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재수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 택시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 영남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797
  • [Weekly Health Issue] 판막치환술과의 차이점

    송명근 교수는 카바와 기존 판막치환술을 비교해 달라고 청하자 “카바와 판막치환술을 비교하려면 같은 질환에 대해 몇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송 교수는 수술에 따른 위험성과 관련, “카바의 수술사망률은 0∼2%로 판막치환술의 4∼7%보다 크게 낮다.”면서 “카바는 수술 후 환자가 격렬한 운동은 물론 임신·출산도 가능하며, 1년에 한번 정도 병원을 찾아 상태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수술 후 관리도 손쉽다.”고 설명했다.(표) 그는 이어 “이에 비해 기계판막 치환술은 혈전에 의한 뇌손상 위험과 항응고제의 복용에 따른 출혈 위험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면서 “재수술률 등 장기 성적도 카바수술이 앞선다.”고 지적했다. 인터뷰 내내 송 교수의 얼굴에는 카바에 대한 열정과 확신이 넘쳤다. 질문 하나에 길게는 20∼30분씩 설명하기도 했다. 때로는 분노했고, 때로는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에 모교 후학들로부터 공격 받는 모습이 보기 좋은 건 아니라고 말하자 “그게 가장 마음이 아프다.”면서 “지금이라도 그들이 의료계의 폐습을 떨치고 의학자의 양심에 걸맞은 떳떳함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미국 유학을 떠나 오래 머문 데다 천성이 무리 짓고, 몰려다니지를 못해 한국에서의 인맥이 취약하며, 그런 점이 카바 논란 중에 약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의학의 성과와 개인적인 호오(好惡)를 결부시키는 것은 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가끔은 화가 나 모든 걸 다 포기할까도 생각했다.”는 그는 “그러나 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통받는 환자이고, 국익이며, 또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카바와 내가 더 단단해진 측면도 있다.”며 넉넉하게 웃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조폭남편에 수장살해 20대女, 4년만에 다시…

    조폭남편에 수장살해 20대女, 4년만에 다시…

    2007년 6월 19일 밤, 전남 나주의 112 신고센터에 전화벨이 울렸다. “여그는 드들강변인디요, 강 속에 차가 한 대 빠져있어라우.” 경찰은 물에 잠긴 승용차에서 젊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일주일 전 가출신고가 접수된 26세 김모씨였다. 그녀가 뱃속에 품고 있던 5개월 태아도 엄마와 명을 같이했다. 동갑내기 남편 박모씨와 가족들은 그녀의 주검 앞에 오열했다. 박씨는 아내가 운전연습을 하러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운전 미숙으로 강물에 추락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김씨는 사망 전 보험사 3곳에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자동차보험을 각각 들어둔 상태였다. 보험 수익자는 모두 남편 박씨였고 전체 보험금 총액은 4억 4000만원에 달했다.   보험회사 2곳에서 보험금을 노린 범죄의 의혹이 있다며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실제로 미심쩍은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사업 실패로 경제사정이 어려웠던 박씨 부부가 매월 감당하기 힘든 금액의 보험에 가입한 점이 석연치 않았다. 1억원짜리 자동차보험의 한도를 2억원으로 높이는가 하면 운전자보험도 본인이 사망하면 2억원이 나오도록 특약을 설정한 점도 수상했다. 또 김씨가 발견된 드들강변은 15도 경사의 좁은 비탈길로 운전연습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다. 사고발생 시간이 밤 11시였는데도 차에 라이트가 켜져 있지 않았고, 창문이 모두 열려 있었는데도 탈출을 시도한 흔적이 없었다. 게다가 박씨는 빚 독촉에 시달렸고 보험사기 전과도 있었다. 모든 정황이 남편이 아내를 살해했다는 추론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박씨의 행적에서 단서를 찾아내는 데 실패했다. 최초 경찰에 전화를 걸었던 신고자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결국 수사를 종료했고, 박씨는 보험회사 1곳에서 약 2억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 미혼모에게 접근한 조폭, 달콤한 말로 꼬드긴 이유는… 경기도 시흥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김씨는 2007년 4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되자 고향인 광주광역시에 내려왔다. 고향에서 일자리를 찾던 김씨는 인터넷에서 보모 구인광고를 발견했다. 광고를 낸 사람은 나중에 남편이 된 박씨. 광주 조직폭력배 S파의 일원이었던 박씨는 가정불화로 그해 2월에 이혼을 한 상태였다. 박씨는 광고를 보고 찾아온 김씨에게 “15개월 된 딸을 혼자서 키우기 버거우니 보모가 돼달라.”고 했다.   김씨는 박씨 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의지할 곳 없던 김씨는 박씨가 이성적으로 접근하자 쉽게 마음을 열었다. 두 사람은 5월 초부터 박씨 집에서 동거를 하다 같은달 23일 정식으로 부부가 됐다. 하지만 그의 달콤한 말은 ‘악마의 덫’이었다. 보모 구인광고 역시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위한 속임수였다. 박씨는 혼인신고 일주일 뒤 중고 승용차를 구입, 산부인과 갈 때 쓰라며 김씨에게 줬다. 김씨는 사건 전 친정 어머니에게 “돈도 없는데 굳이 차를 사준 이유를 모르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6월 6일 박씨는 “운전연수를 시켜주겠다”며 전남 나주시 드들강변으로 아내를 데려갔고, 계획대로 아내가 탄 차의 기어를 중립에 놓은 뒤 그대로 강물에 밀어넣었다. 현충일인 이날을 범행 날짜로 선택한 이유도 있었다. 가입한 보험 중 하나는 휴일에 사망하면 1억원의 보험금을 더 주는 특약조건이 있었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집으로 돌아온 박씨는 5일 뒤 경찰에 가출신고를 했다. 1주일 뒤에는 800만원을 주겠다며 교도소 동기 양모(당시 26세)씨에게 사고차량 발견 신고를 하도록 시켰다. 경찰이 아무리 뒤져도 최초 신고자를 찾을 수 없었던 이유다. ● 해결의 실마리는 신고전화 속 나즈막한 ‘그 놈 목소리’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난해 7월. 영구미제로 끝날뻔한 이 사건은 광주 서부경찰서의 한 형사에 의해 실마리가 풀렸다. 과거 나주경찰서에서 이 사건을 조사했던 그는 당시 광주에서 조직폭력배를 수사하던 중이었다. 형사는 조폭 명단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4년 전 그때의 남편 박씨 이름이 있는 게 아닌가. 재수사가 시작됐고, 얼마 후 “양씨의 목소리가 당시 신고자의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제보가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 당시 목소리를 녹음한 파일을 양씨의 음성 파일과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다. 결과는 일치. 국과수는 더 확실한 증거를 발견해냈다. 신고 당시 양씨 옆에서 “떨지마.”, “겁 먹지마.”, “화순쪽 샛길로 간다고 해야지.”라며 지시를 내린 작은 목소리를 발견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박씨였다. 양씨는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다. 심지어 박씨가 자신에게 목소리 변형수술을 강요했으며 “이 사실을 말하면 가족들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도 했다.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박씨는 법정에서도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박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충분하고 범인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시신 발견지점을 특정한 점, 신고 사실을 은폐한 점 등으로 볼 때 계획적인 살인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박씨는 징역 15년, 양씨는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런데 숨진 김씨는 차가 물속으로 들어가는데도 왜 저항을 하지 않았을까. 부검결과도 익사로만 나왔을뿐 타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박씨는 범행 자체를 부인하고 있으니, 그녀가 살해되는 과정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상태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민정실 면피용 조사… 민간사찰 재조사도 ‘꼬리’ 자르나

