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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증없이 정황만… 김형식 살인교사 입증이 관건

    물증없이 정황만… 김형식 살인교사 입증이 관건

    3000억원대 자산가의 죽음과 현직 서울시의원의 살인 교사 혐의 등으로 세간의 관심을 끈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재력가 살인사건 수사가 일단락된다. 검찰은 22일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김형식(44·구속) 서울시의회 의원과 팽모(44·구속)씨를 기소할 방침이다. 하지만 4개월여간의 검·경 수사과정에서 살인 교사의 정황 증거만 드러난 탓에 검찰이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3일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김 의원의 살인 교사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팽씨의 살인 혐의는 본인 자백과 현장 폐쇄회로(CC)TV 확보 등으로 충분히 입증됐다. 반면 김 의원 측은 “살인 교사의 동기가 전혀 없고 수사가 팽씨의 일방적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원점 재수사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경찰조사 단계에서 복구하지 못한 팽씨의 휴대전화 기록을 추가 복원해 의미 있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팽씨의 진술이 구체적이면서 일관되기 때문에 재판에서 직접 증거가 된다는 입장이다. 팽씨 변호인 측은 “팽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진술을 번복할 의사가 없다”고도 밝혔다. 검찰이 김 의원의 살인 교사 동기를 밝혀낼지도 주목된다. 경찰은 피살된 송모(67)씨 소유 S빌딩 증축 문제를 놓고 김 의원이 토지 용도변경 청탁을 받았지만 성사시키지 못해 살인을 교사했다고 발표했다. 실제 송씨가 생전에 작성한 금전출납장부인 ‘매일기록부’에는 김 의원이 차용증을 쓰고 빌려 간 5억 2000만원을 포함해 5억 9000여만원을 받은 기록이 있다. 그러나 송씨 큰아들이 장부를 훼손한 사실이 밝혀져 장부의 신빙성이 떨어진 상황이다. 또한 송씨가 숨졌기 때문에 대가성 입증도 쉽지 않다. 검찰이 김 의원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지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심 중인 까닭이다. 한편 남부지검은 김 의원 살인 교사 사건을 마무리한 뒤 송씨의 매일기록부에 언급된 정·관계 로비 수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장부엔 1991년부터 송씨가 매일 만난 사람들 이름과 함께 쓴 돈의 액수와 용도가 적혀 있다. 다만 1억원 미만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기 때문에 처벌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당사자들 또한 송씨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사고도 잊지 말아주세요”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사고도 잊지 말아주세요”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 발생 1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올해 공주사대부고를 졸업한 이들이 재수사와 관계 기관 감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 졸업생은 사고 당시 희생된 학생 5명의 한 학년 위 선배들이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

    “지난 6·4 지방선거 결과는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론 감사하기도 합니다. 교만하지 말고 구민들을 잘 섬기라는 메시지로 생각합니다.” 박삼석(64) 부산 동구청장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수’ 끝에 당선된 지난 선거를 회상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각종 선거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면서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뒤 충격이 컸지만 운명으로 생각하고 4년간 지역구에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믿고 뽑아준 구민들을 위해 선거 당시 발표한 대표공약인 구민운동장과 문화회관 건립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민체육기금과 시비 등을 확보하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뒤엔 산이, 앞엔 바다가 있는 배산임해 지역인 동구는 6·25 때 피란민들이 모여 판자촌을 형성했던 주거환경이 거의 그대로 남은 낙후된 곳이다. 특히 1970~80년대 부산경제를 이끌었던 신발산업이 사양길을 걸으면서 인구도 줄고 있다. 주거환경은 열악하고 주민의 삶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구청장은 이런 구조를 깨트리기로 작정했다. 세심하고 신중하게 접근,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돌려놓겠다고 했다. 그는 “인구를 무조건 늘리기보다 동구 발전에 적정한 인구를 알아보는 게 순서라고 판단돼 민간업체에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구의 활로는 관광산업에서 찾을 계획이다. 북항 재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여객터미널과 크루즈선을 연계해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민자를 유치해 북항과 구봉산을 잇는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광복동과 서면이 관광벨트로 연결돼 부산 원도심의 중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복안이다. 피란민들 판자촌과 임시수도 등 시대상을 담은 역사문화관과 북항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만들 계획이다. 부산역권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상업지역과 공공지역, 문화지역 등을 두루 갖춘 북항이 부산의 중심으로 급부상할 것이란 판단에 따랐다. 초량천은 서울의 청계천처럼 개발, 산복도로 이바구길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박 구청장은 “이 모든 계획은 구청장 혼자 할 수 없으며 구민이 참여하고 구민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새누리 김무성號 출범] “재·보선 후 대탕평 인사… 대통령의 밝은 눈과 큰 귀 되겠다”

    [새누리 김무성號 출범] “재·보선 후 대탕평 인사… 대통령의 밝은 눈과 큰 귀 되겠다”

