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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확정판결 연내 힘들 듯… 野 “두 前대통령, 통 큰 사면”

    박근혜 확정판결 연내 힘들 듯… 野 “두 前대통령, 통 큰 사면”

    이명박(79) 전 대통령이 징역 17년의 확정 판결을 받고 재수감되면서 박근혜(68) 전 대통령 재판이 언제 끝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벌써부터 야권에서 ‘통 큰 사면’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마무리되면 사면 목소리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을 공약으로 내건 터라 실제 사면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는 지난 9월 초부터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과 관련해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물리적으로 연내 선고 가능성은 낮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이 상고를 하지 않고 쟁점도 복잡하지 않아 재상고심 선고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파기환송심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징역 15년, 직권남용 등 나머지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옛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이 확정된 것까지 포함하면 징역 22년이 선고된 상태다. 재상고심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박 전 대통령은 87세가 되는 2039년까지 수형 생활을 해야 한다. 앞서 형이 확정된 이 전 대통령의 만기출소 시점은 95세가 되는 해인 2036년이다. 재수감 이틀째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부터 수용자 일과 시작에 맞춰 하루를 시작했다. 다음달 10일쯤 분류 심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처우 등급이 정해질 전망이다. 이후 다른 교도소로 이송할지 여부도 결정된다. 형이 확정되면 사면 심사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야권은 앞으로 줄기차게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라디오방송에서 “박 전 대통령까지 전체 재판이 다 끝나면 문재인 대통령이 통 크게 사면하고 이런 것도 (좋겠다)”라며 ‘일괄 사면’을 언급한 것도 사면 논의를 수면 위로 올리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결단이 있으면 가능하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정치인 사면 최소화’ 원칙과 함께 뇌물·알선수재 등 5대 중대범죄의 사면 배제 입장을 취했기 때문에 스스로 원칙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사면을 할지는 불확실하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사면 얘기가 나오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정의는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이명박 재수감에 “두렵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이명박 재수감에 “두렵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수감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드러내며, 권양숙 여사의 말을 소개했다. 조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에 권양숙 여사님이 제게 하신 말씀에 많이 공감했다”면서 권 여사는 “앞으로 다시는 전직 대통령에게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잘못이 발견되더라도 처벌을 통해 내가 당한 불행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죄는 단죄해도, 정치적 상대방에게 적대감의 빌미는 주지 말기를 바란 권 여사의 말에 공감한다면서 전직 대통령과 참모를 털고 또 털면 어떤 잘못이라도 잡아내지 않겠는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이어 선진국에서는 보복의 악순환이 두렵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을 처벌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는 정당한 법의 집행이고 저들은 정치보복이라는 데에 중도층도 동의할 것이며 이명박 처벌은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정치적 상대방도 그럴까요? 언젠가 권력이 넘어가면 저들은 정치보복을 하면서 정당한 법의 집행이라고 말하지 않을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조 교수는 어디에선가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거론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저들에게 어떤 잘못도 묻지 않았고,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그런 아름다운 전통을 깨뜨린 사람이 이명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가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인간적으로 모욕까지는 하지 않아 소수에 불과하더라도 그를 여전히 지지하는 상대방 사람들에게 원한은 심어주지 않으면 좋겠다”면서 “그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예우를 해야, 다시 내가 지지했던 대통령이 정치적 보복을 당할 때 더 큰 정당성을 가지고 저항할 명분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영원한 권력은 없다고 부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그게 왜 모순입니까!” 증언모순 지적에…조국 ‘버럭’(종합)

    “그게 왜 모순입니까!” 증언모순 지적에…조국 ‘버럭’(종합)

    ‘유재수 감찰 무마’ 증인신문…검찰과 날선 신경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감찰 건이 아주 작은 사안에 불과해 깊은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감찰 무마 혐의를 부인했다. 조 전 장관은 증언이 모순이라고 지적하는 검찰에 “그게 왜 모순이냐”고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공동 피고인인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받았다. 그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2017년 말 금융위원회 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할 당시 옛 참여정부 인사들로부터 이른바 ‘구명 운동’이 벌어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박형철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여권 인사들의 압박이 있다고 자신에게 보고했고, 이에 백원우 전 비서관에게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당시 유 전 부시장의 구명을 요청한 옛 참여정부 인사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백 전 비서관이) 내게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검찰이 왜 ‘구명 요청’ 인사를 확인하지 않았는지 묻자, 조 전 장관은 “지금 현미경처럼 확대해보면서 질문하는데 유재수 사건은 당시 100분의 1 또는 그 이하의 비중을 가진 사건이라 그 문제를 집중해서 볼 상황이 아니었다”며 “수많은 사안을 제가 보고받고 지시하는 상황이고 개인적 업무와 경찰·검찰·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을 대통령께 보고하는 일이라 유재수 자체를 두고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증언모순 지적에…조국 “왜 모순입니까” 버럭 검찰이 유 전 부시장 사건이 업무에서 비중이 작았다는 주장과 구명 운동이 일어나 백 전 비서관에게 진상 파악을 주문했다는 진술이 서로 모순이라고 지적하자 조 전 장관은 “그게 왜 모순입니까!”라고 큰 소리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모순이라고 하는데, 이는 의도적 혼동”이라며 “유재수 사건에 백 전 비서관을 개입시킨 것은 통상적인 감찰과 달리 이 사람(유재수)이 참여정부 때 특수관계인에 해당하고 구명 운동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부당하게 중단시켰다고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조 전 장관은 혐의를 부인해왔다. 조 전 장관은 당시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유 전 부시장 감찰을 마무리한 이유에 대해 “정무적인 판단이 있었다”며 “백 전 비서관이 사표 처리하자는 의견을 냈을 때 주된 근거로 ‘공무원을 무조건 형사처벌 하면 집권 세력으로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저한테 제기했다. 그게 정무 판단이었고 상당 부분 공감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구명 운동을 고려한 결정은 아니었다”면서도 “더 강한 조치를 선택했더라면 이런 일 자체가 없었겠구나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감찰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경수 경남지사와 통화했지만, 서로 안부를 묻거나 업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을 뿐 유 전 부시장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자신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 거부권을 행사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모든 질문에 답변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햄버거병’ 논란 재수사…검찰, 한국맥도날드 압수수색

    ‘햄버거병’ 논란 재수사…검찰, 한국맥도날드 압수수색

    덜 익은 고기 패티가 들어간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검찰이 한국맥도날드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3일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맥도날드 품질관리팀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식자재 관리 장부 등 관련 자료을 확보했다. 검찰이 지난해 10월 관련 의혹에 대해 재수사에 착수한 지 1년여만이다. ‘햄버거병’ 사건은 2016년 최모씨가 딸 A양(6)이 국내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해피밀 세트를 먹은 뒤 용혈성요독증후군을 갖게 됐다며 지난해 7월 맥도날드 본사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검찰은 맥도날드 측 과실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패티 납품업체 대표 등 관계자 3명만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후 지난해 1월 ‘정치하는 엄마들’ 등 9개 시민단체가 한국맥도날드와 패티 납품업체, 세종시 공무원 등을 식품위생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고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다시 배당됐다.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맥도날드가 검찰 수사 중 자사 직원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보여주기식 수사를 한 것 같다”...이춘재 ‘경찰수사’ 조롱

