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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액자금 인출통제 구멍’ 우리銀 줄징계

    영업정지 직전 중국 밀항을 시도한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도피자금 인출 등과 관련해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당국의 징계를 받게 됐다. 우리은행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불공정 대출 약관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한국씨티은행도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6일 오후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우리은행과 한국씨티은행에 대해 이같이 논의했다. 금감원은 지난 5월 두 은행을 정기검사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의 도피자금 문제가 불거지자 추가로 특별검사를 단행, 두 사안을 묶어 이번에 제재심의위에 넘겼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영업정지 사흘 전인 5월 3일 오후 5시쯤 현금 135억원과 수표 68억원 등 203억원을 우리은행 서초사랑지점에서 찾아갔다. 그는 4시간 뒤 경기 화성시 궁평항에서 밀항을 시도하다 체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내규에 따라 3억원 이상의 거액이 인출되면 자체 상시 감시 시스템으로 걸러내야 하는데 김 전 회장이 돈을 찾을 때는 그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출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계좌 비밀번호도 마음대로 바꿨다.”면서 “우리은행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난 셈”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도피 자금뿐 아니라 다른 문제점도 여러 건 적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초 우리은행 본점 간부가 특정 업체에 간판 공사를 몰아주는 대가로 수억원을 챙겼다가 적발돼 면직됐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대가로 금품과 골프 접대를 받은 전·현직 직원이 수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뇌물이나 횡령 사건은 우리은행이 자체적으로 처벌해 이번 제재 심의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씨티은행은 불공정한 대출 약관을 적용해 오다 임직원 수십명이 징계 대상에 올랐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일년 내내… 지자체, 감사 받다 날 샌다

    일년 내내… 지자체, 감사 받다 날 샌다

    올해 광주광역시는 역사상 가장 많은 감사에 시달리고 있다. 총인시설 입찰비리 등 대형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중앙부처 감사를 받았다. 올 초부터 무려 33차례의 크고 작은 감사가 이어졌다. 현재도 감사원 종합감사가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감사를 받는 공무원의 피로도 역시 최고에 달했다. 시의 한 사무관은 “하루 건너 이어지는 감사 때문에 고유 업무는 대충 처리하기 일쑤였다.”며 “각종 감사 자료를 만들기 위해 주말과 휴일, 야간 근무가 되풀이되면서 건강상에 문제가 발생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선거·잇단 비리증가… 공직기강 강화 전국 자치단체들이 ‘감사피로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지자체들은 국회, 총리실, 감사원, 행정안전부, 국민권익위원회 등 힘 있는 기관의 잇따른 감사와 공직감찰로 단 하루도 마음 편하게 고유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합동감사, 정기감사, 특정감사, 테마감사, 공직감찰과 신고사항처리감사 등 감사의 종류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 때문에 지자체 공무원들은 연중 내내 감사에 시달린다는 말도 나온다. 전북지역의 경우 올해 도와 14개 시·군에 대한 감사가 무려 200여회에 이른다. 전북도 22회, 전주·정읍시 각각 15회, 부안군 14회, 고창·순창군이 각각 13회의 감사를 받았다. 이는 예년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감사원의 특정감사와 2년마다 실시되는 정부합동감사, 여수시 공무원 공금 횡령 이후 실시된 서해안권 감사 등으로 지친 전북지역 공무원들은 “감사가 없었던 날이 하루도 없었을 정도”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울산시도 본청·사업소·구·군 등이 자체 감사 12회와 감사원 기관운영감사 1회·사안별 수시감사 11회, 행안부 수시감사(감찰) 5회 등 모두 30회 감사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감사를 받으려면 최소한 1주일, 정기감사는 한 달 정도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런저런 감사가 이어지다 보니 사실상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실토했다. 특히 사업분야 공무원들은 정기감사뿐 아니라 사안별 감사도 많아 제대로 업무를 추진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한번 받은 감사를 여러 기관에서 중복해 반복하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충북도 공무원들도 “1년 내내 감사를 받는 것 같다.”며 잦은 감사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충북도는 올해 2월 22일부터 3월 9일까지 정부 합동감사를 받은 데 이어 10월에는 국정감사를 받느라 죽을 맛이었다. 투융자심사나 산업단지 조성 등 특정분야를 정해 진행되는 감사원 감사는 7차례나 받았다. 최근에는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중복 많고 휴일근무 다반사” 불만 토로 충북도 감사자문위원회 남기헌(충청대 행정학과 교수) 위원장은 “지자체 업무를 중앙부처 감사대상, 감사원 감사대상, 자체감사 대상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방법이 어렵다면 감사자료를 공유해 부족한 부분만 추가로 감사한다면 피감기관들의 업무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올해 지자체에 대한 감사가 유난히 많은 이유는 총선과 대선을 대비해 정부가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감사를 강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일선 지자체에서 각종 비리와 비위사건이 많이 발생한 것도 감사가 늘어난 주요인이다. 한 시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났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이 연중 감사가 실시되다 보니 무리한 감사로 인한 공무원들의 반발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전북지역의 경우 행안부 합동감사에 대해 6건, 도의 종합감사에 대해 13건 등 모두 19건의 재심의 요청이 제기됐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또 뇌물죄 적용은 檢 책임 법원에 떠넘기기”

