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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애니메이션 ‘스푸키즈’ 일본 진출한다

    국산 애니메이션 ‘스푸키즈’ 일본 진출한다

    국산 애니메이션 ‘스푸키즈’가 애니메이션의 본고장 일본에 진출한다. 제작사 주식회사 키링은 세계적인 광고회사 ‘하쿠호도’와 스푸키즈 공급과 관련된 독점판권 계약을 맺었다며, 라킨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성사된 판권계약에 따라 하쿠호도는 일본 내에서 스푸키즈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하여 부가사업을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쿠호도는 미국 광고 마케팅 잡지 Advertising Age에서 선정한 Agency Report 2016 세계적 글로벌 광고회사 7위에 오른 기업이다. 이전에는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등으로 유명한 지브리스튜디오의 작품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키링 측은 이번 스푸키즈의 해외 진출이 국산 애니메이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계자는 “스푸키즈는 기획부터 제작까지 국내 전문가들이 만든 토종 애니메이션”이라며, “이런 작품이 애니메이션의 성지 일본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력이 큰 힘이 됐다. ‘스푸키즈’가 일본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키링이 제작한 ‘스푸키즈’는 여섯명의 몬스터가 저녁에 학교를 다니는 에피소드를 담은 3D애니메이션으로 지난 2014년부터 버스, 지하철, 유투브 등 다양한 채널에 소개되어 국내외 전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무역대표부 보고서 “한·미 FTA 도움 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나온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장벽 연례보고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미국이 체결한 모든 FTA를 재검토하더라도 한·미 FTA는 상대적으로 후순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USTR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펴낸 ‘2017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한·미 FTA와 관련해 “2012년 3월 체결 이후 양국은 6차례의 관세 인하 및 폐지 조치를 단행했으며 미국의 수출업체들에 상당한 새로운 시장 접근 기회를 창출했다”고 기술했다. 이어 “이 협정은 한국의 규제 시스템을 투명하게 이끌었고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했다”며 “미국 자동차와 다른 주요 수출품에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USTR은 이 연례보고서를 미 의회에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미국과 교역하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60개국의 통상 규모와 평가, 분야별 미국 업체들의 애로 사항 등이 담겼다. USTR은 “(한·미 FTA가) 통신과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 개선을 포함해 사실상 모든 서비스 분야에 걸쳐 의미 있는 시장 접근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아시아 내 전략적인 핵심 파트너와 유대를 강화했고 미국 수출업체를 위한 한국의 사업 환경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건축용 목재와 관련해 미국의 규격·품질 검사 결과가 한국에서도 인정받기를 희망하는 내용을 신규로 포함시켰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양국의 상품 및 서비스 교역 규모는 2011년 1265억 달러에서 2015년 1468억 달러로 증가했다. 미국의 서비스 수출은 한·미 FTA 체결 전보다 23.1% 증가한 205억 달러로 집계됐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검찰 “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구속 수사 필요하다”

    검찰 “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구속 수사 필요하다”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한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 사안의 중대성, 공범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들어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우선 “피의자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며,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다 할지라도 공범 및 관련자 대부분이 정치·법률적으로 이해관계를 함께 하는 사람들이므로 진술을 번복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피의자는 본격적 수사가 진행되자 안종범 등 청와대 비서진들을 통해 검찰 수사 대응책을 마련해 전경련 부회장 이승철 등에게 허위 진술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서원(최순실의 개명 후 이름)이 해외에 도피한 동안에도 차명 전화를 이용해 다수 통화하면서 수사에 대비했음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 수사 및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에 성실히 응하지 않았다면서 이를 도주 우려로 연결지어 비판했다. 검찰은 “피의자는 검찰 및 특검 수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면서 수차례 대면조사 요구에 불응한 바 있고, 헌재 심판에는 끝내 불출석했을 뿐만 아니라 탄핵 결정에도 불복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피의자의 변호인들이 보여준 헌법과 법률 경시 태도에 비춰 앞으로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출석을 거부할 우려가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사안의 중대성 측면에서는 검찰은 “피의자는 대통령 권한을 남용, 공범인 최서원과 피의자의 사익 추구를 위해 대기업들로 하여금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내도록 강요하고 플레이그라운드에 일감을 몰아주게 강요해 헌법상 보장된 기업의 자율권,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 부회장 이재용으로부터 개인 경영 지배권 승계와 관련된 청탁과 함께 약 3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거나 최서원으로 하여금 수수하도록 한 것으로 사안이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또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 혐의와 관련해서는 “문화·예술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고 국민을 둘로 나눠 국론을 분열시킨 중대 범죄”라고 적었다. 국정 문건 유출 혐의와 관련해서는 “사인인 최서원이 인사·외교·정책 등 국정 현안 전반에 개입하게 해 소위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하며 “피의자는 위와 같이 국격을 실추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음에도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관계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는 등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검찰은 최순실·장시호·차은택씨 등 공범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지시에 따른 공직자들이 구속된 상황을 지적하며 책임이 더욱 큰 박 전 대통령이 형평성 차원에서 구속돼야 한다는 의견도 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과 여권은 실질적인 도주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박계 자유한국당 조원진 의원은 28일 국회의원 77명으로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서에 서명을 받았다면서 29일 서울중앙지법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29일 “권좌에서 밀려나서 안타깝고 딱한 처지에 놓여 있는데 구치소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증거를 조작케 한다는 것인가”라며 “가택연금 상태에 계시지 않나. 누가 이걸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겠나. 정도가 지나친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적 재산권에 해외부동산도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신고 목록은 저작권부터 해외 부동산, 악기 등 매우 다양했다. 김화동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딸에게 힘이 되는 아빠의 직장생활 안내서’라는 제목의 서적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장은 ‘루나레나의 비밀편지’ 책자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신고했다. 유운영 대한석탄공사 상임감사는 청동조각 7점, 중국 접시와 청동주전자, 희귀석 30점 등 3900만원의 골동품 또는 예술품을 신고했다. 이현주 대전시 정무부시장은 배우자 명의로 첼로를 포함해 3억 2000만원 상당의 악기를 신고했다. 강영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배우자 명의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6억원짜리 단독주택을, 김학균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버지니아주에 10억 6000만원짜리 단독주택을 갖고 있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박근혜, 피의자 조서는 꼼꼼히…“이런 뜻 아닌데 고쳐주세요”

    박근혜, 피의자 조서는 꼼꼼히…“이런 뜻 아닌데 고쳐주세요”

    뇌물수수·제3자 뇌물공여·직권남용·강요·공무상 비밀누설 등 13가지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검찰에 출석해 22일까지 ‘1박 2일’ 조사를 받았다. 사실상 밤샘 조사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9시15분 자택을 떠나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향한 지 21시간 51분만에 자택에 귀가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과 그의 변호인들은 검찰의 신문조서를 열람·검토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밤 11시 40분부터 이날 오전 6시 50분쯤까지 약 7시간에 걸쳐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열람·검토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속한 유영하 변호사는 “조서를 꼼꼼하게 검토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과 함께 조서를 열람·검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답변 내용 가운데 여러 곳이 실제 발언과 취지가 다르게 적혔다면서 변호인을 통해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출력한 피의자 신문조서 가운데 일부를 폐기하고 박 전 대통령의 의견을 반영해 표현을 대체하거나, 일부 표현 위에 줄을 긋고 박 전 대통령의 도장을 찍어 고침 표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마지막 부분에 ‘조서에 진술한 대로 기재되지 아니하였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지요’라는 확인란이 있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물었던 신문 항목은 뇌물과 블랙리스트, 정유리씨 부정입학 문제 등 400여개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질문지가 A4용지로 58쪽에 이른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조서는 진술자에게 읽어주거나 열람하게 하여 기재 내용의 정확 여부를 물어야 한다. 피의자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진술할 경우 이를 추가로 기재해야 한다. 증감·변경 청구도 가능하다. 더는 이의나 의견이 없으면 그 취지를 자필로 적고 조서에 간인(앞장 뒷면과 뒷장 앞면을 겹치게 해 도장을 절반씩 찍는 것)한 후 기명날인하거나 서명한다. 이런 동의를 얻지 못하면 해당 조서가 향후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박 전 대통령의 피의자 신문조서는 서울중앙지검 한웅재 형사8부장과 이원석 특수1부장의 질문에 피의자인 박 전 대통령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문답 사이사이에 검찰이 제시한 각종 문서, 사건 관계인 간 전화 통화 내역 등 다양한 증거가 첨부됐다. 박 전 대통령은 조사 과정 내내 자신이 받는 모든 주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적극적인 방어권을 행사했다. 그는 자신은 전혀 개입하지 않아 모르는 일이라거나, 일부 의혹 사항에 관여한 사실이 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정상적인 국정 운영의 일환이었을 뿐 최씨의 사익 챙기기를 도울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피청구인의 행위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으며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한 것”이라면서 “또한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의 설립, 최서원의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피청구인의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여심 저격 남성로퍼·적중률 84% 학습앱… 그 뒤엔 빅데이터

