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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재판도 헌소 대상”… 대법과 갈등 재점화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판결을 헌법소원심판 청구 대상에 포함하는 이른바 ‘재판소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또 법원 재판에서 한정위헌 결정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헌재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현행 헌법재판소법 17개 항목에 대한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헌재와 대법원은 한정위헌 결정의 효력과 긴급조치 위헌심사권 등을 놓고 갈등 양상을 보였던 터라 향후 두 기관의 권한범위 등에 대한 다툼이 재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헌재의 재판소원 허용 의견이 받아들여져 입법화될 경우, 헌재가 대법원을 통제하는 사실상 상급기관의 역할을 하게 돼 논란이 예상된다. 헌법재판소법 68조 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 탓에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놓고 헌재는 “사법권으로 인해 기본권 침해를 받은 사람을 구제할 수 없어 평등원칙에 반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법원의 재판도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법원은 사실상 4심제, 5심제를 인정하는 것이라 3심제의 심급 체계가 무너진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률 조항 일부에 대해 위헌을 선언하는 한정위헌 등 변형 결정의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도 두 기관의 입장이 엇갈린다. 현행법에 따르면 헌재는 ‘위헌 여부만’을 결정할 수 있어 한정위헌 등의 결정은 다른 기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그동안 “법률의 해석 권한은 법원에 속하기 때문에 한정위헌 결정은 법원을 기속(구속)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라며 헌재와 갈등을 빚어왔다. 헌재는 또 개정 의견에서 “형벌에 대한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과거의 일까지 효력을 적용하는 소급효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형벌의 위헌결정에 따른 재심청구 범위(기간)를 헌재가 정할 수 있게 돼 법원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그동안 별도로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아 논란이 됐던 헌법재판소장의 임기를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때로부터 6년으로 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헌법재판관 자격에 필요한 법조 경력을 15년에서 20년(나이는 40세에서 45세)으로 올리고, 정년을 65세에서 70세로 연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아이폰 디자인 특허 재심사받는다

    아이폰 디자인 특허 재심사받는다

    미국 특허청이 아이폰의 둥근 모서리 디자인 등을 특허로 인정할 수 있는지 재심사하기로 했다. 재심사에서 애플이 특허를 인정받지 못하면 백중세를 보이던 글로벌 특허전쟁에서 삼성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애플이 삼성에 제기했던 특허 문제 네 개 중 세 개가 연이어 “특허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9일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최근 미국 특허청에 특허번호 D’677과 D’678 등 애플의 디자인 특허 두 건에 대해 ‘익명 재심사(anonymous ex parte reexamination) 청구’가 제기됐다. 두 건 모두 아이폰 디자인에 관한 특허다. 해당 특허는 애플이 “삼성전자가 침해했다”며 미국 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것이어서 미 특허청의 판단 결과가 8월 1일 ITC의 최종 판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애플은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모양을 그린 아이폰의 그림만으로 자국의 특허를 취득했다. 특히 두 특허 중 ’678 특허는 직접적으로 ITC 제소 건과 맞물려 있다. ITC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모두 네 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예비 판정을 내린 뒤 삼성전자의 요청으로 재심사를 벌이고 있다. 특허침해 건에서 문제가 된 특허는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모양이며 앞면이 평평한 아이폰의 디자인(특허번호 ’678) ▲휴리스틱스를 이용한 그래픽 사용자 환경(’949) ▲화면에 반투명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방식(’922) ▲헤드셋 인식 방법(’501) 등이다. 하지만 이미 미국 특허청은 이 가운데 특허번호 ’922와 ’949는 무효라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결국 재심사 과정에서 특허번호 ’678까지 무효 판정이 나오면 애플의 특허라고 주장한 네 건 중 세 건이 무효 결정을 받게 된다. 양사의 특허 전에서 삼성이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셈이다. 게다가 ITC는 지난 4일 애플의 아이폰4 등 일부 제품이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내 수입금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중국 등 외국에서 아이폰 전량을 생산하는 애플은 아이러니하게도 자국 시장에 아이폰4 등을 판매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업계에선 익명의 문제제기 뒤에는 삼성전자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비슷한 익명의 청구 건으로 삼성전자가 적잖은 혜택을 얻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삼성에 유리한 국면이지만 그렇다고 특허전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진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입장에선 결과적으로 큰 이익 없는 소송에 매달려 세계 시장에서 삼성의 인지도만 높여 줬다”면서 “아기 호랑이를 잡겠다는 사냥이 결과적으론 범을 키운 셈”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故 김재위 의원 38년 만에 무죄

