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재시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선례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재단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유료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AI 투자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26
  • “공무원 취재 협의규정 폐지해야”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4단체가 가입된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정부의 취재시스템 개편과 관련한 언론연대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훈령의 정책홍보관리실 협의조항 및 엠바고 조항 삭제, 전화취재와 대면접촉 사전·사후협의 규정 폐지 등을 요구했다. 브리핑룸 및 기사송고석 통합에는 조건부 동의했다. 지난달 27일 ‘취재시스템개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가입 단체들의 입장을 조율해온 언론연대는 취재시스템 개편의 기본원칙으로 ▲정보공개법 개정 9월 정기국회 처리 ▲내부고발자 보호방안 논의체 구성 ▲브리핑 내실화를 위한 전화취재 불성실 응대자 명단 공개 등을 제시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업자가 계약위반 배상하라”

    집단분쟁조정 대상 ‘1호’에 선정된 충북 청원군 아파트 새시 부실공사와 관련해 대상 업체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10일 심의를 열고 충북 청원군 오창면 우림필유 1차아파트 주민 235명이 새시 보강빔이 설치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며 ㈜선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요구에 대해 “사업자의 계약내용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며 새시 공사대금의 일부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대금 8~10% 입주자에 지급하라” ㈜선우의 김춘규 상무는 “어떤 식으로 대응할 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배상금액은 새시 보강빔 설치 공사를 받은 37명의 신청자에게는 공사대금의 8%, 설치받지 않은 신청자 198명에게는 공사대금의 10%가 지급된다. 우림필유 1차아파트 주민들은 이 아파트 1120가구의 새시 공사를 맡은 ㈜선우를 상대로 “당초 약속과 달리 아파트 새시 안에 바람에 견디도록 첨가하는 ‘보강빔’을 설치하지 않아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며 소비자원을 통해 조정을 신청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사업자가 표준시방서에 명시된 ‘시공 및 소비자의 품질점검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고, 보강빔을 설치하도록 한 시공방법에 관한 계약서도 고의 또는 과실로 위반했으며, 자재누락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점 등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 공사대금의 8% 또는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게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파트 주민들의 주장대로 새시 상·하부 보강빔 일부가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지만 공인검사기관(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의 KS규격 시험 결과 안전 및 기능상 하자가 없어 재시공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주민들과 ㈜선우는 소비자원으로부터 결정 내용을 담은 배달증명을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한쪽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분쟁조정은 성립되지 않는다. ●유사 분쟁조정 신청 급증할 듯… 업계 긴장 이번 결정은 소비자의 권익보호와 기업의 생산·품질 관리와 감독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아파트 하자보수와 이동통신, 식품 등과 관련한 분쟁조정 신청이 급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소비자기본법 시행 후 소비자원에 접수된 집단분쟁조정 상담 10건 중 8건 이상이 아파트 하자보수건이다. 한편 소비자원은 경기 남양주시 도농동 남양i좋은집아파트 주민 57명이 분양계약서에 명시된 독서실과 헬스장 등이 설치되지 않았다며 ㈜남양건설을 상대로 신청한 집단분쟁조정 절차도 개시한다고 밝혔다. 집단분쟁조정 ‘2호’인 이 사건은 1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추가 참가신청을 받은 뒤 다음달 29일 조정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용어클릭] ●집단분쟁제도 소비자기본법 개정에 따라 지난 4월2일부터 시행된 제도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비자원 및 소비자단체가 피해자 50명 이상을 모아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으로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것을 말한다. 대상 업체가 조정안을 수용, 보상할 뜻을 밝히면 피해를 입었지만 분쟁조정 신청을 하지 않은 피해자도 보상받을 수 있다.
  • [BMW챔피언십] 돌아온 탱크 ‘굿 스타트’

    ‘1000만달러’의 우승 상금에 도전하는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미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세 번째 대회인 BMW챔피언십 첫 날 무난하게 출발했다. 최경주는 7일 시카고 레먼트의 코그힐골프장(파71·7326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7언더파 64타로 선두에 나선 조너선 비어드(미국)에 4타 차 공동 12위. 최경주로서는 우승을 향해 성공적으로 재시동을 건 셈. 허리 통증으로 2차 대회를 기권한 뒤 치른 경기라 최경주는 샷이 다소 흔들렸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스코어를 지켜냈다. 최경주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6개를 뽑아냈지만 어이없는 더블보기 1개를 저지르는 바람에 공동 7위(4언더파 67타)에 머물렀다. 페덱스컵 포인트 30위로 이번 대회에 나와 마지막 투어챔피언십 출전이 불투명했던 비어드는 무려 8개의 버디를 쓸어담아 1위에 오르며 ‘잭팟’의 발판을 만들었다. 첫 대회 우승자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는 최경주와 나란히 공동 12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도이체방크챔피언십] 미켈슨 ‘하먼의 마법’

    [도이체방크챔피언십] 미켈슨 ‘하먼의 마법’

    1000만 달러(약 94억원)짜리 ‘쩐의 전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갔다. 손목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에서 벗어나 시즌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세계 랭킹 및 시즌 상금 랭킹 2위를 동시에 되찾았다. 하지만 ‘레프티’ 필 미켈슨(37·미국)이 가장 기뻤던 점은 18개월 만에 펼쳐진 ‘황제’ 타이거 우즈(32·미국)와의 맞대결에서 이겼다는 사실이었다. ●왼손으로 황제 꺾다 미켈슨은 4일 매사추세츠주 노턴 보스턴TPC(파71·7207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두 번째 대회 도이체방크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최종 16언더파 268타로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는 14언더파 270타로 브렛 웨터릭, 애런 오버홀저(이상 미국)와 공동 2위. 미켈슨은 “10년 동안 우즈 상대로 분투를 펼쳐왔다.”면서 “맞대결은 더없이 짜릿하다. 그가 추격해온 상황에서 버디를 낚아 즐겁기까지 했다. 다음엔 메이저 맞대결에서 이기고 싶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우즈는 “퍼트가 부족해 미켈슨을 압박하지 못했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4개월 만에 PGA 통산 32번째 정상에 선 미켈슨은 우승 상금 126만 달러를 챙겨 시즌 상금 568만 5558달러가 됐다. 특히 미켈슨은 4개 대회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쌓은 점수로 1000만 달러의 주인을 가리는 페덱스컵 포인트에서 10만 8612점을 모아 1위로 뛰어올랐다. 미켈슨이 우즈에게 해고당한 부치 하먼을 새 스승으로 맞은 뒤 처음으로 우승컵을 낚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미켈슨은 10번홀까지 무려 5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뛰어올라 우즈를 압도했다. 우즈가 14번홀(파4) 버디로 2타차 추격,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16번홀(파3)과 18번홀(파5)에서 절정의 퍼팅 감각과 어프로치샷으로 버디를 낚아 승리를 지켜냈다. ●한국산 탱크, 내일 재시동 1라운드에서 허리 통증으로 기권한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기존 10만 2900점을 유지하며 페덱스컵 포인트 2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미켈슨과 차이는 6000점도 되지 않아 ‘잭팟’에서 멀어진 것은 아니다.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70명이 참여하는 세 번째 대회인 BMW챔피언십(6일 밤 개막) 우승에는 9000점이, 상위 30명만 나설 수 있는 마지막 투어챔피언십(13일 밤 개막) 우승에는 1만 300점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부상은 심하지 않지만 남은 2개 대회에서 전력을 다하기 위해 기권을 결정한 최경주가 BMW챔피언십을 시작으로 1000만 달러를 향해 다시 시동을 걸지 주목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홍보처 ‘공보실 경유’ 삭제

    국정홍보처가 비판 여론에 밀려 결국 ‘모든 취재는 공보실을 경유하여야 한다.’는 총리 훈령 11조를 완전히 삭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리훈령에서는 삭제하지만 각 부처에서 예규로 정해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홍보처 내부에서 ‘책임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등 ‘기자실 통폐합’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31일 국정홍보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8일 홍보처 간부회의에서 모든 취재는 정책홍보담당 부서를 거친 후 이뤄져야 한다는 총리 훈령 초안의 11조 1항과 2항을 삭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신 이 같은 내용을 각 부처에서 예규로 정해 운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보처의 방선규 홍보지원단장은 “계속해서 여론을 수렴해 나가면서 탄력적으로 훈령을 고쳐나갈 계획”이라면서 “어떤 것도 확정안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홍보처의 이같은 방침은 총리 훈령안이 공개되면서 여론이 급속하게 악화돼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의 취지마저 퇴색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보처장 사퇴” 내부 마찰도 홍보처는 그동안 “취재시 정책홍보담당관을 통하라는 (총리훈령 11조)내용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2003년 브리핑제를 도입할 때부터 유지해왔던 원칙”이라고 강조해왔다. 홍보처가 대원칙에서 한 발 물러섬에 따라 홍보처 내부에서 “김창호 홍보처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처장은 2005년 3월부터 국정홍보처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청와대 윤승용 홍보수석은 이에 대해 “문책할 사유가 있어야 문책할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설령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수행한 참모들을 어찌 할 수 있겠느냐.”며 문책론을 일축했다. ●기사송고실 철거는 계속 한편 홍보처는 브리핑실 이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보처는 이날 외교부 출입 기자들에게 정부중앙청사 별관 2층 기자실을 비우고 1층에 마련된 기사송고실로 옮겨갈 것을 거듭 촉구했다. 홍보처는 “정부중앙청사 합동 브리핑센터 설치공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면서 “기자단에서 요청한 ‘현 수준의 취재접근권 보장’은 정부가 대체로 수용하기로 한 만큼 공사가 내주부터는 재개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보처는 또 전날 교육인적자원부, 통일부, 행정자치부 기사송고실이 있는 정부중앙청사 5층의 행정지원실을 비운데 이어 기자휴게실과 제2브리핑실의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홍보처는 30일 오후 3시20분쯤 행정지원실에 전화를 걸어 “4시까지 방을 비워달라.”고 요구해 각 부처 소속 행정지원실 직원과 홍보처 직원 사이에 실랑이가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보처의 강호천 홍보지원팀장은 “외교부 대변인실이 5층으로 이사가면서 5층에 있는 거창양민학살위원회가 행정지원실 자리로 옮겨와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미리 알리면 언론에서 시끄러워질까봐 미리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광숙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어떻게 지내십니까] 부천署 성고문 피해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