    김무성 새누리당 신임 대표는 14일 “7·30 재·보궐 선거까지 일절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대대적인 인사 및 조직 개편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재·보선이 끝난 뒤 대탕평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면서 “그동안 당에서 소외받았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인사를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 김 대표는 “당 경력으로 보나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의 공로로 보나 당 대표가 되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처음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을 때부터 한 번도 자신감을 잃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향후 당·청 관계에 대해서는 “할 말은 하겠다”고 운을 뗀 뒤 “대통령의 밝은 눈과 큰 귀가 되어 여론을 경청해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젊은 층이 사회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정직하게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해 좌절감을 느끼면서 우리 사회가 분노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젊은 층의 아픈 마음을 달래 주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개발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풍우동주(風雨同舟)라는 표현처럼 우리는 비바람이 불어도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며 전당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불거진 서청원 의원과의 갈등 봉합도 시도했다. 김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은 ‘10년 애증’의 관계를 이어 왔다.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의 한가운데에서 한나라당 대표로 추대된 박 대통령은 이듬해 김 대표를 사무총장으로 발탁했다. 이후 김 대표는 ‘원조 친박(친박근혜)계’이자 친박계 좌장으로 통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대권 재수’ 시절 ‘세종시 수정안’ 찬성을 비롯해 각종 현안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2009년 5월 당·청이 계파 갈등 봉합을 위해 김 대표를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을 때 박 대통령이 이에 반대하면서 좌초된 일도 있었다. 이후 김 대표는 사석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고 두 사람 사이에는 회복할 수 없을 만큼의 깊은 골이 패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김 대표가 현재 ‘비박(비박근혜)계·비주류 좌장’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날 김 대표가 선출된 것과 관련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김 대표는 ‘무대’라고 불린다. 무대는 ‘김무성 대장’의 약칭으로 그의 ‘통 큰 보스 기질’도 함축된 용어다.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반드시 챙긴다는 후문이다. 그가 당 대표 자리에 오른 만큼 이제는 ‘김무성 대표’의 약어로도 통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런 보스 기질은 과거 ‘3김 정치’의 명암과 연결될 개연성도 적지 않아 대권 후보로서의 정치적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이명박계의 ‘공천 학살’ 속에도 무소속으로 당선돼 돌아왔고 2012년 19대 총선 때 공천에서 탈락하고도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 승리를 이끌어 냈다. 같은 해 대선에서는 새누리당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을 승리로 이끈 뒤 “이제 제 역할은 끝났습니다”라는 메모만 한 장 남긴 채 훌훌 떠났다. 김 대표는 1984년 ‘상도동계 막내’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뒤 민주화추진협의회 창립 멤버로 정치권에 첫발을 내디뎠다. 1992년 김 전 대통령 후보 총괄국장, 14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 대통령 민정비서관, 1994년 내무부 차관 등을 지냈다. 15, 16, 17, 18, 19대까지 5선 의원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임가공 감세물품 등 전자신고 허용

    관세청은 경제활성화 및 규제개혁 차원에서 기업에 불편을 주는 수입규제 완화를 위해 ‘수입통관 사무 처리에 관한 고시’를 개정, 14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국에서 물품 신고 때 관세 감면대상 물품은 원칙적으로 세관을 방문해 종이서류를 제출하지만, 앞으론 세관 방문 및 서류 제출 없이 전자신고로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는 전자신고 대상 물품으로 해외 임가공 감세물품, 250달러 이하 상업용 견본품, 세율불균형 감면물품, 재수입 면세 물품, 수출입물품 포장용품 등이 포함됐다. 또 최초 신고납부한 세액이 부족해 세액을 추가 납부할 경우 그동안은 추가 납부 세액을 입증할 변경 계약서와 송품장 등 증빙서류를 세관에 제출했으나 앞으로는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소고기 수입 때 양지·등심·갈비 등 부위별로 수입신고를 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세번(관세율표의 상품 번호)이 같으면 한 번에 신고할 수 있다. 수출입 폐업 신고 때 폐기 대상인 서류목록과 통관 관련 서류를 종전에는 통관지 세관에 제출했으나 신고인의 사업장 소재지 관할 세관에도 제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입통관 규제 완화에 이어 검사·검역 등 수입 요건에 대한 정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학생 안전사고 경각심 일깨우고 싶어요”

    지난해 7월 18일 충남 태안군 안면도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후배 5명을 잃은 공주사대부고 선배들이 사고 1주기를 맞아 모금과 함께 추모 캠페인을 벌인다. 11일 공주사대부고 56기 졸업생들에 따르면 오는 15일까지 50만원을 목표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유캔펀딩에서 모금활동을 펼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감자를 상대로 자금을 모으는 펀딩이다. 56기는 올해 공주사대부고를 졸업한 이들로, 지난해 해병대 캠프에서 숨진 학생들의 한 학년 선배다. 이들은 모금한 돈으로 1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서울에서 추모 캠페인을 연다. 56기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앞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각종 사고 의혹에 대한 전면 재수사 및 감사, 책임자 엄중 처벌, 정부의 사후 대책 이행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어 감사원, 국회, 정부서울청사, 광화문광장에서 요구 사항을 담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며 시민들에게 리플릿을 나눠주는 캠페인을 벌인다. 56기 졸업생 신재원(19)씨는 “페이스북에 ‘후배들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더니 동기생들이 뜻을 같이했다. 모금한 돈은 이날 사용할 현수막, 피켓, 홍보 전단 제작에 쓸 예정”이라면서 “사고 이후에도 세월호와 마우나리조트 참사 등 학생 안전 사고로 이어진 불감증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주사대부고는 1주기인 18일 교내에서 추모 편지 전시회, 추모 사진전, 추모 리본달기에 이어 유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안전헌장 선포식’ 등으로 짜인 추모식을 갖는다. 해병대 캠프 희생자들과 동급생인 이 학교 3학년들은 추모식을 마친 뒤 천안공원묘원을 단체로 찾아가 안타깝게 스러진 친구들에게 묵념하고 헌화한다. 공주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檢 조사거부’ 김형식 구속기간 연장

    재력가를 살인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식(44·구속) 서울시 의원 사건을 조사 중인 검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의원이 “경찰이 함정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며 검찰 조사를 계속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직접적인 물증을 찾지 못하면 살인교사 혐의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은 김 의원이 지난 8일 검찰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에서 “변호인이 신청한 증거보전 신청 내용 중 원점 재수사의 필요성을 정중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의원 측 변호인은 지난 7일 서울남부지법에 경찰이 함정·표적수사를 했다며 증거보전 신청을 냈고 이후 방어권 행사 차원으로 검찰 수사 때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된 피의자는 강제로 소환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김 의원이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면 살인교사 혐의에 대한 입증이 어려워질 수 있다. 검찰은 살인교사 사건의 직접 증거를 더 확보했느냐는 질문에 “공범 팽모(44·구속)씨의 진술이 직접 증거”라면서도 “다만 팽씨가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뒤집으면 증거 효력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던 팽씨는 전날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김 의원과 팽씨의 구속기간을 오는 2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한편 법원은 김 의원 측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보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법원이 지난 6월 22일부터 지난 4일까지 서울 강서경찰서 유치장 내부를 촬영한 폐쇄회로(CC)TV 기록과 변호인접견실 내 녹음파일 등을 압수하되 감정은 하지 않도록 하는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검찰은 김 의원 측이 함정수사 의혹을 제기한 ‘유치장 쪽지 전달’ 사건과 관련해 CCTV 영상을 별도로 확보해 조사할 방침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진경호의 시시콜콜] 지구촌 수학천재들이 몰려온다

