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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굄돌] 자연에 대한 ‘예의’

    며칠전 강원도 동강의 어라연에 다녀왔다.수년전 어라연에 다녀온 후,내 발길은 좀체 다시 찾지 못했다.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진 곳에서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파괴와 오염의 흔적들이 두려웠기 때문일까.나는 그곳이 인간으로부터 좀더 멀리 숨어있어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 사이 동강댐 건설이 추진되었다가 시민운동의 힘으로 간신히 백지화했고 지속적인 동강살리기 운동으로 동강 일대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받게 되었다.지각있는 개인과 시민단체들이 안간힘을 쓰지만 단기적인 이윤창출에 급급한 난개발로 동강 일대는 이미 옛모습이 아니었다. 어라연 역시 병들어가는 기색이 역력했다.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할 만큼 풍성한 물고기 떼가 비단을 펼쳐놓은 것처럼 아름다웠다는 어라연은 래프팅용 보트들의 행렬로아수라장이었다.그야말로 물 반 보트 반이다.각기 다른 상호가 찍힌 보트가 경쟁적으로 동강을 훑고 지나간다.멀리서 보면 그저 신선한 스포츠로 보일 수도 있다.그러나하루 평균 수십만명의 인파가 휘젓고 지나가는 물 밑 세계를 생각해 보면 끔찍해진다. 이미 유명 관광지가 되어버린 동강 일대에 늘어선 사유지의 개발은 또 어떤가.물고기의 산란처가 망가지고 각종 폐기물과 소음으로 병들어가는 물 밑의 숨붙이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어름치도 동강 비오리도 다시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즐길거리는 도시에도 충분하다.온갖 현란한 즐길거리와 먹거리가 넘쳐나는 도심을벗어나 굳이 자연을 찾는 사람들은 자연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걸까.그곳이 자신의 마음자리를 들여다 보고 인간의 존재 근거인 ‘어머니 자연’을 묵상하는 기도처가될 수는 없을까.단지 절경을 구경하고 신선한 스포츠를 즐겼다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말이다. ‘자연을 사랑하자.’는 구호는 어쩌면 어불성설이다.인간은 그로부터 사랑받는 존재이지 ‘사랑해 주어야'하는 위치가 아닌 것이다.자연에 대한 ‘예의'를 다할 때만이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삶 역시 지속가능하다. 김선우/시인
  • [열린세상]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의 한계

    수출주도형 동아시아 경제성장모델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목소리가 높다.대만,싱가포르 등 수출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고 있던 아시아 호랑이들이 힘이 빠진 모습이다.이들 국가는 작년에 미국경제의 침체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동남아 외환 위기시에도 없었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올해는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시 성장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수출이라는 외부환경에 경제성장을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급변동하는 경기사이클을 완화시킬 국내의 정책수단은 많지 않다.특히 2000년대 들어 범세계적으로 수출의 추세적 전망이 매우 불투명하여 이들 국가의 장기 경제성장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세계시장 경쟁심화,제조업의 범세계적인 공급과잉,기술혁신의 신속한 전파 등으로 아시아 각국이 처한 수출 여건이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세계 수출의 최종 소비자 역할을 하고 있었던 미국 경제의 힘도 기대할 형편이 못된다.전세계 수출 물량의 20%정도를 소화하고 있는 미국은 GDP의 5%에 육박하는 경상수지 적자 때문에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감소시켜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몰려 있다.세계 수출 시장의 절대 규모가 위축될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중국의 부상도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주변 아시아국가들에는 악재이다.중국은 높은 가격경쟁력과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수출에 주력하여 미국,일본 등 세계 주요시장에서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다.1995년에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이미 한국을 추월했으며 점차 그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가전 제품에서도 일본의 과거 연간 최대 생산량을 넘어서 세계 최대의 가전 생산국으로 부상하고 있다.이러한 생산확장으로 전통제조업세계시장의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생산영역도 IT등 첨단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아시아 각국의 가격경쟁력은 중국을 따라가기 힘들어 세계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물론 중국의 발전은 중국의 구매력과 국내시장을 확대시켜 아시아 각국에는 기회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그러나 수출을 위주로 하는 아시아 각국에는 세계시장의 경쟁자적인 측면이 강하다.97년 발생한 외환위기의 원인 중의 하나로 90년대 중반 단행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거론되기도 한다.왜냐하면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주변아시아 국가들의 경상수지가 크게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혁명이라는 IT부문의 기술혁신 영향이 전산업으로 파급되면서 생산력이 확충되는 현상도 간과할 수 없다.중국의 생산기지화,기술혁신으로 제조업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홍수를 이루면서 수출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수출가격 하락으로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과잉 생산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이는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된다.수출을 축으로 한 동아시아 성장모델은 수명이 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새로운 성장의 원천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수출이라는 외수에 기댈 수 없다면 대안은 내수에서 찾아야 한다. 다행스럽게 한국은 작년부터 소비가 성장을 견인하면서 내수 기반이 취약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차별화되고 있다.올해 들어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신용등급을 A수준으로 올리면서 열거한 이유중의 하나가 탄탄한 내수기반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한국은 지난 30년간 유지해 오던 수출주도형 성장유형에서 탈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물론 한국의 내수는 저금리로 인한 가계대출 증가 때문이라고 평가절하하는 견해도 있다.가계부채 증가는 조만간 경제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는 비판도 경청할 만하다.그러나 가계대출확대는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의 성과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기업이 부채비율을 줄이고 직접금융을 확대함으로써 은행의 대출은 소비자금융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공적자금 투입으로 부실채권을 상당부분 해소한 금융권은 소비자 대출을 실시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음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내수의 근간을 이루는 서비스산업의 업그레이드,수출의 고부가가치화로 내수와 외수의 균형을 달성하고 성장의 질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홍순영(삼성경제硏 상무)
  • 오기성교수의 통일문답풀이/ 북한 어린이들 어떤 공부할까?

