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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유정의 영화 in] ‘헤프닝’

    [강유정의 영화 in] ‘헤프닝’

    나이트 샤말란 영화를 보면 으레 기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반전. 감독의 새 영화 ‘해프닝’에 대해서도 ‘반전’에 대한 질문이 따라 나왔다. 대답은 이랬다. 이번엔 반전이 아니라 끝까지 파고드는 스릴을 추구한다. 분명,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스릴을 만들어 내는 데 재주가 있다. 그런데 간혹 그 스릴은 놀라움과 혼동되기도 한다. 가령, 이런 장면 말이다.‘식스 센스’의 유명한 장면 중 하나인 뒷머리가 총기 사고로 엉망이 된 소년이 뒤돌아보는 장면 말이다. 이 장면을 기점으로, 초월적 공간을 다룬 미스터리 영화는 공포 영화와 접속했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새 영화 ‘해프닝’은 지금껏 유래 없던 새로운 공포를 창출해 내는 데 성공했다.‘해프닝’은 누군가를 가해하고, 죽이는 자가 아니라 자해하는 사람들을 전면에 배치한다. 그들은 누구에게도 해를 미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경동맥을 찌르거나, 아무렇지 않게 건물에서 뛰어내릴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등장은 사람들을 극단적 공포에 밀어 넣는다. 언제, 어떻게 그들처럼 ‘우리’도 자해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해 장면이 주는 공포감은 영화 후반부 자신의 머리를 건물 외벽에 부딪치며 집 주위를 도는 한 여자에서 극대화된다. 자신도 모르게 ‘나’의 소중한 육체를 훼손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가격 당할 가능성보다 더 끔찍하다. 이러한 현상 자체에는 원인이나 이유가 없다. 감독은 영민하게도 영화가 시작할 무렵, 자연의 세계에는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관객에게 손가락을 걸듯 이 조항을 각인시킨다. 그래서인지 ‘해프닝’은 원인이 아닌 결과가 몰고 온 충격과 공포를 전시하는 데 집중한다. 자해라는 사실에 대해 관객이 무감각해질 때쯤 나이트 샤말란은 시간차 공격으로 관객들을 놀래킨다. 문제는 놀람이 그저 놀라는 것 자체로 머문다는 사실일 테다. 영화 속 흥미로운 지점들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산만하게 흩어져 있다. ‘사인’‘빌리지’‘레이디 인 더 워터’와 같은 감독의 전작들은 모두 일상에 생긴 기이한 사건들을 다룬다. 초현실적인 일이지만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에서는 모두 인과관계가 있다는 듯, 감독은 의뭉스럽게 질문한다. 하지만 어딘가 이런 문법들은 우도할계 혹은 허풍의 가능성을 내재한다.‘해프닝’은 인간의 이기심, 야수성, 그리고 과학 문명이 자초한 재앙, 환경 문제 모두를 다루고 있지만 한편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짚지 않는다. 영화평론가
  • [월드이슈-中 쓰촨 대지진 한 달] 음모론부터 대재앙설까지 괴담 확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지진 이후 중국은 각종 풍설이 넘쳐나고 있다. 괴담에 가까운 음모론에서부터 대재앙설까지 생산과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진 발생 가능성이 예고됐지만 정부 당국이 이를 무시했다.”는 얘기는 새로운 버전으로 확대·재생산되며 중국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한 달여 전부터 지역지진센터를 찾아 동물들의 이상행동을 수차례 전달했으나 묵살당했다.”는 주장에서부터 지질학자들의 경고설까지 나와 있다.“어떤 지방에서 연못 물이 갑자기 증발해버렸다.”거나 “진앙지 원촨(汶川)에서 두꺼비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는 등의 소문도 나돌았다.“지진 발생 이전 원촨에서 100만마리가 넘는 나비들의 대이동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 중국 정부는 풍설이 확산되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유포자 색출을 직접 지시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지만 한번 흔들린 민심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공무원들이 국내외로부터 받은 기부금이나 구호물품을 빼돌렸다는 소식에 정부 불신은 극대화됐다. 구호물품 배분을 맡고 있는 적십자회가 이재민용 텐트를 시가보다 비싼 값에 구매한 일이나 구호 전용 천막이 외부지역에 나돌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결국 이재민들이 경찰 등과 충돌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으며, 현장에는 시위가 빈발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진다.jj@seoul.co.kr
  • ‘사라지는’ 阿만년설

    아프리카가 최악의 환경 재앙으로 신음하고 있다. 빙하와 호수, 수풀들이 지난 36년 동안 무서운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탓이다. 세계6위 규모였던 수단의 차드호(湖)는 면적이 90%가 줄어들어 호수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다. 탄자니아 북동부에 있는 킬리만자로산 정상의 만년설은 절반 이상 녹아 사라졌다. 보츠와나의 은가미호는 아예 지도에서 없어졌다. 11일 영국의 더 타임스는 “유엔 환경계획(UNEP)이 남아공화국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한 아프리카 환경장관회의에서 대륙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300여장의 위성사진 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진들은 지난 세월 아프리카에서 인간에 의해 벌어진 환경파괴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UNEP 조기경보팀 마리온 차틀 부소장은 “우리가 하려는 일은 사람들이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환경 파괴를 중지시키는 정책과 결정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파괴의 가장 큰 요인으로 아프리카의 급격한 인구증가를 들 수 있다.2000년부터 5년간 매년 2.32%가 급증해 현재 아프리카의 총인구는 9억 6500만명에 달한다. 이 증가율은 지구촌 평균 증가율인 1.24%의 거의 2배 수준이다. 또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나라 상위20개국이 아프리카에 속해 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 삼림은 많이 사라졌다. 실제로 1인당 사용가능한 삼림은 1950년 13.5㏊에서 2008년 3㏊로 떨어졌다.2050년엔 1.5㏊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차틀 부소장은 “우리는 지금 이순간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지구 온난화로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프리카 35개국의 사막화는 현재 핵심 관심사다. 특히 콩고, 말라위, 르완다의 사막화는 아주 심각하다. 아프리카는 매년 약 400만㏊의 삼림이 사라진다. 가나, 카메룬 등 32개국의 가장 큰 문제는 ㏊당 토양이 최대 50t까지 사라진다는 것이다. 우간다의 르윈조리산의 빙하는 1987년과 2003년 사이에 절반이나 사라졌다. UNEP의 세계보존모니터링센터의 모니카 멕더베트는 “이대로 방치하면 지구는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씨줄날줄] 플랜 B/함혜리 논설위원

