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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정래의 세상보기] 인간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이 문제를 놓고 새삼스럽게 마음 무거워진 당신의 우울을 이해합니다.저도 그 새삼스러움에 맞닥뜨려 우울하기 때문입니다. 저 수천년 전부터 인간은 인간을 알고자 했습니다.그러나 그 일은 지난하기 그지없어 결국은 철학이라는 학문체계까지 이루게 되었습니다.그리고 무수한 철학자들이 그 답을 찾아내려고 골몰해 왔습니다.그러나 그 성과는 아주 보잘것없이 미미했습니다.왜냐하면 인간이란 그만큼 복잡미묘하고 애매모호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라크에서 벌어진 포로 학대를 보고 마음 우울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고,인간 존재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회의하지 않은 사람도 없지 않을까 합니다.그러나 인간이란 그렇게 잔인하고 야비한 존재라는 것을 불현듯 확인해야 하고,그럴 때마다 우리는 슬픈 우울에 잠길 수밖에 없습니다.지금이 인간과 문화에 대한 인식이 약했던 중세도 아니고 인권 존중을 인류의 최상의 가치로 공동인식하고 있는 ‘문화의 세기’에 그런 일이 저질러져 우리의 슬픔은 더 깊습니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세계는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며 평화의 세기’라고 합창을 했습니다.당신은 그 아름다운 말을 믿었다고 했습니다.저도 믿었습니다.아니,믿고 싶었습니다.그런데 21세기는 첫발부터 전쟁으로 시작되었습니다.“지옥에 다녀온 기분이다.그 지옥을 우리가 만들었다는 게 문제다” 이라크의 포로 학대 장면을 담은 비공개 사진과 비디오를 본 미국 상·하의원들 중 한 사람이 한 말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지성인인 촘스키 교수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서 그 부당성을 처음부터 냉정하게 비판해 왔습니다.그 부당함에 더하여 미국은 급기야 포로 학대의 지옥까지 만들었습니다.지금 미국을 향해 쏠리고 있는 세계인들의 우울한 눈초리를 세계의 최강국이라는 미국은 의식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21세기가 문화의 세기이고 평화의 세기라고 했던 것은 몽상적 희망사항일 뿐이었습니다.당신이 회의하고 있는 인간의 속성상 그 희망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0세기를 돌이켜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세기를 보내면서 세계의 지식인들은 20세기의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했습니다.전쟁과 학살의 세기.전지구적 공해 유발의 세기.과학 발달의 세기.두 가지는 부정적이고,한 가지는 긍정적인 평가였습니다. 첫번째로 전쟁과 학살을 꼽은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20세기 100년 동안에 지구상에서 전쟁이 없었던 것은 겨우 13일 정도이고,그 줄기찬 전쟁 속에서 인간은 인간을 1억명이나 죽였던 것입니다.돈 1억이 아니라 사람이 1억입니다.그것이 인간입니다.서로서로 자기들의 이익을 위하여,탐욕을 위하여 인간은 거침없고,서슴없고,가차없이 상대방을 죽이는 존재입니다. 20세기와 함께 사회주의권이 몰락해 자본주의는 아무런 견제세력 없이 21세기를 독주하게 되었으니 그 탐욕은 얼마나 커졌겠습니까.그래서 그 시작이 이라크 침공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은 인간을 긍정할 수 없는 것을 괴로워했습니다.그건 당신만의 괴로움이 아니라 인간을 생각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갖는 괴로움이고 외로움일 것입니다.이 세상에 생명 있는 것들은 수없이 많지만,인간처럼 동류끼리 동류를 그렇게 줄기차게 죽여온 일이 없고,더구나 효과적으로 많이 죽이기 위해 머리 싸매고 연구해가며 수많은 무기를 만들어낸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을 긍정하지 않고서야 무슨 의미로 살 수 있겠습니까.또한,인류의 역사 속에는 받들고 우러를 수 있는 참되고 인간다운 인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그런 사람들이 가르치고 실천한 것을 본받아 세상이 바르게 되어 가기를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당신의 우울 앞에서 더 이상 다른 말을 할 수 없는 것이 저의 우울이 됩니다. 작가·동국대 석좌교수
  • [조정래의 세상보기] 인간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이 문제를 놓고 새삼스럽게 마음 무거워진 당신의 우울을 이해합니다.저도 그 새삼스러움에 맞닥뜨려 우울하기 때문입니다. 저 수천년 전부터 인간은 인간을 알고자 했습니다.그러나 그 일은 지난하기 그지없어 결국은 철학이라는 학문체계까지 이루게 되었습니다.그리고 무수한 철학자들이 그 답을 찾아내려고 골몰해 왔습니다.그러나 그 성과는 아주 보잘것없이 미미했습니다.왜냐하면 인간이란 그만큼 복잡미묘하고 애매모호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라크에서 벌어진 포로 학대를 보고 마음 우울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고,인간 존재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회의하지 않은 사람도 없지 않을까 합니다.그러나 인간이란 그렇게 잔인하고 야비한 존재라는 것을 불현듯 확인해야 하고,그럴 때마다 우리는 슬픈 우울에 잠길 수밖에 없습니다.지금이 인간과 문화에 대한 인식이 약했던 중세도 아니고 인권 존중을 인류의 최상의 가치로 공동인식하고 있는 ‘문화의 세기’에 그런 일이 저질러져 우리의 슬픔은 더 깊습니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세계는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며 평화의 세기’라고 합창을 했습니다.당신은 그 아름다운 말을 믿었다고 했습니다.저도 믿었습니다.아니,믿고 싶었습니다.그런데 21세기는 첫발부터 전쟁으로 시작되었습니다.“지옥에 다녀온 기분이다.그 지옥을 우리가 만들었다는 게 문제다” 이라크의 포로 학대 장면을 담은 비공개 사진과 비디오를 본 미국 상·하의원들 중 한 사람이 한 말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지성인인 촘스키 교수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서 그 부당성을 처음부터 냉정하게 비판해 왔습니다.그 부당함에 더하여 미국은 급기야 포로 학대의 지옥까지 만들었습니다.지금 미국을 향해 쏠리고 있는 세계인들의 우울한 눈초리를 세계의 최강국이라는 미국은 의식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21세기가 문화의 세기이고 평화의 세기라고 했던 것은 몽상적 희망사항일 뿐이었습니다.당신이 회의하고 있는 인간의 속성상 그 희망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0세기를 돌이켜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세기를 보내면서 세계의 지식인들은 20세기의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했습니다.전쟁과 학살의 세기.전지구적 공해 유발의 세기.과학 발달의 세기.두 가지는 부정적이고,한 가지는 긍정적인 평가였습니다. 첫번째로 전쟁과 학살을 꼽은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20세기 100년 동안에 지구상에서 전쟁이 없었던 것은 겨우 13일 정도이고,그 줄기찬 전쟁 속에서 인간은 인간을 1억명이나 죽였던 것입니다.돈 1억이 아니라 사람이 1억입니다.그것이 인간입니다.서로서로 자기들의 이익을 위하여,탐욕을 위하여 인간은 거침없고,서슴없고,가차없이 상대방을 죽이는 존재입니다. 20세기와 함께 사회주의권이 몰락해 자본주의는 아무런 견제세력 없이 21세기를 독주하게 되었으니 그 탐욕은 얼마나 커졌겠습니까.그래서 그 시작이 이라크 침공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은 인간을 긍정할 수 없는 것을 괴로워했습니다.그건 당신만의 괴로움이 아니라 인간을 생각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갖는 괴로움이고 외로움일 것입니다.이 세상에 생명 있는 것들은 수없이 많지만,인간처럼 동류끼리 동류를 그렇게 줄기차게 죽여온 일이 없고,더구나 효과적으로 많이 죽이기 위해 머리 싸매고 연구해가며 수많은 무기를 만들어낸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을 긍정하지 않고서야 무슨 의미로 살 수 있겠습니까.또한,인류의 역사 속에는 받들고 우러를 수 있는 참되고 인간다운 인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그런 사람들이 가르치고 실천한 것을 본받아 세상이 바르게 되어 가기를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당신의 우울 앞에서 더 이상 다른 말을 할 수 없는 것이 저의 우울이 됩니다. 작가·동국대 석좌교수˝
  • [열린세상] 한·미관계 재정립 기회로 삼자/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주한미군 1개 여단의 이라크 차출을 계기로 주한미군 감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주한미군 감축은 사실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이미 충분히 예견돼온 것이다.미국은 세계전략 변화와 군사혁신 차원에서 해외주둔군 재배치계획(GPR) 일환으로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감축을 추진해 왔다.현재 3만 7000여명의 주한미군을 3분의1 이상 감축하고 신속대응군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이라크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이같은 주한미군 감축계획이 약간 앞당겨졌을 뿐이다. 당초 미국은 현재 한·미간에 진행중인 주한미군 재배치협상과 용산기지 이전협상을 마무리지어 이전비용 등 한국으로부터 받아낼 것을 다 받아내고 나서,주한미군 감축을 공식화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라크 상황은 미국에 그 같은 몇 달의 여유도 주지 못할 만큼 다급하게 돌아갔다. 주한미군 감축이 기정사실화되면서,일각에서 안보공백을 우려하기도 한다.그러나 한국은 그동안 꾸준한 군사력증강을 통해 이미 독자적인 대북전쟁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국내외 안보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심지어 럼즈펠드조차도 작년 3월,“한국의 GDP가 북한의 25∼35배나 되고,전방의 억제력을 스스로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 감축이 이루어졌고 그때마다 안보불안감이 있었으나,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71년에는 최전방에 배치되었던 미7사단 전체를 비롯해 2만명을 감축했다.당시 우리는 소총 한자루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수준이었다.1990년대에는 넌-워너수정안에 따라 상징적인 수준의 병력을 제외한 주한미군의 대폭적인 감축계획이 추진된 바 있다.지금의 안보상황은 당시와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다.엄청난 군사력 증강이 있었고,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그런데 주한미군 일부 병력의 이라크 차출과 이에 따른 주한미군의 감축은 매우 중요한 몇 가지 점을 함축하고 있다.첫째,주한미군이 북한에 대해 전쟁억지력 역할을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주한미군을 다른 군사작전지역으로 이동 투입하는 것은 주한미군의 역할이 더 이상 대북 전쟁억지력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이라크 차출은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 전쟁억지력보다는 미국의 동북아 내지는 세계전략 차원에서의 역할로 변화했음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둘째,이라크 파병의 명분이 사라졌다.파병찬성론자들은 우리가 이라크 파병을 하지 않으면 대신 주한미군이 이라크에 파견될 것이라는 주장을 주요한 파병논리로 삼았다.그러나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과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은 전혀 별개의 문제임이 드러났다.우리가 이라크 추가 파병을 하건 안 하건 상관없이,미국은 주한미군을 이라크에 보낼 계획이기 때문이다.더구나 주한미군 4000명이 이라크에 가게 돼 군사력에 구멍이 생기는 마당에 우리의 정예병력 3000명을 파병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셋째,용산미군기지 이전협상을 비롯해 주한미군 재배치를 위한 협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현재 한·미간의 협상은 3만 7000명의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한다는 전제에서 진행돼 왔다.그런데 주한미군의 상당한 감축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므로,현 협상의 기본 전제가 깨지게 되었다.따라서 주한미군이 감축될 규모와 상황 변화를 고려해 재협상해야 한다.감축될 주한미군의 규모에 맞게 재배치되는 지역의 필요한 토지를 재산정해야 마땅하다.또한 주한미군의 규모 축소와 역할 변화가 분명해졌으므로 용산미군기지 이전비용의 부담문제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우리국민들은 지난 반세기 이상,“주한미군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며,주한미군이 없으면 북한이 당장 쳐들어오고,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이번 주한미군 감축은 역설적으로 이런 고정관념과 관성적 생각에서 깨어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아울러 지금까지의 비정상적인 한·미관계를 정상화하고 재정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사설] 청와대 개편, 또 실험에 그쳐선 안된다

