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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은혜 “고3 대입서 불리하지 않게 대교협과 협의”

    유은혜 “고3 대입서 불리하지 않게 대교협과 협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대입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학사 일정이 차질을 빚은 데 따른 고3 학생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재수생과의 형평성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이날 전남 담양군 담양고등학교를 방문해 학교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학부모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고3이 대입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할 사안이 있으면 보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학부모들이 재수생과 고3 간의 형평성을 고려한 대입 정책이 있는지 묻자 이 같은 답변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연기 등 대대적인 대입 일정 변경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재수생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교육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게 한계다. 지난해 4월 예고된 대입 전형을 수정할 수 없는 데다 수능 난이도 조정은 고3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보기 힘들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준비하는 고3 학생은 1학기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할 내용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그러나 대학들이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하도록 할 경우 이번 대입부터 도입되는 ‘학종 블라인드 평가’와 충돌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부산시 노조, 오거돈 전 부산시장 측근 신진구 보좌관 복귀반대 집회

    부산시 노조, 오거돈 전 부산시장 측근 신진구 보좌관 복귀반대 집회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측근인 신진구 대외협력 보좌관이 사직 의사를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공무원 노조가 신 보좌관 업무복귀 규탄 집회를 여는 등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 공무원 노조는 18일 오전 부산시청 로비에서 노조위원장 등 40여명이 참석해 신 보좌관의 업무복귀를 반대하는 집회를 했다. 시청 안팎에서는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한 핵심 측근인 신 보좌관이 별다른 해명 없이 시청에 복귀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날 노조는 “오거돈의 핵심측근 신진구는 물러나라”, “시정파탄 책임 있는 정무라인 물러나라”, “무능하고 무책임한 개방직위 다 나가라” ,“변성환 권환대행 부산시민 우롱마라 등”의 글이 적인 현수막과 구호를 외치며 신 보좌관의 업무 복귀를 강력 규탄했다. 이들은 19일 오전에는 민주당 부산시 당사를 항의 방문할 방침이다.또 전재수 시당위원장을 만나 신 보좌관 복귀 경위 여부 등에 따질 예정이다.노조는 또 신 보좌관이 물러날때까지 1인 시위 등 계속 규탄 집회를 하기로 했다. 여원섭 노조 위원장은“박태수 전 정책 수석보좌관에 이어 신 전 보좌관의 사퇴 번복과 오 전 시장의 잠적 등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동”이라며 “부산시 이미지를 최악으로 실추시키고도 제집 드나들 듯이 사퇴를 번복하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 돌아와 일하는 것은 시정에 혼란과 분열만 야기시킬 뿐”이라고 밝혔다. 신 보좌관은 오 전 시장 사퇴 뒤 5일 만인 지난달 28일 사직서를 냈으나 지난 13일 ‘사직 의사 철회서’ 를 시에 제출했었다. 이어 14일 업무에 복귀했다.신 보좌관은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 수습에 개입했으며, 지난달 23일 오 전 시장 사퇴 기자회견 뒤 외부와 연락을 끊어 비난을 받았다.신 보좌관의 복귀는 김해 신공항, 북항 개발 등 현안사업 추진을 위해 정치권과의 긴밀한 접촉을 위해서는 정무라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부산시가 복귀를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신보좌관 업무 복귀에 대해 “시정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자신이 요청 했다”며 “동남권 관문 공항 추진과 국비 확보 등 정무 기능이 중요한 시점이며 신 보좌관이 일정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또 “야당 쪽과 이견 조율이 가능한 인사도 정무직으로 영입할 계획”이며 “노조가 걱정하는 것은 정무 라인의 과거 행태가 되풀이되는 것”이라며 “순수하게 정무 기능만 하고 절대로 인사나 시 정책에 개입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래통합당은 “부산시정을 책임져야 할 부산시청이 특정인들의 놀이터가 된 꼴”이라며 비난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그날, 이 아이들이 죽어야 하는 이유 따윈 없었다

