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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현장] 연금, 용감하거나 비겁한 개혁/손지은 정치부 기자

    [나와, 현장] 연금, 용감하거나 비겁한 개혁/손지은 정치부 기자

    박근혜 정부의 성과를 그래도 하나만 꼽자면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이다. 국가가 돈을 쓰는 게 아까워 죽겠다는 사람들은 저강도 개혁이라 비판하지만,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여야와 정부가 꼬박 18개월을 매달려 해낸 대업이다. 2000년 이후 대부분의 연금 개혁을 밀실에서 진행한 것과도 질적으로 다르다. 여야는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와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함께 운영했다. 국회라는 공론장에서 노조와 시민단체, 전문가, 정부, 여야가 머리를 맞댔고 추후 실무기구까지 설치해 대타협을 이뤘다. 정당 출입 기자들이 무식해 못 견디겠다며 정론관으로 달려온 여당 특위 위원장의 충당부채와 소득대체율에 대한 즉석 특강도 계속됐다. 대타협 결과 7%이던 보험료율을 5년간 9%로 올리고, 연금지급률을 1.9%에서 1.7%(2035년까지)로 낮췄다. 처음으로 하후상박의 소득재분배 장치를 마련했고, 수급자에게 고통을 분담했다. 60년간 총재정부담금 333조원을 절감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함께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새정치연합 대표로 노후 빈곤 해소를 위한 공적 연금 강화를 앞장서 주장한 당사자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공적 연금 개혁에 손을 대지 않았다. 왜 노후 빈곤 해소를 위한 개혁에 나서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시 정권이 바뀌었고 윤석열 대통령은 첫 국회 연설에서 “지속 가능한 복지제도를 구현하고 빈틈없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려면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가 곧 공적연금 전반을 개혁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다고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개혁에 나설 준비가 됐는지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연금 개혁은 대선 TV토론회 중 “누가 대통령이 돼도 개혁하겠다고 공동선언하는 게 어떤가”라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약속하죠. 안 할 수 없으니까”라고 답했다고 할 수 있는 대업은 아니다. 대선 공약으로 준비한 바도 없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다루지 않아 벌써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은 2015년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뎌냈다. 당정청 갈등으로 원내사령탑을 잃었어도 협상의 끈을 놓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114석으로 170석의 민주당을 상대해야 한다. 159석 새누리당과 국민의힘 앞에 닥칠 고통은 비교불가다. 개혁은 용감해야 한다. 세대와 직역의 비겁한 갈라치기나 연금 고갈 공포 조장으로는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없다. 군인·사학연금을 빼놓는다면 그것 또한 용감한 개혁은 아니다.
  • “尹정부에 잘 드는 칼 주는 꼴”… 민주 ‘중수청 설립’ 자충수 고심

