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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비도 가격경쟁력도 높였다… 수입차의 도전

    연비도 가격경쟁력도 높였다… 수입차의 도전

    수입차가 국내 시장 점유율 10%를 훌쩍 넘어서면서 한층 더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수입차는 올 1~9월 9만 5706대를 팔아 국내 시장 점유율 10%를 넘겼다. 9월까지의 판매량이 이미 지난해 판매량(10만 5037대)에 육박했다. 지난 9월 한 달에만 1만 2123대를 팔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월간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다. 마케팅도 공격적이다. 신차의 가격을 3~4년 전 모델보다 500만원 이상 낮게 책정하기도 하고, 300만원 이상의 배터리 등이 장착된 하이브리드 모델을 가솔린 모델보다 100만원 싸게 내놓기도 한다. 또 수입차 저변 확대를 위해 BMW,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3000만원대 중저가 모델들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올 가을에 주목할 만한 수입차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알아봤다. 렉서스 뉴제너레이션 ES 하이브리드 모델 등 가격 파괴 ‘큰 인기’ ‘원조 강남 쏘나타’로 불리는 렉서스의 ‘ES 시리즈’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오랫동안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렉서스의 베스트셀링카이다. 유럽차의 공세에 밀려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2001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후 최근까지 국내에서 5만 4483대의 누적판매를 기록한 대표적인 인기 수입차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연간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수입차의 대중화를 선도하기도 했다. 렉서스가 최근 내놓은 6세대 뉴 제너레이션 ES는 6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변신했다. 세련되고 조용한 실내공간, 편안한 승차감으로 대표되는 ES 고유의 DNA를 물려받으면서도 스포티한 스타일과 주행성능, 날카로운 핸들링, 뛰어난 연비와 친환경성이 가미됐다. 정숙성과 승차감은 ES의 ‘자랑’이다. 뉴 제너레이션 ES는 흡음 소재 카펫과 내외장에 다양한 흡음재를 사용했고, 진동 저감을 위한 진동 흡수재와 삼중 방음 유리, 유리 사이의 고성능 방음 필름으로 엔진의 진동과 소음을 차단했다. 하이브리드의 명가답게 토요타는 렉서스 ES 라인업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00h를 새롭게 선보였다. 2.5ℓ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새로워진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해 도심 16.1㎞/ℓ, 고속도로 16.7㎞/ℓ, 복합 16.4㎞/ℓ의 신연비(구연비 환산 시 21.8㎞/ℓ)로 동급 최고의 연비를 자랑한다. 가격 정책도 파격적이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 가솔린 모델보다 저렴하게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았다. 하이브리드인 뉴 제너레이션 ES 300h는 5530만~6130만원, 가솔린인 뉴 제너레이션 ES 350은 5630만~6230만원이다. 성능과 사양이 큰 폭으로 향상된 ES는 이러한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이미 고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토요타는 ES의 목표 판매대수를 월 500대로 잡았지만 판매 시작 40여일 만에 1600여대의 계약이 이뤄졌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벤츠 B클래스 ‘벤츠 DNA’ 유지한 3000만원대 신형 국내에서 프리미엄 세단을 고집하던 벤츠가 3000만원대 신형 B클래스를 선보였다. 작지만 벤츠의 DNA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B클래스는 높은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던 30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신형 B클래스의 심장은 1.8ℓ 직분사 터보차저 4기통 디젤엔진으로 원래 상위급 벤츠에 장착되던 것이다. 소형차인 B클래스에 맞게 다시 세팅된 이 엔진은 최고 136마력, 최대 30.6㎏·m의 힘을 낸다. 디젤엔진이지만 “역시 벤츠야”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첨단 디젤 엔진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에코 기능을 더해 연비는 ℓ당 15.7㎞(신연비 기준)로 경제적이다. 디자인과 실내공간도 훨씬 세련된 느낌을 준다. 옆라인이 역동적이어서 전체적으로 스포티해졌다. 차량 높이가 기존 모델보다 25㎜ 낮아져 승차감도 좋아졌다. 인테리어는 수제 작업한 가죽과 크롬 장식된 라이트 스위치 등이 적용돼 한층 고급스러워졌으며, 실내공간도 동급 차종보다 넓어졌다. 주차 보조시스템, 주의 어시스트,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에어백 7개 등 고급 모델에 적용된 첨단 장치가 대거 탑재됐다. 특히 주차를 돕는 ‘액티브 파킹어시스트’는 10개의 초음파센서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며 속도만 조절하면 어려운 주차도 스스로 해낸다. 또 야간 주행 때 최적 가시거리를 확보하고 맞은편 차량 라이트로 인한 눈부심을 막아주는 ‘바이-제논 헤드램프’가 달려 있다. 이 램프는 운전대 방향에 따라 빛 방향이 바뀌어 야간 주행을 겁내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B클래스는 기본 모델인 ‘더 뉴 B200 블루이피션시’(3750만원)와 각종 옵션을 추가한 ‘더 뉴 B200 블루이피션시 스포츠 패키지’(4210만원) 두 가지로 국내에 출시됐다. 소형차 치고는 비싸지만 벤츠 마크와 각종 편의 사항을 감안한다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아우디 A8 최고 사양의 편의장치 탑재 4.2·4.0 모델 가속력 탁월 독일의 명차 아우디를 대표하는 플래그십(최고급) 세단으로 ‘A8’을 첫손가락으로 꼽는다. 최근 A8 4.2 TDI 콰트로(터보 직분사 디젤 엔진)와 A8L 4.0 TFSI 콰트로(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 등 A8의 라인업이 강화되면서 ‘품격과 명예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A8 4.2 TDI 콰트로는 국내 대형 프리미엄 세단 가운데 유일하게 8기통 4.2ℓ TDI 디젤 엔진을, A8L 4.0 TFSI 콰트로는 아우디가 새롭게 개발한 4.0ℓ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 출력 350마력에 최대토크 81.6㎏·m의 4.2ℓ TDI 디젤 엔진이 장착된 A8 4.2 TDI 콰트로는 출발 후 시속 100㎞까지 도달시간(제로백)이 5.5초로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빠르다. 기존 A8의 3.0ℓ 모델(250마력)에 비해 40%가량 출력이 향상됐다. 연비는 13.1㎞/ℓ(구연비 기준)로 기존 모델(12.8㎞/ℓ)보다 좋아졌다. 또 최고출력 420마력, 최대토크 61.2㎏·m의 힘을 발휘하는 4.0ℓ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A8L 4.0 TFSI 콰트로는 제로백이 4.7초로 가속력이 뛰어나다. 마사지 기능이 내장된 앞좌석 시트와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보스 사운드 시스템, 주차 때 차량 주변을 360도 살펴볼 수 있는 톱뷰 시스템 등 최고의 편의장치가 탑재됐다. 