    민정실 면피용 조사… 민간사찰 재조사도 ‘꼬리’ 자르나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검찰이 불법사찰·증거인멸 지시 ‘윗선’과 장진수(39)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입막음’조로 전달된 돈의 출처와 명목 등을 규명하지 못한 채 수사 마무리 채비를 하고 있다. 검찰은 이달 중순쯤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장석명(48) 공직기강비서관과 김진모(46·현 서울고검 검사) 전 민정2비서관을 지난달 30일과 31일 각각 불러 조사했다고 1일 밝혔다. 장 비서관은 류충렬(56)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지난해 4월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넨 ‘관봉 5000만원’과 관련돼 있고, 김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지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장 비서관이나 김 전 비서관 모두 관련된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면서 “더 이상 민정수석실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주요 조사대상자였던 이들 전·현직 민정수석실 비서관 소환을 비공개로 진행한 데다 오후 늦게 출석하는 것을 용인하고, 이례적으로 이들의 부인 취지 진술 내용을 공개한 것 등과 관련, 일각에선 ‘형식적인 조사’ ‘면피용 수사’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관봉 5000만원의 출처와 관련, 장 전 주무관이 “류 전 관리관이 ‘장 비서관이 마련한 돈’이라고 했다.”고 진술했고, 특이하게도 한국은행 띠지로 묶인 5만원권 신권 1000장 묶음이어서 출처 규명이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검찰이 “나는 그 돈과 무관하다.”는 장 비서관의 진술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한 점은 수사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결국 비서관급 인사들만 한 차례 소환한 뒤 민정수석실 관련 수사를 끝냄으로써 검찰이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달에 수사를 끝내려 했다.”면서 “증거인멸이 이뤄졌을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장관은 사퇴하지 않는 한 조사하기 힘들고, 의혹이 제기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청와대 고위직들도 조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불법 사찰 몸통으로 지목된 박영준(52·구속)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난달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신문조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 전 차관은 지원관실을 동원해 민간기업을 불법 사찰하고, 이상휘(49)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통해 지난해 9월 청와대 인근 커피숍에서 장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 대가로 700만원을 건네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사찰의 경우 민간인 피해 유무보다는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불법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다시 불러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승훈·최재헌기자 hunnam@seoul.co.kr
  • 4대강 담합 건설사 20여곳 과징금 1000억 부과받을듯

    4대강 사업에 참가한 대형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 의혹이 사실로 확인돼 조만간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예정이다. 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4대강 입찰 담합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사 20여곳에 심사보고서를 보내고, 혐의가 사실로 확인돼 모두에 시정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고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와 SK,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총 1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정위가 그간 대규모 국책 사업과 관련된 담합이 적발된 경우에는 형사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검찰 고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4대강 입찰 담합 의혹은 2009년 이석현 민주당(현 민주통합당) 의원을 통해 처음 불거졌다. 이 의원은 공정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6대 대형 건설사들이 2009년 5~7월 서울 호텔과 음식점 등에서 수차례 회의를 열고 4대강 턴키 1차 사업 15개 공구를 1~2개씩 나눠 맡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지만 건설사 임원 소환조사 등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은 공정위가 청와대를 의식해 시간을 끄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4대강 건설사들이 담합을 통해 얻은 이득은 막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집계한 15개 공구의 총 낙찰금액은 4조 1000억원으로, 예정가의 93.4% 수준이다. 일반적인 경쟁입찰 낙찰가가 예정가의 65% 수준인 걸 고려하면 건설사들이 담합을 통해 1조원 이상 공사비를 부풀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제재 대상 건설사들은 “담합이 아니라 업체 간 ‘회합’이었을 뿐”이라며 “적자인데도 국가사업이라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여했는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건 Inside] (34) 범인은 전화기 속에 있었다…‘광주 임신부 살해사건’

    [사건 Inside] (34) 범인은 전화기 속에 있었다…‘광주 임신부 살해사건’

