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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체장 비리 왜 반복되나

    민선 단체장 비리가 꼬리를 무는 가장 큰 이유는 선거다. 비용이 많이 드는 선거 형태에 공천까지 겹쳐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단체장은 이런 상황에서 취임 초부터 뇌물 수수의 유혹에 허덕이고 결국 수렁에 빠진다. 대전 모 자치구 공무원은 “단체장 한번 하려면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 등에 대한 로비 비용, 특별당비에 선거 비용까지, 법정 선거비보다 족히 2~3배는 들 텐데 이걸 어디서 빼겠냐”며 “선거에 거액을 쏟아부어 한푼이 아쉬운 단체장이 인허가, 관급공사, 승진 인사 등 가릴 게 뭐가 있느냐”고 귀띔했다. 인허가 특혜를 주는 대가로 건설업자에게서 ‘별장’ 등을 받고 2010년 봄 위조 여권으로 해외 도피까지 시도하다 구속된 민종기 전 충남 당진군수는 재판정에서 “선거를 준비하다 보니 물욕을 이기지 못했다”고 진술했었다. 대전의 또 다른 자치구 직원은 “낙선해도 다음 선거나 여생을 생각하면 단체장들이 재직 시 돈 모으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법으로 정한 선거 비용 제한액만 해도 인구 3만명이면 1억 6000만원 안팎에 이른다. 여론조사비와 사무실 임대료 등은 별도다. 충남 한 군의 공무원은 “작은 군이라도 단체장이 재선하려면 선거 때 최소 6억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단체장 비리는 지역을 불문하고 오십보백보”라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농어촌의 경우 군청에 부부 공무원이 3분의1은 되고, 한 다리 건너면 단체장과 혈연 등으로 얽히는 데다 형님 아우 하는 사이여서 서로 감싸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것도 단체장이 눈치 안 보고 비리를 저지르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런 폐단을 방지할 수 있는 선거공영제 확대 등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실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사가 쉽게 끼어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신 돈과 권세를 가진 지역 토호들이 적잖게 당선되는 것도 끝없는 비리의 악순환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음성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정당 시스템도 문제가 크다. 유능한 인재는 물론 주민도 선뜻 끼어들 수 없는 구조”라며 “주민들이 정당에 쉽게 참여해 인재를 고르고 선거를 도와주는 정당민주화 및 개방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재선충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까지 확산

    제주도에 확산 중인 소나무 재선충이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국가 지정 명승지에까지 번져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최근 문화재지구를 대상으로 재선충병 감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82호)인 효례·하례천 일대 소나무 100그루,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제98호) 일대 소나무 1300여 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사람 발자국과 동물 발자국 화석 산지(천연기념물 제464호) 일대 962그루, 산방산(국가 지정 명승 제77호) 일대 828그루, 외돌개(〃제79호) 일대 187그루, 안덕계곡 상록수림(〃제98호) 일대 40그루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자 제주도 기념물인 서귀포시 앞바다에 있는 문섬·범섬, 서귀포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443호) 일대에서도 각각 98그루, 49그루의 고사목이 발생하는 등 재선충병이 문화재지구까지 침범한 상태다. 도가 현재까지 파악한 문화재지구 내 재선충병 감염 현황은 서귀포시 10개 지구 2398그루, 제주시 8개 지구 2248그루 등 모두 18개 지구 4646그루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부고]

    ●김영태(전 국방부)영준(전 서울강동구청 주택과장)영남(전 서울신문 판매국 부장)영식(전 서울시교육위원회 실장)씨 부친상 16일 적십자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2)2002-8437 ●이홍규(전 조양산업 회장)씨 별세 진형(해외 근무)씨 부친상 김성민(현대중공업 대리)씨 장인상 이봉규(전 삼미종합특수강 사장)학규(우석대 교수)씨 형님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03 ●안형모(정림의료기산업 사장)씨 모친상 황정옥(재미 목사)유해주(전 한국은행)이성열(전 대한지적공사 사장)김태정(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최대용(전 유엔본부)씨 장모상 1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02)3410-3151 ●민한기(수원시의회 부의장)씨 부친상 15일 수원 연화장, 발인 18일 오전 8시 30분 (031)218-8787 ●김수평(가톨릭대 명예교수)현식(서울항공여행사 회장실)성식(MBC 시사제작1부장)씨 모친상 임문규(전 성남중앙병원 마취과장)김원희(SK증권 부장)씨 시모상 송영상(전 전주MBC 심의위원)육완민(전 두산 임원)씨 장모상 김동주(시온여성병원장)씨 조모상 16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 (02)3779-1857 ●이원기(전 임광토건 상무이사)씨 별세 성구(사업)태석(쎌바이오텍 부장)씨 부친상 이대영(사업)전영묵(삼성생명 전무이사)씨 장인상 1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 (02)3410-3151 ●차재선(전 단국대 교수)씨 별세 윤석(지오선교회 간사)승훈(FCI 수석연구원)씨 부친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30분 (02)3010-2252 ●이용순(코스콤 시장운영부 팀장)씨 부친상 16일 서울 을지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2)970-8444 ●이현자(신양중 교장)씨 모친상 이상복(대건기계 상무)씨 장모상 1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8일 오전 5시 (02)2227-7569 ●김영진(전 농림부 장관)근진(강진읍농협 조합장)옥진(도암교회 목사)성진(사업)씨 모친상 의정(아시아나항공 부기장)씨 조모상 16일 전남 강진산림조합추모관, 발인 19일 오전 8시 (061)433-2300 ●정우호(대한아이에이 대표)기호(신용보증기금 팀장)씨 모친상 조영조(한국수출입은행 부장)씨 장모상 16일 경북 안동병원, 발인 18일 오전 9시 (054)840-0009
  • 민주 의원들 ‘국감 점수제’ 운영에 긴장