    “尹정부에 잘 드는 칼 주는 꼴”… 민주 ‘중수청 설립’ 자충수 고심

    더불어민주당이 한국형 미국 연방수사국(FBI)으로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위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밀어붙이고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중수청 설립이 필수적이지만 윤석열 정부에 또 다른 무기를 쥐여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고민이 크다. 조응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5일 MBC 라디오에서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중수청법은 곧 야당이 될 우리 당에 비토권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에 아주 잘 드는 칼을 하나 선사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원내 지도부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향후 중수청 논의 과정에서는 중수청 설치 규정과 중수청장후보추천위원회 등 두 가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의 복심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을 의식해 중수청을 법무부 소속이 아닌 독립 기관으로 둘 가능성이 크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검찰은 법무부, 경찰은 행정안전부 소속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독립 기관이다. 조 위원은 “우리 당은 법무부 산하로 가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독립 기관 쪽으로 하고 싶어 할 것”이라면서도 “독립 기관은 책임지는 장관, 국무위원이 없다는 것”이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 법사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나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할 가능성은 낮고, 제3의 독립 기구로 남겨 둘 것”이라며 “또 다른 반부패 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 소속으로 둘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중수청장 임명 방식을 놓고서도 2020년 공수처법 개정 당시 ‘공수처장 후보 야당 거부권’을 두고 여야가 극명하게 대치했던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 지난해 2월 황 의원이 발의한 중수청법에 따르면 후보추천위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야당의 거부권을 규정하지 않아 여당이 될 국민의힘의 입김이 더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는 기존 합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 전운이 일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김기현 국민의힘 당시 원내대표는 지난해 7월 23일 국회 상임위원장을 재분배하면서 올해 6월 이후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회법상 원 구성은 2년 단위로 있고,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은 현재 교섭단체 대표가 하게 돼 있다”며 “국회법대로 원점에서 시작되는 것이 당연하다. 재협상이라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전임 원내지도부 간 합의 자체가 월권이라고 본다”며 “당시 묶음으로 합의한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를 악용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이미 법사위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원 구성 합의 파기를 시사한 것은 중수청 입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사개특위 구성 후 6개월 내 중수청 입법, 1년 6개월 안 중수청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에 넘어가면 관련 법안의 법사위 통과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이처럼 민주당이 원 구성 합의 파기를 언급하면서 법사위원장은 원 구성 재협상의 카드가 됐다. 국민의힘이 사개특위 참여와 중수청 입법에 전면 반대하는 상황에서 ‘검수완박 합의안’ 준수와 지난해에 이뤄진 원 구성 합의를 서로 지키자는 협상이 진행될 수도 있다. 다만 박 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여야 원 구성 합의를 민주당 역시 파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합의 파기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은 합의를) 매일 뒤집는다”면서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우리 쪽에서 하기로 하지 않았나”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무소불위의 의석수로 약속을 파기하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사위 소속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합의 파기를 거대 의석수로 밀어붙이면 국민의힘은 방법이 없다”고 했다.
  • [시론] 과도한 상속세, 유산취득세로 세 부담 완화해야/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시론] 과도한 상속세, 유산취득세로 세 부담 완화해야/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 대기업에 대한 징벌적인 상속세 논란에 따라 상속세 개편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근본적인 법 개정이나 정책이 없었던 가운데,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상속세에 유산취득세 방식을 도입해 상속자들의 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관련 논의에 대해서 상속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해 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은 장기 과제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정책 방향으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 현행 상속세는 피상속인(사망자)의 유산을 기준으로 10~50%의 5단계 초과누진세율로 과세하고,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주식을 상속받을 경우에는 평가액에 할증평가(20% 가산)를 적용해 최대 60%의 세율처럼 적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 50%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최고세율 약 25%의 2배에 달하고, OECD 국가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도 0.5%로 OECD 국가 중 벨기에·프랑스(0.7%) 다음 세 번째로 OECD 평균(0.2%)보다 0.3% 포인트나 높다. 현 정부 들어 최고세율이 가장 높은 일본(0.4%)보다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이 높아진 점은 상속세 부담이 더 과중해졌음을 알 수 있게 한다. 특히 상속세 부과 방식은 사망자의 유산 전체에 대해 10%에서 50%의 누진세율을 적용해 각자 상속분에 배분된 세액을 납부하는데, 실제 상속분이 많든 적든 동일한 초과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이는 납세자의 부담 능력에 따라 조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응능부담 원칙에 위배된다. 반면 유산취득세 과세 방식은 각자 상속받은 금액에 대해 해당 세율을 적용해 과세하기 때문에 실제 상속 재산과 납세 능력이 부합하게 된다. 예를 들어 100억원의 유산이 3명의 자녀에게 균등 상속되는 경우(일괄공제 5억원 적용) 유산세 방식은 37억 9000만원의 상속세액을 3명이 나눠 납부하고, 유산취득세 방식은 각자 9억 7000만원의 상속세를 부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유산취득세 방식이 유산세 방식보다 총 8억 8000만원의 상속세를 덜 부담하게 된다. 유산취득세 방식은 실제 받은 상속 재산의 크기에 따라 상속세를 부담하기 때문에 납세 능력과의 대응 관계에 맞게 공평한 과세가 될 수 있다. 조세 형평을 실현하는 ‘응능부담의 원칙’과 과세체계 합리화 및 국제 동향을 감안한다면 현행 상속세 제도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해 과중한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유산세 방식은 세무행정상 용이하고 세수 증대 측면에서 장점이 있겠지만, 유산취득세 방식은 세무행정 부담도 크지 않고 부담 능력에 따른 공정한 과세가 이뤄진다. 우리나라의 상속세 부담이 국제적으로 매우 과중하기 때문에 일각의 세수 감소와 소득재분배 등에 대한 우려는 상속세제의 합리화 과정으로 판단해야 타당할 것이다. 또한 2000년대 들어 상속 과세를 통해 소득재분배와 경제적 기회 균등을 실현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인식하에 자본 유출을 막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소득재분배에 보다 유용하다는 사고를 바탕으로 캐나다, 스웨덴 등 14개국은 폐지하거나 도입하지 않았다. 적은 상속세 수입을 위해 자본을 유출하고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는 상속세를 유지하는 데 부정적 시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직계비속에 대한 상속 시 상속세 부담이 없거나(18개국), 세율을 인하하고 있어(10개국) 상속세 완화가 국제적 추세로 보인다. 납세자가 상속받은 실제 이득에 대해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과도하게 높은 세 부담을 낮추고, 상속세를 완화하는 국제적 흐름에 부합하는 정책 방향이다.
  •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이제는 정책으로 말할 때/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이제는 정책으로 말할 때/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치열했던 선거가 끝났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을 냉정히 바라보고, 우리가 살아갈 보다 나은 사회를 꿈꾸고 구상할 때다. 역대 대통령 선거 중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많은 득표수의 당선과 낙선을 기록한 이번 결과는 우리 사회에서 무엇보다 사회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보여지고 있는 보수ㆍ진보라는 정치적·이념적 분열뿐만 아니라 소득양극화, 자산양극화, 일자리양극화 등 우리 사회에서 사회통합이 절실한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특히 날로 심각해져 가는 소득양극화, 자산양극화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주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간 우리 사회는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소득분배는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94년 1만 달러, 2006년 2만 달러, 2017년 3만 달러를 돌파했고, 작년에는 코로나 와중에도 3만 5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오고 있다. 반면 2010년 이후 개선 중이던 근로소득 불평등 추세는 최근 크게 악화됐다. 2020년 상위 10%의 근로소득은 전년 대비 4.7% 증가했지만 하위 10%의 근로소득 증가율은 0.8%에 그쳐 격차가 더욱 커졌다. 자산양극화의 모습은 더 처절하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자산양극화의 정도는 더욱 심화됐다. 한 조사에 따르면 총자산 기준으로 하위 20%의 부동산 자산은 2018년부터 3년간 약 30%가 감소해 490만원을 기록한 반면 상위 20%의 부동산 자산은 같은 기간 8억 8138만원에서 12억 2767만원으로 약 39.2% 증가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두 계층의 부동산 자산 격차가 125배에서 251배로 두 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소위 MZ세대라 통칭되는 2030세대 내에서도 상위 20%의 자산은 하위 20%의 자산에 비해 35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젊은 세대라고 하더라고 경제적 계층은 천차만별인 것이다. 그간 많은 정부에서 경제성장을 강조해 왔다. 경제가 성장하면 나눌 수 있는 떡의 크기도 커진다는 논리에서였다. 그러나 각종 통계는 경제는 성장했지만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동일 세대 내의 불평등도 더욱 심화되고 있어 이는 세대 간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나타나는 보편적인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들은 어떤 모습의 사회를 원하고, 그에 따라 정부는 어떤 정책 방향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고 싶다. 이전과 같이 높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정부 정책을 원하는지, 아니면 경제성장보다는 소득이나 자산 불평등의 개선을 희망하는지, 또는 어느 정도 경제도 성장하면서 불평등도 개선되기를 희망하는지 묻고 싶다. 만약 소득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경제성장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어느 정도까지 경제성장을 희생할 용의가 있을까? 진짜 국민투표를 하고 싶은 대목이다. 정해진 답은 없다. 바람직한 미래 모습에 대한 국민의 가치 판단 문제고, 정치적 합의의 문제다. 대통령도 정부도 이제는 이 문제에 대해 정책으로 말할 때다. 화려한 수사는 필요 없다. 경제성장이 중요한지, 경제성장만큼 소득재분배가 중요한지 정책으로 말할 때다. 경제성장이 중요하다면 그 과실은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소득재분배가 중요하다면 경제 전반에 대한 영향은 어떤지 정확히 따져 봐야 할 때다. 경제성장과 소득불평등 해소를 동시에 추구한다면 경제성장의 방향과 소득재분배의 방법을 명확하게 정책으로 설계해야 한다. 5년 후 우리나라의 사회통합이 어떤 방향을 향해 있을지 궁금하다. 화려한 정치적 수사와 약속의 시간은 갔다. 이제는 정책으로 보여 줄 시간이다.
  •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융복합사회에 걸맞은 정부 조직 개편돼야/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융복합사회에 걸맞은 정부 조직 개편돼야/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새 정부의 중앙정부 조직 개편에 관한 논의가 무성하다. 대표적인 이슈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한다는 것이다. 통상 기능을 지금처럼 산업 기능과 함께 둘 것인가, 외교 기능과 합칠 것인가를 두고도 여러 얘기가 오간다. 노무현 정부 시절 시행했던 과학기술부총리제 부활에 대한 논의도 뜨겁다. 정부 기능의 재조정은 당면한 일자리, 인구구조 변화, 기후변화, 불공정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현대 사회는 융복합의 사회로, 어떤 단일한 영역의 문제라도 다른 영역과 밀접히 연결돼 있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일자리 문제는 고용노동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기후변화는 환경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 문제는 산업통상자원부나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업육성 정책, 교육부의 인재양성 정책 등 다양한 부처와 연계돼 있다. 기후변화는 산업부의 에너지 정책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고 산림 조성 등을 통한 탄소 감축과도 관련성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한 논의를 듣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즉 주어진 문제는 융복합적인데 해결책은 여전히 칸막이식의 기능 재조정에서 찾고 있는 느낌이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정부 기능의 재조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 기능을 어떻게 연계하고 조정할 것인가, 그래서 융복합의 사회문제에 어떻게 총체적으로 대응하고 해결할 것인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정부 조직 개편의 방향은 어떻게 돼야 할까. 첫째, 국무총리 중심으로 정책 연계와 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총리실 본연의 역할은 각 부처 정책의 조정과 연계에 있다. 그러나 그간 부처 간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회적 비판이 높다. 이는 총리실이 그 역할을 충실히 못 했다는 얘기인데,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의 힘이 총리에게 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행 헌법 규정상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각 부처를 통할할 수 있기에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과 분권 없이는 총리가 효과적으로 각 부처 정책을 조정하고 연계하기 힘들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대통령과 총리의 주례 회동 이외에도 대통령실과 총리실 간의 긴밀하고 빈번한 정책 협의가 필요한 이유다. 다음으로, 정부 각 부처의 권한과 책임성이 강화돼야 한다. 과거 산업화, 민주화 시대와는 달리 현재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대응할 시스템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분권화되고 자율적이면서도 책임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총리와 각 부처로 분산하고, 각 부처는 장관 중심으로 자율과 재량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되 결과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 각 부 장관이 책임지고 변화무쌍한 정책 문제에 대응하려면 예산과 조직 운영의 자율성이 필요하다. 예산 총액 내에서 장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편성이나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행안부 직제로 묶여 있는 조직관리 측면에서도 자율과 책임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각 부 장관에게 인력 총원만을 정해 주고, 각 부처가 정책 수요에 맞게 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줄 필요가 있다. 새 정부의 조직 개편은 융복합적 사회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분권과 자율, 책임성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각 부처의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융복합의 사회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 조직 개편에 관한 논의도 단순한 기능 재분배가 아니라 기능 간 상호 연계를 통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이뤄지길 바란다.
  • LTV 완화 땐 가계부채 부담… 보완책 마련 ‘과제’

