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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남에 올땐 아가씨 팬티를

    월남에 올땐 아가씨 팬티를

    <서울신문사 초청 파월 모범용사> 상병·김영빈(金榮彬·백마 28연대) 중사·김영수(金榮洙·공군지원단) 중사·안용수(安龍守·맹호기갑 12중대) 하사·이석열(李錫烈·청룡2201부대) 병장·탁정철(卓正哲·백구810함) 게스트·중령 여운건(呂運虔·주월사령부) 매복작전때 갈증 못참아 오줌에 코피 타 마셨더니 여=우리 모범용사 1백명을 금년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초청해준 서울신문사에 우선 감사의 뜻을 드리고-. 여러분들은 전부가 전투에서 공을 세운 유공장병들이니까 그간 월남에서 겪은 얘기가 많을텐데 이걸 한번 털어 놓으라 이 말씀인가 본데….(웃음) 안 =우리야 싸우는 군인이니까 전투 얘기 빼놓으면 말짱 헛것 아닙니까?(폭소) 우선 내가 겪었던 전투 경험담 하나를 털어놓지요. 번개1호작전 때 며칠을 매복,「베트콩」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데 이거 통 나타나야지요. 날은 덥지요, 가져갔던 물은 다 떨어졌지요. 할 수 있읍니까? 오줌을 받아 가루「코피」를 타 마셨더니 맛이 찝질씁쓸한게 묘하더군요.(폭소) 「베트콩」몇놈을 꼭 잡아가야 체면이 서겠는데 이놈들이 떨었는지 영 나타나지 않더니 얼마후 그래도 재수가 좋으려고 1개중대가 쓱 나타나더군요. 숫적으로는 우리가 분대 병력인데 저쪽은 중대병력이니 터무니없이 모자라지만「베트콩」쯤이야. 그대로 갈겼더니『따이한이다』하면서 혼비백산 도망가더군요. 5명밖에 못 잡았어요. 이=저도 하나 얘기 하지요. 승룡12호 작전때 입니다.「고노이」섬 탈환을 위한 작전이었는데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앞만 보고 돌진하다가 엄폐물에 몸을 탁 의지하는 순간, 보니까 여자「베트콩」이 옆에 있지 뭡니까. 나도 모르게 그대로 갈겼지요. 한발 늦었더라면 내가 어떻게 되었을지? 얼굴도 삼삼하게 생겼더군요. 여=그런줄 알았으면 포로로 하지 그랬어?(폭소) 김수=도깨비작전 17호때 우리 소대원이 적 12명을 사살, 많은 장비를 노획했는데 장교놈 가방에서 비밀문서 한통을 발견, 펴 보았더니『한국군과는 되도록 전투를 하지말라. 한국군을 만나면 즉시 피해라』는 지령문서였어요. 여=그건 사실이야. 내가 상황실에서 오래 근무해서 잘 아는데 저놈들이 우리와 싸워 단 한번이라도 이겨본 일이 없으니까 되도록 우리와 싸우려고 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가는 얘기야. 탁=그런데 확실히 월남이 더운 지역이더군요. 우리배 갑판에 계란을 깨놓으면 금새「후라이」가 됩니다.(웃음) 이=거 불이 필요없어 좋겠군. 탁=한번은 우리가 배를 쥐고 웃은 일이 있읍니다. 고국에서 위문품이 왔는데 털장갑이 들었어요. 작년「크리스머스」때니까 아마 국민학교 어린이들 생각엔 월남의 군인아저씨도 겨울을 맞을줄 알았던가 보지요.『국군아저씨 추운데 얼마나 고생 하십니까』하는 편지와 함께 말입니다.(폭소) 몇달만에 본 서울 발전과 예뻐진 아가씨들에 놀라 여=이젠 우리 화제를 바꾸어「에피소드」같은거 얘기해 볼까요? 우선 나부터 하라면 무엇보다 월남에선 미군들이 우리 앞에서 꼼짝 못한다는 것인데 나와 같은 방에 있는 미군장교가『너희 한국군은 어쩌면 그리 강하냐?』고 하면서 이 친구, 외출때는 꼭 같이 나가자는거야. 왜냐고 했더니 한국군과 다니면 월남인들이 깔보지 못한다는 것이지.(웃음) 김빈=뭐니뭐니 해도 여자 또한 한국여자가 세계 제일입니다. 월남여자 말도 마세요. 비쩍 마른게 냄새는 어찌 그리 나는지 눈까지 피로하게 합니다.(폭소) 여=김상병은 이번 휴가에서 여자들만 쳐다보고 다녔겠군? 김빈=사실입니다. 쭉쭉 뻗은게 몇개월만에 와서 보니까 더 예뻐들 졌더군요.(웃음) 여=월남에 우리 위문단이 오면 정말 신나지. 한국노래 들으면 저절로 눈물이 나요. 이=지금 그말 하니까 생각 나는게 있는데 군인이 싸울때 여자「팬티」를 몸에 지니면 재수가 좋다고 하잖아? 그래서 우리 위문단 아가씨들 보고 속옷을 달라면 잘 주지요. (웃음) 앞으로 월남 위문 오는 아가씨들은 각별히「팬티」많이 가지고 오시도록 부탁드립니다. 여=이번엔 조국에 돌아와서 느낀 점을 얘기해볼까. 참 많이 달라졌지? 김빈=아이고, 말도 마세요. 우리도 잘 싸우지만 국민들도 놀라도록 발전을 이룩하고 있더군요. 아이구 건물들이 무척이나 섰더군요. 김수=나는 그것보다 말로만 듣던 청와대를 구경했으니 군대 와서 출세 톡톡이 한 셈입니다. 더구나 대통령각하와 악수까지 했으니 영광치곤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 탁=나는 대통령께서 화려하게 사시는 편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통령께서 청자아닌 신탄진 담배를 태우시더군요. 정말 놀랐어요. 안=『이거 우리 국산담배인데 하나씩 태워봐 맛이 좋아』하시면서 담배를 권하시는데 대통령께선 국산품을 상당히 애용하시더군요. 여=보급품은 어떠냐? 애로는 없느냐? 요새 월남은 우기가 아니냐?는등 정말 자상하게 걱정을 해주시어서 고개가 숙어졌읍니다. 김수=또 전공담을 일일이 다 물으시면서 요새 국내 일부선「콜레라」병이 도니 음식에 각별히 주의 하라고 까지 당부하시더군요. 아버지 같은 인상이었어요. 김빈=머리가 많이 하얗게 새셨더군요. 아마 나랏살림에 걱정이 많으신 때문인가 보지요? 여=이 기회에 우리의 가족들이 월남에 가있는 우리 걱정이 대단할 텐데 실정을 솔직이 말해보지. 우리는 오히려 고국걱정 아가씨 편지 부탁합니다 안=자식은 그저 걱정덩어리인가 보지요? 배나 곯지 않느냐고 편지가 자주와요. 사실 음식이야 먹기싫어 안먹을 정도인데 말이지요. (웃음) 김수=고기엔 이제 신물이나 있는데 그걸 여기선 모르는가보지. 김빈=그리고 전쟁하는 곳이니까 위험한 곳인줄 아는데 생각보다는 그렇게 무서운 곳이 아니라는걸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편히 있을때 죽지나 않았느냐는 식의 편지를 받을땐 도리어 죄송하기까지 하다니까요. 이=그저 바라고 싶은건, 아가씨들의 위문편지나 잔뜩 보내주었으면 제일 좋겠어요. (웃음) 여=사실 월남에 가 있는 우리가 고국 걱정이 더 한것 같아. 폭우다, 화재다, 하는「뉴스」를 들을 때마다 집안 걱정이 크잖아. 그저 국내에 있는 가족들이나 잘들있어주었으면 좋겠어. 탁=그건 사실입니다. 안=그런데 요새 월남에선「오토바이」도둑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여=그건 수입품에 갑자기 세금을 많이 올려「오토바이」없으면 다니지 못한다는 월남에서 값이 뛰어오르니 도둑이 늘 수밖에 없지. 눈 깜짝 할 사이에 없어지지. (웃음) 이=그러나 저러나 이번에 가면「베트콩」한 백명쯤 잡아 내년에 또 와야겠어요. 아 칙사대접 받는 기회를 놓칠수 있읍니까? 탁=이러다간「베트콩」많이 잡기내기 벌어 지겠는데요? (웃음) 여=이번에 돌아가면 모국의 발전상을 전우들에게 알리도록 하자. [선데이서울 70년 10월 4일호 제3권 40호 통권 제 105호]
  • [맞춤형 교육통신]