    20세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석유가 석탄을 제치고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 됐다는 것이다.1900년 1억 5000만배럴이었던 세계 석유생산량은 2000년 280억배럴로 무려 180배 이상 늘었다. 값싼 석유의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세계의 식량 생산이 늘어나고, 인구가 증가했다. 세계 곡물수확량은 지난 한세기동안 4배로 증가했으며 기차, 자동차, 항공기의 성능 개선으로 사람들의 이동능력은 폭발적으로 향상됐다. 도시화도 빠르게 진행됐다.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문명은 이전에 맛보지 못했던 풍요를 인류에 안겨 주었지만 동시에 치명적인 약점도 낳았다. 화석연료가 한정된 자원인 점과 지나친 사용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을 늘려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킨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인류에 재앙을 몰고 와 대규모의 환경난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해 국제환경개발연구소는 해수면이 10m 상승할 경우 6억명의 환경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어디 그뿐인가. 경제발전에 따라 무제한적으로 늘어난 인간의 욕구는 숲과 목초지, 수산자원에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인 레스터 브라운(지구정책연구소 소장)박사는 “인류는 환경측면에서 전시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인류가 지금껏 누려 온 화석에너지 중심의 체제, 즉 ‘플랜 A’가 인류 문명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석유문명의 대안으로 ‘플랜 B’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 앞에서 곤경에 빠진 지구 생태계와 인류 문명을 구해 줄 희망의 경제는 바로 석탄과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경제가 바로 ‘플랜 B’다. 기후의 안정화, 인구의 안정, 빈곤 퇴치, 지구 생태계 회복이 최우선의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전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을 지속가능한 체제로 개조하는 것이다. 4년전 ‘플랜 B’를 처음 제안했던 레스터 박사가 “문명을 구하기 위해 모두 나서자”라는 부제로 ‘플랜 B 3.0’을 펴낸 뒤 세계를 돌며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그만큼 지구 생태계와 문명의 위기가 절박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특별기고-‘6·10촛불집회’에 부쳐] 대통령은 성의껏 들어라/한상진 서울대 사회학 교수

    한국 정치는 왜 이리도 험난한 대결의 연속인가. 6·10 항쟁 21주년을 맞이하여 많은 시민들은 이제 막 출범한 정권이 빠져드는 거대한 소용돌이와 위기의 끝이 어디인지 놀라움과 불안 속에 지켜보고 있다. 과거에 그랬듯이, 공권력과 시민의 대치 과정에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고 감정이 더욱 격화되어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난국을 수습하고 국론을 통합하는 탁월한 능력의 정치적 리더십, 소통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현 집권세력에는 큰 재앙이 아닐 수 없고 국민에게도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전망이 흐린 이유는 문제를 최종 해결해야 할 대통령 자신이 이번 쇠고기 파동과 그 이후 상황전개의 정점에 있다는 점이다. 국민적 불신과 저항의 칼날이 대통령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집권초기에 이런 위기를 자초한 정부는 그동안 없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여러 원인이 있지만 나는 제도정치와 시민사회의 증가하는 균열에 주목하고 싶다. 민주화 20년, 특히 지난 10년 사이에 많은 금기와 성역들이 무너졌고 세계 최첨단의 인터넷 문화가 꽃을 피우면서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들이 대거 등장했다. 사회문화의 급격한 변동은 2002년 월드컵의 붉은 악마와 거리응원에서 모습을 드러낸 후 오늘의 촛불시위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제도정치의 행태는 아직도 고루하고 낡은 습속에 빠져 있다. 이른바 ‘실용’을 내건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이번 쇠고기 파동을 낡은 이념의 잣대로 보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이 문제는 진보·보수를 넘어서는 문제다. 위험사회에 직면하여 시민들이 이끄는 새로운 생명정치의 현장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 소중한 잠재력을 보지 못한 채 낡은 이념의 틀로 덧칠을 하려다 과거에는 상대를 좌파로 몰아 이득을 보았지만 이번에는 낭패를 당했다. 시민들이 유머와 풍자로 정부를 비웃고 있기 때문이다. 배후 세력을 거론하는 것도 과거 공안정치의 유물에 가까운 것이다. 진정한 실용정부라면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실용을 내걸면서도 지난 10년을 ‘좌파’ 정부로 낙인찍어 모든 것을 부정하는 데서 출발하고자 했다. 여기에 모순과 단견이 있으며 치밀한 준비 없이 이념적으로 너무 빨리 질주하다가 많은 분야에서 빨간등이 켜진 상태가 되고 말았다. 되돌아보면,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소통의 어려움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좋은 정책을 가지고도 소통에 실패하여 평가를 받지 못했다. 물론 여기에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언론과의 갈등이 작용했다. 그러나 자신의 개혁의지가 옳고 선하며 정의롭다는 집권층의 신념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선과 악을 나누는 이런 이분법적 사고가 강하면 소통은 장애에 부딪친다. 이명박 정부는 어떠한가. 과거의 정부는 언론권력의 대명사로 거론되던 신문들과 대결하면서 소통의 어려움을 경험했다면, 오늘의 정부는 아예 이들 신문들의 눈높이로 세상을 보다가 민심을 수습하는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닌가. 세상의 변화를 누구보다 재빨리 간취해야 할 신문의 안테나가 이토록 무뎌진 것은 이명박 정부에 불행한 일이다. 이들이 정부를 난관에서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방치한 셈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통을 위해 남은 길은 하나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과 대화하는 것이다. 대화의 핵심은 상대의 말을 성의껏 듣는 것이다. 그래서 공통분모가 발견되고 이를 실천에 옮기면 난관이 해소되고 신뢰와 소통의 새로운 정치가 시작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각오로 대통령이 이 길을 열어야 한다.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 교수
  • 한국산 식량종자 5000점 21세기 노아의 방주 ‘승선’

    한국산 식량종자 5000점 21세기 노아의 방주 ‘승선’

    |스피츠베르겐(노르웨이) 류지영특파원|구약성경 속에 등장했던 인류 생존의 마지막 보루 ‘노아의 방주’.5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인류 식량 자원 보호를 위해 부활한 ‘신(新) 노아의 방주’에 대한민국이 아시아 최초로 승선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종 다양성 훼손 여파로 작물다양성 보호의 중요성이 절실해진 가운데 서울신문 ‘한국의 미래, 위기를 희망으로’ 미래기획 취재팀이 국내 언론사 중 최초로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섬(북위 78도)에 자리잡은 세계종자저장고(Svalbard Global Seed Vault)를 찾았다. 세계종자저장고는 전지구적 재앙으로부터 인류에게 필요한 식물자원을 지키기 위해 국제연합(UN) 산하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이 2억달러(약 2000억원)를 들여 지난 2월 설립한 기관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나 동토층 해빙은 물론 핵전쟁, 지진 등 수세기 내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재난재해를 견뎌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9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9시). 이날 스발바르섬에서는 작지만 우리에게 큰 의미를 가진 행사가 열렸다. 농촌진흥청이 세계종자저장고와 ‘종자기탁협정서’를 맺고 1차분으로 국내 작물 6종 5000여점을 이곳에 전달한 것. 이날 아침 종자 입고를 위해 굳게 닫혀 있던 입구의 2중 철문이 열리자 길이가 120m나 되는 갱도가 나타났다. 우리나라 농진청 직원들이 6개월에 걸쳐 일일이 손으로 골라낸 벼, 보리, 콩, 땅콩, 기장, 옥수수 종자가 저장고 직원들의 손에 이끌려 15㎏ 단위 진공포장상자 24개에 나뉘어 갱도로 옮겨졌다. 저장고 내부 온도는 종자 보존에 최적이라는 영하 18도. 한국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추위에 기자가 당황하며 종종걸음을 치자 어느새 250㎡ 규모의 저장고 3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관리담당자는 이 중 가운데 창고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한국의 종자들은 이미 입고된 다른 나라 종자들과 함께 2번 창고에 보관됩니다. 이곳은 모든 곳이 이중보안체계로 이뤄져 24시간 감시되고 있으며, 한 번 들어온 종자들은 제공국의 허가 없이는 어느 누구도 열어볼 수 없습니다.” superryu@seoul.co.kr
  • 스발바르 저장고는

