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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생태주의로 본 ‘지방 문제’/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난 참여정부 들어오기 이전까지 지방 문제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현대에서 일하던 시절 나에게 월급을 주던 공장들이 소재해있던 울산과 서산의 생태적 발전에 관한 고민을 약간 했었고, 정부에서 월급 받던 시절에 제주도와 강원도의 풍력발전을 지지했다. 그러나 진지하게 지방의 발전과 생존방안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참여정부는 그 어느 정부보다도 한꺼번에 많은 국책사업을 경기부양책으로 쏟아냈던 정부이고, 이 와중에서 환경단체는 지방발전의 적이라는 정식이 은연중에 성립된 것 같다. 한 가지 내가 동의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먹고사는 1차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지역민들에게 1급 생태보존지역을 보존하는 것에 대해서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어느 수준의 타협이라는 것이 문제가 되지만, 결국은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할 수밖에 없다. 충분히 동의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생태주의자들은 지방의 자립과 독자적인 경제권 형성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문화권 형성에 대해서 생각보다 고민을 많이 한다.“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구호에도 동의한다. 몇 년 동안 환경운동의 현장에서 머물면서 느끼게 된 것이 하나가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 지방의 붕괴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다. 뭐라고 말을 하든, 사람들은 빠르게 농촌지역에서 소도시로 이동하는 중이고, 이 사람들은 주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으로 이사가는 중이다. 지역의 특성화나 특정산업 육성 등 아마 책상 위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은 다 동원된 듯한 3년간을 보냈지만, 지방의 몰락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흐름처럼 강력해졌다. 정치권에서는 공급정책으로 급선회해서 할 수 있는 한 많이, 그리고 빨리 수도권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로 결정한 셈이지만, 이 과정에서 지방의 몰락은 이제 비가역적인 한계점을 지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국민의 절반이 수도권에 사는데, 이 흐름대로라면 현재 결정된 주택공급이 추세대로 진행된 4~5년 후라면 인구의 4분의3이 수도권에 사는 아주 희한한 공화국이 되어버릴 것 같다. 그리고 지방에는 노인들만이 남아 황폐해버린 토지를 지키고 있는 어이없는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구호로 진행된 각종 국책사업이 한편으로는 지방에 사업비를 내려 보낸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고속철과 격자형 도로로 서울과 가까워진 지방에 남아있을 사람이 없어져버린 것이 현실이다. 1차적으로는 지방의 사업가와 공무원들이 지방의 집을 전세로 바꾸고, 서울에 집을 사는 일이 진행되는 중이고,2차적으로는 어떻게든 개발사업을 끌어들여 농지와 토지를 처분한 사람들이 보상비로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일이 한참 진행 중이다. 자신의 독자적 권역을 가지고 있었던 부산과 대구와 같은 곳도 지금 스스로의 힘으로 버거워하는 것 같다. 서울과 물리적으로 가까워질수록 큰 곳이 작은 곳을 흡수하는 간단한 원리가 작용하지만, 규모가 전국적이다 보니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셈이다. 그렇다고 이미 놓은 철도와 도로를 없앨 수도 없다. 자, 어쩌면 좋을까? 과밀화된 수도권과 황폐해진 지방이 모두 생태적 재앙을 맞을 것인데, 이 힘을 정지시킨다는 것은 보통의 지혜로 될 일은 아니다. 이게 요즘 생태주의자들의 고민이다. 지금 국가적 논의를 한다면 인위적 정계개편이 아니라 이 ‘서울화’ 흐름을 어떻게 반전시킬지에 대해서 시급히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방안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이런 종류의 일이야말로 국민적 합의가 핵심이다. 더 늦기 전에 국민적 논의 테이블이 열렸으면 한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 [사설] 조류인플루엔자 차분하게 대응하자

    지난주 전북 익산의 한 양계장에서 발견된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수의과학연구검역원의 정밀검사 결과 혈청형 H5N1의 고병원성으로 최종 판명됐다. 고병원성 AI는 닭과 오리에 감염되면 100%에 가까운 폐사율을 보이는 데다 사람에게도 옮겨지는 등 위험성이 크다.이번에 나타난 H5N1형은 2년 8개월 전 충북 진천·음성 등 전국 10개 시·군 19개 농가에서 발생했던 것과 같은 종류다. 당시 530만마리의 닭·오리가 살처분되는 등 150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 이번에도 양계 농가의 경제적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손실의 규모는 달라진다. 세계은행(IBRD)은 미국의 경우 AI창궐시 독감피해의 60배가 넘는 6230억달러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사람 간에 감염될 경우 지구적 재앙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AI는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될 상대다. 양계농가는 신고의무와 위생상태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하며 방역당국은 AI가 확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자치단체의 전문인력 확보와 검사시설 확충도 시급하다. 국민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닭고기 먹기를 기피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AI가 사람에 옮겨지는 것은 병에 걸린 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비늘이나 분비물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일반인에 감염될 우려는 희박하다.AI바이러스는 75도 이상에서 5분간 열처리하면 쉽게 죽기 때문에 조리한 닭고기는 안전하다. 정부는 국민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적극 홍보해야 한다. 국민 모두가 차분하게, 그러나 철저하게 대처할 때에만 AI를 제압할 수 있는 것이다.
  • ‘바람 잘 날 없는’ 부시

    화불단행(禍不單行·재앙은 항상 겹쳐서 오게 됨)이라 했던가. 중간선거 참패로 기가 꺾인 채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가 연이은 사고로 가슴을 졸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21일(현지시간) 또 나쁜 소식이 들렸다. 미국 ABC방송은 경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아르헨티나를 2주 일정으로 여행하던 큰딸 바버라(25)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지갑과 휴대전화 등을 강탈당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비밀경호팀이 바버라와 쌍둥이 동생 제나가 식사하는 근처를 경호하고 있었는데도 강도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다른 경호원은 현지민과 언쟁을 벌이다 심하게 두들겨 맞았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19일 베트남에 도착하자마자 전용기 에어포스 원의 타이어가 펑크나 한 차례 소동이 벌어졌던 부시 대통령의 귀국길 역시 평탄치 못했다. 이날 장병들과 아침을 들기 위해 히컴 공군기지로 이동하던 중 행렬을 선도하던 경찰 오토바이 3대가 길바닥에 나뒹굴었다. 경관 1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밤 백악관 직원 2명은 호놀룰루 외곽을 돌아다니다 괴한들에게 두들겨맞고 강도를 당했다.AP통신은 베트남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호찌민과 2차대전의 발단이 된 진주만이 있는 하와이를 방문한 이번 여정은 “과거와 현재의 전투 얘기로 그늘졌다.”고 꼬집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아버지 부시-클린턴 “우린 코미디 콤비”