    2007년 6월 19일 밤, 전남 나주의 112 신고센터에 전화벨이 울렸다. “여그는 드들강변인디요, 강 속에 차가 한 대 빠져있어라우.” 경찰은 물에 잠긴 승용차에서 젊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일주일 전 가출신고가 접수된 26세 김모씨였다. 그녀가 뱃속에 품고 있던 5개월 태아도 엄마와 명을 같이했다. 동갑내기 남편 박모씨와 가족들은 그녀의 주검 앞에 오열했다. 박씨는 아내가 운전연습을 하러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운전 미숙으로 강물에 추락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김씨는 사망 전 보험사 3곳에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자동차보험을 각각 들어둔 상태였다. 보험 수익자는 모두 남편 박씨였고 전체 보험금 총액은 4억 4000만원에 달했다.   보험회사 2곳에서 보험금을 노린 범죄의 의혹이 있다며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실제로 미심쩍은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사업 실패로 경제사정이 어려웠던 박씨 부부가 매월 감당하기 힘든 금액의 보험에 가입한 점이 석연치 않았다. 1억원짜리 자동차보험의 한도를 2억원으로 높이는가 하면 운전자보험도 본인이 사망하면 2억원이 나오도록 특약을 설정한 점도 수상했다. 또 김씨가 발견된 드들강변은 15도 경사의 좁은 비탈길로 운전연습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다. 사고발생 시간이 밤 11시였는데도 차에 라이트가 켜져 있지 않았고, 창문이 모두 열려 있었는데도 탈출을 시도한 흔적이 없었다. 게다가 박씨는 빚 독촉에 시달렸고 보험사기 전과도 있었다. 모든 정황이 남편이 아내를 살해했다는 추론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박씨의 행적에서 단서를 찾아내는 데 실패했다. 최초 경찰에 전화를 걸었던 신고자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결국 수사를 종료했고, 박씨는 보험회사 1곳에서 약 2억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 미혼모에게 접근한 조폭, 달콤한 말로 꼬드긴 이유는… 경기도 시흥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김씨는 2007년 4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되자 고향인 광주광역시에 내려왔다. 고향에서 일자리를 찾던 김씨는 인터넷에서 보모 구인광고를 발견했다. 광고를 낸 사람은 나중에 남편이 된 박씨. 광주 조직폭력배 S파의 일원이었던 박씨는 가정불화로 그해 2월에 이혼을 한 상태였다. 박씨는 광고를 보고 찾아온 김씨에게 “15개월 된 딸을 혼자서 키우기 버거우니 보모가 돼달라.”고 했다.   김씨는 박씨 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의지할 곳 없던 김씨는 박씨가 이성적으로 접근하자 쉽게 마음을 열었다. 두 사람은 5월 초부터 박씨 집에서 동거를 하다 같은달 23일 정식으로 부부가 됐다. 하지만 그의 달콤한 말은 ‘악마의 덫’이었다. 보모 구인광고 역시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위한 속임수였다. 박씨는 혼인신고 일주일 뒤 중고 승용차를 구입, 산부인과 갈 때 쓰라며 김씨에게 줬다. 김씨는 사건 전 친정 어머니에게 “돈도 없는데 굳이 차를 사준 이유를 모르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6월 6일 박씨는 “운전연수를 시켜주겠다”며 전남 나주시 드들강변으로 아내를 데려갔고, 계획대로 아내가 탄 차의 기어를 중립에 놓은 뒤 그대로 강물에 밀어넣었다. 현충일인 이날을 범행 날짜로 선택한 이유도 있었다. 가입한 보험 중 하나는 휴일에 사망하면 1억원의 보험금을 더 주는 특약조건이 있었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집으로 돌아온 박씨는 5일 뒤 경찰에 가출신고를 했다. 1주일 뒤에는 800만원을 주겠다며 교도소 동기 양모(당시 26세)씨에게 사고차량 발견 신고를 하도록 시켰다. 경찰이 아무리 뒤져도 최초 신고자를 찾을 수 없었던 이유다. ● 해결의 실마리는 신고전화 속 나즈막한 ‘그 놈 목소리’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난해 7월. 영구미제로 끝날뻔한 이 사건은 광주 서부경찰서의 한 형사에 의해 실마리가 풀렸다. 과거 나주경찰서에서 이 사건을 조사했던 그는 당시 광주에서 조직폭력배를 수사하던 중이었다. 형사는 조폭 명단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4년 전 그때의 남편 박씨 이름이 있는 게 아닌가. 재수사가 시작됐고, 얼마 후 “양씨의 목소리가 당시 신고자의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제보가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 당시 목소리를 녹음한 파일을 양씨의 음성 파일과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다. 결과는 일치. 국과수는 더 확실한 증거를 발견해냈다. 신고 당시 양씨 옆에서 “떨지마.”, “겁 먹지마.”, “화순쪽 샛길로 간다고 해야지.”라며 지시를 내린 작은 목소리를 발견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박씨였다. 양씨는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다. 심지어 박씨가 자신에게 목소리 변형수술을 강요했으며 “이 사실을 말하면 가족들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도 했다.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박씨는 법정에서도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박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충분하고 범인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시신 발견지점을 특정한 점, 신고 사실을 은폐한 점 등으로 볼 때 계획적인 살인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박씨는 징역 15년, 양씨는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런데 숨진 김씨는 차가 물속으로 들어가는데도 왜 저항을 하지 않았을까. 부검결과도 익사로만 나왔을뿐 타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박씨는 범행 자체를 부인하고 있으니, 그녀가 살해되는 과정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상태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동아제약은 부당·종근당은 정당 ‘리베이트 약가인하’ 엇갈린 판결

    불법 리베이트 사실이 적발된 동아제약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약가인하 처분이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는 같은 이유로 약가 인하 처분을 받은 종근당이 최근 패소 판결을 받은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리베이트-약가인하’ 소송을 진행 중인 다른 제약사들의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박정화)는 31일 동아제약이 “리베이트와 연동해 약값을 인하한 것은 부당하다.”며 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약제급여 상한금액 인하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의약품 11개에 대한 약가 인하 부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리베이트-약가인하 연동제도의 공익적 목적을 고려하더라도 리베이트 금액과 연간손실 금액을 고려하지 않은 이번 조치는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수단으로 정당화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복지부가 리베이트-약가인하 연동제도를 시행하면서 표본을 추출해 기준을 만드는 등 비례의 원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제약과 종근당의 같은 소송에 대해 판결이 완전히 다른 것과 관련, 법원 관계자는 “종근당이 요양기관 500여곳에 4억 155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해 연간 58억원의 약가인하 조치를 받은 것에 비해 동아제약에 대한 복지부의 처분이 너무 과중하다.”고 밝혔다. 실제 동아제약은 철원군보건소 한 곳에 34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지만 11개 의약품에 대해 20% 인하 조치를 받았다. 이에 따른 연간 손실액은 394억원에 이른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7월 불법 리베이트 제공 사실이 확인된 종근당과 동아제약 등 6개 제약사에 대해 ‘리베이트 연동 약가인하’ 규정을 적용해 일부 품목의 가격 상한선을 0.65~20%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제약사들은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약가인하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최시중 괘씸죄? 법원, 구속집행정지 사실상 불허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8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신청한 구속집행정지를 법원이 사실상 불허했다. 최 전 위원장이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해놓고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으로 가 수술을 받는 등 ‘안하무인’ 격으로 나온 데 대한 ‘괘씸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정선재)는 최 전 위원장이 심장 수술을 이유로 신청한 구속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최 전 위원장이 이미 수술을 받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하고 있는 만큼 구속집행정지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속영장으로 최대 6개월 동안 구속할 수 있는 만큼 재판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허락 없이 수술을 받았는데 굳이 구속집행정지로 풀어줄 필요가 없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최 전 위원장은 구치소 직원의 감시를 받으며 구속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향후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이다. 빠르게 회복되면 구치소장 판단에 따라 재수감될 수도 있다. 최 전 위원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8일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이상휘, 장진수에 건넨 ‘입막음 돈’ 출처 조사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 청와대 인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 현 정권 실세그룹인 ‘영포(경북 영일·포항)라인’이다. 특히 불법 사찰을 주도한 공직윤리지원관실 설치와 활동, 증거인멸 과정 등에 영포라인의 핵심인 박영준(52·구속 기소)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관여한 흔적이 짙어지면서 박 전 차관이 이번 사건의 ‘몸통’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이상휘(49)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해 9월 추석을 전후로 세 차례에 걸쳐 장진수(39) 전 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전달한 ‘입막음 자금’의 출처 등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이 박 전 차관의 부탁을 받고 장 전 주무관에게 증거인멸 입막음조로 7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전 비서관은 전날 검찰조사에서 “형편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100만원씩 모두 300만원을 건넸을 뿐 박 전 차관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전 비서관 역시 영포라인으로 분류되는 경북 포항 출신으로 박 전 차관과 개인적 친분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과 이 전 비서관은 필요하면 추가로 소환할 수 있고 장 전 주무관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면서 “현재 돈의 출처와 대가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고위 인사가 등장한 것은 이 전 비서관까지 모두 네 번째다. 앞서 검찰은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이 2010년 1차 수사 과정에서 장 전 주무관과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에게 금일봉을 전달한 사실을 파악했다. 장 전 주무관은 또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5000만원을 건넬 때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한 돈’이라고 말했다.”며 장 비서관의 ‘역할’을 밝혔다. 이영호(49·구속 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별도로 장 전 주무관에게 2000만원을 건넨 과정도 파악됐다. 검찰은 청와대 인사들이 장 전 주무관에게 현금을 잇달아 전달한 것이 증거인멸 폭로를 막기 위한 일종의 ‘입막음’ 성격이 크다고 보고 돈 전달자를 중심으로 혐의점과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하나같이 장 전 주무관과는 업무 공조 경험이 없고 개인적인 친분도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처지가 안타까워 돈을 모아줬다.”고만 진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핵심 인물’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말 맞추기’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의 역할 규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전 차관에 대해서는 ‘영포라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지원관실의 불법 사찰을 보고받은 비선라인이라는 의혹과 함께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증거인멸 과정에도 개입한 정황이 이미 포착된 상태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2008년 7월 창원의 S건설 대표로부터 울산시 발주 사업시행권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탁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뒤 지원관실에 경쟁업체인 T사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번 주 중 박 전 차관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어서 그와 관련된모든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재헌·홍인기기자 goseoul@seoul.co.kr
  • 조희팔 형, 자수한 뒤 동생 사망엔 침묵… 왜?

