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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길, 숨은 조상땅 찾아보자

    고향길, 숨은 조상땅 찾아보자

    명절에 고향을 들르면 형제자매와 어른들을 만날 수 있다. 정겨운 대화를 나누었다면 다음에는 한번쯤 조상들이 소유했던 부동산이 있었는지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다. 특히 고향 어른들을 만나면 조상들이 땅을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었거나 대를 거듭하면서 잊어버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전국에 흩어진 부동산 소유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오래된 조상들의 부동산도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바로 조상 땅 찾기 서비스다. 조상땅 찾기 서비스는 조상들이 갑자기 사망했거나 부동산 관리 소홀 등으로 후손들에게 상속되지 않아 남아 있는 부동산을 국토정보시스템 지적전산망을 이용해 상속인에게 토지소재를 알려주는 행정서비스제도이다. 2015년 6월부터 시행중인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 시행은 상속권자가 읍·면사무소에 신청하면 사망자의 토지소유현황을 문자 또는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신청을 원하는 사람은 시·군·구를 방문해 본인 또는 상속인임을 증명하는 서류(돌아가신 분의 사망기록이 등재된 제적등본, 2008년 1월1일 이후 사망자는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와 함께 신청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위임장과 위임자 신분증 사본을 첨부해 신청하면 된다. 서비스 신청은 본인 또는 상속인이면 된다. 조상이 1959년 12월31일 이전 사망했다면 호주승계자가 신청하고, 조상이 1960년 1월1일 이후에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 또는 직계비속 모두가 신청할 수 있다. 구비서류는 조상이 2007년 이전에 사망한 경우는 신청인 신분증과 상속인임을 입증할 수 있는 제적등본 등이 있어야 한다. 즉 재산상속은 장자상속으로 호주 상속인이 재산 상속인이 되며, 부부·형제·부자간 등 가족이라 하더라도 위임장 없이는 정보제공이 불가능하다. 2008년 이후에 사망한 경우는 신청인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를 구비해 가까운 시 또는 시·군·구 토지정보과에 신청하면 된다. 채권확보, 담보물권 확인 등 이해관계인이나 제3자에 대한 토지소유 현황 조회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해 제공되지 않는다. 조회를 통해 조상 땅을 찾았다면 본인이 관할 등기소에 등기부 등본, 소유자 주소지의 거주사실 등을 확인 후 상속등기 절차를 마치면 된다. 만약 조상들이 사들인 땅이라도 이미 선의의 제3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면 이 땅은 조회할 수 없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설 명절에 조상 땅 찾아보세요

    “설 명절에 조상 땅 찾아보세요” 전북도가 설 명절을 앞두고 조상 땅 찾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21일 전북도에 따르면 2001년부터 시작된 조상 땅 찾기는 최근까지 13만여건 46만여 필지에 대해 정보를 제공했다. 이 가운데 모르고 지내던 조상 땅을 찾는 경우는 30%에 이른다. 신청자와 정보제공 건수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2년 1만 764건이던 조상 땅 찾기 신청 건수는 2013년 2만 2828건, 2014년 2만 5704건, 2015년 2만 5851건, 2016년 3만 218건, 2017년 2만 153건 등이다. 최근들어서도 조상 땅 찾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루 평균 10여건씩 접수되고 있다. 현재 현제강점기 토지조사사업 당시 소유자로 지적공부에 등록된 이후 소유권 변동이 없는 토지는 8만 필지나 된다. 조상 땅 찾기 사업은 수수료 없이 무료로 제공된다. 사망자의 재산상속인이면 누구나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다. 가까운 시·군·구청을 민원실을 찾아가 사망자의 제적등본을 제출하면 전국의 토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성남시-한국노총 야탑 길거리서 무료 법률 상담

    경기 성남시와 한국노총 성남지부는 12일~ 15일 나흘간 분당 야탑역 광장에서 ‘길거리 무료 법률 상담소’를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소속의 변호사, 노무사, 법무사 등 9명의 법률 자문단이 참여해서 상담을 한다. 가사, 부동산, 금전 거래, 재산상속 등 민·형사상 법률문제나 임금 체불, 산재, 부당해고 등 노동법 관련 법률문제의 모든 분야에서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경제적 이유 등으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서민의 편에 서서 법적 조언을 한다. 필요하면 상담 의뢰자의 변호사 선임을 도와준다. 체불 임금과 관련해서는 고용노동부에 고발장을 접수를 도와줘 전문 지식 부족으로 선량한 이들이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한다. 한국노총 성남지역지부는 길거리 법률 상담과 노동교육상담(031-742-0606. 중원구 순환로 166 근로자종합복지관)을 12년째 병행해 지난해 1930건의 무료 상담을 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박유천 동생 박유환 사실혼 파기 피소…사실혼이란?

    박유천 동생 박유환 사실혼 파기 피소…사실혼이란?

    배우 박유환이 사실혼 파기로 전 여자친구에게 피소를 당한 사실이 드러나며 ‘사실혼’이 무엇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실혼은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으로는 혼인으로 인정받을 수 없지만 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내연의 부부관계를 이른다. 혼인신고를 하지않고서 사실상 혼인생활을 하며 동거하고 있는 관계가 일반적이다. 혼인의 의사와 실체를 갖춘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단순한 불륜관계나 야합과는 구별된다. 우리나라 민법은 법률혼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혼인식 여부와 혼인생활기간의 장단에 관계없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동안은 사실혼이 된다. 사실혼은 친족관계의 발생이나 입적, 호주 승계나 재산상속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거·부양·협조·정조 의무를 지며,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한다. 연금법이나 보험관계법령에서는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권리를 적용한다. 또 함께 혼인생활을 하는 주택의 경우 권리를 승계받는 경우도 있다. 3일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배우 박유환이 전 여자친구에게 사실혼 파기로 피소됐다고 전했다. 박유환의 전 여자친구 K씨는 지난 5월 서울가정법원에 사실혼 파기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K씨 측은 “박씨가 일방적으로 사실혼을 파기했다”며 정신적·물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박유환 측은 오는 9일 오후 해당 소송의 조정을 위해 서울가정법원에 출두한다. 앞서 박유환의 형 JYJ 박유천은 유흥업소와 집 화장실 등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달 10·16·17일 여성 4명에게서 고소를 당했다. 박유천은 성폭행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성매매·사기 혐의를 적용, 검찰에 송치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이슈] 반야월 셋째 딸 “가사 무단사용” vs 사천시 “제막식 참석은 사용 허락”

    [이슈&이슈] 반야월 셋째 딸 “가사 무단사용” vs 사천시 “제막식 참석은 사용 허락”

