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재산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사활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인니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3조원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주주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1,697
  • [임병선의 시시콜콜] 해리스 두려워진 트럼프 또 ‘출생지 타령’

    [임병선의 시시콜콜] 해리스 두려워진 트럼프 또 ‘출생지 타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엉터리 얘기를 늘어놓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런데 민주당의 대선 후보 지명이 유력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1월 대선에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카멀라 해리스(56)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발 나아가 이민으로 이뤄진 미국의 건국 이념을 부정하고 인종주의 편견이 잔뜩 묻어나는 것으로 판명된 헌법학자의 오래 전 주장을 고장난 녹음기마냥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 도중 해리스 상원의원이 미국 부통령으로 입후보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녀가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얘기를 오늘도 들었다. 어찌됐던 그 얘기를 쓴 변호사는 엄청난 자격과 재능을 갖춘 이”라고 주장했다.이어 “그게 맞는 얘기인지 모른다. (하지만) 부통령 후보로 선택하기 전에 민주당이 점검했어야 한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 “그들의 얘기인즉 그녀가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1964년 10월 21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 기자는 이를 지적하면서 다만 그녀의 부모들이 당시 합법적인 영주권을 갖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역시 입후보 자격이 없다는 이른바 출생지 이론을 몇년에 걸쳐 줄기차게 전파해온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봤다는 얘기는 보수단체 주디셜 와치의 팀 핏턴 소장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다시 올린 트럼프 캠프 고문인 제나 엘리스의 포스트를 본 것이었다. 핏턴은 “미국 헌법의 시민권 조항에 의거해 해리스가 부통령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예전에 잡지 뉴스위크의 오피니언 면에 실렸던 캘리포니아주 채프먼 대학의 법학교수 존 이스트먼의 글 한 대목을 공유했다. 이스트먼 교수는 헌법 2조의 문구 “시민으로 자연히 태어나지 않은 사람은 대통령 직무에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를 인용했고, 수정헌법 14조에도 “모든 사람은 미국에서 태어나야 하며 그래야만 사법권의 귀속을 주장할 수 있다”를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그의 논리를 좇으면 딸이 태어날 당시 부모들이 학생 비자를 갖고 있는 상황이었으면 미국 시민권을 없었던 것이어서 문제가 된다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다른 헌법학자는 CBS 뉴스에 이스트먼 교수의 주장은 “진짜 바보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클리 로스쿨의 에르윈 체메린스키 학장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수정헌법 14조의 1절에는 미국에서 태어난 누구나 미국 시민이라고 분명히 규정돼 있다”면서 “연방 대법원도 1890년대 이후 같은 판례를 유지하고 있으며 카멀라 해리스는 명백히 미국에서 태어났다”고 반박했다. 미국 수정헌법 14조 제1절 :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자 및 그 사법권에 속하게 된 사람 모두가 미국 시민이며 사는 주 시민이다. 어떤 주도 미국 시민의 특권 또는 면책 권한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거나 강제해서는 안 된다. 또한 어떤 주에도 법의 적정 절차 없이 개인의 생명, 자유 또는 재산을 빼앗아서는 안 되며, 그 사법권 범위에서 개인에 대한 법의 동등한 보호를 거부하지 못한다. ‘그 사법권에 속하게 된 사람’이란 미국 영토 밖에서 태어난 미국인의 친생자를 가리킨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사설] 섬진강댐 방류와 산사태 등, 인재 아닌지 살펴야

    전남 구례군을 비롯해 곡성군, 전북 임실군ㆍ순창군ㆍ남원시 등 섬진강 수계 5개 시군은 그제 공동 성명을 내고 수자원공사의 물관리 실패를 규탄했다. 이들은 “댐 방류 시기를 놓쳐 하류 지역 주민들이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충북 영동·옥천과 충남 금산, 전북 무주 등 용담댐 수계 4개 자치단체와 합천댐 수계 주민들도 역시 유사한 이유로 피해가 커졌다며 정부의 정확한 실태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산사태 역시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전남 곡성군 오산면 주민들은 “지난 7일 무너져 내린 토사로 주택 5채에 매몰된 주민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산사태의 원인이 국도 15호선 확장 공사로 인한 것”이라며 원인 규명을 요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또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이번 장마 기간 6곳의 산지 태양광 설비가 산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며 감사원 감사와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장마가 예년과 달리 50일도 넘는 최장기간 지속된 데다 제주와 중남부 지방을 오르내리며 시간당 80~100㎜에 이르는 엄청난 물폭탄이 쏟아지는 등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하지만 예견된 장마와 집중호우 등을 미리 대비하고 제대로 대응할 수 있었다면 피해는 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댐 관리와 운영에 미숙한 점이 있었거나, 산지 관리를 소홀히 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키웠다면 그것은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장마나 폭우 때마다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댐 수위 조절 실패가 기상청 예보 때문이라고 책임을 떠밀고 있다. 반면 기상청은 실제 내린 강수량과 예보가 큰 차이가 없다고 반박한다. 정부 기관들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는 모습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정확한 원인 규명은 단지 책임을 묻자는 것이 아니다.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자성의 계기로 삼아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서 인재를 줄이기 위함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철저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 “기상레이더로 정밀한 예보 가능… 소프트웨어 투자 과감히 늘려야”

    “기상레이더로 정밀한 예보 가능… 소프트웨어 투자 과감히 늘려야”