    4조원 규모의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55)씨에 대한 경찰의 사망 발표<서울신문 5월 22일자 9면> 뒤 조작·위장설 등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달 자진 귀국, 구속된 조씨의 형(57)도 동생의 사망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형 조씨는 “중국 도피 때 동생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경찰의 신문에 “한 번 정도 만났을 뿐 자주 연락하고 지내지 않아 잘 모른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형 조씨가 동생의 죽음을 실제 몰랐는지, 아니면 함구했는지를 두고 또 다른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형 조씨가 지난해 12월 19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동생 희팔씨 소식을 4개월이 지나도록 몰랐다면 다단계 사기 피해자들의 주장대로 ‘자작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가족들조차 사기에 능한 만큼 말을 맞추고 사망을 조작했을 것”이라면서 “유가족 진술처럼 시신 훼손, 보복이 우려돼 밝히지 않았다면 굳이 더 숨어 있어야 할 시점에 동생의 소재를 쫓는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것이 설명이 안 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은 “조희팔 주변 인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엄정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28일 경찰청 외사국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수배됐던 형 조씨는 동생 사망 후인 지난 4월 중국 주재 경찰을 통해 “도피 생활로 피폐해져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며 자수와 함께 귀국 의사를 밝혔다. 경찰청은 곧 불법체류 신분인 조씨에게 임시비자를 발급, 수배 관할 경찰서인 부산 연제경찰서에 연락해 김해공항에서 검거토록 했다. 형 조씨도 동생처럼 불법 다단계 사기를 저지르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2005년 12월 중국으로 도망쳤으며, 동생 조씨 역시 2010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했다. 경찰 관계자는 “형 조씨가 당시 동생의 소재나 사망과 관련해 진술했다면 곧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형 조씨는 2003년 12월~2005년 10월 “천연 농약개발 벤처사업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꾀어 수천여명에게 2500회에 걸쳐 47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조씨는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사업 아이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KPN이라는 다단계 판매 회사를 차린 뒤 부회장직을 맡아 투자자들을 모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의 모임 측은 이와 관련, “조희팔은 친인척과 가까운 사이였는데 형조차 동생의 죽음에 대해 입을 다물었던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여론을 떠보려고 먼저 들어온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취업때문에… 계절학기 수강증 웃돈거래