    국내 한 라디오 방송의 ‘3김 퀴즈’가 퇴근길 애청자들을 웃긴다지만 미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직접 사람들 앞에 나서서 웃긴다. 빌 클린턴(사진 왼쪽·60)과 조지 HW 부시(82) 전 대통령이 전날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전미부동산업자협회(NAR) 총회에 나란히 참석해 6차례의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청중을 열광시켰다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통신은 두 사람이 정당도 다르고 1992년 대선의 구원(舊怨)이 있지만 마치 수십년 호흡을 맞춰온 코미디언들처럼 웃겼다고 적었다. 지난해 두 전직 대통령은 이 지역을 휩쓴 카트리나 재앙 때 1억 3000만달러(약 1222억원)를 모금한 바 있다. 이날 총회는 재앙 이후 열린 가장 큰 규모의 행사였다. 부시가 먼저 “가끔 대통령 자리가 주는 특전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은퇴는 좋은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 가지 문제는 특정 주제에 대해선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 점”이라며 “만약 누군가 일본 총리 앞에서 쓰러진다면 14년 뒤에라도 누구나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언론에 수년간 당한 뒤에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에 속으로 욕을 퍼부은 뒤 답하지 않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클린턴은 “여러분은 지금 1992년 대선에 대한 그의 복수극을 지켜보고 있다.”고 웃어넘긴 뒤 “그때부터 내 여생은 그의 코미디 조역으로 운명지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점잖지 않은 그의 농담을 그대로 옮겼다면 난 아마도 뉴욕 일간지들에 죽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장혈관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클린턴은 “그의 건강이 나보다 낫다.”며 “내 장례식에서 그가 연설할 것”이라고 말해 청중들을 뒤집어지게 했다. 클린턴이 “아내인 힐러리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잘 해낼 것”이라고 말하자 부시가 끼어들어 “그렇지요. 하지만 이 친구가 영국 여왕 뒤의 필립 공처럼 숨어지내는 모습을 떠올리기가 쉽지는 않다.”고 응수해 사람들을 웃겼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녹색공간]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硏 책임연구원

    학회에 다녀왔다. 환경에 해로운 물질이 무엇인지, 그것이 공기·토양·물 환경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독성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학회이다. 생태계와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제는 널리 알려진 납이나 크롬 같은 중금속부터 ‘아니, 이것도 문젯거리가 된다니.’ 할 정도의 새 연구대상까지 각양각색의 문제를 놓고 일주일을 지내고 나니 도대체 이 세상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사는 것이 가능한 일이기는 할까 싶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더니 우리 생활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고자 만들어낸 물질이, 한편으로는 미처 알기도 전에 우리 몸과 우리가 살아가야 할 터전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단다. 하긴 그리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칭송되던 석면은 이제 그 처리를 두고 궁리가 이만저만이 아니고, 그 효과와 경제적 가치에 힘 입어 노벨상까지 받은 당대 최고의 물질인 디디티는 환경에 큰 재앙을 낳고 나서야 사용이 금지되었다. 지금 우리가 필요해서 사용하는 것 중에 어떤 게 석면과 디디티의 뒤를 잇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만큼 복잡하지만 우선 떠오르는 문제-잔류성 화학물질, 의약물질, 나노물질-만 얘기해 보자. 잔류성 화학물질은 물질 자체의 독성뿐 아니라 환경 중에서 쉽게 분해되지 못하여 먹이사슬 과정에서 농축되거나, 전지구적으로 장거리 이동하는 특성 탓에 더욱 문제가 되는 유해물질이다. 지금까지 잔류성 화학물질로 분류되어 특별관리를 받는 화학물질은 피시비·디디티·다이옥신을 포함하여 12종에 이른다. 내화제로 우리 생활 곳곳에 사용해온 브롬계 방염제나 치약·비누에 들어 있는 항균제 성분인 트리클로산 성분도 여기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최근 들어 힘을 얻고 있다. 잔류성 화학물질이 현재완료형의 유해물질이라면 의약물질은 최근에 인식되기 시작한 현재형 환경오염 물질이다. 병을 치료하려고 사용하는 물질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나아가 우리 몸에 해를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심정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의약물질이 몸의 병을 낫도록 하는, 즉 특별한 생물학적 효과를 나타내도록 만들어진 화학물질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 물질이 필요없는 사람이나 물고기에게 들어왔을 때 나쁜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예컨대 환경 중에 항생제가 흘러들어감에 따라 내성균이 증가한다든가 또는 호르몬 성분으로 물고기 성별이 교란된다든가 하는 우려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잔류성 화학물질만큼 그 위험이 증명되지는 않았어도 의약물질로 인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려는 규제와 관리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것도 그 때문이다. 의약물질이 현재형 우려물질이라면 나노물질은 가까운 미래에 걱정거리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매우 작은 입자라는 특성 덕에 전기·의료·화장품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각광받는 나노물질은 바로 그 크기가 문제다. 대기 중 먼지도 크기가 작을수록 독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 중 먼지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인 마이크로미터보다 1000분의1이나 작은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는 호흡뿐 아니라 피부를 통해서도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담배의 위험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50년이 걸렸다. 의약물질이나 나노물질이 환경과 인체에 미칠 위험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아직 훨씬 많다. 그러나 환경과 건강에 관련된 문제는 범죄자를 밝혀내는 것과는 다르다. 피해의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도 우려가 된다면 일단 최선의 조치를 하는 것이 상책이다. 어떤 물질이든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사용되고 폐기될 때까지 전과정에 걸쳐 환경과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신중하게 예측하고 평가해야 한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우리의 지식은 짧고, 세상엔 공짜도 없기 때문이다. 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硏 책임연구원
  •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박성중 서초구청장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박성중 서초구청장

    “꿈이 있어야 미래가 있지 않겠습니까.” 취임 5개월째에 접어드는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서초구의 비전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를 거부했다. 더이상 국내에서 경쟁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으로는 세계 유수 도시와 경쟁하겠다는 포부다. 박 구청장이 그리는 서초구의 미래는 ‘세계 초일류 도시’다. ●‘고객행정’의 감동 “우선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요.” 박 구청장은 ‘고객행정’을 강조했다. 국제 도시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이 바로 고객 위주의 행정이었다는 그는 구청장이 되자 행정 쇄신에 주력하고 있다. 공급자 위주였던 행정 서비스를 고객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대표적인 일이 바로 ‘OK민원센터’다. 요즘은 구청을 여러 번 방문하지 않고 한번에 민원을 해결하는 원스톱민원센터가 대세지만, 현재 준비 중인 OK센터는 차원이 다르다. 박 구청장은 “지금까지는 민원인이 공무원을 찾아 다녔다면,OK센터에서는 공무원이 민원인을 찾아 다니게 된다.”며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민원이 접수되면 관련 부서의 공무원을 모두 불러내 한자리에서 처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화민원도 마찬가지다. 그는 “구청에 전화하면 이곳저곳으로 전화를 돌려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앞으로는 처음 전화를 받은 직원이 담당자를 찾아 담당자가 민원인에게 연락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인 셈이다. ●‘경영 행정’의 효율성 박 구청장은 또 “이제는 행정에도 경영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행정 조직의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동사무소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지만 유비쿼터스 시대에선 모든 행정이 무인시스템으로 전환될 것이다. 지금부터 조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동사무소 통폐합을 추진하는 이유다. 그는 또 허투루 예산이 새나가는 ‘돈 먹는 하마’들을 색출해 비용을 절감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고 했다. 현재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문화사업에도 경영 마인드가 적용됐다. 그는 “관내에 예술의전당이 있지만 부족한 점이 있어 뮤지컬이나 B보이 전용극장 등을 만들어 서초를 신한류의 중심지로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세계행정’의 중심 서초구의 행정목표가 세계행정인 만큼 도시계획도 거창하다. 무엇보다 대기업과 첨단 R&D센터를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면동에는 IT,BT 등 최첨단 연구단지를 개발하고, 양재·내곡지역은 바이오 화훼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서초구 전체를 문화사업의 메카로 육성하기 위해 관련 단체와 협의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서초구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긴 하지만 먹고 자는 소비중심의 도시라는 한계가 있다.”면서 “10년,20년 후를 내다보기 위해서는 미래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시민의식의 성숙을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봤는데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나라의 극명한 차이는 바로 자원봉사 수준에서 드러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서초구를 진정한 세계 도시로 키우기 위해 여론지도층을 중심으로 자원봉사를 확대하는 등 모든 면에서 일류 도시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박 구청장은 “서초로 이사 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글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출생 1958 경남 남해 ▲학력 서울대 행정학 석사, 성균관대 도시행정학 박사 ▲약력 행시 23회, 서울시 행정과장·교통기획과장, 대통령비서실 민정행정비서실 행정관, 서울시 공보관·도쿄사무소장·시정기획관, 서초구 부구청장 ▲가족 김미화씨와 2녀 ▲종교 없음 ▲주량 소주 1병 ▲기호음식 모든 음식 ▲좌우명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선행을 하면 반드시 복이 오고 악을 행하면 재앙이 돌아오는 것이 하늘의 법이다) ▲애창곡 허공
  • [세이프 코리아] 한반도, 고조되는 지진우려