    ●이주민과 함께 하는 다문화 축제(www.migrantsarirang.com) (사)다문화 열린사회가 다음달 3일 오전 10시∼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연다. 세계 각국의 축제와 명절, 민속놀이, 시장, 음식 등 세계 여행을 하듯 다양한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02)794-7961∼2●매체 활용 논술지도 전략과 수업사례 (사)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www.hanuribook.or.kr)가 수강생 40명을 다음달 1일까지 선착순 모집한다. 광고나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신문 등 매체에 대한 이해를 비롯해 대중 매체를 통해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효과적인 수업 방법 및 사례를 소개한다. 강의는 다음달 4일 오전 10시∼낮 12시30분. 수강료는 2만 5000원.(02)363-0111●진학사(www.jinhak.com) 2008학년도 대입 전형에 맞춰 고3 및 재수생을 위한 ‘모의지원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대학별로 성적을 자동 산출해 지원자의 성적 분포를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 희망 대학·학과의 합격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가상체험 서비스다.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서울대 인문대 전공선택 3학기 안에 신청 의무화

    서울대 인문대가 학생들의 ‘조기 전공 선택’을 의무화한다. 고시나 취업 준비를 위해 전공 선택을 차일피일 미루는 현상을 막기 위한 복안이다. 서울대 인문대는 최근 학과장회의를 열어 내년부터 인문Ⅰ(어문계열)과 인문Ⅱ(역사·철학계열) 학부생 모두 입학한 뒤 3학기 안에 전공 진입을 신청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지금은 계열별로 각각 2학기·4학기를 마친 뒤 전공 진입을 신청할 수 있었으나 신청 의무 기한은 없다. 학생들은 2학기 24학점을 이수한 뒤 전공 진입을 신청할 수 있으며 3학기 36학점을 이수하고 나서는 반드시 전공을 선택해야 한다. 인문대는 “학생들이 고시 공부, 과를 옮기는 전과, 재수 등을 준비하거나 상대적으로 취업이 잘 되는 이른바 인기학과에 진입하기 위해 전공 선택을 미루는 경향이 있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김창민 인문대 교무부학장은 “일부 학생은 4학년 때까지 전공 진입을 하지 않고 방황하고 있다.”면서 “전공 진입 신청을 하지 않은 학생은 미충원 학과에 강제 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인연’ 남기고 간 국민 수필가

    “그리워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인연’에서) 25일 밤 별세한 금아(琴兒) 피천득은 일상의 평범한 소재를 서정적이고 섬세하면서도 간결한 문체로 풀어낸 한국 수필문학계의 대표 작가다. 그의 대표작 ‘인연’은 자신이 열일곱 되던 해부터 세 차례 접한 일본 여성 아사코와의 만남과 이별을 소재로 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린 이 작품을 읽고 자란 세대들에게는 설렘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첫 사랑의 대명사가 됐다.●日여성 아사코와 만남·이별 소재수필가, 시인, 영문학자의 삶을 산 그는 1910년 5월29일 서울에서 태어나 중국 상하이(上海) 공보국 중학을 나와 호강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광복 직후에는 경성대 예과 교수를 거쳐 1974년까지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했다.1954년에는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하버드대에서 1년간 영문학을 연구했다. 그의 문학 입문은 시가 먼저였다.1930년 신동아에 시 ‘서정소곡’(抒情小曲)으로 등단한 뒤 잡지 ‘동광’에 시 ‘소곡’(1932), 수필 ‘눈보라 치는 밤의 추억’(1933) 등을 발표했다.1947년 첫 시집 ‘서정시집’을 출간한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 수필가’로 불릴 정도로 수필을 통해 문학적 진수를 드러냈다. “수필은 청자(靑瓷) 연적이다. 수필은 난(蘭)이요 학(鶴)이요 청초하고 몸 맵시 날렵한 여인”이라며 은유법을 구가한 수필 형식으로 쓴 수필론 ‘수필’은 ‘인연’과 함께 대표작으로 꼽힌다. ●수필집 작년 첫 日출간 화제춘원 이광수가 거문고를 타고 노는, 때 묻지 않은 아이의 마음을 닮았다고 붙여준 호 금아(琴兒)처럼 그는 딸 서영씨가 어릴 때 갖고 놀던 인형을 목욕시키고 머리를 묶어주는 등 인형놀이를 하는가하면 흠모하는 작가인 바이런, 예이츠의 사진과, 자신이 ‘마지막 애인’이라 불렀던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의 사진을 가까이 두는 소년의 모습을 간직했다. 어린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발표작 가운데 어린이가 읽기 적당한 시와 수필 등을 엮어 ‘어린 벗에게’(2002년)를 냈다. 지난해에는 대표작 ‘인연’ 등 16편의 수필작품이 수록된 ‘피천득 수필집’이 처음으로 일본에서 출간돼 화제가 됐다. 딸에 대한 사랑은 유별났다. 작품을 통해 여러번 딸의 이름을 부르며 부정(父情)을 나타냈다.“서영이는 내 책상 위에 ‘아빠 몸조심’이라고 먹글씨로 예쁘게 써 붙였다. 하루는 밖에 나갔다 들어오니 ‘아빠 몸조심’이 ‘아빠 마음조심’으로 바뀌었다. 어떤 여인이 나를 사랑한다는 소문을 듣고 그랬다는 것이다.(중략)아무려나 서영이는 나의 방파제이다. 아무리 거센 파도가 밀려온다 해도 능히 막아낼 수 있으며, 나의 마음 속에 안정과 평화를 지킬 수 있다.”(‘서영이’ 중에서) 그의 문학관은 자신의 글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인생의 “아름다움” “인간 본연의 의지와 온정”의 문학이었다. 국내 원로·중진 문인이 문학에 입문한 과정을 들려준 책 ‘내 문학의 뿌리’(2005)에서 그는 “문학의 내용이 주로 아름다움으로 채워지기를 바란다.”며 “슬픔이나 고통도 얼마든지 문학의 내용이 될 수 있지만 비운에 좌절되지 않는 인간 본연의 의지와 온정이 반드시 그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랑하고 갔구나” 한숨 지어주길그의 삶은 작가의 문체처럼 소탈하고 검소했다. 술과 담배는 평생 하지 않았고 산책과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으며 화려한 장식품 하나 없는 작은 아파트에서 살았다. 소박한 인생관을 가진 그는 지인들에게 자신의 사후(死後)에 대해 작은 바람을 말한 적이 있다.“죽어서 천당에 가더라도 별 할 말이 없을 것 같아. 억울한 것도 없고 딱히 남의 가슴 아프게 한 일도 없고……. 신기한 것 아름다운 것을 볼 때마다 살아있다는 것이 참 고맙고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훗날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이 사람, 사랑을 하고 갔구나’ 하고 한숨지어 주기를 바라는 게 욕심이라면 욕심이죠.”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도토리 뉴스] 올 재수생 줄어 학원산업 매출 5분기만에 감소