    사상 최장기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당초 뜨거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6월 말부터 이어진 장마는 끝을 모르고 계속되고, 전국적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에는 6~7월에 걸쳐 지루하게 이어지던 장마나 9~10월에 걸쳐 좁은 지역에 짧지만 많은 비를 내리던 국지성 호우가 사라지는 추세였는데, 지금의 최장기 장마는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일이 매년 되풀이될 가능성에 대해 누구도 답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 장마로 가장 곤혹스러울 정부부처는 기상청이다. 폭염 전망이 틀린 이후 장마 종료 시점에 대해서도 계속 잘못된 예보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그동안 예보정확도 향상을 위해 신규 기상위성 발사, 슈퍼컴퓨터와 기상관측 항공기 도입은 물론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수치예보모델의 개발 등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그 결과가 전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셈이다.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를 둘러싼 비판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5주 연속 주말 날씨 예보가 틀림에 따라 기상청장이 경질되기도 했고 2008년 8월에는 기상선진화추진단장에 캐나다인 켄 크로퍼드를 임명해 개혁을 꾀하기도 했다. 예보관의 자질 문제가 제기되면서 교육을 강화했으며 근무 형태를 3교대·4교대 등으로 변화를 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개선 효과가 불분명해지자 일부 국민들은 해외 기상청의 예보를 더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기상청이 총체적인 난국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기상레이더 결과물 직관적이고 신뢰받아 그렇지만 이번 장기 장마의 와중에서 과거에 비해 확실하게 개선된 측면도 발견할 수 있다. 과거에 비해 기상레이더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가 훨씬 촘촘해지고 정밀하게 제공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 등을 통해 제공되는 기상레이더 정보를 보면서 국민은 스스로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고 대비했다. 최첨단 수치모델과 슈퍼컴퓨터, 그리고 예보관이 결합해 만들어 낸 예측 결과보다는 당장 눈앞에 제시되는 기상레이더의 결과물이 직관적이고 신뢰를 받게 된 것이다. 레이더는 전자파를 이용해서 물체를 감지하고, 어디에 있는지를 분석하는 원격탐지장치로서 처음에는 군사용으로 사용되다가 1944년부터는 기상관측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상레이더는 비토플러 레이더(1세대), 단일편파 도플러 레이더(2세대), 이중편파 도플러 레이더(3세대)로 구분된다. 1세대 레이더의 경우 강수구름까지의 거리, 구름의 분포 및 반사도를 이용해 강수량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이후 바람의 세기와 풍향까지 관측할 수 있는 도플러 기능을 탑재하기 위한 연구가 1970년대부터 시작됐고, 그 결과물로 1988년 미국에서 WSR-88D모델의 개발이 완료되면서 2세대 레이더가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2세대 레이더는 강수입자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파악해 바람까지 관측할 수 있게 됐다. 3세대 레이더의 경우 수직과 수평 방향으로 진동하는 2개의 전파를 동시에 발사해 보다 정확한 강수량 추정과 더불어 비, 눈, 우박 등 강수 형태를 구별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 레이더는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전파를 사용한다. 짧은 파장일수록 해상도는 좋아지지만 탐지거리가 짧아지므로 사용 목적에 맞춰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C밴드 레이더가 많이 사용되지만, 집중호우 등 강한 비가 내리는 것을 관측하기에는 파장이 긴 S밴드가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지성 호우 등 좁은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파장이 아주 짧은 X밴드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다. ●기상레이더 도입 초기에는 운용 난맥상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기상레이더는 총 27로 기상청(11대), 국방부(9대), 환경부(6대) 및 한국항공우주연구원(1대)에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 기상레이더가 도입된 것은 1969년이었다. 관악산에 설치된 일본 도시바제 S밴드 레이더로, 이후 단계적으로 계속 확대돼 왔다. 처음 설치된 레이더는 지금과 달리 아날로그 방식으로 영상을 내보내는 초보적인 수준이었으며 기대와 달리 활용도는 제한적이었다. 이후 1988년 제2세대에 해당하는 도플러 기능이 장착된 레이더로 교체되면서 기상레이더가 디지털화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광범위한 지역 관찰이 가능한 S밴드 레이더를 도입했으나 이후 보다 정밀한 정보 획득을 위해 C밴드 레이더 도입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운용 과정에서 지형 및 기상 여건상 충분한 자료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다시 S밴드 레이더 도입으로 전환하는 등 기상레이더 도입은 난맥상을 보여 왔다. 이 과정에서 한때 12기의 기상레이더 가운데 7기는 S밴드, 4기는 C밴드, 1기는 X밴드로 복잡해졌으며 제작사의 경우도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등 5개 제작사 4개 제작국으로 다원화돼 ‘기상레이더 전시장’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종다양한 제품의 도입은 관리·운영 비용의 상승뿐만 아니라 예비부품 확보 등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2010년에 이르자 이러한 방식의 레이더 도입과 운영으로는 기상청이 종합적인 레이더 운영 노하우 축적 및 개선 작업 등을 할 수 없었다. 결국 레이더의 자료품질 저하, 자료활용기술 낙후, 다분야 응용분야 자료산출 미흡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댐 운영을 담당하던 당시 국토해양부는 기상청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신뢰하지 못함에 따라 2000년부터 기상레이더에 비해 더 짧은 관측주기를 갖는 별도의 기상레이더를 도입해 ‘강우레이더’라는 명칭으로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2000년 강화도에 설치된 것을 시작으로 국토부는 단계적으로 별도의 전국 강우관측망을 구축하게 됐다. 이때 국토부가 도입한 강우레이더는 강우에 대한 정략적 추정기능이 제한되며 비와 눈을 구분하기 어려웠던 기상청의 단일편파 방식을 개선한 이중편파 방식이었다. 즉 기상을 담당하는 기상청에 비해 더 우수한 장비를 타 부처가 보유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토부가 운영하던 이런 강우레이더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댐 관리가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현재는 환경부가 운영하고 있다. 국가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누가 레이더를 운영하든 거기에서 나오는 정보와 자료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2009년까지만 해도 이러한 데이터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가 됐다. 각 부처가 칸막이를 치고 따로 움직이는 전형적인 칸막이 행정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다행히 2010년 6월 기상청, 국토부, 국방부가 레이더 관측망을 공유한다는 ‘기상·강우 레이더 공동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데이터의 칸막이식 활용은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모든 기상레이더의 데이터들은 기상레이더센터에 집중돼 활용되고 있다. 공동활용이 이루어짐에 따라 관측사각지대는 약 53% 감소했다. 만약 공동활용 대신 별도의 레이더 설치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18대 증설 및 16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평가됐다. 이와 같은 협력을 통해 보다 촘촘한 관측망을 구성할 수 있었으며 상호 중첩을 통해 고장 등의 사태 시에도 관측불능구역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美, 단일 기종으로 통일해 기술 개발 효과적 미국은 상무부, 국방부, 교통부가 협력해 1988년부터 레이더운영센터(Rdadar Operation Center·ROC)를 운영한다. ROC는 기상청(121대), 공군(26대), 연방항공청(12대) 등이 보유한 160대의 레이더를 공동으로 운영해 관리·운영 비용의 절감은 물론 기술 및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효과적이다. 미국은 전체 기상레이더를 WSR-88D라는 단일한 기종으로 통일해 관리·운영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 즉 비용의 절감과 더불어 생산되는 관측자료의 표준화, 시스템 업그레이드에서도 유리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대부분의 레이더가 미국 EEC사의 모델로 교체되면서 유사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상레이더와 관련된 문제의 등장과 해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기상 당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기상청이 관측을 모두 독점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과거 기상 관측장비는 소수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과 집단만이 다룰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발달로 인해 천문학적 규모의 관련 데이터를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상청이 전국에 설치한 자동측정망보다 더 많고 정확한 자료들을 도로, 항공, 농업 등 각 분야에서 쏟아내는 것이 현실이다. 기상청은 데이터를 융합하고 활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데이터의 종합적인 수집과 관리는 기상청이 아닌 별도의 기관에서 수행할 수도 있다. 즉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추진될 수도 있다. 둘째, 장비 도입에서의 전문성 향상과 더불어 전체적인 시스템 속에서의 개선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많은 장비가 도입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카탈로그상의 스펙은 우수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현실에서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장비의 도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다. 관측과 예보 시스템은 단순한 개별 장비의 성능의 합이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측면에 투자해야 한다. 상당수 기상장비는 해외에서 수입되는데 이에 수반돼야 하는 각종 소프트웨어 조정 및 업그레이드 등은 매우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 기상장비 시장이 매우 협소하며 기상소프트웨어 분야는 더욱 협소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테슬라의 전기차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 성능의 개선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조직 내의 다양성을 증대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상 관련 학과가 소수의 대학에만 있는 탓에 기상 분야는 연구·정책·집행·평가의 과정에서 상호 견제와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 소수의 인력이 공적·사적으로 얽혀 있는 관계는 발전을 위한 냉정한 조언과 비판이 자리잡기 힘든 게 현실이다. 좀더 다양한 배경의 인력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상청, 외부와의 협력 통해 문제 해결해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기상을 매일 예측하고 그것을 평가받는 것은 힘들고 가혹한 업무이기도 하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의 지식과 경험이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가고 있으며 인력과 예산은 다른 국가에 비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독자적인 기상관측위성, 기상예보전용 슈퍼컴퓨터,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등을 갖춘 대한민국의 기상당국에 대한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부정하거나 내부적으로만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외부의 도움과 협력을 통해 해결하려는 자세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부지런함이 큰 위기 막는다… 우면산 교훈 잊지 않은 관악