가격은 A8 4.2 TDI 콰트로가 1억 4530만원, A8L 4.0 TFSI 콰트로는 1억 6380만~1억 6990만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폭스바겐 ‘7세대 파사트’ 위엄·안락 겸비한 중형세단 3000만원대로 그랜저와 대결 수입차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폭스바겐이 올해 하반기 주력 모델로 7세대 파사트를 선보였다. 2.5 가솔린 모델의 가격을 3000만원대 중반으로 결정하면서 현대차 그랜저와 정면 대결에 나섰다. 1973년 7월 첫 출시 이후 6세대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1500만대 이상 판매된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파사트는 스타일, 실용성, 주행성능 등 현대인들이 중시하는 조건들을 완벽히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7세대 파사트는 독일 정통의 기술력, 플래그십 세단과 같은 위엄과 안락함 등이 어우러진 중형 세단이다. 2.5 가솔린 엔진과 2.0 TDI 엔진 등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가격도 3740만원(2.5 가솔린)에서 3990만원(2.0 TDI)으로 6세대 모델보다 500만원 싸게 책정했다. 2.5 모델은 그랜저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다. 신형 파사트는 전 세대(2709㎜)에 비해 94㎜ 늘어난 휠 베이스(2803㎜)를 통해 실내공간을 넓혔다. 2.0 TDI 엔진은 140마력(4200rpm), 최대토크 32.6㎏.m(1750~2500rpm), 연비 14.6㎞/ℓ(복합연비 기준)의 강력한 힘과 정숙성을 자랑한다. 또 파사트에 처음 적용되는 5기통 2.5 가솔린 엔진은 폭스바겐그룹의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최고출력은 170마력(5700rpm), 최대토크 24.5㎏.m(4250rpm), 연비 10.3㎞/ℓ(복합연비 기준)이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BMW ‘뉴 1시리즈’ 가격·디자인·연비 ‘3박자’ 갖춰 10일만에 올해 할당계약 완료 국내 수입차 업계의 절대 강자인 BMW가 3000만원대 소형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 ‘뉴 1시리즈’를 내놓으면서 1위 굳히기에 나섰다. 뉴 1시리즈는 3000만원대 가격과 세련된 디자인, 높은 연비 등 3박자를 고루 갖추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뉴 1시리즈는 출시 10일 만에 올해 국내에 할당된 200대의 계약을 모두 끝냈다. 기본형인 ‘어반 라인(118d)’이 3390만~4090만원, ‘스포츠 라인(120d)’은 3980만~468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인기의 비결. BMW 특유의 우수한 핸들링과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위해 뉴 1시리즈는 가장 이상적인 50대 50의 무게 배분을 통해 차량 앞부분에서는 조향을, 뒷부분에서는 구동을 각각 따로 담당하게 설계됐다. 또 새로운 BMW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도입된 두 모델 모두 1995㏄ 직렬 4기통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이다.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43마력, 최대토크 32.7㎏·m의 힘을 발휘한다. 스포츠 모델은 184마력, 최대토크 38.8㎏·m의 성능으로 제로백(0→100㎞)이 7.1초다. 동급 최고수준이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18.7㎞/ℓ(신연비 기준)의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해치백 형태로 넓은 실내공간이 자랑거리다. 특히 뒷좌석의 레그룸(앞뒤 좌석 사이 공간)도 넉넉해 성인 4명이 장거리 여행을 하더라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보는 각도따라 차량색 변화 ‘2012 세계 여성의 차’ 1위 ‘청담동 며느리’가 타는 최고급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 ‘레인지로버 이보크’다. SUV의 형식을 파괴한 쿠페의 세련된 디자인과 최고의 안전성, 최고급 실내장식 등으로 30~40대 여심을 흔들고 있다. 2008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 콘셉트카 LRX의 크로스 쿠페 디자인을 충실히 반영한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3도어의 SUV라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랜드로버 차량 최초로 적용한 ‘콜리마 라임’ 색상은 언뜻 연두색으로 보이지만 차량을 보는 각도에 따라 조금씩 달라 보이는 신기술이 적용됐다. 멋진 디자인과 컬러로 이보크는 ‘2012 세계 여성의 차’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당당하고 세련된 전 세계 커리어우먼들의 ‘꿈의 차’로 자리매김했다. 또 지난해 자동차 전문 매체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언론 매체로부터 50개 이상 상을 받았으며 올해에도 럭셔리 SUV 부문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보크는 랜드로버 브랜드의 기존 모델들과 비교해 외관 색상부터 내부 디자인, 휠 등 모두 차별화됐다. 오프로드에 강한 랜드로버의 사륜구동 기술에 기존보다 낮은 지붕의 날렵한 디자인과 곳곳에 골드 컬러의 디테일 장식, 차량 내부는 빈티지 스타일의 가죽과 앙고라 털로 짠 시트 등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차량 가격은 7430만~8890만원이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닛산 5세대 ‘뉴 알티마’ 세련된 디자인·검증된 기술 중형세단 부분 새 강자 부상 닛산의 5세대 ‘뉴 알티마’가 출시 열흘 만에 대기고객이 500여명에 달하는 등 초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과 검증된 품질로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3000만원대 중형세단 부문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1993년 6월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알티마는 네 차례의 풀체인지(디자인과 엔진 등 변경 모델)를 거치며 닛산 브랜드의 대표 베스트셀링카로 자리매김했다. 알티마는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디자인의 과감한 변화와 ‘기술의 닛산’ 진면목을 보여주는 첨단 기술, 동급 이상의 편의장치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 왔다. 뉴 알티마는 날렵한 선을 강조한 프런트 그릴과 닛산의 아이코닉 스포츠카인 ‘370Z’의 디자인을 계승한 부메랑 모양의 헤드램프가 역동성과 세련미를 느끼게 한다. 3.5모델에는 ‘세계 10대 엔진’ 최다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VQ35DE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73마력, 최대토크 34.6㎏·m의 성능을 낸다. 뉴 알티마에는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무단변속기)’가 적용됐다. 기존 모델에 비해 70%의 부품이 재설계됐고 내부 마찰은 40% 정도 줄어 내구성이 한층 강화됐다. 부품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연비도 크게 향상됐다. 주력 모델인 뉴 알티마 2.5의 연비는 12.8㎞/ℓ(신연비 기준)이다. 뉴 알티마 2.5 모델은 3350만원, 3.5 모델은 3750만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대선후보 정부조직 개편안] “現 大부처체제 효율성 떨어져… 전문부처주의 도입 바람직”

