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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도시 집값 60~100% 폭등…中 투기와의 전쟁

    대도시 집값 60~100% 폭등…中 투기와의 전쟁

    6월1일부터 중국에서 ‘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발효된다. 중국 전역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종합 부동산 대책이다. 1일부터는 매도하는 주택 가운데 매입한 지 2년 미만의 주택은 집값의 5%를 세금으로 물린다. 미분양 전매는 일체 금지시켰고, 토지 구입 후 1년 내에 토지를 개발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2년 이상 방치할 경우 개발 허가 자체를 취소시킬 수 있는 강력한 처방이다. 단기 투기이익을 철저하게 차단시켜 폭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중국당국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번 조치로 투기를 막지 못할 경우 더욱 강력한 처방을 내놓을 방침이라 요동을 치던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일단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최근 몇년 동안 중국 전역을 휩쓴 부동산 투자 열풍은 의외로 심각했다. 중국 주택가격은 지난해 14.4% 상승한데 이어 올해 1·4분기(1∼3월)에만 전년 동기보다 12.5%가 올랐다. 가격 폭등에 놀란 중국당국이 서둘러 거시 조정정책의 일환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게 된 것이다. 특히 중산층의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 지역은 최근 3년 사이에 집값이 60∼100% 폭등했다. 위안화 절상을 기대하고 중국에 유입된 해외 투기자본이 가세하면서 중국의 부동산 과열을 더욱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중국당국의 신부동산 정책에 대해 일단 ‘적절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많다. 중국 부동산협회 구윈창(顧云昌) 부회장은 “낮은 건축비 등을 고려하면 현재 중국 부동산에는 상당한 거품이 끼어 있다.”며 “중국인들이 부담할 수 없을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 사회적 불안을 야기해 중국의 발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 전역에서 폭등세 진정 지난 11일 신부동산정책이 발표된 후 부동산가격은 ‘한풀 꺾인’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표적 투기지역이었던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는 대폭 또는 소폭으로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있으나 실수요가 많은 베이징의 일부 지역은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 최대 부동산 포털사이트의 분석 결과 4월 상하이 주택 분양가격은 3월보다 평균 9%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당 8800위안(약 110만원)이었던 주택 분양가격은 8097위안(약 100만원)으로 떨어졌다. 상하이 인근 항저우(杭州)에서도 최근 1주일 사이에 주택거래 가격이 5% 안팎으로 떨어졌다. 동북 3성의 핵심 도시인 선양(瀋陽)은 지난 1·4분기 부동산 가격이 9.3% 상승했지만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 때문에 ㎡당 평균 주택가격이 3035위안(약 39만원)으로 지난해 3048위안보다 소폭 하락했다. 부동산 투자 열기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베이징 등 대도시들은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 왕징야터(望京雅特) 단지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 ㎡당 6000위안(약 78만원)에서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현재 분양 중인 차오양(朝陽)구의 궈메이쟈쟈웬(國美家家園)은 지난해 말 가격보다 오히려 2∼3%의 가격 상승을 보이고 있다. 중심가인 왕푸징(王府井)이나 옌사(燕莎) 등의 상가와 아파트 분양 가격은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베이징 왕징(望京)의 한 부동산 업체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도 베이징의 부동산 가격은 실수요를 중심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주택 분할 상환금이 임대료보다 낮은 상황에서 장기 주택 구입자들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베이징 부동산 개발업의 평균 이윤은 15%이고 노른자위의 경우에는 20%에 달해 많은 투자 자본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향후 20년간 1억채 건설해야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낙관적이란 지적이 많다. 우선 부동산 수급 측면에서 소득 상승과 함께 잠재수요가 끊임없이 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앤디 시에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 연착륙’이란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서는 앞으로 20년 동안 1억 채의 주택을 건설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의 도시 거주 인구는 5억 6000만명이다. 도시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중국의 도시 인구는 앞으로 20년 동안 4억명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1억 채(주로 아파트)의 주택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추론이다. 연간 500만 채의 주택을 새로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 모건 스탠리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신부동산정책이 ‘약발’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진펑이(金豊易) 부동산업체 정링쥔(鄭翎鈞) 사장은 “6월에 예정된 아파트나 주택들의 분양을 9월로 미루는 업체들이 많이 있으며 올 여름만 지내면 다시 좋은 시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부동산 업체들의 낙관론은 중국 당국이 부동산 경기를 마냥 억누를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부동산 시장이 급랭할 경우 은행 자금에 의존한 부동산 업계의 경영이 악화되고 곧 이어 부실채권 확산으로 금융권 전체가 위험하다는 논리다. 지난해 말 현재 중국 전체 금융 회사의 부동산 대출 규모는 2조 6000억위안(약 330조원)으로 지난 98년보다 10배가 늘었다. 상하이의 경우 부동산 개발 관련 산업이 총생산의 19.5%에 달하고 재정수입의 30%를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의 한 부동산 회사는 “부동산 버블이 심각했던 상하이의 경우 최소한 20∼3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베이징 등 다른 대도시의 경우 잠재 수요가 적지않아 소폭으로 조정되다 다시 상승하는 패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과열억제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단기간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투자에 몰려드는 한국인들 중국 내 한국인들의 부동산 투자 열기도 뜨겁다. 지난해부터 외국인도 장기 거주자이면 주택을 살 수 있는 길이 열렸다.25만∼30만명으로 추산되는 중국 거주 한국인 사이에서 이때부터 부동산 구입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칭다오 선양 등 한국인 밀집 거주 도시가 중심이다. 중국의 주택 임대료가 국내 못지않게 비싼데다 집값은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주택담보 장기대출을 받으면 집값의 30∼40%만 있어도 집을 살 수 있다는 점도 주택 구입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코리아 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베이징의 왕징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만 해도 ㎡당 5000위안(약 65만원)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6000∼7000위안대에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단기 시세차익을 노릴 경우 중고주택 매매(2차시장)가 어려워 환금성에도 적지않은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 소재 월드 부동산측은 “베이징에서 장기 거주를 해야 하는 개인사업자 한인을 중심으로 아파트 등 주택 구입이 늘고 있다.”며 “최근 부동산 대책으로 단기 차익보다는 장기 보유를 중심으로 문의자가 많아 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내 유일한 한국 부동산 분양업체인 건양의 서길수(徐吉洙) 사장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가까워지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며 “그때쯤에는 상하이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2차 부동산 매매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oilman@seoul.co.kr ■ 구윈창 부동산협회 부회장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국민 소득수준 향상 범위에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며 연 10% 이하의 가격 상승이면 건전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부동산협회 구윈창(顧云昌) 부회장은 “국민경제의 지속적 발전은 필연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동반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문제는 중국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빨리 오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발표한 신부동산 정책은 99년 당시 침체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개인의 주택 전매에 수반하는 소득세 등의 면제조치를 사실상 철회한 것”이라며 ‘당분간’ 긴축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상승의 최대 원인은. -토지 수급의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이며 토지 개발 원가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이유다. 상하이의 경우 1998년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자 당국이 서둘러 토지 공급을 줄여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2001년 이후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세계 박람회 유치 등 호재와 핫머니(단기 투기자본)가 몰리면서 폭등하게 됐다. 지역별 편차도 심각한데. -경제발전 수준의 차이가 지역별 격차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2003년 이전 상하이, 항저우 등의 부동산 가격은 폭등세를 지속했으나 베이징은 안정이 됐고 광저우는 되레 가격이 내렸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 상승폭은 동부 16.9%, 중부 9.2%, 서부 7.6%로 차이가 현격했다. 외국인 투자 세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은 지역마다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향후 중국 부동산 전망은. -이번 긴급 부동산 조치로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전망은 밝다. 소득수준 향상에 맞춰 연 10% 이하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건전한 지표이다. 한국기업들의 중국 부동산 업계 진출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한국기업들이 중국 현지 파트너와 손잡고 부동산 개발에 뛰어들 경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oilman@seoul.co.kr
  • [쪽지 통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다음달 1일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첫 모의평가를 치른다. 응시인원은 재학생과 재수생 등 60만 7400여명이며, 시험장소는 재학고교, 출신고교와 원서접수 학원, 교육청이 지정한 학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윤종건 회장과 김명곤 국립극장 극장장은 지난 25일 ‘예술·교육 협력협정’조인식을 갖고 전국 초·중등 교원이 국립극장 자체 제작 공연을 관람할 경우 동반 1명까지 관람료의 50%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할인혜택은 전화예매로만 가능하다. 국·공·사립의 구분 없이 교원이면 된다. 두 단체는 앞으로 남산문화탐방 등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술교육 프로그램과 교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메가스터디 엠베스트(www.mbest.co.kr) 학생복업체 ㈜아이비클럽과 함께 6월4일까지 ‘아이비클럽 입고 엠베스트로 공부하자’ 이벤트를 연다. 아이비클럽 교복을 사는 모든 학생에게 메가스터디 엠베스트 4만원 강좌 수강권을 무료로 준다. 이 수강권은 회원가입 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강좌를 처음 구매하면 온라인 암기노트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중계평생학습관 6월3일 오후 1시30분 본관 2층 제2강의실에서 ‘자녀의 학업스트레스와 부모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연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전성일 신경정신과 의사가 나와 자녀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고민에 대해 강연한다. 초·중·고 학부모가 대상이며 전화로 예약하거나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02)949-7887. ●인체의 신비전 한국 고별전이 6월4일부터 10월3일까지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본관 3층 장보고홀에서 열린다. 플라스틱 모형이 아닌 실제 인체가 전시된다. 인체는 모두 사후에 기증받은 것으로 전신 표본 22종과 장기 표본 180종 등 200여점이 선보인다. 표본들은 신경계, 소화계, 생식계 등 계통별로 구분되며 손끝의 모세혈관에서 뇌조직과 신경세포, 주름진 피부조직까지 생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흡연자의 폐와 유방암 말기의 가슴 등은 건강한 장기와 비교 전시되며, 뇌와 간 표본을 만져 볼 수 있는 체험코너도 마련됐다.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뇌세포 조직도 공개된다. ●인천시교육청 저소득층 유아를 맡아주는 미술학원에 대해서도 일반 유치원(만 3∼5세) 및 두 자녀 이상 교육비 지원사업과 동일하게 교육비를 지원키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유아교육위원회를 열어 유아대상 미술학원중 무상교육 위탁기관 지정을 위한 심의를 벌였다. 무상교육 위탁기관은 유치원으로 전환을 희망하는 유아대상 미술학원 중 유치원에 준하는 시설, 교육과정, 강사 등을 갖춘 곳을 대상으로 한다. ●인천교직원수련원 지난 26일 인천시 중구 영종도에 문을 열었다.50억원을 들여 건립된 교직원수련원은 지상 5층, 객실 36실 규모로 교직원의 복지 증진과 휴식 제공, 각종 연수 및 회의장소, 자생 동호회 수련활동 등의 시설로 활용된다.
  • 1000억대 재건축 비리 재수사