    그날, 이 아이들이 죽어야 하는 이유 따윈 없었다

    대검·총·군홧발에 짓밟힌 평범한 아이들 5·18민주화운동 10대 사망자 36명시민군 가담 않은 희생자도 다수계엄군 도청앞 발포 13명 사망검시기록도 조작·왜곡 가능성1980년 5월 광주에서 소년·소녀가 숨졌다. 다 자라지 못한 그 작은 몸엔 수없이 많은 총알과 대검이 관통했고 주검은 군홧발에 짓밟혔다. 아이들이 죽어야 하는 이유 따윈 없었다. 삼촌 가게에 일하러 가던 19세 소년 노동자는 대검에 찔렸고, 공부하다 귀가하던 고2 남학생은 매복한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아픈 사람 살리겠다고 헌혈에 나선 17세 여고생은 총에 맞았고, 11살짜리 소년은 묘지 근처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사망했다. 서울신문은 5·18 광주민주항쟁 당시 희생된 10대 청소년들의 발자취를 정리했다.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이 공개한 검찰의 검시조서와 사망진단서를 확인했고, 국군 보안사령부가 작성한 ‘광주사태 관련 사망자 명단’과 ‘광주사태 사망자 검시 결과’를 국가기록원에 정보공개청구해 확인했다. 구술 기록을 확인하면서, 연락이 닿는 유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떤 죽음이 억울하지 않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특히 그랬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눈시울은 그렇게 40년간 마를 날이 없었다. 5·18 사망자 5명 중 1명은 10대 청소년 5·18 광주민주항쟁(5월 17~27일) 당시 사망한 165명 중 10대 청소년은 36명(21.8%)이다. 평균 나이는 16.7세로 정규교육을 거쳤다면 중학교 3학년이었을 나이다. 남자가 30명이었고 여자가 6명이었다. 검시조서에 기재된 직업을 보면 고등학생이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학업 대신 돈을 벌던 소년 노동자는 10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중학생 6명, 학교 밖 청소년(무직) 5명, 재수생 1명, 초등학생 1명이었다.사망 원인은 총상이 32명(88.9%)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검시조서를 보면 당시 계엄군이 사용한 총기인 M16에 의해 사망한 이들은 21명이었다. 시민군이 경찰의 무기고를 탈취해 사용한 카빈총으로 사망한 이도 6명이었다. 이 기록만 보면 시민군 간 오인 사격이 발생했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사망자 검시기록조차 조작·왜곡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두환 신군부는 계엄군의 학살 책임을 덜고자 카빈총에 의한 사망을 의도적으로 늘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실제로 5공화국 인사들은 카빈총 희생자가 전체 사망자 165명 중 28~88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광주민주항쟁은 군인의 양민학살보단 시민군의 오인사격이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이런 기록을 북한군이 개입한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아울러 총에 맞아 사망했지만, 죽음의 원인을 바꿔 분류하기도 했다. 김경환(19·점원)군은 자상 3곳, 총상 등이 발견됐지만, 검찰 보고서에는 ‘자상으로 분류할 것’이라 적혀 있었고, 보안사 검시참여보고에도 총상은 빠져 있었고 최종적으로 ‘타박상으로 인한 사망’으로 분류됐다. 검찰의 검시기록이 조작되는 삼엄한 시대였다. 한편 10대 사망자 중 차량 추락사가 3명이고 두들겨 맞아 사망한 이는 1명이다. 휴교조치 내려진 5월 20일, 10대 첫 사망자 발생 1980년 5월 17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어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를 의결한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월 12일 군사정변을 일으킨 후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의 요구가 커지자 전두환 신군부는 이를 저지하고자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다음날인 18일 계엄군은 전남대를 봉쇄했다. 군과 학생 간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시위가 격해지자 군인은 학생을 군홧발로 짓밟았다. 학생들은 광주시내 중심가인 금남로로 이동했고, 계엄군은 쫓아와 진압작전을 펼쳤다. 19일 전두환 신군부는 11여단을 광주에 증파했다.광주시민은 분노했다. 대학생부터 시민까지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광주시민들은 침묵하지 않고 돌을 들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광주 동구 계림파출소 근처에서 조대부고에 다니는 김영찬군이 계엄군이 쏜 총에 의해 부상을 당했다. 광주시내 고등학교에 휴교조치가 내려진 20일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금남로에서 택시 200여대가 경적을 울리며 차량 시위를 벌이던 날이다. 10대 사망자도 2명이 나왔는데, 동신중 3학년 박기현(당시 14)군과 상점에서 일하던 김경환(19)군이 군인의 무자비한 폭행에 숨을 거뒀다. 특히 이날은 박군이 수학여행을 다녀온 날이었다. 부산에 누나의 산후 수발을 간 어머니를 기다리다 심심해진 박군은 밖으로 나가보고 싶었다. 박군은 책을 사와야 한다며 아버지의 만류에도 자전거를 끌고 나섰고, 그 이후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계엄군이 박군을 낚아채고 무자비하게 폭행한 것을 봤다는 목격자가 있었다. 이틀 뒤 박군은 전남대병원에서 숨진 채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계엄군의 도청 앞 발포, 청소년 13명 숨지다 21일 오후 1시 최소 10만여명의 시민이 모인 전남도청 내 스피커에선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애국가가 끝나기 무섭게 공수부대의 사격이 시작됐다. 10분여간 지속한 사격에 최소 54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총상을 입었다. 10대라고 총탄이 피해가진 않았다. 이날 목숨을 잃은 10대 청소년은 총 13명에 이른다. 부처님오신날이었던 그날 김완봉(14·무등중3)군도 금남로에 있었다. 김군의 어머니인 송영도씨는 아들과 함께 절에 가려고 집을 나섰지만 이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고생하는 청년들에게 빵을 먹이자는 주변의 제안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송씨는 그 길로 집에서 10만원을 들고 와 빵과 우유, 담배, 계란 등을 슈퍼에서 사 모아 도청 시위대에 건네줬다. 그러는 사이 집에 있던 아들이 금남로로 나왔던 것이다. 전남대병원과 적십자병원 등을 백방으로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 다음날 새벽 송씨는 결국 적십자병원 시체실에서 아들을 찾았다. 전날 아침에 아들이 입었던 줄무늬 셔츠와 청바지가 눈에 들어왔다. 전교 13등을 했다며 학교에서 배지를 받아온 착한 아들이 싸늘한 주검이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들은 뒷목 쪽에 총을 맞아 사망한 상태였다.시신 담을 관 구하러 갔다…9발 맞은 소년군도 무장한 시민군의 저항에 따라 계엄군이 도청에서 철수한 22일 이후에도 10대 사망자는 계속 나왔다. 이날 6명이 사망했고, 23일 4명, 24일 3명, 25일 2명, 전남도청에서 최후의 항쟁이 있었던 27일에는 5명이 숨졌다. 계엄군의 잔혹함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23일 사망한 손옥례(19·무직)양은 전남 화순으로 시신 담을 관을 구하러 가는 버스에서 매복한 군인에게 피습을 당해 사망했다. 당시 손양은 머리와 가슴 등 M16 총탄 7발을 맞았다. 그래도 부족했던지 계엄군은 손양의 가슴부위를 대검으로 찔렀다. 그렇게 손양의 주검은 2번 죽었다. 같은 버스를 탄 것으로 추정되는 황호걸(19·방송통신고3)군도 복부를 비롯해 9곳의 총상을 입었다. 절단된 10대의 시신도 있다. 시위대 차량에 탑승해 총을 들고 군인을 추격하다가 24일 사망한 김부열(17·조대부중3)군은 계엄군의 총격에 사망했다. 시신 발견 당시 심한 부패로 사인 및 상해 수단을 규명하기 어려웠지만, 목이 잘려 나가고 없었다. 가슴과 한쪽 팔도 떨어져 나간 상태여서 유족은 사타구니 옆 점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김군의 시신은 광주 동구 지원동 뒷산에서 발견됐다. 광주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광주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서울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취중생]힌츠페터 통역 도운 미국인들…“광주 정신, 늘 삶과 함께”

    [취중생]힌츠페터 통역 도운 미국인들…“광주 정신, 늘 삶과 함께”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영화 ‘택시운전사’에서 광주에 도착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는 대학생 무리를 만납니다. 그 중 영어를 할 줄 알던 대학생 재식(류준열 분)이 얼떨결에 힌츠페터의 통역을 맡습니다. 역사 속에서도 힌츠페터의 번역을 맡은 학생이 있습니다. 그의 한국어 이름은 원덕기. 바로 미국에서 온 평화봉사단 팀 윈버그입니다. 그는 1979년 4월 한국에 파견돼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처음부터 그가 기자들을 위해 통역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와 단원들은 현장의 목격자가 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과 시민들의 피해는 커져만 갔고, 군대는 광주를 고립시켰습니다. 그는 1987년 ‘광주항쟁: 목격자의 견해’(최용주 5·18기념재단 자문위원 번역)에 그가 본 비극을 적었습니다. 최초의 영문으로 5·18민주화운동을 분석한 보고서였습니다. 일요일이던 5월 18일에는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기 위해 시내를 찾았지만, 시민들은 곳곳에서 군인들에게 잔인하게 구타당했습니다. 팀은 “머리에 부상을 입고 오토바이에서 떨어진 중국집 배달원을 근처 병원으로 데려갔다”면서 “19일에도 부상당한 사람들을 의사와 함께 들것을 이용해 일하던 전남대병원으로 옮겼다”고 합니다.5월 22일. 팀은 영국과 네덜란드 출신 기자와 동행하며 통역을 했습니다. “우리는 어딜 가든 자신들이 무슨 일을 봤는지 알려주려는 인파에 휩싸였다. 특히 시민들은 지역 방송사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크게 분노했고 자신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 제대로 세상에 알려지기를 원했다. 우리는 기독병원으로 가서 한 부상당한 학생과 얘기를 나눴다. 서울대학교 학생인 그는 담양에서 광주로 오다가 군인들이 쏜 총에 맞았고 함께 했던 30명 가량의 사람들 중 자신이 유일한 생존자라고 했다.” 팀은 5월 23일에는 타임지 기자 로빈 모이어, AP통신 기자 테리 엔더슨 등 외신 기자들과 인터뷰를 합니다. 그의 동료 폴 코트라이트도 호텔에서 팀이 독일 기자와 호텔에서 했던 인터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코트라이트는 그의 저서 ‘5·18 푸른 눈의 증인’에서 이렇게 적습니다. “팀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학생을 군인들로부터 빼냈다고 한다. 그는 구타 당하고 있는 학생들이 잘못하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군인들 사이에 끼어들어 말렸고 그 학생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도운 것이다. 말을 마친 팀은 기자에게 이름과 소속은 빼고 키가 큰 금발의 외국인이라고만 밝혀 달라고 당부했다.” 팀은 “26일 뉴욕타임즈 기자가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설득해 광주를 폭격하는 것을 저지시켰다고 말했다”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날 밤 군대가 다시 도시로 진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만연했고, 사람들은 모두 매우 불안해했다”고 적었습니다. 팀의 동료 데이비드 돌린저도 “26일 도청에서 만난 시민들은 그날이 마지막 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우리에게 도청에서 밤을 보내지 말라고 했다”면서 “몇몇은 내게 우리가 아마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회상합니다. 27일 오전 3시. 그는 데이비드 돌린저 등 동료와 함께 포탄 소리에 잠에서 깹니다. 군대가 탱크를 앞세워 진압을 시작하자, 전남도청은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며칠 전 함께 그와 말을 나눈 한 학생은 2층 창가에 불에 탄채로 죽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윈버그의 이야기는 그의 글과 동료들의 증언, 각종 사료로만 전해집니다. 1993년 2월 7일, 그는 39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윈버그는 이후 연세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팀이 부상당한 시민을 다른 시민들과 함께 이송하던 장면은 보안사가 채증을 위해 찍은 사진으로도 남아 있습니다.코트라이트는 팀에 대해 이렇게 회상합니다. “팀은 사려 깊고 결코 오만하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여러모로 그는 광주에서 평화봉사단의 영웅이자 리더였습니다. 그의 한국어는 모든 단원들 가운데 제일 뛰어났고, 우리 누구보다도 광주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평화봉사단에 허락된 일뿐만 아니라 광주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광주와 시민들을 사랑했고, 어떤 식으로든 그들을 보호하고자 했습니다. 광주에 있던 미국인들에게도 그는 영웅이었습니다.” 또 다른 동료 데이비드 돌린저는 “불행히도 팀이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늘 팀과 이야기를 나누는 듯 하다”면서 “5월의 그날들이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고, 광주 정신이 제 삶을 이끌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와 팀은 광주에서 만나 친구가 됐고 불의와 기꺼이 싸우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하루 하루를 살고자 늘 다짐한다”고 전했습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의왕 모락산 전투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 시작