    “반야월이 지은 가사를 노래비에 허락 없이 사용한 것은 저작권 침해로 손해 배상해야 한다.”(반야월 셋째딸) “반야월이 노래비 제막식에 참석한 것은 가사 사용을 허락한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노래비는 반야월 명예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경남 사천시) 우리나라 대표 작사가 반야월(본명 박창오·1917~2012)의 유족이 반야월이 지은 가사의 노래비를 세운 지방자치단체와 기관 등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동시에 제기해 주목된다. 15일 사천시와 반야월 유족 측에 따르면 반야월 셋째딸 박희라씨가 사천시와 충남 태안군, 충북 제천시, 서울 금천·성북구, 한국수자원공사 등 6개 기관을 상대로 어문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지난 2월 29일 소장이 접수된 뒤 사천시 등 피고 기관에서 답변서와 준비서면을 내는 등 재판을 준비하는 가운데 법원이 지난달 22일 조정회부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이달 조정이 열릴 예정이지만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씨는 사천시에 6750만원, 나머지 5개 기관에 1500만원씩을 청구했다. 박씨는 소송대리인을 통해 낸 소장에서 사천시 등 6개 기관이 반야월이 작사한 노래비를 만들어 세우면서 노랫말과 제목을 무단으로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박씨는 해당 기관은 노래비 건립 공사비의 15%를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박씨는 반야월이 작사한 모든 저작물의 재산권과 사용료에 관한 권리를 2010년 아버지에게서 유언 공증서를 통해 단독 승계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법원도 반야월의 자녀(2남 4녀)들이 재산상속을 놓고 벌인 소송에서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씨 측은 저작권법 제46조 저작물의 이용 허락에 따라 저작재산권자는 다른 사람에게 그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할 수 있으며 이용 허락을 받는 자는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만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어문저작물 이용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사용한 행위는 어문저작물을 침해한 것으로 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 측은 손해배상청구 금액은 앞서 있었던 유사한 형태의 저작물 이용 및 계약에 따라 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와 소송대리인 측은 경북 영덕군이 2010년 6월 영덕군 영덕읍 남석리 삼각주공원 안에 ‘외나무다리 노래비’를 건립할 당시 노래비 공사비 1억원의 15%를 반야월에게 가사 저작권 사용료로 준 사례가 있어 이를 따랐다고 했다. 박씨 측이 손해배상 청구를 한 시설물은 사천시에 2곳이 있다. 서금동 노산공원 앞 바닷가에 2011년 11월 건립한 ‘삼천포 아가씨상’과 대방동 삼천포 대교 기념공원에 2005년 5월 세운 ‘삼천포 아가씨 노래비’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만리포 해수욕장의 ‘만리포 사랑 노래비’와 충북 제천시 백운면 박달로 박달재 공원에 1988년 11월 만든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비’, 2001년 10월 서울 금천구 독산로 금천체육공원에 세운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비’ 등도 소송에 포함됐다. 금천구는 ‘울고 넘는 박달재’를 부른 가수 박재홍이 태어난 곳을 알리기 위해 노래비를 건립했다. 또 성북구 동소문로 177 미아리 고개 정상에 있는 ‘단장의 미아리 고개 노래비’와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소양강댐 정상에 한국수자원공사가 건립한 ‘소양강 처녀상’에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이에 대해 사천시 등은 답변서에서 어문저작물을 이용해 영리를 취하지도 않았고 더구나 반야월이 제막식에 참석한 것은 어문저작물 사용을 허락한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아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천시는 삼천포 아가씨 노래비와 삼천포 아가씨상이 노래 위상과 가치를 높이고 인기를 얻는 데 큰 기여를 했으며 반야월의 명예를 크게 높였다고 주장했다. 또 비영리 자치단체가 저작물을 이용해 영리를 취하지 않았고 저작자 이익을 해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관련 문화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것이다. 사천시는 삼천포항과 사천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삼천포 아가씨 가요제’도 해마다 개최한다. 사천시는 반야월이 먼저 사천시에 삼천포 아가씨 노래비 설치를 건의한 적이 있고 제막식 때도 참석하는 등 어문저작물 사용을 포괄적으로 허락했다고 강조했다. 박씨 측이 뒤늦게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제천시는 답변서에서 박달재 노래비는 제천중앙라이온스클럽이 1988년 11월 건립해 시에 기증, 시에 책임이 없을 뿐 아니라 역시 반야월이 제막식 행사에 참석,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른 곳도 이와 비슷한 의견이다. 반야월은 1917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진해 농산고를 수료한 뒤 진방남이란 예명으로 1938년 태평레코드사 전속가수로 활동했다. 해방 뒤에는 반야월이란 이름으로 작사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그가 가사를 쓴 노래가 5000여곡이 넘는다. 1940년 새 노래를 취입하기 위해 태평레코드사 본사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모친이 별세했다는 연락을 받고 가슴을 치며 비통한 심정으로 ‘불효자는 웁니다’를 불러 대히트를 쳤다. ‘삼천포 아가씨’ 가사는 1960년대 부산·마산·통영·여수 등을 오가는 연안여객선을 보며 임을 기다리는 아가씨의 마음과 삼천포항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묘사한 것이다. 6·25전쟁 때 서울을 빠져나오지 못해 배를 곯아 숨진 세 살 된 딸에 대한 애절함을 ‘단장의 미아리 고개’로 표현했다. ‘산장의 여인’은 1957년 가을 마산국립결핵요양소에 위문공연을 갔을 때 객석에서 소복을 입고 흐느끼며 자신의 노래를 듣는 한 여인을 보고 노랫말을 썼다. 반야월이 지은 노랫말은 이처럼 구구절절 애절한 사연을 담아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들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가수로 활동하면서 친일 군국가요를 부른 것을 후회한다며 2010년 사과하기도 했다. 사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CJ그룹] 유산 소송·구속·투병… 삼성 장손家 비운 딛고 재기 몸부림

    CJ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소월로2길 1층 로비에는 창업자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좌상이 벽면 부조로 조각돼 있다. 또 CJ그룹 식품계열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 건물의 1층 로비에도 그의 흉상 홀로그램이 있다. CJ그룹이 삼성그룹과 계열 분리됐더라도 이재현(54) CJ그룹 회장이 이병철 회장의 장손이라는 그룹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하지만 장손가의 비운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가(家) 장자의 재산 상속 소송으로 껄끄러워진 집안 관계를 비롯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유전병까지 앓고 있는 이재현 회장의 비운이 그렇다. 삼성가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과거부터 이어져 온 삼성가와의 크고 작은 갈등은 세간의 관심을 끌곤 했다.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83) 전 제일비료 회장이 냈던 재산상속 소송이 대표적이다. 이맹희 전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장자이지만 후계 구도에서 탈락한 뒤 야인이 됐다. 잊혀졌던 이맹희 전 회장이 2012년 2월 다시 목소리를 냈다. 그의 누나이자 이병철 회장의 차녀인 이숙희(79·구자학 아워홈 회장 부인)씨 등과 함께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차명재산인 4조 849억원 상당의 주식과 배당금을 돌려 달라”며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주식 인도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다. 당시 법원에서 이맹희 전 회장 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이 넘어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관심이 집중됐었다. 한쪽에서는 재벌가 유산 소송이라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 소송에서 이맹희 전 회장은 1·2심에서 패소한 뒤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사건은 비교적 싱겁게 끝났다. 이맹희 전 회장 측은 “재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 간 관계”라고 상고 포기 이유를 밝혔다. 이맹희 전 회장은 현재 폐암으로 일본에서 투병 중이다. 아들 이재현 회장은 건강 문제와 재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1600억원대의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고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총수의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도 공백이지만 이 회장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다. 그의 건강 상태는 구속되면서부터 공개된 바 있다.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그는 지난해 8월 부인인 김희재(54)씨의 신장을 이식 받았지만 수술 후 면역거부반응과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 또 말초신경과 근육이 점차 소실되는 삼성가의 유전병으로 알려진 CMT(샤르코-마리-투스)도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집행정지 상태인 이 회장은 서울대병원 암병동에 입원 중이며 오는 21일 구속집행정지 기간 만료를 앞두고 상고심 재판부에 연장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룹의 미래는 이 회장과 부인 김희재씨 사이에서 낳은 1남 1녀에 달려 있다. 자녀들의 나이도 어리고 이 회장도 경영자로서 젊기에 후계구도를 말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이 회장의 건강이 예사롭지 않아 자녀들은 향후 승계를 위해 현업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이 ‘사원-대리-과장-부장’ 등 대부분의 직급을 거쳤던 것처럼 자녀들도 사원부터 시작해 현장 중심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다. 딸 이경후(29)씨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학위를 딴 뒤 2011년 7월 CJ주식회사 사업팀으로 입사했다. 사업팀은 각 계열사의 사업전략 수립 및 관리, 신사업 기획 등을 추진하는 부서다. 이씨는 사업 전반에 대해 익힌 뒤 CJ오쇼핑 상품개발본부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과장으로 승진했다. 남편인 정종환(34)씨는 이씨가 미국 유학 중에 만났고 같은 컬럼비아대학원을 졸업해 뉴욕에 있는 씨티은행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 CJ그룹의 해외법인인 CJ아메리카에서 근무 중이다. 아들 이선호(24)씨는 누나와 같은 컬럼비아대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한 뒤 지난해 7월 CJ그룹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 방학 때마다 CJ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인턴을 하며 오래전부터 그룹 일을 배워 왔다. 현재 CJ제일제당 BIO사업관리팀 소속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현장 경험을 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사실혼 관계와 재산분할청구권

