하고 있고,야당총재에 대한 강도높은 비난도 있었다.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개방’이라는 모험을 수용하고 획기적 남북관계 개선에나서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 남한의 반북기류 조성에 대한 반발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감정적 대응은 내정간섭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다원화된 남한사회에서는 언론의 비판이나 정당의 주장은 국민적 권리다.북한은 이같은 다양성을 인식하고 부당한 언행을자제해야 마땅하다.이와함께 일부의 냉전적 대북 적대인식도 불식돼야 한다. 남북화해 분위기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야기되는 대북 냉전인식을 둘러싼 논란이 어렵게 마련된 정상회담 성과를 그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민족분단반세기 동안 만들어진 이념의 프리즘을 통해 북한을 바라보는 냉전적 적대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비생산적인 냉전논쟁을 지양하고 북한과 북한주민을 함께 살아갈 반쪽의 동족으로 이해하고 분단사를 종식시키는 실천의지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張 淸 洙 논설위원]csj@
  • 金대통령, 국군 모범용사 초청 다과 이모저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9일 평양 방문 이후 빡빡한 일정을 쪼개 처음으로 외부인사를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45분동안 다과회를 베풀었다.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해마다 6·25전쟁 발발일에 즈음해 육·해·공군 하사관가운데 선발하는 ‘국군 모범용사’ 부부를 격려하는 자리였다.이 행사는 올해로 37회를 맞았다. ■안보의지 강조 김 대통령은 “나라의 안보를 위해 헌신해서 모범용사로 선발된 여러분을 만난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운을 뗀 뒤 “이같은 뜻있는 일을 37회나 계속해온 대한매일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행사취지를 되새겼다. 그리곤 곧바로 안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평화를 원하면 전쟁에 대비해야하고 전쟁을 제대로 대비하는 자만이 평화를 향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남북대화가 잘 진행된다고 해도 군은 국가안보의 귀중한 존재이며,나역시 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군이 약해지면 남북대화가 제대로안될 것”이라고 밝혀 ‘강군(强軍)’이 기본 토대임을 분명히 했다. ■남북화해와 군 김대통령은 “남북문제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착실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한 뒤 “군이 국방의 소임을 다하면 경협과 대북사업을 더욱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므로 군은 대북관계에 있어 국민과 공동 파트너”라고 규정했다.“따라서 남북간 평화가 이뤄질 때까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방심하지 말고 방어태세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 대통령은 평양방문과 관련,“북한에 가보니 북한도 시대의 조류에 어쩔수 없었고,북한지도자들도 남측 사정을 꿰뚫고 있었다”고 전하고 “우리도북한을 이제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대통령이 이들에게 복지대책을 약속하자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이 부연설명에 나서 하사관 자녀들에 대한 특례입학 확대와 지방도시 기숙사 건설,관사 신축과 보수,생계 지원 등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차일석(車一錫) 대한매일 사장은 인사말에서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 이후 조성되고 있는 남북간 화해 분위기에 맞게 앞으로 모범용사 초청행사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내년부터 행사의 질적전환을 예고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남북 화해시대/ ‘남북 철로복원 유력’접경 4개지역 르포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한반도는 분단과 대결에서 통일과 평화로 나아가는 물꼬를 텄다.특히 반세기 동안 둘로 나뉜 국토의 허리에서 이산(離散)과단절을 체험한 접경지역 주민의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접경지 주민들은끊어진 철길이 이어져 금강산이 한나절 거리로 다가오고,북녘 고향땅을 다시 밟을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한껏 부푼 모습이다. 각종 규제로 묶여 있던 지역개발 사업과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전망도 높았다.