    통일을 하면 무엇이 달라질까.통일은 왜 해야하는 것일까.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다.그러나 부모들이 알기 쉽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다음은 인천교대 오기성교수의 통일에 관한 문답풀이다. ◆ 왜 통일은 해야 할까요? = 2002년 우리 나라의 국방예산은 전체 예산의 15.5%인 16조 3000억원이었다.전쟁 위험이 적은 다른 나라의 국방예산이 보통 전체 예산의 7∼8% 정도인데 비해 엄청난 비용이다.통일이 되면 남한에서만 국방비가 약 8조원 가량이 절약된다.8조원이라면 400만 초등학생 한사람에게 1년간 200만원씩 사용할 수 있는 돈이다.어린이들이 냉난방시설은 물론 수만권의 책을 구비한 도서관,인터넷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모두 갖출 수 있는 돈이다.통일은 어린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속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 이산가족들이 겪는 아픔도 해결할 수 있고,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 평화를 가져다 준다.통일이 되어 남북이 단일 팀을 구성하여 각종 경기에 참가한다면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 서해에서 국군들이 죽어갔어요.그래도 통일되면 평화롭게 살 수 있나요? =우리는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항상 운동과 균형있는 식사를 통해 병균들을 물리치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나라도 마찬가지다.우리가 우리의 건강을 지키듯이 나라도 안보를 튼튼히 해야 한다. 북한은 우리에게 동포이지만 아직까지는 적이기도 한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의 안보를 튼튼히 하는 동시에 서로의 만남과 다가서기를 통해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또한 감정적으로 대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우리의 안보를 튼튼히 해야한다.아울러 남과 북이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 북한의 어린이들은 어떤 과목을 배울까? = 북한의 어린이들은 아침 7시에 집주변의 일정한 장소에 모여 행진하면서 학교에 가고,오후 4∼5시에 집단으로 집으로 온다.배우는 과목은 우리의 국어,수학,자연 등과 같은 과목도 있지만 북한의 지도자나 이념과 관련된 과목도 있다. 또 매월 한번씩 학급별로 ‘월 생활 총화’라는 시간을 가지는데 이 시간에는 자신의 한달 동안의 생활을 스스로 비판하고,다른 친구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활동을 한다. ◆ 우리 처럼 휴대폰을 사용할까? = 현재 북한에서 개인용 전화 보급률은 10%정도에 불과하다.주로 공중전화를 이용한다.공중전화는 평양이나 청진 등 대도시 지역에는 시내 주요거리와 백화점·호텔 등에 설치되어 있고,시·군 지역에는 우리의 우체국에 해당하는 체신소에 2∼3대씩 가설되어 있다.그래서 북한에서는 아직도 편지로 소식을 전하는 것이 보통이고,급한 일이 생기면 전보를 친다고 한다.
  • “안정환 거취 수일내 담판”에이전트 페루자 방문

    월드컵 스타 안정환(26)이 페루자를 거쳐 잉글랜드 무대로 진출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안정환의 에이전트사인 이플레이어스의 안종복 사장은 30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페루자가 연봉 재협상과 원할 경우 타구단으로 이적시켜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하며 복귀할 것을 요구해 왔다.”며 “3∼4일안에 페루자로 가서 구단주와 담판을 짓겠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페루자가 안정환을 재이적시킬 뜻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해 부산에서 페루자로 이적한 뒤 다시 잉글랜드 등으로 옮기는 과정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협상에는 안종복 사장과 고문변호사가 참가하며 안정환은 국내에서 개인훈련으로 몸만들기를 계속할 예정이다. 한편 안정환은 “페루자에서 뛸 마음은 아직 없다.”고 못박은 뒤 “내가 바라는 팀으로 이적시켜 준다는 조건이 충족돼야만 복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환은 또 “잉글랜드 쪽을 원하지만 대우가 처지더라도 뛸 수 있는 팀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이주일의 아동도서/ 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날

    그림책은 한살부터 100살까지 읽어도 좋은 ‘양서’라고 했다.‘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닐 게이먼 글,데이브 매킨 그림)은 그런 책이다.특히 어른들에겐 착하고 귀엽게 굴어 사랑받지만 고자질 잘하고 귀찮게 하는 얄미운 동생과 함께 컸다거나,아빠가 언제나 신문만 펴들고 놀아주지 않은 경험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주인공 ‘나’는 친구가 들고온 어항의 황금빛 금붕어에 홀딱 반해 그만 아빠를 금붕어와 바꿔버린다.친구는 “불공평해.금붕어는 2개인데 아빠는 하나잖아.”라고 불평했지만,아빠는 금붕어 100개를 합친 것보다 크다며 설득한다.그러나 외출에서 돌아온 엄마는 동생의 고자질로 아빠가 팔려간 사실을 알고 찾아오라고 명령한다.신문만 보는 아빠는 이미 전기기타와,고릴라 가면,하얗고 통통한 토끼로 바뀌어 있었다.‘신문만 보는’ 아빠는 재미없고 쓸모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빠를 돌려받아 돌아오는 길에서도 아빠는 여전히 신문만 보면서 “조용히 좀 해라!”라고 한다.한국 아버지들이 보면 간담이 서늘할 만하다.나는 앞으로아빠를 바꾸지 않겠다고 엄마에게 맹세하지만 “여동생을 놓고선 아무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나 자신에게 속삭인다. 사진과 각종 회화기법을 컴퓨터로 합성한 그래픽이 파격적이다.활자가 작아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에게 좋을 듯.소금창고.7500원. 문소영기자
  • [우리區 청사진] 박장규 용산구청장/한강로 ‘서울의 맨해튼’ 개발

    “복지의 틈새에도 구정의 볕이 스며들도록 하겠습니다.” 재선에 성공한 박장규(朴長圭·67) 용산구청장의 ‘키워드’는 역시 복지다. 그는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2000년 12월 3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법인 ‘용산상희원’을 발족시켰다.이는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 등에 해당되지 않아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노인,소년·소녀가장 등 복지의 사각지대를 지원하는 기틀이 됐다.용산상희원은 출범 1년 4개월만인 지난달 말 현재이들에게 장학금과 생활필수품 등으로 6억원 상당을 기여했다. “유지들에게 자선하라고 으르고 달랬다.”는 그는 “사회복지는 국가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상희원은 일과성 불우이웃돕기가 아닌 ‘더불어 사는’ 복지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취업과 직업훈련 등 실질적인 복지와 삶의 질 향상에도 역점을 두고있다.효창 및 갈월 종합사회복지관,노인복지회관 등과 함께 청파사회복지관을 오는 9월 개관한다.저소득 주민이 자립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박 구청장은 21세기 서울의 중심으로 용틀임하고 있는 용산의 장밋빛 청사진도 내보였다. 그는 “용산의 금싸라기 땅 30% 가량이 국가 소유”라면서 “이젠 국가가 용산 주민에게 보상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11월 말 환수되는 미군 공여지 아리랑택시 터에는 컨벤션센터를 유치할 계획입니다.” 또 2005년 반환 예정인 한강로1가 ‘USO’터에는 구청사와 구의회,경찰서,소방서 등이 들어서는 ‘종합행정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구청사 이전비용 마련을 위해 현재의 구청사 터에 구가 직접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박 구청장은 서울 시청사의 조기 이전도 강조했다. 그는 “시청사 조기 착공을 위해 용산기지 녹사평역 주위 5만평만이라도 속히 반환돼야 한다.”며 이명박 시장과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서울역에서 한강대교에 이르는 한강로 4㎞ 양쪽을 ‘서울의 맨해튼’으로 개발하는 것이다.상업·금융·문화의 중심지로 키운다는 전략이다.이 곳 100만평에 대한 용산지구단위계획도 지난해 이미 마무리됐다.최첨단 업무시설과 외국인전용 주거시설 등 20여동이 들어서는 등 서울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곳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박 구청장은 “서울역에서 한강대교간 100만평과 고속철도 중앙역(용산역)이 용산 전자상가,이태원 관광특구와 연계되면 용산은 특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
  • 함정임 소설집 ‘버스, 지나가다’ - 단절·고립속에 놓인 현대인들의 꿈…