    의왕 모락산 전투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 시작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경기도 의왕시 모락산전투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다. 시는 육군 51사단과 오는 18일부터 한 달간 유해발굴사업을 벌인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모락산 기슭 오전동 사나골, 내손1동 손골 부근에서 다음달 19일까지 한달간 진행된다. ‘의왕 모락산전투’는 6.25전쟁 당시 국군 1사단 15연대가 중공군 1개 연대와 나흘간 혈전을 벌인 끝에 승전했다, 한강 이남에서 유엔군 북진을 저지하려던 적의 의도를 무산시키고 1.4 후퇴로 내주었던 서울 재수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국방부와 51사단은 지난해 모락산 일대에서 유해 발굴사업을 벌여 유해 6구와 196점 국군 유품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14일 열린 모락산전투 유해발굴사업 개토식에는 발굴병사들을 비롯해 김상돈 시장, 손대권 육군 51사단장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전사자 신원 확인과 유가족을 찾기 위한 유전자 검사를 연중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신원 확인에 기여한 유족에게는 최대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국방부는 총 5만여점의 유가족 유전자 시료를 확보하고 있다. 6.25전쟁 중 미수습된 13만 5000여명의 전사자·실종자 수를 고려하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시료채취 대상은 전사자 8촌 이내 친척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혈연이 가까울수록 감식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다크웹’ 그놈 아버지 어긋난 父情… 아들 美 법정 안세우려 檢 고발 ‘꼼수’

    ‘다크웹’ 그놈 아버지 어긋난 父情… 아들 美 법정 안세우려 檢 고발 ‘꼼수’

    19일 송환 심사… 美재판 땐 최대 20년형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의 미국 송환 여부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손씨의 부친이 손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고자 자필 탄원서를 낸 데 이어 고발장까지 접수한 것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씨의 부친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부친이 손씨를 고발한 것은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아들이 처벌받도록 하기 위한 꼼수로 풀이된다. 손씨의 부친은 고발장을 통해 아들이 동의 없이 아버지 명의의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범죄 수익금을 거래, 은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다크웹을 통해 아동 성 착취물을 판매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복역 기간을 모두 채우고 출소했으나 재수감됐다. 미국 법무부가 2018년 미국에서 아동 성 착취물 게재 등 9가지 혐의로 기소된 손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구해서다. 한국 법무부는 최근 이런 요청을 받아들였고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강영수)가 오는 19일 해당 청구에 대한 공개 재판을 열어 손씨의 미 송환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손씨의 부친은 지난 5일 해당 재판부에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문화가 다르고 성범죄자들을 마구 다루는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되는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가족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호소가 담겼다. 미국으로 송환돼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경우 손씨는 최대 징역 20년에 처해질 수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서울 도봉구 18세 재수생 코인노래방서 코로나 감염

    서울 도봉구 18세 재수생 코인노래방서 코로나 감염

    서울 도봉구청은 12일 재수생인 만 18세 남성이 코인노래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도봉구 12번 확진자인 18세 남성은 지난 7일 창1동의 한 노래연습장을 걸어서 방문했으며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다. 이 노래연습장은 도봉구 10번 확진자가 다녀간 코인노래방이었다. 도봉구 12번 확진자는 7일 노래연습장, 8일 창1동 독서실, 9일 쌍문3동 PC방·창1동 음식점 등을 방문했으며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걸어서 이동했다. 10일에도 창1동 편의점과 독서실, 음식점 등을 방문했으며 발열 증상이 있어 11일 도봉구 선별진료소에서 검사한 결과 1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인노래방에서 코로나를 퍼뜨린 도봉구 10번 확진자는 창2동에 혼자 사는 26세 남성으로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관악구 46번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다. 도봉구 10번 확진자는 지난 5일 직장인 도봉2동 한 식당에 걸어서 출근해 하루 종일 근무했으며, 6~7일에도 마찬가지였다. 걸어서 출퇴근할 때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다. 7일 오후 9시 40분~10시 10분 창1동 코인노래방을 방문했고, 8일 직장에 출근한 뒤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도봉구 10번과 12번 확진자는 같은 노래방을 같은 시간에 방문해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도봉구청은 20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등교 개학이 예정된 만큼 노래방이나 PC방과 같은 집단이용시설 방문을 삼가달라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찔끔찔끔 등교 연기만 하지 말고 장기 대책 제시하라

    5월 초 황금연휴 기간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일주일 또 연기됐다. 지난 3월부터 1~2주 단위의 다섯 번째 찔끔찔끔 연기이다. 코로나19의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20~30대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에서의 ‘조용한 전파’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만큼 교육당국이 코로나19 돌발 상황에 대비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방역 당국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현재 상황에서 등교 수업의 연기는 불가피하다고 인식한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어제 현재 100명이 넘고 이들은 제주까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어 지역사회에 3차 감염의 위험이 있다. 교육부가 그제 “향후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신속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현재 1주일 연기된 등교 수업이 추가로 연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더 나아가 방역 전문가들은 올 가을 또는 겨울에 코로나19 2차 대유행도 예고하고 있다. 이렇다면 올해 내내 코로나19가 학사 일정에 줄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교육 당국은 등교 수업에 매달리지 말고 다양하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을 기본으로 하고 시험이나 비교과 활동, 수행평가 등에 한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는 방안도 있다. 학년별 격주 등교를 하듯이 학년별로 격주 시험이나 수행평가 등을 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그제 요청한 대로 등교 형태나 교육과정 운영의 다양성이 더 넓게 인정돼야 한다. 코로나19가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해 특정 지역만 등교가 제한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운영의 다양성 확대와 온라인 수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필수조건은 온라인 수업의 격차를 줄이는 방안도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별, 학교별 온라인 수업의 질적 차이는 학습능력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일정 혼란의 가장 큰 피해자는 고3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그제 “5월 말 이전에 등교한다면 당초 변경된 대입 일정에 크게 무리가 없다”고 했지만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느끼는 중압감을 고려하면 기계적으로 추진할 일은 아니다. 재수생에 비해 수시 준비생은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채울 방법이 난감하고, 정시 준비생은 학습량에서 더욱 불리해진다. 등교가 더 연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학년별 비교과 활동 반영 비율, 수능 출제범위 등 대입 전형 세부계획을 마련하길 바란다.
  • ‘택진이 형’ 밤새운 보람 있었다…놀라운 결과

