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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대란 대학생들 눈물겨운 ‘구직전쟁’

    ◎전공 포기하고 생산직 마다안해/“입사가 우선” 고졸자 일자리도 감수 사상 유례없는 취업난 시대를 맞아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생들과 취업재수생들은 한없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전공을 살리겠다는 생각은 버린 지 오래고 생산직도 마다하지 않는다.직장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대졸 학력을 고졸로 속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지난해 S여대 수학과를 졸업한 朴모씨(25)는 재학 중 1년간 영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온 경력도 있으나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수없이 이력서를 들고 뛰어다닌 끝에 지난 7월 서울 강남의 조그만 무역회사 경리자리를 구했다.이전에는 고졸 학력자가 하던 일이다. H대학 취업정보실에서 만난 전기과 4학년 洪모씨(26)는 전자부품 및 산업용 전원 안전장치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J전자에 입사하려고 원서를 쓰고 있었다.‘전문연구직’과 ‘생산기술직’을 놓고 고민하다 결국 생산기술직을 선택했다. 취업대란은 대학가의 총학생회장 선거분위기도 바꿔놓았다.후보마다 ‘취업보장’을 공약 1호로 내세우고 있다. 오는 24일 투표를 하는 성균관대 민족해방(NL)계의 한 후보는 “우리 학교의 대주주인 삼성그룹에 신입사원 채용 때 우리 학교 출신들을 50% 이상 뽑도록 요구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 의문사 규명 특별법 제정 절실/任昌龍 기자·특집기획팀(오늘의눈)

    의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은 끝내 어둠의 역사 속에 묻히고 말 것인가. 새정부 들어 의문사 관련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등이 그토록 기대했던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무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金鍾泌 총리는 13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의 답변에서 의문사 문제는 시효가 지나 재수사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열린 국민회의 확대간부회의에서도 ‘민주화 관련자 명예회복 및 예우에 관한 법’ 제정은 추진하되,의문사 진상규명 문제는 내년에 설치될 국가인권위원회에 넘기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인권위는 그 지위나 수사권 확보 등을 놓고 법무부,국민회의,시민단체들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때문에 수사권이 보장될지 의문인 인권위에 의문사 문제를 넘겨서는 안되며 특별법을 만들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안기관 전·현직 관계자 조사가 불가피한 작업을 수사권 없이 한다는 것은 ‘진상규명을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의문사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 적지않은 사람들의 죽음이 권력에 의해 은폐·조작되며 사회문제화되어 왔다. 지난 70년 이후 유가족들과 인권단체 등이 공식 제기한 의문사만 해도 40건이 넘는다. 그러나 진상이 규명된 것은 거의 없다. 유가족들은 군사독재하에서 숨죽여 살며 여기까지 왔는데 새정부마저 시효가 끝나 조사할 수 없다면 의문의 죽음은 영원히 의문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허탈해하고 있다. 남아공은 수사권을 가진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설치,권력에 의해 자행된 고문·살해범죄의 진상을 낱낱이 밝혔다. 그리고 화해차원에서 범죄자들을 사면해주었다. 이는 진정한 화해는 진실을 바탕으로 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 우리에게도 특별법이든,인권위든 의문사 진상규명에는 수사권이 꼭 필요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유가족들은 지난 4일부터 국회앞에 천막을 쳐놓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자식의 억울한 죽음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 아버지들이 추위에 떨며 ‘진실의 햇볕’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도 범죄자들을 진정용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 ‘수리Ⅰ’ 뜻밖에 어려워/상위권 특차경쟁 심할듯

    ◎수능 분석,상위­중상위권 변별력 높아져/서울대 주요학과 합격선 380점대 될듯 9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수험생들은 당초 쉬우리라고 예상했던 수리탐구Ⅰ이 의외로 어렵게 출제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러나 언어영역과 수리탐구Ⅱ 및 외국어영역은 지난해보다 쉽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따라서 수리탐구Ⅰ이 대학 진학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게 입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학에 취약한 여학생들과 중위권 이하 학생들이 불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반면 특수목적고생을 비롯한 상위권 학생과 재수생에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 金湧根 평가실장은 “전체 평균점수로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겠다”면서 “그러나 수리탐구Ⅰ이 어렵게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과 중상위권 학생간에 변별력이 높아진 것이 지난해 수능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그러나 특차지원에서는 상위권 학생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대성학원은 수리탐구Ⅰ(80점 만점)의 경우 인문계는 지난해보다 평균 2∼5점,자연계는 1∼4점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종로학원은 인문계 3∼10점,자연계 2∼11점 정도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언어영역(120점 만점)은 3∼7점 정도 외국어 영역(80점 만점)은 인문계 1∼6점,자연계 1∼7점 정도 상승할 것으로 입시기관들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서울대 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약간 높은 380점 안팎,서울대 중위권과 연·고대 상위권 370점대,연·고대 중위권은 360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처음 실시되는 서울대 특차는 정시모집 합격선보다 5∼7점 정도 높을 것으로 입시기관들은 예상했다. 모의고사 성적이 330점대였던 秋보라양(18·여의도여고 3년)은 “수리탐구Ⅰ의 경우 응용력이 필요한 몇몇 문제와 입체도형문제가 까다롭게 나오는 바람에 당혹스러웠지만 기타 영역이 쉬워 전체 평균점수는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경신고 3년 朴基旭군(18)은 “과학탐구는 원리를 묻는 문제가 많았고 사진과 그래프 등 제시한 자료가 많았지만 지난해 문제보다는 약간 쉬웠다”고 말했다. 양천고 金世漢 교사(42·수학담당)는 “수리탐구Ⅰ 문제가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서울대와 연·고대 상위권학과 특차지원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영역별 가중치,표준점수 등 새로운 변수에 면밀하게 신경 써 진학지도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 회사채 부도율 급증/IMF 이전보다 3배나