    여성 피의자 A(43)씨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어 검찰에 긴급체포된 전모(30) 검사의 구속 여부가 29일 결정된다. 검찰 내부망에 진의가 의심되는 검찰 개혁 촉구 글을 올린 서울남부지검 윤대해 검사는 사표를 냈으나 감찰 대상이어서 수리되지는 않았다. 전 검사에 대한 재심문을 하루 앞둔 28일 법원 안팎에는 영장 발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뇌물수수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에 대해 “뇌물죄 성립 여부에 상당한 의문이 있다.”며 기각했는데 대검 감찰본부가 일부 정황 증거만 보강한 채 또다시 같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기 때문이다. ‘사면초가에 놓인 검찰이 검사 성추문의 책임을 법원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영장전담 판사가 달라지긴 해도 똑같은 혐의로 영장을 재청구한다면 다시 기각되지 않겠냐.”며 “혐의를 뇌물죄로 한정하면 대가성 여부가 인정돼야 하는데 여성이 대가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태여서 뇌물죄 성립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판사는 이어 “(검찰이) 혐의를 달리 적용하지 않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기각하자마자 재청구하는 것은 단순한 오기로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앞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서는 대가성 등을 인정하기 어려워 영장이 기각됐는데 하루 만에 증거가 상당 부분 보강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한 판사는 “판사들 사이에선 뇌물수수보다는 직권남용에 가까워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문제의 검사를 구속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으나 법원이 이를 무산시킨 것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사건의 책임을 일정 부분 법원에 떠넘기려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실명 비판 꼼수’ 논란으로 대검의 감찰을 받고 있는 윤 검사는 이날 사표를 제출했으나 법무부는 감찰을 이유로 수리하지 않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이집트 법조계 총파업… ‘파라오’ 무르시에 반격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초헌법적인 권력 강화 방안을 선포한 직후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집트 법조계가 총파업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이집트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판사들의 대표적 단체인 ‘이집트 판사 클럽’은 24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전국의 법원과 검찰 직원들에게 모든 업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대법원을 포함한 이집트의 각급 사법기구들도 이날 무르시 대통령의 새 헌법 선언문에 대해 “사법부와 판결의 독립에 대한 전대미문의 공격”이라고 강력히 비난하며 “즉각 새 헌법 선언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집트 사법부는 축출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집권 시절 임명된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르시 대통령이 자신과 갈등을 빚어 온 압둘마기드 마흐무드 검찰총장을 전격 해임하고,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에 대한 재심을 명령하는 등 사실상 반대 세력 축출에 나서면서 갈등이 예고됐다. 이런 가운데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이집트 야권의 유력 지도자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무르시 대통령이 새 헌법 선언문을 거두지 않으면 군부가 개입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엘바라데이는 지난 6월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르시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세속주의를 대표하는 세력들이 민주혁명 진영과 젊은 행동가 등으로 분열했으나 이번 사법부 무력화 조치를 계기로 이들이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다시 단합, 반정부 시위를 개최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이집트는 지난해 2월 ‘아랍의 봄’ 혁명 이후 헌법을 정지시키고 잠정 헌법을 발효 중이며, 지난 22일 무르시 대통령은 이 잠정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권한을 ‘사법부도 견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대폭 강화하면서 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현대판 파라오’(전제군주)라는 오명을 얻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삼척火電 선정 ‘진흙탕 싸움’… 지경부 탓?

    삼척火電 선정 ‘진흙탕 싸움’… 지경부 탓?