    “의원님, 오늘의 국정감사 점수는 00점입니다.” 민주당이 2013년 국감 기간 동안 의원들의 활동을 점수제로 평가하면서 의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이 있었던 지난 11일부터 소속 의원들의 국감 자료 등이 언론에 보도되는 양과 횟수 등을 점수로 환산해 평가해 오고 있다. 점수는 종합일간지, 지방지, 방송 등 언론 매체마다 달리 매겨진다. 배점은 비공개다. 한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배점이 알려졌을 때 의욕이 앞서는 의원들이 높은 배점의 매체에만 내보내려고 하는 부작용이 있어 점수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성적을 평가해 최우수 10명과 우수 30여명을 정했다. 상임위별로 최우수 의원 1명과 우수 의원 2~3명꼴이다. 상금도 상품도 없지만 의원들은 상당히 신경을 쓰는 편이다. 의정자료집에 ‘당이 선정한 (최)우수 국감 의원’ 한 줄을 넣을 수 있어서다. 의원 개인 홍보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들 입을 모은다. 국감 초반 흥행에 성공한 의원실은 여유가 있지만 성적이 좋지 못한 의원실은 작은 자료라도 알리기 위해 기자들에게 민원 전화를 걸기도 한다. 한 재선 의원실 보좌관은 “해마다 국감이 끝나면 실적이 부진한 보좌관은 곧바로 교체되는 경우도 많아 의원이나 보좌관들이 신경을 안 쓸 수 없다”고 전했다. 예외도 있다. 재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일부 비례의원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어윤대 KB금융 전 회장 경징계

    어윤대 KB금융 전 회장 경징계

    경영정보 유출 문제로 조사를 받아 온 어윤대(68)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중징계를 면했다. 금융감독원은 1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어 전 회장에게 ‘주의적 경고 상당’의 경징계를 내리고 박동창 전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CSO)은 감봉 조치하기로 했다. 어 전 회장은 문책 경고 상당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3년간 은행권 취업이 금지되고 수억원에 달하는 스톡그랜트(주식성과급)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컸지만 일단 적극적인 소명을 통해 중징계를 면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장기성과급 지급이 취소될 수 있지만 이는 평가보상위원회가 추후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어 전 회장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면 초대 황영기 회장과 2대 강정원 회장 등 역대 회장 세 명이 내리 징계를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황 전 회장은 2009년 업무집행정지 3개월 상당의 중징계를 받았지만 제재 과정의 법률적 문제가 제기돼 징계취소 판결을 받았다. 강 전 회장은 2010년 문책경고 상당을 받았다. 어 전 회장의 스톡그랜트와 마찬가지로 강 전 회장은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이 취소됐다. 앞서 어 전 회장의 측근인 박 전 부사장은 올해 초 일부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막고자 미국계 주총 안건 분석기관 ISS에 KB금융 경영정보를 전달해 금융지주회사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아 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부활 25년, 국정감사를 감사한다] 무차별 자료요구·면피성 제출 ‘악순환’

    13대 국회 개원 첫해인 1988년 1만 6222건, 14대 국회 평균 3만여건, 15대 5만여건, 16대 5만~6만건, 17대 7만여건. 피감 기관을 상대로 한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 건수는 ‘세포 증식’을 연상시킬 정도로 늘어났다. 2007년 국감에서는 7만 3061건의 자료를 요청했다. 건당 부수 자료가 수백 가지에 이르는 경우도 많아 제출된 서류만 A4 용지 1억여장을 넘겼다. 그대로 쌓아 놓으면 높이만 히말라야의 8000m급 고봉과 맞먹는다. 이를 위해 투입된 비용만 50여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이 기록도 깨질 전망이다. 이미 법제사법위원회의 한 의원은 피감 기관에 1301건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게다가 국회는 10일 본회의를 열어 올해 피감 기관을 지난해의 559곳에서 71곳 더 늘려 총 630곳으로 확정했다. 1988년 국감 부활 이후 25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이자 처음으로 600곳을 돌파했다. 과도한 피감 기관 선정에 따른 부실·맹탕 국감 우려<서울신문 10월 10일자 1, 3면>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과다한 자료제출 요구는 미리 조사해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무차별적으로 자료를 요구한 뒤 받은 자료에서 문제점을 찾아내는 ‘원시적 방법’으로 국감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건’이 나올 때까지 자료 요구를 습관적으로 되풀이하는 것이다. 중앙 부처의 한 공무원은 “부처의 물품 구입 영수증 5년치를 모두 달라고 하는데 일일이 복사하면서도 국감에서 다루어질지, 의원이 제대로 문서를 들여다볼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 보좌관도 “국감은 자료에서 문제를 찾는 자료와의 싸움이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자료를 확보하는 경향도 있다”고 고백했다. 국감의 취지와 상관없는 자료 요청도 많아 피감 기관을 허탈하게 하기도 한다. 국회의원의 학위 논문에 이용할 자료를 요구하거나 지역구 예산을 따내기 위한 ‘압박성’ 자료 요청도 있다. 과도한 자료 요구에 대해 국회의원 탓만 할 일도 아니다. 피감 기관들의 ‘꼼수’ 또는 면피성 자료 제출이 초래한 측면도 많다. 답변 거부 등도 문제다. 한 조사 결과 18대 국정감사 기간 동안 정부의 국감자료 제출률은 38%에 불과했다. 교육부·국방부·법무부·대법원·감사원 등 이른바 힘있는 부처일수록 제출 비율이 낮아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충실한 국감은 국가기관의 완전한 자료 제출을 전제로 한다”면서 “법으로 강제하기 전에 행정부가 먼저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국감 자료를 둘러싼 악순환은 국회와 피감 기관의 갈등 요인이 되는 것은 물론 자료준비 등을 위한 시간과 예산 낭비라고 지적한다. 대안으로 우선 국회와 행정부를 잇는 국회의정자료 전자유통 시스템을 활용, 종이 서류부터 줄이자는 목소리가 높다. 의원들 간의 중복 자료 요청을 줄이기 위해 국회나 행정부 차원의 정보 공유 시스템을 만들자는 지적도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아제르, 알리예프 대통령 父子가 25년간 통치