    ‘스발바르 종자저장고’는 유엔 산하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의 주도로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 스피츠베르겐섬에 지난 2월26일 완공됐다. 기상이변·핵전쟁 등 인류에 대재앙이 닥쳤을 때 후손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각종 씨앗을 저장하는 이 창고는 ‘노아의 방주’에 비유되며 ‘최후의 날 저장고(Doomsday vault)’로 불린다. 이 저장고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의 얼음이 다 녹더라도 잠기지 않도록 해발 130m 높이에 지어졌다. 갱도 길이는 120m. 추운 지역의 깊은 산 속에 저장고를 건설해 대재앙의 여파로 전기공급이 끊겨도 자연냉동이 가능하다. 최대 450만종의 씨앗들이 보관될 예정이다. 식물 종류에 따라 보존연한이 다르지만, 인류의 주식인 밀과 보리는 무려 1000여년간 냉동해도 발아가 가능하다. 깊이 50m의 동굴 안에 너비와 길이 각각 4.5m, 두께 1m의 강화 콘크리트 벽이 둘러싸여 핵전쟁에도 견딜 수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멸종위기 식량종자 복원 ‘마지막 보루’

    멸종위기 식량종자 복원 ‘마지막 보루’

    |스피츠베르겐(노르웨이) 류지영특파원|“재앙으로부터 인류의 식량을 지킬 수 있는 ‘노아의 방주’에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승선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밤에도 해가 지지 않아 뜬 눈으로 밤을 꼬박 새운 기자에게 9일 오후 2시(현지시간) 종자저장고 관리담당자 올라 베스텐켄은 흥분한 모습으로 소감을 말했다. 이날 우리나라의 종자 입고는 종자주권과 작물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노아의 방주’에서 개념을 얻어 경기도 수원시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 등에서 1700여종 15만 4000점의 식물 종자를 보관하고 있다. 유사시 이곳에서 종자를 꺼내와 멸종위기에 놓인 식물종을 빠르게 복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국토면적이 좁은 한반도의 특성상 전쟁 등 전 국토에 광범위한 재난이 닥칠 경우 종자 보존을 통한 식량주권 회복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스발바르 종자저장고는 해외에 우리 종자기지를 마련해 식량주권의 초석을 마련한 셈이다. 스발바르 종자 저장고에 일단 들어온 종자들은 제공 국가의 허가없이 어느 누구도 꺼내거나 열어볼 수 없다. 저장고를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과 노르웨이 정부 또한 마찬가지다. 종자보관을 통한 작물다양성 확보는 국가의 생존과도 직결된다.2004년 20여만명의 사망자를 낸 인도양 지진 해일 당시 동남아 국가들의 해안지역 농경지가 바닷물에 잠기면서 농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자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IRRI)에서 그동안 보관해오던 내염성 벼 품종 샘플을 피해국 농민들에게 건네 이른 시일내에 벼농사를 재개할 수 있었다. 만약 미작연구소가 “현대에 들어와 거의 쓰지 않는 품종”이라는 이유로 내염성 벼에 대한 보관을 소홀히 했다면 쓰나미 이후 동남아 지역의 재건은 더욱 늦어졌을 수도 있다. 1960년대 벼와 밀의 품종개량으로부터 시작된 녹색혁명의 주역은 바로 임진왜란 당시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진 밀의 ‘난쟁이 유전자’였다. 기존 벼나 밀 품종과 결합하면서 광합성 효율이 높아지고 쓰러지지 않는 특성을 갖게 만들었다. 그동안 별다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지만 우연한 계기로 중요성이 재인식되면서 수십억명의 인류를 기아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우리나라의 통일벼 역시 난쟁이 유전자와 결합해 만들어졌다. 현재 지구상의 생물종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최대 5000만종으로 추산되는 지구상의 생물 가운데 해마다 1만 8000∼5만 5000종이 사라지고 있다. 인류 역사상 약 7000종의 식물이 식용으로 쓰였지만 현재 식용으로 쓰이는 것은 150종 정도에 불과하다. 종자보관을 통해 작물다양성 보존 노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이날 전달식에 참석한 김태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 과장은 “현존하는 식물품종들은 우리뿐 아니라 모든 인류의 자산인 동시에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물”이라며 “노르웨이 ‘노아의 방주’는 세계 작물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커다란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superryu@seoul.co.kr
  • “점성학은 최초의 정밀과학”

    “점성학은 최초의 정밀과학”

