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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가 피히트박사 “남북회담, 北 점진개방 계기될것”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통일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옛 동독의 평양 주재 문화담당관이었던 헬가 피히트 박사(66)는 한반도 통일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조언을 구하자 대뜸 이렇게 대답했다. 30일 밤 국제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유창한한국말을 구사하면서 간간이 ‘호상(상호)교류’ 등 북한식 어휘와 액센트를썼다. 구 동독 외교관이었던 그녀는 유럽에선 손꼽히는 북한문제 전문가.동독의호네커 총리나 크렌츠 당총비서가 북한의 김일성(金日成)주석과 회담할 때단골 통역관이었다.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도 여러 차례 만났다. 그녀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호상 교류를 통해 양측이 이해의 폭을 넓히고,북한 독제체제를 점차적으로 개방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독일식 흡수통일을 답습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특히“북한체제가 갑자기 무너지면 한반도의 큰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곁들였다. 독일식 흡수통일이 한반도에서 재연되기 어려운 점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설명했다.즉 “옛 서독은 현재의 한국에 비해 훨씬 부자였던 반면 북한은 과거의 동독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까닭에 남북 양측이 냉전적 사고를 버리고 상호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면서점진적으로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논리였다.그러기 위해선“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좋은 첫걸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기대감과 함께 회의적인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지난 70년대초 남북조절위원회 구성과 7·4공동성명 발표 등 요란했던 합의가 이내 물거품이 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지금까지의 준비접촉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이제는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녀는 요즘 베를린 근교에서 오랜 소망이었던 한국문학 번역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구본영기자 kby7@.
  • 코스닥 공모가 ‘뻥튀기 논란’ 재연

    코스닥 공모가가 적정한가. 오는 1∼2일 공모주 청약을 받는 네오위즈의 공모가가 175만원(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결정되면서 ‘공모가 뻥튀기’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옥션의 공모가 40만원(액면가 5,000원 기준)보다무려 4배 이상 높은 액수다.당시 옥션의 공모가는 최저 2만3,000원에서 11만원까지 기관별로 평가액이 달라지면서 적정주가에 대한 이견이 많았다.지난22∼23일 청약 결과 옥션은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7대1의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대해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네오위즈측이 원래 제시한 공모희망가는 3만원.수요예측결과 5,000원이 높아진 것이지만 액면가로 환산하면 25만원이 올라간 것이다.회사측은 “액면가에 의미를 두지 말라”고 강조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가가 높은 만큼 위험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네오위즈에 대해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이익을 내는 회사이며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은 국내에 전무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그러나공모가에 대해선 언급을 꺼린다. 그러면 공모가가 왜 이렇게 높아지는가.공모가가 갈수록 치솟는 것은 지난해 11월 선보인 하이일드와 CBO펀드 등 간접상품의 공모주 편입이 가능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기관들이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경쟁을 치열한 벌이면서 공모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아울러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모주 배정은 ‘그림의 떡’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강선임기자 sunnyk@
  • [끊이지 않는 지구촌 분쟁] (2)독립요구 거센 比모로족

    필리핀 제2의 섬 민다나오.천혜의 자원과 비옥한 토양,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민다나오는 그러나 지난 30여년간 폭탄테러와 납치로 얼룩진 ‘살상의 섬’으로 각인돼왔다.민다나오섬 남부와 인근 바실란섬 술루제도에 근거를 둔이슬람 교도 모로족의 이슬람 독립국 수립을 위한 반정부 무력투쟁이 끊이지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필리핀 공산 반군 신인민군(NPA)도 민다나오섬에근거를 두고 반정부투쟁을 계속하고 있다.지난 30년간 사망자는 10만여명.수백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재연되는 테러,인질극. 지난 4월 이후 필리핀 이슬람반군의 유혈 폭탄테러,납치극은 극에 달하고있다.정부군과 반군의 시가전도 급증하고 있다.수도 마닐라에서도 테러와 교전이 벌어졌다.지난달 20일과 23일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 사이야프는 잇따라두건의 인질극을 벌였다. 바실란 섬에서 50명의 현지인을 납치,부분적으로석방했으나 가톨릭 신부 4명은 처형됐다.23일엔 19명의 외국인을 포함한 21명의 인질을 인근 휴양지 시파단섬에서 납치,자신들의 근거지 홀로섬에 억류했다.국제문제로까지 비화된 이 사건은 27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반군과 필리핀정부의 협상 결과 인질 석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나 최종결과는 두고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배경. 원래 민다나오는 독립된 이슬람 국가였다.1521년 필리핀이 스페인에 정복되면서 민다나오 섬도 함께 복속됐다. 이후 1898년 미국 식민지로 전락한 이후 1946년 독립할 때까지 미국과 필리핀 정부의 모로족 차별정책이 계속됐다.본토 로존섬에서 토지없는 농민을 의도적으로 민다나오섬에 보내 경제적 부를 축적해왔다.특히 모로족과 이주민사이에 무장 충돌이 발생한 1971년 필리핀 정부의 모로족 학살을 계기로 대정부 투쟁으로 발전했다. 770만 인구가운데 가톨릭 인구는 83%,개신교는 9%이며 이슬람은 5%에 불과하다.민다나오섬을 비롯한 모로족 주 거주지역의 경제적인 낙후,상대적인 박탈감이 모로족의 이슬람국가 수립을 부추기는 커다란 배경이다. ◆모로 이슬람 반군 단체. 최근 인질극을 벌인 아부 사아야프와 MILF등 5개 조직이 있다.아부 사아야프는 ‘신의 검객’이란 뜻.조직원은 200여명에 불과하다.하지만 각종 테러와 납치에 관한한 최고 정예부대란 평이다.지도자는 카다피 잔하라니. 72년 결성된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은 조직원 1만5,000명으로 최대규모다. 96년 8월 당시 라모스 대통령과 MNLF의 미수아리 의장의 남부 자치주 주지사자리를 조건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등 정치 참여 노선을 택하고 있다.이에 반기를 들고 파생된 조직이 MILF.조직원 1만3,000여명.지도자는 살라마트하심이다. 이밖에 모로이슬람개혁집단(MIRG)이 있다.이들 반군단체들은 특히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회교권 국가들로부터 지원을 받아왔다. ◆전망. 필리핀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반군 문제앞날은 한마디로 어둡다.심화되고 있는 경제난,지역 경제성장 불균형 등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30일 MILF측과 평화협상을 갖기로 돼있지만 만남 자체가 성사될지도 미지수다.미수아리 등 온건파 지도자들의 노선에불만을 품은 젊은 모로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도 평화정착의 걸림돌.게다가필리핀 정부로서는 노선을 달리하는 개별 반군들과 각각 협상을 진행해야한다는 한계가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모로족은. ‘모로(Moro)’족은 사실은 인종적으로 필리핀인들과 다르지 않다.16세기중반 필리핀을 정복한 스페인이 필리핀 남부의 이슬람교도들을 이베리아 반도의 이슬람교도와 동일하게 ‘모로’(영어로는 무어)라 부르면서 정착된 말이다. 모로라는 말에는 원래 이슬람교도를 경멸하는 뜻이 담겨있지만 이들은 모로족이라고 불리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필리핀인들과 달리 자신들만이 갖고 있는 문화,전통생활 양식 등에 강한 애착을 갖고 전승시키려 한다.언어학적인 분류로 10개 부족으로 나눠져있다.거주지는 민다나오섬과 술루제도,팔라완섬,바실란섬 등.이들은 이 거주지를 통틀어 ‘모로랜드’라 부르고 이슬람 독립 국가건설을 위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 모로족과 지배집단과의 갈등,투쟁,이른바 모로 지하드(聖戰) 역사는 수세기를 걸친 지난한 것이었다.모로 이슬람해방전선(MILF)의 살라하크 하심의장은최근 한 이슬람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필리핀땅에 가톨릭을 옮겨 심은 스페인과의 성전은 1시기(1521∼1898년),미국에 대해 투쟁한 1898∼1946년은 2시기 성전”이라고 구분했다.이어 필리핀 가톨릭 세력과 전면전에 들어선 1970년부터 현재까지가 제3기 성전으로 “성전에서 승리할 때까지 투쟁은 계속된다”고 밝혀 필리핀 정부를 움찔하게 만들었다. 모로 이슬람교도들의 입장에서 필리핀 정부군은 스페인,미국과 같은 외국제국주의 세력과 마찬가지인 ‘적군’인 것이다. 2차대전후 해외 이슬람국가로 유학떠났던 종교지도자들이 이집트 이란 리비아 등 범 이슬람권과의 연계 속에 귀국한뒤 독립국가 수립을 향한 총구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 김수정기자
  • 풍납토성 보존결정 안팎