    다방에서 지인과 정치적인 잡담을 하다가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옥고를 치른 고 김재위(1921~2009년) 전 의원이 38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김종호)는 대통령 긴급조치 1호 위반과 유언비어 날조 등의 혐의로 1975년 징역 10년과 자격정지 10년을 받았던 김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1호는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 등을 심각하게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하다”며 “이는 위헌·무효로 이 사건 공소사실도 범죄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당시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1974년 5월 서울 광화문 근처 한 다방에서 지인들과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이 청와대를 방문해 박정희 대통령과 장시간 중대한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는 대화를 했다. 제4대 국회에서 자유당 소속으로 민의원, 6대 국회에서 민중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후 정계 활동을 하지 않았으며, 2003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김정탁(59) 전 한국언론학회 회장 등 자녀 5명은 2009년 김 전 의원이 별세한 뒤 부친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등 16명 ‘긴급조치 위반’ 재심 개시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고 문익환 목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이 36년 만에 누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이규진)는 문 목사 등 16명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문 목사의 3남 문성근 전 민주당 상임고문과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등이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공판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례에 비춰 이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첫 재판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대법 “민주주의 억압, 긴급조치 4호 위헌”

    대법 “민주주의 억압, 긴급조치 4호 위헌”

    유신시대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을 억압하는 도구로 쓰였던 대통령 긴급조치 4호가 ‘위헌’이라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2010년과 올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긴급조치 1·2·9호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단한 데 이은 사법부의 ‘과거사 바로잡기’로 해석된다. 이번 판결에 따라 긴급조치 1·2·4·9호 위반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나 유족은 재심을 청구해 무죄판결 및 형사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6일 긴급조치 4호를 비방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옥살이를 한 추영현(83)씨에 대한 재심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추씨는 1974년 북한 실생활에 대한 유언비어를 날조·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4년 3개월을 복역했다. 추씨는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2009년 재심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고법은 “긴급조치 1·4호는 위헌·무효이고 반공법 위반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추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긴급조치 4호는 1974년 유신정권 당시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등 단체 가입이나 학생들의 수업거부, 집회·시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영장 없이 체포·구속·압수수색해 비상군법회의에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대법원은 “긴급조치 4호는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데다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민주주의의 본질인 표현의 자유와 영장주의,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 학문의 자유 및 대학의 자율성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당시 유신헌법은 물론 현행 헌법에도 위반돼 무효”라고 선언했다. 이어 “그동안 긴급조치 4호가 합헌이라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판례들은 모두 폐기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추씨의 행위에 대해서도 “형벌에 관한 법령이 재심판결 당시 폐지됐다 하더라도 애초에 헌법 위반으로 효력이 없는 것이었다면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는 무죄 사유에 해당한다”며 “무죄 선고를 해야 한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유신헌법에 근거한 긴급조치 4호가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사법심사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긴급조치는 1970년대 민청학련 사건 이후 학생들의 반독재투쟁에 족쇄를 채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긴급조치 1호는 ‘유신헌법 부정·반대·왜곡·비방 행위 금지’, 2호는 ‘긴급조치를 위반한 사람을 처벌하는 비상군법회의 설치’, 9호는 ‘집회·시위, 신문·방송 등에 의해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 및 사전 허가 건을 제외한 일체의 집회·시위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2010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사건은 585건이고 피해자는 모두 1140명에 이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평생 안고 갈 빨갱이 딱지 39년 만에 떼어버려 홀가분”

    “평생 안고 갈 빨갱이 딱지 39년 만에 떼어버려 홀가분”