    [어떻게 지내십니까] 부천署 성고문 피해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

    “소개팅 시켜드릴까요?” 권인숙 명지대 교수의 거침없는 활달함에 엉뚱한 질문을 던져봤다.“좋지요. 그런데 남자들이 나를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을까요.” 막히지 않고 바로 응답이 있기에 다시 물었다.“어떤 타입이 자신과 어울린다고 생각하는지.” 인기를 모은 TV드라마에서 남장 여자로 나왔던 윤은혜 같이 작고 예쁜 남자가 좋다고 했다. 예전에는 홍콩배우 장국영의 팬이었다면서…. ●부천서 사건, 이젠 담담하다 권 교수에게서 이제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아픔, 투사적 이미지는 느껴지지 않았다.169㎝의 후리후리한 키와 얼굴 전체에서 피어나는 함박웃음. 그리고 학문의 열정이 넘쳤다.TV드라마를 즐기고, 소주보다는 와인이 입에 맞는다는 당당한 이혼녀다. 프랑스의 저명한 정신의학자 보리스 시릴뤼크는 불행에 맞서는 인간의 치유능력을 분석했다. 아무리 큰 고통이라도 약간 뒤로 물러서 객관적인 연극처럼 대하면 곧 견딜 만한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 그의 연구결과. 권 교수의 분위기가 그랬다.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 부천서 사건을 그녀는 타인의 경험인 듯 담담하게 얘기했다.“(과거의 아픔을)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여긴 적이 없습니다.(학생·노동운동이) 당시에는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에 했고, 그 사건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가해자 문귀동에 대해 용서하고 말고, 그런 차원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한다. ●다시 학생운동하면 남성과는 안 하겠다 권 교수는 20년 전의 운동권 활동 역시 ‘학자적’으로 객관화시켰다. 그녀의 현재 전공 분야는 여성학. 그녀는 “여성학 공부는 20대 이후 내가 내린 선택 가운데 가장 적절한 것”이라고 했다.“운동권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아마 남성들과 같이 안 했을 겁니다. 다른 방법으로 했겠지요. 서구에서도 여성들이 남성들과 함께 했다가 3∼4년 지난 뒤 반발하거나 독립적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90년대 중반 연세대 성(性)정치문화제에서 그런 목소리가 나타나더군요.” 80년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운동권 토양이 그녀는 영 못마땅한 듯싶었다. 여성을 남성화시키면서도 남성의 보조로 여겼던 풍토. 화장 안 한 맨얼굴, 치마는 안 되고 청바지, 남녀 구분 없는 형 호칭, 욕과 담배·술…. 권 교수는 “그때도 저는 담배는 안 피웠어요.”라며 웃었다. “이기주의보다 개인주의가 나쁘다는 게 당시 운동권의 분위기였습니다.1960,70년대 개발독재시대를 거치면서 위계적·서열적 집단문화가 형성되었고, 폭력을 효율적 수단으로 본 것이죠.” 폭력적 수단의 장단점을 따지지 않은 게 80년대 운동권의 실수라고 지적했다.“평화적 수단을 찾는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이죠. 일본은 핵무기에 의해 전쟁에 졌지만 우리는 그것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들을 합니다. 평화적 수단의 힘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절대 정치 안 한다 자연스레 화제는 386 남성 정치인들로 넘어갔다.“정치 디테일을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아요. 기본호흡이 너무 달라서….” 권 교수는 일단 발을 빼려 했다. 집요한 질문에 “저 사람들이 왜 그럴까, 그런 생각은 합니다.”고 운을 떼었다.“386들이 잘 해보려고 했는데 상상력과 콘텐츠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사회 전반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기본성찰이 있어야 했습니다.” 80년대 운동권 가운데 여성 비율은 20∼30%. 남성 386들의 활발한 정계진출에 비해 여성 386들은 어디서 뭘 하는지 존재감이 없다. 권 교수에게 민주화의 공로자로서 명성을 업고 정치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학문의 영역을 넘어 실천의 영역에서 여성 권익 신장에 앞장서지 않는 것은 비겁(?)하다고 살짝 긁어 보았다. 그러나 “없어요.”라고 짧고 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김대중 정권 시절 전국구 의원을 제안받기도 했지만 사양했다고 했다. 그리고 권씨 종친회에서도 국회의원 출마 얘기가 있었지만 한 귀로 흘렸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부담스럽게 살고 싶지 않아요.” 교수로서 가르치고, 책·논문 쓰는 일에만 몰두하겠다고 강조했다.“정치뿐 아니라 다른 사회활동, 시민단체 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걸요. 중학생 딸과 집에 있는 게 좋아요.” 권씨는 1998년 이혼했다. 운동권 동료와 결혼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역시 가부장적이더라고 했다.“전 남편 얘기는 더 하고 싶지 않네요.” 현재 대선주자 가운데는 한명숙 전 총리를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성 대통령 1명, 여성 총리 1명보다는 국회의원, 장관, 행정직 안의 비율이 늘어나 여성이 정치세력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차별적 집단문화 탐색 하겠다 권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군사주의가 만연하면서 여성이나 소수자의 인권이 억압되는 과정을 집중 탐구하고 있다. 자전적 에세이집 ‘선택’에 이어 2005년에는 ‘대한민국은 군대다’를 통해 군사주의 타파를 역설했다. 얼마전 펴낸 ‘권인숙 선생님의 양성평등 이야기’는 한국출판인회의에 의해 ‘8월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녀는 한국사회에서 가부장적 문화, 군사주의 문화가 횡행하는 주요 요인으로 징병제를 꼽았다.“부국강병을 중시하는 전통과 70,80년대 군인들이 근대화, 현대화를 주도했던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군대 복무 경험의 영향이 큽니다. 여성이 남성들의 군대 문화에 따라가지 말고, 독자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징병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여성 학자로서 목소리를 낼겁니다.” 성차별적인 집단문화와 함께 진정한 남자다움은 무엇인지를 탐색해보겠다고 했다. 이목희 논설위원 사진 도준석기자 mhlee@seoul.co.kr
  • 불붙는 범여권 대선레이스…‘李 대항마’주자별 대응책

    불붙는 범여권 대선레이스…‘李 대항마’주자별 대응책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수년간 당내 대세론을 구가해 온 이인제 후보를 일거에 무너뜨렸다. 노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맞서 이길 수 있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가 도화선이 됐다. 범여권 대선 주자들이 저마다 “내가 이명박의 맞수”라며 대항마론을 펴는 근저엔 이런 2002년의 기적에 대한 향수가 자리한다. 이명박 후보의 싸움터인 경제 대통령 논쟁에 뛰어들어 정면 승부를 불사하겠다는 인파이터형 후보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고지를 지키며 원거리 공격을 꾀하는 아웃복서형도 있다. ●조순형 ‘도덕적 자질론´으로 차별화 민주신당 손학규 대선 예비경선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업적을 부각시키며 서울시장 출신의 이 후보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손 후보는 “이 후보가 청계천으로 일자리 12만개를 창출했다면 나는 LCD로 일자리 75만개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범여권의 제3후보로 거론되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도 경제 대통령의 모자를 쓰고 있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이 후보는 1970∼1980년대 개발독재시대에나 적합한 인물”이라며 지금은 자신과 같은 환경친화적 마인드와 양극화 해소 의지가 있는 지도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후보는 햇볕정책의 적자론을 집중 부각시키는 아웃복서형이다. 자신이 개성공단 활성화에 기여했다며 이 후보의 경부운하 공약을 공격한다.“‘개성 동영’이 ‘운하 명박’을 이긴다.”는 주장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유시민 후보는 성장과 복지를 다 안고 가자는 ‘사회투자 국가론’으로 승부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다. 인파이터형과 아웃복서형을 막론하고 결국은 경제 대통령을 둘러싼 공방이라는 점에서, 범여권 후보들이 ‘이명박 프레임’에 걸려들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경제 대통령론에 아예 눈길을 주지 않고 자신의 전공으로 승부하려는 후보들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해찬 후보는 시종일관 남북정상회담 등의 성과에 매진하면서 자신의 싸움터로 이명박 후보를 유인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민주당 조순형 후보 역시 도덕적 자질론 등으로 이 후보의 경제 대통령론을 폄하하고 있다. ●일부선 “검증공세로 우선 전세 흔들어야” 하지만 한편에서는 범여권 후보들의 대항마론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2002년과 달리 야당 후보의 지지율이 워낙 압도적이어서 범여권 후보들이 자력만으로는 역전이 불가능하고, 범여권이 집단적으로 ‘이명박 대 반(反) 이명박’의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는 논리다. 범여권 관계자는 “이 후보의 각종 의혹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증 공세를 통해 전세를 흔들어 놓는 일이 선행돼야 역전의 기회를 엿볼 수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에 대한 공습이 총체적으로 전개되는 와중에 휘발성이 강한 범여권 표심의 인화점을 적시에 따로 찾아내야 하는 난제를 각자 한아름씩 안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날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최병례 전 열린우리당 국정자문위원 등 6명이 등록, 전날 5명에 이어 11명이 예비경선에 나서게 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혁신의 시각으로 ‘박정희 보기’

