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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 노숙’ 난민 루렌도 가족, 2심서 승소…“난민 심사 기회 줘야”

    ‘인천공항 노숙’ 난민 루렌도 가족, 2심서 승소…“난민 심사 기회 줘야”

    루렌도 가족, 공항서 9개월여간 노숙 체류 중 2심 재판부 “재심사하고 난민 여부 결정해야” 인천국제공항에서 9개월 가까이 숙식하고 있는 앙골라 국적 루렌도 은쿠카씨 가족을 난민 심사에 회부해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법원은 당장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난민인정 심사에 회부조차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는 판단을 내렸다.서울고법 행정1부(부장 고의영)은 27일 루렌도씨 외 5명이 인천공항출입국 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취소하라”고 낸 난민인정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콩고 출신 앙골라 국적자인 루렌도씨는 앙골라 정부가 콩고 이주민을 추방하는 과정에서 박해를 받다가 한국으로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루렌도 가족은 난민심사 대상에 올릴지를 가리는 회부 심사 단계에서 거절당했다. 출입국 당국은 이들이 오로지 경제적인 이유로 난민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고 봤다. 루렌도 가족이 불회부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1심 역시 “안타깝지만 불회부 결정이 위법하지 않다”며 기각했다. 난민 인정심사에 회부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 등도 적절하게 안내돼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달랐다. 재판부는 “앙골라 내전을 겪으며 루렌도씨 가족에 대한 차별과 핍박이 있었음이 상당히 확인된 점을 고려하면 난민인정 심사 자체에 회부하지 않기로 한 이 사건의 처분은 유지되기 어렵다”면서 “루렌도씨 가족은 일단 심사에 회부돼 난민인정 여부가 최종 결정돼야 한다”고 봤다. 다만 “회부하더라도 신청인에게 신청자의 지위를 부여한 것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사실조사를 거쳐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루렌도씨와 아내, 그리고 자녀 4명은 관광비자로 지난해 12월 한국에 온 이후부터 공항 면세구역 내 환승 편의시설지역에서 체류하며 지내고 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사설] 명성교회 세습 허용, 편법 대물림으로 신뢰 얻겠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교단이 어제 정기총회에서 2년 넘게 논란을 빚은 명성교회의 부자(父子) 세습을 사실상 허용하는 ‘명성교회 수습안’을 통과시켰다. 교인이 10만명에 달하는 대형 교회인 명성교회는 설립자 김삼환 원로목사가 2015년 12월 정년퇴임한 후 아들인 김하나 목사를 2017년 3월 위임목사로 청빙하면서 세습 논란이 일었다. 세습에 반대하는 목회자와 교인들은 교단 재판국에 김하나 목사 청빙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교단 재판국은 2018년 8월 명성교회 손을 들어줬으나, 지난 8월 재심에선 무효 판결을 내렸다. 교단 총회는 재심 판결을 수용하면서도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부터 위임목사직을 맡을 수 있게 길을 열어 놨다. 교단법과 대형 교회의 막강한 지위 사이에서 어쩡쩡한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또 이 결정에 대해 교회법이나 사회법으로 고소고발할 수 없다고도 했다. 교단법은 “은퇴하는 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그런데 명성교회는 ‘은퇴하는’이란 문구를 빌미로, 김삼환 목사가 ‘은퇴하고’ 2년 뒤에 김하나 목사를 청빙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교단 총회의 이번 결정은 ‘은퇴 후 2년’은 안 되지만, ‘은퇴 후 5년’은 세습이 가능하다고 허용한 셈이다. 명성교회 사태로 수년째 교단이 분열하면서 한국 교회의 신뢰가 추락하는 가운데 교단이 앞장서 법과 원칙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장 ‘법 위에 명성교회냐’는 분노와 절망의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명성교회처럼 교단법을 무시하고 세습을 강행하는 교회들이 속출할까 걱정이다. 지금도 교회를 개인 재산처럼 여기고, 각종 편법을 이용해 대물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교단 총회가 이런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기는커녕 묵인 또는 조장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 [데스크 시각] 역시 문제는 사람이다/박상숙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역시 문제는 사람이다/박상숙 정책뉴스부장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일이다. 당시 쓰나미를 피해 센다이 지역민들은 공항 지붕 위로 대피했다. 가까스로 목숨은 부지했지만 고립무원 처지. 구조대를 기다리다 지친 주민들은 목마르고 배고팠다. 탈진할 무렵 나타난 일본 자위대 헬기는 먹을 걸 달라는 이들의 아우성에도 속수무책이었다. 비행기가 상공에서 지상으로 물건을 투하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생사를 가르는 순간에도 관련 법규가 없다는 이유로 정부와 공무원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보다 못한 미군이 헬기를 띄워 구호품을 날랐다. 일본 관료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는 책에서 읽은 대목이다. 당시 대피소마다 물자는 차고 넘쳤는데 공무원들의 ‘법대로´ 때문에 숨넘어가는 경우가 속출했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데도 규정과 절차를 따지며 절절매는 공무원들 행태는 혀를 차게 만든다. 문득 이 에피소드가 떠오른 건 요즘 벌어진 일들이 겹쳐져서다. 국가보훈처는 북한 목함지뢰에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에 대해 공상(일반 공무 중 부상) 판정을 내려 공분을 샀다. 국방부의 전상(전투 중 부상) 판정을 뒤집은 근거가 ‘관련 법규 없음’이다. 한 지붕 아래 두 가족도 아니고 부처마다 달라서야 국민이 어디를 믿겠는가. 그제는 근무 중 조현병 환자의 흉기에 사망한 임세원 교수의 의사자 지정을 보건복지부가 끝내 외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에서 고인이 범인을 물리력으로 제지하지 않아 선정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단다. 임 교수는 희생정신을 발휘했다는 공로로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당시 훈장을 추서한 곳이 복지부다. 그때는 숭고하다고 받들더니 지금은 2% 부족하다고 한다. “보훈처고 복지부고, 어떤 시스템이든 꽉 막힌 머리로 원칙만 얘기하고 자리보전만 궁리하는 공무원이 문제다.” 임 교수의 의사자 불인정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현재 공직사회를 꾸짖는 민심이자 탁월한 통찰이 아닐 수 없다. 복지부동, 보신주의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관료제의 고질병이다. 그러니 한 세기 전 외국의 어느 진보학자조차 ‘가장 나쁜 공무원은 모든 일을 법규대로만 처리하려는 공무원이다. 약간의 부정을 저지르더라도 시민의 사정을 봐주는 오리(汚吏)가 낫다’고 크게 꾸짖지 않았겠나. 부정을 일삼으란 게 아니라 사정과 처지를 봐가며 각박한 잣대를 한 번쯤은 거두고 융통성을 발휘하라는 의미겠다. 융통성을 바꿔 말하면 요즘 공직사회가 염불처럼 되뇌는 ‘적극행정’이 아닐까. 정권마다 공무원의 적극행정을 장려하는 제도와 장치를 마련해 왔다. 현 정부도 설거지하다 그릇 좀 깨뜨려도 괜찮다며 면책제도를 강화하고, 심지어 소신껏 일했다면 실패에도 상을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제도보다 사람이 문제다. 법규를 이유로 몸을 다치고, 목숨을 잃은 이들에 대해 시시콜콜 시비를 따진다. 규정과 관행대로는 시쳇말로 ‘영혼 없는’ 일처리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출장 기간에 성관계를 하다 사망한 회사원의 죽음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법원의 판결이 나와 화제가 됐다. 사회 구성원의 예기치 않은 죽음에 대한 사법행정의 유연함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대통령의 재심사 지시와 유족의 소송으로 결과가 바로잡힌다 한들 당사자의 상처는 쉽사리 가시지 않을 듯하다. 적극행정의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정책과 법률을 엄정하게 집행하고 적용하는 대전제는 우선 애달픈 처지의 국민에 대한 측은지심이다. 공무원도 영혼이 있는 사람, 공분을 느끼는 시민이 돼야 미래가 있다. ‘백성의 송사(민원) 듣기를 마치 어린아이의 병을 살피듯 하라’는 목민심서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할 때다. okaao@seoul.co.kr
  • 軍사망사고 13건 진상규명… 명예 되찾았다