    학원산업 매출이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24일 통계청에 따르면 1·4분기 입시·보습·어학·예술 등 학원산업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줄었다. 학원산업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5년 4분기(-5.8%)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 재수생들이 많았지만 올해부터 새로운 입시제도가 적용돼 재수생들이 줄어 학원산업의 매출이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유치원 등 유아교육기관의 매출은 3.9% 늘어나 2002년 4분기 8.2%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 도슨 명예 부산시민 됐다

    한국인 입양아로 미국의 스키 스타인 토비 도슨(한국명 김수철·29)이 23일 명예 부산시민이 됐다. 도슨은 이날 부산시청 국제의전실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으로부터 명예 부산시민증과 모형 ‘시민의 종(鐘)’을 선물로 받았다.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명예 홍보대사인 도슨은 지난 20일 방한, 홀트아동복지회 주관의 바자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허 시장은 “도슨이 부산 출신인 데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 명예시민증을 줬다.”고 밝혔다. 도슨은 142번째 명예 부산시민이 됐다. 이날 수여식에는 도슨 부인 리아 도슨(39)과 친아버지인 김재수(52·부산 남구 용당동)씨가 자리를 함께했다. 지난달 14일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도슨은 24일 부산롯데호텔에서 한국의 가족과 친지들을 초청해 한국식 전통혼례를 치른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학교폭력 심각성 교사들은 모른다니

    일선교사들이 학교폭력을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한국교육개발원 연구팀의 논문 내용은 충격적이다. 논문에 따르면 교사들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5점 척도에서 평균 2.18점으로 판단했다. 이는 학교폭력의 정도를 보통(3점) 수준에 못 미치는, 대체로 심각하지 않은(2점)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학교폭력 근절에 앞장서야 할 교사들의 인식이 이렇다면 정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몇년새 우리사회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을 너무 많이 보아왔다. 심지어는, 아들이 고교 3년동안 고통을 당했지만 학교 측이 아무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원망하며 일가족 3명이 동반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또 충주시에서는 자살한 고2 여학생에 대한 교내 폭력을 재수사해 달라며 6개 고교 학생 1707명이 검찰에 진정서를 낸 일이 있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지난 연말 공개한 실태조사 보고서는 1년 안에 폭력을 당한 학생이 17.3%나 됐으며 그 숫자가 5년새 두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교폭력이 갈수록 저연령화하고 여학생 폭력이 급격히 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런데도 일선교사들은 학교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보니 이 괴리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막막하다. 학교폭력의 실상을 파악하고 예방하는 일에 교사보다 적임자는 없다. 교사들의 노력만으로 학교폭력을 뿌리 뽑기는 힘들 테지만,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교내 폭력 추방은 영원한 미제로 남는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기 바란다.
  • 중국산 ‘독성 치약’ 파동

    파나마가 이번에는 중국산 독성 치약 파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산 치약 파동은 국제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파나마뿐 아니라 도니미카공화국, 호주까지 수입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독성 물질인 ‘디에틸렌 글리콜’이 들어간 중국산 ‘가짜 감기약’ 파동으로 365명이 숨진 파나마에서 또 다시 독성 물질이 든 중국산 치약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미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19일 가짜 감기약에 들어간 것과 같은 물질인 디에틸렌 글리콜이 함유된 치약 6000개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파나마 세관은 중국산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델가로 디아멘트 세관 감독관은 “현재로서는 치약이 중국으로부터 들어왔다는 기초적인 정보만 갖고 있다.”면서 “선적된 모든 수입 제품들을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독성 치약은 수개월 전 파나마로 수입됐고 일부는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재수출됐다. 호주 신문인 노던 스타는 문제의 중국산 치약이 자국에도 유통됐다가 회수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수입이 됐는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파나마 정부는 디에틸렌 글리콜이 두 개의 중국산 치약 제품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제품명은 영어로 ‘엑셀(excel)’,‘미스터 쿨(cool)’이라고 기재됐다. 조사 결과, 두 제품에는 독성 물질이 최저 1.7%, 최대 4.6%까지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스터 쿨이라는 제품명이 4.6%, 엑셀에는 2.5%의 디에틸렌 글리콜이 발견됐다. 파나마 정부는 독성 물질이 든 제약품을 유통한 약국 등에 2만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폐쇄 조치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또 하나의 ‘무간도’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제목인 ‘상성-상처받은 도시’가 영화의 내용을 상징적이면서도 압축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점이다. 약자에게는 지나치리만치 잔인한 사회현실과 부패한 경찰, 그리고 세대를 넘어 대물림되는 복수심 등 영화가 보여주는 홍콩의 상처들은 결코 그들만이 느끼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공감이 우리를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영화 속 “술은 입에서 느끼는 쓴 맛 때문에 마시는 것”이라는 대사는 어찌보면 우리 인생을 잘 집약한 은유이기도 하다. 중년의 연륜이 느껴지는 양조위의 악역 연기와 조각같은 외모를 자랑하는 금성무의 힘있는 연기 또한 영화 전편을 무리없이 잘 이끌어 간다. 여기에 유위강·맥조휘 감독의 전작 ‘무간도’ 시리즈처럼 이 영화도 미국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렸다는 소식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선·후배 형사로 찰떡궁합을 과시하던 유정희(양조위)와 아방(금성무). 하지만 아방은 여자친구가 자살한 충격에 경찰을 그만두고 입에 대지도 않던 술에 절에 살아간다. 이후 유정희는 마카오 출신 재벌가의 딸과 결혼하지만 3년 뒤 유정희의 장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곧바로 용의자 두명의 시신이 발견되고 사건은 단순살인사건으로 종결된다. 하지만 유정희의 아내 숙진(서정뢰)은 경찰수사를 믿지 못하고 남편의 친구이자 사설탐정이 된 아방에게 재수사를 의뢰한다. 아방은 조사를 시작하면서 뜻밖에 유정희가 이번 사건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당연히 둘의 관계에도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이런 와중에 유정희를 둘러싼 갖가지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며 사건은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간다. 홍콩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위강·맥조휘 감독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무간도’보다는 극적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게 솔직한 생각이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도슨, 부산서 전통혼례

    한국계 입양아 출신으로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토비 도슨(한국명 김수철·29)이 오는 24일 부산에서 친아버지 김재수(53)씨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식 전통혼례를 치른다. 도슨의 결혼식을 총괄하는 아이웨딩 네트웍스는 7일 도슨이 석가탄신일인 24일 친아버지의 고향인 부산 롯데호텔에서 한국 친지들을 모시고 한국식으로 결혼식을 치른다고 7일 공식 발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도슨의 한국 결혼식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의미가 있다.”며 “도슨이 이번 결혼식을 통해 아버지의 나라를 마음속 깊이 간직할 수 있도록 결혼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안녕하셔요] 수다장이 싫다는 극성파 강부자(姜富子)