    여심 저격 남성로퍼·적중률 84% 학습앱… 그 뒤엔 빅데이터

    빅데이터가 어느덧 기업 경영에 없어선 안 될 무기가 됐다. 하지만 많은 중소기업에 빅데이터는 여전히 ‘언감생심’이다. 자금, 기술, 인력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 보니 도입에 선뜻 용기를 내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펴낸 ‘2016년 정보화 통계집’에 따르면 381만여개 사업체 가운데 빅데이터 이용률은 0.8%로 1%가 채 되지 않았다. 종사자 규모가 작을수록 빅데이터 이용률도 떨어졌다. 종사자 수 50명 이상 사업체의 빅데이터 이용률은 6.5%인 반면, 50명 미만 사업체의 빅데이터 기술과 서비스 이용률은 0.7%로 조사됐다.●정부, 2015년부터 빅데이터 활용 지원 그럼에도 빅데이터를 통해 상당한 결실을 거두는 중소기업들이 최근 들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솔루션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정부도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마중물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2015년부터 ‘중소기업 빅데이터 활용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허청은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는 중소기업에 177억원을 투자한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지식재산전략원 역시 300만건에 이르는 세계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중소기업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뷰티앱 언니의 파우치 운영 ‘라이클’ 일반인의 화장품 사용 후기와 뷰티 팁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언니의 파우치’는 150만명의 이용자가 내려받았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언니의 파우치를 운영하는 벤처기업 라이클은 원래 방문자 트래픽 기반의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구조의 다변화가 절실해졌다. 자사 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라이클은 언니의 파우치 방문객들이 축적해 놓은 빅데이터를 신사업에 활용하기로 했다. 화장품 체험기와 고객들의 연령, 피부 유형, 피부 고민, 구매 정보 등에 대한 데이터들이었다. 라이클은 자사 뷰티앱을 사용하는 주 고객층을 20대 중후반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달랐다. 전체 사용자의 51%가 10대 후반~20대 초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용자가 언급한 내용을 봤더니 틴트와 립스틱 등 입술과 연관된 제품들이 다른 제품에 비해 관심이 높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언니의 파우치는 입술 제품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용자들에게 입술 각질이 부각되는 것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다는 점을 도출했다. ‘10대 후반~20대 초반’, ‘입술’, ‘입술 각질’이라는 키워드를 찾아낸 언니의 파우치는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지난해 11월 립스크럽 제품인 ‘부비부비립’을 출시했다. 이황신 라이클 이사는 “그동안 감(感)으로 의사결정을 할 때와 달리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업 추진에 좀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성 수제구두 전문업체 ‘칼렌시스’ 칼렌시스는 지난해 초 설립된 남성 수제구두 업체다.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뜻하는 ‘그루밍족’을 타깃으로 홍보하고 있었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칼렌시스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찾기 힘들어 빅데이터의 도움을 받았다. 칼렌시스는 뉴스,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온라인 카페 등에 나온 글을 통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분석했다. 칼렌시스는 남성 수제구두가 분석 대상인 만큼 당연히 남성과 연관된 키워드들이 많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의외로 ‘예쁘다’, ‘신랑’, ‘남편’, ‘남자친구’ 등 여성들이 사용하는 표현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이 배우자나 남자친구를 위해 선물로 남성 수제구두를 구매하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칼렌시스는 여성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성들이 예쁘다고 느끼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시사점도 얻었다. 칼렌시스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기 있는 구두의 유형을 분석했다. 10명 중 4명(39%)이 여밈 장치 없이 탈착이 쉽고 굽이 낮은 ‘로퍼’를 선호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칼렌시스는 발 빠르게 로퍼 제품 강화에 들어갔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칼렌시스의 매출액은 전월 대비 48%까지 치솟았다. ●공무원시험 영단어앱 ‘맨투맨학원’ 맨투맨학원은 2012년 고등학생 학습 학원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대형 학원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소형 학원인 맨투맨학원은 새로운 시장인 공무원 수험생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 경쟁률이 87.6대1에 이를 정도로 응시생이 많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뒤늦게 시장에 들어간 만큼 맨투맨학원은 차별화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빅데이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먼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무원시험’과 함께 언급된 연관어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영어의 언급량이 다른 과목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에 맨투맨학원은 빅데이터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공무원 영어시험 기출문제를 분석해 데이터에 기반을 둔 학습 콘텐츠를 제작했다. 시험 적중률을 높이는 영어단어장을 만들기 위해 두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첫 번째로 특정 사전에 있는 22만 225개의 영어 글에서 언급된 5억 3000만개의 단어를 뽑아 사용 횟수를 파악했다. 두 번째로 기존 공무원시험 기출 단어를 분석해 리스트를 만들었다. 이렇게 상위 5000개 단어를 뽑아 만든 영어단어장은 2015년 9급 공무원 국가직 영어시험에서 84%의 높은 단어 적중률을 보였다. 맨투맨학원은 영단어 학습 앱을 제작해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기존에는 상담을 진행한 학생 가운데 50% 정도가 학원에 등록했지만, 지금은 상담 등록률이 74%로 늘었다. 이재형 미래부 융합신사업과장은 “빅데이터를 단순하게 한번 사용해 봤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 활용 효과를 체감한 기업들이 스스로 투자하고, 이들의 성공 사례를 보고 다른 기업들도 뒤따르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런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다면 빅데이터 시장이 커지고 우리 기업들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유라톰 떠나는 英 원자력…길 잃은 플루토늄 126t