    취업때문에… 계절학기 수강증 웃돈거래

    계절학기가 ‘F 학점’을 메우기 위한 수강이라는 말은 옛말이다. 계절학기의 인기과목엔 학생들이 대거 몰려 신청마저 어려운 실정이다. 계절학기에 재수강을 통해 좀더 좋은 점수로 학점을 세탁하거나 학점 경쟁률이 치열한 과목을 미리 수강, 본 학기 때에는 취업 준비에만 전념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세대 이과대학에 다니는 조모(23)씨는 지난주 계절학기 수강신청을 하지 못했다. 학점이 안 좋은 과목을 재수강해서 좋은 학점으로 바꾸고 싶었는데 워낙 인기 있는 과목이다 보니 선착순 신청에서 밀렸다. 수강신청 시간이 되자마자 1분도 안 돼 모든 인원이 다 찼다. 조씨는 “교수님이 자기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해서 인터넷 게시판에 사례하겠으니 과목을 달라는 글을 올렸다.”고 털어놓기까지 했다. 연세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D***’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학생은 ‘현대사회와 심리학’이라는 계절학기 과목을 “사고 싶다.”며 “강의를 사고파는 거 솔직히 나도 정말 마음에 안 드는데 이번이 마지막 학기라 어쩔 수가 없다.”는 글과 함께 휴대전화 번호를 남겼다. 또 다른 학생은 “졸업학점도 인정되고 신촌에서 고생하는 것보다 학점도 쉽게 얻으니 좋다.”며 지방에 있는 캠퍼스에서 계절학기를 신청하는 것을 추천했다. 계절학기 한 학점당 10만원이 훌쩍 넘고 최대 100만원 가까이 수업료를 낼 수도 있지만 계절학기 수강 신청 경쟁이 본 학기 수강 신청 경쟁보다 더 치열할 정도다. 숙명여대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재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계절학기를 들어 본 82명 가운데 51%인 42명이 계절학기 수강신청에서 탈락해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외대 중국어대학에 다니는 김모(26·여)씨는 “내 돈 내고 듣는다는데도 원하는 과목을 듣지 못하는데 거기에 돈을 더 주고서라도 과목을 사서 들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고소 너무 남용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고소 너무 남용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범죄의 피해자임을 주장하며 죄인을 처벌하여 달라고 수사기관에 청원하는 것이 고소이다. 이것은 법치의 기반이다. 항상 감시의 눈을 뜨고 있을 것이 가정되는 수사기관이라도 모든 범죄를 인지하는 데 한계가 있고 어떤 권리는 개인의 처분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헌법(제27조)에도 피해자진술권, 재판청구권이 보장되어 있다. 고소는 인권인 것이다. 어쩌면 모든 정의 실현을 정부가 알아서 해 주고 당사자의 주도가 배제된다면 법치나 자유사회와 거리가 멀 수 있다. 그러나 정의도 공짜가 아니다. 국가는 경찰관·교도관을 고용하고 무장시켜야 하며, 척하면 사태를 파악하여 합당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현인들을 판사로 모셔야 한다. 비슷한 실력의 전문가를 검사로 채용하여야 한다. 비용이 드는 것은 고소를 하는 쪽도, 당하는 쪽도 마찬가지이다. 국가기관이 개인의 취향과 기대를 맞추어 주기를 기대할 수 없기에 여건이 되는 고소인은 변호사를 사용한다. 당하는 쪽의 사정은 더 절박하다. 상대방은 막강한 무력과 정보로 무장한 국가권력이 아니던가. 권력에 대항하여 죄인으로 취급되는 개인을 대변하는 흉내라도 낼 수 있는 변호사에게 기댈 수밖에 없겠지만, 마음에 드는 변호사 사는 비용이 한두 푼이던가. 고소인이야 스스로의 선택이고, 죄인도 보통은 당해도 싸겠다. 그렇지만 전혀 무고한 고소, 사소한 갈등을 계기로 수도 없이 반복되는 고소를 당하는 사람에게 수사절차, 재판절차는 악몽이다. 전체 형사사건 중 고소사건이 27.35%로 0.48%인 일본의 57배이고 10만명당 피고소인도 1246명으로 일본의 7.26명보다 171배 많은데 정작 기소되는 비율은 18.7%에 그친단다. 가끔 재수 없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라고 둘러댈 수 없는 수준이다. 우리가 이유 없는 권력과 이웃의 간섭으로부터 안전하다고 가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사기관이 자초한 면도 있다. 고소인의 무고, 위증이 밝혀졌는데도 사실 오인이라고 넘어가며 잘 처벌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겠지만, 처벌하지 않는 것은 부당한 고소에 대하여 보조금을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온갖 구실로 민사재판을 지연하며 형사사건의 수사, 재판결과를 기다리는 당사자의 술책을 판사가 참아주는 것도 이유 없는 고소 증가에 기여한다. 증거는 법원에 낼 일이고 경찰관이 판사를 대신할 수 없을 것인데 답답하다. 이런 식이면 ‘아니면 말고’ 식으로 운동하는 기분으로 고소를 하는 변종도 생겨난다. 하지만, 폭주하는 사건의 부담을 지는 사법기관을 탓하는 건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책임은 고소를 남발하는 사람에게 있다. “왜곡된 법 만능주의에 기인한 무분별한 고소 풍조는 원칙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우리사회의 잘못된 대표적 행태이므로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근절시켜야 한다.”는 총리의 말씀은 지당하기 그지없다. 치안도 희소성의 제약을 받는 영역이다. 고소 사건 처리에 과도한 자원을 투입하면 경찰은 무능해진다. 아이들이 폭력에 시달리고 젊은 여자가 길 가다가 분해되는 사태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밤길을 걷지 못하는 불안한 나라에 아무리 좋은 유인책을 제시한들 누가 투자하겠는가. 초대 대법원장의 말씀처럼 범죄가 줄어들고 소송이 적어야 좋은 세상이다. 정치인부터 모범을 보이라. 마신 술이 복분자술인지 고급 양주인지, 입은 옷이 명품인지, 어느 병원을 다녔는지, 누굴 만났는지 따지고 보면 한가한 가십거리이다. 권력자가 고소하면, 갑남을녀의 애절한 피해신고에는 무관심한 경찰도 열심히 하는 흉내라도 낸다. 청탁 여부와 상관없이 권력자와 대중의 관심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수사권과 사법의 사유화이다. 평판과 이미지는 사법권을 빌려 개선할 수 없다. 사실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될수록 양식 있는 시민들이 고개를 돌려 결국 고소인 자신이 재기할 수 없는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법 좋아하는 자 법으로 망한다. 공적 인물은 상처받을 이야기를 들어도 고소는 하지 말 일이다. 권력자가 듣기 싫은 이야기를 금지하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불편한 진실만이 떠돌게 된다.
  • “숭례문 지붕 설계 부적절… 화재 진화에 취약”

    숭례문 복원과정에서 기와지붕 공사가 전통방식으로 설계되지 않아 화재에 취약하고 원형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문화재청과 문화재 보수 국고보조금을 많이 받는 기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화재 보수 및 정비사업 집행 실태’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문화재청이 숭례문의 기와지붕을 전통방식대로 설계하지 않아 화재 재발 시 진화가 어려울 것으로 지적했다. 감사원은 “숭례문 기와지붕 아래 두께 15㎝로 시공하는 강회다짐층 때문에 통풍과 공기순환이 안 돼 화재 시 불길을 잡기가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회다짐층은 기와를 얹기 전 목조 지붕에 보토를 하고 그 위에 누수를 막기 위해 강회를 발라 넣는 것. 전통 한옥지붕은 강회다짐층을 두지 않고 서까래 위에 보토를 30㎝ 이상 두껍게 말려 시공한 뒤 기와을 잇는다. 문화재청은 설계과정에서 강회다짐층이 숭례문의 목부재 부식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자문 의견이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 이에 감사원은 통풍과 수분 배출이 원활한 전통 보토방식으로 지붕 시공을 재검토할 것을 문화재청에 권고했다. 또 문화재청이 뒷짐만 지고 있는 탓에 전통기와 생산도 머지않아 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1980년 이후 보수공사를 했던 숭례문(1997년), 경복궁 근정전(2003년), 광화문(2011년) 등이 모두 공장제 기와로 대체됨으로써 전통기와는 단 한 사람의 기능보유자로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전통기와가 자연스럽고 고풍스럽지만 품질이 균일하지 않다는 이유로 문화재 보수 공사에 전통기와보다 2배 정도 무거운 공장제 기와를 쓰고 있다. 감사원은 “현재 숭례문 복원 공사에는 전통기와를 쓰고 있으나, 문화재청이 이후 중요 국가지정문화재 수리·복원 시 전통기와를 사용하기 위한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회다짐층 시공과 관련, 문화재청은 “강회다짐층 시공은 1960년대부터 있어 왔고 1994년 개정된 문화재수리 표준시방서에도 규정된 것”이라면서 “지붕공사는 다음 달 중순 착수할 예정으로, 숭례문복구자문단의 결정에 따라 보토에 강회를 섞어 다진 후 기와를 올리는 방법으로 공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수정·문소영기자 sjh@seoul.co.kr
  • 재학생·재수생 처음 맞붙는 6월 수능 모의평가 보름 앞으로