    “보여주기식 수사를 한 것 같다”...이춘재 ‘경찰수사’ 조롱

    역대 최악의 장기미제 사건으로 기록돼 있던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자백한 당사자인 이춘재(57)가 당시 경찰의 ‘부실수사’를 들추는 증언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이춘재는 2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980∼1990년대 화성과 청주에서 벌어진 14건의 살인을 모두 자신이 저질렀음을 인정하면서 “나도 내가 왜 안 잡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범행을 저지른 뒤 특별한 증거 은폐행위 등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이 수사를 조금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자신의 범행이 들통났을 것이라는 얘기다. 당시 경찰은 노태우 대통령의 신속한 수사 지시와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 사건 수사에 연인원 200만명 이상을 동원해 철저히 수사했다고 발표했지만, 이춘재 증언에 따르면 그 모든 게 보여주기식 수사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번은 한 피해자의 시계를 갖고 다니다가 검문에 걸렸고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지 않아서 파출소에 갔는데도 신분 확인만 하고 끝났다”며 “시계에 관해 묻기도 했는데 주웠다고 하니까 더는 묻지 않더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형사들을 여러 번 마주치고 했지만, 항상 친구들이나 주변 이상자에 대해 탐문수사를 했지, 나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뭘 물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춘재는 1986년 1월 군대에서 전역한 뒤 같은 해 9월 첫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 강간 범행을 해 용의자로 경찰 수사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춘재가 강간 범행으로 처벌받았더라면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경찰서에서 한차례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는 당시 상황에 대해 “강간 사건으로 화성경찰서에서 조사받았고 피해자와 대질 조사도 예정돼 있었는데 이뤄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이 사건으로 처벌받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앞서 경찰은 재수사 과정에서 “과거 경찰이 이춘재를 용의자 신분으로 수사한 적은 없지만, 연쇄살인 사건과 관련해 3차례 조사하면서 혈액형과 족적이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풀어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춘재가 저지른 1989년 7월 발생한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에서는 당시 담당 경찰관이 실종된 초등학생의 유골 일부를 발견하고도 은닉한 혐의가 드러났고 8차 사건에서는 범인으로 지목한 윤성여(53) 씨를 감금하고 잠을 재우지 않아 허위 자백을 받아낸 혐의가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현장에서 확보한 혈액형과 족적이 이춘재의 것과 다르게 나온 이유는 지금과 비교해 정확도 등이 현저히 떨어지는 당시 과학수사 기법의 한계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경찰의 잘못과 수사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발생부터 현재까지 상황과 과오를 담은 백서를 제작해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는 “70∼80년대에는 전형적인 유형의 범죄, 동기가 뚜렷한 사건 위주로 수사하다 보니 이런 사건에 대한 수사기법에 의존해 피해자 주변에 대한 탐문이 중점적으로 이뤄져 동기 없는 범인을 추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춘재는 전날 법정에서 “나는 욕심이 없고 밖에 있을 때 생활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교도소에 있는 지금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조두순이 나간다고 해서 난리가 났다고 하는데 내가 나간다고 하면 더한 얘기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춘재 “피해자 시계 들고 검문도 당했지만 잡히지 않아”(종합)

    이춘재 “피해자 시계 들고 검문도 당했지만 잡히지 않아”(종합)

    연쇄살인 자백한 이춘재, 부실수사 증언“나도 내가 왜 안 잡혔는지 이해 못 해…경찰 수사가 보여주기식 아니었나 싶다”살인 전 강간 범행으로 경찰 조사받기도 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온 1980~1990년대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주로 발생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에서 당시 경찰의 ‘부실수사’를 들추는 이춘재의 여러 증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춘재는 지난 2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당시 화성과 청주에서 벌어진 14건의 살인을 모두 저질렀음을 인정하면서 “나도 내가 왜 안 잡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범행을 저지른 뒤 특별한 증거 은폐행위 등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이 수사를 조금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자신의 범행이 들통났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내로라하는 경찰 수백명이 왔다 갔는데 조금 지나면 싹 빠져나가고 그런 식으로 수사가 진행돼 보여주기식 아니었나 싶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노태우 대통령의 신속한 수사 지시와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 사건 수사에 연인원 200만명 이상을 동원해 철저히 수사했다고 발표했지만, 이춘재 증언에 따르면 그 모든 게 보여주기식 수사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번은 한 피해자의 시계를 갖고 다니다가 검문에 걸렸고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지 않아서 파출소에 갔는데도 신분 확인만 하고 끝났다”면서 “시계에 관해 묻기도 했는데 주웠다고 하니까 더는 묻지 않더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형사들을 여러 번 마주치고 했지만, 항상 친구들이나 주변 이상자에 대해 탐문수사를 했지, 나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뭘 물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이춘재는 1986년 1월 군대에서 전역한 뒤 같은 해 9월 첫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 강간 범행을 해 용의자로 경찰 수사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춘재가 강간 범행으로 처벌받았더라면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경찰서에서 한차례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는 당시 상황에 대해 “강간 사건으로 화성경찰서에서 조사받았고 피해자와 대질 조사도 예정돼 있었는데 이뤄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이 사건으로 처벌받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강간 사건으로 처벌받았더라면 연쇄살인 사건을 벌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춘재가 검문당한 사례와 살인 전 강간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내용 등은 이번 재판을 통해 일반에 처음 알려졌다.첫 번째 살인 사건 발생 34년 만에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이춘재는 1980년대 경기 화성과 충북 청주 일대에서 벌어진 14건의 연쇄살인 사건 모두 자신이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또한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에게 사건 발생 32년 만에 사과했다. 그는 지난해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후 “범행 당시 현장 은폐 등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경찰에서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저의 사건에 관계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자백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이춘재는 “나는 욕심이 없고 밖에 있을 때 생활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교도소에 있는 지금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조두순이 나간다고 해서 난리가 났다고 하는데 내가 나간다고 하면 더한 얘기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모든 질문 답변 조국 “참여정부 차원 ‘구명 운동’ 보고받아”