    [세이프 코리아] 한반도, 고조되는 지진우려

    2004년 5월29일 오후 7시14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토요일 저녁이었다.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대부분의 국민들은 일순간 미세한 진동을 느꼈다. 경북 울진 동쪽 바다 80㎞에서 지진이 일어나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진도 5.2로 한반도 지진관측 100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다. ‘지진 무풍지대’로 알려져 있던 한반도에 최근 들어 지진 발생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우려 또한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지진도 지진이지만, 일본 서해안 지역의 대형 지진에 따라 동해안 지역까지 미칠 수 있는 지진해일에 대한 경각심도 증대되고 있다. ●최근 들어 지진 발생 급증 지진은 지구 내부의 암석판이 운동하거나 지구가 균형을 잡기 위해 일어나는 요동현상이다. 암석판은 한반도가 속한 유라시아판을 비롯, 태평양판, 호주-인도판 등 10여개에 이른다. 지진은 판과 판 사이의 경계면에서 많이 발생한다. 일본에서 지진이 잦은 것은 태평양판과 필리핀판,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안쪽에 속해 있어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되곤 했다. 기상대가 첨단 장비로 관측을 시작한 197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모두 678차례, 연평균 24차례 발생했다.1905년 이후 진도 5.0 이상의 강한 지진은 모두 6차례 일어났다. 일본, 이란 등 지진이 빈번한 나라들보다는 적은 수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진의 빈도가 높아졌다.1980년대에 한해에 6∼26차례이던 지진은 1990년대 들어 15∼50차례로 대폭 늘었다. 일부가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유감지진은 규모 3.0 이상이다. 그러나 4.0이 넘으면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면서 위기감을 갖는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8년부터 2005년까지 규모 4.0 이상 지진은 모두 45차례, 연평균 2.5차례 발생했다. 소방방재청 재해경감팀 정길호 연구관은 “지진 측정 장비의 성능이 향상된 측면도 있지만 조선시대에 빈번했던 단층 운동이 최근 다시 활성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와 함께 유라시아판에 속한 일본 후쿠오카에 강진이 일어났다는 것도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의 경계면에 속한 동부와는 달리 후쿠오카 등 서남부 지역은 지진의 안전지대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진도 7.0의 대형 지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도 지진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백두산의 조짐도 심상치 않다.2004년 주변에서 진도 4.3,3.3의 지진이 거푸 일어나고, 백두산의 마그마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북한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한반도 주변에 불안정한 지각판 구조가 따로 존재한다는 학설도 제기되고 있다. ●지진보다 위협적인 지진해일 지진의 여파로 생기는 지진해일(쓰나미)은 지진보다 더 무서운 재앙이다. 지진에서 발생한 엄청난 에너지가 수백㎞에 이르는 물살에 실려 광범위한 지역에 엄청난 인명·재산 피해를 미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안에서는 지진해일의 파고가 그리 높지 않은 것처럼 보여 일반 파도와 구별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순식간에 거대한 파도가 해안가를 덮치곤 한다.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해역을 강타한 ‘쓰나미 재앙’도 이런 이유로 피해가 컸다. 우리나라는 동해안이 지진해일의 사정권에 놓여 있다.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진해일은 울릉도에는 50분, 동해안 전역에는 100분 뒤면 도달한다. 동해안의 어항과 해수욕장들이 10㎞ 정도의 좁은 간격으로 붙어 있다시피 한 상황에서 사람이나 배가 대피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내진성능을 규정한 법과 지진·지진해일 관측 및 예·경보시스템, 지진재해대응시스템 구축 등 지진방재종합대책을 담은 지진재해경감대책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인도네시아의 비극이 재현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정확한 지진과 지진해일 예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인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과 함께 지진 등으로 인한 피해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진동 계속땐 엘리베이터 사용 ‘금물’ 우리나라에서 직접적인 인명피해를 수반하는 지진은 잦지 않다. 하지만 지진의 위협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만큼 지진이 일어났을 때 대처하는 요령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진은 전쟁과 비슷한 비상 상황이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부상은 대부분 진동으로 떨어지는 물체 때문이다. 크고 무거운 물건은 높은 선반에 올려놓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국내 건축물에 내진 설계 기준이 적용된 것은 1988년. 이전에 지은 집은 지진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뜻이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균열 조짐이 있으면 바로 조치하는 것이 현명하다. 지진으로 진동이 계속될 때는 섣불리 건물 밖에 나가지 않아야 한다. 유리 파편이나 간판 등 떨어지는 물체에 다칠 수 있다. 진동이 멈출 때까지 기다린 뒤 대피하는 것이 좋다. 정전으로 멈출 수 있는 만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도 절대 금물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을 때 진동을 느끼면 곧바로 정지시킨다. 여진은 진동은 작지만 지진으로 약해진 건물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건물을 점검하되, 붕괴 우려가 있는 만큼 최초 진단은 멀리서 한다. 지진으로 정전이 됐을 때는 가스가 누출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양초나 라이터를 사용하면 폭발할 수 있다. 가스가 누출되면 가스 밸브를 잠근 뒤 관계기관에 신속히 신고한다. 대형·고층 건물에서는 벽 사이의 공간 등 견고한 구조물 아래로 피난하는 것이 현명하다. 목조건물은 상대적으로 유연하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비교적 안전하다. 달리고 있는 자동차에서 지진을 만났다면 바로 멈춰 차 옆에 엎드리거나 앉아 있자. 대피장소로 고가도로 아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상판이 떨어지는 등 더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역사에 나타난 지진기록 우리나라의 지진 기록은 삼국시대부터 전해온다.‘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삼국통일을 이룩한 문무왕 때까지 지진이 일어난 기록은 모두 26건이다. 자연재해로는 가뭄에 이어 2위다. 대부분 “지진이 일어나 민가가 쓰러지고 죽은 사람이 있었다.”고만 기록되어 있다. 땅이 갈라진 지열(地裂)도 3차례나 있었다고 적었다. 같은 책의 고구려본기에는 19건, 백제본기에는 16건의 지진기록이 있다. 통일신라 시대에도 지진이 많았다. 땅이 흔들린 지동(地動)이 2건, 땅이 꺼진 지함(地陷)이 1건, 탑이 흔들린 탑동(塔動)이 5건, 돌이 무너진 석퇴(石頹)가 3건 등 모두 47건에 이른다. 특히 혜공왕 15년인 779년에는 100여명이 사망했다. 고려시대엔 모두 152차례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고려사’ 등에 나와있다. 기록 내용도 “집과 담이 무너졌다.”는 등의 표현으로 전 시대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고려시대에는 지진의 원인을 정치적인 데서 찾으려고 했다. 명종 14년인 1184년에 개경에서 지진이 일어나자 점을 쳤는데 ‘신하가 신하노릇을 안했다.’는 점괘가 나왔다. 명종 26년인 1196년에도 “나라의 모든 명령이 신하에게서 나오는 탓”이라는 점괘가 나왔다. 무신집권기로 지진의 원인을 무신의 정권 독점에서 찾으려고 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진 예방방식도 특이했다. 고종 15년 1228년에 큰 지진이 일어나자 왕이 삼청(三淸)에 기도하여 지진이 없기를 빌었고, 공민왕 6년 1327년엔 지진을 이유로 참형·교형을 받을 중죄인 이외에는 모두 용서해주었다. 조선시대에는 지진기록이 훨씬 더 많다.1392년부터 1863년까지 모두 1500건의 지진이 기록되어 있다. 세종 때는 지진을 외적의 침입에 대한 경고로 인식하기도 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부시 “네오콘 너희들마저…”