    LTV 완화 땐 가계부채 부담… 보완책 마련 ‘과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Y노믹스’(윤석열 경제정책) 첫 단추를 끼울 인물을 골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에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인수위원으로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신성환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모두 서울대 출신인 세 사람은 거시경제와 금융, 재무 분야 전문가다. 윤 당선인은 세 사람에게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와 주식 양도세 폐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확대, 자본시장 투명성 개선 등을 주문했다. ‘Y노믹스’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것이다. 최 전 차관은 엘리트 관료 집단인 기재부 내에서도 엘리트로 불렸다. 인수위도 그를 ‘거시경제·금융 정책 분야 등에서 엘리트 보직을 거치며 전문성을 인정받은’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대 법대를 수석 졸업한 최 전 차관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뒤 박근혜 정부 말 1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청와대 재직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기 때문에 현 정부는 그를 기용하지 않았다. 현재는 농협대 총장을 맡고 있다.김 교수와 신 교수는 나란히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김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결제은행(BIS) 등에서 근무한 거시경제와 국제금융 전문가다. 윤 당선인의 경제 공약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교수는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등을 지낸 국내 대표적인 금융학자다. 인수위가 경제1 분과에 강조한 것 중 하나는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다. 대출규제는 현 정부 부동산 대책의 핵심이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9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 9억원 초과는 20%로 각각 묶여 있다. 집값이 15억원을 넘으면 아예 대출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금부자만 집을 살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당선인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LTV를 80%로, 1주택 실수요자는 70%로 각각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대출규제 완화는 필연적으로 가계부채 증가를 부르는 만큼 경제분과가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2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대출규제 완화가 잠잠해진 집값에 다시 불을 붙일 가능성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반값주택’ 같은 경우는 저렴하게 공급하니 LTV를 80%로 완화해도 대출액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일반주택에 대해서도 LTV를 완화하면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차관 등은 인수위가 문을 닫은 뒤에도 윤석열 정부 핵심 보직을 맡아 ‘Y노믹스’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차관의 경우 관료 출신인 만큼 뚜렷한 색깔이 없지만 증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기재부 차관 시절인 2016년 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 인상 등 ‘부자증세’를 추진하자 소득 재분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반대했다. 인수위는 최 전 차관에게 연금개혁, 주식양도세 폐지 등의 공약도 정부와 원만히 협의하라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핵심 아이콘인 소득주도성장을 강하게 비판했던 만큼, 민간 주도의 새로운 ‘판’을 짤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도 “윤 당선인의 국정철학에 맞는 새 정부 경제정책을 설계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동안 국가채무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터라 재정건전성도 신경 쓸 것으로 예상된다. 신 교수는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 등의 방안을 조언해 달라고 인수위로부터 요청받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윤 당선인의 공약을 서로 잘 연결시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많은 만큼 경제분과가 로드맵으로 잘 다듬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제 위험성이 커진 만큼 이에 대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 LTV 완화 땐 가계부채 부담… 보완책 마련 ‘과제’

    LTV 완화 땐 가계부채 부담… 보완책 마련 ‘과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Y노믹스’(윤석열 경제정책) 첫 단추를 끼울 인물을 골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에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인수위원으로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신성환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모두 서울대 출신인 세 사람은 거시경제와 금융, 재무 분야 전문가다. 윤 당선인은 세 사람에게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와 주식 양도세 폐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확대, 자본시장 투명성 개선 등을 주문했다. ‘Y노믹스’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것이다. 최 전 차관은 엘리트 관료 집단인 기재부 내에서도 엘리트로 불렸다. 인수위도 그를 ‘거시경제·금융 정책 분야 등에서 엘리트 보직을 거치며 전문성을 인정받은’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대 법대를 수석 졸업한 최 전 차관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뒤 박근혜 정부 말 1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청와대 재직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기 때문에 현 정부는 그를 기용하지 않았다. 현재는 농협대 총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와 신 교수는 나란히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김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결제은행(BIS) 등에서 근무한 거시경제와 국제금융 전문가다. 윤 당선인의 경제 공약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교수는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등을 지낸 국내 대표적인 금융학자다. 인수위가 경제1 분과에 강조한 것 중 하나는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다. 대출규제는 현 정부 부동산 대책의 핵심이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9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 9억원 초과는 20%로 각각 묶여 있다. 집값이 15억원을 넘으면 아예 대출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금부자만 집을 살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당선인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LTV를 80%로, 1주택 실수요자는 70%로 각각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대출규제 완화는 필연적으로 가계부채 증가를 부르는 만큼 경제분과가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2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대출규제 완화가 잠잠해진 집값에 다시 불을 붙일 가능성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반값주택’ 같은 경우는 저렴하게 공급하니 LTV를 80%로 완화해도 대출액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일반주택에 대해서도 LTV를 완화하면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차관 등은 인수위가 문을 닫은 뒤에도 윤석열 정부 핵심 보직을 맡아 ‘Y노믹스’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차관의 경우 관료 출신인 만큼 뚜렷한 색깔이 없지만 증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기재부 차관 시절인 2016년 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 인상 등 ‘부자증세’를 추진하자 소득 재분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반대했다. 인수위는 최 전 차관에게 연금개혁, 주식양도세 폐지 등의 공약도 정부와 원만히 협의하라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핵심 아이콘인 소득주도성장을 강하게 비판했던 만큼, 민간 주도의 새로운 ‘판’을 짤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도 “윤 당선인의 국정철학에 맞는 새 정부 경제정책을 설계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동안 국가채무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터라 재정건전성도 신경 쓸 것으로 예상된다. 신 교수는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 등의 방안을 조언해 달라고 인수위로부터 요청받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윤 당선인의 공약을 서로 잘 연결시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많은 만큼 경제분과가 로드맵으로 잘 다듬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제 위험성이 커진 만큼 이에 대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출규제 확 푼다… 닻 올린 Y노믹스