    1985년 육군의 한 부대에서 근무했던 김모 병장은 6월 20일 오전 1시 50분쯤 전방초소(GP)에서 순찰근무를 마치고 화장실에 가면서 초소에서 경계용 수류탄 1발을 훔쳤다. 이어 내무반에서 약 7m 떨어진 벙커 계단에서 자신의 몸에 수류탄을 터뜨려 사망했다. 군은 당시 “전역 8개월을 앞둔 김 병장이 불우한 가정환경과 장기간 GP 근무로 인한 염증으로 자살했다”고 결론 냈다. 이후 34년여가 지나서야 김 병장의 사망 배경에 선임하사의 지속적 가혹행위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25일 출범 1주년을 맞아 ‘조사활동 보고회’를 열고 김 병장을 포함해 13건의 진상규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김 병장의 경우 부대 차원에서 가해자와 격리 조치를 해야 한다는 군의관의 조언을 무시하고 계속 선임하사와 같은 곳에서 근무하도록 했는데, 이 점도 김 병장의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이날 위원회는 1951년 6·25전쟁에 참전해 포탄 파편이 가슴에 박히는 부상으로 제대 후 사망했지만, 군 병원 치료기록을 확인할 수 없어 ‘전사자’로 인정되지 못한 박모 소위 사례도 소개했다. 위원회가 군 병원 참고인 등을 조사한 결과 치료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1969년 원인 미상의 수류탄 폭발 사고로 사망한 뒤 호기심에 수류탄을 만지다 폭발시켰다는 누명을 썼던 정모 일병 역시 조사 결과 폭발에는 본인 책임이 없었으며, 따라서 공상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위원회의 재심 요청을 수용해 전사 및 순직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위원회는 지난해 9월 출범 후 총 703건의 진정사건을 접수해 619건을 조사하고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전남도의회 임종기 의원, 5·3·4 학제 개편해야

    전남도의회 임종기 의원, 5·3·4 학제 개편해야

    임종기(더불어민주당, 순천2) 전남도의원이 23일 도정질문을 통해 전남 교육의 다양화와 교육혁신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임 의원은 “난산 끝에 선거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정개특위를 통과했다”며 “취학연령도 현행 7세에서 6세로 낮추고, 현행 6·3·3 학제를 5·3·4 학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교육의 다양화에 대해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를 언급하며 “공교육과 함께하는 자유교육의 병행을 통해 교육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폭력과 관련해 “학교는 싸움터가 아니라 배움터다”며 “싸움터는 법원이다. 정녕 싸우려거든 법원으로 가라”고 요구했다. 그는 “징계조정·학교폭력 대책·교권보호 위원회가 각급학교, 교육지원청, 각 시·군·도, 국무총리 등으로 산재돼 있다”며 “위원회와 재심 설치기관을 교육기관인 학교가 아니라 교육행정기관인 교육지원청으로 통일하고, 각 위원회를 가칭 ‘사랑교육위원회’로 단일화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또 “부지불식간에 변질돼 가는 교육현실은 백년지대계인 교육이념의 망각에 그 원인이 있다”면서 “추상적으로 규정돼 있는 교육이념에 구체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랑’이란 문구 삽입”을 제안했다. 학교 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에 대해서도 필수와 추가, 위탁 교육으로 구분해 필수·추가 교육은 벌(罰)이 아닌 교육의 일환으로 똑똑한 교육을 함으로서 학교를 배움터로 만들어 가야한다고 했다. 임 의원은 “위탁교육 대상인 ‘출석정지와 퇴학처분’은 벌(罰)이므로 교육행정기관에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결정에 의해 당연히 의제처리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이를 위해 관련 기관 등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세부기준과 규정을 마련하고 이같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혁신적인 법률개정을 강력하게 ?추진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남북·유엔사, JSA 건물 태풍 피해 복구…10여년 만에 협력

    남북·유엔사, JSA 건물 태풍 피해 복구…10여년 만에 협력

    남북과 유엔군사령부가 협력해 최근 태풍 피해를 입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복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3자가 협력해 JSA 내 건물 보수 작업을 한 것은 10여년 만으로 알려졌다. 23일 유엔사에 따르면 남북과 유엔사는 3자 협력으로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JSA 내 북측이 관리하는 회의실 건물 지붕 등에 대한 복구공사를 했다. 제13호 태풍 ‘링링’은 JSA에도 큰 피해를 주었는데, 특히 북측이 관할하는 회의실 구역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실은 북측이 관리하는 건물이지만 군사분계선(MLD) 남쪽에도 걸쳐 있어 MDL을 넘어와야 한다. 강한 바람에 날아간 건물 지붕의 양철판을 새 것으로 교체하기 위해 북한 측은 10여명의 인력을 지원했다. MDL 남측에서 북측의 뜯어진 지붕을 씌우기 위해 북한 인력들은 유엔사의 승인 아래 MDL을 넘어왔고, 유엔군 및 한국군과 함께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유엔사는 “태풍 링링의 피해 복구 작업에서 긍정적인 측면은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북한 인원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이라며 “이번 일은 우리에게 JSA가 북한, 유엔군사령부, 그리고 대한민국 사이의 연결고리로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 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은 이날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에 대한 ‘공상’(公傷) 판정 논란과 관련해 “하 중사가 재심을 신청한 만큼 앞으로 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이날 충북 괴산호국원 인근 식당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현재 시행령을 엄격하게 해석하면 법리적 측면에서는 공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듣고 있다”면서 “같은 군인 출신으로서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하 중사에 대한 재심 결정을 다음달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박 처장은 약산 김원봉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 논란에 대해서는 “현재 기준상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서훈은 불가하다”고 재확인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우리는 군인을 예우하고 있는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우리는 군인을 예우하고 있는가