    청와대 조직 및 인사 개편이 너무 잦다.참여정부 출범 후 1년3개월 만에 4번이나 조직의 축소·확대가 반복됐다.16일 개편에서는 비서관이 8명이나 늘었다.빠르게 변하는 정치·사회 상황에 맞춘다는 설명이지만,혼란스럽다.신중한 사전검토가 필요하고,한번 개편하고 사람을 썼으면 장점이 최대한 나타나도록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정무수석 폐지와 시민사회수석 신설,정책실 강화 등이다.우리는 정무수석 폐지가 시대변화에 맞다고 본다.정무수석은 청와대가 정치권을 좌지우지하던 시절의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이다.그렇다고 국회·정당과의 정책협의 채널이 약해져서는 안 된다.청와대는 보완조치로 정책실에 두 명의 수석을 임명하고,비서실장 산하에 정무팀을 두었다.그러나 관료 출신이나 ‘386 비서관’이 하기 힘든 정치적 영역이 있다.‘정무수석 부활론’이 나오지 않으려면 문희상 정치특보 등을 잘 활용해야 한다.정책실의 강화는 내각에 대한 불필요한 통제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 시민사회수석 신설은 기대와 우려를 함께 갖게 한다.시민사회단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이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사회갈등을 체계적으로 조정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다.반면 특정 그룹의 여론에만 신경을 쓰다가 중대결정의 시기를 놓치거나 방향이 이상해질 가능성도 있다.문재인 전 민정수석이 시민사회수석으로 복귀한 것도 주목된다.한쪽으로 힘이 쏠릴 수 있다는 지적을 감안,업무 분장이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수석급 가운데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것은 문제라고 보며,다음 개편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 [어린이날 부모가 읽는 책]

    ●부족함을 모르고 자란 아이는 행복할 수 없다 훨씬 좋아진 환경에도 불구하고 요즘 부모들은 ‘상대적 열등감’에 허덕인다.더욱이 부모의 능력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소라는 소문이 일류대학 입학률로 증명되고 있으니 움츠러들 수밖에. 그러나 일본의 교육학자 다케다 교코의 책은 우리 부모들에게 용기를 준다.아이는 스스로 크는 힘을 갖고 태어난 존재이므로 ‘찰흙빚기’와 같이 아이를 부모 뜻대로 만들 생각은 버리고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봐야 한다,대신 살아줄 수 없는 인생,부족함을 모르고 자란 아이는 만족 또한 모른다는 사실은 새롭지는 않음에도 언제나 새겨야할 말이다. “80년 인생에서 아이 키우기는 20년 프로젝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이 시대 부모들도 눈떠야 할 때다.명진출판 9800원. ●릴리스 콤플렉스 21세기에 맞는 모성애란 무엇일까. 독일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분석가인 한스 요아힘 마츠는 어머니의 역할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남성중심사회에서 자신의 욕구를 억제할 수밖에 없는 여성의 현실을 ‘이브’에 비유하고 이에 대칭되는 여성,즉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여성을 ‘릴리스’에 비유하면서 그 중립적인 해결책을 시도한다. 즉 우리 사회에 만연한 모성애 장애 때문에 개인과 가족,사회전반에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다.또한 현실에선 일하는 엄마가 늘고 있지만 모성만은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또한 문제라고 한다. 릴리스란 아담의 첫번째 부인이자 신화적 인물이다.유대교에서는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아담과 릴리스 즉 남녀를 똑같은 방식,흙으로 형상을 빚고 신의 입김을 불어넣음으로 생명을 줬다 한다.동등하게 만들어진 릴리스는 아담에게 복종하기를 거부했고,결국 에덴동산을 떠났다고 한다. 여성의 본성 중 일부인 릴리스를 인정하지 않는 개인이나 사회는 이로 인해 여러 병적 증후군을 보인다는 저자의 해설은 낯설지만 독일에서 60주이상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도서출판 참솔,9000원. ●현명한 엄마가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를 만든다 ‘똑똑해 보이는 아이가 아니라 진짜 똑똑한 아이로 키워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아이가 스스로 즐기는 공부,스스로 발현하는 학습욕구가 진정한 ‘실력’이 된다고 강조한다.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사범대학장인 데보라 스티펙은 이 책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를 만드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잔소리나 감시를 동원하지 않고 진정으로 배우기 좋아하는 아이,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를 만들려면 아이를 존중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칭찬과 격려▲놀이를 통한 학습▲자신감▲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도록 하라▲내 아이의 능력이 무한하다는 사실을 믿으라▲적절한 보상 등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예들을 들면서 그 방법을 안내한다.아울북,1만원.˝
  • 前부산경찰청장도 동성서 수뢰

    부산지검 특수부는 27일 동성여객 대표 이광태씨와 부산시 버스운송사업조합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지낸 박모(58) 전 치안감을 소환,조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치안감은 지난 2001년 11월부터 2003년 3월까지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지내면서 동성여객 대표와 버스조합측으로부터 1000만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치안감이 부임 축하금과 버스회사 운영 및 법규 위반사항 단속 등과 관련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치안감이 혐의내용을 부인할 경우 현재 항소심 재판을 위해 서울로 이감된 동성여객 대표 이씨를 부산으로 재이감하는 다음 달 3일쯤 대질조사도 벌일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YS “강삼재에 돈 준 적 없다”

    신한국당이 안기부 자금을 유용해 지난 1996년 총선 등에 사용했다는 이른바 ‘안풍(安風)사건’과 관련,김영삼 전 대통령이 “재임중에 돈을 받은 적도,돈을 준 사실도 없다.”고 26일 밝혔다.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이 지난 2월 재판에서 “940억원을 YS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폭로한 이후 김 전 대통령이 이와 관련,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재판부가 김 전 대통령을 2차례나 증인으로 소환했지만 아무런 설명없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는 등 최근까지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김 전 대통령은 담당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노영보)에 지난 21일 우편으로 제출한 ‘증인 불출석 사유서’에서 “본인은 대통령 취임시에 ‘재임 중 일절 돈을 받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고 이를 실천했다.”고 진술했다.이는 안풍 자금이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나 대선잔금이라는 한나라당내 주장을 정면 부인한 것이라 주목된다. 이에 대해 강 의원측 변호인인 장기욱 변호사는 “안기부에서 수백억원이 빠져나가 신한국당에 들어갔는데 당시 총재이자 대통령이었던 YS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집무유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술따라 맛따라-금산 ‘인삼주’