    점성학(Astrology)과 천문학(Astronomy). 현대 첨단과학의 세례를 받고 있는 우리 머릿속에서 얼핏 전자는 미신이고, 후자는 과학이다. 그러나 기실 역사적인 진실은 그렇지가 않다. 서양역사를 짚어볼 때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도록 둘은 구별조차 되지 않았다. 자연과 세계의 작동원리에 천착한 프톨레마이오스, 트라실로스 등 고대 자연철학자들은 이름난 점성가였다. 또 코페르니쿠스, 티코 브라헤, 케플러 같은 현대 천문학의 창시자로 꼽히는 이들도 알고 보면 생계를 위해 별점을 쳤던 점성가들이다. ‘별자리의 모양에 대한 학문’이란 문자적 뜻을 가진 점성학은 동양에서는 ‘천문(天文)’ 즉 ‘하늘의 무늬’라는 표현으로 존재해왔다.‘천문’은 중국에서 무려 2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단어로 기록돼 있다. ●“고대 그리스 학자들 별 움직임 주시” 천문학자이자 과학사를 전공한 중국의 과학저술가 장샤오위안은 ‘별과 우주의 문화사’(홍상훈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에서 점술이나 사이비과학으로 치부돼온 점성학을 학문의 울타리 안으로 당당히 복권시키려 한다. 그 현재적 가치를 아울러 둘러봄은 물론이다. 점성학이 과학임을 주장하는 저자의 논거는 간명하다. 고대 서양에서 점성학은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학자들에게 필수과목이었다. 철학, 과학, 수학, 의학의 구분이 모호했던 고대 그리스 시대만 해도 모든 학자들은 별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예컨대,‘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점성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의사가 아니라 바보”라 설파하며 점성학으로 ‘환자에게 흉한 날’을 파악하도록 제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로마라고 다를 게 없었다. 고대 로마사회에서 점성학은 상류사회의 최고 관심사였다. 재능과 책략을 갖춘 카이사르는 자신의 군대를 상징하는 깃발에 황소자리 별모양을 그려넣고,‘별자리에 대하여’란 책을 썼다. 훗날 카이사르가 자객의 손에 죽음을 당할 때도 기이한 천문현상을 토대로 한 점성가들의 예언이 당시 권력무대를 소용돌이치게도 했다. 이렇듯 궁정의 권력투쟁에 점술가들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아우구스투스 등 위정가들은 그들을 정치무대 주변에서 완전추방하는 정책을 펴야 했을 정도다. 실제로 당대의 유명한 점성가 트라실로스는 네로 황제의 후계자 선정을 좌우했다. ●“정밀한 관측·계산 뒷받침된 과학” 르네상스기까지 천문학자들은 거의 모두 점성가이기도 했다. 천동설을 주창한 프톨레마이오스가 점성학을 집대성한 책 ‘사원의 수’는 이후 1900여년 동안 서양 점성학의 교과서로 활용됐다. 생계를 위해 점성학을 동원한 사례도 얼마든지 많다. 행성의 궤도와 운동법칙을 밝혀낸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알고 보면 그도 상류층 인사들의 미래를 점쳐주거나 ‘별점 달력’을 팔았던 일류 점성가였다. 저자가 “점성학은 최초의 정밀과학”이라고 주장하는 배경은 분명하다. 점성학이 다분히 비과학적 전제에서 출발한 건 사실이나, 실제 별점의 내용을 따져 보면 상당한 과학적 접근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밀한 관측·계산법은 기본이고 천문관측용 기구와 지표천문학, 기하학, 다양한 수학적 도구들이 동원돼야 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류, 여전히 하늘에 미래를 묻다 책은 점성학의 역사를 점사의 대상에 따라 ‘군국 점성학’과 ‘생신 점성학’으로 대별했다.‘군국 점성학’이 별자리 모양을 근거로 전쟁의 승부, 풍년 여부, 재해, 제왕의 안위 등에 주목했다면 ‘생신 점성학’은 출생시간의 천문현상을 토대로 평생운명을 예언했다. 동양이 거의 군국 점성학에만 관심을 쏟아온 데 반해 서양은 둘 모두를 활용해 왔다는 차이점이 발견된다. 중세에 이름을 날렸던 점성가 스콧의 저서 ‘점성학 요강’에는 생신 점성학에 대해 자세히 기술돼 있다. 부인들이 수태하는 시간이 분만 시간보다 훨씬 중요하며, 수태 시간의 별자리 모양이 태어날 아이의 복과 재앙을 결정짓는다는 요지의 흥미로운 내용을 발췌해 실었다. 인간이 하늘에 미래를 묻는 행위는 현대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멀리갈 것도 없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중대사안을 결정할 때마다 별자리점을 봤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550여쪽에 걸쳐 푸짐한 도판과 관련기록들을 곁들여 점성학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책에는 과연 어떤 현재적 가치가 담겨 있을까. 머리말에서 저자는 “(점성학은) 다른 고대문화와 마찬가지로 파고들수록 더 많은 값진 유산들을 발굴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다.2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방시대] 자가용 기름값 더 올라야 한다/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지방시대] 자가용 기름값 더 올라야 한다/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기름값이 천정부지다.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비명이다. 자고 나면 숫자가 바뀐다.ℓ당 2000원은 물론 2500원에도 다다를 듯하다. 경차 비중이 15%를 넘보고 경차는 중고가 새차보다 비싸게 팔린다. 자동차 왕국 미국도 자동차 운행이 줄고, 캐나다는 ‘자전거 출퇴근 주간’까지 생겼다. 15년 전 미국에 파견 나갔을 때,8기통 중고차라도 주유비만큼은 걱정 없었다.10달러어치만 주유하면 세차도 공짜이고, 가득 채워도 15달러이면 족했다. 그러나 지난 5월 가 보니 경차라도 35달러는 돼야 가득 채운다. 캐나다 달러가 강세이다 보니 국경 넘어 미국 가서 기름 넣고 들어온다. 어차피 기름이 100년 안에 고갈될 에너지라면 언젠가 닥칠 ‘에너지 파산’의 예고편은 아닐까. 인류가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대체에너지는 그래서 인류의 숙명이다.1·2차 오일 쇼크에 이은 마지막 경고일지 모른다. 요새 주변을 보면 고유가에 따른 생활 패턴의 변화가 감지된다. 직장인들은 출퇴근 방식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과거 카풀제를 그렇게 외쳐댔지만 그것도 잠시, 예전의 자동차 습관은 계속돼 왔고 통근차도 점차 줄거나 사라졌다. 이젠 이게 아닌 것이다. 비싸야 그 존재를 알고, 싸면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도 가볍게 생각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국가나 개인의 교통물류를 생각하면 고유가는 큰 부담이지만, 사회적 낭비를 생각하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환경을 생각하면 미안하지만 휘발유값은 비싸야 한다. 그래야 자가용차를 덜 굴릴 것이다. 그만큼 대중교통이 대접받을 것이다. 그만큼 대기오염도 줄어들 것이다. 위기는 바로 기회다. 이미 1950∼60년대 자동차 1세대인 미국의 엑보라는 도시학자는 “자동차 매연이 도시 멸망의 주범”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자연 대재앙도 어쩌면 인류의 환경에 대한 무지나 무관심 혹은 자연을 우습게 본 업보(karma)는 아닐는지. 그래서 말인데, 자가용 휘발유값은 더 비싸야 한다. 그래야 국민 개개인도 정신 좀 차리고, 근검절약을 외칠 수 있고, 에너지 정책을 새로 꾸릴 수 있다. 표류 중인 청정에너지, 수소에너지, 대체에너지, 전기자동차 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져야 한다. 유럽의 도시들은 도심부에 전기버스나 전차를 다시 도입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경유값이 싸다고 경유차가 불티나고, 자동차 회사는 돈 벌고, 차주는 기름값 덜 들어 좋다고 마구 그 방향으로 가는 게 올바른 국가정책일까?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후손들 몫인데도 말이다. 이제 경유가 더 비싸니 사랑받던 경유차는 완전 홀대다. 한때 경유차를 사려고 안달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렇게 몇 푼 아끼려고 대기오염에 나 몰라라 해도 되는지 솔직히 걱정이었다. 우리보다 두배 이상 잘사는 일본도 ‘청빈’이 20세기 초 화두였다. 청빈까지 가지는 말자. 적당한 소비도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깨끗한 환경을 후대에 물려줄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우리 세대에서 쓰고 버리고 나면 그만인가. 결국 그 업보는 우리의 아들딸들이 평생을 갚아야 할 짐이 된다. 우리는 에너지에 관한 한 과소비와 낭비가 너무 많다. 학교나 공공기관의 전등은 물론, 가로등 하나도 아껴야 할 판에 에어컨이나 전등을 종일 켜놓는, 이른바 ‘공공재의 비극’의 연속이다. 장관까지 국민세금으로 펑펑 생색내고 다니는 판이니 뭘 더 말하랴마는…. 이 기회에 특히 산업체가 많은 울산은 통근차 운행, 카풀제,10부제, 자전거 타기 등을 제대로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 [열린세상] 국민에게 물을 용기 없나/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전 총장