    판례의 재구성 12회에서는 사실혼 관계와 재산분할청구권과 관련해 2009년 2월 9일 선고된 대법원 판례(2008스105)를 소개한다.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해설을 민법(가족법) 분야의 권위자인 김상용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법률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혼인 의사를 가지고 함께 사는(공동생활) 관계를 ‘사실혼’이라고 한다.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부부는 외관상 법률상 혼인한 부부(법률혼)와 아무 차이가 없으며 단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만 다르다. 우리 민법에서는 사실혼을 인정하고 있으며 법률혼의 효과와 관련된 민법 조항이 상당 부분 사실혼에 대해서도 유추·적용된다. 예를 들어 사실혼 배우자도 동거·부양·협조 및 정조의무가 있고, 사실혼 관계가 해소(파기)될 때는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 다만 법률혼과는 달리 한쪽 사실혼 배우자가 사망하게 되면 남은 상대방에겐 민법상 재산상속권은 물론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가 살아 있을 때 사실혼이 해소되면, 상대 배우자가 사망한 이후 상속인을 상대로 재판상 이혼과 같이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2009년 2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경우 사실혼 관계를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고, 이후 재산분할청구도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당시 A(여)씨가 낸 재산분할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1994년 이혼한 중년 남자를 만나 동거 생활을 이어 가면서 사실혼 부부로 살아왔다. 그러다 2007년 3월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던 남자가 운동을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과정에서 남자의 자녀들이 더 이상 만남을 이어 가지 못하게 하자 A씨는 그해 4월 사실혼 관계 해소를 주장하면서 남자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한 달 뒤 남자가 사망에 이르게 됐고, A씨는 남자의 법정상속인인 자녀들을 상대로 소송수계신청을 냈다. 이 사건에 대해 1, 2심 재판부는 “당시 의식불명이었던 상대방이 사실혼 해소에 대한 의사를 표시하지 못하고 사망했다”며 “사실혼 관계 해소는 청구인의 의사표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사망으로써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청구인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의식불명 상태인 사실혼 배우자라면 사실혼 관계를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고, 함께 이룩한 공동재산에 대해서는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우선 “사실혼 관계는 당사자 일방의 의사에 의해 해소될 수 있다”며 “사실혼 해소 의사가 반드시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A씨의 의사에 의해 사실혼 관계가 해소됐으므로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또 “법률혼의 경우에도 상대방이 의사능력이 없거나 생사가 3년 이상 불명인 경우에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된다”며 “법률의 균형상으로도 굳이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 및 수령 등을 사실혼 해소 요건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 사실혼 당사자가 갑자기 사망했을 경우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기존 판례에 비춰 볼 때 남은 상대방의 재산분할청구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어 “이 사건에서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성이 사망했기 때문에 법정상속인인 자녀들에게 재산분할청구에 대한 수계를 허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염상섭 ‘삼대’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염상섭 ‘삼대’

    염상섭의 ‘삼대’하면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중·고등학교와 대입 논술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이 책은 학교 시험에도 자주 출제된다. 몇 년 전 한 중학교의 3학년 국어시험에 ‘삼대’가 출제됐다. 이 책의 등장인물인 이필순이 1년간 다녔던 공장이 무엇인지를 묻는 문제였다. 워낙 두껍고 1920~30년대 사용하던 서울 문체가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중학생이 읽어내기 어려운 책이다. 그런데 자세히 읽지 않으면 찾지 못할 세부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출제된 것이다. 치열한 내신 서열화를 위해 어려운 문제를 내야만 했던 국어 교사의 고민이 느껴졌다. 이 문제의 정답은 ‘고무공장’. 전체 500쪽이 넘는 책에서 한두 번 언급된다. 아이들은 메리야스 공장, 벽돌공장, 철공장 등등 다양한 공장을 만들어냈다. ‘삼대’는 우리나라 문학사에서 사실주의 문학으로 손꼽히는 뛰어난 작품이다. 사실주의 문학이란 개성보다는 객관적 인식을 더 중요시하는 것이며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통해 세계를 파악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경향을 말한다. 염상섭은 근대의 본질을 성숙한 안목으로 통찰하고 식민지 시기 현실을 치밀하게 묘사해 낸 사실주의의 대가로 널리 인정받아 왔다. ‘삼대’는 1920~1930년대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중산층 집안인 조씨 일가에 대한 가족사 소설로 3대에 걸친 갈등을 통해 당시 식민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1931년 1월 1일부터 9월 27일까지 조선일보에 215회로 연재됐다. ‘삼대’에 등장하는 주요인물은 구세대를 대표하는 조의관, 타락한 개화주의자 조상훈, 식민지 세대의 중도적 인물인 조덕기다.(가계도 참고) 조의관은 한말의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구세대 인물이다. 자수성가해 재산가가 된 그는 돈을 주고 옥관자를 붙여 양반이 되고, 대동보소를 맡아 족보를 치장하는 데 거액을 들인다. 그는 식민지 시기라는 위기상황 속에서도 가문을 중시하는 유교적인 가치관을 고집한다. 이것은 기독교 신자이자 전통적인 가치관을 무시하는 아들 조상훈과의 대립에서 더욱 강조된다. 조의관의 일생을 지탱한 것은 ‘사당’과 ‘금고 열쇠’였다. 이를 손자 조덕기에게 물려줘 구시대의 가치관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아들 조상훈은 기독교인이며 학교 교원으로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다. 하지만 독립운동가인 홍경애의 부친을 돕다가 아들 조덕기의 동창이기도 한 어린 홍경애와 관계를 맺고 아이를 갖자 연락을 끊는다. 이후 김의경이라는 몰락한 양반의 딸과 정을 통하고 노름을 일삼는다. 처음에는 봉건질서에 대항하여 새로운 이념을 폈지만 좌절을 겪으면서 그릇된 길로 가는 과도기적인 인물이다. 염상섭은 그를 통해 좌절한 개화주의 지식인의 정신적·도덕적 타락을 보여줬다. 반면 조덕기는 조상훈의 아들로 일본 유학생이다. 조부와 부친 사이에서 중도적 입장을 보여 주며 사상적으로는 사회주의에 심퍼사이저(동조자)의 입장을 나타낸다. 가문의 명예를 중시하고 전통적인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점은 조부를 닮았고, 이필순에 대한 이성애적 이끌림은 아버지를 닮았다. 그는 집안의 가족주의를 받아들이면서도 자신만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려고 한다. 진보주의자로 등장하는 김병화는 친구 조덕기와 대조적인 인물로 사상과 행동에 급진적인 모습을 나타내지만 뚜렷한 활동을 하지 않는 관념적 사회주의자였다. 하지만 홍경애를 통해 피혁을 만나고 ‘산해진’이라는 반찬가게를 꾸려 사회주의 지하당 조직을 재건하는 아지트로 사용하며 실천적인 모습으로 변모한다. 홍경애는 기독교인이자 독립유공자였던 아버지를 보살펴 주던 조상훈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타락의 길을 걷다가 김병화를 만나 간접적으로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하며 김병화와 동지애를 확립해 나간다. 필순은 자신에게 친절한 덕기에게 끌리지만 그의 재산에 대한 거부감과 아내와 자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 마음을 다잡는다. 삼대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갈등은 조의관과 조상훈의 대립이다. 그들은 증조부의 제사를 둘러싸고 갈등한다. 그리고 조의관이 아들인 조상훈을 배제하고 손자 조덕기에게 재산상속권을 주면서 관계는 더욱 뒤틀린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관계들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돈’에 대한 욕망이다. 조의관과 수원집, 조상훈과 홍경애, 김의경 등 각 인물의 돈에 대한 욕망이 서로를 할퀴며 몰락하는 단서로 작용한다. 젊은 첩 수원집의 수작으로 조의관이 비소에 중독돼 사망하게 된 것이라든지 조상훈이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금고를 턴 것은 돈에 의해 몰락해 가는 가족의 윤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는 이념 갈등이다. 부르주아 출신의 조덕기는 봉건주의나 서구사상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줄 아는 식민지 지식인의 전형이다. 당시 수용된 사회주의의 동조자인 그는 김병화를 물심양면 돕는다. 반면 김병화는 조덕기의 현실 타협적인 자세를 비판하지만 수시로 물질적인 도움을 받기를 원한다. 이는 장훈과 피혁 같은 직업적인 사회주의자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렇게 ‘삼대’는 식민지 시기 변화하는 각 세대의 가치와 의식의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 시대를 살던 개인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 오늘날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해답도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 속에서 개인의 욕망을 실현하는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일까. ‘삼대’의 비극은 자신의 욕망을 다음 세대에까지 존속시키고 강요하고 집착한 데 있다. 요즘에도 부모의 가치관을 자녀세대에게 강요하는 일이 많다. 특히 가장 심각한 현상은 과열된 교육열이다. 이것은 ‘삼대’의 조의관이 보였던 집착과 같은 색깔이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욕망을 추종하게 된 아이들은 학업 부담을 안고 끝도 없는 경쟁에 노출된다. 요즘 중2병이나 사춘기가 심한 것도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하고 강요된 삶을 사는 학생들의 절규로 보인다. 그러므로 우리는 행복을 완성해 나가기 위해서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부모나 자녀 모두가 자신의 꿈을 실현해 나가고, 그 과정을 존중하며 소통해야 한다. 건강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개인들이 가족을 이루고, 사회적 관계를 확대시켜 나간다면 이것이 바로 바람직한 ’삼대‘의 욕망이 아닐까.
  • [씨줄날줄] 퇴계 종가의 초저녁 제사/최광숙 논설위원