    문화재위원회가 26일 풍납토성 보존과 관련해 내린 결정은 ‘문화재 보호’라는 당위성과 ‘주민 생존권 보장’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적절한 조화를 끌어낸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위원회는 먼저 “그동안 풍납토성을 발굴조사한 결과를 볼때 한강 유역의초기 백제 유적으로서 학술적으로 중요한 유적”이라고 합의했다.그리고 이를 토대로 경당연립재건축 부지를 사적으로 지정예고하는 단기처방과 “마스터플랜을 세워 풍납토성을 (전체적으로)보존한다”는 장기대책을 마련했다. 이는 풍납토성 보존에 앞장서온 관계자들이 대부분 주장한 ‘현실적이고 바람직한’해결책이었다. 이날 결정으로 경당연립터는 이제 서울시의 관리를 받게 됐다.정식 지정에는 30일의 예고기간이 남았지만 예고가 취소된 예가 없으므로 풍납토성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 경당연립터 못지않게 주민들이 현안인 외환은행·미래마을 주택조합의 재건축 문제에 대해서도 위원회는 발굴을 우선하고 보존은 그 결과에 따른다는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당연립·외환은행 부지 건이 단기처방이라면 위원회가 궁극적으로 겨냥한 것은 역시 ‘풍납토성 영역 전체를 보존한다’는 목표라고 해석된다. 장기대책은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학계를 망라한 공동조사단이 학술·역사적 가치를 판단한 뒤 ?보존 가치가 인정되면 문화재청·기획예산처·서울시·학계·주민대표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재원 확보 방안 등을 강구한다는다단계로 추진된다. 온 국민의 관심을 끌어모은 풍납토성 보존 문제는 이제 물꼬를 열었다.중요한 점은 풍납토성을 살리는 데 따르는 비용과 고통을 국민 모두가 나눠진다는 합의를 먼저 이루어야 한다는 데 있다. 이용원기자 ywyi@
  • 문화재委 경당연립 재건축부지 ‘사적’지정예고

    문화재위원회 제3·6분과 위원회는 26일 오후 국립문화재연구소 회의실에서 합동회의를 열어 풍납토성 안쪽 경당연립재건축 부지를 문화재보호법상 ‘사적’으로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이어 “풍납토성 전지역을 보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공표하고 이를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학계 등과 공동조사기구를 구성해 학술·역사적 가치를 규명하고 장기보존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아울러 서울시에는 풍납토성 일대를 도시계획법에 따라 지구 지정하는 등 별도 대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문화재위원회가 ‘사적’지정을 예고한 범위는 현재 발굴 중인 1,200여평을 포함해 경당연립 재건축대상 전체 부지 2,300여평이다. 위원회는 경당연립터 인근에 재건축을 신청한 외환은행·미래마을 조합 부지에 대해서는 학술적 발굴을 마친 뒤 결과에 따라 문화재위원회에서 보존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최영희(崔永禧·한림대 석좌교수)3분과위원장은 “사적지정이나 보존에 따른 주민보상책 등은 국가기관에서 조속히 마련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결정에 따라 문화재청은 주민 재산권을 보상하는 재원을 마련하고자추경예산을 신청하는 등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다. 이용원기자 ywyi@
  • 풍납토성 보존 국민연대 발족

    풍납토성을 보존하고자 시민단체들이 ‘풍납토성 보존 국민연대(상임공동대표 洪一植 외 4명)’를 25일 발족했다. 녹색연합,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등 15개 단체가 참여한 이 국민연대는이날 오전 서울 참여연대 2층 카페에서 결성식과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문화유산 보존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경당연립 재건축아파트 건설현장을 비롯한 이 일대의 보존과 추가발굴 여부를 결정할 문화재위원회 제 3·6분과 합동회의를 26일 오후2시 국립문화재연구소 회의실에서 열기로 했다. 이용원기자 ywyi@
  • 경제성장률 4분기째 두자릿수 성장

