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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 대신 내가 죽었으면”…전세계를 울린 소년

    “형 대신 내가 죽었으면”…전세계를 울린 소년

    “형이 아니라 내가 죽었으면 좋겠어!” 형의 시신을 부여잡고 오열하는 한 시리아 소년의 동영상이 전세계인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아랍권 뉴스채널 알아라비야는 5년에 걸친 내전이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 벌어진 이 비극적인 동영상이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30일 전했다 인디펜던트, 뉴욕 타임즈 등 유수 언론에서도 죽은 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오열하는 소년에 대해 잇따라 보도하면서 시리아 내전의 참상이 다시 한 번 조명 받고 있다. 지난 28일 시리아의 제2도시 알레포는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공격을 수 차례 받았다. 반군들이 점령중인 이 지역의 병원에서만 50여 명이 사망했고 소년의 형제도 이날 공습 이후에 목숨을 잃었다. 영상에서 소년은 어른들이 형의 시신이 들어간 시신 가방을 가져가기 전에 “아빠의 사랑”이라고 부르며 목놓아 울고 있다. 안타깝게도 시리아에선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와 비슷한 동영상이 수없이 양산되고 있다. 알레포의 폭격을 맞은 건물의 잔해 속에서 아기가 구출되는 동영상도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선 ‘알레포가 불타고 있다’(#AleppoIsBurning), ‘세이브 알레포’(#SaveAleppo)와 같은 해시태그를 다는 운동이 일고 있다. 국제적십자사(ICRC)는 최근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어 “알레포가 인류 재앙의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UN측에 따르면 5년 동안 계속된 시리아 내전으로 48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시리아에서 탈출했으며, 660만 명은 거주지를 옮겼다.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고령화 사회는 잿빛이 아니다

    고령화 사회는 잿빛이 아니다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폴 어빙 엮음/김선영 옮김/아날로그/392쪽/1만 6000원 한국은 전 세계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다. 2026년이면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되고, 2050년이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는 인류에게 ‘새로운 경험’이다. 65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는 이미 진입했다. 유엔 전망에 따르면 2020년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10억명에 이르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대규모로 사람들이 늙어간 적은 없다. 고령화의 선물은 ‘장수’였다. 그러나 장수 시대가 열리면서 고령화는 인류에게 ‘노후 파산’, ‘노후 난민’, ‘고독사’ 등 암울한 미래를 대변하며 축복보다는 재앙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미국 밀켄 연구소(대표 폴 어빙)가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펴낸 이 책은 오히려 고령화 사회의 잠재력에 주목하며 그동안 잿빛 미래를 강조해 온 책들과 대비된다.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기회는 무엇일까. 미국 은퇴자협회 대표 베리 랜드는 베이비붐 세대 노년층의 변화를 ‘2차 노화혁명’로 지칭한다. ‘1차 노화혁명’이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들이 1950년대 초 은퇴기라는 생애 단계를 처음 탄생시켰다면 ‘2차 노화혁명’은 은퇴기라는 말보다는 중년과 노년 사이 ‘가능성의 시기’라는 새로운 생애 단계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책은 고령화 사회가 가져올 혜택에도 주시한다. 미국 ‘건강과 미래연합’의 로버트 버틀러 박사는 건강 측면에서 오늘날의 60세 여성은 1960년대의 40세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오늘날 미국의 80세 남성은 1975년의 60세 남성과 비슷한 상태다. 전 세계적으로 베이비붐 세대는 의학 기술의 발달로 건강한 정신과 육체, 경제력을 갖춘 신노년층들이다. 높은 교육 수준에다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을 경험한 이들은 지루한 인생보다는 ‘기대되는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새로운 ‘청춘 늙은이’ 세대인 셈이다. 그렇다고 가난하지도 않다. 미국 전체 인구의 32%를 차지하는 50세 이상 미국인의 연간 개인소득은 3조 9000억 달러가 넘고, 미국 가구의 순자산을 달러로 환산하면 46조 달러를 소비할 여력을 갖고 있다. 일본도 60세 이상 노년층이 금융기관에 맡겨 놓은 돈이 60%에 달한다. 유럽의 경우 영국은 가계자산이 두 번째로 많은 연령대가 65~74세이며, 이보다 더 많은 연령대는 55~64세뿐이었다. 한국은 어떨까. 현재 50~60대가 전체 금융자산의 60%를 보유하고 있고, 10년 후면 일본처럼 노년층이 금융 자산에서 큰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년층은 소비만 한다? 결코 그렇지 않다. 노년층은 새로운 경제 성장의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9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이미 교육, 환경, 건강, 사회봉사 같은 분야에서 인생 2막의 ‘앙코르 커리어’를 쌓고 있다. 이제는 중년 이후 은퇴기 사이에, 혹은 중년부터 노년 사이에 ‘앙코르 커리어’가 하나의 생애 단계로 등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시선을 돌리면 장밋빛 미래만 그릴 수 없는 현실이다. 저출산 인구절벽에다 고령화에 대한 종합적인 플랜 없이 노후 문제의 상당 부분을 개인에게만 맡기는 처지다. ‘소득대체율’(퇴직 전 소득과 퇴직 후 받는 연금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구조조정으로 50대에 직장에서 밀려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국어판 서문을 쓴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한 사람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총체적으로 바뀐다는 것으로 고령화 문제는 종합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인구 고령화는 역사(과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없는 만큼 우리보다 고령화가 앞선 나라들의 대책과 고민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돈 더 안 내면 美軍 철수” 안보론 못박은 트럼프