    이라크 전쟁 개전을 옹호했던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이 잇따라 그때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전향’해 그렇지 않아도 중간선거 고전으로 시름하고 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고 있다. 레이건 시절 국방부 차관으로 일했고 부시 행정부 초기엔 국방부의 정책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리처드 펄은 곧 발매되는 잡지 ‘베니티 페어’ 1월호를 통해 “부시 행정부가 전쟁을 잘못 수습하는 바람에 이라크 정책이 재앙으로 변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펄은 2003년 개전 당시에 “오늘날 상황을 알 수 있었더라면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려는 전쟁을 옹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뒤늦게 후회했다. 이라크 침공 말고 다른 대안을 찾자고 제의했을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그는 “전쟁이 끝나는 날에 (부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 뒤 “행정부 안의 몇 명이 충성스럽지 못하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펄은 그런 인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주도했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지목했다. 이라크전 개전에 찬동했던 케네스 에덜먼은 정책 실패의 잘못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에게 돌렸다. 부시 대통령에게 비공식 정보를 건네는 ‘국방정책위원회’에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에덜먼은 개전 1년 전에는 후세인의 군사력이 쉽게 궤멸될 것이며 이라크 해방은 ‘식은 죽 먹기’로 여겼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한 발 나아가 부시 안보팀은 2차대전 이후 가장 무능한 팀이라고 비판하며, 특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연기력’에 자신이 깜빡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신보수주의 개념을 ‘도덕적 선(善)’을 위해 미국의 힘을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했지만 이제 이 이념은 “어느 곳에서도 호응하는 이가 없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미 타임스’ 등 육해공 및 해병대 기관지들은 중간선거 투표를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일제히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부시 대통령은 럼즈펠드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싣기로 해 럼즈펠드의 퇴진 압력을 본격화하고 나섰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주말탐방]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주말탐방]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산불진화, 우리가 책임집니다.” 한해 600여건꼴로 발생하는 산불 진화의 90% 이상을 맡고 있는 산림청 산하 산림항공본부(본부장 조건호). 민방위대나 공무원 등을 동원하는 인력 위주에서 벗어나, 헬기와 정예인력 만으로 산불을 조기진압하는 선진기법이 도입되면서 산불 진화의 중추기관으로 자리잡았다. 경기도 김포본부와 전국 7개 관리소에서 총 45대의 산불진화용 헬리콥터와 48명으로 구성된 8개팀의 공중진화대를 운용하고 있다. 산불진화 외에 조난구조와 산림방제활동 등의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을 맞아 산불진화 훈련이 실시된 충북 진천관리소를 찾았다. ■ 2000년 동해안 산불때 5일간 100시간 사투 ‘生生’ “바람과 연기가 공중진화 대원들의 가장 큰 적이죠. 대형산불은 대부분 강풍을 동반하는데, 열기와 함께 강풍이 몰아닥칠 때는 몸조차 가누기가 힘듭니다. 작년 강원도 양양 낙산사 화재 때는 현장으로 진입하던 카모프 헬기가 강풍때문에 뒤로 300m가량 맥없이 밀려나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의 무력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상황이었죠.” 진화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조창호(36) ‘불사조’팀장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산불진화 경험담을 하나둘 꺼내놓았다. 조 팀장은 공중진화대 창설멤버로 1997년 이후 200회 이상 산불현장에 투입돼 진화의 선봉장역할을 수행한 베테랑 요원.“여의도의 80배에 달하는 면적을 잿더미로 만들었던 2000년 강원도 동해안 산불은 헬기를 타고 산불 가장자리를 도는 데만 40분가량 걸릴 정도로 규모가 컸죠.” 울진원자력발전소까지 불이 번지지 않도록 진화선을 구축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불사조팀 대원들이 삼척시 근덕면 야산에 도착하자 매케한 연기가 이들을 맞았다. 금방이라도 삼척 시내를 집어삼킬 듯 기세등등한 화마와 이를 저지하려는 대원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연기 속에서 혀를 낼름거리는 화염, 여기저기서 굴러 떨어지는 통나무와 낙석 등은 수시로 대원들의 생명을 위협했다. “‘뱀꼬리’(산불의 가장자리를 뜻하는 은어)를 따라 이동하며 잡목 등 가연물들을 제거한 다음, 흙이 나올 때까지 두꺼운 낙엽층을 파헤쳐 폭 1.2m 이상의 진화선을 만들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소금으로 간만 맞춘 주먹밥을 먹어가며 5일 동안 꼬박 100시간 가까이 사투를 벌였죠. 얼마나 불갈퀴질을 했는지 근육경련이 오는 대원들이 속출했습니다.” 진화대원들은 1분 동안 대략 40차례 불갈퀴질을 한다. 휴식시간 등을 제외해도 5일동안 최소한 20만번 이상 불갈퀴질을 한 셈이다. 꺼질 줄 모르고 타올랐던 동해안 산불은 진화대원들의 이런 초인적인 노력으로 마침내 7일간의 생을 마감했다. “대형산불이 한번 나면 내 생애에는 다시 이런 아름다운 산을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산불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요.” ■ 火線넘은 비행 불사조로 비상 山불의 3요소인 열과 산소, 그리고 가연물 등을 없애는 산불진화 훈련과정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공중에서 소화액이 섞인 물로 열과 산소를 제압하는 진화헬기가 공군이라면, 공중진화 대원들은 지상에서 임목이나 낙엽층 등 가연물들을 제거해 진화선을 구축하는 지상군의 역할을 했다. 많은 인력이 투입돼 우왕좌왕하던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산불상황 발생. 대형헬기 2대와 공중진화 대원들은 즉시 출동하라.” 지난달 24일 오후 1시46분. 진천관리소 산불 상황실에 옥성리 일대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상황방송 후 브리핑을 통해 임무를 부여받은 공중진화대 조창호(36) 팀장 등 불사조팀 대원들이 정확히 15분만에 631호 카모프 헬기에 올라탔다. 정글칼과 불갈퀴, 방염텐트 등 무게만도 20㎏에 달하는 각종 장비가 대원들의 몸을 휘감았다. 화재현장에 도착한 헬기가 20m 상공에서 하버링(정지비행)을 하자, 대원들이 능숙한 자세로 레펠을 시작했다. 군 특수부대 출신답게 채 2분이 못돼 대원 모두가 지상에 내려섰다.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군부대에서 레펠훈련을 받아온 결과다. 대원들이 안전하게 내려간 것을 확인한 손정훈(53) 기장은 김포본부 산불방지종합상황실에 헬기지원요청을 하는 한편, 물을 담기 위해 인근의 옥정저수지로 향했다. 헬기가 수면으로 접근해 가자 무지개와 함께 물보라가 일었다.1m남짓 높이에서 하버링을 하며 물을 담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물에 빠질 것같은 아슬아슬한 순간이다. 손 기장은 “산불진화 현장에서는 더 아찔한 상황이 많다.”며 “시야가 불량한 화선(火線)에서 비행하다 보면 간혹 헬기끼리 공중충돌할 만큼 근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1분20초 만에 3000ℓ의 물을 담은 헬기가 수면위로 힘차게 솟아 올랐다. 이제는 적당한 위치에서 ‘물폭탄’을 투하할 차례. 바람의 방향 등을 감안해 투하각도를 결정한 손 기장이 적당량의 소화액이 섞인 물을 투하했다. 탄착군을 형성하며 지상으로 쏟아져 내려간 물폭탄은 정확하게 목표지점을 타격했다. 한편 지상에 내려온 불사조팀 대원들은 진화선 구축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 팀장을 포함해 6명의 대원들에게 각각의 임무가 주어져 있다. 조 팀장의 지휘아래 1번 개척조는 정글칼로 임목 등을 제거해 이동통로를 확보하고,2∼4번 진화조는 불갈퀴를 이용해 진화선을 구축한다. 그리고 마지막 5번 잔불정리조는 진화선의 이상유무를 확인함과 더불어 잔불을 정리한다. 선두의 조 팀장이 전방에 펼쳐진 화세(火勢)가 이동하는 데 장애가 될 만큼 강력하다고 판단되자 지체없이 진화헬기에 물폭탄 투하를 요청했다. 실제 화재현장에서는 GPS(위성항법장치)나 나침반 등을 이용해 헬기에 물투하 지점의 좌표를 알려주기도 한다. 물폭탄에 두들겨맞아 불의 기세가 수그러들자 대원들은 진화선 구축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손 기장이 헬기지원을 요청한 후 35분 만에 원주관리소 소속 카모프 헬기 1대가 진화작업에 합류했다. 곧이어 김포본부에서 날아온 대형헬기 1대까지 가세하면서 편대를 이룬 헬기들은 한 방향으로 비행선을 그리며 산불을 공략해 갔다. 화마의 숨통을 끊은 것은 마지막에 합류한 강릉관리소 소속의 초대형 헬기 S64-E. 물탱크 용량만도 1만ℓ에 달한다. 카모프 헬기의 3배가 넘는 엄청난 양이다.S64-E가 불의 머리를 향해 물대포를 쏘아대자 불의 기세가 급속도로 약해져 갔다. 이때 시간이 오후 5시30분. 지상과 공중에서의 입체작전을 통해 약 4시간 만에 산불은 완전히 꺼졌다. 훈련현장을 둘러본 조건호(56)본부장은 “2010년까지 보유헬기는 60대, 공중진화대는 두 배 이상 확충할 계획”이라며 “지방 관리소도 3개소 정도 추가해 전국 어느 지역이건 30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 공중진화대원은 軍특수부대출신 대재앙으로 기록된 1996년 강원도 고성산불 이후 산불진화 정예요원 양성을 목적으로 이듬해인 97년 창설됐다. 산불발생시 헬기를 타고 신속하게 화재현장에 투입돼 진화선을 구축하는 등 산불진화의 최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대형산불이 나면 대원 각자가 흩어져 민·관 합동진화인력들을 지휘하기도 한다. 산불진화와 조난구조가 주임무이지만, 병해충 방제나 화물공수 등의 임무도 하고 있다. 인원은 총 48명. 헬기 레펠 등에 능한 군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됐다. 미국, 캐나다 등 산림 선진국에서 산불진화 교육을 받기도 했다. 팀장 포함 6명이 1개팀을 이뤄 김포본부를 비롯한 전국 8개 지역에 분산배치돼 활약 중이다.
  • [儒林 속 한자이야기] (145) 禮運(예운)