    경제성장률이 4분기째 두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고성장이 지속되면서 경기과열 논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한국은행이 23일 잠정발표한 ‘2000년 1·4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전년동기대비 올 1.4분기 GDP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8% 성장했다. 성장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4분기 이후 4분기째다. 또 1·4분기 성장률로는 3저호황기였던 88년(14.4%)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4·4분기(13.0%)에 비해서는 0.2% 포인트 떨어졌다.계절변동요인을제거한 전기(前期) 대비 실질 GDP성장률도 1.5%로,지난해 4·4분기의 2.8%보다는 낮아 신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두자릿수 고성장을 이끈 것은 수출과 설비투자였다.수출은 올 1·4분기에전년동기대비 25.1% 증가했으며 설비투자는 무려 63.6가 늘었다.특히 정보통신산업은 전년동기대비 43% 성장하면서 전체 GDP성장률의 거의 절반인 5.2%포인트를 끌어올렸다.민간소비도 11.2% 증가했다. 경제통계국 정정호(鄭政鎬) 국장은 “수출과 정보통신이 전체 성장을 주도해 내용면에서견실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
  • 英 베스트셀러 작가 바버라 카틀랜드 사망

    [런던 AFP AP 연합] 베스트 셀러 작가로 기네스북에 까지 올랐던 영국의 여류 소설가 바버라 카틀랜드가 21일 런던 자택에서 98세를 일기로 숨졌다고가족들이 발표했다. 카틀랜드의 아들 이안 맥코쿼데일은 이날 사망소식을 알리는 성명에서 “어머니는 삶 이상이었으며 하나의 신화였다”며 “그의 생명력과 매력은 결코재연될 수 없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감상적 연애소설로 유명한 카틀랜드는 21세때 첫 작품을 내논 데 이어 평생 723편의 작품을 발표한 다작가로 알려져 있다.한창때는 2주일에 1편을 쓸정도로 왕성한 집필욕을 과시했다.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의붓할머니기도 한 그는 1991년 작품을 통해인도주의와 박애정신을 고양시킨 공로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수여받기도 했다. ‘세이브드 바이 앤 앤절(Saved by an Angel)’,‘러브 라이트 오브 아폴로(LoveLight of Apollo)’,‘댄싱 온 어 레인보(Dancing on a Rainbow)’ 등의 작품을 남긴 카틀랜드는 항상 절제된 삶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신문을 보면 온통 섹스 얘기로 가득차 있으며 그것은 우리가원하는 것이 아니다.우리는 세계에 모범이 될 수 있는 과거의 영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말년을 두 아들과 딸 등 3남매와 함께 보냈으며,가족들은 조촐한 장례식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으나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
  • 백화점 귀족마케팅 호화·과소비 부추긴다

    회원제로만 운영하는 럭셔리(사치품) 쇼핑몰,3,000만원짜리 황실차(茶),1,400만원짜리 금제스카프,80만원짜리 문화강좌…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유통업계의 ‘귀족마케팅’이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프랑스 루이14세 시대의 귀족문화 재연을 노골적으로 지향하는 멤버십 쇼핑몰이 등장했는가 하면,일반인들은 듣도보지도 못한 초고가품을 들여와 계층간 위화감을 조장하고 모방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중국 명품차 코너를 개설하면서,중국 황실에 진상했다는3,000만원짜리 천량차를 선보였다.대나무잎으로 감싸 110년간 숙성시켰다는희귀차다.또 문화센터 강좌를 오는 6월1일 오픈하면서 국내 최고가인 80만원짜리 상품을 내걸었다.주1회 총 여덟번 듣는 강좌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18K 금으로 만든 1,400만원짜리 스카프를 전시했다.이탈리아 의류업체 우노아레가 만든 것으로 길이 100㎝,폭 15㎝로 1,471만6,000원에 달한다.매장 직원이 조금 싸다며 내보여준 팔찌가 무려 492만8,000원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프랑스 귀족문화를 꽃피운루이14세에서 이름을 따와 명품쇼핑몰 ‘루이지닷컴’을 오픈했다.연봉 1억원이상의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고객유치 활동을 편 결과,한달도 안돼 2,500명의 회원을 확보했다.북적대는 것을 싫어하는 ‘귀족’들의 성향을 감안해 회원을 올해 1만명만 받기로했다.비행기 요트 보석 등 사치품만 판매한다.얼마전 80만원짜리 페라가모구두가 이 사이트를 통해 판매됐다.국내에 없는 모델은 바이어가 외국에 나가 직접 구해다 준다.고가품은 ‘폭스바겐 클래식 비틀’에 실려 배달된다. 현대백화점도 ‘사이버명품관’을 운영중이며,신라호텔은 루이지닷컴과 유사한 귀족사이트 ‘노블리안닷컴’을 6월 오픈한다. 삼성물산 또한 오뜨와 손잡고 극소수만을 위한 멤버십 명품쇼핑몰을 하반기에 선보인다.한 광고대행사는 7월에 세계의 초고가 명품만을 소개하는 잡지‘뮤제 드 마르크’(명품박물관)를 창간한다.무료배포된 시제품에는 억대 상품이 주류를 이뤘다. 이러한 귀족마케팅에 편승해 백화점 ‘빅4’의 4월 현재 수입명품 매출액은지난해보다 모두 40%이상 증가했다. 롯데는 51억9,400만원으로 98년 4월(23억4,700만원)에 비해 120% 신장됐다.98년 8월 롯데본점 1층에 입점한 샤넬은 지난 3월 처음 매출이 6억원대를 넘었으며,3월 입점한 쇼메도 두달이 채 안돼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의 관계자는 “사회 일각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유통업계는 ‘언론에 맞을수록 장사가 잘된다’는 매출속설 때문에 여전히 귀족마케팅에열을 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
  • 벨기에 사료서 PCB 발견…다이옥신 파동 재연 우려

    [브뤼셀 연합] 벨기에에서 가축 사료의 유독물질 오염이 다시 발견돼 지난해 발생했던 다이옥신 식품 오염 파동의 재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벨기에 정부는 한 사료 공장의 제품에서 유독성 물질인 폴리염화비페닐(PCB)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사실이 검사 결과 드러남에 따라 오염 사료를 공급받은 200여농장에서 나오는 육류의 오염 범위를 조사중이라고 20일 발표했다. 벨기에 농업부는 지난 5일 실시한 정기 검사에서 보뒤앵 캉비에 공장의 사료가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PCB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오염 원인과 사료 유통경로 등을 조사중이라고 밝히고 오염 사료로 사육된 가축에서 나온 쇠고기 등 육류제품은 모두 판매,금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 16代국회 제때 문열까