    부지런함이 큰 위기 막는다… 우면산 교훈 잊지 않은 관악

    10년간 산사태 예방사업에 270억 투입 박 구청장 “지속적으로 정비해야 효과”배수구 나뭇가지·물속 토사 등 직접 제거산사태현장예방단 30명 추가 고용·운영“사방댐 등 산사태 예방 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토사를 걷어내는 등 지속적인 정비 작업을 해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박준희 관악구청장) 역대 가장 긴 장맛비로 전국적으로 시설물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지난 12일 박 구청장은 인헌동 산 17-3 일대를 찾았다. 장맛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빗물에 휩쓸려 계곡을 타고 내려온 토사를 걷어내고 현장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박 구청장은 “2011년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이후 관악구는 10년간 산사태 취약지역에 270억원을 들여 예방사업을 했다”며 “수목 제거 등 정비 작업을 미리 해놓지 않으면 더 큰 위험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관악구에는 37곳의 산사태 취약지역이 있다. 이곳은 산사태로 인한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곳으로 사방사업을 시행하기 전 원활한 공사와 사고 예방을 위해 사전에 지정하는 구역이다. 박 구청장은 “이미 관악구의 산사태취약지역 37곳 모두 사방 사업을 완료한 상태지만, 사업이 완료됐다고 하더라도 하자 점검 등의 시간을 거친다”며 “내년 상반기에 29곳이 산사태 취약지역에서 해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계곡도 높이 4.5m의 사방댐이 설치돼 있었다. 사방댐은 산림 안 계곡에 설치하는 소규모 댐으로 바위나 나무 등을 차단해 하류 지역에 2차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한다. 사방댐이 계곡을 따라 내려온 토사를 막아주고 유속을 늦춰 산사태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산사태 현장예방단원은 배수구에 쌓여 있는 나뭇가지, 낙엽 등을 걷어내고 물속에 쌓인 토사를 삽으로 퍼냈다. 관악구는 5명으로 구성된 산사태 현장예방단을 운영했는데 최근 30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이들은 산사태 취약지역을 비롯해 급경사지(위험절개지), 집수정, 배수로 등을 점검한다. 산사태취약지역을 순찰할 뿐 아니라 토사나 위험 수목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산사태 예보나 경보가 있을 때 인근 주민을 대피시키는 역할도 한다. 박 구청장은 “이번 수마로 피해를 본 지역을 집중 점검해 또다시 주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난 대책에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며 “유관 기관과의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강풍에 대비해 간판 등 시설물 관리, 침수취약지역 빗물받이 설치 등으로 주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남원·구례 등 지자체 11곳,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

    남원·구례 등 지자체 11곳,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

    정부가 13일 전북 남원·나주시, 전남 구례·곡성·담양·화순·함평·영광·장성군, 경남 하동·합천군 등 11개 지자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로써 1차 7곳에 이어 모두 18개 지자체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다 사상 유례없는 폭우로 막대한 손해를 입은 전국 지자체의 건의를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2차 선포는 지자체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 직후 행정안전부가 긴급사전 피해조사를 해 선포기준의 초과 여부를 먼저 판단해 이뤄졌다”면서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한 지역은 읍면동 지역을 포함한 피해 조사를 거쳐 신속하게 추가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추가 지정에서 빠진 부산시와 충남북 등 일부 자치단체가 반발했다. 충남 금산군, 충북 영동·옥천군, 전북 무주군도 용담댐 방류로 수해가 발생했다며 지난 12일 대전 수자원공사 본사를 찾아 배상을 촉구하는 한편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강하게 요구했다. 또 충북 단양군과 진천군도 “도로가 유실되는 등 현장 접근이 어려운 곳이 많다 보니 초기 피해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최근 정부가 발표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에서 빠졌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최근 수해 현장을 방문한 정세균 총리에게 광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건의했다. 시는 당시 잠정 집계한 폭우 피해액 420여억원을 근거로 제시했다. 부산시도 “이번 집중폭우로 부산시 일부 기초자치단체는 심각한 재산상 피해를 보고도 특별재난지역 선정에 소외된 상황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51일 장마’ 산사태 피해 1548건·사상자 13명

    ‘51일 장마’ 산사태 피해 1548건·사상자 13명

    올해 여름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인명·재산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산림청에 따르면 12일 기준 산사태 피해를 잠정 집계한 결과 1548건이 발생해 13명의 사상자가 났다. 인명피해는 사망 7명·실종 2명·부상 4명 등이다. 피해 면적은 627㏊로 피해액은 993억 3900만원으로 추산됐다. 산지 태양광시설에서는 12건(1.2㏊)이 발생했는데 전체 허가건수(1만 2721건)의 0.1%, 산사태 발생건수의 0.8% 수준이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태양광시설과 산사태 발생 연계성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도 “국민적 관심과 우려를 고려해 태양광시설을 산사태취약지구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13~20일까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주간으로 산림분야 피해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복구 및 재난 대응을 위한 개선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산림청은 현재 연간 5000건인 취약지역 조사를 2만건으로 확대하고 산사태 우려지역 긴급 대피 모델 등을 마련해 국민 안전을 강화키로 했다. 박 청장은 “올해 장마가 사상 최대인 51일째 이어지면서 산사태 위험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에 대비한 산사태 관리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폭염·폭우에… 한반도가 운다

    폭염·폭우에… 한반도가 운다

    한반도가 기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장마가 51일째 계속된 가운데 이달 수도권·중부·남부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4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2만건이 넘는 시설피해에 이재민도 7000여명에 이른다.지난해는 7개 태풍으로 18명 사망·200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2018년은 31.4일의 폭염으로 48명 사망, 2010년은 23일간의 한파로 2조 3000억원의 재산손실을 입는 등 해마다 자연재해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엄청난 자연재해가 이어지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비롯한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재난 대응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아열대성 기후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21세기 후반(2071~2100년)에 들어서면 기온이 지금보다 2.9~4.7도 더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7월 환경부와 기상청이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1912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나라의 평균 지표면 온도가 1.8도 올랐다. 이는 세계 평균 0.85도 상승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보고서는 지금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라면 21세기 말 한반도의 기온은 현재보다 2.9~4.7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 일수도 2000년대 평균 10회에서 2010년대는 평균 15회로 늘었다. 현재 연간 평균 10.1일인 폭염 일수가 21세기 후반에는 35.5일로 3.5배 늘어날 전망이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5% 증가한다. 특히 연평균 강수량은 1912년부터 2017년까지 10년마다 11.6㎜씩 증가했다. 이 기간 여름철 집중호우(하루 80㎜ 이상)도 10년마다 7.54㎜씩 늘었다. 올해는 51일째 지속된 장마에다 국지적으로 쏟아붓는 물 폭탄까지 겹쳐 수해가 더욱 컸다. 여름철 밤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도 1990년대 후반부터 발생 빈도·강도·지속기간이 증가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27일 밤 첫 열대야가 발생한 이후 16일째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는 한반도의 생물 생태계도 바꾸고 있다.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말에는 감귤 재배지역이 강원도까지 북상하고 한반도에서 더는 사과를 재배할 수 없게 된다. 전승수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해양 연구 결과 국내에도 9m의 큰 해일이 몇 차례 있었고 기후변화로 필리핀 등지에서 발생하는 슈퍼 태풍이 우리 해안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미 첫 흑인여성 부통령 옆에 설 ‘세컨드 젠틀맨’