    아제르, 알리예프 대통령 父子가 25년간 통치

    일함 알리예프(52)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세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그가 2018년까지 5년간의 임기를 마칠 경우 10년간 재임한 부친 헤이다르 알리예프 전 대통령에 이어 부자가 아제르바이잔을 25년간 집권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아제르바이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일함 대통령이 득표율 84.7%로 3선 연임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일함 대통령은 임기 도중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야권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풍부한 석유와 가스 자원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제를 이끈 것이 이번 당선의 기반이 됐다. 아제르바이잔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일함 대통령 집권 초기인 2003년 850달러(약 91만 3000원)에서 지난해 7850달러(약 843만 3200원)로 대폭 늘었다. 1993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을 시작한 아버지 헤이다르 전 대통령은 2002년 8월 개헌으로 당시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회사 부사장이던 아들 일함 대통령을 2003년 8월 총리에 임명했다. 2개월 뒤 신아제르바이잔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 일함 대통령은 득표율 76.8%로 처음 당선됐으며, 2008년에는 89%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동양파워 매각 산 넘어 산

    동양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동양파워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어렵사리 매각에 성공해도 정부가 새 대주주의 적격성을 재심사하기로 하면서 인수 후보 기업들이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동양시멘트 등의 기업어음(CP)·회사채 투자자들로선 매각 자금을 균등·차등 분배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자꾸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 관계자는 10일 “동양의 경우처럼 경영권 자체가 넘어가는 매각이 추진되면 발전사업자의 재선정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면서 “적격성 심사는 사업권을 새로 인수한 기업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사업자 재선정에 들어가면 적격성 평가 항목의 일부 수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 “새 인수자가 끝내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동양파워가 확보한 사업권 가치도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양파워를 인수한 기업은 새삼스럽게 적격성을 다시 평가받을 뿐만 아니라 올해 초 동양파워에 적용됐던 ▲설비 비용(15점) ▲지역희망 정도(25점) ▲사업추진 여건(15점) ▲계통 여건(25점) ▲환경 여건(14점) 등 평가항목(100점 만점 기준)도 새로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사정에 따라 동양파워의 가치는 지난달 27일 두산과의 1차 매각협상에서 제시된 지분 75%의 인수가격 4000억원(100% 환산 때 5000억원 추정)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처음 동양의 희망가는 1조원에 이르렀다. 비슷한 사업구조를 지닌 STX에너지 인수에는 GS·LG컨소시엄, 포스코에너지, 삼탄·삼천리가 이미 경합하고 있고 동양파워에는 SK 측이 관심을 보였지만, SK는 최근 총수 부재 탓에 대단위 사업 투자를 전면 유보하고 있는 상태라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자질 충분” “많이 배워”… 부러운 美 이·취임 덕담