    재학생·재수생 처음 맞붙는 6월 수능 모의평가 보름 앞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치러지는 6월 수능 모의평가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2013학년도 수능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6월 모의평가는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와 시행을 맡아 올 수능의 난이도와 출제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교육청이나 사설 학원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에 비해 중요성이 훨씬 크다. ●올 수능 출제 방향 예측할 중요한 잣대 6월 모의평가는 현재 고등학교 3학년 등 재학생 외에도 재수생, 장수생 등 졸업생들과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들이 처음으로 합류하는 시험인 만큼 수험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수능 이후 목표 대학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그에 맞춰 공부 전략을 세워야 하는 만큼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자신의 실력을 되돌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올해는 주요 대학 상당수가 오는 9월 6~8일에 수시모집 원서를 접수하기 때문에 6월 모의평가 결과에 따라 수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9월 6일 실시되는 평가원 모의평가까지 본 뒤 지원 전략을 세우려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해 대입 준비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6월 모의평가에 철저히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수학영역선 새로운 유형 출제 경향 6월 모의평가에서는 대체로 재수생이 재학생에 비해 강세를 나타낸다. 내신과 교과 외 활동 등을 관리해야 하는 고 3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수능 공부에 투자할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학생들은 평소 자신이 받았던 모의고사 성적과 비교해 6월 모의평가에서 백분율과 등급이 떨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에 따라 재학생과 재수생의 6월 모의평가 대비 전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수능 대비 시간이 부족한 재학생들은 일단 내신을 잊고 6월 모의평가에 집중적으로 대비해야 하고 졸업생들은 평일에는 모의평가 대비, 주말에는 대학별 고사 대비 등으로 시간을 분배하는 것이 좋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은 “재학생은 평가원 모의평가나 실제 수능을 치른 경험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난이도와 본인 학습법의 ‘중간점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한 반면 “수능을 치러본 졸업생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는 만큼 기출문제 풀이보다 개념 정리가 확실하게 안 된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치렀던 교육청 주관의 모의고사와 평가원이 진행하는 모의평가의 특성이 다른 것도 미리 파악해 두면 좋다. 교육청 모의고사는 대체로 교과 지식의 습득 수준을 측정하는 문제가 많은 반면 평가원 모의평가는 실제 수능과 같이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이에 따라 6월 모의평가에서는 특히 수학 영역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 한석원 티치미 수학강사는 “신유형은 2개 이상의 개념을 융합하는 것이 보통”이라면서 “수열을 기본으로 다른 개념을 융합한다는 점을 감안해 시험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BS 연계율만 믿다간 큰코다쳐” 올해 수능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EBS 교재와의 연계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번 6월 모의평가도 EBS 교재를 활용해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6월 모의평가의 연계 교재에 해당하는 수능 특강 내용을 확실히 익혀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BS 연간 강의 계획에서 ‘수능 특강’은 2~5월, ‘수능 완성’은 6~7월에 걸쳐 진행된다. 이충권 비상에듀 외국어 강사는 “6월 모의평가에서 단기간에 점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EBS 수능 특강을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강사는 “지난해 6월 모의평가에서도 수능 특강에서 11개 문항이 연계 출제됐다.”면서 “물론 기본기 없이 요령에 기대는 학습법은 경계해야 하지만 다른 영역을 준비하느라 외국어 영역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6월 모의평가만큼은 수능 특강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계율이 높다고 해서 EBS만 집중적으로 공부할 경우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문제나 신유형의 문제는 놓칠 수 있다. 정지웅 이투스청솔 언어강사는 “EBS 교재에서 70% 이상 연계돼 출제된다는 발표만 믿고 EBS 교재의 문제만 기계적으로 푸는 공부법만으로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수능이 쉽게 출제되는 최근 경향에서 상위권 수험생일수록 실수를 줄이고 고득점을 받으려면 그 이상의 공부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강사는 “6월 평가원 시험에선 자신의 취약점을 발견하는 데 주력해야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성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수박 천 통 먹고 44사이즈된 ‘허리 한뼘녀’

    수박 천 통 먹고 44사이즈된 ‘허리 한뼘녀’

    석달 만에 30kg 감량에 성공한 미모의 ‘허리 한뼘녀’가 등장했다. 캐이블채널 패션앤(FashionN)에서 19일 밤 12시에 방송하는 ‘스위트룸 시즌4’에는 3개월 만에 77사이즈에서 44사이즈로 변신한 ‘허리 한뼘녀’ 한소영이 출연한다. 꿈의 바디 사이즈인 33-23-33의 완벽 몸매를 자랑하는 한소영은 현재 요가센터를 운영하며 연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소영은 힙합그룹 마이티마우스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스포츠카 페라리 옆에서 늘씬한 몸매를 과시하며 일명 ‘페라리걸’로 유명세를 치른 바 있다. ‘스위트룸 4’를 통해 럭셔리한 집을 공개한 한소영은 3개월간 30kg을 감량하며 혹독한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한때 72kg의 거구였던 그녀는 짝사랑했던 남자에게 비참하게 차여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됐다고. 한소영은 “당시 그 남자가 내게 ‘창피하다. 재수 없다.’고 말하며 침까지 뱉었다. 집에 돌아와 울면서 통닭을 먹고 있는 내가 비참하게 느껴져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밝히며 울먹이기도 했다. 한소영이 체중 폭풍감량의 비법으로 선택한 것은 바로 수박이었다. 그녀는 “아침은 밥, 점심과 저녁은 수박으로 해결했다.”며 “다이어트 하는 동안 수박 천 통은 먹은 것 같다. 이제는 질려서 먹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티캐스트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울산 “전북 물먹인 가시와 나와라”