    인삼은 오래전부터 쓰여온 고급 약재다.그래서 인삼주도 인삼 재배와 함께 자연스럽게 빚어마셨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인삼주 하면 소주에 인삼을 통째로 넣어 오랫동안 우려낸 술을 떠올리게 마련이다.하지만 이는 편리함 때문에 익숙해진 방법일 뿐이다.전통적인 인삼주 빚기는 발효를 이용하는 것이다. 16세기 실학자였던 서유구가 지은 ‘임원십육지’ 제5권에 보면 인삼주를 ‘찹쌀,누룩,물,인삼으로 빚은 약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이로 미루어볼 때 이미 16세기 이전부터 우리나라에선 인삼주를 빚어 마셨음을 짐작할 수 있다.다만 인삼은 예나 지금이나 고급 약재이기 때문에,서민층보다는 양반층에서 즐겼을 것으로 보인다. 인삼발효주는 현재 충남 금산군 금성편 파초리에서 김창수(55)씨가 빚고 있다.충남도 무형문화재(19호)로 지정돼 있는 금산인삼주 제조기능 보유자인 그는 사육신중 한 사람인 김문기의 후손.김문기 공이 김씨의 18대조다. 김문기 공은 지금의 금산읍 상옥리 자택에서 처음 인삼주를 빚어,대대로 집안 제사와 결혼 등 잔치에 가양주로 사용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6·25때 집안 족보 등 모든 문건이 소실돼,가양주 내력이 잊혀졌던 것을 김씨가 우연한 기회에 숙모님으로부터 집안의 인삼주 이야기를 듣고 재현에 나서 성공했다고 한다. “‘18세 되던 해 김령 김씨 집안에 시집을 오니 시가에서 인삼주를 빚어 제사와 명절에 쓰고 있었다.’고 숙모님이 말씀하시더군요.이후 1972년 양조장을 사들여 막걸리를 생산하면서 인삼주 재현에 나섰지요.빈약한 문헌을 바탕으로 제조와 시험에 들어갔는데,실패를 거듭하다가 8년만에 제대로된 인삼주를 빚게 되었습니다.” 김씨는 그동안 체계화한 양조법으로 인삼주를 생산해 금산지방의 ‘칠백의총 추향제’,‘금산 인삼제’ 등 각종 행사에 주류를 제공하고 있다.지난 2000년엔 아셈 회의에서 건배주로 사용돼 주목을 끌기도 했다. 발효 인삼주와 소주에 인삼을 넣은 인삼주와의 차이는 무얼까.김씨는 “소주에 인삼을 통째로,또는 썰어서 넣어 우려내면 인삼의 향 및 좋은 성분과 함께 몸에 해로운 불순물이나 섬유질까지도 술에 섞인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조금만 과음하면 숙취 때문에 두통이 오기 마련이라고.하지만 발효 인삼주는 발효 및 여과 과정에서 불순물은 제거되고,섬유질도 걸러져 숙취가 전혀 없다고 한다. 김씨가 술을 담글 때 넣는 인삼은 4,5년근.6년근을 쓰면 더 좋지만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4,5년근도 맛과 향기면에서 6년근과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인삼은 쌀 대비 6.5%의 비율로 쓴다.인삼의 향과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수년간의 노력끝에 얻어낸 김씨만의 ‘황금비율’이다. 인삼주는 고두밥과 누룩가루에 인삼을 넣어 발효시켜 만든다.이때 인삼은 수삼을 톱밥처럼 분쇄해 쓴다.통째로 쓰면 발효가 되기 전에 썩어버리기 때문이다.또 수삼을 써야 향이 가장 좋다고 한다.빚은 술은 실내 온도 20도 정도에서 40일 정도 발효돼야 익는다. 김씨는 이렇게 빚은 13도의 인삼 약주와 함께 43도의 인삼 증류주도 생산한다.약주는 식당 등 업소에,증류주는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에 주로 나간다.대부분의 민속주가 명절 선물용으로 90% 이상 나가는 통에 평상시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반면,금산인삼주는 업소용 비중이 절반을 넘어 계절을 덜 탄다고. “금산인삼주뿐만 아니라 민속주는 명절이 아닌 평상시 즐기는 술이라야 합니다.위스키나 맥주를 찾는 사람중 10분의1이라도 전통 소주나 약주를 찾으면 원이 없겠습니다.” ■ 따라 빚어 보세요 재료:밀누룩,찹쌀,인삼 1.찹쌀 1말로 고두밥을 짓는다.고두밥을 찔 때 바닥에 솔잎을 깔면 술에서 은은한 솔향이 난다. 2.고두밥을 식혀 누룩가루 3되,인삼과 함께 항아리에 넣어 섞은 뒤,물 12ℓ를 부어 잘 젓는다.누룩은 통밀을 빻아 띄운 것을 사용하고 인삼은 4,5년근을 톱밥처럼 분쇄해 쓴다. 3.20도 정도의 실내에서 약 20일간 1차 발효시킨다.이때 항아리는 삼베보자기로 덮어둔다. 4.1차 발효가 끝나면 항아리를 완전히 밀봉해 40일가량 2차 발효시킨다.다 익은 술은 항아리 안쪽으로 골이 지면서 테가 생기는데,이때 술을 떠내거나 보자기 등을 이용해 짜내야 한다.약주 10ℓ 정도가 생산된다. 5.증류 인삼주를 만들려면 증류기를 이용해 약주를 증류하면 된다.증류 초기엔 60도 이상의 술이 나오다가 마지막엔 19도 정도의 소주가 나오는데,이를 적당히 섞어 40도 정도로 맞춘다. 글 금산 임창용기자 sdragon@˝
  • 한국, 신흥시장국 지수 ‘졸업’

    국제투자은행인 JP모건이 이달 말부터 신흥시장국 지수에서 한국을 제외키로 해 우리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펀더멘털(기초체력)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는 호재이나 28억달러(3조여원)로 추산되는 한국물 추가매도 물량은 부담스럽다. 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JP모건은 지난달 30일 “4월말부터 한국을 신흥시장국 지수(EMBIG,EMBIGD)에서 제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세계은행이 2년 연속 한국을 고소득국가로 분류해 더 이상 신흥시장국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이로써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EMBI+’ 지수에서 제외된 이래 신흥시장국 3대지수에서 완전히 졸업하게 됐다. 재경부 최종구(崔鍾球) 국제금융과장은 “지난해 말부터 어느 정도 예견돼 왔던 일이긴 하지만 탄핵사태 등 돌발변수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우수함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지수 제외로 인한 한국물(채권+주식) 집중매도 우려와 관련해서는 “투자자들이 이에 대비해 한국물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왔기 때문에 추가적인 매도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JP모건은 추가매도 물량을 28억달러(3조여원) 안팎으로 추산했다. 최 과장은 “규모로만 따지면 적다고 할 수 없는 물량이지만,(다른 투자은행이 관리하는)선진국지수의 진입에 따른 기대감 등으로 한국물을 새로 사들이는 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은 상쇄효과를 감안하면 지수 제외로 인한 매도물량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22일쯤부터 시작되는 대규모 국가IR(설명회)때 신흥시장국지수 졸업 등 개선된 펀더멘털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안미현기자 hyun@˝
  • 무너지는 교원임용 가산점제