    모든 질문 답변 조국 “참여정부 차원 ‘구명 운동’ 보고받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감찰 건이 아주 작은 사안에 불과해 깊은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감찰 무마 혐의를 부인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공동 피고인인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증인 신문을 받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2017년 말 금융위원회 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할 당시 옛 참여정부 인사들로부터 이른바 ‘구명 운동’이 벌어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박형철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여권 인사들의 압박이 있다고 조 전 장관에게 보고했고, 이에 조 전 장관이 백원우 전 비서관에게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은 당시 유 전 부시장의 구명을 요청한 옛 참여정부 인사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백 전 비서관이) 내게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검찰이 왜 ‘구명 요청’ 인사를 확인하지 않았는지 묻자, 조 전 장관은 “지금 현미경처럼 확대해보면서 질문하는데 유재수 사건은 당시 100분의 1 또는 그 이하의 비중을 가진 사건이라 그 문제를 집중해서 볼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사안을 제가 보고받고 지시하는 상황이고 개인적 업무와 경찰·검찰·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을 대통령께 보고하는 일이라 유재수 자체를 두고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부당하게 중단시켰다고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조 전 장관은 혐의를 부인했다. 조 전 장관은 아울러 감찰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경수 경남지사와 통화했지만, 서로 안부를 묻거나 업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을 뿐 유 전 부시장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 지사와 저는 서로 대학 선후배인데 평소 서로 말을 높인다”며 “사적인 연을 맺거나 공적인 활동을 함께한 사이가 아니라서 서로 조심스럽다”고 부연했다.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대 82학번이며 김 경남지사는 서울대 인류학과 86학번이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자신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 거부권을 행사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모든 질문에 꼬박꼬박 답변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소화기·스프링클러설비 없어도 소방감리업체는 ‘이상없음’

    소화기·스프링클러설비 없어도 소방감리업체는 ‘이상없음’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7~9월 완공 허가를 신청한 도내 33개 대형 건물(연면적 1만5000㎡ 이상)을 대상으로 소방시설공사 불법 행위를 수사한 결과, 17개 건물에서 33개 업체를 적발해 형사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주요 위반 내용은 소방시설 불량 시공 11곳, 허위 감리보고서 제출 8곳, 무면허 시공 8곳, 불법 하도급 4곳, 중요 소방시설 차단 2곳 등이다. 특사경이 공개한 사례를 보면 A 시 소재 지식산업센터 건물의 경우 소방시설공사업체가 소화기 962개와 스프링클러 헤드 67개를 설치하지 않았는데도 소방감리업체는 감리보고서에 ‘이상 없음’이라고 허위 작성해 관할 소방서에 제출했다. B 시 소재 주상복합건물 소방공사 감리업체는 시공업체가 화재를 알리는 비상방송설비 스피커(3개 층)와 무선통신 보조설비 안테나(17개 층)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는데도 설치된 것처럼 감리보고서를 작성했다. C 시에서 아파트를 신축한 업체는 소방시설공사 완공필증을 받은 뒤 스프링클러 배관의 중간밸브와 화재수신기 연동 스위치를 차단해 건물 내 소방시설을 작동불능 상태로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D 시 소재 주상복합건물 내 무선통신 보조설비를 1억8000만원에 도급받은 뒤 4차례나 재하도급해 도급액의 절반도 안 되는 7000만원에 시공한 업체도 적발됐다. 소방시설공사업법에 따라 허위감리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무면허 시공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소방시설 차단 행위는 소방시설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진다. 경기도에서는 최근 3년간 연면적 1만5000㎡ 이상의 대형건축물에서 1252건의 화재가 발생해 모두 11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인치권 경기특사경 단장은 “지난 7월 발생한 용인 물류센터 화재에서 보듯 소방시설에 대한 불법은 도민의 안전과 생명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대상을 확대해 수사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하태경 “어쨌든 나라의 얼굴…대통령의 통 큰 사면 부탁”

    하태경 “어쨌든 나라의 얼굴…대통령의 통 큰 사면 부탁”

    “박근혜 재판까지 끝나면 통 큰 사면 부탁”야당 중진, MB·박근혜 일괄 사면 첫 언급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것과 관련해 “사면을 좀 고려해주십사 대통령한테 부탁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3일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전직 대통령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전체 재판이 다 끝나면 문재인 대통령께서 통 크게 사면하고 이런 것도 (좋겠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이 전 대통령의 확정 판결 후 국민의힘의 주요 인사로는 처음 사면을 거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 의원은 “명백히 잘못한 게 있기 때문에 감싸기는 어렵겠지만, 어쨌든 한 나라의 얼굴이었던 분이라서 굉장히 안타깝다”면서 “정파적으로 반대파들은 생각이 다르겠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불행”이라고 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이 확정되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확정 판결이 언제 내려질지도 관심이다.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는 법리 검토 상황과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연내는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구속돼 4년째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9일 뇌물·횡령 등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아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난 지 8개월여 만에 서울 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앞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1년 정도 구치소에 수감돼 남은 수형 기간은 16년이다. 형기를 모두 채운다면 95세인 2036년에 석방된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까지 판결이 확정될 경우 야권을 중심으로 두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포토] 법정 향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포토] 법정 향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유재수 감찰무마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 등 혐의에 관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1.3 뉴스1
  • [이의진의 교실 풍경] 정시에 교과평가 추가한 서울대