    [World 특파원 블로그] “자질 충분” “많이 배워”… 부러운 美 이·취임 덕담

    후임자가 공식 지명됐을 때 곧 자리를 내줘야 하는 고위 관료의 심경은 어떻까. 내년 1월 말 자리에서 물러나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9일(현지시간) 연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새 의장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부의장을 축하했다. 버냉키는 “나의 동료 재닛을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은 탁월했다”면서 “재닛은 연준 의장직에 걸맞은 자질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극찬했다. 바로 직전 옐런도 연준 홈피에 올린 성명에서 “지난 6년간 경제가 더 강해지고 금융 시스템이 더 건전해진 것은 상당 부분 버냉키 의장의 탁월한 리더십 덕택”이라면서 “그로부터 배웠다는 사실은 내게 영광”이라고 버냉키를 칭송했다. 이처럼 떠나는 각료와 새로 취임하는 각료가 낯간지러울 만큼 덕담을 서로 주고받는 모습은 미국 공직문화의 뚜렷한 특징이다. 취임할 때는 화려해도 퇴임 때는 죄인처럼 슬그머니 사라지는 모습을 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각료 이·취임식에는 반드시 대통령이 참석해 떠나는 각료의 공적을 치하하고 취임하는 각료의 면면을 설명한다. 관료들의 들고 남이 분명한 데는 관행화된 임기를 보장받는 것도 주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때 임명된 각료들은 사실상 전부가 오바마 정부 1기 4년을 채우고 퇴임했다. 게리 로크 전 상무장관처럼 중간에 첫 중국계 주중 미국 대사로 ‘영전’된 경우 등만 예외였다. 각료가 느닷없이 자리를 내던지는 일도 보기 힘들다. 조지 W 부시 정부 1기 때인 2003년 1월 국토안보부 초대 장관에 취임했던 톰 리지는 2005년 2월 부시 정부 2기 출범과 함께 사직했다. 당시엔 자연스러운 교체로 보였다. 하지만 리지는 몇 년 뒤 회고록에서 “2004년 11월 대선 직전 백악관이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의도적으로 테러경보등급을 상향함으로써 안보위기를 조장한 사실을 알고 그해 11월 말 양심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벌레들의 습격] 소나무재선충·참나무시듦병에 450만 그루 사라져… 피해 눈덩이

    [벌레들의 습격] 소나무재선충·참나무시듦병에 450만 그루 사라져… 피해 눈덩이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돼 사라진 소나무만 400만 그루가 넘는다. 2004년 경기도 성남 이배재에서 확인된 참나무시듦병은 지난해에는 전국 91개 시·군·구로 확산됐다. 2009년 이후 말라 죽어서 제거된 참나무만 50여만 그루에 달한다. 침엽수와 활엽수를 대표하는 소나무와 참나무는 각각 산림의 22.7%(144만 8000㏊), 26%(165만 9000㏊)를 차지한다.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상징목이자 구황작물로서의 역할을 해 온 나무들이 병해충의 무차별 습격으로 생존위협에 직면했지만 방제는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가을 날씨답게 청명하고 화창했던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청계산을 찾았다. 평일인데도 청계산은 형형색색 등산복을 차려입은 등산객들로 분주했다. 입구에 서 있는 수령 225년 된 보호수인 갈참나무(서 22-8)와 굴참나무(서 22-9)는 이들을 반기는 만남의 장소이자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보호수다. 백년, 청계산을 지켜온 거목의 몸에는 볼썽사나운 노란색 테이프가 감겨 있지만 사람들은 무관심했다. 이 테이프는 참나무시듦병을 옮기는 매개충인 ‘광릉긴나무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끈끈이 롤트랩이다. 청계산에 시듦병이 발생하면서 이뤄진 고육지책이다. 광릉긴나무좀은 참나무에 구멍을 내고 들어가 알을 낳는데, 이때 유충의 먹이인 라펠리아 병원균을 퍼트린다. 라펠리아균은 줄기의 수분 통로를 막아 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이게 시듦병이다. 진달래능선을 오르는 길은 시듦병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오랜 시간 등산로를 보듬던 참나무에는 롤트랩이 감겨 있다. 지난 추석 성묘 때 도토리를 아주 많이 주웠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곳에서는 도토리를 단 한 개도 발견할 수 없었다. 대신 하얀 비닐에 싸인 채 허망하게 드러누운 ‘참나무 무덤’이 등산로 주변 숲 속 곳곳에 생겼다. 감염된 고사목은 일정한 크기로 잘라 훈증액을 뿌린 뒤 흰 비닐로 봉해 3개월간 훈증한다. 병원균과 매개충이 탈출해 다른 나무에 병을 옮기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조치로, 고사목의 밑동까지 예외없이 훈증하고 있다. 소중한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한순간 사라지게 된다. 청계산 곳곳에서는 서초구에서 진행한 방제작업이 한창이었다. 아직 방제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나무에는 작업 편의를 위해 피해 상태를 알려주는 끈을 매달아 놨다. 제거할 고사목은 빨간색, 롤트랩을 설치할 나무는 파란색으로 구분한다. 빨간색보다 파란색이 많은 것이 다행스럽다. 나무에 작지만 정교한 구멍들이 나 있는 게 눈에 띈다. 매개충인 긴나무좀이 나무를 파먹고 들어간 흔적이다. 어떤 나무에서는 수십 개의 구멍이 발견된다. 청계산에서는 2009년 처음 발생이 확인된 후 현재 피해목이 3000여 그루에 달한다. 860여 그루를 벌채했고 1500그루에는 롤트랩이 설치됐다. 지난해까지 북한산과 남산에 한여름에도 단풍이 들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피해가 심했는데 방제가 집중되면서 남하하고 있다. 수도권지역 참나무시듦병 방제를 지도감독하는 조종흡 산림청 산림병해충 특임관은 “해충의 완전 방제는 불가능하다. 밀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숲가꾸기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나무시듦병은 고사율이 20% 정도다. 여러 차례 침입을 받은 후에 고사해 한 번 걸리면 죽는 소나무재선충병에 비해 치명적이지는 않다. 지난해 기준 시듦병은 전국적으로 2680㏊에서 발생했는데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참나무 중에서도 껍질이 얇은 ‘신갈나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30년 이상 자란, 목재 가치가 있는 성인목, 상대적으로 보전이 강조되는 공원지역의 피해가 심각하다. 한편 소나무재선충병이 재창궐해 소나무와 잣나무까지 피해가 커지고 있다. 2005년 소나무재선충병특별법 제정 후 집중 방제로 안정세를 찾는 듯했지만 2010년 이후 다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시듦병과 전개 상황이 다르다. 6~7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재선충(병원균)을 소나무에 옮기면 실 같은 선충이 수분 이동 통로를 막아 고사시킨다. 재선충은 크기가 1㎜에 불과하지만 암수 한 쌍이 1주일 만에 20만 마리를 번식시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가졌다. 감염목은 그해에 80%, 다음 해에 20% 등으로 100% 죽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고사목을 조기 발견해 제거하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데 필수불가결하다. 2010년 3547㏊(고사목 13만여 그루)까지 감소했던 재선충병이 지난해 80개(25개는 청정지역) 시·군·구, 5286㏊(고사목 50만여 그루)로 급증했다. 피해가 극심한 제주도는 방제를 포기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제주도에 발생 시 소나무가 전멸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된 것이다. 2009년 청정지역을 선포했던 울산 동구에서는 5년 만인 9월 재선충병 감염목이 발생했다. 경기도 가평·양주·안성, 충북 충주 등 7개 지역에서도 새로 발생했다. 경기권은 피해지(127㏊)의 93.7%(119㏊)가 잣나무에서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잣나무는 소나무와 달리 감염 후 2년이 지나야 고사가 진행돼 발견이 쉽지 않아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재선충병은 인위적인 확산에 의해 만연된다. 솔수염하늘소의 연간 이동 능력은 2~3㎞에 불과해 매개충 자체로 인한 감염 확산보다 감염목의 이동에 따른 확산이 문제다. 충주의 경우 경기도에서 화목보일러 원료로 가져온 나무에서 재선충병이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방제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방제 방법도 여전히 감염목 제거나 벌채 등 단기 처방에 집중돼 있다. 천적을 이용한 방제 등은 아직 첫걸음도 제대로 떼지 못했다. 확산 예방 효과가 높은 항공방제를 늘리고 있지만 도심지역이나 공원지역은 제외되고 민원이 야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문일성 박사는 “지난해 태풍과 올해 가뭄이 더해지면서 수세가 약해진 나무들에 병해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피해가 유난히 컸다”면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 줘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벌레들의 습격] 천연기념물 ‘제주곰솔’ 재선충 막기 비상