    교원 임용시험의 지역·복수전공 가산점 제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헌재는 “개별적인 사건에 대한 판단인 만큼 확대 해석하지 말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가산점제의 대폭 축소나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 의견이다.사범계대생들은 “사범계대를 왜 만들었느냐.”며 지난 3일 서울에서 예비교사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가산점 폐지·축소가 대세 군 제대자에게 주어지던 5%의 군필 가산점은 지난 99년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폐지됐다.지난 2002년 교원 임용시험 가산점 반영비율 역시 15%에서 10%로 축소됐다.형평성 문제 때문에 반영비율을 줄였지만 헌재는 아예 “법률적 근거가 없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임용시험이 11,12월로 예정된 만큼 외부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이른시일 안에 대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그러나 교육부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은 그다지 넓어 보이지 않는다.김영일·김효종·송인준 재판관 등 3명의 재판관이 보충 의견으로 “법률적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실체적으로 봐도 위헌”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실체적으로도 위헌이라는 것은 사범계대 출신이 비사범계대 출신보다 교직에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의미다.그럼에도 사범계대를 육성한다는 이유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못박았다.사실상 교원 임용시험의 가산점제 자체를 부정한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재학생과 지방학교 보호책은? 현재 사범계대 재학생은 5만 4000명이 넘는다.통상 사범계대 졸업 뒤에도 임용시험 합격에 2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가산점 혜택을 바라는 예비 교원 임용시험 응시자는 8만명 안팎이라는 추산이 나온다.가산점이 축소·폐지되면 이들은 ‘기대이익’을 빼앗기게 된다.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우리가 왜 사범계대를 택했는지 모르겠다.”는 사범계대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범계대로 편입하거나 복수전공을 신청한 학생들도 사범계대생들 못지않게 황당해하고 있다.시간과 돈을 더 들여서라도 공부하려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올해 한양대 사범대에 편입한 강모(25)씨는 “차라리 20학점만 이수하면 되는 교직이수제를 신청하는 게 나았다는 후회가 든다.”고 말했다.일부 사범계대 복수전공신청자와 편입생들은 학교에서 복수전공과 편입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이 때문에 가산점을 축소·폐지하더라도 경과규정을 두어 이들만큼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하지만 교육부는 실체적으로도 위헌이라는 헌재의 태도로 볼 때 경과규정을 만들어야 할지,만든다면 어느 수준까지 할 수 있을지를 두고 곤혹스러운 표정이다.이와 함께 가산점제 폐지로 지방학교 교원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수도권지역 교원 임용시험에 응시자들이 대거 몰릴 게 뻔해서다.이럴 경우 우수교사들은 서울·경기지역에 집중돼 지방은 교사 ‘숫자’뿐 아니라 ‘질’도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사범계대의 정체성을 찾겠다” 사범계대생들은 ‘사범계대 출신이 비사범계대 출신보다 낫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는 헌재의 논리에 허탈해 하고 있다. 경북대 김모(22·여)씨는 “사범대생들은 ‘교과교육론’이라는 과목에서 교과서를 분석하는 등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연구한다.”면서 “그럼에도 사범계대가 뭐가 나으냐고 한다면 차라리 사범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부산대 사범대 최모(22)씨는 “교사에 대해 별별 의무감을 다 부과하는 이 사회가 교사 양성을 위해 특별히 만든 사범대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하기보다는 ‘사범대라고 뭐 특별한 게 있느냐.’라고 되묻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사범대 관계자는 “가산점제가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규정된데다 교육감의 재량사항이어서 예전부터 논란이 있어왔다.”면서 “학생들은 위헌 그 자체보다 자신들의 전문성과 정체성까지 모두 부정당해서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역설적이지만 사범계대생들 사이에서는 “위헌 결정이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이번 기회에 삐뚤어진 사범계대의 위상을 똑바로 세워보자는 주장이다.‘교직이수위헌모임’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이끌고 있는 박숙희(25·여)씨는 “교육부는 가산점이라는 당근만 던져준 채 사범계대 육성을 외면했고 사범계대생들 역시 이를 암묵적으로 받아들였던 것이 그동안의 현실”이라면서 “이제는 사범계대의 존재이유에 걸맞은 육성방안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범계대생들은 부족한 교원을 충원하기 위해 임시적으로 도입됐던 교직이수제를 폐지하고,교육대학원을 설립 취지에 맞게 교사들의 재교육기관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나아가 사범계대를 의과대처럼 전문화하는 방안도 요구하고 있다. 김재천·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배틀 크라이 1, 2/이영실 지음

    베트남전에 해병 중위 청룡부대 소대장으로 참전했던 영화감독 이영실이 쓴 ‘배틀 크라이’ (이영실 지음, 글방우리 펴냄)는 생사의 길목을 오가며 목격했던 죽음과 좌절,전쟁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체험소설이다. 작가는 지난 30여년간 몇 번이나 펜을 들었다가 놓았다고 한다.최근 우리나라 군대의 이라크 파병을 놓고 찬반이 크게 엇갈리듯이 전쟁과 인류애,국익과 개인의 충돌이라는 문제를 놓고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해병 대위로 예편한 뒤 극영화 ‘반노’로 감독에 데뷔한 작가가 그동안 자기 체험을 작품화하지 못한 것만으로도 번민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산고의 결론은 무엇일까.휴머니즘이다.전쟁이라는 거대한 메커니즘 속에서 일개 병사는 한낱 모래알 같은 존재이고 이슬처럼 사라진다.또 그들 스스로는 살신성인의 군인정신,조국애와 명예 때문에 목숨을 건다고 생각하기도 한다.그러나 그들의 희생이 던지는 진정한 메시지는 전쟁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통렬한 고발이요,사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슴아픈 외침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널리 알려진 ‘앙케’의 영웅 같은 ‘정복형’이 아니라 동료 등을 위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 ‘희생적’ 영웅에 초점을 맞춘다.크리스천인 주인공 이영철 중위가 파월 명령을 받은 뒤 스스로 동물적인 탐욕과 쾌락의 세계에 몸을 던지고,베트남 다낭에서 혼혈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것은 잠시나마 불확실한 미래와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연약함으로 읽힌다.체험이 바탕이 된데다 영화감독답게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젊은이들의 아픔과 희생을 영화로 보듯 현장감있게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각권 7500원.˝
  • [기고] 교육발전 ‘학운위’에 달렸다/최원호 한영신대 겸임교수· 명예논설위원

    학교 발전의 직접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학교운영위원회’라고 할 수 있다.학운위는 교사,학부모,지역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중요한 것은 이들의 역할과 기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위원을 선출하는 것이다.그러나 위원 선출과정에서부터 또 다른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운영위원은 지역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선출할 수 있는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이를 악용하여 교육감과 교육위원 후보자들이 ‘자기 사람 심기’에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법적 제도를 개인의 영달을 위해 악용하려는 이러한 처사는 당연히 뿌리뽑아야 한다.구태의연한 생각을 가지고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다는 것부터가 이미 잘못된 처사이다. 교육부총리는 얼마 전 이를 사전에 근절하기 위한 의지를 표명하고 일선 각급 학교장에게 교육부총리 명의의 서한을 발송했다.그 내용을 살펴보면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분들이 학교운영위원으로 선출되어야 한다.”는 것과,위원선출 과정에서 “참여율이 너무 낮아 대표성이 문제되는 등 우려할 만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므로,“학교운영위원 선출과 교육감 선거에서 잘못된 관행을 극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선거문화를 창조해 달라는 것이다. 교육현안들을 정확히 진단하기는 했지만,보다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학부모의 참여율이 낮아 대표성의 문제가 있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의 관행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더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총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학부모 총회는 대개 평일 오전에 열린다.그러나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맞벌이를 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들이 평일 오전 시간을 할애하여 학교총회에 참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체육행사를 주말이나 공휴일에 실시하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이러한 행사가 가족행사로 발전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평일 오후 또는 주말을 이용하는 것도 학부모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물론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행사들을 특정 교육감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삼으려는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따로 대비책을 세워 두어야 할 것이다. 학부모들이 학교운영위원 선출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려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학교 교육의 발전은 더 많은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에서 비롯되므로 학교운영위원 선출에 대다수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선거방식을 적극 도입해야 할 것이다.전체 학부모의 과반수가 학부모 총회에 참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예를 들어 후보들에 대한 선거공보를 작성하여 우편으로 투표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 교육부총리의 당부에서 보듯이,“단위학교의 자율성과 책무성을 살리는 것이 교육혁신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이다.교육혁신의 주체는 바로 단위학교에 대한 책무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 학부모의 자율적인 교육활동 참여로 출발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학운위원은 교육적인 역량에 따라 학교 교육 프로그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따라서 학교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해서는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학교 측의 결정에 들러리나 서는 위원은 있으나마나 한 존재이다. 학부모대표로서의 역할은 감당하지 못하면서 학교교육 지원이라는 명분 하에 학운위에 참여하는 것은 교육의 발전을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우리의 교육발전은 ‘학운위’의 역할과 기능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원호 한영신대 겸임교수· 명예논설위원˝
  • [한나라 박근혜 체제] 박근혜 새대표 누구

    ‘첫 부녀(父女) 당수’,‘제1당 첫 여성 당수’,‘39년만의 여성 당수’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이 56년 헌정사에 3대 이정표를 세웠다.23일 임시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되면서 기록했다.민주공화당 총재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원내 과반수인 거대 야당 한나라당의 대표로,박순천 전 민중당 당수에 이어 원내 의석을 가진 주요 정당의 두번째 여성 대표에 오른 것이다. 박 대표는 국회만을 기준으로 하면 재선 의원에 불과하다.그러나 쉰두해를 살아온 경력은 화려하다.무엇보다 18년간 장기 집권한 박 전 대통령의 딸이다.권력의 중심에서 아버지가 겪었던 영욕을 같이 했다.1974년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의 저격으로 숨지자 5년간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았다.불과 22세 때 시작한 일이다. 그녀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기에 너무나 큰 충격적인 일을 겪고도 국가 경영과 역사를 바라보는 높은 안목을 키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라고 소개하고 있다.‘대통령의 딸’은 79년 10·26사태로 마감됐다.이날 청와대 2층에서의 아침 식사는 그녀가 아버지를 본 마지막 모습이었다.박 전 대통령의 서거를 보고받았을 때 그녀의 첫마디는 “지금 전방의 상태는 괜찮습니까.”였다고 한다. 그 뒤부터는 교육문화 사업에 몸을 담았다.육영재단 이사장,영남대학교 이사장,한국문화재단 이사장,정수장학회 이사장,한국문인협회 회원 등 경력이 말해준다.뒤의 두 직책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정치인 박근혜’는 IMF가 터진 이듬해인 지난 98년부터다.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2000년 16대 때 재선에 성공했다. 그동안의 정치 역정은 비주류에 머물렀다.이회창 전 총재의 ‘1인 체제’를 비판하면서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다.그러곤 같은 해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선대위 의장으로 복귀했다. 이후 2년간의 정치경험은 박 대표를 ‘승부사’로 키우는 데 밑거름이 됐다.한나라당을 탈당할 때,그리고 그 뒤에도 이 전 총재측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다.‘공주’라는 깎아내림도 있었다.하지만 2년 뒤 ‘홀로서기’에 성공하면서 당당히 당권을 거머쥐게 됐다. 박대출기자 dcpark@˝
  • [삶과 경영 이야기 ②] LG화재 ‘8년연속 보험왕’ 조주환 씨