    [대선후보 정부조직 개편안] “現 大부처체제 효율성 떨어져… 전문부처주의 도입 바람직”

    이명박 정부는 앞서 정부들과 비교하면 가장 많은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20개 조직을 폐지하고 12개 조직을 신설해 참여정부 시절 49개였던 중앙행정조직을 41개로 줄였다. 이른바 기능을 통합한 대부처주의와 작은 정부를 지향한 결과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 개편은 과거 정부와의 차별화에 중점을 두다 보니 정작 정책적,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참여정부와 비교해 ‘정부의 크기’가 줄어든 것도 아니었다. 현재 일선 부처들은 “더 이상 인력을 줄일 여지가 없다.”고 하소연하며 정부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새 정부의 조직 개편은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기존 문제점을 극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 학계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더불어 세종시 이전에 따른 새로운 행정 환경도 다음 조직 개편의 중요한 참조사항이다. 기능 간 연계를 강조한 현 정부의 대부처주의는 결과적으로 유기적인 통합을 이루지 못했다. 각 부처의 조정과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관료제의 전문성 또한 약화됐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 현 정부의 국정 운영이었다. 야권을 중심으로 책임총리제 도입 주장이 나오는 배경에는 청와대와 국무총리실로 이중화된 정책 조정 체계의 비효율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대부처주의가 본질적으로 지향했던 행정의 조정 책임은 총리가, 장기적인 국가 현안은 대통령이 맡도록 하자는 것이다. 5년 단임제인 현재의 대통령제에서 이러한 국정 모델은 역설적으로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대통령은 5년 동안 ‘역사에 남을’ 과업에 집중하고 정책과 일상적인 국정은 책임총리제라는 ‘시스템’이 맡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시스템화된 국정 운영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정책 효능감’을 높일 수 있다. 한국행정학회장인 이승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이 공동 연구를 통해 ‘전문 부처주의’의 도입을 주장한 배경도 국정 운영의 효율화, 수평화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정책 분야별 관계장관 회의를 활성화하고 분야별 선임장관이나 부총리를 설치하도록 해 유기적으로 기능을 통합하고 미시적인 정책 조정이 가능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대선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이자 시대 요구는 ‘일자리’ ‘복지’ ‘경제민주화’ 등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정부조직의 재설계가 바람직하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는 “이 같은 공약은 이명박 정부 5년의 반성이며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라며 “향후 정부 조직 개편에도 이러한 시대 요구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하겠다는 야권의 공약, 거시경제 기능과 재무 기능이 통합된 기획재정부의 과도한 역할에 대한 지적 등은 경제민주화 가치를 반영하는 조직 개편안이다. 또 후보들이 강조하는 일자리와 복지 이슈는 사회안전망 확충, 기회의 불평등 해소 측면에서 함께 고려돼야 할 국정 과제다. 이는 ‘고용정책과 복지정책의 연계’라는 세계적인 흐름과도 다르지 않다.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를 개편한 ‘고용복지부’ 창설, 고용노동부 내 노동 분야의 위원회 분리 등 고용 창출과 분배 정의 실현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조직 개편안이 일부 학계를 중심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창원 교수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긴박한 행정 수요를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는 ‘컨트롤 타워’ 부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직 개편 방향은 향후 정책 분야에서의 주도권 다툼과 부처 이기주의를 둘러싼 관료 집단의 조직적인 저항 등으로 의미가 훼손될 가능성도 크다. 대선이 끝난 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권 인수 과정에서 각 부처가 조직의 이익을 위해 각자의 목소리를 강조하다 보면 시대정신이 반영될 수도, 기존의 문제점이 극복될 수도 없다. “조직 개편 관련 연구용역을 하지 않도록 각 부처에 재차 주의를 주고 있다.”는 행정안전부 관계자의 말도 이러한 우려와 일맥상통한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경제 브리핑] 금감원 “은행 대출금리 내려라” 주문

    금감원 “은행 대출금리 내려라” 주문 금융감독원은 17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을 긴급 소집해 대출 금리를 내리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 완화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은 1조 80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신한, 우리, 국민, 하나은행 등 12개 주요 시중은행의 여신담당 부행장이 회의에 참석했다. KB, 부동산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출범 국민은행은 1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파이낸스빌딩에서 부동산 자산 재설계와 수익형 부동산 거래 등을 돕는 자산관리 서비스인 ‘KB부동산 알리지(R-easy)’ 출범식을 열었다. 우선 은퇴 시점을 맞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를 위해 수익형 부동산 중심의 온라인 매물전시장인 부동산 쇼핑몰을 국민은행 부동산 홈페이지에 개설했다.
  • 국가보조사업 2건중 1건 ‘엉터리’

    국가보조사업 2건중 1건 ‘엉터리’

    교육과학기술부의 영어능력평가시험(NEAT) 개발·운영 사업에는 2008년부터 해마다 수십억원의 국고가 지원된다. 내년에도 46억 6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사업이다. “문제풀이 위주의 수능 영어를 대체해 보라.”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추진된 사업이다. 시작이 졸속이다 보니 어떻게 활용할지 타당성 검토조차 거치지 않았다. 게다가 1급 시험은 민간 컨소시엄을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여서 특혜 논란 소지도 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같이 엉터리로 추진되고 있는 국고보조사업이 141개나 된다. 재정부는 국고보조사업을 둘러싸고 예산 낭비 등의 비판이 잇따르자 지난해 시범평가를 한 데 이어 올해 처음 정식 평가를 벌였다. 그 결과 평가 대상 304개 사업 가운데 ‘합격’(정상 추진) 판정을 받은 사업은 163건(54%)에 불과하다. 두 개 가운데 하나는 미흡(46.4%) 판정을 받은 셈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방식을 바꿔 추진 104개 ▲단계적 폐지 11개 ▲단계적 감축 14개 ▲통폐합 6개 ▲즉시 폐지 6개다. 부처별로는 교과부가 영어능력평가시험을 포함해 19개 사업(86.4%)을, 고용노동부가 4개 사업(80%)을 퇴짜맞았다. 영어능력평가시험은 평가항목 8개 가운데 법적 근거·재정지원 규모·추진방식·관리 감독 등 무려 6개 항목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교과부의 ‘한국공학한림원 지원’, ‘아태이론물리센터 지원사업’, ‘대학 자율역량 기반조성 사업’ 등도 목적이나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사업으로 분류됐다. 내년에 12억 2400만원의 예산 지원을 요구한 ‘대학 자율역량 기반조정 사업’은 ‘대입제도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높인다’는 사업 목적과 ‘대학의 자율역량 기반을 조성한다’는 이름 자체가 모순된다. 평가단은 “사업 전체를 재설계하거나 재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법적 근거·추진 방식 ‘부적절’ 보건복지부의 ‘군인·전·의경 금연 지원’은 대표적인 전시성 사업으로 꼽혔다. 군인들이 담배를 끊도록 할테니 해마다 9억원을 지원해달라는 사업이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벌써 36억원이 지원됐다. 내년에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장병들의 금연율(48~49%)은 수년째 제자리다. 헛돈을 쓴 셈이다. 평가단 측은 “장병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대장이 신청한 일부 부대만을 대상으로 하는 데다, 군 특성상 사업 진행에 대한 감시·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글의 가치 확산’도 국고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취급한 대표 사례로 지적됐다. 77개인 세종학당을 90여개로 늘리겠다며 올해(51억 300만원)의 두 배인 102억 1700만원을 요청했다. 평가단의 판정은 “이미 개소된 세종학당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데 무슨 확대냐.”는 핀잔이었다. 같은 부의 ‘생활체육 국제교류 지원’ 사업은 목적이 너무 추상적이고 수혜자가 모호해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업’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사업 이름만 바꿔 국고보조금 중복신청 농림수산식품부는 ‘어촌관광을 활성화시키겠다’며 내년에 27억 9400만원의 예산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미 책정받고도 다 쓰지 못한 돈이 해마다 수억원에 이르고 ‘아름다운 어촌 찾아가기’, ‘바다 콘서트’ 등과 중복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통폐합 판정을 받았다. 산림청의 ‘백두대간 보호’ 사업도 ‘산림복원’ 사업과 합쳐질 처지에 놓였다. 재정부는 평가결과를 토대로 예산 지원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당장 84개 사업은 조건부 존치 또는 폐지해 1455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용어 클릭] ●국고보조사업 혐오시설·주민기피시설을 설치하거나 전국적인 공공서비스가 필요할 때 국가가 아닌 기관이 벌이는 사업에 나랏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1년 10월 시행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의 타당성 검사를 3년에 한번씩 받아야 한다.
  • 서울대, 연구윤리팀 만든다