    고려시대에 이어 조선시대 중기만 해도 조상의 제사를 아들과 딸이 돌아가면서 지내는 ‘윤회봉사’(輪廻奉祀)를 했다. 당연히 재산 상속도 아들 딸 구분 없이 균등하게 이뤄졌다. 그러다 ‘주자가례’(朱子家禮)를 신봉한 성리학이 자리잡게 되면서 남녀 차별이 생겼다. 장남이 제사를 계승하고, 재산 상속의 우선권과 독점권을 갖게 된 것이다. 조선 후기 학자인 윤증(1629~1714)의 아버지 윤선거(1610~1669) 남매의 재산상속문서인 ‘윤선거 남매 화회문기’를 보면 “가산의 20분의1을 봉사조(제사를 지내기 위한 별도의 재산 항목)로 따로 떼어놓는다. 제사와 봉사조 재산은 봉사 자손이 주관한다”고 적혀 있다. “남녀 간, 장남과 차남 간 제사의 윤회를 금지하고 종가에서 주관한다”고 했다. 우리 민족은 제사를 중시한다. 일반 가정에서 4대 고조부까지 제사를 지내는 ‘4대 봉사’는 사실 조선시대만 해도 높은 벼슬을 지낸 양반들만 했고, 일반 서민들은 부모 제사만 지냈다. 갑오개혁 이후 신분제가 철폐되면서 서민들이 양반 흉내를 낸 것이 4대 봉사라 한다. ‘주자가례’ 등 제례 관련 예서(禮書)에 묘사된 제사상 차림도 그야말로 소박한 제물들로 차려져 있다. 그러던 것이 유교 문화가 정착돼 조상 제사가 가문의 위세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제물과 제사의 절차가 복잡해지고 화려해졌다고 한다. 조선 중기 대학자인 퇴계 이황(1501~1570)의 종가가 수백년 동안 자정을 넘겨 지내던 불천위(不遷位) 제사를 초저녁에 지내기로 했다. 불천위는 큰 공이 있거나 도덕성 및 학문이 높아 4대가 지나도 사당에서 제사를 지내는 이들의 신위를 말한다. 그동안 퇴계 종가에서는 제사 시간 변경을 두고 “예법을 정립한 퇴계 종가에서 이를 저버릴 수 없다”는 주장과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의견이 맞서 왔다. 종가의 맏형 격인 퇴계 종가에서 제사 간소화의 흐름에 적극 나선 만큼 우리의 제사 풍습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사 횟수도 줄고 제사상 차림도 간소해지는 추세다. 집이 아닌 절에서 제사를 모시거나 여행지에서 지내는 ‘콘도 제사’와 ‘호텔 제사’도 늘고 있다. 퇴계는 정신이 온전치 않던 두번째 부인 권씨가 제사상 음식에 먼저 손을 대도 “할아버님께서도 손자며느리를 귀엽게 여기실 터이니 노여워하지 않을 거다”며 지혜롭게 수습했다. 짜여진 예법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 중심으로 예를 실천한 분이 바로 퇴계다. 이번 결정에 퇴계는 “이제야 후손들이 내 뜻을 제대로 아는구나”하며 흐뭇해할 것 같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짐이다, 맡기자 情이다, 뭉치자…벌초의 두 얼굴