    삼척시 화력발전소 선정을 둘러싸고 경쟁 기업 간의 ‘진흙탕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발전소 선정의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는 ‘교통정리’는커녕 구경만 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23일 지경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양파워와 동부발전삼척, 포스코에너지, STX에너지, 삼성물산 등 5개 회사가 강원 삼척에 화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심화되면서 ‘~카더라’식의 기업 간 흑색비방전은 물론 일부에서는 선물과 여행 등 선심성 물량공세가 펼쳐지는 등 과열혼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싸움의 빌미는 지경부가 제공했다는 지적이 있다. 지경부가 이번 화력발전소 선정부터는 지역 수용성 부문(주민 동의 15%, 시의회 10%) 점수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전력수급 불안의 원인이 발전소 건립 지연에 따른 것”이라면서 “때문에 이번 평가부터는 지역 주민의 동의 비중을 늘려 지역 반대를 차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발표한 원칙에 따라 평가만 할 뿐이고 부작용 등에 대해서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하고 있다. 삼척 화전에 입찰한 A기업 관계자는 “일부 불리하다고 판단한 기업의 주도로 주민들 사이에 경쟁사를 비방하는 문건이 나돌기도 하고, 홍보성 안내장이 범람하고 있다.”면서 “후보 기업 선정 이후에도 ‘정당성’을 두고 잡음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심지어 지역 단체가 특정 기업 주민설명회를 반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가 하면 마을잔치 등을 통해 각종 선물이 전해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김모(54·삼척시 근덕면)씨는 “모 기업에서는 인근 주민의 자녀들을 화력발전소에 고용하겠다는 약속까지 나도는 등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삼척시의회가 주민 동의 80% 이상을 받은 STX에너지와 삼성물산에 특별한 이유 없이 의회 점수를 ‘0’점 처리하면서 후보기업 간의 비방전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0점을 받은 기업은 재심의를 요구했고, 10점을 받은 동양파워 등은 재심의는 부당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삼척시의회 관계자는 “원칙 없이 일부 기업에 ‘0’점 처리했다는 비판도 거세고 재심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지금으로선 정해진 원칙이 없다.”고 말했다. 현지 사정이 이렇게 법과 원칙이 무시되고 있지만 지경부는 ‘평가 기준’대로 처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즉, 유치 과정에서의 불법행동은 경찰 등 사법기관에서 처리할 일이고 전력당국은 결과만 가지고 판단할 뿐이라는 것이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유치 과정에서 불법, 탈법이 있었다면 경찰 등에서 처리할 부분이고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유치 취소’ 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척시 지역단체 관계자는 “전력당국이 진흙탕 싸움의 구조를 만들어 놓고 구경만 하는 꼴”이라면서 “빨리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교통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어제의 ‘피스메이커’ 무르시, 오늘은 ‘현대판 파라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중재해 중동의 ‘피스메이커’로 떠오른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권력 확대로 ‘현대판 파라오’(전제군주)라는 불명예에 휩싸인 가운데 23일(현지시간) 이집트 전역에서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자와 반대파 시위대 간 충돌이 벌어졌다. 이집트 국영TV는 이날 무르시 대통령 반대파가 포트사이드, 이스마일리야 등에서 무르시 대통령을 배출한 무슬림형제단의 자유정의당(FJP) 사무실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관영통신 메나는 무르시 대통령이 시위가 벌어진 대통령궁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이집트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해 가는 길에 있다.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멈출 수 없다.”면서 “나는 신과 국가를 위해 내 임무를 수행하고 모든 이들과 협의한 후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앞서 22일 자신이 정한 칙령과 법안, 결정에 대해서는 법원을 포함해 어떤 개인이나 정치단체, 정부기관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대통령은 혁명과 국가 안보, 국가 통합을 위해 어떤 조치와 결정도 내릴 수 있고 사법기구가 헌법기구인 의회를 해산할 수 없다는 것 등 권력 남용으로 볼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무르시 대통령은 지난해 봄 반정부 시위대 탄압을 주도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재심도 명령했다. 시위대 학살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관련자들이 잘못된 증거에 의해 판결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무바라크 정권에서 임명된 압델 마지드 마흐무드 현 검찰총장도 해임하기로 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결정은 지난해 1월 25일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혁명을 보호하고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했다. 하지만 야권의 거센 반발로 이집트에서 ‘정국 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야권 대표 인사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무르시가 사법 체계의 감시, 감독을 넘어섰다.”며 “그가 모든 국가 권력을 가로채 자신을 이집트의 현대판 파라오로 임명했다.”고 맹비난했다. 엘바라데이와 암르 무사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야권 합동 기자회견에서 사메흐 아슈르 변호사협회장은 “정당성을 거스른 쿠데타”라고 비판하며 시민들에게 이집트 전국의 모든 광장에서 반대 시위를 전개하자고 촉구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삼성, 애플 안방서 특허戰 반격 ‘실마리’