    儒林(703)에는 ‘禮運’(예 례/움직일 운)이 나오는데,‘禮記(예기)’ 49편 가운데 아홉 번째 篇名(편명)이다. 중국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문물 제도와 규정 등의 변천 법칙을 정리한 글이라 할 수 있다. ‘禮’자는 본래 ‘示(보일 시)’가 없는 상태인 豊(례)로 쓰였다.‘豊’의 원형은 ‘ ’자이며, 나무로 만든 제기인 ‘豆(두)’ 위에 祭物(제물)을 올려놓은 글자이다.‘옥을 담은 그릇’ 혹은 ‘술잔’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신 앞에 바치는 제물’이라는 점에는 異見(이견)이 없다. 제사에는 여러 가지 예법과 예의를 지켜야 했으니, 후에 ‘示’가 보태졌고,‘예의’‘예절’‘예법’ 등의 뜻이 나왔다. 용례에는 ‘非禮不動(비례부동:예의에 적절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는다),繁文縟禮(번문욕례:번거롭고 까다로운 규칙과 예절),禮俗(예속:예의범절에 관한 풍속)’ 등이 있다. ‘運’자는 意符(의부)인 ‘ ’(쉬엄쉬엄 갈 착)과 聲符(성부)인 ‘軍’(군사 군)을 결합하여 ‘옮기다’라는 뜻을 나타냈다. 참고적으로 ‘軍’의 字源(자원)에 관해서는 聲符인 ‘勻’(적을 균)과 形符(형부)에 해당하는 ‘車’의 결합으로 보는 설과 ‘人’(인)의 변형과 ‘車’를 합한 글자로 보는 설이 있다. 용례로는 ‘厄運(액운:재앙을 당할 운수),運動(운동:몸을 단련하거나 건강을 위하여 몸을 움직이는 일.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힘쓰는 일. 물체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그 공간적 위치를 바꾸는 일),運命(운명: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앞으로의 생사나 존망에 관한 처지),運送(운송:사람을 태워 보내거나 물건 따위를 실어 보냄)’ 등이 있다. ‘禮運’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大同’에 관한 설명이다.‘大同’은 만인의 신분적 평등과 富(부)의 공평한 분배, 인륜의 구현을 특징으로 하는 유교의 理想社會(이상사회)를 말한다.大同이라는 말은 ‘莊子(장자)´나 ‘呂氏春秋(여씨춘추)’에도 보이지만, 그 개념이 정립된 것은 ‘禮記(예기)’의 ‘禮運(예운)’이다. 대도(大道)가 행해지는 세상은 천하를 만인이 共有(공유)한다.賢能(현능)한 사람을 뽑아 官職(관직)을 맡겨 信賴(신뢰)와 和睦(화목)을 다진다. 사람들은 자기의 부모만을 부모로 섬기지 않고, 자기의 자식만을 자식으로 여기지 않는다. 노인들은 편안히 여생을 보낼 곳이 있으며, 장성한 사람들에겐 일자리가 있고, 어린이에겐 모두 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부모, 폐인, 질병에 걸린 사람들은 모두 보호와 양육을 받는다. 남자는 모두 자기 職分(직분)이 있고 여자는 모두 자기 家庭(가정)이 있다. 재화와 땅에 버려지는 것은 싫어하지만 반드시 자기만 사사로이 독점하려 하지 않으며, 힘이 자기로부터 나오지 않음을 부끄럽게 여기지만 자기만을 위해 힘을 사용하지 않는다.陰謀(음모)나 도적질과 전쟁 따위가 일어날 염려가 없으므로 바깥문을 잠그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를 ‘大同社會’(대동사회)라 한다. 같은 책에서는 大同보다 한 단계 아래의 상태를 ‘小康’(소강)으로 定義(정의)한다.小康은 禮法(예법)으로 통치하여 겨우 편안함을 유지하는 정도의 사회를 말한다. 이 단계의 사회에서는 천하를 사사로운 집처럼 여기며, 자신의 부모와 자식만을 친애하여 간사한 꾀가 난무한다.政權(정권)을 능력 있는 자에게 禪讓(선양)하지 않고 대대로 자식에게 世襲(세습)한다. 간교한 꾀가 여기서부터 나와 무기를 만들어 서로 빼앗는다. 혼란을 막기 위해 조직한 군사력은 오히려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惹起(야기)한다.諸王(제왕)들은 백성들의 규제 수단으로 仁(인)·義(의)·禮(예)·信(신)·讓(양)이라는 五常(오상)을 동원한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방만한 지출로 재정적자 확대돼선 안돼”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이규성(67)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이 31일 외환위기 발생 10년을 앞두고 외환위기의 전말을 실록 형태로 정리하고 한국 경제의 과제를 짚은 책을 발간했다. 저서는 ‘한국의 외환위기-발생ㆍ극복ㆍ그 이후’(박영사).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듬해인 1998년 3월부터 1999년 5월까지 김대중 정부의 초기 재경부 장관으로 외환위기 수습 과정의 정책을 총괄했던 이 전 장관이 생생한 기록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으로, 분량이 1080쪽에 달한다. 책은 외환위기의 전개 과정과 발생 원인, 극복 과정의 경제정책과 대우그룹 사태 등 구조조정의 진행, 경제회복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의 정책 조율이 김대중 대통령과 독대에 의한 주례보고 및 이를 전후한 김종필 국무총리 보고와 관계장관회의 등 두 개의 경로로 이뤄졌다는 것을 비롯해 정책 집행과정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위한 공적자금의 투입 및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재정지출의 확대 등에 따라 시작된 재정수지 적자가 방만한 재정지출로 연결돼 확대되어서는 안된다.”며 경제의 변수들이 올바른 값어치에서 괴리되지 않도록 경제를 운영할 것을 조언했다. 저출산·고령화 대책과 관련해서도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머뭇거릴 시간이 없으므로 서둘러 인구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고령화 지진´의 커다란 재앙이 폭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대외 개방의 적극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개방의 확대에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이 뒤따르지만 이는 반드시 겪어야 할 과정”이라면서 “현재의 구조조정이 어렵다고 미루면 훗날에 더 큰 고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北 핵반출 차단 예방조치 韓·美 공동대응계획 추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외부로 반출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한 예방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워싱턴의 소식통이 28일(현지시간) 말했다. 특히 한·미 양국은 이같은 조치를 그동안 논의가 중단됐던 개념계획(CONPLAN) 5029에 추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개념계획 5029와 관련한 논의는 지난 9일 북한이 핵 실험을 감행한 이후 한·미연합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의 핵 실험 이전부터 개념계획 5029의 논의 재개를 희망해왔으며, 한국 정부는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입장에 변화를 보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개념계획 5029는 북한의 침공 등으로 인한 전면전 발생시의 군사계획인 작전계획(OPCON) 5027에서 다루지 못하는 비군사적 우발 상황을 상정한 대비책으로, 구체적인 군사력의 운용은 포함되지 않은 개념상의 계획이다. 미국은 지난해 개념계획 5029를 군사력 운용까지 포함시키는 작전계획 5029로 발전시키려 했으나 청와대의 반대로 개념계획으로만 남게 됐다. 앞서 미국의 군사평론가 윌리엄 아킨도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통해 한·미 양국이 대량살상무기(WMD) 수출 등을 포함한 북한의 움직임을 좌절시키기 위해 선제 행동(preemptive action)을 취할 수 있도록 기존의 ‘개념계획 5029’를 수정 확대키로 했다고 주장했다. 아킨은 새 계획은 북한이 한국을 침공하거나 북한 내부에 재앙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북한에 선제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첫번째 공동계획일 것이라는 점을 미 국방부 소식통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방부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와 관련, 해명자료를 내고 “한·미가 북한 핵실험 사태에 따라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기로 논의한 적은 있지만 선제 군사공격을 포함한 ‘개념계획 5029’의 수정·확대를 협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dawn@seoul.co.kr
  • “온난화 방치땐 대공황 닥칠것”