    짐이다, 맡기자 情이다, 뭉치자…벌초의 두 얼굴

    # 대구에 사는 이모(72)씨는 지난 1일 피붙이 4명과 함께 울산 울주군 대곡댐 수몰지 인근 조상 묘를 찾아 벌초했다. 이들은 벌초를 하기 위해 30여분간 배를 타야 했다. 이씨는 “댐 수몰지역 주민들의 향수는 남다르다”면서 “그나마 벌초를 할 때마다 수자원공사에서 배를 준비해 줘 성묘까지 겸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조모(51)씨는 언제 부모 묘를 벌초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대행업체에 벌초를 맡긴 지 벌써 수년째다. 조씨는 “산소가 있는 충북 보은까지 가려면 기름값에 고속도로 통행료까지 10만원 가까이 들어가고, 형제들끼리 시간 맞추기도 어렵다”면서 “예초기를 구입해 직접 한다고 해도 그 돈이면 남에게 맡기는 게 훨씬 낫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짜증 나는 체증만 생각해도 진절머리가 난다”고 덧붙였다. ‘산 넘고 물 건너’ 가야 하는 벌초 길이 도시인에게 짐이 된 지 오래다. 벌초가 ‘전통 풍습을 지키는 미풍양속’과 ‘귀찮기만 한 고행’이란 혼란스러운 과도기적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조상에 대한 공경심이 갈수록 옅어지는 시점에서 대행업체에 벌초를 맡기는 사람은 늘어만 가고 있다.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때로는 재산상속을 둘러싼 자식들 간 갈등으로 벌초가 대행되는 씁쓸한 풍경이 연출된다. 이런 과정에서 집안 식구들이 모여 조상 묘를 깨끗이 정리하고 막걸리와 얘기꽃으로 정을 나누는 옛 모습은 점차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농협은 벌초대행 신청자가 해마다 20%씩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벌초를 의뢰하는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충북 청주에 사는 김모(49·회사원)씨는 전남 외딴 섬이 고향이다. 10년 전만 해도 김씨는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아 벌초를 했다. 벌초를 중단한 것은 고향에서 홀로 살던 어머니가 치매를 앓은 뒤다. 어머니를 청주로 모셔 온 뒤 벌초를 단념해야 했다. 그는 “어머니 곁에 사람이 있어야 하고, 하루 한 번뿐인 고향 배편도 불편해 대행업체에 벌초를 맡겼다”면서 “TV에서 벌초 차량 행렬을 보면 아버지 산소가 생각난다”고 우울해했다. 대전 시민 박모(64)씨는 재산상속 다툼으로 벌초를 중단했다. 동생들과 우애가 깊었으나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사이가 멀어졌다. 장남인 박씨가 재산을 많이 물려받자 동생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동생들은 서서히 발길을 끊었고 집안일도 외면했다. 박씨 혼자 충북 청원에 있는 부모 산소를 벌초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힘에 부치자 대행업체에 맡기고 말았다. 박씨는 “동생들을 불러 벌초를 하고 싶었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면서 “대행업체가 벌초를 끝낸 뒤 찍어 보내주는 부모님 묘 사진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청원에 사는 최모(75)씨는 벌초 얘기만 나오면 아들이 더욱 그립다. 함께 살면서 할아버지 묘를 벌초하던 아들이 5년 전 사고로 세상을 등졌기 때문이다. 최씨는 도와줄 집안 사람이 없자 결국 대행업체에 벌초를 맡겼다. 농협 충북본부 관계자는 “자식들이 모두 딸이거나 아들이 있어도 외국에 나가 있어 벌초를 의뢰하는 집안이 꽤 있다”면서 “조상묘가 산꼭대기에 있어 작업이 힘들다면서 벌초를 맡기는 자손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대행업체에는 벌초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충남 청양농협은 벌초 예약이 일찌감치 꽉 찼다. 1기에 6만원 정도 받고 있지만 이미 60여건이 들어와 현재 인력으로는 더 이상 작업이 곤란한 상태다. 충남 금산농협 금성청년부도 마찬가지다. 의뢰받은 벌초가 270건 안팎에 이른다. 이 단체는 1997년 농민 16명으로 구성됐다. 벌초 대행업의 ‘원조’ 격이다. 벌초해 주고 받은 돈으로 불우이웃을 돕자고 만들었다. 요즘도 연말이면 관내 불우이웃을 찾아 김장을 해 주고 쌀도 제공한다. 4개 조로 나눠 작업을 벌인다. 15분 정도면 묘 1기를 벌초할 정도로 노하우가 쌓였다. 회장 이창근(53)씨는 “어떤 묘는 수풀이 너무 우거져 찾는 데 엄청 애를 먹는다. 멧돼지가 마구 훼손한 묘도 있다”면서 “이제는 우리도 나이가 들어 힘이 부치는데 새 회원을 받으려고 해도 농촌에 젊은이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벌초할 때 가장 무서운 게 땅벌”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말벌과 달리 몸통이 작은 땅벌은 눈에 잘 띄지 않아 발견이 쉽지 않다고 했다. 벌집을 건드려 땅벌이 떼로 달려들면 수십m쯤 도망가지만 별 수 없다. 벌이 옷 속으로 헤집고 들어와 옷을 벗어야 한다. 이 때문에 ‘첨병’ 한 사람이 갈퀴와 모기약을 들고 앞장서 조심스럽게 숲을 헤치면서 땅벌 확인작업을 벌인다. 청원군 오창농협 청년부장 김용회(57)씨도 농사를 지으면서 이웃 30여명과 팀을 짜 벌초 대행업을 하고 있다. 김씨는 “벌초를 해 주고 이듬해 다시 묘를 찾아가면 풀만 수북하고 사람이 다녀간 흔적을 찾을 수 없는 묘들이 상당수”라면서 “벌초만 맡기고 한 번도 조상 묘를 찾지 않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벌초비를 떼먹는 이들도 종종 있다. 서울의 한 사업가는 자신의 회사가 망했다면서 오창농협에 밀린 벌초비 26만원을 수년간 내지 않고 있다. 모 변호사는 벌초비를 내면서 1만원만 깎아 달라고 마구 졸라 고성이 오간 적도 있다. 하지만 직접 벌초를 고집하는 집안은 아직 많다. 경북 안동·임하호 수운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추석을 앞둔 이맘때면 매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직원 10여명이 휴일도 없이 꼭두새벽부터 전국에서 몰려드는 수몰지역 벌초·성묘객을 배 여덟 척으로 댐 내 골짜기에 실어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벌초 후 손짓만 하면 어디든지 달려가 뭍으로 옮겨준다. 인원 점검은 필수. 산속에 자칫 고립될 수 있어서다. 벌초객은 매년 3800여명에 달한다. 수운관리사무소 남영호(45)씨는 “직원들이 매년 추석 명절 때 수몰지 성묘객들을 모시느라 비상이 걸려 정작 자신들의 조상묘는 돌보지 못하고 있다”며 “조상님들께 죄스럽고 친지들에게 미안한 마음 그지없다”고 말했다. 전남 주암호 수몰민도 매한가지다. 이들의 벌초를 위해 군부대까지 동원된다. 배 타고 들어가야 할 주암호 주변 묘는 모두 611기다. 제주도의 벌초 문화는 유별나다. 추석 차례에는 참석하지 못해도 벌초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이곳의 오랜 풍습이다. 제주 주민들은 벌초를 안 해 방치된 묘를 ‘골총’이라고 부르며 자손의 몰락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이 때문에 매년 음력 초하루가 되면 제주에 사는 토박이는 물론 출향인들도 어김없이 묘를 찾는다. 일본 교포들까지 벌초를 위해 고향 제주를 찾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항공사들이 벌초객을 위해 제주행 특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맘때면 제주섬 전체에서 벌초행사가 벌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벌초 방식도 육지와 다르다. 8촌까지 모여 고조부 등 4대조 묘까지 깨끗이 손질하는 ‘가족 벌초’를 실시한 뒤 문중 대표들이 모이는 ‘모둠 벌초’로 제주에 처음 정착한 입도조의 묘까지 정리한다. ‘식께 안 헌건 놈이 모르고(제사 안 지낸 것은 남이 모르고), 소분 안 헌 건 놈이 안다(벌초 안 한 것은 남이 안다)’는 제주 속담은 벌초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장흥 마(馬)씨 강진파 제주 입도조의 묘는 한라산 정상(1950m) 턱밑인 해발 1600m 부근에 있지만 후손들은 해마다 왕복 7~8시간을 걷는 벌초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제주기상청도 해마다 이맘때면 긴장을 한다. 늦여름 태풍 예보 때문이 아니다. 벌초하는 날 예보가 어긋나면 주민들의 비난이 빗발쳐서다. 일부 학교에서는 효를 배우라는 뜻으로 ‘일일 벌초 방학’에 들어가기도 한다. 제주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제주에서는 벌초 행사로 가족이나 문중의 세를 과시하기도 한다”며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에 기인한 친·인척 중심의 ‘괸당(혈족을 일컫는 제주 사투리)문화’가 벌초 문화를 유별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대법 “긴급조치 9호 위헌·무효”...피해자 보상의 길 열려

    대법원이 긴급조치 9호에 대해 무효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긴급조치 9호 관련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8일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홍모씨의 부인 조모씨가 낸 형사보상 청구 소송을 받아들이며 “국가는 모두 6066만원을 보상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침해한 것으로 유신헌법은 물론 현행 헌법에도 위반돼 무효”라며 “따라서 홍씨의 재산상속인인 조씨는 형사보상법 규정에 따라 홍씨의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긴급조치 9호는 과거 박정희 정부 시절 민주화 운동이 거세지자 이를 탄압하기 위해 1975년 5월 13일 선포된 조치를 말한다. 홍씨는 1979년 긴급조치 9호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가 기소됐고, 1·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1980년 긴급조치 9호가 해제되며 대법원 면소판결을 받았다. 홍씨가 사망하자 조씨는 2011년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대법원에 형사보상을 청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억울” “죄송”… 정홍원 의혹 해명 진땀