    오는 6월5일 제16대 국회 ‘개원일’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까. 정치권이 여러가지 사정상 개원일을 넘길 조짐을 보이면서 ‘네 탓’ 공방을 재연,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원(院)구성 협상,임시국회 소집 등을 둘러싼 ‘떠넘기기’ 공방은 영수(領袖)회담에서 합의한 대화와 타협의 정치,상생(相生)의 정치와는 거리가 먼느낌을 주고 있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총무와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지난 15일 가진 총무회담에서 16대 국회 원구성을 후임 총무에게 맡기기로 해 사실상 원구성 협상을 중단했다. 민주당은 오는 23일 16대 전반기를 이끌 원내총무를 선출하지만 바로 협상에 나설 수 없다.한나라당이 31일 전당대회를 치른 뒤 6월2일쯤 새 총무를뽑을 예정이기 때문이다.6월5일 개원까지는 이틀밖에 협상 시일이 남아 있지않다. 이때부터 협상에 들어가더라도 어느 일방의 양보없이는 국회의장 선출방식,상임위원장 배분,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등 여러 쟁점들을 일괄 타결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원구성 불발에 따른 비난여론을 의식,벌써부터 책임전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틀째 한나라당을 향해 원구성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한 핵심 당직자는 “국회 개원일이 내일 모레인데 한나라당은 총무 선출 날짜를개원일 임박해서 잡았다”면서 “총재·부총재 경선 등 복잡한 당내 사정을이유로 원구성을 늦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한나라당 당내사정이 원구성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이다.여기에는 원구성이늦어지는 데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한 명분 축적이 깔려 있다. 사실 한나라당 총무 경선은 뒷전으로 밀려난 상태다.당 지도부 경선에 가려출마 예상자들만 애를 태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원구성 협상 중단은 민주당 때문이라고 맞받았다.‘린다 김 로비의혹’‘고속철도 로비의혹’ 등 각종 현안을 다룰 임시국회를소집해야 하는데도 민주당이 이를 거부,원만한 원구성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오는 30일 국회 임기 개시일전 총무 선출과 관련,“16대 총선 당선자들이 총무를 선출하는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자민련측이 요구한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도 원구성 협상의 발목을 잡았다고 푸념했다.당내사정과 원구성은 연관이 없다는 논리다. 강동형 최광숙기자 yunbin@
  • 정부 ‘노근리’합동조사

    ‘노근리 사건’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가 15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시작됐다. 15일 영동군에 따르면 국방부 증언청취팀 및 현장조사팀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반(반장 정광춘 대령)이 피해지역인 충북 영동읍 주곡리,임계리와 사건현장인 황간면 노근리 주변에서 피난민 이동 등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VTR로만들 예정이다. 조사반은 15일 현지 군부대와 주민 등 50여명을 동원,당시 피난민들의 도보이동상황을 재연했다. 조사반은 모의 피난상황을 연출하고 피난민 출발시간 등을 확인해 그동안노근리 사건 조사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문제점과 의문점에 대해 확인 검증할예정이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 백제 위례성 터 추측 하남 교산동 1차발굴

    한성백제의 도읍인 하남위례성 터일 가능성이 제기됐던 경기도 하남시 교산동 일대에 대한 1차 발굴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일단 통일신라말∼고려초에서 조선후기에 걸쳐 사용된 대형건물 유구와 부속시설들이 확인됐다. 경기문화재단 부설 기전문화재연구원(원장 장경호)은 12일 지난해 8월부터실시한 교산동 건물지 1차 발굴조사에 대한 지도위원회를 열고 그동안의 발굴성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조사된 ㄷ자모양의 대형건물터는 남북 50m,동서 65m 규모로 2∼4회에걸쳐 중복 축조됐다. 출토유물은 기와·토기·자기·철제품 등 다양하며,특히 연꽃무늬나 귀면(鬼面) 무늬 등을 새긴 막새기와와 잡상(雜像) 등 특수기와도 발견됐다. 발굴단은 교산동 건물지의 최상층은 광주관아 또는 객사와 관련된 시설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그러나 이번 조사는 지상에 노출된 유구에 한정된 만큼 백제유적의 존재 여부는 최하층의 건물유적을 추가 발굴조사해야 규명할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동철기자
  • 백화점 또 세일 돌입 19일부터 일주일간

    백화점들이 오는 19일부터 일주일간 또 세일에 들어간다. 내달부터 업계의 과열 경품경쟁을 제한하는 ‘경품고시’가 부활되는 것을앞두고 마지막으로 경품경쟁이 재연될지 관심거리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19일부터 신사복과 잡화매장을 중심으로브랜드 세일을 실시한다.브랜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획행사를 입점업체들과 협의중이다. 현대백화점은 매출실적이 좋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세일을 한다.점별로 특설매장을 설치해 기획상품을 판매하고 여름상품인 선글라스와 색조화장품 등일부 품목의 할인폭을 높일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생활용품과 잡화중심으로 세일을 실시한다.신세계는 협력업체에 부문별 바이어들을 보내 세일상품 조달방안을 협의중이다. 백화점들은 이번 행사기간에 가급적 경품 및 사은품 제공을 자제하겠다고밝히고 있으나 봄상품 재고처분과 여름 신상품 판매경쟁을 앞두고 있어 과당경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기자
  • 풍납토성 발굴·보존 ‘해법찾기’