    ‘현대인의 단절과 고립은 피할 수 없는 것인가.’‘인간은 어쩔 수 없이 고독한 존재이며 모든 인간의 회귀처는 고독한 자신이다.’ 이런 주제에 천착해온 작가 함정임(38)씨의 다섯번째 소설집 ‘버스,지나가다’(민음사)가 출간됐다. ‘버스,…’는 때론 운명이라는 것이 무의미할 뿐 아니라 우연히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말한 ‘사랑인가’를 비롯,운명을 가진 모든 존재의 수동성을 얘기한 ‘사랑처럼’등 지난 2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11편을 엮은 책.함씨는 소설집에서 단절과 고립 속에 놓인 현대인들의 꿈을 농익은 상징과 은유,그리고 그만의 조용하고 잠잠한 목소리로 풀어나간다. 작품집을 읽다 보면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존재의 수동성’이라는 특성을 드러내 보인다.이런 특성은 “소통하려는 의지를 북돋지 않으면서,소통되는 것들에 가만 기울어지면서,한 시절을 살았다.”는 그의 고백과도 일맥상통해 보인다.실제로 그는 지난 97년 남편이자 작가인 김소진씨를 34세의 나이로 여의고 그동안 ‘헛걸음 혹은 허공에 흩날리는 벚꽃같은 삶’을살아왔다. 이런 개인 이력의 반영일까.그가 그린 작중인물들은 사랑의 상실이나 죽음의 상흔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운명과 조우하는 구도를 거친다. 표제작인 ‘버스,지나가다’는 아버지와 첫 남자를 잃은 우체국 직원 송연의 외로운 일상을 고적하고 잔잔하게 그린다. 우체국 직원 송연은 두차례 운명의 굴곡을 거친다.목수의 딸로 태어나 어머니없이 자란 그녀는 일곱살때 새엄마를 만나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던 날 원조교제로 만난 중년 은행원과 관계를 갖는다.이 남자마저 세상을 뜬 뒤 그녀에게는 10년 동안 남자가 없다.이런 그는 어느날 버스처럼 지나가는 한 남자를 알게 된다.그녀가 근무하는 우체국에 몽골로 보내는 편지를 가져오는 그를 통해 일상 속에서 불현듯 몽골 초원의 환영을 떠올리는 그녀.작가의 이런 유목민적 상상은 단절과 고립을 소통에의 희망으로 바꾸는 계기가 된다. 함씨는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지난 90년 ‘광장으로 가는 길’로 문 단에 올랐다.최근에는 요절한 남편과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장편 ‘동행’과 ‘행복’등을 발표했으며 번역서 ‘불멸의 화가 아르테미시아’를 내는 등 점차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동식씨는 “나는 우리 소설사에서 운명을 초월이나 구원으로 환원시키지 않고 운명과 일상의 변증법을 이처럼 잔혹한 지점까지 추구한 작품을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심재억기자
  • ‘라이터를 켜라’ 작가 박정우/ “” 개××라고 욕하는 보통사람 대변””