    서울대가 올해 법인화 전환에 따른 쇄신 차원에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서울대는 28일 교과과정 개선을 위한 미래교육팀과 중·장기 재정 전략 수립을 위한 재정전략실, 교육부처장직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직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미래교육팀은 대학 교육의 목표와 비전 설정, 교과과정 개선 및 재설계, 기초·전공·융합교육의 개선, 창의 교육을 위한 교육 방법 개선, 교육 평가 등을 담당한다. 기존의 기획2부처장은 ‘협력부처장’으로 개편하고 이를 총괄하는 기획부총장을 새로 뒀다. 서울대 측은 “학내외 기구와 다양하고 원활하게 대화, 소통하는 것을 추구하고 대학 현안에 대한 구성원의 공감대와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재정전략실장은 학내외에 개방해 공모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최근 불거진 일부 교수들의 논문 조작 의혹과 관련해 ‘연구윤리팀’도 운영하기로 했다. 연구윤리 문제에 대해 사후적으로 대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전적, 예방적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다. 아울러 재학생들의 교육과정 및 진로 지도를 체계화하고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학생처 내에 ‘학생소통팀’와 ‘인권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법인화로 마련된 자율성을 기반으로 직제 개편이 가능했다.”면서 “지난 10여년간 가장 큰 규모의 개편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이통사 “보이스톡 추가요금 불가피”… 방통위는 부정적

    이통사 “보이스톡 추가요금 불가피”… 방통위는 부정적

    카카오㈜의 ‘보이스톡’ 서비스로 불거진 무료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공방이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통신망 과부하를 이유로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이통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신 소비자들로서는 당장 불편은 없다고 해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이스톡 논란과 통신산업의 비전 토론회’에 참석한 이통 3사는 “보이스톡은 망 투자는 하지 않으면서 트래픽만 유발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토론회는 앞서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이통사가 보이스톡의 통화 품질을 고의적으로 저하시킨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통 3사의 입장을 듣는 자리였다. 이통 3사는 스마트폰 도입으로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망 투자비는 증가한 반면 자신들의 영업 실적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태철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보이스톡 등의 m-VoIP 도입은 통신사 수익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음성 통화 매출을 잠식한다.”고 말했다. 김효실 KT 상무는 “m-VoIP가 보이스피싱 등에 활용될 경우 문제가 될 소지가 있고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도 안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망 투자는 하지 않으면서 트래픽만 유발하는 보이스톡으로 인해 결국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통사 모두가 동의했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3세대(3G) 5만 4000원 요금제 이상,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5만 2000원 요금제 이상 가입자에게 m-VoIP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7만 2000원 요금제 이상에 서비스를 허용하고 KT는 요금제에 따라 1만원, 2만원 등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면 허용은 유효하지만 요금제에 따라 데이터양을 차등하는 요금제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요금제가 정한 데이터양을 초과할 경우 과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다음 주 중 방통위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당초 이번 주에 m-VoIP 관련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충식 방통위 상임위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하며 “이통사들의 m-VoIP 요금제 재설계 움직임이 있으나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방통위 상임위원들도 나와 같이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발언했다. m-VoIP 요금제와 관련해 시장 자율 기조는 유지하되 요금 인상에는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서울시, 서초동 ‘사랑의 교회’ 신축공사 제동

    서울시가 인근 도로를 사랑의 교회 측에 지하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도로 점용허가를 취소하라고 서초구에 요구했다. 그러나 서초구는 구청장 재량권에 해당하는 사안이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 처리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맨은 서초구청장이 서초동 대법원 맞은편인 서초동 1741-1 도로 지하 1077.98㎡를 사랑의 교회 측에 지하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로 점용허가를 한 것에 대해 이를 취소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도록 서초구에 요구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감사는 서초구 주민 293명이 지방자치법에 따라 주민감사를 청구한 데 따라 진행됐다. 시민감사옴부즈맨은 “도로점용 허가는 구청장이 공익상의 영향 등을 고려해 재량껏 결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시민이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익성·공공성을 갖춰야 한다.”면서 “단지 재량행위라는 이유만으로 도로점용허가 처분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초구는 부당 허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우리 구는 국토해양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서울시장 등에 유권해석 및 질의를 의뢰한 결과 ‘도로점용 허가에 대한 타당성, 공익상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로관리청인 서초구에서 판단해 처리하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면서 “또 사랑의 교회에서 도로폭을 8m에서 12m로 확장해 660㎡를 서초구에 기부채납하는 등 도로의 고유기능인 통행에 전혀 지장이 없고 상·하수도관 등 지하매설물 유지관리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법하게 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초구가 허가를 취소할 경우 사랑의 교회 측은 도로점용허가를 전제로 골조공사 등 상당한 공사를 진행한 상태에서 건물 재설계·재공사를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은퇴자여 책을 읽으라/장은수 민음사 대표