    조주환씨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LG화재의 ‘골드마스터’(보험판매왕)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지난해 소득이 5억 7000만원으로 웬만한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못잖다. 공식직함은 LG화재 김포사업소 산하 하나로대리점㈜ 대표.직원 4명을 두고 있는 독립 보험대리점의 사장이다.지난해 자동차보험,화재보험 등 6000여건의 계약을 성사시켰고,이를 통해 44억원의 매출을 회사에 안겨줬다.현재 월 평균 450여건의 자동차보험을 계약한다.건당 보험료를 40만원으로 치면 자동차보험에서만 월 2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주 활동무대인 김포시의 경우,전체 등록차량 4만여대 중 10%인 4000여대가 조 대표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든 차들이다.전 김포시장이 “김포에서 나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다.2002년 1월 ‘386의료건강보험’ 판촉캠페인 때 다리 골절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전화로만 10여일간 64건을 판매,1위를 차지한 것은 두고두고 얘기된다.직접 발로 뛰며 유치한 2위의 실적은 25건이었다.일선에서 물러나면 강원도에 민박집을 지어 자신의 고객을 위한 휴양시설을 운영하는 게 꿈이다. 조주환씨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LG화재의 ‘골드마스터’(보험판매왕)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지난해 소득이 5억 7000만원으로 웬만한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못잖다. 공식직함은 LG화재 김포사업소 산하 하나로대리점㈜ 대표.직원 4명을 두고 있는 독립 보험대리점의 사장이다.지난해 자동차보험,화재보험 등 6000여건의 계약을 성사시켰고,이를 통해 44억원의 매출을 회사에 안겨줬다.현재 월 평균 450여건의 자동차보험을 계약한다.건당 보험료를 40만원으로 치면 자동차보험에서만 월 2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주 활동무대인 김포시의 경우,전체 등록차량 4만여대 중 10%인 4000여대가 조 대표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든 차들이다.전 김포시장이 “김포에서 나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다.2002년 1월 ‘386의료건강보험’ 판촉캠페인 때 다리 골절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전화로만 10여일간 64건을 판매,1위를 차지한 것은 두고두고 얘기된다.직접 발로 뛰며 유치한 2위의 실적은 25건이었다.일선에서 물러나면 강원도에 민박집을 지어 자신의 고객을 위한 휴양시설을 운영하는 게 꿈이다. ‘8년 보험왕’ 조주환(趙周煥·46)씨와 시간을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계약자,거래처 등 갖은 약속이 첩첩으로 쌓여 있었다.서울신문 경제부와의 워크숍은 그래서 지난 22일 저녁 늦게야 가능했다.중간중간 휴대전화 벨이 연신 울어댔다.그는 지금 자기 모습에 대해 “불현듯 놀랄 때가 있다.”고 했다.하지만 성공이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주위 사람들을 하나씩 둘씩 원군(援軍)으로 만들어 촘촘한 ‘인간 그물’을 엮어낸 그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학교 친구들 중에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몸집이 크든지,공부라도 잘하든지,가정이라도 변변하든지,성격이라도 활달하든지….어느 것 하나에도 자신이 없었다.열등감과 콤플렉스 덩어리였다.학창시절(김포 양곡중-양곡종고)의 몇몇 기억을 떠올리면 너무 수치스러워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나는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쭉정이 취급을 받았지만,세살 위인 형은 정반대였다.수완이 좋았던 형은 일찌감치 기아자동차에 영업사원으로 입사,많게는 한달에 50대 이상 차를 팔았다.한때 전국 차 세일즈맨 ‘톱5’에 들기도 했다. ●학창시절 체격작아 열등감에 시달려 -우리 형제의 영업감각은 선천적으로는 어머니로부터,후천적으로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일찍부터 보따리 행상을 했던 어머니는 타고난 장사꾼이었고,완고한 아버지는 동물적인 영업감각을 익힐 수 있게 해줬다.혼나지 않고,잔소리 안 듣고,맛있는 것을 많이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가 어릴 적 최대 고민이었다. -군대를 마친 뒤 1984년(27세)부터 고향에서 젖소(비육우) 사육을 시작했다.하지만 첫해 소 농사는 완전한 실패였다.송아지를 마리당 105만원에 4마리를 사서 키웠는데 15개월 뒤 팔 때에는 성우(成牛) 한마리 값이 80만원으로 떨어져 있었다.그때 소 농사를 접은 사람이 많았다.그러나 나는 거꾸로 8마리를 샀다.송아지 값이 17만원으로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비싸게 사서 비싸게 팔지 말고,싸게 사서 싸게 팔자.”는 생각이었다.성공이었다.이듬해에는 송아지를 16마리 살 수 있었고,그 다음해에는 32마리를 들였다.이런 식으로 80마리까지 늘었다.괜찮을 때에는 소 한마리에 60만원 정도 마진이 남았다.80마리로 치면 5000만원에 육박하는 고소득이었다. ●소농사 실패후 형님권유로 보험 시작 -그러나 90년대 들면서 우루과이라운드(UR)의 위기감이 고조됐다.참기 힘든 불안감이 밀려왔다.술독에 빠져 살았다.그러던 92년 어느날 형이 대뜸 “나는 시베리아에서도 냉장고를 팔 수 있지만 너는 숫기도 없고 몸도 약해 도대체 뭘 하겠느냐.”고 윽박지르며 “농사를 접고 보험장사를 해보라.”고 했다.당시 형은 자동차 세일즈를 하면서 LG화재와 관계를 맺고 있었다.형은 “내 고객들을 LG화재 자동차보험에 연결시켜 주고 있는데,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느니 차라리 네가 LG화재에 들어가 내 손님을 받아가라.”고 했다. -그래도 싫었다.내 성격에 보험영업이라니….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고 새 인생이 시작됐다.하지만 “우리 형님이 보험 들어주신다고 해서 왔습니다.”라며 찾아가는 로봇 같은 심부름꾼이었다.큰맘 먹고 내 고객을 개척한다며 밖에 나갔다가도 남의 집 문고리에 손도 못 대보고 돌아오기 일쑤였다.그렇게 10개월이 무의미하게 흘러갔다. -93년 나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든 친구가 사람을 치어 그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부랴부랴 경찰서로 달려갔는데 겁에 질려 있던 친구가 너무나 고마워 눈물을 흘렸다.나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형 심부름만 했지 아무런 책임감 없이 일해온 나는 이 사회에서 어떤 존재인가.”하는 고민이 들었다.나만의 영역을 개척해야 했다. -나를 도와줄 원군을 찾는 일이 급했다.신차 세일즈맨,중고차 매매인,119 응급구조대,병원,자동차 정비업체,견인차 기사,경찰관,LG화재 보상직원 등 나에게 도움 줄 사람과 조직을 기초부터 공략해 갔다.우선 응급구조대와 생활을 같이하기 시작했다.밥 먹을 때나 술 먹을 때나 나는 항상 그들과 함께 있었다.사고발생 무전이 들어오면 동시에 출동했다.내 고객이 아니어도 LG화재 고객이면 다 보살폈다.서서히 ‘조주환’ 이름 석자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94년에 김포시내에서 5중 충돌이 일어났다.여느 때처럼 제일 먼저 현장에 달려갔다.세 명이 숨진 참혹한 사고였다.나는 5대의 차량번호를 다 조회해 어느 보험사 소속인지 확인했다.2대가 LG화재였고,그 중 하나는 내 고객이었다.우리 회사 가입차량 2대는 내가 책임졌고,나머지 3대는 경찰에 보험사를 알려줬다.사고처리에 고심하던 경찰관은 “알려줘서 고맙다.”며 해당 보험사에 연락을 했다.경찰관들 사이에 내 이름이 퍼졌다. -95년에는 나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든 인천의 목재회사 사장이 강원도 철원지역 국도에서 자동차 사고를 당했다.얼굴에 유리파편이 박힌 중상이었다.오후 2시쯤 현장으로 출발했지만 여름 휴가철이라서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정이 넘어 있었다.한밤중에 환자를 인천의 종합병원으로 후송했다.철원의 담당 경찰관은 “김포에서 어떻게 여기까지 올 생각을 했느냐.”고 했다.경찰이 그 정도였으니 사장의 감동은 말할 것도 없었다.먼동이 트는 것을 보며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했다.예상대로였다.그 회사 직원의 대부분이 내 고객이 됐고 그 회사의 거래처들까지 나에게 연락을 해 왔다.고객만족이 나의 성공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확인했다. -김포에서 인지도가 높아지자 견인차 기사들이 사고차량의 보험사가 LG화재이면 다짜고짜 운전자에게 “조주환 사장 고객이냐.”고 묻기 시작했다.가끔 고객들의 이런 전화가 온다.“어떻게 사고가 나자마자 견인차를 보내셨습니까.” 내 대답은 간단하다.“하하하,제가 귀신 아닙니까.” 영업하면서 하는 선의의 거짓말은 나쁜 게 아니다. -기존 고객의 성취감을 높이면 무한한 고객을 소개받을 수 있다.아무 기반도 없는 데를 힘들여 개척할 필요가 없다.나는 핵심고객을 150여명 선별해 이들을 집중 공략한다.이들에게는 한마디로 ‘오버’를 한다.보험 관련서류를 직접 떼어주고,경조사는 친척보다 먼저 달려간다.바쁠 때에는 공장에 가서 일도 해주고,가을철엔 볏가마도 날라준다.이삿짐도 운반해 준다.심지어 돈도 꿔주었다. ●고객에 치밀하고 완벽한 보상서비스 -내 고객들은 사고가 났을 때 견인차 운임을 안 낸다.통상 기본주행만 보험사에서 내 주고 나머지는 개인이 부담하지만 내 고객들은 전국 어디에서 사고가 나도 공짜다.정비공장에서 낸다.부산에서 김포까지 견인비용이 30만원 정도니까 상당한 액수다.“정비공장이 이문을 얼마나 많이 남기는지 내가 다 아니까 견인료는 당신들이 부담해라.대신에 사고차량은 이쪽으로 최대한 몰아주겠다.”고 거래 정비소들을 설득한 결과다.바가지 요금도 있을 수 없다. -나는 지방에서 사고가 나도 반드시 집 근처에서 수리를 받게 한다.정비업소들에 미안한 얘기지만 다른지역 사람들이 와서 차를 맡기면 절대로 좋게 수리해 주지 않는다.중고·불량 부속을 쓰기 일쑤고 바가지 요금을 청구하기도 한다.특히 피서철 휴양지 근처 정비소들은 차를 쌓아놓고 수리한다.수리가 제대로 되기 힘든 이유다.당장이야 현지에서 정비를 맡기는 게 편하지만 차를 생각하나 비용을 생각하나 차는 반드시 집 근처에서 고쳐야 한다. -보험영업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소문을 듣고 나를 찾아온다.솔직하게 내 노하우를 다 말해준다.그러면 보통 “언젠가는 제가 사장님을 능가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대개 중도에서 탈락한다.노하우를 행동으로 옮기는 게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나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출근하지 않은 날이 없다.밤 12시 전에 퇴근한 적도 없다.너무 늦게 끝나면 차 안에서 잤다.토·일요일은 물론이고 어린이날도 내게는 없었다.솔직히 가정은 돌보지 못했다.부인과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요즘 인터넷보험 등 값싼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내 고객들은 별로 움직이지 않는다.사고가 났을 때,내 고객의 상대방이 인터넷보험 가입자이면 모든 채널을 동원해 더욱 열과 성을 다한다.‘싼 게 비지떡’이라는 생각이 내 고객이나 상대방에게 들도록 하기 위해서다.간혹 그 상대방이 보험만기가 끝난 뒤 나에게 연락하기도 한다.그때의 기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객은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존재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
  • [‘물의 날’ 특별기고] 이제는 물 사랑으로/곽결호 환경부장관