    삼성, 애플 안방서 특허戰 반격 ‘실마리’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제소건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애플의 손을 들어줬던 지난 9월의 예비판정을 다시 심의키로 했다. 그간 미국 내 특허전쟁에서 일방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 있던 삼성이 반격의 실마리를 찾게 될지 주목된다. 미 ITC는 19일(현지시간)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지난 9월 14일 예비판정에 대한 삼성의 재심의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ITC는 13개 문항으로 된 질의서를 삼성전자와 애플 양쪽에 보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각각 다음 달 3일과 1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ITC는 양측으로부터 필요한 자료를 더 모아 내년 1월 14일에 최종 판결을 내릴 계획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6월 애플이 데이터 변환 및 음악 데이터 저장 등에서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패드 등 애플의 모바일 기기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를 ITC에 요청했다. 애플도 한 달 뒤 삼성전자가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맞제소했다. ITC는 삼성의 제소 건에 대해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예비판정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ITC는 예비판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ITC에 다시 한 번 설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재심 결과에 따라 ITC가 삼성 손을 들어줄 수도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애플 제품의 미국 내 수입 금지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다만 ITC가 지난 9월에 내린 예비판정에서 애플이 삼성전자가 주장한 4개 특허와 관련해 아무런 위반도 없었다고 결정한 만큼, 재심의로 예비판정 결과가 바뀔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특허업계 일각에서는 ITC의 재검토 발표가 새해 1월에 있을 최종 판결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형식적 절차일 뿐 판결 내용에 문제가 있어 이를 뒤집으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ITC는 예비판결 당시 인정하지 않았던 애플의 방어논리에 대한 판단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예비판정 당시 ITC는 ‘삼성이 표준특허에 대해 프랜드(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표준 특허의 사용을 허가하는 규정)를 선언했으므로 가처분 신청이 부적절하다.’는 애플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애플로서도 자신들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소지역 이기주의에 멍든 대구

    소지역 이기주의에 멍든 대구

    대구가 소지역주의에 멍들고 있다. 사업 선정 방식에 합의하고도 탈락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는 최근 대구교육국제화특구 대상지로 달서구와 북구 등 2곳을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외부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지난 1일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국제화특구 배경·선정 기준과 향후 정책 방향, 대구지역 8개 기초자치단체 일반현황 및 교육현황, 대구교육국제화특구 추진 경과 등을 보고받았다. 또 이러한 내용에 대한 질의응답, 위원들 간 토론을 거쳐 대상지를 최종 선정했다. 하지만 탈락 지자체들은 재심의 요구와 심사 무효소송을 준비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이번 특구심사는 정상적인 평가 절차가 결여됐고, 사전내정 후 형식적 심사가 이뤄져 도저히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구도 성명에서 “끼워 맞추기 식 결정”이라며 재심의를 촉구했다. 서구는 “지역 사정을 모르는 외부 심사위원이 결정한 코미디 같은 결과”, 남구는 “균형발전과 교육인프라 등을 무시한 결정”, 중구는 “영어도서관 개관과 교통중심지 등 중구의 인프라를 무시한 선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채홍호 기획관리실장은 “구청장과 군수의 요청에 따라 선정 방식을 공모에서 대구시·시교육청 자체선정 방식으로 변경했다. 더구나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평가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반발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10년 넘게 끌어오던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 사업도 수성구와 달성군이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달성군 하빈면 주민들은 대구교도소가 하빈면으로 이전하는 만큼 동물원이 오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수성구는 “삼덕과 연호동 일대 속칭 구름골지구가 동물원 이전 예정지라는 이유로 10년 넘게 개발행위 제한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원 이전은 달성토성 복원과 관련한 국비 보조 등으로 늦어도 내년 1월에는 입지를 선정해야 하나 두 지역이 경합하자 시는 일정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학습지 교사, 노조법상 근로자” 첫 판결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학습지 교사들에게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첫 판결이 나왔다. 회사를 상대로 1800일 가까이 투쟁을 전개해 온 재능교육 해고자들의 권리 주장도 탄력을 받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박태준)는 1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등이 재능교육과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 해고 및 부당 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학습지 교사에게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은 인정되지 않아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비록 위임계약을 체결해 왔지만 일정 정도 사용 종속관계가 인정되므로 노조법상 근로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학습지 지도라는 노무 제공은 학습지 회사 운영에 불가결한 요소”라면서 “사측이 노조 활동을 이유로 위탁계약을 해지한 것은 부당 노동 행위에 해당돼 무효”라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부당 해고와 관련해서는 ▲수수료 실적에 따라 수입의 차이가 많이 나는 점 ▲매일 출근을 강제하지 않는 점 ▲근무 시간과 장소를 회사가 정하지 않는 점 등을 바탕으로 “학습지 교사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다.”라며 기각했다. 앞서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은 2011년 7월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 해고 및 부당 노동 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당시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년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학습지 교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고 전국학습지노조도 노조법상 단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 피고인 5년 옥살이 출소후 재심서 무죄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수원역 노숙소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5년간 옥살이를 하고 만기 출소한 정신지체 장애인에게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25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모(33)씨에 대한 재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의 주요 증거가 피고인과 다른 공동 피고인의 자백 취지의 진술이었는데 이는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이 없고 당시 구체적 정황과 비교하면 객관적 합리성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데리고 수원역에서 학교까지 한 시간 걸어가면서 폭행장소를 찾아내 학교 담을 넘어 들어갔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고, 범행장소 인근에 있는 여러 폐쇄회로(CC)TV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데려가는 장면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 부장판사는 선고를 마친 뒤 “상당히 오래전에 1심 판결이 내려졌는데 이제야 재심 판결이 이뤄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씨를 대리한 박준영 변호사는 국가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갤럭시 시리즈 美판매 막히나 ‘촉각’