    美, 참전용사 추모 위해 수천명 운집제복 입은 군인에 감사…좌석 양보도韓 공개적 군인 조롱·멸시와 대비돼‘나라 지키는 군인’ 예우 되돌아볼 때 지난 5월 25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는 구름같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6·25 참전용사 헤즈키아 퍼킨스(90)씨의 ‘상주’가 되기 위해 모인 지역주민들이었습니다. 묘지 측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건강 문제로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된 유가족을 대신해 지역주민들이 젊은 시절 한국을 위해 싸운 참전용사의 상주가 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수천명의 인근 주민이 호응해 묘지로 모였습니다. 그들 중에는 차로 수백㎞를 운전해 온 이도 있었습니다. 육군 부대 ‘포트 녹스’ 소속 군인들은 성조기를 접어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국기 의식을 거행했습니다. 군악대의 나팔 연주, 추모곡 ‘어메이징 그레이스’ 백파이프 연주, 오토바이가 이끄는 수백대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군인에게 ‘비행기 1등석’ 양보하는 나라 미국의 공항에서는 종종 “군복을 입은 군인이 있으면 우선 탑승하라”는 안내방송을 합니다. 최고 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먼저 경례해 예우합니다. 비행기 1등석이나 어렵게 구한 식당 예약좌석을 군인에게 양보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제복 입은 군인을 만나는 많은 시민이 ‘당신의 헌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인사를 건넵니다. 프랑스 파리의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상이군인’에게 좌석을 양보하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라를 지키는 청년들에 대한 이들 국가의 예우와 존중은 누가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어떨까요. 퍼킨스씨 장례식 전날인 5월 24일 최종근(22) 하사는 경남 창원 진해해군기지사령부 부두에서 열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중 함 선수 쪽 갑판에서 홋줄이 끊어지는 불의의 사고로 순직했습니다.국민들이 분개한 사건은 그 다음에 벌어졌습니다. 남성 혐오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는 ‘요새 군대 해군에서 사고도 많이 일어나고 다치는 놈들도 많고 사고로 죽은 놈들도 많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왜 조심하지도 않은 거냐’, ‘당연히 요즘 군대에서 사고 많이 난다는 것을 알면 알아서 조심했어야지. 왜 조심하지 않은 거냐’ 등 조롱글이 여러차례 게시됐습니다. ‘죽은 해군도 잘한 거 없다. 요즘 얼마나 세상이 흉흉한데 자기 몸은 자기가 알아서 챙겼어야지. 쯧쯧. 왜 남자가 그런 일을 당하냐’라는 글과 ‘남자 해군 죽은 건 온 국민이 슬퍼해야 한다고 강요하나’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해군이 즉각 “고인과 해군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지적하고 네티즌들도 “군인의 희생을 농락하는 자를 부디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들끓었지만 실제로 이들을 규제하거나 처벌할 규정은 없습니다. 이런 점을 노린 군인과 순직자 조롱, 멸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법적 허점의 틈바구니를 메울 방법이 없습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군인을 대우하는 모습입니다. ●“군인 죽은 걸 슬퍼해야 하나” 조롱하는 세상 결국 최 하사의 아버지는 “정치권이 나서달라”고 통곡했습니다. 정치권도 당시 반짝 관심을 가졌을 뿐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한국과 미국에서 벌어진 두 상황, 이해가 되나요. 최근에는 또 다른 사건이 국민들의 분노를 불렀습니다. 하재헌 예비역 중사는 2015년 8월 4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 작전 중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면서 양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또 양쪽 고막이 파열됐고 오른쪽 엉덩이가 함몰되는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는 부상 이후 국군의무사령부 소속으로 근무하다 “장애인 조정 선수로 패럴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라며 지난 1월 31일 전역했고 다음달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습니다. 육군은 하 예비역 중사가 전역할 당시 ‘군인사법 시행령’의 전상자 분류표 규정에 따라 ‘전투 또는 전투에 준하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사람’을 의미하는 ‘전상’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 분류표는 분명히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해 상이를 입거나 적이 설치한 위험물 제거 작업 중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전상자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7일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는 하 중사를 ‘공상’으로 판정했습니다. 공상은 교육, 훈련, 그 밖의 공무, 국가 수호·안전보장 등의 직무수행을 하다 입은 상이를 의미합니다. 보훈처는 군과 달리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경계·수색·매복·정찰·첩보활동 등의 직무수행 중 상이’를 기준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그러나 이런 판단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습니다.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의 공상은 ‘사고’와 ‘재해’에 의한 상이를 바탕으로 합니다. 하 중사의 다리 절단을 일반적인 ‘지뢰 사고’라고 판단한 겁니다. 당시 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북한군은 몰래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우리 측 감시초소(GP) 전방에 있는 철책의 통문 부근에 지뢰 3개를 매설했습니다. 조사단이 “목함지뢰가 빗물에 떠내려왔을 가능성은 0%”라고 밝혔기 때문에 이것은 ‘의도적 도발’이지 ‘사고’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보훈처는 천안함 피격사건은 ‘전상’으로, 목함지뢰 사건은 ‘공상’으로 달리 분류했습니다. ●나라 지키는 이들에 대한 예우 생각할 때 참다 못한 하 중사는 직접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보훈처는 유공자로 정치하지 말고 명예를 지켜 달라. 다리 잃고 남은 것은 명예뿐인데 명예마저 빼앗아가지 말라”며 여론에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곧바로 성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전상과 공상의 보훈급여 차이는 5만원”이라며 “전상과 공상의 혜택은 똑같다. 다만 ‘전상군경’ 판정으로 명예를 입증받고 싶을 뿐이다”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했고 그제서야 보훈처는 “재심의 과정에서는 기존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을 탄력적으로 검토해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리얼미터가 지난 1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하 예비역 중사 ‘공상’ 판정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북한이 매설한 지뢰에 의해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전상군경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70.0%였습니다. ‘교전이 없어 공상판정이 맞다’는 응답은 22.2%에 그쳤습니다. ‘모름·무응답’은 7.8%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군은 2002년 제2연평해전 생존자들에게 해저에서 인양한 참수리 고속정 357호정의 펄을 치우도록 지시했습니다. 승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특진은 커녕 트라우마 치료도 변변히 받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참전용사’도 사망하거나, 7급 이상 상이 등급을 받거나, 훈장 등을 받지 못하면 국가유공자로 예우받지 못 합니다. 그래서 17년이 지난 지금도 제2연평해전 참전 예비역 중 2명이 국가유공자 지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군무새’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인’과 ‘앵무새’를 합성한 신조어로, 군대에 다녀왔다는 자부심으로 모든 이야기를 군대로 몰아간다는 뜻을 담은 ‘군 비하 용어’입니다. 최근에는 방송에서도 이런 용어가 공공연하게 사용돼 나라를 지키는 청년들에게 자괴감을 주고 있습니다. 군인에 대한 예우는 명예로, 그리고 다시 군인의 사기로 돌아옵니다. 만약 제도가 부족하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들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봐야 할 겁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북한 지뢰 부상자 ‘전상’으로 바로잡고, 법령도 손봐야