    “친척들마저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고 하더라고요. 당시 제일 무서웠던 게 빨갱이 딱지인데…. 평생 안고 갈 줄 알았던 상처를 털어버리니 홀가분합니다.” 16일 39년 만에 대통령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를 벗은 임상우(60) 서강대 사학과 교수를 만났다.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투옥됐던 스물한 살 청년은 눈가에 주름이 깊게 팬 노인이 됐다. 민청학련 사건은 1974년 4월 불온세력의 조종을 받아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국가를 전복하려 했다는 혐의로 180여명이 구속기소된 공안사건이다. 당시 서강대 학생이던 임 교수는 유신헌법과 대통령 긴급조치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영장도 없이 체포돼 비상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평생 빨갱이란 딱지를 안고 살던 그는 수십 년이 지나서야 서울고법에 재심 청구를 했고 지난 13일 재판부는 임 교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당시 함께 투옥됐던 대학 동기 4명도 이번 판결로 혐의를 벗었다. “국가나 일부 세력의 초헌법적인 위법행위를 국민이 막아야 한다는 걸 국가가 재확인한 것에 이번 판결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가혹행위에 따른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점을 다시 인정한 부분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재판부는 “당시 재판부가 근거로 삼은 긴급조치 1호는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무효이며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도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수사과정에서 경찰과 중앙정보부 소속 수사관의 가혹행위도 인정했다. “육체적인 고문 이상으로 힘들었던 건 정신적인 고문이었어요. 공산주의자부터 시작해 북한의 하수인이라며 압박해 올 때의 그 악몽 같은 시간은 지금도 잊히지가 않습니다.” 임 교수는 1975년 민청학련 사건 구속수감자 1호로 형 도중 사면됐다. 그는 사면 당일 ‘국민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국민이 유신헌법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해 재수감 명령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제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지난 3월 21일 위헌으로 결정 난 긴급조치 2호의 위법성을 기록해 후대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긴급조치 2호는 ‘유신 반대에 대한 처벌은 군사법정에서 결정한다’, ‘군사법정인 비상보통군법회의는 중앙정보국(현 국가정보원)의 지휘를 받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법부를 중앙정보국 감독에 둔다는 건 재판부가 행정부의 통제를 받는다는 얘깁니다. 단순히 독재라는 말로는 모자랄 정도로 초법적인 행태죠. 자세히 기록해 후대에 알려야 한다고 봅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대법 “긴급조치 9호 피해자에 국가가 보상하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8일 박정희 정권 당시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홍모(사망)씨의 부인 조모씨가 낸 형사보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6066만원을 보상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침해한 것으로 유신헌법은 물론 현행 헌법에도 위반돼 무효”라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과거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피해자나 유족은 재심을 청구해 형사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홍씨는 1979년 긴급조치 9호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가 기소돼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1980년 긴급조치 9호가 해제되면서 대법원에서 면소 판결을 받았다. 이후 홍씨는 1988년 숨졌고, 조씨는 2011년 대법원에 형사보상을 청구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도 지난달 “긴급조치는 국민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침해한다”면서 긴급조치 1·2·9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와 대법원은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사 관할권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헌재는 긴급조치가 ‘법률’인 만큼 위헌 여부는 헌재가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법원은 긴급조치는 법률이 아닌 ‘명령·규칙’에 해당하는 만큼 위헌 심사권은 법원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조세 회피 행위는 합법이 맞다? 공인중개사 시험 또 오답 논란

    공인중개사 시험이 또 오답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제23회 공인중개사 국가자격증 시험의 부동산학 개론 A형 18번(B형 16번) 문제에 대해 수험생들이 “조세회피를 합법이라고 주장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논란을 낳은 18번 문제는 ‘부동산 조세에 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으로 자격시험을 주관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5번 보기를 정답으로 발표했다. 5번 보기는 “절세는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이는 행위이며, 조세회피와 탈세는 불법적으로 세금을 줄이려는 행위이다”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수험생들은 “전문가들도 조세회피는 불법적인 조세절감 시도라는 의견이며, 론스타의 스타타워 판결을 보더라도 실질과세원칙에 의한 법원의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며 문제의 오류를 주장했다. 수험생들은 또 “산업인력공단 측은 부동산 전문가가 문제를 냈고, 조세회피 행위를 합법으로 본 판례가 있다며 수험생들의 오답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수험생 30여명은 지난해 11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위원회는 ‘조세회피는 조세법이 예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조세부담의 감소를 기도하는 행위일 뿐 법을 직접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란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수험생들은 재심을 주장하고 있으나 행정심판은 재심 절차가 없어 소송만이 가능하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거의 매년 오답 논란이 있었으며 2011년 시행된 22회 시험에서는 수험생들이 행정심판을 제기한 33개 문제 가운데 1문제가 잘못 출제되었다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으로 수험생 63명이 구제받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피눈물 흘리는 동대문 용두동 상가