    혁신의 시각으로 ‘박정희 보기’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가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간 화해 무드의 비현실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양자간 갈등을 서로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는 대립으로 볼 것이 아니라, 포스트 민주화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시대정신과 사회발전모델 창출을 둘러싼 경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 간의 화해를 강조하는 움직임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하나의 흐름을 형성해 왔다. 지난달 11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장준하 선생 부인을 찾아가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대표적 진보지식인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박정희를 “지속불가능한 발전의 유공자”라 표현했고, 이병천(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 참여사회연구소장은 한국이 제3세계 독재국가들 중 유일하게 경제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박정희 체제 때문이라 평가한 바 있다. 조 교수는 최근 출간한 ‘박정희와 개발독재시대’(역사비평)에서 “산업화의 장점과 민주화의 장점을 선택해서 조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문제는 ‘박정희 정권의 붕괴’와 ‘민주 정부의 위기’를 함께 교훈으로 삼으면서, 신보수적 모델과 반박정희 모델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 설명했다. 조 교수는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스스로를 극복할 것을 주문한다. 그는 “보수 내부에 박정희를 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 박정희는 오로지 개발주의·반공주의·국가주의 이미지만 가진 모습으로 부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를 향한 주문은 더 매섭다. 그는 “과거에는 독재권력이 지닌 정책의 문제점을 사후적으로 비판하는 ‘편한’ 위치에 있었지만, 이제는 정책의 현실성을 비판당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면서 “박정희와는 다른 방식으로 대중을 먹고 살게 하는 모델을 창출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 계승측과 반대측이 화해가 아닌 상호 경쟁을 통해 새로운 대안모델을 만들어내야 할 시점임을 강조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주말탐방] 국정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 24시

    [주말탐방] 국정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 24시

    “영화 ‘다이하드4.0’처럼 국가전산망을 파괴해 정부를 장악하려는 해커들의 음모는 더 이상 영화 속의 일이 아닙니다. 국민들이 모두 잠든 사이에도 사이버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에 근무하는 오준상(35·가명)씨는 카이스트 출신의 8년차 중견 요원이다. 그는 상황실에서 외국 해커부대 등의 공공기관 사이버 공격을 조사하고 복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영화 다이하드 4.0의 주인공 존 매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의 활약은 좀 과장된 면은 있지만 국가시스템을 공격하는 해커를 일망타진한다는 점에서 그의 임무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는 보통 퇴근이 오후 11시, 바쁠 때는 새벽 1시를 넘기기 일쑤다. 결혼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기 만들 시간(?)도 없고, 좋은 남편도 못 된다고 자평한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그의 일상을 통해 음지에서 국가전산망을 지키는 그들의 삶을 엿보았다. #오전 6시 기상 어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웜바이러스(Worm virus·컴퓨터시스템을 파괴하는 악성 프로그램)로 A행정 부서의 전산망이 마비돼 감염된 50여대의 컴퓨터를 모두 하나하나 뜯어보아야 했다. 최초 감염된 컴퓨터를 찾아 원인을 분석하니 내부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컴퓨터를 자택으로 가져갔다가 노트북의 ‘방화벽(외부 불법 접근 차단시스템)’이 붕괴되어 웜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이었다.3명의 대원이 오후 6시까지 모든 웜을 제거했지만 원인 조사는 이날 새벽 1시가 넘어서 끝났다. 몽롱한 상태지만 아침 회의를 완벽히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오전 7시30분 커피 한 잔을 들고 억지로 잠을 이기며 서울 서초구 한솔빌딩 9층으로 올라간다. 전자태그(RFID)카드를 정문에 댄 후 사무실로 들어가 컴퓨터 앞에 앉는다. 손가락을 대자 지문을 읽고 컴퓨터가 작동을 시작한다. 보고서를 들고 곧바로 회의실로 직행. 팀장에게 어제의 사고는 노트북을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순간 웜바이러스가 컴퓨터의 ‘버퍼 오버 플로(Buffer over Flow·프로그램 에러)’ 취약점을 이용해 순식간에 A행정부처 전체로 퍼졌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다행히 조기탐지를 해서 기관 전산망을 단절했지만 그냥 두었다면 다른 기관으로 확산되어 경계태세로 돌입해야 할 상황이었다. #오전 8시 주요 언론 및 외신 검토를 시작한다. 다행히 어제의 웜바이러스 사고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우선 백신을 만들고 보도되어야 안심이다. 어제는 수작업으로 모두 제거했지만 변종분석 정보를 백신업체로 보내야 한다. #오전 9시 업무 시작 어제의 웜바이러스 사태는 해결되긴 했지만 최초 배포자가 누구인지 조사해야 한다. 오늘도 쉽지 않은 날이다. #오전 9시45분 상황실에서 보낸 경고등이 컴퓨터에 떴다. 바로 상황실로 뛰어가니 지도에는 제주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가 주의경보를 뜻하는 노란색으로 변한다. 곧바로 인접국인 중국으로부터의 해킹 시도가 감지되었다는 분석이 화면에 들어온다. #오전 10시 CERT팀으로 사고 접수를 알린다. 피해 기관은 행정부처 M부,D연구소,G청 등 180여개 기관. 이렇게 대규모의 동시 해킹은 몇 년만이다. 평소 ‘을지연습 기본 계획’에 따라 실시했던 사이버전 모의 훈련의 지침대로 우선 준비태세를 갖춘다. #오전 11시 국가사이버안전대책회의가 소집되고 NSC(국가안전보장회의)와 협의해서 최고수준의 적색경보를 발령하자 곧 11개 지역 사이버안전협의회에 비상사태를 하달, 각 지역별 대응수위가 강화된다. #오후 2시 조사반을 이끌고 국가기밀을 많이 취급하고 있는 광화문 인근 M부로 긴급출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포렌식장비(노트북 크기의 하드디스크를 분석하는 장비)가 들어 있는 007가방을 집는다. 가방에는 잠금장치가 되어 있어 외부인이 끊으면 경보가 울린다. #오후 2시30분 M부처의 컴퓨터에서 바이러스의 일종인 ‘그레이버드(Graibird)’ 변종이 발견되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감염 컴퓨터가 해커의 컴퓨터에 자동으로 연결되어 각종 문서가 자동적으로 흘러가게 된다. 보통 이메일을 통해서 감염되지만 이번의 경우 경기도 소재 X대학교의 홈페이지에 은닉해 있다가 이곳을 방문한 M부처 직원의 컴퓨터로 숨어들어 서버 전체로 확산된 경우다. 곧바로 본부에 다른 팀을 X대학교로 급파할 것을 요청했다. 우선은 2004년 중국으로부터 공격당한 바 있는 그레이버드와 유사한 해킹프로그램으로 파악되었다. #오후 3시 처음 발견된 바이러스이므로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디렉토리를 검색해 지워야 한다. 게다가 ‘커널은닉형(강제적으로 딜리트로부터 보호되는 것)’이어서 첫 컴퓨터의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 1시간가량 소모되었다. 그러나 이외 컴퓨터가 감염된 바이러스는 같은 유형이므로 이제 한 대당 5분이면 처리된다. #오후 5시 M부처의 컴퓨터는 완전히 복구된 상황에서 이제 중간 경유지인 X대학교로 피해시스템 분석을 위해 출발한다. 동시에 협력관계에 있는 세계 각지의 사이버테러대응센터격인 러시아 FSB 등에 유사 선례가 있었는지 협조를 요청한다. #오후 7시 X대학교의 중간경유지를 통해 유출될 뻔한 M부처의 기밀자료 10여건이 중국으로 전송되기 직전 전산망을 차단하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 본부에 보고를 마치고 한숨을 돌리는데 동료가 늦은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며 농담을 건넨다. 그제야 혼자 집에 있을 부인이 생각나 전화기를 들다가 우선 해킹범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오후 8시 중국 해커의 소행이 아닌가 의심했는데 중간경유지에 남겨져 있던 해커의 프로그램 8종을 수거하여 분석한 결과 아랍권 해커그룹인 ‘엠퍼러(Emperor)’의 소행으로 확인되어 검찰과 경찰로 조사내용을 보내 수사하도록 했다. #오후 9시 해킹프로그램의 동작패턴을 분석해 모두 상황실의 조기경보시스템에 등재시켜 향후 유사 해킹시 탐지토록 조치한다. #오후 10시 내일 아침 국정원장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또한 어제 웜바이러스와 함께 오늘 바이러스도 민간 백신업체에 보내야 한다. 하지만 민간업체가 백신을 업그레이드해도 당분간은 유심히 지켜보아야 한다. 민간업체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의 한 특징을 등록해 그 바이러스를 잡아내도록 하기 때문에 조금만 변형되어도 바이러스를 선별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자정 수고한 팀원들과 마지막 회의를 한다. 처음에는 오늘 사건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더니 이윽고 애환들이 쏟아진다. 데이트할 시간이 없어서 총각을 못 면한다는 진실(?)이나 2세 만들 시간이 없다는 와이프들의 비난(?)까지. 내부 기밀유지를 위해 폰카를 갖지 못하는 비애 아닌 비애나 수영장에 가도 비닐 백에 휴대전화를 넣고 수영을 해야 하는 고충도 나온다. 한 동료는 애가 태어나서 얼굴을 보고 출장을 다녀오니 이미 걸어 다니더라고 믿지 못할 넋두리도 늘어놓는다. #다음날 오전 1시 퇴근 바쁘고 힘든 생활을 이해해주는 부인이지만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그래도 어쩌랴. 내가 좋아 선택한 일인 것을. 오늘의 늦은 귀가를 변명할 몇 마디를 생각하며 퇴근길을 나선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국가사이버안전센터는 어떤 곳?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는 각종 사이버공격에 대한 국가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하여 2004년 2월 문을 열었다. NCSC는 국가사이버 안전정책 수립, 전략회의 및 대책회의 운영지원, 사이버위협 관련 정보의 수집·분석, 국가정보통신망 안전성 확인 등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의 사이버위협에 대해 ‘관심(파랑)-주의(노랑)-경계(주황)-심각(빨강)’의 4단계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외 민간업체가 개발한 정보보호제품의 보안기능을 검증하는 정보보호제품 평가 인증제도를 운영중이다. NCSC에 따르면 공공기관에 대한 사이버 위협 건수는 매해 늘어나다가 작년에 잠깐 주춤했지만 올해 급증하는 추세로 상반기에 벌써 4254건이 접수되어 이미 작년 한해 동안 일어난 4286건에 육박하고 있다. 국가사이버안전센터는 최근의 사이버위협 유형에 대해 크게 3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피해로 개인정보 절취를 목적으로 제작된 ‘LineageHack’나 ‘IRCbot’ 등의 웜바이러스로 인해 접속 ID 및 패스워드 등이 유출되는 경우다. 또 사용자로 하여금 정상사이트로 오인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만들어 정보를 빼내는 피싱기법에 의한 금융정보 유출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공분야 사이버침해사고 유형을 보면 경유지 악용 사례는 19.6%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둘째는 지능적 악성코드의 증가로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제공되는 ‘액티브X(Active X)’가 보안에 취약한 점을 이용해 유포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상반기 공공분야 사이버침해사고 중 악성코드 감염은 66.9%를 차지해 가장 많은 피해를 발생시킨다. 셋째는 홈페이지 해킹의 증가인데, 특히 국가·공공기관 홈페이지를 변조시키는 이슬람권 해커의 공격이 늘어나는 추세다. 보통 해커들이 자기과시용으로 이런 공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상반기 사이버침해 건수의 3.7%정도만 차지하지만 적은 건수로도 피해사실이 홈페이지를 방문한 많은 국민들에게 노출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가진다. 이외 공공기관 컴퓨터 안의 자료를 훼손하거나 빼내가는 심각한 사이버공격 사례도 2.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 고은이 말하는 ‘시대·역사·개인’