    유라톰 떠나는 英 원자력…길 잃은 플루토늄 126t

    영국 북서부 해안 지역인 컴브리아주의 시스케일 마을과 인접한 지역에는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셀라 필드 원자력단지’로 이곳은 ‘정체 모를’ 민수용 플루토늄 126t가량이 저장돼 있다. 약 2만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영국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한 폐연료봉이나 핵 물질 등이 저장되거나 재처리된다. 그런데 이곳에 지난해 6월 날벼락이 떨어졌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이곳의 운명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 것.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위해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기 위한 일정을 구체적으로 잡고 있지만 민감한 원자력 협력은 갈 길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영국의 플루토늄 운영은 유럽원자력공동체인 유라톰의 감독을 받는다. 1957년 로마조약의 일환으로 생겨난 유라톰은 EU 창설 6개국 멤버가 출범시킨 조직이다. 영국은 1973년 가입했으며 20년 이상 중요 회원국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유라톰 소속 인원은 셀라 필드 원자력단지에 영구적으로 머물며 감시카메라와 봉인, 실험실 운영 등을 감독한다. 셀라 필드에 저장된 플루토늄의 소유권은 분명치 않다. 126t 중 5분의1 정도는 영국을 제외한 프랑스와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등에서 사용한 폐연료봉이나 관련 물질이다. 이들 물질이 영국의 자산인지 아니면 다른 국가의 부채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들을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만도 한 해에 8000만 파운드(약 1122억원)가 들어간다. 모든 EU 회원국 간 원전연료 소유권과 통제는 유라톰 서플라이 에이전시가 갖고 있다. 문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수십 년간 이뤄졌던 영국과 유라톰의 모든 협력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돼야 한다는 점이다. 즉 영국의 에너지 안보와 과학연구, 심지어 핵 의학 같은 중요한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영국의 유라톰 탈퇴는 그야말로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민감한 원자력 기술을 이전하거나 테러리스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감시와 통제가 필요한 상황이라 몇 가지 협정이 새롭게 필요한 상황이다. 법률회사인 프로스펙트로의 핵 전문가인 루퍼트 코언은 이달 초 의회 청문회에서 “영국은 몽유병에 걸린 채 재앙으로 걸어가고 있다”면서 “만일 원자력 기술 유지를 위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지 못해 권리를 얻지 못하면 모든 사업은 중단될 것”이라면서 “보호수단과 국제기준이 허용하는 다른 원칙을 따르지 못한다면 어떤 핵 관련 거래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영국이 유라톰과 새로운 원자력 협정을 맺지 않으면 원자력 발전소나 암 환자를 위한 연구소가 폐쇄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브렉시트는 유라톰에도 도전이다. 당장 유라톰은 외부기관이나 국가와 협력의 틀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으로서는 원자력 산업 보호를 위한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는 법안을 우선 통과시켜야 한다. 영국은 또 미국과 일본 같은 유라톰 외의 국가와 개별 원자력 관련 협정 20여개를 맺어야 한다. 데임 수 이온 영국 원자력 혁신 및 연구 자문위원회(NIRAB) 위원장은 “원자력 분야는 핵 물질뿐만 아니라 지적재산권과 서비스 등을 이동하기 전에 처리해야 할 원자력 관련 협정이 너무나도 많다”면서 “이런 것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마비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런 문제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감행할 것으로 보이는 2019년 이전까지 처리해야 한다. 그 기간 영국은 유라톰의 일부로 남아 있지만 유라톰이 EU 집행위원회의 감독을 받고 있어 집행위가 반대하면 실제로 유라톰의 일부로 남을지는 불분명하다. 청정에너지 정책을 확대하는 독일과 달리 영국은 원자력발전을 늘리려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180억 파운드(약 25조 2700억원)를 투입해 힌클리포인트 C 원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에서 30년 만에 재개되는 원전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일본 히타치 등의 기술이 포함됐다. 코언은 “유라톰에서 영국이 떨어져 나가게 되면 프랑스나 일본과 같은 외국 기업도 우려할 것”이라면서 “힌클리포인트 C 원전에 사용하는 연료나 부품 등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새로운 원자력 협정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에도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영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연료와 부품은 주로 미국에서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즉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미국과 새로운 원자력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다.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코언은 “국제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연료를 다 사용하게 됐을 때 원전이 정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의 핵 안전과 보안을 감독하는 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브렉시트가 달갑지 않다. 당장 유라톰을 대신해 IAEA는 영국과 양자 협정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영국은 핵 활동과 관련한 모든 상황을 유라톰에 보고했고 IAEA가 유라톰의 보고를 인정했다. 이와 관련, 유라톰 소속 사찰단 직원 160여 명이 영국의 원전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렇지만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따로 IAEA에 핵 관련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또 관련 직원들도 양성해야 한다. 그렇지만 영국이 2019년까지 브렉시트를 단행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고수한다면 협상 일정은 빠듯할 수밖에 없다. 즉 현재 상황을 2019년 이후에도 부드럽게 이어 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유라톰은 1990년대 미국과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는 협상에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을 사용했다. 그나마도 미국 상원의 인준을 제때 받지 못해 모든 대서양의 핵 거래가 3개월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2019년까지 IAEA와 협정안을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프란시스 리벤 맨체스터대 달턴원자력연구소 소장은 “협상이 단순해 보이지만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복잡한 변수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FT에 “영국과 IAEA의 협상은 영국·유라톰 협상보다 늦게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영국과 유라톰의 협상이 속도를 낸다면 IAEA 역시 신속하게 협정을 체결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유라톰의 보호를 계속 받기 위해 영국이 일정 부분 사용료를 지불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그렇지만 유라톰이 EU 집행위원회의 감독에 따라 운영되고 있어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특히 유라톰의 감독권이 유럽사법재판소의 인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상황에서 영국이 유럽사법재판소에서 떠나려고 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U 관계자는 “우리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며 “그것이 제일 잘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원자력 협정의 또 다른 문제는 영국과 유라톰이 모델로 삼아야 할 선례가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비슷하게 참고할 수 있는 것이 스위스가 유럽경제지역(EEA)에 가입한 것이다. 그렇지만 영국과 스위스의 경제 규모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그야말로 참고 사항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EU의 지도자 역시 영국과의 원자력 협정 체결이 늦어져 영국의 원자력 안전이나 질병 예방 등의 능력이 약화됐다는 비난을 뒤집어쓰길 원치 않는다. EU 관계자는 “우리의 목적은 영국의 원전산업이 혼란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영국이 브렉시트를 계기로 중국이나 한국과 원자력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편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中 국제특허 45%↑… 세계 2위 일본 위협

    중국이 국제특허 신청 분야에서 미국과 일본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15일(현지시간) 중국 기업의 지난해 국제특허 신청이 전년보다 44.7%나 급증한 4만 3168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앞으로 2년 내에 일본과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프랜시스 거리 WIPO 사무총장은 “중국의 산업 정책이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로 바뀌면서 중국 기업의 국제특허 출원이 계속되고 있다”며 “2년 내 일본을 따라잡고 수년 내 미국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WIPO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의 국제특허 신청은 전년보다 7.7%가 늘어난 23만 3000건이었다. 미국은 전년보다 0.9% 감소한 5만 6595건이었지만 39년 내리 1위에 올랐다. 일본은 2.7% 증가한 4만 5239건으로 2위를 지켰으나 3위 중국과는 불과 2071건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국은 6.8% 증가한 1만 5560건으로 독일(1만 8315건)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개별 기업별로는 북한에 휴대전화를 수출해 미국으로부터 11억 9200만 달러(약 1조 3492억원)의 벌금 폭탄을 맞은 중싱통신(ZTE·4123건)이 1위에 올랐다. 다음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3692건), 퀄컴(2466건), 미쓰비시(2053건), LG전자(1888건), 인텔(1692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1673건), 삼성전자(1672건), 소니(1665건) 등의 순이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탄핵이후 대한민국의 길] ‘재벌은 정부가 만든다’ 60년대 인식 버려야 혁신 기업 만든다