    ‘택진이 형’ 밤새운 보람 있었다…놀라운 결과

    ‘리니지 형제’ 쌍끌이 덕에 1분기 7311억 영업익도 2414억… 작년 같은 기간의 3배 코로나發 집콕에 게임족 증가도 호재로 넥슨·넷마블 이어 ‘2조 클럽’ 달성할 듯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밤을 새운 보람이 있었다. 김 대표가 직접 광고에 목소리 출연을 해 “택진이 형 밤새웠어요?”라는 질문에 답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2M의 ‘흥행 대박’을 앞세워 엔씨가 올해 1분기 매출 기준으로 분기별 역대 최대 성적을 갈아치웠다. 매출은 73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3588억원)의 2배를 넘겼다. 영업이익은 24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95억원)의 3배가 넘는다. 다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두 자릿수만 기록해도 감지덕지하는 영업이익률이 엔씨는 무려 33%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영업익률 33%… 리니지별 내부 경쟁이 비결 매출 신기록의 일등공신은 ‘리니지 형제’였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2M은 올해 1분기에만 34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리니지M은 신작이 나왔음에도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2120억원의 매출을 냈다. 리니지M은 2017년 6월 출시된 이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자리를 단 한 번도 내놓지 않다가 지난해 11월에야 리니지2M에 밀려 2위로 내려왔다. 이후에도 두 게임은 리니지 충성 이용자층인 ‘린저씨’(리니지하는 아저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3년 동안 1~2위 자리를 독식 중이다. 두 게임은 총 553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6%를 책임지고 있다. “단언컨대 앞으로 몇 년 동안 기술적으로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이 없을 것”이라던 김 대표의 호언에 걸맞은 성적이다.리니지의 흥행 비결은 ‘건전한 내부 경쟁’이라는 평가가 많다. 엔씨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담당을 둘로 나눠 운영 중이다. 같은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하는 게임은 한 팀에서 연속성 있게 맡는 것이 보통인데 엔씨는 팀을 분리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했다. 그 덕에 리니지2M이 나온 이후에도 리니지M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4월 말 한때 리니지2M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업계에선 리니지M의 올 1분기 하루 평균 매출은 20억원, 리니지2M은 30억~4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실적이 나오자 벌써 매출 2조원·영업이익 1조원 달성 가능성이 점쳐진다. 넥슨·넷마블과 함께 ‘3N’으로 묶여 국내 대표적 게임사로 불렸지만 두 회사와 달리 엔씨는 아직 한 번도 매출 ‘2조원 클럽’에 들지 못했다. 윤재수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신작 모바일 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2의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며 하반기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아이템 과금 유도·내수기업 평가 극복 과제로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리니지 형제들은 돈을 결제해 ‘확률형 아이템’을 뽑는 과금(課金) 유도가 심하단 비판을 꾸준히 받아 왔다. 엔씨의 1분기 실적 뉴스를 본 한 게이머는 “(리니지 아이템 중 하나인) 집행검 강화할 돈으로 엔씨 주식 샀으면 인생이 강화됐을 텐데…”라는 댓글을 남겼다. 린저씨가 돌아서면 리니지는 실적을 유지하기 어렵다. 또한 엔씨의 1분기 국내 매출은 6346억원으로 내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올해 하반기 리니지2M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통해 ‘최강 내수 기업’이란 평을 벗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32년 전 동성애 혐오 범죄로 스러진 동생의 억울함 풀릴까

    32년 전 동성애 혐오 범죄로 스러진 동생의 억울함 풀릴까

    32년 전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이의 손에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억울함이 풀릴까? 미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수료하기 직전이었던 스콧 존슨은 1988년 파트너와 함께 호주로 여행 왔다가 시드니의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진 주검으로 발견됐다. 스물일곱 꽃다운 나이였다. 경찰은 성적 정체성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수사를 끝내버렸다. 그런데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NSW) 경찰은 얼마 전에야 1980년대 시드니 일대에서 동성애 혐오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사실에 주목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형 스티브가 수십년 동안 꾸준히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는 2018년 BBC 인터뷰를 통해 동생이 절벽에서 뛰어내릴 이유를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족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 부검의 수사가 진행됐고 모두 경찰이 수사를 다시 해볼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실제로 경찰이 행동에 나서진 않았고 2017년에야 부검의가 스콧이 동성애 혐오 범죄로 희생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서야 수사가 재개됐다. 경찰은 이듬해 당시 범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100만 호주달러(약 8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는데 유족이 지난해 이를 곱절로 늘렸다. 그런 정성이 통했을까? 경찰은 12일 아침 일찍 시드니 북쪽 근교의 한 주택에서 49세 남성을 존슨의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체포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날 법원에 출두할 것으로 예상된다.믹 풀러 경찰서장은 형 스티브에게 용의자를 체포한 사실을 알리면서 “경찰 경력에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1980년대 존슨의 죽음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해 동성애 커뮤니티를 보호하지 못한 잘못과 책임이 있다며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유족들의 결단이 없었더라면 오늘 용의자를 체포하는 일 같은 건 없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스티브는 영상 통화를 통해 “감명 깊은 날”이라며 “동생은 내 가장 좋은 친구이기도 했으며 내가 이 일을 해내길 간절히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말 시드니 일대에서 동성애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갱단이 살해한 동성애자 남성만 80명에 이르렀는데 대부분은 절벽에서 밀어버렸다. 스티브는 동생의 살해 용의자가 체포된 것이 다른 이의 죽음에도 정의의 심판이 내려지는 길을 열어제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발 묶인 ‘ATA카르네’ 일시 수입품, 코로나에 재수출 기간 3개월 연장

    관세청은 코로나19에 따른 항공기 운항 중단 등으로 재수출하지 못하는 ‘ATA카르네’ 일시 수입 물품의 재수출 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한다고 11일 밝혔다. ATA카르네는 연구·전시회 등을 위해 장비와 상품 등을 재수출을 전제로 일시 수입 시 관세 등을 면제하는 제도다. 국내 한 연구원은 연구를 위해 지난해 프랑스에서 과학 장비를 반입해 1년간 사용 후 돌려보낼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단되면서 재수출 기간을 넘기게 돼 면제받은 관세 등 7700만원을 납부해야 할 처지가 됐다. 현행 ATA카르네 유효 기간은 1년을 넘을 수 없고, 재수출은 증서의 유효기간을 넘길 수 없도록 규정돼 재수출 기간을 경과하면 면제된 관세 등을 납부해야 했다. 관세청은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와 도시 간 검역 및 잠금 조치 등 불가항력에 대한 세계관세기구(WCO)의 권고 등을 반영해 재수출 기간 연장을 결정했다. 재수출 연장 기간은 3개월이며 필요 시 재연장이 가능하다. 연장을 원하는 소지인은 신청서 및 입증 서류 등을 갖춰 최초 수입 신고 세관장에게 신청하면 된다. 이번 조치로 재수출 기간이 임박한 93건, 금액으로는 1200만 달러(약 146억원)에 달하는 물품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정경심 200일 만에 석방됐지만… 본게임은 이제부터