    “지금까지 제 영화에 나온 덜 떨어진 주인공들을 모두 합한 인간이 바로 저입니다.” ‘주유소 습격사건’‘선물’‘신라의 달밤’등 연이은 흥행 성공으로 억대 시나리오 작가가 된 박정우(32) 본인 말대로 그는 조금은 어눌하지만,할말은 다하는 사람이다. 그가 쓴 영화의 주인공은 어딘지 한구석이 비어 있는 인물.그는 “운동·음악을 잘해도 국영수를 못하면 모자란 애 취급을 받는 게 청소년의 현실”이라면서 “재능을 100% 발휘 못하는 제도에 대한 불만이 인물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이번 ‘라이터를 켜라’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포복절도할 웃음을 만들어낼까.“거기 있어서는 안될 사람을 그 장소에 있게 하거나,만나서는 안될 사람을 만나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집어 넣으면 되죠.” ‘라이터’를 잃어버린 권리로,‘기차’를 사회의 축소판으로 보는 해석에 대해서는 “그렇게 복잡하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쓰지는 않는다.”면서 “신문을 보며 ‘이런 개××들’이라고 욕하는 평범한 사람의 정서를 대변했을뿐”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권력의 희화화가 두드러진다고 지적하자 “수면밑에 정치·사회적인 것을 깔아주지 않으면 지나치게 가볍게 되기 때문에 코미디가 어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그의 주특기는 마지막에 우연히 얽힌 인물들이 한데 모여 패싸움을 벌이는 것.하지만 이번 영화만큼은 당사자들끼리 해결을 보고,폭력의 수위도 좀 낮아졌다.“봉구를 더 만신창이로 만들려고 했는데 감독이 반대했죠.결과적으로 인간적인 면이 더 부각돼 좋았습니다.” 폭력을 주로 묘사하는 이유를 묻자 “제가 교회도 매주 나가는 모범생이거든요.저도 모르게 거친 삶을 동경했나 봐요.”라며 웃는다. 시나리오 한편으로 그가 버는 수입은 얼마나 될까.‘신라의 달밤’으로 약3억6000만원을 받았고,이번 영화도 그 정도 관객(전국 422만)이 들면 4억원을 넘게 받을 예정이다. 지난 5월 ‘필름 매니아’라는 영화사를 설립한 그는 현재 감독 데뷔를 준비중이다.첫 메가폰을 잡게 될 영화는 액션·판타지·멜로·느와르를 섞은 B급영화.내년 상반기쯤 개봉할,그가 ‘연출한’영화가 그가 ‘쓴’영화보다더 재미있을지 궁금하다. 김소연기자 purple@ ■'라이터를 켜라'는 어떤 영화인가 어리버리한 주인공이 라이터를 찾느라 벌이는 모험극 ‘라이터를 켜라’(17일 개봉).유치해 보이는 소재이지만,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캐릭터가 얼기설기 엮이며 실타래를 팽팽히 조이는 재미있고도 긴박감 넘치는 영화다. 나이 서른에 부모 호주머니에서 돈이나 슬쩍하는 백수 봉구(김승우).예비군훈련을 마치고 남은 300원으로 라이터를 산다.우연히 택시를 얻어 타는 바람에 목적지도 아닌 서울역에 내린 그는 화장실에 라이터를 두고 나온다.한편 라이터는,국회의원 용갑(박영규)의 일을 해주고도 돈을 떼어먹힌 조폭 두목 철곤(차승원)의 손에 들어가고,봉구는 철곤을 따라 기차를 타는데…. 기차 안 풍경은 가관이다.감독이 ‘언론’을 엄두에 뒀다는,불만을 쉴 새 없이 떠벌리지만 실천은 안하는 성진,“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죠.”라며 방관만 하는 해진,“혹독한 고문에도 끄덕없었다.”며 인질의 생사에도 ‘끄덕않는’국회의원.다양한 인간 군상이 위기에 닥쳐 저마다의 본질을 드러낸다.반면 세상 잣대로 ‘어리버리한’인간은 영웅이 된다. 특히 “내 돈 내놔.”와 ”내 라이터 내놔.”가 반복적으로 변주되며 만들어 내는 웃음은 배꼽을 뺄 정도.김승우의 바보연기도 제법이다. 지난 3월 울산역에서 촬영 도중 단역배우가 사망하는 불운은 겪기도 한 영화다.장항준 감독 데뷔작.
  • 중립내각 ‘말바꾸기’난타전/한나라.민주 서로 비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5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중립내각 각료 추천 제의와 한나라당측의 거부를 놓고 서로 상대방 대통령후보가 정략적으로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을 주고받았다. ◇한나라당의 공세= 노무현 후보는 지난달 7일 충북 보은 법주사에서 열린 '금동미륵 회향 대법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내 일각의 거국중립 내각 주장에 대해 “”그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으며, 나와 상의하지도 않은 사안””이라며 “”그렇게 되기도 어렵거니와 큰 효험이 있겠느냐는 게 나의 입장””이라고 말했었다. 노 후보는 또 같은달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민주당 체제에는 도움도 안되면서 의심만 받고 시비만 걸리는 내각이기 때문에 중립내각을 하든, 무슨 내각을 하든 관심없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노 후보는 20여일전 중립내각은 효험이 없다고 말해놓고 이제와서 입장을 바궜다.””며 “”노 후보의 주장은 자신들에게 씌워진 부정부패 책임을 털어내려는 속셈에서 나온 진실성이 결여된 정치적 수사””라고비난했다. 남 대변인은 그러면서 “”어느 자리를 어느 당이 추천하는 나눠먹기식이 아닌 성격의 중립내각은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여론을 수렴해 반드시 구성해야 한다.””며 중립내각 구성을 청와대에 촉구했다. ◇민주당의 공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2000년 12월5일 문화일보와의 회견에서 연말 당정 개편 전망과 관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할 경우 한나라당에서 (당외인사로) 각료를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당시 한나라당 총재이던 이 후보는 다만 “”현재의 국정운용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야당이 장관자리 몇개 받고 거국내각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대통령제에 맞지 않는다.””며 당내인사 추천 의사는 없음을 밝혔다.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과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중립내각 반대 입장 가운데 어느 것이 한나라당 태도냐.””며 “”이 후보는 2000년 12월의 생각을 바꿨는지,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한화갑(韓和甲)대표도 “”이 후보는 중립내각 각료추천 용의를 표명한 바 있지만 노 후보가 이를 수용하자 말을 바꿨다.””고 비난했다. 김상연기자
  • 과거사례/중립내각 92·97년 두차례 구성

    우리 헌정사에서 중립내각은 지난 92년과 97년 두차례 등장했다.모두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점의 일로,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 두 전 대통령의 임기말 때 이뤄졌다. 과거 중립내각들도 지금처럼 정권이 어려운 처지였을 때 구성됐다.다만 배경이나 내용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첫 중립내각은 92년 노태우 대통령이 민자당을 탈당하면서 이뤄졌다.당시 명예총재로 있던 노 대통령은 14대 대선을 석달 앞둔 그해 9월18일 김영삼(金泳三) 대선 후보와 단독 회동한 뒤 명예총재직과 당적을 모두 포기한다고 선언했다.이와 함께 중립내각 구성을 약속했고,이에 따라 10월초 정원식(鄭元植) 총리가 사임하고 현승종(玄勝鍾) 총리체제가 출범했다. 당시 중립내각 출범은 앞서 4월 실시된 14대 국회의원 총선과 연관돼 있다.김대중(金大中) 총재가 이끌던 민주당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강도높은 대여투쟁을 벌였고,민심이반이 가속화하자 김영삼 대선후보가 노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형식으로 중립내각을 출범시킨 것이다.훗날 노 대통령의 탈당은 김대중 총재당선에 대비,‘사후보장’을 받으려는 목적이 컸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현승종 내각은 12월 관내 기관장들이 모여 여당후보 당선을 위한 노력을 다짐한 부산 복국집사건이 터지면서 중립성에 타격을 입었다. 97년 중립내각은 그해 11월7일 신한국당 총재이던 김영삼 대통령의 탈당으로 이뤄졌다.고건(高建) 총리 내각이 김 대통령 탈당과 함께 중립내각이 된 것이다.당시 그의 탈당 역시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 대신 국민신당 이인제후보를 밀려는 의도’‘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로부터 사후보장을 받기 위한것’등등의 해석을 낳았다. 앞서 두차례의 중립내각 출범 당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야당 대선후보로서 ‘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했었다.총재직 사퇴와 민주당 탈당에 이어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선후보로부터까지 중립내각 구성을 요구받고 있는 그의 뒤바뀐 처지는 한국 현대정치사의 또 다른 질곡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진경호기자 jade@
  • 한국은행 임직원 연봉 “짜다 짜”