    [진경호의 시시콜콜] 지구촌 수학천재들이 몰려온다

    지하철 노선도엔 수학이 담겨 있다. 늘리거나 줄여서 공이나 점으로 만들 수 있으면 같은 것으로 간주하는 ‘위상수학’의 개념이 녹아 있다. 위상수학에선 하나의 구멍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머그잔과 도넛을 같은 것으로 친다. 2002년 은둔의 러시아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이 증명해 내기까지 우주가 하나의 커다란 공처럼 생겼을 것이라는 가설로 100년간 세계 7대 난제의 하나로 군림해 온 ‘푸앵카레의 추측’이 이 위상수학의 영역이다. 미적분 얘기만 나와도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사실 수학은 이처럼 우리 일상의 모든 영역에 녹아 들어 있다. 인류의 역사를 만들고, 미래를 여는 게 수학이다. 2차 세계대전을 연합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건 해독하는 데 몇 달 걸리던 독일군 암호를 몇 분 만에 풀어버린 영국의 천재수학자 앨런 튜링이 있었기 때문이고, 136억년 전 우주의 탄생에 다가갈 수 있었던 것도 물리학적 발견을 ‘참’ 아니면 ‘거짓’인 수학적 분석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을 이끈 천재 수학자들의 얘기는 수학 자체만큼이나 고독하고, 그래서 더 신비롭기만 하다. ‘Xⁿ+Yⁿ=Zⁿ에서 ⁿ이 3 이상이면 이를 만족시키는 양의 정수 X, Y, Z는 없다’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350년 뒤인 1995년 영국 수학자 앤드루 와일즈가 책 한 권 분량으로 증명하기까지 숱한 천재들을 좌절로 몰아넣기도 했다. 인류 최고의 수학자로 불리는 가우스는 이 문제를 두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문제”라고 일축했다지만 실리콘밸리를 넘어 할리우드에까지 수학자들이 몰리는 현실은 수학이 기초과학의 울타리를 넘어 응용과학, 심지어 첨단산업기술과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자리했음을 말해준다. 현대수학의 천재들이 서울로 몰려든다. 다음달 13일부터 21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ICM)에 세계 100개국 5000여명의 수학자들이 참여한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수학 월드컵’이다.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과 울프상, 아벨상 등 최고 권위의 수학상을 휩쓴 존 밀노어와 ‘쌍둥이 소수’ 전문가 장 위탕 등 유수의 석학들이 18번째 필즈상 수상자의 탄생을 지켜보게 된다. 수학의 난제들만 집중 연구하는 세계 유일의 수학난제연구센터(CMC)가 지난해 11월 고등과학원(KIAS)에 들어섰건만 정작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이를 모르고 있다.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어린 학생들이 상위권을 휩쓸면서도 필즈상 수상자는 내지 못한 수학 개발도상국이다. 건국 이후 처음 맞는 지구촌 수학축제가 모쪼록 과학입국의 새로운 디딤돌이 되길 빈다. jade@seoul.co.kr
  • 폭포수는 베개삼고… 별님으로 이불덮어… 중문, 맨몸 글램핑