    [안녕하셔요] 수다장이 싫다는 극성파 강부자(姜富子)

    안방극장의 극성파 주인공 강부자양은 요즈음 모처럼 마련한 새집 단장에 여념이 없다. 한강 「맨션·아파트」 34동 203호. 남편 이묵원(李默園)씨와 함께 「탤런트」부부 합동작전으로 『셋방신세 3년만에 내집 마련했읍니다』고 희색이 만면-. 극성파 일변도엔 질색 “현모양처가 적격예요” 「드라머」에서는 수다장이에다 억척꾼으로 극성을 부리곤하지만 실제로는 알뜰한 주부. 차분하게 들려주는 말솜씨라든가 풍겨주는 인상이 한마디로 현모양처형. 「드라머」에서 처럼 극성을 떨 기색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조용한 분위기를 풍겨준다. 『어쩌다 그런 극성스런 역에만 출연하다 보니 이젠 아예 내 자체가 그런 「타이프」인 것처럼 시청자에게 인상지어져 버렸어요. 달갑잖은 일이에요. 어디 여자가 그렇게 왈가닥일 수가 있겠읍니까? 그런데 안타까운 건 방송국에서 이제 그런 역이 아니면 내가 할 역이 없다고 딱지를 붙여 놓은 거예요.지금까지는 그저 주는대로 아무 역이나 마다않고 했는데 이제부터는 좀 가려가면서 해야겠어요』 물론 작가나 연출가가 모두 잘 알아서 맡기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나 극성파 일변도로만 딱지를 붙이면 곤란하다는 얘기. 자기 용모나 성격으로 보아서 현모양처역이 가장 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내가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죠. 나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연출가의 말을 절대적으로 지켜오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 작정이에요. 설사 내가 옳고 연출자의 말이 못마땅하다고 할지라도 내쪽에서 고집을 꺾어요. 그러는게 도리이고 또 연예계의 「룰」이라고 생각해요. 안그러면 가뜩이나 흩어지기 쉬운 이 세계가 도저히 제대로 발전해나갈 수가 없다고 봐요』 요즈음 신인 「탤런트」들을 보면 공연히 「폼」만 먼저 잡으려고 하는데 그런 태도는 삼가야하리라는 의견. 강양의 「데뷔」 당시에는 그저 「열심」히 하자는 마음 하나로 매달렸다는 것과 비교하면 요즈음엔 그런 정열과 정신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고 못마땅한 표정. 녹화시간 지키지 않는 탤런트를 제일 싫어해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죠. 무슨 일이든 다 마찬가지겠지만 어디 하루 아침에 「톱·탤런트」가 될 수 있겠읍니까? 그만큼 노력해야 하고 인내해야 하고 배워야죠. 제가 KBS-TV 2기로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간 사람이 15명이었는데 지금 남은 사람이 저와 두사람(이묵원, 권명오(權明五))뿐이에요. 그것만 보아도 이 직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잖아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과 자세. 조금만 인기가 높아지면 으례 녹화시간에 한 두시간씩 늦게 나오는데 그럴 수가 없는거라고 언성을 높인다.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녹화시간만은 꼭 지키고 있읍니다. 9시 집합이라고 하면 8시에 나가서 미리 화장하고 소도구 챙겨놓고 모든 준비를 완료해야 하는 겁니다. 모두 그렇게 한다면 왜 밤을 새운다, 빵꾸가 난다하는 소동이 일어나겠읍니까? 출연자 때문에 「슈팅」이 늦어진다는 일은 있을 수 없어요』 준비 다 해놓고 한 두사람 때문에 몇시간씩 기다리는 것이 지겨워, 한때 영화에 나가던 것을 그만 두었다고. 영화는 주연배우가 나타나기 기다리다 해 다 보내는 것 같아서 생리에 맞지가 않더라는 것. 강양은 KBS-TV 「탤런트」2기생. 충남 강경이 고향으로 강경여고를 거쳐 충남대학 국문과를 62년에 졸업하고 그해 12월에 「탤런트」 시험에 응시한 것이 「재수가 좋아」 합격됐다고. 1기 모집때에는 「얼굴」만 보고 모집했기 때문에 아마 그때 응시했으면 틀림없이 미역국을 먹었을 거란다. 무작정 출연하다 보니 도움도 됐고 손해도 봐 「탤런트」시험에 응시한 것은 별로 뚜렷한 동기에서가 아니고 우연히 해본 것일뿐. 어렸을 때부터 예능 방면에 소질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꿈은 「아나운서」나 변호사가 되는 것이었다. 대학을 졸업할 때에는 성우가 되려고 작정하고 있었는데 「탤런트」시험이 먼저 있어서 그냥 연습삼아 응시해본 것이 합격, 오늘에 이르렀다. 남편 이묵원씨와는 KBS-TV 동기생. 처음에는 동료 「탤런트」로 친구처럼 지냈는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에 빠졌고 4년 동안의 연애끝에 67년 5월에 「골·인」-. 8년 동안 「탤런트」 생활을 하면서 출연한 작품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작품은 별로 없단다. 『그만큼 아무 작품에나 나갔다는 얘기겠죠. 무슨 역이든 주면 마다 않고 그냥 했으니까요. 도움이 된 점도 많지만 손해도 많아요. 돈만을 생각한다면 많이 출연하는게 이익이겠지만 어디 꼭 돈만을 생각할수가 있겠어요? 차분히 생각해볼 문제예요』 그러나 이말은 연출가의 말을 거역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못박는다. 9월10일 효창운동장에서 열릴 제2회「탤런트」축구경기에 대비, 매일 연습장에 나가 「콜라」 빵을 사주며 성원하는 것이 일과. 그밖에 녹화가 없는 날이면 하루종일 연습장(휘문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살았다. 조용히 자연을 벗삼아 농장 경영하는 것이 꿈 「유호(兪湖)극장」 『꿈은 좋았는데』가 끝나고 이어서 들어가는 『언니』에는 「타이틀·롤」을 맡았다. 그밖에 『고독한 길』에 출연 중. 연극무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어 63년부터 극단 「산하(山河)」의 「멤버」다. 무대작품수 30~40편을 헤아리는 고참(?) 배우지만 역시 연극은 어렵고 어려운 것. 할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 연극인 것 같다고. 「라디오」에도 심심찮게 출연해왔는데 요즈음에는 동아방송에 『사모님 만세』라는 「프로」에 나가고 있다. 결혼 3년만에 집을 마련한 강양의 앞으로의 꿈은 농장을 경영하는 것. 조용히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최대의 행복일 것 같다는 말이다. 그러나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꼭 「여류작가」가 되겠단다. 대학 전공과목이 「국문학」이긴 했지만 웬일로 살아가노라니 글로 써서 남기고 싶은 일들이 많은데 막상 글재주가 없어서…. 그러나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꼭 문학공부를 해서 여류작가가 되고 싶어요』하며 수줍게 미소 짓는다. 외딸 헌주(憲柱)양은 올해 2살.[선데이서울 70년 9월 13일호 제3권 37호 통권 제 102호]
  • [이두한 원장의 건강 이야기] 만성 대장염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하루종일 수술을 마치고 늘어진 몸을 잠시 추스르려는데 내과병동에서 장출혈이 심한 환자가 있다는 연락이 왔다. 뛰어가 보니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한 데다 머리까지 길어 얼핏 여자로 착각할 수도 있는 29세의 남자 환자였다.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이 환자는 모든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출혈이 멈추지 않는 궤양성 대장염 환자로, 응급수술이 필요했다. 몸은 무거웠지만 도리가 없었다. 밤을 새워가며 대장을 전부 절제하는 수술을 시도했다. 드물지만 대장에는 원인도 모르고, 치료도 힘든 만성 염증성 질환 두 가지가 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그것이다. 이 질환은 원래 서양 특히 북유럽인들에게 많았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식생활의 서구화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 질환은 장에 원인 모를 염증이 생겨 출혈을 일으키고, 장을 틀어막는가 하면 천공이나 누공을 일으키기도 한다. 크론병은 소화관 중에서도 주로 소장과 대장에 문제를 일으키나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염증을 일으킨다. 또 크론병은 장결핵과의 구분이 어려워 진단도 쉽지 않다. 원인은 면역체계의 변화와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원인을 모르는 만큼 치료도 힘들다. 보통은 강력한 소염제와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데 70∼80%는 효과가 있으나 나머지는 듣지 않아 면역 억제제나 항암제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일단 증세가 호전되다가도 투약을 중단하면 다시 악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을 복용할 때라도 심한 출혈이나 장폐색 등의 합병증이 오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크론병은 재발이 잦아 재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다. 앞의 환자는 염증이 대장에만 있어 대장을 절제한 후 겉으로는 건강을 회복했으나 대장이 없는 탓에 배변이 잦아 이로 인한 불편까지는 치료할 수가 없었다. 이런 환자를 볼 때마다 인간의 한계가 더 절실하게 부각된다. 의학이 더 빨리 발전해 난치병 환자에게 희망과 행복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절실한 나날이다. <대항병원장>
  • 의협홈피 고의로 다운시켜