    [열린세상] 은퇴자여 책을 읽으라/장은수 민음사 대표

    사람들 대부분은 조영무(趙英茂)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가 했던 일을 이야기해 주면 누구나 ‘아, 그 사람!’ 하고 떠올린다. 그 이미지는 다소 부정적이다. 이방원의 명을 받고 선죽교에 잠복했다가 정몽주를 철퇴로 내리친 사람인 까닭이다. 조선 건국 이후에도 그는 이방원의 편에서 다시 무력행사에 앞장섬으로써 자기 얼굴에 피를 묻혔다. 이 때문에 그 이름에는 인간백정 이미지가 덧씌워져 회자되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조영무에 대한 또 다른 이미지가 있다. 예전에 보았던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그려진 말년의 조영무 초상이다. 제2차 왕자의 난 이후 실권을 장악한 이방원은 사병 혁파에 힘쓴다. 위화도 회군 이래, 피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했던 무법천지의 시간을 없애고자 한 것이다. 각자 수십, 수백의 부하를 거느렸던 권세가들은 당연히 반발했고, 조영무 역시 무기를 거두러 온 관리들을 구타해 쫓아버리는 등 강하게 항의했다. 그 결과, 그는 미래 권력인 이방원의 최측근에서 급전직하해 모든 것을 잃고 지방으로 쓸쓸히 유배당한다. 드라마에 따르면, 이때 조영무의 두 번째 인생이 열린다. 유배 직후, 일자무식 행동대장이었던 그는 갑자기 책의 세계로 빠져든다. 허탈에 빠져 술로 분과 한을 달래는 다른 무장들과 달리, 그는 우연히 곁에 놓였던 책을 읽기 시작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지혜로 바꾸어 나간다. 평생 싸움터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피 말리는 긴장의 세월을 보낸 무사 조영무는 유배지에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어린아이처럼 신통방통한 표정으로 책을 읽으며 선비로 변해 간다. 조영무의 새로운 삶은 곧 조정에 전해지고, 이방원은 다시 그를 불러들여 우정승에 임명하는 등 총애를 거두지 않는다. 이 일화에서 중요한 것은 조영무가 인생의 나락에서 끝내 일어나 영화를 누렸다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생의 모든 전투가 끝나고 인생 끝자락에 들어선 순간, 한쪽으로 치우쳤던 삶을 온전히 만들어 주고 일상 곳곳에 숨어 있던 재미와 풍요를 돌려줄 수 있는 것은 오직 독서와 그를 통한 성찰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 박성민에 따르면, 1930년대생들은 ‘위대한 세대’이다. 그들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모든 것을 잃어버린 대한민국을 불굴의 리더십으로 이끌어 강한 나라의 기틀을 세웠다. 또 그 뒤를 이은 베이비붐 세대는 어쩌면 ‘더 위대한 세대’이다. 그들은 산업화와 민주화, 정보화라는 엄청난 변화의 물결을 온몸으로 겪어 나가면서도 역사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삶을 불살랐다. 그러나 역사상의 건국 세대가 흔히 그러했듯이, 이 두 세대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생존을 위한 격렬한 전쟁의 연속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이들은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정의를 위한 불법과 탈법에 관대한, 공동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시대감각을 은연중 갖고 있다. 표절을 저지르고도 관행이라고 항변하는 문대성씨나 당권 장악을 위해 위장전입을 서슴지 않았던 통합진보당의 행태나 상속세를 몰래 포탈하면서 이를 세테크라고 우기는 재벌들의 모습은 어쩌면 같은 의식구조가 배태한 샴쌍둥이일 것이다. 그리고 이 감각에 대한 시대적 거부와 함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다. 아마 우리 삶의 규칙이 본격적으로 달라지는 순간일 것이다. 조선 초기 많은 공신들이 그러했듯이, 인생을 걸고 많은 것을 이룩했기에 이들의 노년은 더 공허해지기 쉽다. 사회적 삶을 유지하려는 열망 때문에 맹목에 빠지기도 쉽다. 현역 때 그토록 많은 사업의 고비를 넘겨왔던 이들이 은퇴 후에는 사소한 일에도 어이없이 넘어지는 것은 아마 이 탓일 것이다. 조영무의 일화는 내면의 힘을 깨닫고 뇌의 주름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어떤 일도 시작해서는 안됨을 가르쳐준다. 독서를 통해 자기를 속 깊게 하고 오감의 능력을 회복한 후에야 비로소 세상을 온전히 볼 수 있고 인생을 재설계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전에 가장 먼저 챙길 일은 재테크 계획이 아니라 독서 계획이다. 책을 통해 자기를 재정립하는 일이다. 그것이 아마도 ‘더 위대한 세대’가 끝까지 위대한 세대로 남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 [제2 중동건설 붐 현장을 가다] (2) 삼성물산 건설부문

    [제2 중동건설 붐 현장을 가다] (2) 삼성물산 건설부문

    국가 기간시설이어서인지 일단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미리 통보를 했지만 정문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수전력청(ADWEA) 경비원들은 카메라는 물론 휴대전화기와 노트북 컴퓨터 등을 맡기도록 했다. 하기야 카메라가 있더라도 모래바람 때문에 사진촬영이 쉽지 않았겠지만 이미 건설이 끝나 시험 가동 중인 현장이어서인지 경비는 삼엄했다. 모래바람이 유독 심했던 지난 1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이 시공 중인 알 슈웨이핫(Al Shuweihat) 민자 발전 및 담수 프로젝트 2단계(S2) 현장을 찾았다. 마스크와 선글라스, 안전모까지 착용하고 나섰지만 모래바람에 안전모가 들썩거리고 귓속으로는 모래가 들어간다. 입을 열면 모래가 들어가 말을 하기도 쉽지 않았다.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50㎞ 거리. 사막 위에 들어선 이 현장은 삼성건설에게는 복덩어리 현장이다. 2008년 ADWEA로부터 8억 1000만 달러에 수주한 이 프로젝트는 1510㎿의 전력 설비와 담수 설비를 동시에 건설하는 공사로 이를 계기로 중동에서 발전소 공사를 따내는 기폭제가 됐기 때문이다. 삼성건설은 이 발전소 EPC(설계·구매·시공 일괄 수행) 수행 이후 5억 8700만 달러 규모의 두바이 에말(Emal) 2단계 발전소 공사와 21억 달러 상당의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Qurayyah) 가스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삼성건설의 기술력과 글로벌 인지도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황대성 EPC PM 겸 S2/Emal 담당 상무는 “알슈웨이핫 S2 프로젝트는 삼성건설이 플랜트분야의 꽃이라고 불리는 발전플랜트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 시공, 유지보수의 프로젝트 라이프사이클을 EPC 턴키방식으로 수주하면서 세계적인 지명도를 확보하게 된 중요한 프로젝트다.”고 말했다. ●佛 알스톰사 등 세계적 업체와 경쟁입찰서 이겨 실제로 복합화력발전소는 청정에너지인 천연가스를 연료로 가스터빈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폐열을 이용해 폐열회수보일러에서 증기를 생산한 뒤, 생산된 증기의 일부는 증기터빈으로 보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일반 복합화력 발전소는 단순히 화석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사용하는데 비해 이 시스템은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기 전의 열 에너지 자체를 공정용 증기로 사용함으로써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 경제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복합화력발전을 정밀기술의 집약체이자 플랜트의 꽃이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삼성건설은 이 프로젝트를 세계 최대 발전소 건설업체인 프랑스 알스톰사를 비롯한 유럽과 일본 등 세계적인 업체와 경쟁 입찰을 통해 수주했다. 수주 심사에서는 삼성건설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발전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성공적인 공사 수행능력과 기술력이 큰 기여를 했음은 물론이다. ●기술개발로 비용 500억원 줄이고 부지활용도 높여 수주 후 EPC 수행에서 삼성건설은 발주처인 ADWEA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당초 발주처가 제시한 기본 설계도를 검토한 삼성건설 기술진이 분석을 통해 터빈이나 보일러 등을 많이 설치하지 않고도 제대로 된 출력을 낼 수 있는 방안을 발견해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건설은 기존 설계도에 가스터빈(GT)과 배열회수보일러(HRSG) 각각 6기, 증기터빈(ST) 3기로 이뤄져 있었으나 이를 가스터빈과 배열회수보일러는 각각 4기, 증기터빈은 2기로 줄이는 방식으로 재설계해 발주처에 역제안, 이를 관철시켰다. 황 상무는 “출력은 비슷하면서도 설치 기기를 줄여 투입비용은 물론 부지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을 발주처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이것이 바로 삼성건설의 EPC 능력이다.”고 말했다. 삼성건설은 이를 통해 약 500억원가량의 경비를 절감했다. 발전소 내부 안내를 맡은 박흥길 알슈웨이핫 발전소 현장 기술팀 과장은 거대한 굉음을 울리며 돌아가는 보일러를 가리키며 “우리가 역제안해 완성한 보일러”라면서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오는 2020년까지 사우디와 UAE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에서는 10만 9501㎿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요 경비는 약 1299억 달러에 달한다. 황 상무는 “알 슈웨이핫과 에말, 쿠라야 발전소 수주의 여세를 몰아 이들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르와이스(아랍에미레이트연합)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오세훈표 사업기관’ 구조조정 1순위