    ‘다른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임직원의 월급봉투가 부럽네’ ‘은행중의 은행’인 한국은행 임직원의 연봉은 시중은행은 커녕 국책은행과 비교해 바닥이다.박승(朴昇) 한은 총재의 연봉은 1억 9500만원.한미은행 임원의 평균연봉 3억 6500만원에 비하면 절반 정도인데다 서울은행 임원의 평균연봉(1억 93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명색이 중앙은행 총재이지만 다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정건용(鄭健溶) 총재(3억 2000만원),수출입은행 이영회(李永檜) 행장(3억 1000만원)의 월급봉투보다 훨씬 얇다.총재뿐 아니라 한은 부총재의 연봉도 1억 8000만원으로 산은 부총재(2억 2000만원),수출입은행 부행장(2억원)에 못미친다.금융통화위원들의 연봉은 1억 8600만원.일부 위원들의 연봉은 위원으로 오기전에 받던 연봉보다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은 직원들의 연봉도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가장 낮다.입사 20년된 한은 팀장급의 연봉 5500만원은 같은 기간동안 근무한 시중은행 부장급의 5000만∼9000만원에 비하면 바닥권에 근접한다. 한은의 봉급은 상당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를 고비로 격차가 커졌다.국책·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월급과 판공비를 모두 연봉에 포함시키면서 대폭 올렸지만 전철환(全哲煥) 전 총재가 세간의 비난을 의식해 인상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굄돌] 축구공 단상

    세상 모든 것들은 알맹이와 껍데기 또는 알맹이와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사는 집도 지붕과 벽 등의 껍데기 안에 사람이나 가구들이 있고,그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박치기의 일인자 김일 선수와 늘 맞선 레슬러로 일본의 안토니오 이노키 선수가 있었다.흔히들 프로레슬링은 짜인 각본대로 하는 것이라 그것을 아는 사람들은 재미있게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노키 선수가 상대 선수의 머리를 주먹으로 쳐서 피가 나게 하더니 사과 하나를 집어 들어 한손으로 쥐어짜서 물을 만들어버렸다.두 손으로 쪼개기도 힘든데 한 손으로 으깨어 버린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과시해 보이고,이런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힘을 다해 하는 경기가 어찌 각본에 의한 것이냐를 말한 것이리라. 그 때 내 머릿속에,사과를 으깬 것은 사과가 알갱이로만 꽉 차 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이치가 들어왔다.알갱이로 꽉 차지 않았다면 껍데기만 있고 속이 빈 것이냐고 묻는 이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그 물질을 잘게 쪼개어 들어가면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최소 단위인 원소가 된다.이 원소가 우리가 아는 수소 산소 헬륨 베릴륨 알루미늄 같은 존재이다. 이 원소들도 더 쪼개어 들어가면 원자가 되고 원자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원자핵·전자들이 거대한 공간 속에 작은 점처럼 있다.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단단하고 보여 속이 꽉 차 있을 것으로 보이는 물체도 자세히 파고들어가면 커다란 공간 속에 아주 작은 알갱이가 있는 것이므로 사과가 알갱이로만 차 있지 않다는 것이다.세상 모든 존재의 99.9% 이상이 공간임을 이해하는 것이,그래서 고정불변의 실체가 없다는 것이 공사상(空思想)의 내용이다. 이 공간을 이해하면 우리가 고집해 지키려다 싸우기까지 하는 지역·정당·단체·종교 더 나아가 나라의 의미도 새롭게 다가온다.60억 인류가 다른 존재들과 더불어 사는 이 지구도 알고 보면 거대한 공간에 축구공 크기도 못되는 알갱이일 뿐이라고 한다.그 안에서 나니,너니,우리니 하면서 다투는 것이다. 빈 것을 들여다볼 줄 아는 이라면 속 넓게 생각해서 상대가 설사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과 행동을 할지라도 너그럽게 받아들인다.빈 것으로 가득 차 있는 월드컵 축구공을 바라보면서 온 인류가 하나되는 기쁨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법현 불교종단협의회 사무국장·스님
  • 경북도청공무원 2명 시인됐다

    경북도청 공무원 조무제(趙武濟·49·농정과 5급)씨와 금혜숙(琴惠淑·40·여·기능직)씨 등 2명이 동시에 등단해 화제다. 이들은 계간 종합문예지 ‘문학예술’ 창간호에 제1회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조씨는 ‘가을에 그린 그림’과 ‘어느 날의 귀로’를,금혜숙씨는 ‘존재이유’와‘겨울밤’등의 작품을 출품했다. 경북도 공무원 문학회회원인 이들은 91년부터 작품활동을 해 왔다.지금까지 자연속에서 자연을 사랑하고 삶의 애정을 느끼는 서정적인 시를 수백점 썼다.그러나 작품 응모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시인은 앞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시집을 발간하는 꿈을 안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씨는 “시를 쓰면서 경직된 공직생활의 긴장을 풀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면서 “시를 통해 직장 분위기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경북 공무원문학회는 지난 87년 결성돼 현재 6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동안 21명이 등단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씨줄날줄] 종로서적 실패학

    100여년에 가까운 역사로 국내 최고(最古)서점을 자랑하던 종로서적이 부도를 내고 문을 닫은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종로서적은 1980년대 이후부터는 다소 명성이 퇴색하기는 했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명소중의 명소였다.도심에서 약속할때면 으레 “종로서적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현재 광주 광역시 우체국 앞 네거리가 ‘우다방’이라고 불리며 만남의 장소로 성업 중이듯이 말이다. 종로서적이 침몰하자 서점업계는 “몇차례 부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하며 아쉬워하고 있다.서점업계의 진단을 보면 종로서적은 변화의 기회를 1980년대에 한번 맞았다.이웃에 교보 영풍,을지 등 신개념의 대형서점이 들어섰을 때였다.이들 신형서점에 맞춰 덩달아 서점의 형태를 바꿨어야했다는 것이다.종로서적은 이들 신흥 대형서점이 고객 편의 제공을 위해 주차장이나 휴식공간 등을 마련할 때 이를 외면했다.두번째는 동화 등 이웃서점이 서울 강남지역으로 이전하자 “우리가 누군데”하며 고집을 부리던 때라고 한다.당시 현재의 터를 팔고 이사갔으면 종로서적은 여전히 살아남아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그 다음은 IMF 외환위기 시기.보문당,송인 등 대형 도매상들이 자금부족으로 줄줄이 부도사태를 빚어,출판 및 서점업계 모두가 일대 혼란에 빠졌을 때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내부역량을 비축했어야 했다는 분석이다.‘위기 속의 기회’를 모두 놓쳤음에도 종로서적에는 한번의 기회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지난 2∼3년 사이라는 것이다.인터넷서점의 등장으로 가격경쟁시대가 막 오르고,종로 일대가 금은방거리로 변한 이 때 과감하게 서점을 정리했어야 했다는 것이다.이미 입지조건과 편의시설 등에서 경쟁력을 잃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그러나 종로서적은 내부 갈등으로 시간만 헛되이 보내다 이같은 충격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종로서적의 흥망성쇠는 경영학자들이 실패 사례로 연구할 만한 소재이다.새로 제기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본다.성공보다 오히려 실패가 교훈을 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종로서적의 몰락은 이 시대에하나의 화두를 던진다. ‘스스로 변화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당함으로써 강제퇴출될 것인가.’ 박재범 논설위원
  • 선택 6.13 표밭현장/ 섬만 25개… 옹진군수 후보들 ‘악전고투’