    [탄핵이후 대한민국의 길] ‘재벌은 정부가 만든다’ 60년대 인식 버려야 혁신 기업 만든다

    “피청구인(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기업으로부터 재원을 마련하여 미르와 K스포츠를 설립하도록 지시하였고,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기업들에 출연을 요구하였다…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하여 기업으로 하여금 재단법인에 출연하도록 한 피청구인의 행위는 해당 기업의 재산권 및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헌법재판소는 박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2016 헌나 1 탄핵 사건 결정문’에서 정경유착 행위가 명백하게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적시했다. 헌재는 재벌들이 미르재단 등에 출자한 돈이 뇌물인지를 따지지 않은 채 모금 행위 자체를 대통령 탄핵 사유로 봤다. 즉 기업이 권력에 떠밀려 돈을 냈더라도 대통령 탄핵 사유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낸 돈이 뇌물인지는 향후 최순실 게이트 관련 공판 및 검찰의 추가수사 과정에서 규명될 전망이다. 헌재의 지난 10일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정경유착에 대한 법리적 선고는 끝났다. 실제로도 앞으로 재벌과 권력이 결탁하는, 정경유착의 시대는 종언이 될까. 촛불민심이 “재벌도 공범”이라며 정경유착의 종언을 소리 내 요구한 지금이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크게 울리고 있다. 정경유착은 건국 직후부터 시작됐다. 이승만 정부의 적산기업(일제가 패망 뒤 한반도에 남긴 기업) 불하 과정은 ‘기업 부자는 정부가 만든다’는 인식을 심기 충분했다. 당시 불하받은 기업인은 매각 대금의 20%만 선납하고, 나머지 금액은 연리 7% 저리에 10년간 분할해 갚으면 됐으니 사실상 거저 기업을 준 셈이었다. 본격적으로 국가 주도 경제개발이 이뤄진 박정희 정부 시절 이후엔 정부가 선별한 사업을 따낸 기업들이 승승장구했다. 정경유착의 역사를 짚어가다 보면 대한민국 정치·경제사의 주요 궤적이 그려질 정도로 정경유착의 역사가 오래된 셈이다. 뇌물의 액수로만 따지면, 과거 정경유착의 정도는 현재보다 훨씬 강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당시 돈으로 각각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기업으로부터 받아 챙겼다. 그러나 정경유착에 대한 비난 여론은 그때보다 지금 약해지지 않았다. 연초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재벌 경제체제의 개인·한국경제에의 영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66.4%가 ‘재벌 체제가 한국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재벌 체제를 비판한 이들 중 39.1%는 ‘사회 양극화를 부르기 때문’이라고, 38.1%는 ‘정경유착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를 이어받아 검찰이 우선 수사해야 할 대상을 묻기 위해 MBN이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재벌 관련 (정경유착) 의혹’이 30.6%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정경유착의 양(뇌물 액수) 대신 질(특혜)에 초점을 맞추면, 정경유착을 비난하는 여론의 강도가 왜 이렇게 거센지 이해하기 쉽다. 재계 관계자는 15일 “과거 정경유착 상황에선 국가 주도 경제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변명할 여지가 있었던 데다 정경유착으로 이권을 몰아준 각종 산업이 크는 과정에서 고용이나 하청 기업이 창출되는 순기능적 측면도 일부 찾을 수 있었다”면서 “재벌 총수가 2, 3세가 된 현재는 정경유착을 통해 기업들이 얻는 반대급부가 총수 일가의 편법 승계, 승계 과정에서의 절세 등 공익에 반하는 요소 일색”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 측근에게 금품을 제공한 대가로 자신의 안정적 삼성 그룹 승계를 보장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SK, CJ 등 향후 수사 대상 그룹들 역시 권력에 선을 댄 반대급부로 총수 사면 등을 약속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자한 재벌은 16곳, 이 가운데 정경유착 의혹이 정조준돼 수사 대상이 된 삼성은 재단 출자금과 별도로 최씨 측에게 금품을 제공했다. 또 다른 수사대상인 SK는 최씨 측으로부터 추가 금품제공 제안을 받았다 거절했다. 권력(측근)과 재벌이 직거래하는 방식, 이른바 P2P식 정경유착은 이처럼 명백하게 수사 대상이 된다. 하지만 미르·K스포츠재단 등을 통해 기업들이 모금 형식으로 금품을 제공한 경우를 형사적으로 처벌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다. 정작 정경유착의 주요 양태가 P2P 방식보다 모금 방식으로 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모금 방식의 정경유착은 형사적 처벌이 어렵다는 측면뿐 아니라 기존 기업들 간 독과점 체제를 공고히 하는 측면에서도 사회적 해악을 일으킨다. 재단 출자 자체로 ‘내부자 그룹’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각종 원자재, 소재, 인허가가 필요한 서비스업 등의 분야에서 각종 ‘협회’가 구성돼 대정부·대언론 창구 역할을 하고 혁신적인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막는 경우가 많지만 이에 대한 민형사적 처벌은 요원한 상태다. 은밀해지고 세련되어진, 그러면서 해악은 커진 정경유착을 어떻게 근절할 수 있을까. 재벌사 연구 권위자인 이한구 수원대 경제금융학과 명예교수는 “정경유착을 막을 시스템은 충분하다”면서 “실행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명예교수는 “정경유착을 막겠다고 새로운 규제를 너무 많이 양산하면,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기업이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유전무죄라는 체념적 상식을 깰 실행의지를 갖고 기업 경영을 비롯한 사회 전반의 투명성을 높인다면 서서히 정경유착이 근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정경유착이 언론 등에 포착돼 단죄받는 속도가 과거에 비해 개선됐고, 결국 우리 사회가 정경유착을 줄여 나가는 쪽으로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연세대 행정학과 문명재 교수와 동아대 행정학과 황창호 교수는 2012년에 발표한 ‘권력형 비리와 리더십 위기’ 연구에서 “전두환 정부부터 김대중 정부까지 집권 초반에 발생한 권력형 비리가 퇴임 이후나 집권 후반에 발각된 반면 이명박 정부에선 집권 초반에 발생한 권력형 비리가 집권 초반에 적발됐다”고 집계했다. 문 교수는 “과거보다 현재 시민의 감시가 강화됐고, 박근혜 정부에선 시민들이 주도해 정경유착을 행한 권력을 탄핵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시민들의 감시와 참여가 이어진다면, 정경유착 근절을 향해 우리 사회가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올 들어서만 520건 접수… 헌재 밀린 숙제 843건 비상

    3개월 동안 대통령 탄핵심판에 ‘올인’했던 헌법재판소가 그동안 미뤄뒀던 사건 처리에 부심하고 있다. 13일 헌재에 따르면 접수가 됐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은 사건 수는 총 843건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만 520건이 새로 접수됐다. 이 가운데 400건이 각하됐지만, 그래도 120건이 쌓이면서 숫자가 늘어난 것이다. 헌재에 미제 사건이 늘게 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심리하는 데 전력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9일 탄핵 사건이 접수된 이후 다른 사건 처리는 최대한 미루고 이 사건에만 매달렸다. 지난해 12월 말 그동안 충분히 논의된 군인연금법 사건 등 총 78건을 처리했지만, 이후에는 적합하지 않은 사건을 각하한 것 외에는 다른 사건을 다루지 않았다. 각하 사건의 경우 30일 이내에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심판에 회부되기에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쪼개서 처리했다. 헌재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심판 덕분에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사건 접수가 더욱 급증한 것 같다”며 “탄핵심판 선고가 났기 때문에 앞으로 밀린 사건들을 집중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급한 사건은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는지에 대해 심판하는 ‘병역법 88조’ 헌법소원 사건이다. 2011년 12월에 접수됐지만 6년 넘게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이후 유사한 사건만 총 28건이 추가 접수됐지만 심판의 결론을 거의 앞둔 시점에 탄핵심판이 접수되는 바람에 헌재가 선고를 미뤄 왔다. 이 밖에 ‘테러방지법’이 헌법상 영장주의에 반한다며 제기된 사건, 박 전 대통령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가 재산권 침해라며 접수된 사건 등이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이날 퇴임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후임인 이선애 지명자가 정식으로 임명되기 위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한 달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 전까지는 ‘7인 체제’로 심리해야 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일본 빅데이터도 지적재산권 인정

    일본 정부가 자동차 주행 기록이나 휴대전화 위치정보 등 빅데이터를 지식재산권으로 인정해 보호할 방침이다. 기업이 축적한 자료를 등록·보호하는 제도를 만들어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이같이 전하면서 아베 신조 총리가 본부장을 겸하는 정부 지적재산전략본부 내 전문가위원회가 13일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토대로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에 국회 의결을 거쳐 적용할 계획이다. 보호 대상 빅데이터는 수집 및 축적, 보관에 일정한 투자가 필요하고 사업화로 이익을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기업에 대해서는 빅데이터 도용 위험을 차단해 이를 축적하고 활용해 새로운 사업 모델 창출을 이끌어 내겠다는 목적도 있다. 자동차 주행기록을 분석해 새로운 보험상품을 개발하거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택시 배차나 기업의 점포 진출 장소 선정에 활용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지식재산권 지위를 부여한 빅데이터는 등록자의 승인을 받아야 이용할 수 있다. 무단 이용하면 제소 대상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개인정보가 포함된 빅데이터는 지식재산권 등록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개인으로부터 수집된 정보도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가공한 것은 등록이 가능하도록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파면] 헌법재판소 결정문 요지