    대출규제 확 푼다… 닻 올린 Y노믹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Y노믹스’(윤석열 경제정책) 첫 단추를 끼울 인물을 골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에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인수위원으로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신성환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모두 서울대 출신인 세 사람은 거시경제와 금융, 재무 분야 전문가다. 윤 당선인은 세 사람에게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와 주식 양도세 폐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확대, 자본시장 투명성 개선 등을 주문했다. ‘Y노믹스’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것이다. 최 전 차관은 엘리트 관료 집단인 기재부 내에서도 엘리트로 불렸다. 인수위도 그를 ‘거시경제·금융 정책 분야 등에서 엘리트 보직을 거치며 전문성을 인정받은’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대 법대를 수석 졸업한 최 전 차관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뒤 박근혜 정부 말 1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청와대 재직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기 때문에 현 정부는 그를 기용하지 않았다. 현재는 농협대 총장을 맡고 있다.김 교수와 신 교수는 나란히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김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결제은행(BIS) 등에서 근무한 거시경제와 국제금융 전문가다. 윤 당선인의 경제 공약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교수는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등을 지낸 국내 대표적인 금융학자다. 인수위가 경제1 분과에 강조한 것 중 하나는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다. 대출규제는 현 정부 부동산 대책의 핵심이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9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 9억원 초과는 20%로 각각 묶여 있다. 집값이 15억원을 넘으면 아예 대출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금부자만 집을 살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당선인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LTV를 80%로, 1주택 실수요자는 70%로 각각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대출규제 완화는 필연적으로 가계부채 증가를 부르는 만큼 경제분과가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2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대출규제 완화가 잠잠해진 집값에 다시 불을 붙일 가능성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반값주택’ 같은 경우는 저렴하게 공급하니 LTV를 80%로 완화해도 대출액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일반주택에 대해서도 LTV를 완화하면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차관 등은 인수위가 문을 닫은 뒤에도 윤석열 정부 핵심 보직을 맡아 ‘Y노믹스’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차관의 경우 관료 출신인 만큼 뚜렷한 색깔이 없지만 증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기재부 차관 시절인 2016년 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 인상 등 ‘부자증세’를 추진하자 소득 재분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반대했다. 인수위는 최 전 차관에게 연금개혁, 주식양도세 폐지 등의 공약도 정부와 원만히 협의하라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핵심 아이콘인 소득주도성장을 강하게 비판했던 만큼, 민간 주도의 새로운 ‘판’을 짤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도 “윤 당선인의 국정철학에 맞는 새 정부 경제정책을 설계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동안 국가채무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터라 재정건전성도 신경 쓸 것으로 예상된다. 신 교수는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 등의 방안을 조언해 달라고 인수위로부터 요청받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윤 당선인의 공약을 서로 잘 연결시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많은 만큼 경제분과가 로드맵으로 잘 다듬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제 위험성이 커진 만큼 이에 대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성장불평등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역량 높일 새 전략 세워라[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저성장불평등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역량 높일 새 전략 세워라[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한국은 역동적인 경제성장으로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세계의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다.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 (GDP)은 1960년의 39억 6000만 달러에서 2020년에 1조 6379억 달러로 414배가 증가했으며 국내총생산 규모로 세계 10위 국가가 됐다. 1960년에 158달러에 불과하던 1인당 GDP는 3만 1631달러로 증가했다. 물론 아직 한국의 1인당 GDP수준은 6만 달러가 넘는 미국, 싱가포르나 5만 달러 내외의 유럽 선진국과 비교하면 미흡하다. 그러나 인구 5000만명 이상이면서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인 나라는 6개국(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뿐임을 생각해 볼 때, 경제력 면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매우 높다.  한 국가가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생산 요소인 자연자원, 노동력, 자본, 기술과 이들을 결합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열악한 자연자원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노동력, 높은 투자율, 선진 기술 도입, 대외 지향적 산업화 전략을 통해 신속하게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산업구조는 빠르게 고도화됐고 삼성, SK, LG, 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대기업은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었다. 한국은 세계 7위 수출국으로 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참가자로 자리매김했다. ●경제 성장 잠재력 높이는 게 ‘핵심’ 한국의 경제발전 역량은 국제적으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13위의 ‘국제경쟁력’을 지닌 국가이다. 인프라, 시장 규모, 교육 수준, 정보통신기술에서 최상위 평가를 받았다.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은 한국의 ‘디지털경쟁력’을 세계 12위로 평가했다. 한국 경제의 가장 매력적인 요인으로 양질의 노동력, 경제의 역동성, 인프라, 연구개발투자를 꼽았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면서 경제성장률이 점차 낮아졌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연평균 8%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은 이후 10년간 4.9%, 다음 10년간은 3.3%로 계속 낮아지면서 저성장 추세가 굳어지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과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과거 고도성장의 주요인인 총노동 투입시간과 자본의 증가율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진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돼야 할 노동력의 질적 수준, 즉 인적자본의 향상이 더디고 기술력과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율은 정체했다. 인적자본과 총요소생산성의 경제성장률 기여도는 각각 연평균 0.3% 포인트, 1.2% 포인트에 머무르고 있다(‘한국경제포럼’ 2021년 7월호에 발표한 필자 논문의 추계치). 한국 경제가 앞으로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치인 0.81명으로 전 세계에서 최저 수준이다.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의 17%에서 2040년에는 34%로 높아진다. 1인당 평균 노동시간도 줄고 있다. 노동력 감소만으로도 앞으로 20년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졸업자는 많아졌지만, 교육의 질적 수준이 정체돼 인적자본의 향상이 쉽지 않다. 더불어 투자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국내 민간투자가 정체하고 있다. 기술발전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 외국 기술을 모방하면서 성장했던 과거 주력 수출산업의 국제경쟁력은 점점 쇠퇴하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첨단 산업은 크지 못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33년부터 1%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일본의 경우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어선 1992년부터 20년간 경제성장률이 0.8%였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한국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이다.한국이 저성장과 불평등의 함정에서 혜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한국은 경제발전 초기에는 눈부신 고도성장을 이루면서도 소득분배의 평등을 유지해 ‘평등과 함께하는 성장’(growth with equity)을 이룩한 국가로 칭송받았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대된 불평등 추세에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술이 발전하고 국제 무역이 확대되면서 노동자의 학력 간 임금 격차와 기업·산업 간 격차가 커졌다.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소득분배가 더욱 악화됐다. 은퇴한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노인 빈곤율이 상승했다.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시장소득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소득재분배 정책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성장·불평등이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일 수 없다. 한국은 경제 위기에 다른 어느 국가보다 잘 대처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선진국이 됐다. 이제 닥쳐온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더 나은 선진국을 건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 정부지출을 사회적으로 효과가 크고 생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사업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 정치 논리에 따른 선심성 재정지출은 피하고 인적자본 향상과 첨단 산업 발전을 지원해 성장잠재력을 높여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40년에 정부 부채가 GDP의 100%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국가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세제와 연금 개혁으로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높여야 한다. ●‘日 잃어버린 20년’의 경고 선진국에 걸맞은 제도 개혁으로 국가의 경제 역량을 높여야 한다.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다른 혁신적인 선진국에 비해 정치, 금융, 노동 분야 제도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정책 결정의 투명성과 사법제도의 독립성도 미흡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와 존중, 공동체 의식에서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감한 개혁으로 선진국에 걸맞은 효율적이면서 포용적인 제도를 갖추어야 한다.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사람과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적절한 직업훈련과 평생교육을 통해 모든 개인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과학·기술의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야 한다. 모험 자본 투자, 혁신에 대한 보상체계, 효과적인 경쟁 시스템을 만들어 기업가의 도전 정신을 북돋우고 신기술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역량을 증진해야 한다. 인공지능·생명공학·친환경 에너지 등 첨단 산업과 의료·금융·교육·문화·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클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여 생산성을 향상해야 한다. 불필요한 시장규제와 세금을 줄여 민간의 근로의욕, 투자와 기술 혁신 의욕을 높여야 한다. 지대추구와 같은 비생산적 활동을 규제하고 새로운 혁신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는 독과점 기업의 과도한 시장 지배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경제적 격차를 둘러싼 계층 간 갈등을 줄이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성장 과정에서 소득분배가 악화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 재정의 재분배 기능을 통해 성장의 과실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켜 부의 분배의 평등도 도모해야 한다. 이대로 주저앉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전철을 밟을 수는 없다. 지속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공정한 분배를 함께 갖춘 선진국으로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 이종화 고려대 교수·한국경제학회장 ■ 이종화 교수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며 아시아개발은행 (AD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지역협력국장, 청와대 국제경제보좌 관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경제학 회장. 거시경제학의 여러 분야에 걸쳐 연구해 국제 저명학술지에 100편이 넘는 영문 논문을 게재했으며 다산경제학상, 한국경제학회 청람상 등을 수상했다.
  • 자치경찰이 움직인다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전국 18개 시·도 자치경찰위원회가 완전한 의미의 주민맞춤형 자치경찰제 실현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경찰 중심의 일원화 모델’로 운영되는 현행 자치경찰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가경찰과 자치경찰간 역할 재분배를 통한 완전한 자치경찰제를 실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시도자치경찰위원장협의회는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에게 ▲자치경찰사무 개념 명확화 ▲위원회 기능 실질화(인사권 실질화, 자치경찰교부세 신설 등) ▲국가경찰-자치경찰 이원화 등 3개 분야와 이를 위한 4개 과제 추진을 촉구했다. 과제로는 자치경찰사무를 ‘지방자치법’상 자치사무에 명시함으로써 제도의 안정적 근간을 확립하고, 핵심 치안인력인 지구대·파출소에 대한 임용권 확보, 승진심사위원회 설치 규정 명시, 자치경찰교부세·자치경찰특별회계 신설, 자치경찰 관련 과태료·범칙금 지자체 이관 등 안정적 재원확보 방안 등을 요구했다. 인사권은 자치경찰 승진 정원을 별도로 확보해 경정과 총경 승진 추천권을 부여하고, 재원 계획 중 자치경찰교부세는 주세(연간 3조원)의 약 5∼10%를 세입으로 하는 방안을 촉구했다. 이형규 전북도 자치경찰위원장은 “국가경찰에 의한 ‘관리’중심의 획일적 치안행정 체계에서 벗어나, 국가경찰과 자치경찰간 역할 재분배를 통해 지역 치안의 효율성 극대화와 경찰의 책임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치경찰위원회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완전한 자치경찰제 실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현 자치경찰제는 자치경찰사무를 담당하는 자치경찰이 없는 상황에서 출발해 진정한 주민 맞춤형 자치경찰제 실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치경찰사무가 지방자치법에 명시되지 않아 자치사무인지, 국가사무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자치경찰위원회는 독립적 합의제 행정기관이지만, 모든 업무를 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서만 전북경찰청장을 지휘·감독하고 있어 단순한 사무는 직권으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이 자치경찰의 위치가 애매한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시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지역 특색에 맞는 치안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북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올해 목표를 ‘주민 밀착형 치안 거버넌스 체계 구축’으로 정하고 도민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맞춤형 치안정책을 추진한다. 올해 주요 업무는 ▲도민 소통을 통한 전북 맞춤형 치안시책 발굴 ▲치안 협력 네트워크 구축으로 치안시책의 효율성 확보 ▲생활주변 안전망 구축으로 도민의 삶의 질 개선 등이다. 도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자치경찰 엠블럼(BI)과 캐릭터 등을 3월까지 공모·선정하고, 자치경찰제 관련 매체 및 홍보물품을 제작해 도내 전광판 및 SNS 등 온·오프라인을 통한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도민 정책제언 및 정책공모전, 민·경 현장간담회와 협력치안활동을 확대·강화하고, 보이스피싱·농산물 절도 예방, 범죄피해자 보호 등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치안정책도 추진한다. 도내 경찰행정학과 학생들로 구성한 청년소통팀 ‘메신저-폴’과 함께 생활 속 불편과 불안감을 실험을 통해 대안을 찾는 ‘치안리빙랩’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형규 위원장은 “2022년도 자치경찰의 목표는 주민 밀착형 치안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전북도의회, 전북경찰청과 소통하고 협업관계를 굳건히 하고 제도 개선으로 전북 자치경찰이 보다 더 주민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손나은이 에이핑크 뒤통수? ‘학폭 논란’ 피해자”