    백제 초기(한성백제·BC18∼AD475년)왕성으로 추정되는 풍납토성 발굴·보존방안을 놓고 역사·고고학계가 드디어 ‘해법찾기’에 적극 나섰다. 서울백제수도유적보존회(대표 이형구 선문대교수)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한글회관에서 ‘풍납토성(백제왕성)보존을 위한 학술회의’를 열었다.이 자리에는 손보기 단국대 박물관장,김삼용 전 원광대총장,정영호 한국교원대교수,이종욱 서강대교수,손병헌 성균관대교수,조유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김영상한국고대사연구회장,맹인재 문화재위원,정명호 전 동국대교수 등 역사·고고학계 원로·중진이 대거 참여해 주제발표를 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풍납토성이 본격 발굴돼 백제왕성일 가능성이 높아진 뒤로 학계가 정식 세미나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이날 두가지 중요한 현안에 관해 입장을 정리했다.하나는 풍납토성의 역사적 가치를 일차 정립한 것이고,또하나는 발굴·보존에 따른 현실적인 문제인 주민 피해보상 방안을 강구한 것. 특히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르리라고 추산되는 주민 보상을 무리없이 해결하려면 문화재청이나 지방자치단체(서울)차원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요구하기로 한 점은 사태해결에 한걸음 다가선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이종욱 서강대 사학과교수는 “지난 100년동안 이루어진발굴 중 풍납토성 발굴이 가장 의미있다”면서 “한국고대사의 체계 전반에대한 재검토가 필요하게 되었다”고 역설했다.이교수는 그동안 학계가 ‘삼국지’한전에 근거해 형성한 통설로는 풍납토성 유적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삼국사기’초기 기록의 사료적 가치를 인정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형구 선문대 역사학과교수는 “서울백제 500년동안 수도이던 풍납토성 일대를 보존하려면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사적 범위를 토성 안 왕궁 유적까지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한 주민 피해를 해소하고 재산권을보상하는 방법은 대통령의 특단의 조치뿐”이라고 호소했다.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풍납토성을 보존해 후손에게 넘기는일은 이 시대 사람들의 의무이므로 *역사 관련 학회,각 대학 사학과,향토사학회 들이 참여해 거국적인 보존운동을 일으키며 *인근 암사동·미사리유적과 연계해 유적지 벨트를 조성하자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아울러 주민들에게는 만족할 만한 보상을 꼭 해주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이를 건의문으로 만들어 조만간 김대중대통령에게 전하기로 결정했다. 이용원기자 ywyi@. *풍납토성 역사적 의미. 서울 송파구 풍납동 일대 풍납토성은 현재 확인된 사실만으로도 한국고대사체계를 완전히 뒤바꾸기에 충분한 가치를 가졌다.지금 나와 있는 관련 저서·논문을 대부분 다시 써야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고교 국사교과서에는 “백제는 한강 유역에 위치한 마한의 한 소국으로부터 출발하였다…(BC18)…3세기 중엽 고이왕 때에 이르러…중앙집권 국가로서의 기틀을 잡아갔다”(45∼46쪽)고 기술했다.서기전 1세기에 백제는 ‘소국’이었고 3세기에나 가야 국가 기틀을 잡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토성 규모는 바닥너비 40m,높이 15m,길이 약 3.5㎞에 이르며 이공사에 쓴 흙은 8t트럭 40만∼50만대 분량이라고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추정했다. 또 연구소가 출토유물을 방사성탄소 동위원소법으로 측정한 결과 축성연대는서기전 2세기에서 서기후 2∼3세기로 밝혀졌다. 이 시기 백제는 ‘소국’이 아니라,수많은 인력·장비를 동원해 거대한 성벽을 쌓을만큼 강력한 국가였음을 입증한 것이다.아울러 성벽 최하층은 개펄로다졌음이 밝혀졌는데 이는 백제의 강역이 초기에도 한강 유역에만 머무르지않고 바닷가에까지 미쳤음을 함께 보여준다. 백제가 처음부터 강력한 국가였다는 기록은 ‘삼국사기’에 들어 있지만 문제는 강단사학자 대부분이 이 기록을 믿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고대사 체계를 구성하는 패러다임은 두 가지.주류는 ‘삼국사기’초기 기록을 불신하는 대신 이 시기를 기술한 중국사서 ‘삼국지’한전을 뼈대로 고대사를 이해하는 흐름이다.이에 따라 3세기 중후반까지 한강이남은여러 소국으로 분할된,낙후된 역사상황이라고 본다.이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학자들이 세운 이론틀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어서 지금껏 ‘식민사학’이라는 비판을 받곤 한다. 반면 ‘삼국사기’는 백제가 건국기인 서기전 18년부터 온조왕이 활발한 정복전쟁을 벌여 강토를 넓혔다고 기술했다.따라서 ‘삼국사기’를 믿느냐 아니냐에 따라 한국사는 시초부터 그 방향과 발전속도가 확 달라진다.이를 입증하는 몫을 1,500여년만에 실체를 드러낸 풍납토성이 해낸 것이다. 이용원기자
  • 의약분업 갈등 재연 조짐

    의사협회가 의약분업협력회의에 불참하고 약사법 개정을 위한 투쟁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의약분업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전망이다. 12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의협은 11일 밤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중앙위원 및 상임이사 연석회의를 열고 약사법 개정을 위해 총력투쟁을펼쳐나가기로 결의했다. 또 중앙 및 지역별 의약분업협력회의에 당분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분업협력회의는 정부와 의·약사단체,의료보험자단체,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해 ▲의-약계간 사용의약품 조정 ▲연락체계 구축과 제도 홍보 ▲상호 감시활동 등을 담당할 의약분업의 핵심 추진조직이다. 의협은 오는 19일 전국 기초단체별 의사회 총회를 열고 의약분업 참여 여부및 투쟁방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20일쯤 의약분업과 관련한 최종 입장을 결정키로 했다. 의협은 이에 앞서 다음 달 1일부터 2∼3일간 의약분업 시범사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었다. 유상덕기자 youni@
  • 百濟 부여 부소산성은 ‘피난城’

