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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니언 중계석/성공회대 신정완교수 발제문 요약

    우리 대학과 학계의 큰 고질 중 하나가 학자 양성과 충원의 대외 의존성이다.이 경향은 우리의 주체성을 살리지 못한 채 외국 학문을 그대로 좇는 식민지성을 심화하고 있다.학술단체협의회가 21일 성공회대에서 연 심포지엄에서는 우리의 대외 의존성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신정완 교수의 발제문 ‘주체적인 학자 양성의 필요성과 방안’을 요약한다. 학자 양성과 충원의 대외 의존성은 뿌리 깊고 흔들리지 않는 완강한 구조로 정착되어 있다.특히 대미 의존성은 거의 모든 학문 분야를 망라한다.외국 박사,그 중에서도 미국 박사가 우대되는 상황에서,전문연구자로서 입신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미국 유학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그리하여 한국의 대학은 수십년간 자신이 교육해낸 신진 연구자들을 배척하고 외국 학위자들을 우대해왔다. 외국 학위자 중심의 학자 재생산에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한국 경제가 미국의 경제적 지원 아래 일본ㆍ미국의 경제 정책과 제도를 이식ㆍ모방하면서 압축 고도성장을 달성한 것처럼,한국 학문은 미국 등의 선진학문을 이식ㆍ모방하면서 빠르게 발전한 면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외국 학위자,특히 미국 학위자 중심의 학자 재생산은 우리 학문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그 핵심적 약점의 하나는 활동으로서의 ‘학문하기’의 체험이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치열한 ‘지성의 모험’과 깊고 웅장한 ‘정신의 드라마’를 겪은 연구자들이 경험을 공유할 때 학문활동의 윤리,장인정신 등 무형의 자산을 풍부하게 갖게 된다.그러나 이러한 체험을 해외 유학에서 하면 학문사회가 공유할 윤리,기법의 자산은 매우 빈약해진다. 둘째,국내 학계에서 전개되는 학문적 논쟁을 공허하게 만들고,국내 학자들간의 논쟁과 협력을 통해 학문 수준을 높이는 것을 어렵게 한다.국내 학자들이 의존하는 이론과 사상이 거의 구미(歐美) 학자들로부터 나왔고,이것들이 국내 현실에 터잡거나 국내 학자의 체험에 뿌리내리지 않은 상황에선 논쟁 당사자들조차 자신이 주장하는 이론이나 사상을 신뢰하기 어렵고,상대방의 논지에 대해서도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 셋째,국내 선배 학자의 연구성과의 습득과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또 국내 대학원의 공동화(空洞化)와 대학원 교육의 질 저하를 낳게 된다.우리 사회의 조기유학,‘묻지마 유학’ 열풍은 주로 근래의 ‘세계화 영향’ 탓이지만 그 중심에 외국 박사,특히 미국 박사를 선호하는 행태가 놓여 있다. 우선 외국,특히 미국 학위 취득의 과도한 기대수익률을 낮추고,국내 학위의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그 핵심은 국내 학위자가 교수 임용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지 않게 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교수 임용에 ‘국내 박사 할당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둘째,국내 대학원생의 학습ㆍ연구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국내 대학원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교과과정의 내실성,논문지도 밀도,도서관 규모,장학금 수혜 등에서 크게 뒤진다.셋째,시간강사의 지위와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현재 대학교육의 3분의1 이상을 담당하는 시간강사의 대종은 박사 학위 취득 후 몇 년 지나지 않은 신진 연구자이거나 석ㆍ박사 과정에 있는 대학원생이다.불안정한 고용과 극도의 저임금에 시달리는 이들은 생계를 위해 여러 대학에 출강하거나 다른 부업을 가져야만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이러한 상황을 보고 있는 후배들은 학문의 길을 포기하거나,유학을 선택하게 된다. 자기 사회의 문제를 설명할 언어와 이론을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고 외국에 의탁해야 하는 대학과 사회는 자기 사회의 발전방향에 관한 비전을 주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다.1980년대에 무수히 논의된 한국 사회의 대미종속성의 핵심적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학문의 종속성이다.이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구체적 방안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의 핵심적 문제일 것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패션+@

    ●코리아나 화장품은 20일 강남구 언주로에 복합 여가문화 공간인 ‘스페이스C’를 개관한다.스페이스C는 지하 2층·지상 7층의 연면적 800여평 건물로 전시공간,박물관 유물전,커피·와인바,고급스파시설 ‘MOM’ 등이 들어선다. ●애경산업은 여드름화장품 개발을 위해 연세대 의대 이승헌 교수팀과 함께 대덕 연구단지 애경종합기술원에 ‘여드름 연구소’를 열었다.여드름 연구소에서는 여드름 발생의 원인 규명과 함께 여드름 예방과 피부 개선 효과가 높은 신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유니레버코리아는 세안시 부드럽게 각질을 제거해주는 비누 ‘도브 엑스폴리에이팅 바’를 시판한다.제품에 들어있는 미세한 스크럽 입자가 노화된 각질,피부 노폐물과 메이크업 잔여물,쉽게 처리되지 않는 모공 속 더러움을 깨끗하게 제거하고 세포 재생을 촉진시켜 준다는 게 회사측 설명.100g 1300원선. ●한국화장품은 20대 남성을 위한 화장품 ‘체스 프레젠’을 출시했다.마치현과 위치하젤 등 식물 추출물이 들어 있는 스킨은 피부를 진정시키고피지를 조절한다.보리추출물,로열젤리 등 각종 성분이 들어 있는 로션은 피부에 영양과 수분을 공급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프레타포르테 부산컬렉션이 오는 20∼22일 부산 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열린다.부산광역시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이 행사에는 영국의 미치코 코시노,홍콩의 월터 마,캐나다의 필립 뒤뷔크 등 유명 해외 디자이너와 박항치,한혜자,이영희,서순남 등 국내 유수의 디자이너가 참여한다.19일에는 앙드레김의 축하전야 패션쇼가 펼쳐진다.
  • 농익고 그윽해진 여성성과 생명 존중/김선우 두번째 시집 ‘도화 아래 잠들다’