    피눈물 흘리는 동대문 용두동 상가

    “월세 한 번 못 받아 보고 잔금 이자만 내다가 돌아가신 분부터 10여년간 이어진 소송에 위암이 도져 돌아가신 분도 있어요. 이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 대부분이 노후 대비 한 번 해보겠다고 가진 돈 다 털어서 온 건데…. ” 사회 고위층을 상대로 전방위 성 접대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모(52)씨가 2003년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H 상가 피분양자들 중 일부는 현재까지 윤씨와 민·형사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윤씨가 운영하던 회사는 분양 당시 이벤트 행사 개최, 상가 광고 홍보비 명목으로 피분양자 436명으로부터 750만~3100만원씩, 모두 70억원의 상가 개발비를 걷었다. 하지만 2006년 준공 이후에도 2008년까지 2년간 상가는 문을 열지 못했다. 분양자들은 윤씨와 회사 임직원 등이 개발비를 횡령했다고 주장한다. 분양자들은 2007~2011년 6차례나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지만, 윤씨 등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피분양자 김모(61)씨는 26일 “지난해 12월 윤씨가 상가 개발 당시 수십억원을 개인 용도로 횡령한 혐의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면서 “윤씨가 상가 개발비 명목으로 입주자들로부터 걷은 70억원 가운데 17억원을 자신이 2008년 운영하던 P산업개발에 투자했다는 자료와 탈세 증거자료 등을 새로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심 청구에 참여한 진모(66)씨는 “2010~2011년 형사소송 당시 70억원 개발비가 들어 있던 통장을 담보로 윤씨의 회사가 19억원을 대출받았던 증거 자료도, 윤씨가 이 돈을 개인 투자용도로 사용했다는 진술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공소시효 7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이 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피분양자들은 당시 책임준공을 맡았던 P건설과 윤씨의 관계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피분양자 A씨는 “손꼽히는 건설회사가 공사대금 200억원을 자본금 3억 5000만원짜리 윤씨의 회사 J산업개발에 빌려준 것도, 받을 돈이 있는 P건설 측이 부도를 이유로 소송을 흐지부지 끝낸 것도 수상하다”고 전했다. 현재 P건설은 돌려받지 못한 공사 대금을 피분양자들로부터 받고 있다. 피분양자 정모(69)씨는 “한때는 윤씨도 부도나 어쩔수 없겠거니 하는 마음도 생겼지만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서 높은 사람들을 주물럭주물럭 했다고 하니 소송이 제대로 됐을리 있겠느냐”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헌재 “박정희 긴급조치 위헌” 만장일치 결정

    헌재 “박정희 긴급조치 위헌” 만장일치 결정

    헌법재판소가 21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대 정권 유지를 위해 발효한 긴급조치 1, 2, 9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1000여명의 관련 피해자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배상받을 길이 열렸다. 긴급조치 1호는 ‘유신헌법 부정·반대·왜곡·비방 행위 금지’, 2호는 ‘긴급조치를 위반한 사람을 처벌하는 비상군법회의 설치’, 9호는 ‘집회·시위, 신문·방송 등에 의해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 및 사전 허가 건을 제외한 일체의 집회·시위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헌재는 긴급조치 1호와 2호에 대해 “입법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을 갖추지 못했고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참정권, 표현의 자유, 영장주의, 신체의 자유,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 등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 침해한다”고 밝혔다. 9호에 대해서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헌법 개정 주체인 국민의 주권 행사를 제한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 학문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함께 심판이 청구됐던 유신헌법 53조에 대해서는 “긴급조치 발령의 근거 규정일 뿐 심판 청구인의 재판에 직접 적용된 규정이 아니고 청구인들의 의사도 긴급조치의 위헌성을 확인하는 데 있다”는 이유로 심판 대상에서 제외했다. 앞서 대법원도 2010년 긴급조치 1호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 결정에는 모든 긴급조치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피해자들은 사실상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보장받게 됐다. 명예회복과 함께 형사배상 및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6년 하반기 보고서에서 분석한 결과 1974년 1월 8일 긴급조치 1호가 선포된 때부터 1979년 12월 8일 긴급조치 9호가 해제될 때까지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총 589건으로 피해자는 11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긴급조치 1호와 4호 위반이 36건, 3호가 9건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9호 위반이었다. 긴급조치 1호에 따라 가장 먼저 구속된 사람은 유신헌법 개정 100만인 청원운동을 벌이던 고 장준하 선생이었다. 백기완(81) 통일문제연구소장도 긴급조치 1호로 구속됐다. 긴급조치 9호는 1975년 4월 서울대생 김상진씨가 유신체제와 긴급체제에 항거해 할복자살하고 정권반대 운동이 거세질 조짐을 보이자 선포됐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에 대해서는 “대통령께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부친이 준 100만엔 받았다 간첩누명… 30년만에 무죄