    폭포수는 베개삼고… 별님으로 이불덮어… 중문, 맨몸 글램핑

    캠핑은 즐겁다. 무엇보다 자연과 직접 교감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여기에 가족이나 연인, 친구끼리 좁은 텐트 속에 함께 머리를 누이면 정은 더욱 도타워진다. 아마 없던 정도 생길 게다. 문제는 갖춰야 할 장비가 많다는 것. 더구나 제주에서 캠핑을 즐기려면 장비가 보통 큰 짐이 아니다. 그래서 서귀포 중문마을 사람들과 한국관광공사가 묘안을 냈다. ‘마을 글램핑’이다. 이 마을 캠핑장에선 장비가 필요 없다. 달랑 몸만 가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요즘 주목받는 제주의 나들이 트렌드 가운데 하나가 글램핑이다. 시발지는 제주의 특급호텔들. 한두 해 전부터 열풍이 불기 시작해 여전히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글램핑은 ‘호화로운’(Glamorous)과 ‘캠핑’(Camping)의 합성어다. 화려한 텐트에 머물며 고급 레저활동을 즐기는 걸 일컫는다. 아쉬운 건 텐트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없다는 것. 이를 보완한 게 서귀포 중문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중문진실캠핑장’이다. # 관광공사가 터 파고 밀레가 텐트 협찬 중문진실캠핑장은 한국관광공사와 아웃도어 기업 밀레가 함께 조성하고, 주민들이 운영을 맡는 형태다. 밀레는 텐트와 침낭 등 현물을 제공했고, 관광공사는 부지와 데크, 공동 취수장 및 샤워장 등 기반시설을 조성했다. 중문진실캠핑장이 갖는 의미에 대해 관광공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지역 주민과 관광공사, 그리고 기업이 참여하는 관광두레 대표사업인 ‘중문진실캠핑장‘ 조성사업이 중문관광단지와 연계한 지역전통문화체험 관광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제시됨으로써 기업과 주민의 상생적 가치창출(CSV)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말이 좀 어렵다. 쉽게 말해 장비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고 중문마을 주민들이 살뜰하게 돌봐주는 캠핑장에서 편히 캠핑을 즐기시라, 그러면 관광객과 주민 모두가 좋다, 이런 뜻이다. # 무거운 장비 안 챙겨가고 하룻밤 호젓한 호사 중문진실캠핑장에는 총 24동의 텐트가 설치돼 있다. 텐트 바닥엔 매트리스가 깔렸고, 가스레인지와 코펠 등 주방용품 일체와 타프, 의자, 간이침대, 침낭 등도 빠짐없이 갖췄다. 가족단위 초보 캠퍼들을 위해 온수 사용이 가능한 샤워장과 화장실을 비롯해 야외 공연장 등의 부대시설도 갖췄다. 관광객들이 준비해가야 할 건 먹거리와 칫솔 등 개인 위생용품 등이다. ‘호화’(Glamorous)롭지는 못해도 자연의 질감을 만끽할 수 있는 ‘캠핑’의 본질에는 더없이 충실한 캠핑장인 셈이다. ‘숙박예약’이 끝났으면 주변을 살펴보자. 중문진실캠핑장이 들어선 곳은 천제연 난대림 안이다. 원래 천제연 공원이었던 곳을 캠핑장으로 바꿨다. 중문동 계곡을 따라 형성된 천제연 난대림은 자체가 천연기념물(제378호)이다. 좁은 산책로가 조성된 것 외에는 인공의 손길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원시의 숲이다. 숲에선 330여종의 식물들이 자란다. 특히 제주도 희귀 특정동식물로 지정된 솔잎란과 백량금이 절벽 틈에 자생하고 있고, 담팔수 등 제주 특산 식물들이 가득하다. # 칠선녀 노닐던 천제연 폭포 나홀로 만끽 숲 중앙은 천제연 폭포다. 옥황상제의 칠선녀가 밤중에 물이 맑고 조용한 이 연못에 내려와 목욕과 빨래를 했다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이다. 천제연 폭포는 3단 폭포로 이뤄졌다. 위로부터 제1폭포는 ‘웃소’, 70여m 아래의 제2폭포는 ‘알소’, 다시 150m 정도 내려간 곳의 제3폭포는 ‘고래소’를 만들었다. 천제연 입구엔 채구석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채구석은 1901년 이재수난에 연루돼 관직에서 물러난 대정현감이다. 천제연 물을 베릿내 오름 앞까지 끌어내는 관개(灌漑)공사를 주도해 5만여 평의 논을 조성하고 논농사를 짓게 한 이다. 지금도 당시 조성한 관개수로의 흔적이 남아 있다. 성천봉(101m)의 중턱인 이른바 ‘불근덕 기정’ 절벽 지대엔 베릿내(별이 냇물처럼 흐른다는 뜻) 폭포가 흐른다. 성천(星川) 폭포로도 불리는데, 천제연에서 끌어온 물줄기를 밑으로 떨어뜨려 조성했다. 높이 59.6m로 제주지역 폭포 중 낙차가 가장 높다. 천제연 난대림의 진가는 새벽에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새벽을 여는 건 새소리다. 텐트 바로 위 먼나무 가지에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날아와 다양한 높낮이로 울어댄다. 잠 깨우는 능력으로 보자면 뻐꾸기 자명종쯤은 댈 게 못 된다. 옅은 아침 안개가 감싼 숲은 무서울 만큼 깊고 조용하다. 공기는 청량하고 차갑다. 전날의 퀴퀴했던 기운은 저만치 사라지고 없다. 현지 주민들이 한여름 무더위에도 한기를 느낄 만큼 시원하다며 자신했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숲엔 인적이 드물다. 의자에 홀로 앉아 천제연 폭포를 완상하는 맛이 각별하다. 제주 3대 폭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천제연 폭포를 독차지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폭포 아래쪽, 그러니까 천제연의 2단과 3단 폭포 중간쯤엔 선임교가 세워져 있다. 칠선녀 다리로도 불리는 아치형 철제다리다. 폭포와 중문관광단지를 잇고 있다. 선임교 위에 서면 한라산이 잘 보인다. 동틀 무렵이면 한라산 뒤쪽이 주황빛으로 물든다. 한라산 부악 언저리에 실 같은 구름 한 자락 걸치면 딱 그림이다. 다리 높이는 하천에서 50m. 굽어보면 아찔할 정도의 높이다. 그 아래로 난대림 숲이 물처럼 흐른다. 숲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천제교∼성천포 제2천제교까지 1㎞ 남짓한 구간에 나무 데크를 깔았다. 천제연 폭포와 성천봉을 오가는 데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 달빛걷기·오름트레킹·승마 등 프로그램도 캠핑장 외에 중문단지와 연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이른바 ‘챌린지 캠프’다. 캠핑객을 대상으로 중문단지와 인근마을 관광자원을 활용한 걷기프로그램(중문골프장 달빛걷기, 올레길걷기, 계곡·오름트레킹 등), 중문단지 100%즐기기(박물관투어, 요트투어, 승마, 중문오일장 투어 등), 체험프로그램(옹기만들기, 커피농장, 전통차, 쉰다리, 빙떡만들기 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캠핑객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15일께 프로그램이 시작될 예정이다. 캠핑장 주변에 돌아볼 만한 곳이 꽤 많다. 해수욕을 즐기려면 중문색달해변이 좋다. 특급호텔들이 몰린 중문관광단지 앞에 있어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해변 뒤쪽의 웅장한 해안절벽도 볼거리다. 낚시를 즐기는 캠핑객이라면 대포포구를 권한다. 방파제가 깔끔하게 조성돼 편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인근 낚시가게 주인은 이른 새벽에 독가시치가 잘 나온다고 귀띔했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가는 길 제주공항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여미지 식물원 앞에 내리면 도보로 10분 남짓 걸린다. 승용차로는 중문관광단지 입구에서 천제교를 지나자마자 우회전 해 곧장 가면 된다. 중문진실캠핑장 이용료는 텐트 한 동당 주말 기준 1박에 9만 9000원이다. 주중은 6만 9000원. 예약은 홈페이지(www.jungmuncamp.com)에서 받는다. 738-1011. 바비큐 등 먹거리 재료는 중문시장에서 사면 된다. 천제연 폭포 입구에서 차로 5분 거리다. 캠핑장 안에도 과자류 등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매점이 있다. 맛집 명진전복은 전복돌솥밥으로 이름난 집이다. 점심시간 무렵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세화항 옆에 있다. 782-9944. 구좌읍 좀녀네집(782-8884)은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을 낸다. 1만~2만원 선에 해삼, 문어 등을 맛볼 수 있다. 전복죽(1만원, 2인 이상)은 30분 전에 예약해야 제때 맛볼 수 있다.
  • 檢, 前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모친 형 집행 3개월간 정지 결정