    주요 외신들 “이상한 세계관” “엉망진창 정책” 맹비난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외교정책 연설을 통해 밝힌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구상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는 전날 5개 주 경선에서 대승을 거두며 대선 후보 지명 가능성이 높아지자 자신의 최대 약점인 외교정책을 공식 발표했으나 자국의 이익과 안보만 중시하는 미국 우선주의는 ‘고립주의’를 자초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은 완전히 재앙이다. 비전과 목적, 방향, 전략이 없다”고 지적한 뒤 주요 취약점으로 ▲경제 쇠퇴로 인한 군대 약화 ▲동맹국들의 부실한 분담금 지불 ▲우방들의 미국에 대한 의존 약화 ▲경쟁국들의 미국에 대한 경시 ▲미국의 외교정책 목표 이해 부족 등 5가지를 꼽았다. 트럼프는 특히 동맹국의 분담 문제와 관련, “우리 동맹국들은 미국의 엄청난 안보 부담의 재정적, 정치적, 인적 비용에 대해 기여를 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동맹국들이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동맹국들은 우리와 맺은 협정을 존중하는 의무감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28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4개국만이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한다”며 “우리는 유럽과 아시아에 강한 안보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 군사력을 증강하고 비행기와 미사일, 선박, 장비 등에 수조 달러를 지출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지켜주는 나라들은 반드시 이 방위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이들 나라가 스스로를 방어하도록 준비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나토 회원국 및 아시아 동맹들에 각각의 정상회담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며 “정상회담에서 재정적 책무 재균형(방위비 재조정) 문제뿐 아니라 우리의 공통된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어떻게 채택할 것인지에 대해 새롭게 접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집권 후 유럽, 아시아 동맹들과 방위비 재협상을 벌이고, 그가 요구하는 수준의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는 동맹에 대해서는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하거나 ‘핵우산’ 제공을 거둬들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그러나 한국·일본 등 구체적인 나라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그동안 경선 유세 및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과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우방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계속 제기하면서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해 왔으나, 그의 이날 발언은 외교·안보 구상을 공식 발표하면서 재확인을 했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또 중국과의 무역 적자 및 중국의 미흡한 대북 압박 등을 거론하며 ‘중국 때리기’를 지속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 내에서 더 나은 친구를 찾아 혜택을 취하거나 아니면 각자의 길로 갈라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싱크탱크의 한 관계자는 “현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과, 더 많은 돈을 위한 협상만 있을 뿐 구체적이고 현실적 방안은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이상한 세계관’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의 일방적 접근은 TV 쇼에는 좋을지 몰라도 외교는 냉혹한 현실 세계”라고 비판했다. MSNBC는 “트럼프의 외교정책 연설은 엉망이었다”며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 더 많은 질문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리버풀 팬들의 27년 숙원 이뤄졌다

    리버풀 팬들의 27년 숙원 이뤄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 팬들의 27년 숙원이 이뤄졌다.  1989년 4월 15일 셰필드의 레핑스 레인 경기장 붕괴로 96명의 리버풀 팬들이 목숨을 잃은 힐스보로 참사는 경찰의 통제 잘못이 주된 원인이었다고 26일 워링턴 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의 배심원들이 평결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배심원들은 또 축구협회(FA)컵 준결승의 경비를 책임 진 경찰 간부가 주의를 다하지 못한 결과 ‘총체적인 방관에 의한 학살 책임’이 있다고 평결했다. 희생자 96명이 이 경기장의 회전문을 잘못 열어 참사가 빚어진 것이 아니라고 27년 동안 한결같이 주장해온 유족들의 뜻이 드디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배심원들은 또 경찰의 실수가 회전문에서의 위험한 상황을 촉발했으며, 현장 지휘관들의 판단 착오가 테라스에 과도한 인파가 몰리게 했으며, 경기장 출입문들을 개방하라는 경찰 지휘 박스에서 실수들이 있었으며, 경기장 결함도 재앙을 악화시켰으며, 사우스요크셔 경찰과 앰불런스 서비스가 참사를 제때 인지하지 못해 대응이 늦어졌고, 홈 구장 관리 책임이 있는 셰필드 웬즈데이 구단이 입장권 정보를 오도하는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평결했다. 아울러 구단 간부들이 경기가 시작되기 전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고 몰려 있던 관중들에게 정확히 상황을 알리고 킥오프를 지연시키도록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방청석에 자리하고 있던 유족들은 평결 내용이 공표되자 일제히 서로 끌어안으며 축하했고, 일부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한 여성은 “신이여 배심원들을 돌보소서”라고 외쳤다. 섀도우 캐비넷의 앤디 버냄 국무장관 역시 울먹이며 유족들과 일일이 껴안았다. 두 달 새러와 비치를 잃은 트레버 힉스는 “우린 해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날 재판이 “오랫동안의 정의를 제공했다”고 유족들의 기나긴 싸움을 높이 평가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푸틴 “체르노빌 사고는 인류에 대한 엄중한 교훈”

    30년 전에 발생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인류에게 엄중한 교훈이 됐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체르노빌 참사 30주년’을 맞아 사고수습 참가자들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 “체르노빌은 모든 인류에 엄중한 교훈이 됐으며 그 결과는 자연과 사람들의 건강에서 엄중한 메아리로 울려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명예를 걸고 직업 및 시민적 의무를 수행한 소방관, 군인, 의료 분야 전문가 등의 무한한 용기와 헌신이 아니었으면 참사의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커졌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무시무시한 재앙을 수습하는 데 참여한 사람들을 진정한 영웅으로 여기며 머리를 숙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다”고 말했다.  지난 1986년 4월 26일 새벽 발생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4호기 폭발 사고수습에 참여한 인원은 모두 60만명으로 추산된다.  그 가운데 사고 직후 화재 진화에 나섰던 소방관과 원전 직원 등 31명이 치명적 방사능 피폭으로 3개월 안에 숨졌고 이후 15년에 걸쳐 약 6만~8만명의 사고수습 요원들이 역시 피폭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핵 공포 위에 세운 방사능 방호기술… 체르노빌 재앙의 역설