    ◎금융기관 부실화 원인/기업 회사채 발행 남발 어음부도율이 IMF(국제통화기금) 체제 이전 수준으로 떨어진 것과는 정반대로 기업의 주요 자금 조달원인 회사채 부도율은 IMF 이전 수준에 비해 3배 가까이 급증하는 기(奇)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인해 은행 등 보증기관이 기업을 대신해서 지급한 회사채 원리금은 급증해 금융기관 부실화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채 부도율은 15%대=17일 증권감독원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 3·4분기(7∼9월) 회사채 부도율은 15.8%(종목기준)로 지난 해 같은 기간(5.8%)의 2.7배에 달했다. 월별로는 지난 7월이 16.5%로 가장 높았다. ●보증기관 원리금 대지급액,1조원대 육박=지난 3·4분기 중 회사채 원리금지급액은 총 7조6,074억원이며 이 중 발행회사 부도 등으로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한 금액은 12.1%인 9,225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2,800억원)의 3.3배에 해당된다. 은행이 4,221억원으로 45.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자금난에 제재수단이 없는 것이 복합작용=회사채 부도율이 급증 추세인 것은 경기침체로 회사채 발행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된 데다 기업들도 어음과 달리 부도가 나도 제재할 수단이 없는 점을 감안,회사채 발행을 남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세무공무원 일가족 6명 장기기증 화제/강서세무서 金道煥 계장

    ◎큰딸 제안에 온 가족 동참 ‘세풍사건’으로 세무공무원의 도덕성이 다시 한번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른 요즘 세무공무원 일가족 6명이 장기기증을 해 화제다. 서울 강서세무서 부과가치세과 계장으로 근무하는 金道煥씨(53) 일가족이 주인공.부부가 기증을 하는 사례는 더러 있지만 일가족 모두가 기증한 것은 드문 일이다.金씨 일가족은 부인 金順禮씨(51)와 美康(22·서울 시립대 3년),美那(21·경희대 3년),美栽(19·재수),美慧양(16·홍익고 1년) 등 딸 넷이다.지난 9월24일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사후(死後) 장기기증신청서를 냈다.기증항목은 각막,뼈,장기(腸器)다. 제안은 큰딸 美康씨가 했다.할머니의 상(喪)을 치른 뒤 가족들이 모여 앉은 자리에서 자연스레 장기기증 이야기를 꺼낸 것.평소 가족 모두 관심을 보여온 탓에 아무도 이의가 없었다.아버지 金씨가 114를 통해 사랑의 장기기증 본부 전화번호를 알아왔다.金씨 가족의 장기기증사실이 알려진 뒤 鄭貞均 세무서장 등 강서세무서 직원 10여명도 장기기증운동에 동참했다.
  • 외환보유액 490억弗 넘어

    ◎15일 현재… 작년말 보다 2배이상 늘어 외환보유액이 490억달러 선을 넘어섰다. 지난 5월말(387억6,000천만달러)부터 역대 최고치 기록(96년 6월말·365억6,000만달러)을 계속 경신 중이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외환보유액은 10월말보다 4억6,000만달러 는 492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작년말 204억1,000만달러보다 두배 이상으로 는 수치다. 외환보유액에서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예치금 등을 뺀 가용 외환보유액은 457억4,000만달러로,10월말보다 4억7,000만달러 늘었다. 작년말(88억7,000만달러)보다는 368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이달 들어 원자재수입대금 지원으로 3억달러가 빠져나갔지만 금융기관들에게 빌려 준 외화자금을 8억7,000만달러 상환받아 외환보유액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편 작년 말 외환위기 당시 한은이 금융기관에 지원한 긴급결제부족지원자금(232억9,000만달러)은 173억달러가 상환돼 잔액이 59억9,000만달러로 줄었다.
  • 민주열사 열전:15/前 서울대생 朴鍾哲(정직한 역사 되찾기)