    장동익 대한의사협회 전 회장이 지난해 7월 자신의 성매매알선 의혹 여론을 잠재우려고 고의로 의협 홈페이지를 다운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1일 의협에 따르면 장 전 회장과 이모 부회장은 지난해 7월14일 이른바 ‘오진암사건’이 불거지면서 장 전 회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의협 홈페이지 관리자를 불러 사이트 가동을 2주일 동안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담당 직원은 곧바로 전산실로 가 기계를 조작했고, 의협 홈페이지는 이후 5일간 가동이 중단됐다. 장 전 회장은 당일 밤 베트남으로 출국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30일 홈페이지 관리 직원이 의혹이 제기돼 온 ‘오진암사건 후 홈페이지 고의 다운설’에 대한 자술서를 의협 이원보 감사에게 제출하면서 밝혀졌다. 의협은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내고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 유감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일부 회원에게 적용되던 홈페이지 접속 제한을 풀고, 욕설 방지를 위해 가동한 필터링 프로그램도 해지한다고 알렸다. 소식이 전해지자 의협 내부에선 충격파가 커지고 있다. 한 고위 임원은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 평회원도 “파렴치한 행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오진암사건 지난해 5월 장 전 회장이 전공의협의회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 진영을 불러 고급요정에서 향응을 베푼 사건. 당시 성접대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일부 회원이 장 전 회장 등을 성매매특별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검찰은 최근 재수사에 착수했다.
  • [이젠 포스트 BRICs] (7) 베트남 (상)

    [이젠 포스트 BRICs] (7) 베트남 (상)

    |하노이·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하노이 국제공항에서 수도 하노이 시내에 이르는 탕롱노이바이 고속도로. 베트남에서 기자를 가장 반갑게 맞이한 것은 다름아닌 다국적 기업들의 입간판이었다. 산요 파나소닉 LG 삼성 도요타 인텔 후지쓰 도시바 BMW 소니에릭슨 노키아 등 왕복 4차선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어림잡아 100개는 돼 보였다. 조금 더 지나자 입간판에서 본 기업들의 공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밤 중인데도 불을 켠 공장 사이로 곳곳에서 지게차가 열심히 상자를 나르고 있었다.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 김영웅 관장은 “최근 중국이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철회하고 저부가가치 산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베트남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 성장…26년째 상승 베트남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브릭스’,‘VISTA’,‘TVT’,‘넥스트11’ 등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합성어) 이후 주목받는 나라를 가리키는 신조어는 모두 베트남을 포함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대비 8.17% 증가,5년째 7%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8년 동안 플러스 성장을 해온 중국에 이어 26년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640달러에 불과한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2012년까지 1200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시장도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월 304.23으로 출발한 호찌민시 증권거래소 지수(VN-Index)는 올 1월10일 1023을 넘어서면서 3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선출된 응우옌 민 찌엣 베트남 국가 주석이 최우선 공약으로 내놓은 부패 척결과 인프라 건설도 착착 진행중이다. 호찌민 상공회의소 전 녹 다오 부의장은 “수출은 매년 20% 이상 늘면서 전체 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중국도 곧 이길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베트남 사람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국가도 서방국으로까지 확대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에 따르면 2006년 외국인 투자액은 78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투자국도 타이완,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 아시아권서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로 확대되고 있다. 수출관련 법령이 정비된데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따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시면서 불안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안희완 베트남 경제연구소 소장은 “2007년은 베트남호가 WTO라는 돛을 달고 오대양으로 나가는 해다.1995년 아세안에 가입하면서 역내 경제에 편입됐고 지난해 11월 WTO에 가입하면서 이제 세계 경제로 편입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 베트남 법인의 이재성 법인장은 “1인당 GNP가 1000달러일 때 산업 수요는 배로 뛰는데 그 시기가 바로 2009년”이라면서 “그 때쯤이면 석유, 화학, 자동차 공장이 완성돼 베트남도 2차 중화학공업의 생산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인프라 부족…전기도 쉬 끊겨 베트남 경제가 넘어야할 산도 많다. 전력, 도로, 석유정제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대부분 수력발전이어서 건기에는 호찌민 시내에서도 하루 한두번 전기가 끊기기도 한다. 또 산유국이지만 정제시설이 없어 원유를 수출해 재수입하느라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다. 신흥국가의 특징 중 하나인 빈부격차도 성장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호찌민 상공회의소 다오 부의장은 “WTO 가입에 따라 세계표준에 맞는 법률제도 정비를 무엇보다 서두르고 있다.”면서 “인프라에 못지않게 인적 자원이 중요한 만큼 의무교육제도를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snow0@seoul.co.kr ■ 베트남 사람들은 |하노이·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전 녹 다오 호찌민시 상공회의소 부의장은 투자처로서 베트남의 강점으로 ▲풍부한 자원과 지리적 이점 ▲질 좋은 노동력 ▲안정된 정치사회 환경을 꼽았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중국과 가깝다. 중국 다음의 아시아 투자처로 베트남이 1순위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다.3000㎞가 넘는 긴 바다도 수출입을 용이하게 하는 조건이다. 호찌민시의 사이공강은 수심이 12m나 돼 큰 배가 드나들기에도 좋다. 산유국인 베트남은 가스, 철, 마그네슘 등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또 인구가 8500만명으로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으면서도 60% 이상이 26세 이하의 젊은이다. 손재주가 좋고 빨리 보고 배운다. 기본적으로 베트남 사람들은 무척 부지런하다. 새벽 4∼5시만 되면 오토바이를 끌고 일터로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집앞을 쓰는 모습은 다른 동남아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교육열도 상당히 높다. 초등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2시쯤에는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의 오토바이가 밀려든다. 이곳 고3생은 우리나라 고3 못지않은 공부량에 파묻혀 산다. 직장인 중에는 야간대학이나 학원을 다니면서 자기개발을 멈추지 않는다.1960∼70년대 한국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다른 동남아시아국가와 비교해 안정된 정치·사회적 배경도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공산당 1당 체제로 쿠데타 등 정치적 위험사태가 발발할 가능성이 적고 지도자가 바뀌더라도 외국인투자에 대한 우호적인 기조는 유지된다. 다른 동남아 국가와 달리 화교나 군부세력이 전혀 힘을 못쓰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1994년부터 97년까지 삼성전자 베트남 지점장을 지낸 뒤 인도, 두바이 등 성장시장을 거쳐 올 2월 베트남으로 돌아온 삼성비나 박제형 법인장은 “왜 베트남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인구가 많아 내수시장으로서 성장가능성이 충분하고 인건비가 싸 수출기업으로서도 매력이 있습니다. 정부가 외국기업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데다 WTO가입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텐데 오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까.” 우리나라와 같은 유교문화권이라 사고방식도 비슷하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그 책임을 묻지 않는다.“한국은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전한 나라”라는 호찌민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한다. snow0@seoul.co.kr ■ “경제 막 걸음마 땐 수준이지만 제도·절차는 세계 기준에 맞춰” |호찌민(베트남) 윤설영 특파원|호찌민 경제대학 무역학과 학과장 보 탄 뚜교수는 현 베트남 경제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라고 비유했다. 뚜 교수는 “아기일 때는 몇달 만에 쑥쑥 자라는 게 눈에 보이지만 저처럼 쉰살이 되면 시간이 지나도 더이상 자라지 않고 성숙해 가죠.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자라고 나면 안정적인 단계가 올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뚜 교수와의 일문일답. ▶WTO 가입이 베트남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우선, 절차와 제도가 세계 기준에 따라 바뀌면서 간단해졌다. 둘째, 외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가속화돼 국내 기업이 많은 자극을 받을 것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베트남 기업의 외국진출 기회도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베트남은 원료의 60∼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세율이 낮아지면 전체 제품의 가격도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절차가 간단해져 시간비용이 줄고 고질적인 뇌물관행도 사라질 것이다. ▶부정적인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나? -WTO에 가입했지만 12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다. 그동안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불리한 대우를 받을 것이다. 또 경험이 없고 규모가 작은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미 파산한 사람들도 꽤 있다. 외국제품들의 시장 독점이 심해져 소규모 사업자의 몫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미 음료시장의 경우 80∼90%를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차지하고 있다. 영화산업도 한국영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보험, 금융, 건설·부동산 등으로 개방분야가 확대되면 베트남 토종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심해질 것이다. ▶베트남 경제가 거품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학자 입장에서 일정 부분 거품이 보이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컵에 맥주를 따르면 당연히 거품이 생기게 마련이다. 계속해서 거품을 최소화하고 맥주로만 잔을 채울 수 있도록 정부와 학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snow0@seoul.co.kr
  • [20&30] ‘3분의 위안’… 내 마음의 비타민