    [벌레들의 습격] 천연기념물 ‘제주곰솔’ 재선충 막기 비상

    ‘곰솔을 지켜라.’ 제주지역에 소나무재선충병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천연기념물인 곰솔나무가 위기에 처했다.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에 심어진 수령 500~600년의 천연기념물 제160호인 곰솔 여덟 그루가 재선충병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재선충병은 현재 곰솔이 서식 중인 아라동까지 확산돼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곰솔 주변의 고사목을 제거하고 나무주사를 놓는 등 방제작업에 정성을 쏟고 있다. 또 전문나무병원 등에 의뢰해 수시로 감염 가능성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산천단 곰솔은 높이가 30m에 이르는 장대한 고목으로 제주의 숨은 명소로 손꼽힌다. 산천단은 고려시대부터 한라산 정상에서 지내던 산신제에 쓸 제물을 지고 올라가던 사람들이 얼어 죽거나 부상을 당하자 1470년(성종 원년) 제주 목사 이약동이 설치한 제단으로 이후 지금까지 매년 이곳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또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441호인 곰솔(수령 400년)도 재선충병 감염 위기에 노출돼 있다. 수산리 곰솔은 높이 12.5m에 가지를 24m 넘게 펼쳐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하지만 수산리 곰솔은 불과 50여m 떨어진 수산봉에 있는 해송림이 재선충병에 감염돼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이들 곰솔은 모두 수령이 400년 이상 된 노쇠한 고목이어서 재선충병 감염 위험이 다른 소나무에 비해 높다. 제주도 관계자는 9일 “재선충병이 곰솔 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루하루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소규모 기관 2~3년에 한번 감사 ‘선택과 집중’ 상시국감 대안으로