    서울 화곡동의 한 아파트단지 재건축 과정에서 재건축조합과 시공사가 짜고 공사내용을 변경, 개발이익금을 1000억원 이상 늘린 뒤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9일 강서구 화곡동의 아파트단지 재건축 과정에 비리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조합사무실에서 관련 서류 일체를 압수수색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5년 서울 강서구 화곡주공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된 D건설은 2000년 3월∼2003년 9월 조합원과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사비로 총 3800억원을 걷어 들였다.D건설은 99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02년 10월 4만 7000여평의 대지에 50개동 32∼71평형 2176가구의 아파트 단지를 완공해 모두 분양했다. 그러나 D건설은 관할 강서세무서에 공사 총 비용을 2600억원으로 신고해 1200억원의 차액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D건설의 은행계좌 3개의 거래내역을 추적하는 한편 건축 비용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받아 관련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강서경찰서와 서울 남부지검은 2000년부터 수차례 이 조합의 비리 의혹을 내사한 뒤 무혐의 처분했고 서울고검과 대검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렸었다. D건설측은 “공사비를 가정산한 결과 신고 액수보다 500억원이 많은 3100억여원이 들어 3800억원과의 차액은 700억원 정도”라면서 “이 돈도 공사와 관련된 용도로 모두 정당하게 지출했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남은 공사비용 처리를 두고 시공사가 사전에 조합측과 이면 거래를 한 의혹이 짙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문화마당] 서울도서전 더 알차게 준비를/강주헌 펍헙에이전시 대표·번역가

    고은, 김광규, 김영하, 오정희, 조정래, 황석영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 그리고 오에 겐자부로, 장 보드리야르, 루이스 세풀베다. 마거릿 드래블…. 모두가 우리 귀에 그런대로 익숙한 이름들이다. 지난 24일부터 ‘평화를 위한 글쓰기’라는 주제로 시작된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한 작가들이다. 2005년은 출판계만이 아니라 문화계에서도 뜻있는 해이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주빈국이기 때문이다. 그 행사의 일환으로 이미 적잖은 작가가 독일을 찾아가 낭송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그리고 6월3일부터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코엑스 1층에서 열린다. 주최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서울국제도서전의 의미 중 하나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을 위한 교두보 구축’이다. 무슨 뜻인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위한 예행연습이라 이해해도 될 것이다. 그런데 말과는 달리 구체적인 행동은 보이지 않는 듯하다. 지난 2월 한 잡지사에서 3월13일부터 시작하는 런던 국제도서전과 관련한 글을 의뢰받았다. 런던 도서전에 참가한 경험도 있었지만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서 런던 도서전의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도서전이 열리는 사흘동안 어떤 내용을 주제로 어떤 행사가 준비되고, 연사가 누구이며, 어떤 출판사들이 참석하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런던 도서전의 주최측과 접촉하지 않고 홈페이지에 실린 정보만으로도 그에 대한 글을 충분히 쓸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서울 국제도서전의 공식 홈페이지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썰렁하다’. 우리가 정말로 인터넷 강국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한 마디로 별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실질적인 정보가 전혀 없다. 도서전에 참여하는 우리 출판사의 명단은 나열되어 있지만 해외출판사의 명단은 없다. 그래도 명색이 국제도서전이잖은가! 더구나 부대행사로 세미나가 있다는 안내는 있지만 행사시간표는 아직도 ‘준비중’이다. 해외출판인, 해외 유명 북아티스트를 초청해 세미나를 갖는다고 말하지만 누가 강연을 하는지, 몇 시에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다. 고인쇄를 체험하고, 작가와 사진을 찍는 행사도 있는 모양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그야말로 아무 때나 도서전에 들러서 재수 좋으면 고인쇄도 체험할 수 있고, 작가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식이다. 영문사이트는 더 심하다. 해외 참가자를 위한 안내란마저 ‘coming soon‘이다. 이제 2주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 말이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위한 예행연습이라 했으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살짝 돌아보자. 곳곳에서, 작은 공간에서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여기에서도 서울도서전은 또다른 아쉬움을 준다. 올해에는 2주일의 간격을 두고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이 열렸으니 이 기회를 살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앞에 나열한 해외작가들을 초빙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만약 서울국제문학포럼과 연계했더라면, 달리 말해서 서울도서전의 시기를 문학포럼의 시기에 맞춰 10일만 앞당겼더라면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공간을 도서전 내에 마련할 수 있지 않았을까? 더구나 혜경궁 홍씨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레드 퀸’을 쓴 마거릿 드래블도 왔는데 말이다. 그랬더라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조금도 부럽지 않았을 것이고 오히려 더 알찬 도서전으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물론 주최자는 다르지만 두 행사의 주체들은 하나의 공통점에서 만난다. 바로 ‘책’이라는 공통점이다.‘책’을 통하지 않고 작가는 존재할 수 없다. 국내작가들에게나 해외작가들에게나 출판은 그들의 존재를 있게 해준 매개체인데 그들이 도서전을 위해 약간의 시간조차 할애하지 못했을까? 요컨대 도서전 주최측이 애초부터 문학포럼의 주최측과 서로 긴밀히 접촉하며 협조를 요청했더라면 서울도서전은 더 빛났을 것이고 프랑크푸르트에서 주빈국으로 주최해야 할 행사들을 미리 연습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을 텐데 말이다. 강주헌 펍헙에이전시 대표·번역가
  • 이란·이라크 4반세기 적대 청산

    이란의 외무장관이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고위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4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전쟁과 반목을 청산하고 이라크 정부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약속했다. 수니파 후세인 정권과 갈등관계였던 시아파 이슬람국가 이란은 올해 초 총선을 거쳐 시아파 주도의 이라크 정부가 출범하자 적극적인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왔다. 아랍계 위성방송 알자지라 인터넷판은 이번 방문을 양국간 ‘일대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카말 하라지 이란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바그다드를 방문, 이브라힘 알 자파리 총리와 호샤르 지바리 외무장관 등과 회담을 갖고 이라크 정부에 대한 지지와 이라크 무장세력의 이동통로인 국경 단속 강화 등을 약속했다. 이란 하라지 장관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이라크 내정에 결코 간섭하지 않을 것이며 경제를 포함한 모든 부문에서 협력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라크 지바리 장관은 “이번 방문이 양국간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화답했다. 자파리 총리도 하라지 장관과 만난 뒤 “양국간 최고위급 관계를 격상할 자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해 이란의 관계 정상화 제의를 받아들일 것임을 강조했다. 이란과 이라크는 1980년 후세인의 이란 침공 이후 1988년까지 전쟁을 치렀다.100만여명의 사망자를 내고 끝난 전쟁으로 두 나라는 국교를 단절했다. 수니파 후세인 정권 시절 으르렁대던 두 나라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시아파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점차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9월 재수교했다. 이란은 지난해 6월 숙적 미국에 의해 구성된 임시정부에 대해선 냉랭한 태도를 보였지만 올해 총선을 통해 시아파 주도의 새 정부가 등장하면서 적극적인 관계 개선을 모색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국내 첫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

    국내 첫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

    국내에서 처음으로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출범한 충북 청주시 우진교통이 3개월 만에 기업경영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단기어음이 한꺼번에 밀어닥쳐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지만 조직관리와 서비스 등이 개선되면서 다른 버스회사들이 이를 모방하는 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깨끗한 복장… 승객엔 스마일 노조가 회사를 인수한 뒤 맨 처음 바꾼 것은 승객들에 대한 서비스. 손님들에게 막말을 하거나, 버스를 타려고 달려오는 손님이 있어도 버스를 출발시키는 일이 사라졌다. 복장도 바뀌었다. 모든 운전사들이 깨끗이 다림질 한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핸들을 잡는다. 운전사 홍순국(46)씨는 “예전에는 후줄근한 유니폼 차림에 손님들에게 짜증도 자주 냈지만 지금은 이웃처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호응이 좋자 D운수 등 다른 버스회사도 운전사에게 넥타이를 매도록 하는 등 ‘따라하기’에 나섰다. 노조가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올 1월 20일로 이제 3개월이 지났다. 노조는 사측이 임금과 상여금 등 15억원을 체불하자 지난해 7월 24일부터 117일간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협상이 이뤄지지 않자 경영권을 넘겨 받았다. 전체 주식의 절반인 29만주를 넘겨받아 경영권을 인수하는 대신에 임금과 퇴직금 등 부채 150억여원을 떠안는 조건이었다. 대표이사는 김재수 민주노총 충북본부 사무처장이 맡았다. 회사는 주식을 김정기 전 서원대 총장에게 맡겼다. 그는 주식을 보관만 할 뿐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주식을 제3자가 보유하고, 노동자들이 경영과 노동을 분담해 자본 경영 노조 등 3권이 명확히 분리된 자주관리기업은 우리 회사가 처음”이라고 자랑한다. ●사장 다음은 과장-대리 이 회사는 사장과 과장, 대리직만 있다. 전무-상무-부장-차장 등 중간관리자는 없앴다. 이 때문에 연간 인건비가 1억 6000만원이 줄어든다. 김 대표도 민주노총에서 주는 월급만 받는다. 김 대표는 “민주노총에서 파견했기 때문이지만 회사경영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고자 해서였다.”고 말했다. 또 외근 운전사를 위한 식당과 주유소는 가장 싼 곳을 골라 계약, 경비절감에 나서고 있다. 예전에는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던 것이 관례였다. ●손님 없으면 시동 꺼 운전사 조덕현(47)씨는 “종점에서 대기중일 때 손님이 없으면 시동을 꺼 기름을 아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공동복지회를 구성, 쓰지 않은 2500원짜리 점심과 저녁용 식권을 식당에 넘기지 않고 직접 2300원에 사들인 뒤 회사에서 원래 가격을 받고 넘겨 야유회 자금 등으로 쓰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300만원을 모았다. 다른 변화는 운전사 중심 운영방식이다. 지난 10일 흥덕구 복대동 우진교통 사무실은 ‘돈통’에서 빼낸 돈이 자동계수기를 통해 떨어지는 소리로 요란했다. 수금실 이정아(40)씨는 “예전에는 경영진이 중심이 돼 운전사들이 사무실에 들어오지도 못했다.”고 들려줬다. ●지금이 고비다 노조는 파업기간중 조합원 1인당 500만원씩을 거둬, 쓰고 남은 10억원을 차량정비비 등 버스운행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썼다. 차고지도 용암동만 남기고 1800평의 복대동 땅을 24억원에 팔아 조흥은행 등 부채를 갚아 현재 120억원의 부채가 남아 있다. 이 가운데 70억원은 직원 체불임금과 퇴직금이다. 김 대표는 “2월 버스 한대당 수익이 하루 30만원이던 것이 3월 39만원,4월 42만원으로 높아지고 있고 조직개편과 절약을 통해 매달 3억원쯤 절약, 해마다 10억원 정도는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5년이면 회사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18억원의 적자를 냈었다. 밀린 2개월치 월급과 4개월치 상여금을 합하면 적자는 30억원에 이른다. 노조에서 경영권을 인수한 2월부터는 월급지급을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전 경영진 때 진 외상금과 전 직원의 퇴직금, 어음 등 18억 8900만원을 결제해야 하는 어려움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 채권자들은 교통카드를 가압류, 수익의 절반인 6억원을 매달 빼내가고 있다. 김 대표는 “회사가 잘 된다니까 전 경영진에서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계약시에 없던 어음까지 들이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계약 외의 채권상환 불인정에 대한 민사소송을 내는 한편, 경영권 방어를 위해 시에 재정보조금 우선지급과 또다른 차고지 확보를 요구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그러나 “현 경영진의 경영경험부족으로 단기어음 도래를 예비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며 회사측의 요구에 귀를 귀울이지 않고 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부활’서 첫 주연 맡은 엄태웅