    “나도 문둥병에 걸려야겠다.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고. 발가락이 썩어서 떨어져 나가고…. 그 다음에 떠돌다가 시 몇 편을 써야겠다.” 십리길 통학로에서 주운 ‘한하운 시초’는 중학생 고은에게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나병 시인 한하운의 시집을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밤새도록 읽은 고은은 그날로 ‘한하운처럼´ 시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EBS 인터뷰 다큐 ‘시대의 초상’은 31일 오후 10시50분 ‘시인 고은이 말하는 시대와 역사와 개인’을 방송한다.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영어·불어·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된 시집이 적어도 17개 나라에서 읽히는 시인 고은이 육성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들려준다. 한국 전쟁으로 3년만에 500만명 가까이가 죽어나갔다. 죽음과 폐허만이 가득한 시기에 고은은 피란을 다니며 하루에도 10여편씩 습작 시를 짓는다. 훗날 그는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살아남은 자로서 고통과 죄의식이 자신을 ‘죽음’이란 화두에 매달리게 했다고 고백한다. 1970년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겪으며 작가의 사회적·역사적 책무를 깨달은 그는 군사독재시절 민족과 현실을 질타하다 네 차례나 구속된다. 이후,2000년에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하고,2004년에는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을 맡는 등 현대사의 중심에서 민족적 사업을 이끌어나간다.“우리 민족에게 통일이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미래의 문화적 고향으로 가는 것이다.” 한민족과 언어에 대해 얘기하는 그의 음성이 절절하게 다가온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2007상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포스코건설 ‘더샵’

    [2007상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포스코건설 ‘더샵’

    ‘더샵(the#)´은 반음 올림의 음악적 기호 ‘#´을 통해 ‘삶의 질이 반올림된다.´, ‘고객에 앞서 반 보 먼저 생각한다.´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환경친화적이면서 입주자 건강과 안전을 생각하는 세심한 아파트 건설을 기본 철학으로 삼는다. ‘더샵´은 기존 아파트보다 수납공간, 가족공간, 보조주방 등이 넓다. 3대 이상 살아도 이상 없을 정도로 견고하게 설계됐으며, 최신 환기 및 청정시스템과 화재 등의 비상시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단지 내에는 영유아 보육시설을 설치했으며, 입주자 부재시를 위해 택배물품 보관실을 별도로 두었다. 지하주차장에는 가구별 창고를 만들어 실내에 둘 수 없는 대형물품을 장기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 아파트 건설사, 입주민 민원에 ‘골머리’

    “우리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가 다른 아파트 놀이터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악합니다. 놀이터를 업그레이드시키고, 조경 외관에도 신경을 써 싸구려 분위기가 나지 않도록 해 주세요. 아니면 ○○지역에서 장사를 못하게 하겠습니다. 이건 협박이 아니라 저희 입주자 모두의 의견입니다.”(A건설 입주민) “○○ 입주민입니다. 인근 아파트에 비해 조경이 형편없습니다. 옆 단지는 주차장 주위를 대리석으로 마감했는데, 우린 너무 후지게 건설했습니다. 매매가도 엄청 차이가 납니다. 입주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대리석으로 바꿔주세요.”(B건설 입주민) 이같은 민원으로 아파트 건설회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입주민들이 인터넷 동호회를 결성, 적지 않은 요구를 하고 있다. 분양 계약서에는 없는 요구들도 많은 편이다. 다른 아파트에 있는 좋은 것을 해달라는 요구도 많다. 4∼5년 전에 이미 입주한 주민들도 이같은 요구에 가세하고 있다. 또 아파트별 입주민 대표들이 모여 아파트 정보를 교환, 건설사에 민원을 하고 있다. 합당한 요구도 있지만 ‘도를 넘은 협박성 억지’도 많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이야기이다. 이는 2003년 이후 입주민 간의 정보교류를 위한 인터넷 카페와 동호회 활동이 많아지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C건설 관계자는 18일 “입주민들이 분양 계약서에 없는 사항을 요구하는 바람에 추가 비용이 발생해 수익률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D사는 지난 1월 입주한 경기 화성시 동탄1 신도시 아파트 아래쪽 외벽의 벽돌을 뜯어내고 대리석으로 다시 시공했다. 그 바람에 벽돌 시공과 제거, 폐기물 처리, 대리석 재시공 등 예상치 못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E사가 2005년 울산에서 분양했던 아파트 입주민들은 이 회사가 최근 내놓은 새로운 자재 등으로 바꿔줄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선분양·후시공의 현재 아파트 시스템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민원 가운데 하나”라면서도 “최근 정보기술(IT)과 자재가 워낙 빨리 발달하면서 이런 민원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F건설사는 충청권에 입주한 주민들을 위해 당초 계약에 없었지만 도서관을 세워줬다. 그러자 입주민들은 “도서관만 있으면 무엇하냐.”면서 “책을 살 수 있게 현금으로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G건설의 임원은 “아파트마다 동호회가 생기면서 아파트별 대표끼리 의견을 나누게 되면서 다른 아파트에 있는 좋은 것을 해달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배스 요리’를 개발하자