    프로축구 울산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 전북을 벼랑 끝으로 밀어뜨린 가시와(일본) 설욕에 대신 나선다. 울산은 16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FC 도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마지막 6차전에서 전반 37분 강민수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4승2무(승점 14)로 도쿄(3승2무1패·승점 11)를 제친 울산은 조 1위로 단판 승부인 16강전에 진출, 30일 홈으로 H조 2위 가시와를 불러들여 8강 진출을 다툰다. 도쿄는 같은 날 H조 1위 광저우(중국)와 맞붙는다. 이근호와 마라냥을 앞세운 울산이 측면 돌파로 기회를 엿본 것과 달리, 도쿄는 중원에서 기회를 엿보며 울산 문전을 노렸다. 먼저 울산이 웃었다. 김승용의 프리킥을 반대쪽 포스트로 쇄도하던 곽태휘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이를 도쿄 골키퍼가 간신히 걷어내자 마라냥이 다이빙 헤딩을 시도했다. 그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온 것을 강민수의 오른발이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승용 대신 김신욱을 투입한 울산은 마라냥을 측면 미드필더로 돌리면서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제공권 장악을 노렸다. 이렇게 함으로써 공격 루트가 다양해졌고 상대 수비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또 후반 27분 체력이 떨어진 중앙 미드필더 김동석 대신 이호를 넣어 안배하고, 후반 33분에는 마라냥 대신 윙백 최재수를 넣어 수비를 공고히 했다. 도쿄는 후반 43분 가지야마가 날린 회심의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면서 반격에 맥이 풀렸다. E조의 애들레이드(호주)는 감바 오사카(일본)를 2-0으로 누르고 4승1무1패(승점 13)로 조 1위를 확정, 29일 G조 2위 나고야(일본)과 16강전에서 격돌한다. 포항은 타슈켄트의 자르 스타디움에서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의 후반 3분 가푸로프에게 빼앗긴 선제골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졌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16강에 합류할 수 있었던 포항은 3승3패(승점 9)에 그쳐 분요드코르(3승1무2패·승점 10)에 2위를 내줬다. 분요드코르도 29일 G조 1위 성남을 찾아 8강 진출을 겨룬다. 한편 광저우의 이장수(56) 감독은 태국 부리람에서 귀국길에 오르기 전인 이날 오전, 구단으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감독은 국내 한 스포츠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느 정도 예견했던 일이기에 놀라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홀가분하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박영준·이영호가 비선 親盧인사 퇴출이 과제’ 불법사찰 수사 새국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VIP(이명박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비선’ 조직에 의해 신설·운영되고, 사찰 내용은 비선 인사를 거쳐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장에게 보고됐다는 문건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영준(52·구속) 전 총리실 국무차장과 이영호(48·구속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을 비선 인사로 보고, 이들이 불법 사찰에 개입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이다. ●2008년 8월 진경락씨 작성… ‘靑 비선→대통령실장’ 보고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이 16일 확보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2008년 8월 28일 작성) 문건에는 지원관실 신설 목적 및 성격, 지휘·보고 체계, 당면과제, 운영상 유의사항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공직윤리지원관실은 노무현 정권 인사들의 음성적 저항과 일부 공직자들의 복지부동으로 인해 VIP의 국정수행에 차질이 빚어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설치됐다. ‘공직사회의 기강확립과 사기진작을 위해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VIP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뒷받침하는 데다 레임덕 방지를 위해서도 긴요’하다고도 했다. 특히 ‘비선 조직은 야당의 정치 공세에서 자유롭고, VIP의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휘체계에 대해서는 ‘일상적인 공직기강 업무는 국무총리가 지휘하지만 특명사항은 VIP에게 절대 충성하는, 일심(一心)으로 충성하는 친위조직이 비선에서 총괄지휘한다.’고 명기돼 있다. 보고 체계와 관련해서는 최대한 줄이되 경중을 고려, ‘일반 사항은 총리에게 보고하지만 특명사항은 청와대 비선을 거쳐 VIP 또는 대통령실장에게 보고한다.’고 적혀 있다. ●전직 총리실 조사관 “이영호씨 입 열면 현정권 무너질 것” 주장 문건에는 이영호 전 비서관이 지원관실의 막후 실세임을 보여 주는 정황도 나온다. ‘자체 기획하거나 VIP 지시사항은 BH 공직기강팀과, 첩보·인지 등 기타 비공식적으로 추진된 내용은 고용노사비서관과 사전 조율’이라고 써놓고 있다. 비선 실세인 이영호 전 비서관이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이나 진경락(45·구속기소) 전 기획총괄과장에게 사찰을 지시하고, 이들을 통해 보고받은 내용을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장에게 보고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전직 총리실 조사관 A씨는 “이 전 비서관이 지원관실 사찰 내용을 대통령에게 직보했다.”면서 “이 전 비서관이 입을 열면 현 정권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건은 노무현 정부 인사들의 퇴출이 당면과제 중 하나라고 적고 있다. ‘전 정권 말기에 대못질한 코드인사 중 MB 정책기조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저항하는 인사에게 사표 제출 유도’라는 문구와 함께 ‘2008년 9월 현재 공기업 임원 39명, 필요시 각 부처 감사관실 동원할 것’이라는 계획도 담았다. 정권 출범 초기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한 공기업 사장 등을 퇴진시키기 위해 회유와 압박을 가한 의혹이 불거졌던 사실과 일치하고 있다. 문건 작성일인 2008년 8월 이후 대통령실장은 정정길씨와 임태희씨다. 검찰은 이 문건을 김경동 전 지원관실 주무관의 휴대용저장장치(USB)에서 확보했으며, 진 전 과장이 해당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광진구 어린이교통기자단 17일 출범