    2016헌나1 대통령 박근혜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다. 저희 재판관들은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왔다. 저희는 그간 3차례의 준비기일과 17차례에 걸친 변론기일을 열어 청구인측 증거인 갑 제174호증에 이르는 서증과 열두 명의 증인, 5건의 문서송부촉탁결정 및 1건의 사실조회결정, 피청구인측 증거인 을 제60호증에 이르는 서증과 17명의 증인, 6건의 문서송부촉탁결정 및 68건의 사실조회결정을 통한 증거조사를 했으며 소추위원과 양쪽 대리인들의 변론을 경청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시다시피,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이다.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에 임하려 한다. 저희 재판부는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루어지는 오늘의 선고가 더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을 종식하기를 바란다. 결정문 요지 ●적법 요건 판단 피청구인은 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소추사실은 그 일지, 장소, 방법, 행위태양 등이 특정되어 있지 않은 채 추상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헌법상 탄핵소추사유는,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실이고 여기서 법률은 형사법에 한정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탄핵 결정은 대상자를 공직으로부터 파면하는 것이지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심판대상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관계를 기재하면 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소추의결서의 헌법 위배행위 부분이 분명하게 유형별로 구분되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지만, 법률 위배행위 부분과 종합해 보면 소추사유를 특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피청구인은 이 사건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당시 국회 법사위의 조사도 없이 공소장과 신문기사만을 증거로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국회가 탄핵소추를 하기 전에 소추 사유에 관하여 충분한 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국회의 의사절차의 자율권은 권력분립의 원칙상 존중되어야 한다. 국회법에 의하더라도 탄핵소추발의 시 사유 조사 여부는 국회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의결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피청구인은 이 사건 소추의결이 아무런 토론 없이 진행되었으므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의결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토론 없이 표결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나, 국회법상 반드시 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규정은 없고 미리 찬성 또는 반대의 뜻을 국회의장에게 통지하고 토론할 수는 있다. 그런데 당시 토론을 희망한 의원은 한 사람도 없었으며, 국회의장이 토론을 희망하는데 못하게 한 사실도 없다. 피청구인은 탄핵사유는 개별 사유별로 의결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여러 개 탄핵사유 전체에 대해 일괄해 의결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소추사유가 여러 개 있을 경우 사유별로 표결할 것인지, 여러 사유를 하나의 소추안으로 표결할 것인지는 소추안을 발의하는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린 것이고, 표결 방법에 관한 어떠한 명문규정도 없다. 피청구인은, 현재 헌법재판관 1인이 결원된 상태여서 8인의 재판관만으로는 탄핵심판 여부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없고, 8인의 재판관이 결정을 하는 것은 피청구인의 ‘9인으로 구성된 재판부로부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헌법은 모두 9인의 재판관으로 헌법재판소를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재판관의 공무상 출장이나 질병 또는 재판관 퇴임 이후 후임재판관 임명까지 사이의 공백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일부 재판관이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경우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헌법과 법률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대비한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 탄핵의 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고, 재판관 7인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9명의 재판관이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와 같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으로서, 탄핵소추로 인한 대통령의 권한정지상태라는 헌정 위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는 결과가 된다. 이와 같이 국회의 탄핵소추가결 절차에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위법이 없으며, 다른 적법요건에 어떠한 흠결도 없다. 탄핵 사유 1. 공무원 임면권 남용 여부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국장과 진(제수) 과장이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라 문책성 인사를 당하고, 노 국장은 결국 명예퇴직했으며, 장관이던 유진룡은 면직됐고,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이 제1차관에게 지시해 1급 공무원 6명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아 그 중 세 명의 사직서가 수리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피청구인이 노 국장과 진 과장이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인사를 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유진룡이 면직된 이유나 김기춘이 6명의 1급 공무원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도록 한 이유 역시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이 부분 소유사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언론의 자유 침해 여부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압력을 행사해 세계일보 사장을 해임했다고 주장한다. 세계일보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사실과 피청구인이 이러한 보도에 대해 청와대 문건의 외부유출은 국기문란 행위이고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하며 문건 유출을 비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세계일보에 구체적으로 누가 압력을 행사했는지 분명하지 않고 피청구인이 관여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소추사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생명권 보호의무 등 위반 여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해 304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피청구인은 관저에 머물러 있었다. 헌법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청구인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 보호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행사하고 직책을 수행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상황이 발생했다고 하여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청구인은 헌법상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성실의 개념은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책수행의무와 같은 추상적 의무규정의 위반을 이유로 탄핵소추를 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는 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어,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그 자체로는 소추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하였다.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없으나,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4. 사인의 국정개입 허용과 대통령 권한 남용 여부 피청구인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공식회의 이외에는 주로 서면을 통해 보고를 받고 전화를 이용해 지시하는 등 대면 보고와 지시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집행했다. 피청구인에게 보고되는 서류는 대부분 부속비서관 정호성이 피청구인에게 전달했는데, 정호성은 2013년 1월경부터 2016년 4월경까지 각종 인사자료, 국무회의자료, 대통령 해외순방일정과 미국 국무부장관 접견자료 등 공무상 비밀을 담고 있는 문건을 최서원에게 전달했다. 최서원은 그 문건을 보고 이에 관한 의견을 주거나 내용을 수정하기도 했고, 피청구인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직무활동에 관여하기도 했다. 또한 최서원은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기도 했는데, 그중 일부는 최서원의 이권 추구를 도왔다. 피청구인은 최서원으로부터 KD코퍼레이션이라는 자동차 부품회사의 대기업 납품을 부탁받고 안종범을 시켜 현대자동차그룹에 거래를 부탁했다. 피청구인은 안종범에게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하라는 지시를 하여, 대기업들로부터 486억원을 출연받아 재단법인 미르, 288억원을 출연받아 재단법인 K스포츠를 설립하게 했다. 그러나 두 재단법인의 임직원 임면, 사업 추진, 자금 집행, 업무 지시 등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은 피청구인과 최서원이 했고, 재단법인에 출연한 기업들은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 최서원은 미르가 설립되기 직전인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를 설립해 운영했다. 최서원은 자신이 추천한 임원을 통해 미르를 장악하고 자신의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와 용역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여 이익을 취했다. 그리고 최서원의 요청에 따라, 피청구인은 안종범을 통해 KT에 특정인 2명을 채용하게 한 뒤 광고 관련 업무를 담당하도록 요구했다. 그 뒤 플레이그라운드는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돼 KT로부터 68억여원에 이르는 광고를 수주했다. 또 안종범은 피청구인 지시로 현대자동차그룹에 플레이그라운드 소개자료를 전달했고,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신생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9억여원에 달하는 광고를 발주했다. 한편, 최서원은 K스포츠 설립 하루 전에 더블루K를 설립하여 운영하였다. 최서원은 노승일과 박헌영을 K스포츠의 직원으로 채용하여 더블루K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피청구인은 안종범을 통해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포스코가 스포츠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K에 스포츠팀의 소속 선수 에이전트나 운영을 맡기도록 했다. 최서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종을 통해 지역 스포츠클럽 전면 개편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내부 문건을 전달받아, K스포츠가 이에 관여해 더블루K가 이득을 취할 방안을 마련했다. 또 피청구인은 롯데그룹 회장을 독대해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 사업과 관련해 하남시에 체육시설을 건립하려고 하니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여 롯데는 K스포츠에 70억원을 송금했다. 헌법은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해 공무원의 공익실현의무를 천명하고 있고, 이 의무는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윤리법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피청구인의 행위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으며,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한 것이다. 또한,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의 설립, 최서원의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피청구인의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그리고 피청구인의 지시 또는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많은 문건이 최서원에게 유출된 점은 국가공무원법의 비밀엄수의무를 위배한 것이다. ●피청구인을 파면할 것인지 여부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여야 함은 물론, 공무 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 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했다.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다. 또한 피청구인은 미르와 K스포츠 설립,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K 및 KD코퍼레이션 지원 등과 같은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했다.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왔다. 그 결과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다. 한편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했다. 이 사건 소추사유와 관련한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이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대통령직에서 파면한다. 이 결정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이 헌법상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으나 그러한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보충의견이 있었다. 또 이 사건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해 파면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재판관 안창호의 보충의견이 있었다.
  • [박근혜 대통령 파면] 헌재 ‘기업 재산권 침해’ 언급에도… 말 아끼는 재계

    “이제 경제 살리기 나서자” 한 목소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재계가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문에서 주목하는 부분이다. 헌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 설립, 최순실씨의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행위 등에 대해 이렇게 판단했다. 이는 두 재단에 대한 출연이 청와대의 강요에 의한 것이란 삼성 등 관련 대기업들의 주장과도 같다. 한편으로는 기업들을 정권의 화수분으로 여겼던 관행이 잘못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반가울 법한데 말을 아끼고 있다. 반(反)기업 정서가 대선을 틈타 더욱 확산될 수 있고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경제단체들은 한목소리로 이제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은 기업들은 헌재의 결정과 상관없이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통령 탄핵 인용이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의 후원과 기부 과정이 힘들지만 투명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도 있다. 실제 삼성과 SK는 후원이나 기부금이 10억원 이상이면 이사회 의결을 거치게 했다. 롯데는 신설된 준법감시위원회에서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할 권원(權原)에 대해 면밀히 따질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각종 지원 요청이 오는데 거절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기업 경영이 투명해지는, 맞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썩 반갑지만은 않다. 한 전직 장관은 “일을 하다 보면 드러나지 않게 기업에 도움을 요청할 때가 있는데, 기업들이 협조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원사를 밝히고 해당 기업의 로고를 쓸 수 있는 행사에는 기업의 후원이 몰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행사 자체가 성사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단 모금을 주도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사태를 값비싼 교훈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을 포함해 모두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그동안 정치 일정에 밀려 표류하던 핵심 현안 해결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정부·정치권은 이념과 정파를 초월한 협치를 통해 국정운영 공백과 국론 분열에 따른 사회 혼란이 조기에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야 정치권은 더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은 중단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해 사회통합에 앞장서야 한다”며 “안보 위기 대처와 경제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 달라”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최순실 위해 국민의 신임 배반… 헌법 수호 의지 없다”