    국가보훈처가 북한의 목함지뢰에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의 국가유공자 재심의 절차때 전상(戰傷) 대신 공상(公傷) 판정 근거로 삼은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사한 법률 해석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법령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 중사는 2015년 8월 4일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중 북한이 설치한 목함지뢰에 큰 부상을 입었다. 육군은 지난 1월 전역 당시 군 인사법 시행령에 따라 하 중사를 전상자로 판정했다. 그러나 지난달 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가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에 전상 근거가 없다며 공상으로 변경했다. 이에 하 중사는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보훈단체 등은 나라에 몸 바친 군인의 명예를 폄훼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군 인사법 시행령에는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하여 상이(傷痍)를 입거나 적이 설치한 위험물 제거 작업 중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전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에는 이 같은 조항이 따로 없다. 그런 까닭에 보훈심사위는 그동안 군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지뢰 사고에 대해 공상 판정을 해 왔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조해 왔다. 주무 부처인 보훈처가 유공자 예우에 앞장서지는 못할망정 경직된 법령에 얽매여 정당한 대우를 받을 기회를 빼앗았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보훈처 스스로 존재 의미를 부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모들은 군대에 보낸 자식들이 무탈하게 귀가하기만을 간절히 소망한다. 그런 부모의 애달픈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군 복무 중 적의 도발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은 병사에 대한 예우는 한 점 소홀함이 없어야 마땅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관련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게 좋겠다”고 지시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전상에 대한 군 인사법 시행령과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이 차이가 나는데도 이를 고칠 생각은 않고 복지부동식 소극 행정으로 일관한 보훈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 [포토] ‘재심 출석’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승훈

    [포토] ‘재심 출석’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승훈

    후배 선수를 때린 정황이 밝혀지면서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로부터 출전정지 1년 징계를 받은 이승훈이 18일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재헌 중사 ‘공상’ 판정 논란…보훈처 “곧 재심의 진행”

    하재헌 중사 ‘공상’ 판정 논란…보훈처 “곧 재심의 진행”

    2015년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 작전 중에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져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에게 ‘전상’이 아닌 ‘공상’ 판정을 한 국가보훈처가 재심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18일 밝혔다. 국가유공자법(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상’이란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 중 부상을 당하는 경우를 가리키고, ‘공상’이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에 다치는 경우를 뜻한다. 김대원 보훈처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보훈처는 하재헌 예비역 중사의 이의신청에 대해 곧 재심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재심의 과정에서는 기존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을 탄력적으로 검토해 심도 있게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재헌 중사는 2015년 8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수색 작전 중에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져 두 다리를 잃었다. 부상 이후 국군의무사령부 소속으로 근무했으며 “조정 선수로 패럴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라며 지난 1월 31일 전역했다. 육군은 하재헌 중사가 전역할 당시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해 상이를 입거나 적이 설치한 위험물 제거 작업 중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전상자로 규정한다는 내부 규정에 따라 전상 판정을 했다. 하지만 보훈처의 보훈심사위원회는 지난달 7일 하재헌 중사에 대해 공상 판정을 하고 이 결정을 같은 달 23일 하재헌 중사에게 통보했다. 현행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에는 ‘국가유공자 요건의 기준 및 범위’가 명시돼 있다. 보훈처는 “천안함 피격 사건은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의 ‘전투 또는 이와 관련된 행위 중 상이’를 기준으로 판단했고, 목함지뢰 폭발 사건은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의 ‘경계·수색·매복·정찰·첩보활동 등의 직무수행 중 상이’를 기준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의 보훈처 결정이 언론에 보도되고 논란이 일자 문재인 대통령은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날 밝혔다. 하재헌 중사는 지난 4일 보훈처에 재심을 신청했다. 김대원 대변인은 “법률 해석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법령 개정도 종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北 지뢰에 다리 잃은 중사 ‘공상’ 처리에… 文 “법조문 다시 살펴라”

    北 지뢰에 다리 잃은 중사 ‘공상’ 처리에… 文 “법조문 다시 살펴라”

    보훈처 “예우 목적 유공자법 규정 달라 국방부 전상 판정 거의 공상 처리해와”하재헌 중사 이의신청에 본회의 재심 직무 수행 중 상이 ‘전상’ 전환 가능성국가보훈처가 북한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에 대해 ‘전상’(戰傷)이 아닌 ‘공상’(公傷)으로 처리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관련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보훈처가 전상으로 결정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상은 적과 교전·전투를 하거나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 중 입은 상이를 뜻하는 반면 공상은 교육·훈련 등 공무수행 중 상이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보훈처 관계자는 이날 “지난 1월 전역한 하 중사가 2월 보훈처에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며 “심의를 진행해 지난달 23일 전상이 아닌 공상이라는 결과를 하 중사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 중사는 지난 4일 보훈처에 재심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보훈처는 하 중사의 이의신청을 본회의에 올려 다시 한번 논의할 계획이다.하 중사는 2015년 8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 작전 중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면서 양쪽 다리를 잃었다. 국방부는 군인사법 시행령에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하여 상이를 입거나 적이 설치한 위험물 제거 작업 중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전상자로 명시하는 규정’을 적용해 하 중사를 전상자로 전역시켰다. 보훈처 관계자는 “국방부의 군인사법은 임용과 임무수행 등을 목적으로, 보훈처의 국가유공자법은 유공자로서 예우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설립 취지가 달라 규정도 다르다”며 “하 중사와 비슷한 사례로 군인사법상 전상을 판정받은 장병도 거의 대부분이 유공자 심의에서는 공상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법원 “수도 검침원도 근로자… 일방 해고 못 해”

    경북 포항시가 수도요금 손실 피해를 입었다며 수도계량기 검침원과의 위탁계약을 해지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포항시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포항시는 2003년부터 1~2년 주기로 업무 위탁 계약을 갱신해 온 상수도 계량기 검침원 A씨가 “검침 결과를 허위로 조작·입력했다”며 2017년 3월 계약을 해지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A씨의 구제 신청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구제신청의 당사자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하지만 중앙노동위는 A씨의 재심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징계 사유는 정당하지만,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양정이 지나치게 무거워 해고 처분은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포항시가 중앙노동위의 재심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수도요금 부과라는 업무특성상 각종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포항시로서는 A씨의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해 그 업무수행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할 유인이 크다”며 A씨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포항시의 위탁계약 해지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중앙노동위의 판단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A씨는 포항시 수도급수조례 시행규칙에 따라 위탁 취소에 관한 의견 진술 기회를 얻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원고의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결론 자체는 합당하므로 중앙노동위의 재심 판정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원 “수도검침원도 근로자…포항시의 검침원 위탁계약 해지는 부당해고”

    법원 “수도검침원도 근로자…포항시의 검침원 위탁계약 해지는 부당해고”