    [20&30] ‘3분의 위안’… 내 마음의 비타민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엔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는 젊은 영혼들의 영원한 주제가다. 누구나 삶이 괴롭고 고단할 때, 혹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서 힘이 돼 주는 노래 한 곡쯤은 있다. 요즘 ‘20&30’들의 삶의 나침반을 끌어당기는 노래는 무엇인지 들어봤다. ●노래는 고단한 삶의 동반자 최모(32·여)씨는 캐나다에 온 지 얼마 안 돼 오랜 연인과 이별했다. 최씨는 이민을 원했지만 남자친구는 한국에서 살기를 희망했던 것. 낯선 타향에서의 향수병과 이별의 고통까지 겹쳐 길고 춥기로 유명한 토론토의 겨울은 정말 길게 느껴졌다. 이때 우연히 한인 타운의 술집에서 들은 노래가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부른 ‘봄이 오면’이었다.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녘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봄이 오면 연둣빛 고운 숲 속으로 어리고 단 비 마시러, 봄 맞으러 가야지’ 최씨는 “CD를 구해 듣고 또 들으면서 봄이 오면 나는 뭘 하고 싶은 지 노트에 빽빽하게 적어 나갔죠. 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별의 아픔과 겨울의 시림, 외국 생활에서 오는 향수도 극복할 수 있었어요.”라면서 지금도 봄이 오면 이 노래를 즐겨 듣는다고 털어놓았다. 회사원 김모(27·여)씨의 동반자는 윤상의 3집 앨범에 실려 있는 ‘달리기’다. 어학연수 갔을 때 김씨는 한여름 집에서 역까지 30분 거리를 돈을 아끼기 위해 걸어 다녀야 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그늘도 없는 고통스러운 거리였지만 속으로 ‘달리기’를 흥얼거리면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1등 아닌 보통들에겐 박수조차 남의 일인 걸/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이란 가사가 마치 인생의 진리처럼 느껴졌다고 김씨는 말했다. 대학생 장모(29)씨의 MP3에는 언제나 바뀌지 않는 노래가 있다.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이다. 장씨가 제대하고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한 평이 조금 넘는 고시원에 틀어 박혀 책과 씨름하던 2002년 주위는 온통 월드컵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당시 단과학원 선생님은 “너희가 지금은 맘 놓고 월드컵도 보지 못하는 재수생 신분이지만 4년 후에는 멋진 인생이 기다리고 있으니 힘내라.”고 했지만 장씨에게는 되레 비수가 됐다. 군대에 가기 전인 98프랑스월드컵 때 다니던 재수학원 선생님이 같은 말을 했었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울적했던 장씨는 혼자 맥주를 마시며 손바닥만 한 창문 밖으로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이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곡이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이었다.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장씨는 “성난 파도 아래 깊은 곳에 한 번만이라도 이르기 위해 외롭게 헤엄치며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자신의 존재를 깨닫는다는 가사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죠. 지금도 힘든 일을 마주할 때면 처음 ‘민물장어의 꿈’을 들으며 흘렸던 눈물을 기억하고 힘을 얻습니다.”라고 나지막이 말했다. 프로골퍼 허모(30)씨는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를 들으면 축 처진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나의 사람들과 나의 길을 가고 싶어/많이 힘들고 외로웠지 그건 연습일 뿐이야/넘어지진 않을 거야 나는 문제없어’란 가사가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다고 한다. 체육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골프를 늦게 시작한 그가 클럽을 내던지고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이 노래를 듣고 힘을 냈다.“조금 늦었지만 결국에는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이 생깁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인생의 나침반을 돌려놓은 노래 초등학교 교사인 강모(28)씨가 교직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2학년 어느 날 영어 시간에 일어났다. 평소 학생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줘 인기가 많았던 영어 선생님이 “너희는 공부를 왜 하니?”라며 ‘화두’를 던졌다. 이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강씨는 “그때야 그냥 남들이 하니까,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를 했을 뿐이죠. 특별한 공부의 목표를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학생에게 요구하는 것 자체가 우습게 느껴지던 시절이니까요.”라고 떠올렸다. 그때 선생님은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he troubled water)’를 들려 주셨다. 강씨는 “선생님께서 ‘언제나 사람들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 험한 물결 위의 다리처럼 자신을 낮추어 사람들을 도와 주기 위해 공부했고, 교사가 됐다.’면서 ‘너희들도 무슨 일을 하든 험한 물결 위의 다리처럼 되기 위해 공부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죠.”라고 회상했다. 결국 강씨는 교대에 입학했고 지금은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며 인생의 징검다리를 놓아 주고 있다. 최모(29·회사원)씨가 중요한 결정의 순간마다 찾아 듣는 노래는 천지인의 ‘청계천 8가’다. 대학 1학년 때 동아리 선배가 기타를 치며 가르쳐준 이 노래는 난생 처음 들어 보는 민중가요였다. “‘파란 불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로 시작해 ‘우리들의 가난한 사랑을 위하여’로 끝을 맺는 가사는 세상에 나와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줬습니다. 보이는 것만 보던 내 시야를 넓게 만들어준 셈이죠.”라고 최씨는 고백했다. 그는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고난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뱃심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고 한다. ●‘어쩜 그리 내 상황과 똑 같은지’ 누구나 한 번쯤 유행가 가사가 자신의 처지와 너무나 비슷하다고 느낀 적이 있을 법하다. 요즘 젊은 술꾼들에게 사랑을 받는 노래는 남성 듀엣 바이브의 ‘술이야’다. 시스템 통합(SI) 업체에 근무하는 김모(31)씨는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널 잃고 이렇게 내가 힘들 줄이야’란 부분은 정말 딱 저랑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내 생활을 그대로 담은 노래 같아 좋아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장난처럼 불렀는데 점차 가사처럼 술에 찌들어 살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합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회사원 오모(30)씨는 싸이의 ‘연예인’ 덕분에 결혼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여름 세 살 어린 신부를 맞이했는데 연애할 때부터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평생을 웃게 해줄게요.’란 가사에 힘을 주어 불렀다고 한다. 오씨는 “지금도 내 마음은 그 노래 가사처럼 평생 아내를 웃게 해주고 싶습니다. 지금도 가끔 둘이 같이 노래방에 가면 항상 이 노래를 불러 주곤 하는데 아내도 너무 좋아합니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광석 노래의 힘 그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 흘리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최루가스에 녹다운된 대학생들은 ‘아스팔트 열기 속에서’를 부르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고, 먼지 구덩이 연병장을 구르던 이등병은 그의 노래 편지를 받고 찔끔거렸다. 어설픈 사랑에 가슴 찢어진 청춘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며 통곡했다. 고 김광석.‘서른 즈음’이던 32세의 나이로 먼 길 떠난 지 11년. 그의 이름 석 자와 그가 토해낸 노랫말을 사람들은 왜 아직도 잊지 못할까.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김광석의 이야기’ 회원들로부터 그의 노래에 대해 들어 봤다. 아이디 ‘msk204’는 “형의 노래는 삶이다.”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그의 노래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삶에 끼어들어 삶 자체가 됐기 때문이다. 김광석처럼 사람들의 인생에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남긴 가수도 흔치 않다. 아이디 ‘09zzz’는 “대학 1학년 때 대학로 ‘학전’에서 처음 광석 오빠의 콘서트를 본 후 오빠가 떠나기 전까지 마치 중독처럼 콘서트를 다녔던 때가 늘 그립다. 마치 대화를 하는 듯한 작은 소극장 안에 웃음과 눈물이 가득 고일 때면 광석 오빠와 그리고 옆에 앉은 사랑하는 이와 한 하늘 아래 살아 간다는 게 참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그런 그도 김광석이 떠난 뒤부터는 누구의 콘서트에도 가본 적이 없다. ‘햇살나무’는 군대 이등병 시절 훈련 복귀 도중 선임병이 노래를 시켰던 때를 기억했다.“고민하다가 ‘이등병의 편지’를 불렀다.1절을 부를 때는 혼자였는데,2절을 부를 때는 동행했던 선임병이 따라 불렀고,3절을 부를 때는 트럭 안에 타고 있던 모든 병사들이 같이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병사들 모두는 가슴에 품고 있던 초코파이를 하나씩 꺼내 내게 줬다.” 김광석이 살았다면 43세. 그의 노래를 따라 불렀던 이들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 이젠 그의 노래를 들어도 눈물나지 않을 만큼 딱딱하게 굳은 심장이지만, 사람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를 보내지 못할 듯하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임기말 정부의 ‘과욕’