    [열린세상] 국민에게 물을 용기 없나/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전 총장

    정부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방향을 바꾸었다. 일단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준설하여 뱃길을 열고 수질을 개선하되 4대강의 연결은 뒤로 미루기로 했다. 정부의 방향선회는 대운하 사업에 대해 국민의 반대가 크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업의 성격을 물류에서 치수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대운하 사업에 대한 여론의 반발을 피하려는 방편으로 여겨진다. 강 정비사업은 대운하사업과 관계없이 정부가 당연히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홍수로 인해 파괴된 강을 복구하고 수질을 개선하는 사업은 국토보존과 국민생활 보호차원에서 정부가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4대 강 정비는 기존의 법률과 재정운영 계획에 따라 추진하면 된다. 이를 굳이 대운하사업 대신에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강 정비 사업이 아니라 운하건설 사업이라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대운하 연구용역에 참여하고 있는 국책연구소 연구원의 고뇌에 찬 양심고백이 정부가 대운하 사업을 편법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더욱 문제는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겠다던 대운하 건설을 사실상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정부방침에 따르면 총 15조원을 투입하여 4대강 정비사업 가운데 낙동강, 영산강, 경인운하 등의 사업을 우선 시행한다.15조원의 공사비는 당초 한반도 대운하 건설공사비로 추정한 14조∼17조원과 맞먹는 규모이다. 이와 같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대운하 기반공사를 완성한 다음 4대강을 연결하여 대운하 건설을 마무리한다 할 때 이를 반대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그렇다면 이는 대운하를 재정사업으로 이름을 바꾸어 손쉽게 건설하는 것이다. 정부는 대운하건설이 물류혁명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관광개발과 지역경제 발전에 획기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또 수자원을 확보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가 크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긍정적인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국토를 난개발 공사장으로 만들고 부동산 투기광풍만 일으키며 자연생태계를 파괴하여 식수오염과 홍수 등 환경재앙을 가져온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 국민 중 60% 이상이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직접 국민에게 물어야 한다. 그리고 반대여론이 확인되면 지체 없이 대운하 건설을 백지화하여 국론분열과 국력소모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경제살리기와 국가 발전에 필요한 다른 사업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대운하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핵심적 공약을 폐기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또 날로 침체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시적이나마 효과가 큰 대규모 건설공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권 차원의 이해관계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추진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따라서 막상 국민에게 찬반여부를 물으려 해도 반대가 두려워 용기를 못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큰 오산이다. 대운하 같은 중대 국가사업을 술수나 방편으로 추진한다면 제2, 제3의 촛불시위를 유발하며 더 큰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킨다. 기본적으로 국토는 우리 민족이 대대로 물려받은 삶의 터전이다. 이런 국토를 정치적 이유로 함부로 훼손하여 엄청난 재앙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은 만의 하나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최근의 경제침체는 대운하 토목공사로 살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지식 산업과 첨단산업을 대대적으로 일으켜 무한 국제경쟁에서 승자가 되는 미래지향적 발전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민 설득이 어려우면 잘못을 인정하고 즉시 중단해야 한다. 반대로 국민이 동의하면 속임수를 쓰지 말고 당당하게 추진해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전 총장
  • 미얀마 어린이 수천명 아사 위기

    미얀마 어린이 수천명 아사 위기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할퀴고 지나간 디다에 지역엔 폭우 속에서도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구호품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구호품이 한시라도 빨리 전달되지 않으면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마저 굶어죽게 될 것이다.” ●설사병등 전염병 확산 태국 방콕에 본부를 둔 미얀마 망명매체 ‘이라와디’는 국제구호 자원봉사자들의 말을 빌려 3주째를 맞은 사이클론 참상에 대해 25일 이렇게 전했다.‘우리는 모두 눈물 속에 있다’는 제목의 기사였다.‘마셜’이라고만 밝힌 미얀마인 자원봉사자는 지난 23일 새벽 의료진, 교수, 교사 등 24명과 함께 사이클론 최대 피해지역인 이라와디 삼각주에서 옛 수도 양곤와 가장 가까운 이곳을 찾았다. 정부 지원이 지연되자 보다 못한 민간인들이 알음알음으로 팀을 짜 구호에 나서고 있다. 마셜도 그런 팀의 일원이다. 생존자들은 “아직까지 정부로부터 진료는 말할 것도 없고 먹을 것이나 약품 등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250만명에 이르는 이재민들 가운데 50만명 정도만이 구호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유엔 구호담당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긴급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라와디 삼각주 지역의 5세 이하 3만여명이 심한 영양결핍 상태에 놓였으며 이 가운데 수천명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디다에 지역 마기칸 마을 교회 신도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설사병을 앓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도 각종 돌림병이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엔에 기대는 미얀마 이재민들 마셜은 “이재민들의 모습을 비디오테이프에 담으며 관리들에게 붙잡힐까 두려웠다.”면서 “우리 (방문객)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왔다.”고 글을 끝맺었다. 미얀마 당국은 여전히 ‘외세 개입’을 막으며 상황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지난 20일 이 나라 최고지도자 탄 슈웨 국가평화개발위원장이 양곤에서 처음으로 이재민들을 만났다지만 주민들은 군부의 지원에 더 이상 기대를 걸지 않는 눈치다. 양곤에 인접한 디다에가 이런 정도이면 다른 곳 이재민들의 어려움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얀마 이재민들은 이제 유엔의 움직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지난 23일 탄 슈웨 장군과의 담판을 통해 국제지원에 문호를 개방할 것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24일 중국 쓰촨 대지진 현장에서 “재난재해는 어느 때라도, 세계 어디서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공조해 이같은 도전과 위기를 함께 극복해야 한다.”면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세계적인 자연재앙과 관련해 유엔 차원의 체계적인 방지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부 “민간선박만 구호활동할 수 있다” 한편 미얀마 지원기금 마련을 위한 국제회의가 25일 양곤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반 총장과 50개국 대표 및 국제 구호기관들이 참석했다. 아웅산 수치 여사 등 야권에 대한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으면서 고립돼온 군부가 국제회의를 받아들인 게 정작 사이클론 이재민들에게 반가운 일이 될지, 그 결과에 지구촌 눈길이 쏠리고 있다. 외교통상부도 25일 40만달러 상당의 긴급 구호물자를 미얀마 정부에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회의에 참석한 테인 세인 미얀마 총리는 “국제사회의 조건 없는 지원을 환영한다.”면서도 “민간, 그것도 선박만 구호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송한수 김미경기자 onekor@seoul.co.kr
  • “4대강 정비 실체는 대운하 계획”