    세 살 때 아버지와 헤어진 정모(75)씨는 1983년 일본 도쿄에서 42년 만에 아버지와 재회했다. 일제강점기 때 업무차 일본에 갔다가 귀국 시기를 놓쳐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는 당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활동을 하고 있었다. 조총련 산하 신용조합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아버지는 정씨에게 생활비에 보태라며 일본돈 100만엔과 한 돈짜리 금반지를 건넸다. 짧은 상봉을 마치고 귀국한 정씨는 1984년 잠입 및 간첩 혐의로 기소당했다.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로 일본 방문 목적 등을 사전에 상세히 신고했던 정씨로서는 느닷없는 봉변이었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가 반국가단체 구성원인 아버지한테서 통일사업을 도우라는 지시를 받고 정씨가 공작금을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 도중 아버지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이에 충격을 받은 어머니도 이내 유명을 달리했다. 정씨는 수사 과정에서 50일간 불법 감금됐고 대법원 선고를 통해 간첩 누명은 벗었지만, ‘부자지간의 정’으로 받은 생활비는 끝내 유죄로 판명 났다. 금품수수 부분이 유죄로 인정돼 1985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정씨는 29년 만인 지난해 나머지 금품수수 부분의 누명도 벗고자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윤성원)는 5일 정씨의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의 금품수수 행위가 국가의 존립,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는 행위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정씨가 받은 액수가 공작금으로서는 적은 점을 고려하면 혈육의 정에 기초한 것으로 보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유신 반대’ 인명진 목사 등 6명 39년만에 재심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에 반대한 혐의로 옥고를 치른 인명진(67) 목사가 39년 만에 재심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최동렬)는 1974년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 위반 혐의로 실형을 받은 인 목사 등 6명에 대해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심 대상에는 인 목사 외에 김진홍(72) 전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 이해학(68) 목사 등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재심 대상 판결은 위헌인 긴급조치 1호에 근거해 유죄를 선고했다”며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피고인들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긴급조치 제1호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이는 유신헌법에도 위배되고 현행 헌법에 비춰 봐도 위헌”이라고 덧붙여, 무죄 선고 가능성을 비쳤다. 박정희 정권은 1974년 1월 8일 재야 민주인사들의 유신헌법 개헌청원 서명 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긴급조치 1호를 선포했다. 이 조치를 위반하면 영장 없이 체포·구속돼 비상군법회의에 회부됐다. 인 목사는 긴급조치 선포 직후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긴급조치 철회 등을 위한 시국선언 기도회를 개최하고 선언문을 배포했다가 불법 구금됐다. 당시 비상보통군법회의는 김 전 의장과 이 목사 등에게 징역 15년을, 인 목사 등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인 목사 등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도움을 받아 2011년 5월 재심을 청구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혁명재판’ 김창선 초대 전남도의장 51년만에 무죄

    4·19혁명 이후 북한을 옹호한 혐의로 1962년 혁명재판소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창선(1901~1979) 초대 전남도의회 의장이 51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6부(부장 문유석)는 24일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의장에 대해 아들 김모(85)씨가 청구한 재심에서 이같이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의장이 장면 민주당 정부 시절 반공임시특별법, 데모규제법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지만 비판적인 지적일 뿐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또 그가 결성대회 준비위원장과 선전위원장을 맡은 전남 민족자주통일협의회(민자통)가 북한의 활동을 찬양, 고무, 동조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을 앞두고 국가기록원, 서울 중앙지검, 광주지검, 육군 법무실 고등검찰부에서 사건 기록을 찾지 못해 재심 대상 판결문 사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조사보고서, 관련 사건 등을 참고해 판시했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교사폭행 학생 강제전학 보내면 교권 보호?