    임기말 정부의 ‘과욕’

    정부가 참여정부 4년간 공무원을 5만여명 늘린 데 이어 앞으로 5년 동안에도 5만여명 정도 증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대로 정부 조직이 커진다면,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의 인건비와 공무원 연금 등에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더욱 가중된다. 이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는 정부의 인력운용 계획을 전면 재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행정자치부가 검토 중인 인력운영 계획에는 올해부터 2011년까지 중앙정부에서만 공무원 5만여명을 증원하는 방안이 마련돼 있다. 지방자치단체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는 ‘참여정부’ 임기 말인 올해의 소요 증원 규모를 9885명으로 잡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향후 5년간의 계획을 다시 세우면서 올해분 증원을 전년에 잡은 것보다 훨씬 많은 1만 2317명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사업의 차질 등으로 감축 인원이 예상보다 적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를 포함해 2011년까지 모두 5만 1223명의 증원이 필요한 것으로 행자부는 추산했다. 연도별로는 ▲2008년 9317명 ▲2009년 1만 239명 ▲2010년 1만 185명 ▲2011년 9165명 등이다. 행자부는 지난해엔 2006∼2010년까지 5만 500명이 더 필요하다고 추정한 계획을 내놨다. 행자부 서필언 조직혁신단장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며 9월쯤 확정할 계획”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인력 운영 계획을 수립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했으며 지난해에 계획을 수립한 것과 같이 5년간 5만 500명을 넘지 않는 선에서 인력 운영을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년 1만명 안팎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말 현재 중앙 및 지방 공무원수는 93만 6158명으로 참여정부 출범 전 88만 5164명과 비교하면 5만 994명이 증가했다. 올해 증원 추정치까지 포함하면 6만 3311명에 이른다.2004년 공사로 바뀐 철도공사 소속 직원 2만 9756명을 제외한 수치다. 이 같은 인력 증원으로 정부의 인건비 부담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기획예산처가 올해 편성한 국가직 및 국립 교원 인건비는 21조 8000억원으로 10년 전인 1997년의 11조 7000억원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공무원 연금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정부가 부담해야 할 금액도 내년 1조 2442억원에 이어 2020년 10조 5656억원,2040년 36조 3335억원 등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때문에 공무원 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마땅한 재정적자 개선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청각장애 배드민턴 선수 정선화