    “최순실 위해 국민의 신임 배반… 헌법 수호 의지 없다”

    崔 국정개입 숨겨 감시도 작동 안 됐고 부패범죄로 안종범 등 구속 사태 만들어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결정적 요인은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과 권한 남용이었다. 박 전 대통령과 그의 40년 지기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엇나간 우정’이 결국 박 전 대통령을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뜨린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선고에서 박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한 국회 탄핵 소추 가결 절차의 위법성 등 검토 결과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앞서 소추 의결서에 소추 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고 의결이 토론 없이 진행됐다는 점, 헌법재판소의 ‘8인 체제’로 인해 9인 재판부로부터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당한 점 등을 부당하다고 들었다. 그러나 헌재는 검토 결과 탄핵소추 가결 절차에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실이 없고 다른 적법 요건에도 흠결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8인 재판관 체제의 정당성에 대해선 “9인 재판관이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라는 주장은 현재와 같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결국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으며 “사건 심리에 아무 문제가 없는 이상 헌정 위기 상황을 계속 방치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핵심인 탄핵소추 사유는 쟁점별로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좌천 등 공무원 임면권 남용 ▲‘정윤회 문건’ 보도 관련 언론의 자유 침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생명권 보호 의무 및 성실한 직책 수행의무 위반▲최씨의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남용 등 크게 네 가지 부분으로 나눠 판단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은 최서원(최순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했다”며 “이는 공정한 직무수행이라 할 수 없고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서원의 이권 개입에 재단 설립 등으로 직간접적인 도움을 준 행위는 기업 재산권과 기업 경영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최서원에게 직무상 비밀이 담긴 문건을 유출한 것은 국가공무원법상 비밀 엄수주의를 위배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즉 최씨의 이권 추구를 뒷받침하고 국가 기밀을 공유해 헌법과 법률을 모두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재판관들은 박 전 대통령의 이러한 위헌, 위법 행위가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진 사실에 주목했다. 나아가 박 전 대통령이 최씨의 국정 개입 사실을 적극적으로 숨긴 점 등을 중하게 봤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 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 중인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4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도 거론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이들이 부패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된 중대한 사태에 이르게 만들어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고 못박았다. 재판부는 이어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을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여러 사실들로 미뤄 헌재는 박 전 대통령에게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보고, 탄핵의 핵심 사유인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만큼의 중대한 위법사항’이라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수사기관 조사나 청와대 압수수색을 받아들일 경우 더 불리한 위치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반해 헌재는 오히려 이 같은 행위가 대통령으로서의 헌법 수호와 성실의무 등에 배치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를 “피청구인이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다”는 표현으로 압축했다. 헌재는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하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세월호 참사에서 생명권 보호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국회 탄핵소추단의 탄핵 사유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공무원 임면권 남용 관련, 헌재는 “피청구인이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 과장이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방해가 돼 인사를 했다고 인정하기엔 부족하다”며 “유진룡(전 문체부 장관)이 면직된 이유나 김기춘(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6명의 1급 공무원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도록 한 이유 역시 분명하지 않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세계일보 사장 해임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세계일보에 구체적으로 누가 압력을 행사했는지 분명하지 않고 피청구인이 관여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응에 대해선 “참사는 참혹하기 그지없으나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 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그 자체로 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 대상이 아님을 명시했다. 헌재는 이 사건이 접수된 지난해 12월 9일부터 이날까지 휴일을 제외한 60여일간 매일 재판관 평의를 진행하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 4만 8000여쪽의 증거조사를 진행하고 당사자 이외 국민이 제출한 탄원서 등 40박스 분량의 자료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헌법은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이라며 “오늘 선고로 더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이 종식되길 바라며 어떤 경우에도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가치”라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전문]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문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박근혜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경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재판관들은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하여 왔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많은 번민과 고뇌의 시간을 보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희 재판관들은 이 사건이 재판소에 접수된 지난 해 12. 9. 이후 오늘까지 휴일을 제외한 60여일 간 매일 재판관 평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재판과정 중 이루어진 모든 진행 및 결정에 재판관 전원의 논의를 거치지 않은 사항은 없습니다.  저희는 그 간 3차례의 준비기일과 17차례에 걸친 변론기일을 열어 청구인측 증거인 갑 제174호증에 이르는 서증과 열두 명의 증인, 5건의 문서송부촉탁결정 및 1건의 사실조회결정, 피청구인측 증거인 을 제60호증에 이르는 서증과 열일곱 명의 증인(안종범 중복하면 17명), 6건의 문서송부촉탁결정 및 68건의 사실조회결정을 통한 증거조사를 하였으며 소추위원과 양쪽 대리인들의 변론을 경청하였습니다. 증거조사된 자료는 48,000여쪽에 달하며, 당사자 이외의 분들이 제출한 탄원서 등의 자료들도 40박스의 분량에 이릅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시다시피,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입니다.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에 임하려 합니다. 저희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루어지는 오늘의 선고가 더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돼길 바랍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 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이 사건 탄핵소추안의 가결절차와 관련하여 흠결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소추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헌법상 탄핵소추사유는,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실이고 여기서 법률은 형사법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탄핵결정은 대상자를 공직으로부터 파면하는 것이지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심판대상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관계를 기재하면 됩니다. 이 사건 소추의결서의 헌법 위배행위 부분이 분명하게 유형별로 구분되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지만, 법률 위배행위 부분과 종합하여 보면 소추사유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이 사건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당시 국회 법사위의 조사도 없이 공소장과 신문기사 정도만 증거로 제시되었다는 점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국회의 의사절차의 자율권은 권력분립의 원칙상 존중되어야 합니다. 국회법에 의하더라도 탄핵소추발의시 사유조사 여부는 국회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의결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다음 이 사건 소추의결이 아무런 토론 없이 진행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의결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토론 없이 표결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나, 국회법상 반드시 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규정은 없고 미리 찬성 또는 반대의 뜻을 국회의장에게 통지하고 토론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토론을 희망한 의원은 한 사람도 없었으며, 국회의장이 토론을 희망하는데 못하게 한 사실도 없었습니다. 탄핵사유는 개별 사유별로 의결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여러 개 탄핵사유 전체에 대하여 일괄하여 의결한 것은 위법하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소추사유가 여러 개 있을 경우 사유별로 표결할 것인지, 여러 사유를 하나의 소추안으로 표결할 것인지는 소추안을 발의하는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달린 것이고, 표결방법에 관한 어떠한 명문규정도 없습니다. 8인 재판관에 의한 선고가 9인으로 구성된 재판부로부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상 아홉 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재판관의 공무상 출장이나 질병 또는 재판관 퇴임 이후 후임재판관 임명까지 사이의 공백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일부 재판관이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경우는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과 법률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대비한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탄핵의 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고, 재판관 7인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홉명의 재판관이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와 같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으로서, 탄핵소추로 인한 대통령의 권한정지상태라는 헌정위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는 결과가 됩니다. 여덟 명의 재판관으로 이 사건을 심리하여 결정하는 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상 헌법재판소로서는 헌정위기 상황을 계속해서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국회의 탄핵소추가결 절차에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위법이 없으며, 다른 적법요건에 어떠한 흠결도 없습니다. 이제 탄핵사유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탄핵사유별로 피청구인의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하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하여 직업공무원제도의 본질을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노 국장과 진 과장이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라 문책성 인사를 당하고, 노 국장은 결국 명예퇴직하였으며, 장관이던 유진룡은 면직되었고, 대통령비서실장 김기춘이 제1차관에게 지시하여 1급 공무원 여섯 명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아 그 중 세 명의 사직서가 수리된 사실은 인정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피청구인이 노 국장과 진 과장이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인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유진룡이 면직된 이유나 김기춘이 여섯 명의 1급 공무원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도록 한 이유 역시 분명하지 아니합니다.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압력을 행사하여 세계일보 사장을 해임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일보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사실과 피청구인이 이러한 보도에 대하여 청와대 문건의 외부유출은 국기문란 행위이고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하며 문건 유출을 비난한 사실은 인정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세계일보에 구체적으로 누가 압력을 행사하였는지 분명하지 않고 피청구인이 관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습니다. 다음 세월호사건에 관한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의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2014. 4. 16. 세월호가 침몰하여 304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피청구인은 관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헌법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건은 모든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고통을 안겨 준 참사라는 점에서 어떠한 말로도 희생자들을 위로하기에는 부족할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 보호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행사하고 직책을 수행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상황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하여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헌법상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실의 개념은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책수행의무와 같은 추상적 의무규정의 위반을 이유로 탄핵소추를 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는 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어,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그 자체로는 소추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 없으나,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였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피청구인의 최서원에 대한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남용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피청구인에게 보고되는 서류는 대부분 부속비서관 정호성이 피청구인에게 전달하였는데, 정호성은 2013년 1월경부터 2016년 4월경까지 각종 인사자료, 국무회의자료, 대통령 해외순방일정과 미국 국무부장관 접견자료 등 공무상 비밀을 담고 있는 문건을 최서원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최서원은 그 문건을 보고 이에 관한 의견을 주거나 내용을 수정하기도 하였고, 피청구인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직무활동에 관여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최서원은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기도 하였는데, 그 중 일부는 최서원의 이권 추구를 도왔습니다. 피청구인은 최서원으로부터 케이디코퍼레이션이라는 자동차 부품회사의 대기업 납품을 부탁받고 안종범을 시켜 현대자동차그룹에 거래를 부탁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안종범에게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하라는 지시를 하여, 대기업들로부터 486억 원을 출연받아 재단법인 미르, 288억 원을 출연받아 재단법인 케이스포츠를 설립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두 재단법인의 임직원 임면, 사업 추진, 자금 집행, 업무 지시 등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은 피청구인과 최서원이 하였고, 재단법인에 출연한 기업들은 전혀 관여하지 못했습니다. 최서원은 미르가 설립되기 직전인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를 설립하여 운영했습니다. 최서원은 자신이 추천한 임원을 통해 미르를 장악하고 자신의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와 용역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여 이익을 취하였습니다. 그리고 최서원의 요청에 따라, 피청구인은 안종범을 통해 케이티에 특정인 2명을 채용하게 한 뒤 광고 관련 업무를 담당하도록 요구하였습니다. 그 뒤 플레이그라운드는 케이티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되어 케이티로부터 68억여 원에 이르는 광고를 수주했습니다. 또 안종범은 피청구인 지시로 현대자동차그룹에 플레이그라운드 소개자료를 전달했고,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신생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9억여 원에 달하는 광고를 발주했습니다. 한편, 최서원은 케이스포츠 설립 하루 전에 더블루케이를 설립하여 운영했습니다. 최서원은 노승일과 박헌영을 케이스포츠의 직원으로 채용하여 더블루케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도록 했습니다. 피청구인은 안종범을 통하여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포스코가 스포츠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케이가 스포츠팀의 소속 선수 에이전트나 운영을 맡기도록 하였습니다. 최서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종을 통해 지역 스포츠클럽 전면 개편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내부 문건을 전달받아, 케이스포츠가 이에 관여하여 더블루케이가 이득을 취할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또 피청구인은 롯데그룹 회장을 독대하여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 사업과 관련해 하남시에 체육시설을 건립하려고 하니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여 롯데는 케이스포츠에 70억 원을 송금했습니다. 다음으로 피청구인의 이러한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지를 보겠습니다. 헌법은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여 공무원의 공익실현의무를 천명하고 있고, 이 의무는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윤리법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피청구인의 행위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으며,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한 것입니다. 또한,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의 설립, 최성원의 이권 개입에 직, 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피청구인의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입니다. 그리고 피청구인의 지시 또는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많은 문건이 최서원에게 유출된 점은 국가공무원법의 비밀엄수의무를 위배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피청구인의 법위반 행위가 피청구인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여야 함은 물론, 공무 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개입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습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미르와 케이스포츠 설립,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케이 및 케이디코퍼레이션 지원 등과 같은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왔습니다. 그 결과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입니다. 한편,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하였습니다. 이 사건 소추사유와 관련한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 결정에는 세월호 참사 관련하여 피청구인은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헌법상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고, 다만 그러한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생략](그 취지는 피청구인의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법정의견과 같고, 피청구인이 헌법상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으나 이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지만, 미래의 대통령들이 국가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여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져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상실되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피청구인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위반을 지적한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이 사건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하여 파면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재판관 안창호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선고를 마칩니다.(11시22분 마침)
  • 헌재가 밝힌 박 대통령 파면 이유가…“최순실 사익 지원 위법행위 재임 중 지속”