    서울시가 올 상반기 조직 개편에서 산하 투자·출연기관을 대대적으로 손본다. 무분별한 용역, 시 본청과의 업무 중복으로 효율이 낮는 곳은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관광, 디자인 등 오세훈 전 시장 시절 핵심 사업 관련 기관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조직 개편을 앞두고 ‘산하기관 업무 재설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번에 본청 담당과와 산하기관 간 업무 추진 실적을 따져 불필요한 부분은 대폭 정리할 방침”이라며 “습관적 외부 용역으로 인력, 비용에 이중 부담을 유발하는 곳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투자·출연기관은 전문성·효율성 때문에 공무원이 처리하기 힘든 업무를 맡기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다시 외부용역을 일삼으면 해당 기관의 존재 이유가 없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개편 계획은 박원순 시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취임 직후 “전문성을 띠어야 할 투자·출연기관이 또 외부 용역을 주면 일하는 인력 없이 조직만 커지고 불필요한 세출이 생긴다.”며 “조직 개편 때 존재 필요성을 되짚어 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는 용역이 필요하다면 시 본청에서 직접 외부 용역을 주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비효율적인 위탁-재위탁 구조를 없앨 계획이다. 또 불필요한 산하기관을 축소하고, 관리만 하며 ‘옥상옥’(屋上屋)으로 군림하는 본청 과도 축소할 예정이다. 특히 여기에는 관광, 디자인 등 오 전 시장 시절 핵심 사업 관련 기관들이 주된 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해외 마케팅 업무 분야에서는 시 관광과와 출연기관인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별도의 출자기관인 서울관광마케팅㈜ 간에, 또 디자인 업무에서는 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와 출연기관인 서울문화재단, 서울디자인재단 간에 상당한 업무 중복이 있다고 시는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직원 반발이 예상되지만 업무 중복이 심해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산하기관 폐쇄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조만간 ‘조직진단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본청 부서별, 산하기관별 업무 추진 사항 등을 비교·분석한 뒤 4월 말쯤 조직 개편 조정안을 내고, 이후 시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6월 중에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시에는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SH공사 등 투자·출연기관 17곳이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KAIST, 의약품 원료 ‘인공항체’ 개발 성공

    KAIST, 의약품 원료 ‘인공항체’ 개발 성공

    국내 연구진이 고가의 의약품 원료로 사용되는 인간 유래 항체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항체를 개발했다. 가격이 100분의1 수준에 불과하고 만들기도 쉬워 의약품 개발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김학성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김동섭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항체 대신 단백질을 재설계해 대장균에서 인공 항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 호에 실렸다. 면역 기능을 하는 항체는 치료제뿐 아니라 분석·진단 등 생명공학 및 의료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그러나 동물세포 배양 등 복잡한 생산 공정을 통해 제조되기 때문에 1㎎에 1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또 대부분의 항체가 해외 선진국의 특허로 등록돼 있어 사용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연구진은 먹장어나 칠성장어 등 무악류에 존재하는 단백질이 항체는 아니지만 항체처럼 면역 작용을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항체에 비해 조작이 쉬운 단백질을 연구 소재로 삼은 것이다. 이는 항원과의 결합력, 생산성, 면역원성, 구조 설계성 등이 높아 이상적인 인공 항체로 평가된다. 현재 의약계에서 사용 중인 항체를 그대로 대체할 수 있으며 대장균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도 현재의 100분의1에 불과하다. 특히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구조 설계가 가능해 현재 항체를 이용한 신약 개발이 10년 이상 소요되는 데 비해 5년 정도면 단백질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항체의 세계시장 규모는 연간 192조원에 이른다.”면서 “로열티 없는 국내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민주 ‘청년 비례대표제’ 대수술

    민주통합당이 ‘2030세대’ 영입을 위해 도입한 ‘청년 비례대표제’가 흥행에 실패하자 대대적인 수술에 나선다. 민주당은 27일 대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청년 비례대표 선발방식을 바꾸는 등 제도를 재설계해 2차 모집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예정대로 1차 접수를 28일 마감한 뒤 재설계된 내용을 기반으로 다음 달 초·중반쯤 다시 후보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청년 비례대표 재설계는 여성 몫 지명직으로 지도부에 입성한 남윤인순 최고위원이 맡는다. 청년대표 선출 특별위원회도 개편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 최고위에서 재설계의 윤곽을 그릴 계획이었지만 담당자를 정하는 것 이상의 논의를 이어가진 못했다.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두고서야 담당 최고위원을 지명할 정도로 당 지도부의 관심은 시들한 상태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끌어내겠다며 야심차게 도입한 청년비례대표제가 흥행 실패를 거듭하자 결국 새틀 짜기가 시작됐지만 당내에서도 크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는 아니다. 한 당 관계자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직장을 내던지고 정치판에 뛰어들 청년들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틀을 바꾼다고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어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청년층의 신청이 저조하자 민주당은 마감 시한을 한 차례 연장했으나 신청자는 70여명을 조금 넘는 데 그쳤다. 당초 기대했던 예상 지원자 500여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총선을 앞두고 편파 보도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당내 ‘편파보도저지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장세환 의원을 임명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흥행 참패] 2030이 들러리냐… “비례대표 우선배정·연예인식 등용 모두 정치쇼”

    [흥행 참패] 2030이 들러리냐… “비례대표 우선배정·연예인식 등용 모두 정치쇼”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2030세대’ 청년층 영입이 흥행 참패를 맞고 있다. 비례대표 안정권 순번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정작 청년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정치권의 청년층 영입 경쟁이 취업과 학자금 등 젊은이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정치 쇼’로 흐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 정치권이 청년층의 고민은 안중에도 없고 젊음의 이미지를 차용해 쇄신 경쟁에 들러리를 세우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27세의 이준석씨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에 임명하며 청년층 영입의 신호탄을 울렸다. 하지만 서울과학고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교육벤처기업을 운영하던 그가 취업 문제로 고민하는 20대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與, 현장워크숍 통한 인재영입도 여의치 않아 이 위원 영입으로 ‘바람몰이’에 성공한 한나라당 비대위는 전국백수연대·청소년협의회와의 현장 워크숍을 통해 20~30대 청년층을 더 영입할 계획이지만 실제 공천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에 대한 젊은 층의 거부감을 극복하고 20~30대 인재를 영입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백수연대와 청소년협의회가 20~30대를 대변하는 대표 단체라고 보기도 어렵고, 단체들이 추천하는 인물에 대한 검증 작업도 기준을 정하기 모호하기 때문이다. 또 지역구 공천의 80%에 개방형 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로 한 점을 감안할 때, 추천된 20~30대 젊은 층에 가산점을 주더라도 실제 투표에서 얼마나 표를 얻을지도 알 수 없다. 인재영입위원장인 조동성 비대위원은 “20~30대는 인재 영입 대상을 설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그룹별로 만나 추천 대상을 선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민주통합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28일까지 25~35세의 지원자를 모집한 뒤 일명 ‘슈퍼스타K’(슈스케) 방식의 오디션을 통해 25~30세 남녀 각 1명, 30~35세 남녀 각 1명 등 총 4명을 선발해 비례대표에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 민주당은 500여명의 지원자가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종 선발자가 되면 안정권 순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신청이 저조하자 당초 13일이었던 신청 기한을 28일로 연장했지만 26일까지 청년 비례대표 지원자는 70명 정도로 참여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이 중 25~30세 여성은 2명이며, 30~35세 여성은 3명이다. 평균 경쟁률이 3대1에도 못 미친다. 골머리를 앓던 민주당은 세부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당 지도부 경선 일정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 왔다. 신청 마감을 하루 앞둔 27일이 돼서야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野, 제한 연령 상한조정 등 부랴부랴 대책 청년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리되 연령 상한을 높이고 선발 방식을 바꾸는 등 전면 재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청년 비례대표제에 관심이 있지만 연예인 선발 방식을 못마땅해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관심 끌기용 이벤트부터 진중하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구조개선 없이는 정치 쇼에 동원된 청년 비례대표들이 결국 기존 정치 행태를 똑같이 답습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황비웅기자 hjlee@seoul.co.kr
  • 포스코 ‘송도 더샵 그린워크’ 1401가구 새달 공급