    핵 공포 위에 세운 방사능 방호기술… 체르노빌 재앙의 역설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4분. 칠흑 같은 그 밤에 벨라루스의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북서쪽 18㎞ 원자력 발전 지구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 곤히 잠든 사람들의 잠을 깨울 정도로 지축을 흔드는 굉음이었다. 20세기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구 소련 체르노빌 원전폭발 사고’는 그렇게 시작됐다. 1971년 착공돼 1978년 5월부터 상용운전을 시작한 체르노빌 원전의 공식 명칭은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공산주의 기념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로 흑연감속 비등경수 압력관형 원자로였다. 이 원자로는 감속재로 흑연을, 연료로 농축우라늄이 아닌 천연우라늄을 사용하며 압력관 개수만 늘리면 원자로를 크게 만들 수도 있고 운전 중에도 연료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동이 쉽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문제는 경수용 원자로나 중수용 원자로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체르노빌 원전의 부소장 아나톨리 다틀로프 수석엔지니어는 ‘원자로의 가동이 중단될 경우 대형사고를 막기 위한 냉각펌프를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제 시간에 공급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을 기획했다. 그러나 실험 도중 안전장치에 공급되는 전력까지 차단되면서 원자로의 출력이 갑자기 높아지기 시작했다. 원자로 안에 들어 있는 냉각수가 한꺼번에 끓어올라 압력이 높아지면서 1차 폭발이 발생했고, 수증기와 감속재인 흑연이 반응하면서 수소가 만들어져 2차 수소 폭발이 발생했다. 반응로 뚜껑과 원자로 콘크리트 천장까지 날려보낼 정도의 강력한 2차 폭발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으로 누출됐다. 그 결과 20만명 이상이 방사선에 피폭됐다. 그중 2만 5000여명이 사망했다. 방사성 물질의 위험성이 사라지기까지는 9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체르노빌 사고 이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1992년부터 원자력 사고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국제원자력사고등급’을 도입해 0~7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0등급은 사건이 발생했지만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사건으로 간주하지 않는 척도 미만 등급이며, 1~3등급까지는 사고 영향이 원전 시설 내부에 국한된 ‘사건’, 4~7등급은 위험이 외부로 확대된 ‘사고’ 단계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전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원전 건설 기획단계부터 부지 선정, 설계, 제작, 건설, 시운전 및 운전, 해체 및 폐쇄는 물론 방사능 물질 수송과 폐기물 관리까지 안전규제와 방사능 방호기술 개발이 가속화됐다. 원전 안전 관리의 핵심은 ▲원자로 출력 제어 ▲핵연료의 지속적 냉각 ▲방사성 물질의 격납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원자로가 정상운전을 하는 중에는 원자로 출력 조절이 가능해야 하고, 정상상태를 벗어날 경우에는 원자로를 안전하게 정지시킬 수 있어야 한다. 원자로가 정지된 후에도 핵분열 물질들이 끊임없이 붕괴되면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핵연료 냉각이 지속적으로 보장될 뿐 아니라 외부와 철저히 격리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핵연료 냉각에 실패하면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뿐 아니라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와 같이 노심 용융이 일어나 원전 부지 외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원전에 어떤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가 ▲이런 사고는 얼마나 자주 일어날 것인가 ▲사고의 결과는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답을 내리는 ‘확률론적 안전성평가(PSA)’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원전 PSA는 발전소 계통과 기기의 작동 실패나 운전원 실수 등 내부요인으로 인한 안전성을 평가하는 ‘내부사건 PSA’와 지진, 홍수, 화재 등 자연재해로 인한 ‘외부사건 PSA’로 구분해 분석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진해일(쓰나미)이라는 외부요인으로 시작돼 발전소 계통의 작동실패로 이어진 복합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北 핵실험 하면 할수록 파멸만 재촉할 뿐

    북한이 언제든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감행할 준비를 갖췄다고 한다. 이르면 북한군 창건일인 오늘이나 늦어도 제7차 당대회가 예정된 다음달 초를 전후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가 떨어지기만 하면 5차 핵실험 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정보 당국은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 왔으며 최근 들어 새로운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례없이 포괄적이고 강력한 제재를 받으면서도 5차 핵실험을 감행하려는 북한의 만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사실 북한의 무모함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최근 들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쏴대는가 하면 핵탄두부터 대기권재진입체까지 죄다 공개하며 핵과 미사일 능력을 자화자찬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제도 또다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기습 발사하지 않았는가. 이 모든 게 “핵 공격 능력의 믿음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김 제1위원장의 무모한 지시에 따른 것이니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당과 군의 핵심 기관들이 그의 지시를 관철하는 데에만 매달리고 있을 뿐 주민들의 피폐한 삶에 대한 고민은 안 보인다. 무리수를 두다 보니 실패도 잇따른다. 지난 3월 18일 발사한 노동미사일은 얼마 날지도 못하고 공중 폭발했는가 하면 지난 15일 처음 발사한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또한 몇 초 만에 폭발해 발사 인력 등이 그 자리에서 폭사(爆死)했다. 그제 발사한 SLBM은 최소 비행거리인 300㎞에 크게 못 미치는 30㎞를 날아가는 데 그쳤다고 한다. 김 제1위원장이 지켜본 탓에 북한은 ‘대성공’이라고 호들갑을 떨지만 전력화까지는 3~4년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북한은 이처럼 핵 위협 극대화를 위해 총력적으로 핵 투발수단 다양화에 매달리고 있다.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그제 AP통신과의 회견에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중지하면 핵실험을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핵실험 중단의 전제조건으로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앞서 그는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다”고 위협한 바 있다. 애당초 성격이 달라 흥정 대상이 될 수 없는 한·미 군사훈련과 핵실험을 연계한 이번 발언도 핵실험 중단에 방점이 찍혔다기보다는 5차 핵실험을 위한 ‘명분 쌓기’ 공산이 크다.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준비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5차 핵실험은 북한 정권의 재앙이 될 것이다. 이미 한·미·일 3국을 비롯해 국제사회는 5차 핵실험 이후의 추가 제재 방안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대북 원유수출 완전 차단, 고려항공 영공통과 금지, 북한 근로자들의 대북 송금 차단 등이 추가 제재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차 핵실험에 따른 제재로 북한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번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출 사실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국제사회는 지금보다 더욱 강력한 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다. 김 제1위원장은 스스로 파멸의 길을 재촉하지 않길 바란다.
  • 리수용 “한·미훈련 중단하면 핵실험 중지”… 또 억지