    ‘부활’서 첫 주연 맡은 엄태웅

    ‘멋진 악당’ 엄태웅(31)은 속된 말로 요즘 완전히 떴다. 하지만 뜨기 전이나 이후나 변함이 없다. 늘 최선을 다해 연기한다는 생각뿐이다. 인기를 얻자 각종 섭외가 밀려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고, 여기저기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우쭐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랜 시간을 무명으로 지냈다는 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동안 ‘놀 만큼 놀았기’ 때문에 쉬지 않고 연기를 하고 싶어요.” KBS드라마 ‘쾌걸 춘향’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변학도 역으로 주인공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엄태웅이 마침내 생애 첫 주연을 맡았다.‘해신’의 후속으로 새달 1일부터 방영되는 KBS 2TV 수목드라마 ‘부활’(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전창근)을 통해서다. 첫 ‘타이틀 롤’의 기쁨도 있지만, 주연의 몫이 다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 조연일 때는 주인공의 연기를 거들어 주면 됐으나, 이제는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각 다른 캐릭터와 운명을 지닌 쌍둥이 형제 서하은과 유신혁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소화해야 한다. 두렵기보다는 ‘한 판 붙어보자.’는 에너지가 엄태웅에게서 뿜어져 나온다.“밑천이 다 드러나면 어쩌나 걱정도 들어요. 하지만 어떻게 해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달려들어야지요.”촬영에 들어간 뒤 성격이 불 같은 박찬홍 프로듀서에게 많이 깨지고, 또 많이 배우고 있다며 머리를 긁적인다. ‘쾌걸 춘향’을 끝내고는 두 달 정도 몸과 마음을 가다듬었다. 담배도 끊어 보고, 좋아하는 자전거도 원 없이 타보고. 친한 친구가 군대 가면서 맡긴 복서 ‘찬’을 벗 삼아 자주 산에 올랐다.“예전보다 건강해진 탓인지 얼굴 좋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네요.” 자신이 자랑하고 싶은 매력을 꼽아 달라고 했더니,“겉하고 속이 다르다.”는 특이한 답을 던졌다. 그동안 맡아왔던 역할이나 외모를 볼 때, 주변에서 ‘싸나이’로만 여기지만 내면으로는 감수성이 넘쳐나는 부드러운 남자란다.“위로 누나만 셋인 딸 부잣집에서 자라서 그런가 봐요.”라며 허허 웃는다. 촬영을 마치고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해를 등지고 집으로 돌아올 때 “내가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든다며 분위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 거침없는 도약을 하고 있는 엄태웅이 연기 생활에서 가지고 있는 목표는 무엇일까. “한순간 번뜩이다 사그라지는 불꽃처럼 살고 싶지는 않아요. 길게 갈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연기라는 직업과 개인의 삶도 행복하게 꾸려 가고 있는 대선배 안성기를 닮고 싶어한다. 실미도를 찍을 당시 안성기가 자신을 가리키며 강우석 감독에게 “얘, 진짜 배우가 될 것 같지 않니?”라고 한마디 던졌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최민식도 꼽았다.“최민식 선배님은 치밀하게 계산을 해서 소름끼치도록 정확한 연기를 하지만, 오히려 사람 냄새가 배어나서 좋아요.”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영화와 TV 드라마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들까. 그는 “영화나 TV, 주연과 조연을 고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라며 말을 꺼낸 뒤 “드라마는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지만, 영화는 긴 호흡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인다. 언젠가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정통 멜로물에서부터 ‘일급살인’에서 케빈 베이컨이 분했던 사형수 같은 역까지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것이 꿈이기도 하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빌라도역을 했다는데, 혹시 누나 엄정화-영화 ‘오로라 공주’를 찍고 있어 서로 얼굴 보기 힘들다고 한다-를 닮아 음악에 도전하고 싶지는 않을까.“술 한 잔 걸치고 기분 좋을 때 악쓰며 노래하는 정도”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나이도 어느 덧 결혼 적령기에 이른 것 같다.“아직은 자신 없어요. 열심히 일을 한 뒤에 생각해 보려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려고 하자, 한마디 빼먹었다고 한다.“이번 드라마가 추리 기법에 멜로도 있고, 상당히 복잡하거든요. 그래도 한번 보시면 눈을 떼지 못할 거예요. 기대해 주세요.”라고 첫 주연작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부활’은 어떤 드라마 24부작 드라마 ‘부활’은 한 남자의 복수담을 흥미진진한 추리와 지고지순한 멜로를 씨줄날줄로 엮어 간다. 주인공 서하은(엄태웅)은 7살 때 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곡절 끝에 가족과 헤어져 노름꾼 서재수(강신일)의 집에서 키워진 강력계 형사. 그는 관내에서 일어난 자살 사건을 수사하다가 쌍둥이 동생이자 건설업체 2인자인 유신혁(엄태웅)과 20년 만에 감격적인 해후를 하게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하은을 쫓던 무리는 신혁을 하은으로 잘못 알고 살해하게 된다. 하은은 자신을 버리고 동생으로 ‘부활’, 복수를 감행한다. 형제의 엇갈린 운명에 대한 미스터리도 서서히 실체를 드러낸다. 엄태웅은 4부까지 털털하고 다혈질적인 하은과 냉정하고 이지적인 신혁을 나누어 맡다가, 신혁의 죽음 이후 동생의 얼굴 속에 하은을 감춘 ‘야누스’의 모습을 이어간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대상비자금 수사 감찰 검토

    검찰은 28일 인천지검의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 수사에 봐주기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당시 수사팀에 대한 감찰 여부를 곧 결정하기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임 회장에 대한 재수사 여부를 결정하고, 만약 재수사로 결정하면 당시 수사팀에 대한 감찰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인천지검 특수부는 2002년 한 폐기물업체 수사 과정에서 72억여원의 뭉칫돈이 이 업체 대표 유모씨를 거쳐 대상그룹 임 회장의 계좌에 입금된 사실을 확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같은 해 7월 유씨와 임 회장 자금관리인인 박모씨 등 2명을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임 회장도 정식 입건해 수사했으나 유씨와 박씨 등이 “독자 범행”이라고 주장하는 데다 임 회장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임 회장에 대해 지난해 1월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렸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인사]

    ■ 정보통신부 ◇국장급 파견△정보통신정책연구원 盧榮圭 ■ 청소년위원회 ◇국장급 전보△활동복지단장 車政燮△청소년보호단장 金斗顯△정책홍보관리관 직무대리 全爀熙◇과장급 전보△행정지원팀장 丁君植△정책홍보관리관 혁신인사기획팀장 申鉉斗△청소년정책단 정책총괄팀장 任寬植△〃 참여개발팀장 朴金烈△〃 교류문화팀장 宋正根△활동복지단 활동기획팀장 安星珍△청소년보호단 보호기획팀장 千相基△〃 청소년성보호팀장 李京垠△정책홍보관리관 재정기획팀장 직무대리 金錫秉△활동복지단 인권폭력대책팀장 〃 金捧浩△청소년보호단 생활환경팀장 〃 崔圭鐘 ■ 수협중앙회 ◇전보(부장급)△회원지원부장 蔣斗時△상호금융〃 金興燮△조합자금〃 徐基桓△경영개선지원〃 宋基春△홍보실장 韓明燮△어업정보통신본부장 李禮薰△연수원장 朴豊圭△수산경제정책연구원 河元埈 (팀장급)△선원관리단장 李圭相△경인공제보험지부장 表應植 ■ 대한건설협회 ◇승진△정책지원본부장 김영덕 ◇전보△기획홍보실장 김기덕△기획팀장 이충렬△홍보팀장 강해성△업무혁신팀장 사상섭△업무지원팀장 이승남△산업제도팀장 조준현△SOC민자팀장 안광섭△회원지원팀장 황재수△기업평가팀장 진장욱△계약제도팀장 한창환△중소기업팀장 이재식△국제협력팀장 신종수△조사금융팀장 김관수△기술제도팀장 김국현△주택지원팀장 최상근△안전환경팀장 한상준△원가조사팀장 김근성△건설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 간사 박흥순△외국인산업연수단 국장 홍갑표 ◇신규 임용△기술환경본부장 천태삼 ■ 한화기술금융 △투자본부장 朴興俊
  •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대한항공 제재수위가 ‘고백’ 분수령

    기아자동차와 대한항공 등 대기업들의 과거 분식회계 자진신고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은 정책 취지가 먹혀들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기업들의 과거분식에 대해 유예기간을 주는 내용의 개정 집단소송법이 지난달 10일 발효됨에 따라 같은 달 23일 관련 실무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 2년간 기업들이 ▲금감원 감리(회계감사 내용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사) 착수 이전에 자발적으로 분식을 신고하면 해당부분의 감리를 생략하고 ▲감리는 시작됐으나 증권선물위원회가 최종처분을 하기 이전에 과거의 분식 사실을 밝히면 제재수위(12단계)를 최고 2단계 낮춰준다는 내용이다. 이는 집단소송 대상기업(자산 2조원 이상)뿐 아니라 1만 3000여개 외부감사 대상법인 전체에 적용된다. 어차피 모든 외감법인이 오는 2007년부터는 집단소송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임석식 전문심의위원은 “앞으로 2년간은 완화된 제재 규정에 따르지만 그 이후에는 엄격한 법 적용이 불가피하므로 기간 내에 자진신고를 하는 것이 기업들에 좋을 것”이라면서 “자진신고를 할 경우 제재수위가 2단계 낮아지므로 어지간하면 ‘검찰고발’과 같은 정도의 중징계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음달 11일로 예정돼 있는 증권선물위원회의 대한항공 제재 수위가 향후 기업들의 자진신고 확산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수를 한 대한항공에 대한 제재 수위가 낮아질 경우 ‘용기’를 내어 분식 자진발표 대열에 동참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다. 한편 참여연대는 과거 분식을 자진 수정할 경우 감리를 실시하지 않도록 개정된 금감위 규정은 위법·위헌적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측은 “금감위가 결과적으로 80여개 기업(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과거 분식에 한해 집단소송을 2년간 유예하는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을 명분으로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외감규정)’을 개정함으로써 1만 3000여개 외감 기업 전체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상실케 했다.”면서 “이는 금감위가 불법행위를 한 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해 초법적 권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투명성 확립과 투자자 보호의 책무를 방기한 금감위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감사원에 금감위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경운 김태균기자 kkwoon@seoul.co.kr
  • “타이완과 단교를” 中, 바티칸에 압력