    “아지랑이 피는 구릉에 앉아 따스한 소피를 본 적이 있다.”(‘나생이’)라고 스스럼 없이 말하는 젊은 여성시인.첫시집에서 험한 세파를 겪은 듯한 ‘선술집 아낙’의 정서를 탁월한 상상력으로 노래한 시인 김선우(33)가 두번째 시집 ‘도화 아래 잠들다’(창비사 펴냄)를 냈다. 첫 시집 ‘내 혀가 입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과 산문집 ‘물밑에 달이 열릴때’,어른을 위한 동화 ‘바리 공주’ 등에서 일관되게 보여준 여성성과 생명을 중시하는 차분한 목소리는 여전하다.아니 더 그윽해지고 깊어졌다. 여성성에 대한 시인의 시선은 아주 구체적으로 나타난다.시집 곳곳에서 엄마나 언니의 오줌·월경·생리혈·양수·자궁 등을 이야기한다.시인에게 그것은 단순한 몸이나 생리현상이 아니라 생명을 낳고 소비하고 재생하면서 우주를 이루는 성스러운 공간이다. 그 여성성에서 시인은 모성의 위대함을 노래한다.“월경 자국 선명한 개짐으로 깃발을 만들어/기우제를 올렸다는 옛 이야기”를 현재형으로 불러내면서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이어받은 자신에게서도 “월경 때가 가까워오면/내 몸에서 바다 냄새가 나네”(‘물로 빚어진 사람’)라면서 대물림된 생산성의 이미지를 보여준다.나아가 시인의 시선은 폐경을 맞은 엄마에게 “폐경이라니,엄마,/완경이야,완경!”이라고 신성한 생명의 의무를 다했음을 상기시키며 위무한다. 일전 인터뷰에서 “내가 글을 쓰는 한,아니 이곳에서 존재하기를 멈추지 않는 한,생태나 다양한 사회문제들,페미니즘의 문제는 내 존재의 저변을 이루는 것이다.”라고 말한 시인의 다짐이 또 어떤 상상력으로 다가올지 기다려진다. 이종수기자
  • 검찰수사에 분통터진 한나라/“추측·확대해석으로 의혹 조장”

    한나라당이 2일 검찰을 맹공격했다.검찰이 ‘한나라당이 SK 이외에 다른 대기업에서도 거액의 대선자금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자 ‘참았던 분’을 터뜨린 것이다.당장 “검찰이 추측과 확대해석으로 새로운 의혹을 조성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한나라당은 그간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나름대로 검찰에 대한 반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오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찰이 공소장으로 말하지 않고 정국의 혼란을 재생산하는 일에 개입하고 있는 게 유감스럽다.”면서 “‘정치검찰’이라는 말을 안들으려면 확보한 내용에 대한 수사에만 전념하라.”고 쏘아붙였다. 이 총장은 이어 “검찰이 5대그룹의 (정치)자금 내역을 다 파악해 놓고 있다고 본다.”면서 “한나라당은 (수사에) 비켜나갈 생각이 없다.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소신대로 하라.”고 요구했다.또한 “정치검찰과 노무현 정권이 정치적 계산으로,총선과 창당을 고려해 정치권 국민불신을 조성하고 그 토대 위에서 신당 띄우기를 고려한다면 그건 오산이다.”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도 역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야당으로서 참 억울하고 이 정국을 감내하기 힘들다.”면서 “칼자루를 쥔 자가 형평에 맞게 휘둘러야 정의의 칼이 되는 것이지,약자에만 휘두르면 비겁한 검찰이고 권력과 코드 맞추는 검찰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나타나지 않은 사실조차 ‘추정된다.’는 억측까지 의견서에 써가면서 야당에 대해서는 의혹 부풀리기에 앞장서는 검찰이 왜 여당의 뒷돈에는 수사 않는지 모르겠다.”면서 “대통령이 최도술씨 문제와 관련,‘나와 관련 없다고,내가 모른다고 할 수 없다.’고 자복했는데도 검찰은 대통령의 운전사 수사로 그치려 한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원도 한도 없이 돈을 써 보았다.’고 한 게 11억원이겠느냐.이 때문에 눈앞에 캄캄해지겠느냐.”면서 “검찰은 여당의 돈도 명명백백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지운기자 jj@
  • 性 쉬쉬할수록 꼬이고 양지로 나오면 활력소 / 스티븐 벡텔·로렌스 로이 스테인스共著 ‘성의학 사전’

    문제는 우리가 성(性)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는 점이다.전통적인 윤리관의 문제이기도 하고,그런 윤리관에 속박돼 살아오는 동안 체질화된 관행이기도 하다.그러나 아무리 쉬쉬하고 감춰도 성문제는 결코 은폐할 수 없고,은닉되지도 않는다.오히려 그 금기적 통제와 은밀함이 수많은 왜곡을 낳지 않았는가? 지금,성의 문제는 결코 개인적인 취향이나 기호 차원의 논의가 아니다.해마다 수십만 건의 강간사건이 발생하고,아동 성폭력은 끊일 줄 모르며 사이버 온라인을 파이프라인 삼아 포르노 산업은 번창하고 있다.모두가 왜곡된 성문화의 단면들이다.그러면 이런 성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해답은 간단하다.먼저,수천년 동안 음지에서 끊임없이 자기복제를 거듭해 온 퇴폐와 문란의 성,그리고 그런 문화를 배태한 기만적 윤리의식을 이제는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부모와 자식,남편과 아내가 부담없이 성문제를 말하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밝은 곳에서 풀어낸 답은 음지의 그것과 달리 음탕하거나 눅눅하지 않다.왜냐하면 그것은 바른 답이기 때문이다.다음으로,양지의 성담론을 가능하게 하는 텍스트가 사회적 공기(公器)로 제공되어야 한다.이런 점에서 미국의 의학 프리랜서 스티븐 벡텔과 로렌스 로이 스테인스가 공동집필한 새 책 ‘성의학사전’(도서출판 이채)은 눈여겨 볼만 하다.번역은 이화여대 의대를 같은 해 졸업한 이화의료원 목동병원 전공의 정진희, 이화의료원 동대문병원 전공의 장혜정, 순천향대 부속 부천병원 전공의 조희정씨가 맡았다.3명의 여성 전공의가 번역,출간한 ‘남성 성지식서’라는 점이 이채롭다. 책은 남성의 입장에서 기술됐지만 매춘,성추행,일부일처제,개방결혼 등 사회성 강한 주제에 대한 논의를 담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의학텍스트로 간주하는 것은 섣부르다.오히려 성문화의 개방을 전제로 한 생산적 담론의 집적이라는 관점이 더 옳을 것이다. 예컨대,잠복기가 최고 40년에 이르는 매독은 중증으로 발전할 경우 ‘죄값을 치른다.’고 할 정도로 치명적인 성병이지만 그 병증을 알고 심각성을 우려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현대 의학에의 막연한 신뢰인지는 모르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독을 흔한 성병쯤으로 간주하기 일쑤다.그러나 부모로부터 매독균이 감염된 태아의 40%는 죽는다.치사율 7∼8%의 사스 때문에 공포에 떨었던 인류를 새삼 전율케 하는 사망률이 아닐 수 없다. 사실,현대 의학으로도 후기에 접어든 매독은 완치할 수 없다.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전설적인 마피아 보스였던 알 카포네와 히틀러,빈센트 반 고흐,베토벤과 콜럼버스,나폴레옹과 고갱 그리고 보들레르와 무솔리니….이들 모두 매독이라는 질병에 노후가 망가진 사람들이다.책은 이런 매독의 병증과 치료법 등을 관련 소사(小史)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사전’이라는 책 제목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남녀의 신체 특성과 ‘좋은 건강,좋은 섹스’,‘보다 나은 섹스를 위한 테크닉’,‘사랑을 위한 준비’ 등 성을 둘러싼 과학적이고 기능적인 주제가 있는가 하면 각종 성병과 성 관련 질환,그리고 나와 우리의 성 문제를 근원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주제의 글을 실어 사전의 답답함을 벗겨냈다. “그래도 성은 드러내놓고 말하기엔 뭔가 찜찜해.”라고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어록이 도움이 될까.“섹스는 영혼을 재생시키기 위한 9가지 이유 중의 하나다.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미국 작가 헨리 밀러) “섹슈얼리티에 대한 경멸은 삶에 대한 범죄이다.”(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2만원. 심재억기자 jeshim@
  • [시론] 그런 석고대죄 본적 없다