    [이의진의 교실 풍경] 정시에 교과평가 추가한 서울대

    “밖에서 상담을 받았는데요. 어차피 내년에 주요 대학 정시가 40% 이상으로 확대된다고 내신 포기하고 그냥 수능 준비하래요. 재수하면 더 좋은 대학 갈 수 있다는데, 어떻게 할까요?” 코로나19로 학교 문을 닫았던 지난 3월 꽤 많이 받았던 학부모 상담 내용이다. “2022 대입부터 정시가 확대된다고 해서 올해 입시는 포기하려 하는데 재수하면 성적이 얼마나 오르나요? 제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까요?” 얼마 전 내가 온라인 상담을 맡고 있는 진학 사이트에 올라온 상담 내용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수시전형의 ‘불공정’ 논란을 이유로 2022학년도 서울 소재 주요 16개 대학의 대입 정시전형 비중을 30~40%로 올리겠다고 밝힐 때 이미 예상됐던 반응들이다. 수능은 선행학습, 반복학습을 한 학생에게 유리한 시험이다. 특히나 변별력 확보라는 명목으로 킬러문항이 반드시 한두 문항 이상 출제되는 상황에서는 다른 모든 활동을 배제한 채 문제풀이에만 집중할 수 있는 ‘n수생’이 재학생에 비해 훨씬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위에 상담을 한 학생들처럼 정시 확대라는 정책적 유혹은 재수에 이어 n수까지 결심하게 만들기 쉽다. 흔히 공정함은 ‘기계적인 공정함’이 되기 십상이다. 이런 여론을 기반으로 교육부가 앞장서서 수능 중심 정시 확대를 선언함으로써 과거 교육으로의 회귀를 도모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학생의 교과 선택권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창의융합형 미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겠다던 2015 개정교육과정의 정신을 후퇴시켰다. 교육과정과 평가가 따로 놀게 되면서 수능에 포함되지 않은 교과는 학생들 사이에서 가볍게 무시되고 입시를 위한 파행적인 교육과정은 현실을 어쩔 거냐는 핑계로 현장에서 암암리에 계속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대가 나섰다. 지난달 29일 서울대는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르는 2023학년도 입시부터 정시에서도 ‘교과평가제’를 도입해 2차 평가에선 수능 성적 80점에 교과평가를 20점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수능 성적만이 아니라 고등학교 학업성취도와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내신등급을 반영하겠다는 게 아니다. 지원 학과에 필요한 심화과목, 예를 들어 물리II, 기하와 같은 과목을 고등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이수했는지 등을 면접관들이 A, B, C 3개 등급으로 절대평가하겠다는 말이다. 이는 곧 정시에서도 수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정성평가를 일부 도입하겠다는 말이 된다. 발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2단계에서 1~2점에 불과한 영향력이다. 적어도 지원자 대부분이 B 이상일 확률이 높고 교과평가는 C등급을 받은 학생 정도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중요한 요건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서울대가 정시에서 교과를 반영하겠다고 한 것은 실질적 영향력을 떠나 학교 교육 현장에 던지는 의미가 더 크다. ‘학교 현장에서만큼은 최소한 수능 위주 교육으로 가서는 안 된다. 수능으로 대학을 가려는 학생도 학교 교육과정에는 충실해야 한다’는 교육의 기본적인 전제를 확인해 준 것이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수능만큼은 봐야 하는 나라, 듣기평가 시간에는 비행기조차 못 뜨는 나라,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한 가림막 설치 문제 하나로도 온갖 논란을 빚으며 국민청원이 9000명을 돌파하는 나라다. 그러는 동안 정작 우리 사회가 따져 봐야 할 ‘미래 인재 역량의 검증’, ‘교육과정의 실현과 이에 따른 평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화두는 또다시 저만치 밀려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2023 대입 정시전형에서의 교과평가 도입이 교육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서울대의 이번 발표를 환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공시생 애환 담긴 컵밥 먹고… 사육신 충절과 만나다