    헌재가 밝힌 박 대통령 파면 이유가…“최순실 사익 지원 위법행위 재임 중 지속”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직무정지 상태의 박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끌며, 차기 대선은 5월초에 실시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 의결로 시작한 탄핵심판은 92일 만에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정으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날 오전 11시 헌재 재판관 8명이 대심판정에 입장했다.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결정문 낭독을 시작했다. 이 권한대행은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 경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많은 번민, 고뇌 시간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재판관들은 이 사건이 재판서에 적시된 지난해 12월 9일 이후 오늘까지 60여일 간 매일 평의를 진행했다”면서 “재판 과정 중 이뤄진 모든 진행 및 결정에 재판관 전원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재판장인 저나 주심이 임의로 진행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시다시피 헌법은 대통령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라면서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 임하고자 했다.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뤄지는 이 선고가 국론분열, 혼란 종식시키고 화합,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또한 어떤 경우에도 헌법과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라면서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헌재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적법절차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탄핵심판을 각하하는 대신 인용이나 기각 여부를 결정하는 본안판단을 하겠다는 것이다. 헌재는 “대통령의 행위가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파면으로서 얻는 헌법수호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했다. 이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라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헌법·법률 위배행위는 재임 기간 중 지속해서 이뤄졌고 국회, 언론의 지적에도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왔다”며 “대국민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협조하겠다 했으나 검찰 조사, 특검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헌법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며 재판관 전원 일치 결정으로 파면을 선고했다. 헌재는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사익을 지원하기 위한 박 대통령의 위법행위가 재임 중 계속됐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플레이그라운드, KD코퍼레이션 지원 등 최서원(최순실)의 사익추구를 지원했고, 헌법·법률 위배 행위가 재임 기간 중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오히려 그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왔다”며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의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피청구인은 대국민담화에서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면서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중대 행위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헌재는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한 기금 모금이 대통령의 공정한 직무수행 의무를 위배해 파면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재단 기금 모금과 관련한 대통령이 행위는 최순실씨를 위해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 윤리법 등 준수해야 하는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행위”라고 밝혔다. 헌재는 이어 “기금 모금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 했을 뿐 아니라 기업 경영의 자율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헌재 심판 선고 요약> 3. 피청구인 행위 헌법 법률 위배 여부

    <헌재 심판 선고 요약> 3. 피청구인 행위 헌법 법률 위배 여부

    -다음으로 피청구인의 이런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지 보겠다 피청구인의 행위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 할 수 없고 헌법과 공직자 법률 위배.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 설립, 최서원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 도움 줘 기업의 재산권과 경영의 자유 침해. 피청구인 지시와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문건이 유출된 건 공무원법의 비밀 엄수 의무 위배. -이같은 사유가 파면에 해당할 수 있는지 보겠다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대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부인하며 의혹 제기를 비난.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감시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피청구인은 미르, K스포츠, 더블루K 등 최서원 사익 추구에 관여, 개입.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가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 사실을 은폐하고 단속해.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범죄 행위로 구속기소되는 중대한 사태 이르러. 이러한 위헌 위법 행위는 대의민주제와 법치주의 훼손. 한편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 했으나 조사에 응하지 않고 압수수색도 거부.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아.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위배 행위. 피청구인이 미치는 사유가 중대하므로 파면함으로 얻는 불이익보다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 얻는 헌법 수호 이익이 더 커. 전원 일치로 주문 선고.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세월호 참사 관련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하지 않았으나 헌법상 성실한 국책 수행의무 위반했고 다만 그것만으로 파면은 어렵다는 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의 보충의견, 또 보수와 진보의 이념 문제 아니라 정치적 패습 척결을 위해 파면해야 한다는 안창호 재판관의 보충 의견이 있었다.
  • <헌재 심판 선고 요약> 2. 탄핵 사유별 검토