    하늘이 통곡하고 백성들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대명천지에 부패정치가 나라를 온통 뒤흔들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부패정치 추문이라는 것이 한두 번 있었던 일도 아니고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는 부패공화국이라지만,군사정권도 아닌 민주화와 개혁의 시대에 노골적인 정치부패 추문이 드러나고 있으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정말 경천동지할 일 아닌가. 부패를 자행한 축들이 오히려 너스레를 떠는 모양새는 더욱 기가 막힌다.SK가 조성한 100억원의 불법 비자금이 한나라당 대선자금으로 불법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그것도 한나라당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고의적인 불법 정치자금인데도 한나라당의 태도를 보면 가관이 아닐 수 없다.우리만 불법을 저질렀느냐,다른 정당들도 마찬가지다,검찰수사를 못 믿겠으니 특검을 하자는 태도인데 목불인견의 최상급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우리 선거사상 최초로 정당과 시민운동단체가 선거자금 투명성 협약을 맺고 대선자금을 공개한 지난 대선에서 엄청난 불법이 자행되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힌다.각정당들은 대선유권자연대에 대선자금 공개를 약속하고 실사까지 받았다.물론 중앙선관위에도 대선자금을 신고했다.그러니 시민단체와 중앙선관위가 한나라당의 부패게임에 함께 놀아난 셈인데,국가기구의 법적 구속력과 전국 시민단체의 감시가 작동되지 않는 성역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더더욱 기가 찬 것은 백일하에 드러난 희대의 정치부패에 대한 국민적 비판과 저항이 제대로 조직화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언론은 열심히 보도하고 일부 시민단체는 비판하고 있지만,정치권은 전반적으로 냉담할 뿐이고 국민들도 무관심하다.정치권 모두가 부패했기 때문이고 국민들의 반대를 조직할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이런 정도라면 최소한 부패 정치인들을 예외없이 구속하고,관련자들은 법적·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상황 아닌가? 정치부패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정치권 안팎의 문제가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부패정치를 구조적으로 재생산하는 정치권 자체의 문제가 일차적인 요인이다.검은 자금을 요구하는 낡은 정치구조와 정치권의 부패 불감증이 근본 원인이며 정치와 재벌의 정경유착과 정당의 비민주적 운영방식이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정치권 바깥 측면은 통제의 문제이다.검은 정치자금의 수입을 묵인해주는 낡은 정치자금법을 폐지하고 중앙선관위의 감독기능을 강화하지 않는 한 부패정치를 막기는 어렵다. 사건 이후 한나라당과 최병렬 대표가 석고대죄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국민들 앞에 사죄하는 모양을 보면서 부패정치의 근절이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어떤 국민이 그것을 사죄로 받아들였을까? 게다가 다른 정당의 대선자금에 딴죽을 걸고 특검 요구에 집착한 나머지 석고대죄는 빛바랜 것이 되어 버렸다.수많은 사극 어디에서도 그렇게 방약무인한 석고대죄를 본 적은 없다.석고대죄라는 것이 그렇게 하는 것인지 묻고 싶은 마음이다. 결국,어떤 부패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정치권은 요지부동일 수밖에 없다.국민과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대가 현실화되지 않는 한 어떤 개혁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정치권에 정치개혁을 부탁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아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말이다.부패한 정치권이 입법권을 독점하고 있는 데다 부패정치권을 통제할 수 있는 방어기제가 없기 때문이다. 부패한 정치권을 국민의 힘으로 압박하는 국민운동을 벌이거나,부패정당을 대체할 새로운 정당을 만들거나,정치권 전체를 교체하는 정치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한 부패정치 청산은 공염불로 끝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이 시점에서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국민운동을 벌일 만도 하지 않은가. 정 대 화 상지대교수 정치학
  • KBS노조 “조선·동아 구독 거부”

    KBS와 조선·동아일보, 한나라당과의 갈등이 가열되고 있다.KBS노동조합(위원장 김영삼)은 22일 오후 중앙위원회를 열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구독거부를 결의했다. 노조는 “한나라당의 구시대적 색깔 공세와 수신료를 담보로 한 공영방송 말살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전국 규모의 항의집회를 포함, 모든 역량을 동원해 단호히 대처하고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절독한다.”고 결의했다.이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기본적인 확인도 없이 한나라당의 논리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언론대책특위(위원장 신경식)는 지난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현재 전기료에 통합 고지되는 TV 수신료를 분리징수토록 방송법 개정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 기고/광화문일대 시민에게 돌려줘야