    ◎5공 정권연장 야욕 꺾은 ‘民主불씨’/‘체육관선거’ 잡음 없애려 시국사범 검거령/‘남영동’으로 연행당해 물고문 도중 질식사/6·10항쟁 도화선… 4개월후 전모 밝혀져 1987년 1월14일 만 21세의 대학생 朴鍾哲이 물고문으로 사망했다. 5공 독재정권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고문살인이었다. 철권통치로 국민을 억압해온 5공은 여느 때처럼 국민을 속이려 했으나 1987년 역사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전두환 군사정권은 정권의 안위와 관련된 시국사건에서 반체제 인사에 대한 가혹한 고문을 자행했다. 그런 군사정권에게도 박종철의 죽음은 예기치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한층 더 예기치 않았던 것은 박종철의 죽음이 일으킨 역사적 파장이었다. 내각제 및 직선제 개헌론이 심각하게 대두되는 가운데 5공은 87년 연말의 대통령선거를 ‘체육관’ 선거로 치뤄 정권을 연장하려는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86년 말 경찰 수뇌들은 운동권 수배자들을 전원 검거하라고 강력 지시했다. 치안본부 대공수사 2단 5과 2계는 87년 1월초 서울대 언어학과 3년생인 박종철이 서울대 민민투위원으로서 서울대 민추위 사건의 중요 수배자인 朴鍾雲을 은닉하고 연계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 박종철을 연행 수사하여 박종운 등 민민투 지하 중앙조직원들을 검거할 계획을 세운다. 1월14일 아침 7시20분경 조한경 강진규 황정웅 반금곤 이정호 등 대공 소속 경찰들은 신림동 하숙집을 급습해 박종철을 남영동 대공분실 5층 조사실로 연행,신문했다. 10시40분경 신문장소를 옮겨 박종운의 소재를 대라고 박종철을 닥달하였으나 모른다고 하자 조한경 등은 박종철의 가슴과 다리를 때리고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물이 가득 채워진 조사실 안의 욕조 앞으로 데리고 갔다. 이들은 조사실 안의 수건으로 박종철의 양손과 발목을 결박하고 나서 반금곤 황정웅이 각각 겨드랑이를 잡고 등을 누른 상태에서 강진규가 욕조안에 들어가 양손으로 박종철의 머리를 잡아 물 속으로 집어넣고 한참 후에 끌어내는 물고문을 반복했다. 이때도 박종철이 박종운의 소재를 모른다고 하자 더 혼내주라는 조한경의 지시에 이정호가 가세,결박된 박종철의 다리를 들어 올린 채 물 속에 머리를 집어넣는 고문을 가했다. 이때 박종철은 목부분이 욕조의 턱에 눌려 숨을 쉬지 못하게 되어 11시20분경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했다. 30,40분 만에 저질러진 이 물고문 살인으로 결국 5공의 정권연장 야욕은 물건너가게 된다. 박종철의 물고문 질식사는 4개월 후에야 그 잔혹한 진상 전반이 파악되었지만 그의 죽음은 우여곡절 끝에 당시로선 극히 이례적으로 처음부터 일반에 알려졌다. 그간 많은 민주화 인사들이 시국사건으로 죽어갔으나 의문사란 말만 남기고 그대로 묻혀 버렸다. 그러나 박종철의 죽음은 경찰과 정권이 몇겹으로 세운 두꺼운 벽을 뚫고나와 ‘양지’로 향하는 묘한 힘을 발휘했다. 이 힘은 정통성없는 5공 정권의 취약한 근저를 흔들었다. 2월7일의 박종철 열사 국민추도회와 3월3일의 고문추방 대행진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5공은 각각 3만명,6만명의 전경들을 동원해야 했다. 결국 박종철의 죽음은 6·10 민주항쟁을 끌어내는 도화선이 되었고 궁지에 몰린 군사정권은 직선제 개헌을 수용할 수 밖에없었다. ‘제2의 김주열’로 불리기도 하는 박종철은 앳된 얼굴의 젊은이였지만 민주화에 대한 신념과 의지는 남달리 강했다. 그는 결코 다른 사람 때문에 재수없게 경찰에 불려가 조사받다가 고문사함으로써 우연히 역사의 무대에 떠오른 인물이 아니다. 대공 3부의 고문경찰들이 연행 직전 작성한 수사계획서는 박종철을 민민투의 중요 지도자로 지목하고 각종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검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에서 말단 공무원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박종철은 84년 서울대 언어학과에 들어온 직후부터 동아리 가입과 농촌활동참여 등을 통해 현실 인식을 깊게 했다. 2학년 때 미국 문화원농성 지원 가두시위로 구류 5일을 살았으며 여름방학에는 안양공단 근처의 ‘닭장집’에 살면서 노동자로 취직하기도 했다. 86년 3학년때 언어학과 과회장에 뽑힌 박종철은 4월 ‘청계피복노조 합법성 쟁취대회’ 가두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붙잡혀 과거 전과 때문에 구속됐다. 그는 재판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7월15일 출소했다. 86년11월23일 81학번 사회학과의 동아리 선배로 민추위 사건에 지명수배된 박종운이 박종철의 하숙방에 찾아와 하룻밤을 묵은 뒤 떠난다. 87년 1월8일 박종운이 다른 동료와의 연락을 부탁하기 위해 다시 박종철 하숙방을 찾았다. 6일 뒤 박종철은 발가벗기고 손발이 묶인 채 박종운의 거처를 추궁하는 경찰들에게 물고문당하다 죽었다. □朴鍾哲 연보 1965년 4월:부산 출생 83년 2월:혜광고 졸업 84년 3월:서울대 언어학과 입학 86년 4월:청계피복노조 합법성 쟁취대회 참가,구속 86년 7월:징역 10월·집행유예 2년으로 출소 87년 1월: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사 ◎구속 경찰관·유족들 지금은/5명 실형선고… 형기 마치고 출소/경찰청 산하단체 근무하다 해임도/유족들 배상금 2억여원 수령 고문 경찰관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박종철 고문치사 혐의로 구속된 경찰관 5명은 징역 3∼10년형을 선고받고 3년 만기에서 최고 7년3개월의 수형 후 가석방 등으로 현재 모두 출소했다. 올 6월 이들 중 3명이 규정을 어기고 경찰청 산하 단체에 근무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곧 해임됐다. 이정호씨와 강진규씨는 감옥에서 나온 뒤 경찰공제회에 들어가 일반직 4급으로,조한경씨는 총포화약안전기술협회 과장으로 근무했다. 이들과는 달리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던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박처원 전 치안감 등 4명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유죄취지 파기환송,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한편 박종철의 유족은 89년 9명의 경찰관과 국가를 상대로 1억2,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95년 11월 “국가와 조씨 등 고문 경찰관 5명은 연대해 1억4,700만원을 배상하고 강씨 등 경찰수뇌 4명은 직무유기 및 범인도피의 책임을 지고 2,4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유족은 국가로부터 이자를 포함한 손해배상금 2억4,000만원을 수령했다. 국가가 배상금 전액을 지급한 만큼 검찰은 직접적 책임이 있는 조씨 등에게 구상금청구 소송을 통해 배상금 일부를 받아내야 하나 최근 이들에 대한 재산 자력조사 결과 배상금 지급 능력이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부인이 공장에 다니며 생계를 꾸리거나 노점상으로 생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고문 밝혀지기까지/모든 수단 동원해 은폐 시도/3차 수사후 고문치사 확인/치안총수 등 경차 9명 구속/‘탁치니 억 쓰러져’ 유행어로 경찰과 5공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박종철의 고문치사를 은폐하려 했지만 결국 3차의 수사 끝에 치안총수를 포함 9명의 경찰이 구속됐다. 1월14일 물고문하던 경찰들은 박종철의 상태가 이상하자 즉시 인근 중앙대 용산병원 응급실에서 의사 오연상씨를 불러 응급처치를 간청했으나 이미 박종철은 숨진 뒤였다. 다급해진 경찰은 이날 오후 보호자와 이미 합의를 했다며 서울지검에 시신의 화장을 요청한다. 증거인멸을 위한 경찰의 이 요청은 거부됐다. 15일 석간신문에 조사받던 학생이 쇼크사했다는 기사가 나간다. 오후 강민창 치안본부장이 변사사실을 공식 시인했으나 단순 쇼크사인 것처럼 발표했으며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쓰러졌다“고 부연설명했다. 이날 밤 9시 안상수 검사 입회하에 행해진 부검에서 황적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1과장은 물고문 도중 욕조 턱에 목이 눌려 질식사한 것 같다는 부검소견을 피력한다. 강 치안본부장 등은 황 과장에게 심장마비사로 부검감정서를 써줄 것을 협박 회유하기 시작한다. 16일 가족들이 벽제에서 화장한 유골을 임진강에 뿌렸다. 이때 아버지 박정기씨는 “잘 가그레이.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데이”라고 해 국민들을 울렸다. 17일 사체를 첫 검안한 의사 오씨의 “조사실 바닥에 물이 흥건했다”는 등 고문 시사 증언이 신문이 보도됐다. 결국 치안본부 특수대는 17일 수사에 착수 19일 고문사를 공식인정하면서 조한경 강진규 2인을 고문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5월18일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이 사실을 폭로하자 5월20일 황정웅 반금곤 이정호 등이 즉시 구속된다. 5월29일에는 범인 축소조작에 나선 박처원 치안감,유정방 경정,박원택 경정 등 3명이 범인도피죄로 구속됐다. 88년 1월15일 황적준 국과수 과장의 경찰 회유 메모가 보도되면서 강민창 당시 치안본부장이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된다.
  • 당국,총외채 통계 오류 8개월째 ‘틀려’