    고향마을을 흐르던 실개천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넉넉히 담고 있다.가난한 동심(童心)에게는 뗄 수 없는 생활의 일부이기도 했다.환경과 자연과 인간의 삶이 동격이었던 그 시절,이른 봄이면 개천가에 휘늘어진 갯버들 가지에서 솜처럼 피어난 버들강아지를 따기도 했고,여름철에는 냇가의 돌을 뒤져 뒷걸음치는 가재를 잡기도 했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환경체험학습의 프로그램처럼 여겨질 이 풍경은 놀다 지친 어린아이의 한가로운 일상이 아니라 빈곤했던 시절의 절박한 생활상이었다.먹을 것이 흔치 않던 때,통통한 버들강아지는 한입 가득 넣어 껌 삼아 씹던 좋은 군것질거리였고,가재는 별스러운 도시락 반찬이 되었으니 말이다. 문 밖을 나서면 깨끗한 자연환경이 아이를 감싸안았다.그 시절엔 지천의 물이 모두 우리 집 수도였다.즉석에서 길어 올린 우물물로 갈증을 달래고 밥을 지었으며,날이 가물어 우물이 바닥을 드러내면 계곡 물을 길어서 식수로 사용했다.그래도 건강에는 아무 탈이 없었다.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물의 위생을 걱정해야만 했다.한여름에 장마가 져서 말랐던 우물에 빗물이 가득 차면,정부에서 나누어 준 ‘클로르칼크’라는 소독약으로 우물을 소독해 써야 했으니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물은 수질과 수량의 두 가지 측면이 모두 충족될 때 최고의 가치를 발한다.둘 다 나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최악의 경우이고,물은 넉넉한데 수질이 나쁜 것도,또 깨끗한 물은 있으되 양이 넉넉하지 못한 것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정부는 좋은 수질의 물을 넉넉하게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주고 있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전될수록 물을 오염시키는 물질은 그만큼 많이 배출되고 있다.게다가 강수량이 한 여름 장마철에 집중되고 하천의 경사가 급해 물 관리에 어려움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공급할 수 있는 수량이 매우 제한적이다. 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물이 우리 모두의 공동 재산이라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확산되어야 한다.내가 마음껏 쓰고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면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는 양이 그만큼 줄어들 뿐 아니라 아름다운 물길이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오늘은 제12회 ‘세계 물의 날’이다.모든 생명의 근원인 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잘 보전하자는 뜻에서 유엔이 정한 기념일이다.올해는 기상이변 등으로 빈번해지는 재해로부터 대처방법을 찾고자 ‘물과 재해’라는 주제를 정했다.요 근래 몇 년 동안 미국이나 인도,뉴질랜드,독일 등 지구촌 곳곳에서 홍수나 태풍과 같은 물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우리도 지난 2년간 ‘루사’와 ‘매미’를 통해 물의 무서운 힘을 실감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는 수질과 수량,모두 안심할 위치에 놓여 있지 않다.그렇다고 해법의 고리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그동안은 생존의 필수조건이며 산업의 기본요소인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기 때문에 공급 위주의 정책을 펼쳐왔지만,이제는 물을 아끼고 재이용하는 등의 ‘물 수요관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매듭을 풀어 나가야 한다. 다행히 물은 본질적으로 같은 양이면서 순환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굽이굽이 돌아 언젠가는 제자리로 오는 것이 물이다.이제는 물 사랑의 마음자세로 현명하게 물을 관리할 때다.우리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한정된 물도 무한하게 쓸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곽결호 환경부장관˝
  • [열린세상] 탄핵과 등화관제의 추억/김진호 당대비평 주간·목사