    다음달 6일부터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12차 기후변화당사국회의를 앞두고 지구온난화의 파국적 결과들에 대한 전문가집단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온난화가 1930년대 대공황에 맞먹는 전지구적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진단이 있는가 하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 ‘유례 없는 비상국면’을 초래할 수 있다는 NGO 보고서도 나왔다.●“선진국 기후변화 적극 대응을”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영국 경제학자 니컬러스 스턴은 최근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세계가 기후 변화에 단호히 대처할 때 드는 비용은 앞으로 기후 변화 때문에 지출해야 할 비용을 상쇄하고도 크게 남는다.”며 선진국들의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협약에서 탈퇴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그는 “앞으로 수십년 동안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금세기와 다음세기 경제·사회적으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그 규모는 2차례의 세계대전과 경제 대공황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턴의 추산에 따르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방출량을 목표치만큼 줄이는 데는 해마다 전세계 산업생산의 1%에 해당하는 비용이 든다. 아무런 대책을 취하지 않으면 다음 세기까지 전세계 1인당 소비가 5∼20% 줄게 될 수 있다.●“아프리카는 최대 피해자” 옥스팜, 신경제재단 등 국제 환경·원조단체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미래보고서 ‘업 인 스모크(Up In Smoke)2’는 온난화가 부유하고 산업화된 나라들보다 가난한 제3세계, 특히 아프리카 대륙에 거대한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29일 BBC방송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의 평균기온은 100년 전보다 0.5도 상승했다.케냐처럼 20년 전보다 3.5도 상승한 지역들도 있다. 또 적도와 남부 아프리카의 우림지역은 점점 습해지고 있지만, 북부와 서부의 건조·반건조지역은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보고서는 “온난화로 건조지역은 더 건조해지고 습한지역은 점점 습해지고 있다.”면서 “아프리카는 가뭄과 홍수라는 악마적 재앙에 포위된 대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Y세대가 세상을 바꾼다

    Y세대가 세상을 바꾼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아메리칸 대학 신입생 알렉스 웰스(18)는 쇼핑할 때 제3세계 공장에 고용된 어린이들이 만든 옷은 절대 사 입지 않는다. 올 여름에는 미취학 어린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려 인도를 다녀왔다. 그녀는 고교 졸업반 때 대량 학살에 신음하던 수단 다르푸르 주민들을 돕자며 교내에서 1만 3000달러를 모금하기도 했다. 웰스는 환경공학이나 국제 원조 분야를 전공하고 싶어하며 캠퍼스에서 열린 환경 축제에서 채소류의 잔존 농약량을 알리는 활동을 할 정도로 세상일에 관심이 많다. 그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돕는 무언가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한다. 골방에 박혀 컴퓨터에만 열중하던 X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미국에서 웰스처럼 20대 초·중반의 Y세대들이 사회적으로 각성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학계와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일간 USA투데이가 24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누군가를 돕고 싶다” Y세대의 이념적 성향은 시민권, 여성 평등을 외치며 반전 투쟁을 벌이던 베이비붐 세대보다 훨씬 덜 급진적이다. 그러나 유치원 시절부터 인터넷을 끼고 자란 덕에 세상사에 폭넓은 관심을 갖고 있다. 청소년 시절 겪은 9·11테러와 카트리나 재앙은 이들에게 시민사회를 향해 열린 자세를 갖게 했고 주변을 돌아보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사회학자들은 본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385개 대학 신입생 26만여명의 66%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답했으며 이같은 비율은 25년만에 가장 높은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대학생 숫자는 2002년과 비교할 때 지난해 20%나 뛰어올랐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이제 미국 고교생들은 대입 원서에 봉사 경력을 기재하는 것을 꼭 필요한 일로 여기고 있다. 이들은 또 역사상 가장 깨어 있는 소비 세대로 불릴 만하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3∼25세의 1800명 가운데 61%가 세상을 바꾸는 데 자신의 책임을 느낀다고 답했다.81%는 봉사활동 경험이 있다고 했다.69%는 쇼핑 때 기업이 얼마나 사회활동과 환경보호에 기여하는지 따진다고 했으며, 그런 활동을 많이 펼치는 기업을 더 신뢰할 것이라고 83%가 밝혔다. 환경과 생태학에 대한 관심 덕에 이들은 ‘에코 부머(Echo Boomer)’로도 불린다. 이들은 또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가 경원시하던 정부기관 취업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한 조사에 따르면 115개 대학 졸업생 1만여명은 한 설문조사에서 중앙정보국(CIA), 국무부, 연방수사국(FBI) 등을 이상적 직장 2∼5위권에 꼽았다. ●“세상 바꾸려면 투표부터” 사회 참여를 강조하는 세대답게 정치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다음달 중간선거에서 이들 세대가 실질적으로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투표율이 기대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18∼29세 젊은이의 40%는 유권자 등록이 돼 있지 않았다. 이는 30∼49세와 50세 이상에 비해 각각 곱절,3배나 된다. 같은 또래에 대학 대신 직장을 다니는 젊은이들은 이보다 훨씬 낮은 투표 관심도를 보인다.‘제너레이션 인게이지’ 같은 비영리 단체는 대학을 다니지 않는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앨 고어, 뉴트 깅리치 같은 정치 지도자들과 온라인으로 대화하는 이벤트를 열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18∼30세의 40만명이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 이들이 특정 정파에 기울었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섣부른 짓이다. 노선 아이오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엘리제 코크랜(20)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더 많이 알고 싶을 뿐이지, 공화당원이냐 민주당원이냐에 관심을 갖는 건 결코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농구] 전자랜드 시즌 첫승 “예전 모습 잊어줘”