    “억울” “죄송”… 정홍원 의혹 해명 진땀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검증 대상에 올랐다. 전날 국정운영 능력 검증 과정에서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정 후보자는 이날 도덕성 검증에서는 해명에 진땀을 흘렸다. 부동산 문제가 가장 먼저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는 1978년 부산지검 검사 재직 당시 동래구 재송동 땅 496.80㎡을 매입했는데, 법무부는 3개월 뒤 부산지법·지검 신축청사 부지로 지정했다. 민주통합당 홍익표 의원은 “거주한 적도 없고 23배의 차익을 남기고 팔았다”고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는 “서울 집을 팔고 부산에서 집을 샀는데 차액이 생겼다. 장인이 맡겨라 해서 (맡겼다)”라면서 “투기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땅 매입 이유를 ‘거주 목적’이라고 한 것에 대해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1995년 매입한 경남 김해시 삼정동 땅에 대한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도 “억울하다. 당시에는 개발이 안 돼 한가한 곳이었다”고 해명했다. ‘투자 목적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도 ‘사전에 개발 정보를 안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 땅값이 올랐다면 투기가 되지만”이라고 답변했다. 1992년 분양받아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의 건설업체가 자신이 담당 검사였던 ‘수서비리사건’에 연루됐던 한보철강으로, 특혜 분양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주택청약예금으로 분양 신청한 것으로, (그 전 청약에서) 열댓 번 떨어졌다. 그때 참 서럽게 살았다”고 읍소했다. 이에 앞서 1988년 정 후보자가 부산지검으로 발령받고도 서울 누나 집으로 주소를 이전한 것과 관련, “법을 위반했지만 조금 억울하다”면서 “당시 집이 없어 주택청약예금을 들어 놓은 상태에서 주소를 부산으로 옮기면 무효가 되는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정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부인 명의의 경남 김해시 일대 부동산이 누락된 것에 대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법 위반 사실을 인정한 뒤 “처가에 (재산상속) 분쟁이 생겨 깊이 있게 몰랐다”고 말했다. 1997년 1급 현역 판정을 받았던 정 후보자의 아들이 4년 뒤 수핵탈출증으로 병역이 면제된 경위에 대해서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아들의 지병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가슴이 아프고 아이한테 죄를 짓는 것 같다”며 감정에 호소했다. 정 후보자는 1998년 서울지검 3차장으로 재직할 때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동생인 지만씨에게 벌금형을 구형한 것과 관련해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구속 기소했으며, 구형 당시는 재직 기간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정 후보자가 총리 후보자가 된 것을 볼 때 국민은 ‘무엇인가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정 후보자는 “조금 심한 추리다. 정말 지나친 말씀이다”라고 반박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조선후기 남녀차별 상속문 공개

    조선후기 남녀차별 상속문 공개

    고려시대에 이어 조선 초·중기까지만 해도 양반 가문에서는 남녀 차별 없이 균등하게 재산을 분배했다. 제사도 남녀와 장차남을 가리지 않고 돌아가면서 지냈다. 하지만 사림이 전면에 나선 16세기를 지나 통치 철학으로 성리학이 굳건히 자리 잡게 되는 17세기 중엽이 되면 남녀 균등 상속 관습은 크게 흔들린다. ‘주자가례’(朱子家禮)를 신봉한 성리학은 예학으로 발달하면서 이른바 ‘상속제의 개혁’을 일으킨다. 재산 분배의 남녀 차별을 보여주는 분재기(分財記·재산상속문서)가 4일 공개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장서각은 이날 한국학기초자료사업 워크숍에서 조선 후기 소론의 영수이자 대학자였던 명재(明齋) 윤증(尹拯·1629~1714)의 아버지 윤선거(尹宣擧·1610~1669) 남매의 분재기인 ‘윤선거 남매 화회문기’(尹宣擧 男妹 和會文記)를 공개했다. 가로 길이가 무려 6m가 넘는 이 분재기(가로 6m 15.6㎝, 세로 34㎝)는 1652년 윤선거 등 12남매가 재산을 분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파평윤씨 윤증 가문은 호서 지방(충청도) 예학을 대표하는 명문가로 윤선거, 윤증 등 당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학자를 배출했다. 이번에 공개된 분재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자녀들이 돌아가면서 모시던 조상의 제사를 종손이 독점하고, 제사를 지내는 데 쓰기 위해 별도로 떼어두는 재산을 종손이 관리하도록 명시한 부분이다. 분재기에는 “가산(家産)의 20분의1을 봉사조(奉祀條·제사를 지내는 데 쓰기 위해 따로 떼어둔 재산 항목)로 제출(除出·따로 떼어놓는 것)한다. 제사와 봉사조 재산은 봉사 자손(종손)이 주관한다. 제사의 남녀 간, 장차자(장남과 차남) 간 윤회(輪回·돌아가면서 제사를 모시는 것)를 금지하고 종가에서 주관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안승준 한중연 장서각 책임연구원은 “여성이 제사에서 제외되면서 여성에게 나눠 주던 재산이 제사용 재산으로 설정됐다.”면서 “윤증 가문이 호서 지방의 예학 명문가였던 만큼 윤증 가문의 분재기는 다른 문중에서 참고하는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나라 뒤흔든 고려왕실 ‘남녀상열지사’

    ‘만둣집 상인에게, 절 지주에게, 술집 남정네에게, 심지어 우물 용(왕을 은유한다)에게 손목 잡히고, 잠자리를 한다.’ 고려가요 ‘쌍화점’을 요약하면 이렇다. 내외의 법도가 지엄한 조선시대 사대부가 보면 헛기침을 하면서 남세스럽다고 할 만큼 후끈하다. 엄격한 유교사회였던 조선에 비해 고려 사회는 재산상속이나 부모 봉양 등에서 남녀의 권리와 의무가 비등했다. 이혼과 재혼도 비교적 자유로웠다. 이런 분위기에서 철저히 소외된 계층이 왕실이다. 순수 혈통을 이어 가기 위한 족내혼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정략결혼이 성행했다. 서민들은 남편과 사별하면 어렵지 않게 재혼했지만, 왕후는 여생을 홀로 살아야 했다. 고려의 왕 34명 가운데 천수를 누린 왕은 몇 명에 불과한 것을 보면, 남은 젊은 왕후들이 ‘소박한 애정’을 찾았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고려왕가 스캔들’(이경채 지음, 현문미디어 펴냄)은 그런 고려 왕실의 남녀상열지사가 고려 정사(政事)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추적했다. 책은 고려왕실의 대표적인 스캔들로 꼽힐 만한 천추태후(헌애왕후)와 김치양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고려 6대 왕 성종의 동생 천추태후는 남편 경종과 사별한 뒤 외척 김치양과 사통(私通)했다. 대로한 성종이 김치양을 귀양 보냈으나 천추태후가 목종을 대신해 섭정하면서 김치양은 부활했다. 심지어 둘 사이에 아들이 생기면서 왕부(王父)의 포부가 커졌다. 문제는 경종의 비 헌정왕후가 사가로 나온 지 10년 만에 숙부 왕욱 사이에서 낳은 순혈 대량원군(왕순)이었다. 천추태후와 김치양은 대량원군을 제거하기 위해 수많은 역모를 꾸미고 고려 왕실은 정치 소용돌이에 빠졌다. 고려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이자겸이다. 이자겸은 고모 셋이 모두 11대 왕 문종의 비가 되면서 정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심지어 누이 장경궁주가 순종의 비가 되면서 이자겸의 영화는 영원무궁해 보였다. 하지만 순종이 즉위 석 달 만에 유명을 달리하는 바람에 스물도 안 된 장경궁주는 사가에서 독수공방을 시작했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이 노비 태산이니, 많이 아는 식으로 말하자면 둘이 영화 ‘변강쇠’ 한 편 찍었다. 이 소문이 선종의 귀에 들어가 이자겸의 파직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자겸은 22년간 와신상담한 끝에 외손자 인종이 즉위하자 자신의 딸들을 안기면서 다시 권력을 탐했다. 책은 의종의 둘째 딸 안정궁주의 외도를 꺼내들어 왕실 여인들도 여염집 아낙들과 다르지 않은 욕망이 있었음을 이야기하고, 충혜왕과 부인 덕녕공주의 일화로 치열하고 어지러운 고려말 조정의 상황을 살핀다. 근친혼과 불륜 수준이 막장 드라마 이상이지만 고려왕실 일탈의 기록 정도로 넘기기엔 왕실정사와 인물열전이 꽤 흥미롭게 진행된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삼성家 이건희 회장·장남 이맹희씨 ‘1조원대 상속분쟁’ 첫 공판