    새 학기부터 교사를 폭행하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등 교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학생은 경우에 따라 강제 전학 조치까지 받게 된다. 교사의 생활 지도권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처분을 받은 학생에게 재심 청구기회가 없고 ‘심각한 교권 침해 행동’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기준도 없어 자의적인 처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교권 침해 상황의 정도에 따른 4단계 대처 방안을 마련한 ‘학생 생활교육 매뉴얼’을 다음 달 새 학기부터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1단계는 학생을 즉시 교실에서 격리하는 조치다. 정당한 지시를 듣지 않을 경우 교사들은 학교마다 지정된 교권보호책임관에게 요청해 해당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2단계는 학생을 ‘성찰교실’이라는 교내 별도의 공간에서 면담하는 방안이다. 3단계는 학교 선도위원회를 열어 교권 침해 수위에 따라 봉사 또는 외부기관의 특별교육을 받게 한다. 4단계는 학부모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와 학교장의 동의를 거쳐 학생을 강제 전학시키는 것이다. 단계별 조치의 적용은 각 학교가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그동안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강제 전학 규정이 있었지만 교권을 침해한 학생은 전학시킬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이 때문에 피해 교사가 전근을 가는 경우가 있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학 조치는 누구도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교권 침해를 한 학생에게만 엄격하게 적용될 것”이라면서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마찬가지로 교권침해 학생의 전학 역시 교육청이 요청하면 전학을 갈 학교장이 무조건 받아 주도록 돼 있어 통학거리를 고려해 인근 학교로 전학 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는 강제 전학 조치가 내려지면 학생은 그 결정을 따라야 할 뿐 재심의를 요구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학생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전학이나 퇴학 조치를 받으면 시도 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또 교권 침해 행동의 심각성을 각 학교에서 판단하게 한 것도 개별 사안 간 형평성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중범죄자에게도 재심 청구권을 보장해 주는데 이번 결정은 법의 기본 원리에도 맞지 않는 폭력적인 처사”라면서 “선생님한테 대들어서는 안 된다는 위압적인 경고밖에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유족 “통합의 단초 되길… 타살 밝혀질 땐 끝까지 단죄”

    유족 “통합의 단초 되길… 타살 밝혀질 땐 끝까지 단죄”

    “장준하 선생에게 유죄를 선고한 뼈아픈 과거사를 바탕으로 국민 권익을 보호하는 사법부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재심 청구 이후 3년이 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유족들에게 사과드립니다.”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8호 법정. 재판장의 무죄 선고에 방청석에는 승리의 박수가 울려 퍼졌다. 이를 보는 장 선생의 아들 호권(64)씨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맺혔다. 유죄 판결이 난 지 39년, 의문의 시신으로 발견된 지 38년 만의 무죄 판결이었다. 이날 형사합의26부는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1974년 기소돼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장 선생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장인 유상재 부장판사는 “재심 대상 판결에서 유죄의 근거가 된 긴급조치 1호는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위헌·무효임이 확인됐기 때문에 장 선생에게도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긴 시간에 걸쳐 장 선생에 대한 존경과 유족에 대한 사죄의 뜻을 전했다. 유 부장판사는 “국가가 범한 지난날의 과오에 공적으로 사죄를 구하는 매우 엄숙한 자리에서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가진다”면서 “국민주권과 헌법정신이 유린당한 인권의 암흑기에 시대의 등불이 되고자 스스로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고인의 숭고한 정신에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말했다. 장 선생은 1974년 유신헌법 개정을 주장하며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박정희 독재정권에 항거했다가 억울한 옥고를 치렀다. 아들 장씨는 “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세상이 너무나도 많이 변했고 정의가 살아났음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통합을 외치고 있는데, 이번 판결이 그런 시대로 가는 중요한 단초가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불신에 쌓여 있던 사법부가 역사를 직시하고 인물을 보고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죄 판결을 계기로 장씨는 부친의 의문사 규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장 선생은 복역 중 협심증으로 인한 병보석으로 석방됐으나 이듬해인 1975년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원인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암살’ 논란이 일었으며, 암살 의혹 규명 국민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의문사 의혹 규명에 나선 상태다. 국민대책위는 사인 규명을 위해 지난해 12월 경기 파주 탄현면에 안장돼 있던 유골을 수습해 정밀 감식을 벌이고 있다. 장씨는 부친 사망 이후 외국으로 도피해 오랫동안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싱가포르 18년, 말레이시아 3년 등 27년간 해외생활을 하다 2003년 귀국했다. “1976년 4월 19일, 그러니까 4·19 16주년인 날이었어요. 백기완 선생이 운영하는 백범사상연구소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밝혀 달라는 성명서를 만들고 나서 괴한 4명에게 테러를 당했지요. 턱뼈가 8조각으로 부서졌더군요. 그때 제 나이 27세. 3개월 동안 병원에 있다 퇴원했는데 도저히 이 나라에서 못 살겠다 싶더군요.” 장씨는 “아버지가 타살을 당한 것으로 밝혀지면 누가 왜 그랬는지 과정을 따져 묻고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국가의 힘에 기대어 무소불위의 폭력을 자행했던 사람들에 대한 단죄는 시간이 흘렀어도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삼성, 美 특허전쟁서 기사회생 계기 잡았다