    서울에 한약재시장인 경동시장에 가면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것들을 팔고 있다.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성 약재도 있다. 그것을 구경하면서 놀랄 때가 있다. 그 예를 들면 원래 대단히 징그러운 벌레인 지네를 말려서 팔고 있다. 한약재로 쓴다고 하는데 약효를 물어 봤더니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왜 관절염인가. 지네는 일본말로는 ‘무까데’라고 해서 한자로는 ‘百足’라고 쓴다. 다리가 백 개나 있다는 것이다. 지네는 다리가 많기 때문에 그러한 이름이 된 것 같다. 다리가 많고 그 다리를 활발히 움직이는 것이 지네의 특징이다. 다리에 관한 그러한 이미지 때문에 지네를 먹으면 다리가 좋아진다, 즉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된 것이 아닐까. 지네가 관절염에 약효가 있다는 것은 별 과학적인 근거가 없을 것이다. 지네의 모습으로 약효를 상상한 하나의 이미지 효과다. 지네를 한약으로 먹고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의학적인 자료가 있으면 보고 싶다. 다만 이러한 것은 종교와 마찬가지다. 믿으면 효과가 있고 안 믿으면 효과가 없다. 지네 같은 한약도 믿고 먹으면 약효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사람들은 음식에 있어서도 이러한 이미지 효과를 믿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장어구이가 그렇다. 일본사람들이 당황하는 일 중에 하나인데, 한국사람하고 장어구이를 먹으면 한국사람들은 반드시 장어의 꼬리 부분을 좋아하고 우리한테도 자꾸 먹으라고 권한다. 장어구이의 가장 맛있는 부분은 당연히 등 부분이다. 다른 생선도 마찬가지인데 꼬리 부분은 맛이 없다. 그래서 높은 사람이나 선배, 손님한테는 꼬리 부분을 내면 실례다. 이것이 일본사람들의 생각인데 한국사람들은 장어구이에 대해서는 자꾸 꼬리를 먹으라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면 웃으면서 “몸에 좋으니까”, “정력에 좋다”라고 한다. 맛없는 장어구이 꼬리가 왜 그럴까. 한국사람들은 무조건 믿고 있지만은 내가 여러 가지 알아본 결과 그 ‘비밀’은 이렇다. 장어는 확실히 영양가가 높다. 그리고 살아 있고 움직이는 그 모습이 정력적이다. 특히 그 꼬리 부분이 그렇다. 장어의 정력 이미지가 꼬리 부분으로 상징되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분석해도 꼬리 부분에 특별히 정력적인 영양가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 이미지 효과로 장어 꼬리에 의미를 찾는 것이다. 전형적인 이미지 음식이다. 비슷한 이야기인데 한국사람들은 닭고기의 꼬리 부분이나 날개에 대해서도 이미지 효과를 느낀다. 닭이 알을 낳는 꼬리 부분은 정력 효과가 있다고 해서 좋아하고 날개는 남자가 먹으면 날아가서 바람을 핀다고 한다. 우리 일본사람들에게는 상상도 못하는 한국사람들의 대단한 ‘상상력’이다. 나는 낚시를 잘한다. 그것도 미끼를 안 쓰는 루어낚시다. 앉아서 하는 대낚시가 아니기 때문에 운동이 되고 몸에 좋다. 그래서 ‘스포츠피싱’이라고 할 수 있다. 루어피싱의 대상이 되는 물고기로 이름이 난 것이 ‘배스’다.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 어종인데 처음에는 식용으로 들어왔다가 번식력이 너무 왕성해서 다른 물고기를 먹어버려서 생태계 파괴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스포츠피싱으로 루어를 하는 사람들은 잡아도 풀어주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배스’는 계속 늘어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잡으면 풀어주지 말고 그냥 죽이라고 되어 있다. 한국에서도 그렇게 하자고 되어 있는데도 안 지킬 때가 많다. 이대로는 생태계에 대한 ‘배스’피해 는 막을 수 없다. 그런데 어떤 일본 친구가 “배스를 먹으면 정력에 효과가 있더라”라고 캠페인을 하면 어떨까라고 했다. 그러한 캠페인을 하면 한국사람들은 다투어서 ‘배스’를 잡아먹을 것이란다. 실제로 ‘배스요리’는 괜찮다. 민물고기이지만 담백한 흰살 생선이어서 찜, 튀김, 구이 등등 다양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생태계 보호를 포함해서 일석이조로 ‘배스 요리’를 대대적으로 개발, 보급합시다. 글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서울지국장     월간 <삶과꿈> 2007.04 구독문의:02-319-3791
  • [탐사보도-석면의 공포] (중) ‘위험지역’ 지하철역

    [탐사보도-석면의 공포] (중) ‘위험지역’ 지하철역

    “예상보다 심각하다. 곳곳에서 석면이 검출됐을 뿐만 아니라 석면이 공기중에 날리는 비산(飛散) 가능성도 크다.” 서울신문이 한양대 노영만 교수팀이 작성한 방배역 ‘석면지도’를 분석한 결과 승강장·역무실·매표실·대합실·복도·계단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12일 나타났다. 지하철 석면지도는 국내에서 처음 작성된 것이다. 정부·학계·지하철노사·시민단체의 석면 전문가 20명으로 꾸려진 태스크포스(TF)팀은 방배역 석면지도를 보고 심각성에 의견을 같이했다. 방배역은 내년 초부터 폐쇄될 전망이다. ●석면지도 작성… 예상보다 심각 승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방배역 승강장 천장의 35개 채취 시료에서 모두 석면이 발견됐다. 승강장 천장에서 석면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바닥에 떨어진 2개 시료에서도 석면이 검출됐다. 승강장 천장에 뿜칠된 석면은 열차 통과시 발생하는 강한 열차풍으로 비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승강장 천장과 벽, 내부 계단 천장, 민원실 바닥에서는 백석면 외에 트레몰라이트 등 독성이 강한 석면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성균관대 의대 김동일 교수는 “트레몰라이트 등은 백석면보다 발암 위험이 100배 이상 높다.”면서 “대부분 백석면이 수입된 것으로 기록돼 있으나, 독성이 강한 다른 종류의 석면도 많이 수입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백석면보다 발암위험 100배 김 교수는 “공기중 석면 농도는 공공장소 기준치(0.01개/㏄)보다 낮지만 기준치는 다분히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고, 극소량에 의해서도 중피종이 유발된다.”고 경고했다. 신설동역도 대표적인 위험 지역으로 꼽힌다.TF팀은 역사 폐쇄보다는 심야 시간대 작업을 권고했다. 환승역이어서 폐쇄가 쉽지 않은 데다, 승강장 천장보다는 열차가 지나는 선로 천장에 석면 뿜칠이 많이 돼 있어 운행을 전면 중단하지 않는 한 역사 폐쇄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메트로는 일단 방배역과 신설동역의 석면부터 처리한 뒤 석면이 검출된 다른 역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영등포구청·한양대·을지로입구·신림·시청·선릉·상왕십리·삼성·봉천·문래·낙성대·교대·서초·충무로·숙대·성신여대입구 등 조사한 17개 역에서 모두 석면이 검출됐다. 서울메트로 노조 허철행 산업안전부장은 “조사한 역은 의심이 가는 곳을 선택해 조사한 것뿐이며, 서울의 다른 역사나 개통된 지 오래된 부산지하철도 조사를 하면 석면이 검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의 자체 조사결과에서 서울 1·2·3·4호선에 건축마감재와 환기 및 전기설비, 전동차 부품 등에 석면이 사용됐다.1∼4호선 모두 1993∼2000년 실시된 역사 리모델링 공사에서 석면자재를 철거한 다음에 다시 석면자재로 재시공됐다. 심각성에 비해 석면 제거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비산 가능성이 있는 방배역은 이달 중순부터 응급조치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제거작업 업체도 선정되지 않았다. 서울메트로 김근수 시설본부장은 “제대로 된 업체가 없어 섣불리 나섰다가는 오히려 비산을 촉진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광장] 끝이 좋은 대통령, 꿈인가/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끝이 좋은 대통령, 꿈인가/이목희 논설위원