    새 교황 탄생을 계기로 바티칸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 교황청에 타이완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압력 수위를 높이고 있다.11억명의 신자를 가진 가톨릭계와 화해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타이완은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1일 “중국은 바티칸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원칙이 지켜진다면 바티칸과의 외교관계를 구축할 용의가 있다.”며 타이완과의 단교를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적은 있지만 최고위층 인사가 공개적으로 바티칸에 타이완과의 외교관계 단절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1951년 바티칸과 단교했다. 교황청 역시 중국과의 수교를 원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재임 시절부터 중국측과 관계개선을 놓고 교섭을 벌여온 교황청은 최근 대주교 한 명을 비밀리에 베이징에 파견해 중국 내부의 가톨릭 상황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새 교황의 가장 큰 숙제는 중국과의 재수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 교황으로서는 교리적 문제에서 중국에 양보하는 것은 어렵지만 타이완과의 단교는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주교 임명에 관여하려는 것이 더 큰 걸림돌인데, 이 문제는 바티칸과 중국 정부가 공동으로 주교를 임명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중국 내 가톨릭 신자는 약 800만명으로 추산된다. 한편 타이완으로서는 바티칸이 단교를 선택할 경우 심각한 외교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완과 수교한 국가는 25개국밖에 남지 않았는데, 바티칸은 이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상대방이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4월 대학로 달구는 록뮤지컬 ‘헤드윅’

    4월 대학로 달구는 록뮤지컬 ‘헤드윅’

    록뮤지컬 ‘헤드윅’이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막강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낳았던 이 작품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첫 테이프를 끊은 오만석과 조승우의 ‘여장 연기’는 “역시!”라는 감탄사를 자아낼 만하다. 입소문을 타고 4월 오만석의 출연분도 매진됐다. 이번주부터 소극장 뮤지컬 전쟁이 벌어지는 대학로에서 ‘헤드윅’은 당분간 절대 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볼거리 금발 가발에 진한 아이섀도와 립스틱.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착 달라붙는 쫄티와 바지를 입고 나타난 오만석과 조승우를 보는 맛은 특별하다. 관객의 90%가 20대 초·중반의 여성임을 감안하면 이보다 자극적인 소재는 없다. 게다가 짧은 가죽 팬츠에 빨간 부츠만을 신은 채 반라로 무대에 선 이들의 모습은 아찔한 유혹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290석 규모의 소극장, 배우의 맨몸을 타고 흐르는 땀과 눈물까지 손을 뻗치면 닿을 정도의 공간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무시하지 못할 매력이다. ●뮤지컬이야 록콘서트야? 하드록, 로큰롤, 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컬 넘버 12곡이 때론 감미롭게 때론 강렬하게 관객을 쥐락펴락한다. 콧소리로 관객을 웃겼던 배우들은 일순간 파워풀한 로커가 되어 무대 위를 껑충껑충 뛰거나 날아 다닌다. 특히 전원 기립 상태에서 이뤄지는 커튼콜 의식.‘사랑의 기원’‘상자 속 가발’‘부술 테면 부숴봐’ 등 3곡이 앙코르로 이어지면 객석은 완전히 흥분의 도가니. 뜨거운 열기는 록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 ●흡입력 강한 연기 미국에 가기 위해 여자가 되고자 했던 동베를린 소년 한셀. 헤드윅으로 이름도 바꾸지만 수술 실패는 남성의 1인치를 남겼다. 두 번이나 버림받은 그는 스스로 “꺾이고 휩쓸리고 재수 더럽게 없는 헤드윅”이라고 말하지만 그러나 “우느니 차라리 웃겠어요.”라는 대사처럼 즐겁고 유쾌하게 진행된다. 오만석과 조승우는 현란한 애드리브로 관객을 배꼽 잡게 했다.“내 몸매는 옆에서 봐줘야 돼. 라인이 딱 살아있어.”(조승우) “더운 게 문제야? 예쁜 게 문제지!여자들은 예쁜 게 장땡이야.”(오만석) 그러나 헤드윅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이는 마지막 10분에 이르게 되면 더이상 웃을 수 없다. 조명이 눈을 어지럽히는 가운데 브래지어까지 벗어던지고 가슴 대용으로 쓰던 토마토를 온몸에 짓이긴다. 마치 자신의 거짓된 삶의 껍질을 벗겨내듯. 무대 바닥에 고통스럽게 나뒹굴다 일어나 땀과 눈물로 범벅된 채 부르는 마지막 노래 ‘미드나잇 라디오’는 찡한 감동으로 다가와 눈물샘을 자극한다. ●극적 효과 높이는 장치들 ‘헤드윅’에서 객석은 또 하나의 무대다. 배우들은 객석을 통해 들어오고 나간다. 따라서 관객은 ‘제2의 배우’가 된다. 통로 쪽에 앉은 남성 관객들은 종종 헤드윅의 ‘제물’이 됐다. 오만석과 조승우가 남성 관객의 무릎에 앉아 갖은 교태와 아양을 떠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자지러진다. 영화에서 작게 취급됐던 남편 이츠학의 캐릭터를 잘 살린 점도 눈에 띈다. 같은 처지이면서 이츠학을 학대하던 헤드윅이 이츠학의 성정체성을 인정하는 장면은 그래서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츠학 역의 이영미와 백민정은 작은 배역이지만 큰 무게로 무대를 지탱했다. ●오만석 VS 조승우 평소 너무나 남성적인 오만석의 ‘헤드윅’은 의외로 여성적인 매력을 뽐냈다. 볼륨감 있는 몸매나 말투에 있어서 조승우보다 훨씬 여성스럽다. 극을 끌고 가는 분위기는 확실히 다르다. 오만석은 많은 부분 절제했다. 하지만 조승우는 확실하게 망가졌다. 연출을 맡은 이지나씨는 “오만석이 복선을 쌓아가는 형이라면 조승우는 반전을 꾀하는 형”이라고 설명했다.6월26일까지 라이브극장.(02)3485-874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서울광장] 유전의혹 김종빈검찰 지켜본다/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유전의혹 김종빈검찰 지켜본다/김경홍 논설위원

    희대의 사기사건이냐, 권력형 비리사건이냐. 철도공사의 사할린 유전개발사업 투자의혹 사건은 이제 상식으로 판단하기는 너무 복잡해졌다. 철도공사측은 사업실패는 시인했지만 권력의 배후는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반면 야당에서는 권력의 배후가 없고서야 어떻게 이런 황당한 투자가 있을 수 있겠느냐며 몰아붙이고 있다. 정치공방으로까지 비화된 사건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은 사건에 대해 예단하거나 개인의 생각을 묻는 것은 자칫 ‘여론재판’의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건의 수사나 마무리 과정에서 참고해야 할 부분도 없지는 않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단순한 사기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진실이 규명될 것이라는 반응과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반응은 혼재하고 있다. 여기에는 국가기관을 못 믿겠다는 체념과 불신이 깔려 있다. ‘오일 게이트’라고 표현될 정도로 의혹이 부풀려진 것은 일반시민이나 야당의 탓이 아니다. 철도공사와 감사원,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측의 해명이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철도청이 생판 관련도 없는 해외 유전개발에, 그것도 단시간에 은행융자를 받아 계약을 했다가 파기한 과정은 누가 봐도 황당하기 짝이 없다. 실무책임자였던 당시 왕영용 사업개발본부장은 모두 자신의 책임이며 “이광재 의원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철도청장과 간부, 이광재 의원은 전혀 몰랐다는 왕씨의 해명을 믿을 사람이 있겠는가. 그가 정책토론회에서 이광재 의원을 거론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계약금만 70억원이나 되는 사업을 실무책임자만 알고 추진할 정도로 국가기관이 허술한가. 이광재 의원의 해명도 의혹을 부풀리기는 마찬가지다. 이 의원은 “내가 뒤를 봐주지 않는 것임을 알자 급하게 파기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철도청이 대통령의 핵심측근이 봐준다고 속아서 사업을 추진했다면 더 한심한 일이 아닌가. 감사원은 조사할 의지도 보여주지 않았고 시간도 놓쳤다. 감사원이 지금까지 내놓은 것은 이광재 의원은 무관하다는 것뿐이다. 철도공사를 끌어들여 유전개발사업을 추진한 민간인 전대월, 권광진, 허문석씨 가운데 허씨는 해외로, 전씨는 국내에서 잠적하고 말았다. 실세를 보호하려 한다는 의심과 관련자 조사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지 않는다면 더 이상할 노릇이다. 야당이 국정조사나 특별검사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정치공세가 분명하지만 야당으로서는 당연히 앞장서야 할 공세다. 국가기관의 황당한 사업과 권력 실세의 연루의혹이 있는 사건에 대해 야당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만 있으라는 것은 정당의 문을 닫으라는 소리와 같다.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수사에 맡기자고 나섰다. 늦었지만 당연한 순서다.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정치공방으로까지 번진 사건을 맡는다는 것이 검찰로서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검찰이 진실을 밝혀낸다면 당연한 일이고, 조금이라도 의혹을 남긴다면 고스란히 검찰이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지난 정권 시절 옷로비 사건 때는 검찰수사뿐 아니라 특별검사, 국회 청문회, 대검의 재수사가 이어진 전례도 있다. 검찰의 부담은 오히려 기회가 된다. 대선자금 수사 이후 검찰은 상당부분 위상을 회복했고, 그 결과 검찰권 견제라는 역풍을 맞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검찰이 누구나 납득할 만한 진실에 접근한다면 국민들은 검찰을 믿게 될 것이다. 사건을 서울지검에 배당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대검 중앙수사부가 맡는 것이 신뢰를 높이는 길이다. 김종빈 검찰총장 체제의 유전의혹 수사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김경홍 논설위원honk@seoul.co.kr
  • [어촌은 지금 구조조정중] ③반발하는 어민들

