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하이라이트] “도청 특검 요청할 의향없나”
27일 서울중앙지검 등 서울고검 산하 일선 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안기부 X파일’ 및 안기부·국정원 불법도청을 둘러싼 여·야 공방과 추궁이 잇따랐다.
여야 의원들은 도청 테이프 내용 수사와 관련, 각 당의 입장에 따라 “하라.” “하지 말라.”며 검찰에 상반되게 주문했다. 검찰은 “내용 수사 여부는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도청내용 수사 공방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X파일 고발사건의 피고발인 중 한 명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지목,“이 회장은 수사대상인가, 입건되지 않았나.”라고 질문,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이 회장은 피고발인으로 자동 입건됐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최 의원은 “여·야 의원과 국민들 대다수가 방법은 다르지만 도청 테이프 공개를 찬성한다.”면서 “여당은 우선 검찰에 수사를 맡겼는데 검찰은 두달 동안 검토만 하고 있다. 미국처럼 검찰에서 먼저 특검을 요청할 뜻은 없느냐.”고 검찰을 몰아붙였다. 같은 당 이은영 의원도 “계속해서 도청 내용 수사 여부에 대해 검토만 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지난 “1998년 세풍수사와 안기부 X파일 녹취록 등을 비교하면 이건희 회장이 대선자금 지원을 직접 지시한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이런 내용을 수사자료로 쓸지를 두 달째 검토만 하고 있으니까 특검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사소한 과거의 사건 하나로 나라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면서 “DJ 정권의 도청 내용을 수사하면 국가의 정통성이 유지될 수 없다.”는 말로 ‘내용수사 불가론’을 폈다.
이 지검장은 “현행 법률로는 도청테이프의 내용을 공개할 수 없고, 국회에서 입법을 하면 이에 따를 것”이라면서 “내용 수사의 적법성은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김재경의원은 질의자료를 통해 “지난해 7월 부산지역의 한 금융기관에서 수억원의 삼성채권을 현금으로 바꿔간 사람이 당시 참여정부 실세의 측근으로 알려진 B씨”라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이 제보가 사실이라면 삼성측이 대선과 관련, 노무현 후보 캠프에 전달한 삼성채권은 현재까지 알려진 15억원보다 훨씬 많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대검 중수부는 이에 대해 “일부 채권이 현금화됐다는 점을 포착한 것은 사실이나 그런 주장이 사실인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DJ 시절 도청 새로운 쟁점
이날 국감에서는 DJ 시절 도청의 증거로 부상한 도청테이프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DJ 정부 시절 도청이 있었다는 의혹이 확인됐다면서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이 폭로한 국정원 도청문건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김성조 의원은 “국정원 전직 간부 집에서 도청테이프가 발견된 것은 DJ정부 때도 조직적으로 도청이 있었다는 증거”라면서 “전면적인 수사를 통해 전말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