    경북 포항시가 수도요금 손실피해를 입혔다며 수도계량기 검침원과의 위탁계약을 해지한 것은 부당해고라고 법원이 판단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포항시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2003년 4월 포항시와 위탁계약을 맺고 상수도 계량기 검침원으로 일하기 시작해 1~2년 주기로 계약을 갱신하며 근무했다. 2015년 말에도 2016년 1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일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포항시가 2017년 3월 “위탁계약을 3월부터 해지한다”고 A씨에게 통보했다. A씨가 매달 한 차례씩 해야하는 14개 계량기 전수 검침을 하지 않고 검침 단말기에 임의로 검침량을 입력했다가 나중에서야 검침량과 계량기에 표시된 사용량을 맞추기 위해 단말기 입력코드를 허위로 조작·입력해 상수도요금을 잘못 부과하게 해 포항시가 1259만여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등의 이유가 계약해지 통보 사유였다. A씨는 포항시의 위탁계약 해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2017년 6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구제신청의 당사자 자격이 없다”며 각하됐다. A씨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했고 중앙노동위는 그해 9월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징계사유는 정당하지만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양정이 지나치게 무거워 해고처분은 부당하다”는 결정을 받았다. 포항시는 중앙노동위의 재심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부당해고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방자치단체인 포항시에 있어 수도사업은 시정의 기초이고 A씨가 위탁계약에 따라 수행하는 수도요금 징수 업무는 수도사업 재원 마련과 직결돼 중요성이 크다”면서 “A씨의 업무가 부적절하게 수행될 겨우 가장 먼저 수도사업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수도요금 부과라는 업무특성상 각종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포항시로서는 A씨의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해 그 업무수행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할 유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항시가 A씨의 위탁구역을 수시로 조정하거나 계약전수를 변경할 수 있었고, A씨는 포항시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포항시의 지휘에 따라 A씨의 업무 처리가 전제됐고, A씨의 업무를 사후에 감독하기도 했다고 봤다. 근무시간 및 장소,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물론 업무수행 평가에 대한 보상이나 징계도 포항시가 결정해 A씨가 포항시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맞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중앙노동위에서 포항시의 위탁계약 해지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판단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포항시 수도급수 조례 시행규칙에 따르면 위탁 취소를 할 경우 검침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절차만 두고 있을 뿐이고 A씨가 위탁 취소에 관한 의견 진술 기회를 얻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또 포항시가 징계사유로 삼은 A씨의 과실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거나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해고 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심판정 중 위탁계약 해지가 징계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한 부분은 잘못이지만, 원고의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결론 자체는 합당하므로 중앙노동위의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자보 썼다고 ‘해고’된 노조위원장…“명절 때마다 징계받네요”

    대자보 썼다고 ‘해고’된 노조위원장…“명절 때마다 징계받네요”

    전기신문 노조위원장, 해고된 채 추석 맞아중노위·지노위 모두 부당노동행위 인정노조 “사측 해고 철회하고 상생해야”“징계된 채 명절을 맞는 게 벌써 3번째입니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회사에 대자보를 붙였다는 이유로 3차례 징계받고 해고까지 된 조정훈(36) 언론노조 전기신문 분회장은 1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추석시기인 1차 징계 때는 울산으로 전보됐고, 올해 설 시기인 2차 징계 때는 정직 중이었고, 이번 추석은 해고 상태로 맞게 됐다”면서 “가족들은 걱정하면서도 바른 일을 한다고 지지해준다”고 덧붙였다. 조 분회장과 동료들은 지난해 7월 26일 창립 54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를 설립했다. 4일 후인 30일에는 신임 편집국장 선임을 투명하게 진행하라는 취지의 대자보를 회사에 붙였다. 조 분회장은 “편집국장은 편집국의 얼굴인데 경영진이 투명한 절차나 과정 없이 편집국장을 데려왔다”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노조를 설립해야한다는 여론이 커졌고, 실명으로 회사에 대자보를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자보는 10분 만에 떼어졌다. 9일 후인 지난해 8월 8일에는 회사가 조 분회장과 부분회장 등에게 6개월간 감봉 20% 징계를 내렸다. 5일 후인 13일에는 이들을 각각 울산과 호남으로 전보 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기사쓰기도 금지당했고 823페이지에 달하는 일간지 필사도 해야 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20일 1차 징계를 취소하고 이들을 본사로 복귀시켰다. 하지만 한달 후인 12월 11일 회사는 조 분회장과 부분회장에게 각각 정직 6개월, 사무국장에게 정직 3개월이라는 더 강한 징계를 내렸다. 조 분회장은 “1차 징계는 인사위원회도 거치지 않고 진행됐다”라면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것을 알고 1차 징계를 취소하고 2차 징계를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했다. 지노위는 지난 4월 2차 징계에 대해 부당정직 및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했다.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재심을 청구했고, 2차 징계는 취소했다. 그러나 회사는 지난 7월 11일 부분회장과 사무국장에게 각각 5개월, 2개월 감봉 20% 징계를 내렸다. 다음날에는 조 분회장에게 해고통보까지 했다. 지노위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도 지난 7월 17일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다. 사측이 2차 징계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한 지노위 판결에 재심을 청구한 것을 각하시킨 것이다. 지노위는 사측이 지난 3월 노조 사무국장을 의정부로 전보시킨 징계도 부당전보와 부당노동행위로 봤다. 3차례 이어진 지노위와 중노위 판결이 모두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지만, 사측은 4차 징계를 예고하고 있다. 급기야 노조는 지난 4일 사측이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을 위반했다며 고용노동부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에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했다. 조 분회장은 “대자보를 붙였다는 이유로 1년간 질질 끌며 3차례 징계까지 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회사를 건강한 일터로 만들기 위해 노조를 만든 것이지 회사를 망치려고 하는 게 아니다”면서 “회사가 전향적으로 노조와 상생할 방안을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풍경은 말이 없고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풍경은 말이 없고

    1870년 보불전쟁 패배의 책임을 지고 나폴레옹 3세가 물러났다. 제3공화정이 수립됐고 프랑스는 비로소 근대적인 민주국가가 됐다. 제3공화정은 그때까지 프랑스에 존재했던 어떤 정권보다 민주적이었다. 민주적인 분위기 속에서 경제가 번성하고, 문화와 예술이 꽃피었다. 사람들은 훗날 이 시기를 그리워하며 ‘벨 에포크’, 즉 아름다운 시대라 이름 붙였다. 다들 좋았겠다고? 아니다. 제3공화정은 권위적이지 않은 대신에 정치적 소요와 사회적 갈등에 취약했다. 정치를 주도한 세 개의 주요 정당은 각자 정통성을 주장하고 과거의 실패를 다른 정파 탓으로 돌리며 뜯고 싸웠다. 종교계, 귀족, 벼락부자는 공화정을 혐오했고 전쟁을 일으켜 보불전쟁 때 독일에 빼앗긴 알자스로렌 지역을 되찾아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노동자와 사회주의자들은 정부가 충분히 개혁적이지 못한 것이 불만이었다. 부유함은 가난함의 그늘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고 이는 사회 갈등을 부추겼다. 드레퓌스 사건은 제3공화정의 정치적, 사회적 불안정을 집약해서 보여 준다. 1894년 군부는 유대인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를 간첩으로 오인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프랑스령 기아나에 유배시켰다. 영화 ‘파피용’에 나오는 그 무시무시한 유배지. 나중에 진짜 범인이 드러났으나 군부는 실책을 인정하지 않고 사건을 덮어 버렸다. 재심 과정에서 프랑스 사회는 완전히 두 쪽이 났다. 보수 진영은 국익 보호, 군대의 명예를 옹호하며 유대인에 대한 반감을 표출했고, 진보 진영은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하고 인권을 외치면서 군부를 규탄했다. 예술가들도 두 패로 나뉘었다. 무정부주의자이고 유대인이었던 피사로는 당연히 드레퓌스 지지파였다. 그는 구명 운동에 돈을 기부했지만, 석방 요구 탄원서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덴마크 국적 때문에 추방당할까 겁이 났던 것이다. 광풍이 지나간 후 피사로는 회고했다. “나의 최대 관심사는 따로 있었지만, 나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창문으로 시내를 내다보며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다.” 1906년 드레퓌스는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의 인생은 만신창이가 된 뒤였다. 이 논쟁은 프랑스 사회에 깊은 골을 남겼다. 미술평론가
  • 靑 “유승준 사태, 대한민국 남성 자긍심의 문제”