    공시생 애환 담긴 컵밥 먹고… 사육신 충절과 만나다

    서울의 ‘노량진’이라는 땅 이름은 짐작처럼 ‘한강’에서 비롯됐다. 오늘날의 이촌동과 노량진 사이 한강을 노들강이라 불렀는데, 노들의 뜻을 새겨 한자로 적은 것이 곧 노량이다. 백로가 뛰어놀던 징검다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여기에 조선 태종 14년(1414) 배가 건너는 나루가 생기면서 노량진이라는 이름이 태어났다고 역사는 적고 있다. 하지만 이제 노량진에서 한강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신 노량진은 ‘학원의 거리’와 같은 말이 됐다.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의 제23회 주제는 ‘노량진 산책’이다. 투어는 서울 지하철 1호선과 9호선이 만나는 노량진역에서 시작됐다. 노량진역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구름다리로 철길을 건너면 노량진수산시장이다. 수산시장 또한 노량진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분명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답사단은 노량진로 좌우로 학원가가 펼쳐진 역 건물 남쪽의 작은 광장에서 만났다. 노량진을 흔히 학원가라 부르지만 현장에서 둘러보면 그보다는 ‘학원산업’ 나아가 ‘교육산업’이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학원의 숲이라 할 만큼 온갖 학원이 들어선 가운데 역 건너편에 보이는 면접학원은 취업준비생이 마지막으로 거쳐 가는 학원일 것이다. 수험생이 먹고 자고 공부하는 생활의 현장인 만큼 ‘부대 산업’의 규모도 간단치 않아 보였다. 원룸텔과 스터디카페가 학원만큼이나 많고 피트니스센터도 적지 않다. 건강관리에 힘쓰는 수험생도 없지는 않겠지만 체력이 필수인 소방이나 경찰 공무원 지망생이 노량진에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한다.노량진 학원가는 주변의 기존 건물에 학원이 입주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옛 건물이 사라지는 대신 학원 전용의 대형 건물이 속속 들어서면서 분위기를 바꿔 나가고 있었다. 메가스터디타워 같은 새로운 개념의 수험생 편의시설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트렌드인 듯싶다. 노량진역 광장에서도 바라보이는 장승배기로의 이 초대형 오피스텔 건물은 ‘신개념 복합교육문화공간’이다. 수험 생활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인 셈이다. 답사단은 복잡한 노량진역 광장을 벗어나 한강대교 쪽으로 노량진로를 걷는다. 곧 ‘대입재수정규반’ 안내판이 보이는 종로학원 노량진본원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오늘 산책길에 동행한 사람들은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의 가족이다. 자신의 시험을 준비하다 머리를 식히러 나온 취업준비생일지도 모른다. 역사 선생님 출신으로 노량진 학원의 역사에도 해박한 엄태호 서울도시문화지도사의 설명을 듣는 모습이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노량진이 학원가로 떠오른 것은 재수학원의 양대 산맥 종로학원과 대성학원이 자리를 잡은 것과 맥을 같이한다. 두 학원은 1965년 종로구 인사동과 도렴동에서 각각 문을 열었다. 서울시 정책에 따라 중심가 학원을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대성학원은 1975년 일찌감치 노량진 삼거리에 자리잡았고, 종로학원은 1979년 서울역 뒤편 중림동으로 이전한다. 2014년에는 중앙학원을 운영하는 하늘교육이 종로학원을 인수하는데, 지금의 종로학원 노량진본원은 바로 노량진 중앙학원이 있던 곳에 위치하고 있다. 역사가 보여 주듯 한동안 노량진 재수학원의 패권은 대성학원이 쥐었는데, 2006년부터 메가스터디학원과 이투스학원이 들어서면서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노량진의 대세는 입시학원이 아니라 공무원학원이 된 듯하다. 공무원 임용고시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공단기학원은 노량진에만 분야별로 10관까지 있다고 한다. 종로학원에서 조금 더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길 건너편에 컵밥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컵밥은 수험생 뷔페와 함께 노량진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엄 지도사는 컵밥의 삼대 요소는 삼겹살과 햄, 치즈라고 설명한다. 수험생에게 필요한 고열량 식재료다. 하지만 컵밥도, 뷔페도 갈수록 손님이 줄어든다고 한다. 노량진수산시장 삼거리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골목 안에 고려직업전문학교가 있다. ‘밑줄 쫙’으로 유명한 국어 스타 강사 서한샘의 한샘학원이 있던 자리다. 단과 전문이었던 한샘학원은 그러나 인터넷 강의에 밀리며 지난해 결국 문을 닫았다.노량진119안전센터를 지나면 학원의 거리가 막을 내리고 역사의 거리가 시작된다. 왼쪽으로 사육신역사공원이 나타난다. 수양대군이 1455년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좌에 오른 계유정난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듬해 성삼문·박팽년·하위지·이개·유응부·유성원 등이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능지처참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이 여섯 사람을 흔히 사육신이라고 부른다. 시신은 한강변 새남터에 버려지는데,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이 수습한 뒤 한강 너머에 무덤을 만든 것이 사육신 무덤의 시초가 됐다고 한다. 애초에는 성삼문과 그의 아버지 성승, 박팽년·이개·유응부의 다섯 무덤이 있었다고 하나 성승의 무덤은 임진왜란 과정에서 사라졌다. 이후 서울시가 1977년 사육신 무덤을 정비하면서 유성원·하위지의 무덤과 김문기의 가묘를 추가해 오늘에 이르렀다. 사육신이라는 표현은 역시 생육신의 한 사람인 남효온이 처음 썼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 사육신의 무덤은 사실상 ‘사칠신’의 무덤이 됐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육신 무덤은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다만 일 년 중 여의도 불꽃축제가 있는 하루만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불꽃축제마저 열리지 않았다. 이제는 충절을 기리는 공간이기보다 불꽃놀이의 ‘핫스폿’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수양대군, 곧 세조를 버리고 단종을 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의로운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사육신 무덤을 찾으면 이런 생각이 들까. 아니, 이런 생각을 하며 아예 사육신 무덤을 찾지 않는 것은 아닐까. 물론 후손들은 다를 것이다. 사육신 무덤은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이 아니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었다. 역시 단종복위운동과 관련된 경북 영주의 금성대군 신단이 사적인 것과 비교해도 무언가 그 과정에 곡절이 있을 것만 같다. 물론 국가지정문화재이면 더 중요하고 지방문화재라고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육신 무덤에서 한강이 보이지 않게 가로막는 고층아파트를 보면서 사적으로 지정됐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적이라면 관련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이렇게 가까이에 고층건물이 들어서 경관과 시야를 훼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육신역사공원에서 아파트 옆으로 난 샛길을 따라 한강 방향으로 내려가면 노들나루공원이다. 노량진정수장이 있던 자리라고 하는데, 그 역사는 19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이제는 인조잔디구장, 풋살장, 씨름장, 족구장, 자전거연습장, 체력단련시설, 야외무대로 꾸며졌다. 남쪽으로 길을 건너 용양봉저정으로 간다. 정조가 1795년 수원의 화성행궁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연 내용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정조는 당시 한강에 배다리를 만들어 건넜는데, 용양봉저정은 바로 오가는 길에 점심을 먹으며 쉬어 갔던 행궁의 일부분이다. 용양봉저정에 오르면 용산 방향으로 곧게 뻗은 한강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야를 가로막던 주민센터를 최근 헐어 내고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그 아래 한강대교 남단교차로 사거리에는 ‘주교사 터’ 표석도 보인다. 이름 그대로 배다리 설치를 주도한 관청이 있었다.북쪽으로 노들로를 건너면 한강변을 따라 동쪽으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이 보인다. 이 오솔길을 심훈공원 혹은 효사정문학공원이라고 부른다. 소설 ‘상록수’의 작가 심훈(1901~1936)은 언덕 너머 흑석동 출신이다. 그는 ‘그날이 오면’처럼 역사에 남을 작품을 남긴 뛰어난 시인이기도 했는데, 이 오솔길을 걸으면 심훈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피처의 꽂아넣는 스트라익은 수척의 폭탄… 배트로 갈겨친 히트는 수뢰의 포환…’ 개인적으로 ‘야구’(1929)라는 시에 눈길이 갔다. 오솔길 끝에 효사정이 있다. 세종 시대 한성부윤을 지낸 노한(1376~1443)의 별서였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했던 곳에 정자를 짓고 부모님을 그리워했다. 그래서 이름부터 효를 생각하는 정자가 됐나 보다. 이곳에 닿으니 사육신 무덤에서 효사정에 이르는 길을 포함한 일대 둘레길을 동작충효길이라 부르는 이유도 알 것 같다. 효사정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풍광은 한마디로 장쾌하다. 이것만으로도 효사정에 오를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효사정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흑석동이다. 이곳에서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중앙대 교정으로 가는 길 중간에 심훈의 생가터가 있다. 심훈생가의 표석은 새로 지은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 끝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나타나는 천주교 흑석동성당 마당에 있다. 심훈의 생가는 마흔 칸짜리 저택이었다고 하는데, 오늘날의 성당 터가 대부분 그의 집터는 아닌지 모르겠다.중앙대 중앙도서관은 1959년 지은 서울미래유산이지만 유리 재질의 커튼월로 장식한 겉모습이 매우 현대적이다. 김인철 중앙대 교수의 설계로 2009년 리모델링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그 과정에서 바닥에 고무판을 붙여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 놀랐다고 한다. 하이힐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였는데, 김 교수는 “수도원보다 더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어 아예 소리 나는 신발을 신고 들어올 엄두를 못 내게 해야겠다 싶었다”고 회고한다. 물론 농반진반이다. 글 서동철 서울신문 논설위원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제24회 추억의 극장가 ●출발 일시 11월 14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별도 고사장 마련하면 뭐하나… 격리자 실기·면접 꺼리는 대학들

    별도 고사장 마련하면 뭐하나… 격리자 실기·면접 꺼리는 대학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달 앞두고 학교와 학원에서의 코로나19 감염이 잇따르면서 수험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자가격리자의 대학별고사 응시를 보장하고 고3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등의 대안이 제시됐지만 수험생들의 걱정을 덜어내기엔 역부족이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학교와 학원에서 학생 간, 학생과 교직원 간 접촉해 확진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29일 종로구 예술고등학교 학생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지난 1일까지 이 학생이 다니던 음악연습실을 이용하던 예술계열 학생들 등 총 10명이 확진됐다. 경기 포천과 성남, 전남 함평에서는 교내 감염이 발생했으며 경기 부천에서는 발레학원에서 초등학생 13명이 감염됐다. 수험생들의 확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고3 학생 2명이 감염됐으며 서울 강남과 대구의 학원에서 수능을 준비하던 재수생도 감염됐다. 교육계와 수험생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고3 학생들이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면서 실기와 면접 등 대학별평가에 응시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가 자가격리자들의 대학별평가 응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권역별로 고사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대부분 대학은 감염 가능성과 공정성 우려 등을 이유로 호소하며 대학별평가에서 자가격리자의 응시를 제한하고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가격리 시 대학별평가에 응시할 수 없다’는 대학 측 안내에 동의해야 수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는 탓에 응시가 제한돼도 호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28일 간담회를 열고 “자가격리된 수험생도 최대한 대학별평가에 응시하도록 노력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에 대학별평가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고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선에서 자가격리자들이 응시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말 감염의 우려가 있거나 대규모의 장비를 이동해야 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예체능 실기고사에서는 자가격리 수험생의 응시 제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고3에 적용하던 ‘매일 등교’ 원칙을 해제했지만 고3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놓고 일선 학교의 혼란은 여전하다. 고3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에서의 감염이 걱정돼 교외 체험학습이라도 쓰겠다”는 불만이 나오는가 하면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 갈 곳이 없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춘재 “불 찾아가는 불나방처럼… 연쇄살인 14건 모두 내가 했다”