    [임병선의 시시콜콜] 미 첫 흑인여성 부통령 옆에 설 ‘세컨드 젠틀맨’

    어쩌면 그는 미국 역사에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의 남편으로 ‘세컨드 젠틀맨’이 될 수도 있다.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겸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12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부통령으로 지명해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와 함께 처음으로 연단에 나섰는데 남편과 가족을 연단으로 불러 올렸다. 그녀는 “가족은 나에게도 모든 것이며 미국이 우리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와 대단한 꼬마들인 콜과 엘라를 알게 하는 데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 내 모든 경력을 통해 수많은 타이틀을 얻었지만 부통령은 참 대단한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마멀라(Momala)가 늘 가장 소중한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마멀라는 엠호프의 전처 소생 자녀들이 해리스를 부르는 말로 엄마(mom)와 카멀라(kamala)를 합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엠호프는 뉴욕 출신의 변호사로, 미국 내 매출 규모 3위의 다국적 로펌인 DLA 파이퍼 소속이다. 주로 연예인들의 명예훼손 소송이나 지적재산권 전공이다.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 DC를 오가며 일한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 굴드 로스쿨을 졸업해 1990년대 말까지 캘리포니아주 로펌에서 일하다 나중에 자신의 회사를 꾸렸다. 비디오 대여 체인 할리우드 비디오가 폭스와 분쟁이 벌어졌을 때 대변하며 연예계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몇년 뒤에는 프로덕션 회사들의 집단소송을 맡아 나름 명성을 쌓았다. 2000년 자신의 회사를 차렸는데 2006년 베내블에 합병됐다. 2017년 베내블을 떠나 DLA 파이퍼에 파트너 변호사로 영입됐다. 해리스와는 1964년생 동갑내기다. 할리우드 리포터 보도에 따르면 PR 컨설턴트 크리세티 후들린이 블라인드 데이트를 주선해 2013년 처음 만났다. 일년 뒤 스몰웨딩으로 화촉을 밝혔다. SF 게이트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둘은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 엠호프는 해리스의 힌두 혈통을 존중해 전통의사인 갈런드를 입었고, 아내는 남편의 유대인 관습을 존중해 유리잔을 깨뜨렸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부인 질처럼 해리스 부부도 재혼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별해 질과 다시 결혼한 반면, 엠호프는 전 부인과 이혼했다. 해리스는 초혼이었다. 두 부부 모두 남편과 전처 사이에 자녀가 있는 점도 공통점이다. 해리스를 지지하는 이들에겐 엠호프의 얼굴이 낯설지 않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을때부터 늘 옆에서 지켰기 때문이다. 부통령 후보로 아내를 지명하자 그는 들떠 트위터에 “미국이여, 이렇게 합세!”라고 적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해리스를 뒤에서 보듬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잡았다. 언제나처럼”이란 달콤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리스는 지난해 잡지 엘르에 기고한 에세이를 통해 “콜과 엘라가 더 이상 날 환대할 수가 없을 정도다. 그들은 똑똑하고 재능있으며 재미있는 아이들이다. 빼어난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난 이미 더그에게 낚였지만 실패에 감기듯 한 것은 콜과 엘라였다”고 털어놓았다. 엠호프는 같은 해 할리우드 리포터에 아내의 정치 경력은 “끝 간 데 없이 매력적”이라며 그녀가 대통령 후보가 됐을 때에야 멈출 것이라며 셀피를 찍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중국의 목’을 찌르는 가시, 두 화런(華人)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의 목’을 찌르는 가시, 두 화런(華人)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지난 2018년 7월 관세 폭탄을 시작으로 중국과 무역전쟁을 본격화한 미국은 중국에 대해 전방위 융단폭격을 하면서 미중관계는 1979년 수교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미국은 지식재산권과 중국 소수민족 인권 보호 등 여러 명분을 내세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비롯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 기업들을 제재 대상에 올려 놨다. 특히 지난 5월에는 반도체부품 공급망을 겨냥해 화웨이 제재가 한층 강화했고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인 더우인(抖音·TikTok)과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Wechat) 등 인터넷서비스 분야까지 제재 대상을 확대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고 홍콩 특별대우 박탈하는 등 초강수도 내놨다. 미국 정부가 산업과 금융, 외교 등 중국 압박에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분야의 카드는 꺼내든 형국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신냉전의 포연’(砲煙)이 자욱한 가운데 중국을 공격하는 첨병에 두 화인(華人·중국계 미국인)이 등장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중국에 대한 공격의 큰 그림을 그리는 위마오춘(餘茂春·Miles Yu·58) 전 미 해군사관학교 교수와 급부상하는 중국 정보기술(IT)기업을 ‘원샷 원킬’하는 특급 저격수 장멍(蔣蒙·Mung Chinag·43) 전 퍼듀대 공대 학장이 그 주인공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중국인으로 중국을 제압하는 ‘이화제화(以華制華)’에 나선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지난 7일 ‘미중관계: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참모들이 더 많은 불확실성을 만든다’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미 정부의 대중(對中)정책 구상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소속 위마오춘 중국정책 수석고문과 장멍 과학기술 보좌관을 조명했다. 위 교수가 폼페이오 장관에게 대중 정치와 외교 분야를 자문한다면 장 학장은 인터넷 등 과학기술 분야를조언하고 있는 것이다. 1962년 중국 동중부 안후이(安徽)성에서 태어난 위 교수는 충칭(重慶)에서 어린 시절 ‘광기의 10년’인 문화혁명을 체험하며 성장했다. 톈진(天津)시 난카이(南開)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남서쪽 스와스모어 칼리지에서 석사학위를, 1994년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1994년부터 미 해사에서 동아시아 역사, 전쟁사를 강의하며 1997년 ‘중국 내 미국 스파이’(OSS in China·在中美國間諜)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국무부에 들어가 대중정책을 이끌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그는 국무부 입성을 앞두고 미국으로 귀화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그를 “국보”라고 추켜세운다.위 교수는 지난 6월 미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어린 시절 문화대혁명을 겪는 과정에서 혁명적 급진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혐오와 함께 중국 공산당과 공산당이 저지른 많은 범죄를 옹호하는 서방 인사들을 경멸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과거 미국의 대중정책이 “너무 자주 중국의 가짜 분노를 달래는 데 애썼다”며 “사실 중국 정권의 핵심은 취약하고 서양, 특히 미국과의 대립에 대해 편집증적”이라고 주장했다. 위 교수는 이어 중국 공산당과 중국인을 분리하고 중국을 밀어붙여 “말이 아닌 행동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전략은 물과 물고기를 서로 분리해야 한다는 논리다. 마오쩌둥(毛澤東)은 일찍이 “인민이 물이라면 공산당은 물고기라면서 물이 없으면 물고기가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까닭에 물과 물고기를 분리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을 멸망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이 그의 인식이다. 미국은 중국인을 친구로, 중국 공산당을 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위 교수의 언급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해 중국 내에 소개되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중국에서는 그를 중국인 간신(매국노, 반역자)이라는 뜻의 ‘한젠’(漢奸)이라고 부른다. 통상적으로 송나라 이후 이민족(遼·元·淸나라 등) 통치에 협력한 중국인들을 일컫는 이 말은 근현대 들어서는 친일파와 변절자, 반체제 인사 등을 아우른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편집장은 “미국의 악독한 대중정책이 중국인으로부터 나온다. 20대 초반 중국을 떠날 때 그의 머릿속엔 서방에 대한 숭배만 가득했을 것”이라며 위 교수를 대표적인 “한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공보(大公報) 등 홍콩 친중계 언론들도 “위 교수가 미국 내 중국계 학자나 유학생들이 간첩 행위를 한다고 근거 없이 비난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 때문에 위 교수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중국에서 수난을 당했다. 중국 인터넷에 충칭(重慶)시 융촨(永川)중학(중고등학교)의 역대 대입 수석기념 비석(1979년 문과 수석)에 있는 그의 이름을 끌(丁)로 지우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영상을 퍼뜨리며 “한젠의 이름은 지워야 마땅하다”고 환호하기도 했다.1977년 톈진에서 태어난 장 학장은 1988년 홍콩으로 이주했다.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인 1995년 고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길에 올랐다. 스탠퍼드대에서 2003년 전자공학박사 학위를 받아 컴퓨터공학 전문가로 성장했다. 2011년 명문 프린스턴대 교수가 된 그는 2017년 40세에 퍼듀대 공대 학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말부터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과학기술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대중 ‘기술전쟁’에 나서는 과정에서 기술적 조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장 학장은 무선통신과 사물인터넷(IoT), AI 분야 등에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학자로 통한다. 프린스턴대 전자공학 교수로 재직중이던 2013년 미국 자연과학기금위원회(NSF)가 수여하는 ‘알란 워터만 상’(Alan T Waterman Awards)을 받기도 했다. 40세 이하의 걸출한 과학자에게 주는 상이다. 그가 펴낸 ‘네트워크의 힘’(The Power of Networks)은 대학생들이 교재로 쓸 정도로 유명하다. 2018년 1월 중국에서 중국어 번역판이 나왔다. 퍼듀대 공대는 그의 지도에 힘입어 미국 10대 공대로 발돋움했다. 그런 그가 폼페이오 장관의 과학기술정책 보좌관이 된 것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다. 위 교수와 대중 강경론자인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태 차관보가 공들여 영입한 인물로 전해졌다.SCMP에 따르면 장멍은 지난 5월 스탠퍼드대가 주최한 온라인 포럼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중국과 대만이 각각 어떻게 다뤘는지를 날카롭게 비교해 분석했다. 당시 장 학장은 “투명성은 독재라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부터 사람을 보호한다. 그래서 사회 운동가나 반체제 인사가 격리라는 이름으로 체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교수는 “그들(장멍을 포함한 조언자들)은 중국어를 잘하고 중국에 대한 이해가 깊다”며 “그들은 미국이 중국을 거칠게 대하기로 마음을 먹은 시점에서 발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 학장 등 조언자들이 미중 관계에 ‘부정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들이 거대한 충격을 초래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중국전문가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이들의 성향이 반중국적이라 선발된 게 아니고 이들이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취하고 싶은 조치와 관련한 분야에서 전문가들이기에 뽑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억울해~”…수탉 울음소리 때문에 벌금 물게 된 伊 노인 사연