    서점에 갔다가 한 고교생이 최인훈의 ‘광장’을 고르는 것을 보았다.하도 신기해서 물었더니 ‘필독서’여서 독후감을 써내야 한다는 것이었다.이런 교육방법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답답함보다는,이런 제도는 있어도 좋은데 하며 웃었던 적이 있다. 전통문화를 공부하며 ‘마당’이라는 공간을 알았다.서양의 광장과 우리의 마당이라는 개념은 문화적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공간과 사람과의 유기적이고 다양한 욕망의 분출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점이 있을 것이다. 광장문화가 분출해 낼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 아마도 지난해 월드컵의 거리응원이 아니었을까 싶다.그 광장에서 뿜어 나오는 열정과 전율을 최근에 다시 한번 느껴보려 했지만,광화문과 세종로는 옛날처럼 자동차 중심공간으로 돌아가 걷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관광객의 70∼80%는 서울에 머물며,그 가운데 70∼80%는 광화문과 경복궁을 찾는다고 한다.외국인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내려 한참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광화문과 경복궁은 사실 서울에서도 한국의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광화문과 경복궁조차 천천히 걸으면서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걸어서 접근하기는 쉽지 않지만,차를 타면 경복궁 안에 있는 주차장까지 바로 연결된다.결국 자동차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의 최대 화두는 신행정수도 건설이었다.광화문·세종로 일대를 시민문화광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오던 시민·사회단체들은,참여 정부가 출범하자 행정수도가 건설되면 이 일대가 공공성과 시민참여를 바탕으로 한 광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장밋빛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정부는 서울에 남게 될 세종로·광화문 일대의 정부청사 부지를 민간 자본권력에 매각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송현동의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가 재벌기업에 매각된 상황에서 정부청사마저 넘어간다면 과거 식민권력이 차지했던 이 일대를 자본권력이 다시 점령하는 셈이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지난 15일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은 국무회의를통과했다. 자본권력에 점령당한 광화문 일대를 생각해보면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자본 논리에 따른 난개발이 난무하고 최소한의 시민의 권리조차 빼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얼마전 중국 정부는 지안(集安)의 고구려유적을 정비하며 민간가옥들을 대거 철거하는 등 도심을 단장했다고 한다.물론 고구려 역사를 중국의 변방사로 규정하겠다는 역사 왜곡이고,나아가 북한에 있는 고구려 유적의 유네스코 등록을 저지하고 중국 고구려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여 막대한 관광수입까지 챙기겠다는 계산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를 일깨우는 대목도 없지 않다.6년전 지안을 답사했을 때의 아쉬움과 비통함이 남아 있는지라 중국 당국의 역사왜곡에는 분노할 수밖에 없지만,국가적으로 고구려 유적을 복원하는 모습에는 일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의도는 불순하더라도 중국은 남의 역사까지 자신의 역사로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우리는 우리의 역사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반성에서라도 신행정수도 건설로 비게 되는 광화문 권역의 정부청사부지는 시민문화공간으로 재생되어야 할 것이다.그리하여 서울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신행정수도가 생겨도 서울은 국가의 심장부로 여전히 기능할 것이다.나아가 그 상징적 무게를 감안할 때 광화문 일대는 시민의 공공성이 확보되는 공간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식민지 권력에 의해 파괴되고 권위주의 정권에 의하여 왜곡된 서울의 심장부를 재벌기업에 넘김으로써 난개발이 이루어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 권위적이어서도,과시적이어서도 안 되지만,대자본의 사적이익에 봉사해서는 더욱 안 된다.역사적 의미를 살려서 문화적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뒤늦게 중요성을 인식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는 엄청나다.정부는 특별조치법안을 철회하고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재원조달 방안을 별도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오늘의 국감

    ●법사 대법원(10시,대법원)●정무 공정거래위원회(10시,공정거래위원회)●재경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10시,국회)●통외통 재외동포재단(10시,국회) 한국국제교류재단(15시,국회)●국방 해병6여단 시찰(11시,백령도) 정보사령부 3275부대 현장확인(16시,K-16 서울공항)●행자 경찰청(10시,국회)●교육 교육인적자원부(10시,국회)●농해수 해양수산부(10시,국회)●산자 산업자원부(10시,산자부)●보건복지 보건복지부(10시,국회)●환노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국립환경연구원 한국자원재생공사(10시,국회)●건교 서울시(10시,서울시청)
  • 델社 가전서도 통할까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세계 전자제품 시장의 판도가 내년부터 바뀔 것이다.”PC 업계의 선두주자 델이 이번에는 전자업계의 황제 ‘소니’에 도전장을 냈다. 20여년전 텍사스대학의 실험실에서 탄생한 델은 최근 평면TV 등 1000억달러 규모의 전자제품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컴퓨터 하드웨어에만 매달려왔던 델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이 부문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마이클 델(38)은 “좋은 상품을 싸게 팔 수 있다면 승부는 결정난 것”이라며 “연말까지 평면TV와 MP3 플레이어,이동용 음악재생 장치 등을 위한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델의 전략은 PC 시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온라인 판매에 있다.3년전 PC 점유율이 6%로 업계 6위이던 델은 인터넷 판매로 가격파괴에 나서 점유율 30%의 1위업체로 올라섰다. 델은 소니를 주요 타깃으로 삼지만 두가지 측면에선 확연히 다르다.소니는 디지털의 미래를 TV로 보고 홈 네트워크의 중심을 TV쪽에 맞춘다.그러나 델은 PC를 디지털의 두뇌로 삼고 부속장치로 TV와 각종 전자장치 등을 디지털화하는 데 집중한다. 소니는 또한 혁신적인 상품개발에 주력한다.선두업체로서 새로운 시장을 끊임없이 창조하고 소비자들의 욕구를 앞서 충족시킨다. 그러나 델은 ‘혁신’보다 ‘개선’쪽에 무게를 둔다.후발업체로서 기존 기술을 활용하며 제품의 단점들을 보완하면서 가격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델은 이같은 전략에 따라 10일부터 각 가정을 상대로 홈 디지털 네트워크 사업에 들어간다.199달러를 내면 PC로 TV를 비롯해 DVD와 오디오,카메라 등의 각종 전자장치 등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이다. 장기적으로는 TV 등 델의 전자제품을 팔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볼 수 있다.델은 “TV를 온라인으로 팔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깰 것”이라며 일단 새로운 온라인 웹 사이트를 다음주 중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용 전자제품의 매출비중이 20%에 못미치는 델로서는 큰 위험이 수반되는 변신이다.그러나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8개월 동안 델이 90여 전자업체가 만든 650개 제품들을 일일이 테스트한 뒤 새로운 사업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mip@
  • 韓方미인/얼굴에 바르는 칡 인삼 당귀 한방화장품 춘추전국시대