    “손나은이 에이핑크 뒤통수? ‘학폭 논란’ 피해자”

    손나은 에이핑크 활동 불참에 얽힌 뒷이야기가 전해졌다.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는 '에이핑크 통수? 욕먹는 손나은 억울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손나은이 에이핑크 완전체 활동에 홀로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조명했다. 이진호는 "요즘 연예계에서 욕을 많이 먹는 인물이 한 명 있다"며 손나은을 언급했다. 손나은이 차기작 일정 문제로 에이핑크의 10주년 스페셜 앨범 컴백 활동에 불참한다고 알렸다. 이어 손나은 불참으로 에이핑크가 피해를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진호는 "에이핑크는 지난해 12월 완전체로 앨범 녹음과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상태다. 그러나 손나은 이탈로 안무 동선 재조정, 파트 재분배, 일부 재녹음 등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나은이 에이핑크 멤버들의 뒤통수를 쳤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이진호는 "손나은은 이번 앨범의 뮤직비디오와 녹음까지 진행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데뷔 10주년 팬미팅에도 참여했다”고 했다. 이어 "에이핑크가 왜 데뷔 10주년이 아닌 1년이나 지연 된 지금 활동에 나서게 된 걸까"라고 의아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난해 4월 불거진 박초롱의 학교 폭력 논란을 언급했다.이진호는 "박초롱 학폭 의혹은 지난해 연예계에 불었던 학폭 이슈와 맞물리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이후 사과를 했다던 박초롱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를 고소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나은이 연기 활동을 위해 소속사를 옮겼지만, 에이핑크의 컴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에이핑크 컴백 활동이 이뤄지지 않는 시기를 택해 작품을 진행했고, 러브콜을 보낸 작품들에 대한 제의도 완전체 활동을 위해 거절했다"고 손나은의 입장을 전했다. 이진호는 또 손나은이 에이핑크 완전체 활동을 위해 적지 않은 작품 캐스팅을 거절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박초롱 사태로 컴백 일정이 계속 연기되면서 사달이 났다고 꼬집었다. 이진호는 "그러다 장고를 거쳐 새 작품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공교롭게 에이핑크 완전체 활동과 맞물린 것이다. 손나은을 영입한 YG 입장에서도 에이핑크 컴백 일정만을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손나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호는 "손나은 측근들은 지난해 손나은이 YG행을 선택했을 때부터 ‘에이핑크를 탈퇴하는 게 어떠냐, 소속사 이적 과정에서는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정리하고 아예 배우로 새 출발을 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에이핑크에 대한 애정이 컸던 손나은이 오히려 이를 거절했다"고 했다. 끝으로 "결과적으로 당시 손나은이 명확하게 결단을 내렸다면 이렇게 욕을 먹을 일도 없었을 텐데 안타까운 사안이다. 과연 이번 일로 일방적으로 욕을 먹어야 하는 인물이 손나은이 맞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 ‘임대차 3법’ 논란 커지는데… 李 “적응” 尹 “개편” 엇갈린 시선

    ‘임대차 3법’ 논란 커지는데… 李 “적응” 尹 “개편” 엇갈린 시선

    주요 대선후보들은 일제히 “집 없는 사람도 좋은 집에서 편하게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공급정책’을 똑같이 전면에 내세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려 많은 국민이 쾌적하고 깨끗한 집에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약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두 후보가 추구하는 이념적 색깔은 확연하게 달랐다. 효용성 논란이 불거진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3법’을 놓고도 입장이 갈렸다. 14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서민과 청년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사회주택(협동조합형) ▲공유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민’과 ‘청년’이라는 특정 계층을 겨냥해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형태의 임대주택을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진보 진영이 추구하는 ‘부의 평등’에 방점을 찍은 임대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 후보가 내세운 “모든 국민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도록 하겠다”는 공약에도 차별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이 후보의 철학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후보의 공약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약점도 동시에 지닌다. 정부가 개입해 저소득층까지 집을 소유하게끔 한다면 자가 보유를 꺼리는 ‘세입자’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개인주의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 ‘사회주택·공유주택’과 같은 형태는 시대를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 윤 후보는 ▲공공임대주택 매년 10만호씩 5년간 50만호 공급 ▲노후 공공임대주택 복합개발·리모델링 추진 ▲민간임대주택 공급량 30%의 임대료를 시장가격 3분의2 이하로 설정 ▲비정상거처 거주자 임대보증금 무이자 대여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후보가 정책 수혜 계층을 정부가 특정하고 지원을 몰아주겠다고 한 것과 달리, 윤 후보는 공공임대주택의 양적·질적 확충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원이 필요한 국민에게 제도적 뒷받침을 해 주는 방향을 택했다. 주거 취약계층이 정상거처로 옮기려는 의지를 보이면 임대보증금을 무이자로 대여하고 바우처를 지급하는 식이다. 개인의 의사와 ‘자유’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진영의 철학이 부동산 공약에도 묻어 있는 셈이다. 다만 윤 후보의 이런 공약은 ‘양극화’를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약점을 지닌다. 정부가 특정 계층 지원에 적극 개입하지 않으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격차가 더 벌어져 부의 재분배가 약화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을 놓고서는 의견이 갈렸다. 이 후보는 “현 제도에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윤 후보는 “완전히 개편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 후보 입장은 제도 안착을 통해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를 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드러난 부작용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약점도 있다. 윤 후보 입장은 각종 불만과 꼼수가 속출한 임대차 3법을 새롭게 개편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호응을 얻을 소지가 충분하지만, 당장 시장에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도 동시에 지닌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기준금리 수준의 45년 초장기 모기지 도입(15년 거치·30년 상환) ▲청년 전세금 대출 원금 상환 의무 폐지 등을 제안하며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세입자들이 횟수 제한 없이 저렴한 임대료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세입자 안심임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 전월세 임대 공약 ‘4인 4색’… 임대차 3법도 ‘동상이몽’

    전월세 임대 공약 ‘4인 4색’… 임대차 3법도 ‘동상이몽’

    주요 대선후보들은 일제히 “집 없는 사람도 좋은 집에서 편하게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공급정책’을 똑같이 전면에 내세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려 많은 국민이 쾌적하고 깨끗한 집에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약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두 후보가 추구하는 이념적 색깔은 확연하게 달랐다. 효용성 논란이 불거진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3법’을 놓고도 입장이 갈렸다. 14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서민과 청년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사회주택(협동조합형) ▲공유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민’과 ‘청년’이라는 특정 계층을 겨냥해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형태의 임대주택을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진보 진영이 추구하는 ‘부의 평등’에 방점을 찍은 임대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 후보가 내세운 “모든 국민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도록 하겠다”는 공약에도 차별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이 후보의 철학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후보의 공약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약점도 동시에 지닌다. 정부가 개입해 저소득층까지 집을 소유하게끔 한다면 자가 보유를 꺼리는 ‘세입자’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개인주의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 ‘사회주택·공유주택’과 같은 형태는 시대를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 윤 후보는 ▲공공임대주택 매년 10만호씩 5년간 50만호 공급 ▲노후 공공임대주택 복합개발·리모델링 추진 ▲민간임대주택 공급량 30%의 임대료를 시장가격 3분의2 이하로 설정 ▲비정상거처 거주자 임대보증금 무이자 대여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후보가 정책 수혜 계층을 정부가 특정하고 지원을 몰아주겠다고 한 것과 달리, 윤 후보는 공공임대주택의 양적·질적 확충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원이 필요한 국민에게 제도적 뒷받침을 해 주는 방향을 택했다. 주거 취약계층이 정상거처로 옮기려는 의지를 보이면 임대보증금을 무이자로 대여하고 바우처를 지급하는 식이다. 개인의 의사와 ‘자유’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진영의 철학이 부동산 공약에도 묻어 있는 셈이다. 다만 윤 후보의 이런 공약은 ‘양극화’를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약점을 지닌다. 정부가 특정 계층 지원에 적극 개입하지 않으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격차가 더 벌어져 부의 재분배가 약화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을 놓고서는 의견이 갈렸다. 이 후보는 “현 제도에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윤 후보는 “완전히 개편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 후보 입장은 제도 안착을 통해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를 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드러난 부작용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약점도 있다. 윤 후보 입장은 각종 불만과 꼼수가 속출한 임대차 3법을 새롭게 개편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호응을 얻을 소지가 충분하지만, 당장 시장에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도 동시에 지닌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기준금리 수준의 45년 초장기 모기지 도입(15년 거치·30년 상환) ▲청년 전세금 대출 원금 상환 의무 폐지 등을 제안하며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세입자들이 횟수 제한 없이 저렴한 임대료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세입자 안심임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 산업계 ‘욕받이’ 된 공정위, 제재 내렸다 하면 갈등… “누가 진짜 죄인인가”