    [어촌은 지금 구조조정중] ③반발하는 어민들

    어민들은 고테구리 어업이 불법이지만 수십년 넘게 생계를 유지해온 생업인데 정부가 전업 등에 필요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단속만 해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어민들은 전업을 하거나 자구책으로 영어조합설립과 수산양식장 조성, 조업구역 확대, 어업허가권 변경 등 정부 지원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지역 어민들은 수자원 보호를 위해 고테구리업을 포기하고 전업을 고려하고 있으나 해안쓰레기 수거와 같은 생계지원 사업이 극히 형식적이고, 전업자금 지원 역시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국어민총연합 전 회장 정남준(69 부산 서구 암남동)씨는 “부산은 주로 통발업 허가를 갖고 있는데 이 방법으로는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며 “부산앞바다 실정에 맞는 연승업으로 허가를 바꿔줄 것”을 주문했다. 경남 통영지역 어민들은 영어조합 법인을 구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사천지역 어민들은 수산양식장 및 어장 피해의 주범으로 떠오른 불가사리 퇴치를 위한 퇴비공장과 대형양식장 면허를 각각 희망하고 있다. 이들은 사업비의 일부를 자신들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 지역 어민들은 어선과 어구에 대해서만 보상키로 한 정부방안에 강력하게 반발해오다 최근에는 감척 배에 대해 시가수준으로의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또 ▲새우조망허가 및 조업구역 확대▲인공어초 사후관리사업 용역을 영어조합법인에 발주▲현재 10t 미만인 낚시어선을 20t 미만으로 상향 조정해줄 것과 실뱀장어 안강망어업을 끌망어업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어민 총연합회 여수지구회 이영춘(51·여수시 돌산읍 우두리)회장은 “소형기선저인망 어선을 갖고 있는 어민들은 위판실적이 없어 일반감척 보상기준처럼 3년치 어업손실을 받을 수 없다.”며 “감척 대상 어선에 대해 시가대로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800여척의 소형기선저인망이 있는 전남 여수지역은 관광낚시어선, 체험관광단지 개발, 수산물 가공공장 유치, 관광숙박시설 확대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정부의 차별화 정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 다대어민회 박상규(55)회장은 “고테구리가 불법어업이지만 어민들은 정부의 묵인아래 생계를 유지해 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배를 뺏는 것처럼 정리해서는 안 된다.”며 “어민들이 전업을 준비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뒤틀린 ‘활어회 문화’ 불법어로 부채질 전남 여수시내 어느 횟집과 식당에서도 세코시(뼈코시)가 나온다. 세코시는 아직 덜 자란 어른 손바닥만한 도다리·노래미·광어·돔·농어·숭어 등을 뼈째로 썬 것. 된장이나 초장에 찍어 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진하게 배어나와 술 안주로 그만이다. 활어회보다 값이 싸고 “믿고 자연산을 먹는다.”며 애주가들이 즐겨 찾는다. 일부 양식장에서 빠져 나온 돌돔이나 도다리 새끼도 있지만 세코시 재료는 자연산으로 보면 맞다. 여수시청 앞 횟집의 남자 주인은 “요즘 고테구리 단속으로 수족관에 고기가 없을 정도여서 값이 큰폭으로 올랐다.”며 “하지만 우리 집은 자연산 아니면 취급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집에서는 도다리 세코시를 1인분에 3만원 받다가 물량이 달리는 바람에 얼마 전부터 4만원으로 33%나 올렸다. 자연산 치어를 선호하는 뒤틀린 활어회 문화가 귀중한 어족자원의 남획을 부추기고 있다. 수요만 있다면 공급은 물불을 안 가리기 마련. 산란기인 금어기에 연안으로 모여드는 어린 고기는 표적 대상이다. 소형기선저인망뿐 아니라 연안에서 조업이 금지된 대형기선저인망과 트롤어선 등도 가세해 1㎝ 이하 치어까지 모조리 쓸어담고 있다. 이들과 연계해 ‘자연산’ 치어만을 전문으로 식당이나 횟집, 회센터에 공급하는 중간상들은 점조직으로 활동한다. 고테구리로 모아 온 치어 운반선을 인적이 뜸한 곳에 대고 활어차로 옮긴다. 좀 크다 싶으면 횟집으로 넘기고 더 작은 것은 양식장으로 넘기기 때문에 이문이 쏠쏠한 편이다. 이런 까닭에 살벌한 단속에도 “돈이 된다.”며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린다. 적발된 어선의 절반 가까이가 소형기선저인망이다. 목포해경 직원은 “지난해 뜰망으로 치어만을 잡은 어부를 잡아 여죄를 추궁했더니 100번 이상 조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고테구리 조업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한다. 무전기 이용은 기본이고 바람 부는 밤에 어로작업을 하는 것이 철칙이다. 특히 도피로 확보와 판매망 점조직은 안전판 역할을 한다. 잡혀서 벌금을 무느니 그물을 끊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고 새 그물을 사는 게 오히려 더 싸다는 얘기다. 전남도청 단속직원은 “지난해 말 여수와 고흥반도 사이에서 고테구리 배를 적발했다.”며 “그러나 바람이 세고 날이 어두워 단속선에서 보트를 내려 쫓아가니 양식장 사이로 달아나 버렸다.”고 털어놨다. 수백만원 벌금을 물게 된 김모(56)씨는 “고테구리로 잡은 고기를 트럭으로 옮겨 싣다가 대기중이던 해경에 적발됐다.”며 자신의 재수없음을 탓했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육지에서 적발하는 경우는 십중팔구 어민들이 신고한 덕분”이라고 어민들의 신고를 당부한다. 안강망 선장 김모(50대 초반)씨는 “조업을 마치고 들어오는데 완도 청산도 근방에서 고테구리 배들이 단속망을 피하면서 조업하는 무전 내용을 여러번 엿들었다.”고 귀띔했다. 여수시내 몇몇 횟집 주인들은 “병어나 삼치·농어·돔 등은 냉동했다가 회로 치거나 이를 냉장고에서 숙성하면 육질이 쫄깃쫄깃해진다.”며 “선어회가 활어회보다는 깊은 맛이 더 난다.”고 강조했다. 생선회의 원조격인 일본에서도 활어보다는 선어회를 즐긴다고 하는데 우리들만 유달리 활어회를 고집하고 있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정영훈 해양부 어업지도과장 해양수산부 정영훈 어업지도과장은 소형기선저인망어선(일명 고테구리) 정리특별법 시행과 관련,“어장을 보호하고 영세어민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지원금 수준 등은 전문가·어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특별법이 제정된 배경은. -고테구리 어업은 허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배를 사들여 정리하려는 것이다. 고테구리 어업을 금지한 수산업법에 따라 단속하다 보니 영세어민들이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반발도 컸다. 이에 따라 특별법을 통해 정부 예산으로 어민들의 배를 사들이고 이들의 어업활동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어민들은 보상가가 낮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데, 보완할 점은 없는가. -처음에는 배만 감정가만큼 보상하려고 했지만 입법과정에서 어민들의 의견을 반영, 어업허가 폐지에 따른 지원금을 최고 2000만원까지 더 주게 된 것이다.5t짜리 배의 경우 배 감정가 2000만원에 지원금 2000만원까지 최고 4000만원을 받는다. 배를 정부에 팔지 않고 보유하면서 합법어업으로 전업할 경우 5000만원까지 융자해준다. 또 고테구리 어업을 못하게 된 어민들이 해안 쓰레기수거사업에 참여하면 1인당 하루 3만원씩 준다. 특별법에 따른 보상금은 전문가와 어민 대다수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일부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예산이 없어 5년간 연차 정리할 경우 완전 근절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나. -5년 한시법이지만 올 4월부터 1년간 신청을 받기 때문에 1년내 대부분 정리가 될 것이다. 폐기처리 등 사후관리를 위해 5년이란 시한을 둔 것이다. 올해는 기존 예산 전용을 통해 집행하고 내년에는 국회에서 새 예산안에 반영할 것이기 때문에 예산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지자체와의 예산 분담비율 문제는 현재 협의 중으로, 사업 수행을 위해 원만히 해결될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고테구리어업 소굴’ 오명 듣던 부산 다대포 얼마전까지만 해도 불법어로인 고테구리어업의 소굴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부산 사하구 다대동 다대포 연안. 지난해 8월 정부의 소형기선저인망(고테구리)에 대한 단속이 실시된 이후 된서리를 맞았다. 전성기(?)였던 지난 1995,96년도에는 고테구리 어업에 종사하던 배만 무려 400여척에 달했을 정도로 다대포는 불법어업의 전진기지로 이름을 떨쳤다. 당시 부산 미식가들에게는 ‘자연산 활어를 맛보려면 다대포로 가라.’ 는 말이 돌 정도로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귀한 자연산 고기가 넘쳐나는 등 불법어획물이 판을 쳤다. 횟집들도 ‘자연산 전문 취급’이라는 글귀를 내걸고 손님을 끌어왔다. 특히 겨울철이면 불법으로 잡은 ‘돌가자미회’맛을 보기 위해 먼 외지에서도 손님이 끊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97년 IMF(국제통화기금)체제로 경기가 나빠지고 단속이 강화되자 고테구리업도 서서히 사양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성기때의 4분의 1수준인 99척이 남아 있으나 이중 일부만 허가를 받은 자망업을 할 뿐 거의 다 배를 매달아 놓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어민 오학갑(47·부산 사하구 다대동)씨는 “바다에 고기가 나지 않아 정상적인 조업으로는 고기가 안 잡힌다.”며 “기름값과 인건비 빼고 나면 적자.”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어민들 대부분은 이곳보다 다소 사정이 나은 포항, 울산 등 외지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주인 잃은 텅빈 배들만이 정리될 날만 기다리고 있다. 횟집들도 덩달아 타격을 입고 있다. 장사가 안돼 문을 닫는 업소가 여러곳 생겨나는 등 지역 경제도 꽁꽁 얼어붙었다. 양식활어는 집 가까운 횟집에서도 손쉽게 먹을 수 있어 구태여 멀리 다대포까지 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곳 S횟집 주인 김모(48)씨는 “경기불황 등 여파도 크지만 자연산 횟감의 공급 감소로 인해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모의수능 6월1일에

    모의수능 6월1일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06학년도 수능모의평가를 6월1일 실시한다. 이번 평가는 수험생에게 학업 수준을 진단하고 문제 유형에 적응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수능 응시예정자의 학력 수준을 파악해 오는 11월 23일 치러지는 실제 수능시험의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 시행된다. 따라서 시험 형식과 출제 방향은 물론 입실시간 등 시험 진행 방식도 실제 수능시험과 같다. 시험영역은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이며, 모든 영역은 수험생들이 임의로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시험 범위는 수업 진도를 고려해 영역 및 과목별로 조정됐다. 재학생·재수생은 물론 지난 5일 실시한 고졸학력 검정고시 지원자도 응시할 수 있다. 원서접수 기간은 이달 19∼29일로 재학생은 재학 중인 학교, 졸업생은 출신고교나 학원에 신청하면 된다. 응시 가능한 학원과 73개 시험지구 교육청은 교육과정평가원(www.kice.re.kr)이나 한국학원총연합회(www.kaoi.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응시수수료는 재학생은 무료이며 나머지 수험생은 1만 2000원이다. 개인 성적통지표는 6월24일 원서를 접수한 곳에 통보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기고] 일본우익의 ‘선물’/하종문 한신대 일본지역학과 교수