    ◎수출 선수금 부채 아닌 자산으로 계산/재수정땐 나라빚 상환부담 상당액 늘듯 정부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 이후인 97년 12월부터 지난 8월 말 현재까지 대외에 공표해 온 우리나라의 총외채(총대외지불부담) 통계가 엉터리로 작성돼 실제 규모보다 최소한 수십억달러 이상 축소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정부는 97년 말 현재 총외채 규모를 1,544억4,000만달러로 공표한 바 있으나 원칙에 맞게 제대로 집계하면 1,600억달러대로 그 규모가 커져 외채상환부담이 가중되고 정부의 공신력에 먹칠을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수정작업을 계속 미뤄오다 뒤늦게 한국은행에 의뢰해 극도의 보안 속에 전면 재수정하는 작업을 폈다. 이번 주 말쯤 외채통계작성 체계의 일부 수정 내용과 작업 결과(97년 말,98년 상반기)를 한은과 함께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9일 재정경제부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97년 12월부터 총외채의 범위에 역외금융(국내은행 해외점포가 외국에서 돈을 빌려 외국업체에 빌려주는 기법)을 추가해 매달총외채 현황을 공표해 왔다. 그러나 민간부문의 경우 한 예로 수출업자들이 선박 등의 상품을 수출하기 이전 수출대금의 일정액을 미리 받는 수출선수금을 외채(부채)로 잡지 않고 자산으로 계산,잔금(미수금)을 받을 때까지는 총외채 규모가 줄어드는 결과를 빚어왔다. 수출선수금은 주문을 받고 상품을 선적할 때까지 보통 1년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수입업자로부터 미리 받아 생산자금 등으로 활용하는 대금으로 외채통계상 수출상품을 선적할 때까지는 부채로 산정하게 돼 있다. 엔화 등 달러화 이외의 통화로 표시된 외채도 처음 빌렸을 당시의 금액을 달러화 대비 환율을 반영시켜 시가평가를 하지 않은 채 상환액을 외채원금에서 빼나가는 방식을 취해 심지어는 엔화표시 외채잔액이 마이너스(-)로 기재돼 있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잘못된 외채통계를 하루빨리 바로 잡아 제대로 알리는 것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며 “수정작업 이후 드러날 실제 총외채는 그동안 공표했던 규모보다 훨씬 커지지만 감당할 수는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 법사위·정보위/與·野 ‘총풍사건’ 뜨거운 설전(國監 하이라이트)

    ◎“李會晟씨 개입 입증할 또다른 증거 제시할것”/“金 대통령 배후규명 발언 검찰청법 8조 위반 한것” 6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정보위의 안기부에 대한 국감에서는 이른바 ‘총풍(銃風)사건’과 이에 따른 고문·불법 감청 의혹 등이 도마위에 올라 여야 의원들과 피감기관 사이에 설전(舌戰)을 벌였다. 먼저 한나라당 金贊鎭 의원은 대검에 대한 국감에서 “金大中 대통령의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 배후 규명 발언은 수사중인 사건에 명백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므로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한 검찰청법 8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반격에 나선 국민회의 趙贊衡 의원은 “金대통령의 발언은 수사 잘못에 대한 질책이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수사지휘로는 볼 수 없고,그 자리에 朴相千 법무부장관이 참석했던 만큼 포괄적 지시”라고 맞섰다. 같은 당 趙舜衡 의원은 “대통령이 배후를 캐라는 철저한 수사지시를 내리고 나서야 전면적인 재수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검찰의 수사의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정보위의안기부에 대한 국감에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洪準杓 金道彦 의원은 “여권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건을 침소봉대시켜 야당을 파괴하고 李총재 죽이기에 나섰다는 것은 이미 검찰의 중간발표를 통해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고문조작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그러나 李鍾贊 안기부장은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에 연루된 吳靜恩씨 등 3인방에 대한 공소유지를 위한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金仁泳 국회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金정보위위원장은 李會晟씨 연루 의혹과 관련,“이날 국감에서 그동안 언론에 보도됐던 것과는 색다른 내용이 있었다”며 “李씨의 개입여부는 객관적인 수사를 통해 증거를 제시하면 재판에서 결정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 변함없는 私邸식 식단(양승현의 취재수첩)