    삼성家 이건희 회장·장남 이맹희씨 ‘1조원대 상속분쟁’ 첫 공판

    삼성가(家)의 차명 주식을 둘러싼 2세들의 법정 싸움은 처음부터 치열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부장 서창원)는 30일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씨가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재산 반환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차녀 이숙희씨, 차남 이창희씨의 며느리 최선희씨가 제기한 소송도 병합, 한꺼번에 심리했다. 재판에는 당사자들 대신 대리인인 변호사들만 출석했다. 변호인만 원고측 9명, 피고측 6명이 출석했으며 세간의 관심을 반영하듯 삼성·CJ 측 관계자를 비롯, 100명이 넘는 방청객이 발 디딜 틈 없이 자리를 채웠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재판은 앞으로 벌어질 법정 다툼을 예고하듯 법리적 쟁점과 사실관계를 두고 변호인들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재판장도 절제된 단어를 사용하면서 조심스럽게 사건에 접근했다. ‘제척기간(除斥期間·법률상으로 정하여진 존속기간)이 지났다.’는 이건희 회장 측 주장에 대해 원고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가 먼저 공격했다. 원고 변호인은 “민법에 따르면 상속권이 침해된 것을 안 날로부터 3년, 행위로부터 10년이 지나야 상속권 회복 청구권이 소멸된다.”면서 “2011년 6월 세무 문제 때문에 동의서를 작성할 때 알았으므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건희 회장은 차명주식을 관리하면서 상속 명의를 변경한 적이 없어 상속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면서 “차명주식에 대해 원고는 상속권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유권도 갖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소유권을 갖고 있다는 원고 측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민법상 소멸시효는 문제 되지 않는다. 이건희 회장 측은 ‘소유권을 갖고 있다.’는 원고 측의 주장을 곧바로 되받아쳤다. 피고 변호인은 “원고의 논리는 매우 부적합하고 일방적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상속권을 침해할 ‘참칭(僭稱) 상속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상속권이 있는 상황에서 소유권을 갖고 있다는 논리는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원고의 청구를 각하·기각해 달라.”고 주장했다. 참칭상속인은 법률상 재산상속권이 없으면서 사실상 재산상속인으로 지위를 보유한 사람을 일컫는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에 대한 도덕성 공방도 만만찮았다. 이건희 회장 측은 “이병철 선대 회장은 생전에 이건희 회장을 후계자로 삼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다른 상속인에게 계열사 주식이나 다른 재산을 분배해 줬다.”면서 “만약 차명주식이 이건희 회장에게 갔다는 걸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선대 회장 타계한 지 25년 지나는 동안 어떻게 분쟁이 없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제 새삼 다투는 것은 이건희 회장이 삼성 후계자라는 것을 부인하는 행위이며 선대 회장의 유지를 부인하는 행위”라면서 “이건희 회장이 위험을 감수하며 혼신을 다해 일궈낸 세계적인 그룹을 다시 나눠 갖자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상속 개시부터 지금까지 주가가 40배나 상승한 점을 볼 때 정당성도 없다.”고 말했다. 원고 측은 반박했다. 원고 변호인은 “마치 알고 있었으면서 가만히 있다가 뺏으려는 등 부도덕한 사람인 것처럼 보는데 당시 이건희 회장이 기명주식을 상속받았다고 알고 있었을 뿐이고 차명주식은 몰랐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이숙희씨는 받은 재산이 없고, 이건희는 다른 공동상속인에게 차명주식 여부를 철저히 숨겨 왔다.”면서 “원고들은 부당하게 침해된 권리를 찾길 바랄 뿐 재산이 탐나서 벌이는 소송이 아니라는 점을 소송 첫머리에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병철 선대 회장이 타계한 1987년의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주식 발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법인등기부와 주권발행명부 등 자료를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7일 열린다. 류지영·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汎삼성가 한자리 모였다

    유산 분쟁 와중에 열린 삼성가 4세의 결혼식에 범(汎) 삼성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6일 한솔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조동길 회장의 장녀 나영씨의 결혼식에 삼성가의 맏이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을 포함한 한솔 측 가족과 범삼성가가 대거 참석했다. 삼성가 4세의 첫 결혼식인 만큼 많은 가족들이 식장을 찾았으나 재산상속 다툼의 최대 당사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현 CJ 회장은 불참했다. 삼성 측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자녀를 대동하고 결혼식장을 찾았으며, CJ 쪽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부인 김희재씨가 이 회장의 모친인 손복남 고문과 함께 나타났다.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은 정용진 부회장과 며느리 한지희씨와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차녀 이숙희씨도 구본성·구명진씨와 구지은 아워홈 전무와 함께 참석했으며, 삼녀인 이순희씨의 아들 김상용씨는 부인과 함께 결혼식장을 찾았다. 새한 측에서는 이재관씨가 모친 이영자씨와 함께 하객 자리에 앉았다. 이날 결혼한 나영(30)씨는 미국 다트머스대에서 뮤지엄 아트를 전공하고 현재 리움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으며, 신랑인 한경록(33)씨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웰스파고 은행에서 근무 후 현재는 한국투자공사(KIC)에서 근무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공직자 재산공개] 서울구청장 21명 재산↑… 김영종 68억 최고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21개 구청장의 재산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장 중에는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68억 447만원을 신고해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김우영 구청장 -1억4157억원 23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를 통해 공개한 ‘2012년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25개 구청장 가운데 21명의 재산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또 17개 구청장은 재산이 10억원을 밑돌았고, 3억원 미만의 재산을 신고한 구청장도 6명에 달했다. 특히 김우영 구청장의 재산은 배우자와 재산을 분할하면서 서울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1억 4157억원을 신고했다. 재산이 많은 구청장은 김영종 구청장을 비롯해 최창식 중구청장(31억 1380만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30억 6417만원), 진익철 서초구청장(21억 3412억원) 순이었다. 전년도보다 3208만 4000원이 늘어난 김영종 구청장은 전남 곡성군과 서울 동숭동 다세대 주택과 건물, 홍지동 근린시설 부지 등 본인 명의로 60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땅값과 건물 가격, 예금 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25개 구청장 평균 11억 대부분 1억원 미만의 재산이 증가했는데 변동 사유로 예금 이자와 주식, 임대료, 급여 등을 꼽았다.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구청장은 문석진 구청장으로 토지 주식 매각과 예금 이자 증가, 재산상속 등으로 3억 4521만원이 늘어났다. 2억 5464만원이 늘어난 최창식 구청장은 배우자 상속에 따른 권리 이전으로 재산이 증가했다. 재산이 가장 많이 준 구청장은 진익철 서초구청장으로 3억 5219만원이 줄었다. 이 밖에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2억 4715만원, 차성수 금천구청장 1억 113만원, 신연희 강남구청장 1억 354만원이 각각 줄었다. 서울 25개 구청장의 평균 재산은 11억 1950만원으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을 신고한 전체 신고대상자 1844명의 평균 재산 신고액(11억 8200만원)에 못 미쳤다. 한편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은 단체장은 진태구 충남 태안군수로 234억 936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진 군수는 재산가액 변동과 가계지출 증가로 지난해보다 4억 3400만원이 줄었다고 밝혔다. ●하성식 함안군수 가장 많이 감소 2위는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으로 96억 7840만원을 신고했고, 이강수 전북 고창군수(93억 7290만원)와 김맹곤 경남 김해시장(90억 9210만원), 임성훈 전남 나주시장(80억 4840만원)이 뒤를 이었다. 재산이 가장 많이 감소한 자치단체장은 하성식 경남 함안군수로 장학재단 출연금 등으로 41억 2680만원이 줄어든 74억 1670만원을 신고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국회 민생법안] 北자녀도 南부모 재산상속 허용… 처분 땐 법무장관 허가 받아야