    삼성, 美 특허전쟁서 기사회생 계기 잡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 제품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한 예비판정을 다시 심사하기로 했다. ITC의 판결에 따라 미국에 갤럭시 시리즈를 수출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던 삼성전자로서는 기사회생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된다. ITC는 23일(현지시간) 애플이 제기했던 삼성전자 특허 침해 소송의 예비판정에 대한 재심사를 결정하고 예비판정을 내린 토머스 B 펜더 판사에게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날 판정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재심의 요청을 한 데 따른 것이다. 펜더 판사는 지난해 10월 갤럭시S와 갤럭시S2, 갤럭시넥서스, 갤럭시탭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 기기들이 애플 상용특허 3건과 디자인특허 1건을 침해했다는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자 불리한 판정을 받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애초 특허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6건 가운데 4건만 인정받은 애플도 이에 불복해 재심사를 요청했다. 과거의 사례를 볼 때 ITC의 예비판정이 뒤집히는 일은 흔치 않아 업계에서는 재심 기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사안에 대해 ITC가 재심의를 결정한 전례가 있고 최근 미국 특허청이 애플의 특허 3건이 무효라고 잠정 판단하면서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ITC는 삼성전자와 애플 가운데 어느 쪽의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사에 나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ITC의 이번 명령이 예비판정 내용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기로 한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삼성에 유리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재심의를 통해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한 건도 침해하지 않았다는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는 데다 설사 삼성에 불리한 판결이 다시 나와도 최종 수입 금지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 삼성으로선 기존 제품을 소진할 충분한 기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초 3월 27일로 예정됐던 ITC의 최종 판정은 4~5월로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ITC가 최종 판정을 내리면 미국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60일 안에 결정하게 되는데 최종적으로 수입 금지 조치가 내려지더라도 하반기는 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송에 제소된 제품에는 갤럭시S3나 갤럭시노트2 같은 주력 제품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차기 제품인 갤럭시S4가 나온 뒤에야 미국 정부의 최종 판결이 나오는 만큼 삼성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데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국토부, 코레일에 잇단 돌직구 왜?

    국토부, 코레일에 잇단 돌직구 왜?

    KTX 경쟁체제 도입 등 철도 정책을 놓고 국토해양부와 코레일(한국철도공사) 간의 증폭된 갈등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 부처와 산하 공기업이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고받는 모양새가 ‘꼴불견’이다. 물류 등 철도산업 개방 및 자산 환수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차기 정부가 철도정책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토부가 최근 코레일 직원들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2226억원을 횡령했다며 직원 15명을 대전지검에 수사의뢰하자 코레일이 발끈하고 나섰다. 코레일은 즉각 국토부 감사 결과에 대한 재심 및 감사원 심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21일 “위탁사업비는 회계기관 검증과 국토부의 집행내역 검증을 거쳐 정산하는데 현재 2009년까지 마무리됐다”면서 “정산이 완료된 사업까지 ‘횡령’으로 지목한 것은 국토부가 스스로 감시·감독 기능의 문제를 인정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코레일을 겨냥한 국토부의 ‘돌직구’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코레일의 ‘안전성 및 정시 운행률 세계 1위’라는 주장에 대해 국토부가 제동을 걸었다. 양 기관의 비교대상 국가가 다른 차이가 있지만 국토부가 문제 삼을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더욱이 코레일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된 데다 지난해 12월 12일 국제철도연맹(UIC) 총회에서 안전분야 특별상까지 수상했다. 국토부의 잇따른 직격탄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철도정책에 반기를 드는 코레일에 ‘재갈 물리기’라는 지적과 함께 철도 민간 개방의 명분 축적용으로 풀이된다. 선로배분권과 관제권 같은 업무 회수와 별개로 코레일의 경영 및 운영 능력을 거론해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국토부와 코레일의 반목은 5년 전에도 반복됐다. 2008년 건설교통부는 여객·화물 분리와 현물출자 자산 회수 및 공단 관리 등의 철도산업 합리화 방안을 인수위에 보고한 뒤 코레일의 경영성과 문제를 지적했다. 코레일이 2007년 용산역세권 수입 등으로 첫 흑자를 냈다고 발표하자 당시 건교부는 “정부의 경영개선지원금을 제외하면 영업수지 적자는 1조 1990억원으로 유사 이래 최대 규모”라고 반박한 바 있다. 코레일이 국토부를 배제한 채 ‘철도공단과의 통합’ 등을 인수위에 직접 보고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한 것에 대한 괘씸죄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높다. 철도산업계 관계자는 “불통의 결과이자 코레일이 변화에 뒤떨어지면서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양 기관 책임자가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지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국토부 “코레일 직원 2226억 횡령” 코레일 “사실무근… 감사재심 청구”