    청와대는 9일 가수 유승준의 입국을 다시 금지해 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병역을 기피한 한 연예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병역 의무를 다해 온 대다수 대한민국 남성들의 헌신·자긍심에 대한 존중의 문제”라며 “반칙·특권이 없는 병역문화 조성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청와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누구나 헌법·법률에 따라 성실히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출입국관리법을 면밀히 검토한 후 유씨에 대한 비자발급, 입국금지에 대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7월 11일 올라온 해당 청원은 게시된 지 5일 만에 답변 요건인 동의자 20만명을 넘었다. 병역 회피 의혹으로 2002년 법무부로부터 입국 금지 처분을 받은 유씨는 2015년 주LA 총영사관에 국내 영리활동이 가능한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1·2심과 달리 대법원은 지난 7월 비자발급 거부가 위법이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해 2심 재판부가 오는 20일 재심리를 앞두고 있다. 청와대는 “정부·국회는 병역면탈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병역 기피자들에 대한 제재·처벌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 노력을 지속해 왔고, 이런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국적 변경자들의 국적 회복을 금지하거나 취업 활동을 제한하고, 공직 임용을 배제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檢 내 사건 언론 공개한 게 구명 계기 ‘천운’… 반인권적 조사 안 돼”

    “檢 내 사건 언론 공개한 게 구명 계기 ‘천운’… 반인권적 조사 안 돼”

    “피고인은 진술거부권, 변호인조력권을 사전에 적법하게 고지받지 못했다. 자필진술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2014년 9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 김우수)는 중국에서 탈북 브로커 납치를 시도하고 국내로 잠입해 탈북자 동향 등을 탐지한 혐의로 기소된 홍강철(4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홍씨가 구속 기소된 지 6개월 만이었다. 검찰은 홍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간첩, 특수잠입·탈출 세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홍씨의 기소 내용은 검찰이 보도자료를 내면서 언론에도 공개됐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을 수사하면서 국가정보원을 압수수색한 날이었다. 간첩 조작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간첩이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목적이었을까. 국가 기관의 시선 돌리기용 발표는 오히려 홍씨를 살리는 계기가 됐다. 유씨 사건을 맡았던 장경욱 변호사 등 많은 변호사들이 홍씨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016년 2월 2심에서도 무죄 선고가 났다. 홍씨는 지난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보도자료를 낸 게 천만다행”이라면서 “하늘이 도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무슨 일을 했나. “강건종합군관학교(초급장교 양성기관)를 나왔다. 군 복무를 오래 했는데 간부 등용이 안 됐다. 제대 후에는 공장에서 일했다. 제도에 대한 불만이 생기면서 송금 등 탈북 지원도 했다.” -탈북하게 된 계기는. “아내가 먼 친척뻘 되는 조카를 탈북시키려다 현장에서 잡혔다. 과거 일까지 드러나면 형이 무거워질 것 같아서 ‘나한테 뒤집어씌우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체포영장이 떨어졌다. 2013년 6월 탈북 과정에서 브로커가 나를 도와주기로 했는데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뒤 국정원에 내가 국가안전보위부 정보원인데 탈북 브로커를 납치하려고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한다.” -감옥에는 얼마나 갇혀 있었나. “국정원과 서울구치소에서 6개월씩 1년 정도 있었다. 모두 독방이었다. 국정원에 갇혀 있을 때에는 미친 사람처럼 밤마다 노래를 불러댔다. 사람이 그리웠다.” -어찌 됐건 간첩이라고 자백을 한 건데. “국정원 직원이 ‘빨리 인정하고 가라’고 하더라. 북한에서는 자기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면 반국가적 범죄나 살인, 강간죄가 아닌 이상 감옥에 안 보낸다. 정치적 목적으로 나를 간첩으로 만들려고 해도, 사실은 내가 간첩이 아니라는 걸 국정원은 알고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빨리 인정하면 하나원에 보낼 줄 알았다. 어떻게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빨리 교도소에 가라고 하나. 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했는데 안 그렇더라.” -그래서 보위사 정보원이라고 인정했나. “국정원 1차 조사 때 보위부 정보원이냐고 물어보더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질문만 들었다. 군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보위사령부(보위사)는 알아도 보위부는 모른다고 했다. 그랬더니 보위사 정보원이 왜 한국에 왔냐고 하더라. 자꾸 ‘담뱃값을 하라’고 하는데 이해를 못했다. 그저 정보원이라고 하면 ‘국정원 직원이 상금을 받나’ 속으로 생각하고 ‘그렇다’고 했다.” -국정원 2차 조사 때 자필 진술서만 1000여장이 된다. “우리는 ‘숙제’라고 불렀다. 조사관이 ‘어떤 임무를 받고 왔느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니까 ‘그냥 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 ‘그럴 수가 있나’라면서 ‘탈북 동향 임무를 맡았겠지’ 하고 힌트를 주는 식이다. 그렇게 밤마다 쓴다. 제목만 다를 뿐 같은 내용을 매번 반복해서 쓰면 어느 순간 세뇌가 된다. 내가 간첩 임무를 받은 것처럼 되더라. 무서운 수법이다.” -간첩이라고 인정하면 언론에 알리지 않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도 한국에 데려다 준다고 했다던데. “우연한 기회에 구치소에서 신문을 보다가 내 기사를 봤다. 탈북 위장 북한 공작원이 기소됐는데 국정원 밥을 먹고 14㎏ 살쪘다는 기사였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그때부터 변호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국선변호인이 국가 편에 선 변호사인 줄 알았다. 국선변호인에게 ‘황금 같은 시간을 빼앗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 할 말이 있으니 꼭 만나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그런데 그 편지를 장경욱 변호사가 보낸 다른 변호사가 갖고 오더라.” -1심에서 무죄를 예상했나. “처음에는 재판부가 검찰 편인 것 같았다. 변호인이 이의 신청을 해도 받아주질 않았다. 그런데 선고를 열흘 앞두고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에 현장 검증을 간 적이 있다. 그때 판사들 얼굴이 달라지는 걸 봤다. ‘아, 나 무죄구나”라는 걸 느꼈다.” -대법원 선고가 길어지는 것 같다. “검사가 상고한 지 벌써 3년 반이 지났다. 답변서를 안 내서 그런가 싶어서 요즘 새벽 2~3시까지 (답변서를) 쓰고 있다.” -판결이 뒤집히면 어떡하나. “불안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한 번 구속된 적이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 다시 수감되는 꿈도 꾼다. 아내가 닭곰탕을 끓여 왔는데 교도소에 갇혀 못 먹는 꿈이다.” -요새 하는 일은. “내 사건 변호를 맡아줬던 (재심 사건 전문) 박준영 변호사를 돕고 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 결과 ‘고문 조작’으로 드러난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재심이 진행 중인데 3년 전부터 증거 수집하고 사건 기록을 함께 검토했다. 증거 찾으러 전국을 다녔다. 부산에도 자주 내려가 당시 고문 사실을 증언할 수 있는 사람들 면담하고 녹취록도 만들었는데 나중에 녹취를 풀면서 부산 사투리를 못 알아들어 힘들었다(웃음). 1990~1992년 3년치 고문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부산일보 자료실에서 한 달 동안 신문을 훑어보기도 했다. 나중에 재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참 뿌듯할 것 같다.” -탈북할 때만 해도 이런 길을 계획한 건 아닐 텐데. “북한에 있을 때는 나만 아는 사람, 내 가족만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더 억울한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몇십년을 교도소에 갇혀 있던 사람들도 있더라.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사명감 같은 게 생겼다. 돈을 못 벌더라도 꼭 이 사람들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계속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지난해 새로 결혼을 하고 아이도 생겼다. 경제적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아내가 지금 하는 일을 지지해 준다. 꿋꿋이 가보려고 한다.” -유튜브 방송도 시작했던데.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혼자 해보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같이 하자고 해서 지난 5월부터 시작했다. 남북 화해를 가로막는 가짜뉴스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한다. 누구는 친북 방송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북한이 옳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북한은 이렇다’라는 걸 보여 주는 거다.” -얼굴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방송을 하면서 평소 말버릇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말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을성도 배우고 있다. 내가 잘못하면 방송 조회수 떨어지잖아(웃음).” -더이상 간첩 조작의 비극이 없어야 할 텐데. “탈북자에 대한 국정원 조사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반인권적 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 국정원 조사를 받을 당시 ‘세상 밖에 버려진 기분’이었다. 합신센터 이름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바꾼 것만으로는 안 된다. 간판이 아닌 사람이 바뀌어야 비극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스탠퍼드 성폭행 피해자 4년 만에 본명 공개하며 경험담 책으로