    이춘재 “불 찾아가는 불나방처럼… 연쇄살인 14건 모두 내가 했다”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모든 사건을 자백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알려진 ‘화성 연쇄살인’의 범인인 이춘재(56)가 2일 ‘진범 논란’을 빚은 1988년 9월 ‘8차 연쇄살인 사건’의 증인으로 법정에 섰으며, 1980년대 경기 화성과 충북 청주 일대에서 벌어진 14건의 연쇄살인 사건 모두 자신이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또한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에게 사건 발생 32년 만에 사과했다. 첫 번째 살인 사건 발생 34년 만에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지난해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후 “범행 당시 현장 은폐 등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경찰에서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저의 사건에 관계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자백했다”고 털어놨다. 이춘재는 짧은 스포츠머리에 군데군데 흰머리가 성성했다. 오랜 수감 생활 탓인지 얼굴 곳곳에는 주름이 깊게 패었으나 얇게 찢어진 날카로운 눈매는 30여 년 전 몽타주 속 사진과 다름없었다. 그는 경찰이 교도소로 찾아와 DNA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추궁하자 1980년대 화성과 청주에서 저지른 14건의 살인 범행에 대해 모두 털어놨다고 설명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이나 생각을 갖고 한 것이 아니라 불을 찾아가는 불나방처럼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춘재는 이날 법정에서 윤씨를 포함해 범인으로 몰려 온갖 고초를 겪다가 죽거나 다친 무고한 사람들의 사연이 담긴 뉴스영상을 본 뒤 “제가 저지른 살인 사건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형 생활을 한 윤씨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윤씨는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춘재가 법정에 나와 진실을 말해 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100% 만족스럽지는 않다”며 “다만 그가 진실을 밝혀 줘서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서는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세·중학생)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춘재가 법정에 나와 일반에 공개된 것은 그가 자백한 연쇄살인 1차 사건이 발생한 1986년 9월로부터 34년 만이며, ‘진범 논란’을 빚은 8차 사건이 발생한 1988년 9월로부터 32년 만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MB, 9개월만에 구치소로… “나는 가둬도 진실 못 가둬”

    MB, 9개월만에 구치소로… “나는 가둬도 진실 못 가둬”

    “나는 구속할 수 있겠지만 진실을 가둘 수는 없을 것이다.” 9개월 만에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된 이명박(79)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지난달 29일 뇌물수수와 횡령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 전 대통령은 2일부터 다시 수감생활을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47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출발해 오후 2시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검찰청사에서 5분가량 머물면서 신원 확인과 형 집행 고지 절차를 마친 뒤, 검찰이 제공하는 검은색 그랜저 차량을 타고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이날 오전부터 자택 앞과 서울중앙지검 지하주차장 출입구 인근에는 수십명의 취재진과 경호인력, 시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법치가 무너졌다”며 비난했지만 이날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별도 입장 표명도 없었다. 다만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를 통해 “나는 구속할 수 있겠지만 진실을 가둘 수는 없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겨 내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출석 전 자택을 찾은 측근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마라. 수형생활 잘하고 오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권성동 의원, 이은재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자택 앞에서 이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자택 인근에서는 지지파와 반대파 간의 실랑이도 벌어졌다. 진보 유튜버들은 재수감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이명박 대국민 사과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맞서 보수 유튜버들은 “경제 살리고 국격 높인 이명박 대통령 석방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이 전 대통령은 다른 수용자의 접근을 막기 위해 동부구치소 12층에 있는 4평 남짓한 독거실을 사용한다. 앞서 2018년 3월 구속돼 지난해 2월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1년간 머물렀던 곳이다. 약 16년의 수형기간이 남은 이 전 대통령은 향후 사면이나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95세인 2036년에 석방된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중도·진보도 움직였다… 윤석열, 대선주자 ‘3강’

    중도·진보도 움직였다… 윤석열, 대선주자 ‘3강’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7%를 돌파하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각을 세우고, 이후 일선 검사들이 추 장관과 대립하는 양상이 전개되면서 범야권 지지층의 지지율을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2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성인 2576명을 대상으로 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1.9%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 윤 총장에 대한 선호도는 전월보다 6.7% 포인트 오른 17.2%로 집계됐다. 각각 21.5%로 공동 1위를 기록한 이 대표, 이 지사와의 격차를 4.3% 포인트 차이로 좁히며 ‘2강 1중’이 아닌 ‘3강’으로 올라선 것이다. 윤 총장 선호도 상승폭은 보수층에서 10.4% 포인트로 가장 컸고, 중도층(7.0% 포인트), 진보층(5.6% 포인트)에서도 오름세가 비교적 컸다. 특히 윤 총장은 중도층에서는 20.7%를 기록해 이 대표(20.5%)와 이 지사(20.4%)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전문위원은 “중도층은 일정 부분 이른바 ‘샤이 보수’층 응답자들”이라면서 “윤 총장의 지지가 높게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윤 총장의 3강 유지는 추 장관과 여권에 달렸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윤 총장은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 성격이 강해 만일 대척점에 있는 추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의 공격이 잦아들면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다만 당분간은 윤 총장의 지지도가 유지될 공산이 크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명박 대통령 재수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라임 관련) 법무부 감찰과 검찰 수사 등 앞으로도 윤석열 지지율에 쓰일 땔감이 많아 보인다”며 “한두 달 내 지지율이 크게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 전문위원은 “다음 조사에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3강으로 자리잡았다고 평해도 무방할 듯하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6개월 연속 지지도가 하락하고, 이 지사는 전월보다 0.1% 포인트 상승하면서 민주당 내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문 의원들이 뭉친 ‘민주주의4.0 연구원’(가칭)이라는 매머드급 싱크탱크가 오는 22일 창립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친문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살인의 추억? 별 감흥 없었다” 이춘재가 쏟아낸 말들(종합)

    “살인의 추억? 별 감흥 없었다” 이춘재가 쏟아낸 말들(종합)