    대통령 4명의 임기말을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다. 정당 취재기자, 청와대 출입기자, 정치부장으로 권력의 부침을 긴밀하게 접할 기회가 있었다. 임기말 대통령 주변은 분노와 체념이 엇갈리는, 묘한 상태가 된다. 이를 ‘2A 딜레마’라고 지칭한 이가 있었다. 우선 깨지는 것은 ‘Almighty(전능함)’. 독재시절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가진 권한은 막강했다. 초·중반 잘나갈 때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기세가 넘쳤다. 임기가 막바지로 치달으며 환상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관료부터 통제가 안 되고, 청와대 비서관조차 차기 주자에 줄서기에 급급했다. 잘 써주던 언론도 등을 돌리니 섭섭하기 그지없다.“레임덕이 그렇지 뭐.”라며 자신을 달래보지만 성인(聖人)이 아닌 이상 울컥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더 기분 나쁜 것은 ‘All right(무오류, 정당성)’의 훼손. 밤잠을 설쳐가며 국정을 돌봤는데 알아주질 않는다. 야당, 언론은 물론 여당 대선주자까지 ‘나라를 망친 주범’ 비슷하게 몰아가는 데 팔짝 뛸 일이다. 기자생활 다섯번째 집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은 처음이 달랐다. 언론과 야당이 허니문을 인정하지 않았다. 탄핵소추를 당할 만큼 전능과 무오류는 일찌감치 산산조각 났다. 그러나 초반 고난이 막판 역전의 여지를 만들어줬다. 노 대통령이 기본으로 돌아오면 다수 국민들은 박수칠 자세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미 FTA 타결 직후 분위기가 좋았고, 바닥을 친 인기가 올봄 반짝 올랐다. 친인척·측근 비리가 두드러지지 않은 점은 임기말 대통령의 새 패러다임에 희망을 걸게 했다. 온갖 험담과 손가락질을 당한 노 대통령의 반전 드라마를 그려봤다. 정치판의 이전투구에서 벗어나 국정 마무리에 노력하는 모습만 보여도 정상 지지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 후계자를 자처하는 유력 대선후보가 나타나 책임정치라는 정치원론이 실현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무엇보다 후반이 아름다운 대통령의 전통을 만들어 주길 바랐다. 그런데 왜 싸움판을 진두지휘하나. 노 대통령을 만나면 스스로 복을 차는 이유를 정중하게 묻고 싶다. 일탈의 원인은 둘 중 하나로 짐작한다. 첫째, 과중한 스트레스가 투쟁 성향을 부추겼을 수 있다. 천하의 양김씨도 임기말에는 진이 빠질 정도로 대통령은 힘든 자리다. 대립전선이 훨씬 많았던 노 대통령이 받았을 압박이 이해가 간다. 대통령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청와대 측근들의 의무다. 대통령이 화를 내면 그대로 받아주는 대신 밖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성질나는 대로 국정을 운영하면 나라가 어디로 가겠는가. 합리적 성향의 측근들이 따로 모여 노 대통령을 진정시키는 방안을 논의해 보는 게 어떨지. 문재인 비서실장부터 각성해야 한다. 전임 대통령들 역시 임기말 노기(怒氣)가 간단찮았지만 나름대로 절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친위쿠데타를 일으키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끝까지 ‘김영삼 후보’를 거부했다면 헌정사가 엄청나게 소용돌이쳤을 게 틀림없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특정후보 죽이기’란 일각의 건의를 받아들였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두번째로 노 대통령이 대선과 총선을 겨냥한 전략을 정교하게 짜고 편가르기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참으로 말리기 어렵다. 성공하기 힘들다는 충언도 약발이 먹힐 리 없다. 국가와 노 대통령의 앞날에 큰 불행이 비켜가기를 신(神)에게 간구할 뿐….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민주개혁진영 대통합 정권 재창출에 나서야”

    “민주개혁진영 대통합 정권 재창출에 나서야”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이 7일 범여권의 최대 화두인 ‘대통합’을 역설했다. 대선을 불과 6개월여 남겨 놓고 ‘적전 분열’ 상태에 빠져든 민주개혁진영이 다시금 대동단결해 정권 재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한 것이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평화개혁미래세력의 대통합이야말로 이 시대 민주개혁진영에 내려진 절체절명의 역사적 과제”라며 “국민의 요구는 대통합신당을 만들어 17대 대선을 양당 구도로 치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한나라당 ‘빅2’ 등 대선 주자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공약들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은 무책임한 감세와 70년대식 양적 성장만을 내세우는 현란한 말들로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며 “개발독재시대의 성장지상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부동산 문제를 두고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국정에 대한 책임 의식도 없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수호 의지도 없는 오로지 국민을 호도하는 연설”이라며 “시종일관 포퓰리즘 정책으로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고 서민의 생활을 고달프게 만든 포퓰리즘 정부가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이라는 것은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유럽으로 가는 SKC

    SKC는 최근 폴란드 남서부에 위치한 지에르조니오프에서 최신원 회장과 박장석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학용필름공장 착공식을 가졌다고 3일 밝혔다. 내년 4월 완공될 5만 5000평의 공장에는 SKC가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TV 광학용 필름을 생산하게 된다.SKC는 폴란드 공장이 준공되면 천안공장, 중국 쑤저우 공장, 후이저우 공장과 합쳐 광학필름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사장은 착공식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동유럽에 생산거점을 확보해 세계 3대 시장에서의 글로벌 전략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면서 “품질과 물류의 강점을 활용해 동유럽 디스플레이 소재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의 핵심인 SK에너지로 새 출발할 SK㈜는 지난해 6월 영국 북해 해상광구 4곳에서 자원개발에 나섰으며,SK케미칼은 2005년 폴란드에 생산 공장인 유로켐을 완공해 페트병 등의 원료로 쓰이는 PET칩 생산에 들어갔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5) 카자흐스탄 (상)

    [이젠 포스트 BRICs] (15) 카자흐스탄 (상)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경제수도로 불리는 알마티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엔 벤츠, BMW, 포르쉐, 아우디 등 고급 승용차 대리점이 넘쳐났다. 먼지가 자욱한 시내에서도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 최고급 승용차 등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거리에 유리창이 깨진 전동차와 전동버스, 만든 지 20년이 넘는 러시아제 LADA 승용차도 함께 질주하고 있다. 아스팔트는 곳곳이 파여 있다. ●오일머니·천연자원으로 급성장 지난 1991년 12월 구(舊) 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한 카자흐스탄 경제는 2000년부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2000년 경제성장률 9.5%를 시작으로 2004,2005년 2년 연속 9.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0.6%로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경제성장은 가계소득 수준을 끌어올렸다.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083달러. 독립국가연합(CIS) 중 러시아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알마티나 수도인 아스타나 등 주요 도시의 1인당 GDP는 1만∼1만 1000달러로 러시아를 뛰어넘었다. 이 같은 급성장의 배경에는 원유와 천연자원이 자리잡고 있다. 원유매장량은 322억배럴로 세계 7위다. 금·은·구리·아연 등의 매장량도 세계 10위권이다. 카자흐스탄 국내 텔레비전 방송인 NTK는 뉴스가 끝나고 일기예보 전에 두바이산·북해산 등 국제 유가, 금·은·구리·텅스텐 등 각종 광물의 국제가격을 알려준다. 원유와 천연자원의 비중이 카자흐스탄에서 얼마나 큰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카자흐스탄 경제경영대학(KIMEP) 이상훈 교수는 “지난해 카자흐스탄의 분야별 성장률은 금융 43%, 건설 33%, 통신 20%를 기록했다.”면서 “에너지는 6.5%에 불과했지만 실질적으로 석유 등 자원거래 대금을 위한 금융거래, 원유생산을 위한 플랫폼 건설 등 모두 에너지, 자원 등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카자흐스탄의 석유와 천연자원을 탐내고 있다. 지난 10년 간 중앙아시아에 투자된 외국인투자(FDI)의 80%이상이 카자흐스탄에 집중됐다. 특히 카스피해 인근의 석유개발 등 자원개발에 몰려 있다. 카자흐스탄은 오일머니를 종자돈으로 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앙아시아를 뛰어넘어 CIS 금융허브로 발돋움하려는 계획이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금융·무역허브로 등장한 중동의 두바이가 모델이다. 중동에 두바이가 있다면 중앙아시아, 러시아권에서는 카자흐스탄이 있는 셈이다. 특히 알마티를 지역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엔 특별금융센터로 외국투자유치와 외국기업 기업공개(IPO) 등을 지원하는 알마티 파이낸셜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아리스타노프 아르켄 알마티 파이낸셜센터장은 “한국이 아시아의 금융허브를 꿈꾸듯, 카자흐스탄도 러시아권의 금융허브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개발독재시절과 비슷 카자흐스탄의 경제발전에서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1991년 독립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2005년 삼선에도 성공했다.2012년까지 임기가 보장돼 20년 이상 권좌에 머물게 됐다. 나자르바예프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시장경제를 도입했다. 외국인에게 투자의 문을 활짝 열었다. 외국인 투자를 바탕으로 한 경제드라이브는 현재의 성공을 낳았다. 독립 직후 중앙아시아 최빈국 가운데 하나라는 오명도 벗었다.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동유럽 국가인 폴란드, 체코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전까지 중앙아시아의 맹주였던 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지역맹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극심한 빈부격차, 도·농(都農) 갈등 등이 생겨나고 있다. 투자할 돈은 넘쳐나는데 투자할 만한 제조업체는 없다. 주식시장도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알마티, 아스타나 등 주요 도시의 땅값, 건물 가격은 2000년대 초반부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자고나면 아파트 값이 오른다.’고 할 정도다.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에서 2년 동안 병원세탁일을 했던 미하일(29)은 “집값이 한국에 가기 전보다 2배 이상 올랐다.”며 한숨을 토해냈다. 도시와 농촌과의 빈부격차도 심각하다. 이 교수는 “알마티 등 도시지역의 1인당 소득은 우리나라의 2000년대 초반수준인 1만 1000달러 수준이지만 농촌지역의 경우 2000∼3000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newworld@seoul.co.kr ■ 현지 비즈니스때 유의점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 올림픽 축구나 월드컵 예선에서 카자흐스탄과 우리나라가 맞붙은 적이 있을까. 정답은 한번도 없다. 카자흐스탄은 유럽 예선을 치르기 때문이다. 인근의 우즈베키스탄만 해도 아시아예선을 치르지만 카자흐스탄은 다르다. 이들은 스스로를 유럽인들이라고 생각한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유라시아’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아시아이기는 하지만 유럽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 알마티 무역관 박성호 관장은 “몸은 동쪽(아시아)에 있지만 고개는 서쪽(유럽)을 보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소비나 생활스타일도 유럽, 특히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지향한다. 모스크바에서 유행한 것들은 6개월이 지나면 카자흐스탄에서도 유행한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또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 바다와 같이 넓은 카스피해가 있기는 하지만 국토가 육지로 둘러싸여 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거의 모든 물류가 수도인 아스타나가 아닌 남쪽 알마티로 들어온다. 도시간 거리도 멀다. 하지만 철도 등 다른 교통수단이 발달돼 있지 않다. 비행기나 육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는 물류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13년 전 카자흐스탄에 정착한 김상욱씨는 “이곳에서는 비즈니스의 단계, 단계마다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법인 설립·관리 대행 등을 하고 있는 김씨는 “약탈경제라고도 볼 수 있는 유목생활을 경험해서인지 비즈니스를 하면서 다른 이들에 대한 신뢰가 낮아 계약서를 많이 쓴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131개의 다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카자흐인 절반 이상은 생김새나 정서가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다. 카자흐인들은 정이 있다. 반면 두 번째로 많은 러시아인들은 에누리나 정보다는 시간에 철저하고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다. 때문에 현지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은 “작은 돈은 러시아 사람들이 벌어주고, 정작 큰 돈은 카자흐 사람들이 벌어준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지만 인맥을 통한 비즈니스는 금물이다. 카자흐스탄 사람 중에는 정부 또는 유력인사와 친분을 자랑하면서 인맥이나 자금력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장된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은 “한사람만 건너면 다 대통령이나 총리랑 친하다.”면서 인맥을 너무 믿지 말 것을 당부했다. newworld@seoul.co.kr ■ 진출 10년만에 1000억원대 자산 일군 천산개발 김영남씨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올림픽으로 치면 이제 예선전을 통과한 셈입니다. 앞으로 1조원을 벌 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4㎏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영남(47)씨는 대뜸 ‘1조원’이라는 금액을 말했다. 한국사람들에겐 ‘금메달리스트’인 김씨는 카자흐스탄에선 ‘성공한 사업가’로 통한다. 김씨는 부동산개발과 자원개발을 하는 천산개발을 설립했다. 천산개발은 알마티에서 성원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183가구를 짓고 있는 ‘상떼빌Ⅰ’의 시행사다. 현재 천산개발의 자산은 부동산과 사우스 카르포브스키(South karpovsky) 석유광구 지분 등 1000억원대에 달한다. 김씨는 1997년 카자흐스탄을 찾았다. 올림픽 금메달 이후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 삼성생명 레슬링 선수단 감독 등을 거쳤다. 월급과 연금 등 매달 1000여만원을 받던 그가 어머니 등 가족들의 반대에도 새로운 터전을 찾은 것은 ‘공허감’때문이다. 그는 “야구나 축구처럼 프로리그가 있는 종목과 달리 레슬링은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목표를 잃어버린다.”고 말했다. 그가 다른 나라가 아닌 카자흐스탄을 택한 것은 서울 올림릭 레슬링 결승전에서 자신과 맞붙었다 패한 다울렛 툴루카노프(46)의 영향도 컸다. 서울올림픽 이후 카자흐스탄 체육부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툴루카노프는 서울 올림픽 결승전을 인연으로 김씨와 의형제를 맺었다. 김씨의 빠른 정착을 위해 툴루카노프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것은 물론이다. 김씨의 성공도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았다. 정착 초기에는 수입자동차를 팔기도 했고 시장에서 주방용품을 팔기도 했다. 그가 부동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볼링장을 운영하면서부터다. 알마티에 3개의 볼링장을 차린 그는 임대가 아니라 아예 건물을 샀다. 볼링장 영업수익보다 건물값 상승 수익이 훨씬 더 컸다. 그래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외국인이 부동산 인·허가 등을 받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상떼빌Ⅰ 인·허가에도 꼬박 1년 가까이 걸렸다. 그는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사업에는 무엇보다도 인맥이 중요하고 인맥이 탄탄하면 인·허가도 빨리 받아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한국사람이라는 점은 강점’이라고 강조했다.‘한강의 기적’이라는 단시간의 경제성장을 경험한 우리는 카자흐스탄의 발전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우리가 30년 동안 겪은 것을 카자흐스탄에서는 10년에 겪고 있는 것”이라며 “카자흐스탄이 다음에 어떤 단계를 겪을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에는 주식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긴 했지만 앞으로는 카자흐스탄에서도 주식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를 대비해 미리부터 주식을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석유나 천연자원을 많이 갖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과열 우려를 낳고 있는 부동산 시장도 2년정도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다른 부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내년쯤 우리나라와 카자흐스탄 양국에 스포츠 장학재단을 만들 예정인 김씨는 “레슬링을 하고 5년이 지나자 넘기는 기술을 이해했고 10년 뒤에는 넘기기 도사가 됐다.”면서 “카자흐스탄에 온 지 이제 10년이 되니까 돈이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고 활짝 웃었다. newworld@seoul.co.kr
  • 공연도 보고… 놀이도 즐기고…