반면 성급한 개발논리를 경계하고 차분하게 통일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찮았다.대한매일은 남북의 길목인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철원·고성 등을 돌아보고 현지 표정 등을 살펴본다. ◆ 경의선 길목 파주일대.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철도 경의선이 통과하는 파주시와 통일로 주변에는훈풍이 감돌고 있다. 남북의 교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에 대비,파주시가 밑그림을 그리고있는 경제특구나 평화시·평화공단의 제1후보지는 민통선 이북 장단면 일대. 이곳 주민들은 파주시의 구상이 현실화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파주시 군내면 원당리 통일촌의 실향민 1세들은 누구보다도 이런 온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통일촌에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는 실향민 1세들은 모두 4명.황해도 수안이 고향인 이영화씨(71)와 이일태(71·신의주),장성동(66·개성),경선봉씨(66·여·황해도 은율) 등은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방송을 빠짐없이 지켜보며 귀향의 꿈을 그리고 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만은 고향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은 파주뿐 아니라 연천군에도 큰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연천군은 본격적 남북교류와 통일에 대비해 연천읍 통현리와 전곡읍 은대리 등에 300만∼500만평 규모의 노동집약적 평화공단을 만들고,청상면·백학면 등지에20만∼30만평 규모의 남북교역거점 유통단지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 경기제2청 조학수 접경지개발담당은 “정상회담의 성공은 오는 7월22일부터발효되는 접경지역지원법과 맞물려 군사보호구역 등에 묶여 크게 낙후됐던연천·파주 등 경기북부지역을 남북의 길목으로 발전시키는 결정적 계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남북의 긴장완화가 이젠 현실로 다가왔다”는 주민들의 믿음이 접경지역 개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민통선 이북의 땅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다. 문산읍 문산리 건우공인중개사 사무실 하충용중개사는 “얼마전까지도 민통선내 땅을 중개할 때는 원매자에게 몇시간씩 설명해도 불안해하고 반신반의했으나 요즘엔 위치와 가격 말고는 묻는 말이 없다”면서 “매물은 거의 사라지고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동해안 최북단 고성군. “금강산 뱃길이 열렸으니 이젠 육로가 뚫릴 차례 아닙니까” 동해안 최북단 강원도 고성군 주민들은 정상회담 이후 불어올 ‘금강산관광’특수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김일성별장에다 한국 불교 4대 사찰의 하나인 건봉사(乾鳳寺),통일전망대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어 금강산까지 육로만 열린다면 고성군이 금강산∼화진포∼설악산을 연결하는 세계적 관광명소로 부상할 것이라는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현대측이 복원을 추진하는 금강산철도의 남측 기점이 통일전망대가 돼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았다. 고성군에 있는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이 있는 북한의 온정리까지는 육로로 20㎞ 거리로 불과 30분이면 갈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고성군청 기획실 김승태(金承泰)씨는 “육로가 열리면 통일전망대 부근을 이산가족 상봉의 장(場)인 ‘통일광장’(가칭)으로 조성해 남북 교류의 전초기지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물밑 움직임에 그치고 있지만 고성군 일대의 투자열기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화진포부동산 권운섭(權雲燮·66)씨는 “평소 매물이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투자할만한 땅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하루평균 4∼5통씩걸려온다”면서 “육로가 뚫리면 금강산 관광의 길목인 고성군 일대 땅값도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성군에서도 가장 북쪽 접경마을인 명파리(明波里) 주민들도 정상회담 이후 불어올 훈풍을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134가구 460여명의 주민이 사는이 마을은 6·25 이전 원산까지 이어졌던철로가 남아있는 등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주민들의 감회는 특별했다.