    “이런 곳까지 감사를 받아야 하나?” 국정감사를 받는 피감기관이 늘어나면서 ‘이런 곳도 있었나’하고 반문할 정도의 소규모 기관장들도 국감장에 불려온다. 알지도 못했던 기관인 만큼, 문제점을 고칠 수 있는 의원들의 지적이 나오기도 어렵다. 한 소규모 과학연구원 관계자는 “감사받을 일도 없는데 매년 10월마다 형식적으로 치러질 국감을 준비하고, 원장도 국감장에 불려갔다가 말도 안 하고 앉아만 있다가 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9일 “흔히 말하는 ‘듣보잡’ 기관은 현황을 파악하기도 힘들고 문제점도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때문에 국감에서 타깃으로 삼지 않는 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이런 기관들이 “국감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구를 할 수도 없다. 피감기관이 국감 대상에서 빼달라고 하면 의원들이 괘씸하다며 오히려 더 강하게 감사할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국감 대상에서 빠질 수 없다면 국감을 활용하자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소규모 기관도 있다. 피감기관이 예산 등 필요한 부분을 국감장에서 물어봐 달라고 의원실에 부탁하는 것이다. 아예 질의서와 답변지까지 만들어 의원회관을 돌며 국감장에서 질의해줄 의원을 찾겠다며 읍소를 하고 다닌다. 때문에 상시 국감과 함께 소규모 피감기관에 대한 감사를 2~3년에 한 번씩 하자는 대안이 나온다. 국감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중요 기관에 대한 심도있는 감사가 더 도움이라는 지적이다. 반론도 있다. 신생이거나 소규모 기관일수록 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각종 계약이나 조직 내 인사 등에서 비리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국감은 형태나 방법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광역시 관계자는 “지자체들도 지방의회 등의 감사를 받고 감사원 등의 감사를 받는데 국회의 국감까지 받는 것은 사실상 이중감사”라며 “아울러 이는 지방자치제도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결국 국회의원들이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孫, 8개월만에 정치행보 시동

    孫, 8개월만에 정치행보 시동

    손학규(얼굴) 민주당 상임고문이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손 고문이 10·30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는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향후 야권 지형 재편 과정에서 일정 역할을 위해 정치적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손 고문은 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산하 동아시아미래연구소 창립 7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조 강연자로 나섰다. 지난 대선 이후 8개월여간의 독일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후 첫 공식 일정이다. 이날 창립 심포지엄의 주제로 지난 대선에서 손 고문의 슬로건이었던 저녁이 있는 삶의 재구성을 내세웠다. 창립기념행사를 표방했지만 사실상 손 고문의 정치 행보 재개를 알리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지난 대선 이후 꾸준히 연대론이 제기됐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축사를 해 주목을 끌었다. 민주당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손 고문이 화성갑 보궐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손학규-안철수 연대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손 고문은 이날 기조강연에서 “새로운 정치는 통합의 정치”라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좀 더 과감하게 통합의 정치를 펼쳐나가야 한다”면서 “분열과 대결의 정치에서 과감히 떨쳐 일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손 고문 계보로 알려진 신학용, 이찬열, 최원식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20여명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포항 남·울릉 재선거에 출마하는 허대만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행사 참석을 이유로 불참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제주 소나무 재선충 확산 전전긍긍

    제주 소나무 재선충 확산 전전긍긍

    제주지역에 소나무 재선충이 급속도로 확산돼 제주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7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제주지역 소나무 8만여그루가 고사했고, 이 가운데 2만여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달 들어 감염지역도 급속도로 확산돼 서귀포시 동 지역과 남원읍 지역을 제외하고 제주의 모든 지역 소나무가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피해 지역이 워낙 넓은데다 인력과 장비 등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는 산림청으로부터 긴급방제비와 인력을 지원받고, 자체 예비비를 투입해 하루 200여명을 동원해 500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하고 있다. 도는 연말까지 고사목을 전량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공무원을 비롯해 군인, 경찰 등의 인력까지 지원받았다. 인부들은 “워낙 재선충 피해 소나무가 많은데다 방제작업할 때 멀쩡했던 소나무가 10여일 후에 가보면 말라죽는 등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안일한 판단이 재선충을 확산시켰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소나무 고사가 잇따랐으나 제주도는 이상 기후변화 탓이라며 재선충 확산 가능성 등은 등한시해 왔다. 하지만 올여름 극심한 가뭄과 고온현상 등이 계속되면서 재선충이 창궐, 피해 소나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가는 곳마다 누렇게 고사한 소나무가 수두룩해 아름다운 제주 경관을 망치고 있는데 행정 당국은 그동안 무얼 하고 있었는지 한심스럽다”며 개탄하고 있다. 한라산연구소 신창훈 박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태풍과 한파, 가뭄 등 기상적인 영향이 소나무 고사목과 재선충 확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2006년 제주에서 처음으로 재선충이 나타난 이후 2012년까지 거의 사라졌으나 이렇게 확산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선충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성충이 되기 전인 내년 4월까지 고사목을 전량 제거한다는 계획이나 피해지역이 방대한데다 급속도로 확산 추세가 있어 완전 방제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기고] ‘독도의 달’과 박근혜 정부의 과제/안병준 인터넷신문기사 심의위원장