    ‘한국사람 피부는 한방(韓方)으로 다스려라.’ 가히 한방화장품 춘추전국시대다.국내 화장품업체들은 마치 지령이라도 받은 듯 잇따라 한방화장품을 출시하고 있다. 색조·기초화장품에서도 수입 브랜드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자 ‘한방’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내세운 것이다.실제로 태평양 ‘설화수’는 출시 5년 만인 지난해 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고,유명백화점에서 브랜드 단독매장을 여는 것을 검토하는 등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코리아나 관계자는 “한방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은 부작용이 적고 피부와 건강 모두에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2005년에는 최고 8000억원의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 효과면에서는 어떨까.금산스킨클리닉 한승섭 박사는 “한방 재료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천연성분으로 약리 작용과 함께 미용 효과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예컨대 칡뿌리는 모공수축 보습 미백 등의 작용을 하고,녹두는 살균 독소제거 등의 효과가 있다.당귀는 모세혈관의 탄력을 강화하고 피부조직을 재생한다.또 오미자는 수렴 향균 작용을 하며,인삼은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고 피부에 윤기를 준다. ●어떤 제품이 나왔나 지금까지 나온 제품은 태평양 ‘설화수’,한국화장품 ‘산심’,코리아나 ‘한방미인’,로제 ‘십장생’,나드리 ‘상황’ 등.여기에 최근 몇달사이 새로운 한방브랜드가 속속 시장에 진입했다.LG생활건강은 올초 백화점용 한방화장품 ‘더 후’를 출시하고,이달들어 더욱 저렴한 ‘수려한’을 선보였다.고급브랜드인 ‘더 후’에는 피부를 촉촉한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공진단 당귀 녹용 산수유 사향초 오가피 등 다양한 한방 원료가 들어 있다. ‘수려한’은 백옥처럼 희고 고운 얼굴로 꼽히는 중국 4대 미인 ‘서시’의 피부처럼 만들어 준다는 동의보감의 처방 ‘서시옥용산’을 따랐다.30대초반 이후 여성들을 위한 것으로 피부 트러블을 완화하는 녹두,보습 작용이 있는 천화분,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백지,피부에 탄력을 주는 조각자로 구성됐다. 코리아나는 지난달 말 ‘자인’을 내놓았다.코리아나 R&D센터와 경희대한의대가 공동으로 개발,피부 재생 효과가 있는 ‘천정기보단’을 성분으로 하고 있다.한방제품으로는 드물게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주름개선 기능성 제품에 대한 인증을 땄다. 한국화장품 ‘산심’은 110년근 산삼을 조직배양한 추출물을 이용해 피부에 산삼 고유의 효능을 그대로 표현한다.특히 동양여성이 원하는 미백효과가 뛰어나다는 설명이다.최근에는 천연벌꿀을 추가해 피부건조 현상을 개선하는 마사지팩을 출시,한방화장품 라인을 강화했다.로제도 십장생에 이어 최근 ‘천심’을 출시해 수입브랜드에 도전장을 냈다.가시오가피 영지버섯 인삼 녹용 등에서 추출해 낸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 트러블을 최소화하고 탄력,모공수축,재생 등의 효과를 낸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한불은 3년 이상의 개발을 거쳐 ‘비원’을 출시했다. ●효과를 내려면 아무리 뛰어난 효과를 지닌 화장품이라 해도 올바른 사용법을 따르지 않으면 효과를 느낄 수 없다.화장품의 사용량과 사용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또 한약을 먹을 때 체질을 고려하듯이 한방화장품도 사용자의 체질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코리아나 한방미인 ‘단액 에센스’는 태음인 피부에 적합한 ‘호산단’과 소양인 피부에 맞는 ‘음청단’,소음인에 좋은 ‘양난단’으로 나뉘어 있다. 최여경기자 kid@
  • 자원재생公사장 이치범씨

    정부는 2일 한국자원재생공사 사장에 이치범 한국환경사회정책연구소 소장을 임명했다.
  • 오늘의 국감

    ●법사 대전고법 특허법원 대전지법 청주지법(10시,대전고법) 대전고검 대전지검 청주지검(14시,대전고검)●정무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10시,금융감독위원회)●재경 한국은행(10시,한국은행)●통외통 주호주대사관(10시,호주)●국방 국방부조달본부(10시,국방부조달본부) 군인공제회(15시,군인공제회)●행자 강원도(10시,강원도청) 강원도지방경찰청(14시,강원도경) 대전시(10시,대전시청)●교육 경기도교육청 인천시교육청(10시,경기도교육청)●과기정통 한국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한국과학재단(10시,한국과학기술원)●문광 국립중앙박물관(10시,국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14시,국회)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17시,국회)●농해수 농업기반공사(10시,국회)●산자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기술공업(10시,한국가스공사)●보건복지 국립보건원(10시,국회)●환노 환경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10시,한국자원재생공사)●건교 한국토지공사(10시,한국토지공사)●정보 국가정보원 기획·조정 대상부처 소속기관(10시,대상기관)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10)박경리-물질문명 시대, 생명의 가치 회복