    2001년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새역모)은 0.039%의 채택이라는 참패에도 굴하지 않고 4년 후의 ‘복수’를 공언했다. 이후 고이즈미 내각의 각료를 비롯한 우파 정치가는 노골적으로 새역모 편들기에 나섰다. 게다가 소위 납치 사건 이후 일본 사회에 몰아친 ‘북한 때리기’ 광풍은 새역모와 일본의 우익들에게 애국심과 국가주의를 부추기는 절호의 찬스로 비쳤다. 우리가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 동안 새역모의 복수극 준비는 빈틈없이 진행되었다. 4월5일 새역모가 펴낸 후소샤 역사교과서는 재차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했다.4년 전에 137군데의 수정을 거친 누더기 교과서로도 검정에 합격했듯이, 이번에도 120여 군데의 오류가 지적된 함량미달의 교과서였다. 마치 월드컵처럼 4년 뒤에도 우리는 또 후소샤 교과서 등장이라는 뉴스를 봐야 할 것인가? 4년 전의 상황과 비교해 보자. 먼저 한국 정부의 경우,2001년에는 1998년의 한·일 파트너십 선언에서 ‘과거사는 청산되었다.’고 밝힌 것이 결정적으로 정부의 발목을 붙잡았다. 들끓는 국민감정에 떼밀리듯이 주일대사의 소환이나 재수정의 요구 같은 강공책을 뒤늦게 내놓았지만 그 효과는 그다지 없었다. 성급한 미봉책으로 탄생한 한·일역사공동위원회가 역사화해에 기여한 바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올해는 조금 다른 듯하다. 검정 발표 이전에 독도 문제로 양국 관계는 경색 국면으로 접어든 지 오래다. 국가안전보장회의의 대일 신 독트린이나 대통령의 담화에서 나와 있듯이, 인류보편적인 원칙이 한·일관계의 새로운 틀로서 천명된 바 있다. 그 구체적 실천의 장으로 주어진 것이 바로 역사교과서 문제이다. 따라서 분리 대응이라는 원칙이 결코 역사교과서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문부과학성의 생색내기 검정을 통해 2001년도 수준에 턱걸이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일본호의 우향우가 너무 심각하다. 문제가 되는 기술내용에 대한 재수정 요구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일본 정부의 명확한 대처방안을 따지고 촉구할 일이다. 독도 문제와 마찬가지로 역사교과서 문제는 ‘역사 주권’을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확고한 인식과 대응이 필요한 것이다. 시민사회의 대응도 짚어야 한다. 독도 문제는 뒤틀린 한·일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사건이었지만, 우리의 정당한 ‘공분’의 표출이 결코 다케시마를 노리는 일본의 우익과 같을 수는 없다.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내셔널리즘을 선동하는 일군의 한국인들은 작년 내내 친일청산 반대를 부르짖는 대열에 서 있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 2001년은 국경과 민족으로 갈라진 한·일 양국의 ‘좋은 타자’를 발견하는 기회였으며, 그 결과 새역모의 참패를 이루어냈다. 바람직한 한·일관계와 동아시아의 미래를 걸고 벌어질 올해의 싸움은 ‘한국’이라는 틀에 시선을 가하고 그 외연을 넓히는 일과 결부되어야 한다. 지난 시절의 군사독재가 일본 보수정권과의 야합에서 자양분을 얻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현해탄을 사이에 둔 좋은 일본인과의 연대는 우리 내부에 대한 비판적 성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식민지지배와 침략전쟁으로 얼룩진 과거사를 청산하는 작업은 패자가 있을 수 없다. 그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모한 갈등과 대립으로 내몰려야 했던 보통 사람들의 해원이기 때문이다.4년 만에 새역모는 또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을 주었다. 하종문 한신대 일본지역학과 교수
  • 연근해 어장에 고기가 없다

    연근해 어장에 고기가 없다

    20년도 넘게 1t짜리 배로 연안에서 고기잡이를 해 온 정인철(47·전남 여수시 화정면 개도리)씨는 10년 전에 비해 어획량이 3분의1로 줄었다고 하소연이다. 그는 “옛날 같으면 부부가 나가 하루 조업하면 노래미·도다리·게 등을 놀면서도 30만원벌이가 거뜬했으나 요즘은 어종 자체가 물메기나 게밖에 없어 절반만해도 다행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연근해 어장에 고기가 없다. 최근들어 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해황으로 회귀어종이 줄고, 생태환경을 무시한 무분별한 개발로 어·패류 산란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어민들도 “먼저 잡으면 임자”라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획을 일삼았다. 또 쓰다버린 폐그물과 통발을 바다에 버려 생활터전을 스스로 오염시켰다. 폐그물을 건져 올리면 뼈만 앙상하게 남은 고기가 쉬 발견된다. 이른바 ‘유령어업’이다. ●낱마리 줍는 낚시어업 경남 사천선적 연승어선 207영남호(46t) 선주 강기호(38)씨는 요즘 맘이 편치 않다. 우리나라 근해의 어황이 안좋아 센카쿠열도부근까지 내려갔지만 선장이 전해주는 소식은 영 신통찮다. 강씨는 “몇년전만 하더라도 꽤 재미가 있었는데 요즘은 낱마리를 줍고 있는 실정”이라며 “재수없으면 하루 1∼2마리 낚는 것이 고작일 때도 있어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힘들다.”고 푸념했다. 207영남호의 1항차당 조업일수는 45∼50일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3t정도 어획해야 된다. 요즘 갈치 위판가격이 ㎏당 8만 5000원선이므로 수입은 1억 1000여만원. 여기서 출어경비 7000여만원을 제하고, 남은 금액에서 선주 몫을 떼어낸 뒤 선장을 비롯한 선원 12명이 최소한의 생활비를 나눠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씨는 “7∼8년전만해도 대형 어군을 만나 선원들이 잠을 못잘 때가 많았다.”며 “그때는 배당금이 인건비를 훌쩍 넘겨 돈 버는 재미에 피로한 줄도 모르고 낚싯줄을 당겼다.”고 전했다. ●미성어 어획비율 81% 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근해 어획량은 107만t으로 1995년 어획량 142만t의 75%에 불과하다. 지난 90년 154만t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이다. 국내 수산물 수요량은 연간 300만t정도다. 이중 절반을 연근해어업으로 충당해야 하지만 어획부진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10년 전에 비해 어선과 어구의 성능이 크게 향상됐음에도 어획량이 주는 것은 잡을 고기가 없음을 뒷받침한다. 이를 반증하듯 여수시 화양면·화정도·남면·연도·화태도, 완도군 청산도·고금도·소안도·약산도 등 포구와 선착장에는 매둔 배들로 만원이다. 여수 국동어항단지 주변에도 100t급 이상 대형어선들로 채워졌다. 해수부가 추정하는 올해 우리나라 연근해 어족자원은 790만t에 불과하다. 지난 85년 900만t이었던 어자원이 20년 사이 무려 110만t이 줄었다. 더구나 산란능력이 없는 미성어 어획 비율이 급격히 증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연근해에서 어획된 고등어·갈치 등 9개 어종의 미성어 비율이 81%나 된다. 미성어 비율이 높아질수록 어장의 황폐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을 뜻한다. 미성어 비율은 지난 70년 45%,80년 59%였으나 90년대 78%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수산과학원 김영섭(50·이학박사) 자원연구팀장은 “이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10년 후 어획량은 현 수준의 60%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창원·광주 이정규·남기창 기자 jeong@seoul.co.kr
  • [김홍신의 세상보기] 충돌의 미학을 기다리며

    [김홍신의 세상보기] 충돌의 미학을 기다리며

    오른손잡이가 오른손을 다쳐 사용할 수 없을 때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숟가락으로 밥 떠 넣기는 그런대로 괜찮지만 젓가락질을 하기는 보통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글씨 쓰기는 더욱 어렵고 가위질, 캠코더와 마우스 다루기나 현악기 다루기도 수월한 게 아니다. 뿐만 아니라 세수하고 면도하는 일도 만만한 게 아니다. 한국인의 대다수는 오른손잡이이다. 한국인들이 유달리 오른편을 선호하는 까닭을 생각해보았다. 생활용구 거개가 오른손잡이용이라는 것 말고도 오른편을 바른편이라고 인식하는 묘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우리 어릴 적엔 오른쪽을 바른쪽, 오른손을 바른손이라고 표현했다. 어쩌면 해방공간사와 6·25전쟁 후유증으로 우익적인 것을 옳고 좌익적이면 그른 것으로 인식했을 것 같다. 많은 종교적 그림에서 악마와 나쁜 것들이 왼쪽에 배치되어 있다거나 왼쪽을 나쁜 징조, 악마, 더러운 것으로 표현되고 인식된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전 세계 인구 중 15% 정도가 왼손잡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라틴어의 왼손잡이가 재수 없거나 배신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가로쓰기를 하기 위해선 오른손잡이가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건 오른손잡이의 생각일 뿐이다. 왼손잡이가 가로쓰기를 하면서 아무 불편이 없다는 걸 모르는 건 인식의 오해일 뿐이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만이 특별하게 발달한 언어중추가 있는 좌뇌를 언어적, 시각적, 논리적, 분석적, 이성적, 디지털적이며 우뇌는 비언어적, 시공간적, 동시적, 형태적, 종합적, 직관적, 아날로그적이라고 한다. 쉽게 풀어보면 오른손잡이는 좌뇌가 발달하게 되어 말하고 읽고 쓰고 추리하는 데 유리하고 왼손잡이는 우뇌가 발달하게 되어 원근의 감각, 창의성, 음악성, 직감이 강하다고 한다. 천재는 우수한 두뇌를 타고나는 게 아니라 두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하니 굳이 좌뇌와 우뇌에 관해 집착하는 것은 온당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요즘 초등학교에서 19단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나는 19단 외우기보다 먼저 우리 아이들에게 오른손과 왼손을 함께 두루 쓰는 연습을 하도록 했으면 한다. 좌뇌와 우뇌를 발달시키는 것을 덤으로 얻고 좌우를 동시에 인식하는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충돌의 미학’이라는 게 있다. 서로 부딪쳐서 아름답거나 좋은 것을 만들어내는 작용을 말하는 것이다. 거칠게 깨뜨린 돌멩이를 한통속에 넣어 계속 충돌시키면 모난 것들이 부서져 결국 예쁜 모양의 조약돌이 된다. 보석을 가공할 때도 원석과 도구가 충돌해서 영롱한 광채를 발하는 보석이 만들어진다. 질병과 의술이 충돌하여 환자의 고통이 소멸되고 문명의 가치창조, 예술적 승화, 인간애의 따뜻한 모습들도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들이다. 이제 우리는 오른손과 왼손을 두루 사용하는 지혜를 통해 아직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진보와 보수의 대립, 동서의 지역 갈등, 남북한의 좌우대립, 세대 갈등, 남녀 차별, 빈부격차, 노사갈등…이런 것들을 서로 눅이는 세상을 그려보았으면 한다. 신체 중에 좌우로 나누어진 것을 보면 눈, 콧구멍, 귀, 손, 발 등이 있다. 어느 한쪽이 고장나면 큰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걸핏하면 좌파니 수구세력이니 하며 다투고 동쪽에 사는 것이 어떠하고 서쪽에 사는 것이 어떠하다는 식으로 비난하며 나이가 들어 고리타분하다느니 젊어서 안하무인이라고 얼러대는 충돌의 해악으로는 국가가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산 하나를 두고 동쪽에 사는 이가 서산이라 부르고 서쪽에 사는 이가 동산이라 부른다고 해서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충돌의 미학을 기다린다.
  • [하프타임] 김기훈·전재수 쇼트트랙 코치로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김기훈·전재수 코치가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을 겨냥한 한국 쇼트트랙 남녀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5일 남녀 대표팀 헤드코치로 김기훈·전재수 코치를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코치는 쇼트트랙이 시범 종목이던 88년 캘거리 대회부터 94년 릴레함메르 대회까지 4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2002년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지난해 9월 미국 전지훈련 직전 장비 선정을 둘러싼 잡음에 휘말려 중도하차했다가 7개월 만에 컴백했다. 여자팀을 지휘하게 된 전 코치는 99년 동계U대회 때 남녀 통합 코치로 지도력을 검증받아 올림픽호 선장을 맡게 됐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④-현대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④-현대그룹