    金大中 대통령 내외는 별로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주방에 특별한 주문을 하는 적이 거의 없다. 국민의 정부가 문민정부의 ‘개혁 칼국수’처럼 식단에 눈에 띄는 특징이 없는 것도 ‘집주인’의 식성 탓인지도 모른다. 청와대 식단은 크게 두가지다. 관저 식사와 공식·비공식 오·만찬이다. 관저에서는 늘상 밥과 국,그리고 3∼4가지 반찬이 상에 오른다. 국은 미역국과 우거지국이 단골 메뉴이고,김치와 생선구이,무나물·취나물 등 나물류가 즐겨 드는 반찬이다. 사저(私邸) 시절 그대로다. 관저 요리사 2명이 과거 사저에서 일하던 사람들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어쩌다 비서관들이 “심심하다”고 하면 옛맛에 익숙한 대통령 내외는 늘상 “맛있다”며 ‘웬 반찬 투정이냐’는 표정을 짓는다고 한다. 간혹 李姬鎬 여사가 별미로 만두국이나 카레라이스를,金대통령은 ‘맛보기’로 자장면을 주문하기도 하지만 거의 주방에 맡긴다. 한동안 金대통령은 밤참으로 인절미 등을 즐겼으나 몸무게 때문에 요즈음은 끊었다. 오·만찬은 한식,중식,양식이 돌아가며 나온다. 행사 성격에 따라 朴琴玉 총무비서관과 주방장이 알아서 결정하지만 金대통령의 전날 행사때 메뉴를 가장 우선적으로 참고한다. 한식은 우거지탕,육개장,갈비탕(출입기자들은 취임 100일 간담회 때는 육개장,6개월 때는 갈비탕을 ‘얻어먹었다’)이 준비된다. 물론 탕만 나오는 게 아니고 생선구이,전,새우 등 3∼4가지 코스가 곁들여진다. 중식도 볶음밥과 면 종류가 주 메뉴이나 마찬가지로 양장피,해삼요리 등의 코스가 뒤따른다. 양식은 스테이크가 주종이다. 한 사람에 1만원을 넘기지 않으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朴仙淑 부대변인은 전한다. 청와대 공식 요리사는 주방장(4급)을 포함해 5명. 관저 요리사는 ‘보조’개념으로,본관행사 주방일도 거든다. 이들이 준비하는 식사인원은 50명선으로 그 이상이면 바깥 호텔에 주문한다. 전 정부 때는 30명까지만 치렀는데 20명이나 늘었다며 힘들다고 했다.
  • 諸廷坵·金復東 의원 ‘병상 국감’ 눈시울 붉혀/국감 취재수첩

    한나라당 諸廷坵 의원이 5일 병상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비록 서면질의의 형식이지만 의정활동의 ‘꽃’이라는 국정감사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불성실한 국감 태도를 막기 위해 올해 도입한 서면질의 금지 조치가 諸의원에게는 병마(病魔)보다 더한 고통이었다. 아쉬운 생각에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질의서를 작성,날마다 감사장 주변에 배포했다. 정부 답변조차 들을 수 없는 ‘외길 감사’였다. 그러나 諸의원이 속한 산업자원위의 여야 의원들은 끝내 그의 정성에 고개를 숙이고 예외를 인정했다. 諸의원의 질의서를 공식 서면질의로 채택키로 결정한 것이다. 멱살잡이와 정쟁(政爭)이 국감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諸의원은 홀로 병상에서 입증한 셈이다. 이날 諸의원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감에서 외국인 투자유치와 수출지원정책의 문제점을 매섭게 꼬집었다. 그는 “무역공사에 설치된 외국인투자지원센터에서 직접 처리하는 행정업무는 투자유치와 무관한 사업자 등록,비자 연장,재입국 허가 등 6가지뿐이고 정작 투자상담을 하면 관련 기관의 전화번호나 가르쳐 주는 실정”이라며 전략 부재를 질타했다. 국방위 소속인 자민련 金復東 의원도 ‘병상국감’을 치르고 있다. 허리디스크를 앓는 金의원은 헬기로 이동하는 지방 국감에는 참석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대신 국방부와 조달본부 등 서울지역 국감에는 어김없이 참여한다. 金의원은 의료진의 ‘휴식 권유’를 뿌리치고 ‘국감 참여’를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자치위의 한나라당 趙重衍 의원은 경찰의 ‘계급인플레’ 현상과 공공근로사업의 문제점 등을 지적한 질의자료를 준비했지만 “당분간 외부 활동을 삼가야 한다”는 의료진의 지시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 稅風·銃風 재수사/金 대통령의 속뜻

    ◎“國基 문란” 정치적 물타기에 쐐기/稅政혼란­안보 선거이용 ‘명맥한 범법’ 인식/野책임론 거론… 도덕 재무장 구태탈피 촉구 金大中 대통령이 ‘국세청 대선자금 불법모금비리’(稅風)와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銃風)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야당의 정치·도의적 책임을 강조한 것은 사건의 본질이 더이상 왜곡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국세청을 통한 대선자금 비리는 명백한 ‘세정 혼란’이고 총풍은 ‘안보를 선거에 이용하려고 한 국기문란 행위’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金대통령이 전국 검사장 오찬에서 세풍을 “상상도 할 수 없는 부정한 사건”으로,총풍을 “참으로 용서할 수 없는 일”로 규정한 것도 이같은 인식의 바탕에서 나온 언급인 셈이다. 金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다소 불만스런 시각을 드러낸 것도 이러한 판단의 연장으로 분석된다. “어떻게 4,5급 세사람이 할 수 있겠는가”“세사람이 조석으로 출입을 하고 여기저기 함께 방문도 했다”고 배후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즉 명백한 범법행위임이 분명한데,“검찰에서 부인했다는 이유로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며 검찰의 철저하고 전면적인 수사를 촉구한 것이다. 金대통령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거론,야당 수뇌부를 직접 겨냥했다. 고문과 불법감청이라는 정치적 맞불작전으로 적당히 얼버무릴 사안이 아니라는 일종의 정치적 경고다. 그러면서도 金대통령은 검찰의 독립적인 수사권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검찰의 수사가 멈칫거리고,중간수사결과 또한 미흡한 만큼 증거보강 등 철저하고 전면적인 수사를 하라는 선에서 그쳤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검찰의 범법행위에 대한 수사관행의 잘못을 고치라는 통상적인 지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야당이 관계되어 있다고 해서 국정현안을 대통령이 모른 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이번 지시로 金대통령의 정국인식의 단초를 읽을 수 있다. ‘도덕적 재무장’이 정치파트너로서 선결과제라는 주문이다. 달리 표현하면 야당의 도덕성 문제를 분명히 짚고 넘어감으로써 새로운 정치구도와 관행을 만들어 내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다.
  • 검찰 보강수사 방향/총격요청 3인방 배후 중점 추적