    갤럭시 시리즈 美판매 막히나 ‘촉각’

    삼성전자가 24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애플의 특허 4건을 침해했다는 예비 판정을 받으면서 갤럭시 시리즈의 미국 내 수입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TC의 이번 예비 판정은 최근 유럽에서의 양사 간 법정 다툼에서 잇따라 삼성전자에 유리한 판결이 내려진 것과 대비된다. 특히 미국 법원 배심원 평결에 이어 미국 정부까지 지나치게 자국 기업인 애플의 편을 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ITC가 침해를 인정한 특허는 ▲휴리스틱스를 적용한 터치스크린 ▲반투명한 이미지 제공 방식 ▲마이크 감지 장치 등 상용특허 3건과 ‘아이폰4’에 적용된 디자인 특허 1건이다. 반면 플러그(외부장치) 감지 특허와 ‘아이폰3GS’에 적용된 디자인에 대해서는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5일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예비 판정에 대해 즉각 재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최종 결정에서는 삼성전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향후 애플과 특허소송에 영향 우려 예비판정 대상이 된 제품은 갤럭시S와 갤럭시S2, 갤럭시넥서스, 갤럭시탭, 갤럭시탭10.1 등이다. 이번 판정은 6인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내년 2월 25일까지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 지적재산권 침해로 결정이 나면 이를 불공정 무역행위로 간주해 대통령에게 수입금지를 권고하고, 대통령은 60일 이내에 이의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용 시 해당 제품은 미국에서 판매가 금지된다. 다만 삼성의 미국시장 주력상품인 갤럭시S3나 태블릿PC의 최신 버전은 제외돼 있어 예비 판정이 확정된다고 해도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최종 결정이 나는 내년 2월 이후엔 판매 금지 대상 제품군 중 미국 시장에서 활발하게 판매되는 제품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2월이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3’ 등에서 신제품을 선보이기 때문에 판매금지 대상 제품은 이미 단종됐을 것”이라며 “사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ITC의 결정이 향후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삼성전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논란 커질 듯 미국은 유독 애플에 유리한 판정을 많이 내리고 있다. 미국과는 반대로 최근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는 애플의 특허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ITC는 지난달 삼성이 애플을 특허권 침해로 제소한 사건에 대해서 삼성이 주장하는 특허 4건 모두를 애플이 침해하지 않았다며 일방적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주었다. 앞서 지난 8월 미국 북부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의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에 10억 4934만 3540달러(약 1조 1910억원)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리기도 했다. 반면 애플은 미국 외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특허소송에서는 최근 잇따라 패소하며 판세가 불리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판결이 이처럼 엇갈리는 까닭에 미국 사법기관이 자국의 이익에 맞도록 애플의 편을 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범죄피해 구조금 첫 지급

    법무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해 최초로 ‘중상해’(重傷害)를 인정해 범죄피해 구조금을 지급했다고 23일 밝혔다. 살인·상해 사건 피해자 A(65·여)씨는 가해자가 휘두른 칼에 목 부위를 찔려 다쳤고 A씨의 남편은 칼에 찔려 현장에서 숨졌다. A씨에게는 최소 1년 이상의 정신과적 치료를 해야 하는 급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했다. A씨 측은 구조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관할 지역의 범죄피해지구심의회는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정신적 장애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법령에서 정한 중상해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A씨는 재심을 신청했고 길태기 법무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법무부 범죄피해구조본부 심의회는 “중상해에 해당한다.”며 구조금 976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사형집행된 이중간첩, 반세기만에 무죄