    진영은 연기가 바람에 날려 없어지는 것을 언제까지나 쳐다보고 있었다.“내게는 다만 쓰라린 추억이 남아 있을 뿐이다.무참히 죽어버린 추억이 남아 있을 뿐이다!” 진영의 깎은 듯 고요한 얼굴 위에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겨울 하늘은 매몰스럽게도 맑다.잡나무 가지에 얹힌 눈이 바람을 타고 진영의 외투 깃에 날아내리고 있었다.“그렇지,내게는 아직 생명이 남아 있었다.항거할 수 있는 생명이!” 진영은 중얼거리며 잡나무를 휘여잡고 눈 쌓인 언덕을 내려오는 것이었다.-소설 ‘불신시대’중에서 혹시라도 선생을 그냥 찾아뵙는 것이 결례가 될 것 같아 근방에서 슈퍼마켓을 찾는데 퍽이나 외진 곳이라 그런지 갖추어 놓은 게 없다.선생은 당뇨가 있다고 했던가.단 것을 드시지 못한다니 무과당 음료수 박스를 사들고 결전의 준비라도 마친 양 용감하게 토지 문화관으로 들어섰다. 선생의 집 문턱이 높은 것은 어제 오늘 소문이 아닌데 미리 약속을 얻은 탓인지 선생은 무척 친절하게 일행을 받아주신다.감읍할 지경이다. ●생태계 문제가 오늘의 중심화두 “건강이 안 좋으시다고 들었는데 만나 주셔서 감사합니다.소설을 쓰시다 무리하신 것은 아닌지요.” “내가 ‘현대문학’ 잡지를 참 곤란하게 하고 있어요.‘나비야,청산 가자’ 연재를 시작해서 석 달,3회까지 연재했거든요.한 회 한 회 원고 분량이 많아서 3회까지 하니까 무척 힘들었어요.재작년에 넘어져서 다친 허리가,연재 시작하면서 더 안 좋았어요.절실하게 써보려 했는데.이걸 쓰면서 혈압이 200까지 올라갔어요.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가 없어요.결국 쉬고 있어요.독자들에게 제일 죄송해요.” “…….” 나는 선생의 무릎 위에 앉은 고양이를 바라보면서 선생의 다음 말씀을 기다린다. “몸이 그러니까 의욕이 없어지고,그러면서 내 존재가 뭔가,굉장히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새삼스럽게 문학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도 들고.” 선생을 만나는 자리에서 우연히 새로운 문학지 ‘숨소리’를 편집하고 계신 연세대학교의 최유찬 교수를 만나뵙게 되었다.두 분에게 번갈아 시선을 옮기는 나로 인해 설명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하셨는지선생은 ‘숨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 “문학이라는 것도 인류 전체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생태계 없는 문학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지요.최유찬 선생에게 부탁 드려서 ‘숨소리’라는 책을 내는 까닭도 그런 데 있어요.지금 이 토지 문화관도 다른 분들은 다 문학관으로 오해하고 있어요.내가 문학을 하니까 문학관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나는 처음부터 그건 반대고 문화관으로 하자고 했어요. 생태계,환경이라는 말은 적당하지 않은 것 같아요.생태계 문제가 오늘의 중심이 되어야 해요.거기에서 문학도 있고 모든 게 있을 수 있는 거죠.작년 초엔가,‘자연과 시인’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했을 때 제가 이런 말을 했어요.시인 선생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서 선도가를 불러 달라,그런 의식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고 내가 당부를 드렸어요.예술가들이 그렇게 해야 되지 않을까요? 무슨 정치적인 문제 같은 것은 사람들 임의에 따라서 참여도 하고 안 할 수도 있지만 환경문제라는 건 예외가 있을 수가 없잖아요. 모든 사람들과 관련이 되니까.하다못해벌레 한 마리나 풀 한 포기도 다 관련이 있잖아요.지구의 생명을 받은 것은 다 의무가 있는 거지요.” “예전에 손수 농사를 지으시는 걸 보았습니다.여기로 옮기고 나서도 계속하고 계신지요.” “물론이에요.여기는 농사가 더 많아요.밑에 밭뙈기가 상당히 있고 산 안에도 밭이 있어요.여기로 와서는 농사가 더 절실한 게,작가들 와서 묵는 창작실에 부식을 대야 하니까요.전부 다 댈 수는 없지만 대체로 야채는 내가 농사지어 대고 있어요.금년에는 부토를 했는데 흙이 잘 안 맞아서 농사가 좀 시원찮게 됐어요.여기 와서도 농약과 화학 비료는 절대 안 쓰고 작으면 작은 대로 땅 힘을 기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기왕이면 작가들도 공기 좋고 풍경 좋은 데서 먹거리도 무공해로 먹는 게 좋지 않겠어요. 감자와 옥수수를 많이 하는데 올해는 옥수수와 배추를 실패하고.그래서 토마토,고추,상추 이런 것 좀 더 대고 했어요.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대줄 수 있을 것 같아요.또 자연적으로 나는 것들이 있거든요.두릅이라든지.산에 도라지도 많이 심어놨어요.더덕,취나물,이름도 모르는 다른 나물들도 많아요.봄에는 냉이나 두릅 등 계속 농사지은 걸 먹죠.” 선생의 말씀에는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리듬과 흥취가 있었다. 이 글을 쓰려니 며칠 전 멕시코의 칸쿤에서 농민운동가 이경해씨가 심장에 칼을 꽂고 자결하던 장면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우리들은 모두 땅의 자식들인데 내가 무관심하던 사이에 농민들의 삶은 나날이 수척해지고 있었던 것이다.인터뷰를 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지만 선생의 말씀과 정신이 새삼스럽게 와 닿는다. ●배고플 때 다이아몬드나 화폐를 먹을 순 없어 “선생님께서 농사를 지으시는 것은 자연과 접촉을 유지하기 위한 작가적 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한데요.” “그게 우리 삶의 본질 아니겠어요? 땅에서 가꿔서 우리가 존재한다는.농부를 찬양하는 말이 될지도 모르지만 도시에서 살아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보면 생산성이 아니고 전부 소비성이거든요.땅을 가꾼다는 것은 규모가 손바닥만 하더라도 거기에는 생산이 있어요.그건 뭐냐면,생산하지 않으면 살수 없는 땅의 본질적인 속성 때문이에요.지난번에 내가 여기 중·고등학교 캠프에 갔었어요.사실은 내가 어디 나가서 얘기를 잘 못해요.어지러워서.그래도 애들이니까 한마디 필요하겠다 싶어서 나가서 이야기를 했어요.첫마디는 예절에 대한 것이었어요.예절이라는 것은 휴머니즘이다,상대방을 배려하는 거다,그것은 오랜 세월동안 정제된 데서 나오는 아름다움이다.그리고 또 하나가 이것이에요.옛날 농부들이 말하기로 내 자식 목에 젖 넘어가는 소리하고 내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가 제일 좋다고 했는데,그것은 땅도 내 자식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땅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겁니다.땅을 사랑하고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기본이고 본질적인 거예요.지금 지구 온난화 현상도 있고 지구가 사막화되는 현상도 나타나는데,앞으로 곡식이 참 귀하게 되면 배고플 때 다이아몬드나 화폐를 먹고 배를 불리겠어요? 한줌의 쌀이 있어야만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거죠.그런데도 없어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옛날 말로 사람들이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한다고,많은 분들이 그저 설마 설마하면서 남은 죽어도 나는 살아남겠지,내 당대에는 괜찮을 거야,하는 식으로 생각하고 계신데,하지만 우리 자손들이 있잖아요. 프랑스에서는 이례적인 폭염으로 사람들이 죽고 스위스에서는 만년설이 몇년도에 가면 다 녹는다고 그래요.이거 다 녹으면 노아의 홍수 일어나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도 그런 소식을 들으면서 남의 일 같이 생각들 하신단 말이에요.들으면 그때뿐이고 돌아서면 잊어버린단 말이에요.일반 대중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지도자들부터 인식을 해야 되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끌고 나가야 할 지도자들이 일반 대중들보다 더 못해요.대중들은 절실히 인식하는데 지도자들은 표밭만 생각하니까.사람이 먹고 사는,곡식 나는 밭 생각은 안 하고 표밭만 생각하거든요.그렇게 생존하고 관계 없는 일이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존해야 할 일은 뒷전에 밀리고 어떤 때는 그런 일이 아무 것도 아닌 무관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거든요.” 