    정경심 200일 만에 석방됐지만… 본게임은 이제부터

    석방 결정, 재판 미칠 영향 미미할 듯 새달부터 사모펀드 비리도 집중 심리 내일 조국 동생 조권 1심 선고에 촉각 지난 8일 조국 첫 공판 증인 출석 이인걸 “조국이 유재수 감찰 중단시켰다” 증언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가 10일 오전 석방됐다. 지난해 10월 23일 구속된 뒤 200일 만이다. 12일에는 조 전 장관 동생 조권(53)씨의 1심 선고기일도 진행된다. 10일 0시 5분쯤 정 교수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재킷 차림에 마스크를 쓴 정 교수는 “심경이 어떠냐”, “향후 재판에 어떻게 임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정 교수는 구치소 앞에서 “정 교수님 힘내세요” 등을 연호하는 100여명의 지지자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 뒤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탑승해 이동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는 지난 8일 정 교수에게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도주할 가능성이 없는 점과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추가 구속영장 발부가 가능한 혐의 사실에 대해 증거조사가 진행돼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적은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피고인은 원칙적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재판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구속기한 만료에 따라 석방된 정 교수는 보석(조건부 석방) 결정을 받은 양승태(72) 전 대법원장이나 이명박(79) 전 대통령과는 달리 주거 제한 등의 조건이 걸려 있지 않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인멸이나 도주 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 교수의 다음 재판은 오는 14일 열릴 예정이다. 이달 말까지 자녀 입시 비리 혐의와 관련된 증인신문이 마무리되면 다음달부터 사모펀드 비리 혐의가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지금까지의 재판이 정 교수에게 유리하게 진행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석방 결정이 재판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펀드 비리 혐의와 관련해서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8)씨가 첫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사모펀드 비리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1심 재판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한편 허위 소송과 채용 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권씨의 1심 선고는 12일에 진행된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결심공판에서 조씨에게 징역 6년과 추징금 1억 47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된 조씨는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의 재판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은 지난 8일 진행된 조 전 장관의 첫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수사 의뢰나 관계기관 이첩 등을 윗선에 보고했으나 조 전 장관이 감찰을 중단시켰다”고 증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서울시·정부 재난지원금 중복 수령 가능…서울사랑상품권은 10% 더 준다

    서울시·정부 재난지원금 중복 수령 가능…서울사랑상품권은 10% 더 준다

    서울시민은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와 정부가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서울시가 10일 밝혔다. 다만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의 지급 대상은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다. 액수는 1·2인 가구 30만원, 3·4인 가구 40만원, 5인 이상 50만원이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으면 10%를 더 준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은 1인 가구 40만원, 2인 가구 60만원, 3인 가구 80만원, 4인 이상 100만원이다. 가령 서울의 중위소득 100% 이하인 4인 가구는 재난긴급생활비 40만원(서울사랑상품권의 경우 44만원)과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을 합해 총 140만∼144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상품권의 경우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 가능 지역이 다르다. 재난긴급생활비 지역사랑상품권은 해당 자치구에서만 쓸 수 있지만,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주는 서울사랑상품권은 서울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은 지난 4일 취약계층에게 별도 신청 절차 없이 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취약계층이 아닌 사람의 경우 11일부터 신용·체크카드 충전 신청을 온라인으로 하면 된다. 서울시 긴급재난지원금 상품권 수령도 온라인으로 11일부터 할 수 있다. 신용·체크카드와 선불카드의 오프라인 신청 접수는 18일부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민은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둘 다 받을 수 있으며 자영업자 생존자금 등 다양한 지원까지 더해지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직면한 시민의 삶을 보다 두텁게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시장은 “특히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회복시키기 위해 신청 3일 내 발급을 원칙으로 하고 이용 편의성도 개선했다”며 “선불카드의 경우 신청 즉시 수령도 가능하며, 가맹점 결재수수료가 없는 서울사랑상품권은 사용범위를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해 가족들과 함께 나눠서 받을 수도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이광재 당선인 “문 대통령은 태종 이방원같다”

    이광재 당선인 “문 대통령은 태종 이방원같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강원 원주갑)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 3대 왕 ‘태종 이방원’에 비유했다. 이 당선인은 지난 8일 노무현재단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아 진행한 유튜브 특별방송 ‘노무현의 시대가 올까요’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같이 출연했다. 그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과제를 만드는 태종 같다”며 “이제 세종의 시대가 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조선 3대 왕으로 태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인 태종 이방원은 고려의 신하 정몽주를 살해하고 피의 숙청을 단행하는 등 건국의 기틀을 닦았다. 이 당선인은 “노 전 대통령이 과거 ‘정치가의 길을 가야 하는건 현실에서도 역사에서도 승자가 돼야 하는 것인데, 나는 역사에서 승자가 되고 싶다’고 하셨다”고 전하면서 “물은 끝없는 역경을 딛지만 결국 바다로 간다. 그것이 우리의 과제이고 가야할 길”이라고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강조했다.유시민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를 기점으로 새 시대의 첫차에 이미 올라탔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은 ‘시대의 첫차가 되고 싶었는데 구시대의 막차 운명’이라고 하셨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새 시대의 첫차에 탑승했다고 저는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많은 것들이 참여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이어졌다”며 “이 흐름은 문재인 정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 강물처럼 가고자했던 이 물결이 긴 기간 이어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그분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분”이라며 “너무 잘하려다가 공격받고 외면당하는 것이 너무 속이 상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들이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하나둘 실현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이사장은 “돈 안 쓰는 선거를 비롯한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완화, 남북관계 개선, 기초연금 등 복지제도, 문재인 케어 등등을 하나하나 뜯어보니 다 진도를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자신의 앞으로의 정치에 대해 “국회에 국민들의 입법 발의권을 지원하는 정책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대권 도전에 대한 질문에 “제가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재선에 도전해야 해서 이게 더 바쁘다. 경남만 해도 책임지기 벅차다”고 선을 그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판깨스트]‘법원의 시간’ 본격 시작된 조국…감찰 ‘중단’과 ‘종료’는 왜 쟁점이 될까