    이중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사형 선고를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심문규씨에게 법원이 50여년 만에 무죄를 선고하고 유족들에게 사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원범)는 22일 심씨의 아들(63)이 청구한 재심에서 고인이 된 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 서류를 검토한 결과 심씨가 위장 자수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충분한 증명력을 인정하기 어려웠다.”면서 1961년 심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과거 재판 기록을 아무 데서도 찾을 수 없었지만 남아 있는 자료와 피고인 측이 새로 제출한 자료, 증거 조사 등을 통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원범 부장판사는 판결문과 별도로 “체계가 성숙되기 전의 일이더라도 사법부가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재심을 심리한 재판부가 죄송함과 안타까움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심문규씨가 떳떳한 대한민국의 일원이었다고 선고함으로써 심씨와 유족의 명예가 일부라도 회복되기를 빈다.”고 말했다. 심씨의 유족들은 재판장의 사죄에 일제히 흐느꼈다. 1955년 북파돼 특수 임무를 수행하다 북한군에 체포된 뒤 1년 7개월가량 대남 간첩교육을 받고 다시 남파된 심씨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자수했으나 1961년 위장 자수 혐의(국방경비법 위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9년 9월 “심문규씨는 당시 육군첩보부대(HID)의 사건 조작으로 무고하게 처형됐다.”면서 가족에 대한 사과와 재심 수용 등 필요한 조처를 하라고 국가에 권고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大法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20년 만에 재심 결정

    大法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20년 만에 재심 결정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1991년에 발생한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에 대해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19일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는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은 민주화운동 후반부였던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의 총무부장인 강씨가 후배 김기설(당시 전민련 사회부장)씨에게 분신할 것을 사주하고 유서를 대신 써 준 혐의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사건이다. 검찰은 기소의 결정적 근거로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 감정을 제시했다. 강씨는 자살 방조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994년 8월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강씨는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쓰지 않았다.”며 이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고 국가에 사과와 재심 조치를 권고했다. 이에 서울고등법원은 강씨 변호인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2009년 9월 이 사건에 대해 무죄 취지로 재심을 개시했지만 검찰이 즉시 재항고하면서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왔다. 대법원은 이날 “재심 대상 판결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속 문서 감정인들의 증언 내용 중 일부가 허위임이 증명되었다.”면서 “재심을 개시한 원심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재심을 개시함에 따라 강씨 사건은 서울고법에서 다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강기훈씨 “진실화해委 새증거 부정은 무죄추정 파기한 것” 반발

    강기훈씨 “진실화해委 새증거 부정은 무죄추정 파기한 것” 반발

    “이게 끝이 아니라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강기훈(48)씨는 19일 대법원이 사건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재심은 당연한 결과인데 왜 이렇게 시간을 끌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재심 결정은 당연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재심이 시작돼도 20년 전과 같은 결과가 나오면 재판 자체는 의미가 없다.”면서 “재심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20년 동안 재심을 위해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년간 매우 암울했고 바닥을 기는 느낌이었다.”며 사건 이후 고통 속에 보낸 삶을 설명하고 “그래도 20년 가까이 저를 위해 노력해 주신 분들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재심 개시를 위해 고생하셨던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재심 결정문 내용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대법원은 이날 재심 사유가 있다고 본 원심 판결이 정당하다면서도 종전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의뢰한 감정 결과가 엇갈리는 강씨의 유서 대필 자체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했다. 그는 “대법원은 고등법원과 진실화해위원회가 제시한 새로운 증거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검찰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며 “이는 무죄추정을 파기한 것이라 전혀 반길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재심 결정문을 읽어 보니 대법원이 재심을 원치 않는데 어쩔 수 없이 결정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내가 무죄 판결을 받아도 그 책임은 검찰이 아닌 국과수에 돌아가게 된다.”며 “다시 유죄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간암 수술을 받고 지방에서 요양하다 최근 경기도 자택으로 돌아와 통원 치료를 받고 있는 그는 “몸 상태가 왔다 갔다 한다.”고 자신의 건강 상태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 ‘한국판 드레퓌스’… 사법부, 판단오류 20년만에 인정

    ‘한국판 드레퓌스’… 사법부, 판단오류 20년만에 인정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며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이 사건 발생 21년 만에 사법부로부터 재심을 받는다. 드레퓌스 사건은 1894년 프랑스 육군 대위 드레퓌스가 반역죄로 종신 유배형을 받았다가 10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로 석방된 사건이다. 사법부의 이번 재심 결정은 군사정부 시절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행된 민주화 운동 탄압에 종지부를 찍고 인권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최근 사법부는 민간인 불법 사찰 연루자 전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함으로써 더이상 인권을 유린하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강씨의 유무죄 여부는 재심을 맡은 서울 고등법원의 심리 결과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인 강씨의 유서 대필 여부 자체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노태우 정권의 집권 후반기로 ‘수서지구 특혜분양’ ‘국회의원 뇌물 외유’ 등 각종 권력형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재야, 운동권의 시위와 분신이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그해 4월 29일 명지대 1학년생 강경대씨가 시위 도중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숨진 것을 시작으로 대학생들이 잇따라 분신하면서 노태우 정권은 위기 돌파를 위한 국면 전환용 카드가 필요했다. 이에 노태우 정권은 강씨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그해 5월 8일 당시 민주화 운동의 중추 세력이던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가 서강대 본관 옥상에서 유서를 남기고 몸에 불을 붙인 뒤 투신해 숨지자 검찰은 “김씨의 유서와 가족이 제출한 김씨의 필적이 다르다.”며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쓴 인물로 강기훈 당시 전민련 총무부장을 지목했다. 결국 검찰은 김씨 유서를 대필해 자살을 방조하고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강씨를 구속했다. 정권의 공작은 성공적이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사회단체 등 진보진영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고 민주화 운동도 그 세력이 약해져 갔다. 하지만 진실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빛을 보게 된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강씨가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쓰지 않았다.”며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에 강씨는 2008년 1월 31일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2009년 9월 16일 서울고법 형사10부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이 재심 개시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즉시 항고하면서 대법원 심리는 이번 재심 개시 결정이 나오기까지 3년 1개월이나 걸리면서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다음 주초로 예정된 대법원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10월 유신 40년] 유신헌법 배경·내용