    국토해양부의 의뢰로 대운하를 연구 중인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이 “한반도 물잇기 및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대운하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첨단환경연구실 김이태 연구원은 23일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 ‘대운하에 참여하는 연구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운하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토의 대재앙을 막기 위해서 글을 올렸다.”면서 “제대로 된 전문가들이라면 운하건설로 인한 대재앙은 상식적으로 명확하게 예측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또 “(대운하)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소위 ‘보안 각서’라는 것을 써서 서약했다.”면서 “정정당당하다면 몰래 과천의 수자원공사 사무실에서 비밀집단을 꾸밀 게 아니라, 당당히 국토해양부에 정식적인 조직을 두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잘못된 국가 정책에 대해 국책연구원 같은 전문가 집단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영혼 없는 과학자가 되라 몰아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식경제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국토해양부의 의뢰를 받아 지난 19일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中 대지진 진실보도 ‘생명’의 가치 일깨워

    中 대지진 진실보도 ‘생명’의 가치 일깨워

    |청두(쓰촨성) 이지운특파원|‘다난흥방(多亂興邦)’이라고 했다.‘많은 어려움을 겪은 뒤 나라를 일으킬 자극을 받게 된다.’더니, 실로 지금 중국이 그렇다. 쓰촨(四川) 대지진 희생자를 위한 거국적 애도가 선포된 지난 19일 오후 2시28분, 중국을 침묵에 빠뜨린 3분간의 묵념이 끝나자 전 중국 방방곡곡에 곧 ‘힘내라 중국(中國加油)’이 메아리쳤다. 손에 손을 잡은 이들이 혹은 기도하듯 손을 들고, 혹은 울며 부르짖는다. 저마다의 얼굴은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복잡한 표정들을 담고 있되, 외치는 소리는 ‘중국’ 하나다. 중국중앙방송(CCTV)이 전달한 전국 각지의 함성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까지 느끼게 했다. 지난날 외침에 맞선 독립운동도 아니고 오늘날 국제적 스포츠 행사도 아닌 다음에야, 천재(天災)를 통해 이처럼 국호(國號)가 외쳐진 전례가 있을까. 수천년 역사를 통해 ‘중국’이란 단어가 이렇게 많은 입을 통해 동시에 터져나온 사례를 찾기도 쉽지 않겠다. 이 ‘자극’의 출발점은 어디일까. 이번 지진이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현상을 낳았다면 분명 과거와는 다른 어떤 요인을 갖고 있을 터.30여년만에 찾아온 대지진과 그에 따른 엄청난 희생이나,‘다난(多亂)’ 그 자체에서만 원인을 찾는 일은 무의미해 보인다. 긴 역사, 넓은 땅에서 중국은 갖은 종류의 엄청난 재앙들을 경험해왔다. 다만 분명하게 달라진 한 가지를 꼽는다면, 이번 지진이 중국인 모두의 눈에 그대로 비쳐졌다는 점일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 사람들은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목도했다. 우선 ‘생명’이다. 사방으로 욱여싸인 폐허더미를 뚫고 나온 ‘기적’에 환호했다. 한 명을 살리기 위해 수십, 수백명이 목숨을 내놓고 흘린 피땀에서 ‘인간애’를 느꼈고 스스로 ‘존재 의식’을 재확인했다. 구호가 아닌 실재로서의 ‘희망’을 체험했으며, 거기서 이들은 ‘국가’를 재발견했다. 이 감동의 드라마는 TV를 타고 시시각각 너무도 자세하고 분명하게 전달됐다. 매몰자 한 사람에 대한 구조작업을 수억, 수천만명이 손에 땀을 쥐며 십수시간을 지켜봤다. 그들의 죽음에 함께 탄식했고, 생환에는 모두 박수를 쳤다. 자식을 잃은 부모 앞에, 부모를 잃은 천애고아의 스토리에는 눈물을 떨궜다. 이렇게 생생했던 적은 없었다. 예컨대 숱한 광산이 붕괴되고, 구조작업이 있었어도 광부들의 구출 과정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발생한 산둥(山東) 열차사고 역시 적어도 중국 언론에서, 생명은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았다. 올 초 100년만의 폭설에도, 수십년만의 수해에도 이같은 드라마는 ‘상영’된 적이 없다. 이렇게 부각된 생명·기적·인간애·존재의식·희망·국가는 서로 점점 다양하게 얽혀 투영돼 가고 있다.CCTV의 한 장면은 그 일단을 보여준다.“나를 구하러온 낯설지만 아름다운 얼굴, 그는 위대한 조국이었다. 죽음에서 살아돌아온 이의 얼굴 역시 강한 중국이었다. 땀에 찌들고 피로에 지친 구조대원의 얼굴도, 헌혈을 위해 주사기를 꽂고 있는 시민의 얼굴도 강한 중국인이었다….” 19일 오후 2시28분 중국 전역에서 터져나온 ‘힘내라 중국’은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TV에 비친 중국 국민들의 ‘오묘하고 복잡한 표정’은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일반 국민, 그것도 궁벽한 곳, 못사는 이들을 위해 처음 조기로 게양되는’, 감정 북받치는 순간을 겪은 뒤에 나온 것이었다. 인민일보(人民日報)의 논평처럼, 중국의 ‘생명 존중’ 사상과 그 진면목을 중국 내외에 입증하는 의식을 거친 뒤에 탄생된 것이었다. 이 때의 ‘힘내라 중국’이 발생 경위와 그 응집력, 파괴력에서 과거 여느 때의 구호와 비교되지 않는 이유다. 쓰촨성 지진은 향후 중국에 분명한 전환점이자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오늘날 중국의 발전이 30년 전 ‘개방’이라는 전환점에서 출발했듯, 지금의 ‘대재앙의 공개’는 앞으로 그에 못지 않은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한번 열린 개방의 문이 다시 닫히지 않았듯, 한번 이뤄진 공개에도 역행이 쉽게 허용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에는 어떤 변화가 펼쳐질 것인가. jj@seoul.co.kr
  • [씨줄날줄] 이종욱과 AI/김인철 논설위원

    “조류인플루엔자(AI)의 인간간 전파가 언젠가는 온다. 적어도 (전세계에서)수백만명이 죽을 그 재앙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나라와 정치지도자는 뒷감당을 못할 것이다.” 올봄 전국을 강타한 AI의 혹독한 여진을 보며 미래를 내다보는 선각자의 위대한 통찰력을 새삼 실감한다. 한국인 최초의 유엔 전문기구 수장을 지낸 고 이종욱 박사. 이번 AI가 인체 감염 가능성이 있고 치사율도 높은 ‘중국 안후이형 계통’으로 확인된 데서 알 수 있듯 그의 경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서울대의대 재학시절 안양 나자로 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를 돌보는 봉사활동에 발을 내디뎠다가 끝내는 가난하고 소외된 전세계인의 건강을 보살피는 데 평생을 바쳤던 이 박사. 영어는 물론 일어 불어 중국어에 능통했던 그는 서른여섯살 때인 1981년 하와이대학 보건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을 때 지도교수가 붙잡았지만 “평생 영어로 강의해야 하는데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비영어권 인사들이 겪는 언어의 장벽에 그도 한때 고민했었다니 인간적 동질감이 느껴진다. 1983년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한센병 자문관으로 국제기구 생활을 시작해 20여년간 굵직한 업적을 남긴 그는 2003년 7월 한국인 최초로 WHO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범국가적인 지원 속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탄생하기 3년여 전 일이다. 평생을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한 그를 사람들은 ‘아시아의 슈바이처’라고 불렀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소아마비 발생률을 세계 인구 1만명당 1명 이하로 낮춘 그를 ‘백신의 황제’라고 칭했고, 타임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뽑았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2006년 5월 총회 준비 중 과로로 타계한 그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이 박사는 AI 예방을 위한 최전선에 있었다. 에이즈에서부터 결핵에 이르기까지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각종 질병과의 전투에서 맹활약해 왔다.”이 박사의 열정과 인간애가 좀 더 발현됐더라면 오늘날 우리 모두 AI공포로부터 한결 자유로울 수 있지 않았을까. 오늘은 그의 2주기날이다. 삼가 명복을 빈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죽음의 땅’ 쓰촨 필사의 탈출 줄잇는다