    포스코 ‘송도 더샵 그린워크’ 1401가구 새달 공급

    수도권 분양시장의 무덤으로 불리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포스코건설이 다음 달 아파트 분양에 나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다음 달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D11·16블록에서 1401가구 규모의 ‘송도 더샵 그린워크’(조감도)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송도국제도시는 불과 사흘 전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청약률 1.5%에 그친 웰카운티 5단지 분양을 중단하고 계약자 16명에게 위약금을 물어준 곳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 조사결과 올해 15개 광역시도 가운데 순위 내 청약마감된 주택사업장이 단 한 곳도 없는 지역은 인천이 유일할 정도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송도 더샵 그린워크는 분양 성공을 자신한다. 송도 더샵 그린워크는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 주택형이 1068가구로 전체 아파트의 76%를 차지해 실수요자들이 외면하는 중대형 위주로 공급했던 웰카운티와는 대조를 이룬다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당초 85㎡ 이하 중소형 가구 수를 전체 23.4%로 설계했다가 수도권 주택경기 침체와 중대형 공급과잉 현상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중소형 및 판상형 아파트 위주로 설계를 바꾸는 ‘다운사이징’(Downsizing) 공급에 나섰다. 실제로 이달 초 다운사이징 전략으로 중소형 가구 위주로 재설계한 GS건설의 경남 진주 센트럴 자이가 평균 3.7대1로 순위 내 청약마감됐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는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가 67%에 이른다”며 “중소형 위주인 데다 송도에서는 처음으로 59㎡(구 25평형)를 선보여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3) 나경원·박원순 정책 검증] 세부계획·재원마련 ‘구체성 부족’

    박원순 후보가 내건 슬로건은 ‘시민이 시장입니다’이다. 새로운 공동체 확립이라는 목표 아래 시민이 참여하는 서울시정의 전면적인 재설계를 약속하고 있다. 시민사회 후보로서 기존 서울시정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일관되게 견지하며 관행적인 서울시의 행정 영역에 머물지 않고 노동, 교육, 주거, 보건 등 다방면에서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박 후보는 기존 서울시 사업이 공적 사용이 아닌 사적 이용과 전시성으로 흘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토건예산 삭감, 무차별적인 재개발 뉴타운 사업 재검토, 서울시 산하기관과 지방공기업의 노·정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 한강르네상스 사업 전면 재검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시민참여와 협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박 후보는 우선 사회적 약자를 위해 많은 공약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이 아닌 제안형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를 실현하는 데 요구되는 재원 확보에 대한 설명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보편적 복지를 정책기조로 제시하고 있으나 빈곤층, 실직자 등 주요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구상이 부족하다. 뉴타운 사업 재검토에 따른 원도심 재생 전략과 구상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특히 양극화 해결과 보편적 복지실현, 사회공공성 강화 공약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세금 부담율을 높이지 않고 재원확보가 가능한지, 아니면 세 부담을 늘리겠다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박 후보가 내놓은 아동수당 확대의 경우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는 제도인 만큼 특히 세부적인 구상이 제시됐어야 했다. 대학생 학자금 이자 지원도 약속했지만, 이는 서울시 의회가 예산 조달의 문제 때문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던 정책이다. 강남·북 차등 없는 학교시설 및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 확대도 어떤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것이며, 그에 따른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 박 후보는 보건소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중앙정부 소관이므로 독립적인 공약이 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전·월세 상한제 도입 추진 또한 국회 입법 사항이어서 이를 실제 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를 제시해야 한다. 공공요금 인상 억제 및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교통공공성 강화에 따른 적자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실질적인 시민참여와 협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시민소통 행정의 관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과거에도 공공투자관리센터, 시민감시위원회, 청렴계약제도 등 새로운 기구나 제도가 많이 설치됐었다. 위원회 방식이 아닌 계선조직을 중심으로 하는 행정개혁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박 후보는 서울시장으로서의 철학과 비전, 이것만은 꼭 하겠다는 핵심공약과 우선순위, 재정조달방안 등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를 바탕으로 서울시민에게 선택받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한 것 같다. 정리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전북도 조직개편하다 날 새겠네

    전북도가 너무 잦은 조직개편을 단행해 도정 방향과 조직의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5일 도에 따르면 2006년 민선 4기 출범 이후 5년 동안 4차례의 조직개편이 추진됐고 5차례나 조직 재설계가 단행됐다. 민선 4기가 출범했던 2006년 7월에는 경제살리기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1년이 지난 2007년 8월에는 이를 보완한다며 또 조직을 바꿨다. 민선 4기 동안에는 정부의 기구개편 지침 등에 따라 5차례에 걸쳐 조직 재설계도 추진했다. 민선 5기가 출범한 지난해 7월에도 새만금사업, 일자리 창출, 민생경제 등 3대 핵심업무를 강화한다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올해 들어서는 다시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도정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에 손을 댈 방침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일자리 창출, 새만금사업 추진 등 성장 위주의 도정을 생활여건 향상, 여가 선용 기회 확대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도의 조직을 바꾼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무상급식과 무상 접종, 무상 교육 등 3대 무상 복지를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복지여성국, 농수산식품국, 문화체육관광국이 개편 대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너무 잦은 조직개편 탓에 도정에 활력이 들어차기보다는 안정적인 업무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도정의 기본방향이나 주요 업무가 단체장의 뜻에 따라 너무 휘둘려 적응조차 힘들 만큼 부작용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직원들은 조직개편이 있을 때마다 “조직의 명칭만 달라졌을 뿐 업무 분장만 복잡하게 돼 오히려 일하기만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른 사무실 개·보수, 이사비용도 적지 않다. 전북도 관계자는 “업무에 적응할 만하면 또 조직개편이 단행돼 직원들조차 실·과·계의 명칭이 헛갈리고 업무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수학여행, 나라장터 상품화 ‘올스톱’