    회사돈 400억원을 횡령하고 회사에 97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이선애(86) 전 태광그룹 상무에 대한 형 집행이 3개월 동안 정지된다. 서울중앙지검(검사장 김수남)은 전날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이 전 상무의 형기는 3년 6개월가량 남은 상태다. 이호진(52) 전 태광그룹 회장의 모친인 이 전 상무는 2011년 징역 4년에 벌금 10억원이 확정됐다. 그는 지난해 3월 고령성 뇌경색, 치매 등을 이유로 형 집행 정지 결정을 받았고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연장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지난 3월 이 전 상무 측이 또다시 연장을 신청하자 검찰은 “수형생활로 인해 현저하게 건강이 나빠질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불허하고 서울구치소에 재수감했다. 검찰 관계자는 “식사는 물론 대소변조차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이 전 상무가 죄책감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 상태라는 전문의 소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수능이 로또도 아닌데…” 9월부터 최악의 입시 눈치작전

    “수능이 로또도 아닌데…” 9월부터 최악의 입시 눈치작전

    “수능이 로또도 아닌데, 그동안 공부한 시간과 노력을 정당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문제를 정확하게 푸는 기계를 뽑는 것도 아니고 평생 한 번뿐인 시험인데 실수와 실력은 최소한 구분하도록 해 줘야죠.” 서울의 한 고교 3학년생인 김모(18)군은 지난 2일 6월 모의평가 성적표를 받아 쥐고 깜짝 놀랐다. 영어에서 단 한 문제를 틀렸는데 2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평소 김군보다 훨씬 성적이 떨어지는 주변 친구들 중에서도 만점을 받은 이가 상당수였다. 김군은 “사교육을 줄인다는데, 정작 애들은 더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여름방학에 영어학원을 더 다니겠다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물수능’(쉬운 수능) 논란이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중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쉬운 수능으로 인해 갈 수 있는 학교나 학과가 한 문제 차이로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 ‘운빨(운에 기대는 현상)이 최고’라는 자조적인 말이 유행처럼 번진다. 당장 오는 9월 시작되는 수시모집부터 역대 최악의 눈치작전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일선 학교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뚜렷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쉬운 수능이 도가 지나쳐 최소한으로 갖춰야 할 시험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입을 모은다. 국어와 수학 등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된 것도 문제지만, 지난해 수준별에서 올해 다시 통합형이 되는 등 매년 시험 방식이 바뀌어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은 영어가 특히 문제다.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영역 만점자는 전체 응시생의 5.37%에 이른다. 역대 가장 쉬웠던 것으로 평가받는 2012학년도 영어 만점자 비율(2.67%)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당초 1등급을 4%가 되도록 해 놓은 수능의 기초 설계마저 흔들었다. 1개가 틀리면 2등급, 2개 틀리면 3등급으로 상위권 학생들은 영어의 실수는 곧 대입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런데도 평가원은 “11월 치러지는 수능에서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쉬운 수능’이 정부 방침인 만큼 이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영어를 쉽게 출제하면 사교육 광풍이 줄어들 것이라는 막연한 논리 때문인데, 정작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오히려 재수를 부추기고, 사교육 시장 역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손태진 풍문여고 진학부장은 “중위권 이하는 시험이 쉽게 출제되더라도 고르게 분포하는 경향이 있어 그리 큰 피해가 없지만 중상위권 학생, 특히 최상위권 학생들은 절대적으로 피해를 본다”면서 “시험이 쉽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게 중요하므로, 재학생들이 불리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문제풀이를 위주로 하고 실수를 줄이는 사교육이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쉬운 수능으로 인한 영어 등 일부 과목의 변별력 약화가 논술 등 다른 사교육 시장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능이 쉬워지면 1등급의 80~90%가 특목고와 자사고, 재수생들이 차지할 수 있다”면서 “올해는 지난해 영어에서 수준별 출제를 하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낙방해 재수생 비율이 높은 만큼, 일반고 재학생들이 불이익을 보고 다시 내년 재수생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입시에서는 한 가지 요소가 변별력을 상실하면 다른 요소로 사교육이 급격히 쏠리는데, 수능이 쉬우면 불안한 수험생들이 논술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학의 별장 성접대 동영상 속 여성은 나”

    지난해 큰 파문을 일으킨 ‘별장 성 접대’ 사건에 등장하는 여성 이모(37)씨가 8일 이 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하는 취지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 대상은 건설업자 윤중천(53)씨와 김학의(58) 전 법무부 차관으로, 혐의는 성폭력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상습 강요) 등이다. 이씨는 고소장에서 “검찰이 확보했던 성관계 동영상 CD에 등장하는 여성이 바로 나”라고 주장했다. 이씨가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을 자신이라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검찰조사 당시 이씨는 동영상에 나오는 여인이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처음 본 영상은 흐릿해 확인이 불가능했고 원본을 본 이후엔 번복할 용기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검찰은 당시 여성의 신원을 파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의혹에 연루된 김 전 차관을 불기소 처리했기 때문이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이씨로 확인될 경우 김 전 차관은 성폭력특례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별장 성 접대 사건은 건설업자 윤씨가 강원 원주 별장에 김 전 차관 등 유력 인사들을 불러 성 접대 파티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해 경찰이 수사를 벌인 사건이다. 그러나 윤씨는 성폭행 혐의는 인정되지 않고 배임 등의 혐의로만 기소돼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김 전 차관에 대해서는 검찰이 무혐의 처분해 ‘봐주기 수사’ 비판도 일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김형식 측 “경찰, 물증 확보 못해 함정수사 했다”