    |청두(중국 쓰촨성) 이지운특파원·서울 송한수기자|돈을 벌려고 고향을 떠나 중국 산시(陝西)성 탄광에서 일하던 근로자 저우이는 20일에도 꼬박 이틀째 쓰촨(四川) 첸자바 마을을 돌아다녔다. 지진 통에 사라진 부모님이 혹여 올라갔을까 산꼭대기까지 찾으러 다니고 있다. 쓰촨 출신인 직장동료 45명과 형이 나뉘어 찾는다. ●쓰촨지역 지진 공포 여전 등에 진 배낭엔 물과 비스킷 등이 가득 담겼다. 산에서 엄청난 흙더미가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보면 그의 마음은 천길 만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듯 초조해진다. 저우이와 동향인 무광찬도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하루빨리 떠나야 하는데 70세 홀어머니가 자꾸 머뭇거려서다. 삶의 터전인 데다 지금은 안전하고 공기도 좋지 않으냐며 떠나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어머니 역시 지진으로 집을 잃어 겨우 비바람만 피할 수 있는 거처이면서도 도대체 꿈쩍도 하지 않는다. 지진 9일째를 맞는 쓰촨은 엑소더스로 인산인해다.‘대재앙의 땅’을 벗어나려는 쓰촨 사람들이 줄을 잇는 탓이다. 그렇지만 저우이나 무광찬처럼 재앙의 땅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도 끊이지 않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전했다. 고향을 떠났던 쓰촨 젊은이들이 저마다 부모들을 모시고 탈출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영국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 다른 외신들도 탈출 러시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안심이 되기는 고사하고 둥지를 마련하기까지는 기약조차 없는 데다 농사나 가축 기르는 일이 엄두가 나지 않는 것도 떠나는 이유다. 핏줄을 앗아간 죽음의 땅이라는 사실도 벗어나고만 싶은 마음을 재촉한다. 천딩더(82)는 66세 된 부인과 함께 붕괴된 도로를 따라 12시간을 쉬지도 않고 걸어 첸자바까지 왔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쓰촨을 벗어나기엔 갈 길이 멀기만 하다. WSJ은 2004년 기준 인구 8725만여명으로 중국에서 세번째 많은 성(省)인 쓰촨은 중국내 다른 지역에서 일하는 이주 근로자 1억 2000만명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일터를 떠나 쓰촨으로 모여들었다가 다시 엑소더스를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탕산, 지진 고아 500명 입양키로 이런 가운데 쓰촨은커녕 그 어떤 곳에서도 스스로 살아갈 꿈을 꾸기 어려운 ‘지진 고아’들도 조금은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 1976년 대지진으로 수십만명이 숨진 탕산(唐山)에서 500명을 입양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당시엔 4200여명이 고아 신세로 전락했다. 면적 48만 5000㎢로 한반도의 2배가 넘는 쓰촨엔 구호지원을 위해 밀려드는 손길과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인파가 시시각각 교차하고 있다. onekor@seoul.co.kr
  • 국민불안 우려 진실 왜곡

    국민불안 우려 진실 왜곡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인체에 감염된 사례가 없다던 정부의 발표로 한 풀 꺾이는 듯했던 AI 불안감은 20일 전문가들의 반박으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AI의 인체감염 위험성을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인체감염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 16일 AI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발표했던 김기석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역학조사위원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발생한 AI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생해 인간에게 감염되고 사망한 사례가 있으며, 인간에게 감염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재홍(43·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전 검역원 질병연구부장은 “2.3.2형은 인체감염 사례가 있는 2.3형에서 유전자 변이로 파생돼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감염이 안 된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니까 검역원에서 그런 식으로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모인필(43·충북대 수의학과 교수) 전 검역원 조류질병과장도 “2.3형에서 분류된 4가지 유형은 서로 유전적으로 비슷하고, 인간에게 얼마나 노출이 되느냐에 따라 인체 감염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세부적인 구분은 무의미하다.”면서 “2.3형에 속하는 4개의 하위 클레이드 중 인간에게 감염돼 사망을 초래한 것도 있기 때문에 2.3.2형도 감염된 닭이나 오리에 인간이 노출될 경우 인체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3형 계통인 2.3.4형은 베트남 등지에서 발병해 50여명을 사망케 했다. 같은 유전자 계통의 2.3.2형이라고 안전할 수 없다는 걸 방증하는 셈이다.2.3.2형은 2005년 8월 베트남에서 사향 고양이 3마리를 감염시켜 죽게 한 사례도 있다. 이는 포유류 감염력이 이미 입증됐음을 의미한다. 모인필 전 과장과 김기석 위원장은 “포유류가 감염된다는 것은 같은 종인 인간도 감염될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역원은 2.3.2형의 인체 감염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질병통제센터에 분석을 의뢰해 현재 포유류를 대상으로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 김우주(39·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자문위원은 “‘괜찮다, 괜찮다.’고 거듭 거짓 구호를 외치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하다간 더 큰 재앙을 초래한다.”면서 “국민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AI를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는 대책과 백신 확보 등 실제 행동을 보여주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이재훈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미얀마, 외국지원 ‘빗장’ 푼다