    [판깨스트]‘법원의 시간’ 본격 시작된 조국…감찰 ‘중단’과 ‘종료’는 왜 쟁점이 될까

    이인걸 “감찰 과정서 중대 비위 혐의 드러나”“윗선 지시로 중단…‘사표’수리로 종결은 이례적”조국 “중단 아닌 ‘적법한 종결’ 금융위 통보가 ‘이첩’”“재량권 행사로 ‘직권남용죄’ 해당 안 돼”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켜 감찰반원들의 감찰권을 침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첫 공판이 지난 8일 열렸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조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한 지 130여일 만입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부정 등 가족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등 모두 11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먼저 다뤄진 사안은 감찰무마 의혹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는 이인걸 전 특감반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재판의 쟁점이 된 건 조 전 장관이 자신의 권한 내에서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던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종료’한 것인지, 아니면 감찰을 ‘중단’시켜 감찰반원들의 감찰권을 침해한 것인지 입니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인걸 전 감찰반장은 “윗선에서 감찰을 중단시켰다”고 진술했지만, 조 전 장관 측은 “감찰은 적법하게 종료(종결)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단과 종결이 이번 사건에서 왜 쟁점이 되는 것인지 이날 증인신문 을 토대로 살펴봤습니다. 이 전 감찰반장이 설명하는 당시 상황을 먼저 보겠습니다. 2017년 이 전 감찰반장은 감찰반원으로부터 유 전 부시장의 비리에 대한 첩보를 보고받았습니다. “기사가 달린 차량을 불상의 업체로부터 제공받고 해외에 체류하는 가족에게 자주 방문하는데 이 때 항공료를 업체로부터 대납받는다”는 의혹이었습니다. 비위 보고서를 본 그는 이를 박형철(52)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게 보고했습니다. 박 전 비서관은 이를 조 전 장관에게 보고했고 감찰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후 특감반은 감찰 과정에서 유 전 부 시장의 휴대폰을 포렌식했습니다. 여기엔 골프장을 무상으로 10여회나 이용한 것과 골프채를 무상으로 받은 정황이 담겨있었습니다. 유 전 부시장이 당시 윤건영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국정상황실장과 김경수 더불어 민주당 의원과 금융위 상임위원을 누구로 할 건지 의논하는 내용도 나왔습니다. 이 전 감찰반장을 이를 보고 “생각보다 꽤 실세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문답조사에서 유 전 부시장은 골프채를 받은 것은 친한사이라서 받은 것이라 대가성이 없었다는 둥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특감반은 차량과 골프채, 항공료, 해외체류비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했지만 유 전 부시장은 자료 제출을 차일피일 미뤘습니다. 그 사이 감찰반은 4차례 걸쳐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윗선에 제출했습니다. 중간보고서가 작성될 무렵 파악된 유 전 부시장의 금품 수수 규모는 1000만원 상당. 고위공직자의 경우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할 경우 대가성이 없어도 중징계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자료 제출을 미루던 유 전 부시장이 병가를 내자 이 전 감찰반장은 박 전 비서관에게 보고했고 박 전 비서관으로부터 “(유 전 부시장 건을) 홀딩하고 있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후 박 전 비서관은 “유재수가 사표 낸다고 하더라. 위에서 얘기가 됐다고 하니 감찰 진행할 필요없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윗선의 지시에 따라 감찰을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얼마 뒤 유 전 부시장은 명예퇴직을 했고 금융위 몫의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이른바 ‘영전’을 했습니다. 이 전 감찰반장은 검찰 조사에서 “유재수 자료 제출을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감찰 시작 두 달만에 구명 전화가 들어오고 너무 실세를 건드린 게 아닌가 두려움도 들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대답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감찰 당시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감찰 무마를 위한 구명 운동을 벌인 바 있습니다. 이 전 감찰반장은 감찰 중단 소식을 감찰반원들에게 알리면서 “이 XX 진짜 감찰해야 하는데”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는 결과적으로 “민정수석실의 공식적인 조치는 없었다”고 못박았습니다.조 전 장관은 2018년 12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유 전 국장에 대한 비위 첩보가 접수됐으나 비위 첩보 자체의 근거가 약하다”면서 “비위 관계없는 사적인 문제가 나와 그 부분은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감찰반장은 이날 재판에서 “(조 전 장관의 답변은)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항공권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 확인했기 때문에 근거가 약하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날 조 전 장관 측은 감찰 당시 드러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혐의의 정도에 대해서는 크게 다투지 않았습니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유 전 부시장이 다음달 22일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 데다 유 전 부시장의 각종 비리 혐의가 조 전 장관에게까지 보고됐다는 사실이 드러난만큼 ‘비리 근거가 약했다’는 논리를 유지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조 전 장관 측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중단’된 것이 아니고 적법하게 ‘종료’된 것이며 감찰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은 민정수석에게 있기 때문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강제수사권이 없는 특별감찰반은 첩보와 사실 관계 확인 업무만을 하도록 돼 있고 감찰 사안을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는 민정수석을 권한이기 때문에 재량권을 남용해 직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직권남용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사/채택한 정보에 대해 청와대 감찰반에서 직접할 건지 어떻게 할 건지는 민정수석의 권한이지요?이 전 감찰반장/네변호사/감찰이 종결될 경우 민정수석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지 어떤 조치를 해야하는지 법률에 정해진 규정이 있습니까?이 전 감찰반장/없습니다.변호사/비서실 감찰관의 직무집행 관련 규정 없는 것이죠?이 전 감찰반장/네변호사/이첩, 수사의뢰, 첩보 등(과 관련된) 규정도 없고요?이 전 감찰반장/네, 없습니다. 조 전 장관 측은 민정비서관실 책임자인 백 전 비서관을 통해 금융위에 유 전 부시장의 감찰 결과를 통지하라고 지시한 것이 감찰 결과에 따른 이첩 조치였다고 주장합니다. 민정수석은 감찰 결과를 수사기관이나 관계기관에 의뢰하거나 이첩하는 재량권를 갖고 있는데 금융위에 감찰 결과를 통지한 것이 비위사실에 상응하는 조치였다는 입장입니다. 변호사/사표를 내면 더 이상 감찰 대상은 아닌 것 맞죠?이 전 감찰반장/네변호사/고위공직자에 더 이상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죠?이 전 감찰반장/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주장과 달리 이첩이라고 할 만한 조치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소사실을 보면 조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백 전 비서관은 김용범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유재수 비위로 청와대 감찰이 있었으나 대부분 클리어하고 일부 개인적 사소한 문제만 남았으니 참고하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어떤 비위인지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백 전 비서관이 이를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이를 최종구 당시 금융위 위원장에게 보고했고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지시했습니다. 무보직 발령대기 상태였던 유 전 부시장은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부임하려 했고 김 전 부위원장이 그렇게 해도 되는지 백 전 비서관에게 문의하자 “민정은 이견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조 전 장관은 앞서 검찰조사에서 “정무적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무적 책임은 있지만 법적 책임은 없다는 논리입니다. 향후 재판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고수하며 열띤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5일 진행될 예정입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올해 대학 입시는 ‘신중의 신’ 내신이 좌우할 전망