    리수용 “한·미훈련 중단하면 핵실험 중지”… 또 억지

    북한이 동해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가운데 미국을 방문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가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한국이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북한은 핵실험을 중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미가 수용할 수 없는 합동군사훈련 중단-핵실험 중지 연계 주장을 거듭함으로써 5차 핵실험 강행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리 외무상은 이날 인터뷰에서 “조선반도에서의 핵전쟁 연습을 중단하라. 그러면 우리도 핵실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려면 한·미 합동군사훈련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우리가 대결의 길을 계속 걷는다면 (미국과 북한)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재앙적 결말이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겨냥한 군사훈련의 위협을 들어 SLBM 발사의 정당성도 주장했다. 그는 “한·미 군사훈련의 긴장 고조가 최고 수준에 달했다”며 “상대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우리도 극단으로 가지 않을 이유가 없기에 (SLBM 발사를)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군사훈련과 핵실험을 연계하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하고 “도발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연례적, 방어적인 군사훈련을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된 핵실험과 연계하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멈추고, 핵실험 등 추가적 도발 행위를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도 군사훈련은 한국과의 동맹에 대한 결의를 증명할 뿐만 아니라 동맹국의 전투준비 태세, 유연성,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된다며 리 외무상의 주장을 일축했다. 아울러 국무부는 SLBM 발사에 대응해 자국을 방문 중인 리 외무상의 미국 내 이동을 유엔 업무 관련 장소로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본부서 열린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리 외무상은 지난 20일부터 뉴욕에 체류 중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다이노+] 왜 새는 공룡과 함께 멸종하지 않았나?

    [다이노+] 왜 새는 공룡과 함께 멸종하지 않았나?

    오늘날 새들의 조상이 되는 일부 공룡이 대재앙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씨앗을 쪼아먹는 단순한 식이행동 덕분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금으로부터 6600만 년 전쯤, 우리 지구에는 거대 소행성 또는 혜성이 충돌해 대량 멸종이 일어났다. 우리가 잘 아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나 트리케라톱스와 같은 덩치 큰 공룡뿐만 아니라 새와 닮은 작은 공룡들도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새를 닮은 공룡 중 일부는 어떤 연유로 백악기 말기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고, 이후 오늘날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새들로 진화했다. 과학자들은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치아가 없는 부리를 가지고 있어 씨앗을 먹는 음식 섭취 습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론과 함께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이번 이론은 왜 오늘날 살아남은 새 중에는 치아가 있는 부리를 가진 종이 없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데릴 라슨 캐나다 토론토대 박사과정 연구원은 “백악기 공룡 마니랍토란은 잘 알려진 그룹이 아니지만 오늘날 새와 가장 가까운 친척 중 일부다”면서 “백악기 말기에 이들을 포함한 많은 공룡이 멸종했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오늘날 대표하는 새들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서로 비슷한 마니랍토란 그룹에서 왜 차이가 있었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오늘날 새와 한 계통군에 속하는 마니랍토란 4종에 관한 수집된 이빨 화석 3000여점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마니랍토란의 생물 다양성이 바로 백악기 말기까지만 지속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때 하나의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해 대량 멸종을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오늘날 새들의 식이 습관 정보와 이종 간 관계 등을 포함한 발표 연구를 사용해 새의 조상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추론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로 오늘날 새들의 최종 공통 조상(LCA)은 치아가 없는 부리를 가져 씨앗을 먹는 이들이라는 가설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라슨 연구원은 “부리를 가진 새들의 일부 그룹은 씨앗을 먹을 수 있었으므로 대량 멸종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거대 소행성이나 혜성의 충돌은 일시적으로 지구 기후를 변화시키고 먼지 폭풍을 일으켜 햇빛을 가렸다. 이로 인해 대부분 식물이 죽게 되면서 많은 초식 공룡이 굶어 죽고 더 나아가 이들을 먹고사는 육식 공룡들도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구 상에는 껍질이 단단한 씨앗이 남았고 치아가 없는 부리를 갖고 있어 씨앗을 먹는 식이행동을 가진 일부 공룡은 세상이 회복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추정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다니엘 디폴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체르노빌 30주년…사람들 떠난 곳, 동물이 터잡다