    재력가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김형식(44) 서울시의회 의원이 “경찰이 표적·함정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며 검찰 조사를 거부하고 나섰다. 8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수감된 구치소에서 불출석 사유서를 직접 작성해 검찰에 제출했다. 사유서에는 자신이 결백하고 검찰에 할 말이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검찰에 송치된 뒤 두 차례 이상 조사를 받았으며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은 처음이다. 또 김 의원 측 변호인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4일까지 서울 강서경찰서 유치장 내부를 촬영한 폐쇄회로(CC)TV 기록과 저장장치, 변호인접견실 내 동영상녹음기기와 녹음파일 등을 압수·보관해 달라는 증거보전 신청을 지난 7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냈다. 변호인은 경찰이 팽모씨의 진술 말고는 다른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자 함정수사를 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의견서에서 “김 의원이 유치장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었는데 한 칸 건너 방에 있던 팽씨가 먼저 계속해서 ‘미안하다, 내가 어떻게 진술하면 좋겠느냐’고 소리를 질렀다”면서 “그러는 과정에서 뜬금없이 유치장보호관이 종이를 가져다 주며 팽씨에게 연락할 것이 있으면 쓰라고 했고 김 의원은 팽씨의 허위 진술이 두려워 묵비권을 행사해 달라는 쪽지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 의원이 팽씨에게 보낸 쪽지 세 장이 김 의원의 혐의를 입증할 유력한 증거라고 발표했었다. 변호인은 이어 “이 사건의 실체적인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팽씨의 통화 내역에서 조직폭력배와의 연관관계를 발견했다”면서 “송씨와 원한이 있는 조직폭력배들로부터 살인을 청부받은 팽씨가 범행 뒤 송씨 가방에 있던 권리관계서류를 훔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팽씨는 김 의원이 송씨에게 써 준 차용증을 훔치려 했다고 진술했지만 차용증은 송씨 사무실에 그대로 있었다. 한편 검찰과 경찰은 송씨가 작성한 ‘매일기록부’라는 장부에서 송씨가 김 의원을 통해 유력 정치인에게 억대의 돈을 건네려 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인물들의 계좌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대구 황산테러 공소시효 어떻게 되나…재정신청 기각결정 내려지면 범인 검거?

    대구 황산테러 공소시효 어떻게 되나…재정신청 기각결정 내려지면 범인 검거?

    ‘대구 황산테러 사건’ ‘황산테러 공소시효’ 대구 황산테러 공소시효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15년 전 대구 동구 효목동 주택가에서 발생한 ‘어린이 황산테러사건’의 공소시효가 8일 자정(밤 12시)를 기해 만료된다. 대구지검은 지난 2일 7개월여 재수사를 벌인 대구 동부경찰서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한 ‘황산테러사건’에 대해 공소 제기할 용의자를 특정할 구체적 증거가 없어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황산테러사건’ 자체의 공소시효는 8일 자정에 만료된다. 다만 황산테러로 숨진 고 김태완 군의 부모가 지난 4일 평소 용의자로 지목해 온 동네 주민을 살인혐의로 고소한 이후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내리자 대구고등법원에 낸 재정신청은 심사가 진행 중이다. 대구고법이 3개월여의 심사를 거친 뒤 동네 주민에 대해 검찰에 공소제기 명령을 내릴 경우 검찰은 이 용의자를 기소해 재판에 세울 수 있고 혐의가 드러나면 처벌도 가능하다. 그러나 재정신청에서도 대구고법이 기각결정을 내릴 경우 ‘대구 황산테러사건’은 영구미제로 남게 되고 범인이 특정되더라도 공소시효 만료로 인해 처벌을 할 수 없게 된다.
  •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혐의없음’…공소시효 극적 중지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혐의없음’…공소시효 극적 중지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혐의없음’…공소시효 극적 중지 공소시효 만료를 3일 앞둔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의 공소시효가 정지됐다. 대구지검은 4일 김태완(1999년 당시 6세)군 부모가 용의자에 대해 제출한 고소장에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이에 유가족은 법원에 재정신청을 냄에 따라 공소시효가 정지됐다. 재정신청이 접수되면 사건에 관한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봐 사실상 재정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태군 부모는 이날 오전 대구지검에 용의자를 상대로 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태완군 부모는 지난달 30일부터 대구지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오다가 담당 검사와의 면담 끝에 고소장을 냈다. 태완군 측 변호를 맡은 박경로 변호사는 “검찰이 고소장에 대해 불기소 처분시 태완군 부모는 관할 고등법원에 불기소처분이 적법하지 않다는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며 “재정신청을 하면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기에 재정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소시효가 중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한 관계자는 “비록 부모가 고소장을 제출했어도 공소시효 만료까지 3일밖에 남지 않아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와는 별개로 경찰은 태완군 사건을 지난 2일 검찰에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했다. 권창현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송치했다고 해서 수사를 그만두는게 아니라 앞으로 유력 제보가 들어오거나 수사할 사안이 들어오면 바로 수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경찰이 용의자를 추측조차 못하는 상황에 놓이자 주민들은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15년 전부터 수사상황을 지켜봤다는 한 주민은 “한동안 잊고 지낸 사건이 회자되면서 귀갓길이 무서워 집에 들어가지 못하겠다”며 “아이들도 데리러 와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이모(50·여)씨는 “4년전 도시가스 공사를 위해 골목길의 인도를 모두 교체했었는데도 경찰은 재수사 때 남아있는 성분을 분석하겠다며 인도벽돌 일부를 가져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는 1999년 5년 20일 동구 효목동 한 골목길에서 학원에 가던 태완군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으로부터 황산을 뒤집어쓴 뒤 숨진 사건이다. 오는 7일이면 ‘개구리소년 집단 실종 사건’에 이어 대구에서 어린이를 상대로 한 또다른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을 전망이다. 네티즌들은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공소시효 극적 중지, 앞으로 미제사건으로 남나”,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공소시효 극적 중지, 부모 마음이 얼마나 안 좋을까. 너무 안타깝다”,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공소시효 극적 중지, 좋아할 상황만은 아니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고소장 ‘혐의없음’ 결론…앞으로의 과정은?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고소장 ‘혐의없음’ 결론…앞으로의 과정은?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고소장 ‘혐의없음’ 결론…앞으로의 과정은? 공소시효 만료를 3일 앞둔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의 공소시효가 정지됐다. 대구지검은 4일 김태완(1999년 당시 6세)군 부모가 용의자에 대해 제출한 고소장에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이에 유가족은 법원에 재정신청을 냄에 따라 공소시효가 정지됐다. 재정신청이 접수되면 사건에 관한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봐 사실상 재정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태군 부모는 이날 오전 대구지검에 용의자를 상대로 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태완군 부모는 지난달 30일부터 대구지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오다가 담당 검사와의 면담 끝에 고소장을 냈다. 태완군 측 변호를 맡은 박경로 변호사는 “검찰이 고소장에 대해 불기소 처분시 태완군 부모는 관할 고등법원에 불기소처분이 적법하지 않다는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며 “재정신청을 하면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기에 재정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소시효가 중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한 관계자는 “비록 부모가 고소장을 제출했어도 공소시효 만료까지 3일밖에 남지 않아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와는 별개로 경찰은 태완군 사건을 지난 2일 검찰에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했다. 권창현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송치했다고 해서 수사를 그만두는게 아니라 앞으로 유력 제보가 들어오거나 수사할 사안이 들어오면 바로 수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경찰이 용의자를 추측조차 못하는 상황에 놓이자 주민들은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15년 전부터 수사상황을 지켜봤다는 한 주민은 “한동안 잊고 지낸 사건이 회자되면서 귀갓길이 무서워 집에 들어가지 못하겠다”며 “아이들도 데리러 와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이모(50·여)씨는 “4년전 도시가스 공사를 위해 골목길의 인도를 모두 교체했었는데도 경찰은 재수사 때 남아있는 성분을 분석하겠다며 인도벽돌 일부를 가져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는 1999년 5년 20일 동구 효목동 한 골목길에서 학원에 가던 태완군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으로부터 황산을 뒤집어쓴 뒤 숨진 사건이다. 오는 7일이면 ‘개구리소년 집단 실종 사건’에 이어 대구에서 어린이를 상대로 한 또다른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을 전망이다. 네티즌들은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공소시효 극적 중지, 앞으로 미제사건으로 남나”,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공소시효 극적 중지, 부모 마음이 얼마나 안 좋을까. 너무 안타깝다”, “대구황산테러 용의자 공소시효 극적 중지, 좋아할 상황만은 아니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안 국회 통과시켜야