    월드컵축구대회 한국-폴란드전이 벌어진 4일 각 후보들은 대형 전광판 주변 등에서 선거운동을 펴거나 아예 선거운동을 접고 응원에 열을 올렸다. ●선거가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수원시장 후보들이 상대후보 흠집내기 등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 김용서 후보는 이날 개인연설회에서 현직 시장인 무소속 심재덕 후보를 겨냥,“지난해 3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7개월동안 시정을 돌보지 못했으나 시민들에게 공식사과가 없었다.”고 비난. 민주당 유용근 후보도 “심 후보는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따라 당선이 된다 하더라도 다음달 1일부터 취임은 물론 출근조차 못하게 되어있어 시정 공백이 우려된다.”는 내용을 집중 홍보.심 후보는 “시장 재임 당시 ‘클린 시티’를 주창해 왔는데 만약 뇌물을 받았다면 후보로 나올 수 있겠느냐.”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 ●이날 강원도 태백시 태백청년회의소에서 열린 태백시장 후보초청 정책토론회에서 한나라당 홍순일 후보와 민주당 김영규 후보가 태백관광개발공사와 오토레이스장등 지역현안을 놓고열띤 설전. 홍 후보는 태백시의 관광개발공사 설립과 관련,“결국 현금 출자는 관철될 것이며 국비인 석탄가격 안정지원금의 현금출자가 어렵다면 강원랜드 투자이익금 등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 이에 김 후보는 “산업자원부가 이미 현금출자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태백시가 현금이냐 현물이냐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다가 시기를 놓쳤다.”며 “강원랜드처럼 제3섹타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 인천 옹진군수에 출마한 후보들이 관내 전체가 섬으로만 이뤄진 특성때문에 선거운동에 난항.전체 유권자가 1만 4000여명에 불과해 인천 도심의 1개 동보다도 적지만 25개 섬을 순회하려면 선거운동기간 16일이 턱없이 부족.특히 여객선 항로가 7개 면별로 따로 육지와 연결돼 1개 면에서 선거운동을 벌인 뒤에는 인천으로 되돌아왔다가 다시 다른 면의 섬으로 이동해야 하는등 큰 불편. 현 군수인 민주당 조건호 후보는 “한 섬에 들어갔다가 기상악화로 며칠씩 발이 묶이면 선거운동에 치명타를 입게 돼 날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있다.”고 어려움을 하소연. ●충북 제천시 천남동 현재의 시청사와 청전동 옛청사가 이번 제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재이전 논란으로 뜨거운 이슈로 부상. 무소속 김전한 후보는 “청전동 옛 청사로 이전후 현 청사에 대형 종합병원을 유치하면 인구 유입이나 일자리 창출,지역경제 활성화 등이 기대된다.”며 자신이 제일 먼저 주장한 청사 재이전 문제를 다른 후보들이 써 먹고 있다고 주장. 한나라당 엄태영 후보는 “옛 청사나 현 청사에 국립 암센터나 국립재활원,노인전문병원 등 대형 국책병원을 유치하겠으며 이를 이회창 대선 후보의 공약으로 채택되도록 하겠다.”고 역설. 민주당 정운학 후보는 “시민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옛 청사로 재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현 시청사에는 종합병원을 유치해야한다.”고 강조. 경북 경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일제히 5일장이 열리는 곳을 따라 돌며 장터 민심잡기에 총력. 무소속 이원식 후보는 이날 경주 안강읍에서 열린 5일장을 찾아 “평소 노인복지사업에 꾸준히 힘쓴 결과 농촌지역 여론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 한나라당 백상승 후보는 지난달말부터 장날을 순회하며 “한나라당 후보를 찍어 현 정권의 부정부패를 심판하자.”며 한표를 부탁. 미래연합 박헌오 후보 역시 “장터민심이 당락을 가르는 주요 변수”라며 장터 공략에 집중. ●제주지사 후보들은 이날 제주지방개발공사가 생산하는 먹는 샘물 ‘제주 삼다수’의 기업 가치를 놓고 공방. 한나라당 신구범 후보는 “세계적으로도 수질이 좋기로 유명한 제주 삼다수를 프랑스 ‘에비앙’을 능가하는 세계 일류기업으로 육성하겠다.”면서 “삼다수의 기업 가치가 5000억원 정도인데 주식시장에 상장해 지분 49%를 매각,2000억원의 자금을 조성한 뒤 기업 가치를 7000억원의 대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주장. 민주당 우근민 후보는 “신 후보가 제주 삼다수의 기업 가치를 5000억원으로 주장했으나 이는 매출성장률이 과대 추정됐고 매출 원가 대비,제조원가 비율이 비현실적으로 계상되는 등 엄청나게 부풀려 진 것”이라고 지적. ●광역단체장 후보로 출마한 대학교수가 바쁜 선거운동 일정에도 불구,학과 수업을 빠지지 않고 학기 마지막 수업까지 모두 마쳐 화제. 민주노동당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 김석준 부산대 일반사회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 11시 제1사범관 402호에서 일반사회교육학과 학생 60여명을 대상으로 ‘지역 사회학’ 수업을 진행하고 1학기를 종강.그는 앞서 지난주에도 ‘사회조사 방법론’과목의 수업을 마쳐 이번 학기에 자신이 맡은 2개 과목 수업을 모두 소화.김 후보는 “지방선거 후보로 나섰더라도 맡은 바 의무는 다해야 한다.”며 “지방정치는 생활정치라는 사실을 유권자인 청년학생들에게 직접 보여 줄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한마디. 특별취재단
  • 축제속으로/ 제주 해녀축제 - ‘물속의 삶’ 육지서 한마당