    공연도 보고… 놀이도 즐기고…

    서울시는 28일 수준높은 공연과 놀이체험을 할 수 있는 ‘2007 공원예술체험마당’을 6월9일부터 10월 13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공원예술체험마당의 주제는 ‘공연도 보고, 놀이도 즐기고, 개성이 넘치는 문화체험을 만들자’로 정했다. 장소는 양재시민의 숲(양재동), 보라매공원(신대방동), 여의도공원(여의도동) 등이다. 6월9일 양재시민의 숲에서는 마당놀이 연희단 ‘소리조아’가 민초들의 삶과 정서를 해학과 풍자로 풀어내는 ‘뺑덕어멈 바람났네’가 공연된다. 체험마당으로 진행되는 ‘엄마·아빠랑 함께 하는 작은 공예방’에서는 조롱박 점토 공예, 한지종이장식, 이지클레이를 체험할 수 있다. 16일에는 궁중무용·판소리·남사당놀이로 이어지는 풍류마당과 제기만들기·널뛰기·투호놀이 등 민속놀이마당으로 꾸몄다. 7월부터 10월까지 요들송 콘서트, 야외 인형극, 체험무용극, 타악기 연주회, 탱고 공연, 전통등·부채 만들기 등이 이어진다. 모든 행사는 무료.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자세한 행사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4) 남아프리카공화국(하)

    [이젠 포스트 BRICs] (14) 남아프리카공화국(하)