    <헌재 심판 선고 요약> 2. 탄핵 사유별 검토

    -다음 탄핵 사유 살펴보겠다. 피청구인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 위배했는지. -공무원 임용권 남용 관련, 문체부 노국장과 진과장이 피청구인의 지시로 문책성 인사를 당하고 노국장은 면책, 유진룡은 면직됐고 김기춘이 제1차관에 지시해 1급 공무원 6인에게 사직서 제출받아 3명의 사직서 수리 사실 인정돼. 그러나 증거 종합했을 때 노국장과 진과장이 최서원 사익 추구에 방해돼 그렇다고 인정하기 어려워. 유진룡 면직 이유나 김기춘이 6인의 1급 공무원에게 사직서 제출받은 것도 분명하지 않아. -다음 언론의 자유 침해 압력을 행사해 세계일보 사장 해임했다는 것 관련, 세계일보에 누가 관여했는지 분명하지 않고 피청구인이 관여했다고 인정할 명확한 증거가 없어 -세월호 사건 관련,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로 304명 사망하는 참사 발생. 피청구인은 관저 머물러. 세월호 참사는 어떤 말로도 희생자 위로 부족. 피청구인은 국민의 생명 보호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권한 행사하고 직책 수행해야 할 의무 부여. 그러나 재난 상황이 발생했다고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의무까지 발생하지 않아. 또 성실한 직무 수행과 같은 추상적 이유로 탄핵소추 할 수 없어. 규범적으로 성실한 의무 이행은 관철될 수 없어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 될 수 없어. 직책 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소추 사유 될 수 없어. -최서원의 국정개입 국정농단 살펴보겠다. 정호성은 2013년 1월부터 4월까지 각종 인사자료, 국무회의 자료,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 등 공무상 비밀 담긴 문건 최서원에 전달. 최서원이 이를 보고 의견을 주거나 내용을 수정하기도 했고 직무 활동에 관여하기도. 최서원은 공직 후보자 추천하기도. 일부는 최서원의 이권 추구 도와. 피청구인은 KD코퍼레이션 부탁받고 안종범 시켜 거래를 부탁. 피청구인은 안종범에 문화체육 관련 재단 설립 지시해 486억원을 출연받아 재단법인 미르, 288억원을 출연받아 K스포츠 설립. 그러나 사업추진, 자금 집행 등 업무 집행은 피청구인과 최서원이 했고 기업들은 전혀 관여하지 못해. 최서원은 플레이 그라운드 설립 운영. 자신이 추천한 임원을 통해 미르 장악하고 플레이 그라운드와 용역 체결해 이익 추구. 최서원의 요청에 따라 피청구인은 안종범 통해 kt에 특정인 둘 채용하게 한 뒤 광고 업무 담당하게 해. 그 뒤 플레이그라운드는 kt에서 68억원의 광고 수주. 또 안종범은 피청구인 지시로 현대차 그룹의 플레이그라운드 자료를 소개했고 현대와 기아는 9억여원 광고 발주. 한편 최서원은 더블루K도 설립해 운영. 노승일, 박헌영을 직원으로 채용해 더블루K와 업무협약 체결하게 해. 피청구인은 그랜드코리아레저와 스포츠팀을 창단하게 하고 더블루K에 이를 맡겨. 최서원은 김종을 통해 지역 스포츠 클럽 전면 개편에 대한 내부 문건을 받아 K스포츠가 이에 관여, 더블루K가 이익을 추구할 방향을 마련. 피청구인은 또 롯데그룹 관련 하남시에 체육시설 지으려 하니 자금 달라고 하여 70억원 송금받아. -다음으로 피청구인의 이런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지 보겠다. 피청구인의 행위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 할 수 없고 헌법과 공직자 법률 위배. 재단법인 미르와 K스프초 설립, 최서원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 도움 줘 기업의 재산권과 경영의 자유 침해. 피청구인 지시와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문건이 유출된 건 공무원법의 비밀 엄수 의무 위배.
  • “인민의 사유 재산 보호”… 中 민법시대 연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민법 시대’를 연다. 인민일보는 9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지난 8일 전체회의를 열고 ‘민법총칙’ 초안을 심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인대 대표는 15일 전인대 폐막식에서 표결을 통해 신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민법총칙을 제정할 예정이다. 민법총칙 제정은 ‘민법전’ 체계 구축의 핵심 작업이다.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 “현재 민법전 편찬의 조건이 완성됐다”면서 “민법총칙 제정에 이어 2020년까지 통일된 민법전을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완성될 민법전은 총칙편과 계약편·물권편·침권책임편·혼인편·상속편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단일 법률로서의 민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사유재산을 부정한 사회주의 특징 때문이다. 1954년에 전인대가 민법전을 편찬하려고 했으나 ‘우경화 반대’ 역풍에 부딪혀 좌절됐다. 1964년에는 문화대혁명 때문에 좌절됐다. 개혁·개방 이후 계약법, 상속법, 물권법 등이 필요에 따라 순차적으로 제정됐다.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인 2014년 10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 때 ‘의법치국’이 선포되면서 본격적인 민법총칙 제정 및 민법전 구축 작업이 시작됐다. 새로 제정된 민법총칙은 자연인의 권리능력, 법인의 분류, 인터넷상 재산권, 의인행위의 보상 등을 새롭게 규정했다. 우선 자연인의 민사능력은 출생으로 시작되지만 유산상속권 보호를 위해 태아에게도 예외적인 민사상권리를 허용했다. 민사행위능력상 미성년자의 연령기준도 만 10세에서 만 6세로 낮췄다. 법인은 설립목적과 기능에 따라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 특수법인으로 구분했다. 인터넷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민법총칙은 인터넷상의 가상재산과 빅데이터 등을 민사상 권리로 인정했다. 긴급구조 등 의로운 행위를 하다가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쳐도 중대과실이 아니면 민사상 책임을 면제해 주는 조항도 생겼다. 특히 민법총칙의 제1장 기본원칙에 ‘녹색 조항’을 삽입해 “민사주체는 민사활동에 종사할 때 반드시 자원 절약과 생태환경 보호에 유리하게 종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인민일보는 민법총칙 내용을 소개하면서 “민법총칙과 민법전의 편찬은 인민의 재산과 권익을 존중하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 법치체계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본질은 법치 경제”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강남서 ‘청년창업가 날개’를

    강남서 ‘청년창업가 날개’를

    “서울 강남구에서 청년창업가의 꿈을 이루세요!”남구는 제7기 청년창업가를 모집한다고 9일 밝혔다. 센터는 2010년 11월 개소 이후 현재 6기 입주기업까지 총 161개 기업을 지원하고, 140억여원의 매출실적, 220건의 지적재산권 등록 등 성과를 이룬 바 있다. 7기 모집 대상자는 창의적 아이템을 보유한 지역의 20~39세 청년 창업가로 공고일 기준 3년 미만의 창업 경력을 가져야 한다. 오는 30일까지 모집하고 서류 및 발표 심사를 거쳐 3인 이내 기업으로 총 69명을 선정한다. 선발되면 구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하는 자격을 준다. 전문가 컨설팅·멘토링, 국내외 전시회 참가와 마케팅 홍보 등 지원도 받는다. 센터에는 공용 사무집기, 세미나실, 휴게실 등 부대 편의 시설도 갖춰져 있다. 모집 분야는 정보통신(IT), 지식 서비스, 디자인 등 3개 분야다. 신청은 강남구 청년창업지원센터 홈페이지(gnstartup.or.kr)에서 한다. 070-4066-1919.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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