    산업계 ‘욕받이’ 된 공정위, 제재 내렸다 하면 갈등… “누가 진짜 죄인인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재계 ‘욕받이’가 되고 있다.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는 제재를 내리기만 하면 당사자들의 거센 비난이 들불처럼 일어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공정위는 명확한 증거와 당사자 의견 진술을 바탕으로 제재를 내리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당사자들은 공정위 제재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한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29일 재계와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해운업계와 항공업계를 상대로 파급력이 상당한 굵직한 결정을 내렸다. 해상 운임 담합 사건에 대한 962억원 과징금 제재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이 바로 그것이다. 공정위의 이런 결정은 곧바로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해운업계는 “공정위의 제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정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측은 공정위가 제시한 운수권 재분배 슬롯 반납 등의 독과점 해소 조치가 국적 항공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공정위의 해운 담합 제재는 공정위와 해양수산부 간 신경전으로 옮아붙었다. 해수부는 지난 24일 ‘정기 컨테이너선사 공동행위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고 공정위의 제재 결정을 정면 비판했다. 해수부는 “국내외에서 전혀 문제가 없었던 공동행위에 대해 정부나 화주 단체의 요청이 없음에도 자발적으로 신고했어야 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며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운법상 공동행위의 신고 범위에 대한 관계부처 간 입장 차로 생긴 문제”라면서 “국가 기간산업에 회복이 불가능한 제재를 부과하기보단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제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공정위는 해수부가 낸 설명자료에 담긴 내용이 해운사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런 주장이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심사관의 반박에 막혀 과징금이 최종 결정됐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해운사의 잘못에 대해 법적 절차를 거쳐 과징금을 내린 만큼 해운사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업계에서 일어나는 불공정 거래행위를 감시하고 법원의 ‘1심’에 해당하는 제재를 내리는 정부기관이다. 기업의 내부거래와 갑질, 담합 행위, 독과점 등을 제재해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존립 이유다. 따라서 공정위가 내리는 과징금과 검찰 고발과 같은 제재는 기업 이윤에 타격을 주고 업계의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제재를 내렸다 하면 반발이 터져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정위의 조사가 경찰·검찰 수사처럼 반박하기 어려운 명확한 물적 증거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제재 당사자들이 제재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게다가 공정위 조사는 서류상 허점을 찾아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잘못을 찾아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런 이유로 공정위 조사를 ‘느림의 미학’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공정위 조사는 가해자보다 경쟁 관계에 있는 약자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피해가 명확하다면 제재가 잘못 내려지는 경우는 극히 드문 편이다. 제재를 받아들이지 못한 업체가 소송으로 맞서도 십중팔구 공정위가 승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제재를 내린 해운 담합 사건도 해운업계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사실은 명확하다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해운업계에 관례처럼 이어져 온 공동행위에 20여개에 달하는 선사가 참여하다 보니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962억원의 과징금이 장기간 불황의 늪에 빠졌다가 기지개를 켜는 해운업계에 찬물을 뿌린 것이라는 비판 역시 틀린 말은 아니다. 공정위로서는 아무래도 ‘담합’이라는 잘못된 행위에 더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보니 업계의 깊은 사정까지 고려하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업계의 사정을 고려해 제재 수위를 결정하면 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기 때문에 공정위도 제재 결정을 내리는 데 여러모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해운 담합을 둘러싼 공정위와 해수부의 갈등은 각자의 역할과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갈등을 풀어내려면 각자 입장과 이해관계만 따지기보다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공정위가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이유는 강도 높은 제재가 기업 경영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지만, 업계에 만연한 갑질을 치유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려면 공정위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해운 담합 사건으로 등을 돌린 공정위와 해수부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 “82조원에 게임사 산 MS… 바람직한 富재분배 아냐”

    “82조원에 게임사 산 MS… 바람직한 富재분배 아냐”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된 ‘세기의 빅딜’에 정보기술(IT) 업계와 주식시장이 크게 술렁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1조 9000억원)에, 그것도 전액 현금으로 사들인다는 깜짝 뉴스였다. IT 산업 역사상 최대 액수가 오간 인수 소식에 게임업계의 지각변동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산업의 미래를 논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같은 시각 “그 돈이면 몇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떠올린 이가 있다. 데이비드 맬패스(66) 세계은행(WB) 총재다. 그는 같은 날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애덤 포센 소장과의 화상 대담에서 “오늘 아침 MS가 한 비디오게임 회사에 단번에 투자한 액수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가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75개국에 지원하기로 한 돈이 연간 80억 달러로, 3년간 총 240억 달러(약 28조 6200억원)”라고 대조했다. 세계은행이 주도하는 국제개발협회(IDA)는 선진국, 개발도상국,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국제금융공사(IFC) 등의 공적 자금을 3년마다 조성해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지역 최빈국의 인프라 건설과 식량, 위생, 교육 등에 투자한다. 빅테크 기업 MS의 고액 인수합병을 비판한 맬패스 총재는 “이런 자본의 배분이 최선인지 의문을 가져 봐야 한다”며 “이 돈 대부분은 채권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고, 채권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선진국들이 이미 고도로 건설된 인프라·부동산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는 것은 바람직한 투자가 아니며, 개도국과 최빈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부의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게 맬패스 총재의 생각이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부의 불평등이 심화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부자들의 기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한층 거세다. 앞서 지난해 10월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거론하며 “(당시) 자산의 2%(약 60억 달러)로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머스크가 “어떻게 기아를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정확히 설명하면 당장 테슬라 주식을 팔아 실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약 20일 후 43개국 4000만명에게 66억 달러어치 식량을 공급할 상세한 계획서를 올렸지만, 머스크는 두 달째 무반응이다.
  • MS-블리자드 ‘세기의 빅딜’에 쓴소리한 세계은행 총재

    MS-블리자드 ‘세기의 빅딜’에 쓴소리한 세계은행 총재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된 ‘세기의 빅딜’에 정보통신(IT) 업계와 주식시장이 크게 술렁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1조 9000억원)에, 그것도 전액 현금으로 사들인다는 깜짝 뉴스였다. IT산업 역사상 최대 액수가 오간 인수 소식에 게임업계의 지각변동과 메타버스 산업의 미래를 논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같은 시각 “그 돈이면 몇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떠올린 사람이 있었다. 데이비드 맬패스(66) 세계은행 총재였다. 그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애덤 포센 소장과의 화상 대담에서 “오늘 아침 MS가 한 비디오게임 회사에 단번에 투자한 액수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가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75개국에 지원하기로 한 돈이 연간 80억 달러로, 3년간 총 240억 달러(약 28조 6200억원)다”라고 비교했다. 세계은행이 주도하는 국제개발협회(IDA)는 선진국, 개발도상국,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국제금융공사(IFC) 등의 공적 자금을 3년마다 조성해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의 국가 채무가 많은 최빈국의 인프라 건설과 식량, 위생, 교육 등에 투자한다.빅테크 기업 MS의 고액 인수합병을 비판한 맬패스 총재는 “이런 자본의 배분이 최선인지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며 “이 돈의 대부분은 채권 시장으로 흘러들어 갈 것이고 채권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선진국들이 이미 고도로 건설된 인프라와 부동산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는 것은 바람직한 투자가 아니며 개발도상국과 최빈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부의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게 맬패스 총재의 생각이다. 김용 전 총재의 뒤를 이어 지난 2019년 세계은행의 수장이 된 맬패스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정부에서 국제금융을 담당하는 재무부 차관을 지냈다.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부의 불평등이 심화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부자들의 기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거세졌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거론하며 “당시 자산의 2%(약 60억 달러)로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머스크가 트위터에 “어떻게 기아를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정확히 설명하면 당장 테슬라 주식을 팔아 실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약 20일 후 43개국의 4000만명에게 66억 달러어치 식량을 공급할 상세한 계획서를 올리고 머스크의 계정을 태그했다. 그는 “생명을 구하는 일에 진지한 당신을 비롯한 누구와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손을 내밀었지만 머스크는 두 달째 무반응이다.
  • [단독] “상위 20% ‘기회 사재기’ 심화… 한국은 정책에만 매달려 실패”