    ◎정치권 진상 은폐기도 여부도 ‘총풍(銃風)·세풍(稅風)사건’이 金大中 대통령의 철저한 진상규명 지시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金대통령이 배후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대로 끝낼 수 없다”고 강조한 만큼 수사의 발걸음은 한결 빨라질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총풍사건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계속 수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큰 고비는 지났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국세청을 동원한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모금사건인 ‘세풍사건’ 역시 핵심인물인 李碩熙 전 국세청차장의 해외도피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었다. 朴舜用 서울지검장은 4일 출근과 동시에 ‘총풍사건’을 수사해온 李廷洙 1차장과 洪景植 공안1부장,사건 담당 검사들을 불러 金대통령의 지시를 설명한 뒤 “철저히 수사할 것”을 주문했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진실을 밝히는 데 노력해달라”는 金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분발을 촉구했다. 공안1부 수사팀은 이에따라 지금까지 수사해온 자료와 안기부로부터 넘겨 받은 자료등을 재검토하는 등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재수사를 통해 ▲판문점 총격을 요청한 韓成基씨 등 3명과 주변 인물들의 공모 및 자금지원 여부 ▲權寧海 전 안기부장과 정치권의 공모에 의한 진상 은폐기도 여부 ▲韓씨­張震浩 진로그룹 회장­李會晟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등 수사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가려내야 한다. 검찰은 1차 수사 때와는 달리 ‘고문’주장,수사 중 변호인단의 피고인 접견,구속만기일이라는 수사 외적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 여건은 훨씬 유리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미 확보된 정황증거를 정리하면 조만간 배후가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裵在昱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의 구속도 이런 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세풍사건은 한나라당 徐相穆 의원­李 전 차장­林采柱 전 국세청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이미 밝혀냈다. 따라서 앞으로 검찰의 수사는 한나라당 李會昌 총재의 동생인 李會晟씨의 개입사실을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그러나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李 전 차장의 귀국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해 지금까지처럼 돈을 준 기업체 관계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하면 수사는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銃風·稅風 진상 밝혀내야”/金 대통령

    ◎사정기관 자체정화 등 4개항 지시/법원不許땐 감청 즉각 중단/검사장회의 金大中 대통령은 3일 전국 검사장 오찬에서 “국세청 대선자금 모금사건과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은 연루자들이 검찰에서 부인했다고,또 배후를 모르겠다고 해서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국가기강과 안보를 위해 진상을 밝혀줄 것을 검찰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전국 검사장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국세청 모금사건이나 총격요청 사건은 도저히 묵인하거나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정한뒤 이같이 말했다고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金대통령은 특히 “총격요청 사건에 대해 야당이 법적 책임이 있는 지는 아직 말할 수 없지만 정치·도의적 책임은 있으며,국세청 모금사건도 사전에 몰랐다고 해도 이제는 알았으므로 마찬가지”라면서 “이를 야당탄압이라고 하고 고문했다고 하면서 호도하는 것은 애국심을 가지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이 두 사건에 대해 동시에 입장을 천명한 것은 처음으로 사실상 두 사건에 대한 검찰의 전면 재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야당에 대해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명시함으로써 향후 정국향방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金대통령은 이어 국세청 모금사건에 대해 “국가 조세행정을 송두리째 부인하는 상상도 못할 부정한 사건으로 정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총격요청사건에 대해서는 “이것을 용납하면 공산당과 싸우는 명분을 어떻게 세우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가 분노하고 뿌리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金대통령은 “고문과 불법감청도 사실이라면 개인적으로 전율할 만큼 분노를 느낀다”면서 “총격사건을 일으켜 선거를 하겠다는 문제와는 비교할수 없으나 고문·감청에 대해 진실을 밝히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金대통령은 부정부패 척결을 비롯,인권보호,사회질서 및 노사관계 안정,검찰 등 사정기관 자체 정화 등 4개항을 특별 지시한뒤 “부정부패 척결은 내 임기중 하루도 포기하지 않고 끝장내겠다”고 다짐했다. ◎복지부동직무유기로 처벌 법무부는 3일 긴급통신제한조치(긴급감청)가 필요한 수사기관은 지체없이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48시간 이내에 허가를 얻지 못하면 즉각 감청을 중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마련,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찰청 회의실에서 朴相千 법무부장관 주재로 전국검사장회의를 열고 통신감청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했다. 朴장관은 또 중하위 공직자 사정과 관련,“일선 공무원의 복지부동에 대해 직무유기로 처벌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라”고 강조하고 고문시비에 대해서도 “수사과정의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행위를 검찰이 앞장서 근절해달라”고 당부했다.
  • ‘주먹구구’도 무색한 조달본부/국감 취재수첩