    “억울해~”…수탉 울음소리 때문에 벌금 물게 된 伊 노인 사연

    이탈리아의 80대 노인이 키우던 수탉 때문에 벌금을 물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룸바르디아주에 사는 83세 노인 안젤로 볼레티는 이웃 주민들로부터 지속적인 항의를 받아왔다. 새벽 4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울어대는 수탉 ‘카를리노’ 때문이었다. 주민들은 지나치게 이른 새벽, 큰 소리로 새벽잠을 깨우는 수탉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진다며 불만을 표출했지만, 수탉의 주인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화가 난 주민들은 수탉의 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현지 법원은 그가 가축 및 반려동물은 이웃집과 최소 10m 떨어진 곳에서 키워야 한다는 주 정부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166유로(한화 약 23만 2600원)의 벌금을 명령했다. 수탉 주인은 “‘카를리노’는 10년째 내 집 앞마당에서 살다가, 시끄럽다는 이웃들의 항의 때문에 결국 친구 집으로 보내야 했다. 카를리노를 봐주던 친구가 휴가를 떠나게 돼 20일 정도 다시 내가 데리고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웃들은 내게 가축이나 반려동물이 이웃집에서 10m 이상 떨어진 곳에 살아야 한다는 규칙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다. 나는 해당 사실을 몰랐을 뿐”이라면서 “이웃들이 불법으로 집 앞에 주차하거나 마음대로 카를리노의 닭장을 망가뜨리는 등 사유재산을 훼손한 부분에 대해 나 역시 당국에 불만을 제기했었지만, 당국은 이에 대해 조치하지 않았었다”며 억울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당국은 수탉 주인에 대한 벌금형은 적법하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해당 도시의 시장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웃의 절반이 닭 한 마리 때문에 오전 4시 30분에 잠에서 깨는 일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댐 관리 국토부로 환원하라”…섬진강 수해 하류 지자체 연일 성토

    “댐 관리 국토부로 환원하라”…섬진강 수해 하류 지자체 연일 성토

    섬진강 댐 과다 방류로 홍수가 발생한 호남지역 지자체들이 수해 지역을 모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댐 관리를 국토부로 환원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가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 했지만 다목적댐 홍수조절에 실패하자 댐 관리 부처 변경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섬진강댐 하류 전북 남원시, 임실군·순창군, 전남 광양시·곡성군·구례군 단체장은 13일 오전에는 환경부, 오후에는 수자원공사 본사를 찾아가 ‘섬진강댐 물관리 오류’를 지적하며 이번 수해에 대한 피해보상과 재발 방지대책을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단체장들은 ‘섬진강댐 하류 시군 공동 건의서’를 통해 ▲섬진강 하류지역 6개 시군 특별재난지역 지정 ▲체계적인 수계 관리를 위해 섬진강 유역 관리청 신설 또는 국토부 환원 ▲섬진강 하류 건천방지를 위한 방류량 확대 재산정 등을 요구했다. 단체장들은 또 ▲장마기와 태풍 발생시 홍수통제기능 강화 ▲댐 방류 등 수자원 관리 지자체와 사전협의 제도적 장치 마련 등도 건의했다. 단체장들은 문재인 정부가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 한 이후 댐의 저수량이 늘어나고 홍수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명된 만큼 댐 관리를 국토부로 환원해야 한다데 뜻을 같이 했다. 심민 전북 임실군수는 “기록적인 폭우로 섬진강의 수위가 최고 높아진 8일 오전에서야 댐의 최대치인 초당 1870t의 기록적인 물을 방류했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댐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진단과 체계적인 운영에 대한 대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환주 남원시장, 황숙주 순창군수, 유근기 곡성군수, 정현복 광양시장, 김춘호 구례군수 등도 “주민들은 수공 등 댐관리 기관의 수위조절 실패로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는 것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하류 주민들은 폭우가 집중되는 하절기면 댐 방류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불안에 떨어야 했던 세월이 55년째다. 이번 기회에 완벽하고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경기도, 지방세 체납 크리에이터 9명 예상수익 1억7000만원 압류