    이틀 후면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1999년 5월 당시 다섯 살이던 태완군은 대구 동구 효목동 집 앞에서 누군가가 쏟아 부은 황산에 전신 화상을 입고 49일 만에 숨졌다. 용의자가 있었지만 증거가 부족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재수사도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고 만료 시간만 다가오고 있다. 가족들은 범인을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효가 만료되면 희망도 사라진다. 문제는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회는 속히 법안 논의를 재개해 통과시켜야 한다. 공소시효란 범죄가 발생한 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국가의 소추권과 형벌권을 소멸시키는 제도다. 증거훼손 등으로 혐의 입증이 어려워진다는 게 첫째 이유다. 법적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고 범인이 도피 생활을 하는 동안 정신적인 고통을 받으며 처벌에 준하는 죗값을 받는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흉악한 범죄는 시간이 지났다고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3년 전 아동과 장애인에 대한 성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일명 ‘도가니법’이 발효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15년이었다가 2008년부터 25년으로 늘어났다. 그랬다가 2012년 20대 여성을 토막 살해한 ‘오원춘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는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이 법안은 국회에서 2년 동안이나 방치되고 있다.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 피살자의 유족은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고의적이고 극악무도한 살인범에게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에서 해방시켜 활개를 치며 살도록 해주는 법적 관용을 베풀 이유는 없다. 비록 잡지 못하더라도 죽을 때까지 체포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살도록 하는 게 유족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생명을 경시하고 파괴하는 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DNA 분석 등 과학적 수사기법의 발달로 수십년이 지나서도 증거를 찾아내기도 한다. 그런 배경에서 미국의 많은 주와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은 살인을 포함한 중대 범죄의 공소시효를 없앴다. 반인륜·반인권 범죄는 공소시효 배제는 물론 사면에서도 제외하는 게 세계적인 흐름이다. 그렇게 보면 국회가 형소법 개정안을 내버려두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법적 안정성을 위해 정의를 희생시키지 말아야 한다.
  • [현장 블로그] 법피아의 의리