    [기고] ‘독도의 달’과 박근혜 정부의 과제/안병준 인터넷신문기사 심의위원장

    10월은 경상북도(지사 김관용)가 조례에 따라 제정(2005년)한 ‘독도의 달’이다. 경북도는 한 달 동안 각종 행사를 펼쳐 도민은 물론 국민들에게 독도의 중요성을 알리고,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시키고 있다. 독도를 ‘문화·예술·평화의 섬’으로 가꾼다는 게 기본원칙이다. 안동 웅부공원에서 열리는 제4회 안용복예술제(24~25일),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독도한복 패션쇼(8일), 울릉군 소재 ‘안용복 기념관’ 개관식(8일),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독도 팸투어(9월 30일~10월 2일), 그리고 영남대에서 9월 초 이미 개최한 ‘경상북도와 함께하는 독도 강연회’ 등으로 짜여 있다. 사진전, 뮤지컬 공연, 학술 세미나, 어린이 합창, 독도 장터 등의 행사를 통해 우리의 독도 영유권을 논리적으로 알리고,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 콘셉트로 진행한다. 경북도의 독도에 대한 열정과 애정은 남다르다. 이에 반해 정부의 자세는 미온적이라 아쉬움이 크다. 박근혜 정부의 독도 정책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치밀한 준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 비해 우리의 대응은 체계적·유기적이지 못했다. 일본은 일사불란한데, 우리는 중구난방이었다. 따라서 첫째, 학계·정부·민간·지자체 등의 모든 조직을 네트워크화해야 한다. 그 중심은 현재 활동이 미미한 국무총리실의 정부합동독도영토관리대책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국제법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집중육성하고 세계 저명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송상현 교수가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재선에 성공한 것처럼, 관련 국제기구 진출도 적극 권장해야 한다. 일본이 독도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연임한 소장이 일본인이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셋째, 독도를 행정관할로 두고 있는 경상북도의 ‘독도 지킴이’ 역할을 강화하고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앙정부가 예산 지원을 빌미로 지자체를 쥐락펴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긴밀한 협조관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넷째, 일본의 일반국민을 포함한 글로벌 홍보를 전담할 기구의 설립이 절실하다. 이 기구는 국내의 홍보도 포괄한다. 초중고교와 대학 및 일반에 대한 교육도 당연히 포함된다. 각종 교과서를 통한 영토의식 강화는 물론이다. 다섯째, 신(제2차)한·일어업협정의 수정이 절실하다. 신용하 교수는 협정 제1조 ‘이 협정은 대한민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일본국의 EEZ에 적용한다’를 ‘배타적 어업수역’(EFZ)으로 수정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중간수역’(한·일 공동수역) 설치조항의 폐지도 강력히 주장한다. 신 교수는 “이 협정이 표지는 어업협정인데, 내용은 영토로 오해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모든 사항들은 ‘치밀한 준비’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독도의 역사적·지리적·실효적 지배 사실만 강조할 때는 지나갔다. 독도 문제의 핵심은 국력이고, 국력은 정교한 대비와 꾸준한 준비를 전제한다.
  • [어린이 책꽂이]

    발찌 결사대(김해등 지음, 안재선 그림, 샘터어린이 펴냄) 멀쩡하던 학교 운동장이 “심심하다”고 고함을 치고 모래 회오리 모습의 괴물로 변한다. 아이들이 놀러오지 않으니 운동장이 잔뜩 토라진 것이다.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력, 세태 풍자, 문학성을 두루 갖춘 김해등 작가의 신작 ‘운동장이 사라졌다’다. 제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을 받은 ‘발찌 결사대’를 비롯해 작가의 단편 4편이 수록됐다. 1만 1000원. 한간의 요술 말(천장훙 지음·그림, 길벗어린이 펴냄) 생동감 넘치는 말 그림으로 유명한 1200년 전 당나라 화가 한간(韓幹). 프랑스 파리 세르누치 박물관에 소장된 그의 그림 ‘말들과 마부’를 보고 중국 그림책 작가가 그림 속에서 뛰쳐나와 전쟁의 참상을 전하는 요술 말 이야기로 빚어냈다. 한간이 비단에 그렸던 것과 같은 기법으로 중국 고대 회화의 아름다움을 복기했다. 1만 1000원.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이경덕 지음, 사계절 펴냄)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1000년을 달려야 다다를 수 있는 케이팩스 행성의 외계인들이 새 정착지로 지구를 선택한다. 인간과 더불어 살기 위해 현대인의 생활상을 세심히 뜯어보는 외계인이 작성한 인류 문화 보고서. 외계인들은 위트 있게 또는 진지하게 어른 되기, 결혼과 가족, 권력의 종류 등의 의미를 풀어내며 인류 문화의 본질을 꿰뚫는다. 1만 2800원. 바너비의 아주 특별한 세계 일주1·2(존 보인 지음, 올리버 제퍼스 그림, 정희성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태어날 때부터 중력의 법칙을 거부하고 공중에 몸이 뜨는 아이, 바너비. ‘별종’으로 부모에게 버림받은 그가 홀로 세계를 여행하며 자신처럼 소외된 소수자들과 인연을 맺는다. ‘정상’이라는 기준은 누가 정한 것인지부터 골똘히 생각해보게 한다. 각권 9500원.
  • 민주, 국감 대비 열공모드로

    원내 투쟁 강화를 내세우며 ‘24시 비상국회’ 체제에 돌입한 민주당이 ‘열공모드’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일부 불만을 터트리던 의원들도 일단 지도부 방침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장외 투쟁이 길어지면서 부실한 국정감사로 인한 여론의 화살이 쏠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30일부터 당 전체 의원이 의원회관에서 숙식하며 오는 14일 있을 국정감사 준비를 하고 있다. 상임위별로 저녁마다 국감 준비 분임토의를 열고, 이를 전병헌 원내대표가 순회하며 점검한다. 24시 비상국회는 지도부의 전격적인 결정으로 이뤄졌다. 대통령과 당대표와의 3자 회담 무산 이후 당내 강경파들 사이에서는 대표의 단식투쟁을 주장하는 등 지도부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지도부가 모든 의원들이 동참하는 24시 국회를 선제적으로 내세웠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2일 “공부는 엉덩이가 시킨다는 말이 있다”면서 “아무래도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준비를 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통 중진 의원들은 국감 시작 일주일 전부터 국정감사 준비에 들어가는데 24시간 체제에 돌입하면서 이번에는 그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국회에서 숙식한다고 해서 국정감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외투쟁에 싸늘한 추석 민심을 확인한 후 원내에 들어올 명분을 찾다가 당 지도부가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도 있다. 보좌관들의 피로도는 높아지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은 “의원들은 방에서 문을 닫고 자지만 보좌진들은 잘 곳이 없어 의자에서 잠을 청할 수밖에 없다”면서 “의원들이 잘 때 깰까봐 밤에는 프린터기도 사용을 안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금품수수에 인사비리… “군수님들 경찰서 갔습니다”