    경기도, 지방세 체납 크리에이터 9명 예상수익 1억7000만원 압류

    경기도가 지방세를 체납한 1인 방송 제작자(크리에이터)들의 숨겨진 수익을 조사해 이를 압류했다. 도는 지난 4∼7월 지방세를 체납한 1인 방송 제작자 9명을 적발, 이들이 활동하는 국내 다중채널 네트워크(MCN) 사업자 10곳에서 활동 여부와 수익실태를 조사해 크리에이터 활동을 통한 예상 수익금 가운데 체납액에 해당하는 총 1억7000만원을 압류 조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9명이 내지 않은 지방세는 적게는 100만원에서 최대 1억2900여만원이다. 조사는 지방세기본법에 근거해 MCN사의 협조를 받아 5000명에 이르는 크리에이터 명단을 확보한 후 지방세 체납자 관리 명단과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지방소득세 300만원을 체납한 크리에이터 A 씨는 수익 활동이나 부동산 등이 없어 체납처분이 어려운 무재산자로 관리되고 있었다. 하지만 도가 크리에이터 활동으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신의 활동 예상 수익금을 파악해 압류 조치하자 그제야 체납액을 자진 납부했다. 지방소득세 1800만원을 체납한 B 씨는 2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로 향후 크리에이터 활동으로 발생할 수익채권을 미리 압류 조치했다고 경기도는 설명했다. 최원삼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자산 취득에 대한 세금 납부의 성실성도 높아져야 한다. 앞으로도 경기도는 지방세 체납자의 크리에이터 활동을 통한 수익 조사 상시화 등 후속 조치를 통해 조세정의 실현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재산세 감면 서초구청장 제안에 다른 구청장들 “방향에 공감하지만…이견 있다”

    재산세 감면 서초구청장 제안에 다른 구청장들 “방향에 공감하지만…이견 있다”

    재산세 감면 서초구청장 제안에 다른 구청장들 “방향에 공감하지만…이견 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주장한 1가구 1주택자 재산세 감면 방안에 대해 서울 다른 구청장들은 ‘방향에 공감한다’면서도 ‘법적 이견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회장을 맡은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13일 서울시청에서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공시가 9억원 이하의 1주택 보유자에 대해 재산세 감면 방안을 발표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동참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또한 “조 구청장이 안건을 다뤄줄 것을 요청한만큼 구청장협의회에서 논의해 나중에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구청장은 “구청장협의회에서 아직 논의를 구체적으로 하지 못했다”면서도 “대통령, 총리, 부총리께서 언급한 1가구 1주택 재산세 감면 방안에 대해 기본적인 방향은 저희도 다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상 의문을 나타냈다. 지방세법 111조에 따르면 징세권자인 지방 정부가 가감할 수 있지만, 재정수요가 특별히 필요하거나 재해가 발생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서초구나 서울시가 재난 상황에 해당하는지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법률적으로 충분한 근거가 되는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지방세인 재산세를 감면할 경우 지방 정부와 논의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전국 시군구의 재정자립도가 20% 정도로 취약한 상태”라며 “감면을 해줄 경우 범위, 기준, 경감 비율 등을 지방정부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세의 근간을 이루는 재산세를 감경해줄 경우 지방재정이 취약해질 것”이라며 “재정 보전 방향에 대해서도 지방 정부와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구청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서초구가 1가구 1주택자에 대해 재산세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언론 인터뷰에서 5~6억원 주택에 대해 재산세 감면 방안을 밝히면서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빅히트 코로나에도 최고 수준 실적…BTS, 10월 온·오프 공연

    빅히트 코로나에도 최고 수준 실적…BTS, 10월 온·오프 공연

    상반기 매출 2940억원·영업이익 497억원방시혁 의장, 상장 앞두고 IP 등 확장력 과시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로나19 사태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BTS의 10월 온·오프라인 콘서트 개최도 예고했다. 빅히트는 13일 유튜브 영상으로 발표한 ‘2020년 하반기 회사설명회’에서 상반기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매출 2940억원, 영업이익 497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빅히트는 매출액은 5872억원, 당기순이익은 724억원으로 창사 최고 성과를 냈다.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BTS의 월드투어 일정을 전면 수정했지만 앨범과 음원, 온라인 공연 등 여러 영역에서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방시혁 의장은 “빅히트가 추구하는 콘텐츠와 팬이라는 본질에 집중했다”며 ‘위닝 포뮬러’(성공 공식)의 중심인 ‘빅히트 생태계’를 언급했다. 이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레이블, 비즈니스, 팬덤을 연결하는 사업구조를 뜻한다. 레이블도 확장됐다. 지난 5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의 합류 이후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여자친구, 뉴이스트, 세븐틴의 활동 덕분에 가온차트 100위 내 앨범 판매량 중 40%가 빅히트 레이블 의 몫이 됐다. 특히 앨범 판매량 1위를 차지한 BTS의 ‘맵 오브 더 솔:7’(426만장)과 세븐틴의 ‘헹가래’(120만장)를 합하면 상위 10개 앨범 판매량의 53%다. 방 의장은 BTS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연내 컴백, 엠넷 ‘아이랜드’의 우승조, 쏘스뮤직과 준비 중인 신인 걸그룹의 내년 데뷔도 예고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코로나 장기화 속 오프라인 활동 대신 IP(지적재산) 사업 확장을 기반으로 한 ‘간접 참여형’ 사업이 효자 역할을 했다. 이 부문 사업 수익 비중은 2017년 22.3%에서 45.4%로 급증했다. 음악 등 원천 IP를 캐릭터·세계관 등 2차 IP로 확장하고 부가 사업모델을 만든 결과다. BTS 캐릭터 ‘타이니탄’과 일러스트북 ‘그래픽 리릭스’ 등이 그 사례다. 자체 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하는 비엔엑스의 서우석 대표는 “론칭 1년을 맞은 위버스가 단순한 팬덤 활동 공간이 아니라 독창적인 멤버십 서비스와 콘텐츠로 팬 결집과 유입의 선순환 구조를 촉진하는 매개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비대면 공연 ‘방방콘 더 라이브’의 공연 관람, 티켓과 공식 상품 구매, 응원봉 연동까지 모두 위버스에서 이뤄졌다. 빅히트는 오는 10월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을 온·오프라인에서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방 의장은 “더 좋은 콘텐츠로 팬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진정성을 담은 ‘커넥트’에 집중해 레이블과 사업 모두에서 진화한 답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베이루트 폭발 순간 태어난 아기…모성애가 낳은 기적 (영상)