    ‘10월유신’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체제 유지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였다. 출발점은 1971년 7대 대선이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야당의 김대중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하지만, 득표 차가 크지 않았다. 위기감을 느낀 박 전 대통령은 1972년 10월 17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10·17 비상조치’를 단행한다. 이에 따라 국회는 해산됐고 정당 활동이 금지됐다. 헌정이 중단된 상황에서 빈 자리는 비상국무회의가 맡았다. 비상국무회의의 가장 큰 임무는 ‘유신헌법’을 만든 것이었다. 유신헌법은 국민의 기본권 제한 사유에 ‘국가안전보장’을 추가한 반면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구속적부심제도를 없애는 등 신체의 자유도 위축시켰다. 유신헌법은 특히 권력구조에 대변화를 몰고 왔다. 우선 대통령 선출 방식을 직선제 대신 대통령이 임명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이 선출하는 간선제로 바꿨다. ‘체육관 선거’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대통령의 임기를 6년으로만 규정했을 뿐 중임·연임 제한은 없었다. ‘종신 대통령’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의 권한도 막강해졌다. 국회의원의 3분의1(유정회 의원)을 추천할 수 있고, 국회의 동의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긴급조치권을 갖게 됐다. 반면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비롯한 모든 판사를 임명·보직·파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사법부의 독립이 훼손됐고, 국회의 국정감사권을 박탈하는 등 입법부의 역할도 축소됐다. 이어 1974년부터 유신헌법에 기초한 긴급조치(1~9호)가 속속 내려진다. 체제 비판이나 풍기 문란 등을 내세워 금지곡이 지정됐고, 미니스커트와 장발에 대한 단속이 이뤄졌다. 유신체제에 대한 사법부 판단은 현재진행형이다. 대법원은 2010년 12월 유신 체제를 비판한 혐의로 복역했던 오종상씨가 제기한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하며 긴급조치 1호는 ‘위헌’이라고 명시했다. 유신헌법이 위헌인지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에 관련 심판이 계류돼 있는 상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겉도는 국선 변호인

    겉도는 국선 변호인

    지난해 6만 7133명의 형사사건 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사를 구하지 못해 국선(國選) 변호인의 도움으로 법원에서 1심 선고를 받았다. 이 중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1966명에 불과했다. 전체의 2.9%로 100명 중 3명꼴도 안 된다. 반면 일반(사선·私選) 변호인 선임을 포함한 전체 형사재판의 평균 무죄율은 21%가 넘는다. 국선 변호인 재판의 7배에 이른다. 대표적인 서민 법률구조 서비스인 국선 변호인 제도가 여전히 겉돌고 있다. 14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선 변호인 선임 형사사건의 1심 판결 무죄율은 2.9%에 그쳤다. 2007년 1.5%, 2008년 1.8%, 2009년 2.2%, 2010년 2.7% 등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모습이지만 전체 무죄율 평균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수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이 법원행정처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전국 법원의 형사사건 1심 판결 무죄율은 평균 21.6%였다. 총 13만 5078명이 재판을 받아 2만 9173명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서울 지역 법원의 부장판사는 “피고인 접견조차 하지 않고 법정에 나와 선처를 바란다는 식의 형식적 변론을 하거나 아예 법정에 나타나지 않는 국선 변호인도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는 국선 변호인 제도의 파행 이유로 낮은 보수를 들고 있다. 국선 변호인의 사건당 보수는 2010년 31만 9397원, 2011년 34만 7351원 등으로 일반 사건 수임 보수에 크게 못 미친다. 한 변호사는 “국선 변호인 대부분이 월 40여건을 처리하는데 건당 보수가 적기 때문에 사건을 빨리 매듭짓고 다음 사건을 맡기 위해 의뢰인에게 자백을 강요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행정처는 올 1~6월 전국 형사사건 1심 판결 무죄율이 21.6%로 높은 것과 관련해 “이는 도로법상 양벌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른 재심 무죄 사건들 때문”이라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헌재 위헌결정 요인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들의 1심 무죄율은 2011년 기준 2.5%라고 덧붙였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조순형 “새누리, 박근혜 1인 사당화 타파해야”