    “믿겨지지 않았다.” 2003년 8월 4일 새벽. 그룹 비서실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아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훗날 지인에게 “처음엔 얘 아빠(정몽헌 회장)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러나 남편의 죽음을 제대로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시숙(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에게서 그룹을 지켜야 했다. 경영 전면에 나섰다. 스물한살에 현대가로 시집와 30년 가까이 살림만 했는데 세상에 나오는 것이, 그것도 시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가 평생을 일군 그룹을 덜컥 떠맡는 게 두렵지 않았을까. 지인의 얘기다.“나도 그 점이 궁금해 언젠가 한번 물어봤었다. 그랬더니 그 때는 (경영권 분쟁으로) 상황이 너무 다급해 두려워할 겨를조차 없었다고 하더라.” 그렇게 현대가의 ‘조용한’ 며느리에서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때가 2003년 10월 21일. 그로부터 1년여.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관리종목’의 악몽에서 벗어나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익(4279억원)을 올렸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주도하는 현대아산 역시 소폭이나마 첫 흑자(8억원)를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839억원), 현대증권(580억원 추정치), 현대택배(74억원), 현대경제연구원(3억원)도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거나 흑자를 지켰다. 그룹 경영을 맡은 지 불과 1년 만에 6개 계열사 모두를 흑자로 돌려놓은 것이다.2010년까지 그룹 매출을 20조원(지난해 말 6조 6400억원)으로 끌어올려 재계 10위권(현재 19위)에 입성하겠다는 현 회장의 ‘2010 프로젝트’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그래서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운’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왕회장(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현대에 몸담아온 한 임원의 해석은 다르다. “운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다.(현 회장 취임후) 해운 경기가 살아나면서 그룹의 주축인 현대상선이 살아났으니까….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 전에 비해 그룹의 방향이 매우 뚜렷해졌다. 현 회장은 한번 결정을 내리면 단호하다. 흔들리지 않는다. 배포와 결단력은 오히려 몽헌 회장(MH)을 능가한다는 게 임원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와 관련해 또다른 임원의 말이 재미있다.“현 회장을 보고 있으면 사업가 유전자라는게 따로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업가 집안의 둘째딸 현 회장은 1955년 딸만 넷을 둔 사업가 집안의 둘째로 태어났다. 훗날 현대상선에 흡수된 당시 신한해운의 현영원(78) 회장이 아버지다. 일제때 ‘호남의 거부(巨富)’로 이름을 날렸던 현준호씨의 후손이다. 어머니는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주의 외동딸인 김문희(77) 현 용문학원 이사장이다.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의 친누나이기도 하다. 현 회장에게는 외삼촌들이다. 현대가의 며느리 가운데 손아래 동서 김영명(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부인·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딸)씨와 더불어 친정이 가장 화려한 편이다. 현 회장은 그룹 홈페이지에 올린 ‘나의 삶 현대의 길’에서 “기업가 집안의 엄격한 가정교육 속에서 세상의 흐름과 변화에 대한 시각을 조금씩 키워나갔다.”고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임원의 해석처럼 ‘유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가 집안의 가풍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현 회장의 자매들 이름이다. 언니가 일선씨, 여동생이 지선씨다. 현 회장의 시조카들과 이름이 똑같다.“정씨 집안과의 혼사는 숙명”이라는 우스갯말이 나올 만도 하다. 언니 일선씨는 수입 침장(沈臧) ‘쉐르단’으로 유명한 홈텍스타일코리아 유승지 회장과 결혼했다. 유 회장은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의 친동생이자 유유산업 창업주인 고 유특한씨의 아들. 현 유유산업 유승필 회장의 친동생이다. 동서지간인 유 회장과 생전의 MH는 나이가 같아 유난히 친했다고 한다.MH가 죽기 직전 가족들과 외식을 할 때도 유 회장이 함께 했었다. ●‘군인’ MH와의 첫 만남 대학(이화여대 사회학과) 4학년때인 1975년 1월 어느날. 현 회장은 아버지를 따라 울산의 현대중공업 선박 명명식에 갔다. 당시 아버지는 사업관계로 잘 알고 지내던 홍콩 행정 장관(C.Y. 퉁)이 방한하자 때마침 열린 선박 명명식에 ‘모시고’ 갔다. 애초 맏딸만 데려갈 생각이었지만 둘째딸의 성화에 딸 둘을 대동하고 나섰다. 몇달 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쪽에서 넌지시 연락이 왔다.“군대간 아들이 마침 휴가 나왔는데 한번 만나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선박 명명식에서 ‘참한 인상의 늘씬한 재원’을 처음 본 정 회장이 단박에 며느릿감으로 점지한 것이다. 이 때가 75년 5,6월께. 현 회장과 MH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이뤄졌다. 언젠가 현 회장이 사석에서 털어놓았다는 MH의 첫인상이다.“요샛말로 필이 꽂히거나 그렇진 않았다. 군인이라 머리도 짧았고…그래도 듬직해 보였다.” 첫 데이트 장소는 ‘군인 커플’답게 서울 태릉사격장. 이듬해 7월 두사람은 결혼했다. ●“나도 내게 이런 속배짱이 있는 줄 몰랐다” 현 회장은 결혼 후 첫딸을 낳고도 남편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라 페어리 디킨슨 대학원에서 인간개발론을 전공했다. 귀국해서 얘들 키우고 살림하는 동안에도 짬짬이 걸스카우트연맹(이사)·대한적십자사(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 등에서 ‘표 안나게’ 사회활동을 했지만 사업가로 나서게 되리라고는 그 자신 상상도 못했다. 현 회장을 가까이서 지켜본 임원의 얘기다.“그룹 경영을 맡은 지 1년여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확실한 것은 배포가 여간 아니라는 점이다. 경영 참여를 결심한 것도,8개월에 걸친 경영권 분쟁을 버텨낸 것도 이같은 배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겉으로 보면 전형적인 현대가의 조용한 며느리인데 어디에 그런 배포가 숨겨져 있는지 모르겠다. 본인 스스로도 ‘내게 이런 속배짱이 있는 줄 몰랐다.’며 웃더라.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경영권 분쟁때의)그 지독했던 마음 고생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의지력도 대단하다. 더러 확신이 서기까지 결단을 늦추는 경향이 있어 답답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일단 확신이 서면 무섭게 밀어붙인다. 번복하는 일도 없다.”결단을 내려놓고도 마음이 여려 ‘가신’들의 주장에 흔들리곤 했던 MH와는 대조되는 면모다. 현 회장의 단호함을 보여주는 일화 한가지. 지난해 8월 그룹 비전을 선포할 때의 일이다. 당시는 경영권 분쟁을 매듭짓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던 때라 사내외에 선언할 ‘비전’이 매우 중요했다. 현 회장은 ‘용기와 자부심의 현대’라고 직접 쓴 쪽지를 내밀었다. 임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살림만 하던 사람이 기업 경영과 직원 심리를 얼마나 알겠느냐.”는 냉소도 은근히 깔려 있었다. 그러나 현 회장은 지금이야말로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용기와 ‘재계 1위 현대’에 대한 자부심이 절실한 때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선언문에는 이 문구가 그대로 들어갔다. 시간을 지체해 물건너갔다고 생각했던 가신그룹(김재수 당시 경영전략팀 사장 등)에 대한 인사도 그 해말 전격 단행해 임직원들을 다시한번 놀래켰다. ●떠올리기 싫은 기억, 숙부의 난 현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다른 사람도 아닌 시삼촌과 길고 지루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정상영 명예회장이 2003년 8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들이면서 본격화된 경영권 분쟁은 이듬해 3월 30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현 회장이 승리할 때까지 8개월 가까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은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집안의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비즈니스가 얽혀있어 개입할 수 없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중립이 현 회장을 도왔다. 현 회장측은 분쟁의 단초가 된 금호생명 대출 200억원에 대한 정상영 회장의 보증과 관련,“정 명예회장은 조카(MH)에 대한 의리라고 주장하지만 처음부터 경영권을 뺏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였다.”고 주장한다. 한 측근은 MH가 정상영 명예회장을 인간적으로 따랐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왕자의 난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정상영 회장이 MH의 자금줄을 교묘하게 막았다.”면서 “이 때문에 MH가 ‘그룹을 위해 (내가) 이렇게 희생했는데 상영 삼촌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언젠가 몹시 화를 낸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KCC측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여전히 팔지 않고 있어 경영권 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이다. ●경영수업 받는 큰딸…‘코디’ 둘째딸… 사격 좋아하는 외아들 시어머니(변중석)가 아이 잘 낳는 보약을 하루가 멀다하고 들이미는 바람에 얼떨결에 일찍 가졌다는 큰딸. 딸을 낳자 시댁보다 딸만 넷인 친정의 실망이 더 컸다고 한다. 그 딸이 지금은 현 회장의 든든한 친구이자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지이(28)씨다. 서울대 고고미술학과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을 나온 그는 외국계 광고회사에 다니다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지난해 1월 3일 현대상선 재정부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올 1월 1일 대리로 승진했다. 회사 흐름을 가장 빨리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재정부에 배치한 것을 보면, 제대로 경영수업을 받게 하려는 현 회장의 의지가 읽혀진다. 경영권 분쟁때도 현 회장은 정상영 명예회장 등 시댁 어른들과의 대면 자리에 반드시 지이씨를 데리고 나갔다. 맏이답게 찬찬하고 침착해 현 회장에게는 큰 의지가 된다고 한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도 평이 매우 좋다. 