    ‘살인의 추억’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른바 화성 연쇄살인사건에 수사관으로 참여했던 한 전직 형사의 추억에 관한 영화다.즉 화성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을 한 형사가 개인적 체험을 통해 기억해내는 것이다.그런데 추억은 항상 정감이 넘친다.거기에는 과거에는 있었을 법한 고통이 망각되어 있다.즉 추억하는 자는 피해자와는 다른 시선에서 과거를 회상한다. 그것이 꼭 가해자의 시선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가해자의 시선에서 본 후일담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항상 있기 때문에 추억은 항상 불온성 시비에 휘말리게 된다.그런데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서 자기도 모르게 이 형사의 시선에 동화된다는 점이다.비록 형사 자신도 희생자였겠지만 동시에 그들은 끊임없이 피해자와 분리된 존재이다.즉 영화를 보는 관객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희생자와는 무관한 시선으로 추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통해 1980년대에 대한 자신의,나아가 우리의 일반적인 기억 방식,그 추억의 불온성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한다.그 불온성이란 영화 도처에서 드러나듯 군사쿠데타와 연관이 있다.그는 그것을 등화관제로 묘사한다.그에 의하면 이것은 ‘인위적인 어둠을 만드는 행위’다.결국 사실을 조작하고 은폐하는 것은 권력의 욕망만이 아니라 그 주역들이 사라진 뒤에도 쿠데타의 기억을 심성의 일부로 간직한 우리 모두의 무의식적 욕구를 촉발시킨다는 얘기다. 지난 12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었다.사태의 추이가 어떻게 되든 필경 극단적인 숱한 사례들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그러나 정작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이 사태를 계기로 탄핵은 한국 사회 대중의 일상 속에 너무 빠르게 너무 깊게 일상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며칠 사이에 대통령 탄핵 사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상황을 추억하면서 많은 아내들은 남편들의 탄핵을,아이들은 부모들의 탄핵을,학생들은 선생들의 탄핵을 얘기하고 있었다.실재하는 문제를 탄핵이라는 언표로서 얘기하는 것은 사람들의 입에 익숙한 표현이 된 것이다. 탄핵은 일체의 대화를 중단시킨다.탄핵 이전에는 잘잘못을 자유롭게 논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에는 모든 논의가 탄핵이라는 말 속에 회수된다.그것은 탄핵하려는 편과 그 반대편의 시선에서만 잘잘못에 관한 일체의 주장들이 해석된다는 것을 뜻한다.모든 문제는 ‘선한 우리’와 ‘악한 저들’이라는 단순 이분법의 상황 속에 흡수된다.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분법적 경계의 제3자,즉 소수자들은 그들의 언어를 빼앗긴다.그러므로 등화관제가,그 군사쿠데타의 상징적 퍼포먼스가 인위적인 어둠을 만드는 행위인 것처럼 3월12일의 탄핵사태도 인위적으로 어둠을 만드는 또 하나의 장치가 될 수 있다. 자의든 아니든 그 폭력적 회의를 진행한 의장은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언하면서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전진해야 한다.’는 미묘한 말을 던졌다.그가 깨달았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그의 전진해야 한다는 말 속에는 숱한 희생자를 낳으며 이룩한 그 비루한 한국의 성공주의에 대한 추억이 들어 있다.사태는 벌어졌다.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모든 것을 이분법의 전쟁 속으로 몰고 갈 그 사태는 이미 벌어진 것이다. 쿠데타의 상흔을 버벅거리며 고통스럽게 극복하려 몸부림해온 우리에게,또 하나의 상흔이 새겨졌다.그러니 이제 다시 힘겨운 투병을 시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사건의 추이에서 대통령이 어떻게 되든 부패한 보수주의자들의 운명이 어떻게 되든,이미 그 질환에 전염되기 시작한 우리 자신을 치유하기 위한 그 길고 고단한 고통스런 투병 말이다. 김진호 당대비평 주간·목사˝
  • 邑面洞 기능전환 개선 ‘목청’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999년 도입된 ‘읍·면·동 기능전환’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더욱이 행정자치부 산하기관인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상당 업무에서 행정의 비효율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선을 요청하는 보고서까지 냈다. ‘불편이 많다.’는 일선 공무원들의 주장이 행정 전문연구기관의 점검 결과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특히 청소업무 등 일부에 대해 다시 읍·면·동으로 이관하고 폐지된 부읍면장제도를 부활할 것을 권고,귀추가 주목된다. 읍·면·동 기능전환은 읍·면·동의 소관업무 가운데 주민생활과 밀접한 민원기능,주민관리 및 보호기능,사회복지기능 등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을 시·군·구로 이관하고 대신 읍·면·동을 주민자치센터로 만든다는 방안이다.현재 234개 지자체 가운데 211곳이 완료됐다. ●“업무처리 속도 변화 없다” 지방행정연구원이 기능전환 이후 행정의 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해 공무원 7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51.1%인 364명이 ‘기능전환 전과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업무처리 시간이 단축됐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은 24.6%인 175명에 불과했다.오히려 업무처리 시간이 길어졌다고 답한 공무원도 173명(24.2%)이었다.4명 중 3명 가량이 효율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반면 주민들은 253명 중 52%인 173명이 읍·면·동에서 처리하던 것보다 시간이 빨라졌다고 대답했다. 행정의 효율성이 높아진 분야로는 응답자의 54.5%가 보건·복지업무를 들었다.지방세 업무가 18.9%로 다음이었다.반면 효율성이 낮아진 분야는 청소·환경업무(41.2%),건설·건축업무(26.4%) 등을 꼽았다. 기능전환으로 취약해진 분야로는 응답자의 60.8%가 조사·확인·지도·단속업무를 들었다.또 재난재해에 대한 신속한 대처 미흡(18.9%),주민에 대한 행정서비스 약화(11.1%) 등도 있었다.행정서비스 향상에 대해서는 공무원은 51.5%가,주민은 64.8%가 개선됐다고 각각 답변했다. 기능전환 이후 업무량의 증감 여부에 대해서는 공무원의 63.2%가 늘어났다고 답했다.시·군·구는 업무가 이관되면서 일이 늘었고,읍·면·동은 인원이 3∼4명씩 준 데다 이관업무가 협조·지시 등으로 다시 내려와 부담이 늘었다고 대답했다. 근무여건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44%),‘나빠졌다.’(33.5%) 등 전반적으로 열악해진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과거 읍·면·동에서 처리하던 업무를 시·군·구로 옮긴 것에 대해 응답 공무원의 49.1%가 불편하다고 밝혀 ‘편리하다.’(18.5%)보다 앞섰다. 기능전환에 대한 평가에선 주민과 공무원이 달랐다.주민들은 54.7%가 ‘긍정적’이라고 답했으나,공무원들은 51.8%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부 업무 재이관해야” 이미 기능전환이 완료된 112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사한 결과도 개선을 지적하고 있다.업무를 이관하면서 지자체에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했지만,이로 인해 지자체 또는 공무원간에 업무 혼선 및 지연 등이 빈발했다.특히 시·군·구로 이관하면서 읍·면·동의 인력을 감축했지만 시·군·구로 넘어온 업무의 상당부분이 다시 읍·면·동으로 내려오고 있다.예컨대 대전시의 경우 동 전체 397개 사무 가운데 47.9%인 190개 사무를 구로 이관시켰으나 업무연락과 불가피성 등의 이유로 계속 동사무소에 시달해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장확인업무나 각종 통계조사,재난·재해,청소업무 등 주민과 밀접한 관계가 있거나 근접성이 요구되는 사무를 시·군·구로 이관하면서 현장대응능력이 크게 떨어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 서울 S구청 관계자는 “청소 및 재난업무를 구청으로 이관했으나 편법으로 다시 동사무소로 내려갔다.”면서 “여러 측면에서 현실성이 없는 만큼 재이관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연구를 맡았던 조석주 연구원은 “투표·선거·재난관리·청소 등에서 특히 문제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재이관을 주장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업무가 이관된 뒤에도 관행적으로 읍·면·동에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속적으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덕현기자 hyoun@˝
  • ‘열풍’ 태반주사·석류요법 허와 실