    제주 해녀들의 탄생,삶과 죽음,그리고 해녀들이 창조해낸 제주의 해양문화….이 모든 것을 보여줄 제주 해녀축제가 30일부터 6월6일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제주도와 2002 월드컵추진기획단이 한·일 월드컵대회를축하하기 위해 ‘다이내믹 코리아 페스티벌 2002 제주 해녀축제’라는 이름으로 펼칠 이 축제는 ‘바람축제’‘무혼굿’‘거리굿’‘공연’‘거리축제’‘어촌마을 신당(神堂)기행’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30일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에서의 전야제는 ‘바람축제’로 시작된다. 요왕기·선왕기를 단 100여척의 어선이 삼양·도두 포구를 출발,탑동해안으로 달리는 가운데 풍어를 기원하는 영등신맞이 굿판과 걸궁 한마당이 탑동광장에서 질펀하게 펼쳐진다.바람의 신 ‘설문대 할망’전설도 춤과 슬라이드쇼,서사시 낭독,불꽃놀이 등으로 한데 엮어져 맞이굿 형식으로 등장한다. 6월1일 오후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장터에서는 젊은 춤꾼하정민·최지은의 ‘살재비꽃’ 공연에 이어 무형문화재이중춘 심방이 집전하는 ‘무혼굿’이펼쳐진다.바다에서죽은 해녀들의 영혼을 달래고 한을 풀어주기 위한,근래 구경하기 힘든 5시간 동안의 망자(亡者) 천도굿인 이 굿은혼씌움-요왕맞이-시왕맞이 등의 순서로 치러진다. 2일 세화리 해녀항쟁 기념탑 광장과 세화장터에서는 해녀항쟁 거리굿과 지역 해녀가족들 만나보기 행사와 함께 극단 ‘자갈치’의 마당극 ‘봄날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의’가 펼쳐진다. 어촌마을 신당기행은 3일 제주시 다끄내 신당을 시작으로 도두오름 허릿당∼이호동 해신당∼구엄리 염전∼고내리포구∼수원리 영등당∼고산 자구내 해신당 탐방,4일 우도·종달지역 해신당·방사탑·종달잇당·목지당 기행,5일 마라도 애기업개 처녀당 탐방 순으로 이어진다. 우도와 마라도 탐방에서는 무용가 김희숙과 강미리 부산대 교수가 춤공연을 펼치고 문예회관 소극장에서는 배우예술의 극치를 보여줄 김헌근의 모노드라마 ‘호랑이 이야기’가 공연된다. 축제 마지막 날인 6일에는 남제주군 사계마을 해안에서해녀 대축제가 열린다.거리굿과 잠수굿에 이어 해녀 경창대회,해녀 물질대회,해녀 헤엄치기,해녀 줄다리기가 펼쳐지고 가수 한영애와 풍물굿패 ‘살판’의 공연이 흥을 돋우게 된다. 부대행사로는 해산물 먹거리장터,해녀 옛 사진 전시회,해녀용품 전시회 등이 제주시 탑동광장과 세화·사계마을에서 마련된다. (064)755-7372,723-7372.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사설] 원高시대 대비책 서둘러라

    원화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어제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힘입어 오랜만에 하락(환율 상승)세로 돌아서긴 했다.그러나 원화의 강세기조가꺾였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시장에서는 올 연말에 원화의 환율이 달러당 1200원선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있다. 최근의 원화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인가.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다.외환시장의 심리적인 요인보다는 실물경제의 펀더멘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원화의 환율은 지난 4월12일 달러당 1332원을 기록한 이후 한달여만에 1250원대까지 수직 하락했다.그 요인으로는 크게 세가지의변화를 들 수 있다.첫째,국내 경기의 급속한 회복이다.올들어 고용과 산업생산·소비·출하 등의 지표들이 속속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둘째,‘3월 위기설’에 시달리던 일본 경제가 최근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이는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원화값과 엔화값이 동반상승을 지속할 수 있는 요인이다.셋째,미국 경제의 회복 지연이다.이같은변화는 앞으로 상당기간 ‘원고(高)시대’가 지속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환율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그 높낮이를 조정할 수 없다.또원화 강세가 경제에는 반드시 불리하게 작용한다고는 말할수 없다.수출과 국제수지·성장에는 악재이지만 물가안정과국민복지에는 호재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따라서 문제는 정부·기업·소비자 등 각 경제주체들이 어떻게 큰 충격 없이 ‘원고시대’에 적응해 나가느냐에 있다. 원고가 지속될 경우 가장 타격을 입게되는 분야는 수출과성장이다.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통해 우리 제품의 대외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정부는 수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규제완화와 금융·세제 지원책을 강화하고,기업들도 경쟁국 제품보다 우수한 품질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원화값이 오르면 그만큼 수입제품에는 가격하락 요인이 발생하지만 이를 국내판매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온 것이 우리 수입상들의 오랜 관행이다.물가당국과 소비자들은이 악습을 철저히 감시해 ‘원고’를 물가안정 기반을다지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 美대통령 동생 닐 부시 교육벤처기업 설립 위해 한국온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둘째 동생인 닐 부시(47)가국내에 벤처기업 지사를 설립하기 위해 오는 26일 방한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닐 부시는 자신이 미국에서 경영하는 온라인 교육업체 ‘이그나이트!’(Ignite! Inc.)의 아시아 총괄 업무를 담당하는 이그나이트 아시아 홀딩스를 27일 국내에 설립키로 했다. 아시아의 온라인 교육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서다. 이그나이트 아시아 홀딩스는 미국 본사의 온라인 교육을한국 교과과정에 맞게 보급할 예정이다. 한국 등에 외국인 학교를 설립,온·오프라인에서 아시아지역과 미국 학교간 공동교과목 과정도 운영할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유치원생에서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영어교육 학원 4∼5개를 국내에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그나이트는 1999년 닐 부시가 자본금 2000만 달러로 설립한 회사.주력분야는 미국의 전 교과목을 애니메이션,만화,동요 등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학습교재이며 미국 12개주에서 교재로 쓰이고 있다. 국내 지사설립에 맞춰 방한하는 닐 부시는 27일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회사 설립식과 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뒤 29일 출국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방송사 월드컵 중계 한국 “준비중”일본 “논스톱”