    전자랜드에 지난 05∼06시즌은 재앙이었다.8승46패의 참담한 성적으로 꼴찌를 한 것도 문제지만, 선수들의 뼛속 깊이 박힌 패배의식은 더 심각했다. 하지만 2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06∼07프로농구 SK와의 홈개막전에 나선 선수들의 눈빛에선 승리를 향한 열망이 묻어났다. 지난 20일 오리온스전에서 다 잡았던 승리를 집중력 부족으로 내준 것이 되레 보약이 된 것일까. 나사빠진 로봇 같던 지난해와 달리 최고의 장인이 만든 수제 시계처럼 빈틈없는 조직력을 뽐냈고, 막판 뒷심은 전자랜드라곤 믿기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3쿼터까지 70-79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지난 시즌의 전자랜드라면 이미 ‘게임 끝’. 하지만 3쿼터까지 무득점으로 침묵하던 조우현(8점)의 외곽슛이 폭발하면서 흐름은 달라졌다. 종료 6분35초를 남기고 조우현의 3점포로 81-81, 동점을 만든 데 이어 브랜든 브라운(22점)의 3점포로 88-85로 역전에 성공한 것. 이후 황성인과 브라운의 득점으로 SK의 추격을 뿌리쳤다. 전자랜드의 94-91 승리. 환골탈태의 뒤에는 ‘승부사’ 최희암(51)이 있었다. 아마농구의 명장으로 명성을 날린 최희암 감독은 02∼03시즌 모비스 사령탑을 맡아 프로에 뛰어들었다. 첫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03∼04시즌 4승16패로 부진하자 자진사퇴(?)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당시 최 감독의 사퇴 결심을 굳힌 팀이 전자랜드란 사실.2003년 12월4일 전자랜드전에서 시즌 5번째 연장 역전패를 당한 후 최 감독이 사의를 표했다. 최 감독 개인적으로는 2003년 11월30일 마지막 승리 이후 2년 10개월여 만에 달콤함을 만끽했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승리와 복귀 첫 승 제물이 모두 SK였다. 최 감독은 “첫 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레이스의 첫 단추를 꿰었을 뿐”이라면서도 “선수들이나 나 자신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계기가 된 것 같다.”고 기뻐했다. LG는 홈 11연승을 달리던 ‘안방불패’ 모비스를 85-69로 따돌리고 2연승을 거뒀다. 피트 마이클(25점 10리바운드)-김승현(19점 7어시스트) 콤비가 불을 뿜은 오리온스도 동부를 72-69로 따돌리고 2연승을 챙겼다. 한편 10개 구단 홈 개막전에 6만 2977명이 입장,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그린시티/육철수 논설위원

    자연은 인간에게 아낌없이 베풀지만 신상필벌만은 분명하다. 고마움을 아는 이에게는 변함없이 혜택을 주고, 훼손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내린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울창한 숲이 늘 우리 곁에 있어 줄 것 같지만 그 은혜를 잊는 순간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 재앙을 겪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는 것은 인간의 천성이자 한계일 것이다. 미국 뉴욕시의 수돗물은 정수처리장을 거치지 않은 자연수로 유명하다. 물론 맑은 물을 거저 얻은 건 아니다. 뉴욕은 1600년대 초 네덜란드 이주자들이 세운 도시. 이주자들은 주변의 강물과 샘물을 애용했다. 그런데 인구 급증과 산업화로 방심했다가 200년만에 식수원은 온통 하수로 오염됐다.1832년에는 이 물을 마신 시민 수천명이 콜레라로 목숨을 잃었다. 시민들은 부랴부랴 맑은 물을 찾아 나섰고, 마침내 캐츠킬·델라웨어 강 인근에서 거대한 수맥을 찾아냈다. 뉴욕시와 시민이 이후 150년동안 여기에 쏟은 정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는 슈바르츠 발트(흑림·黑林) 지대의 중소도시다. 이곳은 1970년대말 대기오염과 산성비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주민과 당국이 환경보전에 적극 나선 결과 세계적 생태도시 반열에 올랐다. 기타큐슈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광화학스모그 경보가 발령됐던 공해도시였다. 하지만 1972년부터 20년간 오염복구에 힘써 환경도시로 재탄생했다. 브라질의 쿠리치바도 1970년대 초 인구급증으로 환경파괴 위기를 겪은 뒤 지금은 자전거와 보행자의 천국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 친환경도시로 발돋움했다. 국내에서 ‘그린시티’(Green City) 바람이 한창이다. 그제 환경부·서울신문 주관 ‘제2회 환경 우수 지자체 선정’ 행사가 열렸다. 연안습지를 되살리고 도심의 동천을 1급수로 만든 순천시가 최우수상을 받는 등 8개 시·군이 그린시티로 뽑혔다. 지자체와 주민들이 맑고, 푸른 도시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너무 보기 좋다.‘가지 않은 길’로 유명한 시인 프로스트가 “자연에서 가장 푸른 것이 황금”이라고 읊었듯, 아름다운 자연은 존재만으로 소중하다. 아끼고 가꾸는 사람들에겐 반드시 축복을 내리는 게 우리의 자연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환경재앙 경고 잇달아