    사비(부여)는 성왕 16년(538년)에 웅진(공주)에서 천도하여 나당연합군에 멸망한 의자왕 20년(660년)까지 120여년 동안 지속됐던 백제의 도읍지다.사비도성은 왕궁의 배후에 산성을 두고,나성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형태를 갖고 있다.사비의 도성제는 그동안에도 적지않은 연구가 있었지만 발굴조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진전된 성과가 나오고 있다. '사비도성과 백제의 성곽'을 주제로 9일 부여에서 열린 학술대회는 최근의연구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였다.발굴조사의 중심에 섰던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뜻깊었다. 다나카 도시아키 일본사가현립대교수와 김영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초빙연구원은 부소산성이 유사시에 숨어들어 저항하기 위한 ‘피난성’혹은 ‘도피성’이라는 논리를 폈다.사비의 왕궁은 한성이나 웅진시대와는 달리 왕성 밖으로 나왔고,실제로 사비의 왕궁은 부소산성의 남쪽에 있었다는 설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다나카교수는 그 때문에 배후의 왕성은 피난성으로서의 기능이 강하게 됐고,왕궁을 지키기 위해 나성(羅城)을 쌓은 것으로 보았다.여기에 나성의 바깥에는 서북쪽에 왕흥사금성과 고성성,남쪽에 가림성,동쪽에 석성,동쪽에 이례성을 배치하고,이들 성을 연계시켜 왕도방어를 견고하게 했다.이런 방어체제는 사비로 천도하기 이전에 이미 구상됐음이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김영심연구원도 사비왕도의 범위를 나성 내부만이 아니라 수도방위체계를 이루는 주변의 일부 성을 포함한 지역으로 확장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343만 2,000평에 이르는 나성의 내부가 대부분 늪지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1만여가(家)에 5만여명이 거주했다고 보기에는 의문이 있다는 것이다.능산리사지나 능산리고분군의 위치를 보면 이미 사비천도 전후에 나성과 같은 도성의 외곽이 정해져있었을 터이지만 국가의 중요시설물이 들어서고,인구와 재화가집중됨에 따라 수용한계를 넘었을 때 2차 방비 역할을 한 산성까지 외연의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박순발 충남대교수는 이 대학 백제연구소가 실시한 나성 정밀지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나성의구조에 대한 기존 학설에 이의를 제기했다.박교수는 나성이 사비도성을 동서남북으로 감싸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북나성과 동나성,그리고 부소산에서 백마강으로 이어지는 나성의 일부로 되어있고,남나성과 서나성은 일련의 고고학적 조사에서 그 흔적을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그런 만큼 자연해자(垓字)로서 백마강의 적극적인 기능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성주탁 충남대 명예교수는 사비가 중국 남조의 건강성(建康城)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설에 대해 백제가 웅진시대부터 북조계의 문화를 폭넓게 수용하기는 했지만,도성제는 중국보다 고구려에서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평지성과 산성이 결합된 사비성의 구조는 산성과 도시를 결합시킨 웅진시대제도를 계승 발전시킨 것이며,평지성과 산성을 묶은 도성체제는 고구려 초기의 오녀산성과 하고성자,국내성과 위나암성,안학궁지와 대성산성 등의 조합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심정보 대전산업대교수는 사비도성의 축조시기를 기존의 6세기 초반설에서 5세기후반기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먼저 1991년 부소산성 동문지 부근에서 '대통(大通)'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조각이 발견된 데 주목했다.공주 대통사는 삼국유사에도 양나라 대통원년(527년)에 창건된 절이다.기와편이 나온 것은 사비로 천도하기 전에 새 왕도를 건설했다는 사실을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동성왕의 3차례에 걸친 사비지역 행차를 사비천도의 준비를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한편 부소산성은 삼국사기의 우두성(牛頭城)으로 보았다.우두성은 동성왕 8년(486년)에 수축이 이루어진 만큼 ‘대통’명 기와는 성곽의 보수와 문루의 정비과정에서 사용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결국 사비도성으로의천도는 538년에 이루어졌지만,준비과정으로 동성왕 8년에서 23년에 이르는486년에서부터 501년까지 부소산성 및 나성 등의 방어시설 축조가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격동의 남북관계 반세기](1)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간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대한매일은 1945년 분단 이후 현재까지 중요한 남북관계 일화와 사건들을 특별기획으로 연재한다.이번 특집은 남과 북의양측 당국이 대화와 협력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고,또 어떤 이유로 그같은 노력이 좌절됐는가를 반추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1992년 2월 19일 오전 10시 평양의 인민문화궁전. 남북한의 TV와 라디오가 생방송하는 가운데 정원식(鄭元植)국무총리를 비롯한 남측대표와 연형묵(延亨默) 정무원 총리를 비롯한 북측대표가 남북기본합의서 발효행사를 시작했다. [민족사적 의미] 수행원들의 기립박수 속에 발효절차를 마친 정 총리는 흥분된 목소리로 “오늘은 우리 민족사에서 참으로 뜻깊은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감격을 표시했다.연 총리도 “최근 시베리아 고기압은 낮아지고 우리민족의 통일열기는 높아진다”고 시대의 변화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이날로 남과 북은 분단 반세기만에 평화공존의 틀을 마련한 것이다. 다음 날남측 언론은 기본합의서 발효사실을 대서특필했다.그러나 어찌된일인지 북측은 남북의 공동발표문과 대변인의 기자회견 내용만 간략히 보도했다.그리고 기본합의서 발효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남측에서도 북한의핵 개발의혹이 점차 실체적인 위협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역사적 배경] 1990년을 전후해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가 몰락했다.동·서독의 통일,소비에트연방의 해체 등 국제정세에 엄청난 변화가 이어졌다.세계적인 대변혁의 물결은 지구촌의 마지막 냉전지대인 한반도에도 밀려왔다. 북한은 국제환경의 급변속에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이와함께 심각한 경제난에 따른 체제붕괴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이념적·폐쇄적 노선을 포기하고 개방·개혁의 실용주의노선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남측도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했다.88년2월 취임한 노태우(盧泰愚)대통령은 4월21일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임기중에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을이룩할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천명한 뒤 ‘북방정책’을 추진했다.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와 수교가 잇따랐고,91년에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했으며 한-러,한-중 수교도 이뤄졌다.그 시점에 남은 것은 남과 북 두 당사자간의 관계개선 뿐이었다. [추진 과정] 1988년 12월28일 강영훈(姜英勳)국무총리가 북한의 연형묵(延亨默)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총리회담을 제의했다.이에 대해 연 총리는 다음해1월16 남북 고위급 정치·군사회담을 갖자고 제의했다.남북은 90년 9월부터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7차례의 고위급 회담을 이어갔다.91년 12월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5차 고위급회담에서 남북기본합의서가 합의돼 양측총리가 서명했다. 92년 2월18일부터 21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6차 고위급회담에서는 남북기본합의서가 발효됐다. [내용상 함축] 남북기본합의서는 서문과 4장 25조의 본문으로 구성돼 있다. 서문에서는 남북한이 평화통일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본문에는 남북화해를 위한 실천과제와 불가침 약속,군축문제가 담겨있다.군축대상인 대량살상무기에는 화학·생물학무기와 핵무기도 포함하는 것으로남북간에 합의됐다. 또 경제교류와 협력,인적 왕래,교통로와 우편·통신의 재연결,통신교류의비밀보장과 관련한 규정도 담겨있다.남과 북 사이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교류 방안이 다 들어있는 셈이다. [북측의 불이행] 북한은 1992년 11월 5일부터 개최키로 합의한 분야별 공동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을 거부한 이래 기본합의서 이행과 당국간 대화를기피했다.93년 1월 북한 핵 문제가 터지면서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은 물론 남북관계 전체가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 남북기본합의서를 부정하는 입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측 이행노력] 정부는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실천을 임기중 시행할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있다.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사와 8·15 경축사 등여러 계기를 통해 북한측에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촉구하고 이를 위해 분야별 공동위원회 가동과 특사교환을 제의한 바 있다. 이도운기자 dawn@. * 기본합의서 법적 성격…민족 특수관계 규율 문서. 남북기본합의서는 ‘민족 내부의 특수관계’를 규율하는 문서이다. 기본합의서는 서문에서 남북관계를 국가간 관계가 아닌 ‘잠정적 특수관계’로 규정했다.따라서 국가간의 조약이라고 할 수는 없다.다만 서문과 조문의 배열,발효의 절차,권리와 의무에 관한 규정,정부대표가 서명한 점 등은국가간 조약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이같은 기본합의서의 이중적 성격 때문에 합의서의 국회동의 필요 여부,국내법과의 저촉 등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92년 당시 노태우(盧泰愚)대통령이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한 뒤 국회에 인준을 요청하지 않은 것은 정부가 국가간 문서가 아니라고 간주했기 때문이다.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 서명후 최고인민회의 동의를 거쳤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8년 7월26일 서울고법 특별7부(재판장 李根雄 부장판사)는 “남북기본합의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판시하기도 했다. 남북기본합의서는 합의사항에 대한 체결 주체의 준수·이행을 명백히 요구하고 있다.단순한 정치선언이나 강령과는 다른 것이다. 따라서 기본합의서는 남북한 당국이 의지를갖고 실천하면 ‘민족의 장전(章典)’이 될 수 있다. 이도운기자. [기고] 남북정상회담과 '기본합의서' 남북기본합의서가 발효(1992.2.19)된지 8년 4개월만에 그 정치적 실천을 담보하는 정상회의가 6월 12∼14일 평양에서 열린다. 남북기본합의서가 화해,교류·협력,불가침 이행을 약속한 현상확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남북정상회담은 현상확인적 요소와 함께 현상변경적 요소도 담아야 한다. 남한의 역대정부(노태우,김영삼,최근 김대중)들이 내놓은 통일방안의 공통점은 통일을 과정으로 보고 국가연합적 성격을 가진 ‘남북연합’이라는 중간단계를 둔 점이다.그 이유는 동서독과 달리 상호 무력충돌을 가졌고,50년이상 장기간의 분단으로 인한 이질화와 깊은 상호 불신 때문이다. 북한측도 1960년초 부터 고려연방제를 내놓았지만 1988년 이래 점차적으로통일의 점차적인 완성을 강조하면서 내용적으로는 남한의 남북연합에 매우유사한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1991년 김일성 신년사는 제도적 국가적 통일을 후 세대에 미룬다고 함으로써 국가연합적 성격의 통일방안을 명백히 하고 있다.이것은 남북한 양통일방안이 상호 수렴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이러한 점에서,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면 양 정상들은 남북연합이라는 가시적인 통일 청사진을 합의하여 발표해야 할 것이다. 남북기본합의서-남북연합의 헌장-통일헌법과의 관계는 3단계 통일방안으로설명이 가능하다.남북기본합의서가 화해협력단계의 법적 기초(1단계)라면,남북연합 헌장은 남북연합의 법적 기초(2단계)이고,통일헌법은 1민족 1국가 통일국가의 법적기초(3단계)라고 할수 있다. 따라서 남북기본합의서는 평화를 강조한다면,남북정상회의는 기본합의서의실천과 동시에 통일에 대한 큰 그림도 합의하는 현상변경적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다.남북기본합의서가 평화에 대한 총론을 규정했다면 남북 정상회의는 평화를 실천하는 보다 구체적인 각론적 내용을 합의해야 한다.1992년 남북기본합의서가 탄생한 것은 남북한의 정치적 동기가 공통적으로 강했다.남한은 북방정책의 한건 주의의 일환으로,북한은 동구권 붕괴이후 정치·외교적 체제위기의극복을 위한 국면전환용으로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남북한의 동기야 어떻든 남북기본합의서의 합의 내용은 최초로 공식적인 민족의 화해,협력과 평화 장전의 문서이다.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이라는 7·4 공동성명의 3대 원칙을 천명한 남북기본합의서에 대해 그 법적 성격과 실천을 둘러싸고 쌍방간에 많은 공방이 있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쌍방 모두 그 동안 그 남북기본합의서에 대한 정치적실천의지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쌍방 당국은 이제 지난 과오를 겸허하게 민족과 양쪽 국민 앞에 인정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남북정상은 향후 모든 민족문제는 남북기본합의서를 기초로 풀어가겠다는정치적 결단과 그에 따른 구체적 실천조치를 재다짐해야 한다. 한 예로 쌍방은 기본합의서 제15조의 민족내부거래를 세계무역기구(WTO)를포함한 국제기구에서 공인받기 위해 유엔헌장 102조에 따라 유엔 사무처에등록함은 물론,4개 분과위원회와 5개 공동위원회의 조속한 가동에 합의하기를 바란다.이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쌍방은 사문화된 기본합의서의정신 복원과 그 실천성을 살려서 한반도에 평화의 불씨를 다시 지펴야 할 것이다.그래서 한국전쟁 50년이 되는 2000년 그리고 6·25라는 동족 상쟁의 이미지를 가진 6월이 이제 평화와 희망를 잉태하는 해와 달로 바꿔지기를 바란다. 이장희 한국외대교수·국제법
  • 역대 국회개원 현황과 전망