    “중국이 대지진을 만났다. 겨우 목숨을 건진 사람이나 희생자들이 떠오른다. 우리나라도 앞서 자연재해의 엄청난 파괴력을 맛봤다. 그런데 중국 지진이 중국인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 타격을 주는 듯하다. 나는 한편으로는 비극에 대한 두 정부의 반응을 견줘볼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싶다.” 지난 15일 하버드대 법대가 운영하는 온라인미디어 글로벌 보이스(www.globalvoicesonline.org)에 올라온 미얀마 회원 골드 불(Gold Bull)의 글이다. 국제 핫이슈를 둘러싼 지구촌 목소리를 담아내는 글로벌 보이스는 사이클론 나르기스 발생 2주일째인 이날 미얀마를 주제로 올렸다. 나르기스가 휘몰아치는 바람에 유엔 추정치 사망자가 10여만명이나 되는 가운데 숨죽인 그들의 처지가 금세 느껴진다. 지구촌 눈길이 ‘올림픽의 나라’ 중국에만 쏠린 데 대한 원망 섞인 눈초리도 엿보인다.AFP는 군정이 나르기스로 인한 재산피해를 100억달러(약 10조 4320억원)로 추산했다고 19일 전했다. 그러나 2004년 말 동남아시아를 휩쓴 지진해일(쓰나미)을 뛰어넘는다는 사상 최악의 재앙은 20년째 철권통치를 하고 있는 미얀마 군사정권도 움직였다.19일 미국 CNN은 이같은 일련의 변화를 잇달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미얀마 최고 지도자인 탄 슈웨 국가평화개발위원장은 나르기스 발생이후 처음으로 이날 난민촌을 찾아갔다. 그는 새 수도 네피도에서 320㎞ 떨어진 양곤 교외의 이재민들을 만나 뒤늦게 민심을 다독였다. 군부는 아울러 외국의 구호지원을 막는다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 날마다 물품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16일 현재까지 각국의 지원금은 162만달러, 물품은 총 2096t이라고 덧붙였다. 열린 관문을 따라 ‘세계 대통령’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21일이나 22일 미얀마를 방문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굶주림과 질병, 갈증이란 삼중고를 겪는 이들에게 숨통을 터주는 계기가 될지 눈길을 모은다.19일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이재민 250만명 가운데 30%만 구호품을 받고 있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도 25일 양곤에서 유엔과 함께 긴급구호회의를 열기로 했다. 군부를 설득하기 위해 유엔이 파견한 존 홀름스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은 이날 현지에 도착했다. 탄 슈웨 장군의 현장 시찰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맞닿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행한 개헌 국민투표 압승으로 여유를 찾은 군부가 계속 버티기만 할 경우 잃을 게 더 많다는 점에서 실속을 차리고 보자는 속셈도 깔렸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한편 미얀마 군정은 이날 나르기스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20일부터 22일까지 3일 동안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자연호수 ‘언색호’ 붕괴…쓰촨성 3만명 긴급대피

    |스팡(쓰촨성)이지운특파원·서울 최종찬기자|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으로 만들어진 18개 ‘언색호(堰塞湖·산이 무너져 내려 생긴 자연호수)’ 가운데 칭촨(靑川)현의 초대형 1곳이 18일 붕괴돼 하류 지역 주민 3만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2차 재앙´이 현실화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피해지역에 연일 비가 내리면서 언색호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계속되는 여진으로 둑이 갈라지고 있어 언색호는 재해지역에 ‘물폭탄’을 쏟아부을 최대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진앙지 원촨 부근 규모 6.1 여진 발생 앞서 최대 피해지역 가운데 하나인 베이촨현 차핑(茶坪) 마을의 저수지 댐이 붕괴 위기에 처해 주민 수천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지진 피해지역에 20∼21일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언색호와 댐의 연쇄 붕괴가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진앙지 원촨현 부근서 리히터 규모 6.1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해 구조단과 주민들의 놀란 가슴을 더욱 뛰게 만들었다. 여진으로 인해 적어도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관리가 밝혔다. 또한 쓰촨성 일대 핵시설의 방사능 누출에 대한 우려도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AP통신은 이날 중국 정부가 이들 지역의 핵시설 직원들에게 지난 12일부터 비상대기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방사능 누출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무장경찰과 인민해방군 등 13만명의 군병력와 한국 등 외국구조대가 이날도 구조작업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날 쓰촨성일대에서 최소 63명이 구출됐다.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공식 사망자도 3만 2400명을 넘어섰다. 매몰자는 1만여명에 이른다. 부상자는 19만여명으로 그 중 1만 5000여명은 상태가 심각하다. 이재민은 500만명에 육박하며 전체 피해액은 20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오늘부터 3일간 애도기간 선포 중국 정부는 대지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19일부터 21일까지 3일 동안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하고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도 중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5일간 소식이 두절됐다 무사한 것으로 확인된 한국인 유학생 5명은 안전지대인 청두에 도착했다. siinjc@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남쪽에 위치한 섬나라 몰타는 ‘지중해의 보석’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고대 신화시대부터 시작된 역사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미지의 세계. 제주도 땅의 6분의1 면적밖에 되지 않으면서도 세계 최고의 휴양지로 사랑받는 몰타로 떠나보자.●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10시10분) 김제평야 한가운데 자리잡은 54년 역사의 전통서당 ‘학성강당(學聖講堂)’.8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가르침의 길을 걷고 있는 스승과 전국 각 지역에서 다양한 이력을 가진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배움과 실천을 통해 진정한 인간의 길을 찾아가는 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주말연속극 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모임에 다녀온 은아는 할머니라는 말에 민감해지고, 결혼하자마자 바로 임신하는 건 상스럽다는 은아의 말에 영미는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한편, 소라와 이야기를 나누던 종원은 중학생이 되면 부모가 이혼한 아이들끼리 모여 살기로 했다며 오피스텔을 사달라는 말에 어이가 없어진다.●달콤한 인생(MBC 오후 9시40분) 혜진은 동원에게 남자 문제를 털어놓으면서 동원의 여자 문제를 들먹인다. 동원은 자신의 여자문제를 이미 알고 있는 혜진에게 흠칫 놀라지만 오히려 당당한 척한다. 혜진은 애완동물 숍에 들렀다가 우연히 다애와 마주치고 큰 충격을 받는다. 동원은 회사를 옮기면서 다애에게 더욱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15분) 이미 우리 사회 그늘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대리모’. 모두가 알고 있는 듯하지만, 막상 실상은 까맣게 모르는 대리모 문제를 집중조명한다. 버젓이 합법화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엄중단속을 하는 것도 아닌 채 어정쩡히 무법지대로 방치된 대리모 시장. 그곳에서 지금 불임부부, 대리모, 아이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효 도우미 0700(EBS 오후 5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딸, 서른세 살의 영순씨는 어린 시절 낙상으로 정신적·신체적으로 치유할 수 없는 심각한 장애를 갖게 됐다. 지적장애 1급인 그는 몸을 가누는 것조차 혼자 힘으로는 할 수가 없다. 언젠간 홀로 남겨질 딸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윤금순 할머니(73세), 김일섭 할아버지(87세)의 이야기를 엿본다.●머독 미스터리(EBS 오후 5시50분) 호숫가에서 부유한 은행가의 아들인 조정 선수 리처드 하틀리의 시체가 발견돼 머독이 수사에 나선다. 시체의 넓적다리에 멍이 선명한 걸 보면 폭행을 당한 뒤 익사한 것으로 보이는데…. 머독은 전날 밤 조정 선수 팀에 합류한 리처드를 위한 축하 파티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거짓말 탐지기로 나둘 심문한다.●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우량아’라는 말이 칭찬과 부러움의 대상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말은 ‘소아비만’으로 연결되는 경고가 됐다. 소아비만은 미래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재앙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는 현실이다. 더 늦기 전에 소아비만과 소아비만의 치료법을 자세히 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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