    스탠퍼드 성폭행 피해자 4년 만에 본명 공개하며 경험담 책으로

    미국 스탠퍼드 대학 성폭행 재판 과정에 에밀리 도란 가명으로만 알려졌던 피해자가 4년 만에 본명으로 책을 써내 눈길을 끈다고 영국 BBC가 4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샤넬 밀러(27)로 오는 24일 ‘제 이름을 아세요’(Know My Name)이란 제목의 회상록을 펴낸다. 바이킹 출판사는 그녀를 전국적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법정 진술서를 작성하게 된 동기와 파장은 물론, 본인이 재판 도중에 접근할 수 없었던 법원 문서와 증인 진술 등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도 책에 담겨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스탠퍼드 대학 문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2015년, 오하이오주 출신의 유명 수영 선수 브록 터너(당시 20)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 기숙사 파티가 한창이던 때 운동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는데 터너가 덮친 것이었다. 두 스웨덴 학생들이 사이클을 타고 지나가다 터너를 뜯어 말렸다. 이듬해 밀러는 재판에서 약물을 먹여 기절시킨 뒤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됐지만 징역 6개월에 보호관찰 3년이란 가벼운 처벌만 받았고 그마저도 3개월만 복역했다. 검찰이 구형한 6년형에 형편없이 모자란 형량이었다. 부잣집 아들에다 백인이라 미국 사법제도를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터너의 면전에서 밀러는 “넌 날 모르잖아. 하지만 넌 내 안에 들어와 있어. 그게 우리가 오늘 여기 함께 있는 이유야”로 시작하는 장문의 법정 진술서를 낭독했다. 이 글은 버즈피드를 통해 전문이 공개됐고 나흘 만에 1100만명이 읽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다른 나라 언어로도 옮겨졌고, 의회에서도 낭독될 정도로 공익적인 주제가 됐다.문과대학을 졸업한 밀러는 전화로 자신의 성폭행 뉴스를 들었을 때 얼마나 끔찍했는지를 털어놓았다. 그녀는 “내 성폭행에 관련된 끔찍하리만큼 상세한 기사 말미에 그의 수영 경력을 여러번 언급하고 있었다. ‘그녀는 숨을 쉬는 상태로 발견됐으며 속옷이 6인치 정도 벗겨져 뱃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어쨌든 정말 수영 하나는 잘한다’고 돼 있었다”고 적었다. 재판 과정에 그녀는 “옷은 입고 있었던 거냐?”, “뭐하러 그 파티에 간거냐?”, “남자친구와 진지한 관계였느냐?”, “남학생들의 사교파티에 간거냐?” 등등의 질문 공세를 견뎌내야 했다. 밀러는 나중에 전 세계 여성들이 보낸 격려와 응원 편지들을 받았다. 성폭행을 당한 얘기를 처음으로 진솔하게 털어놓은 여성이란 찬사도 이어졌다. 미투 운동이 벌어지기 전에 벌어진 일이지만 밀러는 2017년부터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펭귄 제너럴의 발행인 베네티아 버터필드는 “샤넬 밀러의 진솔하고 우아하며 감동적인 얘기를 독자들과 공유하게 돼 무한한 자부심을 갖는다. 우리가 성폭행에 대해 갖는 사고방식을 영원히 바꿔줄 책”이라고 말했다. 애런 퍼스키 판사는 터너에게 너무 관대한 형량을 선고해 많은 비난을 샀고, 지난해 재심을 청구하는 과정에 투표를 통해 제척 당했다. 재판 도중에도 그는 감옥을 보낸다고 터너를 변화시킬 수 있겠는지 회의적이라고 밝혀 빈축을 샀다. 밀러의 진술서는 지난해 재심 청구 과정에 캘리포니아주 법에도 영향을 미쳐 상당한 변화를 이끌었다. 지난해 터너는 재심 청구를 기각하도록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성범죄 전력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명성교회 ‘부자 세습’ 운명 예장통합 총회서 뒤집힐까