    ■한국 어느 방송국이 어디에서 어떤 팀의 경기를 중계할까.월드컵 대회를 불과 보름 앞에 두고 있지만 아직 각 방송사는경기 일정에 대한 홍보조차 하지 않고 있다.개최국답지 않게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는 것은 이런 방송사들의 준비 미비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원장 高進) 주최로 10·11일 열린 ‘2002 월드컵 방송을 위한 한·일 전문가 토론회’에서 선문대 이연 교수는 ‘한일 월드컵 방송보도 및 프로그램 비교’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월드컵 방송의 준비상황이 일본보다 5개월이나 늦다.”고 지적했다. 중계방송 일정의 확정이 미뤄지는 것은 방송 3사가 자유롭게 편성하도록 돼 있어 선뜻 먼저 나서 일정을 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또 공식 스폰서가 우선인 일본에 비해국내는 한국방송공사가 광고를 최종 결정하기 때문에 광고 선정이 늦어진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방송사의 중계가 겹치는 것이 많아 전파낭비와 외화유출이 심하다고 비판했다.KBS는 전체 64 경기 가운데 60 경기를,MBC는 46 경기를,SBS는 47 경기를 생중계한다.나머지 경기는 모두 녹화중계를 할 계획이어서똑같은 경기를 방송 3사에서 모두 내보내게 된다. 월드컵 일정상 매일 오후 3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은 밀릴 수 밖에 없다.드라마나 뉴스는 오후 10시30분 이후에나 방영하고,일일 드라마나 일부 저녁 프로그램은 개점휴업할 가능성이 높다.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편성이다. 토론자로 나선 KBS 임병걸 기자는 “하나의 스포츠 행사로 생각하는 일본에 비해 우리는 거국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방송 3사에서 같은 경기를 중계하는 것은 월드컵에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밖에도 계명대 김관규 교수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활용한 한·일간 방송문화교류 방안’을 발표,정치적인 논리로 일본 문화 개방을 연기하는 것을 비판했다.‘한류’열풍에서도 알 수 있듯이,일본 대중문화의 단계적 개방을 통해 오히려 한국 국민은 자국의 문화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주장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일본 호들갑스러운 한국의 방송에 비해 일본의 월드컵 방송 준비는 차분하고 꼼꼼하게 진행되고 있다.일본의 지상파는총 6개로 국영방송인 NHK와 후지TV,TBS등 5개의 민영방송으로 구성됐다.월드컵 64경기 중 지상파에서 방송하는 경기는 총 40경기.이것도 국영방송인 NHK가 24경기,나머지방송국이 3개 정도씩 나눠 방송하기로 지난 1월 합의했다.일본은 NHK와 민영방송 연합인 JP(Japan Consortium)를 결성해 공동으로 중계권을 구매했으며 추첨을 통해 공정하게 경기를 배정했다.지상파 3개사가 벌떼처럼 달려들어 채널경쟁을 하는 한국과 가장 차별되는 점이다. NHK 측은 “메이저리그의 전 경기 방송을 할때 들어가는돈보다 월드컵 경기의 중계권료가 더 비싸기 때분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같은 경기를 두 채널에서 내보낸다는 것은 전파낭비이며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제한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일본에서는 다른 경기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한국과는 비교도 안되는 다양한 화면이 위성방송을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일본의 위성방송인 스카이퍼펙TV는 자그만치 10개의 채널을 월드컵 축구전문채널로 이용하고 있다.HBS가 표준으로만든 64개의 경기를 실시간 방송할 뿐만 아니라 각도를 달리한 다양한 중계화면이 다른 4개의 채널에서 동시에 나간다.또 나머지 5개 채널에는 월드컵에 관련된 뉴스와 하이라이트 등을 방영해 월드컵 기간 내내 풍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스카이퍼펙TV가 얻는 이익은 막대하다.지난 98년 출범해 지난해까지 200만명정도의 가입자밖에 확보하지 못했던 스카이퍼펙TV는 불과 5개월만에 300만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월드컵 경기때까지 360만의 가입자가 늘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우리나라의 스카이라이프가 월드컵 열풍과 전혀 무관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과도 대조되는 점.월드컵에 맞춰 부랴부랴 개국됐지만 KBS1의 재전송을 통한중계외에는 독자적인 중계계획이 없어 시청자들의 관심을끌지 못했다. 스커이퍼펙TV의 호소다 이쓰이 사장은 “이번 월드컵은 일본 위성방송에 더할 수 없는 호재이며 이를 잘 이용하겠다.”면서 “지난해부터 실시된 쌍방향방송도 월드컵을 통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유엔특별총회 지원 촉구 “”지구촌 아동인권 열악””

    “우리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그러면 모든 사람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됩니다.” 8일 유엔 아동특별총회에 처음으로 어린이 대표 2명이 참석,세계 180개국 대표들을 향해 가난·전쟁·질병·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을 지적했다. 볼리비아의 가브리엘라 아수루디 아리에타(13)와 모나코의 오드리 세이뉘(17)양은 이날 특별총회에서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한 어른들의 구체적 행동을 요구했다.빈곤 다음으로 아동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에이즈 퇴치를 위해서는 감염 예방 노력뿐 아니라 감염 아동과 에이즈 고아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어 ‘빈곤퇴치 위원회’ 설치를 제안,가난에 시달리는 아동에 대한 지원절차를 투명하게 해 실질적인 도움이 미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또한 빈국의 아동 지원을 위해 이들 국가에대한 부국들의 부채탕감 조치 요구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아동 정책 결정에아동의 참여 보장을 요구한 뒤 “아이들은 미래일 뿐 아니라 현재이기도 하다.”며 더많은 관심을 촉구했다. 이번 특별총회는 1990년 처음으로 열렸던 세계 어린이정상회담과 2000년 밀레니엄 총회에서 설정했던 2015년까지 ▲아동빈곤·질병 퇴치 ▲무료·의무교육 실시 ▲에이즈 확산 방지 ▲아동 사망률 감소 등 목표가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자리였다. 10년 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세계 어린이의 3분의 1이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5분의 1은 교육에서소외당하고 있고 4분의 1은 다섯살이 못돼 운명을 달리한다. 원인은 무엇보다 빈곤.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절대빈곤층의 절반이 18세 이하다.경제침체로 지원액이 대폭 줄어 빈곤아동 지원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특히 미국은 국내총생산의 0.1%만을 원조로 내놓는 ‘짠돌이’국가로 정평이 나있다.그나마 9·11테러로 ‘가난=테러’라는 등식이 성립된 이후 지원액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사하라사막 이남 국가 아동들은특히 에이즈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전세계 270만명의감염 아동 중 240만명이 이 지역에 분포돼 있다.에이즈는아동을 병들게 할 뿐 아니라 가정을 파괴시키고 교육 기회를 날려버리는 주범이다.이 지역 1300만명이 에이즈 때문에 고아가 됐다. 전세계 5∼17세 아동의 약 20%인 2억 4600만명이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이 중 절반인 1억 2730만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다고 국제노동기구(ILO)가 8일 밝혔다. 앞서 6일 ILO는 ‘아동 노동없는 미래’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1억 8000만명의 아동이 매춘·건설과 같은 위험한직종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보고서는 태국에서는 아동인신매매가 마약밀수보다 더 각광받는 사업이라며 열악한아동인권 상황을 꼬집었다. 박상숙기자 a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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