    북한에 있는 자녀가 남쪽의 부모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이 29일 국회를 통과해 2012년 3월부터 시행된다. 특례법의 주요 내용은 ▲북한 주민에게 상속회복청구권을 인정하되 남북 주민 간 상속 소송 시 피상속인을 부양한 남한 주민의 기여분을 별도로 인정한다 ▲남북으로 갈라진 부부가 각자 재혼한 경우 처음 혼인은 소멸하고 나중의 재혼은 유효하다고 규정했다. 나아가 북한 주민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북한으로 재산을 가져가는 경우 법무부 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했으며, 북한 주민이 취득한 남한 내 재산은 법원이 선임한 재산관리인이 관리하도록 명시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일본어 교습·법률상담 제공… 주민들과의 벽 허물었다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일본어 교습·법률상담 제공… 주민들과의 벽 허물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밀집 지역이 별로 없는 편이다. 한국인들의 상가가 밀집돼 있는 신주쿠 신오쿠보에 코리아타운이 형성돼 있지만 상업 지구다. 외국인의 주거지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신주쿠를 비롯해 도쿄 전역에 비교적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도 아시아에서 제일 큰 차이나타운이 있지만 상업 시설 위주로 분포돼 있다. 도요타 자동차가 들어서 있는 아이치현 도요타시를 비롯해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 등 공장지대에 브라질 이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대부분 일본계 브라질인들이어서 일본 사회에 동화된 측면이 강하다. 오히려 지난 1990년대부터 시작된 국제결혼으로 인해 농촌 지역에 외국인들이 일본인 남편들과 다수 거주하고 있다. 야마가타현이 외국인들의 이주 정책이 비교적 성공한 지역이다. 지난해 12월 현재 야마가타현에는 중국인 2872명을 비롯해 한국인 2032명, 필리핀 682명, 베트남 163명, 브라질 117명, 미국인 155명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도자와 무라는 20년 전부터 외국인 여성들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펴 효과를 거둔 모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대학교수를 매주 초빙해 외국인 신부들을 대상으로 일본어 교실을 열어 일본말을 배우게 했다. 외국인 신부가 임신을 하게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을 우려해 산부인과 의사는 물론 정신과 의사로부터 정기적인 진단도 받도록 배려했다. 외국인 여성이 이혼이나 재산상속, 가족 양육 문제 등과 관련해 법률지식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일본 법률상담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을 어머니로 둔 자녀들이 원활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장과의 간담회’ ‘국제아동의 보육에 대한 의견 교환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도자와 무라 사무소의 마에다 고에는 “국제 결혼이 추진되면서 처음에는 외국인 주부들에게 언어, 자녀보육과 교육 문제 등이 발생했다.”면서 “하지만 지역주민들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추진하는 행정력을 펴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이곳에 시집온 이승호(49)씨는 “처음에는 주민들이 자주 조선적이라고 불러 상처를 받았다.”면서 “하지만 행정기관의 도움으로 주민들과 마음을 열면서 고려촌까지 세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성실 납세자 ‘브랜드화’… 체납징수 민간이양 검토

    성실 납세자 ‘브랜드화’… 체납징수 민간이양 검토

    31일 정부가 발표한 조세정의 실천방안은 지난 2월 1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개최한 1차 공정사회 추진회의에 따른 첫 결과물이다. 당시 공정한 병역의무, 공평과세, 교육 희망 사다리 구축, 체불임금 해소, 공정한 공직인사, 전관예우 관행개선, 학력·학벌 차별 개선,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8대 과제가 추려졌지만 공평과세가 가장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첫 결과물로 나온 것이다. 실제 최근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4대 의무 중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납세가 41.4%로 나타났다. 근로 21.9%, 교육 20.2%, 국방 16.5% 등과 큰 차이가 난다. 한국갤럽이 조세불공정 원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고소득·전문직 소득탈루가 31.6%, 사업자·봉급생활자 간 과세불형평 25.4%, 편법적 상속·증여 24.1%, 고액체납 9.8% 등으로 조사됐다. 이날 발표된 실천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많은 금액뿐만 아니라 적은 금액이라도 성실하게 납세하는 국민은 우대하고 탈세자에 대한 추적은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고액 체납자에 대한 효과적인 징수를 위해 체납 징수 업무를 통합하고 민간에 일부 위탁하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소득의 신고내용이 맞는지 세무사가 확인하는 성실신고확인제도가 4월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소득세 신고부터 시행된다. ●미성년자 재산상속 관리 강화 이날 발표된 방안 중 가장 관심을 끄는 항목은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방안 검토다.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이자 해당 기업과 주주에 대한 배임 혐의가 있고 변칙 상속·증여 수단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이렇다할 제재 수단이 없었다. 정부가 2006년 대기업 계열사들의 물량 몰아주기를 적발, 과징금을 물린 뒤 과세방안 부과 여부가 논의됐으나 더 이상 진척되지 않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사례를 심도있게 분석해 과세요건, 이익계산 방법 등 합리적 과세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익법인이 상속·증여세 회피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사후관리가 강화되고 관련 제도도 보완된다. 외부 전문가의 세무확인·결산서류 공시 의무 대상법인이 자산 10억원 이상 법인에서 수입금액 일정기준 이상인 법인까지 확대된다. 허위기부금 영수증 발급, 일정금액 이상 세액 추징 등 부실운영 공익법인 명단을 공개하고 기부금 단체 지정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미성년자가 고액 재산을 물려받는 경우 부모 등 증여자가 세금을 제대로 신고했는지를 조사하고 차명재산, 우회상장 등을 통한 변칙 상속·증여 행위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10개국과 체납자 정보교환 추진 국세청은 올 1분기 역외탈세 조사를 통해 총 4600억원을 추징했다. 지난해 최초로 스위스, 싱가포르 등에 개설한 계좌의 입출금 내역과 잔액을 확인하고 50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하는 등 역외탈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국세청은 2분기부터 홍콩, 싱가포르, 미국 등 역외 탈세의 경유지와 목적지로 자주 이용되는 나라에 세정전문요원을 파견하고 외국 국세청과 적극적인 정보교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는 6월 해외금융계좌에 대한 첫 신고를 받은 이후 하반기에는 미신고자를 파악, 제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고액체납자의 해외 은닉자산 정보를 얻기 위해 올해 오스트리아, 코스타리카 등 10개국과 정보교환협정을 확대하기로 했다. 은닉재산 확보결과를 4월과 10월 등 주기적으로 발표하고 고의적 체납 처분 회피자는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고액·재산은닉 체납자를 전담 관리하는 인력을 50명에서 174명으로 3배 이상 늘렸다. 명단이 공개되는 고액·상습 체납자의 범위도 늘어난다. 국세는 체납액 7억원 이상에서 5억원 이상, 지방세는 1억원 이상에서 3000만원 이상으로 강화된다. 지방 세무공무원의 질문·검사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국세와 같이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지방세법 조사 및 처벌 규정이 신설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세 1억원 이상 체납자는 3019명이며, 3000만원 이상 체납한 사람은 3만 2616명으로 확인됐다. ●소액 성실납부자도 인증·표창 행안부는 명단 공개를 위해 이달부터 체납자 확인을 시작할 방침이다. 최근 2년간 3000만원 이상 지방세 체납자의 이름 또는 상호, 나이, 직업, 주소 등이 언론에 공개되고 각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등에 게재된다. 모범 납세자를 브랜드화해 성실신고 수준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고 인증마크를 제작, 사업장 현관에 부착하게 된다. 사업자를 위한 무료 세무자문 서비스 대상이 음식·도소매업종의 생애 최초 창업자에서 모든 영세납세자로 확대된다. 지방세 납부 금액이 적더라도 3년 이상 지방세를 성실히 납부한 사람을 대상으로 성실납제자 인증 및 표창이 수여된다. 또 국·공립 박물관 입장료 할인, 시·도립 어린이집 유아 선발 시 우대, 공공기관 전용주차장 지정 등 생활 속에서 우대를 체감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별 조례가 만들어진다. 7월부터는 현행 광학식문자판독기(OCR) 고지서 납부방식 대신 신용카드로 지방세를 낼 수 있도록 납부 방식이 변경된다. 전경하·박성국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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