    지난 81년 11대부터 94년 15대 국회까지 총선 이후 실제 국회 개원(開院)일까지 평균 기간은 67.8일이다.11대는 16일,12대는 108일,13대는 34일,14대는 97일,15대는 84일이 걸렸다. 총선이 실시된 해마다 평균 두달 이상씩 ‘입법부 공백’ 상태가 벌어진 것이다.통상 총선이 끝나면 여야가 선거 후유증과 차기 원구성 협상으로 힘을소진하는 등 남은 국회 회기가 거의 ‘무용지물’이 되버리는 정치 현실과무관치 않다. 당초 예정된 개원일과 실제 개원일도 12,14,15대 국회에서 각각 한달 이상씩 차이가 났다. 국회의원 선거일(임기 만료일 전 50일 이후 첫번째 목요일)과 국회 개원일(임기개시 후 7일)을 선거법과 국회법으로 정한 15대 이후에는 산술적으로만따지면 길게는 57일,짧게는 51일간의 공백기간이 생긴다. 그러나 15대 당시 개원일은 국회법상 6월5일을 한달 가량 넘겼다.결과적으로 96년 4월11일 총선 이후 7월4일 국회 개원까지 무려 84일이 걸린 것이다. 당시 개원이 늦어진 직접적인 원인은 옛여당인 신한국당이 총선 이후 무소속 당선자를 잇따라 영입하는 등 여야간 인위적 정계개편을 둘러싼 첨예한 공방에서 비롯됐다. 과거 상임위원장 배분 등 여야간 원구성 공방으로 인해 개원이 지연된 구태가 21세기형 새로운 국회상(像)을 구현하겠다던 15대 국회에서도 어김없이재연된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16대 국회에서도 개원 지연 현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여야간 원구성 협상이 초반부터 국회의장 선출,상임위원장 배분,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문제 등을 놓고 삐걱대고 있기 때문이다.여야 모두 ‘4·24 영수회담’의 정신을 살려 법정 개원일을 지키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협상 전망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현대사태나 투신사 공적자금 투입,고액과외,주가하락,남북정상회담개최 등 국정 주요 현안이 산적한 마당에 또다시 국회 개원이 정쟁(政爭)의볼모가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특히 고액과외나 공적자금문제 등 민생과 직결된 사안은 임기만료(5월29일)를 한달이나 남긴 15대 국회가 나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일부 시민단체가 총선 이후 임기만료일까지 의정활동을 차기 공직자 선거때 낙천·낙선운동의 주요지표로 삼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당락을 떠나 임기만료일까지 신사적인 의정활동을 펼쳤는지 시민단체와유권자가 적극 감시한다면 국회 공백상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취지다. 박찬구기자 ckpark@. * 개원 앞둔 16대국회 쟁점. 16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는 개혁입법처리,부정선거 국정조사 등에서이견을 보이고 있다. 여야 영수회담에서 인권법,통신비밀보호법 등 개혁입법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합의했지만 실무적인 차원에서 마찰이 예상된다. 인권법은 인권위원회의 위상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민간 독립기구화를 주장하는 정부·여당과 독립법인화를 주장하는 야당이 다시 맞설 태세다.그러나 여당측에서 여론수렴 과정을 거친 뒤 최종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함으로써 타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통신비밀보호법도 15대 국회 심의과정을 통해 ‘감청대상 대폭 축소’ 등‘큰 줄기’에는 합의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여야의 공통된 의견이다.그러나긴급감청폐지 등에 대한 야당의 주장이 계속될 경우 진통이 예상된다. 부패방지법은 특별검사제 상설화가 쟁점이다.이와 관련,한나라당이 특검제를 별도로 협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련법의 처리 전망은 밝은 상태다. 그러나 특검제를 둘러싼 여야간 대립이 또다시 전개될 듯하다. 금융실명제법은 주요 개정 방향이 예금자 비밀보호 조항이기 때문에 여야간 큰 이견이 없는 상태다.자금세탁방지법은 야당측에서 ‘야당탄압용’으로악용되는 것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선거법개정은 여당이 1인2표제를 다시 주장할 경우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4·13 총선과 관련,야당의 ‘부정선거 국정조사’요구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이는 선거사범처리와 연관돼 있다. 낙선한 소속 출마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도 공세를 취해야 한다는 게 한나라당 내 분위기다. 금융권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의 공적자금 추가투입문제도 쟁점이다.한나라당은 “필요성이 인정되면 국회동의를 해준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추가투입의 가능성을 따져본 뒤 결정하겠다”는 전제를 달고 있어 국회 처리시 여야간 마찰이 예상된다.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야당의 반응도 관심거리다.회담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경우 야당의 원내 공세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박준석기자 pjs@
  • 민간인 무차별테러… 관광객 안전 비상