    |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남아공) 이석우특파원|요하네스버그 관문인 O R 탐보공항과 제3의 도시 케이프타운 공항은 최근 2010년 월드컵개최를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여기저기 우뚝 선 타워크레인, 뼈대가 올라가고 있는 건물들, 땅을 파헤치는 소리…. 탐보 공항서 요하네스버그 시내와 강남격인 샌턴, 그리고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를 잇는 80㎞의 도심고속철도 ‘하우트레인’ 공사도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월드컵에 대비,530억달러(약 49조 3430억)짜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셈이다. 경기장 신축·확장 비용만 12억달러. 세계적인 관광지 케이프타운이나 항구도시 더반 등 5곳에 4만 5000∼7만명의 수용이 가능한 경기장을 짓느라 부산하다. 요하네스버그, 포트 엘리자베스 등 4곳엔 기존 경기장의 확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530억달러 프로젝트… 경제성장 불붙어 “치솟는 광물자원 가격의 오름세 속에 월드컵특수란 호재는 남아공 경제성장에 불을 붙였다.”고 광산재벌 하모니사의 재무담당 요한 반 히덴은 설명했다.“남아공은 월드컵대회 개최가 어렵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개최지 교체를 고려중”이란 소문도 최근 FIFA의 공식 해명으로 일단락되면서 월드컵특수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7배나 늘어난 외국인 직접투자(FDI)나 다국적기업들의 현지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진출 열풍은 월드컵 특수와 함께 장기적인 원자재 확보를 겨냥한 포석”이라고 무역산업부(The DTI) 유누스 후센 과장은 지적했다. “월드컵과 관련된 주요 건설 프로젝트는 현지 남아공업체들이 싹쓸이를 했지만 하청 공사나 기자재 수주 등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의 참여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코트라 남아공 무역관 고일훈 과장은 설명했다. ●한국기업 자원 확보위한 교두보 이런 열기를 타려고 한국기업의 몸놀림이 빨라졌지만 한국의 남아공 진출은 아직은 초기단계이다.“공장 건설과 대대적인 투자보다는 시장의 잠재력을 고려, 상품시장을 개척하고 아프리카 광물자원을 확보, 구매하면서 교두보로 이용하는 단계”라고 요하네스버그 증권거래소(JSE)의 미셸 주버트 상담역은 평가했다. 교민도 3000명 남짓이다. 한국은 남아공에서 철강과 백금, 알루미늄괴 등을 수입하고 남아공에 전자제품과 건설장비, 자동차 등을 판다. 그중에서 으뜸가는 수출품은 휴대전화다. 특히 삼성 애니콜은 모토롤라를 추월,1위 노키아를 뒤쫓고 있다. 삼성전자의 남아공 매출액은 지난해 5억 5000만달러.“올해 6억 5000만달러 달성도 무난해 보인다.”는 구본중 삼성전자 남아공 법인장의 설명이다. 흑인 중산층 확산과 빠른 구매력 증가 탓에 2010년에는 10억달러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허브… 잠재시장 선점부터 30여만명이 모여 산다는 요하네스버그 흑인 집단거주지역 소웨토나 사자와 기린이 뛰노는 사파리지역에서도 삼성 휴대전화나 LG TV와 에어컨 등은 흔히 볼 수 있다. 태석진 LG 남아공 법인장은 “흑인소비층의 급증으로 시장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구본중 삼성 법인장은 “남아공 법인을 현지기업으로 키워 시장이 더 커졌을 때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과 아프리카에 뿌리 내리기를 시작했다는 의미다.“남아공은 아프리카의 허브다. 커가는 시장을 선점한다는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남아공 정부도 반짝 특수보다는 경제체질의 한 단계 ‘레벨 업’에 고심 중이다.“월드컵 행사의 최대 도전은 아프리카에 대한 고정관념을 변화시키고 지속적인 발전의 계기로 삼는 것”이라고 부통령실 경제고문인 논라밀라 음조이 음쿠베는 설명했다. ●지속적인 성장이 화두 이같은 고민의 해결책을 음베키 정부는 ‘남아공의 뉴딜정책’으로 불리는 신경제정책(Asgisa)에 담았다. 정책을 총괄하는 부통령실 사비 음투웨클 국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도로, 항만,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고 전자·통신, 자동차, 조선 등 고용효과가 큰 산업에 중점을 둬 연 6%의 경제성장률을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경제정책의 추진을 위해 2009년까지 GDP의 2%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2010년을 넘어서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다지고 성장동력을 넓혀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또 이 기회에 그동안 유럽자본이 지배해 온 경제 틀도 다양화하겠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고 JSE 주버트 상담역은 지적했다. 그동안 남아공에 대한 누적 투자는 옛 식민 종주국 영국이 전체 투자의 69%를 차지하는 것을 비롯해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네 나라의 누적투자액이 91%에 달했다.“백인 손에 있던 남아공 경제를 흑인 주도경제로 세우기 위해 활동공간을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이란 평가다. 자원확보는 아프리카, 남아공에서 놓칠 수 없는 영역.“자원민족 바람이 거세게 이는 아프리카에서 거대 다국적기업들의 틈을 뚫고 생존에 직결되는 전략자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한국에도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관건”이라고 김종인 광업진흥공사 남아공 사무소 소장은 지적했다. jun88@seoul.co.kr ■ 인구79% 흑인들의 씀씀이 |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 이석우특파원|흑인들은 과시를 좋아한다?. 200만명선으로 늘어난 남아공의 흑인 중산계층들은 눈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오랜 영국식민지의 백인통치 아래 유럽문화가 스며든데다, 아프리카의 거점이라는 국제화된 분위기 탓에 ‘유럽수준’의 품질을 요구하는 시장이란 평이다. 그 가운데 전체 인구의 79%인 흑인들의 소비행태는 백인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남아공 백인들은 럭비에 열광하는 반면 축구는 단연 흑인들 차지인 것과 비슷하다.”고 케이프타운서 여행업에 종사하는 윌리 헤이예는 지적했다. 오래 지니고 있기보다는 자주 물건을 바꾸고 유행에도 민감하다. 또 흑인들의 씀씀이는 소득에 비해 백인들보다 훨씬 과감하고 충동적이다. 이종건 코트라 남아공 무역관장은 “흑인들의 소비성향이 백인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영향으로 가계 부채율도 75∼78%에 이른다는 조사도 있다.”고 말했다. 흑인들은 백인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안에 들어와서 살아 왔지만 여전히 종족과 대가족, 가부장적인 문화가 여전하다. 개인주의적인 백인들과는 차이가 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실용성이 강한 백인에 비해 흑인의 소비패턴은 과시적인 게 특징이라고 케이프타운 관광상가인 워터프런트에서 일하는 중국인 리리산은 지적했다. “1970년대부터 신용카드를 사용해 온 백인들은 카드 사용이 일반적이지만 흑인들은 현금사용을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쇼핑하는 것도 즐긴다.”는 설명이다. 고급 휴대전화와 대형 및 고급 평면 TV판매가 급증하는 것도 고가를 선호하는 흑인의 취향과 무관치 않다는 평이다. jun88@seoul.co.kr ■ “선진형 시장·투자대상 다각화 추진” 제리 빌라카지 비즈니스 유니티 사무총장 |요하네스버그 이석우특파원|남아공 흑인들은 1994년 백인 무단통치를 종식시키고 평화로운 흑백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이런 자부심은 최근 자원가격 폭등 속에 경제적 자신감으로 스며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 유니티 남아공(BUSA)의 제리 빌라카지 사무총장도 자신감 넘치는 남아공 경제의 분위기를 대변했다.BUSA는 남아공 전체 경제기구들을 총괄하고 흑인정부 입장을 전달한다. 또 단체들의 입장을 조율하는 반관반민의 경제단체들의 최상위기구다. ▶남아공 경제에 활기가 넘치는데. -흑인정권이 들어선 지난 94년부터 10년 동안 3%의 경제성장을 유지했다.2004년부터는 연 4% 이상의 성장세다. 인종간 다양성을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에서 남아공을 ‘무지개국가’라 부른다.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이 내전 속에서 피를 흘릴 때 우리는 대화와 타협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드물게 백인과 혼혈 등 흑인 아닌 인구가 2할을 넘는다. ▶눈여겨볼 변화가 있나. -정부가 추진하는 흑인경제 활성화조치인 BEE정책에 주목하라. 변화하는 남아공 경제에 부응하고 아프리카 흑인경제권에 접근하기 위해서라도 이 정책과 흑인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기업들은 검은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끈을 갖고 있지 못하다. ▶각종 세금 등을 고려할 때 외국기업들의 남아공 진출 문턱이 결코 낮지 않은데. -조심스러운 거시조정을 통해 개방 기조와 국제규범 수용을 넓혀가고 있다. 서구 위주에서 시장·투자대상의 다각화를 추구 중이다. 한국, 인도, 일본 등과 보다 확대된 관계를 원한다. ▶집중 육성 분야는. -자동차, 전자, 생명공학, 조선 등이다. 재무회계, 물류구매, 계약관리 등 한 단계 나아간 기업업무 아웃소싱인 BPO도 집중 육성하려 한다. 우린 영어사용국가이고, 인도처럼 BPO수준을 세계적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과의 관계를 평가한다면. -백금과 철이 한국에 대한 남아공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한국은 기계류와 자동차, 전자제품이 주요 수출품이다. 남아공 농산물 가공에 대한 참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제품들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 일본 제품에 비해 손색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최근 최신형 평면TV와 고액 휴대전화가 출시되고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것에서 보듯 세계적인 업체들의 경쟁이 쏠리는 만만찮은 곳이다. ▶남아공 경제도약의 걸림돌이 있다면. -기술인력이 부족하다. 전체인구의 8할에 육박하는 흑인 인력의 고도화 없이 도약은 없다. 기술 인력교육을 위해 산업연수생 등을 해외에 대규모로 보내고 있다. 한국의 지원을 바란다. BUSA는 남아공 전체 기업의 80%가 회원사며 38개 경제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jun88@seoul.co.kr ■ “흑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필요” 김종인 광업진흥공사 소장 |프리토리아 이석우특파원|“자원확보를 위해 ‘매머드’ 다국적 기업들, 국제 투기자본들이 아프리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남아공은 생존을 위해 자원을 확보하려는 국가들과 이익 극대화에 혈안이 된 국제 금융자본들의 대결이 펼쳐지는 전쟁터다.” 지난해 프리토리아에 문을 연 광업진흥공사 김종인 남아공 사무소 소장은 “한국경제 생존에 불가결한 전략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필요하다.”며 “유망한 자원개발 기업에 지분 투자,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자원확보의 길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자원민족주의의 확산에 따라 현지 흑인기업들과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남아공과 아프리카가 ‘자원전쟁’속에 각광받고 있는데 아프리카 자원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지난 몇년 사이에 전략광물 가격이 10∼100배씩 뛴 것은 수요가 급증한 탓도 있지만 국제 투기자본들의 공세적인 입도선매식 싹쓸이도 한 몫 했다. 아프리카 광산업의 큰 손은 유럽자본이다. 이를 피해갈 수 없다. 기존 서구 회사들과 함께 탐사개발에 참여하면서도 유럽 메이저들에 좌우되지 않으려면 현지 흑인기업들과 손을 잡고 투자할 때다. ▶한국은 국제자원시장에서 ‘상투잡는 나라’로 유명한데. -자원확보는 장기적이고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미리 광산이나 현물을 확보해 놓지 않으면 전자, 자동차 산업에 꼭 필요한 구리, 동, 아연 같은 광물자원 확보에 차질을 빚는다.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거나 비싼 값에 광물을 들여온다면 경쟁국들보다 더 비싼 원가에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한국 산업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원전쟁 속에 자원확보 대책은. -우선 자원의 탐사 광구를 해당 국가로부터 배분받아 흑인기업들과 함께 초기탐사를 시작해야 한다. 전략 광물의 경우엔 장기구매계약을 맺어야 한다. 비쌀때 허둥지둥해 봐야 늘 상투만 잡는다. 또 가공기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최근 원자력발전 수요가 늘면서 그에 따른 우라늄이 각광받고 있는데. -매장량은 세계 4위이고 생산은 세계 10위다. 교토의정서 발효와 지구 온난화 현상 악화로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원자력발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라늄 가격도 뛰고 있다.2006년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란 파운드당 100달러선을 돌파했다.3∼4년 사이 20배나 뛰어오른 가격이다. jun88@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