    체르노빌 30주년…사람들 떠난 곳, 동물이 터잡다

    1986년 4월 26일 오후 1시 23분. 옛 소련 키예프시에서 남쪽으로 130km 떨어진 지점에 있던 체르노빌 핵발전소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과 함께 발전소 4대의 원자로 역시 터졌고, 방사능 가스와 물질은 4.5km 높이까지 치솟았다. 여느 토요일 주말과 같은 일상 속 하루였지만, 인류에게는 마치 '심판의 날'인 듯 처참한 결과를 남기고 말았다. 160톤의 방사능이 대기로 유출됐고, 수십 만명의 사상자가 생겼고, 그 재앙의 후유증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의 수준이다. 올해로 꼬박 30년을 맞은 인류사상 최악·최대의 원전사고,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다. 사고 반경 30km 이내는 절대적인 출입금지구역(CEZ)으로 지정됐다. 더이상 어떤 생명도 기약할 수 없는 '죽음의 땅'임을 알린 것이다. 그러나 30년의 시간이 흐르며 죽음과 재앙의 폐허에도 또다른 생명들이 뿌리를 내렸다. 최근 미국 조지아 대학 사바나 리버 생태학 연구소(Savannah River Ecology Laboratory)측은 CEZ가 야생동물들로 북적인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5주 동안 30대의 카메라를 CEZ 94개 지점에 설치해 관찰한 결과, 총 14종의 포유동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중 회색늑대(gray wolf)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이외에 여우와 라쿤, 사슴, 멧돼지 등이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년 전 연구에서는 한가하게 어슬렁거리는 곰을 발견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들 역시 방사능의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리라는 상식적인 추론이다. 이미 체르노빌 지역 근처에서 기형적인 외양을 가진 생명체들이 잇따라 발견돼왔기 때문이다. 실제 4년 전 몸길이가 약 2m에 이르는 거대 메기가 우크라이나 흑해로 이어지는 드네프르강 상류 지류인 프리피아트강(江)에서 낚시꾼에게 잡혔다. 또 진위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온몸에 돌기가 돋아있는 개 만한 크기의 거대 쥐 사진이 인터넷 공간을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야생동물 입장에서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 '인간'이 없다는 점은 그 죽음의 공간 마저 '천국'과도 같은 셈일 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체르노빌 원전사고 30년… ‘죽음의 땅’서 야생동물 번성

    지난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시 남방 130km 지점에서 인류 최악·최대의 원전사고가 터졌다. 바로 올해로 정확히 30년 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다. 이후 사고로 인한 피폭(被曝)과 방사능 휴유증 등으로 수십 만 명의 사상자를 낳았다고 전해지나 사실상 피해 집계가 불가능할 만큼 체르노빌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 대학 사바나 리버 생태학 연구소(Savannah River Ecology Laboratory)측은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CEZ)이 야생동물들로 북적인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11만명의 주민들은 모두 떠났으나 그 자리를 동물들이 대신한 CEZ는 사고 반경 30㎞ 이내 지역으로 '죽음의 땅'으로도 불린다.   이번 연구는 오랜시간 발길이 끊긴 CEZ에 30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이루어졌다. 카메라 주위에 동물들이 좋아하는 냄새를 풍겨 가까이 다가오게 만들어 동물의 종류와 개체수 등을 연구한 것. 그 결과 카메라에 총 14종의 포유동물이 확인됐으며 그중 회색늑대(gray wolf)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이외에 여우와 라쿤, 사슴, 멧돼지 등이 모습을 드러내 방사능 오염과 상관없이 많은 야생동물들이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결과는 과거 발표된 연구와 맥을 같이한다. 지난해 영국 포츠머스대학 연구진은 체르노빌 주변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고라니와 노루, 붉은 사슴, 멧돼지 등의 개체수가 사고 이전만큼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늑대의 개체수는 인근 지역에 서식하는 늑대에 비해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CEZ는 야생동물의 '천국'이 됐지만 이 지역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해진 것은 아니다. 방사능 전문가들은 향후 2만년이 지나도 이 지역에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야생동물에 있어서는 방사능보다 인간이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연구를 이끈 제임스 바슬리 박사는 "5주간 CEZ내 94개 지역을 이동하며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동물들은 먹이와 물이 있는 지역에서 더 자주 발견됐을 뿐 방사능 수치와 개체수는 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 “북한 미사일 발사, 실패했어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강력 규탄

    美 “북한 미사일 발사, 실패했어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강력 규탄

    미국은 15일(현지시간) 북한이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처음 시험 발사하려다 실패한 것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번 미사일 실험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이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배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의 도발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들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우리는 지난 3~4개월간 해군 자산을 아시아 역내에 투입하고 알래스카에 MD 자산을 배치하는 등 미국의 본토를 보호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강화해왔다”면서 “군 사령관들은 우리가 본토 방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이 스스로의 도발 행위로 인해 고립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무부도 이날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태국 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의 이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배한 것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우리는 역내 동맹들과 함께 한반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역내 긴장을 추가로 야기하는 언행을 자제하고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는 구체적 조치들에 초점을 맞출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은 격하고 재앙적인 시도로서,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파란 하크 유엔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걱정스러운 것”이라며 “우리는 다시 한번 북한에 대해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하면서도 아직 확정적인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국자들은 북한이 다음달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추가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15일 미국 항공모함인 존 C. 스테니스 호를 타고 남중국해를 순찰하면서 기자들에게 “역내에 불필요한 또다른 도발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록 시험발사에 실패했지만, 기술적 측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얻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제중원 터’에서 인류 공영을 생각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열린세상] ‘제중원 터’에서 인류 공영을 생각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서울 종로구 재동에 있는 헌법재판소 뒤뜰에 가면 백송 옆에 ‘제중원 터’라는 돌판이 하나 서 있다. 1885년 미국 선교사 호레이스 앨런이 고종의 윤허를 받아 서양식 병원으로 개원한 제중원 터의 표석이다. 원래 미국 마이애미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했던 의사 앨런은 미국 공사관의 공의로 서울에 왔다. 앨런의 입국 후 두 달 만에 갑신정변이 일어나 수구파의 대표이며 민비의 조카였던 민영익은 자객의 칼에 맞아 정맥이 끊어져 생명이 위독해졌다. 당시 조선의 의료 수준에서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됐으나, 조선 조정의 다급한 요청을 받은 앨런이 어려운 외과적 수술 끝에 민영익의 생명을 살려 냈다. 이로 인해 앨런은 고종의 신뢰를 한 몸에 받게 됐고 그의 시의가 됐다. 조선의 열악한 의료기술과 시설을 염려한 앨런은 고종에게 서양식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간청을 했다. 고종 또한 선진 의술의 필요성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에 이를 허락하고 갑신정변을 주도했던 홍영식의 한성 북촌 집을 하사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이 탄생한 것이다. 1900년 제3대 제중원장 올리버 에이비슨의 호소를 들은 루이스 세브란스가 2만 5000달러를 기부했고, 그 돈으로 당시 서울역 앞 복숭아골에 2층 벽돌 건물의 병원 겸 의학전문학교가 세워졌다. 이렇게 탈바꿈을 한 세브란스병원은 20세기 초 전국에 새로운 학교와 병원을 설립한 여러 선교사들에게 귀감이 됐다. 36년의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3년간의 한국전쟁을 겪으며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고, 외국 원조 없이는 국민의 생존 자체가 어려웠다. 그 시절을 겪은 많은 분들은 지금도 성탄절 즈음 동네 마당에서 외국인들이 보내 준 스웨터와 전지분유를 받고 좋아했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로부터 60년 후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 규모에서 세계 11위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 발전을 이룩했으며, 그와 더불어 정치·사회 부문에서도 성숙한 나라가 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했다. 원조를 받기만 하던 나라가 세계 최초로 빈국 및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원조하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전문에서 우리 국민이 항구적으로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불행히도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원조는 28개국의 개발원조위원회 국가 중 16위 정도이며, 국민총소득 대비 23위에 머무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 점을 인식해서인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앞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여러 번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에서 국제빈곤퇴치기금법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으나 재원 조달 방법을 둘러싼 논란 끝에 입법이 무산됐다. 오늘날 세계는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삶의 모든 영역이 연관돼 있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세계는 경제의 장기 침체와 위기를 겪고 있고, 모든 국가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불균형은 확대되기만 하고 위기는 반복되고 있다. 또한 테러나 메르스에서 보는 것처럼 전쟁·전염병 및 공해 등 재앙은 어느 한 국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한국처럼 대외 의존도와 개방도가 높은 나라는 자기만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 내부의 구조적 문제와 세계 경제의 침체가 겹쳐 경제가 어렵고 국민의 삶 또한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19세기 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조선을 의료와 교육제도를 통해 도와주었던 손길들과 해방 이후 우리 국민의 생존과 경제발전을 위해 1995년까지 원조를 했던 선진국들을 떠올린다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어느 곳인지 명확해진다. 국회 공청회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당선시키고 재선시키기 위해 국제빈곤퇴치기금을 만들었다는 누군가의 얘기를 들으며 제중원 터의 표석이 떠오르고 아픈 마음이 드는 것이 비단 나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 [In&Out] 횡단보도 설치 갈등, 해법은 있다/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