    조순형 “새누리, 박근혜 1인 사당화 타파해야”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전 의원이 9일 새누리당을 향해 “1인 지배체제로 인한 사당화를 타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대통합을 위한 정치쇄신 심포지엄’에 참석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선 후보에 대해 가감 없이 비판했다. 특히 최근 내홍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의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결국 문제의 근본 원인은 1인 지배체제, 박 후보의 리더십에 있다.”면서 “반드시 타파하고 민주적인 당 지도체제를 갖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경선 과정에서 이재오·정몽준·김문수 등 비박 3인방과 완전국민경선제를 놓고 갈등을 빚은 데 대해서도 “박 후보가 이들과 회동하고 설득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 정몽준·이재오 의원이 반발해 아직까지 떠돌고 있지 않느냐.”면서 “정치도 자존심이 손상되면 명분이고 뭐고 다 소용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개인사에 대해서는 더 날카로운 지적이 나왔다. 대선 승리를 위한 과제로 그는 당 차원의 과거사 인식을 재정립하고 정수장학회 및 박지만씨 부부의 저축은행 비리 연루 의혹에 대한 처리 방안을 내놓을 것을 제안했다. 조 전 의원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잘못된 과거사 인식이 오늘날 위기를 초래했다.”면서 “역사 인식이 이번 선거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었는데 이를 박 후보 개인 사안으로 치부해 혼자 고민하고 심지어 사과 기자회견문도 혼자 썼다는 게 공당에서 할 일이냐.”고 비판했다.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관련 판결문과 인혁당 사건 재심 판결문을 꼭 읽어 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도시계획·건축위원 연임횟수 등 제한을”

    모 대학 A교수는 강원도 B자치단체의 도시계획위원을 27년째, 건축위원은 19년째 초장기 연임하고 있다. C교수는 경기도 D시의 건축위원회 위원을 1995년 이후 지금껏 17년째,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은 2001년 이후 12년째 장기 연임 중이다. 경기지역의 또 다른 한 건축과 교수는 지역 내 10개 기초단체의 도시계획 및 건축위원회 위원으로 ‘문어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도시계획이나 건축심의를 통과하려면 누구한테 로비를 해야 할지 답이 정해져 있는 셈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31개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 및 건축위원회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지역의 각종 개발사업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기구인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위원을 특정인이 수십년째 연임하면서 로비나 특혜 소지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권익위는 “지자체 내부 방침에 순응하는 위원은 대체로 장기 연임시키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외부 민간위원을 위촉하면서 자격기준 없이 일방적인 특혜를 준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E구청장은 처남을 도시계획 및 건축위원회, 건축민원조정위원회의 위원으로 앉혔다. 의도적으로 안건에 대한 재심의를 반복함으로써 로비를 유도하는 의혹 사례도 많았다. 인천지역 한 지자체의 건축위원회는 특정안건을 3년간 7차례나 반복 심의하면서 매번 새로운 조건을 부과해 부결했다. 한 광역시에서는 조건부 가결과 재심의 비율이 무려 85%에 이르렀다. 위원들이 수주 업무의 당사자여서 ‘짬짜미’ 소지가 큰 것도 문제였다. 권익위는 “해당 지역의 건축사, 기술사, 용역회사 임직원 등 건설 수주업무 종사자가 심의위원으로 다수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건축사, 기술사 등 현업 종사자의 위원회 참여 비율이 서울 F구는 72%나 됐다.”고 지적했다. 현행 국토계획법에는 위원회의 회의록 공개를 6개월 이내로 하도록 조례 개정을 하게 돼 있으나 이를 지키는 지자체는 전무했다. 이에 권익위는 위원의 연임 횟수와 자치단체 간 중복 위촉을 제한하는 등 도시계획 및 건축위원회 운영의 부패방지 방안을 마련, 국토해양부와 247개 지자체에 권고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위원회 구성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세부 심사기준을 만든 뒤 공모와 외부 추천방식을 통해 민간 심의위원을 위촉하되 자의적인 내부추천은 배제해야 한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지방의원과 그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등은 심의위원이 될 수 없다. 심의위원회 회의록 공개도 의무화되며 부패행위를 한 위원에 대한 처벌 규정도 강화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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