김영수(金永壽·57)이장은 “지금같은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관광객이 몰려들면 생활형편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해방전 금강산관광때 이용하던 양양∼원산간 동해북부선 기관사였던 강종구(姜鍾求·79·현내면 대진리)씨는 “죽기 전에 기차를 타고 금강산에 다시가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기동취재 소팀 김성수기자 sskim@. ◆ 금강산선 분기점 철원. 철원은 분단의 마을이다.휴전선으로 철원군(郡)이 동강 났고,경원선(서울∼원산)과 금강산선(서울∼금강산)이 갈리는 철원역 부근 철길도 녹슨채 끊어져 있다.남쪽 주민 60% 이상이 북쪽에 고향을 둔 실향민이다. 철원 주민에게 이번 정상회담은 미래와 현재이며,동시에 과거로 다가서고있다.“이번에야말로”라는 설렘과 “혹시나”하는 신중함,여기에 반세기 전금강산선에 몸을 싣던 추억까지 겹쳐 묘한 흥분이 흘렀다. 정상회담 이틀째인 지난 14일 서울에서 승용차편으로 43번 국도를 타고 2시간 남짓 만에 도착한 곳은 철원군 갈말읍.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재윤(韓在潤·57)씨는 “다시 금강산 소풍길에 나설 날이 멀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10년이면 통일여건이 무르익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갈말읍에서 갈현고개를 넘어 20㎞쯤 북상하면 금강산 철도의 남쪽지역 마지막 역사(驛舍)자리인 근북면 유곡리가 자리잡고 있다.이곳 출신인 철원군 의회 장진혁(張鎭爀·43)부의장은 “북쪽의 노동력과 남쪽의 농기계를 결합,민통선내 유휴토지를 공동개발하는 등 접경지역 활성화 정책이 더욱 힘을 얻을것”이라고 반겼다.철원군청 관광경제과 이창용(李昌龍·43)계장도 “철원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중심지역”이라며 대규모 물류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북쪽의 철원군 북면이 고향인 철원군 번영회장 이근회(李根澮·60)씨는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그러면서 “72년 7·4 남북공동성명 때보다는 마을 분위기가 차분한 편”이라고 전했다. 민통선 안쪽 마을인 철원읍 대마1리 이장 김동일(金東日·37)씨도 “좋은얘기들이 금방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특히 개발 기대심리로 땅값이 들먹이면 농사짓는 사람으로서는 힘들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철원일대에는 금강산 철길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 조짐이 일고 있다.김화읍 학사리 금화부동산 대표 김세창(金世昌·48)씨는 “실거래건수는 적지만 최근 부동산 매매여부를 묻는 외지인이 하루 10∼2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기동취재 소팀 박찬구기자 ckpark@. ◆ 철원군 월정리 부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인기있는 안보관광코스 중 하나인 강원도 철원군 월정리를 찾은 사람들의 표정에는 요즘 변화와 평화에 대한 기대가 한껏 깃들어있다. 이 지역은 평소 관람객수가 1,000여명에 불과했으나 요사이엔 평일에도 1,500여명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정상회담의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월정리역은 철원에서 원산으로 이어지는 경원선상에 있는 역이지만 6·25로철길은 끊어지고 폭격맞은 철마(鐵馬)만 덩그러니 남아있다.또 월정리를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엔 백마고지와 제 2땅굴이 있어 그 어느 곳보다 남북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던 곳이다. 그러나 이곳도 정상회담 이후 북측의 대남방송이 끊기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앞으로 철길을 잇는 작업이 시작되면 안보관광지에서 남북간 협력의 장소로 전환될 가능성 또한 높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있는 김귀식(金貴植·43)씨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안보관광지인 이곳의 관람객수가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원선의 남한측 종착역인 연천군 신탄리역 이창재(李昌宰) 역장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부산에서까지 이곳 관광에 대한 문의전화가 많아졌다”며“철길이 이어지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방후 원산에서 월남한 뒤 백마고지 전투에서 남편을 잃었다는 김명춘(金明春·71·서울 강남구 대치동)할머니는 “몇년전 이곳을 찾아 그 때를 떠올리고 한없이 울었는데 남북정상회담이 성과있게 끝나 감회가 새롭다”면서“이 철길로 고향인 원산에 가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월정리에서 만난 경북 예천군 농촌지도자회 홍승국(洪承國·43·경북 예천군 유천면)씨는 “과거 이곳을 찾았을 때와 달리 관람객이 늘어나는 등 많은변화가 느껴진다”며 “그러나 가장 큰 변화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민족은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준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철원 김성곤기자 sunggone@