    올해 대학 입시는 ‘신중의 신’ 내신이 좌우할 전망

    13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의 등교개학이 시작된다. 고3들이 개학하자 바로 25일부터 중간고사를 보는 학교도 있고 6월초에 중간고사, 7월 중순에 기말고사를 치르는 학교들이 서울 강남권에서는 많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의 도움말로 고3이 등교개학을 하면 당장 해야할 것을 짚어보았다. ◈14일 경기도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최선을 다해 응시하자 지난달 24일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연기된 끝에 원격으로 자율 실시됐다. 개학 바로 다음날 경기도 전국연합학력평가, 6월초 중간고사가, 6월 18일 평가원 주관 모의평가가 있다. 14일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실질적인 첫 전국 단위 시험으로 선택 과목 선정의 토대가 되며 전국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판단할 수 있다.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더불어 자신의 취약단원이나 과목을 진단하여 앞으로 학습계획 수립에 참고할 수 있다. 3월 모의고사가 자율적으로 실시되어 의미가 없어졌으므로 이번 시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담임교사와 상담이 가장 절실하다 14일 모의고사를 가채점한 뒤 담임교사와 진학상담을 해야 한다. 고3 수험생은 담임교사와 면담을 통해 전년도 교과 성적 및 학생부 활동 기록 분석, 전형 요소에 따른 강점과 약점 분석, 넓은 의미에서 지원 가능대학 및 전형 유형 탐색이 이루어져야 한다. 5, 6월은 계속 시험이 이어지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다. 특히 학생부 종합전형(학종) 지원자라면 시급히 보충해야 할 학생부 요소를 파악한 후 보완할 활동을 해야 한다. 비록 교내에서 각종 수상실적용 대회는 없었지만 3~5월 이뤄진 원격 수업을 소재로 학생부를 풍부하게 만들 수도 있다.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등을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도록 하자.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교사가 원격 수업 중에 학생의 학습 과정과 결과를 관찰·확인하여, 이를 토대로 평가하거나 학생부에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중간고사 대비를 철저히 하자 올해 입시에서 ‘신중의 신’ 내신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코로나19에 따른 휴업 여파로 비교과 활동의 기회가 적어져 대학은 내신 등급으로 학생부를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학종 지원자라면 담임교사와 면담 시에 다니는 학교의 내신에 따른 목표 대학 진학 가능성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그 후 내신 포기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서 내신으로 대학을 갈 예정이 아니라면 중간고사보다도 수능 준비에 더욱 매진하여야 한다. ◈수시 지원 준비를 서두르자 수시 지원자라면 이달 5월에는 희망 대학과 학과, 전형 유형을 결정해야 한다. 동시에 지원 자격, 전형 요소, 최저학력기준 등을 알아야 한다. 5월에 발표하는 대학별 모집요강 분석은 기본이다. 학종 지원자는 자기소개서, 추천서, 기타(동료 평가서, 자기 평가서, 수행 평가 결과물, 소감문, 독후감) 등의 서류를 미리미리 챙겨야 한다. 현재 고3의 학생부는 비교과 활동의 기록이 지난해보다 부실해 재수생과 질적 차이가 날 가능성을 대학이 인지하고, 고2 때까지의 학생부를 참조해 고3 학생부를 유추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또 올해부터 학생부 블라인드 평가가 이루어지므로 자기소개서의 중요도가 올라갈 수도 있다. 수시 학생부 마감 기준일이 9월 16일로 연기되었으므로 학생부 준비 시간도 좀 더 확보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취중생] 법원의 시간 찾아온 ‘라임 사태’…다음 주부터 재판 시작

    [취중생] 법원의 시간 찾아온 ‘라임 사태’…다음 주부터 재판 시작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 2월 자산운용사 라임자산운용(라임) 등의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검찰이 최소 피해액만 1조 6700억원에 달하는 라임 펀드 환매중단 사태(라임 사태)를 수사한지 약 3개월이 지났습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그동안 라임 펀드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알면서도 정상 운용 중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로 고소된 금융사들, 그리고 스타모빌리티·메트로폴리탄 등 라임이 거액을 투자한 회사들을 압수수색하거나 자료 제출을 요청해 증거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도 차례로 확보됐습니다. 검찰은 라임 펀드의 부실 발생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수백억원을 판매한 혐의의 전직 금융사 임원을 구속 기소한 뒤로 라임 투자사를 노린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 자금을 빼돌려 부당한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전직 라임 임원을 차례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종적을 감춰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중범죄 피의자에게 발령하는 국제수배)까지 발령됐던 이종필(42·구속) 전 라임 부사장, 그리고 그의 동업자인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도 지난달 23일 체포된 뒤로 각각 구속됐습니다. 김 전 회장에게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 등으로 전직 청와대 행정관도 최근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은행·증권사 등 라임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와 ‘기업사냥꾼’(투자 외 목적으로 기업을 인수한 후 그 회사 주식을 고가에 팔아 큰 시세차익을 노리는 집단), 라임의 비정상적 펀드 설계·운용 등에 의해 다수의 불법행위가 발생한 사건이 ‘라임 사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주요 피고인들의 재판이 다음 주부터 시작됩니다. 라임 사태의 핵심 갈래별로 각 재판 일정을 살펴봤습니다.무자본 인수합병과 주가조작 라임 투자사 중 한 곳이 코스닥 상장사인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에스모입니다. 라임은 에스모에 약 2100억원을 투자했는데요. 이 회사가 기업사냥의 무대가 됐습니다. 에스모를 무자본 M&A(자본금 없이 인수 대상 기업의 경영권과 주식을 담보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불공정거래 행위) 방법으로 인수해 시세조종(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하락시키는 불공정거래 행위)으로 주가를 부양한 뒤 높은 가격에 팔아 약 83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지난달 14일 이모씨 등 4명이 구속 기소됐고 1명이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구속 기소된 4명 중 3명이 2017년 6월 에스모를 인수했던 세 개의 투자조합 대표들입니다. 이들 5명의 첫 공판은 오는 11일 오전에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립니다. 검찰은 라임 사태에 연루된 무자본 M&A 세력들을 계속 검거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에는 김모씨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요. 이들은 라임 펀드 자금 약 1000억원을 지원받아 라임 투자 상장사 3곳을 인수한 뒤 이들 기업의 회삿돈을 횡령(횡령 금액은 약 470억원)하고, 전문 시세조종업자에게 수십억원을 제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시킨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라임 펀드 사기 판매오는 13일 오전에는 서울남부지법에서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 본부장의 첫 재판이 열립니다. 신한금투는 라임과 함께 라임의 무역금융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은폐하고 지속적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임 전 본부장은 문제가 된 라임 펀드 설계 과정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는 2017년 5월부터 신한금투 명의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를 합니다. 그런데 신한금투가 2018년 11월 해외 무역금융펀드 중 한 곳에서 부실이 발생해 청산 절차가 개시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 금융감독원(금감원)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임 전 본부장은 라임의 이종필 전 부사장과 공모해 라임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해외무역펀드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과 손실 발생 가능성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480억원 상당의 라임 무역금융펀드 3개를 판매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습니다. 또 라임 투자사이자 상장사인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리드’에 투자를 한 대가로 리드로부터 1억 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도 받고 있습니다. 이 전 부사장도 리드의 임원으로부터 명품가방과 명품시계, 외제차 등을 제공받은 혐의가 있습니다. 라임은 한때 리드의 최대주주였습니다.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 자금 유용이 전 부사장과 함께 라임의 대체투자를 관리한 인물도 구속 기소됐습니다. 김모 전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입니다. 김 전 본부장은 김봉현 전 회장의 요청에 따라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 자금으로 스타모빌리티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고, 그 대금을 김 전 회장이 재향군인회 상조회(향군상조회)를 인수할 때 쓰도록 도운 혐의 등으로 지난달 20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라임을 살릴 회장님’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실질사주로 있는 스타모빌리티뿐만 아니라 향군상조회, 경기 버스회사인 수원여객운수 등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라임이 투자한 돈이 결국에는 기업사냥꾼에게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김 전 본부장의 첫 재판은 약 2주 뒤인 오는 20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립니다. 이외에도 김봉현 전 회장의 오랜 고향 친구인 김모(46)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1일 구속 기소됐습니다. 금감원 직원인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1년 동안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를 했습니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등입니다. 김 전 행정관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법인카드를 비롯해 3600만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 등 뇌물을 수수하고, 김 전 회장에게 라임 검사 관련 금감원의 내부 문서를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김 전 회장으로 하여금 자신의 동생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로 선임해 급여 약 1900만원을 지급하게 한 혐의도 있습니다. 김 전 행정관의 첫 재판은 원래 다음 달 3일이었으나 검찰이 변론기일 연기를 신청해 다음 달 24일로 미뤄졌습니다. 남은 수사는 이 전 부사장의 구속기간은 오는 13일까지입니다. 검찰이 이 전 부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밝혔던 범죄사실은 리드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소할 때는 혐의가 추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부사장이 김 전 회장 등과 공모해 라임 투자사의 자금을 빼돌리는 데 가담했는지, 라임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들과 공모해 당이득을 취했는지, 그외에도 라임 펀드를 독단으로 운용하면서 어떤 위법 행위들이 발생했는지도 수사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김 전 회장은 스타모빌리티 회삿돈 517억원과 300억원대의 향군상조회 고객 예탁금,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향군상조회 자금은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이 향군상조회 대표이사를 지낼 때 집중적으로 빠져나갔는데요. 이 돈이 빠져나간 곳 중에는 페이퍼컴퍼니도 포함돼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이 빼돌린 자금들의 용처 역시 수사 대상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트럼프, 흑인 청년 총 쏴 죽인 백인 부자 74일 뒤 체포에 개탄