    [단독] “상위 20% ‘기회 사재기’ 심화… 한국은 정책에만 매달려 실패”

    사회균열 찍어낸 코로나 팬데믹 계급 불평등 중상층부터 벌어져 시장시스템, 고학력자에게 보상 비싼 교육비·집값에 성공 대물림 능력주의는 출발선 달라 불공정 점수로만 잠재력 평가할 수 없어‘상위 1%’를 비난하며 그 그늘에서 자신들의 특권을 세습하는 ‘상위 20%’를 비판한 ‘20 vs 80 사회’의 저자 리처드 리브스(53)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1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균열을 적나라하게 찍어내는 엑스레이 역할을 했다”며 “상위 20%는 여전히 명문대, 좋은 동네, 고소득 등을 독점하는 ‘기회 사재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 불평등을 바로잡겠다며 부동산 가격 잡기, 교육 개혁 등에 나선 한국 정부가 실패한 이유로는 상위 20%의 저항과 함께 기저 문화의 변화 없이 정책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상위 20%는 ‘능력주의’를 내세우나 사실은 부모의 재력·지위 등 출발점부터 달라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이 외에도 유럽식 공공성과 미국식 시장성을 두고 고민하는 한국에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북유럽식을, 성인에게는 미국식을 적용하는” 소위 ‘덴메리카’(덴마크+아메리카·리브스의 조어)를 추천했다. ●1% 아닌 중상층부터 격차 벌어져 -상위 20%의 ‘기회 사재기’는 코로나19 시대에도 강력한가. “그렇다. 여전히 대학 출신끼리 결혼해 집을 소유하고 좋은 동네에서 산다. 코로나19는 마치 골절된 뼈의 균열을 명확하게 찍어 내듯 사회의 균열을 드러내는 엑스레이 역할을 했다. 특히 노동시장에서 그랬다. 유급휴가 및 재택근무 여부 등 상위 20%와 하위 80%의 구분선을 따라 많은 격차가 드러났다. 코로나19에 따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세금을 올렸을 때도 상위 20%가 저항에 나섰다. 진짜 격차는 최상류층과 그 나머지가 아니라 ‘중상층’(Upper Middle Class)과 그 나머지 간에 존재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1%의 ‘슈퍼 리치’들은 주가 급등으로 큰돈을 벌었는데. “1% 부자에 집중하는 것은 좋은 기사 소재지만 사회를 분석하는 틀로는 좋지 않다. 계층 격차는 주택, 고용, 교육, 동네, 가문 등 복합적 개념이다. 상위 20%는 자신들이 속하지 않은 상위 1%를 사회문제로 지적하고 싶어 한다. 그래야 자신들이 평범한 서민처럼 보인다. 머스크 등이 기사화되면 상위 20%는 자신을 서민이라고 설득하기 쉬워진다. 1%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진짜 계급 불평등을 경시해선 안 된다.”-상위 20%가 기회를 독점하는 이유는. “시장 시스템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이에게 보상을 준다. 따라서 명문대, 좋은 동네의 주택, 고소득, 대기업 인턴자리 등을 독점하면 자녀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높은 교육비와 비싼 집값의 진정한 의미는 ‘자녀가 시장에서 성공할 기회를 대물림하는 것’이다. 이런 기회들은 ‘제로섬’ 성질이 있다. 당신과 당신의 아이가 포함되려면 다른 이를 배제해야 한다. 미국에서 상위 20%는 이런 기회를 독점하고 과소비한다. 정당하지 못하다.” ●정부는 불평등 문제 추종자 -개인의 능력도 부모의 지위에 영향을 받는다면, 공정함이란 무엇인가. “능력주의에 대한 편협한 정의를 공정함으로 보는 게 문제다. 올림픽 결승전이라는 한순간에 가장 빠른 선수에게 금메달을 주는 것이 전형적인 미국적 능력주의인데 수용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대학 입학시험에 적용하기는 힘들다. 시험 점수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학생의 실력 외에도 (부모의 재력, 정보력, 사회적 지위 등) 너무 많다. 많은 이점을 누린 상위 20%의 자녀가 저소득층 학생보다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더 똑똑하거나 잠재력이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철학자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동시에 공정해야 한다고 했다. 누군가의 잠재력은 점수뿐 아니라 성장 배경도 감안해야 한다. ‘오늘과 어제가 결합된 공정성’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고위 공직자 등이 자녀의 인턴십 기회를 마련하는 등 편법 행위로 지탄을 받았는데 미국은 어떤가. “마찬가지다. 지인들이 내게 자녀의 인턴 자리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는데 불공정한 부탁이라고 말해 준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의 자녀들도 뉴욕 시청에서 인턴을 했다. 하지만 이런 미국 문화가 바뀌는 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법적 처벌은 힘드니 결국 이런 요청이 하는 사람과 돕는 사람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대중의 분노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데 해결 불가능한 구조적 사회문제 아닌가. “그런 점에서 나는 개인이 일상에서 불평등을 바꾸는 행동을 시도하기를 주장한다. 문화가 정치를 앞서고, 정치는 정책을 앞선다. 개인이, 동네가 바뀌는 게 중요하다. 미국의 상위 20% 중에는 내 집 앞마당에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M) 등 인종차별 및 성차별을 배격하는 피켓은 내걸었지만, 인근의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건설을 반대하거나 지인에게 자녀의 인턴 자리를 부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 정부는 주거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며 집값 잡기에 나섰지만 부동산 가격은 치솟았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려 수많은 대책을 세웠지만 교육 격차는 커졌는데. “불평등 문제에서 정부는 지도자보다 추종자에 가깝다. 정부는 지도자로서 해결하기를 기대하나, 사회 저변에 (불평등을 배격하는) 문화가 없다면 기득권이 저항해 개혁에 실패한다. 실제 많은 국가의 정부가 불평등 문제와 맞서다 지위를 지키려 능력주의를 무기로 싸우는 중상층의 저항에 부딪힌 것을 봤다. 진짜 문제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이다. 영국 대학이 미국과 달리 기여입학제를 없앤 것도 법이나 정책이 아닌 이를 부당하다고 느끼는 시민들의 변화 때문이었다.” ●공공·시장성 섞인 ‘덴메리카’ 모델 필요 -코로나19로 여성 소득이 남성보다 더 줄고, 실직을 더 많이 하는 등 젠더 격차도 커졌다고 한다. “여성 고용이 더 큰 타격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복 속도 역시 빠른 상황이다. 반대로 40년 전보다 줄어든 중산층 남성의 소득 감소가 걱정된다. 소년과 성인 남성 모두 고군분투함에도 교육, 취업, 가사 면에서 잘해 내지 못하고 있다.(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4년제 대학의 여학생 비율은 61%로 사상 최고치다.)” -관련해서 한국에서는 젠더 역차별에 대한 ‘이대남’(20대 남성)의 분노도 적지 않은데. “페미니즘이 어느 정도 남성에게 상처를 입힌 부분이 있다. 남성 친화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파는 전통적인 가정, 전통적인 남성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이건 아예 말이 안 된다. 좌파는 여성 차별 문제가 아직도 얼마나 많은데 남성 문제를 꺼내느냐며 남성이 처한 상황을 진짜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양측 모두 남성들이 환멸을 느끼고 사회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이런 논쟁보다) 성평등 실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은 영국과 미국에서 모두 거주했다. 사회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성을 강조하는 유럽과 개인 자율을 중시하는 미국 중에 어떤 모델을 추천하는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북유럽식이, 성인에게는 미국식이 더 낫다고 본다. 소위 ‘덴메리카’ 모델이 필요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헤크먼(시카고대 경제학 교수)은 2016년 논문 ‘스칸디나비안 판타지’에서 덴마크의 소득 이동성은 높지만 교육 이동성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재분배 세금이 높고 공공교육이 잘돼 있으니 소득 계층 간 이동은 활발하지만, 성인 노동시장에서 고학력이 곧 고연봉으로 이어지는 인센티브가 없으니 높은 교육을 받으려는 의욕은 낮다는 의미) 반면 미국의 경우 노동시장 내 인센티브는 확실하지만 평등하고 공정한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다.” ■ 리처드 리브스 계층·불평등 문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로 1969년 영국 피터버러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를 나왔고 워릭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2년간 영국 부총리 산하 전략국장을 지냈고 런던의 싱크탱크인 데모스의 이사와 공공정책연구소(IPPR) 연구원을 역임했다. 이후 가디언지에서 미국 워싱턴DC 특파원으로 일했고, 2016년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이후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경제 분야 선임연구원으로 미래중산층협의체 소장 및 아동·가족센터 공동 소장을 맡고 있다. 2017년 폴리티코 선정 ‘미국의 사상가 50인’에 선정됐다. 저서로는 한국에서 ‘20vs80의 사회’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기회 사재기’(Dream Hoarders) 이외에 ‘올 마이너스 원’(All Minus One),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등이 있다.
  • 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에 ‘노선 조정’ 조건부 승인