    [In&Out] 횡단보도 설치 갈등, 해법은 있다/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

    시민의 ‘보행권’이냐, 상인의 ‘생존권’이냐. ‘갈등공화국’이라고 불리는 우리 사회에서 도로의 횡단보도 설치를 두고 지방정부와 지하도 상인들 간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보행 친화적인 도시를 위해 종로5가 보령약국 앞, 남대문시장 입구 등 주요 도심에 횡단보도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지하상가 상인들이 곳곳에서 반발하고 있다. 명동과 인근 백화점을 연결하려는 횡단보도 설치 계획도 주변 상인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 약자와 관광객들의 편리 등을 생각하면 횡단보도 설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횡단보도 설치로 지하상가 상인들의 생존권이 위기에 처한다는 목소리를 외면할 수도 없다. 상인들은 “매출 대부분이 ‘계획된 소비’가 아니라 시민들이 지하 통로를 이용하는 과정의 ‘우발적인 소비’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횡단보도로 시민들의 편리해지는 것이 이곳의 상인들에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곳도 상대적으로 노출이 적고 찾는 이도 뜸한 지하상가일 것이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지하상가 상인들의 생존권 호소는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횡단보도 설치를 두고 발생하는 갈등은 비단 서울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교통·도로 정책이 최근 ‘보행권’ 중심으로 바뀌면서 표출되는 갈등이다. 그래서 서울시는 시민 보행권뿐 아니라 상인의 생존권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화’를 통해 횡단보도 설치 갈등을 해결한 사례도 있다. 4년 전 서울 동대문 근처 ‘청계6가 횡단보도’ 설치를 두고 주변상가 상인들과 지하상가 상인들은 갈등을 자율적으로 해결했다. 애초 횡단보도를 지하상가 바로 위 도로에 설치하고자 했으나 지하상가 상인들의 반대로 설치는 지연됐고 서로 감정의 골은 깊어 갔다. 갈등이 장기화하자 서울시 갈등조정담당관실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변상가 상인, 지하상가 상인들에게 제안했고 갈등 당사자들도 빠른 문제 해결을 원했기 때문에 대화를 수용했다. 필자는 중립적인 조력자로서 ‘청계6가 횡단보도’ 갈등 해결 과정을 함께하면서 횡단보도 갈등 해결과 관련해 느낀 점 몇 가지를 나누고 싶다. 우선 얼굴을 맞대고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힘에 의한 문제 해결보다 훨씬 효과적이란 것이다. 또 갈등 당사자들이 서로 협력으로 대안을 모색한다면 상황에 맞는 다양한 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 청계6가 횡단보도 사례처럼 위치를 약간 옮길 수도 있고 횡단보도 설치와 함께 지하상가의 상권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지하상가 상인들의 ‘생존권’과 시민들의 ‘보행권’을 함께 충족할 수 있다. 특히 문제 해결을 위한 갈등 당사자들의 태도가 중요한데, 서울시 등 지자체는 보행권을 고려하되 지하상가 상인들의 영업을 허가한 책임도 있다. 이 때문에 상인들의 생존권 보호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고, 상인들도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의 ‘보행권’과 지하상가 상인들의 ‘생존권’은 동시에 충족해야 할 과제다. 지자체, 지하상가 상인 등 이해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형성하고 협력을 도모한다면 횡단보도 설치와 관련한 상생의 길은 가능하다. 문제는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지이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힘에 의한 해결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란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 WSJ “주한·주일 미군, 미국에 더 이득”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69)가 한국과 일본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한·주일 미군 유지가 미국에 이득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동북아 지역의 동맹 유지 차원이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미국에 ‘남는 장사’라는 현실적 지적이다. WSJ는 6일(현지시간) ‘미국의 동아시아 거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가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보호해주면서 돌아오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면서,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은) 일방적이거나 감당하기 힘든 거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2만 8000명가량의 주한미군 주둔에는 연간 9억 달러(약 1조원), 5만명의 주일미군 주둔에는 20억 달러의 비용이 드는데, 미국과 해당 국가가 각각 절반을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한·일에 주둔하는 미군은 그들이 귀국할 경우 소요되는 미국 납세자들의 부담보다 비용이 덜 든다”며 “또 재앙적 전쟁 이후 (동북아)지역에 수십 년간 평화와 번영을 유지한 그들의 가치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WSJ는 또 “부동산업자로서 트럼프는 미군이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미군 건설 프로젝트 4개가 한국과 일본이 300억 달러 이상을 부담하는 덕분에 미국 납세자들은 70억 달러만 부담한다는 것을 아는 데 관심을 가질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지난해 4월 자료에 따르면 2017년까지 거의 모든 주한미군이 주둔하게 될 평택 캠프 험프리스 확장에 필요한 비용인 110억 달러 중 93%를 한국이 부담한다. 일본도 이와쿠니의 미국 해병대 항공기지 건설 비용의 94%, 후텐마 비행장 이전 비용의 100%를 부담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WSJ는 이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2.5%를 국방비에 지출, 국방비 규모 세계 상위 10위이고 징병제로 이뤄진 한국군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파나마 페이퍼스, 중국 지도층 정조준?…공산당 권위 흔들리나