나는 연방 머리를 끄덕일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단적으로 얘기하자면 우리가 시장을 가봅시다.둘러보면 직접 생존하는 데 필요한 물건보다도 없어도 되는 게 더 많아요.없어도 되는 게 더 많다는 것은 말도 못할 낭비예요.낭비하면 쓰레기가 나와요.낭비와 쓰레기 이중적인 문제지요.쓰레기는 뭡니까.숨통을 막는 거예요.새만금이나 시화호,이런 문제는 그렇게 야만적일 수 없는 일이에요.나 혼자서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해요.몇 사람의 이득,화폐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생명을 학살하는 겁니까.그렇게 많은 생명을 학살하고 그것을 영구히 없애버리면 다시 재생을 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대한민국이 얼마나 야만국인가를 입증하는 것이죠.지금 있는 농지도 농사 안 짓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서 새만금,그걸 죽여서 농지를 만든다는 이런 모순이 어디 있어요.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어요.내가 살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또 사람만 살자는 이야기도 아니에요.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이 다 살아야 해요.”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면 세상 일을 소상히 알고 계신데요.어떻게 이렇게 먼 곳 원주에서 세상 돌아가는 일을 다 듣고 보시는지요?” “서울이 시골보다 더 좁아요.직장이라든지 아파트라든지 하는 공간은 넓어도 좁아요.나는 공간이 없으니까 산 보고 하늘 보고,그러니 알죠.” “옛날에는 물질이 없어서 고통을 겪었다면 요즘에는 오히려 물질이 더 많아져서 고통인 것 같습니다.우리들이 살아가는 방식에서 뭔가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생명이란 가두지 않고 풀어주는 것 “그렇죠.모든 생명이라는 것은 하나의 순환이거든요.순환이라는 것은,먹이사슬도 하나의 순환이지만 우리 한 개인으로 보아도 일을 하고 또 그렇게 해서 먹고 하면 이게 순환이거든요.그럼 일은 뭐냐? 이렇게 물을 수 있는데,증권 주식 한다고 앉아서 하루 종일 컴퓨터 보고 있는 것,그것도 일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그것은 엄격히 말해서 죽어 있는 일이지 살아있는 일이 아니에요.살아 있는 생명을 다스리는 일,그것이 일이에요.예술가도 생명이 주예요,사실은.문장 하나,상황 하나,인물 성격 하나,이게 살아 있어야 하거든요.정치라는 것도 살아있는 게 보장되는 방향으로 나가야지 죽음의 방향으로 가면 안 되죠.이 시대엔 전쟁과 핵무기가 있어요.이건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이에요. 대한민국만 보더라도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모든 게 죽음으로 몰려가고 있어요.모두 다 잘 살려고 한다는데 과연 그게 잘 사는 건지 모르겠어요.농약 주고 화학비료 주고 해서 질적으로 망가진 음식을 먹는 게 잘 사는 건지……모든 걸 가둬 놓는 것…… 생명이라는 건 가두는 게 아니라 풀어주는 거예요.이런 제도 속에서 사람들이 생존한다는 게 정상일 수가 없죠. 농촌에도 얼마나 이상한 병들이 많은지 몰라요.농약 때문에 그러는지.지금 이런 상황의 먹거리가 절대 좋은 게 아니거든요.그런데도 잘 산다는 게 이게 전부 양(量)으로 말하는 거죠.사람이 원래 추구해야 하는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거든요.행복의 축이라는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에요.그런데 지금 질은 점점 나빠지고 마치 옛날의 그 질을 옆으로 펴다 보니까 얇아져서 그게 양이 된 거예요.어떤 면에서 보면 더 생겨나는 건 없어요.있는 것에서 얇아지면양이 늘어나는 거고 양이 좁아지면 질이 좋아지는 걸 보여주는 거고.” 나는 사투리 억양이 강한 선생의 말씀을 교정하는 지금의 내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선생의 말씀을 들을 때 그것은 앞으로 나갔다 뒤로 가고 중복되거나 건너 뛰면서도 살아 있는 생생한 감동이 있었다. “선생님 옛날의 초기 작품을 읽어보았습니다.창작집 ‘불신시대’,장편소설 ‘시장과 전장’…… 그런 작품들을 읽다 보면 선생님 작품의 여주인공이 아주 결백한 성격을 갖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그것은 마치 선생님의 자화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는데요.”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기는 싫어요.결백하다기보다는 자유롭고 싶은 거죠.얽매이기 싫고.” 이하의 내 물음과 선생의 말씀은 생략이다.안타깝게도.그러나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그렇게 많이 서운해하지 않으셔도 된다.내가 여쭈어 본 것은 더 내밀한 선생의 과거며 인생살이 같은 것이었으니까.선생의 사상에 관한 것이 아니니까.그러나 나는 선생의 사상만큼이나 선생의 인생을사랑하는 것 같다.그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다 듣고 기록하고 싶은 것은 나의 감상벽인지? 탐구벽인지?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작각 박경림 ●가혹한 운명 딛고 선 문학사 거봉 박경리는 1920년대가 낳은 가장 대표적인 한국의 작가이자 광복 후 한국문학사에서 가장 높게 빛나는 설봉(雪峰)이다. 1927년 통영에서 출생,진주고녀를 졸업하고 잠시 후 결혼,황해도 연안에서 교사로 재직하기도 하였으며 1950년에 ‘계산’이라는 작품으로 데뷔했다. 박경리를 오늘의 박경리로 만든 하나는 선생의 작중 인물만큼이나 결벽하고 의지적인 선생의 성품이며 다른 하나는 가혹한 운명이다.한국전쟁의 와중에서 남편을 잃고 이후 아들을 잃고 다시 생명의 위기를 넘기면서 여성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문학의 길을 걸어왔다.가혹한 고통은 선생 문학의 산실이다. 창작집 ‘불신시대’(1963)와 장편소설 ‘표류도’(1959),‘김약국의 딸들’(1962)‘시장과 전장’(1964),‘성녀와 마녀’(1967),‘파시’(1967) 등으로 이어지는 선생의 초기 소설은피폐하고 불순한 현실을 배경으로 결벽성 있고 의지가 강한 여성 주인공의 삶을 그려나가면서 운명과 맞서는 삶의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1969년에 집필하기 시작하여 1995년에 이르기까지 5부작으로 완성을 본 대하소설 ‘토지’는 누구나 인정하는 선생의 대표작이자 한국소설의 한계를 시험하는 의지의 극점이다.세대를 누적하면서 생을 이어가고 새로운 생을 모색하는 ‘토지’의 인물들은 삶의 만화경이자 인간의 끈질긴 생명력을 다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반영한다. 생명은 어디서 오는 것이며 어디로 가는 것인가 같은 질문에 대해 인간은 속수무책의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피안의 진실을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박경리의 근본적인 사상은 모든 살아 있는 것의 근원인 우주를 향해 열려 있는 구경적 세계관이다.그것은 종교가 아니되 감히 종교와 ‘맞먹는’ 힘을 갖는다. ●시집에 담긴 또렷한 이미지 박경리 선생 댁은 몇 년 전에 찾아 뵈었을 때는 허허벌판 가운데 있었는데 이번에는 토지문화관 바로 옆에 있어 한결 찾기가 쉬웠다.그때 허허벌판 가운데 약간 둔덕진 곳에 덩그러니 서 있는 선생의 자택을 찾아갔을 때 나는 그것이 평생 외로운 삶을 살아온 선생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었다. 보통 사람들은 선생을 소설가로 생각하고 또 인정하지만 내 마음 속에는 시인으로서의 선생의 이미지가 또렷하다.나는 선생의 시의 애독자여서 몇 권 안 되는 선생의 시집을 새책방,헌책방에서 다 사보았고,그 간결한 어휘,담담한 어조,비약의 미(美),삶의 태도를 절절한 심정으로 내 것으로 만들었다.사상가이자 소설가인 박경리가 아니라 인간 박경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생의 시집을 읽어야 하리라. 몇 년 만에 뵙는 선생은 무척 힘들어 하셨지만 연세에 비해 정정하시다.예전보다 따뜻해 보이는 실내가 나로 하여금 안도감을 갖게 한다.나는 선생의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의지적이고 결벽성이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타는 한 여인을 사랑하는가 보다.
  • 경제 플러스 / 관람환경 자동탐지 홈시어터