    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에 ‘노선 조정’ 조건부 승인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에 대해 조건을 걸고 승인하기로 했다. 독과점 우려가 있는 대형 항공사가 결합하려면 공정위를 포함해 주요 해외 경쟁 당국 심사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필수 신고국 중 단 한 곳만 반대해도 절차가 올스톱된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노선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나눠 주는 등 독과점을 해결할 조치를 취하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할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해외 주요국의 심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국적 통합항공사 출범이 최종 확정된 건 아니다. 공정위는 “앞으로 결합 당사자가 외국 경쟁 당국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 남았다”며 대한항공에 공을 넘겼다. 만에 하나 해외 당국 반대로 빅딜이 무산되더라도 책임을 떠안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공정위는 29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상정했다. 내년 1월 말쯤 전원회의를 열고 조건부 승인을 위한 심의를 시작한다. 공정위는 두 기업의 계열 항공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를 포함한 5개 항공사가 운항하는 250개 노선에 대한 경쟁 제한성을 판단했다. 그 결과 ‘인천~LA’, ‘인천~뉴욕’, ‘인천~장자제’, ‘부산~나고야’ 등 점유율이 100%에 달하는 독점노선 10개를 포함해 다수 노선에서 독과점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공정위는 독과점을 해결할 시정조치 방안을 내놓으며 조건부 승인을 하기로 약속했다. 공정위는 구조적 조치로 두 기업이 보유한 국내 공항의 슬롯(시간당 비행기 이착륙 횟수) 일부를 반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두 기업이 보유한 운수권(양국 정부가 협정을 통해 항공사에 배분하는 운항 권리)을 LCC에 분배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공정위 측은 “운수권을 회수해 외국 항공사에 나눠 주는 건 아니다. 관련 법령상 국내 항공사에만 재분배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일부 노선에 대해서는 ‘운임 인상 제한’, ‘좌석 공급 축소 금지’, ‘서비스 축소 금지’ 등 행태적 조치를 취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먼저 심사를 완료하더라도 해외 경쟁 당국의 심사가 끝나야만 주식을 취득하고 기업결합을 완료할 수 있다”며 “해외 당국의 심사 상황에 따라 조치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EU를 비롯한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추세다. 최근 에어캐나다를 비롯해 스페인 에어유로파의 기업결합도 EU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사례를 소개했다. 대한항공은 “경쟁제한 심사보고서를 받고 나서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정리해 공정위와 협의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슬롯·운수권을 반납하면 노선이 쪼개지고, 일감이 줄어 고용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지만 현재로서는 승인을 받는 것 자체가 발등의 불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일정을 이달 31일에서 내년 3월 31일로 연기했다.
  • 통합항공사 빅딜, 대한항공에 공 넘긴 공정위… 유럽 벽 못 넘으면 무산

    통합항공사 빅딜, 대한항공에 공 넘긴 공정위… 유럽 벽 못 넘으면 무산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외 주요국의 심사가 남아 있어 국적 통합항공사 출범이 최종 확정된 건 아니다. 공정위는 “결합 당사자가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외국 당국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 남았다”며 대한항공에 공을 넘겼다. 만에 하나 필수 신고국의 반대로 빅딜이 무산되더라도 그 책임을 떠안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공정위는 29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상정했다. 내년 1월 말쯤 전원회의를 열고 조건부 승인을 위한 심의를 시작한다. 공정위는 두 기업의 계열 항공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를 포함한 5개 항공사가 운항하는 250개 노선에 대한 경쟁 제한성을 판단했다. 그 결과 ‘인천-LA’, ‘인천-뉴욕’, ‘인천-장자제’, ‘부산-나고야’ 등 점유율이 100% 달하는 독점노선 10개를 포함해 다수 노선에서 독과점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공정위는 두 기업의 결합을 승인하되 독과점을 해결할 시정조치 방안을 함께 내놨다. 공정위는 구조적 조치로 두 기업이 보유한 국내 공항의 슬롯(시간당 비행기 이착륙 횟수) 일부를 반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두 기업이 보유한 운수권(양국 정부가 협정을 통해 항공사에 배분하는 운항 권리)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분배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공정위 측은 “운수권을 회수해 외국 항공사에 나눠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오해다. 관련 법령상 국내 항공사에만 재분배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구조적 조치가 효과적이지 않거나 불필요한 일부 노선에 대해서는 ‘운임 인상 제한’, ‘좌석 공급 축소 금지’, ‘서비스 축소 금지’ 등의 행태적 조치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우리가 먼저 심사를 완료하더라도 해외 경쟁 당국의 심사가 끝나야만 주식을 취득하고 기업결합을 완료할 수 있다”며 “해외 당국의 심사 상황에 따라 조치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EU를 비롯한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추세다. 최근 에어캐나다를 비롯해 스페인 에어유로파의 기업결합도 EU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사례를 소개했다. 대한항공은 “경쟁제한 심사보고서를 받고 나서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정리해 공정위와 협의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슬롯·운수권을 반납하면 일감이 줄어 고용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지만 현재로선 승인을 받는 것 자체가 발등의 불이기 때문이다. 이날 항공업계에서는 운수권을 회수한 뒤 국내 항공사에 다시 분배하겠다는 공정위 방침이 다소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국내에 유럽이나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운용할 항공사가 없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등 LCC들이 중대형 항공기를 구매하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서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언제 살아날지 불확실해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공정위 측은 운수권 재분배 시 매수자가 나타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항공사들이 내부적으로 주판알을 튀겨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운수권을 배분하면 가져가는 건 LCC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노선을 가져갈 역량이 되는 LCC가 없는 상황에서 독과점을 이유로 운수권을 회수하면 멀쩡한 공급이 줄고 소비자의 선택권만 축소될 것”이라면서 “항공편 운항 감소에 따른 사업량 축소로 합병 이후 고용 유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고 국적 항공사의 운항횟수 감소로 인천공항의 환승 허브 기능도 약화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 항공·조선 매머드급 빅딜 누가 웃을까… 새해 초 결과 나온다

    항공·조선 매머드급 빅딜 누가 웃을까… 새해 초 결과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결과가 새해 초 나올 전망이다. 국내 항공·조선업계 선도기업들 간 매머드급 빅딜이라는 점에서 재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마지막에 웃는 기업은 누가 될까. 26일 공정위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번 주 기업결합 2건에 대한 경쟁 제한성 심사 보고서를 기업 측에 보낸 뒤 내년 초 전원회의를 열고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통합 항공사의 국내 국제선 여객노선과 주요 화물노선의 점유율은 70%를 훌쩍 넘게 된다. 공정위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간주하는 시장 점유율(50%)을 크게 웃돈다. 이런 독과점 문제로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예정보다 6개월 이상 늦어졌다. 필수 신고 국가인 미국·유럽·일본·중국 당국도 아직 기업결합 미승인 상태다. 공정위는 해외 당국과 매주 2회씩 대한항공 기업결합 문제를 놓고 화상회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노선 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항공사의 운수권을 회수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두 항공사의 운수권을 저비용항공사(LCC)에 재분배해 노선 독점 문제를 일부 해소하는 방안이다. 운수권은 국가 간 항공 협정을 통해 각국 정부가 자국 항공사에 배분하는 운항 권리다. 공항 슬롯(이착륙 허용 능력) 축소나 운항 횟수 제한 등의 조건도 거론된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국적 항공사 경쟁력 저하, 고용 유지 악영향 등을 이유로 조건부 승인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는 신고서 제출 2년 6개월 만인 내년 1월 20일쯤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두 기업 합병이 유럽 조선사와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도 조선 빅딜이 무산될 것에 대비한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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