    환경재앙 경고 잇달아

    “기후 변화로 2억명에 달하는 환경 난민이 발생하고 수백만명이 물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인류가 환경 재앙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영국 BBC는 20일 기독교발전연구기관인 테어펀드 연구결과를 인용,“2050년까지 기후 변화로 극심한 가뭄 지역이 현재보다 5배나 늘어날 것이며, 이로 인해 수백만명이 마실 물 부족으로 생존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핀란드 라티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 정상회담에 참석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날 “10∼15년내 환경재앙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에너지 사용 감소,EU차원의 기금 마련 등 환경보호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영국의 기상전문가 존 호톤은 “지구 온난화, 사막화 확대 등에 따른 물 부족이 인류 생존을 위협할 것이며 개발도상국들에 주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생산활동 인구의 70%가 농업에 종사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선 이같은 물 부족으로 굶어 죽는 사람이 확대되는 등 생존에 더 큰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극심한 가뭄 지역은 전 세계 지표면의 2%이지만 2050년까지 10%로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면서 “가뭄 악화와 그로 인한 피해 지역은 대부분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면서 고통스러운 경제 쇼크도 따라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안 피어슨 영국 환경장관도 지난주 하원 환경위원회에서 “다음주 유엔환경회의에서 참가국들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절감하면서 전 지구 차원의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기금 마련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점에 관련국들이 중지를 모았다.”고 보고했다. BBC는 “온난화와 가뭄, 이에 따른 물 공급 변화로 농업 등 관련 산업이 위기에 처할 수 있으며 특히 기후변화의 대응력이 취약한 개도국들의 경제활동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발전에 따른 빠른 도시화가 진행중인 중국에선 기후 변화와 부실한 환경보존 정책으로 강들이 마르고 하천 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20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WSJ는 주요 하천의 절반 가량이 오염된 상태고 전 인구의 4분의 1인 최소 3억명 가량이 먹을 물이 오염돼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문명의 발상지인 황하가 마르고 있고 136개 도시가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한·미 FTA 허겁지겁 추진해서는 안된다”

    한국경제학회장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교환의 이익을 늘리는 전기가 될지 아니면 우리나라에 재앙이 될지는 우리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총장은 이날 한국경제학회 주최 ‘한·미 FTA와 한국경제’라는 제목의 정책포럼에서 개회사를 통해 “자유무역 원리가 국가간 경제교역을 조직하는 근본적 원리이며 한국도 국제사회의 일원”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는 것처럼 시장개방은 허겁지겁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中 거장 ‘바진’ 다시 읽는다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바진(巴金,1904∼2005). 반혁명분자로 몰려 문화대혁명 10년 내내 혹독한 시련을 겪은 그는 ‘문혁’을 이렇게 압축한다.“그것은 바로 ‘좌’라는 외투를 걸친 종교적 열광이었다. 마찬가지로 사람과 짐승이 뒤바뀐 과정 역시 ‘혁명’이라는 외투를 걸친 봉건주의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비극의 중국 현대사를 관통한 지식인의 고뇌를 그대로 보여주는 바진의 대표작들이 새롭게 번역돼 나왔다. 도서출판 황소자리에서 펴낸 수상록 선집 ‘매의 노래’와 장편소설 ‘가(家)’.‘매의 노래’(홍석표 등 옮김)는 중국 산리엔(三聯)서점에서 출간한 ‘바진수상록선집’ 중에서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산문들을 골라 실었다. 중국 문화대혁명의 추악한 실상과 혁명의 광기 속에 죽어간 동료 작가들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바진의 말대로 아무리 수천, 수만 송이 꽃으로 치장해도 거짓말이 진리로 변할 수는 없다. 바진은 문혁의 야만성을 소리 높여 고발한다.“10년 문혁 중에 나는 수성(獸性)의 대발작을 충분히 보았으며, 언제나 조반파가 어떻게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와 늑대’가 되는지 사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나는 사람과 짐승이 뒤바뀌는 과정을 똑똑히 보았다.” 요컨대 문혁은 ‘혁명’이 아니라 ‘광란’이며, 인성과 문화를 철저히 파괴한 한바탕의 대재앙이었다는 것이다. 막심 고리키의 ‘매의 노래’에 나오는 상처입은 매는 율모기를 향해 이렇게 내뱉는다.“너는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창공을 날아보지 못한 네가 어찌 자유의 희열과 창공을 나는 삶의 쾌락을 알겠느냐.” 떨어져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벼랑 끝에서 최후의 비행을 시도하는 매. 바로 그 절체절명의 매처럼 끝까지 창공을 나는 매로 살고 싶었던 작가가 바로 바진이다. 바진의 본명은 리야오탕. 바진은 러시아의 무정부주의자 미하일 바쿠닌과 표트르 크로포트킨을 존경해 그들 이름의 한자음을 따 필명을 지었을 정도로 무정부주의에 심취한 급진적인 청년이었다.소설 ‘가’(박난영 옮김)에는 바진의 젊은날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20세기초 격동기 중국대륙을 배경으로 새로운 사상에 눈뜬 젊은이들이 봉건적 가부장제에 맞서 자유를 쟁취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인민의 독초’라는 조반파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중국 신문학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꼽혀온 작품이다. ‘중국 현대소설선’ 시리즈를 기획한 출판사 황소자리는 ‘가’와 더불어 바진의 ‘격류삼부작’으로 불리는 ‘봄’‘가을’을 비롯, 선총원(沈從文)의 ‘변성(邊城)’ 등 그동안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중국 현대 소설들을 잇따라 펴낼 계획이다.김종면기자jmkim@seoul.co.kr
  • 美인구 3억 축복? 재앙?

    美인구 3억 축복? 재앙?

    미국 인구가 3억명에 다다랐다.1967년의 2억명에서 40년도 안 돼 1억명이 늘어난 것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1일 미국의 인구가 이날이나 12일쯤 3억명을 넘어선다고 보도했다. 정확히 어느 시각에, 어느 곳에서 돌파했는지는 알 수 없다. 갓난아기 울음일 수도, 어디선가 국경을 넘어 온 이민자일 수도 있다. ●여성 경제활동 증가 두드러져 이로써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1억명이 늘어난 나라요, 가장 활발한 경제를 유지하는 나라라고 신문은 전했다. 경제대국 1위, 인구대국 3위의 비결은 지속적인 이민자 유입이다. 연간 인구 증가폭(0.9∼1%)의 3분의1이 이민자로 대부분 불법이다. 출산율도 가구당 2명이 넘는다. 저출산,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이나 러시아는 부러울 따름이다. 비영리단체인 미 환경인구센터의 책임자 빅토리아 마크햄은 “미국은 인구가 증가하는 유일한 선진국”이라며 “역시 인구가 많은 중국이나 인도가 모범을 삼을 만하다.”고 말했다. 인구가 1억명 느는 사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여성의 경제활동이다. 미국의 일하는 여성 비율은 1967년 41%에서 현재 59%로 증가했다. 여성의 연평균 소득 역시 1만 1367달러에서 2만 3546달러로 늘어나 남성의 증가폭(2만 9589달러→3만 4926달러)을 웃돌았다. 남성 대비 여성 소득 비율이 38%에서 67%로 올라간 것이다. ●지구촌 자원 싹쓸이하는 공룡 하지만 거대한 인구의 나라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모델’이라는 지적도 있다. 물부족과 넘치는 쓰레기, 무분별한 어획, 교통혼잡 등 엄청난 소비와 환경 파괴가 결국엔 삶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다. 오늘날 베이비붐 세대의 미국인은 보다 큰 집과 큰 차를 원한다. 해마다 햄버거 580억개를 먹어치우고 비만 인구가 5400만명, 비만으로 인한 자살자 30만명이다. 기름 먹는 하마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는 사람도 2400만명에 이른다. 지구촌의 자원을 싹쓸이하는 공룡이라는 눈초리도 받는다.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하지만 에너지는 23%, 종이는 28%를 소비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8%로 지구온난화의 최대 주범이다. 특히 경제번영의 그늘에는 양극화가 자리한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전했다.70년대 이후 저소득·중산층의 실질 소득은 떨어진 반면 상위 20%의 소득만 급증했다. 인종별로도 백인의 빈곤율은 8.3%, 흑인 24.9%로 격차가 크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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