    파나마 페이퍼스, 중국 지도층 정조준?…공산당 권위 흔들리나

     ‘파나마 페이퍼스’의 유출은 중국 지도부에 대재앙으로 다가올까.  부패척결을 앞세운 중국 지도부의 친인척들이 파나마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가 관리해 온 고객 명단인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에 대거 이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국 사회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파나마 페이퍼스로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의 반부패 운동의 ‘이중잣대’가 드러났다”고 비난했지만 중국 정부는 “근거없는 모함”이라며 보도를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파나마 페이퍼스가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운동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 냉소를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 페이퍼스를 검증한 결과, 이날 추가로 중국 지도부의 연루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최소 8명의 전·현직 지도부의 친족이 포함됐다고 추정했다.  거론된 명단을 보면 마오쩌둥에서부터 시진핑, 후야오방까지 중국 공산당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다.  현직 최고 지도부 가운데는 시 주석을 비롯해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3명의 친족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워진 유령회사의 주주로 확인됐다. 중국 역사상 최대 민주화 운동인 천안문 사태를 유발한 후야오방의 친족도 명단에 포함됐다.  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상무위원은 며느리가 조세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에서 임원을 맡고 있었다. 서열 7위인 장 가오리 부총리는 사위가 주주로 이름을 올린 회사가 3개나 거론됐다.  건국의 시조로 불리는 마오쩌둥은 손녀사위가 2011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 이 손녀사위는 지금도 중국 금융권에서 ‘큰손’으로 불린다.  후야오방의 경우는 의외로 꼽힌다. 누구보다 정치개혁을 주창한 인물이지만 그의 아들 후덴화는 버진아일랜드에 2003년 유령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아버지가 공산당 총서기였던 시절 살았던 중국의 집주소를 이용해 페이퍼 컴퍼니를 등록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리펑 전 총리의 딸과 사위도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유럽에서 중국으로 중개무역을 하며 거액을 챙겼다. 쩡칭홍 전 중국 부주석과 한때 중국 상무위원회 서열 4위였던 지아칭린의 친족도 조세도피처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중국은 지도층 뿐만 아니라 재벌 등이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에 대거 연루되면서 중국식 자본주의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부 권력층의 부의 탐닉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앞서 ICIJ는 시 주석의 매형인 덩 쟈구이가 모색 폰세카를 통해 3개의 유령회사를 소유해 왔다고 폭로했다. 이 회사들은 시 주석이 공산당 서기가 되었던 2012년 무렵까지 모두 해산되거나 휴면에 들어간 상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여기는 남미] 석유보다 물이 귀한 베네수엘라…수돗물 대란

    [여기는 남미] 석유보다 물이 귀한 베네수엘라…수돗물 대란

    휘발유보다 물이 비싸다는 베네수엘라. 그래도 물이 귀한 줄 모르고 살던 베네수엘라 국민이 이젠 "휘발유보다 물이 귀하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지독한 가뭄으로 물이 귀해지면서 수돗물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인구 50만의 인기 관광지 마르가리타 섬에선 최근 들어 물을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혹독한 가뭄으로 저수지가 말라버리면서 수돗물 공급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마르가리타 섬에선 21일마다 한 차례씩 수돗물이 공급된다. 기본적인 생활을 꾸리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자 공공건물이나 물을 운반하는 탱크차는 '물도둑'의 표적이 되고 있다. 탱크차를 공격해 물을 훔친 적이 있다는 건설노무자 페드로 피렐라는 "물이 그야말로 금값"이라고 말했다. 가뭄으로 부족해진 건 물뿐 아니다. 전기가 끊기는 일 또한 다반사다. 수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큰 탓이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선 최근 전력이 모자라 백화점이 폐점시간을 앞당겼다. 영화관도 오후 6시에 마지막 상영을 하곤 문을 닫는다. 생산시설도 제대로 돌리지 못해 직원들이 일찍 퇴근하는 공장이 부지기수다. 공립학교는 단축수업을 하고 학생들을 서둘러 귀가시키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65%를 책임지고 있는 엘구리 수력발전소. 1970년대 완공된 이 발전소는 전기생산을 시작한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저수지 수위가 하루 15cm씩 낮아지면서 전기를 맘껏 생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발전소 가동을 위협하는 위험수위까지 이제 고작 60cm가 남았다"며 위기감을 감추지 못한다. 정상적인 수력발전이 불가능해지면서 카라카스에선 "매일 8시간씩 전기가 끊길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재앙의 원인은 엘니뇨가 부른 가뭄이다. 중남미 언론은 "이상기후로 가뭄이 시작되면서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가 최악의 에너지대란에 직면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부처와 기관에 물과 전기를 아껴쓰라는 명령을 내리고 에너지절약 광고를 내는 게 전부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수돗물과 전기대란이 발생한 데는 자연적 원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문제는 부패"라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사진=우르헨테24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500살 측백나무의 건강 회복 대수술