    고속철도 경쟁 체제 도입 문제 등으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국토해양부가 국고금 위법 사용 혐의로 코레일 직원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이에 코레일 측은 “한푼의 국고금도 횡령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국토부가 감정에 치우친 행정 행위를 하고 있다”며 감사 재심 청구 의사를 밝혔다. 국토부는 코레일 등 산하 기관 직원 18명을 국고금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한편 76명에 대해서는 징계 문책을 요구했다고 20일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해 코레일 등 1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국가위탁사업비 집행 실태를 감사했다. 수사의뢰 직원은 코레일이 15명, 건설기술연구원 3명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코레일은 국고금을 공사자금계좌로 무단 이체해 사용한 뒤 이를 다시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코레일이 국고금의 입출금을 반복하면서 8112억원을 위법·부당하게 사용한 뒤 5886억원을 반납해 2226억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일반철도 유지보수비는 코레일이 선로 사용 대가로 7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고에서 부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9870억원의 국고금(별도 계좌로 관리 운영)을 코레일에 지급하고 일반철도시설 유지보수업무를 위탁했다. 감사 결과 코레일은 이 기간 동안 국고금 3352억원을 임의로 코레일 자금 계좌로 이체, 사용했다. 각종 유지보수비, 인건비 4725억원을 국고로 지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정면 반박했다. 코레일 측은 “1개 전표를 2개의 계좌로 지출할 수 없어 먼저 자금을 집행한 뒤 정부 위탁금 계좌와 코레일 자체 계좌 사이의 사후 이체로 자금을 조정했을 뿐”이라며 “공인 회계기관의 검증과 국토부의 사업비 집행 내역 검증을 통해 이미 정산이 완료된 일로 한 푼도 횡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브로커 검사’ 불구속 기소… 김광준 해임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16일 피의자에게 매형이 근무하는 법무법인을 알선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총무부 소속 박모(39) 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준호 본부장은 “해당 검사가 수사 중인 피의자에게 기존에 선임된 변호사가 있었음에도 매형인 김모(48)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도록 소개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본부장은 “박 검사와 해당 변호사에 대해 철저한 계좌추적 등을 실시했으나 사건 소개와 관련해 두 사람 사이에 금품을 수수한 혐의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감찰위원회는 지난 11일 심의를 거쳐 박 검사에 대해 해임 의견을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권고했다. 김 변호사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대검 감찰본부는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과 기업 등으로부터 10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준(52) 서울고검 부장검사에 대해 해임 의견으로 징계를 청구했다. 또 재심사건 공판 과정에서 검찰 내부 방침을 어기고 무죄를 구형해 논란을 빚은 서울중앙지검 공판부 임은정(39·여) 검사에 대해서는 정직을 권고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故 장준하 선생, 긴급조치 위반 39년만에 재심

    유신시절 의문사한 고(故) 장준하 선생이 유신헌법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다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1974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사건에 대해 법원이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는 장 선생에 대한 법원의 유죄 선고 이후 39년 만이다. 장 선생의 유족이 2009년 6월 재심을 청구한 지 3년여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유상재)는 고인의 장남 호권(64)씨 측의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재심 대상 판결에서 유죄의 근거가 된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는 이미 대법원에서 위헌·무효로 확인됐다”면서 “유족은 재심 대상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긴급조치 1호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이는 현행 헌법뿐만 아니라 당시 유신헌법에 비춰 보더라도 위헌이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늦어도 다음 달 초순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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