    2일 국회 국방위의 국방부 조달본부에 대한 국감장은 뜨거웠다.질의에 나선 의원마다 ‘혈세(血稅)낭비’ 사례를 조목조목 열거하며,실책을 나무랐다. 여야가 따로 없었다. 국방부측은 답변을 준비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대잠수함 초계기 P­3C기 사기구매 사건부터 도마에 올랐다. △공소시효 만료로 미국 록히드사에 패소(국민회의 權正達 의원) △록히드사에 365억원을 날린 이듬해 록히드사와 대규모 장비도입 계약체결(국민회의 朴尙奎 의원) △459억원의 국고손실(한나라당 徐淸源 의원) 등 신랄한 추궁이 잇따랐다. 허술한 군수조달 체계는 계속 집중타를 맞았다. 군수정보시스템,미국과의 불평등교역,미숙한 원가계산,자의적인 조달행정 등이 대상이었다. 權永孝 조달본부장은 해명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실무자들도 답변서 작성에 쉴 틈이 없었다. 그런데 다른 한쪽에서는 엉뚱한 일로 바빴다. 국감을 10분 남겨놓고 허둥대기 시작했다. 몇몇은 감사장 의자를 더 놓았다. 또다른 몇몇은 기자실 책상을 새로 놓았다. 통신병은 전화선을 추가로 설치했다.전화선마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기자들은 기사전송에 온종일 애를 먹었다. 조달본부는 서울 도심 용산에 있다. 휴대폰 1,200만대 시대에 어울리지 않은 해프닝이다. 조달본부 올해 예산은 3조원이 넘는다. 사들이는 무기들은 고가 첨단장비가 적지 않다. 수백억·수천억원 단위는 예사다. 구매에 앞서 고도의 판단과 분석,예측이 필요함은 당연하다. 조달본부는 이날도 ‘선진조달’을 다짐했다. 그러나 국감 수요 하나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매년 해오던 주먹구구식 계산마저 어긋났다. 억단위·조단위 계산은 어찌될지 눈에 선하다.
  • 네살바기 진술 증거능력 인정

    ◎엄마 피살 목격 구체적 증언… 용의자 2년만에 구속 엄마의 피살현장을 목격한 4살 여아의 증언에 대해 법원이 증거능력을 인정,사건발생 2년여만에 살인사건 용의자가 구속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30일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이웃집 주부를 살해하고 강도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불을 지른 李聖鎭씨(33·악사·서울 성북구 정릉동)를 살인 및 방화 혐의로 구속했다. 李씨는 지난 96년 8월22일 오후 9시20분쯤 서울 용산구 후암동 30의 43 다세대주택 3층 金모씨(여·당시 28세) 집에서 “빌린 돈 2,000만원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金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곁에 있던 金씨의 딸 金모양(당시 4세)을 때려 기절시킨 뒤 집에 불을 질러 단순강도로 위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李씨는 기절한 金양이 숨진 것으로 오인,불을 지른 뒤 달아났으나 金양은 두개골 골절상과 왼팔과 두다리 등에 화상을 입은 채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金양은 李씨와의 대면을 통해 “엄마와 나를 때린 아저씨”라고 진술했으나 검찰측이 “4살짜리 어린이의 진술을 증거로 채택하기 어렵다”면서 경찰에 재수사를 지시,미제사건으로 남아있었다. 경찰은 金양의 추가 진술 및 물증을 토대로 29일 李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측은 金양의 진술이 2년이 지나도록 일관된 내용인데다 매우 구체적이어서 충분한 증거능력을 갖고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 면책특권과 책임성/국감 취재수첩

    정치인의 생명은 ‘신뢰성’에 있다.더욱이 국민의 대표로서 국정을 다루는 의원들로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치적 신조로 삼아야 한다.하지만 요즘의 국정 감사장에서는 정치인의 제1 수칙이 곳곳에서 무너지는 느낌이다.‘면책특권’을 앞세워 무책임하게 쏟아져 나오는 한건주의 폭로성 발언들이 바로 그런 예다. 국감 초에 터진 ‘YS 1,000억원 비자금조성의혹’(재경위 鄭漢溶 의원·국민회의)과 최근 ‘朴智元 청와대공보수석,洪仁吉 전 의원으로부터 2억원 수수설’(법사위 洪準杓 의원·한나라당)이 대표적이다.鄭의원과 洪의원은 고소를 당하거나 당할 처지에 놓여있다.특히 洪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 상고심이 계류중이다.어찌보면 ‘시한부 의원’이어서 더욱 신뢰도가 떨어진다. 두 의원은 현행법상 사법처리가 어려운 ‘면책특권’을 방패막이로 악용한 면도 있다.그동안 많은 원내발언들이 면책특권에 숨어 특정인의 명예훼손으로 악용됐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면책특권은 국민의 대표로서 입법활동과 ‘행정부 견제’라는 의회 고유의 역할을 수행하라는 ‘국민적 합의’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반면 지금 국감장에서 진행되는 상황은 어떠한가.자신들의 엄청난 특권을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한 한건주의나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때문에 면책특권에도 명백한 한계가 있으며 명예훼손의 경우 허무맹랑한 설이나 루머를 근거로 했다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 헌법학계의 다수설이다.법을 떠나서도 면책특권에 걸맞은 책임성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姜倞求 변호사(40)는 “원내 발언에 대해 사법처리가 어려운 만큼 정치적 책임과 반드시 연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일부 시민단체들도 “무책임한 의원들에 대해 합법적인 낙선운동이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 깊어가는 청와대 가을(청와대 취재수첩)