    500살 측백나무의 건강 회복 대수술

    뿌리·가지 손상… 수액 맞고 치료 정자마당 조성해 보호하기로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주택가에는 주민들의 보살핌을 받는 나무가 있다. 높이 15m, 둘레 2.5m 정도 되는 측백나무는 나이가 500살이 넘는다. 단일 수종으론 국내 최고령으로 추정되는 가리봉동 측백나무는 2004년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됐다. 나무 속에 마을을 수호하는 큰 뱀이 살아 훼손하면 재앙이 온다는 전설을 품고 있어 측백나무제추진위원회가 매년 가을 기원제를 지낸다. 구로구는 주민을 지키는 영험한 측백나무가 외과수술을 받는다고 5일 밝혔다. 빽빽하게 다세대주택이 들어서면서 뿌리가 뻗어 나갈 공간이 부족하고 썩은 가지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구는 측백나무의 생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나무병원 전문의 도움을 받아 나무뿌리와 가지 등에 상처가 난 부분을 제거하고 수액을 투입하는 등 건강 회복에 중점을 둔다. 한때 ‘서울 명소 600선’에 들어갈 정도로 사랑받은 측백나무의 위용을 되찾기 위해 측백나무 보호수 정자마당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비 23억원을 지원받았다. 정자마당은 384㎡ 규모로 만든다. 주변 다세대주택 2채를 매입해 철거하면서 공간을 확보했다. 인근 주민들에게 휴식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정자를 설치하고 다양한 풀과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또 기원제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다목적용 공간과 담소 마당도 마련한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측백나무 정자마당 조성은 나무를 보호하고 주민 공간도 확보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면서 “500년 넘게 가리봉동을 지켜 온 측백나무가 건강을 회복해 오랫동안 주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100세 시대? 김천대가 돕는다고 전해라~

    100세 시대? 김천대가 돕는다고 전해라~

    지난해 말 한국 사회를 강타한 유행가 한 곡, 가수 이애란의 100세 시대. 먼 미래의 일로만 느껴졌던 ‘100세 시대’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도 100세 시대를 대비한 노후·보건 정책 마련에 분주하다.   하지만 사회 일각에서는 건강하지 못한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닌 재앙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만큼 ‘건강하게 늙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의학계에서는 건강을 유지하면서 장수하는 사람들의 식습관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체력을 유지하는데 균형 잡힌 식단은 필수로 꼽힌다. 게다가 요즘 먹방 프로그램의 인기까지 더해져 세대를 막론하고 요리와 식습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양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탐구하고자 하는 이들 또한 늘고 있다. 대학 진학 시 식품영양학과나 식품공학과, 조리학과를 선호하는 학생들도 크게 늘고 있다.  대학가에서도 이런 열기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김천대 식품영양학과는 최근 급증하는 교육 수요를 맞추기 위해 영양사 국가 면허증 및 위생사 또는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실습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자격증을 위한 맞춤 교육을 실시해 매년 국가고시에서 평균 합격률을 웃돌 만큼의 합격생을 배출한다.  김천대 식품영양학과 관계자는 “식품영양학은 고령화 사회에서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식품자원의 연구 및 개발, 영양과 질병 문제 등에 대해 전문적으로 학습한다”며 “이를 통해 국가와 지역 사회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연구와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로구가 500살 가리봉동 측백나무 외과수술하는 까닭은

    구로구가 500살 가리봉동 측백나무 외과수술하는 까닭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주택가에는 주민들의 보살핌을 받는 나무가 있다. 높이 15m, 둘레 2.5m 정도 되는 측백나무는 나이가 500살이 넘는다. 단일 수종으론 국내 최고령으로 추정되는 가리봉동 측백나무는 2004년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됐다. 나무 속에 마을을 수호하는 큰 뱀이 살아 훼손하면 재앙이 온다는 전설을 품고 있어 측백나무제추진위원회가 매년 가을 기원제를 지낸다. 구로구는 주민의 무사안녕을 지키는 영험한 측백나무가 외과수술을 받는다고 5일 밝혔다. 빽빽하게 다세대주택이 들어서면서 뿌리가 뻗어나갈 공간이 부족하고 썩은 가지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구는 측백나무의 생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나무병원 전문의 도움을 받아 나무뿌리와 가지 등에 상처가 난 부분을 제거하고 수액을 투입하는 등 건강 회복에 중점을 둔다. 한때 ‘서울 명소 600선’에 들어갈 정도로 사랑받은 측백나무 위용을 되찾기 위해 측백나무 보호수 정자마당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비 23억원을 지원받았다. 정자마당은 384㎡ 규모로 만든다. 주변 다세대주택 2채를 매입해 철거하면서 공간을 확보했다. 인근 주민들에게 휴식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정자를 설치하고 다양한 풀과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또 기원제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다목적용 공간과 담소 마당도 마련한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측백나무 정자마당 조성은 나무를 보호하고 주민 공간도 확보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면서 “500년 넘게 가리봉동을 지켜온 측백나무가 건강을 회복해 오랫동안 주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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