    트럼프, 흑인 청년 총 쏴 죽인 백인 부자 74일 뒤 체포에 개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주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청년을 총으로 쏘아 살해한 백인 아버지와 아들이 사건 발생 두 달이 훨씬 지나서야 경찰에 체포된 것과 관련, 개탄을 금치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이하 현지시간) 폭스 앤 프렌즈 프로그램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주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고인의 부모와 가족, 친구들과 마음을 함께 한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자신도 백인 부자가 무장도 하지 않고 조깅을 즐기던 청년을 총으로 쏴 살해하는 동영상을 봤다며 그걸 시청한 누구라도 “혼란스러울” 것이라면서 주지사와 사법당국이 “아주 강하게” 사건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종 문제로 빚어진 사건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가 이뤄지게 하는 일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란 원론적 답을 내놓은 뒤 “가슴 아픈 이야기”라고 말했다. 조지아주 수사국(GBI)은 전날에야 비로소 지난 2월 23일 비무장 상태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청년 아마우드 알버리(25)를 총격 살해한 혐의로 백인 남성 그레고리 맥마이클(64)과 아들 트래비스(34)을 사건 발생 74일 만에야 체포했다. 다음날에는 윌리엄 브라이언이란 이웃도 연행됐는데 그는 문제의 동영상을 촬영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사건 동영상이 공개된 것은 지난 5일이었다. 그 전에 조지아주 사법당국은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아 동영상이 공개돼서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 알버리 유족 측 변호사가 입수해 공개한 영상에는 알버리가 백인 남성의 총에 맞아 숨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조지아주 브런즈윅에서 평소처럼 조깅을 하던 알버리는 픽업트럭을 타고 쫓아온 맥마이클 부자와 마주쳤다. 전직 경찰이었던 그레고리 맥마이클은 강력한 위력의 357매그넘 탄환을 장착한 권총으로 무장한 상태였고, 트래비스는 산탄총을 움켜쥔 채였다. 알버리는 트럭을 피해 계속 조깅을 하려 했지만, 부자가 제지하며 몸싸움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 알버리는 총알 세 발을 맞고 즉사했다.맥마이클 부자는 알버리가 강도 용의자와 닮아 보인다는 이유로 추격했고, 알버리가 완력을 행사함에 따라 자기방어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해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사건을 조사한 검찰도 맥마이클 부자의 행동은 ‘시민의 범인 체포권’(citizen‘s arrest)을 규정한 조지아주 법률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 권리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으면 일반인에게도 용의자를 체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영상이 공개되면서 총기로 무장한 백인 남성들이 비무장 상태의 아프리카계 청년을 무고하게 살해했다는 여론이 들불처럼 확산했다. 온라인에는 “내가 알버리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알버리의 추모 사진이 빠르게 확산했고, 미국프로농구(NBA) 간판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우리는 매일 사냥당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백인 남성들이 처벌받지 않은 것에 대해 정의가 아니라고 비판했고,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지사도 “매우 끔찍한 사건”이라며 재수사를 약속했다. 결국 조지아 수사국은 영상 공개 하루 만에 재수사에 착수해 다음날 맥마이클 부자를 가중 폭행·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마침 8일은 살아 있었다면 알버리의 스물여섯 번째 생일이었다. 해서 조지아주 글린 카운티 법원과 이웃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추모 집회가 열렸다. 온라인에서는 해시태그 #난마우드와달린다(IRunWithMaud)를 써가며 고인의 사진을 공유하고, 그가 숨지기 전 달린 3.6㎞ 거리를 달리며 고인을 추모하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인걸 전 감찰반장 “의혹 충분했는데 위에서 감찰 중단…사표 수리 한참 뒤에야”

    이인걸 전 감찰반장 “의혹 충분했는데 위에서 감찰 중단…사표 수리 한참 뒤에야”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이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감찰이 통상적인 조치 없이 윗선의 결정에 따라 중단됐다고 증언했다. 이 전 감찰반장은 감찰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본인은 물론 감찰반원들도 납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의 심리로 8일 진행된 조 전 장관의 1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감찰반장은 2017년 말 한 감찰반원이 유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등에 관한 첩보를 보고하면서 본격적인 감찰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부시장 휴대폰을 포렌식하고 문답을 한 결과 항공권과 해외 체류비를 제외한 서너 의혹들이 규명됐으나 문제는 그 이후부터 시작됐다. 유 전 부시장이 관련 자료를 준다고 하면서 주지 않고 버티다 병가를 낸 것이다. 그 사이 여권 인사들로부터 이번 사안을 덮으라는 구명 운동이 진행됐고 특감단원들에 대한 음해성 투서들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감찰반장은 이러한 사실을 모두 박형철(52)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게 보고했고, 박 전 비서관은 이를 조 전 장관에게 전달했다. 이후 박 전 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 건을) 잠시 홀드하고 있으란다”고 전했고 얼마 뒤 “유재수가 사표를 낸다고 한다. 이 정도로 정리하기로 위에서 얘기가 됐다니 우리도 감찰 진행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이 전 감찰반장을 진술했다. 이 전 감찰반장은 “유 전 부시장 사안은 감찰을 지속하거나 관계 기관에 이첩을 해야하는 것이었는데 사표를 수리받는 조건으로 도중에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부시장은 그 이후에도 한동안 사표를 내지 않다가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부임했다. 사표를 쓰고 나간 것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금융위 몫의 수석위원 자리로 ‘영전’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조 전 장관 측은 특감반이 사실상 강제수사권이 없는 조직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한편, 최종 처분에 대한 권한이 민정수석인 자신에게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특감반 관계자들로 하여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는 ‘감찰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보지만, 조 전 장관 측은 감찰 종결 권한이 민정수석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조 전 장관 측은 “유 전 부시장이 자료 제출을 미루고 사실상 잠적에 가까운 병가 상태에 놓여있었다”며 감찰은 중단이 아닌 종료된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재판은 오후 7시 무렵이 돼서야 끝났다. 그 사이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에 대해 법원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하면서, 정 교수는 오는 10일 0시 무렵 서울구치소를 나오게 됐다. 재판을 마친 조 전 장관은 이날 재판과 정 교수 석방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차를 타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포토인사이트] 조국, 첫 법정 출석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

    [포토인사이트] 조국, 첫 법정 출석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첫 정식재판에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은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부정수수 관련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사모펀드 의혹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11개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확인하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하게 한 혐의로 추가기소됐다. 2020.5.8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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