    지난해 9월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교통안전 시범도시로 지정된 광진구가 어린이 사망원인 중 절반에 가까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교통약자의 눈높이에서 안전하고 선진화된 생활교통 환경을 조성하는 어린이 교통기자단을 출범시킨다. 구는 17일 구청 대강당에서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다. 발대식에는 초등학교 4~6학년 120명으로 구성된 기자단과 녹색어머니회, 모범운전자회, 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현대모비스 직원 80명 등 모두 200여명이 참가한다. 이 자리에서 김기동 구청장은 어린이 기자단에 위촉장과 기자증, 모자 등을 수여하고 현대모비스에서는 이들에게 호루라기가 달린 교통사고 예방용 우산과 어린이 교통안전수칙이 담긴 취재수첩을 나눠 준다. 어린이 교통기자단은 앞으로 2년 동안 현장을 누비며 교통과 관련한 기사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쓰는 활동을 하게 된다. 이들이 발굴한 기사는 구 홈페이지(www.gwangjin.go.kr)와 구 소식지 ‘아차산 메아리’ 등에 실린다. 김 구청장은 “앞으로도 교통약자인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추진하는 교통정책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한·중 산업분업 20주년 회고와 전망/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한·중 산업분업 20주년 회고와 전망/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작년까지 한·중 간 교역은 연평균 20.5%의 성장률을 기록해 대(對)세계 무역보다 2배 정도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은 1992년 64억 달러에서 작년에 2206억 달러로 34.5배 증가했다. 한·중 간 무역이 확대되면서 두 나라는 상호 핵심적인 무역 파트너로 부상하였다. 2004년 이후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하였고, 우리나라는 중국의 2위 수입국, 4위 수출국으로 부상하였다. 중국의 내수와 수입 수요가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확대되면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1992년 3.5%에서 작년에는 24.1%로 크게 높아졌다. 이는 물론 대선진국 수출의존도의 하락을 수반한 것이었다. 한·중 간 비교우위에 따른 교역의 확대는 우리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구조 고도화에 기여해 왔으나, 다른 한편으로 저숙련 노동을 중심으로 한 ‘고용측면 탈공업화’를 야기한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계, 석유화학, 전기전자 등 자본·기술집약적 부품소재 부문에 대중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반면 섬유 등 노동집약분야, 철강 그리고 항공, 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에 비교열위를 가지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품 중 50% 이상이 중국에서 가공돼 재수출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중국의 대선진국 수출과 동조화되는 현상을 보여 왔다. 향후 한·중 간 분업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최근 세계경기 침체로 우리의 대중 수출이 부진하나 중장기적으로 세계 경제가 정상화되고 중국의 내수 및 수입 수요가 세계의 평균 수준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 우리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12차 5개년 계획기간’(2011~2015) 중 7%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나, 실제 성장률이 목표 성장률을 상회한 과거의 전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둘째, 수출 주도형에서 내수 주도형으로 성장 패턴을 전환하려는 중국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는 한·중 간 분업에 양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즉, 가공무역 형태의 대중국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관세 환급을 받지 못하는 내수용 중간재, 소비재, 서비스업의 대중 분업 확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한·중 간 분업 패턴의 변화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중국은 ‘12·5 기간’ 중 기존 산업의 질적 구조 고도화, 7대 전략형 신흥산업의 육성 등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한·중 간 기술격차와 내수 성장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엔지니어링 기술 노하우에 이점이 있는 중화학 분야에 비교우위, 상대적 저숙련 노동집약 부문에 비교열위를 갖는 분업구조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는 한·중 산업 간 경쟁 심화와 동반 고부가가치화를 촉진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론적·경험적으로 볼 때, 정보기술(IT) 등 기술집약 부문과 같이 한·중 간 경쟁력의 격차가 작고 기술적 제품차별화 정도가 큰 산업에서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발생하는 산업 내 분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한·중 양국의 산업구조 조정에 대한 요구로 인해 서비스 무역과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12·5 기간’ 중 서비스업의 비중을 43%에서 47%로 높여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조화로운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공급능력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모색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향후 중국의 내수 확대 전략을 활용, 서비스 분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달 초 한·중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였다. 한·중 FTA는 한·중 간 분업을 확대 혹은 고도화하여 상호 경제적 이득을 보자는 논의와 다름없다. 한·중 FTA가 한·중 간 분업의 양적 심화만이 아니라 산업구조 고도화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기조에 부응하고, 손해 보는 산업 혹은 경제주체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함으로써 사회후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 민간인 사찰 ‘판도라 상자’ 열리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이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서 지난 2010년 1차 수사 때와 달리 가시적인 성과와 함께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바 ‘윗선’에 한 걸음 다가선 모양새다. 특히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의 핵심인물 가운데 한 명인 진경락(45·구속)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총괄기획과장이 수사의 열쇠 역할을 하고 있다. 판도라 상자를 열고 있는 것이다. 진 전 과장은 2010년 8월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뒤 지난해 2, 3월쯤 면회온 K의원 등에게 증거인멸 책임과 관련, “xxx, xxx, xxx를 수갑채워서 여기(교도소) 데리고 와야 한다. 진범을 모두 잡아넣어야 한다.”면서 죄를 부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민정수석실 xxx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 내가 나가면 수석들, 비서관을 모두 손보겠다.”며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구치소 접견기록과 교도소 면회 녹취록을 통해 진 전 과장의 진술을 확인했다. 2010년 당시 민정수석실은 권재진(현 법무부 장관) 수석과 수사기관 업무 조정을 맡은 김진모(현 서울고검 검사) 민정2비서관,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구성됐었다. 진 전 과장은 2010년 11월 1심에서 실형, 이듬해 4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될 때까지 8개월가량 수감생활을 했다. 검찰은 진 전 과장의 접견기록 확인과 관련, “정황은 인정하되 직접적인 증거로는 부족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청와대와 총리실 핵심부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비판한 여야 정치인을 표적 사찰한 문건이 담긴 전 전 과장의 이동식 외장 하드디스크를 압수수색 때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 전 과장이 여동생 집에 보관해 온 문제의 하드디스크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하드디스크에서 발견된 2009년 9월 16일과 10월 14일 ‘해야 할 일’이라는 파일에는 ‘백원우·이석현 관련 후원회, 동향, 지원 그룹이 실체가 드러나도록 보고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백 의원은 같은 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이 대통령에게 ‘살인자 사죄하라.’고 고함을 쳤고, 이 의원은 6월 이 대통령의 서울 이문동 떡볶이집 방문 뒤 “이 대통령은 떡볶이집에 가지 마라, 손님이 안 온다.”고 비난했다. 뒷조사 대상에는 정권 초기 이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여권 인사들도 등장했다. 같은 해 1월 21일 작성된 문건에는 ‘사하구청장 조정화, 현기환(초선·사하갑) 의원이 대통령 비방. 친박 쪽으로 9일 상경. 국회의원은 현 의원을, 산하단체는 광주은행 감사(정두언과 친함)를 타깃으로’라고 적혀 있다. 현 의원은 친박계 의원으로 2008년 11월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을 유임시킨 이 대통령에게 “밑바닥 정서를 모른다.”고 비판했고, 정 의원 역시 2008년 초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영준 당시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에 대해 “권력을 사유화했다.”고 비난했던 터다. 검찰 관계자는 “사찰 문건에 드러난 사례는 모두 스크린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성역 남겨선 안된다

    흐지부지하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사건이 최근 검찰의 재수사를 통해 속속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있던 당사자들이 스스로 입을 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의혹의 실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문건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까지 확인된 민간인 불법 사찰 건 외에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 등이 중심이 돼 KT&G 사장을 비롯해 기업인·금융인 및 정치인 등 수십명을 사찰했다고 의심할 만한 문건들이 드러나고 있다. 또 진경락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과장이 검찰 조사에서 “2010년 6월 불법 사찰 사건 언론보도가 나오자 청와대에서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서유열 KT 사장은 청와대의 부탁으로 증거 폐기에 쓰인 대포폰을 개설해 준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저런 정황으로 볼 때 청와대와 총리실이 불법 사찰과 증거인멸을 주도했고, 여기에 민간 통신사 사장까지 동원된 것이다. 이제 와서 되짚어 보면, 불법 사찰의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져 있었는데도 검찰은 첫 수사 때 사건을 어물쩍 처리한 셈이다. 수사 능력이 모자랐던 것인지, 알고도 넘어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검찰이 증거인멸을 묵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불법 사찰은 국가 권력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중대 범죄다. 따라서 검찰은 이제라도 당사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사건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총리실이 도대체 민간인 불법 사찰을 어디까지 한 것인지, 불법 사찰의 증거를 은폐한 ‘윗선’이 어디까지인지 등을 검찰은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 이를 위해 불법 사찰을 한 당사자들을 전면 재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증거인멸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커넥션’을 찾아내야 한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의혹의 정점에 있는 당사자를 소환해 철저히 조사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또다시 권력의 눈치를 보며 적당히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야말로 결코 성역을 남겨 둬선 안 된다는 얘기다. 검찰의 존재 이유는 민주주의 근간을 수호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하지만 불법 사찰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범죄다.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는 데 검찰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