    전북 지역 현직 군수 5명이 검찰과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어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 2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진안·장수·순창·고창·부안군수 등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주지검은 지난달 27일 황숙주 순창군수의 집무실과 관사, 승용차 등을 압수수색했다. 전임 군수의 중도 하차로 재선거에서 당선된 황 군수는 2011년 10월 선거를 앞두고 측근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황 군수의 금품수수는 군수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건설회사 경리사원이 회사 자금을 횡령해 도주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안군도 거액의 차명계좌를 관리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전주지검은 송영선 진안군수 비서실장이 9급 여직원 명의로 된 차명계좌를 관리한 정황을 포착해 지난달 초 군수실과 비서실을 등을 압수수색했다. 차명계좌에는 7억여원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자금이 건설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뇌물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주지검 정읍지청도 지난달 27일 이강수 고창군수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건설업자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6급 공무원과 이 군수의 관련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기소된 6급 공무원은 70억원 상당의 갯벌생태지구복원사업을 지역 건설업체에 맡기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3선의 장재영 장수군수가 건설업자로부터 4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지난달 30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장 군수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나 지역 건설업체를 압수수색한 결과 2008년 추석과 2010년 5월 선거를 앞두고 각각 2000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증거가 드러나 영장이 신청됐었다. 장 군수 비서실장도 또 다른 건설업자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호수 부안군수는 인사비리 혐의로 구속됐다가 풀려나 재판에 계류 중이다. 김 군수는 2008년 1월 부안군 인사담당 공무원들에게 6급 이하 승진 대상 공무원들의 서열·평정점수를 임의로 조작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기초로 특정 공무원들을 승진하도록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권재선 ‘한힌샘 주시경 학술상’

    권재선 ‘한힌샘 주시경 학술상’

    한글학회는 2일 ‘한힌샘 주시경 학술상’ 수상자로 권재선 대구대 명예교수를 선정했다. 권 교수는 훈민정음 연구, 국어학 발전사 등 국어학 분야에서 다수의 업적을 남겼다. 시상식은 오는 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한글회관 얼말글교육관에서 열린다.
  • 공화 강경파 의료개혁 반기 vs 오바마는 협상 거부… 끝내 ‘파국’

    공화 강경파 의료개혁 반기 vs 오바마는 협상 거부… 끝내 ‘파국’

    미국 정치권이 30일(현지시간) 예산안 처리 실패로 연방정부 폐쇄를 초래한 것은 곪을 대로 곪은 미국 정치의 난맥상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CNN의 영국인 앵커인 피어스 모건은 “위대한 나라 미국이 어떻게 이렇게 됐느냐”고 개탄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의료보험 개혁(오바마케어) 예산을 뺀 예산안을 처리해서 상원에 보내면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오바마케어 예산을 넣은 예산안을 처리해 다시 하원에 보냈다. 이런 식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양측은 유치한 핑퐁게임을 각각 3차례씩이나 반복했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티파티(보수주의 유권자 운동) 돌풍에 힘입어 의회에 입성한 강성 공화당 의원들이 당내 여론을 주도하면서 미국 정치는 비타협적 극한 정쟁으로 내몰렸다. 예산안 처리, 재정적자 감축, 국가부채 상한 인상 등을 둘러싼 정쟁은 ‘연례행사’가 됐고 단기 미봉책으로 근근이 파국을 피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종일관 강경한 자세로 협상을 거부함에 따라 정부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해 ‘리스크’가 줄어든 데다 자신의 핵심 치적인 오바마케어를 사수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애초부터 타협의 여지를 좁혔다<서울신문 9월28일자 참조>. 공화당 역시 오바마케어에 대한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가 워낙 심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극명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접점을 찾기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비판 여론 때문에 양측이 곧 타협할 것이라는 낙관론 속에서도 예상보다 폐쇄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이 적지 않은 이유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부 폐쇄를 일부러 유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는 음모론도 나돌고 있다. 실제 1995년 빌 클린턴 정권과 공화당의 대립으로 21일간 정부 폐쇄가 이어졌고 이에 따른 역풍으로 이듬해 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한 전례가 있다. 한편 이번 정부 폐쇄가 당장 한국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무부는 이날 “비자 발급 업무를 정상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관 또는 농산물·식품 검역에도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주미대사관은 전망했다. 다만 미국 내 유명 국립공원이 폐쇄됨에 따라 관광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교포들의 영주권 또는 시민권 발급 업무가 지연될 수도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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