    명성교회 ‘부자 세습’ 운명 예장통합 총회서 뒤집힐까

    김하나 목사 담임 청빙 무효 판결 불복 세습금지법 폐지 땐 재재심 요건 갖춰 교회 측, 세습법 폐지·청빙 강행 추진 부총회장 후보 “원칙대로 해야” 입장명성교회 세습 무효가 3주 후로 예정된 가을총회에서 또 뒤집힐지가 교단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오는 23~26일 경북 포항 기쁨의교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104회 총회가 열린다. 지난달 5일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에서 명성교회의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무효 판결이 내려져 공은 다시 이번 정기총회로 넘어갔다. 일찌감치 교단 판결 불복을 선언한 명성교회 측이 총회를 통해 김 목사 청빙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명성교회 측이 가을 총회를 벼르는 이유는 재심 판결의 근거인 세습금지법 폐지에 있다. 명성교회 창립자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의 청빙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세습금지법이 폐지되면 재재심 요건을 갖출 수 있고 향후 재판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점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 명성교회 측은 총회와 관련해 ‘엎드려 기도하겠다’는 것 말고는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목사 청빙 강행을 둘러싼 총회 주변의 기류는 벌써 후끈 달아올랐다. 우선 서울동북노회와 진주남노회가 목회 대물림을 금지하는 헌법 28조 6항 전체를 삭제할 것을 총회에 헌의했다. 대구동노회도 세습 금지와 관련한 헌법 일부를 보완하거나 삭제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목사 청빙을 지지하는 예장통합정체성과교회수호연대(예정연)는 공공연하게 재재심을 요구하는 한편 세습금지법 폐지를 연일 거론하고 있다. 이에 맞서 순천노회는 명성교회 세습에 제동을 걸었던 지난해 총회 결의 이행을 촉구하는 헌의안을 올렸다. 순천노회는 지난해 8월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는 절차적으로 무효”라고 비판했다. 이들 노회가 총회 재판국·헌법위 보고 과정에서 부딪칠 게 뻔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81기 목사들은 총회 재판국 판결에 불복하는 명성교회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발표하면서 “명성교회 측이 판결에 불복하고 104회 총회에서 다시 문제를 제기하려 한다”면서 “명성교회는 담임목사를 재청빙해야 하며 교단 헌법에 명시된 목회 세습금지법은 존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명성교회평신도연합회와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 교회개혁 평신도행동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명성교회 재정 비리 의혹에 대한 해명과 교회와 관련해 발생한 폭력 사건에 대한 사법 당국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결국 명성교회의 운명은 총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현재로선 이번 총회의 분위기가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총회에선 사회적으로 교회 세습이 크게 주목받으면서 명성교회에 대한 반감이 컸다. 하지만 지난달 재심에선 근소한 표차로 김 목사 청빙 무효 판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총회에서 명성교회 목회 세습을 용인한 재판국 판결을 무시한 채 재판국원 전원 교체의 강수를 뒀던 총대(목사·장로)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이번 총회 목사·장로 부총회장에 출마한 신정호 목사(전주동신교회)와 김순미 장로(영락교회)는 지난달 소견발표회에서 “교회 목회직 대물림 문제는 원칙대로 총회가 정한 룰 안에서 하는 것이 옳다”, “임원회는 총회 결의를 충실히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각각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회개혁실천연대와 사단법인 평화나무는 교단 총회 참관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빵가게 50달러 훔쳐 35년 넘게 옥살이 ‘장발장’ 풀려나는 사연

    빵가게 50달러 훔쳐 35년 넘게 옥살이 ‘장발장’ 풀려나는 사연

    빵가게에서 50달러를 훔쳤다는 혐의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35년 이상을 교도소에서 보낸 앨빈 케너드(58)가 풀려나게 됐다는 얘기는 여러 모로 놀라움을 안긴다. 미국 앨라배마주에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인 장발장이 실재했다는 사실이 먼저 놀랍고, 그가 어떻게 재심을 받게 됐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현지 일간 워싱턴 포스트와 abc 굿모닝 아메리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제퍼슨 카운티 베세머 순회법원의 데이비드 카펜터 감형 심사 판사가 그의 재판 기록을 눈여겨 본 것부터가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케너드는 스물두 살이던 1983년 베세머의 빵가게에 들어가 주머니칼로 주인을 위협해 50.75달러를 강탈한 혐의로 감형 없는 종신형이 선고됐으며 이미 35년 이상 복역했다는 대목을 보고 놀랐다. 카펜터 판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도날슨 교도소에 수감 중인 케너드가 이미 형기를 마쳤다며 서류 작업이 끝나는대로 즉시 석방하라고 판결했다. 케너드는 앞서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라며 “과거에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제대로 되돌려놓을 기회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카펜터 판사는 “당신이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은 내게도 큰 의미가 있다”며 출소를 명했다. 케너드 가족과 친구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했고, 일부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베세머는 1급 강도 혐의로 기소돼 1984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이 주에서는 상습범을 가중 처벌하기 위해 세 차례 이상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에게는 종신형을 선고하는 ‘상습 범죄 가중 처벌법’을 시행 중이었다. 앞서 케너드는 열여덟 살 때 빈 주유소에 무단 침입해 한꺼번에 세 건의 ‘2급 절도죄’로 3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었다. 법원은 네 번째 혐의가 인정된 케너드에게 감형 없는 종신형 말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가벼운 처벌을 받은 한 차례의 빈집털이 전과 때문에 두 번째 범죄를 저지르자 평생의 옥살이로 돌아왔다. 앨라배마주의 삼진아웃법은 과도한 형량으로 논란을 낳으면서 2000년대 초 개정됐고, 판사들은 선고 형량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법이 소급 적용을 인정하지 않아 케너드의 종신형 선고는 유지됐다. 희망이라곤 없는 세월이 속절없이 흘러갔고 케너드는 종교에 귀의해 이겨냈다.지난 2013년 앨라배마주 재소자 과밀 문제가 불거지자 당국은 판사들에게 지난 판결을 재고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했고, 케너드에게도 재심의 기회가 돌아왔다. 케너드를 변호한 비영리 법률 단체 ‘법과 정의를 위한 앨라배마 애플시드 센터’의 칼라 크라우더는 “만약 최근의 형법 기준에 따라 케너드의 형이 결정됐다면 이미 20년 전에 가석방 자격을 얻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라우더는 케너드가 모범수였으며, 10년 이상 행동 위반이나 징계를 받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수감 내내 가족과 인연을 끊지 않아 석방되면 목수로 일하면서 가족과 함께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판사 이름이 목수를 의미하는 카펜터인데 그 역시 예전에 목수로 일한 경력이 있었다. 케너드를 정기적으로 찾았던 여조카 퍼트리샤 존스는 케너드가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용서를 받고 싶어하며, 다시 돌아와 사회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존스는 “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든, 그가 자리를 다시 잡을 수 있도록 기꺼이 돕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석방 판결 후 그와 얘기를 나눈 크라우더는 그가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재소자 동료들에게 자신의 소지품들을 나눠주고 출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이에게 자신의 체온이 담긴 물건을 건네 이번 겨울을 따듯하게 보내길 바란다고 하더군요.”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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