    8차 사건 재심 재판 증인으로 나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 이춘재(57)가 8차 사건 재심 재판의 증인으로 나섰다. 첫 범행 이후 33년, 마지막 범행인 연쇄살인 10차 사건 이후 31년 만에 법정에 사실상 진범으로 등장한 그였다. 2일 오후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박정제) 심리로 진행된 8차 사건 재심 재판에 이춘재는 교도관들에 이끌려 피고인 대기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이날 재판에서 그는 증인 신분이었다. 이 같은 이유로 재판부는 이춘재에 대한 언론 촬영을 불허했다. “잘못된 일 같았지만 돌아서면 잊혔다”증인 선서를 마친 이춘재는 14건에 이르는 살인과 30여건에 달하는 성범죄를 모두 자신이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춘재는 지난해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후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재수사 과정에서 아들과 어머니 등 가족이 생각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것이 다 스치듯이 지나갔다”고 밝혔다. 사건을 자백한 이후에는 주기적으로 연락·면회가 오던 가족들과 왕래가 끊겼다고 그는 말했다. 왜 그런 사건을 저지르게 됐느냐는 물음에는 “지금 생각해도 당시에 왜 그런 생활을 했는지 정확하게 답을 못하겠다”며 “어떤 계획이나 생각을 갖고 한 것이 아니라 불을 찾아가는 불나방처럼 범행을 저질렀다”고 답했다. 또 “계획을 하고 준비를 해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사유인지는 모르고 당시 상황에 맞춰 (살인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살인을 저지르고 나면 순간적으로는 이건 아니다,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며 “그러나 돌아서고 나면 그게 잊혀서 다른 범행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자신만의 ‘시그니처’(범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성취하기 위해 저지르는 행위)인 피해자 속옷이나 스타킹을 이용한 결박·재갈과 관련해서도 이춘재는 특별할 게 없다는 투로 담담하게 진술했다. 그는 “결박의 주 목적은 반항 제압, 재갈을 물린 것은 소리를 막기 위함이었다”며 “속옷을 얼굴에 씌운 경우는 피해자가 나의 신원(얼굴 등)을 알아차릴 것 같은 상황에서 한 일”이라고 말했다. 딱히 자신의 범행을 과시하기 위해 한 행위는 아니라는 것이다. “자백, 후련함도 있지만 남의 일 이야기하는 기분” 이날 법정에서 이춘재가 쏟아낸 말들은 일반인의 사고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그는 자신의 범행 도중과 이후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겪을 고통을 생각해 본 적 있느냐는 물음에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7살 어린아이부터 70대 노인까지 가리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기준이나 계획 없이 그날 마주친 대상에 대해 순간적인 생각으로 범행했다”고 말했다. 과거 범행에 대해 진술할 때 무슨 기분이 드냐는 질문에는 “어찌 보면 후련함도 있겠는데 크게는 제가 저지른 일을 말하는 기분도 아니고 어디서 들은 이야기나 남이 한 걸 이야기하는 것처럼 생각이 든다”고 감정 없이 말했다. 그는 수감 생활 중 자신이 저지른 연쇄살인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살인의 추억’도 봤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그냥 영화로만 봤고, 특별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면서 “별 감흥이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얼굴·몸매 안 보고 손이 예쁜 여자가 좋다” 그러면서도 여성의 손에 대한 집착을 숨기지 않고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이춘재는 과거 여성 프로파일러와 면담을 나누던 중 ‘손이 예쁘다. 만져봐도 되느냐?’고 물었다는 일화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만지고 싶어서 그랬다기보다 원래 손이 예쁜 여자가 좋다”면서 “얼굴, 몸매 이런 건 (범행 대상을 고를 때) 보지 않고 손이 예쁜 게 좋다”고 답했다. 수사망을 피해 장기간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데 대해선 “나도 내가 왜 안 잡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몇 번 심문을 받았지만 조사 대상에 오른 적은 없다. 당시 경찰들이 보여주기식으로 수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사건 피해자들에게는 “저의 사건에 관계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자백했다. 하루속히 마음의 안정을 찾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반성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중학생)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몰렸던 윤성여(53)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복역하다가 2009년 가석방됐다. 이춘재의 범행 일체 자백 이후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이날까지 재심 재판을 진행해왔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9월 이번 논란의 결정적 증거인 현장 체모가 30년의 세월이 흐른 탓에 DNA가 손상돼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이 나오자 이춘재를 직접 법정에 부르기로 결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7%까지 오른 윤석열…이낙연·이재명과 ‘3강’ 형성되나

    17%까지 오른 윤석열…이낙연·이재명과 ‘3강’ 형성되나

    당분간 선호도 유지 전망 속 “일시적” 분석도친문 의원 ‘민주주의 4.0 연구원’ 싱크탱크 출범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7%를 돌파하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각을 세우고, 이후 일선 검사들이 추 장관과 대립하는 양상이 전개되면서 범야권 지지층의 지지율을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2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성인 2576명을 대상으로 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 윤 총장에 대한 선호도는 전월보다 6.7%포인트 오른 17.2%로 집계됐다. 각각 21.5%로 공동 1위를 기록한 이 대표·이 지사와 격차를 4.3%포인트 차이로 좁히며 ‘2강 1중’이 아닌 ‘3강’으로 올라선 것이다. 윤 총장 선호도 상승폭은 보수층에서 10.4%포인트로 가장 컸고, 중도층(7.0%포인트), 진보층(5.6%포인트)에서도 오름세가 비교적 컸다. 특히 윤 총장은 중도층에서는 20.7%를 기록해 이 대표(20.5%)와 이 지사(20.4%) 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전문위원은 “중도층은 일정 부분 이른바 ‘샤이 보수’층 응답자들”이라면서 “윤 총장의 지지가 높게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윤 총장의 3강 유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권에 달렸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윤 총장은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 성격이 강해 만일 대척점에 있는 추 장관이 자리에 물러 나거나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의 공격이 잦아들면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당분간은 윤 총장의 지지도가 유지될 공산이 크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명박 대통령 재수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라임 관련) 법무부 감찰과 검찰 수사 등 앞으로도 윤석열 지지율에 쓰일 땔감이 많아 보인다”며 “한 두 달 내 지지율이 크게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 전문위원은 “다음 조사에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3강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해도 무방할 듯하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6개월 연속 지지도가 하락하고, 이 지사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면서 민주당 내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문 의원들이 뭉친 ‘민주주의4.0 연구원(가칭)’이라는 매머드급 싱크탱크가 오는 22일 창립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친문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다시 감옥에 갇힌 이명박 “날 구속할 순 있어도 진실 가둘 수 없어”(종합)

    다시 감옥에 갇힌 이명박 “날 구속할 순 있어도 진실 가둘 수 없어”(종합)