    조달청이 ‘교육비리’ 근절을 내세워 추진했던 다수공급자방식(MAS)을 통한 수학여행(수련회 포함) 공급이 부처 이견 및 업체 간 갈등으로 중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조달청은 13일 “지난 4월 업체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내고 심사에 착수했지만 부처 간 이견과 숙박업소 등이 반발하면서 교육과학기술부가 보완 시행을 요청, 전면 중단된 상태”라면서 “수학여행의 MAS 공급을 내년 상반기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조달청은 지난 7월부터 나라장터 쇼핑몰을 통해 표준화된 수학여행 상품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조달청이 각 여행사의 프로그램과 가격을 심사, 차량과 숙박·식사 등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쇼핑몰에 올리면 학교에서 예산과 학생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계약하는 방식이다. 개인이 여행 사이트에서 상품을 선택하는 것과 동일하다. 조달청은 이를 통해 수학여행의 표준화 및 상품별 가격 비교가 가능해 조기 계약과 계약의 투명성, 업체 간 서비스 경쟁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교과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은 패키지와 함께 단일 상품도 공급하는 방안, 그리고 진입기준 완화 등을 요구했다. 숙박과 식당 업계는 패키지로 진행될 경우 업소들이 여행사에 귀속돼 수수료 부담 및 대금 지급에 따른 혼란이 우려된다며 개별 계약을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달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부 부처와 업계에서도 MAS 공급에 대한 취지는 공감했다.”면서 “큰 틀에서 수요기관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재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달청은 내년 상반기 수학여행 상품을 공급할 때 패키지 상품과 숙박시설을 분리해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과 숙박·식사·여행안내 등을 개별 계약하는 것은 업체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감안, 장기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대상 업체가 약 9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달청은 관련 규정을 개정해 빠르면 10월 업체 선정에 나서기로 했다. 학생들의 안전과 위생을 최우선 고려키로 했다. 숙소는 3.3㎡(침실면적 기준)당 2인 이내로 제한되고, 2시간 이상 운전할 수 없도록 하는 제한 규정도 마련했다. 일선 학교의 반응은 엇갈린다. “계약 절차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정형화로 학교별 특성을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과부 학교문화과 관계자는 “수요기관 비리 근절과 업무 경감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면서 “일부 지역은 소규모 테마여행으로 전환하는데 현행 수학여행 계약은 복잡하고 업무 부담이 커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한국 경제지표 2제

    한국 경제지표 2제

    [한국 경제지표 2제] 국가경쟁력 4년연속 하락 24위… 작년보다 2단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4년 연속 하락했다. 7일 재정부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1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우리나라는 142개국 가운데 지난해보다 2단계 떨어진 24위를 차지했다. 2007년 11위에 올랐던 우리나라는 2008년 13위, 2009년 19위, 지난해 22위로 떨어진 데 이어 4년째 내리막길을 보였다. WEF의 평가는 3대 부문, 12개 세부평가 부문, 111개 지표로 구성됐다. 주요 3대 부문별 평가를 보면 제도, 거시경제 등 ‘기본요인’은 지난해 23위에서 19위로 올랐고, 상품·노동시장 등의 ‘효율성 증진’은 22위, ‘기업혁신 및 성숙도’는 18위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제도적 요인은 62위에서 65위로 3단계 밀렸다. 제도적 요인의 지표 중 정책결정의 투명성(111→128위), 정치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105→111위), 정부규제 부담(108→117위), 공무원의 의사결정의 편파성(84→94위) 등에서 다른 나라에 크게 뒤처졌을 뿐 아니라 순위도 밀렸다. 한편 전체 순위에서 스위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에 올랐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이 9위(지난해 6위), 홍콩은 11위(11위), 중국은 26위(27위)를 차지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한국 경제지표 2제] 식료품비 9.5% 상승 OECD 국가 중 2위… 집값 상승률도 상위권 우리나라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7일 ‘한국 품목별 물가구조의 특징과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식료품비와 차량 연료비, 집세 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한 대표적인 품목으로 조사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식료품비는 지난해 2월 이후 고공행진을 하면서 상반기 평균 9.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OECD 국가 중 에스토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5월부터는 3개월 연속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8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4%나 뛰어올랐다. 정 연구원은 “한국은 다른 OECD 국가보다 곡물자급률이 낮고 원재료의 원가 비중이 높아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집세는 절대 수준과 상승률 양면에서 모두 OECD 상위권이었다. 집세 상승률은 3.3%로 OECD 국가 중 3위였고, 소비자물가에서 집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9.8%로 3위를 기록했다. 반면 교육물가 상승률은 OECD 국가 중 20위인 1.8%를 차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00~20 10년 연평균 교육물가 상승률은 4.7%로 OECD 국가 중 10위를 기록했다. 정 연구원은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유통구조의 효율화와 주요 곡물의 자급률 제고, 해외 식량 자원 확보 등을 통해 식료품 원가 부담을 낮춰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려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는 등 제도를 재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암 유발 단백질’ 생성 세계 최초로 성공

    ‘암 유발 단백질’ 생성 세계 최초로 성공

    국내 연구진이 인체에 암을 유발하는 ‘인산((燐酸)화 단백질’을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다.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원인을 찾거나 신약을 개발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선행기술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박희성 교수 연구팀은 25일 “디터 솔 예일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세균 내 단백질 합성 인자들을 재설계하는 방법으로 ‘맞춤형’ 인산화 단백질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생명과학분야 권위지 ‘사이언스’ 26일 자에 게재됐다. 세포 속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사슬에 인산 분자가 붙은 경우를 일컫는 단백질 인산화는 세포 내 신호전달과 세포의 생장·분열·사멸을 조절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인산화 과정에서 인산화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세포가 무한정 분열해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인산화 단백질은 1960년대 발견됐지만 지금까지 인위적으로 인산화 단백질을 만드는 것은 고사하고 인산화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인산화가 관찰이 힘들 만큼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지고, 형태 역시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팀은 인산화 단백질 생산에 연쇄 인산화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세균 세포를 이용했다. 세균 속에 있는 20가지 종류의 아미노산에 인산 분자를 가진 아미노산을 인위적으로 추가하는 방식으로 ‘인산화 단백질’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어 이 기술을 활용, 실제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MEK1’ 인산화 단백질도 만들어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 교수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단백질 설계 기술’을 사용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로 단백질 인산화 조절과 인산화 단백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면서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의 원인 규명과 차세대 암치료제 개발연구가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박정희 동상 이번엔 ‘투명성 논란’

    박정희 동상 이번엔 ‘투명성 논란’

    북한 평양 만수대의 김일성 동상과 비슷하다는 논란<서울신문 4월 20일 자 8면>을 빚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 사업이 재설계된 도면을 공개하지 않은 채 추진돼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17일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박동진)에 따르면 오는 10월 말까지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에 동상을 세워 11월 14일 생가에서 열리는 박 전 대통령 탄생 94주년 기념행사 때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동상 규모 등과 건립 과정은 외부에 일절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3월 추진위가 설계 당선작을 처음 선정한 뒤 도면을 전면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동상은 당초 계획보다 축소되고 형태도 바뀌어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상 높이는 좌대를 포함해 10.7m에서 5~6m로 두루마리를 쥔 모습으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루마리는 박 전 대통령의 치적으로 꼽히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뜻한다. 김일성 동상과 유사한 점 가운데 하나였던 옷차림도 코트를 대신해 양복으로 바꿨다. 소박하고 서민적인 모습이 담기길 원하는 유족 측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고 추진위는 전했다. 동상 제작은 김영원 홍익대 미술대 학장이 맡고 있다. 하지만 추진위 측은 “구체적인 동상 제작 내용이 또 일반에 사전 공개될 경우 불필요한 논란과 건립 시기 지연이 우려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일성 논란’에 이어 이번엔 ‘투명성 논란’에 불을 지피고 말았다. 구미 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동상의 계획 도면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여론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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