    [스포츠 라운지] 청각장애 배드민턴 선수 정선화

    사각의 배드민턴 코트에서 셔틀콕이 허공을 가르는 ‘슉슉’ 소리는 선수들에게 벽력처럼 들린다. 코트 위를 ‘찍찍’ 끄는 신발 소리조차 승부의 세계에선 적의 급소를 노리는 칼끝으로 변한다. 그러나 그녀에게 코트는 침묵의 바다. ●세계농아인올림픽 2관왕 2연패 날 때부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정선화(23·천안 나사렛대학 1년)는 초등학교 3학년때 첫 라켓을 쥔 이후 남다른 집중력과 비지땀 훈련으로 건청인(청각장애인이 비장애인을 가리키는 말)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국내 장애인 선수 사이에선 적수를 찾을 수 없고 세계농아인올림픽 2관왕을 2연패할 정도로 실력은 빼어나다.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집에서 선화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가족이라 편한 탓인지 수화나 구화(口話·입모양을 보며 대화하는 것)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아버지 정세영(53)씨와 어머니 김정임(50)씨가 선화의 ‘입소리’를 옮겨줬다. 나이보다 한참 아래로 보이는 예쁘장한 외모의 선화는 잘 웃고 잘 ‘떠들었다’.1분에 80타를 치는 ‘엄지족’ 선화는 국제대회에서 만난 농아인 선수들과 컴퓨터로 화상대화를 몇 시간씩 나누고 일본 친구가 선물한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느라 밤을 꼬박 새우는 전형적인 20대. 특기가 뭐냐고 묻자 ‘드롭샷’(셔틀콕을 상대 앞에서 뚝 떨어뜨리는 기술)을 설명하면서는 신나게 웃어댔다. 자신의 드롭 공격을 ‘다른 선수들이 너무 싫어한다.’면서. ●특유의 집중력과 꾸준한 비디오 분석 사춘기와 겹쳐지는 중·고교 6년을 라경민, 황유미 등을 배출한 국가대표의 산실인 서울 미림여자정보고 기숙사에서 보낸 선화는 유미·(이)종분 언니들과 함께 스매싱을 담금질하면서도 전혀 장애인 티를 내지 않아 언니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셔틀콕 황제’ 박주봉(일본 대표팀 감독)과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박항규(44) 감독의 독려가 없었다면 오늘의 자신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선화는 다른 선수들의 몸동작을 눈여겨보는 특유의 집중력과 틈날 때마다 경기 모습을 비디오로 녹화해 분석하는 열정으로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순발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메운다. 아무래도 상대의 공격을 받아낼 때 미리 준비할 수 있어 단식보다 복식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는 말도 보탰다. ●“대학에도 배드민턴팀 생겼으면…” 다른 장애인처럼 고교 졸업 이후 선화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청각장애인 선수를 특기생으로 받아주는 대학이 없어서다. 장애인을 반기는 실업팀도 없다. 어쩔 수 없이 2년을 재수한 뒤 나사렛대학에 들어갔다. 수업 도중 수화로 강의내용을 옮겨주는 도우미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속 팀이 없어 혼자 기량을 연마해야 한다는 것. 9월 독일 세계농아인선수권을 다녀온 뒤 2009년 타이완 농아인올림픽에서 2관왕 3연패에 도전할 작정이다. 국제대회 라이벌에서 이젠 단짝이 된 일본인 마리(28)를 꺾으면 여자단식까지 금 3개를 목에 걸 수 있다. 선화의 걱정은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중국 선수들의 기량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또 자신과 호흡을 맞출 후배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중고교때 단짝 박혜연도 직장을 구해 선수 생활을 접었다. 농아인올림픽 대회를 마친 뒤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지금 대학에서 전공하는 인간재활학과 영어·일어 수화를 열심히 익혀 장애인 유관단체에서 일하고 싶단다. 당장 급한 것은 대학에 배드민턴팀이 생겼으면 하는 것과 연습 파트너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대회 참가를 위해 다녀온 호주, 이탈리아, 일본 등의 장애인 복지나 인식 수준으로 우리 상황을 끌어올리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못 꾸지만 말이다. 글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출생 1984년 9월27일 서울생 ●가족 2녀 중 둘째 ●체격 168㎝,57㎏ ●학력 애화학교-신건중-미림여자정보과학고-천안 나사렛대학 ●경력 서울시협회장배 종별선수권(1997년) 여자단식 3위, 아시아태평양 농아인체육대회(2000년) 단체전·여자복식 2관왕, 농아인올림픽(2001년) 단체전·여자복식 2관왕과 여자단식·혼합복식 은메달, 대한민국 맹호장(2001년), 장애인체육대회(2003년) 단·복식 2관왕, 농아인 올림픽(2005년) 2관왕 2연패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도슨 美 골프장서 웨딩마치

    한국 입양아 출신으로 현재 프로골퍼 전향을 준비 중인 토비 도슨(사진 오른쪽·29·한국이름 김수철)이 지난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팜스프링스 빅혼골프장에서 약혼자 리아 헬미와 결혼식을 올렸다.이날 결혼식에는 콜로라도주 베일에 사는 그의 양부모와 친인척, 친구 등 80여명이 참석했으며 도슨 부부는 15일 일주일 예정으로 자메이카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한국관광공사 명예홍보대사인 도슨은 다음달 말 한국을 다시 찾아 친아버지 김재수씨 등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 혼례를 올릴 예정이다.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 토플 ‘야바위 접수’

    국내 토플시험 응시생들이 두 번 울었다. 인터넷 토플(IBT·Internet-based TOEFL) 출제기관인 미국 교육평가원(ETS)의 ‘거짓말’ 때문이다. ETS는 지난 12일 홈페이지(www.ets.org)에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지역에서 7월 접수 창구를 개방한다.”고 공지했다. 당초 7월 시험 접수 시작일로 알려진 지난 10일 이후 3일째 접수가 되지 않아 수험생들의 불만이 일자 표시한 공식 입장이었다. 그러나 ETS는 공지와는 달리 13일 오전 제한적으로 시험을 접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ETS의 공지만 철석같이 믿고 접수를 시도하지 않았던 수험생들은 “또 속았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ETS는 이날 오전 11시10분쯤부터 1시간 정도 접수 창구를 ‘깜짝 개방’했다. 전화로 등록을 받는 톰슨 프로메트릭 콜센터 한 관계자는 “오전 11시 조금 넘어서부터 서울 한양대와 충남 천안 나사렛대 등 2곳에서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등록을 받았고,1시간 만에 마감됐다.”고 밝혔다. 시험장 한 곳이 수용할 수 있는 응시자 인원이 평균 100명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오는 7월7·14·28일 세 차례 시험에 접수한 수험생은 고작 몇 백명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험생들은 이날 깜짝 접수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어이가 없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노했다. 서울대 대학원생인 김모(28)씨는 “며칠 밤을 꼬박 새워 접수를 시도했지만 로그인 자체가 안 됐는데, 공지도 안 하고 접수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토플 관련 사이트도 ETS에 대한 불만으로 하루 종일 뜨겁게 달아올랐다. 토플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 유명 사이트에는 ETS를 질타하는 1000여건의 글이 올랐다. 한 네티즌은 “미국에서는 한국에 물어보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주관하니까 모른다고 하더라. 도대체 누가 책임을 지는 것이냐.”며 화를 참지 못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재수 없이 자리를 비웠다가 등록을 못했다. 지쳐서 포기하겠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한미교육위원단 측은 “시험 장소를 4곳에서 25개대로 늘렸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면서 “공급보다 수요가 너무 많아서 이렇게 됐다. 지금은 등록할 자리가 없으니까 신청이 적게 되는 거지 아예 접수가 안 되는 상황이 아니다.”는 어설픈 해명만 되풀이했다. 이렇듯 토플 대란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되풀이되자 일부에서는 “더 이상 토플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국내 영어학원의 한 관계자는 “무조건 토플이나 토익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텝스나 토셀 등 국내에서 개발한 새로운 공신력 있는 토종 시험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토플의 당초 취지와는 달리 국내 중·특수목적고와 대학 진학을 위해 중·고등학생들이 대거 응시하는 국내 제도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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