    MB, 251일 만에 재수감“걱정 마라. 믿음으로 이겨내겠다”대법 “다스 실소유주는 이명박”징역 17년형, 벌금 130억 확정만기출소시 95세, 2036년 석방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나를 구속할 수는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는 말을 남기고 251일 만에 다시 재수감됐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58억원의 형량을 확정했다. MB “대법,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해” 강한 불만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재수감을 앞두고 측근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고 이 전 대통령의 대리인인 강훈 변호사가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찾은 측근들이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를 하자 “너무 걱정하지 마라. 수형생활 잘하고 오겠다.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대법 형이 확정됐을 당시 입장문을 내고 “대법원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한탄한 뒤 “내가 재판에 임했던 것은 사법부가 자유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기대 때문이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 형을 확정받았지만 앞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약 1년간 구치소에 수감돼 남은 수형 기간은 약 16년이다. 형기를 모두 채운다면 95세인 2036년에 석방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46분쯤 논현동 자택을 떠나 2시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고, 간단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 뒤 곧바로 서울 동부구치소로 출발했다.251일 만에 동부구치소 독방 재수감대통령 예우 감안… 가장 최신 시설 지난 2월 25일 서울고법의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난 이후 251일 만에 재수감되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에 위치한 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22일 구속돼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약 1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던 곳이다. 동부구치소는 지상 12층 높이의 최첨단 시설로 지어져 전국 구치소 중 가장 최신 시설로 꼽힌다. 2017년 6월 옛 성동구치소를 확장 이전하면서 지금의 모습과 이름을 갖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 등을 고려해 앞선 수감 때처럼 동부구치소 12층의 독거실을 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층은 독거실과 혼거실 섞여 있는데, 교정 당국은 다른 수용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차단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독거실은 화장실을 포함해 13.07㎡(3.95평)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의 독거실(10.08㎡·3.04평)보다 약간 크다. 방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와 거울, 이불·매트리스 등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된다.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 등을 고려해 전담 교도관도 지정된다.MB, 수용기록부용 ‘머그샷’ 촬영재소자 동일 입감 절차 김기춘·친형 이상득도 동부구치소 거쳐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신체검사와 소지품 영치, 수용기록부 사진(일명 머그샷) 촬영 등 일반 재소자와 동일한 입감 절차를 받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을 동부구치소에 수감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어 경호 부담 등을 이유로 두 전직 대통령을 한곳에 둘 수 없는 사정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18년이 확정된 최서원씨(64·개명 전 최순실)가 동부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청주여자교도소로 이감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등으로 수감됐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포스코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도 동부구치소를 거쳐 갔다.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구치소에 머무르다 수형자 분류 작업을 거쳐 교도소로 이감된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인데다가 고령에 지병도 있어 교도소 이감 없이 동부구치소에서 형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앞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된 이후에도 이감 없이 각각 서울구치소와 안양교도소에 수감 생활을 했었다.대법 “횡령·뇌물수수 원심결론 잘못 없다” 李 상고 기각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 8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횡령 내지 뇌물수수의 사실인정과 관련한 원심 결론에 잘못이 없다”면서 이 전 대통령 측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1∼2심과 마찬가지로 다스의 실소유주를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이로써 10년을 넘게 끌어온 다스 실소유주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이 법원의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한 사건도 기각됐다. 재판부는 항소심의 실형 선고에 따른 보석취소 결정에는 재항고하더라도 즉시항고의 집행정지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항소심에서 보석취소 결정이 내려지자 재항고해 구속집행 정지 결정을 받아냈다. ‘즉시항고가 제기됐을 때는 해당 재판의 집행이 정지된다’는 형사소송법 제410조를 근거로 재항고가 즉시항고와 같은 성격인 만큼 결정 전까지 구속의 집행이 정지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재항고 결정과 무관하게 이 전 대통령은 실형이 확정된 만큼 통상 관례대로 2∼3일간 신변정리 시간을 보내고 기결수 신분으로 수감된다.MB, 다스 회삿돈 349억 횡령,삼성이 내준 다스 美소송비 119억총 163억 뇌물 챙긴 혐의 대법 “이건희 사면이 뇌물 대가”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스 회삿돈 약 349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전자가 대신 내준 다스의 미국 소송비 119억여원을 포함해 모두 163억원가량의 뇌물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은 공소사실 가운데 뇌물수수 85억여원 혐의와 횡령 246억여원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여원을 선고했다.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보고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법인카드 사용액 등을 횡령액으로 봤다. 삼성이 대납한 다스의 미국 소송비 역시 대부분 뇌물로 인정했다.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을 뇌물 대가로 판단한 것이다.국정원 특활비 4억 국고손실 혐의 인정원세훈 전달 10만 달러도 뇌물 간주 또 국가정보원에서 넘어온 특수활동비 4억원에 대해서는 국고손실 혐의를 인정했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전달한 10만 달러도 뇌물로 간주했다. 2심에서는 뇌물수수 혐의 인정액이 94억원으로, 1심보다 8억여원 늘면서 형량이 2년 가중됐다. 법리해석 차이로 다스 횡령액도 252억여원으로 5억원 더 늘었다. 재판부가 인정한 삼성 뇌물액은 1심 때는 61억원이었지만 항소심에서는 89억원으로 늘었다. 국정원 특활비, 원 전 국정원장의 뇌물 혐의 등 대부분 혐의도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봤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춘재 “올 것이 왔다 생각”…34년 만에 법정서 “내가 맞다”(종합)

    이춘재 “올 것이 왔다 생각”…34년 만에 법정서 “내가 맞다”(종합)

    이춘재 “연쇄살인 14건 다 내가 했다”‘8차 사건’ 재심에 증인으로 출석해“사건 자백한 이후 가족과 연락 끊겨” 연쇄살인사건을 자백한 당사자인 이춘재(56)가 첫 사건 발생 34년 만에 법정에 나와 일반에 모습이 공개됐다. 이춘재는 1980년대 화성과 청주지역에서 벌어진 14건의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내가 진범”이라고 증언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박정제) 심리로 2일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이춘재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청록색 수의를 입고 하얀색 운동화를 신은 채 마스크를 쓰고 법정에 들어온 이춘재는 짧은 스포츠머리에 군데군데 흰머리가 성성했다. 오랜 수감 생활 탓인지 얼굴 곳곳에는 주름이 깊게 패어있었다. 증인석에 선 이춘재는 오른손을 들고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증인선서를 한 뒤 자리에 앉아 변호인 측 주 신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앞서 재판부는 이춘재가 증인의 지위에 불과하다며 촬영을 불허해 언론의 사진·영상 촬영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춘재는 지난해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후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재수사 과정에서 가족이 생각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것이 다 스치듯이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경찰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려고 했으나 프로파일러 때문에 진술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건을 자백한 이후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고 덧붙였다.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모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모두 이춘재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춘재가 법정에 나와 일반에 공개된 것은 그가 자백한 연쇄살인 1차 사건이 발생한 1986년 9월로부터 34년 만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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