    요즈음 청와대 춘추관(기자실과 기자회견장이 있는 곳) 앞마당은 아침 10시만 되면 어김없이 요란하다.유치원생들이 ‘손님’일 때는 더욱 유난하다.10월 들어 하루 평균 2,500여명이 경내를 관람한다.퇴근무렵이 되면 안내를 맡은 젊은 경호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지경이다.초창기에 비해 관람객이 무려 15배나 늘어 선물로 준비한 ‘청와대 열쇠고리’가 동이 날 때도 있다는 귀띔이다. 권부(權府)라는 선입견 때문일까,녹지원∼수궁터(구 본관 자리)∼본관∼영빈관으로 이어지는 45분간 관람로가 방문객들에게는 무척 신기한 모양이다.버스에서 내려 춘추관 앞마당에 들어서는 모습부터가 여느 관광지에서와는 달리 상기된 표정이다.청와대는 국민들에게 그렇게 다가서고 있다. 사실 청와대 경내 관람은 가을이 안성맞춤이다.삽상함이 느껴지는 체감온도가 벌써 다르다.소나무 빽빽한 춘추관 샛길을 나서면 북악산과 어우러진 경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상록수·유실수·낙엽수·화목류 등 모두 127종 3만4,000여 그루가 빚어내는 풍광이 그럴 듯하다.울긋불긋한 낙엽수도 그만이지만,유실수들의 자태도 빼어나다.특히 관저 밑 녹지원 주변에 가지가 힘에 부치도록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는 낯익은 정겨움이다. 청와대에는 감나무 말고도 배 사과 밤 은행 포도 모과 대추 등 13종류 199그루의 유실수가 있다.봄·여름철에는 앵두를 시작으로 살구·자두가 붉고,노랗게 익는다.모두 비료도 치지 않은 무공해다. 朴琴玉 총무비서관은 “감은 넉넉하다”며 비교적 풍작임을 알린다.그러나다 따지는 않고 일부는 ‘까치밥’으로 남겨둘 것이라고 했다.밤과 사과·배는 “조금”이라고 멋쩍어했다.모과와 대추는 “괜찮다”고 했고,은행은 아예 따지도 못했다며 웃었다.용도를 묻자 구내식당이나 비서실 후식용으로 사용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되물었다. 어느새 청와대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연말까지는 개혁을 마무리짓겠다는 金대통령의 약속도 ‘겨울걷이철’을 맞고 있다.
  • 언론용 ‘백화점식 질의’/국감 취재수첩

    재경위 소속의원들은 여야 합쳐 30명이다.1인당 10분씩만 해도 산술적으로 300분(5시간)이다.점심,저녁 식사와 답변 준비시간만도 적어도 3시간이 걸린다.간혹 정치공방까지 겹쳐 정회로 이어지는 것이 우리의 국감 풍속도다. 23일 재경부 국감은 저녁 11시가 되어서야 질의가 끝났다.곧바로 장관 답변이 시작됐으나 의원들이나 장관 모두 기진맥진한 상태가 됐다.자정 넘어까지 답변이 진행되면서 시간에 쫓겨 ‘서면대체’가 줄을 이었다.날카로운 추가질의나 명쾌한 답변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부실국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런 상황은 재경위에 국한되지 않았다.국방위나 통일외교통상위 등 다른 대부분 상임위도 비슷했다.애초부터 ‘효율 국감’과는 거리가 멀다. 이유는 간단하다.천편일률적인 백화점식 질의 때문이다.30명 의원들은 저마다 중요하다 싶은 주제는 빼먹지 않고 ‘단골메뉴’로 올렸다.지루한 중복 질문이 줄을 이었다. 백화점 질의에 대한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의원들은 “남들이 질의한 주제라고 빼먹을 수도 없고…”라며 스스로도 멋적어 하는 눈치다.자신의 활동상을 국회 속기록에 남기는 동시에 신문,방송을 위한 ‘언론용’이라는 것이 이들의 솔직한 대답이었다. 중요한 것은 내실있는 국감이다.핵심없는 장황한 질문을 듣는 장관이나 기록용 질의를 해야하는 의원들이나 고역이긴 마찬가지다.‘질의로 날 새는 국감’보다 답변 위주로 운영되는 국감이 절실하다. 핵심을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과 명쾌한 답변이 어우러진 국정감사가 언제나 이뤄질지 국민들은 답답할 뿐이다.
  • 맥 못짚는 ‘사오정 질의’/白汶一 기자(취재수첩)

    금융감독 당국이 국회에 낸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의원들의 질의가 구조조정에 집중돼 있다.올해 우리 경제의 으뜸가는 ‘화두(話頭)’였고 금융기관과 기업·가계 모두가 아직도 그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따라서 의원마다 구조조정에 100건이 넘는 질의를 쏟아붓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의욕이 앞섰는지,시류(時流)에 부합해선지 ‘사오정’류의 질의를 하는 의원이 적지 않다.과거같은 ‘민원성 질의’는 크게 줄었으나 국정감사의 ‘맥’은 제대로 짚지 못했다. 한나라당 金映宣 의원은 보험감독원 출입기자들의 명단을 요구했다.그들의 신상과 보험감독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국감장에서의 추궁이 기대된다. 국민회의 安東善 의원은 신용관리기금의 전화번호부를 요청했다.이는 보좌진을 통해 미리 챙길 수 있는 자료다. 국민회의 蔡映錫 의원은 감독기관의 예시 고시 규정집 등을 요구했다. 국회 도서관에 들르거나 감독기관에 물어보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자료다. 한나라당 李思哲 의원 등은 감독기관 과장급 이상의 출신지역 학교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을 요구했다. 인사비리를 추궁하려는 듯하나 개인신상을 무차별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납득이 안간다. 한나라당 朴明煥 의원은 한국은행의 인터넷 주소를 물었다.‘www.bok.or.kr’라는 답변을 얻었지만 국정감사 질의에 걸맞은지 되묻고 싶다.핵심사항이 없이 무조건 ‘자료 일체’를 요구하는 것은 정무위원회 소속의원의 공통된 사항이다.자민련 L의원 등 몇몇 의원들은 지역 이기주의에 편승,특정업체와 관련된 질의를 남발했다. 물론 의원마다 ‘깊은 뜻’이 있을 것이다.그러나 국정감사가 국민을 대신해 정부의 행정수행 능력을 심판하는 것이라면 자료요구에 앞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의원님들,질의수준 좀 높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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