    베이루트 폭발 순간 태어난 아기…모성애가 낳은 기적 (영상)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산모와 그런 산모 곁을 끝까지 지킨 의료진이 비극 속에서 기적을 건져냈다. 12일(현지시간) 아랍뉴스는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베이루트 폭발 당시, 폐허가 된 병원에서 태어난 새 생명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4일, 엠마뉴엘 네이서는 레바논 베이루트 세인트조지병원에서 곧 태어날 아기와의 만남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남편 에드먼드 네이서도 한껏 기대에 부풀어 분만실 앞을 서성였다. 출산 전 과정을 기록하려 카메라도 손에 꼭 쥐었다. 드디어 엠마뉴엘이 분만실로 들어갔다. 그 순간, 커다란 소음과 함께 폭발이 발생했다. 남편 에드먼드는 “아내와 의료진이 분만실로 들어가고 10초 후 폭발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분만실 유리는 산산조각이나 산모와 의료진을 덮쳤고 의료도구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보관돼 있던 질산암모늄 2750t이 한꺼번에 폭발한 순간이었다. 끔찍한 비명이 이어졌다. 병원 안도, 밖도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하지만 아기는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엠마뉴엘은 “아기를 살려야 했다. 엄마인 내가 강해져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고 말했다. 의료진도 숨을 가다듬었다. 분만에 참여한 의사 중 한 명인 스테파니 야코브 박사는 “창 밖을 내다보니 온통 피투성이가 된 사람들뿐이었다. 어디서 일어난 폭발인지, 폭발이 또 있을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해는 졌는데 전기는 끊겼고 분만실은 난장판이 됐다. 의료장비도 모두 파손된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아기를 살려야 했다. 산모를 복도로 옮긴 의료진은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분만을 이어갔다. 그사이 폭발 충격으로 간호사 한 명이 사망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에드먼드는 “폭발 후 1시간 30분이 지났을 무렵 아들이 태어났다. 폭발 잔해 속에서 태어난 새 생명이고, 어둠 속의 빛”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간호사 1명 등 1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친 비극 속에서, 끝까지 아기를 포기하지 않은 모성애와 의료진의 사명감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로이터통신은 12일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로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으며, 아기 이름은 태어난 병원 이름을 따 조지로 정해졌다고 보도했다. 베이루트에서는 4일 항구 창고에 보관돼있던 다량의 질산암모늄이 폭발해 최소 171명이 사망하고 6000여 명이 다쳤다. 30만 명은 이재민 신세가 됐다. 전기와 수도가 끊겼고 의료시설 절반이 파괴됐다. 재산 피해 규모만 150억 달러(약 17조8200억 원)로 추산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짝퉁 샤넬, SNS 라이브로…” 625억어치 팔아치운 일가족

    “짝퉁 샤넬, SNS 라이브로…” 625억어치 팔아치운 일가족

    SNS로 위조상품 판 일가족 4명 검거‘짝퉁 명품’ 2만 6000여점 판매한 혐의“내부고발 등 우려 적은 가족과 공모해”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라이브 방송 등에서 샤넬 가방 등 정품 시가 625억원 상당의 위조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한 일가족 4명이 검거됐다. 특허청 산업재산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13일 상표법 위반으로 주범 A씨(34)와 언니 B씨(38)를 구속하고, 남편 C씨(35)와 여동생 D씨(26)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특허청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울산 지역의 가정집으로 위장한 비밀작업장에서 배송작업을 하며, 가방 등 해외명품 위조상품 2만 6000여점을 SNS 채널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특사경은 이들이 현장에서 보관 중이던 짝퉁 샤넬 가방 등 위조상품 1111점(정품 시가 24억원 상당)을 압수하고, 위조상품 2만 6000여점의 판매명세도 확보했다. A씨는 비밀유지가 쉽고 내부 고발자나 이탈 조직원 발생 우려가 적은 가족과 범죄를 공모했다. 폐쇄적 유통구조를 가진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활용해 수사기관의 접근과 혐의 입증이 곤란하게 하는 등 지능적인 범죄를 저질렀다. 울산지검은 주범 A씨와 공범 B씨를 구속기소해 오는 14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으며, 특사경은 이와 별도로 추가 공범 관련 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례와 같이 인스타그램, 네이버 밴드,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등 SNS와 오픈마켓 등 온라인을 통한 위조상품 유통이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인다. 특허청에 접수된 위조상품 신고내용을 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유통 위조상품 신고는 97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14건) 대비 212% 급증했다. 정연우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일가족이 SNS를 이용하여 위조상품을 유통한 신종사건이고, 상표법 위반 단일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구속과 대규모 압수가 이뤄진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인스타그램 등에서 수백억원 짝퉁 판매 일가족 덜미

    인스타그램 등에서 수백억원 짝퉁 판매 일가족 덜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해외 명품 위조상품(짝퉁)을 판매한 일가족이 적발됐다. 이들이 판매한 짝퉁 제품은 정품 기준으로 수백억원에 달했다.특허청 산업재산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13일 인스타그램 등 SNS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위조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한 A씨(34·여) 등 4명을 상표법 위반혐의로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와 남편 B씨·언니 C씨·여동생 D씨 등은 2018년 6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비밀작업장을 차려 놓고 샤넬 가방 등 짝퉁 2만 6000여점(정품 625억원 상당)을 SNS 채널로 판매한 혐의다. 특사경은 1년 8개월여 추적·감시를 통해 피의자 및 비밀작업장을 압수수색해 범행을 밝혀냈다. 비밀작업장에서는 보관 중이던 샤넬 가방 등 위조상품 1111점(사진)을 압수했고 위조상품 2만 6000여점의 판매내역도 확보했다. 이번 사건은 이례적으로 가족이 공모해 SNS로 짝퉁을 판매한 사건이다. A씨는 비밀 유지가 쉽고 내부 고발 및 이탈 가능성이 적은 가족을 참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폐쇄적 유통구조를 가진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활용해 수사기관의 접근 및 혐의 입증이 곤란하도록 하는 등 지능적으로 접근했다. 특사경은 이들 외에 추가 공범이 있는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 온라인 유통 위조상품 신고는 9717건으로 전년동기(3114건) 대비 212% 증가했는 데 이는 지난해 전체 신고건수(6661건)보다 많다. 반면 오프라인 신고는 115건에 불과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 확산 영향과 함께 위조상품 유통경로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문소영 칼럼] 족쇄가 된 부동산 정책