    [현장 블로그] 법피아의 의리

    홍명보 감독의 ‘의리 축구’에 대한 비난 여론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부터 한국 승리를 간절히 원했지만 이번에는 내심 ‘졸전 끝 16강 탈락’을 바랐습니다.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뛰는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리겠다”는 원칙을 스스로 깬 홍 감독, 그런 감독의 말만 믿고 K리그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을 수많은 선수들을 생각하니 이번 대표팀을 응원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성적이 예상 밖으로 좋을 경우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고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결국 대표팀은 ‘월드컵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력’이라는 해외 언론의 비판을 받으며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많은 축구 팬들이 허탈과 좌절을 넘어 분노하고 있습니다. 난데없이 ‘의리 축구’ 이야기를 꺼낸 것은 서울고검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고현철 전 대법관에게 내린 처분을 보며 판사, 검사, 변호사들의 ‘끈끈한 의리’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고 전 대법관은 대법관 재직 시절인 2004년 LG전자 사내 비리를 감찰팀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정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행정소송 상고심을 맡아 사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에 정씨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는데 2009년 퇴임한 고 전 대법관이 대형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이 소송에서 사측 대리인을 맡아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변호사법은 공무원 직무상 취급했던 사건을 변호사로서 수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씨는 고 전 대법관의 사건 수임은 부당하다며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첫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죄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하지만 이 결론은 정씨의 불복으로 진행된 고검의 재수사에서 뒤집혔습니다. 고 전 대법관의 행위가 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고검은 전직 대법관을 재판정에 세우지 않고 고작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막강한 전관의 지위를 인정받아 대형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뒤 법률과 법조인의 윤리를 저버린 전직 대법관, 그런 법조계 선배를 감싼 검사들을 보며 ‘법피아’(법조인+마피아)라는 신조어를 다시 한번 떠올렸습니다. ‘의리 축구’에 등을 돌린 국민 마음은 대표팀이 4년간 착실히 준비해 되찾으면 됩니다. 하지만 ‘법피아의 의리’로 무너지고 있는 사법 신뢰는 언제쯤 회복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울 따름입니다. psk@seoul.co.kr
  • 새 단서 찾아도… 시간이 태워버린 15년 恨

    새 단서 찾아도… 시간이 태워버린 15년 恨

    어느새 15년이 흘렀다. 여전히 범인은 오리무중. 부모의 속은 새카맣게 타버린 지 오래다. 다섯 살짜리 남자아이가 동네에서 성인 남성에게 황산 공격을 당한 이른바 ‘대구 아동 황산 테러 사건’이 7일로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피해자인 고(故) 김태완군과 부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미제’ 강력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 연장·폐지 논란이 불붙고 있다. 1999년 7월, 대구시 동구의 한 골목길에서 황산 테러를 당한 김군은 49일 만에 숨졌다. 2005년 수사본부가 해체되고 지난해 12월 김군의 부모와 시민단체가 검찰에 재청원해 경찰의 재수사가 이뤄졌다. 본래 상해치사죄가 적용돼 공소시효가 10년이었으나 재수사를 시작하면서 살인죄(공소시효 15년)를 적용해 공소시효 만료가 2014년으로 미뤄졌다. 2008년,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15년에서 25년으로 늘어났으나 소급 적용을 받지는 못했다. 재수사 과정에서 김군 진술 녹취록의 재분석을 맡은 한국범죄심리평가원이 지난달 25일 “피해 아동의 진술로는 ○○아저씨를 가해자로 특정하기 어려우나 ○○아저씨를 지목하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면서 “피해 아동과 용의자 진술 간에 상이점이 발견되므로 재판 등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2일 “범인을 특정할 수 없다”며 ‘기소 중지’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이 ‘영구 미제’가 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강력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 연장이나 폐지를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이미 한국도 2011년 성폭력특별법이 개정돼 아동·장애인에 대한 강간·준강간이 공소시효 적용에서 배제됐고 지난해에는 아동·장애인에 대한 강제추행과 성폭력 살인죄 등도 포함됐다. 미국·독일·프랑스 등도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배제하고 중국도 살인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30년을 적용한다. 일본도 2010년 살인, 강도살인 등 12가지 중대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했다. 법무부는 2012년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했으나, 현재 관련 법안은 2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소시효를 두는 이유가 10년 이상 해결이 안 된 사건이 갑자기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점, 경찰 인력이 특정 사건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는 효율성에서 비롯된 것인데 요즘은 DNA 분석, 지문 감식 기술의 발달 등으로 미제 사건이 해결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강력 사건의 공소시효를 연장하고 궁극적으로는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대구 황산테러 사건 공소시효 D-3, 극적 반전 이뤄낼 수 있을까…영구 미제사건화 막으려면

    대구 황산테러 사건 공소시효 D-3, 극적 반전 이뤄낼 수 있을까…영구 미제사건화 막으려면

    ‘대구 황산테러사건’ ‘황산테러사건’ ‘대구 황산테러 공소시효’ 대구 황산테러 사건 공소시효 만료를 3일 앞두고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대구 황산테러 사건(태완이 사건)은 지난 1999년 5월 20일, 당시 6살이던 태완 군이 대구 동구 효목동 집 앞 골목에서 누군가가 쏟아 부은 황산을 뒤집어쓰고 전신 3도 화상을 입었다. 당시 의사는 몸의 40%에 3도 화상을 입은 태완이가 생존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결국 태완이는 사건 49일 만에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경찰은 범인을 확정하지 못했고, 시간이 흘러 2005년에는 수사팀도 해체됐다. 현재 대구 황산테러 사건은 15년 만에 공소시효 만료(7월 7일)를 3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간 황산테러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벌여온 대구 동부경찰서는 지난 2일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기소중지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구지검은 기존 형사 제1부 소속 수사지휘전담 검사를 아동범죄와 안전사고를 전담하고 있는 형사 제3부 소속 의사 출신의 검사에게 사건을 재배당했다. 남은 기간 검찰은 경찰의 수사자료를 토대로 용의자 특징 및 증거 관계자료를 자세히 검토해 전체 회의를 거쳐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지을 방침이다. 남은 기간 검찰은 경찰의 수사자료를 토대로 용의자 특징 및 증거관계자료를 자세히 검토해 전체 회의를 거쳐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지을 방침이다. 유족이 지목한 용의자를 검찰이 기소한다면 당장 만료를 앞둔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공소시효가 만료돼 영구미제로 남기 전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인 셈이다. 검찰시민위원회 회부 여부도 관심거리다. 2010년 6월 도입된 검찰시민위원회는 시민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 등을 심의해 기소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다. 검찰시민위원회에서 태완 군의 유족과 같이 태완 군의 생전 녹음파일과 태완 군의 부모가 줄기차게 지목하고 있는 용의자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면 권고사항 수준의 의견이라도 검찰로서는 고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검찰마저도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기소중지’ 결정을 내린다면 공소권이 사라져 추후 범인을 찾아내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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