  • 공공근로 참여자 설문

    공공근로사업 참여자들은 대상자 선정때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40∼50대를 골라줄 것(67.1%)을 원했다.특히 고학력 미취업자나 자격증 소지자등 취업기회가 많은 일시적 실업자 보다는 저소득,저기능 실직자 등 장기적실업이 우려되는 사람을 중심으로 뽑아야 한다는 견해가 89.4%나 나왔다. 행정자치부가 올들어 전국의 각종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한 근로자 가운데 4,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달 임금총액이 60만원 미만인 근로자가 전체의 70.9%였다.월 평균 근무일수는 20일 가량이다. 근로자들은 적정임금 수준을 월 60만∼75만원(55%),월76만∼90만원(27.1%)이라고 응답,최소한 60만원을 넘어야 한다는 의견이 72.1%로 나타났다.현재이들은 업무 성격과 노동 숙련도에 따라 하루 평균 2만2,000원∼3만2,000원의 일당을 받고 있다. 이지운기자 jj@
  • 인사청문회 앞두고 되돌아본 역대총리

    최근 총리실(국무총리 비서실과 국무조정실을 통칭하는 용어)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역대 총리를 회고·평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이한동(李漢東)총리서리에 대한 첫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연스럽게 이전 총리들의 성격과 역할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 단명한 총리들/ 80년대 이후만 해도 20년 동안 무려 22명의 총리가 중앙청사를 거쳐갔다.건강이 좋지 않아 병가를 낸 진의종(陳懿鍾)전총리를 대행했던 신병현(申秉鉉)권한대행까지 포함하면 23명이다.평균 재임기간이 1년도안된다.2년 이상 재임한 총리는 노신영(盧信永)·강영훈(姜英勳)씨 둘뿐이다. ■ 총리 인선의 특징/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김영삼(金泳三·YS)등 영남출신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영남이 아닌 지역의 인사를 발탁했다. 유창순(劉彰順)·신병현·노신영·강영훈·정원식(鄭元植)·현승종(玄勝鍾)·이회창(李會昌)·이영덕(李榮德)씨 등 이북 출신과 김상협(金相浹)·진의종·이한기(李漢基)·황인성(黃寅性)·고건(高建)씨 등 호남 출신이 많았다. 세 대통령 시절의 영남출신 총리는 노재봉(盧在鳳)·이수성(李壽成)씨 둘뿐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자민련과의 공동정부 구성 때문에김종필(金鍾泌)·박태준(朴泰俊)·이한동(李漢東)씨등 현역의원인 자민련 수뇌부가 총리로 임명됐다.YS집권 당시부터 총리 출신이 대통령 후보군에 편입되는 등 총리직의 정치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 역대 총리의 특징/ 총리실 직원들이 좋은 의미든 그렇지 않든 가장 많이거론하는 전직 총리는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이다.정치 실세였기에 인사나정책조정 때 외풍을 막아줬다고 한다.김전총리는 세세한 정책내용까지는 알려 하지 않았고 큰 방향만 잡아줬다.특히 정책결정 과정에서 학자와 언론의의견은 참고만 하고 실제 결정은 공무원과 기업인,정치인의 의견을 따랐다. 강영훈 전총리를 거론하는 직원들도 많다.강전총리는 전임자인 이현재(李賢宰)전총리가 거부했던 총리실 제4·5 조정관 신설안을 결재했다.4조정관실은사정을, 5조정관실은 자유민주주의 이념 교육을 담당하는 기구였다.교수 출신인 이전총리는 ‘학자적시각’에서 두 기구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강전총리는 국가 통치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호남 출신 총리들은 대부분 큰 일을 벌이기보다는 행정과 의전에 치중했던것으로 직원들은 기억한다.영남 정권 속에서 호남출신이 갖는 정치적 한계때문이었다는 해석이다. 박태준·이회창·노재봉 전총리는 공무원을 잘 믿지 않았다고 직원들은 회상한다.노전총리는 학자들로부터 자문을 받고 정책을 결정하는 일이 많았다. 박전총리는 포철출신 인사로부터 자료와 자문을 받았지만 최종결정은 대부분공무원의 의견을 따랐다.이회창 전총리는 ‘고독한 판관’이었다. 이전총리는 직원들에게 자료만 받고 결정은 스스로 했다.경찰 등 각 기관에서 올라온보고가 미덥지 못하면 행정조정실(현 국무조정실)의 조사심의관에게 비밀리에 재조사를 시키기도 했다.공교롭게도 공무원을 신뢰하지 않은 총리는 모두4,5개월 만에 자리를 떠났다. 이홍구(李洪九)전총리는 겉으로 온화하지만 YS와의 주례보고를 최대한 활용해 수많은 건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사람 사귀기좋아하는 이수성 전총리는 직원들의 보고내용보다는 보고자의 인적사항에 더 관심이 많았다.이전총리는 각종 행사에서 직원들이 요청한 것을 완벽하게 ‘연기’해냈다고 한다.외무부장관 출신인 노신영 전총리는 한때 전두환 전대통령의 후계자로 거론될 정도로 정치력을 발휘했다. ■ 이한동 총리서리/ 취임 이후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은 가급적 배제하고 행정에 진력하며 ▲민생·행정 현장 방문을 늘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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