    [문소영 칼럼] 족쇄가 된 부동산 정책

    둘이 만나도 부동산 이야기를 한다. 서울 송파구 사는 한 지인은 “재산세를 작년보다 2배를 냈다”고 불평했다. “그래도 아파트는 몇억 올랐잖아” 하고 위로하니 “누가 아파트값 오르라고 했느냐”고 했다. 서울 강동구 아파트를 지난해 4월쯤 팔았던 한 지인은 매매한 가격의 두 배로 오른 그 집을 생각하면 밤잠을 못 잔다. 2007년엔 ‘버블세븐´이던 1기 신도시 일산 거주자는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 하며 상대적 박탈감에 치를 떤다. 30~40대 서울 거주자들이 ‘이러다가 서울서 밀려나는 것은 아니냐’며 6, 7월에 공포에 질려 ‘패닉 바잉’한 부동산시장은 장삼이사의 시각이 어떤지를 잘 보여 준다. 그러면 무주택자들이 행복한가. 그렇지 않다. ‘집값을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을 믿고 전세살이를 하는 한 지인은 거주지의 집값이 최근 1억~2억원이 오르니 좌불안석이다. 1989년에 임대차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후 31년 만에 개정된 ‘임대차보호법’도 전월세 거주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어야 마땅했다. 그런데 올 하반기 손바꿈을 하는 임차인들은 임대인의 ‘갑질’에 화들짝 놀라며 법 개정을 탓했다. 전세 만기 시에 억대를 올려받거나, 집을 비워 달라는 요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는데도, 언론들이 마치 ‘임대차 3법’ 때문인 양 불안을 부추기니 냉정히 평가하지 못한 것이다. 임대차 3법이 안정화할 때까지 임차인과 임대인의 갈등은 뉴스가 될 것이다. 부동산값 폭등이 처음은 아니다. 1970년대 초반과 88서울올림픽 직후인 1989년, 원·달러 환율이 950원이던 2006~2007년에도 각각 폭등이 있었다. 코로나19로 정책자금 등이 풀리고 역대 최저금리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게 되면 나타나는 자산가격 상승 현상들이기 때문이다. 세 차례의 조정기도 있었다. 노태우 정부가 1기 신도시 200만호를 1994년부터 공급했을 때, 1997년 외환위기 직후, 박근혜 정부 때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이 ‘빚내서 집 사라’던 2014~15년이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헌 신문지처럼 땅바닥에 굴러다녔다. 1998년엔 현금이 있으면 강남 건물을 반값에 인수했다. 2007년에 산 아파트가 2014년에는 20~30% 하락했었다. 인구도 감소한다며 집값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심리가 작동하자 자가 소유를 기피하고 매매가격의 80~90% 가까운 가격으로 전세를 살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3년 만에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입었던 자산손실을 복구하고 초과이익을 얻게 됐으니, 부동산 불패 신화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어제 통계청은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이고, 강남 아파트는 평균 2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다 팔라는 정부 정책이 서울 전 지역에 풍선효과를 낳은 탓이다. 똘똘한 한 채는 강남의 아파트이고, 이를 수호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강해졌으니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매수가 서울 전역으로, 더 나아가 수도권 주요 도시로 확산하는 것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한국의 주택 공급은 이미 충분하다. 그런데도 집이 부족한 이유는 다주택자와 투기세력 탓’이라는 인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해 부동산시장 버블 붕괴로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을 노무현 정부 때부터 반면교사로 주목했다. 즉 부동산시장 폭락을 정부가 꺼린다는 의미다. 그런 인식과 배경에 기초했으니 공급 대책이 없는 수요억제 정책을, 말 많고 탈 많은 민간임대 활성화 대책을 내놓게 된 것이다. 그러나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오르는 지역에서 공급이 없이 대출 억제와 세제만으로 정책적 효과를 낼 수 없음은 자명하다. 8월 4일 서울 공급대책은 다소 늦었다. 또 투자자들은 이 정부에서의 부동산 투자가 위험이 없다고 인식한다. 7·10 부동산 정책 이후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축소됐다지만,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는 신호는 미약하다. 청와대 비서실의 다주택자들이 1주택자로 전환해도 큰 영향력은 없다. 그저 보조 수단일 뿐이다. 늦었다고 인식할 때가 빠른 타이밍일 수 있다. 남은 대통령 임기에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려면 부동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전환해야 한다. 그 시작은 청와대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책임자 교체다. “공무원은 3년에 한 번씩 자리를 교체해 줘야 한다. 잘못된 정책은 이때 수정할 수 있다”는 ‘늘공’의 인사 원칙을 떠올려야 한다. 부동산 정책 담당자를 바꿔 시장에 신호를 보낼 때 안정화는 시작된다.
  • [사설] 나눔의 집, 위안부 할머니 지원 손 떼고 해산해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지원 시설인 나눔의 집에 대한 경기도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는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을 사실로 확인해 준 충격적인 내용으로 가득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셔 놓고 88억원에 이르는 후원금을 챙기고는 정작 할머니들 시설에 돌아간 액수가 2억원에 불과했다는 조사단의 발표를 보면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을 설립한 목적이 과연 어디에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먼 본말전도의 극치다. 나눔의 집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거둔 돈 가운데 토지 매입 재산 조성비로 사용한 게 26억원이었다. 시설에 간 2억원을 뺀 나머지 60억원의 후원금은 내부 고발로 의혹이 제기된 고급 요양시설 건립 등을 위해 쌓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할머니에 대한 학대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간병인이 “할머니 갖다 버린다. 혼나 봐야 한다”는 언어폭력을 의사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한 중증의 할머니에게 집중해서 행사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쯤 되면 나눔의 집 설립과 운영 목적이 위안부 할머니를 생전까지 돕고 지원하며 기억을 남기는 데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해졌다. 경기도는 민관조사단의 보강 조사를 거쳐 최종 결과가 나오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관계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한다고 한다. 또한 민간협의회를 통해 나눔의 집 정상화 방안을 모색한다고 하지만 이미 나눔의 집의 존재 의의는 사라졌다. 그렇다면 나눔의 집은 지원 사업에서 손을 떼고 해산하는 게 마땅하다. 나눔의 집이 초기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도왔던 공헌을 부정하자는 게 아니다. 하지만 본말이 뒤바뀐 운영을 통해 후세에 전하려는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교훈이 퇴색해서는 곤란하다. 나눔의 집에 5명 남은 할머니들을 이런 시설에 모시는 것도 옳지 않다. 정의기억연대와 함께 위안부 할머니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양대 단체가 불명예스러운 돈 문제에 얽힌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그러나 털고 갈 것은 털고 가야 한다. 나눔의 집과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
  • [똑똑 우리말] 면발은 붇고 다리는 붓는다/오명숙 어문부장

    매해 여름 물난리 통에 들리는 소식이 있다. “갑자기 분 물에 댐 수문 개방”, “계곡물이 불기 전 대피하지 못한 야영객 구조” 등의 내용이다. 물이 불어났다는 의미로 위 문장에서와 같이 ‘분’과 ‘불기’란 표현을 자주 쓴다. 하지만 이는 바른 표현이 아니다.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란 뜻의 동사는 ‘붇다’이다. ‘붇다’는 ‘ㄷ불규칙활용’을 한다. 이는 어간의 말음인 ‘ㄷ’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자음 앞에서는 받침이 바뀌지 않는다. 그러므로 ‘붇다’에 ‘-은’이 붙으면 ‘불은’, ‘-기’가 붙으면 ‘붇기’가 된다. ‘붇다’와 헷갈리는 말로 발음이 같은 ‘붓다’가 있다. ‘붓다’는 ‘다른 곳에 담다’, ‘적금 따위의 돈을 일정한 기간마다 내다’,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란 뜻의 동사다. ‘붓다’ 역시 ‘ㅅ불규칙활용’을 한다. 이는 어간의 말음인 ‘ㅅ’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탈락하는 것을 말한다. ‘붓다’에 ‘-어’가 붙을 경우 ‘부어’가 되는 식이다. 재산이 ‘붓다’인지 ‘붇다’인지, 적금을 ‘붓다’인지 ‘붇다’인지 혼동하기 쉽다. 면발이 불을 때와 다리가 부을 때도 ‘붇다’인지 ‘붓다’인지 헷갈린다. 두 단어에 모두 ‘팽창’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불어’를 넣어 자연스러우면 ‘붇다’가, ‘부어’를 넣어 자연스러우면 ‘붓다’가 맞는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 재산과 면발은 ‘붇다’, 적금과 다리는 ‘붓다’가 옳은 표기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