    최근의 ‘웰빙 붐’에 편승해 태반주사와 석류요법이 뜨고 있다.일부에서는 태반 추출물을 체내에 주입하는 태반주사를 ‘만병통치약’ 쯤으로 인식하고 있으며,여성호르몬 성분을 함유한 석류 역시 여성의 노화를 막아준다고 믿고 있다.이 때문에 일선 병·의원에는 이런 요법들의 효능을 묻거나 치료를 원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태반주사와 석류요법의 허실을 짚어 본다. ■ 태반주사 ●실태 한방에서 ‘인포’,‘자하거’ 등으로 불리는 태반은 히포크라테스도 치료에 이용했을 만큼 약용화의 역사가 깊다. 지난 1959년 일본에서 태반주사약 ‘라에넥’이 간기능 개선제로 등장한 데 이어 최근에는 ‘멜스몬’이 갱년기장애 개선과 유즙분비부전 치료제로 승인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입 당시의 치료 효과를 넘어선 다양한 치료효과가 부각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일선 병·의원에서는 태반주사가 간기능 수치 개선,갱년기 증상 완화,피부 미백·보습효과,아토피나 알레르기 완화,전신피로감 개선,월경전 증후군·불면·만성통증 완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일부 한의원에서는 태반추출물을 넣어 한약을 처방하거나 약침을 이용해 시침하기도 한다. ●성분과 효능 태반추출물은 필수아미노산과 활성펩타이드,당질과 뮤코다당체,비타민,미네랄,핵산,효소와 함께 간세포·신경세포·상피세포·섬유아세포·인슐린성장인자 등 성장촉진인자와 콜로니 형성자극인자,인터류킨 등 많은 필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태반의 효능은 크게 세포 성장인자의 작용과 활성산소 제거작용.세포 성장인자는 인체 특정조직의 재생을 촉진하거나 면역 조절기능을 하며,노화와 질병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는 기능도 중요한 효능이다. ●작용 원리 및 치료 이 성분들은 체내에서 내분비 조절작용에 관여,호르몬 생성을 높일 뿐 아니라 면역을 강화하고,활성산소 억제작용을 통해 갱년기 증상을 완화한다.피부의 멜라닌색소 형성을 억제하거나 배출을 촉진하며,피부 미백효과도 보인다. 또 태반의 간세포증식인자는 간기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태반주사는 보통 주 2회 정도 맞는다.주사 방법은 태반주사를 수액주사(링거)에 섞어 맞거나 피하주사로 맞기도 한다.치료목적에 따라서 기간은 달라지는데 대개 3∼4개월간 매주 2회,그 이후에는 증상에 따라서 1∼2주에 1회씩 맞는 식이다.그러나 보험이 안돼 1회 10만원 안팎의 비용은 전액 본인 부담이다. ●문제는 없나 문제는 간기능 개선제와 갱년기장애 개선제로 수입됐을 뿐 다른 임상적 치료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태반주사를 포괄적인 치료제로 처방하고 있다는 점.화장품,발모제,영양제 등 유사제품의 범람도 문제다. 이에 대해 의학계에서는 “섣부른 태반주사의 남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서동혜 원장은 “태반주사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지만 의사의 숙련도와 주사 방법,용량 등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다양한 임상경험과 연구를 통해 안정적 치료술을 확보했느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닥터포유클리닉 원석규 원장은 “태반의 혈액과 호르몬은 제조 과정에서 모두 제거돼 부작용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태반주사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돼 유사품은 유통되지 않으며,고양이 등 동물 태반을 이용한 식품이나 화장품과는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류요법 ●석류의 약리성 여성호르몬 대체물질로 떠오르고 있는 석류는 씨앗에 다량 함유된 에스트로겐이 여성호르몬의 주요 성분이라는 점에 착안해 음료 등의 상품화가 이뤄졌다.실제로 석류 씨앗 1㎏에는 10∼18㎎의 에스트로겐이 함유돼 있어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에 적합하다는 견해가 학계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또 발암물질의 대사를 억제하는 항암 효소의 분비를 촉진하는 엘라긴산은 간암·자궁경부암·대장암·유방암의 암세포에 독성효과를 나타내며,구충 및 피부 진균억제 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사례 국내에는 특별한 임상보고가 없었으나 일본에서는 ‘석류에 난포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함유돼 있으며,토끼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에스트로겐이 자궁의 중량을 증가시켰다.’는 보고가 있었다.또 석류의 엘라긴산이 항산화작용을 해 식도·위·폐·피부암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할 수 있으며,석류 추출물인 에칠에테르층에서는 인체 암세포주에 대한 세포독성이 발현돼 암의 예방과 진행을 억제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한방에서는 석류를 이질,유정,몽정,조루 및 여성의 대하 치료에 사용했으며 구내염,편도선염,인후염,인후카타르 등과 여성의 통경유도에도 처방했다. ●효능과 문제 건강식품업계에서는 석류가 고혈압과 동맥경화,냉·대하같은 부인병에 효과가 있으며 세포 연결조직인 콜라겐의 양을 증가시켜 피부노화를 막아준다고 주장한다.또 골다공증 치료를 용이하게 하며,요실금,구내염,퇴행성 관절염,안면홍조와 피로회복에도 좋다고 말한다. 한의학자인 권창호 경희대 명예교수는 최근 열린 석류요법 세미나에서 “여성갱년기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만큼 석류 추출물을 섭취할 경우 일정 부분 여성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아직 의학계에 석류제품의 임상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부인과 조정훈 교수는 “석류의 천연 에스트로겐이 체내에서 소화,대사과정을 거치면서도 그 역할을 계속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한의학에서도 석류는 중요한 약재이지만 부인과 질환에 대한 관련성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 도움말 원석규 닥터포유클리닉 원장·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성형외과 공동원장·조정훈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부인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 현대車·삼성전자 만화CF ‘미래의 고객’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라

    ‘어린이에게 자동차·휴대전화기 광고를?’ 돈도 없고 구매층도 아닌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광고가 10년 가까이 장수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는 어린이를 위한 만화 광고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다.미래의 고객들에게 친근한 기업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고도의 ‘퓨처 마케팅’이다. ‘씽씽 다정한 내친구 아기자동차 씽씽이∼’란 노래로 시작되는 현대자동차 씽씽이 광고는 1996년 시작됐다.한번 들으면 입에 착 달라붙을 정도로 머리에 남는 가락에다 가사도 만화영화 주제가처럼 쉽다. 당초 현대 씽씽이는 순수하게 어린이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TV 홍보물을 제작해 방학에만 한시적으로 내보내기로 하고 만들어졌다.씽씽이 캐릭터는 인기 만화영화였던 ‘꼬마자동차 붕붕’을 참조해 창조됐다.나쁜 짓을 하는 늑돌이,연약한 아기새와 씽씽이는 삼각 구도를 형성해 교통질서 준수,자연보호 등의 공익 메시지를 전달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전까지 9편의 연속 광고가 제작됐으며 광고 노래를 어린이들이 줄줄 외고 다닐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대학가에서는 신나는 씽씽이 노래의 가사를 바꾸어 응원가로도 사용했다. 외환위기를 맞아 중단됐던 씽씽이 광고는 2002년 다시 시작된 이후 4편의 광고가 추가로 제작됐다.지난달 만들어진 최근 광고에서는 씽씽이가 인공위성을 이용해 텔레매틱스 기능까지 선보인다.주로 만화영화 시간대나 만화전문 케이블방송인 투니버스 등에서만 광고가 나가기 때문에 어른들은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또 하나의 가족’이란 광고문구로 유명한 삼성전자의 기업이미지 광고도 올해로 8년째를 맞고 있다.역시 어린이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찰흙으로 제작된 사물을 조금씩 움직여 만드는 3D 클레이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미국의 애니메이션 거장 윌 빌튼이 제작에 참여했다.윌 빌튼은 ‘토이스토리’‘슈렉’ 등의 인기 만화영화로 아카데미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인물이다. 비록 찰흙인형이지만 광고 등장인물들에게는 성격과 이름이 주어졌다.주인공은 이 빼기를 무서워하고 달걀 하나에 토라지는 초등학교 3학년생 이보람군이다.가족과의 나들이를 즐기는 전자회사 자재과장인 아빠 이영찬,요리의 천재이자 적극적인 의리파 엄마인 오사랑,장난꾸러기 막내 이하나,참견꾼 할머니 장순덕 여사,껌이 없으면 난리나는 강아지 진돌이가 모두 한가족으로 광고를 이끌어 간다.5명의 가족은 고정 등장인물로 앞으로 드라마 주인공처럼 계속 광고에 등장하게 된다. 두 광고가 10년 가까이 지속되는 것은 광고를 보는 이의 호응이 좋고,기업도 효과에 만족한 결과다.일부에서는 어린이들이 ‘내친구 현대자동차’를 입에 달고 다니고 기업을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강조하는 것에 ‘무섭다.’는 반응도 보인다.어린이가 경차를 탈 정도의 청년으로 성장해 ‘내친구 현대차’와 ‘가족같은 삼성전자 컴퓨터’를 사는 것이 광고의 목적인 만큼 앞으로도 두 어린이용 광고는 계속 장수할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
  • ‘남자충동’ 7년만에 재공연

    유행이 한물가긴 했지만 여전히 ‘조폭(조직폭력배)’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는 소재이다.요즘 트렌드로 보자면 연극 ‘남자충동’도 그런 흔한 조폭 드라마의 아류쯤으로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지난 97년 초연 당시 이 연극이 불러온 반향은 대단했다.그해 동아연극상,백상예술대상,서울연극제 등 각종 연극상을 휩쓸었을 뿐 아니라 평론가들로부터도 찬사를 받았다.과장을 보태면 대학로 연극인들 사이에선 ‘전설’로까지 일컬어진다.연극을 봤던 이들에겐 ‘다시 보고픈 추억의 명작’으로,보지 못했던 관객들에겐 ‘꼭 봐야 할 화제작’으로 기대를 모아온 ‘남자충동’이 7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연극은 ‘대부’의 알 파치노를 꿈꾸며 가족과 조직을 지키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주인공 장정(안석환)을 내세워 남자들의 비뚤어진 가부장적 의식을 정면으로 공격한다.전남 목포가 배경인 탓에 질펀한 호남 사투리가 공연 내내 객석을 향해 무차별 난사되는 것도 이 연극의 특징. 극작과 연출을 겸한 조광화는 “영웅에 대한 반영웅 정서라고 할까,가부장적 강박증에 사로잡힌 삼류 건달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지금이야 조폭 이야기가 흔하지만 그때는 영화 ‘초록물고기’‘넘버3’ 등에서 막 다뤄지기 시작하던 즈음이라 충격의 강도가 컸다.”고 했다. 주인공 장정은 ‘강한 남자’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전형적인 인물.아무리 무섭고 두려워도 가족과 부하들 앞에서는 잔뜩 허세를 부려야 직성이 풀린다.관객을 향한 방백이 유독 많은 이유도 ‘강한 척’하려는 남성들의 위선과 허세를 까발리려는 의도에서다. 연극열전 두번째 대극장 작품으로 재공연되는 이번 무대에는 초연 멤버들이 전부 출연한다.특히 장정역의 안석환은 무자비한 폭력 장면에도 불구하고 슬픔이 배어나는 묘한 카리스마 연기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안석환은 “그때 동숭아트센터 외벽에 걸려있던 2m짜리 대형 포스터를 떼어다 집 거실에 걸어놨다.”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장정의 어머니로 출연해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던 황정민,동생 유정역의 이남희,그리고 달래역의 이유정 등도 이번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얼굴들. 이 작품으로 극작가 겸 연출가로 입문한 조광화는 이후 잇단 좌절을 맛봤다.그는 “그동안 참 많이 방황했다.‘남자충동’ 재공연이 내 연극인생에 새로운 계기를 가져다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12일∼4월18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4-8760. 이순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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