지난해 10월 그룹 해체후 처음 가진 신입사원 수련회때는 다른 ‘신참’들과 똑같이 텐트에서 잠을 자고 장기자랑도 마다하지 않아 주위의 경계심을 녹였다.‘싼타페’를 직접 몰고 출퇴근한다. 아직 사귀는 사람은 없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터울이 크면 아들일 확률이 높다.”는 집안 어른들의 압력에 6년 7개월만에 가졌다는 둘째딸 영이(21)씨는 서울 상명여고 1학년때 혼자서 미국 유학을 떠났을 만큼 당차다. 보스턴에서 한시간 거리인 사립 고등학교 ‘쿠싱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현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부에 재학중이다. 언니와 달리 성격이 매우 활달하다. 방학을 맞아 귀국하면 엄마의 의상을 열심히 조언해준다. 막내 외아들인 영선(20)씨는 모 대학 경영학과를 다니다 지금은 휴학한 상태다. 군대를 먼저 다녀온 뒤 미국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아버지 장례식때 고3(경복고) 수험생이었는데도 어찌나 많은 친구들이 빈소로 몰려왔던지 조문객들 사이에 화제가 됐었다. 아버지를 닮아 총쏘는 것을 좋아한다. ●옛 영광 재현 꿈꾸는 핵심 브레인들 경영전략팀이 그룹의 ‘싱크 탱크’다. 다른 그룹으로 치면 구조조정본부에 해당한다. 현 회장 사람들로 전부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최용묵(57) 사장을 사령탑으로 이기승(55) 전무-하명호(47) 상무로 수직 연결된다. 현대엘리베이터 사장도 맡고 있는 최 사장은 경영권 방어전략을 촘촘히 짜 현 회장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급진적 개혁보다는 점진적 개선파로, 조직 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현 회장 체제에서는 적임이라는 평을 듣는다.76년 현대건설 평사원으로 입사,84년 현대엘리베이터 창립과 함께 관리부장을 맡으면서 조직관리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금도 임직원들과 회사 앞마당에서 족구를 하고 삼겹살 소주 뒤풀이를 즐긴다. 이 전무는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금융전문가의 보완을 절실하게 느낀 현 회장이 지난해 6월 외환은행에서 영입해온 이다.KS(경기고-서울대 법대) 출신답게 머리회전이 빠르면서도 친화력이 뛰어나 핵심인맥의 자리를 굳혔다. 미국 디킨스대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하 상무도 재무 전문가다. 현대석유화학에서 지난해 말 그룹 심장부로 옮겨왔다. 그룹의 정신적 뿌리인 대북사업은 ‘서울대 트리오’가 이끌고 있다.“대북사업에 인생을 걸었다.”는 김윤규(61) 현대아산 부회장이 단연 첫 손에 꼽힌다. 왕 회장때부터 ‘소떼 방북’ 등을 성사시키며 현대와 동고동락해 온 김 부회장은 MH가 그 앞으로 남긴 별도 유서를 통해 “자주 윙크하는 버릇 고치라.”고 농담을 던졌을 만큼 2대에 걸쳐 각별한 신임을 얻었다. 얼마전 부회장으로 승진해 대북 라인 접촉 등 대외 업무에만 힘을 쏟고 있다. 대내 업무를 떼준 것은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이자 ‘거리 두기’라는 해석도 있다. 대내 업무는 윤만준(60) 현대아산 사장의 몫이다. 고문으로 물러나 있다가 김 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된 그는 남북경제협력사업에 초창기부터 관여해 실무에 밝다. 서울법대를 나와 7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MH와 함께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일궜다. 김 부회장의 서울대 공대 직속 후배인 심재원(58) 현대아산 부사장은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업무처리가 치밀하다. 그룹의 ‘캐시 카우’(돈버는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노정익(52) 사장이 이끌고 있다. 유동성 위기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던 2002년 9월 사장에 취임해 1000원대이던 주가를 2만원 가까이 끌어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자동차 운반선 매각 등 뚝심으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여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때 들어온 1조원대의 현금이 없었다면 뒤이어 터진 대북송금·분식회계 등의 악재를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취임하자마자 승선 체험을 자청, 선원들과 거센 파도와 싸우며 하나가 된 덕분에 ‘캡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안살림을 꼼꼼하게 챙기는 안홍환(55·부사장) 지원본부장, 회사 매출의 70%를 책임지고 있는 이재현(54·전무) 컨테이너본부장, 일반화물 영업을 이끄는 이동렬(56·전무) 벌크선영업본부장, 해양대 항해학과를 나와 선장으로도 근무한 ‘마도로스’ 신용호(56·전무) 해사본부장 등도 상선의 중추 세력이다. 2003년 6월 부국증권에서 스카우트돼 온 김지완(59) 현대증권 사장은 ‘현투(현대투자신탁증권) 책임분담금’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지어 그룹의 고민을 덜어주었다.‘숙부의 난’때는 오랜 증권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권 방어 전략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어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하마평에 자주 오르기도 한다. 김 사장을 떠받치고 있는 노치용(53·전무) 도매영업본부장은 그룹 홍보도 겸하고 있어 여의도와 광화문을 오가며 ‘셔틀 업무’를 보고 있다. 경영권 분쟁때 설득력있는 논리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숙부의 난 당시 격전지(경영전략팀) 한복판에 있었던 현기춘(51) 현 현대엘리베이터 전무도 눈에 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또다른 한 축인 한승준(51) 전무와는 춘천고 같은반 친구이다. 기획·관리 전문가로 ‘선 굵은 CEO’로 불리는 김병훈(55) 현대택배 사장, 경제연구원 최초로 수익모델 창출에 도전한 재무관료 출신의 김중웅(64) 현대경제연구원 회장,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주현(53) 현대경제연구원장 등도 그룹의 핵심 브레인들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경영권 분쟁이 오히려 약이 됐다. 몽헌 회장의 죽음으로 흔들리던 임직원들이 경영권이 위협받자 현 회장을 중심으로 차돌처럼 뭉쳤다. 이번 기회에 전열을 확실하게 정비해 그룹의 모태로서 옛 현대의 영광을 반드시 재현하겠다.” hyun@seoul.co.kr ■ ‘비운의 황태자’ 정몽헌 현대가 사정을 소상히 알고 있는 한 현대맨은 “90년대 들어 언론에서 빅3(MK,MH, MJ) 운운했지만 그 때는 이미 왕회장이 MH를 후계자로 형제들에게 선언한 뒤였다.”면서 “좀체 칭찬을 하지 않는 왕회장이었지만 MH에 대해서는 심지가 깊은 아이라며 믿음을 내보였다.”고 전했다. 보성고와 연세대를 나와 미국 페어리 디킨슨 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학위)를 딴 MH는 귀국후 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세워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았다. 급기야 2000년에는 그룹 단독 회장에 취임했다. ‘왕자의 난’의 상처를 털고 MH시대를 여는 듯했다. 하지만 2003년 8월 4일 계동사옥 12층 집무실에서 몸을 던지고 만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저 유서를 통해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만 했을 따름이다. 대북송금 특검 등에 따른 중압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한 측근은 당시 “극심한 중압감 때문이었다면 가족들이 낌새를 알아챘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일축했었다. 투신하기 직전, 가족과 식사한 것을 두고 미리 자살을 준비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이 역시 MH가 일요일에는 가족들과의 외식을 즐겼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MH는 바깥일을 집에 와 자상하게 털어놓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가급적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등 가정적인 편이었다. 한 측근의 얘기다.“(대북송금·비자금 수사 등이 진행되자) 나 혼자 책임지겠다는 말씀을 여러번 하셨다. 그때는 혼자 감옥가겠다는 뜻인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살을 염두에 뒀던 것 같다. 그렇더라도 투신하기 두달 전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자 부인(현 회장)에게 매일 순두부를 끓이라고 했던 점으로 미뤄보아 투신 결심은 순간적으로 이뤄졌던 것 같다.” 소탈하면서도 합리적이고 머리도 좋아 따르는 이가 많았던 MH. 그는 그러나 끝내 아버지의 꿈(대북사업)을 완성하지 못하고 삶을 접었다. 이 때가 그의 나이 55살때였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며느리들 현대가의 며느리들은 4월을 ‘제사의 달’이라고 부른다. 시아버지(정주영 회장)가 생전에 워낙 제사를 중시한 데다 온갖 제사가 몰려있어 4월에는 아예 청운동 시댁 부엌에서 살다시피 했다. 시아버지의 독특한 ‘밥상머리 교육’ 때문에 새벽마다 시댁으로 가 아침식사도 직접 준비해야 했다. 한 며느리는 “새벽 3시반에 갔다는 항간의 얘기는 다소 과장이고 이를 때는 4시반, 보통때는 5시나 5시반쯤 갔다. 시아버님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새벽마다 수행원들 몫까지 김밥을 엄청나게 쌌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언젠가 한번은 아들들이 꾀가 나 아침식사 회동에 몇번 빠졌다. 대로한 왕회장이 “모두 들어와 살라.”고 불호령을 내려 1년간 청운동 시댁 주변에 모두 모여산 적도 있다고 한다. 여자들이 나서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던 왕회장이지만 말년에는 겸상 식사도 허용했다고 한다. 맏며느리 이양자씨는 수도여대를 나와 한때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이씨가 91년 암으로 세상을 뜨면서 실질적 맏며느리 역할을 해온 둘째며느리 이정화(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인)씨는 당시 명문으로 꼽히던 숙명여고를 나왔다. 빼어난 미모로 유명했던 넷째며느리 이행자씨는 한양대 출신으로 세간에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숙명여대를 졸업했다. 유난히 여대 출신이 많은 데는 이유가 있다.“여자는 여대를 가야 한다.”는 왕회장의 보수성 때문이었다. 이화여대에 수석 입학해 화제가 됐던 손녀 유희씨(고 몽필씨 딸)도 원래는 연세대 원서를 다 써놓은 상태에서 할아버지에게 ‘보고’했다가 된통 혼이 난 뒤 여대로 틀었다고 한다. 며느리든 딸이든 해외유학까지 다녀오고도 회사 경영이나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이가 거의 없는 것도 유교적 가풍 탓이다. 왕회장은 “살림에만 신경쓰라.”며 며느리들에게 골프도 치지 못하게 했다. 현정은 회장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골프장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월이 훨씬 흐르고서야 뒤늦게 골프를 배웠지만 영 재미가 붙지 않아 골프장에 딱 세번 나가본 뒤 관뒀다고. 오는 10월 ‘금강산 골프장’ 개관에 맞춰 상징 티샷을 날리라는 임원들의 압력이 많아 여간 고민이 아니라고 한다. 한때 기체조를 배웠으며 ‘걷기’ 가 취미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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