    JVC코리아는 자리에서 손뼉을 쳐주면 스피커와 관람석의 거리 및 관람 환경을 자동 탐지,최적의 음향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체형 홈시어터 시스템(QP-ES7)을 25일 출시했다.퀵스타트 기능을 채택,초기 재생시 10초 이상 소요되던 기존 제품과 달리 3초 안에 빠른 재생이 가능하다.140만원대.
  • 봉사는 계속된다 주~욱/양천구 “축제끝나도 봉사계속”

    ‘축제는 끝나지만 봉사는 계속된다.주∼욱.’ 24일 양천문화회관에서 막을 내리는 ‘양천구 자원봉사 대축제’는 어려운 이웃과 기쁨과 슬픔을 나눠온 양천구(구청장 추재엽) 자원봉사자들이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봉사의 마당’이다. ‘1% 나눔,100% 행복’을 주제로 110개 단체에서 자원봉사자 1500여명이 참가,이달초부터 이어져온 축제는 우수 자원봉사자 및 단체에 대한 시상식과 함께 짧지 않은 일정을 마감한다. 축제 마감일에도 자원봉사는 계속된다.문화회관 뜰에서는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30여개 자원봉사팀이 ‘수재민을 위한 알뜰시장’을 비롯해 기부운동인 ‘1% 나눔운동’,홀로노인 등을 위한 이·미용봉사와 발마사지,재생비누만들기 등의 행사를 벌이며 축제의 아쉬움을 달랜다.오후 3시에는 서로의 자원봉사 경험담을 교환하는 사례발표회도 갖는다. 양천구는 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와 주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무료 건강검진’으로 표시한다.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화회관 1층에서는 이대목동병원과 목동서울이비인후과,목동예치과,다래한의원 등의 의료진이 정성스레 의술을 펼칠 예정이다. 추재엽 구청장은 22일 “이웃간 나눔이 늘어날수록 복지정책의 사각지대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
  • 정부, 폐기물 활용대책/ 재생골재 사용 의무화 추진

    우리나라에서 건축폐기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정부는 이때서야 건축폐기물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제품의 규격·설계·시공지침을 마련,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폐기물관리법과 건설기술관리법 등으로 제도가 다원화돼 있고,주관 부처도 환경부와 건설교통부로 이원화돼 있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재활용 폐기물들도 대부분 도로 기층재 등으로 사용될 뿐이고 고부가가치의 제품들마저 인식부족으로 재활용을 꺼리는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지난해 재생골재 사용 활성화 차원에서 ‘건설폐기물 등의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 개정작업을 벌였다.지난해 말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이 개정안은 올 정기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법안에는 재활용 촉진과 재활용 생산업체를 육성하기 위한 각종 방안이 담겨 있다. 우선 토목·건축공사에 사용하는 모래·자갈 등 골재 가운데 일정 비율을 재생 골재로 충당토록 의무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또 각종 공사의 시공단계에서부터 재생골재 사용 용도와기준을 명시하도록 했다. 건설현장에서 발주자의 분리배출과 공사현장에서 재활용 제품을 일정량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재생골재 사용을 각종 건설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협의조건 가운데 하나로 채택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이밖에 재생골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줄이기 위해 수도권·중부권 등 전국 10여곳에 권역별 대단위 재생골재 생산·유통기지도 만들 방침이다.장기적인 차원에서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병행된다. 환경부 류지영 폐기물자원국장은 “재생골재의 안전성과 강도 등을 검증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놓고 있다.”면서 “품질이 인증되면 일정비율의 재생골재 사용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는 또 “한 해 3억 7000만t의 천연골재가 필요한데 이 가운데 10%만 대체해도 경제적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던진다.한국재생골재협회 관계자는 “이미 건축법상에 재생골재를 15% 이상 사용할 때는 용적률 등을 완화해주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재활용 제품에 대한 수요처를 확보해주는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길섶에서] 마음속의 고향

    소월이 노래한 ‘고향’은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만나는 마을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이렇듯 너와 나의 고향이 유다를 바 없건만 우리는 왜 평생 ‘저만의 고향’을 그리며 사는 걸까. 엊그제 일반인들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평양관광길에 올랐다.신문에서 본 관광객들의 환한 표정에선 꿈에도 그리던 고향 땅을 찾아가는 설렘이 느껴졌다.오랜 세월 간직해온 수구초심의 꿈을 이루게 됐으니 얼마나 좋을까 이해되면서도 한편 걱정도 됐다.열에 여덟,아홉은 너무도 달라진 고향의 모습에 허탈한 심정으로 되돌아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순안은 나의 고향이다.순안공항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고향 땅을 하염없이 훑어보았으나 옛날 흔적은 확인하기 어려웠고 공항 가까이 흐르는 냇물과 역전길 표지,활주로 건너에 뻗쳐있는 나지막한 산봉우리가 옛 기억을 되살려줄 뿐이었다.” 또 다른 경로로 방북했던 한 실향민의 말처럼 두고온 고향은 다시는 재생되지않는 마음속의 신기루가 아닐까. 김인철 논설위원
  • 獨, 폐기물 철저히 재사용/ 英선 도로·건물신축때 일정비율 재생골재 활용

    건축폐기물 재활용을 잘 하고 있는 나라로는 단연 독일을 꼽을 수 있다.독일은 전후 복구사업을 하면서부터 폐자재들을 그냥 버리지 않고 재활용 자재로 활용했다. 독일에서는 ‘순환 경제 폐기물법’에 따라 폐기물의 발생억제 정책을 펴고 있다.발생된 폐기물은 재활용보다 재사용 우선정책을 펴고 있다.이는 대다수 유럽연합의 건축폐기물 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독일에는 1600여곳의 건축폐기물 매립지가 있고 1000여개의 건축폐기물 재활용업체가 있다.이들 재활용 처리업체로부터 생산되는 건설 골재들은 천연자재의 10% 이상을 대체하고 있다.특히 매립장에서는 분리되지 않은 채 유입되는 건축폐기물에 대해서 원천적으로 매립을 금지시키고 있다.쓸 수 있는 것은 철저히 재활용하고 도저히 값어치가 없는 최소의 쓰레기만 매립된다. 네덜란드 역시 건축폐기물의 재활용률이 높은 국가중 하나이다.재활용 비율을 따지면 오히려 독일보다 높다.재사용이 가능한 건축폐기물에 대해서는 국가가 직접 나서서 관리하고 있다.재활용률 90%를 목표로 정부에서는 재생골재의 생산과 그 이용증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996년부터 건설분야에 있어서 건축폐기물의 발생억제와 재활용을 의무화했다.특히 건설업체가 천연골재 대신 건설폐기물에서 생산된 2차 골재를 사용하는 경우 각종 특혜를 주고 있다.정부와 기관,건설업체들이 건설폐기물 발생억제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자율협정을 체결해 실천한다. 미국은 1973년부터 폐콘크리트에 대한 재활용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미연방 고속도로국은 모든 도로건설에 필요한 자재를 재생골재로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영국은 도로건설이나 건물을 새로 지을 때 일정 비율은 반드시 재생골재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 경제 플러스 / 디지털 비디오 재생기

    18일 일본 도쿄 근교 마쿠하리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PC전시회 ‘WPC엑스포’에서 첫 선을 보인 도시바의 휴대용 디지털 비디오 재생기.‘MPEG4 모바일뷰어’로 명명된 이 기기는 우표 크기의 SD메모리카드나 자체 하드디스크에 압축된 동영상 파일을 4인치 LCD(액정화면)로 재생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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