    23일 말레이시아의 휴양지인 시파단섬에서 외국인 관광객 등 21명을 납치한사건을 계기로 이 지역을 여행하는 외국 관광객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납치사건의 배후인 아부 사이야프는 앞서 지난달 20일 바실란 섬의 학교를습격,학생 등 27명을 인질로 잡고 필리핀 군과 대치중이다.아부 사이야프는1994년 민다나오섬에 파견중인 (주)신성 근로자 7명을 억류했던 모로 이슬람해방전선(MILF)의 과격 청년전위대로 알려져있다.이들은 인질 석방 대가로 240만달러를 요구중이다. ■회교 반군 활동 16세기 필리핀의 지배가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민다나오지역에 살아온 회교세력들은 독립국가건설을 요구해왔다.1972년 마르코스 정권과의 평화합의가 무산되면서 무장투쟁에 나선 모로 민족해방전선(MNLF)은한때 최대 회교세력을 구성했으나 96년 피델 라모스 대통령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세력이 약화됐다.필리핀 정부와 민다나오 섬의 회교자치정부를 인정하고 외교·국방을 제외한 권한을 전면이양한다는 내용의 평화협정 체결후분쟁이 종식되는 듯했다.하지만 강경파들은 회교국가건설의 꿈을 버리지 않아 분쟁 재연 가능성이 잠재해있었다. ■회교 반군 주요 계파 MNLF와 필리핀내 양대 회교단체중 하나인 모로 이슬람해방전선(MILF)은 MNLF로부터 노선 등의 차이를 이유로 78년에 분파됐다. 강경파로 96년 평화협정 이후 뜸했던 필리핀 회교분쟁을 재연시킨 장본인.최근 세를 불려,대원이 1만8,000명에 이른다. 아부 사이야프(신의 칼)는 MILF의 청년 전위대로 가장 과격하다.이들은 MNLF가 93년부터 필리핀 정부와 평화회담을 시작한 데 반발,떨어져나가 자치국가수립을 요구하며 강경투쟁을 벌여오고 있다.80년대 중반 서아시아에서 게릴라훈련을 받고 필리핀에 귀국한 아부바카르 압두라야크 얀야라니가 조직했다.무장단체들 중에서 가장 극단적인 노선을 표방,민간인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테러를 감행해왔다.아부 사이야프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파사건 배후조종자로 체포된 람지 아메드 유세르 및 케냐 주재 미국대사관 폭파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딘과 연계돼 있다는 추측도 있다. 반군 본거지인 민다나오섬은 인구 1,500만명중 회교도는 400만명에 불과하다.96년 평화협정 체결후 회교자치구역이 선포돼 누르 미수아리가 주지사로선출됐다.필리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했지만 역부족.그 결과 민다나오 회교자치구에 포함됐던 지역들이 하나 둘 이탈,회교 반군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필리핀은 인구 7,900여만명 중 83%가 가톨릭신자이며 기독교도가 9%,회교도는 5%에 불과하다. 김균미기자 k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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